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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불시착 15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승준)  으아!

 

 [승준의 거친 숨소리]

 

 구승준

 

 아! 결국 여기까지 왔네

 

 근데 왜 여기서

 

 그 여자가 생각이 나냐

 

 [문이 덜컥 열린다]

 

 [총을 철컥 장전한다]

 

 (수하)  총정치국장 쪽 대응이 생각보다 유연함

 

 사진까지 제시했지만  [의미심장한 음악]

 

 윤세리 포섭을 위한  특수 작전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음

 

 총정치국장은 리정혁이 며칠 안에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했으니

 

 그곳에서 리정혁을 처단해 주길 바람

 

 리정혁을 없애지 못할 시엔

 

 동무 역시 조국에 돌아올 의미가 없음

 

 [노트북을 탁 덮는다]

 

 [힘겨운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김 과장)  무기를 내려라!

 

 무기 내리고 순순히 따라오면  정상 참작 가능하다

 

 다시 한번 말한다, 무기를 내려라!

 

 [헛웃음]

 

 (철강)  태어날 때는 니 편이던 하늘이  이제는 내 편인 것 같다

 

 그만 총 내리라

 

 너 같은 종족은 날 못 쏴

 

 [비웃음]  (김 과장)  다시 말한다

 

 무기를 내려라

 

 발포하면 저격하겠다!

 

 (철강)  와, 갈등되네?

 

 날 쏘믄 너도 죽을 테니까

 

 기래, 고귀하신 리정혁이가  이런 데서 개죽음당할 수는 없갔지

 

 [총성이 연신 울린다]

 

 [힘겨운 신음]

 

 [가쁜 숨소리]

 

 (철강)  [힘겨운 목소리로]  너 이제 못 가

 

 내가 다 보냈거든  [어두운 음악]

 

 너랑 그년이

 

 여기 함께 있었던 모든 증거들

 

 니가 돌아가믄 니 부모는 처형되갔지

 

 니 아버지가 니 형이 죽었을 때

 

 와 끝까지 파헤치지 않았을까?

 

 끝까지 파고들믄

 

 거기에 니 아바지가 있을 거니까

 

 그래서 덮은 거야

 

 마찬가지 이유로

 

 니 아바지는  니가 여기서 죽길 바라갔지

 

 [철강의 웃음]

 

 넌 나랑 같아

 

 더는 갈 데가 없어

 

 위로 가도

 

 여기서 체포돼도

 

 너 때문에 니 부모는 죽는다

 

 [신음]

 

 기러니까...

 

 같이 가자, 동무

 

 [잔잔한 음악]

 

 당장 총 버려!

 

 총 버려!

 

 [총이 툭 떨어진다]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광범)  무슨 생각을 기케 합니까?

 

 (만복)  어, 기냥

 

 우리 마을에도 비가 올까 하고

 

 가족 생각나서 그러시는구나

 

 [한숨]

 

 (세리)  비가 점점 더 오네?

 

 근데 리정혁 씨는 어디를 가서  아직 안 오죠?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통화 종료음]  전화도 꺼졌고

 

 [천둥이 콰르릉 친다]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쉬며]  밀라

 

 진짜 빡빡이가 되시갔습네까?

 

 (월숙)  응

 

 아니, 빡빡이가 되든 뭐가 되든  동무네 집에 가서 할 일이지

 

 왜 오밤중에 남의 집에 와서 이래, 쯧

 

 참사가 일어났던 바로 그 현장에서

 

 더더욱 반성하는 의미를 새기기 위해서  기럽니다

 

 아이고, 참

 

 (옥금)  기럼 밀갔시오

 

 [힘주는 탄성]  [전기바리캉 작동음]

 

 (남식)  오마니! 일 났습니다! 나와 보시라요!

 

 [남자1의 힘주는 신음]

 

 (명순)  우리 아들은  제 동무 집에 맡기고 가갔습니다

 

 저만 데리고 가시라요  우리 아들만...

 

 (남자2)  거, 안 된다고 하지 않아!

 

 - (남자2) 빨리 타라  - (남자1) 타라

 

 [우필의 힘주는 신음]

 

 (우필)  오마니랑 나는 따라가지 않갔습니다!

 

 (남자1)  아나, 요 간나 새끼가, 그냥!

 

 (영애)  잠깐!

 

 [긴장되는 음악]

 

 그 손 좀 내려줘야갔어  [월숙이 호응한다]

 

 [명순의 놀란 숨소리]

 

 뭐요?

 

 아...

 

 (영애)  빨래를 하다가 와서...

 

 나는 민경대대 대대장  아내 되는 사람이오만

 

 (월숙)  어! 나는 나물을 캐다 와서

 

 나는 이 동네 인민반장 나월숙이야요

 

 낯선 방문자가 인민반장에게  신고도 하지 않고

 

 우리 동네 사람을  강제로 데려가는 것을

 

 좌시할 수만은 없어서 말이디!

 

 - (월숙) 어?  - (옥금) 기, 기렇지요!

 

 [겁주는 숨소리]

 

 (남자2)  나는 사단 보위부에서 온 류정민이오

 

 (옥금)  보, 보위부?

 

 보위, 보위부?

 

 [영애의 어색한 웃음]

 

 (영애)  아, 기, 기래요?

 

 기러믄 그...

 

 사단 보위부장 마영섭 동지에게  안부 좀 전하라요

 

 우리 가족끼리 아주 친하거든

 

 [남자2의 헛기침]

 

 그러지요, 안부 전하갔습니다

 

 (남자1)  [헛기침하며]  자, 빨리 타라

 

 (영애)  기런데 마영섭이는 내 동생 이름인데

 

 사단 보위부장 이름이 아니고

 

 (월숙)  [놀라며]  후라이 깐 거네?

 

 - (옥금) 뭐이네!  - (월숙) 이런!

 

 (영애)  즈이 보위부장 이름 모르는  보위부원도 있나?

 

 [흥미진진한 음악]  - (월숙) 기러게 말입니다!  - (옥금) 기러게 말입니다!

 

 명순 동무, 거기서 뭐 하고 있어  우필이 데리고 빨리 이리 오라!

 

 (월숙)  이리 오라, 비키라

 

 기회 줄 때 꺼지라

 

 (영애)  안 기러믄  대대장 동지를 직접 불러와서

 

 보위부원 사칭한 죄로  쓴맛 제대로 보게 해 주갔어

 

 꺼, 꺼지라우!

 

 (영애)  꺼지라우

 

 (월숙)  정체가 뭐이네!

 

 [명순의 힘없는 숨소리]  [자동차 시동음]

 

 [여자1의 힘주는 신음]  (여자2)  꺼지라우!

 

 [여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옥금과 영애의 거친 숨소리]

 

 (월숙)  아니, 이게 무슨 일이가, 갑자기

 

 기러게 말입니다

 

 (옥금)  평양 갔다던 우필이 아버지는  소식도 없고

 

 저자들은 대체 누구란 말입네까?

 

 (영애)  우필이랑 명순 동무는  당분간 우리 집에 와 있으라

 

 이 동네서 우리 집만큼  안전한 데는 없으니까, 알갔지?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영애)  가자우, 가서 밥부터 먹자

 

 - (월숙) 가자우, 일어나라우  - (옥금) 자, 일어나라

 

 - (옥금) 일어나라, 우필아, 아이고  - (월숙) 울지 말라, 울지 말라

 

 (옥금)  이게 무슨 일이네, 들어가자

 

 자, 자, 빨리 와

 

 [문이 탁 열린다]

 

 여기서 뭐 해? 한참 찾았잖아  [문이 탁 닫힌다]

 

 다 끝났어, 너 때문에

 

 안 끝났어, 카드는 남았다고

 

 무슨 카드?

 

 윤세리가 깜찍한 짓을 했더라고

 

 (상아)  북한에서 같이 지냈던 사람들을  여기까지 끌어들였어

 

 [의미심장한 음악]  뭐?

 

 그 보디가드랑 같이 있던 애들

 

 좀 전에 조철강이랑 통화했어

 

 [한숨]

 

 이거는 뭡니까?

 

 (주먹)  어, 이거는 음료 판매기인데

 

 은동이 너도 하나 먹어 보갔으믄  내 뽑아 주고

 

 (은동)  오...

 

 [익살스러운 음악]  오!

 

 이 안에서 따뜻한 우유도  나온다 이 말입니까?

 

 [주먹이 대답한다]  와, 이 안에 무슨 주전자 끓이는 데가  있는 겁니까?

 

 [풋 웃는다]

 

 야, 이 안에서 주전자가 끓는 거이  말이나 되네?

 

 기러믄...

 

 (치수)  요, 동전을 넣고

 

 요, 주문을 누르믄

 

 이 안에 있는 사람이  그때그때 끓여서 내주는 거지

 

 진짜입니까?

 

 진짜다

 

 (치수)  이러니 자본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거냔 말이야

 

 이 좁은 데서  밤낮없이 음료를 데워서 내주는...

 

 얼마나 힘이 들갔어

 

 이야, 이거는...

 

 (주먹)  어케 그, 따뜻한 우유 먹갔니?

 

 아닙니다, 저는 마시지 않갔습니다

 

 이 안에 있는 동무가  기렇지 않아도 힘들 텐데

 

 저까지 일을 보태고 싶진 않습니다

 

 수고하시라요

 

 [은동이 중얼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치수)  야, 야, 야, 튀라우!

 

 - (은동) 오, 씨...  - (치수) 튀어!

 

 [은동의 다급한 신음]

 

 (주먹)  왜 뛰고 그러시나

 

 누구세요?

 

 윤세리 씨,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이시죠?

 

 [세리의 놀란 숨소리]

 

 잠깐만요, 제가 설명할게요

 

 일단은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가자

 

 [세리의 놀란 숨소리]

 

 우, 우린 일없습니다  일단 거기 가만 계시라요

 

 따라오지 마시라요

 

 [아파하는 신음]

 

 [거친 숨소리]

 

 [문을 탁 닫는다]

 

 [주먹의 긴장한 숨소리]

 

 (주먹)  금방 찾을 거 같은데...

 

 어캅니까?

 

 남조선 보위부에 대해서  다들 들어 봤갔지만

 

 (치수)  거긴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는 곳이다

 

 (은동)  [울먹이며]  저도 위에 있을 때 소문 다 들었습니다

 

 들어가믄 손톱부터 뽑고  시작한다더만요

 

 쌀 한 톨, 물 한 모금도 안 준다던데

 

 야

 

 난 뭐, 부모님 다 돌아가셔서  지금 죽어도 일없디만

 

 (치수)  너희는 기렇지가 않잖아  [어두운 음악]

 

 기관차 대가리 금은동이

 

 오마니랑 동생들 만나 봐야 하지 않간?

 

 김주먹이

 

 너희 아버지는 너 잘 봐 달라고  우리 부대에

 

 감자며 강냉이며  얼마나 많이 갖다 나르셨니

 

 제대하고 아버지한테 효도해야지  안 기래?

 

 기렇지만...

 

 내가 나가서 저들을 따돌릴 테니까네

 

 (치수)  그 틈에 너희는 도망가라우

 

 어케 그럽니까?

 

 - 사관장 동지  - (치수) 잔말 말라우!

 

 몸조심들 하고

 

 (주먹)  사관장 동지! 사관장 동지...  [긴장되는 음악]

 

 [문을 탁 닫는다]

 

 [치수의 놀란 숨소리]

 

 [치수의 거친 숨소리]

 

 (치수)  와 보라!

 

 저쪽 막히지 않았습니까?

 

 (요원1)  어

 

 넌 그냥 여기 서 있다가  쟤 돌아오면 잡아

 

 자, 나머지는 나 따라서 들어간다  [요원2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세리의 거친 숨소리]

 

 - 잠깐만요  - (치수) 저 에미나이가 미쳤나

 

 (치수)  저 몸으로 어디를 뛰쳐나오고 있어

 

 [잔잔한 음악]  (주먹)  아직 기케 막 움직이면 안 됩니다

 

 또 아프믄 어칼라고 그럽니까?

 

 (세리)  저, 저, 저도 데리고 가세요  제가 다 설명할게요

 

 이, 이게 다 저 때문이거든요

 

 저부터 조사하세요

 

 예, 윤세리 씨 조사 일정은  따로 잡힐 겁니다

 

 아직은 퇴원할 수 없다는  주치의 소견이 있어서

 

 아니요, 나 지금 괜찮아요  나도 같이 갈게요

 

 (치수)  야!

 

 주치의 소견이라잖아!

 

 니가 뭔데 의사 말을 안 들어!

 

 [치수의 신음]  (세리)  아, 잠깐만요!

 

 (치수)  빨리 들어가서  침상에 딱 누워 있으라우

 

 약 잘 챙겨 먹고!

 

 (세리)  [흐느끼며]  잠깐만요

 

 (정연)  진정해, 진정해

 

 (세리)  저 사람들은  아무 잘못이 없단 말이에요

 

 나 때문인데...

 

 (정연)  아니야

 

 너 때문 아니야

 

 괜찮아

 

 어떡하지?

 

 (정연)  괜찮아질 거야

 

 어떡해요

 

 [심전도계 작동음]  [세리의 힘겨운 숨소리]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주시라요

 

 [긴장되는 음악]

 

 뭘

 

 이럴 때를 대비해서  입에 넣으믄 한 방에 갈 수 있는

 

 독약이라든가

 

 (치수)  뭐라도 줬을 거 아닙니까

 

 독약은 무슨, 총도 안 줬는데

 

 이케 대책이 없단 말입니까?

 

 (주먹)  지난번에 만난 그 11과 짜장면 동지가  기리지 않았습니까

 

 여기도 다 사람 사는 데다

 

 (류환)  너무 두려워 말라

 

 기러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요, 어

 

 (치수)  야, 그 동무 상태 못 봤네?

 

 (식당 주인)  동구야!

 

 [어눌한 말투로]  허, 아, 갔다 왔는데

 

 (식당 주인)  야!

 

 얼마나 남조선에 당했으면  상태가 기케 됐갔어!

 

 (치수)  아무래도 무시무시한  전기 고문 같은 거에

 

 세게 당한 것이 아닌가...

 

 난 기케 보는데

 

 - 예?  - (주먹) 예?

 

 전기 고문 당한대

 

 [만복이 겁낸다]  (주먹)  어캅니까, 전...

 

 [문이 탁 닫힌다]

 

 (요원2)  자, 여기서는

 

 여기 있는 신발로 모두  갈아 신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각자 앞에 있는  상자 하나씩을 드시고

 

 저를 쫓아오시기 바랍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간호사1이 치수의 팔을 탁탁 때린다]

 

 (간호사2)  키 180, 체중 64

 

 (치수)  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잠깐!

 

 [치수의 신음]

 

 (의사1)  자, 다음 분 오세요

 

 [만복의 떨리는 숨소리]

 

 [치수의 떨리는 숨소리]

 

 내 이럴 줄 알았디

 

 무슨 짓이든 다 해 보라우

 

 이 표치수가 입술이나 까딱 움직이나

 

 자, 표치수 씨

 

 (요원1)  편안하게 그냥  묻는 말에 대답하시면 되는데요

 

 먼저 좀 테스트를...

 

 (치수)  난 절대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이야!

 

 너희들 전기값만 아깝게  헛수고하는 줄이나 알라우!

 

 [삐 소리가 울린다]

 

 죽일 거면 빨리 죽여다오

 

 난 목숨을 구걸하고 싶진 않아!

 

 표치수 씨  많이 긴장하고 계신 거 같은데

 

 긴, 긴장?

 

 하하!  [삐 소리가 연신 울린다]

 

 (치수)  나 표치수는 이따위 고문에  겁먹지 않아!

 

 어림없는 소리

 

 자, 자, 자, 자...

 

 [삐 소리가 울린다]

 

 지금 거짓말하고 계신 거 같은데

 

 (요원1)  이거 지금 거짓말 가려내는 기계거든요

 

 네?

 

 - 기, 기런 기계가 다 있... 나?  - (요원1) 아유

 

 (요원1)  소리 너무 지르셔 가지고  배고프지 않으세요?

 

 뭐라도 드시고  우리 긴장 풀리면 다시 할까요?

 

 일없습니다

 

 배고프지 않습니다

 

 [삐 소리가 울린다]

 

 [치수의 한숨]

 

 [한숨]

 

 (은동)  사관장 동지!  [수저를 탁 내려놓는다]

 

 [은동의 웃음]  (치수)  너...

 

 일없는 거가? 어?

 

 예

 

 이거 다 먹고 또 갖다 먹어도 된답니다

 

 너 여기 먹으러 왔네?

 

 아, 미안합니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고

 

 이런 거 배부르게 멕여 놓으믄  비밀을 술술 불 거라고 생각하는 기야

 

 이미 다 알고 있던데요, 뭘

 

 뭐, 뭐를?

 

 아까 보니까는 내 고향 마을까지  훤히 꿰고 있더구먼요

 

 [잔잔한 음악]  (요원2)  여기가 금은동 씨 고향 마을 맞죠?

 

 (은동)  맞습니다!

 

 우리 마을입니다, 오...

 

 오! 저기가 내가 다녔던 학교입니다

 

 그 옆이 진달래 고개라고

 

 봄이 되면 진달래가  쫙 엄청 많이 핍니다

 

 그 바로 옆이 우리 집인데

 

 - (요원2) 여기  - (은동) 예!

 

 여, 여기입니다

 

 우리 오, 오마니는 안 보입니까?

 

 우리 오마니도 좀 봤으면 좋갔는데  우리 오마니는

 

 어케 우리 집을 찾은 건지

 

 아, 진짜 용합니다

 

 [은동이 수저를 달그락거린다]

 

 그자들이 니 고향 집을  왜 보여 준 거가?

 

 씁, 잘 모르갔는데

 

 전기 고문 같은 건 하지 않았습니다

 

 친절하던데 말입니다

 

 다 심리전이다

 

 맘 단단히 먹으라우

 

 (은동)  긴데 우리 중대장 동지도  여기 계실까요?

 

 [요원1의 한숨]

 

 지금은 아무 말도  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김 과장)  뭐 아무것도 안 먹었다 그랬지?

 

 일단 좀 재워

 

 근데 저 사람 정말

 

 (요원1)  총정치국장 아들이라는 첩보가  사실일까요?

 

 진짜면 이거 대박 아닙니까?

 

 북측에서도 이거 알면  발칵 뒤집어질 텐데

 

 (김 과장)  조사를 해 봐야지

 

 근데 과장님

 

 (요원1)  저 사람 너무 차분하지 않나요?

 

 딴생각하는 거 아니겠죠?

 

 딴생각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북에 있는 자기 부모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 도와준 뭐

 

 윤세리나 그런 사람들한테  피해 가지 않기 위해서

 

 (요원1)  다 자기가 책임지고 가겠다

 

 딱 그런 눈빛 같은데

 

 너 뭐, 독심술 있냐?

 

 제 짬밥이라고 해 두죠

 

 짬밥은 무슨

 

 [의미심장한 음악]

 

 국정원에? 전부 다?

 

 아직 정확한 상황까진  파악되지 않았습네다만

 

 리정혁 동무가 체포된 것은 확실합네다

 

 (참모)  이제 저희가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난 것 같습네다

 

 정혁이...

 

 무사하긴 한 거가?

 

 예

 

 현장에서 조철강이는  죽은 채로 발견됐지만

 

 정혁 동무는 무사하다고 들었습니다

 

 기래

 

 (참모)  남측 비선 라인 연계해서  소식 더 알아보갔습니다

 

 기렇지만 만에 하나 경우를 고려하여

 

 마음 단단히 먹으십시오, 국장 동지

 

 [한숨]

 

 이야, 많이도 왔네

 

 나 싸움 잘하는 건  어떻게 알아 가지고, 어?

 

 어이, 천 사장

 

 우리 잠시 떨어져 있었다고  그새 정떨어진 거야, 나한테?

 

 시끄럽소

 

 난 당신 보위부 끌려갔을 때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얼마 받고 이러는 거야, 나  나 얼마인데, 어?  [천 사장이 테이프를 착 뜯는다]

 

 내가 얼마인데!

 

 [승준이 웅얼거린다]

 

 [승준이 계속 웅얼거린다]

 

 닥쳐라

 

 [어두운 음악]

 

 (천 사장)  그, 어차피 중국 국경까지 가려면  며칠을 더 가야 하는데

 

 밤도 늦었고 하니  여기 장마당 근처에서 자고 갑시다

 

 (남자3)  그럽시다

 

 - 짠  - 짠

 

 다 왔어, 여보, 다 왔어

 

 그렇지?

 

 세형이 그 새끼가 회장 되고

 

 그때 내가 와인을 한 세 병 깠나?

 

 와인 세 병에 양주 두 병

 

 (혜지)  우리 그때 섞어 마셔 가지고  숙취 완전 쩔었잖아

 

 (세준)  맞아, 술은 진짜 섞어 마시면 안 돼

 

 (혜지)  그게 엊그제 같은데

 

 윤세리가 부활해서  윤세형을 한 방에 끝내줄 줄이야

 

 그러니까

 

 (혜지)  짠

 

 [익살스러운 음악]  왜?

 

 근데 나 왜 자꾸 찜찜하지?

 

 (세준)  이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혜지)  하긴

 

 지금쯤이면 아버님이 막 불러내서

 

 '장남아, 역시 너밖에 없다'

 

 너에게로 또다시

 

 ♪ 돌아가기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

 

 이제 나는 알았어, 그러니까

 

 ♪ 내가 죽는 날까지 ♪

 

 (세준)  ♪ 세준이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

 

 이래야 되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비행기 모드로 해 놓은 거 아니야?  봐 봐

 

 아니잖아, 깜짝이야

 

 [한숨]

 

 (세형)  아버지

 

 이제껏 재벌가에 사건 사고 나 봐야

 

 뭐, 뇌물, 횡령, 폭행, 도박, 마약  이런 거였어요

 

 근데 세리 얘는 국가 보안법이에요

 

 이거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니까요?

 

 곧 구승준이도 올 건데  그럼 만천하에 다 드러날...

 

 (증평)  미안하지만 말이다

 

 난 내 가족의 일을  가족이 아닌 사람들하고

 

 얘기하고 싶진 않구나

 

 [긴장되는 음악]  당장 내 집에서 나가

 

 윤세리랑 스캔들 났던 그 경호원이  간첩이었다니까요?

 

 (세형)  와, 이 정신 나간 계집애, 진짜, 씨

 

 (증평)  아직 결론 난 거 아니야!

 

 (상아)  지금 저희한테  많이 화나신 거 알아요, 아버님

 

 변명할 생각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안은  냉철하게 보셔야 돼요

 

 (세형)  세리 안고 가려다가  우리 다 자빠집니다

 

 늘그막에 말이다

 

 (증평)  널 보면서 내가 헛살았다는 걸  깨닫는구나

 

 너희들 앞날이나 걱정해

 

 (세형)  아버지

 

 됐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구승준 올 거야

 

 (상아)  오면 엮을 거 많아

 

 [혜지의 헛웃음]

 

 (혜지)  간첩이라니, 아니, 간첩이라니!

 

 아니, 누굴 골로 보내려고?

 

 (세리)  언니, 조용히 좀

 

 머리 아파요

 

 어, 미안해

 

 아니, 자기들이 한 짓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

 

 나 같으면 부끄러워 가지고  얼굴도 못 들고 다닐 거 같은데

 

 (세준)  뭔 약 먹나? 얘네 완전 강적이야

 

 자기들은 살인이나 납치를  교사한 게 아니고

 

 (혜지)  간첩을 물리치려고 했던 애국자다

 

 지금 이렇게 시나리오를 딱 짠 거지

 

 아, 그리고 구승준을 잡아 온다잖아

 

 아, 근데

 

 구승준이 진짜로 도망가서  북한에 숨어 있었어?

 

 (혜지)  아, 근데 어떻게 거기서 딱 만나요?

 

 둘이 운명인가?

 

 운명 아니고 우연히요

 

 (세리)  근데 구승준을 잡아 온다 그랬다고?

 

 구승준이 잡혔대?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아이...

 

 [작은 목소리로]  진짜 그래도 돼?

 

 [장마당 안이 시끌벅적하다]

 

 (승준)  저, 이...

 

 발바리차 탈라믄 어디로 가야 합니까?

 

 아, 여기 발바리차가 어디 있갔소

 

 (남자4)  그, 기차역에나 가야 있디

 

 (승준)  아...

 

 아, 여긴 콜택시도 없을 텐데

 

 아, 미치겠네

 

 [긴장되는 음악]

 

 (승준)  쉿

 

 쉿

 

 (꽃제비들)  ♪ 나는 부모도 없고 ♪

 

 ♪ 형제도 없는 ♪

 

 ♪ 불쌍한 고아랍니다 ♪

 

 ♪ 내 죽어 산천에 간대도 ♪

 

 ♪ 그 누가 나를 묻어 주리오 ♪

 

 ♪ 덮어 주리오 ♪

 

 ♪ 술 석 잔 부어 주리오 ♪

 

 [잔잔한 음악]  ♪ 나는 부모도 없고 ♪

 

 ♪ 형제도 없는 ♪

 

 ♪ 불쌍한 고아랍니다 ♪

 

 ♪ 내 죽어 산천에 간대도 ♪

 

 ♪ 그 누가 나를 묻어 주리오 ♪

 

 ♪ 덮어 주리오 ♪

 

 ♪ 술 석 잔 부어 주리오 ♪

 

 갔습니다

 

 [승준의 힘주는 숨소리]

 

 너 인마

 

 나랑 처지가 비슷하구나

 

 예?

 

 나도 없거든

 

 부모도 형제도

 

 내가 죽었다고 슬퍼해 줄 사람도

 

 [승준의 힘주는 숨소리]

 

 (승준)  뺏기지 말고

 

 잃어버리지도 말고

 

 잘 쓸 수 있겠어?

 

 나 살려 준 값이야

 

 가서 동생이랑 밥 먹어

 

 (승준)  나처럼 의리 있고 괜찮은 사람이 준  프러포즈 반지는?

 

 설마 팔아먹었니?

 

 아니, 그건 아니고

 

 맡겼어, 잠시, 어디

 

 - 어디?  - (세리) 장마당 전당포

 

 [당황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이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거나  봉사 구역 밖에 있으므로 연결이...

 

 [당황한 신음]

 

 (요원3)  리정혁의 휴대 전화 GPS 분석을 통해서  동선을 파악했고요

 

 동선에 걸린 CCTV 자료들 중  유의미한 파일들을 추렸습니다

 

 (김 과장)  뭐 하는 거야? 문지기야?

 

 이 영상이 얼마 전  소소하게 화제가 됐던 건데

 

 (요원3)  '강남백화점 얼굴 천재의  저세상 매너'라고

 

 조회 수 35,020회에  댓글 3,200...

 

 이런 거 말고

 

 아...

 

 [요원들의 당황한 탄성]

 

 [요원들의 안도의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순발력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김 과장)  특수 부대 장교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니까

 

 쟤가 저 순발력을 저기 써서 망정이지  딴 데 썼어 봐라

 

 - 다른 건 없어?  - (요원3) 예

 

 뭐 하는 거야?

 

 누구랑 뭐, 접선 장소 같은 거  주고받는 건가?

 

 (김 과장)  저 풍선 안에 뭐가 있나?

 

 삐라인가?

 

 야

 

 딴거

 

 (김 과장)  우리가 지금 무슨 선행상 후보 뽑니?

 

 모범 시민 뽑아?

 

 뭐 죄다 이런 것만 갖고 와!

 

 이런 것만 있어서...

 

 (김 과장)  이제부턴 솔직하게  말씀을 해 주셔야 합니다, 리정혁 씨

 

 대한민국에  불법으로 침입한 이유가 뭡니까?

 

 (정혁)  윤세리를 포섭해서

 

 내 조국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입니다

 

 이유는요?

 

 사고로 조선에 떨어진 윤세리가

 

 남조선의 재벌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녀를 그곳에 남기기 위해서  회유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김 과장)  그럼 당신 부하들은요?

 

 부하들은 이 일과 상관없습니다

 

 [잔잔한 음악]  (정혁)  세계 군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자들인데

 

 내가 끌어들여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김 과장)  그 이유는?

 

 윤세리를 회유하려고 했지만

 

 혼자서는 여의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과장)  부하들을 이용해서  강제로라도 북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렇습니다

 

 기렇지만 이 모든 건 내 의지였지  부하들은 죄가 없습니다

 

 (김 과장)  리정혁 씨  지금 술술 얘기해 주는 거는 좋은데요

 

 이거 다 인정되면 어떤 처벌 받을지  알고나 그러는 거예요?

 

 [한숨]

 

 사실대로 말하라지 않았습니까?

 

 지금 그러고 있는 겁니다

 

 [김 과장의 한숨]

 

 [답답한 숨소리]

 

 그게 무슨...

 

 (세리)  말도 안 돼요

 

 그 사람 지금 거짓말하고 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남으라고 회유한 적 없으니까요

 

 [잔잔한 음악]

 

 (세리)  처음부터 끝까지

 

 나 보내 주려고 최선을 다했으니까

 

 국제 육상 대회에 참석하는  국가 대표 선수단에

 

 당신을 포함시키려 하오

 

 뭐라고요?

 

 그럼 항공편으로 유럽에 갈 수 있소

 

 여길 떠나는 순간

 

 여기도 잊고, 나도 잊고, 다 잊고

 

 (정혁)  원래 당신의 세상에서  건강하게 잘 살길 바라오

 

 잠깐 나쁜 꿈 꿨다 생각하고

 

 [총성이 연신 울린다]

 

 (세리)  그럴 필요도 의무도 없는데  [총성]

 

 목숨 걸고 나 지켰어요

 

 잘 들으시오

 

 내일 당신은 집으로 돌아갈 거요

 

 포섭하려고 한 적도  이용하려고 한 적도 없고요

 

 (세리)  말씀드렸다시피

 

 조철강이 나 죽이겠다고  북한에서 내려왔고

 

 리정혁 씨는

 

 범죄를 저지르고 내려온  조철강을 잡으러 여기 온 거예요

 

 그 사람 자발적으로 숨긴 건 나고

 

 [힘겨운 숨소리]

 

 세리야

 

 나도 그 사람

 

 무사히 보내 줘야 돼요

 

 (세리)  나머지 문제는 여기서...

 

 내가 해결을 하든 처벌을 받든 할게요

 

 이렇게 두 사람 말이 전혀 달라서요

 

 상황상으로  윤세리 말이 더 일리 있잖아

 

 무슨 인질이 총을 대신 맞아

 

 아무래도 본인 때문에  윤세리 쪽이 타격을 입을 거 같아

 

 일부러 그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나머지 다섯 명은 뭐래?

 

 리정혁 중대장 동지가  뭐라고 얘기를 했을 거 아닙네까?

 

 그 대답이 나의 대답입네다

 

 [흥미로운 음악]

 

 내가 몇 번째입니까?

 

 앞에서 대답을 못 들었으니  나한테 또 물어보는 거 아닙니까?

 

 나도 말 못 합니다

 

 아휴...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박광범 씨

 

 우리 중대장 동지도 여기 와 있습니까?

 

 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아, 저기요, 김주먹 씨  질문은 그, 내가 했는데

 

 내 궁금해서 그럽니다, 예?

 

 (주먹)  그, 살아는 있는 거지요?

 

 아니, 남조선 드라마 보면 꼭  이럴 때 주인공이 다치고 죽고 그래서

 

 내 불안해서 그럽니다

 

 그, 누차 말하지만 헛수고입니다

 

 내래 몸무게의 9할 이상이 입의 무게디

 

 입이 엄청 무겁다 이 말입니다

 

 증언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럼 상반된 증언을 하고 있는  리정혁과 윤세리를

 

 대면 조사 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지 않나?

 

 대면 조사는 하지 않갔다고  얘기했습니다만

 

 당신 얘기랑 내 얘기가 너무 다른데

 

 (세리)  어떻게 조사를 안 해

 

 어차피 한 번은 해야 되는 거예요

 

 저희끼리만 있어도 될까요?

 

 질문은 저희 둘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하시죠

 

 (김 과장)  녹화는 되니까 알고 계시고요

 

 계속 서 있을 거예요?

 

 (세리)  앉아요, 나 힘들어

 

 리정혁 씨

 

 [한숨]

 

 나 봐 봐

 

 나 좀 봐요, 제발

 

 지금 당신이 왜 이러는지 알아요

 

 나 때문에 그러잖아

 

 그동안 일 밝혀지면  나 곤란해질까 봐

 

 사람들한테 알려지면  나 힘들어질까 봐

 

 당신이 다 뒤집어쓰려는 거잖아

 

 그런 거 아니오

 

 아니면?

 

 [한숨]

 

 잘 들으시오

 

 (정혁)  당신도 이미 알갔지만

 

 내 아바지는 조선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오

 

 난 그곳에서 아무나가 아니오

 

 그런 내가 정말

 

 사사로운 인정 때문에  당신을 돕고 숨겼다고 생각하시오?

 

 참 순진한 생각이오

 

 처음에 당신이 내게

 

 당신의 신분을 밝히지만 않았어도  그러지 않았을 거요

 

 당신의 신분이 대단했기 때문에  내겐 이유가 생겼소

 

 [잔잔한 음악]

 

 당신을 이용할 이유

 

 할 줄도 모르는 거짓말 그만해요

 

 물론

 

 함께한 시간이 있었으니

 

 나 역시 모든 게 진심이 아니었다고  말할 순 없소

 

 정도 들었소

 

 (정혁)  그래서 지금 이런 얘길 하고 있는 거요

 

 우리가 함께한 시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

 

 리정혁 씨

 

 난 사고로 조선에 떨어진  당신을 이용하려고 여기 왔고

 

 (정혁)  당신의 약점을 붙잡고 인질로 삼아서

 

 당신이 거기서 나 숨겨 줘서  나도 여기서 당신 숨긴 거잖아

 

 내가 원해서 그런 거야  내가 무슨 인질이 돼

 

 (세리)  당신이 날 무슨...

 

 이용을 하냐고

 

 이용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총 맞아 죽을 뻔하고

 

 목숨 걸고 나 지키겠다고 여기까지 와?

 

 착각하지 마시오!

 

 당신 지키갔다고 여기 온 적 없으니

 

 조철강은 내 형의 원수였고

 

 [세리의 한숨]  (정혁)  난 그 원수를 갚기 위해 온 거요

 

 기카니까 우스운 오해는  그만해 주면 좋갔소

 

 리정혁 씨

 

 당신 인생 날려 버릴 거예요?

 

 다 깨 버릴 거야?  집에 안 갈 거야?

 

 (세리)  자꾸 이런 식으로  당신이 다 뒤집어쓰려고 하면

 

 당신 진짜 범죄자 돼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정혁)  윤세리

 

 내 인생을 통째로 날려 버리는 것보다

 

 지금 당신 보는 게 더 괴롭소

 

 그러니 그만 가 주시오, 제발

 

 [한숨]

 

 [힘겨운 숨소리]

 

 [애잔한 음악]

 

 리정혁 씨

 

 힘들겠다

 

 나도 너무 힘드네

 

 [힘겨운 숨소리]

 

 [놀라며]  어? 세리야!

 

 (정연)  여기요!

 

 세리야! 세리야, 천천히...

 

 여기 좀 도와주세요

 

 - (정연) 세리야, 정신, 아...  - (요원4) 업히시죠

 

 (정연)  정신 차려, 어? 세리야

 

 세리야, 세리야, 세리야!

 

 [다가오는 발걸음]

 

 [김 과장의 한숨]

 

 (김 과장)  뭘 그렇게 심한 말까지 하시고

 

 아픈데도 그냥 꾸역꾸역 온 사람한테

 

 쓰러져서 업혀 갔잖아요

 

 아, 그래서 아직 조사받을  컨디션이 아니라고

 

 내가 그렇게 얘길 했건만  [잔잔한 음악]

 

 괜찮다고...

 

 리정혁 씨, 어디 가요!

 

 [거친 숨소리]

 

 [심전도계 작동음]  [잔잔한 음악]

 

 패혈증입니다

 

 (의사2)  총상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피에 염증이 생긴 것 같습니다

 

 39도 이상의 이상열 증상이 와서  의식 장애가 온 거고요

 

 염증이 더 번지지 않게 일단  강력한 항생제 치료부터 시작했습니다

 

 치료하면 괜찮은 거죠?

 

 글쎄요

 

 이 패혈증은 치사율이  40%까지 될 정도로 무서운 거라서

 

 (의사2)  초기 집중 치료가 중요하니까요

 

 일단 오늘 밤은 지나 봐야  알 것 같습니다

 

 네

 

 [한숨]

 

 우필이 아버지한테는  아직 소식은 없지?

 

 예, 아직...

 

 (영애)  [한숨 쉬며]  아이고

 

 아니,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가

 

 속상해 죽갔다, 야

 

 생각해 보믄  그때 그 집이 용키는 했어, 어?

 

 그 남조선 신령님 모시는 집

 

 옳습니다

 

 기르믄 다시 한번 가 보는 게  어떻갔습니까?

 

 그 집은 문 닫았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여자들)  에?

 

 지난주에 단속반한테 걸려서  잡혀갔습니다

 

 - (옥금) 어머  - (영애) 아니, 어쩌다가?

 

 보위부원 마누라가 점을 보러 왔는데

 

 하필 그 집 세대주 바람난 걸  쪽집게처럼 맞혀 버렸다지 뭡니까

 

 이런 간나 새끼

 

 아이고, 용하구나

 

 (옥금)  아니, 그걸 왜 맞혔답니까?

 

 마누라한테 아작이 난 보위부원이  피의 복수를 한 거갔지, 뭐

 

 아무리 용해도 자기 앞날 못 보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렇지

 

 그때 말한 그 피바람은 끝난 거갔디요?

 

 (월숙)  기렇갔지, 뭐, 뭐가 더 있갔어

 

 (아이들)  오마니!

 

 - (남식) 배고픕니다  - (영애) 어, 어

 

 (남식)  나오시라요!

 

 (월숙)  다 왔어? 가갔습니다, 가자우

 

 [저마다 대화한다]

 

 (월숙)  어유, 이게 누굽네까?

 

 구라파 조카 동무 아닙니까?

 

 예...

 

 (영애)  아니, 어케...

 

 아, 이 앞을 딱 지나가는데

 

 이 아이들이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승준)  굴뚝에 연기도 나고

 

 밥 냄새도 구수하게...

 

 [흥미진진한 음악]

 

 아...

 

 역시 밥을 하고 계셨군요

 

 아, 저는 밥을 얻어먹겠단 건 아니고

 

 손 전화 충전만 좀 어떻게, 예

 

 아이고, 아, 들어오라요

 

 같이 저녁도 먹고

 

 그래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승준의 탄성]

 

 (명순)  아유, 저, 물이라도 좀...

 

 감사합니다

 

 (영애)  밥 더 먹갔습니까?

 

 그래도 될까요?

 

 (영애)  아, 아, 기럼

 

 내가 입은 은혜가 얼마인데 이깟 밥

 

 자

 

 감사합니다

 

 [승준의 탄성]

 

 (옥금)  기런데 구라파에선 조선 사람들도

 

 이렇게 남조선 말을 씁네까?

 

 예?

 

 (승준)  아...

 

 대체로 그렇지요  [월숙이 호응한다]

 

 신분을 위장해야 될 때도 있고

 

 [여자들의 탄성]  (명순)  아, 기렇구나

 

 아, 이 김치가 아주 맛있습니다, 어

 

 (옥금)  기렇지요?  아주 쩡하고 맛있디요? 예, 예

 

 네  [옥금의 웃음]

 

 (옥금)  자, 자, 많이 드시라요

 

 아, 감사합니다

 

 (월숙)  천천히 먹으라요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예, 천천히, 어

 

 아니지?

 

 예? 뭐가...

 

 쫓아오는 거

 

 아유, 그럼요, 무슨 말씀을

 

 [승준의 웃음]

 

 [여자들의 어색한 웃음]

 

 - (영애) 그래그래, 자, 먹자  - (옥금) 예

 

 (옥금)  드, 드시라요, 네

 

 [휴대전화 진동음]

 

 (승준)  [작은 목소리로]  여보세요?

 

 아니, 뭐 하느라 하루 종일  손 전화가 꺼져 있단 말입니까?

 

 (승준)  배터리가 없었어요

 

 집은 왜 이 모양이고요?

 

 무슨 일...

 

 아니, 지금 어디입니까?

 

 어디?

 

 [단의 놀란 신음]

 

 (단)  뭐, 뭐 합니까? 여기서

 

 불도 안 켜고

 

 그, 불 켜면 들킬까 봐서

 

 숨을 데가 여기밖에 없었어요

 

 초라도 찾아볼 것이지

 

 [승준이 창문을 드르륵 닫는다]

 

 (단)  약혼했던 남자의 집을  이케 와 보는군요

 

 그러게

 

 주인도 없는 집에 이러고 있네

 

 근데 리정혁 씨도 이해할 거야

 

 (승준)  내가 그 친구한테 해 준 게 얼마인데

 

 브로커에 한국 휴대폰에

 

 그러고 보면

 

 내가 이렇게 쫓기는 것도  다 그 친구 도와준 거 때문에 그렇다고

 

 누굽니까?

 

 (단)  쫓아다닌다는 사람들이

 

 윤세리네 오빠 쪽에서 보낸  사람들이에요

 

 중국 쪽 건달들

 

 [헛웃음]

 

 여기가 어디라고

 

 기딴 놈들이 설치고 다닌단 말입니까?

 

 일단은 나랑 같이 평양으로...

 

 더는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승준)  내 살길 마련해 놨으니까 걱정 말고

 

 (명석)  이거는 또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야?

 

 정혁이한테 딴 여자가 있었다고?

 

 [성난 숨소리]

 

 리정혁이 내가 가만두지 않갔어

 

 아주 평양 바닥에서 발붙이고  못 살게 해 줘야지

 

 하, 감히 내 딸을 두고 바람을 피워?

 

 - 하, 참  - (명석) 긴데

 

 저번에 누나 기러지 않았어?

 

 (명은)  야, 우리 단이가 무슨  리정혁이하고 혼인을 했니, 뭐를 했니

 

 바람은 무슨

 

 (명석)  아직 혼인 안 했으믄  바람 아니고 정분이라며

 

 [흥미진진한 음악]  야, 너는 다 나쁜데

 

 (명은)  쓸데없는 걸 오래 기억하는 그 부분이

 

 [명석의 신음]  가장 나빠

 

 알간? 쯧

 

 [명석을 탁 치며]  기리고 정혁이 그 여자는

 

 남쪽에서 온 거야

 

 이게 보통 일이가?

 

 누나, 따지고 보믄, 응?

 

 알 동무 역시 남쪽에서 온 거고

 

 떳떳지 못한 부분은 마찬가지인데

 

 너무 이중 잣대 아니가?

 

 (명석)  이야, 10년의 기다림이

 

 이케 맞바람으로 파투가 날 줄이야

 

 긴데 어카네?

 

 그 맞바람 피운 알 동무 역시  곧 떠나려고 하던데

 

 - 떠나?  - (명석) 어

 

 뒤를 캐다 보니까

 

 비행기 표 끊어 놨더라고  유럽 가는 거

 

 [명석의 한숨]

 

 기냥 가게 두는 게 낫지 않갔어?

 

 간단... 말입니까?

 

 한 10년은 숨어 살다가 가려고  들어왔는데

 

 뭐, 다 들켰고

 

 여기저기 쫓기고 있고

 

 어차피 오래 있을 순 없었어요

 

 (승준)  다행히도 보위부 감시망이  조금 느슨해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티켓도 구했고

 

 이참에 가야죠

 

 언제?

 

 내일요

 

 (승준)  아, 출국 직전에  그 패거리들한테 잡혀서

 

 진짜 큰일 날 뻔했어, 나

 

 쫓기더라도 내 구역 가서 쫓겨야지

 

 아, 여긴 아닌 거 같아

 

 아, 기렇구먼요

 

 저, 미안하지만

 

 나 공항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요?

 

 뭐...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갔지

 

 고마워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서단 씨

 

 일없습니다

 

 역시 쿨해

 

 농담으로라도 가지 말라고 안 하네

 

 기런 농담을 왜 합니까

 

 실없이

 

 그러게

 

 근데 난 왜 농담으로라도 듣고 싶지?

 

 그런 실없는 말이

 

 [잔잔한 음악]

 

 (단)  뭡니까?

 

 내 나름대론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승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왔는데

 

 결국 난...

 

 바닥이에요

 

 나 같은 놈이

 

 서단 씨 같은 여자한테

 

 이런 짓 하면 안 되는 거 잘 알지만

 

 그래도 주고 싶어서

 

 미안해요

 

 그거 맞아, 윤세리 줬던 반지

 

 서단 씨가 예쁘다고 골라 줬던 거

 

 그거

 

 지금은 이게 최선이라

 

 나중에

 

 내가...

 

 좀 멀쩡한 모습으로 서단 씨 찾아오면

 

 근데 그때도

 

 만약에 서단 씨가 혼자면

 

 나한테 한 번만

 

 기회 줘요

 

 개나발 불지 말라

 

 (승준)  나 서단 씨 좋아요

 

 좋으니까 이제

 

 어디로 가는지 알고 갈 거야

 

 [단이 흐느낀다]

 

 그렇게 살 거야

 

 나 이제 그럴 거야

 

 (김 과장)  그래 보여도 걔네들이  최전방의 특수 부대 최정예 요원들이야

 

 와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철저하게 알고 있어야 된다고

 

 [USB 인식음]

 

 (요원1)  그들 모두 윤세리의 신용 카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갈취인지 윤세리 쪽에서  은닉 자금을 제공한 건지

 

 그것도 파악을 해야겠군

 

 (김 과장)  주요 내역이... 보자

 

 'PC방 9천 원'

 

 정보 탐색을 위한  주요 은신처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아, 접속 내역은?

 

 그 밑에

 

 (김 과장)  '유럽클럽최강전 골드 패키지  4,900원'

 

 '유럽클럽최강전 다이아 패키지  3,600원'

 

 이게 뭐야?

 

 게임 아이템입니다

 

 (은동)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오라, 오라!

 

 [흥미진진한 음악]  [웃음]

 

 [은동이 입소리를 슝슝 낸다]

 

 제가 확인을 해 본 결과

 

 (요원1)  골드 패키지보다  다이아 패키지가 저렴했던 이유가

 

 골드를 구매하면서  중복 결제 한 이후에

 

 - 20% 할인 혜택을 받은 걸로...  - (김 과장) 됐고

 

 '다달 900원 35회', 이건 뭐야?

 

 영상 다운로드 비용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영상이냐고

 

 '겨울연가'

 

 '신귀공자', '두번째 스무살'  '수상한 가정부'

 

 (요원1)  죄다 배우 최지우 씨가 주인공인  드라마인 걸로 봐서

 

 최지우 씨 팬인 거 같습니다

 

 더 파 볼까요?

 

 됐어

 

 네

 

 그밖에도 코노 2천 원

 

 코노가 뭔데?

 

 코인 노래방...

 

 (요원1)  편의점이 3,520원이고

 

 세부 내역은 핫바랑  라면을 먹은 걸로 알고 있고요

 

 그, 상어떡볶이가 5,800원이고요

 

 저기

 

 만 원 넘는 건 없는 거야?

 

 안 그래도 제가 혹시 몰라 가지고

 

 결제 점포들 간의  그 상호 연관성을 지금 파악하는...

 

 하지 마, 파악하지 마  뭘 파악을 해

 

 - 네  - (김 과장) 그냥 핫바 먹고

 

 라면 먹고  부족해서 떡볶이도 먹은 거잖아

 

 그렇죠

 

 [김 과장의 한숨]

 

 얘네 진짜 뭐지?

 

 왜 이렇게...

 

 [책상을 탁 친다]

 

 씀씀이도 하찮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들어와  [문이 달칵 열린다]

 

 - (요원1) 다 된 거야?  - 다 됐습니다

 

 과장님, 복구됐습니다

 

 [마우스 클릭음]

 

 그거 한번 보세요

 

 (김 과장)  조철강 죽던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북인데

 

 이메일을 우리가 복구했거든

 

 암호 푸는 데 애도 먹었지만  결국 풀었고

 

 [긴장되는 음악]

 

 그 이메일을 보면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까?

 

 조철강이 왜 죽을지 알면서  리정혁 씨에게 총을 쐈는지

 

 그 인간도  갈 데가 없었던 거야, 결국엔

 

 위로도 못 가고 여기도 못 있고

 

 근데 혼자 가긴 싫고  [김 과장의 헛웃음]

 

 (철강)  [힘겨운 목소리로]  너 이제 못 가

 

 내가 다 보냈거든

 

 너랑 그년이

 

 여기 함께 있었던 모든 증거들

 

 니가 돌아가믄 니 부모는 처형되갔지

 

 (김 과장)  리정혁 씨 아버지는

 

 아들이 며칠 안으로 돌아온다고  큰소리쳐 놓은 거 같던데

 

 [노트북을 탁 덮으며]  이제 아버지 걱정 그만하시고

 

 좀 솔직해지실까요, 리정혁 씨?

 

 왜요?

 

 윤세리는...

 

 지금 어떤지...

 

 (김 과장)  집중 치료실에 있대요

 

 수술 후유증으로 패혈증이 왔대

 

 아니, 이럴 거면서  왜 그렇게 독하게 그랬어요

 

 감당도 못 할 거면서

 

 [김 과장이 종이를 사락 넘긴다]

 

 [트렁크 문이 탁 닫힌다]

 

 고마워요

 

 갈게요

 

 건강하고

 

 (승준)  저...

 

 아프지 말고 또...

 

 [애잔한 음악]

 

 [훌쩍인다]

 

 [흐느낀다]

 

 [긴장되는 음악]

 

 [단이 계속 흐느낀다]

 

 [휴대전화 벨 소리]

 

 (남자5)  어이, 구승준 동무

 

 [긴장되는 음악]  지금 우리한테 안 오믄

 

 이 여자라도 우리 잡아가갔어

 

 [단의 힘주는 신음]

 

 (단)  놓으라요!

 

 [단의 비명]

 

 야

 

 너희 잘못 짚었어

 

 나 그 여자랑 아무 상관 없거든?

 

 데려가든 말든 너희 마음대로 해

 

 (남자5)  아, 기래?

 

 기카면 죽여도 상관없다 이 말이디?

 

 상관없어

 

 (남자5)  그럼 죽여 놓고  우리 얘기는 다시 시작하자우

 

 잠깐만

 

 아무 상관 없는 사람 죽여서 뭐 하게?

 

 그 여자 집안 여기서 대단해

 

 그 여자 건드렸다가  너희가 먼저 끝장난다고, 알아?

 

 (남자5)  어, 우린 기딴 거  무서워하는 놈들이 아니야

 

 딱 한 시간만 주갔어

 

 통보문 보고 그 장소로 찾아오라우

 

 안 기카면 이 여자 죽어!

 

 사람 달고 와도 죽어

 

 뭐, 그 정도는 알갔디?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여보세...

 

 [캐리어를 쾅 친다]

 

 [심전도계 경고음]

 

 (의사2)  5DW 500 하나 더 달아 주시고요

 

 바이털 사인 다시 체크해 주세요

 

 환자분, 환자분!

 

 [잔잔한 음악]

 

 (세리)  꿈을 꾸었다

 

 (구매팀장)  대표님, 다음 일정은  익스트림 스포츠웨어

 

 최종 테스트 현장 가시는 건데요

 

 근데 진짜 직접 하실 예정이세요?

 

 패러글라이딩?

 

 (세리)  꿈속에서 난

 

 사고가 나던 그날로 돌아가 있었다

 

 [목소리가 아득하게 울리며]  대표님?

 

 [세리의 비명]

 

 [세리의 비명]

 

 [신음]

 

 [세리의 놀란 신음]

 

 [총성]

 

 (세리)  그리고 그 꿈속에서 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내가 그날 거기 가면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어디에 불시착하게 될지

 

 누굴 만나게 될지

 

 어떤 무섭고 험난한 일들을 겪게 될지

 

 그리고 마침내

 

 오늘이 온다는 사실까지도

 

 전부 다

 

 뭐?

 

 알았어

 

 [통화 종료음]

 

 [한숨]

 

 (김 과장)  윤세리 씨가...

 

 [목소리가 아득하게 울리며]  심각하다는데요

 

 [긴장되는 음악]

 

 [정혁의 가쁜 숨소리]

 

 [한숨]

 

 [떨리는 숨소리]

 

 [헛웃음]

 

 [떨리는 숨소리]

 

 [총성]  [단의 놀란 신음]

 

 [총성]

 

 [총성]

 

 [총성]

 

 [총성]

 

 [놀란 신음]

 

 [총성]  [긴장되는 음악]

 

 [총을 철컥 장전한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가만있으라, 어?  [단의 겁먹은 숨소리]

 

 [총성]  [단의 비명]

 

 [총성]  [승준의 신음]

 

 [총성]

 

 [승준의 힘겨운 신음]

 

 구승준!

 

 [승준의 신음]

 

 [거친 숨소리]

 

 서단 씨, 걱정 마요

 

 나 남한에서 클레이 사격 좀 했어요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승준의 가쁜 숨소리]

 

 [총을 철컥 장전한다]

 

 [힘주는 탄성]  [총성]

 

 [단의 비명]

 

 [남자6의 힘주는 신음]

 

 [총성]  [승준의 신음]

 

 [총성이 탕탕 울린다]  [남자6의 신음]

 

 [승준의 신음]

 

 [놀란 숨소리]

 

 구승준!

 

 [힘겨운 신음]

 

 [잔잔한 음악]

 

 (승준)  내가 틀렸네

 

 내가 죽어도  나를 위해 울어 줄 사람이 있었네

 

 그게 당신이라니

 

 슬픈데 좋다

 

 [심전도계 작동음]

 

 (세리)  그 길고 긴 꿈속에서

 

 마침내 난 선택을 했다

 

 [긴장되는 음악]

 

 (창식)  바람이 이게 심상치가 않아서요

 

 제가 일기 예보는 체크는 했는데  그래도 괜찮으실지...

 

 팀장님, 바람이 왜 부는 거 같아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한숨]

 

 지나가려고

 

 지나가려고 부는 거예요

 

 머물려고 부는 게 아니고

 

 저게 저렇게 지나가야  내가 날아갈 수 있는 거고

 

 (세리)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다

 

 다시 겪는 선택

 

 [의사2가 말한다]

 

 (세리)  시간을 돌려도

 

 백 번을 돌려도

 

 (정혁)  시간을 돌린다믄

 

 돌릴 수만 있다믄

 

 당신을 만나지 않고  당신이 나를 모르고

 

 그래서 당신이 내내  무사하고 편안하도록

 

 그럴 수만 있다믄

 

 (세리)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알고 사랑하게 되는

 

 위험하고 슬픈 선택을 할 것을

 

 난 알고 있었다

 

 [사이렌이 울린다]

 

 [흐느낀다]

 

 (승준)  만약 우리 둘 중의 하나가 죽고  [무거운 음악]

 

 하나가 살았어야 했다면

 

 그렇게 정해졌던 거라면

 

 죽는 게 내가 되고  살아가는 게 당신인 게 맞지

 

 그게 맞지

 

 [심전도계 작동음]

 

 (세리)  그 선택을 해서

 

 난 행복했어, 리정혁 씨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애틋한 음악]

 

 (김 과장)  이게 다야?

 

 아, CCTV에 포착된 윤세리에 대한  리정혁의 행동 패턴을

 

 심리학자에게 분석 의뢰 했습니다

 

 (요원3)  그 결과가 나왔는데요

 

 어, 그래

 

 (요원3)  자

 

 (요원3)  보시다시피 리정혁은 윤세리와 있을 때

 

 90% 이상 상체의 중심이  윤세리를 향해 있었고요

 

 상대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미러링 현상도

 

 여러 번 발견이 됐고요

 

 낯선 남자가 다가올 땐

 

 미리 시선과 동선을 차단하는 행동을  반복해서 보였습니다

 

 심리 전문가 오영심 교수님은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전형적으로

 

 '사랑에 빠진 남성의 행동이다'  이렇게 분석을...

 

 (김 과장)  그걸 분석을 해야 아니?

 

 그냥 딱 보면 알지

 

 아이고...


 


.사랑의 불시착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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