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당신을 7
S#1. 포장마차, 밤(전회연결) -은상과 형준, 마주 앉아 있다. 형준 ... 은상 (본다) 형준 정말이라니까, 아무일도 아니야. 학생하고 떡볶이도 못 먹어? 은상 누가 떡볶이 먹었다구 뭐래? (눈 작게 뜨며) 니가 전에 말했 던 학생이 선화지? 형준 내가 말 하다니? 은상 학생한테 프로포즈 받았다고 했잖아. 형준 아 그거... 별일아냐, 아무튼 형, 들어가. 괜한 걱정하지 말구. -형준, 일어나 계산 하는등 은상을 재촉한다. 은상 (본다) S#2. 선화집 골목, 밤 -민섭과 선화, 아무말 없이 걷는다... 민섭 안돼겠다, 어디가서 얘기 좀 하고 들어 가자. 선화 아빠. 민섭 집은 좀 그렇고... 아 거기가 좋겠다. (하며 앞장선다) 선화 ... 민섭 뭐해, 빨리 따라오지 않구. (좀 화난) S#3. 초소앞, 밤 -민섭, 의자에 앉아 담배 불 붙인다. 선화 아빠, 걱정 시켜 드려서 죄송한대요, 김형준 선생님하고 그냥 떡볶이 먹으러 간거에요. 그럴수 있잖아요. 덕순이도 오기로 했는데 아르바이트 생겼다구, 민섭 (O,L) 아빠 분명히 봤는데두 거짓말 해? 니가 떡볶이 입에 넣어 주는거 아빠가 분명히 봤는데, 너 아무한테나 그래? 너 처럼 깔끔 떠는 애가? 지난번에 그 선생님하고 사진 찍혀서 혼났지? 너 요즘들어 이상한거 다 그 선생님 때문 아냐? 엄 마한테 시집가겠다는 얘기나 하구. 선화 (민섭의 속사포에 보기만...) 민섭 (부드럽게) 선화야, 아빠두 고등학교때 양호 선생님 되게 좋 아한적 있어. 선화 (고리타분하다... 작게 한숨) 민섭 아프지 않아도 괜히 아픈척하구, 선화 (O,L) 아빠. 민섭 어? 선화 저 그런거 아네요. 민섭 아냐? 선화 아네요. 넘겨집지 마세요. (공손하게) 지금은 말씀 드릴 단계 가 아니니까 좀 기다려 주세요. 엄마한텐 아무말도 하지 마시 구요. 부탁 드릴게요. 네? 민섭 (기가 막혀서...) 선화 아빠가 걱정 하는것도 알구, 엄마가 저한테 거는 기대두 알아 요. 알기 때문에 고민 하는 중이에요. 이래두 되나, 나한테 이 길밖에 없나... (보며) 아빠 엄마 실망시키지 않을려고 수능 도 최선을 다 했구요. 저 믿으시죠? 민섭 그 고민이 뭔지 아빠가 좀 알면 안되겠니? 선화 나중에요. 충분히 생각하고 말씀 드릴게요. 민섭 (담배 끈다...) 선화 (보다가) 아빠는 왜 고시 공부 중단 하셨어요? 민섭 (본다) 선화 할머니하고 고모 반대가 심하셨다면서요? 엄마때문인가요? 어릴땐 그냥 그러셨나보다... 했는데, 이제 새삼 생각해 보면 대단한 결정이었던거 같애요. 민섭 그건 아빠한테 엄마나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었어. 물론 아직 너희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가정이 내 자신의 인생을 포함한 다고 여겼기 때문이지. 선화 저한테 만약 가정이 생긴다면요? 민섭 선화야! 선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두 그런 선택의 기로에 있어요. 더 생 각할게요. 더 신중하게. 더 열심히. 그리고 나서 얘기하고 싶 어요. 민섭 얼마나 시간을 더 주면 돼겠니? 선화 (보며) 오래 안걸려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민섭, 앞서며 걷는다. 선화, 보다가 따라간다... 팔짱을 낀다. 민섭, 뿌리치고 혼자 걷는다... 선화, 민섭의 뒷모습을 본다. 선화(E) 그대에게 가는 길은 멀고 험합니다. 아빠의 뒷모습이 가슴 아 프지만, 참아 내고 있습니다. S#4. 선화 마당, 밤 -선화,좀 앉아서 달빛을 받는다... 꽃들을 살펴보고 물을 준다. 선화(E) 우리 사랑도 이렇게 고운 꽃으로 피워, 아빠의 가슴에 다시 놓아 드릴 날을 만들고 싶습니다. S#5. 민섭의 방, 밤 -민섭과 현자, 누워 자고 있다... 민섭, 잠 들지 못하고 일어나 앉는다. 나간다. S#6. 선화의 방, 밤 -선화, 자고 있다... 민섭, 들어 와 선화를 좀 본다... 나간다. S#7. 패스트 푸드점, 오후 -덕순 미경, 선화, 햄버거 먹으며 선화 니가 시키는대로 시간을 벌었어. 이제 어떻게 하면 돼? 덕순 잘했어. 지금 결혼 발표 해 봤자, 너 정신병자 취급밖에 못 받어. 김형준 선생님이 니 편이 되도 헤쳐나갈 관문이 하나 둘이 아닌데 너 혼자는 무리야. 선화 (끄덕) 나두 그렇게 생각 해. 그래서 아빠한테 시간을 달라고 했어,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구. 미경 그랬더니...? 선화 알았다고 하셨어. 미경 대단하시다. 우리 아빠 같으면 나 머리카락 안 남았어. 선화 어디 괜찮은 아르바이트 없니? 원서두 안 쓸건데 이렇게 집 에 있는거 괴로워. 덕순 (보다가) 한번만 더 묻자. 정말 대학 안가고 시집 갈거야? 다들 꽃피는 캠퍼스에서 강의 듣고 즐거운 청춘을 보낼 텐 데, 넌 집에서 설거지 하구 남편 와이셔츠나 다리고 있어두 돼겠어? 후회 안할 자신있냐구? 미경 아무래도 좀 억울하지 않겠냐구? (콜라 빨며) 나중에 더 좋 은사람 나타나면 어떻해? 그리구 김형준 선생님 가만 보면, 되게 보수적이다. 너 결혼 하면 짧은치마도 못 입게 할지 몰 라. 덕순 (한심하게 보며) 입술에 침이나 발러라. 보수적인 사람 넌 그럼 왜 좋아했니? 미경 (으쓱) 야 결혼해서 살것도 아닌데 보수적이던 개방적이던 나 랑 무슨 상관이냐, 답답한 고3 생활에 재미있으라구 하는 짓 이었지. (보며) 그런데 애가 갑자기 이러고 나서니까,어젯밤에 는 좀 걱정 되드라구. 여름에 먹은 더위가 아직도 안가셨나 싶구. 덕순 하여간 문미경... 연구대상이야. 선화 (웃기만 미경 머리 헝클며) 연구대상은... 난 미경이 이런 점 이 귀여워 죽겠어. 미경 니들 지금 나 무식하다고 얕보는거지? 선화 아냐, 너 이쁘단 소리야. 가슴두 이쁘구. 미경 너어! 덕순 나두 한번 만져 보자, 얼마나 이쁜데? 미경 으악! 이 변태들. (덕순의 손 피해서 의자밑으로 숨는다) 선화 깔깔 (시계본다) 슬슬 일어나자. 덕순 (선화보며) 너 내 질문에 아직 대답 안했어. 선화 니 질문? 후회 안하겠냐구? 글세... 니들이 걱정하는것도 뭔지 알겠는데...(비장하게 본다) 미경 (의자로 올라오며 본다) 덕순 (진지하게 본다) 선화 난... 내 생각엔, (뜸 좀 들이며) 더 환상적이라고 생각해. 남 들은 다 한때라고 무시해 버리는 첫사랑을 현실로 이어 간 다는거, 이거야 말로 인생을 걸 만큼 환상적인 일 아닐까? -덕순과 미경, 완전히 낭패한 얼굴로 마주본다. 선화 (벌컥) 니들 정말 오늘 왜 그래, 내 편이 되준다고 했잖아. 후 회안해, 후회 안할 자신 있다는데 왜 자꾸 물어. 니들 대학 에 가서 아무리 좋은 남자 만나 재밌게 놀아두, 난 된장찌 게 에 호박잎 싸서 선생님 입에 넣어 드리면서 살거야. 그리 구... 헤 (입 벌어지며) 나 닮고 선생님 이쁜 애기 낳아서 이쁘게 키울거다. 덕순 벌써 그런 생각까지 했어? 선화 유덕순 넌 내가 다섯 살로 보이니, 내년이면 스물이야, 스물. S#8. 형준의 부엌, 오후 옥희 (방걸레 치다가) -은미, 부엌에서 걸레 빠는데 대충대충 옥희 아 꽉꽉 주물러 빨어. 은미 옷 사준다고 해 놓구, 이게 뭐야? 옥희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너두 일해. 은미 이런건 삼촌 더러 하라고 해, 아니면 결혼 할 여자가 하든지. 옥희 삼촌이 용돈 줄때도 그런 소리 좀 해 봐. 은미 치... 장미 (꽃을 들고 들어 서다가) 어머 형님 오셨어요? 옥희 (좀 곱지 않다) 어쩐 일이야? 은미 안녕하세요? 장미 어우 이게 왠일이니, (걸레 뺏으며) 놔둬. 내가 할게. 은미 (얼른 주며 옥희본다) 옥희 (흘겨 보지만 그냥 두고) 그래 수고했어, 넌 나가 봐. (지갑꺼 내며) 얼마 주면 돼? 은미 겨울옷은 비싸. (손 다 펴서 다섯 개 시늉) 옥희 오만원? 삼만원만 해. 장미 제가 줄게요. 이렇게 수고두 했는데. (수표 하나 꺼낸다) 옷사 러 나왔구나. 가서 이쁜거 사. 은미 (활짝) 고맙습니다. 엄마 나 갈게. (간다) 옥희 뒤도 안보고 가네. 애 한테 그런 큰돈을 줘? 장미 요새 다 그래요. 옥희 우린 요새 다 하는거 못하고 살어. 장미 (좀 본다) 옥희 좀 앉어 봐. 만나김에 얘기 좀 해. 엊그제 어머니 만났다면 서? 장미 (앉으며) 예. 옥희 아직 결혼두 안했는데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결혼두 하기 전에 남자집에 드나드는데, 흉될것도 없잖아? 장미 ... 옥희 우리 정현 아빠를 사촌형이라고 했어? 장미 그 얘기라면요... 어머니하고, 옥희 (O,L) 삼촌은 우리랑 같이 살기로 했는데 그럴수 있어? 장미 (본다) 옥희 요즘 여자들 남자 휘둘고 사는걸 무슨 훈장쯤으로 여기는데 그거 실속없어. 남자는 자존심 하나로 사는 사람들이야. 아 주변에 보지도 못해? 결혼전에 죽어라고 쫓아 다녀서 결혼해 주면, 그런 남자들이 자존심은 더 부려. 물론 처가덕 못 봐 서 환장한 남자들도 있지, 하지만 우리 삼촌은 그런 사람 아 니잖아. 장미 그런 얘기 왜 하시는거에요? 옥희 우리 삼촌이랑 살려면 우리 삼촌 수준에 맞추란 소리야. 어 머니 가슴에 못 박구, 내 남편 천덕구러기 만들면서 우리안살 어. 애들한테 용돈이나주면 다야? 장미 말씀이 심하시네요. 옥희 어머닌 더 심하게 가슴 아파 하셨어. 오죽하면 내가 이래? 장미 ... (외면하며 한숨) 옥희 (좀 부드러워지며) 삼촌 너무 볶지 말어. 나중에 다 장미한테 돌아 가. (하다가 웃으며) 어때, 요즘은 결혼해서 사는 여자 들 이 신기해 보이지 않아? 장미 네, 그래요.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걸 어떻게 하고 잘들 사는 지 참 부러워요. 옥희 후후 (웃다가) 내가 이런 얘기 유치해서 안하려고 했는데 삼 촌 청혼 받았어. 것두 학생한테. 장미 학생이요, 누구요? 옥희 누군거야 말해 뭐해, 삼촌은 신경 안써. 하지만 요즘은 연하 랑 결혼 하는 여자두 많은데, 남자야 나이 어린 여자 누가 싫어. 사람 속성 다 똑같지. 장미두 집안 믿고 너무 튕길 문 제가 아니란거야, 내말은. 장미 튕기긴 누가 튕긴다고 그러세요? 도대체 누구에요? 선화요,미 경이요? 참 기가 막혀서... 학교때 선생님 한두번 안 좋아 하 는 사람 있어요, 그런것두 구분을 못한대요, 어떻게 청혼을 받았다고 할 수가 있어요? 옥희 이것 봐, 장미. 삼촌 한테두 이렇게 덤벼? 장미 (손 부채질) 죄송해요, 저 오늘 이만 돌아 가겠어요. (간다) 옥희 (기가 막혀서 보다가 걸레를 대야에 집어 던진다) 나 참. S#9. 달리는 장미의 차 안, 밤 -장미, 화가 나서 운전하고 있다. 시끄러운 음악 튼다. 조수석에 던져진 핸드폰이 울리지만 듣지 못한다. 핸드폰의 반짝이는 신호... S#10. 교무실, 밤 -형준, 전화기를 어깨와 귀에 꼽고 전화걸며 손은 퇴근 준비한다. 장미의 핸드폰에서 소리샘으로 연결한단 소리만. 갸웃하고 전화 끊고 나간다. S#11. 장미의집 거실, 밤 -진여사,신문 보고 장미, 신발을 거칠게 벗어 던지고 올라온다. 진 무슨 일 있니? 장미 (쇼파에 털썩 앉으며) 아줌마 나 찬물. 진 (본다) 장미 엄마 나 선볼래. 아주 빵빵한 사람으로 보게 해 줘. 진 무슨 소리야? 앞뒤도 없이. -아줌마, 냉수 준다. 장미 (벌컥 마시고) 선 본다구. 선보라구 했잖아. 진 글세 그런 생각이 왜 갑자기 들었냐구? 장미 ... 철나나 보지 뭐, 아니면 이제야 세상 물정에 눈을 떴든지. 진 (말 하려는데) 장미 더 긴 얘긴 나중에 해요. (일어나며) 어떤 전화두 바꾸지 마 세요. 아니 나 죽었다구 해. 진 (죽었단 소리에 확 째려본다) 장미 아무튼. 그렇단 소리야. (올라간다) S#12. 장미의 방, 밤 -장미, 들어 와 침대에 앉는다. (E) 핸드폰 벨. 장미 (핸드폰 보다가 전원을 끈다... 다시 벌떡 일어나 번호 누른 다) S#13. 선화의 방, 밤 -선화, 멜로 영화 보고 있는데 윤화 (전화기 주며) 전화왔다. 선화 (영화 리모콘으로 끄고) 네... 장미 나 백장미 선생이야. 선화 (긴장) 어머 ... 어쩐 일이세요? 장미 널 좀 보고 싶어. 선화 지... 금요? 장미 안돼겠지? 그래, 낼 오후에 보자. 시간 괜찮니? 선화 ...예. S#14. 학교 복도, 아침 미경 왔구나, 드디어 도전장이 날라 온거야. 너 뭐 입을래? 선화 모르겠어. 떨려. 미경 바보. 전쟁은 이제 시작인데 뭐가 떨려. 원피스 입어. 그게 어른스러워 보여. 얕보이면 안돼. 그렇지? (덕순본다) 덕순 ...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최선을 다 하자구. (손 내민다) -덕순의 손위로 미경의 손, 선화의 손, 차례로 얹는다. 덕순 (선화 보며 작게) 사랑을... 위하여. 미경 파이팅! 선화 (심호흡하고) 파이팅! 담임 (오며) 인물 났다, 인물 났어. 공부를 그렇게 좀 열심히 해. -세명, 후다닥 교실로 들어간다. S#15. 선화 교실, 아침 선화 차려 담임 됐다, 됐어. 일년 열두달 받는 인사, 나두 지겨워. 선화 그래두 경례. 학생들 (얘교스럽게) 선생님 안뇽! 담임 (기가차서 웃는다) 너희는 이제 귀엽지도 않아, 징그러. 학생들 하하 이쁘게 봐 주세요. 담임 성적 발표가 일주일 남았다. 학생들 어우! 담임 음... 바로 이소리야, 난 너희들 비명이 너무 너무 조ㅇ다. 학생들 으으... 담임 (더욱 음미하며) 모의고사 보다 못 본사람은 각오 하고, 오늘 이라도 논술을 위해 일보 정진하는 하루가 되길, 이상. -선화, 구령하러 일어 나는데 그냥 나간다. 미경 무슨 저런 담임이 있냐? 정말 담임 복두 어지간히 없어. 12년을 한결같이 변태만 걸려요, 변태만. 담임 (문 열고 본다) 미경 (손가락 꼬며) 저... 저녁에 명태졸임을 하려구요. 담임 고추장 많이 넣어라. 술안주엔 간간한게 좋다. (문 쾅) 미경 으으 악연이야, 악연! 덕순 (웃는다) S#16. 선화의 방, 오후 -선화에게 이것저것 입혀 보는 두 친구 덕순과 미경. 방안에 온통 어질러진 옷가지와 소품들... 미경 야, 너 가발 쓸래? 선화 가발? 미경 너무 어려 보이잖아. 내가 우리집에 가서 가발 가지고올게. 가발 쓰자 덕순 무용이 첨 보는 사람도 아닌데 그건 좀 유치해. (하면서도) 근데 넌 옷이 왜 이모양이냐? 정장두 없어. 선화 우리 엄마가 누구니, 그런거 근처도 못 가게 한다. (미경본다) 미경 왜애? 선화 히히 너 지난번에 롱코트 샀지? 미경 안돼, 그건 나두 한번밖에 안 입었어. -선화와 덕순, 거의 협박조로 쳐다본다. 미경 (울 듯이)너무한다... 사랑 두 번만 하면 거덜 나겠네. 덕순 시간없어, 빨리 가지고 와. 미경 으유... (일어나는데) 선화 (손으로 미경 밀며) 아냐 됐어, 이대로 나가지 뭐. 미경 때리는 시어머니가 차라리 나아... 괜찮어 하면서 밀긴 왜 미 니? 선화 어머 내 손이 널 밀었니? 난 아냐. 덕순 (웃으며) 어유 이 여우. (선화 코 집으며) 김형준 선생님이 여우 피해서 호랑이한테 잡히는거 아시나 모르겠다. 선화 헤헤. 윤 (노크하고 문열고)선화야, (하다가 놀랜다) 이게 무슨 일이 야? 덕순 저 저기요 할머니, 아 저희 크리스마스때 가장행렬 하거든요. (아무거다 얼굴에 둘러 쓰며) 저 몽달귀신 같애요? 제가 맡 은게 몽달귀신이에요. 윤 (웃으며) 그래두 그렇지 이게 뭐야. 선화 다 치울거야. 할머니 어디 가? 윤 출판사에 다녀 올게. 나갈려면 문 단속 잘 하고 나가. 선화 네. 윤 (한번 흘겨보고 나간다) S#17. 카페, 오후 -장미, 커피 마시며 기다리고 있다. S#18. 카페 밖, 오후 -어른스럽고 곱게 차린 선화와 덕순 미경 온다. 덕순 떨지 말고 말 또박또박 잘 해. 선화 응. 니네 어디 있을래? 미경 (둘러 보다가) 저기서 햄버거 먹고 있을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덕순 일은 무슨... 머리끄댕이라도 잡냐. 선화 (웃고) 고마워. 니들 뿐이야. 간다. (입구로 가서, 심호흡 하며 친구들 본다, 들어간다) 미경 참 사랑은 위대해, 봉선화가 저렇게 될거라고 누가 알았을까? 덕순 (걸으며) 위대한지는 모르겠고, 걱정은 된다... 후우... (한숨) -두사람, 땅이 꺼지게 한숨 쉰다. S#19. 카페, 오후 -장미와 선화, 마주 앉아 있다. 장미 그렇게 입으니까 몰라 보겠다. 선화 (좀... 으쓱) -주문 받으러 온다. 장미 뭐 마실래? 점심 안했으면 밥 먹구, 맛있는거 사줄게. 선화 아네요, 저두 커피 주세요. -주문 받고 간다. 장미 (본다) 선화 (본다) 장미 후후 좀 우습다. 너하고 이런다는거 상상도 못했는데. 선화 이런게 뭔데요? 장미 (보다가) 그래 솔직하게 얘기 하자. 어제는 좀 화가 나서 너 한테 전화 했어. 형준이한테 청혼했다는 학생이 너... 맞니? 선화 (본다) 장미 왠지 너일거라는, 선화 (O,L) 저 맞아요. 제가 청혼했어요. 장미 (본다... 웃음이 나온다...) -커피 온다. 선화 (받아서 가미하며) 제가 청혼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선생님 유부남 아니잖아요? 장미 정말 철이 없구나. 너 이러는거 부모님도 아시니? 선화 부모님 얘기 하지 마세요, 제 문제에요. 그리구, 어째서 스 무살에 하는 사랑은 철없는 사랑이고, 스물여섯에 하는 사 랑은 철 있는 사랑인거에요? 장미 (쏘아보며) 이러는거 아니야, 건방지다 못해 돌은 애로 보여. 니가 형준이에 대해 뭘 알아? 뭘 알구 사랑이네 오랑이네 주절대는 거니? 선화 김형준 선생님 있는 그대로 알아요. 더 뭘 알아야 하죠, 선 생님은 뭘 더 알고 계시는데요? 장미 (조소하며) 그래, 청혼해서 결과는 어떻게 됐어, 오냐 결혼하 자, 그래? 선화 (본다) 장미 하도 노는 꼴이 가관이라 좀 봐줄려고 불렀더니, 혼자 보 기 아깝다. 머리 좋은애가 왜 이렇게 맹꽁이처럼 굴어? 선화 (참으며) 며칠 있으면 수능 결봐 발표죠. 저 학교에 부끄럽 지 않은 성적 나올거에요 그거면 제 학창시절 마감 잘 하 는거 아닌가요? 선생님이 김형준선생님에 대해, 아니 형준씨 에 대해 뭘 알고 계시는지, 어떤 사랑을 하는진 관심 없어 요. 전 저 나름의 사랑이 있으니까요. 장미 봉선화. 너 정말 대책 없는 애구나. 형준씨라니, 어따대고 형 준씨야? 선화 부모님 애기 하셨죠, 그래요, 저희 부모님 엄청 놀라고 계 세요. 그러면서, 부모님 기절시켜 가면서, 제가 이런 선택을 하는건 돌았기 때문도 아니고 한때의 열정도 아니에요. 사람 쉽게 매도 하지 마세요. 이정도면 선생님이 기대하고 나온 답 다 드린거 같네요. (목레하고 일어나 나간다) 장미 (기가 차서 우습지도 않다... 물 마신다) S#20. 패스트푸드점. 오후 -미경과 덕순, 햄버거 먹는데 유리창으로 선화 오는거 보인다. 미경 온다. 선화 (가까스로 다가온다. 쓰러지듯이 앉자마자 펑펑 운다) -덕순과 미경, 놀라서... 선화 (울며) 덕순아, 너두 내가 미친걸로 보이니? 돌은애루 보여? 미경 너더러 미쳤대? 돌았대? 선화 (눈물 닦으며) 내가 유부남 사랑하는거니, 자기가 김형준 선 생님 부인이라도 돼? 자기랑 나랑 몇살이나 차이 난다구 이 렇게 사람을 깔보고 우습게 알어? (입술을 깨물며 눈물 참는 다) 덕순 각오했던 일이잖아. 그만 해. -선화, 울다가 일어난다... 공중전화로 간다. 미경 야, 뭐해? 선화 (공중전화 건다) 저에요, 선화. 지금 뵙고 싶어요. (눈물 닦으 며) 아뇨 울지 않아요. 네, 네. 꼭 오셔야해요. (끊고 자리로 온다) 니네 먼저 들어 가. 나 선생님 만나야겠어. S#21. 한강, 오후 -선화, 강물 보며 앉아 있으면 형준의 차, 온다. 형준, 파킹하고 내려서 선화에게 다가오다가.. 문득 멈추어 좀 본다... 장미를 만나느라 한껏 성숙한 분위기를 낸 선화의 뒷모습이 형준의 눈에 들어온다. 좀 새로운 기분이다. 언뜻 다가지 못하고 좀 보고 서 있는데... 선화 (돌아본다 일어나 치마를 털고 다가온다... 웃으며) 이제 오 세요? 왜 그러고 계세요? 형준 (깨며) 응... 아니. 오늘 해가 떴나 해서... (딴청하며 웃는다) 선화 에이 거짓말, 내가 너무 이뻐서 보고 있었죠? 형준 (사실이라 얼른 대꾸 안나오는데) 선화 (팔짱 끼며) 전 뒤에두 눈이 있거든요. 형준 뭐야. 선화 (흘기며) 사랑을 해 봤어야 알지, 사랑하면 그렇게 되요. 지난 가을부터 하루 스물네시간을 몽땅 선생님 생각만 했는데 그 럼 이정도 눈치두 없을까? (앉았던 자리에 앉는다) 형준 (곁에 앉으며) 오늘은 또 무슨일이야, 니가 부르면 겁나. 선화 청심환 하나 더 드려요? 형준 스. (입술 물며 화 나는척) 선화 깔깔 그냥 선생님 뵙고 싶어서 전화 드린거에요. 형준 수능 결과 발표가 다음주인가? 선화 선생님도 제가 정말 돌았다고 생각 되세요? 형준 (편안하고 툭툭 던지듯) 누가 너더러 돌았대? 선화 주변에 보면 가끔씩 가르치던 선생님하고 사랑하는 사람 봤 는데... 그럼 그 사람들 다 돌은거에요? 형준 ... (돌멩이 하나 던진다) 평범한 만남은 아니지. 선화 ... 말씀해 주세요. 정말 제가 싫으세요? 제가 이러는거 정 말 너무너무 싫은데 우리 고모두 있구 차마 심한 말 못해서 어쩔수 없이 끌려오시는거에요? 형준 (그저 웃기만) 오늘 누구 만났니? 선화 백장미 선생님이요. 선생님 친구분을 만났는데 전 마치 선생 님 어머니나 선생님 부인이라도 뵌 기분이에요. 솔직하게 말 씀해 주세요. 백장미 선생님께 의논해야 할만큼 제가 부담 스럽고 귀찮으셨어요? 형준 선화야. 선화 (왈칵) 제 이름 부르지 마세요. 사랑한다는 이유 만으로 이 사람 저사람 똥개 부르듯이 선화야 선화야, 정신차려, 너 돌았어. 자존심 상해 죽겠어요. 나두 대학에 가면 좋은 줄 알 아요. (차 오르며) 우리아버지 기막혀 하는 얼굴... 전 더 기 막히다구요. (보며) 말씀해 보세요, 제가 정말 싫으세요? 형준 (본다) 선화 (보다가 뺨에 뽀뽀한다) 형준 야, (얼른 주변 돌아 보는데) 선화 송충이 같애요? 막 소름 돋고 그래요? 형준 (웃는다) 봉선화... 널 어떻하면 좋겠니? 나두 너 싫지 않아. 하지만 이건 너무 비상식적이야. 난 아주 평범한 남자라구. 선화 (치며) 그러길래 도대체 왜 그렇게 일찍 태어난거에요? 지금쯤 군대가 있거나 대학에 다니면 좋찮아요? 바보 등신 처럼 자기 여자가 언제 태어날지도 모르고 아무때나 태어 나서 사람 속을 썩여. 형준 뭐라구?! 선화 몰라요. 정말... 너무 속상해. (외면한다) 형준 (보다가 어깨 안아준다) 니 말대로 우리가 정말 연분이라 면 내가 지금 군대에 있거나 대학에 다녀야지, 하필이면 니 선생으로 만나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하겠어, 그것만 봐두 우린 아니지. 원서나 잘 써서 좋은 학교 가. 선화 (눈이 째지게 째려본다... 발딱 일어나 간다) 형준 선하야 선화야 (따라간다) -선화 씩씩대며 걷고 형준, 쫓아 가는데 선화 갑자기 돌아서는 바람에 형준 휘청거린다. 선화 우리의 문제가 뭔지 아세요, 난 내 마음을 너무 잘 아는거 고, 선생님은 선생님 자신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는거에요. 사 랑하지도 않으면서 백선생님한테 끌려 다니구, 그렇다고 야망 때문에 만나는것도 아니면서, 자기 운명의 여자두 몰라보고, 몰라두 너무 몰라, 바보 온달이 보면 형님 삼겠다고 할거에 요. 안녕히 가세요, 바보온달 형님.(지나가는 택시 잡아타고 간다) 형준 (남겨져서)... 바보온달 형? (앞머리 훅 불어 날린다) S#22. 거리, 밤 -형준, 운전하며 달리고 있다... 차창을 조금 열고 바람을 쏘인다. 문득 뺨을 좀 만진다... 선화가 뽀뽀하던 기억이난다... 선화(E) 송충이 같애요? 막 소름 돋고 그래요? -형준, 피실피실 웃음이 샌다... S#23. 형준의 방, 밤 -장미, 들어온다... 불을 켜고 어질러진 옷가지과 책등을 치운다. 문득 책상위의 화분과 인형을 본다 인형손에 있는 청심환... 갸웃하며 인형을 만지는데 소리가 나온다. 선화(E) 제 손을 펴 보세요. 후후 오늘 놀라셨죠? 가슴 떨리는데는 이 게 최고래요. 드시고 주무세요 물론 제 꿈 꾸시구요 선생님 정말정말 사랑해요. 장미 기막혀. (인형을 쥐어 박는다) S#24. 형준의 집앞, 밤 -형준의 차, 들어온다... 파킹하고 내린다, 코너에 세원진 장미의 차... 형준, 들어간다. S#25. 형준의 방, 밤 형준 (오며) 왔어? 장미 (째려본다) 형준 (가방 놓고 옷 벗으며 짐짓) 왜 그래 또? 장미 아주 신수가 훤하구나. 형준 (참고 웃으며) 질투하는거야? 장미 질투할게 없어서 이런 곰인형이나 질투하니? (집어 던진다) 형준 (또 참고 집으며) 애들이니까 그렇지. 장미 (벌떡 일어나 장을 연다) 너 우리 엄마가 사준 이 옷, 왜 한 번도 안입어? 이건? 이건? (자기가 사준거랑 표도 뜯지 않은 옷 집어 던진다) 형준 (좀 화나서) 그만해. 장미 그까짓 기집애가 사준 인형은 책상머리에 떡하니 올려 놓 고 수시로 본면서 얼마나 즐거웠어? 내가 사준 넥타이까지 형 줬든데. 너... 너, 나한테 이래두 돼니? 이럴수 있어? 형준 그러니까, (하다가 참고) 그만하자. 그래 내가 사과할게. (잡 으며) 앉어. 앉아서 애기해. 장미 (뿌리치고 나간다) -형준, 그냥 서 있다가 옷들을 한번 걷어 찬다. 화를 삭이는데서... (F,O) S#26. 학교 전경, 아침 -겨울답게 아이들 둘둘 말고 등교 하고 있다. S#27. 선화교실, 아침 -아이들 수능결과 받아 들고 앉아있다... 시무룩. 담임 거기 적힌 숫자가 여러분이 12년간 노력한 결과다. -학생들, 한숨 담임 그러길래 잘 하라고 했잖아.여름내 베짱이처럼 놀더니 잘됐 다. 덕순 그래두 열심히 했어요. 담임 자 자 인상들 펴, 내 앞에서만 그러는거 다 알어. 크리스마 스라고 신나게 놀것들이... 미경 (속으로 헤...) 담임 문미경, 넌 외출금지야. 미경 그러는게 어딨어요? 담임 넌 내가 찍었어. 우리집에 와서 며느리 수업이나 받어. 덕순 선생님 아들이 몇살인데요? 담임 왜 유덕순이가 관심있나? 초등학교 6학년이다. 미경 으으, 미쳐 내가. 담임 하하 결과에는 깨끗이 승복하는게 좋다, 너무 맘에 두지 말고 신나게 놀아, 이 귀신같은 담임 선생님이 귀신같이 대학에 다 넣어 줄테니까, 다만 지방이거나 서울에서 너무 멀다고 발악은 하지 마셔. 알았나? 이상. 미경 서울에 있는 대학 아니면 안가요. 담임 글세 넌 우리집으로 오라구. 미경 (흘긴다) 선화 차려, 경례. 학생들 감사합니다. 담임 (인사받고 나간다) 덕순 몇점이나 나왔는데? 미경 걸 니가 왜 물어, (결과표 숨긴다) 덕순 치... (웃고 선화 본다) 괜찮어? 선화 응. 만족해. 미경 그거 나 주라. 넌 대학 안간다며? 선화 나두 주고 싶어. S#28. 학교 주차장, 오후 -선화,주변 살피며 온다. 형준의 차에 메모 하나 꼽아 놓는다. S#29. 선화의 거실, 저녁 민섭 (결과표 보며 기특해서) 허 허허 장모님 보세요. 잘했죠? 윤 그래 아주 장해. 애썼다, 우리 손녀. 진수 이거 스트레스 너무 주네. 현자 (귤 가져오며) 너두 열심히 하면 돼, 엄마가 보기에 머리는 니가 누나보다 더 좋아. 문제는, 진수 (귤 까며 O,L) 산만한데 있다. 집중을 안한다. 현자 알긴은 뚫어지게 잘 알어. 선화 아빠 할머니 엄마, 저 이정도면 딸노릇 손녀 노릇 제대로 한거 에요, 아셨죠? 나중에 다른 소리 하지 마세요. 민섭 그럼. 제대로 했지. 아빠가 뭐 하나 사줄까? 기분 좋은데. 선화 (확 좋다가 참으며) 아냐, 다음에. 윤 이정도면 아무 대학이나 갈수 있나...?(귤까서 사위준다) 민섭 예, 어느 정도는 안심해도 돼죠. 특차 넣을까? 현자 (선화본다) 선화 그건 좀 생각해 보구. 아빠 천천히. 윤 난 왠만하면 법대 갔으면 좋겠다. 니 아빠 소원두 있구... 선화 할머닌 또 그소리, 난 법대 싫어. 민섭 그래요 장모님, 고시는 지가 원해도 어려운 길인데요. 윤 (더 말하지 않고... ) S#30. 학교 주차장, 밤 -형준, 퇴근하려고 다가온다. 메모를 본다. 선화(E) 제 수능 성적이에요. 잘했죠? 선생님 덕분이에요. 선생님 때 문에 더 열심히 했으니까요. 선생님, 크리스마스에 뭐 하세 요? 기상정보에 의하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데 우리 만나 요. -형준, 메모를 다시 접는데 장미가 가로채 간다. 형준, 뺏으려다가 그냥 둔다. 장미 (다 읽고) 갈거야? 형준 몰라. (차키 꼽는다) 장미 우리 대학때 자주 가던 카페 알지? 거기 예약했어, 아이들하 고 다 같이 만나기로 전화걸기도 싫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마침 여기서 보네. (메모 다시 손에 주며) 선택은 니 자유. (자기 차로 가서 시동걸고 출발한다) 형준 ... (차에 오른다) S#31. 황예순김치, 낮 덕순네 (김치팔며) 먹어 보면 되잖아요, 여러 소리 뭐 필요있어?(한 쪽 찢어준다) 손님 (먹어 보고) 음, 맛은 있네. 덕순네 (비닐 꺼내며) 얼마나 드려요? 손님 그런데 젓갈이 좀 많이 들어갔다. 덕순네 (좀 짜증난다) 도대체 얼마나 사길래 그렇게 뜸을 들여요? 맘에 안들면 다른데 가보구요. 우리 거기 아니라두 지금 할 일 많아요. 손님 (좀 째려보며) 손님한테 이래두 돼요? 덕순네 손님이니까 이 정도네, 정말 성질 같아선... (참는다) 손님 두 포기만 주세요. 덕순네 두포기요? (안팔어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꾹 참고 담는다) 손님 속에서 꺼내 줘요. 덕순네 (비닐 주며) 담아가요, 담아가. 과부야, 성격좋은 니가 돈 받 아. (고무장갑 끼며 버무리던거 한다) 내가 김치 팔러 나왔지, 도 닦으러 왔니, 성질나서 못하겠네. 손님 (째려본다) 과부댁 (쪼르르 오며) 두포기요? (얼른 담으며 국물 떠준다) 됐죠? 손님 저 아줌마 왜 저래요? (돈준다) 과부댁 원래 좀 터프해. (눈 찡긋) 안녕히 가세요. -손님, 가고 덕순네 어유 직접 담아 먹어, 그렇게 까다로운 입 가지고 어떻게 남 의 손에 얻어 먹냐, 얻어 먹길 과부댁 아이 아줌마 참어. (친다) 덕순네 아야. 또 메니큐어 발랐구나. (사무실 쪽 보며) 혼날려구. 과부댁 아프긴... 살이 왜 그렇게 물러. (꼬집어 본다) 덕순네 아야, 아프다니까. 나두 속은 여려. 과부댁 깔깔 윤 (오며) 뭐가 그렇게 재밌어? 덕순네 오셨어요. 아직 안 나오셨는데... 편찮으신가봐요. 윤 그래...? 해남 지금두 눈와요? 윤 조금 와.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래. 수고들 해요, 그럼. S#32. 황여사 방, 낮 -황, 일어나 머리 만지고 윤, 들어온다. 윤 아퍼? 황 아냐, 그냥 몸이 좀 찌뿌드해서... 일어나야지. 윤 잘됐군, 몸보신 시켜 줄테니 나가. 황 (본다) 윤 아 선화 시험 잘 봤다고 한턱 내라며. 황 (기운없이 웃고) 법대 간대? 윤 그건 모르겠어, 난 법대 가라고 했는데 지 부모두 뭐 개성 존중인가 뭔가 해서 강요를 안하드라구. 우리땐 개성같은 소 리 어디서 꺼내 봐, 부모가 하라면 하는거지. 황 어쨌든 좋겠네... 부럽구만. 윤 부럽긴... 지 할아버지가 머리가 좋으셨어. 황 치 (흘기며) 또 자랑이다. 윤 (웃고) 자랑은... 아 어여 일어나. 우리두 크리스마스 기분 좀 내자구. 황 여자둘이 기분 내 봤자지. 불암이 오빠나 만나 봤으면 좋겠 네. 윤 또 허튼소리 한다. 근데 왜 이렇게 집이 조용해? 황 에비가 기운이 없으니까. 윤 정현이 때문에? 황 (끄덕)... S#33. 시장 입구, 오후 -은상의 봉고 진눈깨비 속에 와서 파킹된다. 은상, 내리며 눈좀 피하고... 입구에 서서 흩날리는 눈을 본다... S#33-1. 카페, 저녁 (크리스마스 이브) -선화, 창밖으로 눈이 오는걸 본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잔뜩 풍기는 카페... 곱게 포장한 선물을 앞에 놓고 기다리는 모습... 테이블마다 연인들의 모습 다정해 보인다. S#34. 형준의 집 앞, 저녁 -형준, 차에 올라 시동 건다... 어디로 갈까...창밖의 눈을 보며 한숨 쉰다. 선화(E) 선생님, 크리스마스에 뭐 하세요? 우리 만나요. 장미(E) 우리 대학때 자주 가던 카페 알지? 거기 예약했어, 선택은 니 자유. -형준, 망설인다. S#35. 거리, 저녁 -형준의 차, 달리고 있다 S#36. 다른 카페, 저녁 -장미, 기다리고 있다... 초조하게 시계본다. S#37. 카페, 저녁 -선화, 여전히... S#38. 주차장, 저녁 -형준, 파킹하고 심호흡 한다... 마음의 결정을 한 얼굴. 뒷좌석의 꽃다발 들고 내린다...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S#39. 장미가 있는 카페로, 저녁 -형준, 들어 서는데 장미, 안도의 미소... 손 흔든다. 형준 (다가와 앉으며) 왜 혼자야? 장미 (웃기만) 다같이 모이려고 했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다 들 못 온다네. 왜 나 혼자라 서운해? 형준 아니 그런건 아니구... 장미 (꽃 보며) 나 주는거야? 형준 (끄덕) -주문온다. 장미 난 모과차. (본다) 형준 저두 같은거 주세요. -주문 가고, 장미, 흡족한 미소. 형준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 마. 속보여. 장미 그래두 좋은걸 어떻해. 차 마시고 좋은데 가자. 형준 맘대로. 장미 오늘 왜 이렇게 순하니 너? 형준 (웃기만... 자꾸 생각이 흩어진다) 장미 우리 별장에 갈래? 혹시 몰라서 열쇠 가지고 왔는데. -모과차 온다. 형준 (모과차 저으며) 혹시라니? 장미 니가 안온다거나... 그러면, 별장에 가서 죽어 버릴라구. 형준 말두 안돼는 소리. (마신다) 장미 (자꾸 실실 웃음 나온다) S#40. 카페, 밤 -손님들 수없이 바뀌는데 선화, 여전히... 시계보며 좀 절망스럽다. 선화가 마신 빈 칵테일 잔이 놓여있다, 점원 와서 빈잔 치우고 새 칵테일 놓고 간다. 화가 나서 죽 마신다. 창밖을 본다... 눈만 퍼붓는다. (E) 장미의 환호스런 박수소리 S#41. 칵테일바, 밤 -바텐더, 능숙하게 칵테일 만들어 보인다. 장미 와아 너무 잘한다. 형준 (웃으며) 얼마나 연습하면 그렇게 돼요? 바텐더 (따라주며) 가르쳐 주면 하시게요? 장미 네, 해보고 싶어요. 바텐더 (웃기만) 더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다른 손님거 만들고) 장미 안 가르쳐주네. 형준 (웃으며 마시려는데) 장미 건배두 안해? -두사람, 건배한다. 장미 (마시며) 작년엔 너무 쓸쓸했다, 니가 군대에 있어서. 형준 (마시고 잔을 내려 놓는다... 잔을 보며 생각에 빠진다) 장미 너 자꾸 딴생각하면 나 화낸다. 형준 그래, 미안. 장미 왜 선화 기다릴까봐? 형준 (짐짓) 아냐. 집에 갔겠지. (시계보며) 벌써 11신데. S#42. 선화있던 카페, 밤 -눈 그친 창가에 선화만 비춰진다... 손님들 다 빠지고 점원, 선화가 일어나기만 기다리고 있다. 선화, 남은 칵테일 마져 마시고 일어난다... 비틀거린다. 점원, 몹시 안됐다는 눈빛으로 선화 가는 뒷모습 본다. S#43. 거리, 밤 -선화, 혼자 약간 비틀거리며 걷는데 눈물 자꾸난다. 손으로 쓱쓱 문대며 눈물 닦는다. S#44. 형준의 집 앞, 밤 (길에 눈온 흔적있고) -선화, 걸어온다... 형준의 방을 노려본다. 돌멩이 하나 집어 던진다. 와장창 깨지는 형준의 방 창문, 주저앉아 엉엉운다. S#45. 장미의 집 앞, 밤 -택시 다가와 서면 장미 (내리며) 내리지 말구 이거 타고 다시 가. 형준 (차창 내리고) 그래, 잘자. 메리 크리스마스. 장미 너두. -택시 다시 돌아 나가고 장미, 서서 본다... 꽃다발의 냄새를 맡아본다... S#46. 형준의 집 앞, 밤 -택시 와서 서고 형준, 내린다. 선화, 계단에 앉아 있다가 본다. 형준 선화야. 선화 (노려 보다가 다시 돌멩이 들어 대문에 던진다) 형준 이게 무슨 짓이야? 선화 놔요, 내 맘이에요. 형준 (냄새 맡고) 너 술마셨어? 선화 그래요 마셨어요. 나는 술마시지 말란 법있어? 너무 화나서 칵 테일도 마시고 소주도 마셨다. 형준 마셨다? 선화 그래 마셨다. 어쩔래? 창문두 내가 깼어. 대문에 돌두 내가 던 졌구. -안집에 불이 켜지며 나오는 기척 형준 쉿! 아저씨 저에요. 일층 사는 선생입니다. 아저씨 (다시 들어가며) 좀 일찍 다니지... 형준 예 죄송합니다. (열쇠로 대문연다) S#47. 형준의 방, 밤 -형준, 취한 선화를 끌고 들어온다. 방바닥에 깔린 유리조각. 형준, 선화를 구석에 앉히고 기가차서 방과 선화를 번갈아본다. 선화 헤헤 (혀도 말리는 발음) 쌤통이다. 형준 너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선화 (손가락 쫙 편다) 형준 다섯병? 미쳤냐? 선화 (형준 이마 탁탁 치며) 다섯잔. 형준 (조금 안도하며) 뭘? 선화 진토닉. 뒤에 두잔은 진만 스트레이트루! (이불위에 엎어진다) 형준 집에 어떻게 갈거야, 응? 선화 (집소리에 갑자기 오르며) 우리 엄마, 아빠... 나를 철떡같이 믿 으시는 우리 할머니 불쌍해서 어떻해요... 잉잉... 형준 그러길래 누가 이러래? 선화 (본다...) 형준 (좀 찔려서 시선 피하며) 난 약속 안했어, 니가 일방적으로, 선화 (O,L) 선생님 저 정말 잘할수 있어요. 선생님 어머니도 잘 모 시고 (형준가슴 치며) 선생님은 하늘, (자기 가슴치며) 저는 땅. 우리 그렇게 비둘기처럼 살아요. 형준 하늘? 하늘방을 이렇게 만들어 놓냐? 선화 그거야 선생님이 내 속을 썩이니까 그랬지. (이불 끌어다가 덮 으며) 근데 이 방 왜 이렇게 추워요. 형준 니가 유리창을 깼으니까 그렇지. 야 봉선화 너 이러고 자면 어 떻해? 선화 (잠들며) 유리창 깨서 죄송해요... 형준 아 나 참... -형준, 우선 유리부터 비로 쓸다가 추운지 코트로 창문을 가려 보지만 바람이 샌다. 새근새근 자는 선화를 본다. 선화의 얼굴을 만질둣 말 듯... 머리칼을 쓸어 넘겨준다. S#48. 선화의 집 앞, 밤 -현자, 코트 걸치고 서성인다. 민섭, 온다. 현자 여보. 민섭 버스 끊겼어. 안 와. 친구들 연락은 다 해 본거야? 현자 (끄덕) 덕순이 미경이 다 집에 있어, 오늘 올나이트 계획두 없 었대. 윤 (나오며) 아직두 소식이 없냐? 현자 ... 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민섭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친구들하고 놀다 늦는거겠죠. 윤 친구 누구? 전화두 못해? 현자 뭐 중학교 친구든지... 엄마 들어가세요. 민섭 (화가나서 들어가 버린다) -현자, 윤, 안절부절... S#49. 민섭의 방, 밤 -민섭, 담배 피고 있으면 현자, 온다. 민섭 당신 그 김선생이란 사람한테 연락 좀 해 봐. 현자 김선생...? 아냐, 말두 안돼. 민섭 (버럭) 도대체 이 녀석 왜 이러는거야? 현자 조금만 더 기다려 보기로 해, 여보. 민섭 (담배 비벼 끈다) S#49-1. 형준의 방, 새벽 창문에서 바람들어오는 아래 선화 혼자 이불 덮고 자는 옆에 형준 움크리고 잠들었다. 형준,잠결에 추워서 이불끝으로 발이라도 밀어넣는다 조금씩 이불을 끌어 당겨진다 S#50. 미자거실 -현자, 살금살금 나온다. 미자(E) 말두 안돼. 올케 무슨 소릴 하는거야? S#51. 미자 거실, 새벽 미자 (가운 입은채) 아무리 그렇다고 이 새벽에 불쑥 찾아가서 선 화 거기 없으면 어쩌고, 또 있으면 어떻해? 아유 있다니... 말 두 안된다. 형준이 걔 절대 그런애 아냐. 현자 그러니까 형님이 한번 가 주세요. 저두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요즘 애가 하도 이상했던 터라... 그리고 다녀 와서두 연락 없으면 신고 해야죠. (울먹이며) 형님 우리 선화 잘못 된거면 어떻해요? 미자 잘못되긴... (옷 갈아 입으며) 분명히 친구들하고 올나이트 했 어... 우리가 노파심에 이러는거야. 현자 제발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미자 가. (앞장선다) S#52. 형준의 방, 아침 -창문에 걸쳐 뒀던 코트 거의 벗겨져서 펄럭거리는 밑에 추워서 바짝 끌어 안은 형준과 선화, 자고 있다... 유리조각 구석에 쌓여 있는 그대로인 채. (E) 문 열리는 소리나며 황(E) 내가 이럴줄 알았지... 술국 끓여왔다. 어여 일어나 좀 마셔. (들어오며) 어제 술 많이 했지, (하다가) 에그머니 이게 누구 야? (이불 들춰보면 선화다... 입 딱 벌어지는데) 미자(E) 형준아, 형준이 안에 있니? 황 (이불로 두사람 황급히 덥으며) 누 누구세요? 미자 (오며) 어머 계셨네요. (문 여는데) 현자 (선화 신발을 보고) 형님 선화 있어요. 어떻해? (지레 얼굴 파래지며 들어온다) -미자와 현자, 이불을 본다. 황 아 아네요. 아무두 없네요... 구리스마스라 안들어왔... -황, 뒷걸음치며 말 하다가 이불위로 넘어진다. 깔린 두사람의 비명... 두사람을 본 미자와 현자의 비명... 현자, 기절하는데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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