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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에서 온 그대 8

 

(송이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브레이크페달을 탁탁 밟는다]

 

[자동차 가속음]

 

도 매니저도 매니저

 

[신비로운 효과음] [차 경적이 들린다]

 

[송이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송이도 매니저도민준!

 

살려 주세요

 

도민준!

 

[비명]

 

[천둥이 콰르릉 친다] [비명]

 

[신비로운 효과음]

 

[쾅 소리가 난다]

 

[쉭 소리가 난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차가 덜그럭거린다]

 

[바람이 휭 분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하늘이 우르릉거린다]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송이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도 매니저

 

(송이도민준 씨

 

어디 갔어?

 

빨리 좀 나와나 무섭단 말이야

 

[울먹이며제발 부탁이야

 

[울먹이는 숨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휘경아

 

너 왜 이렇게 통화가 안 되고… [송이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슨 일이야?

 

너 어디야?

 

모르겠어모르겠어

 

[울먹이는 숨소리]

 

나 그냥

 

(송이여기 나무도 있고

 

절벽도 있는데

 

[떨리는 신음]

 

나 여기 어딘지 모르겠어

 

휘경아

 

나 진짜 죽을 뻔했어

 

송이야

 

일단 정신 차리고 핸드폰 위치 추적 하는 거 켜 놔

 

[흐느낀다]

 

(휘경내 말 들려?

 

[다가오는 엔진음]

 

송이야

 

(휘경송이야괜찮아?

 

[휘경의 걱정하는 숨소리]

 

[속상한 숨소리]

 

[자동차 시동음]

 

[휘경이 우산을 탁 집어 든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휘경옆집

 

넌 애를 병원에 데려왔으면 잘 지켜야 될 거 아니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어디서 오는 거야?

 

말했잖아

 

경찰서 갔다 온다고

 

(송이정말 경찰서에서 온 거야?

 

혹시 나한테 왔던 건 아니고?

 

무슨 소리야?

 

말해 봐

 

(송이아까 절벽에 왔던 거 아니야?

 

난 분명히 봤단 말이야 도민준 씨를

 

[부드러운 음악]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경찰서 일은 잘 해결됐어

 

(민준친구 있으니까

 

난 그만 가 봐도 되지?

 

(휘경당연하지

 

가 봐

 

그리고 나

 

그냥 친구 아니고 남자 친구야

 

저게 사람이 말을 하는데 저

 

[잔잔한 음악] [못마땅한 신음]

 

무슨 소리야그게?

 

절벽에서 뭘 봤다는 거야?

 

잘못 봤나 봐

 

아휴너무 놀라서 헛거 봤나 보다

 

(휘경그래그럴 수 있어

 

근데 앞으론

 

헛걸 보더라도

 

옆집 저 자식 보지 말고 날 보란 말이야

 

휘경아

 

고마워

 

(송이나 아까 정말 죽는 줄 알았거든

 

너 없었으면 난 어쩔 뻔했니?

 

(휘경나야말로 너 어떻게 됐으면 어쩔 뻔했어들어가자

 

[의미심장한 효과음]

 

[활기찬 음악]

 

[불안한 음악]

 

[얼음이 달그락거린다] [재경이 술을 호로록 마신다]

 

(재경왜 그랬어?

 

실수

 

잘 안 하잖아

 

그게

 

[긴장되는 음악]

 

[차가 스르륵 굴러간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누구야?

 

[신비로운 효과음]

 

(뭐야저게?

 

마스터 실린더를 완전히 빼 놔서

 

(수하저게 저럴 수가 없는데

 

[차 문이 탁 닫힌다]

 

- (처리해 - 

 

[신비로운 효과음] [수하의 신음]

 

(뭐야?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정신 차려 보니 [불안한 음악]

 

(저희 둘 다 그곳에서 한참 떨어진 고속 도로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이없는 웃음]

 

가 보니까 이미 천송이는 현장에서 사라져 있었고요

 

갑자기 나타났다는 놈이 누군데?

 

(모르겠습니다

 

전혀 감이 안 잡힙니다

 

[재경의 한숨]

 

(휘경그러니까 애한테 무슨 약을 주사하셨길래

 

1시간 동안의 기억이 전혀 없냐고요

 

서울에서 가평까지 분명히 납치된 건데

 

그동안의 기억이 하나도 없을 정도면

 

무슨 이상한 약이 주사된 거 아니에요?

 

(의사1) 천송이 씨는 미주 신경성 실신 환자라서

 

생리 식염수 링거만 투여했지

 

그 외 약물은 투여되지 않았다니까요

 

처방을 하지 않았어요

 

누가 와서 주사를 더 주고 갔다잖아요

 

(간호사누가요? [의사1의 한숨]

 

모르겠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송이의사 가운을 입은 것만 봤고

 

얼굴을 못 봤어요

 

(의사1) 일단 어떤 약물이 투여됐는지는

 

혈액 채취해서 임상 병리과에 혈청 분석 맡기겠습니다

 

CCTV 확인하려면 어디로 가야 됩니까?

 

(휘경다른 병원으로 가자니까

 

(송이그냥 사람들 많은 데가 싫어

 

집에 있을래

 

(휘경병원 CCTV가 훼손됐다는 걸로 봐서

 

어떤 미친 자식이 계획적으로 그런 짓을 한 거 같은데

 

걱정 마

 

내가 다 잡아낼 테니까

 

아까도 얘기했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마

 

(송이나 더 이상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거 싫어

 

너무 피곤하고 신물 나

 

?

 

(휘경언제까지 난 널 혼자 들여보내야 되냐?

 

불안하고 안쓰럽고

 

정말 싫다

 

(송이나 들어가 쉴게

 

그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휘경의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송이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송이의 놀라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황당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놀라는 숨소리]

 

(민준문 열어

 

[문 두드리며나야

 

[송이의 다급한 숨소리] [민준이 문을 계속 두드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무슨 일이야?

 

집에 누가 왔다 갔나 봐

 

[떨리는 숨소리]

 

집이 난장판이야

 

[송이의 다급한 신음]

 

?

 

아직 누가 안에 숨어 있으면 어떡해?

 

[송이의 겁먹은 숨소리]

 

어디 다른 데 갈 데 있어?

 

(민준당분간

 

여기 있어

 

내가 힘들 때면 이상하게

 

늘 내 옆에 도민준 씨가 있네

 

[잔잔한 음악]

 

그런데

 

아까 거기엔 없었어?

 

거기가 어딘데?

 

아니야

 

내가 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아

 

(송이왜 그래?

 

다친 거야?

 

경찰서에서 나오다 접촉 사고가 있었어

 

무슨 접촉 사고? - (민준별거 아니야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씻고 잠이나 자

 

(세미웬일이야?

 

 

너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왔어

 

빨리 타

 

(휘경그래서 애를 집에 혼자 놓고 오는데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

 

마음 같아선 보디가드든 뭐든 붙여 놓고 싶은데

 

싫다고 난리 칠 거 뻔하고

 

[한숨]

 

세미 네가 가서 송이랑 하룻밤 자 주면 안 될까?

 

내가 데려다줄게

 

경찰에 신고도 하지 말래서 못 하고 있는데

 

그게 보통 일이냐고지금

 

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우리 송이를 거기까지 끌고 가서는진짜

 

어떤 새끼인지 내 손에 걸리면 진짜 죽여 버릴 거야그거

 

그 얘기 하려고 왔니?

 

넌 안 놀라?

 

송이가 그런 일을 당했다는데?

 

[코웃음]

 

나까지 놀라?

 

(세미걔 그런 일 당하면

 

놀라고 도와줄 사람들 널렸는데

 

송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휘경이 네가 가만있겠니?

 

너 송이랑 싸웠냐?

 

(휘경아휴 우리 송이 요새 뒤숭숭하잖아

 

걔 또 너한테 신경질 부렸어?

 

착한 네가 이해해

 

[한숨]

 

휘경아

 

나 착해야 되니?

 

(세미나 별로 안 착해

 

사실은 나 되게 못됐어

 

근데 그냥 착한 척한 거야

 

[울먹이며그래야 너랑

 

[휘경의 한숨] [잔잔한 음악]

 

(휘경네가 왜 안 착해?

 

[세미의 한숨우리 세미

 

세상에서 제일로 착한데

 

그래서 나 송이한테 못 하는 얘기도

 

너한텐 다 하잖아

 

(어린 휘경유세미 너한테만 얘기할게

 

[헛웃음]

 

(어린 세미?

 

사실은

 

[어린 휘경의 한숨]

 

나 많이 좋아한다

 

[기쁜 숨소리]

 

천송이

 

(어린 휘경나도 내가 이해가 안 돼

 

그 계집애 싸가지도 없고

 

잘난 척이나 하고

 

애들 앞에서 나 개무시하고

 

[어린 휘경의 헛웃음]

 

그래도 어떡하냐?

 

좋아서 죽을 것 같은데

 

일단

 

친구라도 좋으니까 친해지게 좀 도와줘

 

그 계집애 나 사람 취급도 안 하니까

 

네가 좀 도와줘

 

부탁한다

 

너 착하잖아

 

[속상한 숨소리]

 

[쓸쓸한 음악]

 

[코를 훌쩍인다]

 

[한숨]

 

12년 전 그 남자

 

송이 사고에서 구해 줬던

 

그 남자를 봤어

 

(휘경?

 

어디서?

 

네가 그 남자 얼굴을 어떻게 아는데?

 

실은 그 사고

 

나도 봤거든

 

우연히 봤어나도

 

… [한숨]

 

그랬다 쳐

 

그래서 그 남자가 누군데?

 

(휘경자기가 그래?

 

천송이 구해 준 게 자기라고?

 

(세미그 사람이 확실해

 

만약에

 

내가 송이한테

 

이 얘기를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송이 그 사람

 

오래 기다려 왔어

 

[속상한 숨소리]

 

[한숨]

 

그 남자가

 

누군데?

 

[숨을 크게 들이켠다]

 

누군데그 자식이?

 

[옅은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신문이 부스럭거린다]

 

미안

 

뭐가?

 

내가 또 영화 많이 찍어 봐서 알거든

 

나 정도 되는 여자가 옷이 없단 핑계로

 

(송이이렇게 헐렁한 남자 옷 입고

 

집 안에 막 돌아다닌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의미인데?

 

남자로선 설레겠지

 

그렇지만 다른 오해 하진 말아 줘

 

(송이난 진짜 집에 옷 가지러 가기 무서워서

 

그쪽 옷 빌려 입은 거니까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는 거

 

의도가 있든 없든 상관없어

 

그래

 

그렇게 얘기하겠지

 

본인의 입과 마음이 따로 노는 걸 너무 자책하지 말았으면 해

 

(송이다 사람 마음이 다 그런 거 아닐까?

 

아름다운 걸 보면

 

좋고 설레고

 

[흥미로운 음악]

 

이 도자기 어때?

 

아름답지?

 

?

 

도자기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도자기를 보고 설레지는 않지

 

(민준비슷한 예로

 

강아지가 귀엽다고 강아지를 보고 설레지도 않아

 

소나무가 기품 있다고

 

소나무를 보고 설레지도 않고

 

뭔 소리야그게?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천송이 씨는

 

(민준나에게 도자기나 강아지나 소나무랑

 

다를 바가 없는 존재라는 얘기야

 

그러니까

 

내가 그쪽 때문에 셀렐까 봐

 

미안해하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고

 

쓸데없는 걱정할 시간에 잠이나 자

 

[어이없는 신음]

 

알았어

 

도자기나 강아지나 소나무나 다를 바 없는 나는

 

잠이나 자빠져 잘 테니까 이불이나 갖다줘

 

들어가서 자

 

[리드미컬한 음악]

 

침대에서 자라고?

 

오늘만이야

 

[불쌍한 말투로그러니까

 

나 오늘 좀 고생을 하긴 해서

 

(송이잠을 푹 자야 되는데

 

지난번에 얘기했다시피

 

내가 좀 불면증이 있어서

 

책 한 권만 줘 봐

 

잠 좀 자게

 

책을

 

잠자려고 읽어?

 

직방이야

 

(민준아무것도 만지지 마

 

안 만져

 

(송이어유 근데 이 책들은 다 읽은 건가?

 

그렇니까 내 말은

 

읽은 거야읽을 거야?

 

읽은 거야

 

근데 왜 쌓아 두는 거야?

 

허세야?

 

[한숨]

 

(송이아휴 뭐어마무시한 양으로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 야코를 죽이겠다 그건가?

 

나 교수다 그거야? [책을 탁 포갠다]

 

난 제일 이해 안 돼

 

다 읽은 거면 남 주든 중고로 팔든지 하지

 

왜 쌓아 두는 거야?

 

(민준시끄럽고

 

"명심보감"

 

골라

 

[책장을 넘기며뭐야?

 

외계어야?

 

[흥미로운 음악]

 

외계어가 아니라

 

한자잖아

 

(민준지난번에 얘기한 '명심보감'이야

 

[책을 탁 덮는다]

 

장난하시나?

 

내가 자고 싶댔지

 

[책들이 툭 떨어진다]

 

읽어야 자지

 

(송이이거 뭐야?

 

[송이가 책을 뒤적인다]

 

이거 그림 있네

 

나 그림 있는 거 좋아

 

[책장을 넘기며

 

좋아좋아

 

[송이가 책을 뒤적인다]

 

[부드러운 음악] (송이) '에드워드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져서 길고 더러운 언덕을'

 

'구르고 또 굴렀어요'

 

'그리고 마침내 멈추자'

 

'등을 대고 누운 채 밤하늘을 바라보았죠'

 

'그리고 별자리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멈추었죠'

 

'에드워드는 생각했어요'

 

(민준작별 인사를 할 틈도 없이 헤어져야 하는 일을

 

얼마나 더 계속해야 할까?

 

에드워드는 마음 깊은 곳 어딘가가 아팠어요

 

에드워드는 울고 싶었답니다

 

'마음을 열어누군가 올 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민준아니아니야

 

믿지 마믿으면 안 돼

 

[민준이 책을 탁 내려놓는다]

 

(민준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도자기 인형의 마음이

 

[시계가 째깍거린다]

 

[신비로운 효과음]

 

다시 열리기 시작했던 겁니다

 

[싱그러운 음악]

 

(상인개불 사시게?

 

요거

 

요새 제철이라 아주 싱싱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송이어디 갔어?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어유뭐야? [휴대전화 조작음]

 

말없이 사람 혼자 두고무섭게

 

[깨닫는 신음]

 

우산이 어디 있나?

 

[부드러운 음악]

 

(송이여자 구두는 갖다 어디 쓰려고 그래요?

 

내가 가져간 거 아니라니까!

 

아이나 도민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흥미로운 음악]

 

(송이새벽부터 어디를 다녀오시나?

 

(민준그냥 이것저것 사러

 

[코웃음]

 

?

 

(송이요거요거

 

설명이 좀 필요한 상황 같은데?

 

본인이 한 거 아니라고

 

사람 뭘로 보냐고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여자 구두는 갖다 어디 쓰냐고

 

우리 도민준 교수님께서 그러신 거 같은데?

 

내가?

 

네가

 

개불

 

(민준사 왔어

 

[어이없는 신음]

 

아무튼 얌전한 고양이가

 

어디 올라가더라? - (민준부뚜막

 

그렇지부뚜막

 

(송이거기 올라간다

 

[익살스러운 음악그런 속담도 있는 거지

 

아니여자 구두가 끌리면 끌린다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됐잖아

 

내가 이멜다 못지않게 구두가 많은 여자인데

 

몇 켤레 정도는 줄 수 있었다고

 

난 그런 게 아… - (송이아휴

 

괜찮아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 그걸 누가 욕해?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고

 

선호하는 색깔이나 디자인 있으면

 

얘기를 해요

 

내가 선물해 줄 테니까

 

[피식한다]

 

[한숨]

 

[잔잔한 음악]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오토바이 가속음]

 

[민구의 비명]

 

[민구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1) 뭐예요아저씨?

 

갑자기 튀어나오면 어떡해요?

 

나는 괜찮아요얼른 가요

 

[오토바이 시동음]

 

[오토바이 엔진음]

 

(윤재괜찮으세요아저씨?

 

[오토바이 가속음]

 

일어날 수 있으시겠어요?

 

[민구의 힘겨운 신음] [윤재의 걱정하는 신음]

 

[민구의 떨리는 신음]

 

많이 아프세요?

 

, 119 불러 드릴까요?

 

아니괜찮아요학생

 

아니그래도 병원 가 보셔야 할 거 같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

 

고마워요

 

[울먹이는 신음]

 

(윤재아니… [윤재의 걱정하는 숨소리]

 

아휴

 

[입소리를 쯧 낸다]

 

[옷 소매가 쓱 끌린다]

 

(어린 윤재아빠가지 마

 

아빠

 

가지 마

 

[울며윤재랑 같이 살아

 

가지 마

 

[엉엉 운다]

 

[어린 윤재가 계속 엉엉 운다]

 

[입소리를 쪽 낸다]

 

[송이가 오도독 씹는다]

 

[송이의 만족하는 신음]

 

(송이잘 샀네응 아주 맛있는 걸로 잘 샀어

 

[만족하는 신음]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송이의 만류하는 신음]

 

됐어놔둬

 

내가 해내가

 

손도 다친 사람을 부려 먹을 수 있어?

 

[그릇을 달그락거리며내가 신세도 지고 있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안 그래?

 

[송이가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송이의 웃음]

 

[송이의 놀라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한숨]

 

1693년도 전라남도 장흥에 있는

 

이조 백자 도요지에서 직접 받아 온 겁니다

 

당대 최고의 장인한테서요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이 안 되죠

 

(송이아유괜찮아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린다]

 

안 그래도 접시에 이가 빠졌길래

 

[조각을 달그락 담으며왜 저런 구리구리한 걸

 

갖다 버리지 않고 끼고 있나 그랬거든

 

그릇장 보니까 갖다 버릴 접시 엄청 많던데

 

내가 한번 싹 한번

 

시원하게 뒤집어서 그냥 정리해 줄까?

 

하지 마!

 

설거지 내가 할 테니까 비켜

 

(송이아이고

 

내가 한다니까

 

아휴미안해하지 마요

 

괜찮아

 

[청소기 작동음] (송이아이고

 

내가 한다니까

 

나 청소 잘해

 

볼래?

 

[종이 댕 울리는 효과음]

 

[놀라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허균 선생의 친필이 들어간

 

이조 백자

 

[한숨]

 

[청소기 작동음]

 

웁스

 

[혀를 굴리며쏘리

 

(송이아유

 

아이알았어

 

내가 똑같은 거로 사다 줄게

 

아이아니다

 

내가 더 비싼 거로 사다 줄게

 

많아

 

널렸어

 

저 이천 휴게소 같은 데 가면

 

일단 내가 청소부터 좀 하고

 

[청소기가 덜걱거린다]

 

(민준가만있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확 쫓아낸다

 

[흥미로운 음악]

 

(송이) '아이 갓 잇'

 

그러니까 이거 좀 놓지

 

(경찰협박죄에 상해죄까지 더해지기는 했는데

 

사안도 경미하고 순순히 자백까지 해서

 

불구속 수사로 조서만 꾸미고

 

일단 귀가 조치 시켰습니다

 

아휴알고 보니까 이 자식이

 

완전 한유라 스토커였더라고요

 

한유라가 살아 있을 때도

 

접근 금지 명령도 받았던 놈이에요

 

아휴아이그런 놈이 붙었으니

 

천송이도 참 피곤했겠다?

 

근데 이게 무슨 소리예요?

 

(경찰?

 

임종 체험관?

 

한유라가 임종 체험관에 갔었다?

 

그게 그러니까

 

이 자식이 쫓아다니다가 봤다는데

 

(경찰한유라가 한 달 전에

 

어떤 남자하고 임종 체험관에 갔었다는 거예요

 

임종 체험관?

 

입관 체험도 하고

 

(박 형사유서도 써 보고 그런다는 거?

 

근데 한유라가 거기 왜 갔었대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럼 한유라 자필 유서가 그때 쓴 거?

 

그렇다면 진짜 유서가 아닌 거잖아요

 

[경찰의 웃음]

 

(경찰아이그런 또라이 말을 어떻게 믿습

 

 

안 그래도 약간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그 자식이 말한

 

임종 체험관인지 거기에 전화를 해 봤거든요

 

그쪽에서는 한유라 그림자도 본 적이 없답니다

 

[서류를 뒤적인다]

 

(그 남자가 얘기한 날짜로

 

CCTV 확인해 줄 수 있죠?

 

안 그래도 자료를 보내 달라고 했더니

 

한 달 전에 고장이 나서

 

(경찰확인이 불가능하답니다

 

(박 형사그 생각 하신 거죠?

 

만약 한유라가 자살이 아니라면

 

자살이 아니라면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무언가를 얻을 그 누군가가

 

범인일 수 있다

 

임종 체험관에 같이 가자고 하고

 

거기서 쓴 유서를 빼돌릴 수 있는 인간

 

한유라한테 이남자 있었던 거 아닐까요?

 

그 스토커가 그 남자 얼굴까지 자세하게 봤다고 하니까

 

일단 인상착의부터 알아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습니다

 

[박 형사의 한숨]

 

어떤 놈이지?

 

[한숨]

 

[불안한 음악] (영상 속 민준저거 뭐야?

 

(영상 속 송이저거?

 

예전에 익명의 내 팬이 보내 준 곰 인형

 

예쁘지? [영상 속 송이의 웃음]

 

(영상 속 송이뭐 하는 거야 지금! [지지직거린다]

 

() USB 수거도 실패했습니다

 

천송이의 집 안 어디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신비로운 효과음]

 

(송이뭐 하는 거야?

 

이게 뭐야?

 

같은 놈 짓인 거 같아

 

(민준일단

 

다른 데 이런 게 더 있나 내가 살펴볼 테니까

 

나갈 준비부터 해

 

정말 기가 막힌다

 

[신비로운 효과음]

 

[USB를 달칵 뺀다]

 

(문 실장이거 이렇게 기다려야 돼?

 

몇 개야이게하나

 

당겨 달라 그래이것 좀

 

(또 물어볼게요

 

(휘경이 형

 

[문이 달칵 닫힌다]

 

(문 실장아유안녕하세요

 

세미야잠깐만 보자

 

(세미궁금해서 왔니?

 

그 남자 누군지

 

(휘경물론 궁금해

 

근데 그래서 온 건 아니고

 

부탁하러 왔어

 

무슨 부탁?

 

나한테도 송이한테도

 

얘기하지 마

 

그 남자가 누군지

 

부탁할게

 

[잔잔한 음악]

 

[휘경의 한숨]

 

(휘경야 너도 내 맘 알 거 아니야

 

내가 너 불편할까 봐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네 인터뷰 기사

 

봤다

 

되게 오래 짝사랑해 온 남자 있다며

 

섭섭하더라

 

너 어떻게 그런 얘기를 나한테 안 하고는

 

어떤 자식인데?

 

우리 세미

 

그렇게 오래 마음고생시킨 자식이

 

이 오빠가 한번 만나 봐?

 

됐어

 

에이그러지 말고 그냥 딱 고백을 해

 

(휘경나 봐

 

씨도 안 먹힐 것 같은 천송이도

 

계속 고백하니까 좀 흔들리는 거 같더라

 

너도 그냥 두 눈 딱 감고 고백해

 

[한숨]

 

어떻게?

 

(휘경어렵냐?

 

얼굴 보고 하기 힘들 거 같으면 전화를 해

 

해서

 

'이 자식아난 너 좋다'

 

딱 네 말만 하고 끊어 버려

 

솔직히 남자라면

 

너 정도 여자가 좋다고 나오는데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힘내고

 

내 부탁 잊지 말고

 

나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 거라 들어가 봐야 돼

 

간다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이 계속 울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이 답답아

 

왜 나한테 전화를 해?

 

그 자식한테 전화하라고

 

네가 좋아한다는 그 자식한테 전화하라니까

 

[쓸쓸한 음악]

 

[울먹이는 숨소리]

 

[차를 쪼르륵 따른다]

 

[민준이 그릇을 달그락 놓는다]

 

[달그락 소리가 난다]

 

드시죠

 

(미연그래요

 

[미연의 옅은 웃음]

 

내가 지난번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 해 가지고

 

여긴 우리 송이 집이랑 구조가 좀 다르네

 

전세?

 

월세?

 

아니면 부모님이 물려주셨나?

 

무슨 일로

 

(미연우리 송이 매니저라면

 

나하고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되니까

 

즉 그 말은

 

내 마음에도 들어야 매니저를 할 수 있다는 얘기지

 

하버드 나왔다고?

 

나이는?

 

당연히 총각일 것 같은데 여자 친구는 있어요?

 

아버님은 뭐 하시나?

 

제가 대답을 해야 됩니까?

 

[흥미로운 음악]

 

[끔뻑거리는 효과음]

 

합격

 

나불나불하지 않는 게 마음에 드네

 

(미연매니저의 첫 번째 조건은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거거든

 

기자가 뭘 물어봐도

 

쉽게 대답 안 할 것 같은 점이 아주 마음에 들어

 

어머님 [미연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미연이 메모지에 쓱쓱 적는다]

 

[펜을 탁 놓는다] [메모지를 삭 뗀다]

 

(미연이거 내 번호야

 

이따가 이 번호로 그쪽 번호 찍어 보내요

 

내가 필요할 땐 수시로 부를 수도 있어

 

전화 연결은 24시간 됐으면 해

 

아참

 

그리고 우리 송이한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바로 보고하고?

 

수고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종이가 사락거린다] [철수의 헛기침]

 

(여기

 

쫀드기 하나 주세요 레어로 구워 주시고

 

쫀드기보다 문어발이 낫지 않나?

 

씹는 맛이 있잖아

 

오케이

 

문어발로 두 개 주세요

 

(레어 잊지 마시고

 

[코웃음] (철수그렇지

 

[휴대전화 벨 소리]

 

(철수에이

 

에이

 

(아직도야?

 

아직도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너한테 치대?

 

죽겠어아휴진짜

 

아직도 현아가?

 

아유너무 끈덕지게 따라다녀

 

내일은 없다면서아휴

 

[입소리를 쯧 낸다]

 

[철수와 혁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천송이

 

너 괜찮니?

 

(송이

 

이거 반납하러 왔다

 

(홍 사장아니이건 내가 우리 도민준 님한테

 

빌려드린 건데 왜 네가?

 

우리 도민준 님은 무슨

 

내가 빌려 오라고 시킨 거야

 

[한숨 쉬며

 

넌 네가 뭔데 그런 조각 같은 남자한테

 

만화책 셔틀이나 시키고

 

(홍 사장아 나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 도민준 님 장기 연체자로 원망했잖아

 

아이됐고

 

나 좀 뭐물어볼 게 있거든

 

(홍 사장그러니까 네 말은

 

어떤 남자가 차 안에 있다가 1초 만에 네 앞에 있고

 

네 차가 절벽에서 떨어질 뻔했는데

 

그 남자가 몸으로 그 차를 막아 주고?

 

그렇지

 

그리고 1초 만에 사라지고?

 

그렇다니까

 

아휴

 

?

 

(홍 사장꼭 병원 가 봐

 

 

[리드미컬한 음악]

 

(송이선생님

 

저 정말 여기 온 거 아무한테도 말씀하시면 안 돼요

 

비밀이에요

 

[의사2의 옅은 웃음]

 

그 점은 염려 마시고

 

편안하게 말씀하세요

 

처음 이상하다고 느꼈던 일은

 

(송이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리고 또

 

[신비로운 효과음]

 

(송이분명 봤거든요제가

 

1초 전에 차 안에 있었는데 [리드미컬한 음악]

 

1초 뒤엔 저를 구하고 있었어요그 사람이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살짝 웃으며아닙니다

 

계속하세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는데요

 

(송이도민준!

 

[비명] [의미심장한 음악]

 

[천둥이 콰르릉 친다] [신비로운 효과음]

 

(의사2) 갑자기 나타났다고요?

 

번개가 치니까?

 

[어이없어하며

 

[혀를 굴리며뭐 썬더맨도 아니고

 

더 황당한 건

 

[송이의 떨리는 숨소리]

 

(송이차에서 나가 보니까

 

감쪽같이 사라졌더라고요

 

지금 저 미쳤다고 적으시는 거죠?

 

(의사2) [웃으며아닙니다

 

이건 환시 현상인데요

 

단기간에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어큐트 리액션 투 스트레스'

 

즉 급성 스트레스 반응의 일종으로

 

나타나게 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게 뭔데요?

 

(의사2) 급작스러운 충격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자신이 힘들게 쌓아 왔던 모든 것이 무너져서

 

복원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게 되는 거지요

 

[애잔한 음악그런 두려움이 커져서 생긴

 

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초기 증상으로 환청이 오고

 

심해지면 환시가 옵니다

 

헛것을 본다는 거죠그러니까?

 

근데 왜 전 자꾸 특정한 한 사람이 보여요?

 

최근에 자주 만난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본인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는데

 

(의사2) 그 대상이 자꾸 보일 수도 있는 거지요

 

의존하고 싶은 사람이요?

 

(의사2) 

 

그런데

 

스스로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특정한 한 사람에게 너무 의존을 하면

 

천송이 씨와 그 상대 모두를

 

지치게 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어요

 

(의사2) 의존적인 마음을 내려놓도록 해 보세요

 

빵빵한 풍선에서 바람을 뺀다 생각을 하고

 

마음속 갈등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나 취미 생활 등을 통해서

 

서서히 풀어내려고 노력해도 좋고요

 

뭘 봐?

 

내가 뭘?

 

(송이뭘 여기까지 왔어나 혼자 할 수 있는데

 

와 달라며?

 

내가그랬나?

 

나 그렇게 혼자 할 수 있는 일까지

 

남한테 막 의존하고 그런 성격 아닌데

 

(송이그러니까 내 말은

 

그쪽에 막 의존하면서?

 

사람 지치게 하고

 

나 그런 여자 아니니까

 

만에 하나라도 부담은 안 가졌으면 해

 

뭐라는 건지

 

[송이의 당황한 신음]

 

(송이아 나 혼자 할 수 있다니까

 

[못마땅한 신음]

 

[기계 작동음]

 

(정비사누가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를

 

일부러 뺀 것 같아요

 

그래서 브레이크가 안 들었던 거예요

 

대체 누가

 

(정비사그래도 천만다행이에요

 

근데 앞에 바위 같은 게 있었나 봐요?

 

아니요그런 거 없었어요

 

(정비사그럼 이건 왜 깨진 거예요?

 

여기 이 부분도 원래 그랬던 거예요?

 

아뇨안 그랬는데?

 

(정비사어디 부딪쳐서 멈췄겠죠

 

브레이크가 안 드는데 혼자서 저절로 멈추진 못하죠

 

(사장신 기사

 

(정비사

 

[뛰어가는 발걸음]

 

[비명] [천둥이 콰르릉 친다]

 

[신비로운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쉭 소리가 난다]

 

아휴아니야말도 안 돼

 

뭐가?

 

아니야

 

(송이나 휘경이랑 저녁 약속 있어서 가 봐야겠다

 

늦어?

 

늦든지 말든지 신경 안 써 줬으면 좋겠어

 

내가 말했지?

 

나 누구한테 막 의존하고 부담스럽게 해서

 

사람 막 지치게 하고 그런 여자 아니야

 

누가 뭐래?

 

왜 아까부터 그런 소리를 해?

 

아니그냥 그렇다고

 

[박 형사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박 형사유 검사님

 

진짜 뭐이런 일이 다 있냐?

 

아니왜 그러세요?

 

[한숨] [서류 더미를 탁 친다]

 

헬멧 쓴 또라이 스토커 있잖아요

 

[어이없는 신음]

 

죽었어요죽었어

 

[무거운 음악?

 

(박 형사아니길도 미끄러운데

 

오토바이를 타고 올림픽 대로는

 

왜 기어 나가냐고?

 

거기 자동차 전용 도로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박 형사의 한숨]

 

유서가 다른 용도로 쓰여졌다고 증언해 줄

 

유일한 사람인데

 

[서류 더미를 탁 치며아휴

 

[송이의 한숨]

 

(재경송이야 [송이의 놀란 신음]

 

(송이) [웃으며깜짝이야

 

오빠

 

(재경왜 이렇게 놀라?

 

(송이) [한숨 쉬며그러니까

 

요새 계속 이상한 일만 겪어서

 

간이 콩알만 해졌어요

 

휘경이는요?

 

먼저 도착했을 거야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재경휘경이한테 들었어

 

사고가 있었다면서?

 

 

조심해

 

 

정말 세상에 미친 놈들이 많네요

 

(송이저 납치한 놈이

 

아마 저희 집에 곰 인형 보내서

 

감시 카메라 설치한 놈이랑 같은 놈인 거 같아요

 

그 사람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당할 뻔했지진짜

 

그 사람이 누군데?

 

?

 

곰 인형 감시 카메라

 

발견한 그 사람이 누구냐고

 

오빠 어떻게 알았어요?

 

(재경?

 

나 그 사람이 감시 카메라 발견했다고는

 

말 안 했는데?

 

[엘리베이터 도착음]

 

[재경의 어색한 웃음]

 

뻔한 얘기니까

 

가자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송이야

 

혹시 세미가 무슨 얘기 안 해?

 

무슨 얘기?

 

아니다

 

(송이재경 오빠

 

(재경?

 

나는 왜 자꾸

 

유라 언니가 자살이 아닌 거 같단 생각이 들지?

 

(휘경무슨 소리야갑자기?

 

내가 뭘 좀 봤거든

 

(송이유라 언니가 어떤 여자를 만나는

 

동영상 같은 건데

 

너무 이상하더라고

 

[비밀스러운 음악]

 

그 어떤 여자가 유라 언니한테 그랬어

 

그 사람한테서 떨어지라고

 

안 그러면 너도 죽는다고

 

(휘경?

 

그 사람이 누군데?

 

모르지그건

 

그 동영상 어디 있는데?

 

(휘경그거 당장 가지고 경찰서 가자

 

한유라 죽은 게 만약에 타살이라면

 

네 누명은 다 벗겨지는 거잖아

 

(재경섣부른 소리 하지 마

 

이제 좀 잠잠해지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사건을 키우는 꼴이 될 수도 있어

 

그래서

 

그 동영상은 어디 있어?

 

오빠가 좀 볼까?

 

없어졌어요

 

없어져?

 

없어졌어요

 

[포근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또 제가 이겼네요

 

아유그렇네요

 

이제 집에 가실까요?

 

벌써요?

 

(영목벌써라니요?

 

지금 밖에 눈 와서 차도 밀릴 텐데 빨리 가야죠

 

한 판 더 두시죠

 

[장기 알을 집으며집에 가 봐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민준이 장기 알을 달그락거린다]

 

언제는 뭐있으셨나요 기다리는 사람?

 

그렇죠늘 없었죠

 

천송이 씨 집에 와 있다더니

 

자기 집으로 돌아갔어요?

 

아니요

 

 

저녁 약속이 있다나 뭐라나

 

(민준눈도 오고 날도 춥고

 

바로 어제 그런 큰 사건을 겪은 여자가

 

 

자기 발로 자기가 싸돌아다닌다는데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무슨 상관이라고

 

천송이 씨를 좋아한다는

 

그 남자 만나러 갔나 보죠?

 

어떻게

 

[웃음]

 

선생님이 질투하시는 거 같아서요

 

?

 

[어이없는 신음]

 

잘못 짚으셨습니다

 

(영목이제 두 달 남았네요

 

[영목이 장기 알을 달그락거린다]

 

대충 선생님 신변 정리는 다 돼 갑니다만

 

마음 정리는 제가 대신 해 드릴 수도 없고

 

[영목이 장기 알을 달그락거린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부드러운 음악]

 

이제 와?

 

늦을 거 같다더니?

 

그냥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와서 앉아

 

[상자가 부스럭거린다]

 

(민준이게 다 뭐야?

 

(송이보면 모르시나치킨하고 맥주지

 

저녁 먹고 온다더니 못 얻어먹고 온 거야?

 

몰라이상하게 입맛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배가 확 고픈 거야

 

그래서 배달시켰지

 

먹어그럼

 

어허

 

(송이어딜 가시나?

 

혼자 먹으면 무슨 재미로같이 먹자

 

[송이가 캔을 달칵 딴다나 술 안 마셔

 

그런 게 어디 있어안 마셔 버릇해서 그렇지

 

술도 마시면 는다

 

안 마셔 본 거 아니니까 그렇지

 

[남자2의 웃음] (기녀1) 아이진짜

 

[정겨운 연주] (남자3) 이보게들

 

혼돈주라고 들어들 보셨는가?

 

연산군 때 허암 정희량이

 

'혼돈주가'에서 이렇게 말을 했지

 

'혼돈주는'

 

'한 번 마시면 신령과 통하고'

 

'다시 마시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술'이라고

 

[저마다 웃는다]

 

다들 잔들 채우시게

 

[기녀2가 술을 쪼록 따른다]

 

우리 모두 한 잔씩

 

쭉 들이킵시다

 

[저마다 웃는다]

 

[남자2의 음미하는 신음]

 

(남자3) 아니이보게담온

 

자넨 왜 마시질 않는가?

 

나는 말을 가지고 와서

 

(민준최근에 술에 취해 말을 탔다가

 

졸음 승마로 인해

 

낙마하고 사망하는 사고까지 있질 않나?

 

그래서 전하께옵서도

 

졸음 승마를 금하셨다고 들었네

 

[남자3의 웃음] [기녀들의 옅은 웃음]

 

(남자3) 아니 이 사람 걱정도 팔자로구먼

 

아니그럼

 

말을 놓고 가마꾼을 부르면 되질 않겠나?

 

(기녀3) [웃으며그러면 되겠네 [남자3의 웃음]

 

(남자3) 흥을 깨지 마시고

 

한 잔 쭉 들이키시게

 

(남자2) 그러시게 한 잔 쭉 들이키시게

 

(남자4) 기분 나쁘게이 사람이

 

(남자5) 에이마신 우린 뭐가 되는가이 사람아?

 

(기녀들드세요

 

[기녀들의 웃음]

 

(남자3) 

 

[사람들의 탄성과 웃음]

 

(남자2) 잘 마시는군

 

잘만 마시는구먼그래 [괴로운 신음]

 

[남자2의 웃음]

 

[저마다 웃고 떠든다]

 

(기녀1) 왜 이러시오

 

(남자2) 늴리리야

 

(남자3) 술이 없구나술이

 

[저마다 웃고 떠든다]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경쾌한 음악]

 

- (기녀1) ? - (남자2) ?

 

(기녀1) 지금… [남자2의 놀라는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기녀1의 겁먹은 신음]

 

[남자2의 겁먹은 신음]

 

[사람들의 비명]

 

[신비로운 효과음]

 

(남자3) 담온자네 지금

 

뭘 하는 겐가?

 

[신비로운 효과음]

 

[남자3의 겁먹은 신음] [사람들의 비명]

 

[남자3의 겁먹은 신음]

 

[기절하는 신음]

 

[남자2의 비명] (기녀1) 도깨비다 아도깨비다

 

도깨비!

 

(남자2) 도깨비도깨비도깨비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사람들의 다급한 신음]

 

(남자2) 으악도깨비! [사람들의 비명]

 

[사람들의 비명]

 

[저마다 겁먹은 비명을 지른다]

 

(송이진짜 안 마셔?

 

안 마신다고 몇 번을 말해?

 

?

 

도자기랑은 술 안 마셔?

 

(송이강아지랑은 안 마신다 이건가?

 

나무랑은

 

술을 마실 수가 없지

 

[부드러운 음악]

 

벌써 취한 거야?

 

(송이아니전혀

 

내 말 잘 들어 봐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케미라는 게 존재해

 

케미

 

가 뭐의 줄임말 같은 건데

 

아이아무튼

 

화학 작용 뭐이런 거라고

 

근데 나는

 

케미덩어리야

 

모든 남자들이 날 보면 아주 그냥 난리가 가

 

활활 불타오르지

 

여자하고는 케미가 없느냐?

 

아니지

 

모든 여자들이 날 보면

 

아주 그냥 질투로 불타오르지

 

한마디로 난

 

매력덩어리질투덩어리

 

[혀를 굴리며팜 파탈?

 

안 취하고 이러는 거면

 

병원 가 봐야 될 거 같은데?

 

(송이갔지

 

내가 병원에 갔다고

 

내가 기가 막히고

 

화딱지 나는 지점이 이 지점이야

 

나는 당신 때문에 병원에 가서 상담까지 받고

 

당신에 대한 의존증이 강하다는 진단까지 받았는데

 

어떻게 넌 날 보고

 

도자기강아지나무

 

이런 애들을 떠올릴 수가 있어?

 

천송이 인생에 이런 일은 없었어

 

네가 인간이라면 어떻게 날 보고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어?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내가 앞으로 재기를 해야 되는데 말이지

 

이래 가지고 어떻게 대중 앞에서 자신감을 갖고

 

다시 톱의 자리에 오를 수가 있겠어?

 

안 되겠어

 

나한테 15초만 줘 봐

 

(민준무슨 15?

 

내 별명이 '15초의 요정'이야

 

(송이) 15초짜리 광고만으로 사람들을 확 다 사로잡거든

 

그러니까 나한테 15초만 줘 봐

 

15초 뒤에도

 

여전히 내가 도자기강아지나무면

 

내가 인정할게

 

나 무매력이라는 거

 

[어이없는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송이시작 [휴대전화 조작음]

 

[타이머 작동음]

 

[사랑스러운 음악]

 

[밝은 음악]

 

[영목이 장기 알을 달그락거린다]

 

(영목대충 선생님 신변 정리는 다 돼 갑니다만

 

마음 정리는 제가 대신 해 드릴 수도 없고

 

[영목이 장기 알을 달그락거린다]

 

마음이

 

정리가 안 되기는 합니다

 

자꾸 돌아봐져요

 

그리고

 

자꾸 후회가 돼요

 

뭐가요?

 

(민준한 번도

 

남들과 같은 일상을 살아 보지 못한 거요

 

소소한 아침과 저녁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어떤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한 사람을 좋아하는 진심을 표현해 보고

 

그러는 거

 

100년도 못 사는 인간들은 다들 하고 사는

 

그래서 사소하다고 비웃었던

 

그런 것들

 

그 작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모든 것들이

 

이제 와서 하고 싶어져 버렸습니다

 

어떻게 하죠?

 

.별에서 온 그대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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