별에서 온 그대 15
아빠?
뭐 하다 이제 왔어?
[떨리는 목소리로] 왜 이제 왔어?
[잔잔한 음악]
미안하다, 우리 딸
12년 동안 뭐 하다가
나 혼자 클 동안 뭐 하다가
[울먹이며] 왜 이제야 왔어?
왜?
미안해, 우리 딸
[울먹이며] 미안하다, 우리 딸
(송이) 이게 뭐야?
어떻게 이래?
[송이의 한숨]
우리 아빠 얼굴은 또 왜 이렇게 늙었어?
어?
왜 이래?
[흐느낀다]
[송이가 흐느낀다]
(송이) [피식 웃으며] 자, 건배
짠
(민구) 아니, 먹지도 못할 걸 왜?
아이, 딱 한 모금만
(민구) 안 돼
(송이) 옛날에 눈 오면 아빠 치킨 사 오면서 그랬잖아
'요 녀석 언제 커서 아빠랑 술 한잔하지?'
나 이제 술 한잔이 아니라 말술을 마셔
뭐, 이 녀석아?
아, 그만큼 컸다고
내가 그럴 동안
나 안 보고 싶었어?
고맙게도
네가 유명해졌잖아
(민구) 네가 유명해져서 아빠는 아주 좋았다
우리 딸을 TV에서, 영화관에서 신문에서 볼 수 있어서
'키는 얼마나 컸을까?'
'얼굴은 얼마나 더 예뻐졌을까?'
매일매일 봤지
그럼 난?
난 볼 수가 없었거든?
심지어 아빠가 살아 계시나 돌아가셨나도
알 수가 없었거든?
(송이) 예전에 내 일 봐주던 매니저
자기 아버지가 호흡기 끼시고 몇 년 동안 병원에 계셔야 한다고
힘들다고 하는데
난 그것도 부러웠거든
'호흡기 끼고 계시는 아빠라도'
'계시는 게 낫다'
'아무리 그런 아빠여도'
'내 곁에 계시면 좋겠다'
나 그랬거든
아빠 밉지 않았어?
아빠는 아빠 딸을 그렇게 몰라?
난 화내고 돌아서는 순간 후회하는 애야
(송이) 그날 밤 그렇게 뛰쳐나갔다가
나 사고 날 뻔했었는데
집에 들어오면서
'아빠한테 그 얘기 해 줘야지'
'나 사고 날 뻔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나 구해 줬다고 얘기해 줘야지' 했었는데
가 보니까
아빠 벌써 가고 없더라?
[부드러운 음악]
미안하다
(송이) 됐네요
나 수술하고 눈 떴을 때
어디 도망 안 가고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
나 그것만으로
아빠 12년 치 미웠던 거
다 사라졌어
[옅은 웃음]
(송이) 근데 아빠
혹시 새장가 드셨어?
나 혹시 뭐, 이복 남매 그런 거 있는 거 아니지?
[웃음]
(민구) 아이, 그런 거 아니야
[민구의 웃음]
[생각하는 숨소리]
(송이) 뭐야?
그동안 연애도 안 하고 혼자 지냈어?
너는 남자 친구 없어?
없어
진짜 없어?
(송이) 없다니까
내가 또 이런 건 엄마 닮아서
남자 보는 안목이 너무 높아요
아빠만 한 남자 없더라
아유, 참
야, 인마, 너 큰일 날 소리
아빠 같은 남자 만나면 큰일 나
그런가?
[웃음]
하긴
뭔가 모르게 아빠 비슷한 남자 하나 있긴 했다
(송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뭐, 그런
근데 이제 다 끝났어
나 혼자 좋아했거든
왜 그래?
어떤 놈인지 몰라도
너 혼자 아닐 거야
우리 딸이 어떤 딸인데
아마 그 녀석도 널 많이 좋아할 거다
아빠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살아 보니까
[심전도계 비프음]
(송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는 일이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
딴게 기적이 아니고
그게 기적이더라고
[옅은 한숨]
[부드러운 음악]
[펜 뚜껑을 달칵 연다]
[한숨]
[활기찬 음악]
[박 형사의 아파하는 신음]
아, 좀 그만하시죠
[아파하는 신음]
아, 그렇잖아요
이건 어딘가 비밀 통로가 있는 거예요
문이 아닌가?
[박 형사의 웃음]
[박 형사의 웃음]
벽도 아니네
[웃음]
[아파하는 신음]
[웃음]
[펜을 탁 떨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도, 도…
도민준 씨?
(박 형사) 어, 그, 저, 저번에
그, 급한 일 있으셨던 거죠?
그땐 죄송했습니다
못 한 얘기 하러 다시 왔습니다
네, 그러시죠
그런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거 같습니다
믿지 못할 이야기가 될 거 같기도 하고요
녹화가 안 되는 다른 곳으로
가도 될까요?
왜, 왜요?
[박 형사의 한숨]
우리가 무슨 얘기를 들은 거죠?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사건 당일
(민준) 제가 크루즈에 갔던 건
사실입니다
(박 형사) 그럼 같은 시간
건물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건요?
그건…
제가 공간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형사의 웃음]
[박 형사가 탁자를 탁 친다]
이 양반이 지금 공무원들 데리고 장난하시나?
[나무라는 신음]
(박 형사) 다시
계속하시죠
(민준) 이런 얘기까지 하는 건
제 정체를 밝히고 솔직해져야
나머지 제 이야기도 믿으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진실을 밝히지 못했던 이유도
남들에게 얘기할 수 없는 제 비밀 때문입니다
그날 크루즈에 갔다가
한유라 씨 사건의 범인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엔 무슨 얘기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종합해 보니
그 사건에 대한 얘기더군요
(석) 그 사람이 누굽니까?
S&C 상무
이재경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증거가 있습니까?
(민준) 한유라 씨가 가지고 있던 USB 안에
두 사람에 관련된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본은 복사 방지된 USB였고
이것은
그 동영상을 새로 찍은 자료입니다
뭐, 한유라가 죽은 결정적인 장면이라도 찍힌 겁니까?
(민준) 그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고
한유라가 이재경의 약점을 쥐고
결혼을 강요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는 될 겁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두 분이 수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분이 저를 믿어 준다면
앞으로 한 달 동안
저도 최대한 돕겠습니다
(박 형사) 믿어져요?
공간 이동
[박 형사의 어이없는 웃음]
미쳐 버리겠네, 하
검사님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아까 그냥 덤덤하게 듣고 계시데?
저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진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도민준은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내가 지금 이, 돌겠는 거는
머리로는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
믿고 있다는 거지
(박 형사) 마음으로
어느새
도민준 그 인간을
그 알 수 없는 놈을!
[한숨]
이거 나 먹으려고 가져온 게 아닌데 좀 먹지 그래?
[휴대전화 조작음]
괜찮아, 너 먹어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누구 기다려?
아니
[송이의 한숨]
(홍 사장) 나 들어올 때도 뭔가 기대했다가
완전 실망한 눈빛이던데
지금도 전화 기다리는 거 아니야?
혹시 나 입원한 거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홍 사장) 없지
대한민국엔 없지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까지
아시아 토픽으로 뉴스 쫙 깔렸더라
우리 동네 바둑이도 알아 너 다쳐서 입원한 거
너 아직 안 죽었더라
그래도 인터넷 안 하면 모를 수도 있지 않나?
누구?
외계인?
(송이) 어유, 야
야, 쉿
미쳤나 봐, 진짜
(홍 사장) 얘 좀 봐
너 설마 진짜 그 남자가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아니, 뭐
[한숨]
그리고 너 사람이
그라는 거 아니야
그라믄 안 돼
내가 뭘?
막말로 너
휘경이가 너 구하다가 지금 수술까지 받고
(홍 사장) 제정신도 아직 안 돌아왔는데
다른 남자 생각하는 거
그거 진짜 아니지 않냐?
이것아
너 휘경이 아니었으면 요단강 건넜어, 이미
휘경이는 너 구하다가 그 꼴이 났는데
그 외계인인지 도깨비인지 하는 자식은
네가 죽다 살았는데도 코빼기도 안 비치고 있잖아
걘 너 뭐, 싫다 그랬다며?
싫기까지 할까?
말이 그런 거겠지
여자의 언어와 남자의 언어는 달라요
(홍 사장) 여자의 '싫다'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남자가 딱 잘라서 싫다고 할 땐
진심 싫은 거야
너무 싫은 거야
이참에 그 외계인 같은 놈 싹 잊고
이 시대의 순정남 휘경이랑 잘해 봐
그게 답이라고
더 이상 기다리지 마
누가 기다려? 안 기다려
[문이 드르륵 열린다]
(홍 사장) 어유, 어유, 어유
어휴
[심전도계 비프음]
[문이 드르륵 닫힌다]
나 집에 갔다 오마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무거운 음악]
[문이 드르륵 닫힌다]
(송이) 아직도 차도 없는 거예요?
수술 잘되었다면서 왜 아직…
너무 걱정하지 마
곧 좋아질 거야
오빠, 저 휘경이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래
얘기 들었어
[한숨]
[송이가 흐느낀다]
(송이) 아참
오빠, 혹시
형사가 오빠 찾아왔었어요?
(재경) 응
(송이) 실은
지난번에 찾아와서 하도 캐묻길래
다른 사람이 유라 언니 남자 친구인 줄 알고
오해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얘기했어요
오빠가 유라 언니 남자 친구였다고
[긴장되는 음악] 알고 있어
(송이) 내가 혹시 오빠 곤란하게 만든 거예요?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
한유라 씨와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 아니었어
(재경) 죽은 사람 욕되게 할 수가 없어서
더 이상은 말 못 하겠고
아, 예, 알겠어요
난 그냥 내가 본 것만 믿고…
내가 괜한 말을 했나 봐요
그런데 너 그 사실
형사 말고
누구한테 얘기했어?
휘경이 말고는…
(재경) 아…
그래?
[문이 드르륵 닫힌다]
[카메라 셔터음]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계속 울린다]
[태블릿 PC 조작음]
(학생1) 헐, 봤어?
천송이가 사고 날 때 웬 남자가 받아서 구해 줬는데
그게 재벌 2세래
[학생들의 놀라는 신음]
(학생2) 대박
우리나라 재벌 아들 중에 이런 기럭지가?
(학생1) 될 년은 뭘 해도 되는구나
떨어지는데 또 그걸 받아서 구해 준 놈은
꽃미남 재벌 2세고?
[학생2의 탄식]
(미연) 아니
이재경 상무님이 통 연락이 안 되네?
나 아무래도 그 계약 물러야 할 거 같아
우리 애가 이제 내일이면 퇴원하는데
아무래도 애 동의 없이 계약한 게 좀 찜찜해서
내 얘기 전달했어요?
(비서) 네, 말씀은 드렸는데 그렇게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안 돼?
아니, 왜? 계약금 돌려준다니까
(비서) 계약서 다시 검토해 보세요
위약 시 계약금 세 배 물어 주셔야 해요
[놀라는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미연)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세 배를 물어내라니?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이재경 상무님이랑 내가 직접 얘기 좀 해 봐야겠다니까?
지금 어디…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민준) 죄송합니다만
방금 이재경 상무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도민준 씨
이재경 상무라고 했어, 왜?
(미연) 아, 모르나?
우리 송이 S&C 이재경 상무랑
매니지먼트 계약 했거든
거기서 최고급 차량이며 매니저며
다 대 주기로 했어
천송이 씨가 동의한 일입니까?
(미연) 응?
우리 송이는 뭐, 아직…
뭐, 아무튼 그건 그렇고
내가 도민준 씨 만나면 꼭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었는데
- 뭐가 그렇게 잘났어? - (민준) 예?
(미연) 도민준 씨 혹시 시력이 나쁜가?
우리 딸 천송이야
감히 우리 딸을 깠어?
당신이 뭔데?
아니, 말씀이 심하시네요
'당신이 뭔데'라니요?
누구신데요?
저 도민준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영목) 왜요?
저기…
(미연) 내 딸 천송이예요
국민 여신
모든 남자들의 워너비
연애하고 싶은 여자 1위 천송이라고요
아니, 언제 적 얘길…
[흥미로운 음악] (영목) 우리 민준이는요
하버드 나왔고요
외모
보시다시피 어디 내놔도 안 빠지고요
(민준) 저, 저, 아버지
내가 얘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미연) 하버드 백번 나오면 뭘 해?
사람이 책임감이 없잖아, 책임감이
한번 매니저 하겠다고 나섰으면 끝을 봐야지
일을 하다 말아?
아, 그 매니저, 그거?
(영목) 민준이 얘가 하겠다고 그런 게 아니고요
댁의 따님이 하도 해 달라고 하니까
잠깐 일 봐준 거예요
저, 그만하세요
그만하긴 뭘 그만해, 이놈아
(영목) 이게 무슨 일이냐고
내가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네가 일이 없냐, 돈이 없냐?
왜 갑자기 천송이 매니저로 앉았어, 네가!
(미연) 어머나? 듣자 듣자 하니까
우리 송이 매니저 하겠다는 사람들 줄 섰거든요?
그럼 줄 선 그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하시면 되겠네
(영목) 들어가자
(미연) 하나도 안 아쉬워
우리 송이 S&C랑 계약도 했고
휘경이랑 약혼도 할 거고
별, 어휴, 참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영목) 뭘 서 있어, 이놈아 빨리 들어가
장 변호사님
아유, 죄송해요
너무 몰입을 해 가지고
[도어 록 작동음]
(영목) 혹시 아까 일 때문에 아직 화나신 겁니까?
아니,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 아주머니가 너무 말을 얄밉게 하시니까
저도 모르게…
예
무슨 생각 하세요?
아, 그냥, 뭐
천송이 씨 S&C 계약한 거 때문에요?
그것도 그렇고요
천송이 씨
약혼한다고 한 것 때문에요?
[어이없는 숨소리]
천송이는 그 남자 안 좋아해요
아이, 친구로는 좋아한다면서요?
아, 그건 친구로죠
친구랑 남자는 엄연히 다른 거 아닙니까?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 있습니까?
(민준) 다 옛말이죠
요즘 사람들은 안 그럽니다
남녀 사이에도 친구 합니다, 쿨하게
아이, 근데 그거는
(영목) 천송이 씨 사고 전 일이고
이번에 그 친구가 죽을 뻔한 걸 구해 줬는데
아, 이제는 감정이 달라지겠죠
나는 안 구해 줬습니까, 나는?
나는 진짜 여러 번 구했다고요
[흥미로운 음악]
그래서 천송이 씨가 선생님한테
마음이 기울었던 거 아닐까요?
(영목) 근데 이번에는 그 친구가 구해 줬으니까
그쪽으로…
아니, 뭐 구해 준다고 다 좋아합니까?
(민준) 그럼 경찰이나 소방 공무원들은
아주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겠습니다
아니, 왜 화를 내시고…
화를 내는 게 아니라요
자꾸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시니까
(민준) 아이참
(영목) 꼭 화를 내시면서 안 낸대, 아유
(민준) '배우 천송이'
'자신을 구한 재벌 2세 연인과 약혼?'
하, 약혼은 무슨…
[마우스 조작음] [한숨]
닉네임이라…
[마우스 조작음]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적는 건가?
[리드미컬한 음악] [생각하는 숨소리]
[키보드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
(민준) 천송이 씨가 약혼을 하다니요
허허
전혀 근거 없는 헛소문 같습니다
오래 살다 보니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는군요
(네티즌1) 뭐냐? 이 시금털털한 말투는?
(네티즌2) 근거가 있나 없나 네가 알아?
- (네티즌3) 꺼져! - (네티즌4) 즐
이런 병자년 죽빵을 날릴…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얻다 대고 반…
[감미로운 음악]
[한숨]
(민준) 몸은 좀 어떤…
[휴대전화 조작음]
[어이없는 숨소리]
(민준)
(민준)
(민준) 혹시 '흉중생진'이라고 들어 봤…
[민준의 한숨]
(민준)
[휴대전화가 툭 떨어진다]
[헛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한숨]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오류음]
[못마땅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부스럭 소리가 난다]
[똑 소리가 울린다]
[시계추가 달각거린다]
(민준) 좀…
괜찮나?
(송이) 도민준 씨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요?
아무 짓도…
지금 갑자기 나타났잖아요 남의 병실에
(송이) 어떻게 나타난 거예요?
정말
뭐, 순간 이동
이런 거 한 거예요?
아니, 가끔, 뭐
바쁘거나 차 막히고 그럴 때는…
[어이없는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하, 진짜 말도 안 돼
어? 내 핸드폰
(민준) 아
(송이) 아니, 내가 방금 문자 확인하려고 하고 있던 걸
언제 어떻…
내 핸드폰 갖고 뭐 하려 그랬어요?
딱히 뭘 한 건 아니고…
정말 불쾌하네요
나가 줄래요?
[멋쩍은 숨소리]
(민준) 문자 안 봐?
뭐요?
문자 확인하려 그랬다며?
남이야
나가 줄래요?
우리 이럴 사이 아니지 않나?
(송이) 서로 오다가다 마주쳐도 아는 척하지… [신비로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말라고 했잖아요 내 말이 그렇게 우스워요?
뭐야?
(송이) 없잖아?
(민준) 없어?
있든가 없든가
내 문자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만 가요
(민준) S&C랑 계약했다며?
어머니가 그러시던데
그래요, 뭐, 했어요, 왜요?
계약
깰 거지?
- 내가 왜요? - (민준) 뭐?
(송이) 안 할 이유가 없지
그런 대기업에서 나 혼자 보고 기획사를 차려 준다는데
고맙지, 뭐
안 돼, 깨
무슨 상관인데요?
너도 그 계약 안 하겠다고 했었잖아
그건 그때…
그걸 도민준 씨가 어떻게 알아요?
[흥미로운 음악]
(송이) 나 그거 우리 집에서 휘경이한테 얘기했던 건데
도민준 씨가 어떻게 알아요?
휘경이가 도민준 씨한테 얘기했을 리는 없을 거고
설마
남의 얘기 엿듣고 그러는 것도 돼요?
뭐, 다 듣고 그러는 건 아니고…
[놀라며] 나 지금 그 인간과의 키스를 곱씹은 거야?
(송이) 안 남아? 뭐, 아무것도 안 남아?
날 좋아한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어?
아, 나쁜 자식
어떻게 복수하지?
(송이) 엄마 저 사람 귀찮게 하면
나 저 사람이랑 확 살아 버린다
아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
혹시
샤워, 막 이런…
화장실, 이…
도민준 씨 변태예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지금?
(민준) 나 막 그렇게 별의별 소리 다 듣고 그러지 않는다니까?
그냥 가끔 신경 쓸 때만 좀 들리고 그래
안 그럼 나도 피곤해서 못 산다고
뭐, 훔쳐보고 그러는 건 아니고?
이 여자가 사람을 뭘로 보고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
알 게 뭐야? 외계인인데
여기저기 막 다니면서 뭘 볼지
아니라니까!
(송이) 아유, 나가요 나가, 이 변태 외계인
내 살다 살다 이런 모욕은 처음이야
나 변태 아니라니까!
[심전도계 비프음] (범중) 아, 이제 정신 들 때가 됐다면서
왜 아직 그대로인 거요!
(의사1) MRI 검사 결과
뇌간과 전교련 부분에서 손상의 흔적이 발견됐는데
아직 혼수상태가 계속되는 걸로 봐선
두부 외상에 의한
미만성 축삭 손상이 의심됩니다
(범중) 아, 그래서 얜 언제 괜찮아지나
그것만 말해요
(의사1) 아, 예
젊고 건강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후유 장애 없이
빠르면 수일 내로 의식을 되찾을 걸로 보이긴 하는데
그 기간을 넘어가면
조금 심각해집니다
뭐, 아직은 긍정적인 상황이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조금만 더 지켜보시죠, 회장님
[범중의 한숨]
[범중의 한숨]
[문이 드르륵 닫힌다]
(재경) 그럼 들어가세요
- (은아) 응, 네가 수고해라 - (범중) 그래
[범중이 혀를 쯧 찬다]
[심전도계 비프음]
[불안한 음악]
[헛웃음]
뭐지?
(민준) 천송이랑 계약을 했다며?
응, 했지
(재경) 천송이 스케줄
일거수일투족
내가 다 관리하게 됐어
근데 너무 걱정 마
널 봐서라도
없애진 않을게
왜?
[의미심장한 음악]
그거 말리려고 온 건가?
(민준) 내가
너에 대한 모든 걸 세상에 까발리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이번 사고
천송이뿐 아니라 네 동생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어
[어이없는 웃음]
까발려 봐
근데 넌
세상이 받아들일 수 없는 놈이야
(재경) 내 정체가 드러나면
네 정체도 드러나
둘 중 어떤 게 더 놀라울까?
사람들한테 넌
살인자보다 무서운
괴물인데
몇 명이나 되지?
천송이, 한유라
그 외 네가 해쳤거나 해치려고 했던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냐고
[웃음]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거야?
넌 이미 많은 걸 가졌는데
도민준
잘 들어
(재경)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필요한 사람들은 몇 되지 않아
나머지는 모두 불필요한
벌레 같은 존재들이야
그런데 가끔
그 벌레들이 거슬리게 굴 때가 있어
그럴 땐 그것들을 제거하는 게 맞아
그래야 앞으로 나갈 수가 있지
그건 악이 아니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선이야
그런데 도민준 넌
내 기준에서 몹시 필요한 존재야
만약 네가 마음을 조금만 고쳐먹는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어
넌 나에게 네 능력을 빌려주고
난 네 뒤를 봐줄게
그럼 우린 못 할 게 없어져
물론
네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천송이도
안전할 거야
어때?
생각은 해 보지
네가 더 이상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하고
그래
아직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겠지
잘 생각해 봐
이번 약속은 꼭
지킬 테니까
[한숨]
[잔잔한 음악]
[송이의 한숨]
(미연) 휘경이랑 약혼도 할 거고
휘경이랑 약혼도 할 거고
휘경이랑 약혼도 할 거고
[못마땅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쪽 소리가 난다]
(송이) 일어나 [휘경의 졸린 신음]
- 일어나 - (휘경) 아유
[송이의 웃음]
(휘경) 아이, 좀만 더 자자
[송이의 탄성과 웃음]
[재경의 힘주는 신음]
(송이) 아, 일어나 [익살스러운 음악]
[송이의 놀라는 신음]
(휘경) 자기야
피망이랑 올리브유 사 왔어
(송이) [귀여운 말투로] 응 잘했어 [휘경이 호응한다]
[송이의 웃음]
(휘경) 우리 자기 뭐 해?
(송이) 나 계란말이
근데 다 탔어
(휘경) 난 계란말이는 좀 탄 게 좋더라
(송이) 정말? [어이없는 숨소리]
다행이다
[휘경의 장난스러운 신음] [송이의 웃음]
아이, 하지 마
아, 하지 마, 하지 마, 그러지 마
간지럽다잖아!
(민준) 하지 말라잖아!
그러지 말라잖아!
(송이) 하지 마
[송이의 웃음]
간지럽잖아
[민준의 성난 신음]
(휘경) '아'
(송이) 음
귤 달다
(휘경) 음, 맛있어?
- (송이) 잘 다녀와 - (휘경) 응
[송이의 웃음]
(송이) 보고 싶을 거야
(휘경) 자기 좋아하는 치맥
[송이의 탄성]
(의사2) 이젠 일상생활엔 큰 무리는 없으시겠지만
어, 조직 손상으로 수술을 받은 상태라서
재출혈이나 2차 감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 특히
폐부종까지 같이 왔던 상황이라서
숨이 많이 차는 격한 유산소 운동은
주의하셔야 되고요
어, 혹시
발열 증상이 있거나 배가 아프면
바로 내원을 하셔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거봐
격한 운동 하지 말라는데 영화를 다시 찍겠다는 거야?
괜찮아, 내가 조심하면 돼
(송이) 아빠 딸 재기해야
아빠가 나 매일
TV에서, 영화관에서, 신문에서 볼 거 아니야
송이야
혹시 돈 때문에 그러는 거면…
(송이) 나 이번에 생각 많이 했었어
사람이 진짜 오래 살아야 100년?
그것도 채 못 사는 사람 훨씬 많잖아
그런데 그 시간 중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진짜 맛있는 거 먹는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얘기하는 시간은
내 진심을 털어놓는 시간은
[부드러운 음악]
이렇게
우리 아빠 손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은
우린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을 너무 까먹었잖아
나 오래 잡고 있을래 우리 아빠 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연기도 오래 할 거고
물론 칼로리 계산은 해야겠지만
맛있는 것도 찾으러 다니면서 다 먹어 볼 거야
와이어에서 떨어질 때
이미 한 번 죽었다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 나 진짜 알뜰하게 잘 쓰려고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미연) 감독님한테 연락 왔다
와이어 신은 일단 스턴트로 대신하겠대
내일 촬영부터 할 수 있겠냐는데 어떻게 괜찮겠어?
근데 윤재 이 새끼는 왜 계속 안 보여?
얘 아빠한테 인사했어?
(송이) 안 했지?
이 새끼 계속 슬슬 피해 다니고
[미연의 헛기침]
(민구) 나 그만 가 볼게
송이야
우리 또 금방 보자
아빠가
올게
금방 와야 돼
약속
어, 저기
우리 송이가 너무 싫다고 그래 가지고요
아, 그런데 저희 쪽에선 벌써 다 준비가 돼서
아니, 그래도…
[흥미로운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우리 애가
(미연)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직원들) 안녕하세요
하, 그러긴 한데…
(미연) 그래도, 뭐 자기가 어쩔 거야?
이렇게 다들 왔는데
하이!
나 천송이 마미!
잘들 부탁해!
(직원들) 네 [직원들의 웃음]
(직원) 저희한테 맡기고 가세요
저희가 천송이 씨 잘 케어하겠습니다
그렇지?
내가 없는 게 나을 거 같아
(미연) 그럼 잘 부탁해요
[감격한 숨소리]
아, 엄마, 내가 싫댔잖아
아, 몰라, 그냥 가라 그래
[통화 종료음]
아, 여보세요?
엄마!
[난감한 신음]
뭐야?
차 와 있다며? [다가오는 엔진음]
[민준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못마땅한 숨소리]
타
아, 이웃집 사시는 도민준 씨
(송이)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난 누가 데리러 오기로 해서요
그 누구 갔어
뭐요?
왜요?
내가 보냈어
[밝은 음악]
확인됐습니까?
(직원) 네
아, 위약금은 입금됐다고 하긴 하는데…
이제 가시면 됩니다
천송이 씨와 S&C 간의 계약은 파기됐고
그에 따른 내용 증명도 이미 보냈습니다
(직원과 민준) - 아니 그래도… - 난 천송이 씨 법적 대리인입니다
계약 관계 없는 여배우를
차에 태워 가지고 데리고 갈 순 없죠
계속 이러시면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가세요
어떻게 보냈는데요?
알아서 뭐 할래?
[흥미로운 음악] (송이) 어머, 어머 내가 싫다고 했죠?
내가 셋 셀 테니까 이거 놔요
하나, 둘, 셋
셋 반
(송이) 이유나 좀 들읍시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요?
매니저 필요하다며?
내가 매니저 해 줄게 [송이의 어이없는 웃음]
나보고 외계인 매니저를 두라고?
(송이) 아, 그럼 매니저 월급은 뭘로 드려야 되나?
운석? 태양열?
까불지 마
'까불지'…
[어이없는 웃음]
도민준 씨
내가 그쪽이랑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에서
꼬박꼬박 존대하는 거 못 느꼈어요?
(송이) 우리 반말 틀 만큼 가까운 사이 아니라고 보는데?
그쪽도 이제 나한테 존댓말 해요
내가 너보다 몇 살이 많은지 알기나 해?
[흥미로운 음악]
갑자기 내 매니저를 하겠단 이유는요?
연예인이라 또 갑자기 호기심이 생기셨나?
아니면 계절 학기가 끝나서 뭐, 좀 심심하셨나?
(송이) 아니면 옛날 그 쪽 찐 여자랑 나 사이에
아직도 뭐가 남았나 궁금한 건가?
편할 대로 생각해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송이) 따라오지 마요
불편해요
촬영 끝나고 와
기다릴게
아니요, 도민준 씨
기다리지 말아요
[부드러운 음악]
가요
[한숨]
천송이, 난…
도민준 씨, 우린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그쪽이 말했잖아요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날 싫어한다면서요
그럼 날 싫어하는 남자답게 굴어요
[민아가 코를 훌쩍인다]
(민아) 언니, 가요
(세미) 잠깐만
(민아) 네
[한숨]
몸은 좀 괜찮니?
그래
휘경이는 아직 안 깨어났다고 하더라
곧 깨어날 거야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셨어
(송이) 왜?
일어나지도 못하게 더 다쳤어야 하는데
이렇게 와서 싫어?
나 피곤하니까
그만 좀 놔줄래?
사고 나기 얼마 전에
휘경이가 나한테 그러더라
우리 친구로도 보지 말자고
이젠 날 안 보겠다고
날 불행하게 만들기가 싫대
왜냐면
널 좋아하는 자기가
불행하대
[서정적인 음악]
내가 널 미워하는 마음
이해가 되니?
[한숨]
[세미의 한숨]
(세미) 네가 어떻게 이해하겠니?
너한테 휘경이는
옆에 있으면 편하고 좋은 친구인지 몰라도
나한테 그 아이는
내가 가진 걸 다 버리고서라도 얻고 싶은 한 사람이었어
그 한 사람이 너만 보는데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
질투도 할 필요 없이 모든 걸 다 가진 네 눈에는
뒤에서 몰래 너 질투하고 싫어하는 나
구질구질한 구렁텅이에 사는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나는
[코를 훌쩍인다]
천송이
휘경이가 떨어지는 너를 받아 안고 구를 때
그 아이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었어
[코를 훌쩍인다]
휘경이도 나랑 같은 마음이었겠지
그러니까 뛰어들었겠지
[코를 훌쩍인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을
무릎 꿇게 만들었어
그래서 천송이
부탁할게
휘경이
네가 받아 주면 안 되겠니?
유세미
휘경이는 널 갖지 못해 불행하지만
넌 휘경이를 갖는다고 불행해지는 건 아니잖아
그 아이는 평생 널 아끼고 사랑해 줄 거야
[한숨]
(세미) 우리들 중
누구 하나는 행복해도 되는 거 아니니?
[긴장되는 음악]
이재경 상무님
오랜만입니다
(재경) 형사님
(박 형사)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여기 보는 눈들이 많아서
그러시죠
(석) 참고인이시라
사실 소환장을 보내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불안한 음악]
시작해 보죠
저에게
궁금한 게 뭡니까?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뭐야?
재경이가 거긴 왜 불려 가?
혹시 전처 아이 관련된 일인가?
(범중) 어떻게 된 건지 검찰 쪽
우리 라인 연락 돌려서
자세히 알아봐
그, 저, 언론에 새어 나가면 큰일이니까
철저하게 통제하고
(송이) 오빠, 저 휘경이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심전도계 비프음] 그래
[의미심장한 음악] (재경) 얘기 들었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재경) 그런데 너 그 사실
형사 말고
누구한테 얘기했어?
휘경이 말고는…
(재경) 아…
그래?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혼수상태였던 거 아닌가?
(재경) 그럼 들어가세요
- (은아) 응, 네가 수고해라 - (범중) 그래
[범중이 혀를 쯧 찬다]
[신비로운 효과음] (민준) 내가
너에 대한 모든 걸 세상에 까발리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이번 사고
천송이뿐 아니라 네 동생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어
[재경의 어이없는 웃음]
(재경) 까발려 봐
근데 넌
세상이 받아들일 수 없는 놈이야
내 정체가 드러나면
네 정체도 드러나
둘 중 어떤 게 더 놀라울까?
사람들한테 넌
살인자보다 무서운
괴물인데
몇 명이나 되지?
(민준) 천송이, 한유라
그 외 네가 해쳤거나 해치려고 했던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냐고
[촬영장이 분주하다]
[하품] (스태프1) 자, 갈게요
저기요
(송이) 여기요
저기
[웃음]
아, 나 천송이인데
나 언제 찍어요?
(스태프1) 앞 신들이 길어져 가지고요
좀 많이 기다리셔야 될 거 같은데?
아, 그럼 진작에 얘기…
네?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웃으며] 다들 바쁘시니까
안에서 기다리세요
몇 시간 걸릴 거 같거든요?
몇 시간…
[어색한 웃음]
아유, 좋네요
날도 추운데 한 신 찍으려고 이렇게 몇 시간 대기…
[웃음]
아, 이런 경험 처음이라
아유, 신선하네요
[웃음]
[한숨]
[추워하는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송이의 한숨]
(감독) 컷!
오케이, 좋아, 좋아
- (조감독) 감독님 - (감독) 어?
(조감독) 28신 낮 신이라 가지고
이, 해가 다 떨어져 갖고 못 찍겠는데요?
(감독) 천송이 신이지?
이거 다음으로 넘긴다고 얘기해 주고 [조감독이 대답한다]
(세미) 수고하셨어요, 감독님
(감독) 아, 세미 씨
오늘 감정 너무 좋았어
요새 연애하는 거 아니야?
아, 연애는요
[감독의 웃음]
(감독) 내일 촬영할 신이 말이야
(조감독) 자, 자 오늘 촬영 철수입니다
[저마다 인사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들) 수고하셨습니다!
- (조감독) 막내 - (스태프1) 예
천송이 씨 촬영 캔슬됐다고 전달
[물건을 탁 내려놓으며] 네
[휴대전화 조작음]
(배우) 저, 그, 우리 내일 스케줄 어떻게 되죠?
(스태프1) 아, 내일요?
내일, 보자, 내일이…
(스태프2) 아이고, 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3)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스태프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스태프4) 천송이 씨는 촬영…
[잔잔한 음악]
[놀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아유, 뭐야?
아휴, 추워, 아휴
(송이) 저기요
'익스큐즈 미'
아무도 없나?
헬로?
지금 나만 놓고 다들 간 건가?
리얼리?
아휴, 천송이인데?
'언빌리버블'이다, 진짜
어?
[송이의 당황한 신음]
[송이의 한숨]
(송이) 가라고 했잖아요
기다리겠다고 했잖아
왜요?
날 왜 기다리는데요?
[한숨]
내가 널
지켜야겠어
[어이없는 숨소리]
지키긴 뭘 지켜?
(송이) 난 머리가 나빠서
구체적으로 말해 줘야 알아먹어요
나한테 왜 이러는지
알아먹게 얘기해 줘요
도민준 씨 선수예요?
아니면 사람 헷갈리게
들었다 놨다 하는 데 재미 들였어요?
이래 놓고
착각하게 해서 미안하네 어쩌네
옛날 여자 닮았네 어쩌네
사람 꼴만 우습게 만들어 놓고
[한숨]
(송이) 없다며?
한 번도 없다며?
내가 좋았던 적도 없고
나 때문에 설렌 적도
진심으로 걱정된 적도
나랑 미래를 그려 본 적도 없다며?
내가 그 여자 대신이었다며?
이건 아직 모르는 거 같아서
확실하게 얘기할게요
나도 이제 도민준 씨
싫어요
이러니까 더 싫어
(송이) 그러니까 내 눈앞에서, 아니
내 인생에서 사라져 줘요
제발
그리고
본인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았으면 좋겠네요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짓
[감미로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부드러운 음악]
[덜커덩거린다]
아, 이, 고장인가 보네요
(민준) 혹시
천송이 씨 아버님 되십니까?
누구신지?
천송이 씨가 아버님 많이 보고 싶어 했습니다
깨어났을 때
옆에 계셔 준다면
정말 좋아할 겁니다
우리 송이랑
친한 분입니까?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천송이 씨
.별에서 온 그대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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