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Sweepers 영화 시나리오
"2092년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늘어 갔다"
"태양 빛이 가려지고 토양이 산성화되며"
"식물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우주 개발 기업 UTS는 병든 지구를 피해"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오직 선택된 소수만이 그곳에 오를 수 있었다"
"UTS 낙하물 연구소 통합 창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옅은 신음]
[코를 훌쩍인다]
[익살스러운 음악]
[태호의 헛기침]
마침 현금이 딱 떨어졌어
(태호) 분자 합성 아니고 진짜 쌀
이거 한번 씹어 보면 이게 딱…
(연구소장) [영어] 젠장맞을, 이건 또 왜 지랄이야!
통역기가 또 말썽이잖아
[연구소장의 한숨]
넌 늘 현금이 떨어지는 게 큰 문제더구나 [태호가 코를 훌쩍인다]
(연구원) 꺼져, 태호
(태호) [한국어] 하, 잠깐만
아, 자, 자, 자, 자, 잠깐만
아니, 그, 잠깐 쓱 보기만 하는 거를
그걸 어떻게 돈을 꼬박 꼬박꼬박 받아 처먹습니까! 좀…
(연구원) [영어] 볼 필요 없다니까!
그 아이가 맞는다면 이거부터 울렸겠지
(태호) [한국어] 뭘 알아, 네가!
놔 봐, 놔 [연구원의 힘주는 신음]
[차분한 음악] 아, 좀 한 번만 보여 줘, 좀!
[영어] 됐다
[태호의 가쁜 숨소리] (연구소장) 보여 줘라
아무튼 이 쌀로는 비용이 모자랄 것 같은데
네 마그네틱 슈즈가 좋아 보이는구나 [태호의 탄성]
(태호) [한국어] 이거 어제 주운 건데
고쳐 신는 거지, 뭐, 아이고
아, 우리 배에서 나만 없었는데 이거 일할 때 얼마나 불편…
[영어] 두고 가렴
(연구원) 5일 전 우주 교통사고 쿠부치 사막에 낙하
절반쯤 불탄 탈출 캡슐 안에서 발견
"결제 완료"
[잠금장치 작동음]
시신이 7세 여아이긴 한데…
아니라고 했잖아
[연구원이 지퍼를 직 잠근다]
궤도 밖으로 나가는 시신을
[문을 탁 닫으며] 왜 지구에 와서 찾아?
[차분한 음악] [태호의 한숨]
태호야, 올라갈 차비는 있냐?
[한숨 쉬며] 불쌍한 놈
[바람이 횡 분다]
(설리반) 모든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지구는 숨만 붙어 있을 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죠
[홍채 인식음]
[홍채 인식음]
"노동 비자"
(설리반) 땅이 병들었으니 갈 곳은 하늘뿐이었죠
"인공 중력"
[안내 방송 알림음]
[안내 음성] 승객 여러분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조금 전 UTS 영공에 진입하였습니다
위성 궤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UTS 시민 거주 단지"
[독수리 울음]
(설리반) 과거, 지구는 생명의 근원이요 우주는 죽음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반대가 되었습니다
기적의 기술로 [새가 지저귄다]
이제 사람들은 우주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개가 왈왈 짖는다]
아이들은 나비를 쫓아 들판을 뛰어요
하지만 UTS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비서) 바로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시죠
여러분이 곧 만나실 바로 그분
의사이자 물리학자 우주 공학자, 역사학자이며
현존하는 인류 중 가장 부자에 고령
올해 152세죠
여러분, UTS의 창업주이자
우주 낙원의 창조자
그리고 인류의 구원자인
제임스 설리반 회장님
[문이 스르륵 닫힌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비서) 회장님, 설리반 회장님
지구에서 기자분들이 오셨습니다
[힘주는 신음]
[설리반의 탄성]
[옅은 웃음]
[설리반의 힘주는 신음]
(설리반) 안녕하십니까
개량된 홍콩야자 묘목이오
기존 종과 비교해 산소 배출량이 여덟 배라면 믿겠습니까?
천연 퇴비에도 잘 반응해서 생장 속도가 엄청납니다
전부 화성에서 퍼 온 흙인데 말이에요
[거친 숨소리]
환영합니다
[기자1의 어색한 웃음]
[웃음]
장난이에요, 자, 가시죠
(설리반) UTS는
생명의 나무 슈퍼플랜트로
화성을 일구어 왔습니다 [차분한 음악]
사흘 후
15년 만에 화성이 가장 크게 빛나는 그날
화성 이주 선포식이 있어요
이거요?
이런 건 더럽지 않아요
[한숨]
더러운 건 인간의 야만성이죠
낙원을 망가뜨리는 건
여기 존재할 수 없어요
(기자2) 없는 건 그뿐이 아닙니다
아직 인류의 95%가
지옥 같은 지구에 남아 있어요
문제는 지구에 남은 사람들과
지구 출신의 우주 노동자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아직도 처참하고 위험합니다
(비서) 오늘 회견과 관련 없는 문제를…
기자님 말이 맞아
(설리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우린 그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우주는 쓰레기 천지예요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유실된 우주정, 우주 건축물의 잔해들
(기자2)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며 만들어 낸 수만, 수억 개의 작은 조각들
지금도 청소부들은 한 줌도 안 되는 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총알보다 열 배나 빠른 우주 쓰레기를 쫓고 있습니다
(설리반) 낙원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나중에 다시 한번 오시면 더 깊은 이야기를…
"태양열 배터리 밀집 지역"
(청소부1) 1.7톤급 우주 쓰레기, 위성과 충돌
라그랑주 점에서 나온 거 같은데
(청소부2) [아랍어] 속도는 초속 7km, 아직 느려
[영어] 옆에 있는 것들 조심해
(청소부3) UTS 물건 기스 내면 오늘 공치는 거야
(청소부2) [아랍어] D 구역 로컬 79.348에서 30까지 간다
"우주 쓰레기 청소선"
(청소부4) [러시아어] 방금 위성 찍은 놈들은 따라오지 마
저 정도면 800달러 넘는다
(청소부1) [영어] 천천히, 침착하게
그놈들 아직 안 왔지?
[중국어] 누구?
[아랍어] 누구겠어?
(청소부4) [러시아어] 어제 지구 내려갔다던데
아직 안 왔겠지
[경고음] [긴장되는 음악]
[청소부들의 놀란 숨소리]
[경고음] [청소부5의 당황한 신음]
"KOR SH 7901 접근 중"
(청소부6) [영어] 우라질
[청소부들이 저마다 짜증 낸다]
[웅장한 음악]
[청소부들의 놀란 신음]
(장 선장) [한국어] 비켜라, 이 무능한 것들아
저건 내 거다
밟아
[흥미진진한 음악]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승리호 상부 갑판 중력 0.8
마그네틱 보정 중력 1.2
(업동이) [한국어] 아, 피곤해, 피곤해
아유, 씨!
[긴장되는 음악]
(청소부1) [영어] 정신 바짝 차려
(청소부5) [중국어] 저놈들 막아!
(청소부1) [영어] 반대로 끌고 간다!
(청소부6) 쫓아가! [흥미진진한 음악]
(청소부4) [러시아어] 잡아, 잡아 죽여!
(청소부1) [영어] 승리호 저 망할 놈들!
[청소부들이 저마다 욕한다]
(업동이) [한국어] 아, 시끄러워, 진짜
아유, 하여튼 교양 머리들 참 없어
왜 욕들을 하고 그래? 못 배워 처먹어 갖고 그냥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좀 느리네, 박 씨!
(장 선장) 느리다고, 박 씨, 느려!
[기계 조작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 내가 언제까지 이걸 손으로 밀고 있어야…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슬슬 마무리하자
"엔진 출력 상승"
[흥미진진한 음악]
(청소부4) [러시아어] 더 멀어지잖아!
(청소부1) [영어] 나 화나기 전에 그만둬라
(청소부5) [중국어] 저것들 잡으라니까!
(청소부3) [영어] 진짜 혼자 다 먹을 작정이야?
장 선장, 꺼져, 우리가 먼저 왔잖아!
[청소부3의 힘겨운 신음]
(청소부2) [아랍어] 좀 나눠 먹어!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청소부5) [중국어] 다른 배들 생각은 안 해?
이 천벌받을 놈들아!
[한국어] 다른 배 생각을 왜 나한테 시키냐?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청소부5의 힘겨운 신음]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태양열 집광 판에 접근합니다
[청소부4의 놀란 숨소리] 즉시 경로를 수정하십시오
(업동이) [한국어] 자, 준비들 합시다
[긴장되는 음악]
[기계 조작음]
[엔진 가속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웅장한 음악]
(청소부5) [중국어] 나한테 잡히면 죽는다!
(청소부3) [영어] 지옥에 떨어질 놈들아!
[청소부들이 저마다 비난한다]
[기계 조작음]
(청소부1) 태호, 너 양심적으로 살아라
(태호) [한국어] 그렇게들 사세요
양심적으로다가, 어?
[청소부들이 연신 비난한다]
야, 정말 그, 열심히들 산다, 진짜
몇 푼 벌어 보겠다고 저 지랄들을 저거, 어휴
[태호의 코웃음]
(타이거 박) 어? 저, 저거 뭐야?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UTS 시민 3번 거주 지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태호의 의아한 신음]
[한국어] - (업동이) 어, 뭐 해? - (타이거 박) 태호, 너 이 새끼야!
(타이거 박) 야, 이 새끼야! [선원들이 다급해한다]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즉시 항로를 변경하십시오
[새가 짹짹 지저귄다]
(타이거 박) [한국어] 어어, 야, 안테나 조심해
[선원들의 다급한 신음] 깨면 그거 벌금이야, 이 새끼야!
(장 선장) 아, 환장하겠네
[웅장한 음악]
"공장: 우주 쓰레기 하치위성"
(카룸) [영어] 승리호, 보자
티타늄 합금 210, 탄소 복합재 480
알루미늄 허니콤 17
그 외 39kg 다 해서
584달러
(태호) [한국어] 차 한 대 따로 가져온 건?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큰 창고 다 찼어
내리려면 분해 비용 별도로 70
내기 싫으면 살 발라 오고
[경고음] [탄성]
위성 안테나 하나 해 먹었네?
벌금 1,300
돈은 다시 회사로 공제 나머지 벌금은 자동 인출
고지서 챙겨 놨다, 낼 건 좀 제때 내
"최종 고지서"
[카룸이 흥얼거린다]
[한숨]
(태호) [한국어] 왜 보여 줘, 돈을?
주지도 않을 돈을 왜 세서 보여 줘 이 흡혈귀 같은 새끼야!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의 놀란 숨소리]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UTS 돈이다
[태호의 한숨]
[한국어] 카룸, 너 밤길 조심해 치면 난 줄 알아
[태호가 고지서들을 쓱쓱 센다] [카룸이 칼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유기물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하나 있었지
번개호에 12kg 있었는데
냉동 돼지고기 트럭 사고 [고지서들을 착 내려놓는다]
[태호의 한숨]
3년 다 지났다 [태호의 한숨]
[소스를 주머니에 부스럭 넣는다]
순이는 어쩔 거야, 이제?
[한국어] 어쩌긴 뭘 어째, 벌어야지
(태호) 돈만 생긴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아
[픽 웃으며] 정말 무슨 짓이든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피에르) [영어] 오, 태호, 안녕
지구 내려갔다더니 또 허탕 치고 온 건가? [익살스러운 음악]
[피에르의 의아한 신음]
아니, 근데 왜 비닐봉지를 신고 있나?
[피에르의 탄성]
[프랑스어] 장 선장은 오늘도 아름다우시겠지?
(태호) [한국어] 장 선장이 전해 달래
(피에르) [프랑스어] 나한테? 뭐래?
(태호) [한국어] 한 번만 더 연락하면 죽이겠대
[프랑스어] 아, 그렇군
(피에르) TV 좀 보자
[부스럭거린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어] 25, 52
(뉴스 속 앵커1) 인간형 안드로이드 도로시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합니다
(피에르) [프랑스어] 저거 진짜 사람같이 생기지 않았냐?
(뉴스 속 앵커1) [영어] 이틀 전
[무거운 음악] 극렬 테러 집단 검은여우단과 함께 사라진 도로시
(피에르) [프랑스어] 검은여우 놈들 소름 끼쳐
(뉴스 속 앵커1) [영어] 현재까지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호) [한국어] 나 간다
(뉴스 속 총리) [영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대량 살상 무기인 것입니다
(뉴스 속 앵커1) 도로시를 목격 시 절대 가까이 가지 말고
(피에르) [프랑스어] 잘 가
(뉴스 속 앵커1) [영어] 즉시 900으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쥐가 찍찍거린다]
(태호) [한국어] 아! 뭐야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승리호
강화 두랄루민 선체에 양자 레이더
추력 320만 파운드, 최고 속도 4만 8천
그런 괴물을 만들어 굴리면서 너희는 왜 돈을 못 버냐? [태호의 거친 숨소리]
(태호) [한국어] 그게 다 빚이다
그래 봐야 쓰레기 줍는 배인데
장 선장이 괜히 오버질을 해 가지고, 아유, 씨
수리하고 벌금 내느라 또 빚지고
빚이 빚을 낳고 [칙칙 분무한다]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그래도 너희가 팀워크는 괜찮은데
(태호) [한국어] 팀워크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우리 다 개판이야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가 화투를 탁탁 섞는다]
[흥미로운 음악]
[업동이가 화투를 탁탁 던진다]
(업동이) 음, 난 체크
[업동이가 흥얼거린다]
[놀란 숨소리]
[시스템 작동음] (장 선장) 3, 7, 망통
(업동이) 아니, 1달러씩 하면서 뭐 그렇게 폼들을 잡아
빨리해 [새어 나오는 웃음]
(태호) 레이스, 삥 [업동이가 흥얼거린다]
(업동이) 다 따 봤자 10달러겠다
(장 선장) 받고 두 개 더
[업동이가 연신 흥얼거린다]
(타이거 박) 난 다이
입 좀 다물어
(업동이) 난 입 벌린 적이 없는데
아, 근데 왜 나한테 화를 내고 그래?
에이, 막판 하고 그만하자
뭐, 재미도 없고 서로 예민해지기만 하는 거 같고
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업동이) 음, 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뭘까?
(태호) 이런 판은 죽을 수가 없지
[돈을 착 올려놓으며] 콜
쌀이 없어졌어
(타이거 박) 좋은 날 맛보려고 아껴 둔 건데
전에는 공구 통, 그 전엔 배터리 [코를 훌쩍인다]
어떤 쳐 죽일 것이
[장 선장이 뚜껑을 달그락 연다] 배 물건을 빼돌려서 돈을 챙기고 있단다
[장 선장이 뚜껑을 달그락 잠근다]
장 선장, 그 술 무슨 돈으로 산 거야?
[도끼를 쨍 들며] 한 병에 80은 할 텐데
닥쳐
받고 10 더
변명할 생각 마
그건 내 지성을 모독하는 거야
(타이거 박) 예전 같았으면 시체로 매달아서 본보기를 보였을 일인데
이 아저씨가 실성을 하셨나
(장 선장) 한번 해 볼까, 누구 시체가 매달리나?
(업동이) 우리 대출 거치 기간 이번 달로 끝이야
다음 달부터 2천씩 내야 돼 다들 알고 있으라고
야, 그거 연장 안 됐어? 남은 거 얼마인데?
(업동이) 음, 남은 게
만, 한, 한 만 약 한 6, 7천 달러에다가 [태호의 한숨]
조합에서 빌린 게 뭐, 그것도 한 9천
난 오늘 그 도둑놈이 누군지 꼭 알아야겠어 [업동이가 계속 말한다]
무슨 헛소리 하는지 모르겠는데
(장 선장) 큰판이니까 이따 얘기하자
(업동이) 저번 주에 법원에서 가압류 통보장 온 것도 있고
뭐, 난리야, 지금
(태호) 업동아
물어본 것만 얘기해, 나 죽어
(업동이) 응, 그래, 알았어 [태호의 한숨]
하나 더 있는데 그만하지, 뭐
(태호) [한숨 쉬며] 하나 더 뭔데?
(업동이) 돼지 아빠 도망갔어
- 뭐? - (업동이) 튀었어, 돼지 아빠
(업동이) 우리 곗돈 관리해 주는 새끼
형 지구 내려갔을 때 난리가 났었어 못 잡을 거 같대
- 뭔 소리야, 그게? - (업동이) 자, 까 봅시다
[흥미로운 음악] [업동이의 놀란 숨소리]
(업동이) 아이고, 또 이겼네, 아이고, 지겨워
(태호) 장 선장, 너 알고 있었어?
(장 선장) 장땡? [업동이의 웃음]
(태호) 장 선장이 확실하다며
거기 곗돈을 얼마를 부었는데 도망을 가, 씨!
너 내일 한 번 더 해
(태호) 너, 이씨, 10만이야, 10만 우리 전 재산!
(타이거 박) 선장이라고 안 봐줘 나이도 제일 어린 게!
- (태호) 내 돈 어디 있어! - (타이거 박) 내 쌀 어디 있어! [업동이의 신난 신음]
[장 선장의 성난 탄성]
[태호의 신음] (타이거 박) 장 선장!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태호의 신음]
아, 미안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장 선장) 느려
[함께 힘준다]
[장 선장의 비명] [타이거 박의 웃음]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과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업동이가 흥얼거린다]
[힘겨운 신음]
(업동이) 원, 투, 스텝
아이고, 무서워
[업동이가 연신 흥얼거린다]
[업동이의 웃음]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위성 훼손 범칙금
720달러 자동 인출 되었습니다
승리호의 잔액은 0달러입니다 [업동이의 한숨]
(업동이) [한국어] 일, 십, 백, 천
허, 아, 더럽게 비싸네, 진짜, 씨
(타이거 박) 한 놈을 잡아 오면 양 팔목을 잘라
하나는 내가 갖고 하나는 그놈 두목한테 보내고는 했지
(업동이) 아휴, 박 씨 또 뻐꾸기 날린다 저것도 정신병이야, 아휴
(타이거 박) '타이거 박'이라고 '박 씨'가 아니라
(업동이) 그 많던 손모가지는 다 어디 있어, 그럼 지금?
- 못 믿네? - (업동이) 믿어, 믿어
(업동이) 아, 있으면 하나 갖고 싶어서 그러지, 어
(타이거 박) 그래핀 티타늄 이거 앞에선 만민이 평등하지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태호) 아, 헛소리 그만하고 둘 다 일 좀 해, 좀, 확!
(업동이) 아, 진짜 일하기 싫다, 씨 [의미심장한 음악]
야, 근데 라그랑주 점에서 온 것치고는 진짜 멀쩡하네
이 정도면 나노봇들이 벌써 다 갉아 먹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아, 이거 나노봇들 설마 우리 배에 옮는 거 아니야?
(타이거 박) 뭘 옮아? 원래 여기저기 다 퍼져 있는 거를
(업동이) 그냥 나노봇이 아니잖아
라그랑주 나노봇이 얼마나 독한 애들인데
걔네 죽지도 않아
만약에 우리 배에 구멍이라도 생겨 봐 다 죽어 끝이야, 우리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 그런 걱정은 하질 말아
그 전에 굶어 죽을 테니까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한숨]
가난이 죄인지, 죄를 지어 가난한 건지
[가쁜 숨소리]
(업동이) 다 굶어 죽으면
이 배의 등기는 내 앞으로 해 놓고… [우르릉 소리가 들린다]
[타이거 박과 업동이의 의아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버튼 조작음]
"경고, 주유구"
[태호의 가쁜 숨소리]
[기계음이 들린다]
[태호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효과음]
(태호) 미아 사건 [전기 포트 조작음]
일은 일대로 못 하고 경찰한테 끌려다니고
이것저것 트집 잡혀서 벌금이나 뜯기고, 아휴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예상 손실액, 약 7,300달러입니다
(장 선장) [한국어] 짜증 나네, 이씨
(업동이) [한숨 쉬며] 골치 아프다
(장 선장) 찾아 주면 부모가 사례금 좀 주지 않냐?
(태호) 너 UTS 시민권자야?
(업동이) 아, 쟤 통역기도 없잖아
[영어] 너 UTS 시민권자야?
[한국어] 네? 유티에…
(업동이) 음? 한국 사람?
(태호) 아니, 좀 사냐고, 너희 집, 부자야?
집 없는데요
[한숨]
(꽃님) 근데 나 배고픈데
- (타이거 박) 어 - (꽃님) 밥 먹고 싶은데
(장 선장) 야, 닥쳐
애가 염치가 없네
(업동이) 아유, 뻔뻔하긴, 하
[타이거 박의 머쓱한 신음]
(장 선장) 그 차 안에 있었다고?
(업동이) 응, 뒷좌석 에어백 안에
그 난리 통에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몰라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저 바가지 머리
[신난 신음]
(태호) 순이야, 우리 순이 어디 갔지? [새가 짹짹 지저귄다]
어, 여기 있다! [웃음]
(장 선장) 배 붙이면 바로 치안 센터 데려가
[시스템 작동음]
[버튼 조작음]
(뉴스 속 앵커2) [영어] 인간형 안드로이드 도로시에 대한
제보는 아직 없습니다
[한국어] - (업동이) 너 나 본 적 있지? - (꽃님) 아니요
(뉴스 속 앵커2) [영어] 소형 수소 폭탄이 내장된 도로시는
이틀 전 검은여우와 함께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이것이 도로시의 얼굴입니다
[영상 속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대량 살상 무기입니다
[꽃님의 옅은 신음] 아주 위험한 로봇이죠 아주 위험합니다
[업동이의 놀란 신음] 전 UTS가
[쉭 소리가 점점 커진다] 끔찍한 폭발 테러 위험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한국어] 엎드려!
[재채기]
[전기 포트가 쉭 끓는다] [웃음]
[전기 포트가 삐삐 울린다]
[업동이의 의아한 신음] [전기 포트 작동음]
[선원들의 긴장한 신음]
[업동이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선원들의 다급한 신음]
(타이거 박) 아, 왜 저래, 진짜, 나와, 나와, 나와
[태호의 겁먹은 신음] [꽃님의 웃음]
[병이 쟁그랑 떨어진다]
[꽃님의 웃음] [태호의 겁먹은 신음]
(태호) [다급한 말투로]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긴장되는 음악] [타이거 박의 가쁜 숨소리]
[안도하는 한숨]
로봇이었다니
폭탄이었어?
어쩐지, 생체 반응이 없더라니 [버튼 조작음]
(업동이) 피부 이식이 어쩜 이렇게 감쪽같니
[감탄하는 숨소리]
(장 선장) 어, 야, 야, 저거 움직인다, 씨
(업동이) 얘 기분 나쁘다고 터지진 않겠지?
(태호) 야, 시끄럽고, 저기, 빨리 신고부터 해
구, 공, 공
[안내 음성] [영어] UTS 통합 범죄 신고 서비스입니다
UTS 시민은 1번 비시민은 2번을 눌러 주세요
(타이거 박) [한국어] 비시민
(태호) 저거 배 밖에 묶어 둬야 되지 않을까, 업동아?
(업동이) '업동아'? 맨날 위험한 건 왜 나야?
(타이거 박) 기타 범죄가 14번 이거 기타 범죄인가?
(장 선장) 일단 묶어
[긴장한 숨소리] 가위바위보
(선원들) 가위바위보
[업동이의 탄성]
[코를 훌쩍인다]
[긴장되는 음악]
[태호의 놀란 신음]
(태호) 오지 마,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 내가 저기 물 닦으려고… - (태호) 마, 마, 말도 하지 마
(타이거 박) 아휴, 저 쓸모없는 놈, 저거, 저거
- (장 선장) 등신, 저거 - (업동이) 으이그
(태호) 쳐다보지도 말고 숨도 조심해서 쉬라고
엉겨 붙을 생각 하지 마라
나 좋은 사람 아니니까
[의아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 애완용 로봇?
[헛웃음]
별짓들 다 하네, 진짜
참 나
[태호의 거친 숨소리]
[스마트폰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강현우'?
[스마트폰을 툭 던지며] 뭐야?
'현우 강'
[스마트폰 작동음]
[스마트폰 조작음] '강현우'
'부재중'
방금까지 계속 걸었네?
[노트를 툭 내려놓는다]
얘들아, 우리 얘기 좀 할까?
"MR09: 비시민 거주 단지 9번"
(업동이) 터진다, 터진다, 터진다
어어, 터진다, 터진다, 터진다 [선원들의 다급한 신음]
[반짝이는 효과음]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무거운 음악]
신고는?
14번 기타 범죄로 해 놓긴 했는데, 올까?
[업동이가 컵을 달그락 든다] - (태호) 안 와 - (타이거 박) 어
[작은 목소리로]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태호) 검은여우단 두 놈이 꼬마를 데리고 도망치다가
기동대에 격추
한 놈은 죽었거나 잡혔고 한 놈은 자동 탈출
꼬마 혼자 라그랑주 점에 진입
그래서 지금 여우단, 기동대
양쪽에서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중
(업동이)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하나도
[한숨]
한마디로
돈이 되는 꼬마란 말이야
(업동이) 돈?
- (태호) 근데 비시민은 포상금을? - (업동이) 못 받지
(장 선장) 그러니까 지금 우리 배에 있는 그 폭탄을
검은여우단에 되팔아 보겠다? [태호의 호응하는 숨소리]
팔아서 그 테러범들한테 돈 한번 뜯어 보겠다?
100만은 받을걸
(업동이) 100만?
(장 선장) 안 돼, 정의롭지가 못해
뭔 개소리야?
아, 말아, 그럼
내가 폭탄 데리고 나가면…
[흥미로운 음악] (장 선장) 폭탄이 네 건 줄 아나 봐?
(타이거 박) [도끼를 탁 찍으며] 기동대에 다이렉트로 찌르면
5분 안에 오지, 아마?
(태호) 알았어
선장이 4 먹고 나랑 박 씨랑 3, 오케이?
(업동이) 오케이!
[한숨]
그래, 오케이라고
(태호) 알았어
3.5, 3.5, 2, 1, 됐지?
- (업동이) 1? - (타이거 박) 너 3.5, 나 2
나 왜 4에서 3.5 됐냐?
(타이거 박) 내가 이거를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한숨]
(장 선장) 내 0.5 도로 제자리 갖다 놔
(업동이) 아, 엿같네, 진짜, 씨
(태호) 4, 3, 2
내가 1, 됐지?
[만족스러운 웃음]
그렇게들 살지 마, 진짜, 지옥 가
(업동이) 응
(타이거 박) 근데 얘가 이런 걸 할 줄 아나?
긴장되면 내가 하고
(태호) 박 씨, 나 뭐 하던 놈인지 까먹으셨어? 응?
그런 놈들 내가 잘 알아
그런 놈들일수록 쫄지 말고 원하는 걸…
(점원) [타갈로그어] 주문 안 하나?
또 안 할 거면 나가
[업동이의 한숨]
(태호) [한국어] 콜라 하나
[태호의 머쓱한 웃음]
[시스템 작동음] (타이거 박) 어디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어디 있냐고
이, 이거 뭐야, 이거 기린인가?
이 자식이, 이거 내 방에 기린 그림을, 아유…
(태호) 아, 근데 이거 송신 마이크 깨졌는데 어떡하지, 이거?
(장 선장) 우리 거 꽂아서 피치 올려 놔
(업동이) 이게 뭐야?
(태호) 어, 스마트폰
사설 위성을 쓰니까 추적이 잘 안되거든
범죄에 주로 쓰이지
(장 선장) 아까 한 놈 잡혔을 거라고 하지 않았냐?
잡힌 놈이 이거 가지고 있으면 교신 채널 들키는데
내가 그런 기술적인 거는 잘은 몰라
[태호가 단자를 탁 끼운다] 검은여우단에 대해서는 좀 아나?
내가 일할 땐 없어 가지고 잘은 모르겠네
뭐 아는 게 없어
(태호) 됐지, 어? 진짜 해?
[긴장되는 음악] (타이거 박) 응
(태호) 한다
[긴장한 숨소리]
"송신"
[버튼 조작음] [통화 연결음]
[달칵 소리가 들린다]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머뭇거리는 신음]
[스페인어] [변조된 목소리로] 여, 여보세요?
[버튼 조작음]
"영상 전송"
강현우가 이 물건 주인이신가?
(현우) [변조된 목소리로] 얼마를 원합니까?
[긴장되는 음악] [타이거 박의 놀란 숨소리]
[한국어] 얼마, 얼마, 얼마, 얼마, 얼마, 얼마?
[태호가 속삭인다] (타이거 박) 얼마, 얼마…
[타이거 박의 놀란 숨소리]
(태호) [스페인어] 200만
아니, 아니!
150
정 뭐하면은
80까지 DC 가능
(현우) 200만, 현금으로
[타이거 박의 놀란 숨소리]
당장 만납시다
[타이거 박의 놀란 신음] 도로시 확인되면 돈은 그 자리에서 드립니다
[태호가 입소리를 쉿 낸다]
G 구역 제니스 망원경 기지
2번 게이트 앞에서 13시
(태호) 안 돼, 안 돼!
32번 상업단지 고스트
2번 비상구 앞 14시
잠깐만, 잠깐만
폭발이 좀 걱정되는데
혹시 조심해야 할 거라도?
(현우) 명령 없이 폭발하지 않습니다
이 거래가 거짓이라면 당신은 죽습니다
약속 시각 늦지 마시오 우린 오래 기다리지 않습니다 [통화 종료음]
[마이크가 툭 떨어진다]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업동이의 환호]
[업동이의 웃음] [태호가 병뚜껑을 쉭 딴다]
(타이거 박) [한국어] 마셔, 마셔
마실 자격 있어, 어?
(장 선장) 난 너 해낼 줄 알았다
[함께 웃는다] [업동이의 환호]
[타이거 박의 탄성]
[선원들의 웃음]
(녹음 속 태호) [스페인어] 32번 상업단지 고스트
2번 비상구 앞 14시
[영어] 도로시를 찾아와
인류의 운명이 달린 일이야
(타이거 박) [한국어] 쥐 죽은 듯이 얌전히 있어
얌전히 있으란 말이야
그러고 있잖아요
[한숨]
(타이거 박) 저게 기린이냐? 그림 솜씨가 영 형편없네
공룡인데요
[타이거 박이 달그락 뒤진다]
(타이거 박) 야, 공룡 좀 보자
두 눈 똑바로 뜨고 봐
공룡은 이게 공룡이야, 알겠냐?
(꽃님) 얘도 공룡이에요
봐 봐, 똑같잖아요
"공룡 사전"
[헛기침]
- 하여튼… - (꽃님) 나 이것도 그렸는데
(타이거 박) 뭐, 이거는 뭐
뭔지 좀 알아보겠는데
눈이 이렇게 작지 않아, 봐 봐 [신비로운 음악]
(꽃님) 눈 좀 더 크게?
(타이거 박)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꽃님이 그림을 쓱쓱 그린다]
그래, 봐 봐, 코도, 봐 봐
- (꽃님) 코도? - (타이거 박) 높게, 높게
[숨을 들이켠다]
[재채기] (업동이) 너 재밌어서 자꾸 하는 거지, 그렇지?
쯧, 너 어디 가서라도 [꽃님이 코를 훌쩍인다]
네가 몸이 좀 안 좋다 그러면 미리미리 얘기해야 돼
그래야지 사람들이 대피라도 하지, 알았지?
(타이거 박) 자, 여기 한번 들어가 보자
타이거 삼촌, 나 어디 가요?
[망설이는 신음] (태호) 자, 자, 자, 자, 다 준비됐지?
- (태호) 5분 전이야 - (타이거 박) 엔진 상태가 안 좋아
- (타이거 박) 나가다 퍼질지도 몰라 - (태호) 늦으면 죽는다
(태호) 일로 와 봐, 업동이, 일로 와 봐
200만이야, 200만, 어?
우리 한번 파이팅 한번 외치자
하나, 둘, 셋, 파이팅! 자… [문이 스르륵 열린다]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도킹 도어 개방
(태호) [한국어] 바빠 죽겠는데 누구냐, 또? 하…
[시스템이 삐삐 울린다] 문 안 잠갔니? 어?
(꽃님) 'P, O, L, I, C'… [선원들이 대화한다]
"도킹 감지 경찰"
다 원위치
(꽃님) '폴리스'? [긴장되는 음악]
(장 선장) 뭐 해! [초인종이 울린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선원들이 소란스럽다]
(교통경찰) [덴마크어] 강제 개방 하겠습니다
왜 문을 안 여나?
UTS 경찰이 우습나?
(태호) [한국어] 문이, 이게 왜, 이게…
[차단기를 툭 치며] 이게 왜 안 되는 거야?
(교통경찰) [덴마크어] 배에 불법 개조를
아주 살벌하게 해 놨던데 말이야
[한국어] 아, 저희 선장이 워낙 손재주가 좋아 가지고…
(교통경찰) [덴마크어] 이런 흉측한 배는
UTS 시민들이 불쾌해하신다고
(타이거 박) [한국어] 앞으론 자제시키겠습니다
[코웃음]
[덴마크어] 군용 아니야, 이거?
어디서 났어?
(타이거 박) [한국어] 아, 얘도 선장이
재활용 센터에서 데리고 온 건데 애는 착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교통경찰) [덴마크어] 선내에 이런 거 키우게 돼 있나?
(태호) [한국어] 저, 선생님
저희가 지금 좀 바쁜데 무슨 일로… [교통경찰의 헛웃음]
(교통경찰) [덴마크어] 무슨 일인지는 내가 물어봐야지
신고 넣었잖아, 14번 기타 범죄로 [타이거 박과 태호의 탄식]
[무거운 음악]
[당황한 숨소리]
(태호) [한국어] 아이, 선생님, 저, 그게
신고를 한 게 아니고 아까 저희가 뭐 좀 여쭤보려고…
[긴장되는 음악]
[태호와 타이거 박의 떨리는 숨소리]
[교통경찰이 달그락 뒤진다] [타이거 박의 놀란 숨소리]
(타이거 박) 쉿
[교통경찰이 캐비닛을 탁탁 두드린다]
(태호) [작은 목소리로] 2분 전, 2분 전
미치겠네, 아휴
[덴마크어] 누구와 눈을 맞추고 있던 건가?
[태호의 거친 숨소리] [태호가 자물쇠를 달그락거린다]
응?
(업동이) [한국어] 뭐 해, 뭐 해, 뭐 해, 뭐 해, 뭐 해!
내 돈 갖고 뭐 하는 거야?
[타이거 박의 떨리는 숨소리]
[태호가 돈을 부스럭거린다] 그냥 놔, 딱, 딱 놔, 딱 놔
(타이거 박) 에취
(태호) 업동아, 업동아, 좀 쓰자! [업동이의 다급한 신음]
[다급한 발걸음] (업동이) 이 개새끼야!
(태호) 저, 저, 저, 저, 선생님, 선생님
저희가 너무 중요한 약속이 있어 가지고
저, 저, 저, 저, 잠시만 좀! 아… [교통경찰의 힘주는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장 선장) 다 찍었냐?
어떻게 오셨어? [흥미로운 음악]
비시민은 신고를 대여섯 번 해도 올까 말까인데
- (장 선장) 업동아 - (업동이) 응?
- (장 선장) 돈 받는 거 다 찍었냐고 - (업동이) 어?
(업동이) 어, 어, 어, 어
그럼, 찍고 있지, 아주 자세하게
(장 선장) 식별등 끈 거 보니 교대 끝나고 오셨는데
퇴근하고 뇌물 뜯으러 온 거 그거 민원 넣으면 어떻게 되나? [인식음]
(교통경찰) [덴마크어] 이게 미쳤나, 내가 뜯긴 뭘 뜯어?
(장 선장) [한국어] 소속, 신분도 안 밝히고
어, 사제 총을 찼네?
(업동이) 하, 이 새끼 봐라
(장 선장) 이거 불법 무기 소지면 지구로 즉시 추방 아닌가?
(태호) 추방이지
이 아저씨 이거 겁대가리 없으시네 [장 선장이 살짝 웃는다]
(장 선장) 이런 건 부품을 따로 보관해 두는 게 좋은데
(타이거 박) 완장질도 적당히 해야 맞장구를 쳐 주지
(업동이) 응? 말단 교통이면 우리하고 같은 비시민인데
그런 주제에 왜 남의 머리는 치고 지랄이야?
(장 선장) 왜 남의 애 머리는 치고 지랄이야?
아무튼 나리가 무사하고 싶으면
여기서 우리를 싹 다 죽이고 증거 인멸을 한 후에
조용히 떠나는 건데, 어떻게
못 하겠으면 그냥 꺼져, 이 등신아
(교통경찰) [덴마크어] 너희들 두고 보자!
(업동이) 네, 살펴 가세요
[문이 스르륵 닫힌다]
(꽃님) [한국어] 선장님
(태호) 갔다, 갔다, 갔다, 갔다, 갔다
[리드미컬한 음악] 박 씨, 박 씨! 빨리 준비해, 가방
야, 그 가방 챙기라고, 빨리, 늦었어 [타이거 박이 분주하다]
"UTS 상업단지 32번"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환호]
[태호의 가쁜 신음]
(태호) 아유, 박 씨, 빨리 와, 뭐 하냐?
아, 우리한텐 이런 데가 안전해
역시 김태호, 용의주도해, 아, 잘했어
(타이거 박) 저기, 궁금한 게 있는데
이, 이제 우리 꼬마 어, 어떻게 되는 거냐?
(태호) '우리 꼬마'?
[헛웃음 치며] 우리 것도 아니고 꼬마도 아니야
폭파를 시키든지 용광로에 녹여서 이빨을 만들든지
- (태호) 알 게 뭐야 - (타이거 박) 아니, 그래도…
(태호) 우리 여기 돈 벌러 왔어, 박 씨
정신 차리자, 어?
(타이거 박) 아이고, 아이고
답답해도 좀만 참아
[리드미컬한 음악이 연신 흘러나온다]
"2번 게이트"
[심호흡]
[현우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1이 풀썩 주저앉는다] [놀란 숨소리]
[현우의 놀란 숨소리]
(태호) [스페인어] 2번 비상구 앞에 있으라니까
[변조된 목소리로] 이게 어디서 간을 보고 있어?
원래 이렇게 어설프신가?
빈 탄창?
[수신기 알림음] 혼자 오셨네?
나를 믿는 건가 아니면 우습게 보는 건가?
따라와!
[현우의 긴장한 숨소리]
(기동대원1) [영어] 강현우 확인
접선자는 신원 확인 불가
도로시 확인 후 관련자 전원 사살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태호) [한국어] 박 씨, 준비해, 준비, 준비
(태호) [스페인어] 그냥 한국말로 해, 강현우
개수작 부릴 생각 말고
[태호의 웃음]
(현우) [한국어] 도로시부터
(장 선장) 돈부터 [태호의 부정하는 신음]
(태호) [스페인어] 돈부터
[태호의 웃음]
[현우의 거친 숨소리]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현우의 거친 숨소리]
(타이거 박) [한국어] 야
(기동대원1) [영어] 도로시 본체는 반드시 수거하라
타격 준비
(태호) [한국어] 봤냐고!
[태호와 타이거 박의 감탄]
(영상 속 태호) 됐어, 됐어, 됐어!
[함께 감탄한다]
"200만 달러 위조권 없음"
[타이거 박의 웃음] [태호의 뽀뽀하는 신음]
[태호와 타이거 박의 신난 신음] [현우의 의아한 신음]
(현우)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없잖아 [태호와 타이거 박의 의아한 신음]
당신들, 당신들 뭐야? 어! [태호와 타이거 박의 의아한 신음]
[업동이의 의아한 신음] 애 어디 갔어?
(기동대원1) [영어] 도로시 이탈, 도로시 이탈
[시끌벅적하다]
(장 선장) [한국어] 빨리 찾아
거기서 폭탄 얼굴 팔리면 진짜 다 망한다
[여자의 웃음]
[꽃님이 털썩 넘어진다]
(현우) 꽃님아!
[음악 소리가 잦아든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꽃, 꽃님아
[타이거 박의 놀란 신음]
(태호) 아, 진짜, 이씨
(뉴스 속 앵커1) [영어] 실제 아이와 분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우 위험한 대량 살상 무기입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를 초소형 수소 폭탄이 장착되어…
(태호) [한국어]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안 터져, 안 터져, 안 터져 아, 노, 노, 노, 노, 노! [사람들의 비명]
(기동대원1) [영어] DJ 부스 방향
[총성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의 비명]
[한국어] - 뭐야? - (업동이) 어? 저, 저…
(기동대원1) [영어] 목표물 확인, 전부 퍼부어
[소란스럽다]
(태호) [한국어] 아, 나와 봐, 좀, 저기 있다, 강현우!
(현우) 꽃님아, 꽃님아, 꽃님아!
꽃님, 꽃님아!
(태호) 강현우 어디 갔어, 여기… 야, 강현우!
야, 강현우, 아이, 아, 내 돈!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긴장되는 음악]
뭐야, 저거?
[총성이 연신 울린다] [태호와 타이거 박의 다급한 신음]
(기동대원1) [영어] 1번 바 앞의 목표물 집중 사격
카밀라 대장님, 유기체 반응 없습니다
[무거운 효과음]
용의자들 도주했습니다
(장 선장) [한국어] 애를 좀
똑바로 보고 있어야 될 거 아니야!
(태호) 아니, 박 씨
아, 왜 그렇게 맨날 일을 띄엄띄엄해, 진짜, 맨날?
아, 돈은 또 왜 돌려줘?
아, 왜 그렇게 생각이 짧아!
(장 선장) 넌 생각이 긴 놈이 그 한복판에서 '내 돈, 내 돈'거리고 앉았냐?
아유, 씨!
(업동이) 처음부터 이상하게 안 될 거 같더라
(타이거 박) 넌 뭐, 꼭 안 되면 안 될 줄 알았다더라
(업동이) 내가 갔으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타이거 박) 네가 가지, 새끼야, 그럼!
(업동이) 그냥 나 혼자 한 말이야
야, 조용히 해 봐 저, 저기, 저기, 뭐야, 저거
저 스마트폰, 얼른 빨리 다시 해
(장 선장) 이것 때문에 걸린 거야
기동대가 다 듣고 있었다고
[스마트폰을 툭 넣으며] 번호로 회선 코드 알아냈으니까 우리 전파로 송신한다
[태호의 한숨] 무전이라 멀면 못 받지만 아무튼 받을 때까지 건다
일단 공장으로 배 돌려
배 퍼졌어, 지금 못 가
(태호) [울먹이며] 아, 내 돈, 씨, 내 돈 200만
아, 내 돈 200만, 망했어, 이씨
(꽃님) 태호 삼촌, 돈 잃어 먹었어요?
[씩씩거린다]
아직 다 못 그렸는데
너 이름이 뭐니?
꽃님이요
- '꽃님'? - (업동이) 너 도로시 아니었어?
맞아요, '꽃님'은 한국 이름
(타이거 박) '꽃님'? 이쁘네
(업동이) '꽃님', 이름 촌스럽다
(타이거 박) 네 이름보단 세련됐거든?
이름 부르지 마
(타이거 박) 왜 그래, 꽃님아?
(꽃님) 나 보면 태호 삼촌이 무서워하니까요
(타이거 박) 무섭긴 누가 무서워해
일로 와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꽃님의 웃음]
여기 누구 꽃님이 무서워하는 사람 있어?
아이, 폭탄 들고 뭐 하는 거야?
무섭긴 타이거 삼촌이 더 무섭지
(타이거 박) 독거미다 [꽃님과 타이거 박의 웃음]
으, 태호 삼촌한테 가자 [꽃님이 연신 웃는다]
[질색한다] (타이거 박) 일로 와, 이 겁쟁이, 겁쟁이
- (태호) 아, 진짜 - (타이거 박) 겁쟁이 삼촌 [타이거 박의 웃음]
[선원들이 소란스럽다] (태호) 오지 마, 오지 말라고 했다
아, 오지 말라고! [신비로운 음악]
아, 오지 말라고!
(타이거 박) 겁쟁이, 일로 와, 어디 가!
[의미심장한 효과음]
(광고 내레이터) [영어] UTS의 나노봇 기술이 만들어 낸
생명의 나무
슈퍼플랜트로 일구어 낸 기적
또 한 번의 위대한 도약
화성으로 이주하세요 세상에 없던 행복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화성"
(총리) 나노봇을 무력화하는 크립톤 파동은
오직 수소 폭탄에서만 발생합니다
그런 불필요한 사항은 알릴 필요가 없지요
(임원1) 맞습니다
(임원2) [중국어] 검은여우들 손에 수소탄이 있습니다
많은 UTS 시민들이 그 점을 우려하고 있어요
(임원1) [영어] 크립톤 파동의 방출 범위는
5,000km입니다
화성까지 도달할 수 없는…
(설리반) 영상에 문장을 몇 개 더 추가했으면 합니다
저 영상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설리반) '생명의 나무' 앞에 '화성 토양에 최적화된'이 필요합니다
오직 화성에서만 자랄 수 있다는 걸 강조하라고 했는데요
아, 그게…
(설리반) 확실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어두운 음악]
[테이블을 탁탁 치며] 지구에는 희망이 없다는 걸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설리반) [기괴한 목소리로] 증명해 봐
네놈의 죄송한 마음을
내가 믿을 수 있게 증명해 보란 말이야
[설리반의 힘겨운 신음]
지금 여기서
[설리반의 힘겨운 신음]
(피에르) ♪ 들판 푸르른 ♪ [감성적인 기타 연주]
♪ 내 고향으로 가고 싶어요 ♪
(업동이) [한국어] 피에르
[피에르가 계속 노래한다] 비상 채널 열려 있습니다
고맙긴 한데 노래 좀 그만 좀 하시지 다른 배들 다 듣고 있는데
(청소부1) [영어] 닥쳐, 피에르!
(청소부7) [스페인어] 또 시작이네, 저 진상
(피에르) [프랑스어] 미안
[영어] 끄는 걸 깜빡했구먼
시스템 재부팅하면 비상 무전부터 열리니까 말이야
[손가락을 딱 튀기며] 장 선장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든 노래가 있어, 들어 봐
[피에르가 기타 줄을 퉁 퉁긴다]
[피에르가 중얼거린다]
♪ 그날 밤 ♪
[경쾌한 기타 연주] ♪ 기억나요? ♪
♪ 난 우리의 그 키스를 잊지 못해요 ♪
(피에르) ♪ 다음 날 아침 당신의 호수 같았던 ♪
[버튼 조작음]
[한국어] 이거 왜 안 꺼져? 씨
(피에르) [영어] ♪ 눈동자도 잊지 못하겠어요 ♪
[한국어] 하, 무전 끄라고
[피에르가 흥얼거린다]
[스피커 속 피에르가 흥얼거린다]
"정비창: 공장 내부"
(타이거 박) 장 선장이 뽀뽀를 했대
(업동이) 아유, 뽀뽀만 했겠어?
(태호) 뽀뽀고 나발이고 업동아, 네 거 저금통 좀 갖고 와 봐
(업동이) 아, 왜 또!
(청소부3) [영어] 딸기 맛 맞지?
(아이) 네
(청소부3) 고마워
(업동이) [한국어] 내 돈 몽땅 털어 가지고
배터리 산 거 알지? 내 피 같은 돈으로
용접봉도 사야 되는데 이제 우리 외상 안 준대
(업동이와 타이거 박) - 아, 몰라, 난 도대체 이해가 안 가 - 씨…
(업동이) 어른 셋이 있는데 땡전 한 푼 없다는 게
[흥미로운 음악] 아유, 씨
[타이거 박의 짜증 섞인 신음] 이건 완전히 알거지야, 우리 알거지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태호 삼촌, 부탁이 있어요
(꽃님) 들어줄 수 있어요?
(태호) 없어
뭔지 얘기도 안 했는데
뭔지 얘기도 안 하고 들어줄 수 있냐부터 물어보냐, 넌?
가위 좀 빌려주세요
(태호) 싫어
[태호의 한숨]
나도 부탁이 있는데
뭔데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하이 파이브
[한숨]
(태호) 아무것도 하지 마, 이게 부탁이야
웃고, 떠들고, 그림 그려 주고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태호의 한숨]
가위는 왜? [흥미로운 음악]
- (태호) 조심해 - (꽃님) 손 조심?
(태호) 토마토 조심하라고
[꽃님의 웃음]
(태호) 어, 야, 배에 가 있으라니까
(태호) 하, 내가 처음 보자마자
피에르 제일 먼저 생각나서 일로 왔잖아
항상 고마워, 여러 가지로
(청소부8) [프랑스어] 진짜 토마토인가?
(청소부9) 한 번도 못 먹어 봤는데
[꽃님이 달그락거린다]
[피에르의 감탄한 숨소리]
(피에르) 이런, 제기랄
[피에르가 꿀꺽 삼킨다] [피에르의 감탄]
[한국어] 지금부터 하나에 1달러
1달러
(태호) 맛있게 드세요
아이, 고맙습니다
아이, 고맙습니다
(청소부1) [영어] 빨간 거로 두 개 줘
(태호) [한국어] 두 개, 두 개, 두 개 2달러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꽃님) 두 개? - (태호) 초록색, 초록색 두 개
(청소부1) [영어] 빨간 거로 달라니까
(꽃님) [한국어] 이야, 장사 잘된다!
(태호) 아이, 저 뒤로
새치기하지 말고
예, 조심히 가세요
음, 맛없어
(태호) 22, 23, 오케이
[거친 숨소리]
[태호가 수레를 달그락 놓는다]
[한숨]
[잔잔한 음악] [침을 푸 뱉는다]
뭘 이렇게 묻히고 먹냐?
고개 돌려 봐
[웃음]
뭘 웃어? 하…
됐어
(태호) 용접봉 사 왔다
[만족스러운 신음]
(업동이) 박 씨 있잖아, 박 씨
왕년에 마약 갱단 두목이었어
약 팔아 가지고 가난한 애들 돕고 그랬었대
뭐, 잘나갈 때는 뭐 돈을 셀 수가 없어 가지고
무게로 달고
집에 호랑이까지 키웠다고 하더라고
장 선장은 머리는 똑똑한데 성질이 아주 거지 같아
그러니까 성질 안 건드리게 조심해, 알았지?
그리고 입속에 자폭 장치가… [꽃님의 하품]
야, 이씨, 중요한 얘기 하는데
근데 왜 이름이 승리호야?
(업동이) 응, 선장이 좋은 말 아무거나 쓰라 그래서 그냥 내가 썼어
예전엔 이기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줄 알았거든
업동이 언니는 옛날에 뭐 했는데?
(업동이) '언니'?
[업동이의 웃음]
아나, 진짜…
어유, 너, 너 진짜…
나 사실 피부 이식 계획 중이다
골격 개조까지 하면 한 2만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
야매로다가
근데 사실 사람들이 비웃을까 봐 못 하겠어
[웃으며] 그건 핑계고
돈이 없어서 못 하겠어
언니 뭐 했었냐고?
언니는 공대공 타격, 오염 지역 침투
암살하고 막, 막 쓰…
너
아니구나?
뭐가?
(업동이) 어, 진짜 부럽다
아니면 아니라고 진작에 얘기를 했어야지
어, 계집애, 진짜
(꽃님) 근데 태호 삼촌은 옛날에도 무서웠어?
(업동이) 아니야, 무서운 사람 아니야
가난하고 뻔뻔하고 못돼 먹은 사람이지
김태호
그 인간도 참 기구해 [무거운 음악]
(기동대원2) [영어] 불법 이민 시도
전원 사살 허가되었습니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의 비명] [삐 소리가 울린다]
[아기 울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이 연신 비명을 지른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업동이) [한국어] 김태호는 소년병으로 자랐어
[아기 울음] 어릴 때부터 군인으로 살았거든
그때 눈앞에서 아기를 처음 본 거야
하늘에서 온 천사 같았다나
(기동대원2) [영어] 불법 이민자 349547
7개월 여아입니다
(업동이) [한국어] 규정상으로는
지구로 바로 내려보내야 되는데
그때는 김태호 끗발이 세던 때였거든
[산뜻한 음악] [아기 울음]
(태호) 어, 뭐야, 이거 뭐야 어, 미안, 미안
[태호의 놀란 신음]
(태호) 낮잠은 2시에 재우고
[새가 지저귄다] 우유 안 먹으면 물 데워서 먹여, 알았지?
(업동이) 점점 더 보내기가 싫어지고
어, 그냥 그렇게 아빠가 돼 버린 거지 겨우 스무 살 때
(태호) 거기 돌바닥 넘어진다, 조심해
순이야, 순이야? 순이야
(의사) [영어] 수술로 청력은 되돌릴 수 있지만
평생 발음 훈련을 계속해야 할 거예요 [차분한 음악]
외부의 큰 충격에 청신경이 손상됐던 거 같아요
[한국어] 나 때문이야
아빠가 다 해 줄 거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가 돼 줄 거야
(태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 될 거야
(업동이) 그 뒤로 김태호는 사람들을 해칠 수가 없었어
[새가 짹짹 지저귄다]
(태호) 순이야
이거 아빠가 가사 쓴 건데
아빠 노래 한번 들어 볼래? 아빠 해도 돼?
알았어
♪ 순이야, 아빠는 ♪ [밝은 실로폰 연주]
♪ 순이가 젤 좋아 ♪ [순이의 웃음]
♪ 밥 먹을 때 신발 신을 때 ♪
♪ 빨래할 때도 생각나 ♪
[차분한 음악] [순이와 태호의 웃음]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가 말한다]
"기동대장 김태호 파면"
(태호) 제 위반 사항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무거운 음악] 놔 봐!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업동이) 시키는 대로 안 하다가 기동대에서 쫓겨난 거야
[상인1이 호객한다]
가진 거 다 뺏기고
한순간에 제일 꼭대기에서 완전 바닥으로 떨어진 거지
(순이) 아빠, 저…
저거 그냥 우주 쓰레기야
(태호) 별똥별이야
소원 빌면 이루어진다나
[태호의 한숨]
(업동이) 그렇게 집도 없이 1년을 떠돌다 보니
[태호의 힘겨운 숨소리] 사람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나 봐
[남자들의 웃음]
(남자2) [영어] 이런 패로 먹어서 미안하네
[남자3의 웃음]
(남자3) 화난 거 아니지?
[남자들이 영어로 대화한다]
[남자3의 웃음]
[시끌벅적하다]
[긴장되는 음악]
(상인2) 안 돼, 안 돼, 돈을 내야지
[주전자가 덜덜 떨린다]
[땅이 우르릉 울린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비명] [덜커덩 소리가 들린다]
[쿵 소리가 난다]
[소란스럽다]
[소란스럽다]
[연신 소란스럽다]
[경보음] [태호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다급한 신음]
(태호) [한국어] 순이야, 오늘 배 터지게 먹겠다
나가자, 빨리, 어?
[가쁜 숨을 내뱉으며] 순이야, 아빠 옆으로…
[안내 음성] [영어] 우주 쓰레기 충돌
(태호) [한국어] 순이야
[안내 음성] [영어] 우주 쓰레기 충돌
(태호) [한국어] 순이야!
[안내 음성] [영어] MR-13, 27번 블록과 연결된
[태호의 다급한 신음] 모든 통로를 폐쇄합니다
[슬픈 음악]
[남자4의 비명]
(접수원) [키보드를 탁탁 치며] 나가는 방향이 안 좋네
일단 탐지선 9대 배당
유전자 정보로 전 위성 궤도를 스캔하고요
이건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시신이 멀어질수록 깜빡임이 느려져요
체중과 유실 방향으로 계산하면
궤도 이탈까지는 대략 3년
[한국어] 궤도 이탈요?
[영어] 3년 뒤엔 시신이
(접수원) 우주 멀리 떠내려가는 거죠
걱정 마세요 시신은 나흘 안에 100% 찾습니다
수색 비용은 총 19만 4천… [시스템 작동음]
"UTS 시민권 박탈 자산 동결, 금융 거래 중지"
비시민, 전과자, 재소자는 현금만 가능합니다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슬픈 음악] 비시민은 무조건 현금 거래인 거 아시죠?
[한국어] 먼저 시작만 해 주시면
[접수원이 다음 손님을 부른다] 제가 돈은 나중에 꼭…
(태호) [울먹이며] 잠깐…
(남자5) [영어] 내 차례야!
[사람들이 흐느낀다] [남자5가 영어로 말한다]
[태호의 울먹이는 숨소리]
(업동이) [한국어] 김태호는 순이를 찾고 있어
순이는 지금도 깜깜한 우주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태호) 박 씨
[힘주며] 토크 렌치 지금 쓰고 있나, 어?
[태호의 가쁜 숨소리]
아, 왜 대답을 안 해, 박 씨!
[나이지리아 피진어] 너희 왜 말도 안 하고 전기를 막 쓰…
(업동이) [한국어] 아, 이게 뭔가 부족한데
안녕하세요
[나이지리아 피진어] 누구야?
(업동이) [한국어] 내 친구, 바쁘니까 좀 꺼져 줄래?
(꽃님) 그만하고 싶다
(업동이) 알았어, 이제 마, 마무리하자
[문이 드르륵 열린다]
하, 뭐야, 또?
[영어] 어른들 안 계시니?
(업동이) [한국어] 내가 몇 살인 줄 알고
여기서 어른을 찾나!
[영어] 사람 어른 안 계십니까?
[통화 연결음] [흥미진진한 음악]
(업동이) [한국어] 어?
신호 간다, 신호, 신호, 신호!
[태호의 가쁜 숨소리]
[놀란 신음]
[태호의 힘겨운 신음]
태호, 빨리빨리, 빨리!
[통화 연결음] 내가 받아? '올라'?
[태호의 다급한 신음] 아, 빨리!
(직원) [영어] D 구역 법원에서 나왔습니다
유체 동산 압류 집행…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의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버튼 조작음]
[스페인어] [변조된 목소리로] 여보세요?
(현우) [한국어] F 구역 레일건 기지에서
- (꽃님) 누구야? - (태호) 아이
(현우) 30분 후에 만납시다 [현우의 말소리가 지직거린다]
[스페인어] 아니, 거기 말고
[태호의 고민하는 신음]
MR-13 27번 블록
두 시간 후, 오케이?
(현우) [한국어] 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업동이) 됐어?
(태호) 됐어, 됐어! [업동이의 환호와 웃음]
(직원) [영어] 이제부터 이 배는 은행 소유입니다
유감스럽지만 제가 도울 길이 없군요
(태호) [한국어] 가서 엔진부터 체크해
30분 후에 출발이야
[태호가 달그락거린다]
장 선장 얘는 어디 간 거야? 아까부터 안 보여
아, 또 어디 가서 술 처먹고 있…
꽃님이 보내지 말자
(타이거 박) 검은여우단 걔네들이
[무거운 음악] 꽃님이한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태호) 내가 왜 사는 줄 알아?
나 순이 찾으려고 살아
근데 순이 조금 있으면 궤도 이탈이야
그땐 돈 있어도 순이 못 찾아
나 지금 돈 필요해, 박 씨
우리 다
돈 필요하다고, 돈
"나노봇 기술"
[찰그랑 소리가 들린다]
(태호) 나라고 마음이 편한 게 아니야
그동안 쌓인 빚이 얼마야 [꽃님의 비명이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그거 맨날 갚지도 못하고, 어?
그거 뭐, 업동이…
[타이거 박의 다급한 숨소리]
[태호가 비닐을 탁 걷는다] [태호의 다급한 숨소리]
(태호) 꽃님아!
- (태호) 없어? - (장 선장) 안에는 없어
(타이거 박) 꽃님아!
꽃님아!
(선원들) 꽃님아!
(타이거 박) [다급한 숨을 내뱉으며] 꽃님…
- (장 선장) 꽃님아! - (태호) 어디 간 거야?
(태호와 장 선장) 꽃님아!
(태호) 꽃님아!
[성난 숨소리]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가쁜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꽃님의 겁먹은 신음] (타이거 박) 꽃님아!
(꽃님) 삼촌!
- (꽃님) 타이거 삼촌! - (타이거 박) 꽃님아!
(태호) 박 씨, 지금 어디야?
(타이거 박) 17번 복도!
[가쁜 숨소리]
꽃님아! [멀어지는 발걸음]
[긴장되는 음악]
[꽃님이 웅얼거린다]
[태호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1의 신음]
(업동이) 왜 맨날 나만 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태호의 가쁜 숨소리]
[태호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1의 힘겨운 신음]
뭐야, 너?
[검은여우단원1의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태호의 헛웃음]
(태호) 강꽃님, 뒤로 와라
눈 감아
[검은여우단원2의 기합]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효과음]
요것들 봐라
[비장한 음악]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3의 신음]
[퍽 소리가 난다] [검은여우단원3의 신음]
[검은여우단원4의 기합]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5의 비명]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아파하는 신음] [검은여우단원6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7의 기합]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검은여우단원들의 신음]
[기합]
(검은여우단원1) [나이지리아 피진어] 그만!
[타이거 박의 거친 숨소리] [검은여우단원들의 힘겨운 신음]
[차분한 음악]
[검은여우단원1의 겁먹은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도로시는 절대 못 줘
[힘겨운 신음]
(태호) [한국어] 눈 떠
(꽃님) 어?
[타이거 박의 놀란 숨소리] (태호) 카룸?
[새가 지저귄다]
(설리반) [영어] 번거롭게 다시 모셔 죄송합니다
제가 마음에 걸리는 걸 그냥 못 넘어가는 성미라
보여 드려야 할 것도 있고
(기자2) 인류의 모든 자본을 UTS가 흡수하고 있습니다
(설리반) 유전자에는 개인의 도덕성까지 나타납니다
첫 번째가 성품
그중에서도 뛰어난 유전자를 선별해 UTS 시민 자격을 부여하죠
물론 기동대는 예외지만
그들 대부분이 부자일 뿐 제가 부자들을 데려오는 것은 아닙니다
[설리반이 살짝 웃는다]
전 더는 돈에 관심이 없어요
(기자2) UTS는 돈과 인재들을 지구로부터 빨아들입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우주 쓰레기는 지구로 쏟아 버리고요
지구를 망치고 있는 건 설리반 바로 당신입니다!
(설리반) 기자님은 아내와 아들이 있으시죠?
전 가족을 잃었어요
[어두운 음악] 제가 태어나던 해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전사하시고 [서랍이 스르륵 닫힌다]
어머니는 구걸로 나와 형제 넷을 먹이셨죠
마을에 인종 학살이 벌어졌고
매일 시체들이 굴러다녔어요
그때 제 어머니와 형제들도 희생되었습니다
제가 6살 때 제 눈앞에서 산 채로 불태워졌죠
어머니는 턱이 녹아 떨어질 때까지 비명을 질렀어요
[툭 소리가 난다] [기자2의 놀란 숨소리]
전 그때 다짐했습니다
내가 반드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장 선장이 입바람을 하 분다]
[한국어] - (꽃님) 나 똥 마려워 - (타이거 박) 어
[달려가는 발걸음]
[꽃님이 방귀를 뿡 뀐다]
때린 건 미안하게 됐수다
(타이거 박) 근데 이게 뭐 하는 짓들이야?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저부터 묻고 싶은데요
도대체 무슨 꿍꿍이들이죠?
(태호) [한국어] 그, 저기, 됐고…
(검은여우단원3) [스페인어] 꺼져, 도로시가 다시 나오기 전에
(태호) [한국어] 당신들 누군지 모르겠지만
없던 일로 합시다, 어?
[스페인어] 얻다 대고 명령질이야?
[한국어] 명령이 아니라 제안이야
업동아, 저 새끼 한 마디만 더 하면 혓바닥 뽑아 줘라
(장 선장) 이런 게 명령이지
어차피 피차 구린 부분이 있는 거 같은데
대화로 한번 풀어 보자
나 먼저 할까?
세상에 똥을 싸는 로봇은 없어
꽃님이는 사람이야
[무거운 음악]
(업동이) 난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꽃님이 너무 귀엽다 했어, 내가
(장 선장) 강꽃님
화성 테라포밍 비밀 연구소 나노봇 과학자
강현우의 딸
그렇지? [카룸의 한숨]
돈은 아직 강 박사한테 있는 거니?
(검은여우단원6) [영어] 돈? 무슨 돈?
[검은여우단원들이 웅성거린다]
(장 선장) [한국어] 치, 생각보다 핫바지들이시네
불 좀 꺼 보자
문 잠가
[조명이 탁 꺼진다]
[버튼 조작음]
검은여우님들 우리 아직 거래 안 끝났어 [타이거 박의 놀란 신음]
너희들한테 해코지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말해
지금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설리반) [영어] 검은여우
[어두운 음악] 도로시를 훔쳐 도주하다가 체포되었습니다
이자를 쏘세요
그리고 제 질문에 답하세요
그러면 기자님은 UTS 시민이 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승인해 드리죠
어차피 이놈은 곧 죽어요 [떨리는 숨소리]
뭐 하는 짓이야?
(설리반) 지구인들 운운하지만
사실 당신이 낙원에 끼지 못해서
심술이 난 것 아닙니까?
맑은 공기와 근사한 집에
훌륭한 이웃들까지
가족들을 평생 저 아래 시궁창에서 살게 할 텐가?
[기자2의 울먹이는 숨소리]
[기자2의 놀란 신음]
[기자2의 울먹이는 숨소리]
봐, 잘 보라고!
네놈이 한 짓이 보여? [기자2의 부정하는 신음]
이게 너의 본성이야
네놈 유전자는 탐욕과 야만이야
스스로 낙원에 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대답해! [기자2의 겁먹은 신음]
[기자2의 놀란 신음]
넌 오염 물질이야
계속 기어올라 나의 낙원을 더럽히려 하잖아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사라져야 해 그것이 좋은 세상이야
[기괴한 목소리로] 너희들을 잘라 내는 것
[힘겨운 신음]
그것이 진짜 인류의 구원이다
[겁먹은 신음]
[칼로 푹 찌른다] [기자2의 힘겨운 신음]
[분노한 신음]
[기자2의 힘없는 신음]
(설리반) 우주 청소부들이야
찾아서 내 앞에 데려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검은여우는 테러범들이 아니야
우린 환경 단체였는데
기동대의 손에 전부 살해됐지
(카룸) 남은 건 우리가 전부다
[한국어] 중요한 얘기만 하자
[카룸의 한숨]
[나이지리아 피진어] 우린 그동안 화성 개발을 추적해 왔어
[신비로운 음악] (카룸) 뭔가 이상했거든
죽은 땅이었던 화성은 낙원이 되었는데
왜 지구는 그대로인지
[심전도계 비프음]
(카룸) 도로시는 병을 가지고 태어났어
뇌신경이 파괴되는 이름 모를 병
모든 희망이 사라져 갈 때쯤
강 박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정교하게 프로그래밍이 된 나노봇을 주사했는데
[영어] 결과는 기적적이었지
나노봇들이 뇌신경을 메꾸고 도로시는 일어나 걸었거든
그런데 그 뒤로 더 큰 기적이 일어났어
[나이지리아 피진어] 나노봇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도로시가 다른 나노봇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 거야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는 아무도
심지어 강 박사도 끝내 밝혀내지 못했지만
도로시는 죽어 가는 나무에 꽃을 피웠어
도로시가 바로 지구를 되살릴 유일한 희망이란 말이야
[차분한 음악]
(장 선장) [한국어] 그런데 설리반이 도로시를 가로채서
화성에 투입했고
지지부진하던 화성 개발에 갑자기 속도가 붙고?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맞아
화성을 밀림으로 뒤덮어 놓은 게 바로 도로시야
'화성의 슈퍼플랜트' '희망 없는 지구', 다 거짓말이야
전부 설리반의 거짓말이라고
[한국어] 다 집어치우고, 꽃님이
우리 꽃님이는 어떻게 된다는 거야?
(검은여우단원6) [영어] 태양계에서 테라포밍이
가능한 곳은 화성뿐이야
이제 기적은 사라져야 했지
[긴장되는 음악] 관련 연구 기록과 실험 데이터는 모두 삭제
연구자들은 전원 실종
(업동이) [한국어] 강꽃님은 죽기 전에 도망쳤고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도로시는 나노봇들의 보호로
쉽게 제거할 수 없어
오직 2억도 이상에서만 나노봇들이 증발해
[한국어] 수소탄
(검은여우단원6) [영어] 공장 반중력 엔진
여기 진짜 수소 폭탄이 있어
도로시가 잡히면 폭탄 바로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홀로그램 안내 음성] 공장 폭발 후 지구로 낙하
지구 타격으로 인한 지각 균열
대규모 해일과 광범위한 낙진 발생
지구의 예상 사망자는 30억 명 이상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설리반이 인류의 구원자라고?
놈이 원하는 건 지구의 완전한 파멸이야!
[총성이 들린다]
[검은여우단원들이 웅성거린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의 비명]
[힘겨운 신음]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청소부1) [영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겁니까?
[사람들의 신음]
(태호) [한국어] 대충 하고 나오라니까
전부 뒷문 배관실로 나가서
MR-13 27번 블록 거기서 강현우 만날 거야
거기서 보자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모두 뒷문으로 나갑시다
(장 선장) [한국어] 업동아
- (장 선장) 박 씨, 나가자 - (타이거 박) 꽃님이는?
(태호) 내가 데려갈게
(장 선장) 얼굴 똑바로 들고 조용히 지나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빨리!
[영어] - (기동대원3) 너, 잠깐 거기 서… - (청소부10) 겁먹을 거 같아?
[청소부10의 비명] [총성]
(꽃님) [한국어] 시원해
[문이 삐걱 닫힌다]
- 왜요? - (태호) 쉿
[총성]
(태호) 업혀 [총성이 연신 울린다]
업히라고, 빨리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안에 들어가시려고요?
제가 방금 큰 거 보고 나왔는데
좀 있다 들어가시는 게…
[태호의 힘겨운 신음]
(태호) [한국어] 아휴
[태호의 가쁜 숨소리]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숨을 들이켠다]
[꽃님의 재채기] [태호의 놀란 신음]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태호의 안도하는 한숨]
[태호의 힘주는 신음]
(태호) [작은 목소리로] 강꽃님, 괜찮아?
(꽃님) 괜찮아요, 태호 삼촌은요? 괜찮아요? [태호의 가쁜 숨소리]
[철컹 소리가 들린다]
(기동대원4) [영어] 도로시 현재 위치 확인
[한국어] 안 괜찮아질 거 같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태호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총성이 새어 나온다]
(기동대원4) [영어] G34번 복도 부근
용의 선박은 KOR SH 7901 승리호
(태호) [한국어] 알아서 할 테니까
일단 너는 배 몰고 나가라고, 장 선장
후, 왜 대답이 없어, 장 선…
아이씨
뭐야, 씨, 잠깐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피에르) [프랑스어] 개자식들!
[피에르의 힘겨운 신음]
(기동대원5) [영어] 도로시 확인, 브리지 D4
[총알이 탕탕 부딪는다] [태호의 힘겨운 신음]
브리지 D6에서 카밀라가 추격 중
[태호의 힘겨운 신음]
[태호의 놀란 신음]
(태호) [한국어] 강꽃님, 꽉 잡아
[태호의 힘주는 신음] [강조되는 효과음]
[태호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업동이) 겁도 없이 어딜 뛰어?
[태호의 힘겨운 신음]
빨리 좀 와라, 김태호, 씨
[태호의 불안한 신음]
(업동이) 잠깐 기다려, 작살 갖고 올게!
[태호의 힘겨운 신음]
[꽃님의 비명] (태호) 꽃님아!
꽃님아!
[꽃님의 비명]
[웅장한 음악]
[안도하는 한숨]
[태호의 힘주는 신음]
[웃음]
(태호) 나와, 나오라고!
(타이거 박) 들어왔어, 출발해!
[태호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다급한 숨소리]
가자, 씨
[태호의 힘주는 신음]
[놀라며] 가자
[태호의 초조한 신음]
[선원들의 놀란 신음]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라그랑주 영역에 진입합니다
(태호) [한국어] 안 돼
(업동이) 아, 미치겠네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즉시 경로를 변경하십시오
"라그랑주: 우주 쓰레기 정체 구간"
[경보음]
[장 선장의 다급한 숨소리]
조종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태호의 다급한 신음] [버튼 조작음]
(장 선장) [한국어] 아무것도 아니야
눈 감아 볼래?
눈 딱 감고 100까지만 세고 있어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메인 A 버스 산소압 저하
(장 선장) 2번 환풍구 찢어졌어!
(태호) 파이프 다 터지고 있다고!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엔진 소리가 잦아든다]
(꽃님) 32, 33…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선체가 나노봇에 의해
침식되고 있습니다 [당황한 신음]
[무거운 음악] 비상 탈출 하십시오
[떨리는 숨소리]
[한국어] 다 들어와
[힘겨운 신음]
(꽃님) 78, 79…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
95, 96…
[기괴한 소리가 들린다]
99, 100
[신비로운 효과음]
[타이거 박과 태호의 의아한 신음]
[차분한 음악]
[놀란 숨소리]
[신비로운 효과음] [경고음]
[기어 조작음] [태호의 힘주는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쿵 부딪는 소리가 난다] [선원들의 놀란 신음]
(타이거 박) 꽃님아!
[타이거 박의 다급한 숨소리]
꽃님아!
아, 어떡하지, 심장이 안 뛰는데?
[업동이가 당황한다] - (장 선장) 제세동기 안 고쳐 놨어? - (태호) 아드레날린 그거 어디 갔냐?
(업동이) 자, 자, 자, 자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선원들의 다급한 신음] 어? 침착하게 좀, 제발
(태호) 아, 이거 정리 좀 똑바로…
- (업동이) 살살 해, 살살 - (타이거 박) 하나
- (업동이) 갈비뼈 부러져 - (타이거 박) 둘, 셋, 넷
[타이거 박이 울먹인다]
다섯, 꽃님아
여섯, 꽃님아
꽃님아
[방귀 소리가 뿡 난다]
(꽃님) 누구야?
(업동이) 너
아, 이 방귀쟁이, 씨
[선원들의 안도하는 한숨]
(타이거 박) 방귀쟁이였어 [장 선장의 웃음]
방귀쟁이 [타이거 박과 장 선장의 웃음]
[잔잔한 음악]
(업동이) 너 솔직히 말해 봐, 너 조금 쌌지?
[웃음]
[꽃님의 웃음]
[함께 웃는다]
- (꽃님) 나 화장실 - (업동이) 빨리 가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라그랑주 영역을 통과했습니다
조종 시스템이 복구되었습니다
(뉴스 속 앵커2) 용의 선박은 KOR SH 7901 승리호
한국 국적의 쓰레기 수거 업자로 위장해 온
검은여우단 대원들입니다 [태호의 어이없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32번 상업단지의 나이트클럽과
우주 쓰레기 하치위성의 총격 사태의 주범으로 [어두운 효과음]
현재 도로시를 탈취해 도주 중입니다
(뉴스 속 비서) 모두 한국인들입니다
장현숙
UTS 지니어스 프로그램의 공학 재원으로 구매 입양
교육 중 렌즈 단면 디스플레이 레이저 건, EMP 지뢰 등을 최초로 고안
19세에 UTS에 반감을 품고 탈출해
해적단을 조직
제임스 설리반 암살을 시도했으나 실패
당시 해적단 전원 사망
그 후 안구 교체로 신분을 바꾸고
은둔해 온 것으로 추정
박경수
4년 전까지 지구에서 마약 밀매 조직의 수괴로 활동
체포 직전에 위성 궤도로 도주 현재까지 불법 체류 중
아마 본인만 알고 있을 텐데 박경수는 이미 사형이 언도되어
지구로 내려가는 즉시 처형됩니다
김태호
최초로 입양된 UTS 지니어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회장님께서 직접 품에 안아 오셨죠
기동대 첫 번째 지휘관
17세에 최고 속도, 최다 출격 최다 격추, 모든 기록을 경신… [시스템 조작음]
지독한 인연이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태호) [한국어] 강현우랑 약속 시간 두 시간 지났어
(장 선장) 계속 기다리겠지
강현우가 갈 데가 어디 있어?
꽃님이도 우리한테 있는데
어차피 지구 영공만 내려가면 게임 끝이야
그럼 설리반도 우리 못 건드려
강현우, 검은여우 강꽃님, 업동이, 너, 박 씨 [태호가 숨을 후 내뱉는다]
다 같이 만나서 지구로 내려간다
(타이거 박) 안 돼
만나서 내려가면 늦어 기동대 놈들 또 언제 올지 몰라
지금 당장 지구로 내려가자
꽃님이부터 구해야 돼
어딜 내려가, 지금?
돈부터 받아야 될 거 아니야
(태호)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 좀 하자, 좀
나 일해야 돼 위의 선장님 방에 올라가 있어
(꽃님) 태호 삼촌, 그거 알아요?
우주에서는 위도 없고 아래도 없대요
우주의 마음으로 보면 버릴 것도 없고 귀한 것도 없고요
다 자기 자리에서 다 소중하다
누가 그래?
우리 아빠가요
[잔잔한 음악] (태호) 야, 강꽃님
너 왜 나는 안 그려 주냐?
태호 삼촌 맨 처음에 그렸는데
(꽃님) 근데 무서워서 못 줬어요
냉장고에 붙여 놓을게요
(태호) [헛기침하며] 아무튼 그림 그릴 거면
저쪽에서만 그려
이쪽은 넘어오지 마, 나 방해되니까
태호 삼촌
(태호) 왜 또?
(꽃님) 신발
(꽃님) 나 순이가 누군지 알아요
나중에 나랑 같이 순이 언니한테 가요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만날 수는 있어요
[옅은 웃음]
(타이거 박) 꽃님이 본 사람, 못 봤어?
아까부터 어디 숨어 있는 거야 요놈이 이거
박 씨가 너 찾는데? [꽃님의 놀란 숨소리]
[발랄한 음악] [멀어지는 발걸음]
[샤워기 물이 솨 나온다] (꽃님) 아, 차가워
(타이거 박) 아, 미안
[밸브 조작음] 읏차
[샤워기 물이 솨 나온다]
지금은 어때?
좋아
[웃으며] 좋아?
자, 머리 한번 감아 볼까?
(타이거 박) 꽃님아, 안 씻고 아빠 만나면 우리가 욕을 먹는다고
삼촌이 이쁘게 감겨 줄게
[달그락거린다]
(태호) 밑에 대야 해서 감겨야지
[타이거 박의 못마땅한 신음]
아이,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니까, 박 씨
(타이거 박) 가서 네 볼일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좋은 말로 할 때
(태호) 아이, 그거는, 나와 봐
그거는 갓난아기들이 이렇게 하는 거잖아
- 내가 잘하고 있는데 왜 그래? - (태호) 줘 봐
[흥미로운 음악] (타이거 박) 왜 갑자기 와서 행패야, 인마
(태호와 타이거 박) - 보여 줄게, 잠깐만 줘 봐, 줘 봐 - 뭘 보여 줘? 내가 보여 줄게
(태호) 이렇게 하면 코에 물 다 들어간다고
(타이거 박과 태호) - 물 안 들어간다고, 내… - 줘 봐, 아, 좀, 내가 잘 아니까, 아!
(타이거 박) 내가 잘하고 있는데 너 진짜 왜 그러냐고
(태호) 야, 꽃님이, 일어나 봐
에이, 진짜, 진짜! [부드러운 음악]
(타이거 박)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 (태호) 아, 가만히 좀 있어 보라고! - (타이거 박) 내가 감겨, 이 새끼야!
(장 선장) 야! [꽃님의 짜증 섞인 신음]
뭐 하냐, 너희?
[태호와 타이거 박의 거친 숨소리] 나가
- (타이거 박) 너 갑자기 나타나서… - (태호) 내가 한다 그랬잖아 [장 선장의 한숨]
(장 선장) 시끄러우니까 나가라고, 나가
(태호) 애 키워 봤어? 애를 키워 봤어야 알지
(타이거 박) 언젠가는 키울 거야 [장 선장의 한숨]
(태호와 타이거 박) - 아무것도 모르면서 - 너 앞으로 나한테 말 걸지 마
(장 선장) 강꽃님, 비누칠, 눈 감아
아, 물이 얼마인데 이것들이 진짜, 이씨
(꽃님) 태호 삼촌 또 화난 거 아니죠? 나랑 친해지려고 그런 거죠?
(장 선장) 몰라
(업동이) 보인다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목적지 MR-13 도착 5분 전
수동 조종으로 전환
[버튼 조작음]
[기어 조작음]
[옅은 한숨]
[지직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태호) [한국어] 카룸?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들려? 들리냐고
[한국어] 어, 들려, 잘 들려, 강 박사는?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나 지금…
지금 같이 있어
[태호와 장 선장의 안도하는 한숨]
여기 와서 만났어 [타이거 박의 환호]
[업동이의 웃음] 빨리 와
[한국어] 오케이
(태호) [기어를 달칵거리며] 우리 지금 들어간다
카룸, GPS 껐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껐어
(태호) [한국어] 하, 다시 확인해 봐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지금 레이더에 나 안 보이잖아
나도 눈으로 운전해서 들어왔어
(태호) [한국어] 조심하자, 이번엔 사고 좀 치지 말자고
(꽃님)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너희 아빠 보러 간다
아빠?
(꽃님) 우리 아빠? 정말요?
[웃음]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오케이, 승리호 보인다
우리 보여?
(태호) [한국어] 어, 이제 보여, 보인다
- (꽃님) 아빠! - (현우) 꽃님아 [애틋한 음악]
- (꽃님) 아빠! - (현우) 꽃님아
[현우가 훌쩍인다]
미안해, 아빠가, 아빠가 미안해
[현우의 한숨]
꽃님, 밥 먹었어?
배불러, 선장님이 맛있는 거 줘서
(꽃님) 핫소스 발라 먹었어 [웃음]
업동이 언니가 나 화장해 줬는데 다 지워졌어 [현우의 웃음]
타이거 박 삼촌이 양말도 꿰매 주고 머리도 감겨 줬어
태호 삼촌이랑 장사했는데 23달러 벌었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소리가 들린다] [검은여우단원들이 기뻐한다]
(검은여우단원6) [영어] 됐어, 해냈어!
(검은여우단원8) 좋은 사람들과 있어서 다행이야
너무 예쁜 아이야
[검은여우단원들이 저마다 기뻐한다]
(카룸) 태호, 우리가 해냈어
[웃으며] 해냈다고
(태호) [한국어] 너 일로 와 봐
돈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배에 두고 왔어
(태호) [한국어] 200만 확실하지?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확실해, 넌 돈밖에 모르냐?
[한국어] 뭔 소리 하는 거야 확실하게 해야 될 거 아니야
(타이거 박) 작작 좀 해라, 분위기 보면서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아이가 뻔히 보는데
어떻게 돈을 가져오냐?
(태호) [한국어] 가방만 갖고 오면 될 거 아니야
그게 네가 하는 일 아니야
(카룸) [나이지리아 피진어] 내가 언제부터 돈 담당이었냐?
(태호) [한국어] 답답해, 아…
돈은 이렇게 챙겨서 갖고 오면 되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타이거 박) 딴 데 가서 얘기하라고 [어두운 음악]
[태호가 구시렁거린다]
[무거운 효과음]
[장 선장의 다급한 숨소리]
EMP 지뢰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생명 유지 장치를 제외한
[태호의 당황한 신음] 모든 시스템이 정지하였습니다
[경보음] 3분 후 재부팅을 완료합니다
(장 선장) [한국어] 시동 걸어
[장 선장이 달그락거린다]
업동아
[태호의 힘주는 신음]
(기동대원1) [영어] 승리호 선원들과 도로시는 생포
나머지는 전원 사살
[카룸의 신음] (검은여우단원9) 카룸!
[현우의 신음]
(꽃님) [한국어] 아빠, 아빠!
- (타이거 박) 꽃님아! - (꽃님) 아빠!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태호의 놀란 신음] (꽃님) 아빠!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태호) 꽃님아
[장 선장과 태호의 힘겨운 신음]
- (태호) 꽃님아! - (현우) 꽃님아!
[현우의 신음] (꽃님) 아빠!
[힘겨운 신음]
[검은여우단원들의 신음]
[검은여우단원2의 신음]
[검은여우단원6의 신음]
[놀란 숨소리]
안 돼
[총성이 연신 울린다] [놀란 숨소리]
[힘겨운 신음]
[장 선장의 힘겨운 숨소리]
[태호의 힘겨운 숨소리]
[옅은 웃음]
[영어]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한국어] 박 씨, 업동아, 태호야
미안하다
[기계음이 들린다]
(설리반) [영어] 선장님
내 눈앞에 총구를 겨누었던 유일한 사람
날 죽이는 게 평생 꿈이었는데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설리반의 힘주는 신음]
[빠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리 내
[힘겨운 신음]
아직도 그 꿈을 못 버리고 계시지
[장 선장의 거친 숨소리]
"마이크로 화학 폭탄, 반경 100m 살상"
"뇌관 정지"
[장 선장이 절규한다]
[장 선장의 신음]
천하의 김태호가 이런 쓰레기통에 살고 있을 줄이야
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야
아마 이 근처였지?
3년 전 네 딸을 잃은 곳이
[설리반의 탄성]
도로시는 공장과 함께 날려 버릴 생각이야
'우주 쓰레기 덩어리 지구로 떨어지다'
'대규모 낙하 피해'
'복구 불능의 지구'
어차피 검은여우들 짓으로 보일 것 아닌가
지구의 천한 종자들 몇십억쯤 없어도 그만이야
강현우가 약속을 못 지키게 됐으니 내가 대신 주지
[기동대원6이 수갑을 달그락 푼다] 난 두 배 더, 사백만
너희들 돈이야
네 딸이 영원히 우주를 떠돌게 놔둘 테야?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어서
어서
[무거운 효과음]
돈을 쥐어
이 돈으로 순이를 찾아라
[웃음]
이 돈은 도로시를 넘겨준 대가인데
넌 그걸 알고도 돈을 쥐는구나
이 순간을 네 뼛속에 새겨 주고 싶었다
이제 알겠니, 네놈이 어떤 놈인지?
[태호를 툭 밀며] 넌 좋은 사람이 아니야
이제 영원히 그렇게 될 수도 없고 말이지
방금 그 기회마저 놓쳤잖아
웃어
인상들 좀 펴라고
그렇게들 원하던 돈벼락을 맞았는데
(비서) 지금 이 시간부로 모두 지명 수배 해제되셨습니다
[기동대원7이 수갑을 달그락 푼다]
[문이 쾅 닫힌다]
[승리호 안내 음성] 시스템 재부팅이 완료되었습니다
[어두운 음악]
(설리반) 아직 죽이지 마
공장이 떨어지는 걸 승리호가 봐야 해
지구의 멸망을 보여 주고
그리고 죽이라고
사랑하는 UTS 시민 여러분
(설리반) 오늘 우리는 우주로의
또 한 걸음을 나아갑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새로운 세상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추구해 왔던
영원한 행복과 번영이 이곳에 있습니다
화성입니다 [설리반의 목소리가 울린다]
아름다워
(태호) [한국어] 내가 1이니까 40만 가져간다
[한숨]
뭐 해, 돈 안 나누고?
더러운 돈이야
말아, 그럼
(태호) 선장이랑 업동이가 박 씨 것까지 잘 챙겨
꽃님이 팔아서 번 돈 필요 없어
그럼 이번 달 이자들 뭘로 내게?
(태호) 연룟값은, 산소는, 물은?
보험이랑 비시민 주민세는?
어, 이 배도 은행에 넘어갔잖아
근데 뭐? 돈이 필요 없어?
솔직히 얘기해 볼까? 우리 돈 못 벌어, 영원히
벌긴커녕 일을 하면 할수록 빚만 늘잖아, 아니야?
(타이거 박) 바로 출발은 못 해 꽃님이 지금 공장에 있어
- (태호) 박 씨 - (타이거 박) 거리가 꽤 되니까
- (타이거 박) 엔진 예열부터 해야 돼 - (태호) 박 씨!
(타이거 박) 엔진 보고 내가 제어판 앉을 테니까 [씩씩거린다]
- (타이거 박) 선장이 운전… - (태호) 가면 죽는다고! 이 병신아
[차분한 음악] 상관없어, 죽어도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장 선장) 김태호, 넌 할 일이 있잖아
나랑 박 씨도 할 일이 있는 거야
가
가서 순이 찾아
[버튼 조작음]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수소 폭탄 설치 완료"
(기동대원1) [영어] 공장 반중력 제어실
[꽃님이 엉엉 운다] 카밀라, 수소탄 설정 완료
[어두운 음악]
승리호에 조준 유지
공장 낙하 직후 격추하라
"지명 수배 해제"
(접수원) 일이 좀 있으셨나 봐요 [한숨]
(태호) [한국어] 40만
(접수원) [영어] 40만?
[놀라며] 잠시만요
[키보드를 탁탁 치며] 탐지선 배당 5분 걸립니다
40만이면 24시간 안에 찾아요
축하합니다
결국엔 해내시는군요
[잔잔한 음악] [태호가 입바람을 후 분다]
[태호가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태호가 숨을 후 내뱉는다]
[박스를 달그락거린다]
[태호의 옅은 한숨]
[한숨]
[울음 섞인 웃음]
(남자3) 빨리 패 돌려, 이제 슬슬 돈 벌어야지
[남자3의 웃음] [남자2가 호응한다]
(태호) [한국어] 동작 그만
[무거운 음악] 왜 손이 밑으로 내려가, 넌 뭐야?
(남자3) [영어] 이봐, 이봐, 이봐들, 진정해
그냥 게임이잖아, 오케이?
[남자들의 비웃음]
말은 잘 못해도 주먹은 맵네
[훌쩍인다]
[한국어] 아빠
나가서 놀고 있어
[어눌한 말투로] 나 이거 썼어
[돈을 탁 내려놓으며] 나가서 뭐 사 먹고 와
[태호가 흐느낀다]
[결연한 숨소리]
[비장한 음악]
(업동이) 다들 '돈, 돈, 돈' 그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돈을 버리라고?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돈이 와르르 쏟아진다] 뭐야, 어어, 아, 왜, 왜, 왜…
(태호) 미친 거 맞아
박 씨, 연료봉 남은 거 다 채워
태호?
[태호가 상자를 툭 내려놓는다]
(태호) 갑자기 약속이 생각나 가지고
무슨 약속?
(태호) 근데 너 왜 자꾸 내 자리에 앉고 그래?
아, 나와
[레이저 건을 철컥거린다]
[레이저 건 작동음]
[레이저 건 작동음]
"100% 완료"
[레이저 건 안내 음성] [영어] 오랜만입니다, 선장님
[옅은 신음]
[레이저 건 작동음]
(업동이) [한국어] 아유
가 보자, 씨
[힘주는 신음]
[엔진 작동음]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후미 해치 인공 중력 1.2
마그네틱 보정 중력 0.5
[한국어] 가자
[시스템 알림음]
[긴장되는 음악]
(기동대원8) [영어] 카밀라, 승리호가 도주 중입니다
우리 미사일을 요격 중입니다
[한국어] 너무 많네
[총성이 연신 울린다]
(기동대원8) [영어] 승리호 후미에 레이저 건
[경고음]
(태호) [한국어] 밸브 잠가!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장 선장의 놀란 신음]
[장 선장의 가쁜 숨소리]
(장 선장) 업동아, 숫자 좀 줄이자
[기계 작동음] [웅장한 효과음]
[웅장한 음악]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의 신난 신음]
[업동이의 놀란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의 신난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시스템 작동음]
[기어 조작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태호) 거의 다 왔다, 업동아, 좀만 더 버텨라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의 놀란 신음]
(업동이) 아, 아, 내 작살
[우주정을 팍 내려치며] 아유!
[업동이의 놀란 탄성]
(장 선장) 수고했다, 업동아
이제 깨끗해
[장 선장이 달칵 장전한다] [장 선장의 심호흡]
(업동이) 아, 끝이 없네
[레이저 건 안내 음성] [영어] 재부팅 중
(태호) [한국어] 박 씨, 마지막 부탁이야
[경고음]
다시 올라오기 전에 다 끝내
다시 올라오다니?
[엔진 가속음]
(업동이) 뭐 하는 거야?
(장 선장) 김태호, 미친 새끼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업동이의 비명]
박 씨, 제발
(타이거 박) 됐어, 다 됐어
됐어, 다 됐어
[타이거 박의 놀란 신음]
[성난 탄성]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엔진음]
됐어!
[태호의 힘주는 신음]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태호) 박 씨, 지금! [경보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엔진 가속음]
[웅장한 음악]
[힘주는 신음]
[장 선장의 웃음]
[선원들의 놀란 신음]
(비서) [영어] 현재 반중력 엔진으로 진입 중입니다
[어두운 음악] 추격하던 기동대들은 모두…
(타이거 박) [한국어] 김태호! 너 뭐 알고 가는 거냐?
(업동이) 모르고 가는 거 같은데!
(장 선장)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밟아!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업동이의 힘겨운 신음]
(업동이) 어?
저게 폭탄?
[타이머 작동음]
저거 터지면 다 끝나는 거구나
[덜커덕 소리가 들린다]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선장님?
(장 선장) 잘 있었냐?
(타이거 박) 꽃님아, 꽃님아
[타이거 박의 다급한 숨소리]
꽃님아
[차분한 음악] 타이거 삼촌, 우리 아빠는요?
바빠서 일하러 가셨어
[시스템 작동음]
"수소 폭탄"
"크립톤 파동"
크립톤…
(업동이) 꽃님이 울어?
[가쁜 숨소리]
(타이거 박) 선장은 마저 하시고 꽃님이는 얼른 나갑시다
나가도 소용없어
(장 선장) 폭탄이 터지면 반경 5,000km 안 크립톤 파동 방출
파동 범위 안 나노봇들 작동 중지
[무거운 음악] (태호) 뭔 소리야, 그게?
(업동이) 꽃님아, 자, 컴 온
(장 선장) 꽃님이는 [멀어지는 발걸음]
목숨은 건져도 다시 아플 거야
지구 복구고 뭐고 다 물 건너가는 거야
(타이거 박) 갑자기 무슨 말이야 안 터지게 할 수 있다며
장 선장이 폭탄 어떻게 좀 못 해?
어떻게 못 해
기폭 장치가 내부에 있어 프로그램에 손대는 즉시 터져
[떨리는 숨소리]
(장 선장) 폭탄은 무조건 터진다
그리고 공장은 지구로 낙하
더 할 수 있는 게 없어
(타이거 박) 장 선장, 여기까지 와서 왜 이래?
빨리해 봐, 어떻게 좀 해 보라고!
(태호) 멀어지면
[수신기 작동음]
많이 멀어지면
꽃님이가 폭발에서 멀어지면
살릴 수 있는 거야?
크립톤 방출 범위만 벗어나면
-얼마나 멀리? - (장 선장) 5,132.464km
이 방법밖에 없어
난 상관없어
꽃님이 태워
(타이거 박) 꽃님아
(태호) 시간이 빠듯하긴 한데
뭐, 내가 최대한 밟아 볼 테니까…
[어두운 음악] [태호의 힘겨운 신음]
(꽃님) 태호 삼촌! [타이거 박의 다급한 숨소리]
[타이거 박의 긴장한 숨소리]
[레이저 건 작동음]
[레이저 건이 툭 떨어진다] [타이거 박의 다급한 숨소리]
(타이거 박) 잘 들어, 저기로 가면 우리 배 나와 [꽃님의 긴장한 숨소리]
거기 먼저 가 있어
타이거 삼촌은요?
타이거 삼촌이 다 데리고 금방 갈게, 응?
[긴장한 숨소리]
(업동이) 건드리면 너 죽어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업동이가 지직거린다]
[버튼 조작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장 선장의 힘겨운 숨소리]
(태호) 꽃님아
샌님들은 빠져
(타이거 박) 너희들이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잠금"
[긴장되는 음악]
(태호) 박 씨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타이거 박의 거친 숨소리]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태호) 박 씨! [장 선장의 다급한 숨소리]
[태호의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타이거 박의 거친 숨소리]
[타이거 박이 카밀라를 탁 잡는다]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타이거 박의 힘겨운 신음]
[타이거 박의 힘없는 신음]
[태호와 장 선장의 긴장한 숨소리]
[타이거 박의 가쁜 숨소리]
[타이거 박의 힘주는 신음]
[비장한 음악]
(타이거 박) 잡을 줄 알았지?
이번엔 내 차례야!
[타이거 박의 기합]
[탁 찍는 소리가 들린다] [카밀라의 비명]
[태호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타이거 박의 건네는 신음]
(타이거 박) 선물, 따끈따끈할 거야
(업동이) 진짜 따끈따끈하…
어유, 어, 진짜 손모가지네, 이거 [손이 툭 떨어진다]
어휴, 어, 고마워, 박 씨
[당황하며] 박 타이거, 아이, 타이거 박
[웃음]
(업동이) 자, 조심해서 뜯어, 천천히 [기어 조작음]
[무거운 음악] (장 선장) 빨리해, 시간 없어!
(타이거 박) 아이, 빨리하라는 거야 천천히 하라는 거야!
[시스템 알림음] [태호의 심호흡]
"무인 공격기 98기 접근 중 승리호"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무인 공격기 98기 접근 중
[한국어] 선장님, 피에르 아저씨 불러요
(꽃님) 전에도 왔었잖아요
비상 채널
(장 선장) 박 씨, 비상 무전 켜 있지?
비상 채널, 비상 채널
(장 선장) KOR SH 7901 승리호
(타이거 박) 에? 진짜 켜져 있네
(장 선장) 현재 위치, 공장 내부 반중력 제어실 [태호의 놀란 숨소리]
아까 그놈 목소리 다들 들었지?
(청소부2) [아랍어] 들었지, 전부 다
(청소부5) [중국어] 우리가 가서
장 선장을 도와야 할 것 같아
(장 선장) [한국어] 하, 날 도와줘?
다들 아직 감이 안 오시네
내 말 잘 들어라
(스피커 속 장 선장) 잠시 후 공장이 지구로 떨어진다
바로 저 아래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너희 가족들 머리 위로
이건 사고도 아니고 테러도 아니다
지금 공장의 청소부들
목숨이 아깝다면 당장 도망치고 아니라면
와서 싸워라
(스피커 속 장 선장) 내가 좀 도와줄 테니까
[긴장되는 음악] [쿵 부딪는다]
(장 선장) 5,000km, 태호야, 시간 없다
(태호) 승리호, 제발 힘 좀 내자, 제발 [시스템 작동음]
(타이거 박) 배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승리호 안내 음성] [영어] 무인 공격기 접근 중
[놀란 숨소리]
[한국어] 피에르
(피에르) [프랑스어] 장 선장, 내가 왔어!
뭐든 하겠어!
[영어] 당신을 위해 목숨쯤은 바쳐 버리겠다고
(업동이) [한국어] 아유, 피에르 저거, 주책, 저거
분위기 파악 좀 해라, 좀!
(태호) 박 씨, 다 됐어?
(타이거 박) [울먹이며] 다 됐어, 다, 다 됐어
(업동이) 청승 그만 떨고 내려가, 타이거 박!
(태호) 피에르, 비켜! [기어 조작음]
[힘겨운 신음]
[웅장한 음악]
[거친 숨소리]
(장 선장) 오케이, 우주 청소부들 실력 좀 볼까?
[힘주는 신음]
(청소부1) [영어] 잡아!
[힘주는 신음]
[웃음]
(청소부6) 겨우 이 정도야?
[무인 공격기 경고음]
[놀란 신음]
[청소부4의 힘주는 신음]
(청소부4) [러시아어] 요단강 건널 뻔했네
(청소부7) [스페인어] 우라질!
[무인 공격기 경고음]
[무인 공격기 경고음]
[웃음]
(청소부2) [아랍어] 한 놈 따라붙는다!
[기어 조작음] [청소부5의 힘주는 신음]
[무인 공격기 경고음]
[청소부5의 힘주는 신음]
(청소부5) [중국어] 잡았다, 이 자식
(뉴스 속 앵커1) [영어] 무인 공격기들과 청소부들이 교전을…
잠깐, 뭐라고? [무거운 음악]
방금 들어온 내용입니다
우주 청소부들의 비상 채널을 통해 전파된 음성입니다
(녹음 속 설리반) '우주 쓰레기 덩어리 지구로 떨어지다'
'대규모 낙하 피해'
어차피 검은여우들 짓으로 보일 것 아닌가
지구의 천한 종자들 몇십억쯤 없어도 그만이야
지구의 천한 종자들 몇십억쯤…
[시스템 작동음]
[태호의 힘주는 신음]
[한국어] 제, 제발
[다급한 숨소리] [버튼 조작음]
(타이거 박) 꽃님이는, 꽃님이는 잘 있는 거지?
(업동이) 네, 걱정 마세요
강꽃님 컨테이너 안에 안전하게 잘 계십니다!
[어두운 음악]
[영어] [기괴한 목소리로] 안녕들 하신가
[장 선장의 놀란 숨소리] [타이거 박의 긴장한 숨소리]
[태호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전투 모드 0%"
[삐삐 울린다]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장 선장의 비명]
[장 선장의 거친 숨소리]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장 선장의 힘겨운 숨소리]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업동이) [한국어] 장 선장
- 장 선장! - (타이거 박) 장 선장!
(설리반) [영어] 도로시를 어디에 숨겼나!
그건 내 것이다!
버러지 같은 쓰레기들
[힘겨운 신음]
[한국어] 아씨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업동이의 힘주는 신음]
[시스템 작동음] (태호) 너무 느려
박 씨, 남은 연료 다 태워서 비상 부스터 켜
그래 봤자 20초야!
(타이거 박) 비상 부스터로는 20초밖에 못 간다고!
그거면 충분해
[다급한 숨소리] [경고음]
(타이거 박) 씨, 되는 게 없어, 씨
업동아, 비상 부스터 기어 풀어!
(설리반) [영어] 잡았다
[놀란 숨소리]
[한국어] 어? 씨
(장 선장) 업동아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총알이 탁 부딪는다] [장 선장의 힘겨운 신음]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설리반) [영어] 어디 있어!
[장 선장의 힘주는 신음]
도로시를 내놓으란 말이다!
[엔진 가속음]
[설리반의 힘겨운 신음]
안 돼!
(뉴스 속 앵커1) 공장 낙하 후 지구의 사망자는 30억 명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폭파 해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남자6이 놀란다] (뉴스 속 앵커3) 공장 접근 금지되었습니다
(뉴스 속 앵커1) 지구의 재앙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경보음] [무거운 음악]
"산소 농도"
[한국어] 태호야
"복구 불능"
장 선장, 박 씨, 업동아
[떨리는 목소리로]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나도 너희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업동이) [지직거리며] 내가 다 사랑했던 거 알지?
[영어] 어디 있냔 말이야!
내놓으란 말이다!
[힘겨운 신음]
[타이머 작동음]
[설리반의 놀란 숨소리]
[한국어] 강꽃님
[가쁜 숨소리]
여기 없어, 이 등신아
(태호) 폭탄은 무조건 터지게 돼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폭탄을 들고 나가자
(타이거 박) 꽃님이는 공장에 내려 두고?
(피에르) [프랑스어] 장 선장, 내가 왔어!
(장 선장) [한국어] 공장 밖으로 나가기 전에
피에르한테 꽃님이를 보내면 돼
나만 빼고 어디 가요?
(타이거 박) 우리도 바빠서 일하러 가야 돼
(업동이) 꽃님이는 숨겨 놓고 폭탄은 우리가 들고 가자고?
나가서 다 같이 죽자는 거야?
(태호) 이 방법밖에 없어
잘 가, 꽃님아
(장 선장) 반드시 5,000km 밖에서 터져야 돼
그래야 꽃님이를 지킨다
그래야 지구도 되살리고
[타이머 작동음]
[타이머 알림음]
같이 갑시다
"도로시는 안전"
[타이머 알림음]
(설리반) [영어] 안 돼
어째서
왜 이렇게 된 거야?
내가 옳다고 믿었는데
[차분한 음악]
(뉴스 속 앵커1) 아니, 어떻게…
(뉴스 속 앵커3) 대체 무슨…
(뉴스 속 앵커1) 폭발은 전혀 다른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공장은 낙하하지 않았고 지구는 무사합니다!
[신비로운 효과음]
(청소부11) 저게 뭐야?
(청소부12) 라그랑주 나노봇이야
죽일 수 없는 나노봇
[안도하는 한숨]
[한국어] - 업동이는? - (태호) 살았어?
(장 선장) 잘 있어, 머리는
[타이거 박의 웃음] 하, 수리비 엄청 깨지겠다
[타이거 박과 태호의 안도하는 한숨]
그리고 뭐? 그동안 고마웠다고?
[멋쩍은 신음]
'너희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내가 다 사랑했던 거 알지'?
와, 내가 진짜 소름이 끼쳐 가지고, 하
[신비로운 효과음]
(뉴스 속 앵커1) [영어] 대재앙의 음모에 세계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슈퍼플랜트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지구를 위한 것이었으나…
(뉴스 속 앵커2) UTS는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앞으로 지구의 복구를 위해 화합과 상생을 선포했습니다
(뉴스 속 앵커3) 또한 UTS는 참사를 막은 우주 청소부들에게
[사람들의 환호한다] 즉시 피해 구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돼지 아빠의 겁먹은 숨소리]
[돼지 아빠의 놀란 신음]
[한국어] 오랜만이야, 돼지 아빠
(돼지 아빠) 누구, 누구…
서운하네, 업동이를 몰라보고
[웃음]
(피에르) [프랑스어] 돼지 아빠 이 자식
[영어] 해 먹은 돈으로 카지노에서 놀다가 나한테 딱 잡혔지
(장 선장) [한국어] 돈 내놔
(피에르) 예, 돈 내놔!
오늘 우리 해 온 거, 돈 달라고
(피에르) [프랑스어] 아, 응
(연구소장) [영어] 유전자 코드 99.99% 일치
순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버튼 조작음]
[신비로운 음악] 그 표면에 붙은 나노봇들의 정보를 꽃님이가 받아 낼 거야
(연구원) 네 뇌신경에 침투한 나노봇들이
그걸 해석해 낸다
그 정보란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버튼 조작음]
확실한 건 네가 순이와 잠시 연결된다는 것이야
도로시를 통해서
(연구소장) 싱크 완료
[신비로운 효과음]
지금 이 순간 순이의 모습이란다
[차분한 음악]
[태호의 떨리는 숨소리]
[순이가 공책을 부스럭 든다]
[한국어] 아빠, 나 다 썼어
[훌쩍이며] 다 썼어?
그럼 아빠 한번 보여 줘
(태호) 와, 잘 썼다
[울먹인다]
순이야, 아빠 안아 줄래?
[태호가 흐느낀다]
아빠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아빠한테 와 줘서 너무 고마웠어
(순이) 아빠, 잘 있어 [순이의 말소리가 울린다]
(연구원) [영어] 2092년 9월 3일 우주 표준시 17시 42분
김순이의 시신, 궤도 이탈했습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태호) [한국어] 너 요새 너무 놀아, 어?
학원 한 개 더 늘릴 거야 너 안 되겠어
(타이거 박과 장 선장) -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 극성들 좀 떨지 말아
(태호) 극성이 아니야
얘 이제 초등학생이야, 1학년이라고
(타이거 박) 다른 엄마들 어떻게 하고 있나 좀 봐 봐
(타이거 박과 태호) - 다들 학원 기본 다섯 개씩 돌려 - 맞아
(타이거 박) 나중에 뒤처져서 원망 듣고 싶어?
(장 선장) 아, 누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말재? [흥미로운 음악]
야, 꽃님아, 너 학원 더 다니고 싶어?
아니라잖아
[단말기 음성] [명랑한 목소리로] 목소리 좋단 얘기를 종종 듣곤 해요
(업동이) 그다음에 요 목소리도 괜찮은 거 같아 [차분한 음악]
[단말기 음성] [차분한 목소리로] 저는 주로 발라드를 즐겨 부르죠
(업동이) 어떠냐고
다 별로, 지금 목소리가 좋아
[업동이의 웃음]
아이, 그래도 골라 봐 계속 이 목소리로 살 순 없으니까, 응?
[문이 스르륵 열린다]
(꽃님) 우리는 새 가족이 되었어요
저는 가끔 지구에 가서 나무를 만들어요
선장님은 이제 술을 안 드시고
업동이 언니는 진짜 언니가 됐는데
이제는 교양을 좀 쌓고 싶대요 [새가 짹짹 지저귄다]
타이거 삼촌은 제 친구들이 무서워한다고
문신을 다 지웠어요
그리고 태호 삼촌은 새 신발을 열 개나 샀어요
아빠도 하늘에서 기뻐하실 거 같아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삶과 노래"
[웅장한 음악]
[엔진 가속음] (업동이) 깜짝이야
아씨, 독서를 못 하겠네, 씨
뭐야, 저것들, 남의 구역에서!
시동 걸어라
[엔진 작동음] 저거 한 400 나온다
[태호의 한숨]
[태호의 힘주는 신음] [엔진 작동음]
자, 오늘도 한번 벌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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