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또보고 17
S#1 기정집 기풍방
기풍, 거울에 이마 괜찮나
S#2 동. 거실
기정 승미 할머니 방 앞으로
기 정 [할머니]
S#3 할머니방
할 머 (방문을)
기정 승미 들어서는
승 미 [안녕하세요](인사)
할 머 [음..앉아요](웃음 지으며, 무릎 길이 스커트를)
승 미 (타이트 스커트라 힘들게 앉는)
할 머 (...)
승 미 [이거 건강식품이거든요](선물 상자)
할 머 [뭘 이런걸...](좋아서)[어디..]
포장 뜯어서 상자 여는
할 머 [이게 다 뭐야]
약병 하나씩 꺼내며
[로얄제리, 로얄제리 이거 비싼건데..이건 작설차,작설차
좋지..우롱차
(마지막으로)..이건 뭔가..죽염? 이건 먹으면 어떻게 좋은거야?
어떤데
효과 있어?](하며 승미를)
승 미 (약간 당황)[거기..나와있을 텐데..제가 봐드릴게요]
할 머 [응](죽염병 건네 주는)
승 미 (본다..)
할 머 (내심 텃다싶은)
기 정 (...)
승 미 [이게요..(하다가)용법만 적혀있네..설명서가..](상자쪽을)
할 머 [이거?](찾아 주는)
승 미 [예](받아서 보는..)
할 머 [넌 나가봐]
기 정 [..네](일어난다)
승 미 [이게 대나무에다 소금을 구운건데요..]
기정 나가는
승 미 (계속 눈으로 읽으며)[아홉 번 구운거래요..인체에 소금이 부족하면
각종
병에 걸리는데..소화불량이나 위궤양 등에도 좋구..모든 염증,
독기를
제거..노폐물을 체외로 방출하구, 치질 곽란 혈변, 알콜중독으로
빨개진 코]
할 머 (O.L기분)[하여튼 좋은거구만, 알았어]
승 미 (병 놓는)
할 머 [아유 이렇게 여러가질](병들 모아서 챙기며)[몸에 좋은걸루만
응..큰돈
썼겠네]
승 미 (괜찮다는 웃음)
할 머 [부모님들 고향은?]
승 미 [엄만 천안이시구요, 아버진 서울이세요]
할 머 (또 끄덕이듯..)[아가씬 서울서 태어났나 그럼?]
승 미 [네..]
할 머 [우리 며느리두 서울야, 서울토박이]
승 미 (그러냐고)
할 머 [의사 선생이라구?..쉬는 날은 뭐허우?]
승 미 [그냥..책두 보구..밀린 볼일두 보구 그래요..]
할 머 [살림은 좀 할 줄 아나?]
승 미 [..아직..자신없어요]
할 머 (그러냐고 흠흠 웃지만..)
S#4 은주네 마루
금주 주방으로
S#5 동.주방
배 여 [옷 좀 봤어?]
금 주 [응 봤는데..(버섯전 집어먹는) 맘에 드는게 없어 낼(하다) 아니
낼은
일요일이라 사람 많지, 월요일 압구정 백화점 가볼거야]
배 여 [고상하구 세련된걸루 사]
금 주 [엄마 걱정마, 내가 돈이 없어서 그렇지 물건 사는 안목은
수준급이다]
배 여 (그렇다고 웃음)
명 원 (들어서는)[저녁 됐어요?]
배 여 [응, 아버지랑 불러]
S#6 동.자매방
은주 생각에 잠겨 앉아있는..문 열리고
명 원 [누나 저녁..](왜 그렇게 침울히 앉았나싶은)
S#7 동.주방
금 주 [난 이 버섯전이 참 맛있어 엄마]
배 여 [뭐든 맛있으면 됐지..낼두 해줄게]
금 주 [아니 연달아 먹으면 질리구..낼은 샐러드 해 줘]
배 여 [알았어]
은주 말없이 식사만
정 사 [명원이 애들 가르칠만 하냐?]
명 원 [예..]
배 여 [가르칠만 안하면 어쩔거야..(하고) 적당적당히 시간만 때우지말구
열심히 가르쳐, 직장생활 적응못하는 남잔..어느걸 해두 마찬가지야
니
아부지 못보니?]
정 사 [거기 왜 또 나는 끌어다 부쳐]
배 여 [끌어다 부칠만하니까 끌어다 부치지]
정 사 (마누라 미워서...)
명 원 (은주를)[..누나 뭐 안 좋은일 있어?]
은 주 [왜]
금주, 은주를
명 원 [기분이 가라앉아보여]
은 주 [아니..]
배 여 [..또 승미랑 싸웠냐]
은 주 (날카로운 시선으로 엄마를)
배 여 (시선에..)
S#8 동.마루
잘먹었단 표정으로 정사장 나오는, 안방으로
S#9 다시 주방
명원도 일어나 나가고
배 여 (물컵 들며, 은주에게)[기름기 싹가시게 뜨거운물루 해]
마시고 일어나는, 빈그릇들 개수대에 넣는다
금주 은주도 다 먹은, 은주 반찬그릇들 덮는데
금주 자기 수저 퐁당 개수대에 넣고는
금 주 (너무 배부르다고)[은주야 커피물 좀 올려라](엄마 쫓아 나가는)
은 주 (...)
일어나 반찬그릇 냉장고 넣다가 문득 멈추는..뻗치는..놓고 나가는
S#10 동. 마루
금주 욕실 들어가고, 등등히 주방 나오는 은주..곧장 욕실로 가
열어젖힌다
S#11 동. 욕실
치솔질 막 시작하는데 들어선 은주, 팔 나꿔채는
금 주 [왜이래-]
은 주 (다짜고짜 끌어내고)
금 주 (입술에 치약)[야...왜그래, 놔-]
S#12 동.마루
금 주 [엄마- 엄마-](치솔 든채 끌려나오고)
안방에서 급히 나오는
배 여 [왜그래]
명원도 나와보는
은 주 [설겆이 좀 하라구]
금 주 [놔 이것좀 (힘 못당한다)..엄마]
배여사 달려들어 금주 풀어놓는, 금주 잡혔던 팔 아프다고
은 주 [누군 딸이구 누군 식모야? 왜 설겆이는 나만 해야돼-](독하게 흥분)
소리에 다들 뻥하는
은 주 [너-(금주 찌르듯) 당장 들어가서 해-]
배 여 [왜 소린 질러, 저 싫으면 말지 누가 등떠밀어]
명 원 (달래듯 방으로 들어가자고)
은 주 (뿌리치고)[너두 여자 나두 여자야, 니 손은 금으루 됐니, 응?
설거지
하면 큰일나? 니 손은 맛있는거나 먹구 책갈피나 넘기구 커피잔이나
우아하게 드는 손이야?]
배 여 [들어가 들어가, 내가 할테니까 들어가](하며 금주 피하게)
은 주 (금주 붙잡는)[못들어가]
배 여 [왜 그래 정말 (금주 떼는) 하기싫으면 너나 말어 무슨 심뽀야]
(어조 거칠지 않게)
은 주 [엄마..(정면으로 응시) 나 엄마 딸 맞어? 정말 나 낳았어?]
배 여 [..아니 내 딸 아니면](기막힌듯 웃음)
은 주 (소리)[왜 차별해 왜, 일은 꼭 나만 해야되구, 내가 하는게 당연하구
언닌 하면 큰일나구, 설겆이 하면 손에 쥐라두 난대-]
배 여 [무슨 큰일이 나, 니가 해버릇 했으니까 습관이 돼서]
은 주 (O.L)[그러니까 왜 나만 습관이 됐냐구, 시켜봐, 언니두 시켜보란
말야]
배 여 [아유 아유 됐어(얼렁뚱땅 금주 미는) 내가 할거야 내가 할테니까
들어가
(하고) 고만 떠들어, 시끄러 죽겠어]
주방으로
배 여(소리)[그냥 고것 좀 한다구..]
은 주 (금주 독하게 쏘아본다)
금 주 (..살금 피하듯 다시 욕실로)
은 주 (...)
S#13 동.자매방
은주 들어오는..속상하고 맘 괴롭고...CD플레이어 버튼
(M) 'WAYFARING STRANGER'
벽에 기대앉는
표정없는 얼굴에 눈물 한 방울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허스키 보이스의 쓸쓸한 노래-
은 주 (...)
S#14 승미네 거실
원 주 (주방에서 나와)[식사 안하세요?]
송 자 (심란히 신문 놓고)[생각없어요..이따 승미 아빠 오면 같이
먹을게요]
원 주 [네](다시 주방으로)
송 자 [..실수나 안하나 모르겠네](리모콘 들어 TV)
S#15 기정집 식당
갈비찜 도미샐러드 탕평채 전유어 김, 김치 나물 국 등, 반찬
풍성하고
화려하다. 의자 빼서들 앉는
봉 희 [언니가 모처럼 솜씰 발휘하셨네]
할 머 [어서들 앉자]
지 여 (마저 물 따라놓고 앉는)
박 교 [자 편하게 들어요]
승 미 [..밥 좀 덜었으면 좋겠는데]
지 여 [많아요]
승 미 [네 좀]
지여사 일어나는걸
봉 희 [아뇨 언니](자기가 일어난다고)
주방에서 적당한 그릇 갖다준다, 승미 밥 조금 덜어내는
할 머 [병원일 힘들텐데 고거 먹구 힘을 쓰우?]
봉 희 [어려워서 안 먹히죠 엄마]
수저들 드는
할 머 (식사하시며 승미 밥먹는 모양을)
승 미 (밥이건 반찬이건 젓가락질)
할 머 (깨작거린다 싶어 내심 마땅치않은)[...집에 어머니가 뭘
잘해드시우?]
승 미 [저희요..]
할 머 [집집마다 대표적 음식이 있지 왜?]
승 미 [저흰 그냥..아줌마가 해주시는대루 먹어요]
할 머 (...)
봉 희 [갑자기 물어보면 생각이 안나죠 엄마 (하고) 언니 음식이 다 맛있게
됐네요]
박 교 [물김치가 아주 시원하구 좋아요, 도미두 맛나구]
기 풍 [아버지야 뭐 어머니 하신 건 다 맛있죠 뭐, 그쵸]
박 교 (눈총..)
기 풍 [뭐 눈총 주세요 틀린말 한것두 아닌데]
박 교 (...)
승 미 (...)
S#16 동. 거실
봉희 지여사, 차(커피, 녹차)와 과일 쟁반 나르는
찻잔 앞앞이 놓아주고 앉는다 적당히들 마시며
박 교 [아버님은 전에 뭐하셨어요]
승 미 [..직장 생활..조금 하셨어요]
박 교 [음]
봉희, 포크 과일 찍어서 승미 주는
지 여 [..동생하군 몇 살 터울예요?]
승 미 [두 살요(하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지 여 (웃음기)
봉 희 [이태리서 첼로 공부하잖아요, 자매 둘이 다 이쁘구 똑똑하구]
박 교 [아버님 취미는]
승 미 [골프요]
박 교 [음..(하고) 어머닌 왜 아무 말씀 안하세요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시지]
할 머 [나야 뭐..](좋게 웃지만 더이상 질문 필요성 없다고 판단한)
봉 희 (웃음 의미 짐작하고..)
기 풍 [술은 좀 하세요?]
박 교 (별 쓸데없는거 묻는다고)
승 미 (적당히 웃고)[잘 못해요]
기 풍 [요즘은 여자두 술 좀 할 줄 알아야 돼요 그래야 스트레스두 풀구,
고모두 소주 한 병은 입가심으루 하잖아요?]
봉 희 [얘 처녀적 얘기야..](얼버무리듯 웃으며 승미)
기 풍 [또 내숭 나오시네 고모부 필리핀 발령났을때 양주 한 병 까구
업혀 들와놓구선]
봉 희 [참..나 혼자 마셨니, 고모부가 거의 다 마셨지]
박 교 (돌리는)[병원일은 어떻게 적성에 맞아요?]
승 미 [..예](그냥 대답만)
봉 희 [아유 우리만 자꾸 묻지, 승미두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 기정이
어렸을때 얘기 해줄까]
승 미 (웃음)
봉 희 [얘가 어렸을 땐 이렇게 날씬하지 않았다구, 별명이 곰이었어 을마나
우량아였는지]
기 정 (설핏 웃음기)
승 미 [어머 그래요]
봉 희 [응, 중학교 가서 공부 열시히 하드니 점점 날씬해지는거야]
승 미 (기정을..웃음기로)
S#17 기정네 주택가 (밤)
두 사람 걸어나오는
기 정 [..집으루 가실거죠?]
승 미 [네]
기 정 [..많이 불편하셨어요?]
승 미 [아뇨 생각보다 편했어요..동생분은 형하구 정말 안닮았어요]
기 정 (웃음기)
걷는
승 미 [어머님 성격이 과묵하시다구 해야 하나 말씀이 별루
없으신거같애요]
기 정 [예 점잖으시죠..잔소리 별루 안듣구 컸어요]
승 미 (...)
대로변 나서는
S#18 대로(밤)
두 사람 택시승차장으로
기 정 [바래다 드려야 하는데]
승 미 [..아녜요 (웃음짓는) 태어나서 오늘 첨으루 차 밀어봤어요]
기 정 (역시 설핏)
모범택시 온다, 기정 세우고
기 정 [조심해 가세요]
승 미 [네](타는)
기정 도어 닫아주고, 택시 출발
좀 보다 돌아서는 기정, 바지주머니에 손 찌른채 천천히 주택가
골목으로
(위에)
할 머 (소리)[맘에 안든다 난, 끌리는 구석이 없어 도대체]
S#19 기정집 거실
할 머 [밥먹는 걸 하나 봐두 그렇구, 젓가락으루 깨작깨작, 옷입은거 하며
어른들 인사 오면서 차림이 그게 뭐야 그게, 장딴질 허옇게 내놓구]
봉 희 [그만하면 미니두 아니든데 뭘 그러우? 요즘 다 짧게들 입어요
백화점
가봤자 그런 옷들밖에 없는데 일부러 맞춰 입으란 소리유?]
할 머 [아 있는집 딸이래매?..치마 하날 못 해입어?]
봉 희 (...)
지 여 (...)
할 머 [건강식품 사온것두, 사올려면 어디에 어떻게 좋은건가 알구
사와얄거
아냐? 그래야 선물의 의미가 있구 정성이 있구..죽염인지 뭔지, 뭐이
어떻게 좋은거냐구 내가 물었어 그랬드니 대답을 못해, 기정이 너
봤지
그때서야 설명설 찾아요(손 저으며)텃어 텃어,한 가질 보면 열을
안다구(소파에 깊숙이 기대는) 아냐(단정) 내가 척 보면 알어]
식구들..할머니 단호함에
기 정 (담담히..)
봉 희 (가만히 지여사를)
지 여 (특유의 표정 없음으로..시선 내린채)
할 머 (기댔던 상체 다시 곧추)[그 집안 대표적 음식두 없대잖냐]
봉 희 [그런건 엄마, 있을 수두 있구 없을 수두]
할 머 (O.L)[대표적 음식이 없대는건 뿌리가 없는 집안야, 중류집안 조건이
있어 첫째, 사회적으루 알려진 명사두 몇 명은 알아야 하구 둘째,
돈두
한 오년은 아무것두 안 해두 끄덕없이 살 정돈 있어야 하구 셋째가,
그 집안 대표적 음식이 있어야 한대, 돈만 있다구 중류집안이 아냐]
기 풍 [할머니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웃음기)
할 머 [어디서 읽었어]
기 풍 (웃음)[아유 우리 할머니 아는 것두 많지, 아는게 많으니 그렇게
먹구
싶은 게 많지, 그치?]
할 머 (표정)
봉 희 (웃는..)
할 머 [돈만 있는 집이야 보니까]
지 여 [한 번 보구 어떻게 알아요..겪어 봐야지]
할 머 [내 나이 칠십이 넘었다 나인 거저먹은 줄 아니? 내 눈은 못속여, 척
하면 일백오십척 앉아서 삼천리 서서 구만리야, 사람 보는 눈
칼이구]
봉 희 [엄마 산 좋구 물 좋구 경치 좋은데가 어딨수, 한두 가지는]
할 머 (O.L)[그래 글쎄 산 좋구 물 좋구 경치 좋은데 없지, 그걸 내가
몰라?
알아두 너무 잘 알지, 한두 가지 쳐지는거야 당연한데 그 쳐지는게
차라리
돈이면 괜찮다니까..근데 사람 됨됨이가 쳐져선 안되는 거야
그거만큼
중요한게 어딨어]
봉 희 [아유 엄마, 사람이 처지면 의대 들어갔겠수 남자두 들어가기
어려운델?]
할 머 [하 하, 지식이 곧 지혜라든? 공부 잘한 거하구 사람 돼먹은 거 하군
달라, 달라두 한참 다르지 안그러냐 아범아]
박 교 [그거야.. 그렇죠](하며 아내를..)
지 여 [어머님..어쨌든 이번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 아무려면 제가, 아들
평생 좌우되는 문젠데 잘못되게 하겠어요?]
할 머 [그럼 난 잘못되게 할려구 이러니..너한테두 소중한 자식이지만
나한테두 끔찍하다]
지 여 [어쨌든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할 머 [또 고집 나오는구나 또, 황소고집 나와-]
봉 희 [엄마]
할 머 [아유 그래, 내가 무슨 권한이 있냐 이거지, 며느린 자기가 보는데,
한 다리 건너 천리라구 할미가 왜 나서냐 이거지]
박 교 (받아서)[어머니 그런 뜻이 아녜요 이사람 얘기는]
할 머 [아니긴 뭐가 아냐, 내 귀루 들었는데 아냐?]
기 풍 [할머니 열내지 마]
할 머 [열 안나게 생겼다, 이제와서 지자식이라구 나서지 말라구, 내가
느희
둘을 어떻게 키웠는데 내 등에서 다 업어 키웠어, 어 다르구 아
달러,
어쨌든 내가 알아서 할게요?]
봉 희 [엄마..](들어가자고)
할 머 [그럼 부르긴 왜 불렀어, 밖에서 혼자 만나구 결정하지]
지 여 [어머니 억지 말씀 마세요]
할 머 [억지라니]
지 여 [어머님 생각, 어머님 판단만 옳은거 아니잖아요?]
할 머 [그래 말 잘했다 한 번 따져보자 너 시집 온 지 삼십년 넘었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어 그동안 내가 판단하구 결정해서 잘못되는 거
있었냐?
있었으면 어디 얘기해 봐]
지 여 [저두 낼 모레 육십예요]
할 머 [그래서]
지 여 [제 얘기두 좀 들어주시구요 저한테두 생각이 있다는 걸 좀
알아주세요]
기 풍 (겹치듯)[할머니 이겨라 엄마 이겨라](손뼉까지)[자 인제 할머니
받을
차례](어서 하라고)
봉 희 (뭔가 말하려다 웃음 터지고)
기 정 (역시..)
할머니 지여사..
기 풍 [난 불구경 하구 쌈구경이 젤 재밌어]
박 교 [고만 까불어](하고) [다 잘되자구 하는 얘기예요 어머니, 노엽게
생각마세요]
할 머 [여잔 체체하구 싹싹해야 해](지여사 들어보라고)찌렁소거나 싸가지
없으면, 남자 속뒤집혀 못살어 건강식품이면 미리 어디 어디에
좋은건가
알구 사와야지]
봉 희 [엄마 고만 일어납시다]
할 머 (붙잡혀 일어나며 계속)[그때서야 봐 그때서야 물으니까 형식적으루
그저 맘은 하나두 없이 덜렁 사들구 왔어]
한 걸음 떼다 멈추고
[죽염인지 양념인지, 소금 못 먹어 환장한 사람 있어-]
S#20 승미네 거실
E 비디오 폰
송자 벌떡 일어나는, 원주댁 나오다가 다시 주방
송 자 (급히 가서 버튼 눌러주는)
S#21 동.거실
승미 들어서는
송 자 (눈 빛내며)[잘 갔다왔어?]
승 미 [응]
모녀 소파에 앉고
송 자 (어서 말해보라고..)
승 미 [그냥 평범한 중류 집안야]
송 자 [그럼 됐지, 뭐 실수같은거 안 하구?]
승 미 [실수할게 뭐 있어]
송 자 (됐다고)[박검사 엄마 어떻디?]
승 미 [점잖구..인상 좋아보이드라]
송 자 [아버진]
승 미 [응 아버지두, 할머니가 좀 깐깐해뵈는게..](만만치 않다고)
송 자 [그래? (하고) 뭐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시디?]
승 미 [그렇지 뭐, 아버지 전에 뭐하셨냐 취미가 뭐냐 (하고) 엄마
기정씨가
어렸을 땐 그렇게 우량아였대네]
송 자 [그래]
승 미 [안 믿어지지, 공부하면서 빠졌대]
송 자 [허긴 사람이 신경쓰면 살 찔수가 없지, 나두 낼부터 공부나 좀
해볼까]
승 미 [엄마두](웃는)
송 자 [저녁은? 반찬 뭐했디?]
승 미 [응 맛있게 먹었어, 그 엄마 되게 솜씨 좋더라 (하고) 우리집 뭐
잘해먹느냐구 묻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야지]
송 자 [그런것두 물어]
승 미 [응 할머니가]
송 자 [그 엄마 너 좋아하는거 같든?]
승 미 [응..눈길이 따뜻하데..뚝해두 정스럽게 말하구]
송 자 [그래서 박검사 여기까지 바래다주구 갔어?]
승 미 [아유 말두 마 차가 고장나서 갈 때 밀구갔어]
송 자 [뭐?]
하는데 승미, 박교장 일 떠올리며 웃음
송 자 [왜?]
승 미 [엄마 오늘 그 아버지]
송 자 [왜]
승 미 (숨 넘어가는)
S#22 기정집 안방
박 교 [난 한 가지 이해 안되는게요 그 아버지 직장생활 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재산을 모았나 몰라요]
지 여 [이재에 밝은가부죠..물려받은 재산이 있었거나](손에 로션)
박 교 (다가앉는)[..그나저나 당신 오늘 애많이 썼어요 음식 장만하느라구
힘들었죠 내 좀 주물러주리다]
지 여 (어깨 맡기고)
박 교 [..뭘 그렇게 많이 했어요 적당히 하지]
지 여 [그래두 사람 부르는데 어디 그래요]
박 교 [..당신 보기에 정말 괜찮은거 같애요?]
지 여 [특별히 맘에 안들거 없잖아요..어차피 중매야 조건 맞춰서 하는거]
박 교 [..어머니가 저렇게 반대하시니까..좀 찜찜해요]
지 여 [모든 사람 다 맘에 들 수 있어요]
S#23 기정방
기 풍 [형 생각이 젤 중요해]
기 정 [니가 보기엔 어떤데]
기 풍 [글쎄..좀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들어]
기 정 (그러냐고)
기 풍 [이 여잔, 이쁜거 못난거를 떠나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까
목욕탕
앞에서 박치기 했을때 웬만한 여자랑 그랬으면 이 가슴이
찌르르한게..남녀 육체가 접촉할 때 생기는 전율이라구 할까
신선함이라구 할까 그런게 있었을거야 근데 전혀드라구 나무
토막이랑
부딪친거 같애 아..나 턱 나갈뻔했어, 머리가 얼마나 단단한지]
기 정 (설핏 웃음..)
기 풍 [뭐 열쇠 몇 개 갖구 오구 그런데?]
기 정 [말같지두 않은 소리 한다]
기 풍 [허긴 형이 그런데 흔들릴리가 없지 (하고) 근데 내 차루라두 바래다
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밤길에 혼자 보낸게 좀 그러네]
기 정 [아직 확실한 사이두 아냐..]
기 풍 [형, 형 차에 여자 몇 명이나 태워봤어?]
기 정 (웃는)
기 풍 [한 다섯 손가락두 안되지]
기 정 [왜 안되냐 할머니 엄마 고모, 우리 사무실 아가씨]
기 풍 [아이 그런거 말구]
기 정 [차가 안 좋아서 여자들 탈려구두 안한다]
기 풍 [내 차하구 바꿀까? 바꿔줘?]
기 정 [됐다]
S#24 은주네 자매방
은주 눈뜨는..또깍또깍 컴퓨터 찍는 금주
은 주 [..야 불끄구 자자]
금 주 (안 돌아보며)[너 낼 오후 근무잖아]
은 주 [니 생각만 하지마..하루종일 일하구 들온 사람 피곤해]
금 주 (맥빠지며..돌아보는)
은 주 (다시 눈감고)
금 주 (자료 저장하고 컴 끄는)
심란히 내려와 은주 요옆에 눕는..말끄러미 은주 감은 얼굴을
금 주 [..무슨 일인데 그렇게 기분이 영 아니니?]
은 주 (반응없고)
금 주 [응..나한테만 얘기해 봐]
은 주 (눈뜨는..심상치않은 분위기로 금주를)
금 주 (...)
은 주 [..사실은](심각)
금 주 [응](바짝)
은 주 (말 안나오는듯)
금 주 [말 해..]
은 주 [엄마한테 말하면 안돼]
금 주 [알았어, 안할게..]
은 주 [우리 입원환자중에]
금 주 [응]
은 주 (자기도 일어나 앉는)[사람 얼굴만 보구 그 사람 지금 수중에 돈
얼마
가지구 있는거까지 알아맞추는 사람이 있거든]
금 주 [응]
은 주 [되게 용해]
금 주 [점장이야?]
은 주 [몰라 얼마전에 신이 내렸대나봐 옆에 환자 보구 한 삼일 있으면
집에
초상나겠구만 했는데 글쎄 시아버지가 딱 삼일만에 돌아가는거야]
금 주 (놀람..무섭다고)
은 주 [근데 글쎄 그 환자가 오늘 날 보더니]
금 주 [응..](겁에질리듯)
은 주 [간호사 선생 언니 하나 있지]
금 주 (더욱 기겁하듯)
은 주 [네 그랬어]
금 주 [뭐래..](사색)
은 주 (근심으로 금주를)[..언니 속으루 병이 심각하게 들었구만]
금 주 [..내가?](거의 울상)[어머 나 어떡해]
은 주 [그래서 내가 놀래가지구 무슨 병인데요 그랬더니..]
금 주 (...)
은 주 (차마..)
금 주 (금방 눈물 흘릴듯)[캔..서래?]
은 주 [캔서가 아니구..맘 단단히 먹어]
금 주 (가슴짚는..)
은 주 (심각)[공주병 말기야]
금 주 (...)
은주 깔깔 웃음..
금 주 (놀랬다가 암팡지게 은주 갈기는)[기집애 하여튼]
은 주 (웃음)[사실이잖아]
금 주 (몇 대 더..미운 웃음기)
S#25 동.마루
배여사 안방 나오는데
E 은주 웃음소리
배 여 (뭐가 저렇게 좋을까..설핏 웃고 욕실 들어가는)
S#26 은주네 마당(새벽)
현관문 따지는 소리, 이어 목욕바구니 들고 은주 나오는
S#27 대중목욕탕
<비젼1- 송 자 [우리 승민 오늘 인사가, 남자집에]
비젼2-
배 여 [선이나 보구 그러면 웃기지나 않지, 겨우 사진들 교환해놓구
자랑야,
벌써 사위 삼았어, 영감님 영감님 해가면서 무슨 얼어죽을 영감야,
역겨워서 정말] >
탕에 은주 혼자 들어가 있다...물방울 소리 하나 없는 조용함
머리랑 촉촉히 젖어 넘겨진 맑은 얼굴에 깊은 생각 느껴진다
S#28 기정집 앞(아침)
기정차 본넷트 닫는 기풍
S#29 동. 이층
기풍 올라오는데 기정 방에서 나오는
기 풍 [형 공장 연락해서 끌어가라구 했어]
기 정 [안돼?]
기 풍 [응]
S#30 은주네 마루
명 원 (전화받는)[여보세요?..예 안녕하세요..계세요,
잠시만요](하고)[엄마-]
마침 배여사 나오는(부동산 외출 차림)
명 원 [방배동 아줌마요]
배 여 [응(얼른 와서 받는) 송자니?..그래..어, 그랬어?..응(들으며 벽
달력을)
모레?..응..응, 알거야 아마..그래 애써줘서 고맙다...들어가아]
S#31 동.자매방
배 여 [금주야](눈 빛나서 들어오는)
금 주 (아직 이부자리..부시시 일어나 앉는)
배 여 [송자 아줌마한테 전화 왔는데 그쪽에서 수요일 만나자구 연락
왔댄다]
금 주 [몇 시?]
배 여 [저녁 여섯신데, 역삼동 폐페라구 알어? 뭐 유명한 데라구]
금 주 [응 알어 (하고) 우리끼리 보는거지]
배 여 [그럼]
금 주 (끄덕)
배 여 [낼은 부지런히 옷 마춤한거 장만하구 맛사지두 좀 하구 그래..응?]
금 주 (알았다고)
배 여 [남자가 일본 출장갔다 어제 왔대, 송자가 아주 너 해줄려구
적극적으루
나선다]
S#32 부동산
배여사 들어서는
배 여 [손님 좀 없어?]
박 아 [없어..전화만 몇 통]
배 여 (기분 괜찮아서 앉는)
박 아 [금주 생일이 언제야?]
배 여 [왜?]
박 아 [아니 누가 묻드라구 우리 뒷집 사는 인데, 친구 아들 얘기하길래
내가
금줄 댔지]
배 여 [뭐하는 집인데?](반응 심상)
박 아 [응 부모가 유치원 경영하구 아들은 올해 스물아홉인데 중앙부처
칠급
공무원]
배 여 (피..)[칠급?]
박 아 [칠급이면 괜찮잖아, 대학두 좋은데 나왔구]
배 여 (뜨악..)
박 아 [왜 눈에 안 차?]
배 여 [오급이면 모를까..]
박 아 [아이구 오급이면 행시출신이지, 칠급만 해두 하늘에 별이다,
공무원들
요즘 못돼서 좀 난리야]
배 여 (느긋이 신문 집는)[우리 금주 선 볼 사람 있어]
박 아 [그래? 어떤 사람]
배 여 [미리부터 떠들건 없구..차차 얘기할게]
문 열리고 중년 남 들오는
배,박 [어서 오세요]
남 자 (의외 여자들이라..)
배 여 [앉으세요]
남 자 [예..(앉는) 여자분들이 이런걸 하시네]
박 아 (웃음)[아유 요즘 여자들 중장비들두 하는데 이런거야 아무것도
아니죠
(하고) 뭐 집 보시게? 방 보시게?]
S#33 병원 뜰
은주 오후 출근
S#34 동. 스테이션
은주(가운차림) 복도에서 오면, 승미 앉아서 스립 적고있다
은 주 (비스듬 뒷모습을..)
승 미 (적는..)
은 주 (...)
승 미 (..느낌으로 문득..은주쪽을)
은 주 (...)
승 미 [왜요?]
은 주 [..아녜요](앉는)
승미...개운치않은 기분으로 다시 적는거 계속
은 주 (...)
S#35 기정집 거실
지여사 빨래 개키는, 욕실에서 할머니 나오시며 보는
지 여 (...눈길 안마주치며)
할 머 (마땅치않은 심사로 방 들어가시는..)
지 여 (빨래..)
S#36 동. 이층
아들들 빨래 챙겨서 지여사 올라오는
S#37 동. 기정방
기정 돌아보면, 지여사 들어오는..서랍장으로
지 여 [기풍이 어디 간거니?]
기 정 [그냥 집에 있으니까 심심하다구요]
다 넣고, 지여사 앉는
지 여 [승미 잘 들어갔대니?]
기 정 [..못해봤어요](약간 면목)
지 여 (...)[이따가라두 해 봐..밤길에 갔는데]
기 정 [..네]
지 여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거지만..우선 보기엔 괜찮더구나 고모말대루
인물이며 됨됨이며 크게 흠잡을데 없다 싶어]
기 정 (...)
지 여 [더 골라봐야 그만한 아가씨 힘들거같구..진지하게 만나보렴]
기 정 (...)
S#38 동. 거실
이층에서 내려온 지여사 안방으로
잠시후, 할머니 나오시는..안방 기척 살피며 이층으로
S#39 동. 기정방
책상에서 기정 일어나는데, 할머니 들오시는
할 머 [..공부해?]
기 정 [아뇨](의자 놓아드린다)
할머니 기정 앉는
할 머 [낮잠이라두 한숨 붙이지 그래 피곤할텐데]
기 정 [이렇게 있는게 쉬는거죠..]
할 머 [..어제 할미가 흥분했지?]
기 정 (웃음기)
할 머 [도가 부족해서 그래, 그냥 내맘하구 다른 얘기만 나오면 삭히질
못하구
목소리부터 커져 그럼 안되는데, 원래 목소리 큰사람이 지는거야
그치?]
기 정 [의견을 말씀하신건데요 뭐]
할 머 [그래 할미 의견은 어제 말 그대루야, 결혼은 인륜지대사 아니냐,
여자두
마찬가지지만 남자두 배우자 잘만나는게 무엇보다 중요해 특히 검산
더하구, 스트레스가 좀 많어? 남자 맘편하게 해주구..지혜롭게 가정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여자래야 돼]
기 정 (...)
할 머 [무조건 승미가 텃단 얘긴 아니구..이 할미 본 봐루 그런면에서
부족하다
싶어..니가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해]
S#40 동.거실
지여사 안방에서 나와 주방 향하는데..할머니 이층에 내려오시는
지 여 (...)
할 머 (...)
편치않은 눈길들 부딪고 엇갈리는
S#41 병원 어느 방
은주 들오는..맘 정하고 수화기 드는
S#42 지검 검사실
이 계 [검사님 멀리 나가셨어요]
김 계 [아냐 부장님 방에]
E 전화벨
이 계 [네 서울지검 502호 검사실입니다](듣고) [잠깐 나가셨거든요
어디시죠]
기정 들어오는
이 계 [아 들오시네요 잠깐만요](하고, 자리 앉는 기정에게)[검사님
아주병원
정은주 씨랍니다]
기 정 (...)
이 계 [삼번요]
내실에서 마른 걸레 들고 미스조 나오는
기 정 (번호 누르고 받는)[여보세요]
S#43 병원 /검사실
은 주 (휠)[정은주예요..]
기 정 (검사실)[아 예..(미안함) 전화한다구 하구 약속 못지켰죠]
은 주 (병원..)
기 정 (검사실)[여보세요?]
은 주 (병원)[..뵙구싶어요]
기 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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