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 3
[보안 직원] 네 지금 입구로 가고 있습니다!
[안내 음성] 고객 여러분들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조금 전 울린 화재경보는
실제 화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쇼핑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놀란 숨소리]
능력이 돌아온 건가?
[귀주의 놀란 숨소리]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귀주] 손을
잡았어?
내가 과거의 사람한테 닿는다?
[혼란스러운 숨소리]
[귀주의 거친 숨소리]
[쓸쓸한 음악]
[귀주] 세연에게 닿을 수 있을까?
왜 안 되지?
분명히 됐었는데
다시
[거친 숨소리]
[귀주] 심호흡하고
- [심호흡] - [신비로운 음악]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집중
햇빛
[귀주] 바람
바다
- [계속되는 신비로운 음악] - [갈매기 울음]
[철썩이는 소리]
[귀주가 웃으며] 됐다, 됐어
- [행인들의 걱정하는 말소리] - [다해] 저기요
도다해?
[놀란 숨소리]
[귀주] 그 시간이 행복하기라도 했다는 건가?
[거친 숨소리]
다른 시간으로 돌아가 보자
도다해 말고 다른 시간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이나, 이나를 생각해
- [몽환적인 음악] - [다급한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그렇지
[다해] 이나야, 잠깐만
손
축하해
[귀주] 도다해를 보고 웃은 거야?
내가 저랬다고?
내가 정말 웃었다고?
[놀란 숨소리]
아니, 이게 뭐야?
[귀주의 거친 숨소리]
이건, 이건 뭔가 잘못됐어
왜…
왜 도다해가 있는 시간으로만
[몽환적인 음악]
[귀주] 도다해 도대체 정체가 뭐야?
[매니저] 도다해 씨요?
예
[매니저] 지금 일하는 중이라
무슨 일이신지…
확인할 게 좀 있어서요
-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 [드르륵 끄는 소리]
[다해] 귀주 씨
얘기 좀 합시다
[다해] 지금요? 지금 제가 일을…
[다해의 힘겨운 소리]
- [아파하는 숨소리] - [귀주] 당신 뭐야?
네?
어째서 당신만 알록달록하지?
네?
[귀주] 다른 건 죄다 잿빛인데 당신한테만 선명하게 색이 있어
게다가 눈만 뜨면 당신이 있어
왜 당신이지?
왜 당신한테만 손이 닿고
왜 당신한테만 내가 가 있는 거냐고
[다해] 이거
고백이에요?
- 아니, 근데 무슨 고백이 이래요? - [흥미로운 음악]
[답답한 숨소리]
[귀주] 고백은 그쪽이 해야겠지
암만 생각해도 의심스러워
그냥 솔직하게 털어놔요
뭐, 뭘요?
당신한테도 우리 같은 능력이 있는 건가?
[귀주] 최면술? 내 머릿속에 대체 뭘 심은 건데!
혹시 우리 어머니도 이런 식으로 홀렸나?
어머, 귀주 씨
[귀주] 말해요, 어떻게 한 건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진짜
내가 뭘…
[귀주 모] 내가 말해 줄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귀주 모] 도다해 씨가 니 머릿속에 심은 거
그거 사랑이란다
- [흥미로운 음악] - [어이없는 숨소리] 사랑은 무슨
[귀주 모] 일단 집으로 들어와요
오늘부로 스파 일도 정리하고
여사님
[귀주 모] 가까이 두고 보자 이나 가정 교사로
예?
숙제, 준비물 같은 것도 살펴봐 주게 하고
[귀주 모] 밥이라도 좀 챙겨 먹이게
애 맨날 아침도 거르고
밤늦게 컵라면이나 먹게 둘 거야?
[귀주 모] 우리 귀주가
지금은 마음의 감기에 걸려서 진면목이 잘 안 보이는데
우선 한번 살아 보면서
찬찬히 들여다봐 주면 어떨까?
[난감한 숨소리]
[귀주] 도다해한테 왜 그렇게 집착하세요?
[귀주 모] 우리 가족이 잃어버린 걸
되찾아 줄 사람이야
너한테도 변화가 일어날 텐데
뭐 시작된 거라도 없어?
없어요
조짐이라도 없어?
없다고요
[다해] 귀주 씨가 좀 혼란스러워하는 거 같던데
내 말대로 해요
[귀주 모] 그 녀석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상태가 아니야
[귀주 모] 일요일 1시 둘이 만났던 쇼핑몰 앞 분수대
아, 내가 그 여자를 왜 만나요?
궁금하지도 않니?
[귀주 모] 꿈에 왜 도다해가 우리 집안 반지를 끼고 있었는지
[귀주] 도다해 때문에 능력이 돌아온 건 분명한데
가까이 두고 지켜봐야 될까?
아니야, 글쎄
능력을 되찾으면 뭐가 달라지는데?
- [신비로운 음악] - 내가 돌아가고 싶은 시간은
행복한 시간이 아니야
내가 돌아가고 싶은 시간은
돌아가서 바꾸고 싶은 시간은…
[귀주] 진짜?
- 어, 어, 어 - [밝은 음악]
[들뜬 목소리로] 그래그래 알겠어, 어, 어
[통화 종료음]
저
[귀주의 들뜬 숨소리]
- 아빠 된대요 - [소방관1] 뭐?
- [소방관2] 진짜? - [저마다 축하하는 말소리]
- [소방관들의 탄성] - [귀주의 웃음]
[소방관3] 야, 축하한다, 어?
[소방관2] 진짜 축하한다, 정말
[왁자지껄한 소리]
아, 진짜
[반장] 야, 막내
내가 근무 바꿔 줄 테니까 빨리 가
[소방관1] 와, 반장님, 최고!
[소방관들의 환호]
[귀주] 아, 근데 근무 교대하고 쉬러 들어가시는 길 아닙니까?
[반장] 너도 이제 애 키워 봐 집에 간다고 쉬는 건가
가, 빨리
[소방관1] 아유 고생 시작이다, 아유
[귀주의 장난스러운 소리]
[쪽 뽀뽀 소리]
[귀주] 형, 제가 꼭 밥 살게요
밥은, 씨
- 술 - [귀주] 술? [쪽 뽀뽀 소리]
[귀주의 웃음]
- 형, 사랑해 - [반장] 전화해
- [소방관1] 소고기, 소고기! - [저마다 배웅한다]
[반장] 아이고, 참
자, 우리 정리하고 대기들 타자
- [소방관1] 예, 알겠습니다! - [저마다 대답한다]
[세연] 또 하나 생겼네
- [귀주의 어르는 입소리] - 복귀주가 돌아올 행복한 시간
[귀주] 돌아오겠지
사춘기 때 방문 꽝 닫고 들어가도 올 거고
딴 놈이랑 논다고 나 따돌리면 그때도 올 거고
[세연의 웃음]
수도 없이 오겠네
[옹알이]
- [귀주의 어르는 말소리] - [세연] 이나야
[귀주] 막 웃어
- [세연] 진짜? - [귀주] 어, 봐 봐
- 자, 봐 봐 [웃음] - [세연의 웃음]
- [어두운 음악] - [여기저기 비명 소리]
[소방관] 구조대 너희는 빨리 올라가고!
진압대, 넌 올라가서 발화점부터 찾아!
현재 선재여고 다수 요구조자 발생
요구조자 많아, 빨리 움직여!
[소방관] 구조대, 구급대 지금 투입 바랍니다
현재 선재여고 다수 요구조자 발생
구조대, 구급대 지금 투입 바람
구조대, 구급대 지금 투입 바람!
[귀주] 내가 부모가 되던 날
수십 명의 부모가 아이를 잃었다
[애잔한 음악]
그리고
[소방관] 일동 경례!
출발!
[반장 아내의 울음]
[반장 아내가 울며] 건우 아빠 건우 아빠, 가지 마, 건우 아빠
우린 어떻게 하라고 우리만 남기고 어딜 가!
우리 건우 크는 모습
끝까지 지켜보자고 했잖아!
[반장 아내가 오열한다]
안 돼
[연신 오열하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 [거친 숨소리] - [이나의 옹알이]
- [신비로운 음악] - [세연] 또 하나 생겼네
복귀주가 돌아올 행복한 시간
[과거 귀주] 돌아오겠지
사춘기 때 방문 꽝 닫고 들어가도 올 거고
딴 놈이랑 논다고 나 따돌리면 그때도 올 거고
- [이나의 옹알이] - [과거 귀주의 어르는 말소리]
[세연의 웃음]
[세연] 수도 없이 오겠네
[과거 귀주] 몇 번이고 돌아올 거야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니가 나한테 온 시간은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
내 생애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야
[귀주] 왜 이 문만 색이 있는 거지?
[과거 귀주의 말소리]
[과거 귀주] 응, 아빠 왔지
- 응? - [세연의 웃음]
[잔잔한 음악]
[귀주] 닿는다
잡힌다
[과거 귀주] 이나야, 아빠인데
아빠 봐 봐
[세연, 과거 귀주의 웃음]
- [세연] 이나야 - [과거 귀주] 막 웃는다
- [세연] 진짜? - [과거 귀주] 어
- 웃었어, 웃었어 - [세연] 이나야
아빠한테 있으니까 좋아?
[사람들의 두런거리는 소리]
[신비로운 음악]
[긴박한 음악]
[사이렌 소리]
[소방관1] 에어 매트 출발하세요
[소란스러운 현장 소리]
[학생들의 콜록대는 소리]
[소방관들의 분주한 말소리]
[힘겨운 소리]
정 반장님?
- [소방관2] 준비됐습니다 - [귀주] 정 반장님!
- [반장] 5층은 요구조자 끝 - [소방관3] 하나, 둘, 셋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셨어
[반장의 지친 숨소리]
[학생] 아저씨 5층 창고에도 사람 있어요
안 돼
[반장이 콜록대며] 5층 창고?
[학생이 절박하게] 제발요
들어가면 안 돼
- 형! - [강조되는 효과음]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긴박한 음악]
[반장] 빨리 나와요!
- [쿵] - [학생들의 비명]
[어두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소방관1] 장비 챙겨서 빨리 와!
[소방관4] 빨리 상태 파악해 봐!
[소방관5] 시야 확보 어렵습니다!
[소방관6] 빨리 유압 장비 좀 가져와!
[소방관5] 아, 여기, 여기!
[소방관7] 중앙 붕괴 가능성 있습니다!
[소방관1] 빨리 사상자부터 확인해!
동료들은 무사한지 무전 때려 봐!
같이 올려, 하나…
[폭발음]
[학생들의 비명]
- [소방관들의 분주한 말소리] - [떨리는 숨소리]
[귀주] 그 시간은 달라 내가 문을 열었다니까
[세연] 문 여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한숨]
[귀주] 아니 아직 못 찾은 건지도 모르지
그 문 말고
또 내가 열 수 있는 문이 있을 거야
- [무거운 음악] - 우리 딸 태어난 시간
그 시간에서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
[신비로운 효과음]
- [세연의 웃음] - [과거 귀주가 웃으며] 이야
[긴박한 음악]
[사이렌 소리]
[시끌시끌한 현장 소리]
[반장] 빨리 나와요!
- [쿵] - [학생들의 비명]
[신비로운 효과음]
[시끌시끌한 현장 소리]
[반장] 빨리 나와요!
[학생들의 비명]
[계속되는 긴박한 음악]
[콜록댄다]
[반장] 빨리 나와요!
- [쿵 무너지는 소리] - [학생들의 비명]
[소방관] 장비 챙겨서 빨리 와!
[멀리 사이렌 소리]
- [폭발음] - [학생들의 비명]
[신비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시끌시끌한 현장 소리]
[요란한 화재경보음]
[귀주]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딘가에 손이 닿진 않을까?
[강조되는 효과음]
"메탄올"
[폭발음]
[신비로운 효과음]
[멀리 화재경보음]
[쉭 바람 넣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멀리 화재경보음]
[힘겨운 숨소리]
[폭발음]
- [무거운 음악] - [거친 숨소리]
[귀주]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두런거리는 소리]
[출동 벨 소리]
[안내 방송] 화재 사고 발생 화재 사고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지휘 차, 펌프 차 구급 2소대, 구조대 출동
화재 사고 발생, 화재 사고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지휘 차, 펌프 차 구급 2소대, 구조대 출동
화재 사고 발생, 화재 사고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동남시장 화재 발생
지휘 차, 펌프 차 구급 2소대, 구조대 출동
[소방관1] 야, 막내는?
[소방관2] 어? 여, 여기 있었는데
[소방관1] 이 새끼 또 어디로 사라졌어?
일단 출발할까요?
- 야, 출발해 - [소방관3] 예
[소방차 시동음]
[세연] 또 하나 생겼네
복귀주가 돌아올 행복한 시간
[과거 귀주] 돌아오겠지
사춘기 때 방문 꽝 닫고 들어가도 올 거고
딴 놈이랑 논다고 나 따돌리면 그때도 올 거고
[애잔한 음악]
- [이나의 옹알이] - [과거 귀주의 어르는 말소리]
- [세연의 웃음] - [한숨]
[귀주] 또 와 버렸어
[소방관] 정신 안 차려!
니 멋대로 무단이탈 해 버리면
다른 팀원들까지 위험해지는 거 몰라?
죄송합니다
[소방관] 귀주야
정 반장 일로 힘든 건 알겠는데 이제 그만 내려놔
[허탈한 숨소리]
그 시간이
절 안 놔줘요
뭐?
[귀주]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잠깐 눈만 감았다 뜨면 그 시간에 가 있어요
[울먹이며] 눈앞에 아이들이 있고
정 반장님이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가는 걸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멱살 잡혀 끌려가서 봐요
난 아무것도 못 하는데
아무리 찾아 봐도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왜 끊임없이 날 불러들이는지
그 시간이 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 건지!
나도 정말 미치겠다고요
[소방관] 쉬면서 심리 치료를 받든가
아니면 다른 일을 찾아 보는 게…
- [귀주] 과거는 물론 현재에서도 - [문소리]
아무도 구할 수 없게 됐다
[이나] 아빠
아빠 또 어디 갔어?
아마 이나한테 갔을 거야
나 말고 다른 이나가 또 있어?
[이나] 아빠는 다른 이나가 좋대?
[쓸쓸한 음악]
[세연이 힘주며] 그런 게 아니고
[세연의 옅은 웃음]
아빠한텐 특별한 능력이 있거든?
그 능력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고 싶대
슈퍼히어로처럼?
사람들 구하러 갔어?
[옅은 웃음]
이리 와
[시끌시끌한 현장 소리]
[학생들의 비명]
[소방관1] 장비 챙겨서 빨리 와!
- [이어지는 쓸쓸한 음악] - [소방관들의 다급한 말소리]
[귀주] 몇 년의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나는 이 시간에 갇혀 있었다
[소방관2] 중앙 붕괴 가능성 있습니다
[소방관1] 사상자부터 확인해!
동료들은 무사한지 무전 때려 봐!
[소방관들의 분주한 말소리]
[이나] 엄마, 우리 어디 가?
[세연이 살짝 웃으며] 동물원
동물원 가서 셋이 같이 손잡고 솜사탕 먹자
꼭 셋이 함께야
혼자 사라지지 말기
가려고 해서 가는 거 아니야
[귀주] 알잖아
마음 깊은 데서 포기가 안 되는 거겠지
[세연] 구하지 못한 사람들
오늘도 사라지면 이나 데리고 나갈 거야
뭐?
[들이켜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세연] 또 하나 생겼네
복귀주가 돌아올 행복한 시간
- [한숨] - [과거 귀주의 말소리]
[귀주] 생애 가장 큰 행복과 불행이 뒤섞인
이상한 시간
[세연의 웃음]
[세연] 수도 없이 오겠네
[과거 귀주] 몇 번이고 돌아올 거야
[과거 귀주의 말소리]
[귀주] 그 시간만 다른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만 찾으면 끌려가는 것도 멈추지 않을까?
7년이나 이유를 찾았어
[세연] 거기서도 아무것도 못 했지만
여기서도 당신 아무것도 못 했다고
그날 말고 돌아갈 수 있는 행복한 시간
있긴 있어?
오늘마저 가 버릴 거면 차라리 거기서 돌아오지 마
돌아와도 난 없을 거니까
[끼익거리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세연아, 세, 세, 세연아, 세연아
- [애잔한 음악] - [귀주] 세, 세연아! 세연…
[이나가 울며] 아빠
[귀주] 이나야, 이나야 아빠 여기 있어, 아빠…
[이나] 엄마…
[떨리는 목소리로] 세, 세연아
[귀주의 울음]
[귀주의 애쓰는 소리]
[귀주] 조금만…
[스위치 조작음]
[다해 모] 그냥 이대로 쭉 밀어붙여
지가 손을 잡아 놓고 잡은 것도 기억 못 하는 놈
어차피 제정신 아니야
예지몽 꾼다고 믿는 복 여사님도 멀쩡한 건 아니고
- [비밀스러운 음악] - [다해 모] 너무 고맙지
'복씨 집안 사람들은 정신이 온전치 못해'
'의사 결정 능력과 사무 처리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재산상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복귀주의 배우자이자 복만흠의 며느리인 도다해가'
'법정 후견인으로서'
[그레이스] '복씨 집안의 재산을 관리한다'
[다해 모] 500억 건물로는 만족 못 하지
싹 다 쓸어 버리자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후견인 지정이 그렇게 간단하진 않을 거야
증거 수집 확실히 해
[초인종 소리]
[귀주] 도다해?
아니, 왜, 왜 왔지?
[다해] 한번 용기 내 봤어요
귀주 씨가 마음을 열어 줘서
- 예? - [내려오는 발소리]
[귀주 부]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 [다해] 잘 지내셨어요? - [귀주 부] 예, 어서 오세요
[귀주 모] 어유 어서 와요, 도다해 씨
어이구, 꽃까지 사 들고, 고마워요
[다해] 아, 죄송해요
이건 귀주 씨가 저한테 선물한 꽃이라
- [귀주 모의 놀란 소리] - [귀주] 내가?
귀주가?
[귀주 부] 귀주가 워낙에 날 닮아 스윗하죠
- [다해가 웃으며] 그래요? - [귀주] 아니요
맞아, 드디어 본래의 모습을 찾은 거야
[귀주] 아니라고요! [거친 숨소리]
꽃 준 적 없고
우리 집에 들어오라고 한 적도 없어요
[귀주 모의 당황한 소리]
[귀주 모] 아…
아, 얘가 무슨 소리를
너 술 마셨니?
[귀주 부] 자, 좀 씻고 정신 좀 차리자, 응?
좀 봅시다
[이나] 기어코 발을 들이셨네
도망치라니까
[새소리]
[다해] 어, 왜 이래요?
[귀주]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 거지?
- [흥미로운 음악] - 거짓말이요?
내가 이 꽃을 줬다고? 언제?
어디서!
분수대요
- [기가 찬 숨소리] - [다해] 기, 기억 안 나요?
[귀주] 아, 뭔 소리 하는 거야?
그날 난 도다해 씨 근처에 간 적이 없어요!
[당황한 소리]
[다해] 내가 기억하기에는 우리 그날 꽤 가까웠는데
[기가 찬 숨소리]
귀주 씨가 나 안았잖아요
안았다고요? 내가?
어머, 어머
[다해] 아니
그렇게 온몸으로 꽉 끌어안았으면서
아, 손잡아 놓고 발뺌하더니 또 아니라고 잡아떼는 거예요?
[귀주] 손을 잡은 게 거짓말이 아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거짓말이 아니라고?
[다해] 도대체 뭐예요?
아니, 왜 자꾸 자기 행동을 부정해요?
나 이상한 사람 만들어서 뭐, 뭘 어쩌자는 건데요
에?
[거친 숨소리]
설마
미래의 내가?
[다해] 귀주 씨 마음에 확신이 선 줄 알았는데
쑥스러워서 괜히 저래
[귀주 모] 신경 쓰지 말아요
- 들어요 - [귀주 부] 들어 봐요
- [다해] 잘 먹겠습니다 - [귀주 부] 예
급하게 차려서 찬이 입에 맞으려나 모르겠네
[다해가 웃으며] 음, 맛있어요
[달그락 소리]
[귀주 부] 이나야, 인사드려야지
앞으로 우리랑 같이 지내실 분이야
[조르르 따르는 소리]
[귀주 모] 핸드폰에서 눈 좀 떼라
안 그래도 두꺼운 안경 쓰면서
얼마나 더 눈이 나빠지려고
안 들리니?
[귀주 부] 안 들려요
[귀주 모의 한숨]
[귀주 모] 이나가 좀 느린 건 알고 있죠?
- [의미심장한 음악] - 남다른 능력이랄 것도 없고
복씨 집안 핏줄이면 특출한 구석이 하나씩은 있거든
[다해] 이제 겨우 열셋인데요
잠재력을 끌어내 줄 어른이 필요한 거겠죠
[이나] 초능력이라면 하나 있는 것도 같은데
투명 인간이요
학교에서 아무도 나하고 얘기를 안 해요
너 다 들렸으면서…
[이나] 다녀오겠습니다
[귀주 부] 이나야 아침은 먹고 가야지
이나야
[귀주 모의 한숨]
[휴대전화 게임 소리]
[학생들의 대화 소리]
[이나] 투명 인간인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
[학생1] 어? 준우다
아, 진짜 언제 봐도 멋있다
그치, 유리야?
[학생2] 그러네, 좀 멋지네
[이나]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 보고 싶은 걸 마음껏 볼 수 있다 - [잔잔한 음악]
아무도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
[학생3] 복이나
너 왜 몰래 훔쳐보냐?
우리 연습하는 거 숨어서 봤잖아
그거 너 맞지?
혹시 너 댄스 동아리 하고 싶어?
아니, 공연해야 되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너도 해라, 어?
야, 사람이 말을 하는데 왜 그냥 가냐?
야, 좀 봐 봐
야, 너 눈 되게 나쁘구나? 안경 두꺼운 거 봐
- 야, 나 좀 써 보자 - [이나] 하지 마!
안경은 건들지 마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른다]
[연신 울리는 카메라 셔터음]
- [스태프1] 자, 지나가겠습니다! - [여기저기 분주한 소리]
[스태프2] 여기 분장 한 번만 봐 주세요
[스태프3] 분장 체크 한번 할게요
[스태프들의 말소리]
[스태프4] 고, 대기
고, 대기
고, 대기
고
[모델의 비명]
- [스태프4] 괜찮아? 괜찮아? - [모델의 아파하는 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음악이 멈춘다]
[여자] 사고 난 거 아니야? 사고 났나 봐
[위풍당당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신 울리는 카메라 셔터음]
- [스태프] 수고하셨습니다 - [저마다 인사한다]
- [모델1] 동희야, 오늘 수고했어 - [모델2] 동희야, 짱 멋있더라
- 우리 먼저 갈게 - [모델1] 수고했어
[동희] 어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남자] 복동희 씨
[동희] 어, 선생님
- [디자이너] 데뷔 축하 선물 - [동희의 기쁜 숨소리]
복동희 씨 워킹은 걷는 게 아니라 꼭 나는 거 같았어
- [동희] 감사합니다 - [디자이너] 잘했어
- [벅찬 숨소리] - [흥미로운 음악]
[동희의 황홀한 소리]
[웃음]
[탁 닫히는 소리]
[동희의 웃음]
[심호흡]
- [동희의 힘주는 소리] - [신비로운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동희의 신난 탄성]
우와 [들뜬 웃음]
[신난 탄성]
[동희의 신난 탄성]
[동희의 탄성]
[동희가 웃으며] 복동희!
[동희의 신난 웃음]
어?
[놀란 숨소리] 뭐야
어?
어?
[당황한 소리]
아,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동희의 애쓰는 소리]
아, 진짜… [애쓰는 소리]
[동희의 비명]
- [쿵] - [동희의 신음]
[힘겨운 소리]
[초인종 소리]
[동희] 응?
[도어 록 작동음]
[동희] 누구세요?
[중개인] 부동산인데요 집 보러 왔어요
- [동희] 네? - [중개인] 아, 들어오세요
- [여자] 감사합니다 - [동희] 네?
아,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요
[중개인] 아, 여기 급매로 내놨는데 모르셨어요?
[동희] 예? 아, 나한테 말도 없이?
[중개인] 아, 집주인한테 연락 한번 해 보세요
여기 거실이고 여기가 부엌이에요
[당황한 숨소리]
[동희] 엄마!
[가쁜 숨소리] 엄마, 돈 떨어졌어?
[귀주 모] 난데없이 뭔 소리야?
[동희] 미안한데 이 집 사람들끼리 얘기 좀 나눌게요
[귀주 모] 도다해 씨도 이제 이 집 사람이야
말씀 나누세요, 그럼
[귀주 모] 아이, 잠깐만
[귀주 모의 옅은 웃음]
[귀주 모의 개운한 숨소리]
[귀주 모의 편안한 숨소리]
[한숨]
[동희] 아무 절차도 없이 들어와 살라고 한 거야?
넙죽 동거부터?
[귀주 모] 이나 돌봐 주는 조건으로
아, 그게 동거지 뭐야!
[동희] 아, 복씨 집안 확실히 망조가 들었네
아, 그리고 왜 말도 없이 아파트를 내놔?
- 그것도 급매로? - [흥미로운 음악]
[귀주 모] 그럼 헬스장 건물을 경매로 넘어가게 둘까?
[동희]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집 재정 상태가 그 정도로 엉망이었어?
[허탈한 숨소리]
[귀주 모] 걱정하지 마
다시 꿈을 꾸니까
도다해 손만 닿으면 자니까
[동희] 하, 잠깐만…
[귀주 모] 봐, 잠이 막 쏟아져
돈도 쏟아질 거야
[동희] 엄마, 그, 부동산
어? 부동산 다 어쨌어?
주식도 다 날린 거야?
엄마, 설마
코인 했어?
[귀주 모] 가, 자게
[동희] 아, 어딜 가래
갈 집이 없어지게 생겼는데!
아, 진짜…
- [절망적인 숨소리] - [귀주 모의 코 고는 소리]
엄마?
[의미심장한 음악]
자?
[코 고는 소리]
[달그락]
[뚝 멈추는 의미심장한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귀주] 미래의 내가 도다해를?
[다해] 우리 꿈꾸는 복 여사님 때문에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녹취 확보했어
문제는 손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거
초능력 가족 케어가 시급함
[귀주] 저 여자가 날 바꾼다고?
글쎄, 아직은 전혀 모르겠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다해 모] 초능력은 옘병
속도 내자
[발랄한 음악]
[살짝 웃는다]
식사하세요
식사하세요
[문 여닫히는 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동희의 한숨]
식사하고 가세요
아, 다이어트
[문 열리는 소리]
[다해] 아, 어디 가세요?
- [문 닫히는 소리] - [귀주 부] 아, 예
나는 모처럼 자유라서
- [다해의 옅은 웃음] - 미안합니다
- 다녀오세요 - [귀주 부] 예
[한숨]
[문 열리는 소리]
- [다해의 반가운 숨소리] 왔어? - [문 닫히는 소리]
저녁 먹어야지
[휴대전화 게임 소리]
이나가 통 안 먹네요
이나는 뭘 좋아해요?
[귀주] 먹는 걸로 환심을 사 보려고?
이나는 먹는 거 관심 없는데
다른 사람한테도 관심 없고
다른 사람이랑 같이 먹는 거?
그거 어떨 거 같아요?
깻잎 잡아 주고
찌개 냄비에 숟가락 섞어 가면서 오늘 하루 별일 없었는지 묻는 거
우리 집 그런 집 아닌데
[다해] 모르는구나
- [잔잔한 음악] - 이나가 뭘 좋아하는지
- [귀주의 헛기침] - [탁 내려놓는 소리]
[귀주] 아이고
[코를 훌쩍인다]
[한숨]
[헛기침]
주세요
너 눈 진짜 이쁘다
[다해] 음, 왜 가려?
뭐, 눈에서 레이저 발사라도 되는 거야?
그게 너의 초능력이야?
[이나] 내놔요, 당장
[다해] 너 투명 인간 아니잖아
오히려 니가 다른 사람들 투명 인간 취급 하지
[잔잔한 음악]
잠깐만
딱 30초만 나 봐 봐
그럼 내가 안경 줄게
[다해] 어어!
어유, 움직이지 마
아이, 안 잡아먹어
[이나] 30초 됐어요
[다해] 어, 알겠어요
끝
짠, 봐 봐
봐, 니가 무슨 투명 인간이야?
이렇게 눈에 확 띄는데
눈 가리지 마
눈을 봐야 마음이 보여
[한숨]
[이나] 그래서 가리는 거예요 마음이 보여서
[다해의 한숨]
[다해] 그럴 수도 있겠다
사람 마음만큼 무서운 게 없지, 또
근데 너 무섭다고 계속 안 보면 더 무서워진다
막상 보면 별거 아닌데
뜻밖에 괜찮은 것들이 있더라고
사람 눈 속에
[헛기침]
[옅은 헛기침]
[멀어지는 발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다해] 역시 니가 열쇠야
[이나] 500억짜리 건물을 여는 열쇠요?
[다해] 너, 너 방금 뭐라고 했어?
[한숨]
[어두운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아, 뭐야
뭐야, 독심술이야, 뭐야?
[어색한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 야, 잠깐만
복이나, 너 화장했지?
아니
[학생] 아닌데, 뭐 했는데
오케이, 알았다
너 눈썹 다듬었구나?
누가 해 줬어? 니가 했어?
야, 되게 잘했는데?
아, 왜, 이쁜데
- 야, 한번 좀 봐 봐 - [긴장되는 효과음]
[차분한 음악]
아, 야, 미안
[이나] 역시 투명 인간으로 있는 편이 나았다
눈에 띄는 건 위험하다
[이나의 당황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눈빛을 차단할 안경도 없이
[준우의 씁 들이켜는 숨소리]
[준우] 그러게
뭔가 달라졌는데?
[이나] 이렇게 눈을 마주 보면…
[신비로운 효과음]
[준우] 예쁘다
[폭죽 터지는 효과음]
[준우] 너 이름 복이나 맞지?
[이나] 어?
어, 어
너도 댄스 동아리 한다며?
[이나] 어?
어, 어
왜 안경에 손대지 말랬는지 알겠다
[준우] 안경 벗으면 고장 나네
[피식 웃는다]
[학생] 오, 복이나 너 정말 댄스 동아리 하는 거지?
야, 진짜 잘 생각했다
-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 [동희의 놀란 숨소리]
[동희] 마음고생을 해서 좀 빠졌나?
[실망한 소리]
이거밖에 안 빠졌네
[그레이스] 그러게 생각보다 안 빠졌다
남의 속살에 관심이 많네
먹고사느라
[그레이스] 언니 나한테 피티 안 받을래요?
대표님 가족이니까 싸게 해 줄게요
[그레이스의 놀란 소리]
- [통화 연결음] - 아유, 씨
응, 자기야
우리 오늘 저녁에 맛있는 거 먹자
- 나 오늘 치팅 데이… - [지한] 수술
수술?
[동희] 음
할 수 없지, 뭐
- 응 - [통화 종료음]
[한숨]
[통화 연결음]
어, 나야
그, 지난번에 얘기했던 그 마당발 사모님 있잖아
오늘 좀 뵐 수 있을까?
저녁에 엠포리움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예약해 놨는데
[힘주는 소리]
그래, 내가 사야지
[실내에 흐르는 우아한 음악]
[동희] 아, 우리 사모님 식사는 입에 잘 맞으셨어요?
- [여자1] 응 - [동희 친구] 잘 먹었어, 동희야
- [동희] 그래? - [동희 친구, 동희의 웃음]
[여자1] 근데 이거 미안해서라도
- 우리 골프 멤버들 데리고 - [동희 친구의 호응]
조만간 병원 예약 한번 잡아야겠어
너무 좋다
- [동희가 웃으며] 꼭이요 - [동희 친구의 웃음]
우리 원장님이 주름 걱정 없게 활짝 웃게 해 드릴 거예요
- [여자2의 콧노래] - [여자1] 정말 펴질까?
[동희] 믿어 보세요
[동희 친구] 지금도 예쁘신데요, 뭘
[남자, 여자2의 웃음]
- [흥미로운 음악] - [지한] 어, 여기 뭐 붙었다
[후 부는 소리]
[그레이스의 웃음]
[지한의 콧노래]
-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 [한숨]
[헛기침]
[동희] 사모님 모시고 먼저 들어가 볼래?
사모님, 저 화장실 가 봐야 돼서 먼저 인사드릴게요
꼭 오세요
- [동희의 웃음] - [동희 친구] 먼저 갈게
[동희] 네, 가세요
[어두운 음악]
[거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지한] 들어가자
생각 좀 해 보고요
[지한] 먼저 오자고 그래 놓고서 이제 와서 무슨 생각?
- [흥미진진한 음악] - [탁]
난 생각이 없는 여자가 좋더라
[그레이스] 응?
[지한, 그레이스의 신음]
[지한의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극적인 효과음]
[지한의 신음]
[의아한 소리]
- [차분한 음악] - [지한의 힘겨운 소리]
[그레이스] 아, 뭔데?
왜 그냥 가는데?
[지한] 어?
[그레이스의 어이없는 숨소리]
- [구역질하는 소리] - [애잔한 음악]
[콜록대는 소리]
[연신 콜록거리는 소리]
[허탈한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달그락 신발 벗는 소리]
- [도어 록 작동음] - [동희] 자기 짐 따로 챙겨 놨어
가져가
[지한]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기로?
[동희] 잠깐만이야 잠깐 유동 자금이 필요해서
이렇게 된 김에
우리 시간을 좀 가질까?
- [어두운 음악] - [동희] 뭐?
[지한] 난 있지 니가 가벼웠을 때가 그리워
- 니 몸무게 말하는 거 아니야 - [동희의 한숨]
니 마음, 니 소울
너 모델이었을 때 내가 팬이었잖아
그때 너 어땠어?
어디에도 누구한테도 얽매여 있지 않았지?
그때 너는 마치…
그래, 날개가 달린 거 같았어
내가 널 이렇게 만든 건 아닌지 괴로워
[동희의 어이없는 숨소리]
[동희] 내가 차려 주는 밥상 차림이
변변치 않아지는 거 같아서
얹었던 숟가락 그만 빼겠다는 얘기를
참 고급스럽게 하네
야, 무, 무슨
[지한] 나는 니가, 어? 나한테 얽매여 가지고
너 자신을 잃어 가는 게 안타까워서
진짜로 좀 너 자신을 돌보라고
너 생각해서 내가…
[동희] 니 말대로 우리 시간을 좀 갖자
그만 가 줘
쓰러져 가는 우리 집에서 뭐라도 건지려면 빨리 짐 싸야 돼
[도어 록 작동음]
- [쓸쓸한 음악] - [문 닫히는 소리]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식사하세요
[다해] 아…
저, 준비 다 됐어요, 식사하세요
[긴장되는 음악]
[타닥거리는 소리]
[당황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그거 들고 뭐 하는 겁니까?
[귀주] 부지깽이도 아니고
직접 만드신 건가?
[탁 내려놓는 소리]
[한숨]
[안도하는 숨소리]
불이 무섭나?
[차분한 음악]
[다해] 예전에 불 때문에
놀란 적이 있어서
그런 사람이 굳이 불 앞에서 밥은 왜?
[귀주] 누가 먹는다고
그래도 가족이면
[다해] 하루에 밥 한 끼 정도는 같이 먹지 않아요?
난 가족이 있었던 게
너무 오래전이라
[한숨]
[헛기침]
[멀어지는 발소리]
[떨리는 숨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찌개 다시 해 올까요?
[귀주] 거 너무 애쓸 필요 없어요
말했다시피 우리 가족은
찌개 냄비에 숟가락 섞는 그런 가족 아니니까
[다가오는 발소리]
[이나] 찌개 내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요
[잔잔한 음악]
[다해] 미안
오늘 찌개는 망했어
깻잎도 좋아하니까
[깨달은 숨소리]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먹어
[다해의 헛기침]
[쓱쓱 닦는 소리]
[귀주] 내가 이 꽃을 선물했다고?
아니, 선물하게 될 거라고?
[다해] 활짝 핀 꽃이라 그런지 시드는 것도 빠르네요
보통은 덜 핀 꽃을 선물하는데
그거 나중을 위해서 지금을 희생하는 거잖아요
지금을 선물받은 거 같아서
좋았어요
[달그락거리는 소리]
여사님은
내가 귀주 씨를 구한 생명의 은인인 줄만 아시는데
귀주 씨도 나 구해 줬네요
내가?
- [부드러운 음악] - 가족으로
받아 줬잖아요
[다가오는 발소리]
나, 나는 그…
[다해] 가족은 서로를
구해 주는 거니까
[부스럭 소리]
[음악이 뚝 멈춘다]
[풀벌레 울음]
[흥미로운 음악]
[귀주] 도다해와 있었던 시간으로만
돌아간다
도다해한테만 보인다?
도다해한테만 닿는다
하지만 나는…
[차 문 열리는 소리]
[상인] 아유, 꽃 사시게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귀주의 헛기침]
[상인] 아, 그 꽃은 오늘만 팔아요
뭐, 이제 철도 다 지나갔고
그, 떨이로 드릴게요
[귀주]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상인] 만 원만 주세요
에이, 이 동네 다시 오지 말아야지, 이거
뭐, 부자 동네인 줄 알았더니
만 원짜리 하나 쓰는데 뭐가 이렇게 신중해?
아, 살 거예요, 안 살 거예…
뭐야, 어디 갔어?
어?
어디 갔어, 도둑이야?
[매미 울음]
[부드러운 음악]
[멋쩍은 웃음]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귀주] 어쩌면 도다해는 정말로 나를
그리고 이나를
구해 줄 사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도다해를 구할 방법은 하나다
나한테서 멀리
밀어내는 것
[음악이 잦아든다]
[감성적인 음악]
왔어요?
[귀주] 안 줄 거다
나는 절대로
안지 않을 거다
나는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당신을 구할 수가…
[요란한 경적]
[뚝 멈추는 음악]
[한숨]
어휴
[탁]
아유, 머리야, 아유, 골이야
[다해] 여사님, 두통 있으세요?
- 차 한잔 갖다드릴까요? - [귀주 모] 어, 좋지
아, 이 양반은 어디 갔나?
외출하셨어요
[실내에 흐르는 구성진 음악]
[똑 여는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동희] 아, 나도 티
[다해] 어, 안녕하세요
- [흥미로운 음악] - [어색한 웃음]
[동희] 오늘부터 나도 이 집 살아요
별로 반갑진 않겠지만
무슨 말씀을요
[다해] 잘 오셨어요
차 한잔 드릴게요, 잠시만요
[동희] 어, 그냥 이거 마실게요
[다해] 그거 여사님 드릴 차예요!
[다해의 가쁜 숨소리]
[동희] 혹시
우리 엄마 차에 뭐 탔어요?
네?
[동희가 탁 치며] 아, 엄마를 무슨 수로 재웠나 했더니
비법은 수면제?
아유
엄마가 알면 가만 안 둘 텐데
[동희가 살짝 웃는다]
[다해의 한숨]
[동희의 옅은 탄성]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 [동희의 헛웃음] - [다해의 옅은 웃음]
[쓱 끌어당기며] 새로
[다해] 따뜻한 차를 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동희가 웃으며] 아
아유
[놀라며] 잠시만요, 받침
[동희의 한숨과 헛기침]
아유 [웃음]
여기요
[어색한 웃음]
[음미하는 소리]
[다해] 하, 자면 안 돼
[쟁그랑]
어? 웁스
[달그락거리는 소리]
[다해] 아, 자면 안 돼
[비밀스러운 음악]
[몽롱한 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 [동희] 뭐 건질 거 없나? - [흥미로운 음악]
쓰읍, 티 안 나게 쏙 빼 갈 만한 거
어디 보자
[다해] 어머니와 남동생의 심신 미약을 틈타
멋대로 재산을 빼돌린 복동희 씨
미안하지만 후견인 후보에서 아웃
[덜그럭]
[동희가 힘주며] 음, 여기도 없고
- [힘주며] 없고 - [달그락 소리]
없고…
[동희의 애쓰는 소리]
[흥미로운 소리]
[옅은 웃음]
[동희의 힘주는 소리]
[동희의 간절한 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놀란 숨소리]
[동희의 들뜬 소리]
[동희의 애쓰는 소리]
[들뜬 숨소리]
[동희] 누구야?
누구야?
[놀란 숨소리]
[거친 숨소리]
[다해] 귀신이야
복씨 집안에 귀신…
귀신이 들린 거야 [다급한 숨소리]
[다해의 놀란 소리]
괜찮아요?
[당황한 소리]
[다해] 아니, 저…
[흥미로운 음악]
[귀주] 왜 그래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다해의 놀란 숨소리]
잠시만요
[다해의 조심스러운 소리]
잠, 잠시…
[다해의 비명]
[감성적인 음악]
[놀란 숨소리]
[귀주 모] 역시 능력을 드러내면 둘 중 하나지
도망가거나 이용하거나
[다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차근차근 보여 드릴게요
낱낱이 보여 주세요
[학생] 이래서 준우가 너한테 꽂혔나?
[이나] 나는 진짜로 니가 처음인데
[동희]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뭔 줄 알아?
[그레이스의 아파하는 소리]
- [놀란 소리] - [귀주 모] 불길한 꿈이에요
[귀주] 사랑이 먼저 아닌가?
당신이 말한 그 미래에 다다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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