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erarchy 4
미쳤어요
전부 다 미쳤어!
[거친 숨을 뱉으며] 알릴 거예요, 여기서
내가 이 미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밝힐 거라고요! [깊은숨을 내쉰다]
- [쾅 부딪는 소리] - [끼익 타이어 마찰음]
- [음악이 멈춘다] - [쇠막대 나뒹구는 소리]
- [덜컥 차 문 열리는 소리] - [의미심장한 음악]
[탁 소리]
[계속되는 달그락 소리]
[탁 콘솔박스 뚜껑 닫히는 소리]
[삑]
[하] 경비 아저씨는?
[태호] 놓고 온 게 있다고 얘기했어
- 한 10분쯤은 괜찮을 거야 - [음악이 멈춘다]
[태호] 근데
정확히 뭘 찾고 있는 건데?
약
김리안이 최윤석한테 약을 받았어
그걸 로커에 넣는 걸 봤고
담임은 자낙스인가 하는 무슨 우울증 약이라는데
분명 다른 것도 있었어
걔들이 그런 거 주고받는다는 얘기는
나도 들은 적 있어
대마 캔디나 'G' 같은 거
[삑삑 키패드 누르는 소리]
[잠금장치 작동음]
[태호] 찾아봐
[철컥 소리]
[잔잔한 음악]
[태호] 찾았어?
왜?
이 사진에 뭐가 있어?
[하] 신기해서
이렇게 웃을 줄도 아는구나
[파도 소리]
- [멍멍 개 짖는 소리] -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
- [부드러운 음악] - [재이의 웃음소리]
[재이가 웃으며] 아, 차가워!
[재이] 자, 가자
간다
[재이의 웃음소리]
[웃으며] 아니!
[재이의 신난 탄성]
[까르르 웃음소리]
[도르르 필름 도는 소리]
[딸깍 조작음]
[딸깍 조작음]
- [재이의 신난 탄성] - [딸깍 조작음]
[리안의 웃음소리]
[재이의 웃음소리]
[멍멍 개 짖는 소리]
[재이의 신난 탄성]
[재이] 예쁘다
[리안] 너도
[재이의 옅은 웃음]
[재이] 리안아
나 지금 되게 좋아
내가 재율그룹 정재이라서
항상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뭘 해야 되는지
머릿속에 못처럼 박혀 있는데
너랑 있으면 그런 생각이 안 나
[리안의 옅은 웃음]
알지
내가 주신의 후계자고
김리안이라는 사실마저 까먹는 그 기분
나도 정재이랑 있을 때 그렇거든
[옅은 웃음]
좋아해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고조되는 부드러운 음악]
[태블릿 진동음]
[음악이 잦아든다]
[리안 모] 집에 가는 길이구나
엄마는
지금 막 도착해서 비행기 안이야
우리 아들
어제 어땠는지 궁금한데
어땠냐니 뭐가요?
[리안 모] 앞으로 네가 갖게 될 것들
네 몫의 사람들
눈앞에 펼쳐놓고 보니
이제 좀 실감이 났을까?
엄마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 너에게 물려주려고 하는지 - [한숨]
사랑이요?
[한숨을 뱉으며] 그래
물론 다루기 쉬운 사랑은 아니지
주신이 그동안 지켜온 명성
네 앞에 선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미래
그 책임이 전부 네 손에 쥐어지는 거니까
화려하고 무거운
왕관이랄까
그러니 리안
그걸 가질 자격을 지켜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특히나
저급한 스캔들 따위에 휘말리지 않게
매 순간
네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자각하기 바래
[불안한 음악]
또 보자, 우리 후계자
[뚜뚜뚜 통화 종료음]
[미묘한 음악]
[여자] 수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옷 갈아입고 내려오시죠
좀 쉬었다 하죠
[여자] 경영전략론은 서울대 조남훈 박사님이
국제기업론은 하버드 손유승 교수님이
대기 중입니다
두 수업 모두 재계 순위 10위권 내 기업의
[발음을 굴리며] '석세서'들의 필수 항목으로
어렵게 선정해 초빙한 교수님들이고요
게다가 내일 스케줄 시작이 05시부터여서
조정이 어렵습니다
열여덟이에요, 나
아직 고등학생이고
새벽부터 시작해서
다시 새벽까지 [한숨]
아니, 하교 후에 숨 쉴 틈 정도는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여자] 피곤하고 힘드신 건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리안의 한숨]
[새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남자] 야, 우진아
엄마가 참 눈치가 없다
아빠가 대권 도전하려면
주신그룹 후계자한테 잘 보여야 되는데
- [우진 부가 웃으며] 고작 - [옅은 웃음]
이 미역국이 웬 말이냐, 이게
리안이가 먹고 싶대서 끓인 거거든요
[우진 부의 웃음]
리안이 미역국 좋아해요
맛있게 잘 먹을게요
[멋쩍어하며] 아, 우리는 그만 나가야겠지?
- [우진 부] 아! - [함께 웃는 소리]
엄마 그렇게 센스 없지 않아, 아들
맛있게 잘 먹고 가요, 리안 군
[리안] 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탁 문 닫히는 소리]
[옅은 한숨]
[쩝 입소리]
그냥 미역국인데 [한숨]
우리 집에서는 왜 이런 맛이 안 날까?
[우진] 너희 집에 톱급 셰프들 다 모여 있는데
너희 집에서 안 나는 맛이 어디 있어?
야, 있어
뭐랄까, 따뜻한 맛?
평범한 집에서 먹는 음식
뭐 그런 맛
[쩝 입소리] 그런 게 없어 우리 집 음식에는
자주 와서 먹어, 그럼
나도 효도 좀 하게
우리 어머니, 아버지 엄청 좋아하실걸
[옅은 웃음]
친구밖에 없네
앞으로는 나도 여기 와야겠다 [옅은 한숨]
[감미로운 음악]
[리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같이 있는 게 너무나도 당연했거든
재이랑 난
함께 있는 시간, 공간
그게 우리한테는 따뜻함이고
편안함이고 안도감이었고
그래서 요즘 난
계속 뭘 잃어버린 사람처럼
계속 불안하고 허전한데
[들이마시는 숨소리]
아니, 근데 정재이는 괜찮나?
그 불안덩어리 겁쟁이가?
아니 [한숨]
그럴 리가 없거든
너 괜찮아?
먹자
[달그락거리는 소리]
[식기 부딪는 소리]
[우진] 자
- [옅은 웃음] - [식기 부딪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재이 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는
표적들도 알아
곧 총알이 자기 몸을
뚫고 지나갈 거라는 걸
뭐가 먼저냐의 차이지
둔하게 서 있다 죽느냐
기민하게 죽음을 피하느냐
[딸깍]
그때 보이는 눈빛
죽기 직전 혹은 살기 직전의 그 눈빛
[허허 웃으며] 그게 참 짜릿하고
오묘하다는 말이야 [허허 웃는 소리]
[재혁] 저도요, 아빠
잽싸게 도망치는 걸
딱 맞혔을 때
[웃으며] 아드레날린이 확 솟구치는 거 같아요, 네
아빠는 그래서 사냥이 재밌는데
재이 넌 어떠니?
[재이] 전
그냥…
[재이 부] '불쌍하다' '측은하고 가엽다'
- 뭐 그 비슷한 감정인가? - [철컥 채우는 소리]
[긴장감 도는 음악]
그 장학생이라는 아이 말이다
사냥터에서 쫓기고 도망치는
짐승들을 볼 때 느끼는
그 불쌍한 측은지심 같은 거
[딸깍]
[후 입바람 소리] 그게 아니면 아빠는 이해가 안 가는데
[재혁의 킥킥대는 웃음]
'장학생'
아니
누가 그 여자 딸 아니랄까 봐
[비웃으며] 천박한 년들끼리 통하는 게 있나 보지?
[헛웃음을 뱉으며] 아, 진짜
[웃는 소리]
[코웃음]
[재이 부] 재혁아
네, 네, 아빠
[힘겨운 소리]
[재이 부] 터진 입구녕이라고 이 새끼가
네가 떠들 만한 말은 아니잖아
어? 그래, 안 그래?
[재혁의 힘겨운 소리]
[재혁의 아파하는 소리]
[재이 부] 나가
네
[멀어지는 발소리]
[깊은 한숨]
[탁 문소리]
동정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불쌍한 장학생에 대한 측은지심일 뿐이었는데
그게 애들 사이에서 와전됐나 봐요
그 하찮은 동정심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왜?
지난번 그 아이 일로는 부족했나?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죄송해요
그만하면 오래 다녔어
주신이랑 재율그룹 앙숙이다 뭐다 하는 가십도
어지간히 사그라들었고
준비되는 대로
뉴욕으로 들어가
[계속되는 음악]
[한숨]
[재혁] 누나
[한숨을 뱉으며] 진짜 짜증 나게
내가 누나 때문에 또 [한숨]
처맞았네
사리 분별 못 하고 함부로 떠드는
네 입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 누나 소리 입 밖에 좀 내지 마
진짜 소름 돋으니까
[헛웃음을 뱉으며] 뭐?
뭐?
소름?
[음악이 멈춘다]
[어이없는 웃음] 진짜
와! [기가 찬 소리]
[비꼬며] 와, 아주 당당하네, 응?
[긴장되는 음악]
잊지 마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누나
내가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
네가 어디다 사인했는지
[음산한 효과음]
[멀어지는 발소리]
[음악이 멈춘다]
[학생들의 대화 소리]
[옅은 웃음]
- [뛰어오는 발소리] - [헤라] 김리안!
같이 가자
뭐 먹을래, 오늘?
역시 윤헤라
확실한 생존 전략
생존 전략?
지금 이 상황에 재이랑 단독으로 부딪쳐 봐
그대로 굿바이 이승 확정인데
- [씁 숨소리] 리안이 옆에 - [바다의 호응]
찰싹 붙어서 쉴드 제대로 치는 거지
[깨닫는 소리]
[서정적인 음악]
[들이마시는 숨소리]
[재이] 사과하려고 불렀어
그날
아빠 때문에 당황했을 거 같아서
[헤라] 재이 남자 친구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하] 안녕하세요
강하라고 합니다
[묵직한 효과음]
[속삭이며] 이건 뭔데
[말소리가 울리며] 여기서 함부로 입을 열지?
[묵직한 효과음]
[하] 에이, 그 얘기면
그 정도 일은 나한테 타격감 제로야
그동안 주신에서 너무 당해 가지고
면역이 생겼달까
[감미로운 음악]
아무튼 고마워
고맙다니?
[하] 그동안 나한테 잘못한 사람은 진짜 많은데
그걸 인정하고 사과한 사람은
주신에서 재이 네가 처음이거든
[옅은 웃음]
앞으로는 피해
학교 안에서 누가 너한테 잘못을 하든
못된 짓을 하든
부딪치지 말고 그냥 피해
재이야
아직도 김리안 좋아해?
뭐?
좋아하는 거면
왜 헤어지고 도망치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꼭 그래야 하는 무슨 이유가 있어?
같이 있으면 안 되는
특별한 이유 같은 거
얘기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선
넘지 말라고
[웃는 소리]
나도 너 웃는 얼굴 보고 싶어
그러니까
앞으로 가짜 말고 진짜 할래?
김리안이 아니라
내가 네 옆에 있을게
불안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내가 재이 너
웃게 해 줄게
[웃는 소리]
[음악이 멈춘다]
[인한] 너무 불안해하지 마
내가 도울게
재이 네 옆에 있을게
[옅은 웃음]
[재이] 이상하게
비슷해
[감성적인 음악]
[옅은 한숨]
진짜든 가짜든
아무 의미 없어, 나한테
의미가 없다니?
말해도 넌 이해 못 해
내가 너랑 다른 장학생이라서?
[재이] 아니
난 너랑 나 다르다고 생각 안 해
근데
내 생각이 어떻든, 어떤 마음이든
그런 건 상관없는 세상 속에서 살아, 난
아니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돼
적어도 혼자 설 수 있을 때까지
살아남아야 된다니?
[재이] 이해 못 할 거라고 했잖아
오늘 얘기는 못 들은 걸로 할게
[음악이 잦아든다]
저희 어때요, 교장 쌤?
잘 어울려요?
전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교장의 깨닫는 소리] 리안 군
어머님께서 친히
학교 행사에까지 참석해 주셨는데
인사가 미흡했습니다
걸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해 주시겠어요?
직접 하세요
평소에 하시던 대로
네
[어이없는 한숨]
누가 어른이고 윗사람인지
[우진] 힘 있는 사람
[다가오는 발소리]
어?
[탁 창문 닫히는 소리]
[우진의 한숨]
[우진] 나이
성별
직책을 불문하고
힘 있는 사람이 윗사람이 된 지가 언제인데
주신에서 아직도 그걸 모르면 어떡하지?
한지수 선생님
- [멋쩍은 웃음] - [메시지 진동음]
[헤라] 알았어, 라운지로 와
점심 챙겨서 먹어
나 애들이랑 먹기로 했어
사랑 아니지, 나?
[불안한 음악]
너한테
질투?
[우진의 씁 들이마시는 숨소리]
그건 대상이 불분명하고
사랑?
둘 중 뭐예요, 쌤?
[지수] 누구야?
이우진 마음속에 있는 여자는?
[계속되는 불안한 음악]
[탁 집는 소리]
이따 스튜디오에서 봐
[여학생1] 너 이지현이랑 사귀지?
- [여학생2] 쌤, 안녕하세요 - [여학생3] 안녕하세요
[지수] 응
[여학생3] 야, 저 가방 뭐야?
- [여학생4] 아니야 - [여학생1] 맞잖아, 너희 삘이…
- [지수의 콧노래] - [남학생들] 안녕하세요
- [여학생4] 비밀인데 - [여학생1] 맞지? 맞지, 맞지?
[흡족한 웃음]
[지수의 아파하는 탄성]
[지수의 옅은 한숨]
[지수] 재이야?
[남학생들의 대화 소리]
[지수] 부딪혔을 때는 미안하다는 인사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교사와 제자 간의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학칙 제8항이잖아
존중
해야 하나요?
혹시 상담이나 도움 같은 게 필요할까?
상담이요?
[빈정대며]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예민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그 장학생 강하랑 어울려 다니는 것도 그렇고
[미묘한 음악]
재이 너
요즘 부쩍 불안하고 위험해 보여
선생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와
우리 모두 큰 파도를 한 번 겪었잖아
다시는 그런 비극
생겨서는 안 되고
에르메스 버킨 백
저보다는 선생님이
더 위험하고 불안할 거 같은데요
[멀어지는 발소리]
[새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놀란 숨소리]
주원아
이 시간에 네가 여기 웬일이야?
[떨리는 목소리로] 그, 집…
카드 키를 두고 왔…
[교장] 그거 없어도 비밀번호로 열리잖아, 도어록은
[당황한 숨소리]
맞다
[주원의 떨리는 숨소리]
저, 그, 독서실에 늦어서
그만 가볼게요
[멀어지는 발소리]
[한숨]
[주원] 평균 변화율을 실질적인 수치로
- 어떻게 표현하냐면 - [윙 스피너 도는 소리]
x 증가량은 b에서 a를 빼면
이게 델타 x값이 되는 거지
- [태호] 고마워 - [계속되는 스피너 도는 소리]
여기서부터는 내가 풀어 볼게
태호 너
주신에 오기 전에 미국에만 있었댔지?
어
그럼 한국에 따로 친구도 없었겠네?
응, 뭐, 그렇지
[메일 알림음]
"메일 - 만하임 대학교"
- [탁 스피너 멈추는 소리] - 만하임?
미국이나 영국으로 안 가고?
다들 미국이나 영국으로 가니까
난 좀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서
주신 애들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 거구나
뭐, 꼭 그런 건 아닌데
태호 넌 여기 애들하고 좀 달라
내가?
[주원] 재율호텔 아들인 네가
나 같은 이끼를 상대해 주는 것도 그렇고
그 장학생
강하랑도 친하잖아
누가 그래?
[미묘한 음악]
[당황한 소리]
내가 그딴 장학생 새끼랑 친하다고?
[주원] 나 봤어
너랑 강하 버거집에 같이 있는 거
[태호가 당황하며] 그, 그게 무슨…
[주원] 걱정 마
나 입 무겁잖아
소문 안 내
[주원] 근데 강하 걔…
볼수록 죽은 인한이랑 좀 닮지 않았어?
[점점 커지는 휭 돌아가는 소리]
[메시지 알림음]
[계속되는 미묘한 음악]
[계속되는 발소리]
[학생들의 대화 소리]
[영상 속 시끌벅적한 소리]
- [영상 속 퍽 때리는 소리] - [영상 속 남학생1의 신음]
[영상 속 찬민] 야, 너 돌았냐?
너 돌아이야? 이 씨발!
네가 뭔데 씨발 재이랑 같이 있어? 어?
- 어? - [시끌벅적한 소리]
대답 안 해? 대…
야, 이 새끼 이름 뭐라고?
- [남학생2] 강인한? - [찬민] 강인한?
- 야, 네가 그렇게 강인해? - [어두운 음악으로 변주된다]
- 개새끼야 - [스산한 효과음]
- 이 미친 새끼야! - [인한의 아파하는 탄성]
- 미친 새끼야 - [인한의 신음]
- [인한의 기침 소리] - 야
[찬민의 신난 탄성]
[계속되는 시끌벅적한 소리]
[잔 부딪는 소리]
[음산한 음악]
[고조되는 음악]
[헤라] 꼭 이렇게 구질구질한 데를 좋아하더라
- 너희 장학생들은 - [음악이 잦아든다]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니니?
인사라니?
[헤라] 이 동네에서도 웬만한 성골 아니면
눈도 못 마주치는 분이야 재이 아버지
그런 분한테
내 덕분에
정식으로 인사까지 했잖아
[하] 너 그거 재이 곤란하게 하려고 한 짓이잖아
근데 미안하다고는 못할망정
인사?
미안할 건 내가 아니라 너지
결국 따지면 재이가 곤란해진 건
너 때문이잖아
네가 재이 옆에 알짱거려서
[헤라] 재밌는 얘기 하나 해 줄까?
옛날에 꼭
댕댕이 너 같은 애가 하나 있었거든?
걔도 재이랑 친했고
근데 걔가 결국 어떻게 됐을까?
[불안한 음악]
너도 들은 적 있지?
김리안 때문에 죽었다는 장학생
리안이?
리안이 주신그룹 후계자야
고작 장학생 따위를 리안이가 뭐 하러?
굳이 원인을 따지자면
난 차라리
재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두운 음악]
재, 재이 때문이라니?
[헤라] 재이가 준 게 동정이었든 연민이었든
걔는 받지 말았어야 돼
그랬으면
이 비극적인 사고까지는 없었을지도 모르지
재이가 죽인 거야
그 장학생
[스산한 효과음]
이건 남의 일이 아니야, 댕댕이
너라고 뭐 다를까?
장학생이 우리 사이에 끼면 항상 문제가 생겼어
근데 그 끝이 파국이든 불행이든
그건 우리 애들한테 안 와
전부 너희한테 가지
[분한 숨소리]
나한테 이런 얘기 하는 이유가 뭔데?
걱정?
걱정이라고 해 둘까?
우리는 같은 비극을 또 겪고 싶지는 않거든
[멀어지는 발소리]
[시계 소리 효과음]
[한숨]
[계속되는 시계 소리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시계 소리 효과음이 멈춘다]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화면 전환 효과음]
[남학생] 자, 따자, 따자 리바 따자
[여학생] 우진이 파이팅!
[학생들의 환호성]
[포효하는 탄성]
[화면 전환 효과음]
- [화면 전환 효과음] - [예지] 아니, 오늘
진짜로 쇼핑 가야 돼
- [헤라] 왜? - [휴대폰 촬영음]
나 어제 퍼스널컬러 진단받았잖아
[헤라] 뭔데?
- 뭘 거 같아? - [휴대폰 촬영음]
- 여름? - 겨쿨 아님?
- [예지] 여름, 여름 - 맡아봐
[예지] 야, 나 그래서 화장품 바꿔야 돼
[헤라] 좋지?
[화면 전환 효과음]
[속삭이는 소리]
[화면 전환 효과음]
[고조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어렴풋한 교사의 말소리]
[시계 소리 효과음]
[계속되는 교사의 말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 [교사의 스페인어 말소리]
[키패드 두드리는 소리가 울린다]
- [메시지 진동음] - [키패드 소리가 멈춘다]
[누군가 변조된 음성으로] 타임 리밋이 걸렸네?
- [긴장되는 음악] - [시계 소리 효과음이 멈춘다]
뉴욕으로 쫓겨난다며?
좀 더 재밌게 놀고 싶었는데
이제 시간이 없어서
- 안 되겠네 - [재이의 가쁜 숨소리]
- [강조하는 효과음] - [재이의 가쁜 숨소리]
[스산한 효과음]
[재이의 불안한 숨소리]
[재이의 가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 [깔깔 웃는 소리가 울린다] - [키패드 두드리는 소리]
[연신 울리는 메시지 알림음]
- [계속되는 깔깔 웃는 소리] - [계속되는 키패드 소리]
- [음산한 효과음] - [재이의 거친 숨소리]
[고조되는 긴장되는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옅은 웃음]
[키패드 두드리는 소리]
[재이의 옅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하] 재이야
- [재이의 놀란 숨소리] - 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정재이!
[탁 부딪는 소리]
그냥 두지?
이게 다 너 때문인 거 같은데
나 때문이라니
안 그래도 불안이 많은 애야
근데
정재이 옆에 너 같은 장학생 같은 게
있다는 것까지 아셨잖아
재이 아버님이
어떤 압박을 받았을지
그것 때문에 어떤 불안감에 시달릴지
우리가 뭘 견디고 사는지
짐작조차 못 하나 본데
[의미심장한 음악]
하기는
너희들이 알 리가 없지
이 지긋지긋한 장학생 새끼들
[하] 이런 눈으로 봤겠구나
우리 형도
[리안] 그거 알아?
번번이 유해하다 못해 위협이야
항상 너희들이 망쳐 놔
재이를
[발소리]
[윤석] 야, 야, 야
리안아, 리안아, 리안아
아, 왜 이런 걸 직접 만져
놔둬, 우리가 할게, 어?
[남학생] 그래, 리안아 우리가 할게
[윤석] 놔둬, 놔, 놔, 놔, 놔
야, 이 씨, 너 어디 가냐?
이리 안 와?
[하] 아, 너희들 진짜 무섭다
아, 이러다 나까지 험한 꼴 당하는 거 아니지?
아, 왜
그, 너희들이 죽였다는 그 장학생처럼
[고조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헛웃음]
[어이없는 소리] 표정들이 왜 그래?
[능청스럽게] 아!
주신에서
그것도 김리안 앞에서 이 얘기 금기였던가?
강하
[음악이 잦아든다]
너 누구야?
[흥미로운 음악]
[고조되는 음악]
[삑 버저음]
- [남자] 파라드, 리포스트, 투슈 - [삐 신호음]
[가쁜 숨소리]
프레
알레
- [포효하는 탄성] - [삑 버저음]
[짜증 난 탄성]
[삐 신호음]
프레
알레
[힘주는 소리]
- 아타크, 투슈 - [삑 버저음]
- 포인트 - [삐 신호음]
프레, 알레
- [힘주는 소리] - [삑 버저음]
아타크, 투슈
- 포인트 - [삐 신호음]
[우진의 가쁜 숨소리]
[리안] 어
[음악이 잦아든다]
[우진의 힘주는 소리]
[우진의 가쁜 숨소리]
장학생 신상 좀 알아봐 줄 수 있지?
그건 갑자기 왜?
[리안] 장학생 주신에 처음 왔을 때부터
입으로는 무섭다
뭐 잘 보이겠다 지껄이면서
틈만 나면 서슴없이 나한테 달려들었어
꼭 무서울 게 없는 인간처럼
아, 뭐, 그랬던 것도 같네, 어
인간이 겁을 상실하는 데는
항상 그만한 이유가 있거든
갑자기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해져서
[재즈 음악이 작게 흘러나온다]
사과하라고 부른 거 알아
근데 나 안 할 거야
받을 생각 없어
하나 마나 한 네 사과 같은 거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거 어떻게 됐어?
[기가 찬 한숨]
[헤라] 이 와중에 심부름시킨 거 확인하려고 부른 거야?
학교 안에 있어
너한테 익명으로 다이렉트 보낸 사람
발신지가 주신고야
이제 됐지?
이게 내가 친구로서 너한테 주는 마지막 호의야
지금부터
나 너랑 친구 안 해
어차피 너도 나 친구로 생각 안 했잖아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는데
괜찮은 척, 친구인 척
같이 붙어 다니는 것도 너나 나나 별로고
그래서?
이제 친구도 아니니까 홀가분하게 얘기할게
나 리안이 좋아해
아, 나 진부하고 유치해서
이 대사는 진짜 하기 싫었는데
내가 먼저였어
리안이 좋아한 거
킨더 때부터야
그동안은 재이 너랑 친구여서
베프니까 내가 참고 양보했어
그렇게 지금까지 온 거고
[옅은 한숨]
리안이…
내가 가질 거야
그래, 그럼
나보다는
그게 낫겠네
표정이 왜 그래?
뭐, 내가 열받아서 뺨이라도 한 대 올려 칠 줄 알았어?
생각 같아서는
그보다 더한 짓도 할 만큼 화가 나는데
네 입으로 우리는
친구도 아니라며
그럼 피차 화낼 이유도
싸울 자격도 없지, 이제는
[멀어지는 발소리]
[떨리는 숨소리]
[철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어린 헤라] 재이야 우리 '하나, 둘, 셋' 하면
- 같이 뛰어내리자 - [부드러운 음악]
[어린 재이] 알았어, 헤라야
[어린 헤라, 어린 재이] 하나, 둘, 셋
[어린 헤라, 어린 재이의 웃음]
[어린 재이] 헤라야
[어린 헤라] 재이야
찍을 거야
너 하는 거 찍을 거야, 찍고 있어
[헤라, 재이의 웃음소리]
[헤라] 아니, 우리 이거 하는 거 안 찍었어
[재이] 짠
[헤라, 제이의 탄성과 웃음]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훌쩍이는 소리]
[헤라] 아, 왜 이래?
아, 왜 우는데, 나
[헤라 부] 헤라 내년이면 졸업이야
[절박한 말투로] 어떻게 좀 안 될까?
그럼 김 대표네 둘째랑 같이 유학을 보내도 되고
그 집 둘째가 우리 헤라한테
관심 있어 했던 건 알지?
회사 넘어가기 직전이라 그래
김 대표네 정도면
[소리치며] 주신이랑 연결도 가능하잖아!
[헤라가 깊은숨을 내쉬며] 지금부터 생존이야, 윤헤라
정신 똑바로 차려
[음악이 멈춘다]
[재이 부] 뉴욕 들어가면 같이 생활하게 될 텐데
박 회장 장남이랑은 안면이 있어?
아니요
얘기만 들었어요
직접 만난 적은 없고요
오늘 자리 표면적으로는
너희 둘 인사 자리지만
박 회장이랑 재율그룹 전기 차 이슈 관련해서
주고받아야 할 문제가 있어
네 일이다 생각하고
분위기 봐가며
차질 없게 처신해
네
[멀어지는 발소리]
[우진]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
장학생 생활기록부 좀 볼 수 있을까?
[옅은 웃음]
[지수] 알았어
챙겨둘게
[옅은 한숨]
[사락 종이 넘기는 소리]
특별한 건 없던데?
[리안] 응
그러네
근데 왜 이 쌔한 기분이
사라지지를 않지?
뭐 그래 봤자 장학생인데
뭘 그렇게까지 신경 써?
그러니까 [옅은 한숨]
왜 이렇게까지 신경이 쓰일까?
[쩝 입소리] 익명 계정으로
그냥 이 동영상만 왔다는 거지?
[하] 응
누굴까?
이거 분명 알고 보낸 거야
내가 누구 동생인지
윤헤라는 형 사고
김리안이 아니라 재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대
윤헤라가?
갑자기 그런 얘기를 왜…
근데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걔들 다 공범이나 다름없으니까
아니야
아, 내가 본 재이는 걔들하고 달라
다르다니?
김리안, 윤헤라처럼 이기적이고 못된 애 아니야, 재이는
[떨떠름한 한숨]
[미묘한 음악]
[박 회장] 두 사람 이렇게 함께 있으니
너무 잘 어울리네요
[박 회장의 허허 웃는 소리]
- [재이 부] 선남선녀라는 말이 -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럴 때 쓰는 거였네요
[허허 웃는 소리]
아참, 그날은 내가 미안했어요
리안 군이랑 괜한 오해를
미안해요, 재이 양
별말씀을요
[재이 부] 워낙 말들이 많은 동네라
괜한 심려 끼쳤습니다
우리 선준 군도
좀 이해해 줘요
[선준] 이해를 하고 말고 할 게 있나요?
다 비슷한 친구들끼리 그렇게 어울리다 보면 뭐
그런 얘기 나돌 수도 있죠
전 그런 거 신경 안 씁니다
그, 큰일 할 친구라 다르네
[웃는 소리]
재이 양 수속 마치고
뉴욕 들어오면 제가 옆에서 많이 챙기겠습니다
우리 졸업하면
바로 약혼식부터 하죠?
대학은 뭐 같이 다니면 되니까
[박 회장이 허허 웃으며] 내 살다 보니
이 천하태평인 녀석이 서두르는 걸 다 보네요
[허허 웃는 소리]
[선준] 아이, 뭐, 어차피 할 건데
미뤄서 좋을 거 없잖아요
게다가
이 동네에서는 뭐 다 비슷한 집안끼리 만나서
사실 예쁘기까지만 하면
그거야말로 퍼펙트인데
그 퍼펙트가 지금
제 눈앞에 앉아 있네요
[웃음] 놓치기 전에 잡아야죠
[박 회장의 허허 웃는 소리]
[박 회장] 혹여 둘이 잘 안 맞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제가 [옅은 웃음]
드시죠
많이 들어요, 재이 양
네
[물소리]
[선준] 재이 씨
아까 신경 안 쓴다는 말 진짜예요
- [메시지 진동음] - [선준의 옅은 웃음]
이 동네 결혼이라는 게
- 윈윈하자고 하는… - [스산한 효과음]
[누군가 변조된 음성으로] 이거 기억나?
[선준] 전략 같은 거잖아요
그래도 결혼하고 갇혀 지내면 답답할 텐데
고딩 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와요
[누군가 변조된 음성으로] 김리안은 알아?
[선준] 나는 이해하니까
[미스터리한 음악]
강아지 좋아해요?
아, 뉴욕 집에 개가 많아 가지고 [옅은 웃음]
[스르륵 문 열리는 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철컥 문소리]
- [재이의 옅은 한숨] - [긴장되는 음악]
[재이의 불안한 숨소리]
[누군가 변조된 음성으로] 아니, 이 사실을 알아야 될 사람이
김리안은 맞아?
[재이의 떨리는 숨소리]
[옅은 한숨]
[고조되는 음악]
[불안한 숨소리]
[계속되는 불안한 숨소리]
[선준의 말소리가 울리며] 재이 씨
[강조하는 효과음]
[리안]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하] 김리안이 아니라 내가
- 재이 너 웃게 해 줄게 - [인한] 너무 불안해하지 마
내가 도울게
[선준이 질색하며] 아, 씨발!
진짜, 미친년이!
아, 씨
아, 씨발
[깊은숨을 내쉰다]
[깊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강조하는 효과음]
[쿵 소리가 울린다]
[교사] 셰익스피어 소네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죠?
소네트 18번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당신을 여름날에 비교해도 될까요?'
알다시피 셰익스피어는 400년 전 사람이에요
그만큼 지금은 쓰지 않는
그 시절의 고어적 표현이
이 시에도 많이 나타나고 있죠
이 시는 또한 '아이엠빅 펜태미터', 즉
- 약강 5보… - [서정적인 음악]
[들이마시는 숨소리]
[계속되는 서정적인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안녕?
[선우] 데이트해 주기로 한 약속 지켜요
[헤라] 당연하지
내 성격 몰라?
그만 가 봐
[재혁의 당황한 한숨] 선우가 부탁해서 나오기는 했는데
누나가 날 왜 보자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너랑
친해져 볼까 해서
[어이없는 웃음] 누나…
누나 저 잘 모르시잖아요 [웃음]
잘 알지
적어도 네가
네 누나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정도는?
[미묘하게 깨닫는 소리]
- [남학생] 어 - [여학생] 파티할 건데 올래?
- [남학생] 아니 - [여학생] 시후도 되면…
- [남학생] 직접 말해, 왜, 야 - [여학생] 네가 물어봐, 빨리
[리안의 한숨]
며칠째 연락도 안 받고
학교까지 안 나오는 이유가 뭐야?
대답할 줄 몰라?
무슨 일인 거냐고 묻잖아
무슨 일이든 재이 일이야
내가 그걸 왜 너한테
대답해야 되는데?
[깊은 한숨]
모르는구나, 너도
[멀어지는 발소리]
[스르륵 문소리]
[감각적인 음악]
유배당했대
유배?
[헤라] 공성그룹 선준 오빠네랑
저녁 자리가 있었나 봐
근데 거기서 뭐 어쨌다더라?
뭐, 아무튼 망쳤대
그래서 분노한 재이 아버지가
학교고 뭐고 꼴도 보기 싫으니까 눈앞에서 치워라
별장으로 처박았대
그 유배 끝나면
재이 뉴욕으로 끌려갈 거야
- [달그락 소리] - 뉴욕?
이렇게 갑자기?
[헤라] 야
너 재이 별장에 있다는 얘기 리안이한테 하기만 해
나 지금 화력 최고야
방해하면 누구든 가만 안 둬
[우진] 방해라니
너 또 무슨 짓 하려고?
[헤라] 나 오늘 어때?
예뻐?
[헛웃음을 뱉으며] 갑, 갑자기?
아, 그게 무슨 소리야?
[고조되는 감각적인 음악]
[흡족한 웃음]
예쁜 거 맞네
이 정도 반응이면 되겠다
확인해 줘서 고마워, 이우진
[계속되는 감각적인 음악]
[기가 찬 탄성]
- [음악이 잦아든다] - [통화 연결음]
[미묘한 음악]
[휴대폰 진동음]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
[계속되는 미묘한 음악]
[통화 연결음]
[한숨]
[통화 연결음]
[통화 연결음]
[헤라] 비성로 186 재이 있는 별장 주소야
유배당해 있다는데
이럴 때는 남친이 가서 위로하는 게 맞지
[띵동 초인종 소리]
[계속되는 미묘한 음악]
[휴대폰 진동음]
[계속되는 휴대폰 진동음]
[우진의 한숨]
[계속되는 미묘한 음악]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깊게 숨 들이마시고 내쉬는 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 [떨리는 숨소리] 재이야 - [음악이 잦아든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삑 도어록 조작음]
[도어록 작동음]
[멀어지는 발소리]
[하] 걱정했어
연락도 안 되고 갑자기 학교도 안 나오고
왜 이런 데 와 있어?
말해 줘, 무슨 일인지
내가 너 어떻게 도와야 되는지
가
네가 도울 수 있는 거 없어
[하] 아니
도울 수 있어
그게 뭐든
너 혼자보다는 내가 옆에서 돕는 게 나아
[한숨]
왜 자꾸 밀어내기만 해
너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잖아
죽을 것처럼 힘들어 보이는데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내기만 하면
어떡할 건데?
[한숨]
[재이] 놔
못 놔
- [의미심장한 음악] - 나 뭐가 됐든
네 옆에 있을 거야
[깊은 한숨]
[절규하며] 놔, 좀 제발!
네가 뭘 해 줄 수 있는데?
협박당하고 있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말해 봐
네가 뭘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데?
협박?
누구한테?
아니, 네가 왜?
무슨 잘못을 했다고 협박을 당해?
[들이마시는 숨소리]
죽였거든
뭐?
[울먹이는 숨소리]
내가 죽였다고
[하의 당황한 숨소리]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김리안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여기까지는
할 얘기 있어서
생각해 봤는데
나한테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밖에 없더라고
그것도 몹시 나랑 안 어울리는 카드기는 한데
카드?
재이 박 회장 아들이랑 뉴욕 간대
배 떠났다는 얘기야
지금 별장에 있어
거기 있다 준비 마치면 곧바로 뉴욕으로 간대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 김리안
어차피 다 지난 일이야
재이 뉴욕행? 그거 못 막아
[한숨]
새로 시작하자, 나랑
[사락 종이 소리]
나 너 좋아해
아니, 사랑해, 김리안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사락 종이 소리]
정식으로 시작하자, 우리
[묵직한 효과음]
[고조되는 음악]
재이
[깊은숨을 내쉰다]
별장에 있는 거 확실하지?
[리안의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묵직한 효과음]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죽였다니
누구를?
[울먹이는 숨소리]
장학생
[깊은 한숨]
강인한
[옅게 울먹이는 숨소리]
[당황한 한숨]
[울먹이는 숨소리]
내가…
[음악이 잦아든다]
동생이야
[감성적인 음악]
네가 죽였다는 강인한이…
내 형이라고
[계속되는 감성적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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