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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브리티 11

 [리드미컬한 음악]

 

 ♪ Come, watch me ♪

 

 ♪ Come, watch me ♪

 

 [SNS 알림음이 연신 난다]

 

 [SNS 알림음]

 

 ♪ Come, watch me ♪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 알림음]

 

 [놀란 탄성]

 

 아리야

 

 [떨리는 숨소리]

 

 [속삭이듯] 니가…

 

 [놀란 숨소리]

 

 [아리의 당황한 숨소리]

 

 [두성] 누나가 왜 여기 있어?

 

 서, 설마 누나였어?

 

 [떨리는 숨소리]

 

 [화난 숨소리] 누나도 우리 누나  씹어 제낀 까판러였냐고?

 

 - 두성아, 그게 아니라 난…  - [두성] 말도 안 돼

 

 [아리, 두성의 떨리는 숨소리]

 

 [격앙돼서] 누나는 친구잖아  베프잖아

 

 근데 어떻게 이래?

 

 앞에선 헤헤거리고  뒤에선 돌려 깠던 거야?

 

 [화난 숨소리]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울먹이며] 두성아, 미안해  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누나가 인간이야? 사람 맞냐고!  [격앙된 숨소리]

 

 [아리가 힘없이] 그만해, 가자  [떨리는 숨소리]

 

 가긴 어딜 가 [분한 숨소리]

 

 정선이 누나부터 이것들까지  싹 다 조져야 할 거 아니야

 

 [아리가 버럭 하며] 그만하자니까!  [울먹이는 숨소리]

 

 [울먹이며] 다 소용없잖아

 

 [정선의 절박한 숨소리]

 

 [뛰어가는 발걸음]

 

 [정선이 다급하게] 아리야

 

 아리야, 미안해, 용서해 줘  [당황한 숨소리]

 

 [아리가 울먹이며] 아무 말도  듣고 싶지가 않아

 

 정말이야

 

 [울먹이며] 변명이 아니고  내가 진짜 미쳤었나 봐

 

 [연신 울먹이며] 야, 내 심정이  지금 어떨 거 같아?

 

 [아리의 떨리는 숨소리]

 

 [아리] 그 수많은 악플들에  시달리면서

 

 [떨리는 숨소리]  내가 어떻게 견뎠는지 알아?

 

 [숨을 들이켜며] '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말에'

 

 '상처 받지 말자'

 

 '신경 쓰지 말자'

 

 '이쯤은 견뎌야 한다  견딜 수 있다'

 

 근데 이건  어떻게 견뎌야 하는 건데?

 

 [씁쓸한 음악]

 

 '친구도 이럴 수 있다'

 

 아니면… [울음 섞인 숨소리]

 

 '넌 처음부터  친구도 뭣도 아니었다'

 

 난 그냥 스트레스만 풀려고  그랬던 거야

 

 [정선] 진짜 그것뿐이야  [떨리는 숨소리]

 

 [어이없는 숨소리] 스트레스라고?

 

 [정선] 내가 쌍년인 거  나도 알아, 아리야

 

 [연신 울먹이며] 근데 진짜 그냥  기분 풀려고 그랬던 거야

 

 처음엔 니가 잘되는 게 좋았어

 

 근데 있다 보니까 배도 아프고  샘도 나고 그러더라

 

 나랑 같이 방판 하던 애가  셀럽이 되니까

 

 옆에 있는 난 뭔가 싶기도 하고  [떨리는 숨소리]

 

 그래서 가끔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너 까판에 들어갔어

 

 처음엔 그거뿐이었는데  [떨리는 숨소리]

 

 근데…

 

 "퀸아리"

 

 팔로워가 늘기 시작하니까  멈출 수가 없더라

 

 거기선 내 말에  다 호응해 주고 좋아해 주고

 

 내가 뭐라도 된 거 같아서  그만둘 수가 없었어

 

 [살짝 흐느끼며] 근데 아리야

 

 나, 나 끝까지 하진 않았어  진짜야

 

 너한테 미안하기도 했고

 

 진짜 니가 잘못되길  바란 건 아니야 [떨리는 숨소리]

 

 이번 일 터지고 나서도

 

 [울먹이며] 나도 밤낮없이  니 실드만 치고 다녔다고

 

 [정선의 떨리는 숨소리]

 

 [흐느낀다]

 

 [연신 울며] 미안해

 

 진짜 미안해

 

 [훌쩍이며] 너무 미안해

 

 [아리가 냉담하게] 맞아

 

 그때 당신들이 팝콘을 튀기며  훔쳐보던 지옥은

 

 그런 데였어

 

 거기서 난

 

 정신없이 허우적대야만 했고

 

 고통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지

 

 - [사이렌 소리]  - [위태로운 음악]

 

 [울리는 효과음]

 

 [사이렌 소리가 아득히 난다]

 

 [속삭이듯] 준경아  [당황한 숨소리]

 

 [울먹이며] 준경아, 준경아

 

 [흐느낀다]

 

 [떨리는 목소리로] 죽었다니요?

 

 [아리가 힘없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냉담하게] 끝은 어디였냐고?

 

 [하늘이 우르르 울린다]

 

 [자동차 시동음, 엔진음]

 

 [자동차 가속음]

 

 [현정] 안녕하십니까  뉴스 라이브 김현정입니다

 

 - [의미심장한 음악]  - 지난 한 주간

 

 세상을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죠?

 

 바로 한 인플루언서의 폭로가  그것인데요

 

 참 복잡한 사건이에요  정용준 변호사님

 

 [용준] 네, 바로 서아리란 분이죠?

 

 그, SNS를 통해서

 

 소위 셀럽이라는 사람들의 세계와

 

 거기서 일어난 범죄를  고발한 건데요

 

 [현정]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폭로를 이어 가고 있는  서아리 씨가

 

 - 공식적으로는  - [음악이 뚝 멈춘다]

 

 사망한 사람이라는 거

 

 - [용준] 그렇죠  - [흥미진진한 음악]

 

 [현정] 그래서 사람들이  더 큰 혼란을

 

 느끼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리] 그래?  세상이 많이 시끄러워졌다고?

 

 잘됐네, 내가 바랬던 게  바로 이런 거니까

 

 [고조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검사] 대체 뭔 근거로  영장을 치냐고

 

 이 여자 죽었다며?

 

 법적으로 사망 상태인  여자 말을 증거로 어떻게 나서?

 

 [현수] 지금 멀쩡하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답해하며] 검사님  살아있는 거라고요

 

 [숨을 들이켜며] 그럼 자기가  죽은 걸로 위장을 한 다음에

 

 다시 나타나서  이런 쇼를 벌인다는 거네?

 

 [검사] 대체 왜?  정식으로 고발하고 신고하면

 

 [헛웃음] 끝나는 문제를 대체 왜?

 

 했었죠! 예, 했었습니다

 

 근데 태강 때문에 묻혔었고요

 

 - 뭐?  - 석 달 전에 서아리 씨가

 

 저를 직접 찾아와서  모든 걸 진술했어요

 

 - 근데 태강이  - [책상을 탁 치는 소리]

 

 진태전이 은폐했어요  [거친 숨소리]

 

 그 진술 기록 저한테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정말이야? 확실해?

 

 [파쇄기 작동음]

 

 [긴박한 음악]

 

 [태전] 자, 빨리합시다, 예?  한 장도 남기지 말고

 

 [직원1] 예

 

 어, 어떻게 됐어? [초조한 숨소리]

 

 서아리 위치 찾았냐고

 

 저, 그게, 아직… [난감한 숨소리]

 

 죄송합니다, 계속 VPN이  바뀌고 있어 가지고요

 

 [버럭 하며] 야, 이 미친 새끼야  그걸 말이라고 해!

 

 [태전] 아, 뭘 보고 섰어?

 

 [성내며] 빨리하란 말 못 들었어?

 

 - [직원2] 대표님!  - [뛰어오는 발걸음]

 

 지금 막 정보를 받았는데  압색 영장이 발부됐답니다

 

 [난감한 숨소리]

 

 [아리] 알아?

 

 우린 모두 운명 앞에서  안도해선 안 돼

 

 인생과 자신에 대해 어떤 것도  쉽게 장담할 수가 없는 거야

 

 그때 내가 그랬듯이

 

 [초조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시현 씨

 

 [시현] 아리 씨

 

 [떨며] 사고라니요?

 

 한준경 씨가 왜요?  상태는 어떤데요? 괜찮은 거예요?

 

 아… [난감한 숨소리]

 

 수술은 끝났는데

 

 아직 의식이 없어요

 

 [떨리는 숨소리]

 

 [아리의 숨소리가 연신 떨린다]

 

 그 사람…

 

 [떨며] 그 사람  어디에 있나요, 지금?

 

 [난감한 숨소리]

 

 [머뭇거리는 숨소리] 지금은  볼 수 없어요

 

 [아련한 음악]

 

 [떨며] 준경 씨

 

 [아리가 코를 훌쩍인다]

 

 [간호사] 안 돼요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잠시만요

 

 얼굴만 보게 해주세요  [떨리는 숨소리]

 

 제발 부탁이에요  잠깐만 보게 해주세요

 

 [울먹이며] 잠깐만, 제발 잠깐만요

 

 [간호사] 여기 이분 좀  어떻게 해주세요!

 

 - [아리] 얼굴만 보게 해 주세요  - [시현] 아리 씨

 

 [아리가 흐느낀다]

 

 [아리가 연신 운다]

 

 [걱정하며] 아리 씨

 

 [준경] 이 소란은 곧 끝날 거예요

 

 보고 싶은데

 

 오늘 저녁 어때요?

 

 [아리] 하지만

 

 난 그 사람을 볼 수 없었지

 

 그리고…

 

 [무전기 소리]

 

 [무거운 음악]

 

 [아리 모의 오열]

 

 아우, 우리, 우리 박 씨  아우, 어떡해

 

 [아리 모가 연신 오열하며] 아우  그 착한 사람

 

 아우, 불쌍해서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두성이 울며] 진정해  이러다 엄마까지 쓰러져

 

 아우, 어떡해, 어떡해, 어떡하냐고

 

 [경찰관] 저기, 사건은  자살로 종결됐고요

 

 이건 박경배 씨가

 

 서아리 씨 앞으로 남긴  유서입니다

 

 [아리 모가 크게 오열하며] 아우!  어떡해!

 

 - [두성이 흐느낀다]  - 어떡해

 

 아우, 어떡해

 

 [아리 모가 연신 오열한다]

 

 [경배] 너한테 모든 짐을  남기고 가서 미안하다, 아리야

 

 애초에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아니었는데

 

 [흐느낀다]

 

 [울먹이며] 다 내 탓이다

 

 [연신 흐느낀다]

 

 니가 신중하게 추진하자고 했을 때

 

 거기에서 멈췄어야 했는데

 

 내 욕심이

 

 일을 여기까지 오게 할 줄은  몰랐다

 

 너한테는 죽어서도  이 죄를 갚을 길이 없구나

 

 [아리] '서아리가 끝내  사람까지 죽였다'

 

 '서아리의 과도한 압박에 못 이겨'

 

 '아리앤의 상무가 목숨을 끊었다'

 

 [차가운 음악]

 

 악의적인 말들이 넘쳐났지만

 

 - 부인할 수 없었어  - [휴대전화 조작음]

 

 [강조하는 효과음]

 

 [강조하는 효과음]

 

 - [휴대전화 조작음]  - [사람들의 비웃음]

 

 사실이었으니까

 

 나만 만나지 않았다면

 

 [휴대전화 조작음]

 

 삼촌한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고조되는 음악]

 

 그때

 

 [달그락 약이 떨어지는 소리]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키보드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이 연신 난다]

 

 '날 알지도 못하면서'

 

 '날 이토록 증오하는 사람들'

 

 [키보드 조작음이 연신 난다]

 

 '정말'

 

 '니 말대로 해줄까? 그래 줄까?'

 

 '그럼'

 

 '이 지옥을 끝낼 수 있는 거잖아'

 

 [휴대전화 조작음이 연신 난다]

 

 "bbb페이머스"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혜가 고소해하며]

 

 [다가오는 발걸음]

 

 [안젤라가 밝게] 하이

 

 [지나, 안젤라의 웃음]

 

 [민혜가 반가워하며] 왔어?

 

 [안젤라가 애교 있게] 여기  새 단장 선물

 

 [민혜] 그냥 오지, 우리 사이에

 

 [지나가 웃으며] 재오픈 기념  라방이잖아, 갖출 건 갖춰야지

 

 [민혜의 기쁜 숨소리] 고마워

 

 - [안젤라] 너무 예쁘다  - [채희] 여기, 축하해

 

 [민혜의 행복한 숨소리]

 

 [민혜] 뭐야, 채희?  그새 더 이뻐졌다?

 

 [함께 웃음]

 

 - [안젤라] 더 좋다  - [민혜] 어

 

 [지나] 뭐야? 고급스러워졌는데?

 

 [민혜] 그렇지, 그렇지?

 

 [영상 속 민혜의 놀란 숨소리]  뭐? 시작하자마자 완판?

 

 - [영상 속 안젤라의 놀란 소리]  - [웃으며] 5분 만에 완판이래

 

 어떡해, 나 너무 행복해서  눈물 나려 그래 [웃음]

 

 [영상 속 안젤라] 축하해, 역시!

 

 [구호 외치듯] 루나시크 오민혜!

 

 [영상 속 민혜의 웃음]

 

 우리 민혜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영상 속 함께] 짠! 축하해!

 

 [영상 속 안젤라] 원샷이야?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문이 벌컥 열린다]

 

 [문이 쾅 닫힌다]

 

 이혼?

 

 [태전] 당신 제정신이야?

 

 정신이 없는 건 당신 같은데요?

 

 [드르륵 의자 바퀴 소리]

 

 [시현] 앉아요, 마지막인데  차분히 마무리해야죠

 

 [태전의 코웃음]

 

 [태전이 헛웃음 치며]  아, 뭐 하자는 짓이지?

 

 준경이 아직 의식 없어요

 

 [한숨 쉬며] 그래, 들었어

 

 나도 안타깝더라고

 

 아, 결국 다 서아리 때문이잖아

 

 [태전] 그 여자만 아니었으면

 

 준경이한테

 

 그런 끔찍한 사고가 있었겠냐고

 

 준경이는 아리 씨 때문이라고  생각 안 할 거예요

 

 [시현] 되려 아리 씨를  도와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겠죠

 

 그리고 하나 분명한 건

 

 이 모든 게  당신 때문이라는 거예요

 

 당신이 벌인 일 때문에

 

 [한숨 쉬며] 그래서 이제  내가 하려고요

 

 한준경 대신  내가 아리 씨 도우려고요

 

 - 뭐?  - 당신이 한 모든 일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음악]

 

 - 증언할 생각이에요  - [태전] 야, 윤시현!

 

 제대로

 

 똑바로 생각해

 

 니 아버지가  국회 의장석에 앉길 바래?

 

 아님 감옥에 들어가길 바래?

 

 너희 집에서  왜 결혼을 서둘렀는지 몰라?

 

 5선 의원

 

 그 잘난 니 아버지  비리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짜증 섞인 숨소리]

 

 [화내며] 니 아버지가

 

 내 장인이 아닌 남이 되는 순간

 

 내가 막아준 그 모든 비리는  검찰로 넘어가는 거야, 알아?

 

 [코웃음] 근데 뭐, 내 앞에서

 

 이혼?

 

 [기가 찬 웃음] 한준경?

 

 감히 니가 나한테?

 

 [고조되는 음악]

 

 [강조하듯] 내가 널 고른 거야

 

 한준경 그 새끼한테  널 뺏기기 싫어서

 

 다른 제안 다 거절하고

 

 너희 집안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거라고

 

 근데

 

 이제 와서 니가 그걸 다  깰 수 있을 거 같아?

 

 자 [코웃음]

 

 이제 진짜 니가  뭘 해야 될지 좀 알겠어?

 

 생각 잘해야지, 시현아, 응?

 

 넌 그 서아리 같은 여자랑은  종자가 다르잖아

 

 위치

 

 계급에 맞는 문법이 뭔지…

 

 [시현] '위치와  계급에 맞는 문법'? [옅은 한숨]

 

 난 내 가족과 모두를 위해서

 

 내 몫을 감당하면서 살았어요

 

 그게 최선이라고 믿으면서

 

 근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뭐가 나를 위한 최선일까?'

 

 [태전의 옅은 한숨]

 

 이젠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할 거예요

 

 [결연한 숨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준경] 난 서아리 씨가 필요해요

 

 [아련한 음악]

 

 아직은 아니란 걸 알지만

 

 언젠간 서아리 씨한테도  내가 그랬으면 좋겠고

 

 내가 당신 뒤에  서 있을 수 있게만 해줘요

 

 같이 가요, 나하고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아리가 힘없이]  '나도 보고 싶어요'

 

 '오늘 저녁 괜찮아요'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못 했어요

 

 모른 척했어요

 

 그쪽 마음이 아닌

 

 내 마음을

 

 [한숨] 고작…

 

 고작 그게 자존심인 줄 알고

 

 그럼…

 

 [울먹이며] 다가서는 내 마음도

 

 잡을 수 있을 줄 알고…

 

 염치없지만…

 

 [떨리는 숨소리]

 

 좋아했어요

 

 [속삭이듯] 나도…

 

 [의사] 다행히 수술 잘 마쳤습니다

 

 위험한 고비 넘겼고  경과 지켜보면 될 거 같습니다

 

 [병원이 분주하다]

 

 [준경 모] 감사합니다

 

 [시현의 반가운 숨소리] 어머니

 

 [준경 모] 어, 왔니?

 

 [시현] 이제 들어가는 길이세요?

 

 [준경 모] 그래, 주치의  잠깐 만나고 가려던 길이다

 

 고맙구나, 매번

 

 아닙니다

 

 들어가 보렴

 

 참, 서아리라고 하던가  그 아가씨?

 

 - 네?  - 좀 전에 그 아가씨가 왔더구나

 

 준경이를 보고 싶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고

 

 아리 씨가 여기에요?

 

 [쓸쓸한 음악]

 

 [분수 물소리]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소리]

 

 [사람들이 웃고 대화하는 소리]

 

 [다급한 숨소리]

 

 [시현이 놀라며] 아리 씨!

 

 [시현의 긴장한 숨소리]

 

 [시현의 걱정하는 숨소리]

 

 [단호하게]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숨을 들이켠다]

 

 지금 뭐 하려는 거냐고요!

 

 [울먹이는 숨소리]

 

 [울먹이며] 저는 그냥…

 

 [흐느끼며] 못 견디겠어요

 

 버텨지지가 않아요

 

 [아리가 흐느낀다]

 

 [아리] 나 하나면  진짜 상관없거든요?

 

 내가 벌인 일이니까  나만 겪으면 되니까

 

 근데 이건 아니잖아요

 

 [연신 흐느끼며] 내 잘못이

 

 내 선택이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아리 씨

 

 [아리] 그 모든 말들이  맞았던 거 같아요

 

 '너 같은 게, 너 따위가 감히'

 

 그 말들을 들었어야 됐나 봐요

 

 그게 현실이니까

 

 [시현] 맞아요

 

 아리 씨한테 벌어진 모든 일들은

 

 - 다 아리 씨 탓이에요  - [무거운 음악]

 

 그 선택의 몫이죠

 

 하지만 준경이도

 

 나도 마찬가지예요

 

 그것도 아리 씨 탓으로  돌릴 거예요?

 

 [훌쩍이는 숨소리]

 

 잘 들어요

 

 버텨야 돼요

 

 아리 씨를 지키려고 했던  준경이를 위해서

 

 [흐느낀다]

 

 [아리의 울음]

 

 [아리가 냉담하게] 세상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지

 

 근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살더라고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게 맞겠네

 

 그게 편하니까

 

 자신이 한 짓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게

 

 하지만 우린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야 해

 

 자신이 저지른 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해

 

 그 모든 것들 때문에

 

 선택한 일들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야

 

 피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는 거야

 

 [회사가 시끌시끌하다]

 

 [기자1] 저기 온다

 

 [기자들] 온다, 온다

 

 - [긴장되는 음악]  - [카메라 셔터음]

 

 [기자2] 태강이 마약과  김 모 씨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는 게 사실인가요?

 

 [기자3]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구속영장도 검토 중이라는데  알고 계십니까?

 

 [직원] 드릴 말씀 없습니다  지나갈게요

 

 [기자4] 변호사님, 서아리 씨의  폭로를 어디까지 인정하십니까?

 

 [쏟아지는 질문 세례]

 

 [버럭 하며] 자, 자, 모든 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난다]

 

 기획이고 조작입니다

 

 [태전] 진실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반드시 밝혀질 겁니다  그게 진실입니다

 

 [기자5] 그럼 폭로한 모든 것을  인정하십니까?

 

 [질문 세례가 빗발치는 소리]

 

 [불안한 음악]

 

 [유랑] 여보!

 

 [민찬의 부스럭거리는 소리]

 

 [민찬 다급하게] 여권 가져왔어?

 

 [유랑] 가져오긴 했는데…

 

 [당황하며] 여, 여보, 아니지?  이거 그냥 다 소설이지?

 

 당신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잖아

 

 [버럭 하며] 닥치고  여권이나 내놓으라고!

 

 - [민찬의 성난 숨소리]  - [유랑의 당황한 숨소리]

 

 - [유랑이 작게] 여기  - [민찬의 다급한 숨소리]

 

 [민찬] 잘 들어

 

 난 일단 먼저 나갈게  [다급한 숨소리]

 

 가장이잖아, 내가

 

 [연신 부스럭거리는 소리]

 

 난 살아야지

 

 [유랑의 당황한 숨소리]

 

 이 와중에 어떻게…

 

 [버럭 하며] 당신  애 생각은 안 해?

 

 누가 안 한대!

 

 그러니까 넌 나중에  애 데리고 오면 되잖아! 씨…

 

 [현수] 김민찬 씨

 

 동부 서 장현수 경위입니다

 

 [현수의 한숨]

 

 [부스럭거리는 종이 소리]

 

 압수수색영장 나왔습니다

 

 진태전 변호사랑 친하니까  이게 뭔지는 아시죠?

 

 아휴, 어디 뭐, 여행이라도  가실 생각인가 본데

 

 짐도 푸셔야겠어요

 

 [유랑이 나지막하게] 어떡해

 

 - [민찬의 초조한 숨소리]  - 여보 [당황한 숨소리]

 

 [철문이 덜컹 열린다]

 

 [민혜의 반가운 숨소리]

 

 [민혜가 밝게] 어머니, 저 아시죠?

 

 민혜예요, 아리 친구

 

 [억지웃음] 왜, 기억 안 나세요?  고등학교 때 아리랑…

 

 친구? 니가?

 

 [옅은 웃음] 네  아리 지금 어딨어요?

 

 [민혜] 어머니 아시죠?

 

 [한숨] 이런 상황  걔한테도 좋을 거 없어요

 

 제가 중재하고 해결할 테니까…

 

 [이를 악물며]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년

 

 [아리 모] 얻다 대고  내 딸 이름을 입에 올려!

 

 [무거운 음악]

 

 [크게] 처죽일 년!

 

 - 씹어 죽여도 시원찮을 년!  - [창을 탁탁 치는 소리]

 

 날 탈세로 신고한 것도 너지?

 

 아리가 어딨냐고?

 

 니년이 죽였잖아!

 

 - 생때같은 내 딸을!  - [철창을 탁탁 치는 소리]

 

 - [교도관들의 말리는 소리]  - 어?

 

 [오열하며] 그것 때문에

 

 - 우리 아리가 죽었어, 어?  - [교도관1] 진정하세요!

 

 - 소란 피우지 말고!  - 모든 걸 다 잃고!

 

 [교도관2] 진정하시라고요!

 

 [아리 모] 지 엄마까지  잡혀가는 걸 보고

 

 [교도관2] 소란 피우지 말고  나오세요!

 

 [아리 모 크게 오열하며]  악독한 니년 때문에!

 

 [아리 모의 분한 오열]

 

 우리 아리가 죽었다고!

 

 [민혜가 작게 한숨 쉬며] 뭐야?

 

 [아리 모] 우리 아리가…

 

 서아리가 죽었단 거야  아니란 거야? [초조한 숨소리]

 

 [아리 모가 연신 오열한다]

 

 [불안한 숨소리]

 

 서아리 행방은?

 

 - 아직이야?  - [형사1] 네

 

 누군지 우회하는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해킹 프로그램도  본 적이 없는 거고요

 

 - [전화벨 소리]  - [현수] 아, 진짜

 

 빨리 찾아야 되는데

 

 [형사2] 잠시만요

 

 장 형사님, 본청 전화인데

 

 서아리 위치요, IP에 관한 겁니다

 

 예, 장현수입니다

 

 [해커가 흥분해서] 찾았습니다  서아리 IP요!

 

 [재훈] 찾았다고?

 

 - [해커] 예  - [재훈] 확실해?

 

 예, 여기 보시면

 

 [해커] 중국, 필리핀, 마카오까지  미친 듯이 우회해서

 

 [숨을 들이켜며] 결국  서울이었습니다

 

 - 뭐, 서울?  - [해커] 예

 

 [긴장되는 음악]

 

 - [해커의 한숨]  - 와, 나, 씨발

 

 얘 미친년이네, 이거?

 

 [방송 속 앵커] 경찰이 오늘  법무법인 태강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 지난…  - [휴대전화 진동음]

 

 유흥업소 종업원  김 모 씨의 사망 사건에

 

 법무법인 태강의 진태전 대표가…

 

 어떻게 됐어?

 

 [방송 속 앵커]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당장 잡아 와서 흔적도 없이  치워버려, 알겠어?

 

 반드시

 

 경찰보다 먼저 찾아야 돼

 

 [현수가 다급하게] 은평구 수색로  47길, 싹 다 뒤져

 

 - 하나도 빠짐없이!  - [형사들] 예!

 

 [사이렌 소리]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용태] 네, 지금 가고 있습니다

 

 은평구 수색로 47길입니다

 

 [휴대전화 진동 알림음]

 

 [아리] 저런

 

 근데 어쩌지?

 

 이 짜릿한 라방은

 

 곧 끝날 수도 있겠어

 

 [영상 속 아리] 혹시  그런 말 알아?

 

 '복수는 차갑게 식혀야  가장 맛있는 음식이다'

 

 그 음식이

 

 드디어 준비가 다 된 거 같거든

 

 예, 접니다, IP 확보됐습니다

 

 [자동차 가속음]

 

 [비밀스러운 음악]

 

 저쪽엔 정확한 주소를  넘기지 않았겠죠?

 

 [해커] 예, 물론입니다  근처만 특정했습니다

 

 절 먼저 고용한 건 대표님이니까

 

 [휴대전화 진동 알림음]

 

 [아리]

 

 [놀란 숨소리]

 

 서아리

 

 아리 씨…

 

 [자동차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펜스를 탁 치는 소리]

 

 [타이어 마찰음]

 

 [거친 숨소리]

 

 [준경이 다급하게] 아리 씨

 

 [크게] 아리 씨!

 

 아리 씨!

 

 [준경이 셔터를 연신 치는 소리]

 

 아리 씨, 나예요, 열어요!

 

 맞아

 

 내가 이 라방을 시작한 이유는

 

 유명해지기 위해서였어

 

 [사이렌 소리]

 

 [현수] 어이, 황용태!

 

 [긴박한 음악]

 

 [용태] 뭐야?

 

 - [사이렌 소리]  - [삼단 봉을 탁 펴는 소리]

 

 [타이어 마찰음]

 

 뭐야!

 

 [아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곳이니까

 

 서아리 어디 있어?

 

 [현수] 서아리 어디 있어!

 

 [아리] 작은 힘만 있어도  휘두르는 세상

 

 그 힘으로 누군가를  처참하게 짓밟는 세상

 

 권력이라는 힘

 

 이름이라는 힘, 또는…

 

 [준경] 아리 씨!

 

 [셔터를 흔드는 소리]

 

 익명이라는 힘

 

 [아리] 그래서

 

 난 여기서 배운 대로  가장 유명해지기로 했어

 

 [자물쇠를 연신 내리치는 소리]

 

 그래야 힘이 생기니까

 

 그 힘으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철커덩]

 

 [준경의 거친 숨소리]

 

 내가 뭘 할지 궁금하지?

 

 [연신 거친 숨소리]

 

 더 알고 싶어 미치겠지?

 

 [준경] 아리 씨 [거친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극적인 음악]

 

 어떻게…

 

 당신이…

 

 [목소리가 겹치며] 기다려

 

 -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 [반복 교차 효과음]

 

 지독하게 소란하고

 

 잔인하게 화려한

 

 - 이 이야기의 끝을  - [반복 교차 효과음]

 

 봐야지?

 

 [빗소리가 주룩주룩 난다]

 

 [통화 연결음]

 

 [통화 수신음]

 

 저예요, 서아리

 

 [무거운 음악]

 

 드릴 말씀이 있어서 전화했어요

 

 맞아요

 

 제가 원하던 건  이대로 무너지는 게 아니었어요

 

 모두가 자기 몫의 대가를  치르는 거였어요

 

 [다급하게] 안 돼요, 아리 씨  제발 내 말 먼저 들어요

 

 [아리] 그걸 위해선  제가 감당할 몫이 있더라고요

 

 [시현] 이런 방법은 옳지 않아요  [다급한 숨소리]

 

 아리 씨한텐  아무 잘못도 없다고요

 

 [아리] 아니요, 저한테도 있었어요

 

 어떻게 해서든 힘을 갖고 싶었죠

 

 높이 올라가고 싶었어요

 

 그걸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걱정하는 숨소리] 아리 씨

 

 전 마지막으로 다시  유명해질 작정이에요, 시현 씨

 

 [아리] 아주아주 많이 유명해져서  그 힘으로

 

 모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

 

 [시현이 다급하게] 아리 씨  아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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