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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13

 

(기자) 번복한 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병원 측은 여전히 부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하면 되죠?

 

(관계자) 조금만 천천히 톤을 약간만 좀 높입시다

 

[기자가 입을 푼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원장님 오늘 휴가 신청하셔서요 회의 못 오십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상엽) 진작 말할 것이지, 바빠 죽겠는데, 쯧

 

(민기) 잘 생각하셨네, 나라도 안 오지

 

그러게요 기자들한테 오죽 시달리겠어요?

 

어?

 

[태상이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태상의 힘주는 신음]

 

(태상) 아, 뭣들 해?

 

[문을 달칵 닫는다]

 

(태상) 응, 복지부에서 공문이 왔어

 

자살 방지 전담 카운슬러를 키워야 되겠다고

 

우리 병원에서도 교육을 받아야 되는데

 

[태상이 종이를 삭 넘긴다]

 

담당 부서가...

 

(정 위원) 왜 그러세요? 뭐 좋은 일 있어요?

 

(고 위원) 오, 한턱 쏴, 올해의 성취상 직원님

 

(선우) 네?

 

(정 위원) 아, 그거 또 예 위원이 받아요?

 

(고 위원) 인사과에서도 이견 없이 한 방에 올렸대

 

와, 자기 인기 좋다

 

기준이 뭔데요?

 

기준?

 

글쎄, 성취상이 무슨 점수 매겨서 주는 것도 아니고, 왜?

 

열심히 했잖아요 이번에 상국대 나간 것도 그렇고

 

현장 나간 걸로 치면 두 분

 

저보다 더 많이 하셨는데요

 

(고 위원) 뭘 따져, 주면 받으면 되지

 

제가 한 거라곤 아침에

 

남들하고 똑같이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한 거뿐인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성취인가 해서요

 

그게 뭐, 어떻다는 건 아니고 자기가...

 

(정 위원) 아, 그, 상국대병원 대리 수술 나온 건

 

아직 정리 안 됐어요?

 

(고 위원) 아 참, 그거 왜 안 올려? 보고서 끝냈잖아

 

곧 하겠습니다

 

(고 위원) 하긴

 

요즘 거기가 대리 수술 정도는 유도 아니게 시끄럽긴 하지

 

(정 위원) 진짜

 

집의 형님 힘들어하시죠?

 

막 병원 난리도 아니지 않나?

 

저희 형이야 뭐 난리 날 직급도 아니고

 

그것보단 책임자가...

 

무슨 책임자?

 

아니에요

 

그래서 안 받는다고 해? 성취상?

 

제가 말할게요, 신경 쓰지 마세요

 

[카드 인식음]

 

(직원1) 구 사장이야?

 

(직원2) 어, 맞네

 

(직원1) 근데 왜 저러고 섰대?

 

[긴장되는 음악]

 

[심호흡]

 

[안도의 숨을 내뱉는다]

 

QL 날아갔어

 

파트너십 없던 걸로 한대

 

죄송합니다, 회장님

 

내가 왜 유족을 구슬리지 않았을까?

 

몇 푼이면 끝났을 걸

 

관련 기사 내리게 하고, 시체 빼돌리고

 

그랬으면 편했을걸

 

내가 왜 안 그랬을까?

 

구 사장 네가 자신해서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다시...

 

(남형) 됐어

 

다시 아니야, 우리가 해

 

[어두운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병원 오래 비워도 되나?

 

(기사) 어?

 

벌써...

 

사장님

 

(기사) 죄송하지만 로비에 기자들이 많답니다

 

지하로 가도 되겠습니까?

 

(남형) 우리가 해

 

[노트북을 탁 집어 든다]

 

"암 센터 의료진"

 

"조정, 의학 박사"

 

(새글 21 기자) 맨땅에 헤딩하라는 것도 아니고

 

친한 의사 있으니 좀 알아보라는데 웬 쇠심줄이야?

 

상국대 의사면 뭐든 알 거 아니야

 

왜 뒤집었는지 그러고선 왜 벙어리 행세인지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을 거 아니야

 

그렇게 친한 사람 아니에요

 

(새글 21 기자) 친한 사람 아니면 안 되니?

 

여태 다 친분 있는 사람하고만 기사 썼어?

 

권 기자는 지금 당장 자기가 풀려나는 줄 알고 있다고

 

그리고 이건 우리 존폐가 달린 문제야

 

아니야?

 

[한숨 쉬며] 얘, 아는 사람이 없어도 상국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 판에

 

그 알짜배기를 놔두고 너...

 

여기서 뭐 하니?

 

너 기자 아니야?

 

[무거운 음악]

 

기자 맞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진우) 기억 안 나는구나?

 

난 또...

 

아니요, 그냥 여기 다시 생겼다고요

 

맞아요

 

없어지고 무슨 약 파는 데로 바뀌었었는데

 

기억하네요?

 

지금요?

 

어...

 

예, 오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진우) 케이크 저거랑요, 커피도 하나 주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이정선 씨 아버님?

 

예, 저 예진우입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승효) 지금 오 원장 오라고 하세요

 

(경아) 네

 

[도어 록 작동음]

 

[전화기 조작음] [통화 연결음]

 

(경아) 원장님 진료실 계세요? 지금 사장실로...

 

아...

 

 

[경아가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오세화 원장 오늘 휴가라는데요

 

네?

 

[통화 연결음]

 

[연결 불가 신호음]

 

[휴대전화 조작음] [긴장되는 음악]

 

집 전화번호 갖고 있죠?

 

지금 해 보겠습니다

 

[경아가 수화기를 달그락 집어 든다]

 

[전화기 조작음]

 

[통화 연결음]

 

(경아) 여기 오 원장 남편 번호도 있는데 해 볼까요?

 

[전화기 조작음]

 

[연결 불가 신호음]

 

꺼져 있다는데요

 

[경아가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우리가 해'?

 

구조 실장?

 

구조 실장은?

 

구조 실장 오늘 본사로 출근한다고 해서

 

병원 소속이면 여기가 본사죠

 

지금 당장 오라 그래요

 

 

(정선 부) 그때 부검에 들어왔던 사진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준 칩 꼭 돌려받고 싶다고

 

그리고 절대 자기 얘기 말라고요

 

저도 절대 말 안 한다고 걱정 마시라 했는데

 

그분이 너무 불안해해서...

 

아직 안 가셨어요?

 

[한숨]

 

이것들이 왜 기어 나와서...

 

곱창만 채우고 들어가요

 

(소정) 혼자 뭐 하세요, 근데?

 

(재혁) 어? 안 드시네?

 

아, 저희는 그만 처먹으러 가겠습니다

 

(재혁) 에?

 

누굴까?

 

누구요?

 

여자 사람이겠지?

 

예?

 

아, 그냥 가

 

아, 봐야죠

 

(소정) 아이씨...

 

가자 [재혁의 당황한 신음]

 

(재혁) 아, 저거 봐야...

 

(진우) 이런 게 필요해 보이시네요?

 

왜 안 드시고

 

혹시 그동안 새로 밝혀진 거나 내부에서 하는 말들...

 

어? 옷이 어제랑 같네요?

 

아...

 

죄송합니다

 

그게 아니라 몇 시간째 깨어 있는 거예요?

 

괜찮아요, 익숙해요

 

[걱정스러운 숨을 내뱉는다]

 

왜 그런 게 익숙해선...

 

아, 근데 무슨 말 하려고 하셨어요?

 

이정선 씨 얘기요?

 

아...

 

(서현) 집에 가요, 데려다줄게

 

네? 괜찮은데

 

(서현) 안 괜찮거든요?

 

지금 완전 좀비예요

 

핸들 잡자마자 꿈나라 가게 생겼어

 

아, 좀비...

 

괜찮은데

 

(서현) 아!

 

[서현의 만족스러운 신음] [부드러운 음악]

 

(진우) 아, 천천히, 천천히!

 

운전하니까 완전 딴사람이야

 

속았어, 속았어

 

이러면서 피는 어떻게 본대?

 

피 안 보자는 거잖아요, 지금

 

(진우) 방금 퇴근한 사람 누워서 출근시키려고

 

집까지 고이 모셔다드린다니까?

 

나 못 믿어요?

 

(서현) 익숙하다면서 그래도 다시 출근하긴 싫은가 보네

 

하긴, 집에서 뒹굴뒹굴이 최고죠

 

(진우) 집...

 

[진우의 한숨]

 

누구랑 살아요? 부모님?

 

동생요, 남동생 하나

 

[탄성]

 

남자 둘이면 서로 터치 안 하고 편하겠다, 그렇죠?

 

잘생겼어요?

 

걔가요?

 

에이...

 

[진우가 지퍼를 직 연다]

 

[서현의 놀란 신음]

 

(서현) 우아, 인기 많겠다, 여자 친구 있죠?

 

쩝, 글쎄요

 

나는 어떠십니까? 소개시켜 주지?

 

뭐를요? 누구를?

 

서현 씨를 얘한테요?

 

(서현) 응

 

[지퍼를 직 닫는다] [진우의 헛기침]

 

웃지 마요

 

왜요?

 

웃는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나?

 

안 됩니다

 

웃을 건데요? [휴대전화 진동음]

 

아, 진짜 너무하네

 

아, 좀 자면서 가요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어떻게 자요? 불안해서

 

(서현) 저 운전 진짜 잘해요

 

- (진우) 아, 알죠 - (서현) 보여 줄까요?

 

(진우) 아, 저, 저기 앞에, 집중, 집중

 

(서현) 아, 참...

 

[통화 연결음]

 

[경문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연결 불가 신호음]

 

[연결 불가 신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세팅 끝났습니다

 

어, 알았어

 

그, '영리 의료법을 허용할 경우에'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을 따로 보장해야 한다'

 

이게 상국대병원의 공식 입장이라고 하세요

 

(승효) '우리도 공공 의료가 취약하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다'

 

일단 이걸 깔고 들어갈 거니까

 

 

(경아) 진흥원에서 하는 외국인 환자 유치 설명회는

 

저희 요구대로 상국대 분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승효) 예

 

[숨을 깊게 내뱉는다]

 

그리고 오세화 원장, 주경문 교수

 

이노을 선생, 예진우 선생

 

[어두운 음악] [승효가 사인을 쓱쓱 한다]

 

면직 처리 하세요

 

(승효) 인수인계 기간 없습니다

 

(경아) 네

 

(구조 실장) 원장에 교수까지 한꺼번에 해고시키느니

 

차라리...

 

알겠습니다

 

공지 띄우겠습니다

 

[펜을 탁 내려놓는다]

 

(동수) 아니, 뭔 국회 의원실에서도 전화질이라면서요?

 

오 원장 바꿔 달라고, 응?

 

나 같아도

 

피하겄다

 

바로 당일에 전화해서 안 나온 적

 

한 번이라도 있었어요, 오 원장이?

 

아, 본인이 직접 휴가 쓴다고 했다면서요?

 

좋은 데 가서 전화기 꺼 놨나 보지, 뭐

 

[정희의 한숨]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 두셔도 좋습니다

 

(동수) 그, 언제 적 건데 그걸 멘트라고 쳐? 아유

 

(지용) 그 언제 적 멘트를 이 교수는 또 왜 알아듣고 그러신대?

 

바이오 시뮬레이터

 

오늘 그거 들어오는 날이에요

 

오 원장이 이날을 놓칠 리가 없는데

 

[코를 훌쩍인다] [휴대전화 진동음]

 

(동수) 응

 

아니야, 다 먹었어

 

왜, 환자 때문에?

 

 

가, 가, 응, 응?

 

그렇다고 설마 오 원장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죠?

 

[식판이 와장창 떨어진다]

 

아니, 저 양반은 또 왜 저런대?

 

[거친 숨소리]

 

(노을) 2주 후로 예약 잡아 드릴게요

 

- (보호자) 네 - 혜서 또 보자

 

- (보호자) 네 - 네

 

(보호자) 자, 가자

 

(노을) 안내해 주세요

 

(간호사) 이원석 님 들어오세요

 

(영재)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노을) 과장님

 

[영재의 한숨]

 

너 무슨 짓 했어?

 

- 네? - (영재) 아, 너 뭔 짓 했냐고!

 

뭔 짓을 했길래 해고를 시키겠대?

 

[어두운 음악]

 

(영재) 오 원장, 주 교수, 예진우

 

내가 이 셋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아, 넌 뭐야?

 

저요?

 

(영재) 너도 명단에 포함됐어

 

사장실에서 너 자른대

 

아, 이게 무슨...

 

도대체 뭐로 찍혔니?

 

왜 불똥이 우리한테까지 튀어!

 

(노을) 이정선 씨는요?

 

(승효) 성과급제 하지 말자는 얘기겠죠, 뭐

 

아시는 분이 간호사들 초봉을 후려쳤네요

 

(승효) 결과는 어차피 한 가지인데요

 

[통화 연결음]

 

빌어먹을 놈

 

(동수) 또 어디 가서 처자빠진 거야, 또

 

[통화 연결음]

 

[동수의 한숨]

 

(동수) 아...

 

아이고, 예 선생 어머님 아니세요?

 

어쩐 일로시다가?

 

안녕하셨어요?

 

진우가 안 보이네요?

 

(동수) 아...

 

얘 어젯밤 꼴딱 새워서 그런가

 

집에 가서 기냥 곯아떨어졌남 영 안 받네요

 

[동수가 살짝 웃는다] (진우 모) 어머, 걔가 왜

 

과장님 전화를 안 받을까요?

 

아, 그럴 애가 아닌데

 

아, 죄송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요, 예

 

아유, 별일도 아니어요, 예

 

아, 저 그럼 바쁘실 텐데 이만

 

(동수) 아, 예, 예, 그만 들어가세요, 예

 

아휴, 나, 씨...

 

[밖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옅은 신음]

 

[힘겨운 신음]

 

야, 벌써...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진우 모) 다 잤어?

 

잘 일어났다

 

밥 먹고 도로 자

 

(진우) 아, 언제 왔어요, 왔으면 깨우지

 

방금

 

(진우) 아, 이것들 다 쓰는 것도 아닌데

 

다 했어

 

(진우 모) 너희 병원은 괜찮니?

 

요새 TV고 신문이고 틀면 나와, 병원이

 

(진우) 밖에서나 그러지

 

안에서는 일하느라 잘 몰라요

 

선우랑은 별일 없지?

 

별일 있을 게 뭐 있어, 우리가

 

선우가 혼자 살고 싶대

 

너한테는 얘기 없었어?

 

그거 때문에 놀라서 오셨어요?

 

그럴 수도 있지, 뭘

 

(진우 모) 메일을 보냈어, 선우가

 

(진우) 엄마한테?

 

그 자식은 간지러운 짓을 잘해, 가끔

 

[한숨]

 

뭐라고 썼는데요?

 

사고가

 

그렇게 된 게 자기 탓이래

 

[잔잔한 음악] 아빠 죽은 게 저 때문이라고

 

[진우 모의 떨리는 숨소리]

 

(진우 모) 내 잘못이지

 

애 위한답시고 모른 척 지나간 게

 

여태껏 그 긴 세월을

 

그게 애 가슴을 누르고 있는지를 몰랐으니

 

[진우 모의 한숨]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나도 네 형도'

 

'우리 다 알고 있었다' 해 버리면

 

그 심성에 또

 

우리가 그동안 절 원망하진 않았을까

 

걱정할 거 같고

 

[진우 모의 한숨]

 

내가 슬쩍 얘기할게요

 

엉뚱한 생각 안 하게

 

선우가 나와 살겠다길래

 

혹시 얘가 자기 형이 짝을 찾아서 이러나

 

내가 어디서 누구를 만나? 그 시간에 잠을 자지

 

그럼 혹시 병원 사람 중에는?

 

아, 병원에 누가 있어요? 노을이 같은 애밖에 없지

 

아, 엄마

 

형제끼리 상도가 있지

 

내가 걔를 만날까 봐?

 

[진우의 헛웃음]

 

아, 그건 둘째치고

 

지금 당장 노을이랑 나랑 무인도에 갖다 놔도

 

서로 수렵 채취하느라 바빠

 

서로 더 먹겠다고 싸워

 

아휴, 가 봐야겠다

 

(진우) 아이...

 

뭐, 일만 하다 간대

 

선우 금방 와요

 

(진우 모) 아, 아니야

 

일찍 가 봐야 돼, 오늘은

 

원래 여기를 오려고 했던 게 아니라서

 

(진우) 모셔다드릴게요, 그럼

 

(진우 모) 차 갖고 왔어

 

주차장까지만

 

우리 아들

 

(진우) 아이참...

 

(진우) 엄마

 

(진우 모) 어

 

얘, 감기 들어

 

어? 뭐 좀 걸치고 나와

 

(진우) [웃으며] 엄마, 쪄 죽어

 

(진우 모) 아직 그래도 뭐 좀 걸쳐야 되는데? [진우의 웃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어두운 음악]

 

[키보드를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선우) 대체 그 심정이 어떠셨을지

 

얼마나 무섭고 깜깜했을지

 

생각해 보면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엄마는

 

지금 제 나이셨어요

 

(선우) 더 빨리 지금처럼 사셨어야 했는데

 

엄마를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진우) 집에 가서 또 저녁 해야 되는 거야?

 

(진우 모) 아니

 

노인네 둘이라 뭐 안 해 먹어

 

엄마가 무슨 노인네야

 

진짜 노인네가 들으면 화내요

 

그렇지?

 

(선우) 혼자 되신 엄마가

 

실은 한창 고운 때였다는 걸

 

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선우) 다 커 버린 저를

 

무거운 저를

 

밀고 끌고 의대 건물 언덕을 수없이 오르시던

 

나의 어머니

 

(선우) 차가운 학교 복도에서

 

늘 절 기다리시던 어머니

 

그게 왜 괜찮을 거라고 쉽게 넘겼을까요?

 

지금 생각하면

 

어쩜 그리도 미련맞고 [진우 계부의 옅은 신음]

 

철없는 자식새끼였을까요

 

아이...

 

(선우) 절 버리고 갔다 생각하지 마세요

 

제발 미안해하지 마세요

 

(선우) 저만 아픈 줄 아는 못난 아들이었습니다

 

밖에서는 아무 말 못 하면서

 

집에서만 화내고 소리 질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모든 날을

 

모든 젊음을 저에게 쏟아 주셨습니다

 

(선우) 세상 누가 나에게

 

어머니처럼 다시 없을 사랑을 품어 줄까요?

 

(보훈) 아이고, 아이고, 저...

 

- (보훈) 아유, 진우 어머니 - (진우 모) 아유, 안녕하세요?

 

(보훈) 아이고, 예, 안녕하셨어요?

 

잘, 잘 지내셨죠?

 

- 예, 덕분에, 잘 지내시죠? - (보훈) 예

 

(보훈) 아, 그럼요

 

아, 애, 애들 때문에 오셨구나

 

(진우 모) 예, 반찬 좀...

 

(보훈) 아, 그러셨어요?

 

아, 주시죠, 제가 들어... [진우 모와 보훈의 당황한 신음]

 

(선우) 꼭 드려야 될 말씀이 있어요

 

보훈 아저씨가 저 대신 얘기해 주셨길 바란 적도 있었지만

 

상담 중에 들은 말을 절대 흘리실 분이 아니니까

 

이젠 아저씨도

 

영원한 곳으로 떠나셨으니까

 

제가 해야 되는 거죠?

 

엄마

 

[새가 지저귄다]

 

(선우) 처음에 말을 안 하니까 그다음에는

 

도저히 입을 뗄 수가 없었어요

 

형도 몰라요

 

(진우 모) 여보

 

나 우리 아들 의대 보냈어

 

잘했지?

 

당신 나 엄청 자랑스럽지?

 

(선우)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건

 

저예요 [진우 모가 흐느낀다]

 

사고...

 

저 때문이에요

 

[캐리어를 끄는 소리가 들린다]

 

(선우) 아빠가 하지 말랬는데

 

차 안에서 안 된다고

 

그런데 제가... [자동차 엔진음]

 

(선우) 저는

 

어머니한테서 남편을

 

형한테서 아버지를 지워 버린 놈입니다

 

엄마

 

제발 저에게 미안해하지 마세요

 

제 다리는 벌받은 거예요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진우 모) 혼자 살고 싶대

 

(노을) 둘이 만나는 거 봤어, 선우도 같이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 (진우) 뭐 해? - (선우) 안 잤어?

 

(진우) 새집으로 가고 싶어서?

 

(선우) 아니, 그냥 구경

 

들어가 자

 

내일 나이트 근무야 잠은 낮에도 실컷 자

 

(선우) 응

 

(진우) 그래서...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진우) 예, 과장님...

 

(동수) 너 이 새끼 뭐 하다 인제사...

 

너 내가 엔간히 허라고 혔어, 안 혔어?

 

- (진우) 네? - (동수) 잔소리할 얼굴

 

(동수) 안 볼 생각 하니께 아주 속 시원하지, 아주? 잉?

 

그러게 왜 혼자 나서 가지고 이 사달을 내냐는 말이여

 

이 염병할 놈의 새끼야 [사이렌이 울린다]

 

너 어떡할 거야, 이제

 

(진우) 무슨 소리세요? 얼굴을 안 보다니

 

(동수) 아, 나도 몰러! 씨, 너 생긴 대로 혀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진우) 아니...

 

- (노을)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 (영재) 응

 

(영재) 이 선생

 

술 한잔할까?

 

(노을) 아...

 

가 봐야 돼서요

 

(영재) 아휴...

 

웬만해야 술이 먹히지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경아) 지금 가세요?

 

(노을) 아, 네

 

(노을) 저, 팀장님

 

(경아) 네? 저요?

 

저랑 술 하실래요?

 

네?

 

갑시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경아) 짠

 

[쓴 숨을 내뱉는다]

 

요 맛이지

 

끝나고 요 맛인데

 

평소에는 술 안 하세요?

 

(경아) 내가 누구랑 부어라 마셔라를 하겠어요?

 

사장님이랑? 아유

 

아, 명색이 팀장인데 회식할 팀원 하나가 없어

 

아, 뭐, 우리 사장님이 원래는 좋은 분인데...

 

[한숨]

 

두 분은 언제부터 같이 일하신 거예요?

 

(경아) 음...

 

한 5, 6년 됐나?

 

사장님이 나 일하던 부서로 왔고

 

나중에 로지스로 발령 나시면서 절 거기로 데려가셨어요

 

스카우트되신 거네요, 그럼, 팀장님

 

그 양반이

 

(경아) 사람 보는 눈은 또 귀신이에요

 

[쓴 숨을 내뱉는다]

 

(경아) 원래 미운 정이 제일 독한 거라고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사람이 쓸데없는 소리 안 하고

 

지분대지도 않고

 

남자로서도 우리 사장님

 

정말 지분대는 거 없이 사람 단칼에 날리시더라고요

 

그거는...

 

보복성 인사 조치...

 

원래 많이 하시는 분이세요 구 사장님?

 

- 이 선생님 - 그래요?

 

아휴...

 

[경아가 술을 졸졸 따른다]

 

얼마나 싫었을까, 내가 계속 말 시켜서

 

자르려고 벼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노을이 술을 졸졸 따른다]

 

[노을의 한숨]

 

(경아) [한숨 쉬며] 진짜...

 

[쓴 숨을 내뱉는다]

 

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아니, 두 병 주세요, 두 병

 

아유!

 

[휴대전화 진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예, 강 팀장님

 

(경아) [술 취한 목소리로] 아, 사장님

 

저 여기 근처인데 나 좀 데리러 와 주지

 

뭐라고요?

 

(경아) 아! 무슨...

 

맨날 나만 사장님 데리러 가고, 씨

 

이씨, 그거 뭐, 좀 한 번 못 해 주나? 어?

 

매일 사장님 내가 해 달라는 건

 

[딸꾹질하며] 하나도 안 해 주고, 이씨

 

강 팀장

 

미쳤어요?

 

(기사) 강 팀장님이 없는데요, 사장님?

 

[한숨]

 

[차 문을 탁 닫는다]

 

기다려요

 

(기사) 예

 

[노을의 술 취한 신음]

 

[노을의 한숨]

 

(노을) [술 취한 목소리로] 팀장님, 어디예요, 빨리 와요

 

[승효의 한숨]

 

(승효) 저기요

 

혹시 화장실에 엎어져 자고 있는 분 계신지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

 

갑시다

 

(승효) 갑시다

 

여기서 살 거예요?

 

(주인) 저기요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데요?

 

(주인) 아까 그 여자분이 계산하셨는데요

 

몇 병이나 마신 거예요?

 

소주 여섯 병요

 

[한숨 쉬며] 둘이...

 

(기사) 실례합니다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누구세요?

 

예?

 

대리 부르셨죠?

 

제가요?

 

(기사) 어디로 모실까요?

 

[기사의 당황한 신음]

 

서초동요

 

(기사) 예

 

하, 저걸 저렇게...

 

[노을의 힘주는 신음]

 

(기사) 저, 안으로 들어가 주셔야 되는데...

 

[차 문이 탁 열린다]

 

아니, 이걸 이렇게 막 타면 어떡합니까?

 

(승효) 누구 차인 줄 알고 타요 이 시커먼 밤중에?

 

아니,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무나 믿고 따라가요?

 

(노을) 그러게요

 

내가 왜 아무나 따라갔을까요?

 

어떤 사람인지 다 들었으면서

 

[무거운 음악] 왜 믿었을까요?

 

저, 사장님?

 

서초동 왔는데 어떡하죠?

 

민증에 주소는 있을 텐데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예선우 선생?

 

(선우) 누구시죠?

 

나 상국대병원의 구승효입니다

 

저, 혹시 이노을 선생 집 주소 알아요?

 

(선우) 구 사장님요?

 

사장님이 왜요?

 

얼마나 취했는데요?

 

제가 갈게요, 어디세요?

 

누나 집 여기서 차로 5분이면 됩니다

 

내가 가요, 어디냐니까요?

 

아니, 어디가 아니라 지금 차 안이라고요

 

집 주소 몰라요?

 

힐빌리지 301동요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기계음이 삑삑 울린다]

 

[탁 부딪친다]

 

(선우) 택시, 택시!

 

택시!

 

택시

 

(기사) 도착했습니다

 

이노을 선생

 

이 선생

 

(노을) 감사합니다

 

[뛰어가는 발걸음]

 

[노을의 다급한 숨소리]

 

[인터폰 조작음]

 

이노...

 

되게도 싫은가 보네

 

[거친 숨소리]

 

방금 들어갔어요

 

(승효) 아니, 차로 5분 거리를...

 

아, 택시!

 

(승효) 저거 타고 가요

 

아이씨, 저거 몇 번이야, 저거

 

놔두세요

 

(승효) 갑시다

 

가세요

 

(승효) 이노을 선생 좋아해요?

 

[차분한 음악]

 

아니요

 

좋아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술 때문에 힘들어하면

 

당장 달려와야죠

 

나는 그러질 못했으니까

 

좋아하는 게 아니겠죠

 

왔잖아요

 

오지 않은 거랑 뭐가 다르죠?

 

[심전도계 비프음]

 

[긴장되는 음악]

 

(은하) 안 쌤, 랩

 

(안 선생) 랩 나갈게요

 

(동수) 콜 내려온대?

 

- 예 - 혈압 60까지 떨어졌습니다

 

- (동수) 세일라인 푸시 - (은하) 네

 

응급 수혈하고 인투베이션 준비

 

(방 선생) 네

 

(동수) 24cm 고정

 

(은하) 고정할게요, 24cm

 

- 심초음파 - 심초음파요

 

(소정) 혈압 50, 계속 떨어집니다

 

폴 다운이고요

 

(소정) 아파트 11층에서 떨어졌는데 나무에 걸려서 직접 충격은 피했답니다

 

팔다리 골절 의심되고 혈압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내부 출혈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탬폰 아닐까요?

 

카디액 탬폰, 심낭 천자 갑니다

 

(소정) 네

 

- (진우) 샘플요 - 네, 랩 나갈게요

 

혈압, 맥박 안정권입니다

 

혈압 다시 떨어지기 전에 수혈하면서 수술장으로 빨리

 

 

[물소리가 들린다]

 

부처님인지 무서운 사람인지 분간을 못 허겄네

 

나 같으면, 씨, 쌍욕을, 욕을 하고 박차고 나갔을 거인디

 

구 사장이 주 교수님도 쳤습니까?

 

이노을 선생, 오 원장님까지

 

원장님은 연락 두절이야

 

(동수) 들은 거여, 애초에 눈치 깐 거여 오 원장은?

 

그 자존심에

 

(소정) 예 선생님, 그냥 당하시면 안 돼요 가만히 계시지 마세요

 

가만히 있으면 사장님께 대한 예의가 아니지

 

[긴장되는 음악]

 

아, 어떡하려고?

 

해보자는데 해 줘야죠

 

[승효의 피곤한 숨소리]

 

[한숨]

 

[개가 낑낑거린다]

 

[승효의 힘주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승효) 너밖에 없구나

 

제가 너무 취해서 정신 줄을...

 

(승효) 놨는데

 

계산은 멀쩡하게 하고 가셨던데요?

 

카드 긁는 게 주사라서...

 

(승효) 사람 오라 하고 튀는 주사

 

애먼 사람 남겨 놓고 튀는 주사도 새로 생긴 거죠?

 

아, 원래 그렇게 달리려던 게 아니었는데

 

너무 슬프니까 불가항력적으로다가

 

갑자기 이노을 쌤이 막 우니까 저도 어쩔 수 없이...

 

그래서

 

잘리는 사람마다 붙잡고 술 상대 해 주시게요?

 

그럼 난 몇 번이나 더 가면 됩니까?

 

아, 그게 아니고요

 

[한숨]

 

예선우 선생요 전에 왔던 심평원 그...

 

많이 아프대요

 

길어 봐야 10년, 15년이래요

 

[무거운 음악]

 

'길어 봐야'라니요?

 

(경아) 그, 뭐, 다리 때문에

 

혈정? 혈창이 생겼다나?

 

그... 죽는다고요?

 

(경아) 노을 쌤이 그러면서

 

그 똥그란 눈으로 눈물을 철철철철...

 

제 마음은 또 너무 여리고

 

그 젊은 사람이 죽는다니까 또 너무 불쌍하고 그래서

 

그때부터 둘이...

 

인공 관절에 유효 기간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현재로는 10년에서 15년 사이

 

입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네, 뭡니까?

 

(구조 실장) 아, 사장님, 지금...

 

교수진 거의 전원이 강당에 모여들고 있답니다

 

무슨 일로요?

 

(구조 실장) 아직 거기까진 모르지만

 

교수 밑의 고참들도 꽤 참석하나 봅니다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긴장되는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경문) 예 선생

 

오 원장 여전히 꺼 놨어

 

우리끼리 해야겠는데

 

[리모컨 조작음]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진우) 최근 저희 병원을 둘러싼 정치적, 의학적 의혹은

 

해지에 관한 조례 1

 

총괄 책임자가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를 하였을 시에 해당하며

 

이어 파생된 보복성 인사 조치는

 

2번, 기관이 지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의료진을

 

임의로 파면할 수 없다는 강령의 위반입니다

 

이에 경영진의 전횡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되는바

 

상국대학병원 총괄 책임 구승효 사장의 파면 해임 발의를

 

이 자리에서 촉구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의사1의 헛웃음] [의사2의 한숨]

 

(동수) 저것이 되겄어?

 

여태까지 우리 뜻대로 된 게 하나라도 있남?

 

난 회의적일세

 

먼저 어떻게 할지 방법도 얘기 안 해 봤잖아요

 

(동수) 방법은 무신...

 

아, 재단 상대로 싸우자는 거인디

 

아서, 국으로 가만있는 게 나아

 

(정희) 이만큼 가만있어 줬으면 됐지 또 가만있어요?

 

얼마나 우리를 파리 목숨으로 봤으면

 

병원장을 공고문 한 장으로 쳐내?

 

(동수) 아니, 우리가 무신 수로 화정그룹이랑 싸운디야?

 

최악의 경우에는 다 가운 반납하고 개업해야 되는디

 

개업이 최악의 경우인가?

 

(동수) 뭐, 허기사

 

이 많은 사람들 다 족쳐 내면

 

화정그룹이라고 마냥 버팅길 수도 없겠지만서도 말이여

 

뭐, 전이될 거 무섭다고 암세포 놔둘 수는 없잖아요

 

해 봅시다

 

어떻게 할 건데?

 

오세화 원장님의 발의

 

혹은 교수협의회 3분의 2의 찬성

 

- 따라서... - (태상) 여기 누구

 

그, 오 원장하고 연락되는 사람 있어요?

 

(태상) 씁...

 

이 중차대한 국면에

 

원장이 자기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단 말이야

 

어, 그, 해임권 발의로 중론이 모아진 거 같은데

 

그럽시다, 발의합시다, 내가 하지

 

자격이 안 되십니다

 

무기 정직 처분

 

김태상 부원장께서는 발의하실 수 없습니다

 

너야말로 무슨 자격으로 지껄이고 있어?

 

여기 지금 나 말고...

 

현재 상국대학병원 부원장직은

 

공석입니다

 

(진우) 공석이 된 그 자리에

 

흉부외과 주경문 교수님을 추천합니다

 

(태상) 아니, 정직은 안 되고 해고된 사람은 되고?

 

허, 무슨 논리가 이래?

 

누가 절 해고했습니까?

 

(경문) 지금 구 사장 단독 처분에 동의하시는 겁니까?

 

그런 분께서 어떻게 해임을 발의하죠?

 

(진우) 주경문 교수님은

 

지난 원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차 득표자이십니다

 

그보다 더한 자격이 어디 있습니까?

 

반대하시는 분 계신가요?

 

이의 있으시면 지금...

 

(태상) 이놈이 어떤 놈인 줄 알아?

 

이놈이 나를 심평원에 몰래 갖다 찌른 놈이야!

 

[긴장되는 음악]

 

(태상) 심평원 현장 조사

 

외부인인 척 가짜 이름으로 자기 스승을

 

20년 선배를, 교수를

 

무슨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성공적으로 끝난 수술에

 

나를 고발한 놈 예진우!

 

우리가 그렇게 애를 써서 어떻게든 사람 살려 놓으면

 

그 진료비 깎자고 달려드는 그 원수 같은 놈들한테

 

나를 팔아먹은 것도 부족해서

 

걷지도 못하는 자기 동생 불러다가

 

동정표로 나를 까발린 놈이야!

 

[긴장되는 음악]

 

이동수

 

너 이런 배신자를 키운 거야

 

(태상) 배신자 놈이 어디서 내 앞에서

 

[한숨]

 

야, 너

 

이놈 이런 놈인 줄 알고 붙어먹었냐?

 

너희들 언제부터 작당했어?

 

시골에서 올라올 때부터?

 

예진우 선생, 사실인가?

 

[긴장되는 음악] 예 선생, 대답해요

 

김태상 교수 고발했어? 평가 위원회에?

 

네, 제가 했습니다

 

너 미쳤어?

 

[웅성거린다]

 

[답답한 숨을 내뱉는다]

 

(지용) 정신 나간 새끼 아니야, 저거?

 

(의사3) 그러게 말이에요

 

(의사4) 찔러 넣을 데가 없어서 어떻게 거기다...

 

왜?

 

야, 장민기

 

(태상) 이상엽이

 

김정희, 서지용이

 

이 중에 이보훈이 피 안 빨아먹은 인간 어디 있는데!

 

(태상) 주경문이

 

네가 정말 자리에 욕심이 없어?

 

교수님 코드도 다 막힌 거죠?

 

외래, 수술 다 날아갔어

 

[컴퓨터 오류음] (경문) 내가 아예 지워졌어

 

(노을) 왜 그랬어요?

 

(승효) 그걸 내가 지금 왜 설명해 줘야 합니까?

 

(노을) 사장님은 대체 끝이 어디예요?

 

바닥 보기 싫으면 관둬요

 

(진우) 이걸 보여 드리려던 사람이 있었죠

 

우리 병원을 보여 드리면 구 사장님도 달라질 거라던 사람이

 

매일매일 이 풍경을 보면서도 달라지지 못했던 거네요

 

(진우) 그렇게 살면 좋습니까?

 

가는 데마다 망가트리면 좋아요?

 

여길 왜 온 겁니까?

 

(승효) 정말로 망가지고 아프게 되고 싶어?


 


.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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