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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2


 (도쿄)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압록강은


 (베를린 모) 숙이라우


 (도쿄) 폭이 좁은 곳은  고작 30m에 불과해


 탈북자들이 애용하는 코스였다


 운이 좋으면 제삼국을 경유해


 남한이나 다른 자유 국가로  갈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말이다


 숨으라!


 [긴장되는 음악]


 (북한군) 월경 도주자들이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북한군이 소란스럽다]


 [총성이 연신 울린다]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엄마, 엄마!


 어머이! 어머이!


 (어린 베를린) 어머이!


 [교도관들이 재촉한다]


 (도쿄) 누군가  '노동은 신성하다'라고 했다지  [무거운 음악]


 [수감자들의 힘주는 신음]  (교도관1) 빨리빨리 하라우


 (도쿄) 하지만  여기서 하는 강제 노동은


 신성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감자1의 힘주는 신음]


 [저마다 연신 힘준다]  [어린 베를린의 힘겨운 신음]


 [퍽퍽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힘겨운 신음]


 [어린 베를린의 힘주는 신음]  [수감자1의 비명]


 [수감자1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베를린의 힘주는 신음]  [수감자2의 비명]


 [어린 베를린의 힘주는 신음]  [푹 찍는 소리]


 [고통스러운 숨소리]


 [겁먹은 숨소리]


 [어린 베를린이 씩씩댄다]


 [담배를 탁 던진다]


 [괴성]


 [긴장되는 음악]


 (도쿄) 베를린이  징벌방에 갇힐 때마다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의 수가  조금씩 늘어났다


 그리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소란스럽게 싸운다]  [총성]


 [수감자3과 교도관2가 놀란다]


 [연신 소란스럽게 싸운다]


 (교도관3) 놓으라우, 씨!


 [교도관3의 저항하는 신음]


 [교도관3의 놀란 숨소리]


 (교도관3) [겁먹은 목소리로]  동무, 사, 살려주시라요


 [교도관3의 겁에 질린 숨소리]


 동무  [교도관3의 겁에 질린 숨소리]


 - 거, 불 있소?  - (교도관3) 예


 [교도관3의 겁에 질린 숨소리]


 [베를린이 연기를 후 내뿜는다]  [교도관3의 겁에 질린 신음]


 [한숨을 내쉰다]


 여기 냄새도  그리워질 것 같구먼기래


 (교도관3) 동무!  [교도관3의 겁에 질린 탄성]


 [총성]  [수감자들의 환호성]


 (도쿄) 그의 부하들 중 누구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주제곡]


 [헬기 프로펠러 소리]  (교수) 상황은 어때?


 [어두운 음악]  (베를린) 조폐 공장은  쉬지 않고 돌아가는 중이야


 나머지는 취사조, 작업조로  2교대로 돌리고 있어


 딴생각 못 하게 말이야


 (교수) 알고 있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인질 통제야


 협조만 잘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다는 걸


 (교수) 믿게끔 해야 돼


 [한숨 쉬며] 음, 그걸로 되갔어?


 [베를린이 숨을 들이켠다]


 (베를린) 그냥 해 본 소리야


 슬슬 교대 시간이네


 [문이 탁 닫힌다]


 [속삭이며] 미선아


 [툭툭 치며] 자?


 [툭툭 치며] 미선아


 [미선의 짜증 섞인 숨소리]


 [문이 철컥 열린다]


 다음 작업조


 (헬싱키) 다음 작업조!


 꾸물꾸물거리지 말고  빨리빨리 일어나라


 당신들이 침낭을 비워줘야  [인질들의 피곤한 신음]


 밤새 일한 동료들이  잠을 잘 거 아이니?


 (도쿄) 우린 교수의 계획대로  인질들에게 조를 나눠 일을 시켰다


 쓸데없는 불안감을 덜 느끼도록


 [박 대리의 지친 숨소리]


 (박 대리) [속삭이며] 지금  강도들이 돈을 뽑고 있답니다


 [속삭이며] 뭐? 돈을 뽑아?


 (영민) 넌 뭐 하다 왔는데?


 그, 지하 창고에  무슨 굴 같은 걸 파게 하던데요?


 애초에 나갈 생각이 없었구먼?


 교활한 새끼들, 야!


 (영민) 무슨 핑계를 대든 간에


 조 바꿔 달라고 그래


 - (박 대리) 굳이 왜…  - (영민) 씁!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쯧


 [긴장되는 음악]


 [코웃음 치며] 교수


 넌 다 좋은데


 너무 순진해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끼익 여닫힌다]


 [필순의 옅은 숨소리]


 (우진) 엄마, 아직 안 잤어?


 (필순) 왔니?


 그 남자랑 같이 있다가 온 거냐?


 (필순) 저번에 외박했을 때  그랬잖아


 카페 주인이라 그랬던가?


 아니야


 (우진) 나 현장에 있다 온 거야


 (필순) 응? 현장?


 그 남자랑 잘 안돼?


 (필순) 아, 멀끔하니 잘생겼던데


 (우진) 나중에 얘기해요  나 빨리 다시 가봐야 돼


 [필순의 못마땅한 숨소리]  (필순) 참…


 (필순) 나 눈 감기 전에


 너 좋은 남자 만나는 거


 (필순) 그거 보고 가는 게  소원인 건 알지?  [우진의 한숨]


 [한숨 쉬며] 아니  나한테 그럴 게 아니라


 엄마가 오래 살면  되는 거 아니유? 어?


 [우진과 필순의 웃음]


 (필순) 거기 조폐국이지?


 뉴스에서 보니까 위험해 보이더라


 몸조심해라


 나 일할 땐 전화 안 될 수도 있다


 어


 (우진) 엄마


 진짜 병원에 안 가도 되겠어?


 [피식 웃으며] 아이…


 아,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우진이 살짝 웃는다]


 엄마는 엄마가 알아서 할게, 응?


 - 다녀올게  - (필순) 알았어


 우진이


 일할 때


 전화가 안 된다  [의미심장한 음악]


 [필순의 한숨]


 [카메라 셔터음]  (기자1) 어제 범인들이 공개한  영상에 나온 학생이


 마샬 킴 주한 미 대사관의 딸


 앤 킴 양이었던 걸  알고 계셨습니까?


 (서장) 그러니까  이제 브리핑을 갖고…


 (기자2) 간밤에 무력 진압을  시도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버튼 조작음]  진압 실패 책임을 지고


 북측 인원을 물갈이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그게…


 (우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기자들이 술렁인다]


 (기자1) 그렇다면 무력 진압을  시도했던 건 사실입니까?


 가짜 뉴스입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우리 TF는 인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진) 강도들에게  어떤 의도가 있는지는


 더 알아봐야겠지만


 앤 킴 양은 우리 입장에선


 구해야 할 인질 중  한 명일 뿐입니다


 (서장) 가짜 뉴스라니?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우진) 어차피  교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바로 철수했으니


 검토는 했으나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해


 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 돼요  [서장의 한숨]


 [서장의 생각하는 숨소리]


 (서장) 괜찮을까?


 기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텐데?


 (우진) 어쩔 수 없어요


 무력 진압 시도를 인정하는 순간


 (우진) 기자들 말처럼  외부에서 흔들기가 시작될 거예요


 그럼 누군가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겠죠?


 [서장과 우진의 한숨]


 강도들은  저 교수라는 놈 지휘 아래


 하나로 똘똘 뭉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놈들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원 팀이어야 합니다


 그렇죠, 차무혁 대위님?


 단, 이제부터 진행될 협상에서


 모든 중요한 결정은  제 판단에 따라주셨으면 해요


 특작대 배치, 투입부터


 언론에 노출될 정보  하나하나까지 말입니다


 다들 동의하시면  10분 뒤에 브리핑 시작하죠


 [서류를 쓱 집어든다]


 작전 때 파악한 정보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우진) 고마워요


 (우진) 상황을 정리해 보죠


 무력 진압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긴장되는 음악]


 놈들의 전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어요


 (무혁) 일단  무장 수준이 살벌합니다


 거기다 강제 진입 할 줄 알고  미리 대비하고 있었어요


 분명 모종의 군사 훈련을  받은 놈들이요


 (서장) 진짜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쯤은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던졌을 거예요


 (우진) 나중에 상황이 급박해지면  본색을 드러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단정할 수 없어요


 그 대사 딸내미는?  설마 견학 일정을 미리 알고?


 배제할 순 없어요


 (우진) 어쨌든  지금까지 놈들 대응을 봐선…


 단순한 은행 털이범이 아닙니다


 (TV 속 기자2) 아침이 밝았지만


 이곳 조폐국 점거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합니다


 지난밤 무력 진압 시도가 있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TV 속 우진이 말한다]


 합동 대응팀은 그런 사실이 없으며


 인질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화벨이 울린다]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리모컨 조작음]


 [전화 수신음]


 인질들은 잘 있죠?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그럼


 근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우진) 뭐예요?


 (교수) 마지막으로  남자랑 잔 게 언제야?


 왜 답이 없어?


 상대가 없는 건가?


 너무 개인적인 질문인데?


 (교수) [숨을 들이켜며] 유감이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서로 사적인 대화를 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해야 되는 거 아닌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씁, 자, 그럼 이거 어때?


 [긴장되는 음악]


 오르가슴을 연기한 적 있나?


 - 뭐?  - (교수)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여성 50%는 오르가슴을  연기한 적 있다니까


 [한숨 쉬며] 글쎄


 항상은 아니지만  그런 적이 있었을 거야


 남녀 관계를 보다 매끄럽게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


 근데 그건 상대를 속이는 거잖아


 어젯밤 특수 부대 세 팀이  들어온 것처럼


 당신이야말로 우릴 속였지


 네 명이라고 한 거


 일부러 흘린 거 아닌가?


 (우진) 인질극까지 준비해 오다니


 옷 가져오느라 고생 좀 했겠네


 [숨을 들이켠다]


 내가 좀 준비성이 철저해


 (우진) 준비성?


 보통 은행 털이범이  인질극까지 준비해 오나?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우리가 서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거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날 속일 생각 하지 마, 경감


 모두가 위험해져


 [한숨 쉬며] 이제부터는  내가 지휘할 테니까


 더 이상 속이는 일은 없을 거야


 선뜻 믿음이 안 가는데?


 [숨을 들이켠다]


 서로 알아가며  신뢰를 쌓아 가는 게 먼저겠어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처음부터 다시 하지


 최근에 오르가슴을 느낀 게  언제인지


 얘기할 준비가 되면 연락해


 [통화 종료음]


 이 반네미 같은 새끼  미친놈 아이오?


 아니


 굉장히 협상에 능한 사람이에요


 (우진) 자신이 원하는 걸  드러내지 않는 상대가


 제일 어려운 법이니까


 쯧, 하지만  곧 요구 사항을 말할 거예요


 조폐국 내부엔 먹을 건 있어?


 (동철) 뭐, 구내식당 있고  식자재가 대략 저 인원이면


 한 나흘 치 정도 되겠네요


 당장은 견딜 만하겠네


 (우진) 그렇지만 50명 가까이 되는  인질을 통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도망칠 궁리도 하고 있겠지만


 국경 지대를 통과할 방법도  없을 테고


 점점 초조해질 거예요


 그러다 대치 상태가  길어지면 어떡해? 회담도 있는데


 서두르는 쪽이 지는 게임이에요


 놈들의 저 여유 있는 태도도  곧 바뀔 겁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


 (도쿄) 하지만 사실  시간을 버는 건 우리 쪽이었다


 시간이 금이라는 속담은  바로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청명) 야, 이거  활판 잉크 검수 안 핸?


 택이 높아서 미스팅 났잖아


 잉크 새로 갈라우


 [인질1의 한숨]


 (인질1) 리 계장님  우리 이거 지금


 강도들 돈 훔치는 거  도와주는 거 아입니까?


 [속삭이며] 제대로 할  필요 없지 않습니까?


 이거이 찍혀 나가서  누구 돈이 될디


 (청명) 언제 신경 쓰면서 일핸?


 (나이로비) 저기 미스팅 났네?


 끝부분에 모틀링도 보이고


 [껌을 쩝쩝 씹는다]


 이거 잉크 상태가  별로인 것 같은데?


 영감님이 리청명 맞죠?


 예전 명품 슈퍼노트로 날리셨던


 [속삭이며] 제가 팬이에요


 우리 앞으로 잘해봐요


 [나이로비가 껌을 쩝쩝 씹는다]


 (청명) 예


 [나이로비가 살짝 웃는다]


 [전동 굴삭기 작동음]


 스톱, 스톱!


 (모스크바) 아, 그 십자가  중앙에 맞추라고


 몇 번을 얘기하노?


 전신만신 다 헤집어 놓고


 아이, 줘보소


 자, 요래 자세를 딱 잡고


 가운데를 딱 맞춰가


 (모스크바)  '드드드드드드드드득'


 이게 그래 안 되나? 어이?


 (덴버) 아, 거  일 더럽게 못하네, 진짜


 [모스크바의 헛기침]


 자, 자, 다시 한번 해보소, 자


 [짜증 섞인 한숨]


 [모스크바의 헛기침]


 제가…


 원래


 이런 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덴버) 뭐?


 어이, 보소


 뭐, 이런 일은  뭐, 어디 하는 사람 정해져 있나?  [모스크바의 한숨]


 [멋쩍게 웃으며] 저요


 조폐국장입니다


 [영민의 웃음]  뭐, 어쩌라고?


 예?  [덴버의 기가 찬 탄성]


 뭐, 귀하신 몸이라


 뭐, 이딴 노가다는 못 하시겠다?  [영민이 당황한다]


 (모스크바) 야, 야, 야, 야  하지 마라  [덴버의 어이없는 탄성]


 (덴버) 아, 놔봐라, 아빠, 응?


 아니, 어디 이래 배운 놈은  처맞아도 안 아픈가 내 볼라고


 [영민의 놀란 신음]  (모스크바) 에헤, 에헤, 마, 마!


 그 돈다발 위에서 헤엄치면서  지랄발광을 할 때는 언제고


 와 또 지랄병이 도졌노, 어이?


 (덴버) 아, 인마가 아까부터  존나 눈치 보면서


 농땡이 치잖아, 이게, 어? 씨


 아유, 씨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아, 이런 새끼는 초장에  잡아야 된다니까, 아빠


 - (덴버) 응?  - 그러니까 말로 하라고 말로…


 (베를린) 무슨 재미난 일 있네?


 (모스크바) [당황하며]  어, 아니, 그, 저…


 아, 여긴 우짠 일로?


 (베를린) 뭐, 그냥  둘러보는 거이야


 우리 국장 동지  거, 일할 만하신가?  [영민의 긴장한 숨소리]


 예, 뭐…


 [영민의 긴장한 숨소리]


 내래 당신 마음에 든다고 했었디?


 어쩐지 자꾸 눈이 가, 응?  [영민의 어색한 웃음]


 [베를린의 웃음]


 (베를린) 우린  한배를 탄 동지들이야, 응?


 사이좋게 지내야디  [긴장되는 음악]


 [영민의 어색한 웃음]


 [어색하게 웃으며]  그, 그, 그래, 그래야죠, 예


 (베를린) 어이, 덴버


 얘기 좀 하자우


 (덴버) 아니, 아, 저 새끼가


 아까부터 내랑 우리 아빠랑  존나 무시하면서


 아, 존나 기어오르잖아, 열받구로


 저 씨발 거, 진짜…


 에이, 저 아새끼래, 저, 씨


 자


 [라이터 뚜껑을 딸깍 연다]


 [덴버가 콜록거린다]


 [베를린이 연기를 내뿜는다]  뭐고, 이거? 씨, 북한 거가?


 (베를린) 이게, 이게 진짜 담배디


 [픽 웃는다]  [덴버가 콜록거린다]


 열받는다?


 쩝, 참 순수하다, 야


 (베를린) 긴데  그런 인간적인 감정에 휘둘리면


 그거이 빈틈이 되는 거야


 씁, 야, 너 쌈질에 도가 텄으니  잘 알 거 아니네?


 아, 대체 와 기래?


 아니, 요새…


 [혀를 쯧 찬다]


 우리 아빠 몸도 안 좋고


 하, 마, 둘이 별 탈 없이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뭐


 (덴버) 걱정도 좀 되고 그래가…


 일없어


 쩝, 덴버


 네가 보기에는 내가


 실패할 일에  숟가락 얹을 놈 같아 보이네?


 [숨을 들이켠다]


 - 아니  - (베를린) 기래, 기러니까니


 이래저래 생각이란 걸 하디 말라우


 그냥 시키는 대로 하믄  이 계획은 성공할 거야


 내가 기렇게 만들 거야, 내가


 [베를린이 피식 웃는다]


 [연기를 씁 들이켠다]


 [콜록거린다]


 아, 더럽게 맛없네, 이거, 씨


 [발로 탁탁 밟는다]


 [덴버의 못마땅한 숨소리]


 (모스크바) 뭐라 카드노?  [덴버의 한숨]


 쩝, 아, 뭐, 별거 아니다, 쯧


 - 아빠, 아빠  - (모스크바) 응?


 - 저, 베를린 전마 있잖아  - (모스크바) 응


 쟤 생각보다 좀 괜찮데?


 실없기는…


 그러니까 이놈아야  니는 그놈의 성질머리 좀 고쳐라


 뻑하면 앞뒤 안 가리고  욱해가 그…


 (덴버) 아나, 씨  잔소리 좀 고마하소


 아휴, 씨  [모스크바의 못마땅한 탄성]


 (모스크바) 그, 너는  꼭 즈그 엄마랑 똑같…


 [짜증 섞인 숨소리]


 (현호) 우릴 죽일 거라고요?


 [긴장되는 음악]  (박 대리) 그럴 것  같지는 않던데 말입니다


 생각 좀 해봐  우리 저놈들 얼굴 다 알아


 이 안에서 무슨 짓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지켜봐 왔잖아


 (영민) 돈 다 찍어 내고  이 굴 다 파면


 우릴 살려 두겠어? 어?


 이용 가치도 없는데


 (영민) 아, 하나 있겠다


 총알받이, 어


 [인질들의 절망스러운 숨소리]


 이대로 있을 수 없어


 (현호) 기러면 어카겠다는 겁니까?


 [속삭이며] 경찰에 연락해야지


 (영민) 몰래 연락만 돼 봐


 그딴 잔꾀는  다 깨부술 수 있다니까?


 긴데 핸드폰도 다 뺏겼고  연락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방법이 있으신 겁니까?


 (영민) 박 대리


 내가 사내 교육 때  누누이 했던 얘기 기억해?


 예? 어떤…


 (영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예, 근데 갑자기 왜…


 (영민) 어이, 부국장  이 박 대리 팔 좀 잡아봐


 (박 대리) [겁먹은 목소리로]  국장님, 왜 이러세요?


 부국장님, 쫌만 말려주세요, 예?


 아, 저…  [긴장한 숨소리]


 (현호) 뭔진 몰라도  희생이 필요하다믄


 제가 하갔습니다


 [성내며] 그 여자 얘기  하지 말랬잖아, 내가!


 (덴버) 내가  몇 번을 말하노, 그거를! 씨


 (모스크바) 알았다, 마, 그래도


 지를 낳아준 엄마한테  '그 여자'가 뭐꼬?


 어린 자식새끼 버리고 도망간 여자  내 엄마라고 생각도 안 한다


 뭔 소리 하노?


 야, 인마  니, 니, 그, 너, 느그 엄마가…


 [현호의 고통스러운 비명]


 [현호의 고통스러운 신음]  (박 대리) 부국장님, 죄송합니다


 (모스크바) 아, 뭔 일이고?  어이! 비키봐라


 - (덴버) 아이, 씨  - (모스크바) 와, 와 이라노? 아휴


 (덴버) 뭐고? 이거, 이거  우짜다가? 어?


 (박 대리) 사, 삽질하다가  실수로…


 (모스크바와 덴버)  - 뭐? 삽?  - 뭐? 아, 이 새끼들이 이거 뭐…


 - (모스크바) 아니…  - (덴버) 어떤 새끼고, 이거, 어?


 - (모스크바) 조심 좀 하지  - 제, 제가 그랬습니다


 - (모스크바) 야, 야  - 이리 나온나!


 아, 지금 그런 거 따질 때가?


 빨리 가가 구급상자 갖고 온나  큰일 났다, 이거  [현호의 고통스러운 신음]


 (모스크바) 아, 이거  지혈을 해야 되는데…


 아, 빨리 갖고 온나!


 (덴버) 알았다!


 (모스크바) 조심 좀 하지  이게 뭐꼬? 이…


 (덴버) 아이, 씨


 [카드 인식음]


 [영민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바닥 청소 중이신가?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베를린) 1층에서 잡혔다고?


 (리우) [당황하며] 아, 아니, 어…


 내 눈깔은 두 갠데  이 화면은 수십 개잖아


 자, 우리 국장 동지는 무슨 일로


 작업장을 벗어나서  기웃기웃거리고 계셨을까?


 (영민) 그, 그, 그, 그게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이 사람 작업조지?


 덴버랑 모스크바 담당 아닌가?


 (덴버) 자, 자, 이쪽으로  자, 들어오소  [문이 달칵 열린다]


 어? 뭐고? 이거


 (덴버) 아, 인마는 또  와 여기 와 있노?


 이거 어케 된 거야?


 [당황한 숨소리]


 아, 아, 그기…


 [영민의 다급한 탄성]  (덴버) 어?


 (영민) [울먹이며] 이 친구가요  작업 중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기래서?


 워낙에 가족처럼  아끼는 직원이라서요


 제가 너무 급한 마음에


 구급상자라도  챙겨 오려다가 그만…  [베를린의 어이없는 웃음]


 (영민) 괜찮아?


 [영민의 걱정하는 숨소리]


 그런데 왜 숨었을까?


 (영민) 아…  [영민의 당황한 신음]


 무단이탈했다고 처벌받을까 봐서요


 (영민) 정말입니다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도쿄) 무단이탈은 맞지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서  빠져나온 거니까


 어?


 [덴버의 당황한 숨소리]


 [베를린의 한숨]  아, 아니…


 아, 아까 전에, 마, 그, 피 나고  이거 막 난리도 아니었다


 (덴버) 아, 그 와중에  이 양반 없어진 줄


 아무도 몰랐다니까?  아, 지, 진짜…


 아, 맞잖아!


 맞습니다


 맞다잖아!


 됐어


 뭐, 이미 벌어진 일은 할 수 없고


 [베를린이 숨을 들이켠다]


 인질들 전부 모이라고 하라우


 [흥미진진한 음악]


 신나게 돈 찍고 있었는데


 뭐야?


 (베를린) 일동 주목!


 지금부터 나를 중심으로  북조선 출신은 오른쪽


 남조선 출신은  왼쪽으로 이동한다, 실시


 (헬싱키) 자, 빨리빨리 움직여라!


 (앤) 전 어느 쪽도 아닌데요?


 (베를린) 넌 열외


 리우, 이따가 어디 휴게실 같은 데  넣어두고 잘 감시하라우


 (베를린) 우리는 여전히 여러분을  신사적으로 대할 거야


 단, 지시를 어기거나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벌을 주갔어


 남조선 출신이 잘못을 하믄  북조선 쪽이


 북조선 출신이 잘못을 하믄  남조선 쪽이 벌을 받는 거디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저쪽이 한 일 때문에  엉뚱하게 벌을 받디 않을라믄


 어케 해야 될까?


 서로 잘 감시해야갔디?


 - (영민) 저…  - (베를린) 국장 동지


 뭐, 질문이라도 있으신가?


 벌이라면 혹시 어떤…


 와 그게 궁금하네?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 그, 그냥, 예


 (베를린) [웃으며]  곧 알게 될 거야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갔디만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교수) 인질들의 수가 많아지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어떡해야 될까?


 (덴버) 그냥 뭐, 씨  싹 다 가둬 뿌면 장땡 아이가?


 바보야, 그럼 돈은 소가 찍니?


 어?  [오슬로의 웃음]


 (덴버) 거기, 뭐  뭐, 소가 있나, 거기? 어?  [저마다 웃는다]


 (교수) 가장 이상적인 건


 협조가 그들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거야


 그다음은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거지


 [긴장되는 음악]  씁,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 로마, 몽고, 영국은 물론


 일제 강점기에도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 국민들한테  즐겨 쓰던 통치 방법이야


 (베를린) 쉽게 말해  갈라치기 아니네?


 그렇지


 서로 적대시하게 만들어서  진짜 적을 잊게 만든다


 (교수) 하지만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아


 최후의 수단이니까


 우린 최대한 인질들을…


 인간적으로 대해 주고


 최대한 협조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지? 교수가


 (베를린) 내래 언제  비인간적으로 대했네?


 그저 북남으로 나눴을 뿐이야


 70년 넘게 그래 왔디 않아?


 (도쿄) 서로 감시하게 시킨 건?


 아예 그냥 싸우라고  등을 떠밀어 버리지 그래?


 반대로 똘똘 뭉칠 수도 있디


 (베를린) 가령 북조선 인질이  벌을 받디 않으려고


 남조선 인질 잘못을  덮어줄 수도 있는 거고


 [픽 웃으며] 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디만


 북에서 하고 놀던 짓거리  여기서 하고 노니까 재밌니?


 그저 가벼운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뿐이야


 우리 사이처럼


 (도쿄) 본보기가 필요한 거면  그냥 국장만 벌주면 되는 거잖아


 밥이라도 굶길까?


 기런 거로 인간이 바뀌는 줄 아네?


 (베를린) 그 몰라서 그래?


 (도쿄) 정신 차리라


 여기 수용소 아니야


 잠재된 본성을 깨워준 것뿐이야


 (베를린) 인질에 대한  기본적 입장은 변한 게 없어


 '믿음을 심어주고  인간적으로 대한다'


 (베를린) 교수 말대로라면  아무 문제 없을 거라며?


 나도 기랬으면 좋갔어


 [못마땅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긴장되는 음악]


 (인질2)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고?


 너네들이 뻘짓거리 하면  피해보는 건 우리야, 야


 야, 또 왜들 그래?


 (인질2) 이 인간이 또  인쇄를 망쳐 놨단 말입니다


 (인질3) 말귀 진짜 못 알아 처먹네  서울말로 해서 그런가?


 야!


 듀엣은 1절만 해, 어?  [총을 철컥 든다]


 (청명) 내 죽기 전에


 이따우 꼴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리우의 한숨]


 (리우) 좀 심심하긴 해도  여기가 지내기는 나을 거야


 [리우가 코를 훌쩍인다]


 뭘 봐?


 잘생겨서


 강도가 쓸데없이


 [웃으며] 까불긴


 다 지켜보고 있으니까


 허튼 생각 하지 말고


 요즘 애들이란…


 [긴장감 넘치는 음악]


 (무혁) 감시 차원에서  몇 곳에 저격 팀만 배치하고


 나머지는 후방 대기 시켰소


 그러믄 이제  [긴장되는 음악]


 두 손 들고 투항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기요?


 (우진) 이제 그물 짜고 있는데


 물고기가 왜 없냐고 투덜대면  되겠어요?


 [우진의 한숨]


 [무혁의 한숨]


 뭐 좀 잡히는 게 있어?


 [한숨 쉬며] 무전 주파수도 없고


 (동철) 단 한 개의 통신 장비도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우진) 내부 CCTV 영상은?


 씁, 모든 네트워크가  셧다운 상태라


 (동철) 아무래도 인위적으로  차단한 것 같습니다


 놈들 중에 IT 쪽 전문가라도  있는 걸까요?


 이 근방 기지국 현황이  어떻게 되지?


 JEA에 허가된 무선 통신사는  국책 사업자 한 곳뿐입니다


 (우진) 그쪽에 손쓰면


 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신호  전부 다 딸 수 있단 얘기지?


 네


 (우진) 주목


 [흥미진진한 음악]


 전 대원 현 시간부로


 휴대전화 및 스마트 기기 끄고


 (우진) 현장에서는  무전기로만 통신한다  [휴대전화 종료음]


 [휴대전화 종료음]


 주위 건물에 대피 안 한  인원들, 기자들


 [시끌시끌하다]  (우진) 기지국 반경 밖으로 내보내


 (리우) 안녕


 아, 그 앤인가 하는  그 계집애 있잖아


 걔가 나한테 잘생겼단다


 [리우의 웃음]


 [웃으며] 하, 참, 걔가, 어?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웃음]


 겁나 도도하네


 (우진) 그 교수라는 작자가  얼마나 준비를 해 왔든


 얼마나 철저한 계획을 세워 놨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빈틈이라는 게 생기기 마련이야  [긴장되는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인질들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식기를 내려놓는 소리]  강도들끼리  내분이 일어날 수도 있지


 댐에 아주 작은 균열이 생겨서


 요만큼의 물이라도 새는 순간


 아무리 거대하고 단단하게  지어진 댐이라도


 한순간에 터져버릴 수가 있지


 우린 그 한 번의 기회를 잡아낸다


 (영민) [속삭이며]  잠깐 얘기 좀 해


 (미선) [속삭이며] 지금  서로 감시 중인 거 몰라요?


 곤란하게 왜 이래요?


 (영민) 사실  경찰에 연락할 방법 있어


 자기랑 따로 연락할 때 쓰던  스마트워치 있잖아


 그거 국장실 서랍에 있거든?


 그것만 어떻게 손에 넣으면  경찰들한테


 이 새끼들 시간 끌면서  돈 찍어 내고 있다고 알리는 거야


 그러면 그쪽에서도  가만 보고 있지 않을 거 아니야


 가만 보고 있지 않으면?


 들어와도 누가 누군지  구분도 못 할 텐데


 이번엔 내가 있잖아


 (영민) 외부에  상황을 알릴 수 있으니까


 완전히 판 뒤집을 수 있다고


 그래서 말인데


 그걸 자기가  좀 가져다주면 안 될까?


 뭐예요?


 그러니까 정작 제일 위험한 일은  나한테 하라는 거예요?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영민의 다급한 숨소리]


 [영민의 한숨]


 내가 나 혼자 좋으려고  이러는 거 같아?


 (영민)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해야지


 조폐국장으로서, 네 남자로서


 나 진짜 반성 많이 했다


 (영민) 그리고


 이렇게 목숨이 오가는 순간이  닥치니까 알겠더라


 나 너 사랑해, 너밖에 없어


 여기서 나가면 나 이혼할 거야


 (미선) 안 믿어


 믿든 안 믿든  이대로 있으면 우리 다 죽어


 같이 살자고 이러는 거 아니야


 (영민) 그거 가져올 사람은  너밖에 없어


 아니면 대신 전화라도 해줘


 내가 어떻게요?


 (덴버) 어이, 거기!


 (덴버) 니 뭐 하는데?  [영민의 당황한 신음]


 (영민) 아니, 저, 저, 사실은


 이 친구가 임신 중이라서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길래


 (영민) 제가 걱정이 돼서  그랬습니다


 진짜가?


 [긴장한 숨소리]  네


 (영민) 저, 좀 쉬게 하면  안 됩니까?


 임신 초기라  무리하면 유산될 수도 있어요


 아, 맞나?  아이, 씨, 알았다, 따라온나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앤) 폰도 없고  혼자 심심했는데 잘됐네


 언니, 이름이 뭐예요?


 [한숨]


 왜? 내가 어느 쪽도 아니라서?


 (앤) 어디 출신인 게  뭐가 중요하대?


 똑같은 처지면서  서로 감시하란다고


 진짜 하는 것도 웃기고


 [혀를 쯧 찬다]


 [한숨 쉬며] 난 이해가 안 가


 (미선) 너는 그런 거  안 당해봐서 몰라


 막상 닥치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일도 있어


 저기 국장실은  누가 계속 지키고 있나?


 응, 여기도 다 보고 있을걸?


 (앤) 왜요?


 [긴장되는 음악]


 뭔가 있구나?


 뭔데?  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아니야, 아무것도


 왜? 내가 고자질할까 봐?


 나 못 믿어요?


 [키보드 조작음]


 뭐 하는 거야?


 하지 마


 (리우) 왜?


 (앤) 아니, 그게…


 그날이라  화장실 가봐야 될 것 같은데


 (리우) 아, 그… 오래 걸려?


 잠깐이면 돼


 [생각하는 숨소리]


 (리우) 그, 거기  꼼짝 말고 앉아 있어


 [안내 음성] 출입 제한된  카드입니다  [미선의 당황한 숨소리]


 [리우가 숨을 씁 들이켠다]


 [쾅]


 (앤) 당신 변태야?


 아, 아니…


 아, 그, 너무 안 나오길래


 (미선) 아, 제발  제발 있어라, 제발


 [미선의 다급한 숨소리]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리우) 가자


 [어이없는 숨소리]


 여자 친구 있어?


 없으면?


 꼼짝도 하지 마  움직이면 쏴버릴 거니까


 [시스템 알림음]


 (동철) 기지국에  신호 감지됐습니다


 인질 중의 한 명일 거야


 (우진) 채널 열어


 [키보드 조작음]  [통화 연결음]


 [초조한 숨소리]  (교환원) 네  112 신고 센터입니다


 [미선의 놀란 숨소리]


 [미선의 떨리는 숨소리]  여보세…


 [긴장되는 음악]


 니 여기서 뭐 하는데?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허탈한 숨소리]


 손 들어!


 손 들라고, 빨리!


 [한숨 쉬며] 쏴봐


 (리우) 쏴봐! 아이, 씨


 손 들라고!


 쏴보라고!


 (리우) 쏴, 쏴보라고!


 [딸깍]


 하, 진짜 미친…


 (리우) 야, 엎드려


 엎드려!


 엎드려!


 [아파하는 신음]


 [리우의 한숨]


 [놀란 탄성]  (리우) 그, 너무 자책하지 마


 - (리우) 나도 맨날 까먹어서  - 하, 씨발


 도쿄한테 혼났으니까


 (미선) 저…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실은 배가 고파서


 뭔가 먹을 게 있을까 하고…


 [살짝 웃으며] 아, 아, 맞나?


 (덴버) 아, 안 그래도


 아, 내 임산부한테  뭐가 좋을지 몰라 갖고  [부스럭거린다]


 일단 뭐, 손에 잡히는 대로


 뭐, 이것저것 다 주워 와 봤다  [덴버의 웃음]


 [멋쩍은 숨소리]


 지금 아한텐 엄마가 전부니까


 니 힘들어도  이거 묵고 버텨야 된다


 자, 뭐 묵을래?


 (미선) 그럼 우유 한 잔만…


 어


 아, 잠깐만


 (덴버) 아, 이거는 쪼매 차가운데


 내 데파 줄게


 [스마트워치 진동음]


 [당황한 숨소리]


 [미선의 당황한 숨소리]


 [고민하는 숨소리]


 (덴버) 아, 이게 근데…  [스마트워치 종료음]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덴버) 와? 어디 안 좋나?


 [미선의 겁먹은 숨소리]


 [미선의 떨리는 숨소리]


 [미선의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덴버) 그 새끼가


 [겁먹은 숨소리]


 혹시 때리나?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맞네, 이 개새끼가, 어?


 내 딱 봐도, 마


 쓰레기 같은 새끼일 줄  알았다, 마, 씨


 [당황한 숨소리]


 아, 그…


 [덴버의 흥분한 숨소리]


 (미선) 그게 아니라  실은 그 사람 유부남이에요


 아…


 [숨을 씁 들이켠다]


 [덴버의 당황한 숨소리]


 아, 그, 그, 그라니까


 불륜인 거네?


 (덴버) 하, 마, 그럴 수 있다 치자


 마, 아는 우짤 낀데?


 지우라드나?


 [고민하는 숨소리]


 실은 전 그 사람 아이를  낳고 싶은데


 그, 그 사람은 아닌 거 같긴 해요


 와, 이거  완전히 개새끼네, 그거, 어?


 (덴버) 와, 씨발 거, 진짜


 너희 뭐 해, 여기서?


 (덴버) 별거 아이다


 그쪽은 내랑 좀 가입시다


 하, 이거 니나 묵어라, 씨


 [긴장되는 음악]


 (리우) 아, 저 새끼가, 진짜, 씨


 [우진의 초조한 숨소리]  [키보드 조작음]


 (우진) 신고 전화 한 번호  명의 확인됐어?


 (동철) 조영민 조폐국장  명의로 개통된


 스마트워치 셀룰러 모델입니다


 (우진) [한숨 쉬며] 역시  인질이 맞았네


 근데 왜 바로 꺼진 거지?


 감시가 심해서거나  놈들한테 걸린 건지도 모르죠


 [숨을 후 내뱉는다]


 알아볼 방법이 있어요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 수신음]


 선우진 경감님께선  밀당을 좀 아시네


 (우진) 전화 기다렸어?


 자, 그럼


 오르가슴에 대해서  얘기할 준비가 됐나?


 [한숨]


 (우진) 제일 최근에 느낀 게  언제냐고 했던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그랬지


 (우진) 한…


 두 달 전쯤?


 상대는?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어떤 사람이었는데?


 그날 처음 만난 남자였어


 (교수) 원 나이트?


 (우진) 뭐, 비슷한?


 (교수) 잘해?


 (우진) 잘 맞는다고 해야겠지


 이제 됐지?


 기브 앤 테이크니까 나도 물어볼게


 좋아


 (우진) 인질들 핸드폰은  어떻게 한 거야?


 다 걷어서 꺼두기라도 했나?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잘 아네


 뭐, 이 안을  보고 있기라도 한 건가?


 [피식 웃는다]


 통신 감지는  절차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왜?


 인질 중의 누군가가  연락이라도 해 올까 봐?


 (우진) 누구든, 어떤 채널로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거잖아


 그걸 돕는 게 우리 일이고


 [교수가 숨을 들이켠다]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그럴 일 없을 거야


 여기가 무슨  5성급 호텔은 아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잘들 지내고 있으니까


 [코웃음]


 그렇다면 다행이네


 인질들 인원도 많은데  뭔가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봐


 당연히 공짜는 아니겠지만  생각해 보고 연락하지


 [통화 종료음]


 아직 놈들은 눈치 못 챘어요


 (우진) 어쩌면  사건 발생하고 처음으로


 우리한테  유리한 상황일지도 몰라요


 문제는 저쪽에서  다시 전원을 켰을 때


 어떻게 놈들의 감시를 뚫고  의사소통을 하느냐인데


 뭔가 좋은 방법 없을까?


 (동철) 통화는 힘들 테니


 문자로 경찰인 걸 알리고


 (동철) 링크를 하나  보내 놓는 겁니다


 클릭만 하면 바로 백도어가  심어져서 해킹할 수 있습니다


 그럼 굳이 통화 안 해도  그쪽 소리 다 들을 수 있겠네?


 (동철) 기종에 따라서  화상도 딸 수 있습니다


 - 준비해  - (동철) 네


 (오슬로) 다음 작업조, 교대다


 [인질들의 힘주는 신음]


 (덴버) 어이, 어이!


 - 니 제정신이가?  - (영민) 예?


 지 여자한테 그딴 일을 시켜?


 (덴버) 니가 그라고도  사내새끼가? 이, 씨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 그, 그, 그, 그, 그게요…


 [영민의 놀란 탄성]


 [긴장되는 음악]  아를 배게 했으믄  책임을 지야지, 개새끼야!


 [새어 나오는 웃음]


 [웃으며] 아, 그, 그렇죠


 근데 그게 사, 사실은요…


 뭔 놈의 쌧바닥이 이리 기노?  확, 씨


 잘라 줄까? 씨!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미선) 그만하세요


 [덴버의 못마땅한 숨소리]


 어차피 저도 그런 사람인 줄 알고  정떨어진 참이니까


 [영민이 콜록거린다]


 (덴버) 니 같은 새끼는


 부모 될 자격도 없다


 [연신 콜록거린다]


 (오슬로) 덴버


 (덴버) 어


 (오슬로) 이동


 뭘 처앉아서 꼬나보고 있노?  빨리 안 인나나?


 (덴버) [영민을 퍽 치며]  빨리 가라, 이 개자식아!


 [안도하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도쿄)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어쩐지 교수는


 경감의 여유로운 태도에서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건 무언가  패를 쥐고 있단 뜻이었다


 [통화 연결음]


 [전화벨이 울린다]


 [헛기침]


 - (리우) 응  - 베를린은?


 시찰 중인데, 왜?


 - 혹시 무슨 일 없어?  - (리우) 일?


 [숨을 들이켠다]


 하긴, 아주 큰일이 생기긴 했어


 뭔데?


 벌써 따분해지기 시작했다는 거?


 [리우가 낄낄 웃는다]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리우의 찌뿌둥한 탄성]


 (교수) 많이 바빠요?  [의미심장한 음악]


 (무혁) 해킹 준비가  시간이 좀 걸리나 봅니다


 (우진) 한 두어 시간 정도?


 [우진의 웃음]


 계속 긴장 상태로 있었으니  저럴 법도 하죠


 대위님도 나가서  식사라도 하고 오세요


 (무혁) 팀장님이야말로  새벽부터 한 끼도 안 먹지 않았소?


 (덴버) 빨리 가라고!


 니 자꾸 뺀질거릴래?


 (영민) 아니  진짜 속이 안 좋다니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덴버) 아이, 씨  더러운 새끼, 진짜


 [덴버의 짜증 섞인 한숨]


 아, 빨리 싸고 온나


 (영민) 예


 [긴장한 숨소리]


 [시스템 알림음]


 신호가 다시 잡혔습니다


 뭐? 얼른 따봐


 (동철) 네  [키보드 조작음]


 [지직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도청 속 중국집 직원) 그러니까  탕수육 2개, 짜장 10개


 짬뽕 10개, 삼선짬뽕 1개 맞죠?


 (도청 속 경찰) 서장님  매운 거 질색하시니까


 삼선짬뽕은 덜 맵게, 알았죠?


 [키보드 조작음]


 [우진의 한숨]  (경찰) 서장님


 - (경찰) 배달시켰습니다  - (서장) 어, 어


 아, 어차피 시간 좀 걸린다며?


 (서장) 밥은 먹어야 될 거 아니야


 북조선에서는  짜장면이라면 환장한다며?


 알아서 반반 시켰어


 [저마다 한숨을 내쉰다]


 [긴장되는 음악]  뭐, 뭡니까?


 - (덴버) 니 열고 싸라  - 예?


 댁이 하는 짓이


 영 수상쩍어 가지고  [영민의 한숨]


 아니


 (영민) 아무리 내가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지


 이런 식으로 비인간적으로 대하면


 인질들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아따, 거 말 많네


 별로 안 마려운가 보지?


 [한숨]


 [영민의 짜증 섞인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교수) 많이 바빠요?


 [휴대전화 진동음]


 시간 되면 잠깐 들러요  샌드위치라도 싸줄 테니까


 (우진) 뭐예요


 다 해 놓은 줄 알았더니?


 (교수) 아, 천천히 올 줄 알았죠  평소처럼


 [피식 웃으며] 튕기다가, 어?


 [우진의 멋쩍은 웃음]  [교수의 유쾌한 웃음]


 근데 갑자기 바빠진 거면  무슨 큰일이 터진 거예요?


 아니요, 그 반대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우진) 터트릴 만한 건수가  생길 것도 같아요


 뭐예요, 그 건수가?


 (우진) [난감해하며] 아, 그게


 업무상 보안을 지켜야 해서


 미안해요


 자, 다 됐습니다


 맛있겠다  [교수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우진의 난감한 숨소리]  [속삭이며] 아, 편하게 받으세요


 [우진과 교수의 옅은 웃음]


 어, 다 됐어?


 (동철) 네, 기종이 좀 독특해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럼 이제 그쪽에서  다시 워치만 켜면 되는 거야?


 (동철) 일단 켜는 순간


 저희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면


 해킹 툴 설치와  재부팅에 들어갑니다


 해킹하는 데 얼마 정도 걸려?


 (동철) 30초면 됩니다


 카메라가 있는 기종이라  화상도 확보 가능하고요


 알았어


 (교수) 자…


 [교수의 헛기침]


 다 끝나셨어요?


 (우진) 가봐야 될 거 같아요


 뭐, 바쁜 거 아니까…


 잠깐이라도 얼굴 봐서 좋았어요


 싸드릴까요?


 근데 제 통화는 왜 엿들은 거예요?


 [긴장되는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교수) 우진 씨, 그게…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예요


 [차분한 음악]


 [침을 꿀꺽 삼킨다]


 [접시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교수) 우진 씨


 우진 씨는 진지하지 않은 거  알고 있는데


 제 마음이 좀


 기울어진 거 같아요


 (교수) 가까워지고 싶고


 진도는 잘 안 나가고


 뭐, 괜히 다른 남자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교수) 저 많이 찌질하죠?


 예, 저도 잘 아는데


 저도 이런 감정이 너무 오랜만이라


 가벼워지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돼요


 사건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웠나 봐요


 [우진이 수갑을 집어 든다]


 [수갑을 탁 넣는다]


 [한숨 쉬며] 미안해요


 (우진)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킨다]


 남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호 씨가 싫어서는  더더욱 아니지만


 일단은 지금 제가 연애 같은 걸


 마음 편히 할 상황이  아닌 거 같아요


 저, 우진 씨


 갈게요


 [허탈한 숨소리]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무거운 음악]


 [긴장되는 음악]  [리우의 헛기침]


 뭐, 별일 없니?


 그, 뭐, 교수도 그러더만


 (리우) 뭐, 보다시피


 아, 살짝 아쉽네?


 [전화벨이 울린다]


 어, 교수, 어쩐 일이야?


 (교수) 잘 들어


 인질 중의 누군가가  스마트워치를 갖고 있어


 경찰들이랑  접촉하려고 하고 있다고


 쩝, 알갔어


 (베를린) 내래 처리하디


 [문이 탁 닫힌다]


 (덴버) 아이, 씨, 뭐고, 이거?


 아이, 씨, 벌써 교대 시간이가?  [하품한다]


 (헬싱키) 베를린이 인질들 모두를  집합시키라고 한다


 (덴버) [하품하며] 아, 와?


 (모스크바) 이야  여기는 다들 뺑이치는데


 지는 대장 놀이에 아주 살판났구마


 아빠는 좀 쉬고 있으래이


 (덴버) 내가 데리고 갔다 올게


 (모스크바) 알았다


 (덴버) 자, 자, 가자  자, 이짝으로 나온나


 (모스크바) 자, 다들 따라가소


 (덴버) 자, 나온나


 [문이 철컥 열린다]


 - (리우) 도쿄는?  - 나이로비 일을 돕고 있다


 조폐기는 계속 돌려야 되니까


 다들 모였나?


 내래


 (베를린) 요만할 때 말이야  [긴장되는 음악]


 수용소에서 집단 노동을 하는데


 다섯이 한 조로 해서  할당량을 못 채우면


 쫄쫄 굶고 얻어터졌댔어


 (베를린) 근데 이거  연장이랍시고 주는 호미가


 워낙에 낡았단 말이야


 그러다 보니  한 놈이 이걸 마서 먹었어


 어케 됐을 거 같네?


 [하품하며] 뭐, 나머지 넷이서  존나 피똥 싸면서 메꿨겠지, 뭐


 [덴버의 웃음]


 (베를린) 쩝, 아니디


 이걸 마서 먹은 놈한테


 다른 조에서  호미를 훔쳐 오게 했어


 (베를린) 운이 좋아  성공이라도 하믄


 엉뚱한 아새끼들만 벌을 받는 기고


 기러다 걸리기라도 하믄…


 상상에 맡기갔어


 (영민) [속삭이며] 잘 좀 가려봐


 (미선) [속삭이며] 미쳤어요?  여기서 걸리면…


 낌새가 안 좋아


 지금 아니면 아예 못 할 수도 있어


 [스마트워치 조작음]


 [시스템 알림음]


 접속됐습니다


 (동철) 백도어 설치 중입니다


 [시스템 작동음]


 (동철) 재부팅됐습니다


 소리 들어와?


 (도청 속 베를린) 조영민 씨  앞으로!


 예?


 (도청 속 베를린) 나오라우


 여기 국장으로서 인질들을 대표해  할 일이 있으니까니


 나오라우


 아, 아니, 이, 이걸 왜…


 인질들 중 누군가


 우리와의 약속을 어기고  외부와 연락을 시도한 자가 있어


 (베를린) 동무가 국장이니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통신 장비 숨기고 있는 놈을  찾아내라우


 [떨리는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시끄러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 (서장) 뭐야, 왜 이래?  - 모르겠습니다


 - 화면은 왜 안 떠?  - (동철) 땄는데


 워치를 어디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베를린) 나는 동무들을


 [금속 탐지기 작동음]


 진정으로 잘 대해 주려고 노력했다


 (베를린) 근데 동무들 중 누군가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짓을 했어


 정직하게 규칙을 따르던 동무들이  피를 보게 생겼다 이 말이야


 놈이 과연 동무들 편일까?


 (베를린) 국장 동지  그르케 하는 게 아니라


 [긴장되는 음악]


 이케 해야지, 제대로


 [영민의 긴장한 숨소리]


 [미선의 긴장한 숨소리]


 "금속 탐지기"


 [금속 감지음]  [떨리는 숨소리]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금속 감지음이 흘러나온다]


 [금속 감지음이 흘러나온다]  (우진) 무슨 소리야?


 [미선의 겁먹은 숨소리]


 [놀란 숨소리]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베를린의 미심쩍은 숨소리]


 다음


 [안도하는 한숨]


 [긴장되는 효과음]


 [베를린의 한숨]


 [베를린이 혀를 쯧쯧 찬다]


 [겁에 질린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한숨]


 [지직대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저마다 괴로워한다]


 [베를린의 성난 신음]


 [베를린의 괴성]


 "신호 없음"


 - (동철) 신호가 끊겼습니다  - (서장) 걸린 거 같은데?


 놈들이 인질을 그냥 두겠어?


 (우진) 인질을 해치는 순간


 협상은 끝인 걸 그놈도 알 거예요


 (무혁)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신변을 확인해서리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전화벨이 울린다]


 (동철) 교수한테 전화 왔습니다


 [우진의 다급한 숨소리]


 [숨을 고른다]


 생각해 봤어?  인질들한테 필요한 거 말이야


 (교수) 내가 전화한 이유  모르지 않을 텐데


 (우진) 글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스마트워치


 서로 믿고 협상하자더니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우진) 말했지만 통신 감지는  절차상 이뤄진 일이고


 인질들도 겁이 나니까  돌발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


 (교수) 그래, 이해해


 궁지에 몰린 인간이  무슨 짓이든 못 하겠어?


 하지만 그건 우리 쪽도 마찬가지야


 (우진) 이 일로 인질들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면, 알지?


 협상이 아주 힘들어질 거야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내가 돌려주고 싶은 말이야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주지


 하지만 명심해


 두 번은 없어


 [서장의 탄식]  [목멘 소리로] 알았어


 [통화 종료음]


 저, 보셔야 될 게 있습니다


 (동철) 부서지기 전에  워치에 찍힌 영상입니다


 [헛웃음]


 [교수의 한숨]


 [교수의 피곤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인질들의 겁에 질린 숨소리]  [베를린의 괴성]


 [숨을 고른다]


 [베를린의 거친 숨소리]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베를린) 이 여자 처형하라우  [영민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덴버) 어?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 뭐라고?  - (리우) 아이, 그, 어? 농담도 참


 본보기를 보여야지


 (리우) 야  교수가 말한 건 어쩌고?


 그건 이상이고 이거이 현실이야!


 인간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 공포야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에헤, 사람 참, 어?


 (덴버) 아, 암만 그래도  그거 좀 심하잖아


 애초에 너들이  저 여자를 잘 감시했으면  [인질들이 놀란다]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갔디  인정하디?


 (베를린) 자  둘 중에 누가 하갔어?


 (리우) 아이, 씨


 (덴버) 아이, 씨, 마!


 아, 이 여자 임신했다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베를린) 덴버


 그, 니가 하는 거이 낫갔다, 야


 [겁에 질린 숨소리]


 (덴버) 아따, 마  사람 진짜 말 안 통하네, 어?


 아, 좀 와 봐라


 아, 좀 와 봐라! 씨


 [겁에 질린 숨소리]


 (덴버) 마, 이 정도 했으믄  인질들도 다 겁먹었을 기다


 아, 그라고  임신한 여자를 우째 쏘노?  [겁먹은 숨소리]


 (베를린) 내가 말했디?


 그런 인간적인 감정에 휘둘리믄  어케 되는디


 잘 들으라우


 (베를린) 저 녀자래 임신했다는 말


 진짜라고 생각하네?  [겁에 질린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겁에 질린 숨소리]


 [전화벨이 울린다]


 (베를린) 신경 쓰지 말라우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았으니까니


 [못마땅한 한숨]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베를린이 숨을 하 내뱉는다]


 [통화 연결음]


 (베를린) 내가 보기엔 말이디  이거이 꽤나 고가품인데 말이야


 이게 저 여자 물건이 맞을까?


 만약에 아니라믄


 이거 또 누가 시킨 거라믄  이거 억울한 일 아니갔어?


 [통화 연결음]  [긴장되는 음악]


 (베를린) 응?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국장님이 한 짓입니다  저 여자 잘못이 아니오


 (영민) 아닙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영민의 겁에 질린 숨소리]


 기래? 기런데 내가 듣기에는


 저 여자 니 애까지 뱄다던데?


 [미선의 겁에 질린 울음]  [덴버의 거친 숨소리]


 하, 씨발, 마


 [거친 숨소리]  [미선이 연신 흐느낀다]


 [숨을 후 내뱉는다]


 [덴버의 거친 숨소리]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내가 베를린한테  이상한 소리를 들어가 그라는데


 니 진짜 솔직히 얘기해야 된다


 [덴버의 거친 숨소리]  [겁에 질린 숨소리]


 임신했다는 말


 진짜제?


 [떨리는 숨소리]


 [전동 굴삭기 작동음]


 (나이로비) 아니  돈이야 이쁘면 그만이지


 이 도안을 합의 못 해서 몇 달을  아웅다웅했다는 거 아니야?


 (청명) 기래도 전  이 신권 마음에 듭니다


 (리우) [큰 목소리로] 큰일 났어!


 [전화벨이 울린다]  (영민) 그거 다 거짓말입니다


 애초에 임신한 적도 없어요


 (베를린) 알갔어, 그러믄  동무는 아무 상관 없다 이거디?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영민) [엉엉 울며] 살려주세요


 저 애가 둘이나 있어요


 진짜 죽으면 안 됩니다  진짜 저 죽으면 안 돼요!


 (베를린) 기래, 기래, 기래


 이렇게까지 얘기하니까  믿어줘야디, 어?  [영민이 연신 흐느낀다]


 근데 결국엔  불쌍한 저 여자는 죽갔구먼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진짜냐고! 씨


 [미선이 통곡한다]


 아, 씨발, 진짜


 [겁에 질린 울음]  [덴버가 씩씩댄다]


 [덴버가 연신 씩씩댄다]


 [철컥 장전한다]


 니, 니 내가 졸로 보이나?


 [미선의 겁에 질린 울음]


 니한테 잘해주는 게  존나게 우스웠겠다이?


 (덴버) 씨발, 맞제?


 [씩씩댄다]


 맞나, 안 맞나!


 [전동 굴삭기 작동음]


 [겁에 질린 울음]  [덴버의 거친 숨소리]


 [거친 숨을 고른다]


 니, 내 원망하지 마라


 [미선의 겁에 질린 울음]


 [총성]  [인질들이 놀란다]


 [놀란 숨소리]


 [전동 굴삭기 작동음]


 [인질들의 겁먹은 숨소리]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을 푹 쉰다]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베를린) 니가  한 짓이라는 거 다 알아


 긴데 너한텐  아무 벌도 내리지 않을 거이야


 와?


 기게 내 벌이니까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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