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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3

 

 (교수) 제 계획엔  선생님이 꼭 필요합니다  [모스크바의 한숨]

 

 하지만  한번 합류하기로 결정하시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  신중하게 고민해 보시고…

 

 (모스크바) 됐고

 

 쩝, 고마 하입시다

 

 (모스크바) 한다고  대신에 조건이 있는데

 

 한 놈만 낑가 주소

 

 [다급한 숨소리]  (건달1) 야, 인마, 거기 안 서?

 

 [유쾌한 음악]  너 잡히면 죽는다!

 

 [건달들이 소리친다]  (도쿄) 모스크바는  곧장 덴버를 찾아갔지만

 

 녀석을 만나려면  번호표를 뽑아야만 했다  [덴버의 힘주는 신음]

 

 [건달2의 신음]  [덴버의 힘주는 신음]

 

 왜냐하면  덴버 때문에 손해를 봤던

 

 [소란스럽게 싸운다]  불법 격투장 도박사들이

 

 놈을 잡으려고  건달들을 보냈기 때문이다

 

 (건달1) 야, 야  저 새끼 넘어간다, 잡아!

 

 [덴버의 다급한 탄성]

 

 [탁 뛰어내리는 소리]

 

 (건달1) 야, 야

 

 [건달들이 놀란다]

 

 - (건달1) 야, 씨, 야, 밀지 마  - (건달3) 알았어, 빨리 넘어가  [덴버의 웃음]

 

 [덴버가 힘준다]  [건달1의 겁먹은 탄성]

 

 - (건달3) 야, 이, 씨, 빨리  - (건달1) 아, 밀지 말라고

 

 [힘주는 신음]  (건달4) 야, 인마!

 

 [건달들이 시끌시끌하다]  (덴버) 아이, 씨

 

 [덴버의 힘주는 신음]  [건달들이 호들갑스럽다]

 

 (건달4) 이쪽입니다!

 

 (건달1) 야, 어떻게 됐어?  잡았어?

 

 (건달4) 일로 와, 일로 와  너 오늘 제삿날인 줄 알어, 어?  [덴버의 거친 숨소리]

 

 아, 이거  와 이리 끈질기노, 이거?

 

 [덴버의 거친 숨소리]

 

 [건달들이 시끌시끌하다]  (건달4) 일로 와  일로 와, 이 새끼야!

 

 (건달5) 내려와  어, 그래그래, 내려와 봐!

 

 (덴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이 씨, 아, 이거 죽겠네!

 

 [흡족한 웃음]

 

 [폭탄 타이머 작동음]

 

 "완료"

 

 [힘주는 신음]

 

 [펑]

 

 [건달들의 힘겨운 신음]

 

 [덴버의 거친 숨소리]

 

 [모스크바가 콜록거린다]

 

 아야, 전마들은 뭐꼬?

 

 (덴버) 아빠

 

 아, 놀라라, 아, 진짜

 

 에이, 문디 자슥

 

 (덴버) 아아! 아, 떨어진다!

 

 [모스크바의 다급한 숨소리]  (모스크바) 아, 야, 야, 빨리 온나

 

 - (덴버) 이쪽, 이쪽, 이쪽  - 가자, 저쪽

 

 (덴버) 아, 맞다  아빠 오늘 출소제?

 

 - (모스크바) 니 그걸 까묵나?  - 안 까묵었다

 

 (덴버) 안 그래도  내 두부 사서 갈라 했는데

 

 (모스크바) 두부는  꼭 사 와야지, 이 자슥아

 

 (덴버) 아, 이쪽, 이쪽, 이쪽

 

 아, 이쪽으로 온나  아, 이쪽으로 온나!  [모스크바가 호응한다]

 

 [덴버와 모스크바의 가쁜 숨소리]

 

 이야, 우리 아빠  옛날 솜씨 어디 안 가네?

 

 [덴버의 웃음]  (모스크바) 아휴, 디다

 

 [모스크바가 콜록거린다]

 

 아빠, 괘안나?  [모스크바의 힘겨운 숨소리]

 

 [헉헉대며]  내 늙어서 그렇지, 괘안타

 

 [모스크바의 힘겨운 숨소리]

 

 (덴버) 아빠, 쪼매만 있어 봐라

 

 내가 조만간 돈 벌어 가지고  아빠 호강시켜 줄게

 

 [모스크바의 한숨]

 

 (모스크바) 신소리 그만하고

 

 니 아빠랑 일 한 개만

 

 딱 한 개만 하자

 

 뭔데?

 

 (모스크바) 이 지랄맞은 인생  한 번에 쫑 낼 수 있는 건수다

 

 인자 니도

 

 사람답게 한번 살아봐야  되지 않겠나? 안 그렇나?

 

 (모스크바) [웃으며]  에라, 문디 자슥아

 

 [덴버의 웃음]  [어두운 음악]

 

 [덴버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거친 숨소리]  [미선의 겁에 질린 울음]

 

 [총성]  [미선의 겁에 질린 탄성]

 

 [겁에 질린 숨소리]

 

 [거친 숨을 고른다]

 

 [미선이 연신 흐느낀다]

 

 [총성이 탕 울린다]

 

 [놀란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도쿄의 놀란 숨소리]

 

 [주제곡]

 

 (베를린) 니가  한 짓이라는 거 다 알아  [긴장되는 음악]

 

 긴데 너한텐  아무 벌도 내리지 않을 거이야

 

 와?

 

 기게 내 벌이니까니

 

 [넋 나간 숨소리]

 

 [넋 나간 숨소리]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교사의 겁에 질린 숨소리]

 

 (교사) 지, 지, 진짜  주, 죽인 거예요?

 

 (최 과장) 한 발도 아이고  두 발이면 확인 사살이지

 

 (현호) 어케 기럴 수가 있습니까?

 

 위험할 것 같으니까  윤 대리 시켜 놓고

 

 - 들키니까 모른 척했지 않소?  - (영민) 뭐?

 

 말 똑바로 해

 

 시킨 게 아니라  미선이가 자진해서 한 거거든?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기가 찬 숨소리]

 

 (현호) 기러고도 당신이 국장이오?

 

 - (인질1) 어케 기럴 수 있네?  - (인질2) 국장이 시킨 거 아니야?

 

 (인질3) 뻔하지, 뭐  내가 저럴 줄 알았어

 

 제발 그만 좀 해!

 

 [울먹이며] 여기서  가장 큰 피해자는 나야

 

 (영민)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고

 

 저 강도 새끼들한테!

 

 [어두운 음악]  (최 과장) '사랑'?  개소리하지 마라

 

 (인질4) 어이, 최 과장  국장님한테 말이 심한 거 아니야?

 

 윤 대리가 남조선 사람이었어도

 

 (최 과장) 저리 죽게  놔뒀갔니, 어?

 

 아니, 거기서  남한, 북한이 왜 나와!

 

 (헬싱키) [소리치며] 야! 씨!

 

 아구리들 싸 물고 돌아가라

 

 [최 과장의 못마땅한 신음]

 

 [두려운 숨소리]

 

 [도쿄와 덴버의 거친 숨소리]

 

 [한숨]

 

 [긴장되는 음악]

 

 [긴장한 숨소리]

 

 [베를린의 만족스러운 숨소리]

 

 [세면대 물소리]  (베를린) 잘했어  금방 익숙해질 거야

 

 [물소리가 멈춘다]

 

 시신은 안 보이는 데  잘 처리하라우

 

 - (도쿄) 교수한테 알려야 돼  - (리우) 뭐?

 

 (리우) 아, 야  자, 잠깐만, 잠깐만  [도쿄의 성난 숨소리]

 

 아, 잠깐만, 도쿄!

 

 야, 이, 둘이  사랑싸움이라도 하는 거이가?

 

 (베를린) 기거이 아니라면  내 허락도 없이

 

 여기 들어온 이유가 뭔지

 

 설명을 해야 될 거야

 

 교수가 아무도  죽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기래서 고자질이라도 하게?

 

 [베를린의 웃음]

 

 그 시계 하나가  일을 다 망쳐버릴 수도 있었어

 

 제대로 본보기를 보이디 않으믄  인질들이 또 선을 넘갔지

 

 선을 넘은 건 너야

 

 (도쿄) 교수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

 

 [긴장되는 음악]

 

 때가 되면 직접 말하갔어

 

 [도쿄의 성난 숨소리]  [전화벨이 울린다]

 

 [숨을 들이켠다]

 

 일 좀 하게 자리 좀 비켜주갔어?

 

 [총을 철컥 장전한다]

 

 [긴장되는 효과음]

 

 두 번 말 안 하갔어

 

 [전화벨이 울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전화벨이 울린다]

 

 [통화 연결음]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리우) 분위기가  어? 왜 이렇게 살벌해?

 

 나가자

 

 [못마땅한 숨소리]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음, 교수

 

 무슨 일이야?

 

 일없어

 

 사소한 의견 충돌이 있었디만  잘 해결됐디

 

 (교수) 내 눈엔  사소해 보이지 않는데?

 

 혹시 덴버가  인질을 하나 데려간 거랑

 

 관련 있는 거 아니야?

 

 아, 기거?

 

 [다가오는 발소리]

 

 [카드 인식음]

 

 그 여자 임신했다는구먼

 

 (베를린) 안정이 필요할 것 같아서  따로 빼줬어

 

 [한숨 쉬며] 기래  솔직히 겁 좀 줬다

 

 이제 인질들  딴짓거리 못 할 거이야

 

 알겠지만

 

 지금이 우리 일의 성패에  중요한 시점이라는 거 잊지 마

 

 쩝, 알갔어

 

 (베를린) 그럼 시계도 잘 처리됐고  해결된 거디?

 

 [숨을 들이켠다]

 

 리우 좀 바꿔줘

 

 [리우의 긴장한 숨소리]

 

 어, 전화 바꿨어

 

 (교수) 부서진 워치  접속 기록 분석할 수 있어?

 

 해볼 순 있을 거 같은데  그거는 왜?

 

 혹시 모르니까  놈들이 뭔가 얻어 낸 게 있는지

 

 알아내야지

 

 [토닥이며] 허튼 생각 하지 말고  교수가 내준 숙제나 잘하라우

 

 [문이 탁 닫힌다]

 

 [문이 쾅 닫힌다]

 

 [카드 인식음]

 

 [긴장되는 음악]

 

 [도쿄의 놀란 숨소리]

 

 아, 씨발, 마, 아, 놀랐잖아

 

 여자는?

 

 [거친 숨소리]

 

 여자는?

 

 이쪽이다

 

 [덴버의 깊은 한숨]  [긴장되는 음악]

 

 [고통스러운 숨소리]

 

 (덴버) 아, 씨발  진짜 돌아 삐겠네! 씨  [미선의 겁먹은 숨소리]

 

 아, 이거 사람을  어찌 쏘나, 이거를, 씨

 

 [덴버의 성난 탄성]

 

 아, 우짜지?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 (미선) 살려주세요  - 아, 씨, 내가 안 죽이믄

 

 어차피 베를린 전마가  너 죽일 기다

 

 죽인 척하면요?  허벅지 같은 데 쏘면 안 돼요?

 

 죽은 척할게요  죽인 걸로 하세요, 네?

 

 (덴버) 아이, 근데, 니…

 

 [덴버의 난처한 숨소리]  자, 여기

 

 (덴버) 근데 니 이거  총 진짜로 맞으믄

 

 진짜 존나게 아플 긴데  참을 수 있겠나?

 

 (미선) 괜찮아요, 빨리요, 빨리

 

 [미선의 절박한 숨소리]  좋다, 한번 해보자고, 씨  여기 쏜다

 

 니 진짜 억수로 아플 끼대이

 

 (덴버) 니 여기 물어라, 씨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야, 준비됐나? 이 꽉 물어라, 씨

 

 [총성]

 

 [다급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도쿄의 놀란 숨소리]

 

 (덴버) 그때 온 게  니라서 망정이지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도쿄) 베를린한테 걸리면 알지?

 

 너는 물론이고  나까지 가만 안 둘 거야

 

 알지, 내도

 

 조심할게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옷 좀 벗어봐

 

 상처 좀 볼게

 

 [미선의 고통스러운 신음]

 

 [미선의 머뭇거리는 숨소리]

 

 [멋쩍은 탄성]

 

 아, 아, 아, 미안, 미안, 음  어, 할 거 해라

 

 [미선의 힘겨운 신음]  내는 나가 있을게

 

 [미선의 고통스러운 신음]  [무거운 음악]

 

 [미선이 연신 고통스러워한다]

 

 [안타까운 목소리로] 아휴, 씨, 쯧

 

 [깊은 한숨]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구급약 파우치 지퍼를 직 잠근다]

 

 여자 상태 잘 체크해

 

 [덴버의 한숨]

 

 때마다 항생제 놔주는 것도  잊지 말고

 

 알았다

 

 (도쿄) 아파도 조금만 참아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힘겨운 숨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아, 근데…

 

 니 교수한테 알맀나?

 

 (도쿄) 아니

 

 지금 상태로는 알려도  베를린이 직접 죽일 거야

 

 (덴버) 아이 씨, 우짜지, 그라믄?

 

 여 이래 숨겨 두는 것도  얼마 못 갈 긴데

 

 아무래도 베를린…

 

 이대로 둬선 안 되겠어

 

 그라믄?

 

 리더 자리에서 끌어내려야지

 

 (도쿄) 근데 그러려면 먼저

 

 헬싱키랑 오슬로

 

 두 녀석을 먼저 처리해야 돼

 

 (동철) 한요셉, 22세  의대 중퇴생입니다

 

 [서장의 고민하는 숨소리]

 

 [동철의 고민하는 숨소리]  (무혁) 기럼 기냥 인질인가?

 

 (우진) 추정이지만  인질 리스트에 이 녀석은 없어요

 

 전과는 없어?

 

 그게 미성년자라  훈방이 되긴 했지만

 

 (동철) 10대 때부터  해커로 날리던 놈입니다

 

 [우진의 헛웃음]

 

 그간 우리 사이버 팀이  애먹은 이유도 설명이 되네

 

 (우진) 강도들 중 하나가 분명해요

 

 이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한 범죄라면

 

 분명 범행 전  현장에 사전 답사를 왔었을 거예요

 

 조폐국 인근 CCTV

 

 확보할 수 있는 분량은  전부 다 뒤져봐

 

 (교수) 일단 저 안에 들어가면  난 모니터랑 전화를 통해서만  [흥미로운 음악]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을 거야

 

 실제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나를 대신해서  현장 지휘를 맡을 사람이 필요한데

 

 누가 하면 좋을까?

 

 (나이로비) 아무래도  이런 팀 작업을 많이 해본

 

 내가 낫겠지?

 

 (덴버) 진짜? 니 뭐 했는데?

 

 굵직한 거 하나만 썰 풀자면

 

 제주도 카지노

 

 - (덴버) 뭐?  - (나이로비) 큰 거 70장짜리

 

 그게 진짜 니가 한 거니?

 

 [오슬로가 감탄한다]

 

 (헬싱키) 그게 뭐이니?

 

 (오슬로) 니 모르니?

 

 솜씨가 얼마나 귀신 같은지

 

 (오슬로) 한동안  돈이 없어진 줄도 몰랐다잖니

 

 [모스크바와 오슬로가 감탄한다]

 

 (리우) 얼씨구

 

 야, 그거 일당들 다 외국인이야

 

 그리고 다 잡혔다던데?

 

 난 안 잡혔잖아

 

 (나이로비) 내가 초반에  설계를 쫙 다 해줬는데

 

 애들이 말귀를  못 알아먹어서 그런가?

 

 (나이로비) 좀 답답하더라

 

 (덴버) 아, 뭐고, 이거, 씨  [리우의 코웃음]

 

 니는 진짜  입만 벌리면 구라네, 어?  [저마다 웃는다]

 

 (베를린) 내가 하지

 

 [긴장되는 음악]

 

 이의 있는 사람?

 

 (도쿄)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자진해서 나서는 이유가 뭐야?

 

 군림하는 걸 즐기나?

 

 부정하진 않갔어

 

 (베를린) 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베를린의 헛기침]

 

 (베를린) 교수가 세운 계획은  완벽해

 

 겉으로 보기에

 

 이 종이의 집처럼 말이야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이 안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네?

 

 (베를린)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들

 

 돈에 눈이 뒤집힌 인간들

 

 (베를린) 여러 지저분한  욕망들이 뒤엉켜서

 

 [라이터 뚜껑을 딸깍 연다]  콸콸 끓어오르는 용광로 같을 거야

 

 결국 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계획도

 

 재가 돼서 흔적만 남아 있갔디

 

 (베를린) 그때 밖에 있던 교수가  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어

 

 [라이터 뚜껑이 탁 닫힌다]

 

 결국 누군가는 혼란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이야

 

 그 적임자가 당신이다?

 

 [긴장되는 효과음]

 

 나 말고 다른 적임자가 있다면  나서보라우

 

 (베를린) 아, 남쪽 인간들이  좋아라 하는 민주적으로다가

 

 선거라도 할까?

 

 (덴버) 쩝, 거, 뭐하면 나이순으로

 

 우리 아빠는 안 되겄나?

 

 - (덴버) 어  - 좀 가만히 좀 있어라

 

 - (모스크바) 미안하다, 미안해  - (덴버) 아, 와?

 

 [진지한 숨소리]

 

 (교수) 미안하지만 모스크바는

 

 따로 중요한 임무가 있어

 

 우릴 다시 세상과 연결해 줄  탈출로를 만드는 거야

 

 [전동 굴삭기 작동음]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교수) 인질들이 파는 탈출로는  가짜 탈출로야

 

 우린 때가 되면 인질들을 풀어주고

 

 진짜 탈출로로 빠져나갈 거야

 

 [모스크바의 힘주는 신음]  물론 경찰이 바짝 추격하겠지

 

 [지친 숨소리]  인질들이 얘기해 준  가짜 탈출로를 따라서

 

 [헛웃음]

 

 (모스크바) 아, 벌써  시간이 이래 됐나?

 

 야는 거짓말을 안 한다

 

 [웃으며] 밥 묵고 하자, 밥 묵고

 

 [힘주며] 아이고야, 아, 가자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모스크바) 인마는 어딜 가서  코빼기도 안 비추노?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삽으로 흙 퍼내는 소리]

 

 [초조한 숨소리]

 

 [한숨]

 

 아이, 씨

 

 [흙이 사각거린다]

 

 (덴버) 내 화장실 좀  갔다 올 테니까

 

 다들 일들 하고 있으래이

 

 카메라로 다 보고 있으니까, 어이?

 

 니, 어? 특히 니

 

 (덴버) 니 애먼 짓 하면

 

 재미없는 거 알제?

 

 야, 일들 하고 있으래이

 

 "비상구"

 

 [문이 탁 열린다]

 

 사이코패스 새끼, 씨

 

 사람을 죽여 놓고

 

 지는 똥이  술술 잘 나오나 보지? 어?

 

 - (박 대리) 그러게 말이에요  - 설사나 해라, 이 새끼야!

 

 [박 대리의 한숨]

 

 [영민의 짜증 섞인 숨소리]

 

 그나저나

 

 이 짓거리를 내가  언제까지 해야 되는 거야, 지금?

 

 [영민이 한숨을 푹 쉰다]

 

 [박 대리의 놀란 신음]  (박 대리) 뭐, 뭡니까?

 

 국장님한테 볼일 있으니  박 대리는 잠깐 빠지시오

 

 (덴버) 배 많이 고팠제?

 

 [한숨 쉬며] 니 입맛 없어도  이거 다 이 묵어야 산다

 

 (미선) 그 사람…

 

 저 죽은 줄 아는 거죠?

 

 누구?

 

 국장?

 

 [한숨 쉬며] 아, 뭐

 

 일단은 뭐, 쯧

 

 뭐래요?

 

 (미선) 저 같은 거 죽든 말든

 

 그 사람한텐 아무 상관 없겠죠?

 

 [기가 찬 목소리로] 와, 참…

 

 아, 지금 근마 걱정할 때냐, 네가?

 

 (덴버) 아, 씨  그딴 새끼가 뭐라고, 그거를

 

 아나, 이거나 묵어라

 

 (덴버) 자, 아

 

 [훌쩍인다]

 

 [덴버의 한숨]

 

 [미선이 연신 훌쩍인다]

 

 [덴버의 안타까운 숨소리]

 

 (덴버) 쫌만 참아봐 봐

 

 우리도…

 

 다 계획이 있다

 

 [긴장되는 음악]  (현호)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갔습니다

 

 더 이상 국장님의 개인행동은  용납하지 않갔습니다

 

 뭐? 요, 용납?

 

 강도들이  쓸데없는 짓만 하지 않는다믄

 

 인간적으로 대해 준다고 했습니다

 

 (현호) 쓸데없는 짓 마시오  가만있디 않갔습니다

 

 가,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

 

 [삽을 탁 내리찍으며]  당신 때문에 윤미선이가 죽었잖니

 

 야, 내가 죽였냐? 어?

 

 죽인 건 저 새끼들이야

 

 그리고 서, 설마 내가

 

 나, 나 혼자 살자고

 

 어? 그랬겠어?

 

 생각들 좀 해 봐!

 

 (영민) 우리가 저 새끼들  도망갈 구멍을 파고 있어

 

 풀려나면 우리가 바로 불 텐데

 

 (영민) 저 새끼들이  우릴 살려주겠어?

 

 튀면 바로 죽일 거 아니야!

 

 '우리', '우리' 그만하시오!

 

 (현호) 당신 머릿속에  당신밖에 없는 거

 

 내 모를 것 같소?

 

 (영민) 야

 

 너야말로 지금  인민재판 하자는 거 아니야

 

 (영민) 이거 봐, 이, 씨  이 빨갱이 새끼들

 

 이제 슬슬 본성이 나오네!

 

 (최 과장) 뭐이가?  [영민의 다급한 숨소리]

 

 (영민) 야! 이 북한 놈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영민의 신음]

 

 [거친 숨소리]

 

 이, 완전히 이거  말이 아니 통하는 종자요

 

 (최 과장) 이참에  제대로 손봐 주기요

 

 (영민) [떨리는 목소리로]  이, 이, 이러지 마

 

 지금 실수하는 거야!

 

 [영민의 비명]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현호) 또 당신 혼자 살겠다고

 

 다른 인질들을 사지로 몰았다간

 

 각오하는 게 좋을 거요

 

 (모스크바) 뭣들 하는 기고?  [놀란 숨소리]

 

 (영민) 어! 어!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빨갱이 새끼들이 합심해서  절 죽이려 그랬어요, 예?

 

 - (모스크바) 뭐라고?  - (현호) 아닙니다

 

 집단 노동인데

 

 혼자만 빠지려고 해서  경고한 것뿐입니다

 

 야, 야, 박 대리!

 

 너 다 봤잖아, 어?  네가 얘기 좀 해!

 

 [박 대리의 겁에 질린 숨소리]

 

 어, 그, 그게…

 

 참들 못났다

 

 보소

 

 (모스크바) 당신들  다 같은 처지 아이가?

 

 서로 돕지는 못할망정…

 

 (모스크바) 당신도  그 대굴빡 좀 그만 굴리고

 

 같이 할 때는 좀 하고 그라소!

 

 [모스크바가 혀를 쯧 찬다]

 

 이놈아는 어딜 가 가지고  이래 만드노

 

 자, 자, 장비들 놓고  밥들 먹으러 갑시다, 어이?

 

 (모스크바) 아, 뭐 하노!  빨리빨리 와라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아이고, 쯧, 쯧, 쯧, 쯧

 

 (인질5) 아이, 날래 가라우!  [인질6이 놀란다]

 

 [식판이 우당탕 떨어진다]

 

 죄송한데  조금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 (교사) 새로 받아  - (인질7) 뭐이네?

 

 (교사) 아니, 애가 식판을  엎고 싶어서 엎은 게 아니잖아요!

 

 뒷사람한테 밀려서…

 

 (인질7) 내래  다시 한번 말하지만은

 

 추가 배급은 지시받은 적이 없소

 

 (인질8) 그냥 좀 더 주시오!  더럽고 치사하게, 씨

 

 (인질7) 배식에 문제가 생기믄  우리가 책임을 져야 된다고

 

 (청명) 이게 뭔 짓들이가?

 

 자, 이거 먹으라우

 

 영감님 빠져 계시오  [나이로비가 쾅 발길질한다]

 

 (나이로비) 지금 애들한테  뭐 하는 짓이야?

 

 그냥 더 줘!

 

 [어이없는 숨소리]

 

 (모스크바) 아니, 근데  인질들 분위기가 와 이라노?

 

 [라이터 뚜껑 여닫는 소리]  와? 이제야 우리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 혼자 쎄빠지게 굴 파는데  뭔 일 있었던 건 아이고?

 

 글쎄

 

 응, 저기 덴버한테 한번 물어볼까?

 

 음, 봐라

 

 - (모스크바) 야, 야  - 어?

 

 니는, 마, 자리를 비우고  어딜 그래 싸돌아다니노?

 

 아…  [라이터 뚜껑 여는 소리]

 

 아, 뭐를 잘못 묵었나  [담뱃불 붙이는 소리]

 

 씁, 아, 속이 좀 안 좋네  이거 와 이라지, 이거?  [모스크바의 한숨]

 

 니 또 뭐, 사고 친 건 아니제?

 

 [덴버의 멋쩍은 웃음]

 

 아도 아니고 맨날, 뭐  사고는 무슨 사고?

 

 (베를린) 아버지가 인질들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시네?

 

 뭐, 아는 거 있네?

 

 아니, 뭐, 없는데?

 

 (모스크바) 그래?

 

 기렇게 오랜 세월 동안  죽일 듯이 싸워 왔는데

 

 (베를린) 모아 둔다고  쉽게 어울려지갔어?

 

 우리야 나쁠 거 없디

 

 지들끼리 싸우느라  우리를 적으로 안 보디 않아

 

 [피식 웃는다]

 

 그라니까

 

 [문이 철컥 열린다]

 

 (덴버) [한숨 쉬며] 아이고야  [문이 탁 닫힌다]

 

 와?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보안실"

 

 "한반도 통일조폐국"

 

 (헬싱키) 밥들을 다 먹었으믄은

 

 거기 당신

 

 사람들 다시 묶으라

 

 [다급히 내려오는 발소리]

 

 "비상구"

 

 (오슬로) 에이, 씨

 

 [오슬로의 비명]  [긴박한 음악]

 

 [오슬로의 신음]

 

 [덴버의 힘주는 신음]  [오슬로의 신음]

 

 [오슬로의 힘주는 신음]  [덴버의 비명]

 

 [덴버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소란스럽게 싸운다]

 

 [오슬로의 괴성]

 

 [덴버의 힘겨운 신음]

 

 [카드 인식음]

 

 [오슬로의 괴성]

 

 [덴버의 힘겨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오슬로의 거친 숨소리]

 

 아따, 마, 씨  [거친 숨소리]

 

 총 없으면  시체인 줄 알았더만, 어?

 

 텔레토비, 니 연변에서 좀 칬나?

 

 쇠스케 같은 아새끼, 니 뭐니!

 

 [웃으며] 텔레토비 이 새끼

 

 들어온나

 

 [오슬로의 기합]  [덴버의 힘주는 신음]

 

 [오슬로의 괴로운 신음]  [덴버의 힘주는 신음]

 

 [괴로운 탄성]

 

 [덴버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덴버와 오슬로의 거친 숨소리]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달칵대는 소리]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오슬로와 덴버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신음]

 

 [미선이 괴로운 숨을 토한다]

 

 [오슬로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고통스러운 비명]

 

 [덴버의 거친 숨소리]

 

 [오슬로의 신음]

 

 [거친 숨소리]

 

 [미선의 다급한 숨소리]

 

 [힘겨운 신음]

 

 (미선) 영민 씨, 저는 살아있어요

 

 [가쁜 숨소리]

 

 [발소리가 들린다]  [카드 인식음]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미선의 떨리는 숨소리]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숨죽인 신음]

 

 [철컥]

 

 총 내려놔, 헬싱키

 

 알아봤어?

 

 이게 데이터가 남아 있진 않은데  전송된 흔적이 있어

 

 (리우) 용량으로 봐선

 

 이미지나  짧은 동영상인 거 같은데?

 

 이거, 이거, 이거

 

 우려했던 일이  생길 수도 있갔구먼?

 

 우리 중 누구 얼굴이  찍히기라고 했다믄

 

 큰일 아니가?

 

 일단 어떻게든  내가 한번 확인해 볼게

 

 놈들이 뭘 알아냈는지

 

 [긴장되는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동철)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조폐국 앞 편의점 CCTV 영상입니다  [키보드 조작음]

 

 (무혁) [한숨 쉬며] 역시

 

 확대해 봐

 

 [키보드 조작음]

 

 이렇게 둘뿐이야?

 

 (동철) 아직은 그렇습니다

 

 (우진) 우선  이 여자 신원 파악하고

 

 이 시각 전후로 다른 그림 있나  집중적으로 찾아봐

 

 (우진) 둘이 누구랑 얘기하는지

 

 걷다가 부딪친 사람이라도  놓치지 말고

 

 (TV 속 앵커1)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은 한반도 사상 최초의…

 

 (TV 속 앵커2)  강도 패거리들의 정체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습네…

 

 [리모컨 조작음]  (TV 속 앵커3) 조폐국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일째지만

 

 아직까지 소강상태가 지속될 뿐  이렇다 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

 

 [리모컨 조작음]

 

 [리모컨을 탁 던진다]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통화 종료음]

 

 [차 시동이 탁 꺼진다]

 

 [민아와 친구들이 인사한다]

 

 [필순의 웃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당황한 숨소리]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떨리는 숨소리]

 

 [통화 종료음]

 

 [다급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서랍 여는 소리]

 

 [필순의 떨리는 숨소리]

 

 (베를린) 와? 그 시계에  니 면상이라도 찍혔을까 봐

 

 겁나네?

 

 (리우) [어색하게 웃으며]  아, 아니, 별로

 

 아니, 그 짧은 시간 안에  뭘 얼마나 빼냈겠어, 어? 안 그래?

 

 (베를린) 만에 하나  놈들이 중요한 걸 알아냈다믄?

 

 아, 그럼, 뭐  교수가 알아서 잘…

 

 잘? 알아서? 어드렇게?  교수가 무슨 신이라도 되나?

 

 아, 하긴 도쿄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드만

 

 (베를린) 너  그 아가 와 그렇게까지

 

 교수 말에 껌뻑 죽는지  궁금하디 않아?

 

 - (리우) 뭐, 넌 알아?  - 잘 알지

 

 기거이 아주 위험하다는 것도

 

 [총을 철컥 장전한다]  (도쿄) 위험한 건 너야, 베를린

 

 (덴버) 퍼뜩 드가라!

 

 (도쿄) 인질을  처형시킨 것도 모자라서

 

 이제 동료들끼리  감시까지 하게 해?

 

 동료들한테 총 겨눈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디

 

 (베를린) 덴버, 넌 뭐이가?

 

 우린 아무 문제 없는 줄 알았는데

 

 닥치라, 이 개새끼야, 어?

 

 (덴버) 씨, 내가 니 때문에…  [베를린의 웃음]

 

 총 갖고 온나, 씨

 

 [거친 숨소리]

 

 (도쿄) 리우, 교수한테 연락해

 

 어, 아, 아, 아, 알겠어

 

 [리우의 긴장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도쿄의 떨리는 숨소리]

 

 [전화벨이 울린다]

 

 [시끌시끌하다]  (기자1) 무슨 난리야, 이거?

 

 오늘 무슨 일 있는 거 같은데?

 

 (기자2) 기자요, 지나갑니다  들어갈게요, 기자요, 들어갈게요

 

 (기자3) 들어갈게요

 

 (기자4) 들어갈게요  저도 기자입니다!

 

 (기자5) 아, 비켜주세요, 좀

 

 (기자6) 지나가겠습니다  잠시만요

 

 (기자7) 아, 들어갈게요

 

 (기자8) 아, 여기 들어갈게요  [시끌시끌하다]

 

 [의미심장한 음악]

 

 (경찰1) 안 돼요, 집어넣으세요  사진 촬영하시면 안 돼요

 

 (경찰2)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경찰3) 안 돼요, 안 돼요  들어오지 마세요

 

 [경찰들이 연신 만류한다]  [저마다 항의한다]

 

 [자동차 경보음]  (경찰2)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촬영 안 됩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경찰4) 야, 가봐

 

 (경찰1) 들어오시면 안 돼요  아, 보지 마세요

 

 촬영하시면 안 돼요

 

 (기자9) 안녕하세요  사회부 기자들 지나갈게요

 

 (경찰2)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사진 촬영 안 됩니다

 

 (경찰1) 안 돼요, 집어넣으세요  촬영하시면 안 돼요

 

 (경찰5) 어? 저, 저기요!  기자십니까?

 

 당신 거기 뭐야? 이봐!

 

 (경찰4) 저 사람  못 들어가게 잡아!

 

 (동철) 심영문, 38세  뭐, 사기 전과가 있긴 한데…

 

 - 사기?  - (서장) 좋았어

 

 이걸로 두 놈 신원 확보했고

 

 (서장) 언론에 브리핑이라도 할까?

 

 놈들이 꽤나 압박감을 느낄 텐데

 

 (서장) 윗분들도 좋아하실 테고

 

 아니요, 이게  어떤 카드로 쓰일지 아직 몰라요

 

 당분간은 우리끼리만 알고 있죠

 

 [의아한 숨소리]

 

 그보다 걸리는 건  강도 짓에 해커는 그렇다 쳐도…

 

 사기꾼이 왜 있을까요?

 

 그러니까요  [서장의 생각하는 숨소리]

 

 (동철) 근처에서  휴대폰 신호가 잡혔습니다

 

 다 들을 수 있게 연결해

 

 [마우스 조작음]

 

 (도청 속 경찰4) 아, 들어가시면  안 된다니까요!

 

 (도청 속 교수) 아, 그러니까요  지금 선우진 경감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래요

 

 개인적인 용무입니다  잠깐만, 잠깐만요  [경찰4의 탄식]

 

 [교수의 다급한 숨소리]

 

 선호 씨

 

 - 이게 무슨…  - (교수) 우진 씨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저, 이거  어머니 전화

 

 (교수) 급한 일인 거 같은데

 

 우진 씨가 연락이 안 되니까

 

 제 카페 명함 보고  저한테 연락하신 거 같아요

 

 [우진의 당황한 숨소리]

 

 여보세요? 엄마?

 

 (필순) 우진이니?

 

 어, 민아가 학교 갔다 오는데

 

 (도청 속 필순) 갑자기  애 아빠가 나타나선…

 

 (우진) 알았으니까 잠깐만  내가 다시 걸게

 

 [통화 종료음]

 

 (교수) 아, 저, 실례했습니다

 

 예, 실례했습니다

 

 [한숨]

 

 [교수의 멋쩍은 숨소리]

 

 (상만) 할머니는  어디 편찮은 데 없으시고?

 

 근데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너 맛있는 거 사 주려 그러지

 

 야, 뭐 먹고 싶어?

 

 (상만) 그, 너 좋아하는  화덕 피자집, 거기 갈까?

 

 - 엄마가 알면 화낼 텐데…  - (상만) 쉿

 

 [휴대전화 진동음]

 

 [어이없는 숨소리]

 

 당신이 왜 애를 데려가?  접근 금지 몰라?

 

 (우진) 민아 꼬셔서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진 몰라도…

 

 수작이라니, 말이 심하네

 

 (상만) 오랜만에  애 얼굴 한 번 보는 것뿐이야

 

 됐으니까  경찰 부르기 전에 돌려보내

 

 (우진) 지금 당장

 

 글쎄, 밥만 먹고 헤어질 거니까!

 

 [한숨]

 

 괜히 일 크게 만들지 말자

 

 진짜 시끄러운 게 뭔지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집에 보내! 마지막 경고야

 

 (상만) 야

 

 야, 선우진…  [통화 종료음]

 

 [우진의 착잡한 한숨]

 

 (교수) 저…

 

 남편이 데리고 있대요?

 

 [한숨]

 

 못난 꼴을 보였네요

 

 [교수의 멋쩍은 웃음]

 

 (교수) 아, 아니요  전혀, 그보다…

 

 [숨을 씁 들이켠다]

 

 전남편 얘기는 없었어서…

 

 (교수) 딸애랑  사이가 괜찮은 거예요?

 

 어머님 말씀으론…

 

 선호 씨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아까 얘긴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교수) 아, 미안해요

 

 무작정 들이닥쳐서  좀 곤란했을 텐데

 

 (교수)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셔서

 

 저도 좀 마음이  좀 급했던 것 같아요, 미안해요

 

 신경 써준 건 고맙지만  여긴 보안 시설이에요

 

 [교수의 멋쩍은 웃음]

 

 네, 알겠어요

 

 먼저 가볼 테니까  나중에 시간 되시면…

 

 잘 가요

 

 [한숨]

 

 [심란한 숨소리]

 

 뭐 하는 사람이오?

 

 신경 쓸 거 없어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발걸음이 울린다]

 

 (도쿄) 이 일로  교수와 경감의 관계는

 

 영영 끝나 버릴 수도 있었다

 

 여보세요? 엄마?

 

 (도쿄)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공들인

 

 선우진이라는 카드를 걸고  도박을 해야 할 만큼

 

 교수의 상황은 절박했다

 

 교수는 결국  원하던 카드를 손에 넣었다

 

 (우진) 알았으니까 잠깐만

 

 (교수) 아, 저, 실례했습니다

 

 예, 실례했습니다

 

 [교수의 멋쩍은 숨소리]

 

 (도쿄) 하지만

 

 [통화 연결음]  이 도박의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덴버) 아이, 씨  교수 이 양반 진짜 이거, 씨

 

 아, 자리 비우고  어딜 싸돌아댕기노

 

 이 중요한 순간에

 

 아, 이거 진짜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보라우  바로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고

 

 교수가 나한테  현장 지휘권을 준 거야

 

 넌 자격 없어

 

 네 생각은 알갔어  근데 다들 기렇게 생각할까?

 

 - 뭐?  - 내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전부 모아 놓고 물어보는 건 어때?

 

 민주적으로다가

 

 대가리에 총 맞았니?

 

 [소리치며] 미쳤어?

 

 (베를린) 거부한다믄  너는 교수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 거니까니

 

 결과적으로  계획을 망치는 쪽이 누구갔어?

 

 [당황한 숨소리]

 

 [분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덴버) 자, 드가재이!

 

 자, 천천히, 천천히

 

 별일 아니니까 뭐, 겁먹을 거 없다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두려운 숨소리]

 

 (영민) 죄송하지만

 

 저쪽 사람들이랑  따로 있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건 또 뭔 개소리고?

 

 [속삭이며] 북쪽 애들이  자꾸 도발을 해 와서…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내 눈엔 니가 내를  도발하는 거로 보이는데?

 

 [울먹이며] 그게 아니라  진짜입니다

 

 그게 아니라  진짜로 뭐, 이 새끼야  [영민이 울먹인다]

 

 뭐, 뭐, 이, 씨! 확, 마, 씨, 쯧

 

 (덴버) 아, 이딴 새끼가 뭐라고  이거를, 진짜…

 

 아휴, 씨, 쯧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덴버) 안 드가나?

 

 빨리 드가라! 씨

 

 [영민의 두려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코웃음]

 

 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기요

 

 [두려운 숨소리]  (최 과장) 저 강도들 말고  우리 손에 찢어 죽기 싫으믄

 

 [긴장되는 음악]  [교수의 다급한 숨소리]

 

 [카드 인식음]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나이로비)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모스크바는?

 

 아, 마, 지금 땅굴 파느라 바빠가

 

 일단 오라 했다

 

 지금 이럴 시간에  찍어 낼 돈이 얼마인 줄 알아?

 

 도쿄가 내래 현장을 지휘할  자격이 없다는데

 

 어케들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베를린은 교수의 지시를 무시하고

 

 인질들끼리 분열을 조장했어

 

 (도쿄) 그러다  아무도 죽여선 안 된다는

 

 금기까지 깨버렸고

 

 [나이로비의 성난 신음]  (도쿄) 이대로 두면 결국  교수의 계획은 재가 될 거야

 

 이 새끼가 원하는 대로

 

 [피식 웃는다]  긴말할 거 없어

 

 (베를린) 너희들이 좋아하는  다수결로 하자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총을 철컥 장전한다]

 

 알지? 항상 난 니 편인 거

 

 [옅은 코웃음]

 

 고맙지만 지금 편 가르기를  하자는 게 아니야

 

 (도쿄) 다들 처음에 우리가 왜  이 계획에 동참했는지를 생각해 봐

 

 교수를 믿었기 때문이잖아

 

 (도쿄) 저 통제욕 쩌는  새디스트 때문이 아니라

 

 안 그래?

 

 [도쿄의 긴장한 숨소리]

 

 난 원래 베를린 네 편인 거 알지?

 

 근데 이번엔  선을 좀 세게 넘긴 했어

 

 (덴버) 그라믄 뭐, 어?

 

 우리 아빠는  보나 마나 내 편이니까

 

 하나, 둘, 셋, 넷, 5 대 3

 

 이걸로 게임 끝났네

 

 대리 투표는 불법인 거 모르니?

 

 결과에 승복하지 그래?

 

 [의미심장한 웃음]

 

 [다급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베를린의 웃음]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네 입으로 자백해  인질을 죽였다고

 

 [긴장되는 음악]

 

 (도쿄) 똑바로 해

 

 (베를린) 어이, 교수  연애라도 하시나? 응?

 

 전화를 안 받으시던데?

 

 다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애석하게도  도쿄가 날 탄핵하겠다고 해서

 

 이유가 있었겠지, 설명해 봐

 

 (베를린) 사실은

 

 인질 하나를 처형했거든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임산부…

 

 그 임산부

 

 [절망스러운 숨소리]

 

 (베를린) 임신했다는 건 그 여자가  꾸며 낸 이야기였어, 응?  [교수의 성난 숨소리]

 

 후라이야, 후라이

 

 어쨌든!

 

 내가 그렇게 강조했는데 결국…

 

 결국 인질을…

 

 (베를린) 기래도

 

 덕분에 여기는 이렇게  아주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어

 

 (교수) 뭐?

 

 '완벽'?

 

 지금 완벽이라고 한 거야?

 

 아, 하긴

 

 우리 중 누군가의 신원이

 

 (베를린) 경찰에 유출됐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니

 

 이거이 아주 완벽하다고만  할 수 없갔디, 안 그래?

 

 뭐?

 

 아니, 아니

 

 그럴 수도 있으니까  교수가 확인해 보겠다고…

 

 (베를린) 기래서 어떻게 됐어?

 

 (교수) 경찰에서 리우랑 나이로비  신상 확보했어

 

 [당황한 숨소리]

 

 (도쿄) [발을 탁 구르며]  에이, 씨!

 

 그게, 그게 진짜야?

 

 (교수) 워치에 찍힌 건  리우뿐이었던 거 같은데

 

 용케 사전 답사 나왔던 것까지  추적해 낸 모양이야

 

 (교수) 동행했던 나이로비  얼굴이랑 신원 확보한 상태였어

 

 [책상을 탁 치며] 기거 보라우  처음부터 내 방식대로 했다면

 

 (베를린) 이런 일도  없었을 거이야, 응?

 

 애초에 인질들을  만만하게 대했더니

 

 개수작 부리는 거 아니간

 

 (베를린) 내가 막으려던 게  바로 이런 거였어

 

 (교수와 베를린)  - 베를린  - 물론 제대로 보고도 없이

 

 (베를린) 지침을 어기게 된 건  미안하게 됐어

 

 근데 결과를 보라우

 

 누군가는 손을 더럽혀야 했어  누군가는, 응?  [리우의 절망스러운 숨소리]

 

 이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

 

 원래 네 손이 더러운 거야!

 

 - 장난질은 그쯤 하디  - 씨발

 

 어이, 나이로비, 리우

 

 (베를린) 아직도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니?

 

 어때? 이젠 마음이 좀  바뀌었을 것 같은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앞으론 베를린이 무서워서라도  인질들이 딴짓은 못 하겠다

 

 [도쿄의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나이로비

 

 원래 현장이 이래

 

 상황 따라 움직여야지

 

 (덴버) 아, 씨발, 마, 이거…

 

 마, 리우, 마, 정신 차리라  [리우의 절망하는 숨소리]

 

 (덴버) 어?  쫄지 마라, 그딴 거로, 어?

 

 아, 얼굴 좀 팔리면 뭐 어떻노?

 

 [성난 숨소리]

 

 (리우) 뭐, 그딴 거?

 

 씨발, 니 얼굴 팔린 거  아니라 이거지?

 

 아, 이 새끼, 마, 이거 진짜, 씨

 

 (덴버) 아, 징징댄다고  뭐가 달라지나?

 

 지금 이제 와 가지고, 어?

 

 아, 나 이거  사내새끼가, 진짜 이거

 

 (리우) 야, 넌 뭐 다른 줄 알아?

 

 집 나간 네 엄마가

 

 아들내미가 강도질한단 뉴스 보면  참으로 좋아라 하시겠다!

 

 아이, 씨

 

 [성난 숨소리]

 

 아가리 싸물어라

 

 하긴 뭐, 대대로 전과자 집안에

 

 [소리치며] 사람까지 죽인 새끼가  뭐가 무섭겠어, 안 그래?

 

 이런 개 좆같은 새끼가

 

 이 씨발 새끼가 너 진짜  듣자 듣자 하니까…

 

 - (교수) 둘 다 그만해  - (도쿄)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덴버와 리우가 성낸다]

 

 야, 그만! 덴버! 그만해

 

 [덴버와 도쿄의 거친 숨소리]  (모스크바) 누가…

 

 [도쿄의 속상한 신음]

 

 누가 누굴 죽였다고?

 

 [당황한 숨소리]

 

 아이, 씨  아, 그, 그, 그게 아이고, 어?  [무거운 음악]

 

 (베를린) 내가 시켰어, 내가!

 

 인질들이 우릴 졸로 봤거든

 

 만약 덴버가  그 여자를 처형 안 했으믄  [덴버의 난감한 숨소리]

 

 그걸로 끝나지 않았을 거이야

 

 [덴버의 난감한 숨소리]

 

 (모스크바) 니 진짜가? 응?

 

 [난감한 숨소리]

 

 (덴버) 아, 씨, 미치겠네, 진짜

 

 [모스크바의 울분 섞인 숨소리]

 

 (모스크바) 이 문디 자슥아!

 

 니가 와 사람을 죽이노?

 

 [소리치며] 니가 뭐라고  사람을 죽이노 말이다!

 

 자가 죽이라믄 니 내도 죽이겠네?  어? 그러나?  [덴버의 난감한 숨소리]

 

 - (덴버) 아, 진정 좀 해라  - 이거 놔봐라!

 

 (덴버) 아빠, 좀 진정해라

 

 (모스크바) [소리치며] 교수!  이게 우찌 된 기고?

 

 사람은 절대 안 죽을 거라며?

 

 네 계획대로!

 

 (모스크바) 네가 계산한 대로  다 될 거라 안 했나?

 

 근데 이게 뭐고!

 

 와 자가 사람을 죽이노, 와 자…

 

 [모스크바의 힘겨운 숨소리]  (덴버) 아빠, 아빠, 아빠, 아빠!

 

 괘안, 괘안나? 아빠

 

 괘안나? 어?

 

 (덴버) 아, 정신 좀 차려 봐라  [가쁜 숨소리]

 

 (모스크바) 괘, 괘안타

 

 (덴버) 아빠, 괘안나? 아, 씨  [힘겨운 숨소리]

 

 인나라, 인나라  [도쿄의 힘주는 신음]

 

 [덴버의 속상한 신음]

 

 (도쿄) 아이, 씨  [모스크바의 가쁜 숨소리]

 

 (덴버) 아휴, 아빠

 

 [저마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도쿄) 아이, 씨

 

 [모스크바의 거친 숨소리]

 

 [책상을 쾅 친다]

 

 [답답한 숨소리]

 

 (덴버) 아휴, 씨

 

 아휴, 이 개… 씨

 

 (덴버) 아빠, 아빠!

 

 [멀어지는 발소리]

 

 에이, 진짜, 씨!  [퍽 발길질한다]

 

 [물건들이 와장창 떨어진다]

 

 도덕적인 문제야?  사람 죽으믄 안 된다는 거

 

 아니, 우리 작전에  꼭 필요했던 원칙이었어

 

 네가 그걸 뿌리까지 흔들어 놨다고

 

 (베를린) 그럼 다행이구먼

 

 다행이야

 

 뭐?

 

 (베를린) 그럼  숨기면 되는 거 아니네?

 

 알량한 양심 때문이 아니라믄  아무도 모르게 하면 되디

 

 그러믄 작전에  아무 영향 없을 거 아이야

 

 베를린

 

 (덴버) 아빠!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모스크바의 절망하는 숨소리]

 

 아빠  [덴버의 답답한 신음]

 

 아이 씨, 아빠

 

 내 말 좀 들어라  [덴버의 답답한 신음]

 

 [무거운 효과음]  (모스크바) 니는 내처럼 살지 마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 그건 또 뭔 소리고? 갑자기

 

 [풀벌레 울음]  [숨을 크게 들이켠다]

 

 [한숨 쉬며] 이것도  다 변명이겠지만

 

 변변히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어가

 

 (모스크바) 자식새끼라고는  아들내미 딱 하나 있는데  [덴버의 한숨]

 

 애비 혼자 제대로 키우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

 

 아, 그라믄, 뭐  뭐, 내 제대로 안 컸다는 거가?

 

 (모스크바) 그런 말이 아이고

 

 [모스크바의 착잡한 숨소리]

 

 [한숨 쉬며] 내사, 마  예전에 글러 먹은 팔자지만

 

 니놈의 새끼만큼은

 

 넘들처럼 번듯하게

 

 멀쩡하게 살았으면 했는데

 

 [입소리를 쩝 낸다]

 

 [모스크바의 착잡한 숨소리]

 

 [깊은 한숨]

 

 - 예전에 느그 엄마가…  - (덴버) 아이고, 또, 또

 

 또 이런다, 어?

 

 좀 들어봐라

 

 [모스크바가 숨을 들이켠다]

 

 (모스크바) 느그 엄마란 여자가  우리 버리고 떠나기 전

 

 내 마지막으로 면회 와가  뭔 말 했는지 아나?

 

 결국은

 

 니도 내처럼 똑같이 살 거라더라

 

 (모스크바) 내 그렇게 안 만들라고

 

 발버둥 치면서 살았거든

 

 아빠

 

 부전자전이다

 

 (덴버) 아, 둘이 닮은 게  뭐, 나쁘나, 어?

 

 [입소리를 쩝 낸다]

 

 [담배를 툭 던진다]

 

 맨날 사고 치고

 

 (모스크바) 감방이나 들락거리고

 

 더 이상 내려갈 데도 없는  밑바닥 인생 아이가

 

 그기 다 내 탓인 거 같아가

 

 [가슴을 툭툭 치며]  속이 썩어 문드러진다

 

 [모스크바가 숨을 후 내뱉는다]

 

 마, 됐다

 

 내 한 번도 그래 생각한 적 없다

 

 택수야

 

 [덴버의 손을 탁 잡는다]

 

 (모스크바) 우리 이번 일

 

 잘 한번 해보자

 

 잘 끝내가

 

 우리도 넘들처럼  멀쩡하게 평범하게

 

 그래 딱 한 번만 살아보자, 어이?

 

 어, 어, 알았다, 알았다, 어

 

 (덴버) 아, 마, 오글거린다  하지 마라, 좀, 어?

 

 [울먹인다]

 

 미안타

 

 (덴버) 아빠  [모스크바가 울먹인다]

 

 - (모스크바) 어?  - 우나?

 

 [웃으며] 아이고, 울기는, 인마

 

 [멋쩍은 웃음]  (덴버) 하지 마라, 진짜, 어?  울기만 해봐라, 어?

 

 알았다  [옅은 웃음]

 

 [버튼음이 삐 울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문 열리는 소리]

 

 [놀란 숨소리]

 

 아빠, 아빠!

 

 어때? 이미 엎질러진 물 아니네?

 

 경찰들이 인질들 생사 여부를  확인하려고 들면 어쩔 건데?

 

 기때 가서 방법을 찾아야갔디

 

 그딴 대책 없는 소리가 아니라

 

 난 진짜 계획이 있는지 물었어

 

 (교수) 없다면  원래 계획에 차질을 일으킨

 

 책임을 져야 할 거야  [베를린의 짜증 섞인 숨소리]

 

 그럼 뭐, 어케 하자는 거야?  그 계획이라는 거이

 

 (베를린) 도쿄한테  현장 지휘를 맡길 거이가?

 

 아무래도 다수의 의견은  내 쪽인 거 같은데, 응?  [무거운 효과음]

 

 (리우) 하, 좆 됐다

 

 [리우의 당황한 숨소리]

 

 누가 문을 열고 있어

 

 (베를린) 뭐이?

 

 [리우의 긴장한 숨소리]

 

 (동철) 조폐국 문이 열립니다

 

 [무거운 음악]  [결연한 숨소리]

 

 (무혁) 비무장이요, 인질인가?

 

 제가 나갈게요

 

 (무혁) 전 병력 정문 앞으로

 

 (경찰6) 신원 불상의  중년 남성 1인 확인

 

 투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팀장) 전 대원  경계 태세 유지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

 

 (남한 특공대장) 1조  사정거리 두고

 

 신변 확보를 최우선으로 한다

 

 (북한 특공대장) 작전조  경계 태세 유지하면서리 접근한다

 

 아이, 씨

 

 아이, 씨!

 

 [덴버의 다급한 숨소리]

 

 (덴버) [소리치며] 아빠!

 

 [긴장되는 음악]

 

 (철우) 한 명 더 나옵니다  [모스크바의 힘겨운 신음]

 

 [덴버의 힘겨운 신음]

 

 (덴버) 아빠, 아빠  아빠, 엎드리라

 

 아빠, 얼굴 가려야 된다  [모스크바의 힘겨운 신음]

 

 (철우) 가면을 썼고  무장 상태입니다

 

 (덴버) 얼굴 보여주면  안 된다니까  [모스크바의 힘주는 숨소리]

 

 엎드리라, 좀!

 

 그래, 차라리 잘됐다

 

 니 내랑 같이 가자

 

 [덴버의 난처한 숨소리]  (모스크바) 대신에 그 여자는

 

 아빠가 죽였다고 할 기다, 알았제?

 

 [우진의 긴장한 숨소리]

 

 하, 아빠, 니 미칬나?

 

 일이 이래 됐어도

 

 투항하면 형은 많이 줄여줄 기다

 

 [흐느끼며] 애초에 니를  여 데리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아, 새 인생 살자며!

 

 그래, 내는 니한테  새 인생을 주고 싶었지

 

 (모스크바) [흐느끼며]  살인자를 만들려는 게 아니었다

 

 이 자슥아

 

 아, 내 진짜 안 죽였다고!

 

 [무혁의 가쁜 숨소리]

 

 [서장의 가쁜 숨소리]

 

 (서장) 저놈은 저거  누가 봐도 강도잖아

 

 인질 구해야지!

 

 [긴장되는 음악]

 

 둘 다 강도예요

 

 (서장) 뭐?

 

 (우진) 탈출하려는 인질을  막으려고 했다면

 

 총부터 들이댔겠죠

 

 (무혁) 저격조 대기하라

 

 [철컥]

 

 (나이로비) 교수, 어떡해?

 

 (도쿄) 어떡하긴 뭘 어떡해

 

 가만히 있으면 뭐가 달라져?  내가 갔다 올게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베를린) 혼자 뛰나가서  뭘 할 수 있갔어?

 

 할리우드 영화라도 찍을 거이가?

 

 그럼 저 둘 그냥 저렇게 두자고?

 

 계획이 있어야디, 계획이

 

 안 그런가, 교수?

 

 방법이 있어?

 

 [흥미로운 음악]

 

 [피식 웃는다]

 

 (베를린) 근데 교수가  날 믿어줄지 모르갔어

 

 (모스크바) 이제 와서 이런다고

 

 내가 네 말을 믿을 거 같나?

 

 아, 내 진짜 안 죽였다니까, 어?

 

 (덴버) 아, 그 여자  살아있다, 지금!

 

 [소리치며] 아, 도쿄한테 가서  한번 물어봐라, 진짜!

 

 에이, 씨!

 

 지, 진짜가?

 

 [억울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 (덴버) 어? 이거, 이거…  - (모스크바) 이, 이게 뭐고?

 

 (우진) 너희가  강도인 걸 알고 있다  [모스크바가 놀란다]

 

 지금 저격수 3개 조가  너희를 조준하고 있어

 

 다시 들어갈 수도  탈출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투항해!

 

 [함께 겁먹는다]  (덴버) 아빠!

 

 [인질들의 비명]  (오슬로) 나가!

 

 - (나이로비) 빨리 나와!  - (헬싱키) 움직여!  [도쿄가 재촉한다]

 

 (베를린) 차출된 인원은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거야

 

 (영민) 뭡니까, 이거  이거 처형하려는 거죠?

 

 왜요, 왜요? 경찰하고  협상이 잘 안 된 거예요, 예?

 

 호들갑 떨 거 없어  쓸데없는 행동은 명을 단축한다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그거 하나만 기억하라우

 

 [영민의 겁에 질린 탄성]

 

 (영민) 안 돼, 안 돼

 

 [인질들이 놀란다]  (영민) 안 돼, 안 돼

 

 [영민의 겁에 질린 탄성]

 

 [소란스럽다]

 

 (서장) 저거, 강도들끼리  내분이라도 일어난 건가?

 

 잡아서 물어보면 되겠죠

 

 (무혁) 저 둘만 확보하면  인질극 끝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무전기 조작음]

 

 무기 든 놈 동선 주시하라

 

 제압해서 생포하는 거이  최우선이다

 

 [무전기 작동음]  (철우) 정문에서 누가 또 나옵니다

 

 [다급한 숨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우진의 놀란 신음]

 

 [우진의 놀란 숨소리]

 

 (무전 속 철우) 강도와 인질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무전 속 경찰7)  전원 총기로 무장했습니다

 

 (베를린) 교수, 어때? 내 계획이

 

 (교수) 순발력은 인정하지만

 

 너무 큰 도박이야

 

 인질들이 도망치려고 하면…

 

 인질들은 딴짓거리 못 해

 

 직접 봤거든

 

 (베를린) 쓸데없는 짓을 하믄  어케 되는디

 

 인간이라는 거이 그래

 

 겁을 주면 납작 엎드리다가도  틈만 보이면 물려고 달려들지  [시끌시끌하다]

 

 기런 인간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

 

 공포를 심어주는 수밖에 없어

 

 (베를린) 물론  난 네 숭고한 뜻을 존중해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도쿄가 그걸 따르는 것도 알디

 

 하지만

 

 빛이 있는 곳엔  늘 그림자가 따라다니기 마련이디

 

 내가 그 역할을 맡은 것뿐이야

 

 네가 빛날 수 있게

 

 (우진) 지금 너희는 인질들은 물론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

 

 (우진) 즉각 무기를 버릴 것을  요구한다!

 

 (도쿄) 우린 싸울 생각 없어!

 

 얌전히 다시 들어갈 거니까  당신들이야말로 총 버려!

 

 [긴장되는 음악]  아, 보고만 있을 거야?  뭐라도 해야지!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우진) 섣불리 움직이면  상황이 더 복잡해져요

 

 (서장) 아이, 진짜…

 

 (덴버)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이, 이, 이거부터 써라  빨리, 얼른

 

 이거부터 빨리 쓰라고  얼굴 가려야 된다

 

 이거 빨리, 아, 빨리

 

 [영민의 가쁜 숨소리]

 

 (영민) [속삭이며] 야, 저기까지  100m도 안 될 거 같지?

 

 (박 대리) 국장님  그러다 총 맞아요

 

 [영민의 긴장한 숨소리]

 

 (모스크바) [속삭이며]  봐, 봐, 도쿄  그 여자 살아있다는 게 진짜가?

 

 (도쿄) 살아있다니까  덴버가 누구 죽일 위인은 못 돼

 

 당신 아들이니까  당신이 더 잘 알 거 아니야

 

 (덴버) 죽인 척만 하고  지하에 숨겨 놨다니까  [모스크바가 안도한다]

 

 베를린 전마 때문에 말 못 한 기지

 

 (리우) 야, 그게 무슨 소리야?

 

 (교수) 너 베를린

 

 공포로 통제하겠다는 거

 

 그거 인질들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야?

 

 뭐?

 

 (교수) 워치 영상이 유출되고 나서

 

 멤버들도 네 생각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혹시 의도한 거야?

 

 설마

 

 [피식 웃는다]

 

 (리우) 아까 한 말이 진짜냐고

 

 (덴버) 뭐, 뭐, 어?  또 씨발, 마, 가시나같이

 

 베를린 전마한테  다 일러바치려고?

 

 - (리우) 이 새끼가, 씨  - (도쿄) 지금 이럴 시간 없어

 

 (도쿄) 들어가서 얘기해

 

 [영민의 놀란 숨소리]  (현호) 당신 허튼짓 때문에  또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소?

 

 - (영민) 닥쳐, 이, 씨  - (도쿄) 헬싱키  [헬싱키가 호응한다]

 

 (리우) 알겠으니까, 어?  야, 진짜인지만 말하라니까

 

 (덴버) 마, 일단 드가자고!  징징거릴 시간 없다니까

 

 - (덴버) 이 새끼야  - (리우) 뭐, '징징거려'?

 

 (덴버) 아, 이 쪼다 새끼가, 진짜  [리우의 신음]

 

 (리우와 모스크바)  - 아이 씨, 진짜, 씨  - 야, 야, 느그 와 이라노?

 

 [영민의 다급한 숨소리]  (영민) [소리치며] 움직이지 마  이 새끼들아!

 

 움직이면 쏜다! 움직이지 마!

 

 (무혁) 발포 준비, 발포 준비!

 

 [철컥 장전하는 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영민) 가까이 오지 마! 총 버려!

 

 (도쿄)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총 버려

 

 (영민) 웃기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도쿄) 총 버리라고!

 

 - (모스크바) 야, 야, 조심, 조심  - (영민) 네가 버려!

 

 (영민) 총 버려!

 

 (헬싱키) 아이, 씨

 

 - (영민) 가만있어!  - (무혁) 쏴야 합니다

 

 [우진의 긴장한 숨소리]

 

 (영민) 가만있으라고!

 

 [도쿄의 고민하는 숨소리]

 

 (도쿄) 다들 총 버려

 

 [영민의 위협하는 숨소리]

 

 - (영민) 어서!  - (나이로비) 미쳤어?

 

 - (리우) 야!  - (영민) 그렇지

 

 (영민) 그렇지, 무릎 꿇어

 

 앉아!

 

 [철컥 장전한다]

 

 (무혁) 쏴야 합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놀란 숨소리]

 

 [도쿄의 긴장한 숨소리]

 

 (우진) 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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