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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당신을 15

S#1.홍여사집 전경,밤(전회연결)

S#2.형준의 방,밤
선화, 혼자 서성이며 싱글거린다...
거울 보며 
자기 배를 본다.
그러다가 심각하게 
고민도 하고.
                 
선화E           내가 아기를 가졌다구? 
                깔깔, 응애 응애 (몸서리 치며) 얼마나 이쁘고 귀여울까?
형준            (들어오며) 그렇게 좋으냐?
선화            그럼 안좋으세요?
형준            (짐짓) 나는 앞이 캄캄하다. 너 사고치는 것도 감당이 안되는
                데... 
                이그, 여기에 빽빽이까지?
선화            (흘겨본다)
형준            (안아주며) 나도 좋지 그럼. 
                너 닮은 딸이면 빨리 시집 보낼 준비부터 해야겠다.
선화            으유, (치고) 너무 예쁠거야, 그죠? 
                지난번에 길에서 애기를 봤는데 요렇게 손을 쪽쪽 빨고 있는
                거 있죠. 너무 귀여웠어요. 우리 애기도 그렇겠죠? 너무 신기
                해. 
                내 배속에 그런 애기가 있다니... 딸일가 아들일까, 
                딸이면 이름을 뭐라고 하죠?
형준            선화 딸이니까 꽃이름으로 하자. 아, 그래. 개나리꽃, 김개나리.
선화            무슨 아빠가 장난만 쳐.
형준            낼 병원에 다녀와서 어른들께 알릴까, 아니면 지금 말씀 드릴까?
선화            병원에 다녀오는게 낫지 않아요.
                혹시라도 내가 시약 해본게 잘못 한거면 어떡해?
형준            그래, 그게 낫겠다. (하다가 웃으며 선화의 볼을 집는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선생님 선생님  하고 쫓아 다니더니...  완전히 
                봉선화의 승리다. 
                내 인생 이제 꼼짝없이 잡혔구나.
선화            헤헤, 치이. 누구 인생은 안잡혔나...? (하다가 고민하며) 
                그런데 지금두 학교 다닐라 살림 할라 힘든데 아이까지 생기
                면 우리 볼만 하겠죠?
형준            볼만 하겠지... 히유...
선화            (갑자기 좀 심각해진다...)
현자E           (14회에서) 너 지금 애 가지면 안돼, 알았어? 니 인생 정말... 
                (말 참고) 이건 정말이니까 조심해.
형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선화            아니 그냥요, 어서 자요.
형준            넌?
선화            (책상으로 가며) 난 좀 더 할게 있어요.
형준            대충 하고 자. 이젠 애기 엄만데 니가 공부를 하면 얼마나 하
                겠냐? 
                태아에는 산모의 충분한 휴식이 좋아. (눕는다)

선화, 말 하려다가 참는다.
형준의 말이 맞기에 점점 더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S#3.산부인과 전경,오전
형준과 선화, 
심란한 얼굴로 
걸어온다.

선화            (산부인과를 보는것도 끔찍하다) 무서워요.
형준            여자들 다 가는 곳인데 뭐가 무섭냐? 
                그리고 애기 낳을려면 이제 매번 와야지.
선화            나 싫어. 벌써 산부인과 다니는거... (엉덩이 빼며 싫어서)  난 
                몰라...

지나는 사람들...
형준과 선화를 힐끗거린다.
가기 싫어하는 선화를 달래는 
형준의 모습을 마치 나쁜놈 보듯 한다.

S#4.산부인과 대기실,오전
형준과 선화, 
앉아 기다린다.

선화            선생님이 대신 들어갔으면 좋겠어.
형준            (작게) 말이 되는 소릴 해라.

곁에 앉은 부인들
형준을 한심하게 본다.

간호원E         봉선화씨.
선화            (일어나며 징징) 무서워.

형준, 얼른 
들어가라고 한다.
곁의 부인들, 노골적으로 
쯔쯧거리고 선화, 도살장 가듯이 들어간다.
형준, 주위의 시선을 피해 책을 보는데 
부인들, 째려보기까지. 
형준, 기가 막혀 죽겠고.

S#5.진찰실,오전
선화, 옷 입으며 
커텐 안에서 나오고 의사, 챠트 보며

의사(여)        임신 맞네... (보며)
                부모님은 아직 모르실테고... 학생이야?
선화            (끄덕)
의사            어서 결정하고 다시 와. 시간 많이 끌지 말구.
선화            (꾸벅... 나간다)

S#6.카페,오전

선화            (휴지 꺼내 눈물 닦는다) 난 몰라. 
                다시는 산부인과 가기 싫어요. 너무 끔찍해.  어떻게 이런 일
                이 있어? 
                태어나서 이렇게 창피한 적 처음이에요.
형준            (차 마시며) 나도 태어나서 오늘처럼 사람들이 날 도둑놈 
                보듯 하는거 처음이다.너 의사한테 결혼 했다고 안했어?
선화            몰라요, 
                완전히 바람난 애 취급을 하는데 그런 말 할 정신이 어딨어?
형준            후우...
선화            후우...
형준            (한숨 쉬다가 문득 화가 난다)
                결혼하면 산부인과 갈수도 있지, 넌 무슨 큰 일이라도 난거처
                럼 이게 뭐야?
선화            선생님이 진찰 해봐요. 얼마나 모욕적이고 끔찍한지 아세요?
형준            남들두 다 해. 병원에 안오고 애기 낳는 사람이 어딨어?
선화            선생님... 애기 안낳으면 안될까요?
형준            뭐야?!
선화            어제밤에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우리한테  아이는 아직 이른
                거 같애요. 아직은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없다구요.
                나 하나도 주체를 못해서 여기저기 문제만 생기는데,
                아기까지 생기면 정말 감당 못할거 같애요.
형준            그렇다고 어떻게 안낳을 생각을 하냐, 말두 안돼.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마. (보다가) 
                어떻해, 나 학교 가야 하는데.
선화            가세요.
형준            힘들면 학교 가지 말구 집에 가있어. 일찍 들어갈께.
선화            새로운 마음으로 좀 달라지려고 작정 하자마자, 
                이런 일이나 생기고... (흘기며) 학교 졸업할 때까진 선생님이 
                알아서 한다고 했잖아요. 이게 뭐에요?
형준            ...할 수 없지 뭐...(미안한 마음이다...손 한번 잡아주고 간다)
선화            (형준 가고나자 또 눈물 떨어진다)

S#7.골목,오전
선화,터덜터덜걸어온다.
젊은 엄마와 
유모차의 아기 지나간다.
선화, 예사로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물끄러미 본다.

S#8.황여사의 집앞,오전
선화, 들어가려다 
돌아선다.

S#9.윤여사거실,오전

윤              너 이시간에 왠일이냐?
선화            (소파에 풀썩) 그냥 할머니 보고 싶어서...
윤              학교는?
선화            (눈 감은채) 몰라...
윤              (본다) 김서방이랑 싸웠냐?
선화            아뇨. 나 할머니 방에 잠깐 누울께. 피곤해.
윤              그래 그럼. (방으로 가다가) 아침은?
선화            ...(먹을 기분은 아닌데 배는 고프다) 반찬 뭐 있어?
윤              어제 저녁에 순두부 찌개 한거 좀 있는데 줘?
선화            (끄덕)

S#10.윤여사 부엌,오전
선화,순부두찌개에 비벼서 잘 먹는다.

윤              (본다)
선화            그렇게 보실거 없어요.
                아무일 아니니까 학교 가다가 그냥 오늘 하루 쉬고싶어서 이
                리 왔어요.               
                집은 언제 어머니 들어오실지도 모르고 아직은 불편해. 
                여기가 좋아. 우리집 같애.조수원,이재동
윤              그게 친정이란거다.
선화            (웃으며 끄덕) 더 줘.
윤              더? (웃고) 그래 당길때 먹어라. (밥 더 준다)
선화            (먹으며) 할머니 나 키울 때 힘들었어?
윤              힘들긴...넌 순했어.
선화            백일까지 잠도 안자서 엄마 아빠 되게 힘들었다든데?
윤              힘들긴...지들이 데리고 잤나? 내가 업어 키웠구만.
선화            헤...
윤              그건 갑자기 왜 물어?
선화            그냥...
윤              지금은 애 갖지 말어. 그거 힘에 부쳐. 
                결혼 생활에 좀 더 적응하고 나서 천천히 나아.
                나이도 아직 어린데 뭐가 급해?
선화            나 급하잖아.
윤              못써, 급할게 따로있지.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들어.
선화            (밝게) 네! 아 잘먹었다. (일어나며) 커피는 제가 탈게요.  (하
                다가 아차차) 
                커피 말구 대추차 마셔야겠다.
윤              그러렴. (상 치우며) 방에 가서 좀 누워, 피곤하다며?  피곤두 
                하지...
                해주는 밥만 먹다가 신경쓰일게 좀 많어?
선화            ...(끄덕...) 그냥 학교 갈래요. 밥 먹고 나니까 기운이 났어요.

S#11.교정,오후
선화
넋놓고 앉아있다.

덕순            (오며) 뭐하냐, 넋나간 사람처럼. 두팔 걷고 홀로서기  하겠다
                던 씩씩한 봉선화 어디 간거야?
선화            (깨며) 음...그냥. 덕순아, 정말 객관적으로 대답해 봐.
                나 사는거...선생님하고 결혼해서 이렇게 사는거 보기에 어때?
                니 친구라고 생각하지 말구, 그냥 객관적으로.
덕순            좀 특이하지.  처음엔 부러웠는데 지금은 그냥 그래.
                역시 사람은 얻은 만큼 잃는구나....하는 생각도 들구.
선화            잃어?
덕순            젊음이 없잖아, 청소년기에서 바로 장년기로 간거 같애.
                방황하는 젊음이 없어, 안정은 되 보이는데 그래두 좀 방황하
                고 그런 재미 아니니, 20대라는게?
선화            그래...맞어, 처녀시절이라고부르는 그런 때가 없지, 난.
                바로 아줌마가 되 버렸어.
덕순            오늘따라 너 답지 않게 왜 그래? (툭) 임신이라도 했냐?
선화            (본다...피식 긍정하듯 웃는다)
덕순            어머 축하해.
선화            (쉿) 아직은 아무도 몰라. (하다가) 모르겠어. 축하 받을 일인
                지..복을 받은거 같기도 하고,나한테 큰 짐이 온것도 같구. 혼
                란스러워.
덕순            축하 받을 일이지,  하하 선생님  되게 좋아하시겠다.(지그시 
                보며) 야 이젠 너하고 나...정말  큰 차이가 나는구나, 엄마가 
                되는 거잖아. 
                인류의 가장 큰사랑 어머니!
선화            내가 과연 엄마가 될 자격이 있을까? (잔디를 뜯으며)
                아침에 산부인과 다녀오면서 참 여러 생각이 들었어. 너 산부
                인과 안 가봤지?
덕순            끔찍하다며?
선화            (끄덕) 여자란 뭔가...하는 생각이들어. 
                덕순아, 나 정말 아이 낳아도 되겠니?엄마가 될 자신이 없어.
덕순            우리 사촌 언니 보니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도 함께 크는거래.
선화            후우...옛날에 동화들은 왜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을 냈을까?
                결혼 한 후에 겪는 일들이 훨신 많은데 말야.

S#12.골목,오후
선호,기운없이 터덜터덜
걸어간다.

S#13.형준의 방,오후
선화,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하고 있다.

S#14.황여사 거실,오전
형준, 작은 케익과 
선물 들고 사람있나 살피며 들어온다.
살금살금 이층으로 올라간다.

S#15.형준의 방,오후
선화, 
여전히 컴퓨터 앞에서

형준            짜잔 (하고 들어오다가) 야 너 뭐해.
선화            왜요?
형준            태아한테 전자파가 얼마나 나쁜지 너 알어?
선화            그럼 어떻해요?
형준            노트에 써. 그럼 컴퓨터는 내가 쳐 줄게. 애가 큰일날려구.
선화            그건 뭐예요?
형준            자, 태교 일기. 매일매일 조금씩 쓰자. 아빠가 쓰는 칸도 있으
                니까 난 저녁에 와서 쓸게. (케익  열며) 너하고 나하고 둘이 
                자축 하려고 작은거 샀어.
선화            (보며 웃기만) 아빠 된 기분 혼자 다 내고 있어.
형준            수업하다가도 웃음이 실실 나오려고 해서 혼났다. 왜  이렇게 
                좋으냐?
                우리 식구가 생기는 거잖아, 너하고 나의 식구.이세상 끝까지 
                함께있을 우리 식구. (안으며) 선화야, 고맙다.

촛불켜고,카세트 가져온다.

형준            자 엄마가 된 소감부터 녹음해. 이 다음에 아이가 크면  들려
                주자.
선화            선생님 먼저 하세요.
형준            나? 좋아. 흠흠. 애기가 처음 듣는 아빠 목소린데 잘해야지.
                아가야, 오늘 너의 소식을 처음 들었다.행복하고 기쁘구나.
                임신 기간중 엄마 힘들게 하지 말구 잘 먹고 잘 커서 만나자.
                아빠 하루하루 널 만날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게.
선화            (받아서) 엄마야, 아직도 잘 모르겠어.
형준            (인상쓰고 본다)
선화            (계속... 떨리고 아직은 낯설게)너도 엄마 배속이 낯설겠지만, 
                엄마도 너를 품는 일이  아직도 낯설어. 물론 기쁘고  감사하
                지.
형준            (끼어들며) 이해 해. 엄마가 아직 어려서 철이 없단다.
                너도 태어나면 알게 될거야, 아빠의 고충을.
선화            (형준치며) 아니야, 아가야, 철없는건 너희 아빠란다.
형준            (녹음기 끄며) 애기가 속으로 그러겠다,  엄마아빠 다 꽝이구
                만.

웃어대는 두사람. 
촛불도 끈다.

S#16.황여사 부엌,저녁
옥희, 찌개 끓이고 
선화, 상차림 돕는다.

형준            (흥얼거리며 수저 놓는다)
옥희            삼촌 무슨 좋은일 있어요?
형준            그래 보이세요?
선화            (말하지 말라구 눈치한다)
황              (오며) 좋은일이 뭐야? 앉거라.
은상            예. (앉는다)
형준            엄마, 형. 형수님 저희 부모 될거 같애요.

세사람,본다.

형준            선화가 임신했대.
황              그래? (선화보며 덥석 손을 잡는다) 언제야 그게?
형준            (신나서) 오늘 병원에 다녀왔어.
황              그래...(끄덕이며 선화보고)

선화,도망치듯이 이층으로 간다.

황              (부끄러워서 간줄 알고) 원 애두...
은상            축하한다.
형준            고마워, 형.
옥희            벌써 가지면 고생 될텐데...
황              경사에 그런 말이 어딨어? 언제 가지면 안 가질거야?
                결혼했으면 아이도 낳아야지. 그래야 부부정도 더 생기는 법이다.            
옥희            그거야 그렇지만....학교 다니고, 여간 아니네.
형준            각오하고 있습니다.
옥희            (각오로 될일이 아닌데...하는 얼굴...)

S#17.형준의 방,밤
선화,들어와 침대에 앉아있다.

형준            (오며) 엄마가 내려 오라고 하셔.
선화            선생님 뭐에요, 제가 아직 말씀 드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마음의 준비도 아직 못했는데...난 아직도 이 아일 어떻게  할
                까 결정이 안됐단 말에요. 덥석 발표부터 하는게 어딨어?
형준            어떻게 하다니?
선화            ...
형준            너 정말... 정말 그런 나쁜 생각을 하는거야? (기막혀 보다가)
                물론 힘들지, 하지만 어떻하든 해 낼 생각을 해야 하는거  아
                냐? 어떻게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해?
선화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이불 뒤집어 쓴다)
형준            어유 애 엄마라는게... 누군지 아이가  불쌍하다. 누가 애한테 
                장가 간다는 놈 있으면 도시락 싸들고 말린다.
선화            (이불 제치고) 누군.

형준, 스 하며 
입술물고 보면,
선화, 
다시 이불속으로 쏙.

S#18.윤여사 거실,저녁

윤              (전화 받으며) 뭐라구? 우리 선화가?

진수 민섭 현자, 
차와 과일 들다가 본다.

윤              애가 좀 이상하다... 하긴 했지.. 그래 축하해. 응. (끊는다)
                얘, 선화가 태기가 있다는구나.
현자            네에? (깍던 과도 놓치고)
민섭            허허 그 자식... 참.
진수            애가 애를 낳는군. 그럼 내가 벌써 삼촌이 된단말야.
현자            (날카롭게) 좀 조용히해 봐. 엄마 이를 어째? 
                걘 왜 그렇게 생각이 없어? 지금  애를 가지면 어쩌겠다는거
                야, 대체?
윤              낮에 찾아왔을때 좀 미심쩍드라니...
민섭            그게 무슨 말이야? 경사지.
현자            경사는 무슨 경사? 
                이제 대학 1학년이 애를  낳으면 누가 키워?  공부는 어떻하구? 
                내가 그렇게 나중에 낳아야  한다고 말했드니... 하여간  말은 
                어지간히 안들어.
민섭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인데 왜 못 키워? 
                선화 앞에서 그런 소리 하지마.
현자            당신이나 그런 소리 하지 마.이건 선화한테 아주 치명적이야.
민섭            치명적이라니, 말을 그렇게 해도 돼?
윤              그만들 둬. 이왕 가진 애 어떻해, 그럼?
현자            낳지 말아야죠.

모두,현자본다.

현자            아이 생명도 중요하지만, 선환한텐 인생이 달린 문제에요.
민섭            이 사람이!
현자            이건 결혼을 하는거하곤 차원이 달러. 당신 애 안키워 봤어?
                밤새도록 애 보고 그러면서 공부? 못해. 완전히 선화  인생은 
                끝나는거야.
진수            (어리벙벙)
민섭            내가 보기엔 당신이 너무 민감한거 같애. 
                그집엔 형수도 있고 시어머니도 계셔, 우리집에 장모님도  계
                시고 애 하나 건사 못할 정돈 아니잖아.
현자            엄마, 이이 말하는 것 좀 봐, 
                아무리 남자지만 어떻게 이렇게 몰라? 형수가 키워준대.
윤              ...글세다...

S#19.은상의 방,밤

옥희            (크린싱 하다가)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네. 애를 낳아  놓고 학교 간다고 가면, 
                누가 봐? 
                나밖에 없잖아, 친정엄마두 출근하는 사람이고... (도리질)  어
                우 난 못해.
                내가 이 나이에... 어우 기막혀. 이게 뭐야?
은상            (온다)
옥희            어머닌?
은상            제수씨 한테 몸 조심하라고 가르치고 계셔.
옥희            당신 여기 좀 앉아 봐.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해?
은상            사태? 무슨 사태?
옥희            애기 낳으면 누가 길러? 낳기만 하면  다냐구. 난 못해. 미리 
                말하지만 난 절대 못해. 알았지?
은상            그럼 누가 봐? 제수씬 학교 갈텐데.
옥희            그러니까 내가 미치겠지. 누구 뛰다 죽을일 있어? 당신이  삼
                촌한테 말 해. 
                난 못한다구.나 믿고 낳을거면 다시 생각하라구.
은상            사람 참...
옥희            당신이 아무리 날 한심하게 봐두 못하는건 애초에 못한다고 
                두손 드는게 나아... 얼렁뚱땅 하다가 욕  더 먹어. 그래서 동
                서는 애기 가져서 좋아해?
은상            그렇지도 않어, 제수씨도 마음이 복잡한가 봐.
                그래서 형준이랑 한소리 내드라구.
옥희            이제야 철이 좀 드네.

은상, 한심하게 보고 옥희, 외면하며 
단호한 입장.

S#20.형준의 방,밤

E               선화의 핸드폰 벨.
형준            (받으며) 여보세요.
현자            아 자넨가.
형준            예 장모님. 선화 지금 아래층에 있는데요.
현자            그래 올라오면 같이 집에 좀 와.
형준            집에요? 예 알았습니다.

S#21.골목,밤
선화 형준, 선화 집으로 걷고 있다.

선화E           엄마가 키워 줘.

S#22.윤여사 방,밤

현자            뭐라구?
선화            엄마밖에 없어. 엄마가 키워줘.
현자            학교는?
선화            내가 학교 그만두는거 보단 낫잖아.
현자            그래서 나더러 학교 그만두고 니 애 키우라고?
선화            엄마는 부업히자만, 우리 형님은 시장일이 먹고 사는 일이야.
                그만두시라고 할수가 없어.
현자            어우 머리야...
선화            (다가앉으며) 엄마... 부탁이야, 응? 나 이 얘 지울 생각도  하
                고 별 생각 다 했는데 낳고 싶어. 산부인과가 아무리  끔찍해
                도 낳고 싶어. 
                엄마가 좀 도와줘. 우리집은 엄마 안 벌어도 살잖아.
현자            먹고 사는것만 위해서 직업을 갖니?
                그럴거면 나 너희 둘 키울  때 그만 뒀어. 너는 할머니를  잘 
                따랐지만, 진수는 유난히 나를 밝혀서 아침에 출근할때  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 모르지? 신발들고 도망치듯 출근했어.
선화            그래두 할머닌 우리 다 키워 주셨잖아, 엄마 위해서.
                엄마두 나 위해서 해 줘.
현자            ...(입만 벌어진 채)
선화            (울며) 그럼 나 어떻해? 이렇게 조를데 엄마밖에 없는데.
현자            그러길래 아직은 안된다고 했잖아. 말듣다 조상이 덧났어?
                왜 그렇게 부모말을 안들어?
선화            그게 내 맘대로 되나?
현자            참 애물이다... 애물이야... 엄마 뭐라고 얘기 좀 하세요.
윤              할말이 뭐가 있니... 둘이 서로 맞는 말만 하는데. (조용히 나
                간다)

S#23.윤여사 부엌,밤
민섭과 형준, 
맥주잔 따라 놓은채.

민섭            축하 좀 해주려고 했드니... 영 아니네.
형준            (좀 뚱하며)
민섭            서운한가?
형준            장모님 말씀 알아는 듣지만 좀 너무 하세요.
민섭            (끄덕) 직장 다니면서 애 키우는거... 보통일 아니지.
형준            그래두 해야죠.
민섭            (본다)
형준            첫애 가졌는데 야단과 걱정만 듣는 부부, 
                저희밖에 없을 겁니다.
민섭            그래 그말도 맞어.하지만 자네도 이담에 해 봐.
                (마시고) 장모님이 선화라면 끔찍하셨는데도, 
                선화가 밤 잠 안자고 지 엄마  괴롭히니까 선화 궁둥이 찰싹 
                때리시드라구. 
                선화 때리시는거 나 그때 첨 봤어. 에미 괴롭힌다. 이거지.
형준            (좀 웃으며 마신다)
민섭            장모님한테 선화보단 당신딸이 더 귀했던거야.
                난 남편인데도 선화 맞는거만 눈에 들어오드라. 
                (웃으며) 지금 자네 장모, 선화 인생밖엔 생각 안돼. 알겠나?
형준            ...

S#24.형준의 방,밤
형준과 선화, 누워서..
고민스럽다.

S#25.은상의 방,밤
옥희, 말똥말똥...
뒤척인다.

S#26.민섭의 방,밤

현자            (뒤척이다가 일어나 코 푼다...눈물 닦는다)
민섭            그만 해.
현자            어떻게 나한테 학교 그만두고 지 애를 키워달래?
                여보 자식은 이런거야? 나 오늘  첨으로 선화 미워. 정말  미
                워.
민섭            자기도 장모님 덕에 남매 키웠으면서...
현자            (째려본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속이 탔는지 몰라?
                몰라서 그러냐구? 애 맡긴다는 죄로 엄마한테  말 한번 제대
                로 못했어.
                노인네 힘든데 하루종일 애 보느라 스트레스 쌓인거 내가 다 
                풀어야지. 
                당신이야 아침에 눈 떠서 회사 한번 가면 끝이잖아, 남자들이 
                뭘 알어? 
                오죽해야 내가 이래? 오죽해야.
민섭            그렇다고 좋은 소식 가지고 온 애들한테 그러는게 어딨어?
                어른스럽지 못하게?
현자            당신두 내가 그만두고 선화 애나 키워야 해? 내가 쉰이야, 예
                순이야? 
                벌써 할머니 소릴 듣기도 민망한데 더욱이?
민섭            아유 모르겠다...자자. 자자구.
현자            (다시 크리넥스 뽑아 흥하며...선화한테 화나는 마음)

S#27.윤여사 거실,밤
윤, 부엌에서 물 마시고 나오다가 
현자 민섭 부부의 대화 들었다.
쇼파에 앉으며...한숨...

S#28.명국의 거실,오전

명국            그게 무슨 소리야?
윤              그럼 누가 키워? 내가 키워야지.
명국            아니 손자도 아니고 증손자를 키우겠다구?
윤              팔십이 되도 자식인가...선화 때문에 밤 잠 못자고, 
                지 남편한테 푸파 거리고, 자식한테 못할 소리 하는거 안스럽
                드라구. 다행이 내가  아직 기운이  있으니까 키워  주겠다고 
                할까 봐.
                그렇다고 생긴 애를 지우라고 하는것도 도리가 아니잖아.
명국            황여사집은 뭐해? 그 집 자식인데?
윤              그집은 시장일이 바뻐. (하며) 생각은 그렇게 드는데 
                나도 자신이 없어서, 선뜻 말은 아직 안 나와.
                애 하나 키우는게 보통 기운으론 어렵거든.
명국            그럼 나하고 같이 키우자.
윤              무슨 소리야?
명국            내가 도와준다구.
윤              고마워. (쓸쓸하다) 벌써 증손자를 본다는게  참 실감이 안나
                네.
                마음은 아직도 여학교 다닐때 마음인데, 손주도 아니고 
                증손이라니...참 오래 살었어.
명국            선화가 빠른거지, 별소릴 다해. 내 이래서 성질 급한 여자가 
                싫다니까.
황              (바쁘게 오며) 오래 기다렸지?
명국            바쁜거 보니까 장사가 잘 되나 봐.
황              후후...어서 어서 벌어야  우리 새로 태어날 손주  먹이고입히
                지.
명국            좋아 죽는구나.
황              그럼. 좋지 않구. (윤보며) 자기도 좋지.
윤              좋지.
명국            그렇게 좋으면 자기가 좀 키워.
황              아유 그놈의 걱정, 태어나면 누가 키워도 다 키워. 아직 낳지
                도 않은 앨 가지고 별 소리들을 다 해. 선화 엄마 왜 그래?
                내 그렇지 않아도 한소리  하고 싶드라. 딸이 애를  가졌으면 
                뭐 먹고 싶은거 없나 챙기는게 친정 엄마지, 이건 할소리  못
                할소리...(흘긴다)
윤              오죽하면 그럴까?
황              오죽허기는 옛날엔 이보다 더 해도 다 키우고 살었어.
                (하고 웃으며) 내가 점심 살테니까 나가자구. 
                난 아주 날아가게 좋구만...(앞장선다)

명국, 윤여사에게 
웃으라고 한다. 
따라간다.

S#29.학교 도서관 앞,오후
민섭, 
서성이고 있으면 
선화, 뛰어온다.

선화            아빠.
민섭            살 살. 뛰지 마. 큰일 나.
선화            으유 챙피하게, 아직 괜찮어.
덕순            안녕하세요?
민섭            덕순이구나. 니가 우리 선화 좀 잘 보살펴 줘라.
덕순            네 선화 공주님.
선화            아빠 가. (덕순에게 손 흔들고)

민섭과 선화, 
다정하게 가는데 
영재, 오면서 본다.

덕순            애가 애를 가졌다고 야단이다.
                봉선화 성격 나쁜거 순전히 저 아빠 탓이야.
영재            애가 애를 갖다니?
덕순            아차. 이거 비밀이다. 절대 아는척 하지 마.
영재            정말 임신했어?
덕순            왜 그렇게 놀래?
영재            (어떤 절망의 표정이...)
덕순            비밀 지켜라. (도서관 들어간다)

S#30.학교앞 카페,오후
선화와 민섭, 
쥬스 마시며

선화            아직은 먹고 싶은거 없어요.
                그냥 속이 좀 더부룩 한 정도.
민섭            엄마한테 서운했지?
선화            ...엄마말 알아는 듣죠. 나두 지금이 아기 가지기에 
                적절치 못하다는건 알아요.
민섭            (보다가 웃는다) 그렇다고 엄마한테 학교를 그만두고 니 자식 
                키워 달래는 딸이 어딨어?
선화            할머닌 엄마한테 해 줬는데 엄만 왜 나한테 안해줘?
                다 할머니가 키워주든데.
민섭            너 누구 닮아서 그렇게 성질이 급해?
                벌써 할아버지나 만들어 주구...너 이렇게 젊은 할아버지 본적 
                있어?
선화            아니. (웃는다)
민섭            엄마는 너 가졌을 때 아이스크림을 많이 찾았는데...먹고 싶은
                거 있으면 연락해. 아빠가 사줄게. 사실  오늘 너하고 임부복
                도 하나 살까 했는데 너무 이르지?
선화            이르죠.

S#31.학교주차장,오후

민섭            (차에 타려다가 몇만원 준다)
                먹고 싶은거 있으면 사 먹어. 그리고 나쁜 생각 하지 말구.
선화            예. 아빠 고맙습니다.
민섭            (선화 뺨을 한번 집으며)  어유 이놈의 자식. (차에  탄다...간
                다)

선화,돌아서
도서관으로 가는데

영재            (오며 꽃 한송이 준다) 축하한다.
선화            ? (하다가 알고 받으며) 덕순이가 말했구나. 고마워.
영재            정말 축하 해. 
                (나란히 걸으며)   덕순이 말대로  이젠  정말  너하고 우린         
                 같아 질수가 없단 생각이 든다.
선화            (보다가 웃으며) 그럼 당연하지.
영재            방학하면 우리 여행 떠나려고 한건 그냥 가는거지?
선화            (끄덕) 상황봐서... 나도 겨울 바다가 보고 싶긴 해.

S#32.도서관 로비,오후
선화, 음료수 
마시고 있다... 
생각에 빠져서.

덕순            (오며) 태교하냐?
선화            (웃고) 너도 마실래?
덕순            아니 괜찮아. 야 영재가 미팅 시켜 달랜다. 정말 마음 잡았나 
                봐.
선화            영재가?
덕순            니 임신이 백번 말하는거 보다 효과가 있다.
선화            ...

S#33.전통찻집,오후
명국과 황, 윤,
차 마시는데 
윤, 기운 하나도 
없고...

황              기운 좀 내. 증손자 보는게 그렇게 실망스러워?
윤              (피식)
명국            영감님 생각나서 그러는구만. 
                증손 보는데 같이 못 봐서.
윤              그런거 아니야. 영감 생각은... 말이 영감이지, 
                하도 오래전이라 사진 보면 사위 보다 젊어. 이젠 누가  영감
                인지도 모르겠다니까.
황              그래 나두 그렇드라. 큰애가  가끔 돋보기 쓰고 신문  보는걸 
                보면 깜짝 깜짝 놀라곤 해.
명국            오늘은 자식 얘기에서 영감얘기로 주제가 바뀌었어?
황              왜 서운해? 윤여사가 영감 생각만 하는거 같애서?
명국            그래, 서운하다.
윤              하여간 못 된 취미야, 사람 가지고 장난하는거. (일어나며) 나 
                갈거야.
황              정말?
윤              피곤해. 집에 가서 쉬고 싶어.  자기도 시장에 갈거면 일어나
                자구.

얼결에 일어나는 세사람.

S#34.골목,오후
명국과 황, 
장난치며 걷고 
윤, 혼자 쓸쓸하다.

S#35.한의원거실,오후
명국과 황, 
같이 들어온다.

명국            (소화제 찾아 주며) 너무 자주  먹는거 아냐? 왠만하면 속이 
                더부룩해도 참어.
황              (넣고) 알았어.
명국            그럼 잘가.
황              응. (돌아서다가 다시 본다)
명국            왜?
황              (망설이다가) 아이 난 말이 속에 있으면 아주 죽겠드라. 
명국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황              내가 선화 엄마 한번 만나 볼까?
명국            맘대로, 사둔 만나는데 왜 나한테 물어?
황              알면서 헛소리 하지 말구, 윤여사한테 맘 있는거 내 다 알어. 
                귀신은 속아도 난 안속아.
명국            (본다)
황              선화한테 애기 있단 소리에 
윤여사          부쩍 자기가 늙었다고 생각해. 허무해 하구, 오늘두 봤지?
명국            (끄덕)
황              요때가 두사람 마음이 하나 되기에 좋은 기회 같은데... 
                내가 중간에 좀 서 볼까?
명국            (본다... 웃음 나온다)
황              왜 실없이 웃기만 해? 한다?
명국            지금 이 나이에도 퇴짜 맞기는 싫은데. 
항              퇴짜 안맞을거 같으니까 내가 나선다고 하지. 나두  어그러질 
                혼사는 끼어들기 싫어.   
명국            (웃고) 마음은 고마운데, 봐서 내가 직접 만날게.
황              망건 쓰다가 장 파해. 중이 제머리 깍는거 나 못봤네.
명국            알았어. 생각해 볼테니까, 자기는 중간에 말이나 잘 넣어 줘.

S#36.황여사 거실,저녁
선화,들어오면 어질러진 거실과 
부엌들... 가방 놓고 
청소기부터 돌린다.

은상            (들어오다가 본다) 
                어유 제수씨 이런거 하면 안돼요. (뺏어서 자기가 하며) 
                제가 할테니까 올라가 쉬세요.
선화            괜찮아요.
은상            쉬어요. 임신 초기가 무서운건데...
선화            (보며) 항상 마음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은상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 내가 사다 줄테니까.
선화            네. (올라간다)
옥희            (장 봐서 들어온다) 동서 왔어.  (하다가 은상 청소기 하는거 
                보며) 당신 왠일이야?
은상            집에 임산부가 있으면 일찍 일찍 들어와서 이런거 좀 치워야
                지. 
                홀몸도 아닌데 이런거 하다가 잘못되면 어떻해?
옥희            지금 나더라 하는 말이지?
은상            그럼 여기 당신말고 또 누가있어?

선화,옷 갈아입고
이층에서 오다가 듣는다.

옥희            당신 삼촌 한테 얘기 했어, 안했어?
은상            무 무슨얘기?
옥희            나 절대로 애기 못 키워 준단 얘기?
은상            당신이 안 키우면 누가 키워? 
                제수씨가 애기 업고 학교가? 형준이가 업고 가?
옥희            그럼 내가 애기 업고 김치 팔어?
은상            누 누가 그러래? 하지만  이미 생긴 애한테 자꾸  그런 소리 
                하는거 아냐.
옥희            막상 낳아 놓으면 모른척 할 사람들 말할 자격 없어. 
                당신이 업고 나가서 배달 하고 배추 날러. 그러면 내가  애를 
                낳든지 쌍둥이를 낳더니 말 안해. 하지만 요만큼이라도 
                나 쳐다 볼거면 미리 밝히는거야. 학교를 그만 두던가, 애를...
                (말 삼키고) 알아서 하라고 해. (부엌가며) 결혼두 하고 
                애도 낳고 대학도 가고... 누군 자기 만큼 욕심이 없어서 이러
                고 사는지 알어? 
                나두 그러고 싶어, 나두.

S#37.형준의 방,저녁
선화, 도로 들어오며 침대에 앉는다. 
자기배를 본다. 
부시럭 대며 녹음기 꺼낸다.

선화            (녹음하며)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불쌍한 우리 아기에게. 
                엄만 너무 부족한게 많어.  너의 소식이 즐겁기만 하지도  않
                구. 
                어떻하면 좋겠니? 아가야? 엄만 너무  괴롭다. (눈물 찍으며) 
                예전 같으면 학교를 그만 둘텐데 엄마  이젠 그러고 싶지 않
                아졌어. 너 이해 하겠니? 
                그런데 학교를 다닐려면  여러사람한테 엄마하고 너,  굉장히 
                불편한 존재가 될거 같애..엄만 그게 싫어. (배개에 얼굴 묻는
                다)

S#38.황여사 거실,저녁
형준, 과일과 먹거리 잔뜩 들고 
살금살금 오는데

옥희            (부엌에서 나오며 이층 향해) 동서  동서. (하다가 형준을 본
                다)
형준            (머쓱) 안 내려왔어요?
옥희            (손에 든거 보며) 아직은 괜찮을텐데... 좀  내려 오라고 해줘
                요.
                예 그럴게요.
형준            (봉지에서 아무거나 하나 꺼내 드리며) 이것 좀 드셔 보세요.
옥희            (심드렁하게 받고 부엌가며 혼자소리처럼) 임신 소식과 함께 
                벌써 귀한 몸 되면, 옆에서 보는 사람 좀 괴롭죠.
형준            (올라간다)

S#39.형준의 방,저녁
선화 피곤해서 잠 들었다.
형준, 조금 깨우다가 
녹음기 본다 틀어본다. 
선화가 녹음한거 나온다. 
형준, 마음이 아프다. 선화의 머리를 
쓸어 올려주고 사온거 옆에 
가지런히 놓고 나간다.

S#40.황여사 부엌,저녁

옥희            아니 그래서 동서 대신 삼촌이 돕겠다구요?
형준            저 잘해요, 뭐든지 시키세요. (두팔을 걷는다)
옥희            (웃으며 좀 보다가) 좋아요, 이 양파 다섯개만 까 줘요.
형준            (식탁에 앉아 까며) 좀 어려운걸 시키시지... 너무 쉽다.
옥희            (그게 아닐걸... 속으로 미소) 임신 초기에 좀 졸리긴 해요,
형준            그런가 봐요.(맵기 시작한다... 굳건히 참으려고)

옥희, 다른일 하며 
슬쩍 돌아보면,
형준, 눈물 안 흘리려고 
천정 보며 껌벅껌벅... 
매워 죽겠는 얼굴. 기어이 옷소매로 
닦는다... 더 맵다... 화장실로 뛰어가는
형준, 옥희 웃는다. 자기가 마무리한다.

S#41.형준의 방,밤

형준            학교를 잠깐 쉬어. 아니면 그만 두거나.
선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형준            물론 니가 요새 부쩍 학교 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즐거워 하는거 알어. 하지만 니 말대로 학교 살림 육아  세가
                질 다 한다는건 무리야.
선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구요?
형준            그럼 내가 그만 둬?
선화            기막혀...

S#42.카페,오전

현자            마음의 결정을 해. 모든 욕은 엄마가 다 먹을테니까,
                넌 무조건 엄마가 시켜서 그랬다고 해.
선화            엄마...
현자            봐 김서방두 당장 너 학교 다니는거부터 정리 하라고 하잖아.
                그런거야. 여잔 애가 생기면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아이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구.
선화            후우... 
현자            너만 괴로운거 아냐. 엄만 잠도 못자.  오죽하면 학교에도 못
                가고 너한테 올까? 엄마랑 같이 병원 가자.
선화            어떻게 그래?
현자            엄마두 진수 밑으로 하나 지운적 있어. 진수 낳자 마자  생겼
                는데 그럼 어떻하니,  할머니한테 셋을 맡길 순 없잖아.
선화            더 생각해 보구요. 할머닌 뭐라고 하세요?
현자            은근히 니 아이까지 키울 각오 하시드라.
선화            (반갑게) 정말?
현자            그러고 싶니? 너희 둘도 모자라서 그러고 싶어?
선화            사람 두면 되잖아.
현자            (본다...) 김선생 월급이 재벌 월급이니? 
                너 학교 보내, 사람둬서 애 키워? 너희 둘 공기만 마시고  살
                어?
                도저히 아귀가 안 맞는 얘기야.
선화            조금만 더 생각해 볼게요.
현자            ...넌 젊어.(하는데)
E               핸드폰 벨
현자            네(하며 받는다) 어머 원장님.
선화            (본다)

S#43.전통찻집.오후

명국            (약 지은거 주며) 이거 산모한테 좋은거야, 선화 줘요.
현자            예... 이거 때문에,
명국            (차 마시고) 선화 성격이 급한건 엄마  닮았구만. 차 좀 마시
                고 얘기 하자구.
현자            (웃고) 예(차 마신다)
명국            (보다가) 황여사가 만나겠다고 한걸, 내가 말렸어.
                내가 하려구. 단도직입으로 말할게.
현자            (본다)
명국            나 어머니하고 같이 늙고 싶어. 여자친구 만나기도 이젠 나도 
                기운 붙이고...
                어머니하고 늙다가 때 되면 어머니(현자보며) 아버님 옆에 눕
                고, 난 내 자리에  가서 누우면 어떨까  싶은데...허락해 줄테
                야?
현자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명국            어머니가 말씀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선화 애를 어머니가  키
                워야 할 분위긴가 본데 우리가 키울게. 우리 둘이 등이나  긁
                기에는 하루해가 너무 길잖아. 눈치 챘겠지만 나  한의원일에
                도 신물이 나, 평생 남의 손목 만지는것도 이젠 지겨워.
현자            (좀 웃으며)
명국            애 하나 빨빨거리고 다니면 좋지 뭐.
                황여사하고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그 집은 시장 때문에 바쁘
                다며?
현자            ...저는 지금 무슨 말씀이시진지 통 정리가 안되는데요.
명국            들은대론데 정리가 안되면, 서면으로 제출하라구?
현자            (웃고) 아니요, 그런 얘기가 아니고...
명국            천천히 생각 해. 천천히 생각했다가 마음이 정해지면 나 한번 
                집에 불러 줘. 
                내가 잘 할테니까. (마음 좋게 웃는다)
현자            (본다)

S#44.윤여사 부엌,저녁
현자, 
파 다듬다가 집어 
던진다.

현자            도대체 한꺼번에 이게 뭐야? 엎친데 덮친다더니... 정말  사람
                돌게하네.

S#45.산부인과 앞,저녁
선화,망설이고 있다.

S#46.진찰실,저녁
선화,초음파받고있다.

의사            입덫은 아직 안하지?
선화            (화면 보며) 네. 어디가 얘기에요? 전 봐도 모르겠는데...
의사            (마우스로 찾으며) 여기가 자궁이고...(하다) 
                어머. 이게 왠일이야?
선화            왜요?(반쯤 몸을 일으킨다) 뭐가 나뻐요?
의사            이게 심장이거든.
선화            (끄덕)
의사            여기 또 있네.
선화            ???

심각한 의사
놀라는 선화의 모습에서

                                                                ENDING

.사랑해 당신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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