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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4

 (교수) 총탄이  뇌나 심장, 대혈관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혔을 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거의 없다고 봐야 돼

 

 하지만 그 외 연부조직이  손상됐을 때

 

 그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배워두는 게 좋아

 

 (교수) 나이로비  만약 덴버가 여기에 총을 맞았어

 

 지금 이 부위에 무슨 주요 장기가  들어있는지 알고 있어야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겠지?

 

 (나이로비) 간!

 

 간 아닌가? 맞지?

 

 그려볼 수 있겠어?

 

 [으스대는 숨을 내쉰다]  내가 또 간호사로 몇 건 뛰었잖아?

 

 (나이로비) 이 정도 짬은 되지

 

 [덴버의 못마땅한 신음]  좀 더 내려봐

 

 (베를린) 야, 거긴, 거기는  맹장 아니믄 소장일 거야

 

 (헬싱키) 그나저나  그 간땡이가 많이 부었다, 야

 

 [함께 크게 웃는다]

 

 (나이로비) G, A, N, 간

 

 [함께 크게 웃는다]

 

 리우, 네가 해볼래?

 

 선생님, 메스 여기 있습니다

 

 아니, 근데 그런 건  도대체 왜 하는 건데?

 

 목숨을 걸어야 되는 일이니까

 

 [헛웃음 치며] 목숨은  그냥 애들 장난 같은데

 

 니 총 맞아도 총알 안 빼준다?

 

 너 같은 초짜가 총알 빼겠다고  헤집게 하느니

 

 (리우) 그냥 두는 게 나아

 

 우리 중에  초짜가 아닌 사람도 있잖아

 

 (나이로비) 대박

 

 너 진짜 의사였어?

 

 아, 의사는 무슨  학교 때려치운 지가 언젠데

 

 아무튼  나는 내가 맡은 일만 할 거니까

 

 병원놀이는  니들끼리 알아서 하든지

 

 [교수가 팔을 탁 잡는다]

 

 (덴버) 아, 새끼 저거  저, 한 대 맞아야겠네, 저거

 

 아휴, 총에 맞아 뒈지든  총알을 빼다 뒈지든

 

 마음대로들 하세요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다가오는 발소리]

 

 [리우가 지친 숨을 내뱉는다]

 

 (리우) 아유, 맛있겠다

 

 [리우의 피곤한 신음]

 

 밥은 먹었니?

 

 (리우) 주세요

 

 뭐 하고 다니냐?

 

 [헛웃음]

 

 이제 제가 좀 보이세요?

 

 (리우) 난 또 안 보이는 줄

 

 뭐, 그냥 지저분한 애들이랑

 

 약도 하고 떡도 치고  거, 지저분하게 놀다가

 

 돈 떨어져서 들어왔어요

 

 [코웃음]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안경을 탁 내려놓는다]

 

 학교에는 얘기해 둘 테니까

 

 복적 신청해라

 

 (리우 모) 목욕물 받아 놓을까요?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잔잔한 음악]

 

 (도쿄) 으리으리하네

 

 저런 집들은 얼마나 해?

 

 (교수) 한 40~50억?

 

 뭐로 돈 벌어서 산 건데?

 

 강도질이라도 한 건가?

 

 북쪽에서는 계급이 세습된다면

 

 (교수) 남쪽에서는  부가 세습된다고 봐야지

 

 궁금하지 않아?

 

 (교수) 돈 많은 집 철부지 막내가

 

 대체 왜 우리 일에 끼게 되었는지?

 

 글쎄…

 

 뭐, 다 각자 사정이 있는 거니까

 

 [타이어 마찰음]

 

 [요란한 배기음]

 

 [기어 조작음]

 

 [타이어 마찰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의 환호성]

 

 [연신 환호성을 지른다]

 

 (리우) 아이, 씨!  한 잔만 좀 하자고!

 

 (도쿄) 한심한 새끼

 

 [도쿄의 거친 숨소리]

 

 [리우의 힘겨운 신음]

 

 (리우) 그러니까

 

 아이고, 이렇게 한심한 새끼를

 

 어? 뭐 하러 다시들 데리러 왔대?

 

 데리러 왔을까?

 

 (도쿄) 너 혹시 우리 계획도

 

 너희 가족한테  떠벌린 건 아니겠지?

 

 아마 그랬다간 너희 가족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웃으며] 아, 이것들 진짜

 

 아니, 내가 어,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다 얘기했지

 

 아유, 씨, 졸라 아쉽다

 

 (리우) [웃으며] 아이고, 아쉽다

 

 [계속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교수) 내가 처음에 얘기했지

 

 우리가 하려는 일은…

 

 애들 장난도 철없는 반항도 아니고

 

 한번 가담하면 죽기 전에는  발 뺄 수 없는 일이라고

 

 아휴, 졸라 뭐라 그러네, 진짜

 

 (교수) 리우, 꼰대처럼 들리겠지만  충고 한마디만 할게

 

 자꾸 도망치면 습관이 돼

 

 언젠가 한 번은 부딪쳐야 될 거야

 

 [총성]

 

 [주제곡]

 

 [총성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놀란 탄성]

 

 (요원1과 동철)  - 대장 동지 큰일 났습니다  - 야, 확인, 확인

 

 (동철) 신원, 신원!

 

 - (요원2) 총 맞습니까?  - (요원3) 조폐국장입니다

 

 [카메라 셔터음]  [시끌벅적하다]

 

 (서장) 총 맞은 거 확인됐어?  누구야?

 

 (동철) 인질입니다  조폐국장 조영민입니다

 

 - (동철) 인질이 총에 맞았습니다  - (우진) 안 돼!

 

 (동철) 다시 한번 말합니다  인질이 총에 맞았습니다

 

 (덴버) 아, 그러니까  왜 나대고 지랄이고, 이게, 씨!

 

 - 마, 니, 괘안나, 괘안나?  - (모스크바) 야, 야, 야, 봐라

 

 (덴버) [소리치며] 리우야!  니 좀 거들어라, 어?

 

 [리우의 겁에 질린 숨소리]

 

 (도쿄) 리우, 정신 차려!

 

 [리우의 떨리는 신음]

 

 [리우의 다급한 숨소리]

 

 (무혁) 피격 부위로 봤을 때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겁니다

 

 (서장) 당연히 그래야지!  저 양반 죽기라도 해봐

 

 우리 전부 좆 되는 거야, 지금

 

 (헬싱키) 야, 야, 여기 놔라

 

 - (헬싱키) 야, 야, 야!  - (모스크바) 조심해, 조심해

 

 (헬싱키) 여기 눕혀  여기, 여기, 여기  [리우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을 뱉는다]

 

 [고통스러운 신음]

 

 (모스크바) 구급상자  구급상자 갖고 온나! 구급상자!

 

 (나이로비) 여기, 여기!

 

 [구급 가방 지퍼를 직 연다]

 

 [고통스러운 신음]  (모스크바) 초, 총알이

 

 깊게 박힌 거 같은데

 

 응급처치 갖고는 안 되겠어  수술해야겠는데?

 

 마, 마! 정신 차리라, 어?

 

 - (모스크바) 정신 차리라  - 니 뒈지면 안 된다, 여기서, 어

 

 (나이로비) 뭐?

 

 (영민) 전화 좀…

 

 [울먹이며] 전화 좀!

 

 우리 와이프…

 

 [떨리는 숨소리]

 

 (나이로비) 야, 주둥아리 닥쳐, 씨  피가 더 나잖아!

 

 가만있어라, 야, 리우야!

 

 (모스크바) 어찌 좀 해봐라  야, 야, 가만있어라

 

 (덴버) 아, 피 많이 나는데, 이거?

 

 (도쿄) 리우!  [리우가 구역질을 한다]

 

 (모스크바) 야, 야, 좀, 리우야!  여기로 와보라고!

 

 [힘겨운 숨소리]  (모스크바) 리우!

 

 [통화 연결음]

 

 [전화벨이 울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달칵 드는 소리]

 

 결국…

 

 저질러 버렸어

 

 [초조한 숨소리]

 

 국장 상태는 어때?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아직 죽진 않았어

 

 [안도하는 한숨]

 

 당신이 말한 대화가 이런 거였나?

 

 먼저 돌발상황을 만든 건 그쪽이야

 

 강도들끼리  내분이라도 벌어진 건가?

 

 우리는 최대한  안전하게 대처하고 있었어

 

 인질을…

 

 인질을 쏜 건 너희들이지

 

 (우진)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시간이 별로 없어

 

 그쪽도 누가 죽는 걸  원하지 않잖아

 

 좀 솔직해지는 게 어때?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경찰이 인질을 죽인 게 되면

 

 곤란해지는 건 어느 쪽일까?

 

 양쪽 다겠지

 

 언론이 이걸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수습할 생각이신가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최선이야

 

 들어줄 수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그럼…

 

 의료진을 들여보내 줘

 

 (우진) 일단 살려야지

 

 10분 후, 다시 연락하지

 

 [통화 종료음]

 

 [우진의 분노에 찬 탄성]

 

 [우진의 성난 숨소리]

 

 [우진이 출입구 천을 확 젖힌다]  [한숨]

 

 [시끌벅적하다]  [우진의 한숨]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이 울린다]

 

 [라이터 부싯돌이 연신 헛돈다]

 

 [라이터 뚜껑을 딸깍 연다]

 

 [라이터 뚜껑을 탁 닫는다]

 

 [우진이 연기를 후 내뱉는다]

 

 미안합니다, 내 판단 착오였소

 

 결정은 내가 했는걸요

 

 놈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의료진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연기를 후 뱉는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자책할 때가 아닙니다

 

 [우진이 숨을 후 뱉는다]

 

 어쩌면…

 

 이건 둘도 없는 기회요

 

 내래 의료진이랑 같이 들어가갔소

 

 [긴박한 음악]

 

 (베를린) 놈들한테  놀아나서는 안 돼!

 

 지금 상황에 외부인을 들였다가  무슨 개수작 부릴 줄 알고 그러네

 

 인질을 죽게 놔둘 수는 없어

 

 그거 한 방 맞고 죽을 거믄  벌써 난 뒈졌어

 

 그 아새끼래 지금 지 아내랑  통화하게 해 달라고 난리야

 

 아주 쌩쌩하다고

 

 (베를린) 그리고 죽어도 어차피  경찰이 죽인 거이고

 

 우리가 손해 볼 거 없디 않아?

 

 차라리 이렇게 된 거  그냥 편히 죽게 놔두고

 

 언론에 장난질을 하는 건 어때?

 

 '경찰이 무력 진압의  빌미를 만들려고'

 

 '의도적으로 인질을 죽였다'

 

 착각하지 마, 베를린

 

 (교수) 너에 대한 처벌은  잠시 미뤄진 거뿐이야

 

 지금 이 상황도

 

 네가 인질 하나를 처형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야

 

 더 이상 희생자가 생기는 일은

 

 절대로…

 

 절대로 용납 못 해

 

 어쨌든, 교수

 

 난 분명하게 경고했어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통화 종료음]  [입소리를 쯧 낸다]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국장이 수술 전에  와이프랑 통화를 하고 싶어 해

 

 전화 갈 거야

 

 허락한다는 뜻이야?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1시간 후 최소한의 의료진과

 

 장비만 투입해

 

 (우진) 알겠어  [통화 종료음]

 

 정말 괜찮을까?

 

 (우진) 지금껏 놈들은 늘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었어요

 

 마치 모든 걸 계획해 둔 것처럼

 

 조폐국장이 총에 맞는 것만  빼고 말이에요

 

 (우진) 이 변수를  우리 걸로 만들어야 돼요

 

 안 들키고  의료진에 숨어서 들어간다 치자고

 

 (서장)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 중일 텐데

 

 차 대위 혼자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철우) 장비 준비됐습니다

 

 (우진) 이걸  언제 다 준비한 거예요?

 

 (무혁) 우리 군은

 

 작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걸로 뭘…

 

 서장님께서 발언하신 대로

 

 (무혁) 놈들은 의료진에  신경이 쏠려 있을 겁니다

 

 그 사이 놈들의 방식을 역이용해

 

 특작대가 침투합니다

 

 (우진) 한마디로

 

 양동 작전이에요

 

 [영민의 힘겨운 숨소리]

 

 (베를린) 국장 동지 명줄이 기네?

 

 의료진 들어올 거이니까네

 

 이 아새끼래  전시관으로 갖다 놓으라우

 

 (헬싱키) 야, 빨리빨리 움직이라!

 

 [인질들의 놀란 신음]

 

 (헬싱키) 자, 각자 위치로  빨리 가라!

 

 빨리빨리 가라!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앤) 저 사람, 죽, 죽는 거예요?

 

 (현호) 혼자 도망가갔다고  날뛰다가 총에 맞았어

 

 - (교사) 저놈들이 쏜 거예요?  - (박 대리) 그게, 경찰 총에…

 

 (헬싱키) 자, 각자 위치로  빨리빨리 움직이라

 

 (모스크바) 상태가 안 좋은데  우짤라꼬 이래 놨노!

 

 고마, 이게 최선이었다

 

 [한숨]

 

 (모스크바) 교수는 아직 모르제?  이 여자 살아있다는 거?

 

 아, 베를린 저 새끼 땜에

 

 (덴버) 어쨌든 전마가  대빵인 이상에는 교수가 뭐라 해도

 

 씨알도 안 먹힐 거 같더라고

 

 아이고야, 이 우야노, 이…

 

 보소, 이…  [문이 탁 열린다]

 

 - 뭐야?  - (덴버) 아이, 씨…

 

 뭐야, 진짜 살아있었어?

 

 [힘겨운 숨소리]

 

 (모스크바) 아이고야

 

 [미선의 아파하는 숨소리]

 

 [구역질]

 

 - 왜 그래?  - (덴버) 그리 심하나?

 

 이거 빨리 수술 안 하면 그…

 

 다리 못 쓰게 될 수도 있어

 

 (덴버) 뭐라고?

 

 그럼 네가 해

 

 (덴버) 아, 맞네

 

 그라고 마침 의사들도 들어온다며

 

 (덴버) 수술 도구는  내가 어떻게든 빼내볼게

 

 - (모스크바) 그래!  - 부탁할게

 

 (리우) 아니

 

 베, 베를린이 알면, 어?  뒷감당은 어쩌고?

 

 (리우) 아무리 네 부탁이어도  이거 나 못 해

 

 리우…

 

 내가 비밀은 지켜줄게

 

 (리우) 나도 골치 아픈 거는  싫으니까

 

 - (도쿄) 리우!  - (덴버) 아, 저 좆밥 새끼, 저거

 

 놔둬라! 저 쪼다 새끼 대신에

 

 내가 할게

 

 니가 하긴 뭘 하노?

 

 (모스크바) 자 말 못 들었나?

 

 잘못되면 다리를  못 쓰게 될 수도 있다 안 카나?

 

 수술이 장난인 줄 아나?

 

 어찌 되든 한번 해볼게!

 

 내가 쐈으니까…

 

 책임도 내가 질 끼다

 

 아이고

 

 근데…

 

 (덴버) 어?

 

 의, 의사들 들어온다는 거

 

 [힘겨운 숨소리]  뭐예요?

 

 아, 그게…

 

 경찰이 실수로 인질 하나를 쐈어

 

 누구?

 

 (미선) 설마…

 

 영민 씨?

 

 아, 마, 니보다 멀쩡하니까  니 걱정할 거 없다

 

 (도쿄) 곧 의료진이 도착할 거야

 

 아빠

 

 우리 다시 올 때까지만  좀만 잘 봐도, 알았제?

 

 알았다, 어여 갔다 온나

 

 [미선의 다급한 신음]

 

 (덴버) 와? 어디 불편하나?

 

 - (덴버) 응?  - (미선) 이거…

 

 영민 씨한테

 

 전해주세요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뭔데? 이게

 

 그 사람도 저도

 

 [힘겨운 숨소리]

 

 마지막일지…

 

 모르잖아요

 

 [덴버의 한숨]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덴버가 한숨을 푹 쉰다]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무혁) 구내식당 조리실로  이어지는 지하 환풍구가 있어

 

 구조상 침투에 시간이 좀 걸리디만

 

 CCTV 안 잡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위험하지만 해볼 만합니다

 

 (철우) 들어가서  인질들 속에 섞이기만 하면…

 

 (서장) 의료진 도착했어

 

 (우진) 들으셨겠지만

 

 여기 차무혁 대위가 의료진으로  위장해서 들어갈 겁니다

 

 아, 예

 

 (무혁) 기본적인 용어나 지식은  알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조 역할로 대해주시면 됩니다

 

 (우진) 수술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상태에 따라  최소 30분에서 길면은…

 

 수술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어주세요

 

 조영민 국장 아내분은?

 

 밖에 대기 중입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덴버의 옅은 한숨]

 

 (덴버) 아, 뭐지? 이거, 어?

 

 (도쿄) 뭔데?

 

 (덴버) 아, 저 여자

 

 따지고 보면 국장 때문에  지 죽을 뻔한 거 아이가

 

 (덴버) [쪽지를 부스럭대며]  근데 이 봐 봐

 

 아, 지가 미안하다  막 이라고 있잖아, 지금

 

 너 저 여자한테 딴맘 있어?

 

 어?

 

 (덴버) 니 미칬나, 아니…

 

 내 대가리로는 이거 도저히  이해가 안 돼 가지고

 

 이해할 필요가 있나?

 

 응?

 

 [문이 철컥 열린다]

 

 그러네

 

 [문이 철컥 닫힌다]

 

 [고통스러운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영민의 고통스러운 숨소리]

 

 [도쿄의 한숨]

 

 아까 상황은 미안하게 됐어

 

 [헬싱키가 픽 웃는다]

 

 뭐, 다 그런 거 아이겠니

 

 [멋쩍게 웃으며] 일없다, 야

 

 (영민) 꺼져, 씨, 살인마 새끼야

 

 (덴버) [중얼대며] 씨발, 미칬나

 

 [못마땅한 숨을 내쉰다]

 

 (베를린) 조폐국의 영웅  조영민 국장님 아내분과

 

 전화 연결 준비됐습니다

 

 [영민의 다급한 신음]

 

 (베를린) 자, 이거 맞디

 

 야, 기래도 죽음을 앞에 두니까  조강지처는 생각이 나나 보디, 응?

 

 [씩씩댄다]

 

 비밀번호가 뭐이가?

 

 [머뭇대는 숨소리]

 

 1234

 

 [베를린이 크게 웃는다]

 

 (베를린) 야, 이거 바람피우는 거  안 들킨 게 용하다야

 

 [웃음]

 

 그렇디 않아?

 

 [어색하게 웃으며] 어, 그라니까

 

 자, 1, 2, 3, 4

 

 기래, 뭐라고 저장돼 있네?

 

 내 사랑

 

 (베를린) [또박또박하게] 내 사랑

 

 [영민의 떨리는 숨소리]

 

 어이, 사랑꾼 동무  [영민이 힘겹게 답한다]

 

 다시 한번 줄타기 하믄

 

 수술받기도 전에 죽게 될 거이야

 

 [호응하는 절박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베를린이 목을 가다듬는다]  [절박한 숨소리]

 

 (영민 처) 여보세요?

 

 [절박한 숨소리]

 

 여보

 

 [키보드를 두드린다]

 

 (영민) [흐느끼며] 나야

 

 (영민 처) 여보

 

 경찰들이 그러는데

 

 다쳤다며

 

 (영민 처) 몸은 괜찮아?

 

 [울먹인다]

 

 당신 목소리 들으니까

 

 [흐느낀다]

 

 진짜 살 거 같아

 

 [흐느끼며] 애들 옆에 있지?

 

 [울먹인다]

 

 (영민) 나 죽으면…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고

 

 자기도

 

 (영민) [흐느끼며] 사랑한다

 

 [카메라 셔터음이 울린다]

 

 (우진) 차 대위가  의료진과 함께 들어가서

 

 내부 상황을 전달할 겁니다

 

 (무혁) 놈들이  수술에 신경 쓰는 사이

 

 우리 소수 정예 요원들이  들어갈 겁니다

 

 침투한 요원들이  빠르게 적의 수뇌부를 무력화하고

 

 인질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즉시

 

 안팎으로 동시다발적인  소탕 작전을 벌이는 겁니다

 

 다 좋은데  어떻게 내부 상황을 전할 거야?

 

 분명 몸수색도 빡세게 할 텐데

 

 (우진) 무선 송출 기능이 있는  안경형 카메라예요

 

 [탁탁 작동시킨다]

 

 [카메라 작동음]

 

 (도쿄)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또 누가 총에 맞는 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뭘 봐?

 

 다들 가면 써

 

 빈총이지만 잘 들고 있고

 

 혹시 삐진 거 아니지?

 

 아까는 자기도 알다시피  상황이 좀 그랬잖아

 

 일없어

 

 사기꾼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

 

 [CCTV 작동음]

 

 [CCTV 작동음]

 

 무슨 걱정이라도 있네?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연신 카메라 셔터음이 울린다]

 

 (리우) 아니, 경찰 놈들이 또 무슨  개수작 부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

 

 기런 일을 대비해서  널 여기 팀에 넣어둔 거야

 

 (베를린) 기러니까 잘 지켜보라우

 

 응, 그, 그, 그래야지

 

 그래야디

 

 [CCTV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철컥 닫힌다]

 

 (도쿄) 물건들은  검색대 위로 올리고

 

 양팔 벌리고 세 보 앞으로 나와

 

 (TV 속 기자) 조폐국 현장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방금 저희 촬영팀의  망원 카메라를 통해

 

 의료진들이 조폐국으로  들어간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상황이 긴박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이에 대해 아직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상을 입은 것이  인질 중 하나가 아닌지

 

 그렇다면 강도들이 인질들에게

 

 위해를 가한 건 아닌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교수) 저 중에 경찰이 섞여 있어

 

 거보라우, 내 뭐라 그랬어?

 

 어떤 놈이네?

 

 (교수) 저 안경 쓰고 키 큰 남자

 

 분명히 TF에서 봤던 얼굴이야

 

 [CCTV 작동음]

 

 썩어질 아새끼들

 

 지들 실수로 다친 인질 치료하라  편의를 봐줬더니

 

 이렇게 통수를 쳐?

 

 이거 지금이라도  당장 파투 내야 되는 거 아니야?

 

 (베를린) 와? 오히려 경찰까지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니니?

 

 잘 들어  그냥 내부 상황을 파악하려고

 

 이 정도 도박을 하지 않을 거야

 

 (교수) 놈들의 꿍꿍이가 뭔지  알아내야 돼

 

 (나이로비) 개인 물품은  나갈 때까지 맡아줄게

 

 이의 없지?

 

 (베를린) 있어 보라우

 

 할 거면 제대로 해야디

 

 [전동 드릴 작동음]

 

 [무거운 음악]  (나이로비) 다들 원위치

 

 손 양옆으로 들고 뒤로 돌아

 

 [금속 탐지기 작동음]

 

 [옅은 한숨]

 

 [금속 감지음]

 

 [깨닫는 신음]

 

 (나이로비) 들어가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안도하는 한숨]

 

 [무전기 작동음]

 

 (우진) 입구 통과했어요

 

 로비에 가면을 쓴 무리들이  도열해 있는데

 

 숫자로 봐서는 인질들이  제법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진입하겠습니다

 

 [문이 철컥 닫힌다]

 

 경찰을  이렇게 들여보내도 되는 거야?

 

 교수는 뭐래?

 

 벌집을 만들라던데?

 

 뭐?

 

 재미없었네?

 

 [나이로비의 헛웃음]

 

 쓸데없이 구라에 혼을 담네?

 

 업종 변경하게?

 

 설사 저것들 죄다 특작대라도  정면 승부는 못 할 거이야

 

 그러니까니 뭔 생각으로  기어들어 왔는지

 

 한번 흔들어 볼 셈이야

 

 [영민의 옅은 신음]

 

 [옅은 신음]

 

 (의사) 포셉 좀 줘봐요  한 큐에 빼게

 

 (의사) 포…

 

 (의사) 아, 그 집게 좀

 

 [철컥 장전한다]

 

 [무거운 음악]

 

 (베를린) 어드래  우리 국장 동지 살릴 수 있갔어?

 

 (의사) 그, 총알이  대흉근 쪽에 박혀있긴 한데

 

 다행히 급소는 피했습니다

 

 (베를린) 얼마나 걸릴 것 같네?

 

 (의사) 저기 한 2시간 정도면…

 

 (베를린) 1시간 안에 끝내라

 

 (의사) [작은 목소리로]  아, 예

 

 (서장) 저놈이 교수 아니야?

 

 (동철) 아니요, 평안도 억양에  어투도 확연히 다릅니다

 

 아마 진짜 교수는  저기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겠죠

 

 (의사) 메스!

 

 [작은 목소리로] 아무거나

 

 (베를린) 잠깐

 

 이렇게 떨어서야 어디  제대로 수술 할 수 있갔어? 응?

 

 비켜보라우

 

 그쪽이 해야갔구먼  동무만 안 떠는 것 같으니

 

 [철컥 장전한다]

 

 [사람들이 동요한다]

 

 (베를린) 보아하니  꽤나 강심장이구먼

 

 안 무섭네?

 

 보통 이렇게 겨누기만 해도  움찔대기 마련인데

 

 (무혁) 내래 신경이 무딘 편이라

 

 (베를린) 문화어  억양이 있구먼기래

 

 평안도 출신  남자 간호사가 있단 소리는

 

 내래 처음 듣는데  [철컥 장전한다]

 

 너 뭐야?

 

 - (우진) 들킨 거 같아요  - (서장) 뭐?

 

 이거 어떡해?

 

 (무혁) 사실

 

 내래 경찰이오

 

 (베를린) 뭐?  [일제히 총을 장전한다]

 

 (무혁) 여기 의료진들의  안전을 위해 입회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속인 건 미안하디만  당국의 입장 탓에

 

 민간인들만 들여보낼 수는 없었소

 

 저, 저렇게 되면 저거  나가리 아니야? 저거?

 

 오히려 차무혁 대위가  초강수를 띄운 거예요

 

 (우진) 차 대위 역할은 어디까지나

 

 양동 작전을  눈치 못 채게 하는 거니까

 

 (리우) 새끼, 정체를 실토했네

 

 하긴 베를린이 무섭기는 해?

 

 (교수) 안심하긴 일러

 

 TF에서 본 바로는 일반 경찰은

 

 아닌 게 분명하니까

 

 (우진) 결국 강도들의 관심은

 

 차 대위한테만 집중될 거예요

 

 (무전 속 우진) 잠입조  예정대로 식당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탁탁]

 

 (베를린) 민간인 보호?

 

 그 말을 믿으라고?

 

 의료진들만 들여보냈다가  그들마저 인질이 되믄

 

 당국에서도 난감해지지 않갔소?

 

 (베를린) 기래서?  거 혼자 맨 몸뚱아리로 들어와서

 

 뭘 할 수 있갔네?

 

 만에 하나 인질이 될 경우

 

 섞여 들라는 지시였소

 

 [철컥 장전한다]

 

 (베를린) 기럴듯하구만기래

 

 뭐, 그럼 좋아

 

 우리 국장 동지부터 살려야갔디

 

 덴버, 이 아새끼래  네가 감시하라우

 

 (덴버) 어, 알았다, 어

 

 어이, 경찰, 물러서! 물러서!

 

 [옅은 숨소리]

 

 [키보드 조작음]

 

 [레이더 작동음]

 

 [긴장한 숨소리]

 

 [무전기 조작음]

 

 (철우) 목표 지점에 곧 도착합니다

 

 계속 전진해요

 

 [영민의 옅은 신음]

 

 [도쿄의 말리는 숨소리]  [덴버의 답답한 숨소리]

 

 (덴버) 아이  뭐 이리 오래 걸리노? 이거

 

 (미선) 그 덴버라는 사람이

 

 아들이에요?

 

 (모스크바) 가가…

 

 그리 나쁜 놈은 아니오

 

 애비를 잘못 만난 것뿐이라

 

 그러니

 

 원망하고프믄

 

 내를 원망하소

 

 괜찮아요

 

 제가 쏘라고 한걸요

 

 [한숨]

 

 [음산한 음악]

 

 [CCTV 작동음]

 

 [의아한 숨소리]

 

 다 살펴봐도 별 이상 없는데?

 

 (리우) 진짜 저놈이 한 얘기가  맞는 거 아니야?

 

 뭔가 걸리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

 

 (리우) 저기, 있잖아, 교수

 

 그, 만약에

 

 그러니까 베를린이  인질을 처형 안 했으면

 

 아니

 

 인질이 살아만 있었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겠지?

 

 아마 그랬겠지

 

 그런데 그건 왜?

 

 아, 아, 아니야

 

 [무거운 음악]

 

 [무전기 작동음]

 

 도착했습니다  돌입 준비하겠습니다

 

 [전동 드릴 작동음]

 

 (의사)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덴버) 아, 맞나?

 

 (베를린) 동무는  원하면 여기 남아도 좋소

 

 정리되는 대로 바로 나가갔소

 

 (덴버) 그라믄 이제 뭐 다 끝났제?

 

 어, 그라믄 이제 정리는  내가 도와줄게

 

 [우당탕]  (덴버) 아이고, 아이고

 

 (덴버) 아이고, 미안합니다

 

 [덴버의 어색한 웃음]

 

 달라졌어

 

 (리우) 뭐가?

 

 (교수) 저 안경에  뭔가 심어져 있을 가능성 있어?

 

 (리우) 도청기나 카메라까지도  충분히 가능하지

 

 실시간으로 내부 상황을

 

 전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면

 

 양동 작전이야

 

 (덴버) 아, 거, 미안합니다

 

 [덴버의 옅은 웃음]

 

 [의사가 수술 도구를 달그락댄다]

 

 (서장) 강도 중에 하나가  먼저 나갔는데

 

 혹시 눈치챈 거 아니겠지?

 

 설사 그렇더라도 이미 늦었어요

 

 [무전기 작동음]  시간 됐어요

 

 (철우) 돌입하겠습니다

 

 (교수) 경찰이 우리 시선을  분산시키는 사이

 

 어디선가 다른 놈들이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을 거야

 

 (리우) 아, 그럴 리가  CCTV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교수) 우리가 모르는  루트가 있을 수 있어

 

 그럼 어떡해!

 

 침착하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도쿄) 나와

 

 따라와

 

 (베를린) 뭘 기케 놀라네?

 

 [흥미로운 음악]  아, 이거?

 

 기분 전환 좀 해봤는데

 

 어드래?

 

 자, 수고한 의료진에게

 

 일동 박수!

 

 [인질들이 손뼉을 친다]

 

 [무거운 효과음]

 

 (우진) 틀렸어

 

 [무전기 작동음]

 

 진입하면 안 돼요, 퇴각해요

 

 네? 이미 침투 완료했습니다

 

 (우진) 놈들이 가면을 바꿔 썼어요  들어가면 바로 들킬 거라고요!

 

 (무혁) [소리치며] 작전 중지!

 

 작전 중지!

 

 (우진) 다시 나와요, 당장!

 

 알겠습니다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우진) 양동 작전인 게  탄로 났으니

 

 놈들이 이 잡듯이 뒤질 거예요  서둘러요, 어서!

 

 [놀란 숨소리]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교수) 어떻게 됐어?

 

 들어올 수 있을 만한  뒷구멍 다 체크했고

 

 아, 깨끗해

 

 잘했어, 그리고 목마는?

 

 잘 포장해서 돌려보냈지

 

 잘했어!

 

 [흥미로운 음악]  (도쿄) 양동 작전을 간파한 교수는

 

 바로 역습에 나섰다

 

 (교수) 자, 상황이 고착화되면  놈들은 어느 시점에선가

 

 몰래 숨어들려 할 거야

 

 조폐국 안으로  마치 트로이목마처럼

 

 아, 그거, 어?  내 안다, 내 안다, 이거, 이거

 

 브래드 피트! 이거

 

 그거 나도 봤다

 

 (리우) 에휴, 무식한 새끼들

 

 (덴버와 오슬로) 뭐?

 

 색출해서  쫓아내면 되는 거 아니야?

 

 그래야지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만족할 수는 없지

 

 그럼?

 

 그 경찰 아새끼들을  인질로 잡아두는 건 어드래?

 

 아니, 우린 그 점을 역이용할 거야

 

 그 시점부터 작전의 성패는…

 

 리우, 너한테 달렸어

 

 (리우) 응?

 

 [단말기 조작음]

 

 "완료"

 

 (교수) 교수는 단지  적을 막아내는 것뿐 아니라

 

 거꾸로 적진에  비수를 꽂을 방법까지

 

 계산해 낸 것이다

 

 [무혁의 거친 숨소리]

 

 [숨을 몰아쉬며] 언제  우리 작전을 알아챈 걸까요?

 

 내가 경찰인 걸 밝혔을 때?  아니면 그 전부터?

 

 교수란 놈

 

 (서장) 아무리 머리가  비상하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저도 모르겠어요

 

 분명한 건

 

 [어두운 효과음]

 

 (우진) 교수는 머리 꼭대기 위에서  우릴 데리고 놀고 있었다는 거예요

 

 (도쿄) 하지만  경감이 그걸 깨달은 건

 

 이미 교수가  게임을 장악한 뒤였다

 

 (헬싱키) 자, 다들 들어가라!

 

 빨리빨리 움직이라

 

 빨리빨리 움직여

 

 (도쿄) 그리고 우리도 늦기 전에  더 중요한 일을 해결해야만 했다

 

 (오슬로) 아, 근데

 

 핸드폰 꺼버리면  다 소용없는 거 아니니?

 

 아, 그 핸드폰 못 꺼

 

 (오슬로) 어?

 

 그러니까 전원을 꺼도  끈 것처럼 보일 뿐

 

 죽지 않는 좀비 상태라 이 말이야

 

 그 경찰 놈이 떠드는 거  뭐, 통화하는 거

 

 카메라에 비추는 것까지  다 딸 수 있다는 얘기지

 

 (오슬로) [웃으며] 오, 이야  제법이다야

 

 [함께 웃는다]

 

 (리우) 아이, 참

 

 (베를린) 그 표정은 뭐이가?

 

 숙제 안 하고 딴짓이라도 했네?

 

 [어두운 음악]  [미선의 힘겨운 숨소리]

 

 [놀란 신음]

 

 (도쿄) 일단 마취는 된 것 같아

 

 [덴버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한 숨을 내뱉는다]

 

 (덴버) 아이, 씨발, 이거  손이 와 이리 떨리노, 이거, 어?

 

 아, 아빠, 아빠  이거 피, 이거 피

 

 아, 피 좀 잘 닦아봐라, 좀!

 

 (모스크바) 지금 닦고 있다!  근데…

 

 이 피가 안 멈춰가 이거 우짜노?

 

 아, 좀 해봐라, 좀!

 

 (덴버) 아, 있어 봐라, 좀! 씨…

 

 (도쿄) 아, 이대로는 안 되겠어

 

 (덴버) 어?

 

 - 나 가서 리우 데리고 올게  - (덴버) 리, 리우?

 

 리우 그 새끼가

 

 하겠나? 이거

 

 내가 멱살을 잡아서라도  데려올 테니까

 

 그 피나 좀 어떻게 해봐

 

 (모스크바) 알았다  내 우째 해볼게

 

 (덴버) 아, 피…

 

 피가 진짜 왜 안 멈추지?

 

 (모스크바) 멈추겠제  야, 야, 조심해라, 조심

 

 [미선의 옅은 신음]

 

 [덴버의 놀란 숨소리]

 

 (미선) 영민 씨 수술은

 

 어떻게 됐어요?

 

 아, 니 정신이 좀 드나?

 

 영민 씨는요?

 

 [덴버의 한숨]

 

 뭐, 수술은 마, 잘됐다

 

 (덴버) 의사 말로는  금방 회복할 기라드라

 

 걱정 안 해도 된다, 니는

 

 다행이다

 

 [덴버의 한숨]  (미선) 저는…

 

 죽겠죠?

 

 아, 그건 또 뭔 소리고? 씨…

 

 [덴버의 한숨]  (모스크바) 아, 지금 도쿄가

 

 수술할 줄 아는 아  데리러 갔으니까

 

 쪼매만 견뎌보소, 어?

 

 (덴버) 그래

 

 [도쿄의 놀란 비명]

 

 (도쿄) 야, 뭐 하는 거야? 놔!

 

 이, 씨! 뭐 하는 거야  [베를린의 진정시키는 신음]

 

 마침 리우랑  진지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베를린) 이라믄 이야기가  더 쉬워질 것 같구먼기래, 응?

 

 - 뭐라고?  - (베를린) 뭐갔어?

 

 너랑 리우는 알고  나만 모르는 거이

 

 우리 도쿄가  또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걸까?  [리우의 거친 숨소리]

 

 생트집 잡지 마

 

 이제 인질들 가지고  협박하는 걸로 부족해진 모양이지?

 

 뭐, 니가 순순히 말할 거란  기대는 없었어

 

 하지만 리우는  말해두디 않갔어, 응?

 

 널 경찰에 넘기겠다고  협박을 하믄 말이야

 

 [리우의 분노에 찬 숨소리]

 

 자꾸 분탕질 치는 동요 분자를  기냥 놔둘 수는 없디 않아, 어?

 

 이대로 묶어서  조폐국에 내다 버리면 돼

 

 그럼 경찰이 알아서 처리하갔디

 

 (도쿄) [비웃으며] 그거 재밌겠네

 

 근데 네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내가 경찰한테  다 불어버리면 어쩌려고

 

 (베를린) 기럴까? 넌 말 못 해

 

 너가 여기 들어온 건  돈 때문이 아니디 않아?

 

 넌 무슨 일이 있어도  교수의 작전이 성공하길 바라

 

 네가 잡히는 한이 있어도

 

 [성난 숨소리]

 

 (리우)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건 뭐, 나중에 직접 들으라우

 

 (베를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내가 도쿄를

 

 경찰에 넘기겠다는 거이  진심이라는 거디

 

 [분노에 찬 숨소리]

 

 [만류하는 숨소리]

 

 쪼, 쪽지는 전해줬어요?

 

 (덴버) 뭐…  [덴버의 한숨]

 

 쩝, 뭐, 전해줬다

 

 영민 씨가 뭐래요?

 

 아… 아, 그, 그기…

 

 [난감한 숨소리]

 

 (덴버) 아, 마  질질 짜면서 마, 다행이라고

 

 또, 뭐, 사, 사랑한다고

 

 그리고요?

 

 뭐, 여기서 나가면

 

 죽을 때까지 그냥 잘하겠다나  뭐, 어쩌겠다나, 마

 

 마, 그랍디다  [착잡한 숨소리]

 

 [숨을 깊게 내뱉는다]

 

 [카드 인식음]

 

 [문이 덜컥 열린다]

 

 (덴버와 모스크바)  - 어, 도쿄 왔나?  - 이제 왔는갑다, 야, 빨리 와라

 

 [불안한 음악]  [놀란 숨소리]

 

 아, 씨발 거, 씨

 

 (덴버) 씨발  [모스크바가 총을 탁 집어 든다]

 

 (베를린) 우리는 제법  죽이 잘 맞는 줄 알았는데

 

 쯧, 실망이네

 

 [겁에 질린 신음]

 

 (베를린) 야, 결국 내래  손수 처리해야 되는 거가, 어?

 

 [힘주는 신음]

 

 아휴, 씨…

 

 (리우) 베를린 말이 사실이야?  돈 때문이 아니라는 거?

 

 [힘주는 숨소리]

 

 아니, 네가 잡히더라도  작전 성공이 우선이라니

 

 도대체 왜?

 

 [리우의 힘주는 신음]

 

 너 진짜…

 

 교수 좋아하냐?

 

 [한숨]

 

 너는 이런 상황에서까지…

 

 너 같은 어린애가 뭘 알겠냐?

 

 (리우) 아유!

 

 [덴버의 긴장한 숨소리]

 

 [겁에 질린 신음]

 

 [미선의 겁에 질린 신음]

 

 (모스크바) 야, 야

 

 [미선이 흐느낀다]

 

 고마해라

 

 이 여자가 살아있으믄  공포가 작동을 안 해

 

 [미선의 놀란 신음]  (베를린) 죽인다고 엄포를 해 놓고

 

 꽝포 친 걸 알면 인질들이  우리 말을 귓등으로나 듣갔어?

 

 [미선의 겁먹은 신음]

 

 (덴버) 아이, 씨

 

 - (모스크바) 베를린!  - 아, 씨발 거, 씨…

 

 [덴버가 숨을 후 내뱉는다]

 

 (덴버) 니 내를 쏘믄  니는 무사할 것 같나?

 

 난 저 여자를 쏠 거야

 

 (베를린) 니가 비키기만 하면 돼

 

 뭐라고?

 

 내 잘 안 들리는데?

 

 (덴버) 어?  [덴버의 웃음]

 

 셋을 세갔어

 

 [작은 목소리로] 하나

 

 씨, 교수가 알믄  니 가만 안 있을 긴데?  [미선의 겁에 질린 숨소리]

 

 (베를린) 아, 이거 궁금하네  대체 와 이라는 거야?

 

 그새 무슨 특별한 감정이라도  생긴 거이야?

 

 [웃음]

 

 (덴버) 내가 쪽팔려서 그라지  이 여자한테, 어?

 

 야, 둘!

 

 (모스크바) 야, 야, 야, 왜 이래!

 

 - 셋  - 베를린 안 돼!

 

 (나이로비) 거기까지

 

 (도쿄) 총 버려, 오슬로 너도

 

 아이, 씨!

 

 진짜 나만 쏙 빼돌리고 이럴래?

 

 [거친 숨소리]

 

 (덴버) 어? 그, 그, 그거는…

 

 어? 잠깐만…

 

 내가 한 눈치 하잖아

 

 넌 내 쪽에 섰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해도 적당히 해야지

 

 (나이로비) 굳이 살아있는 애를  기어코 죽이겠다는 놈 편들라고?

 

 [코웃음]

 

 (베를린) 내가 아니어도  곧 죽겠는데?

 

 (덴버) 어?  [미선의 힘겨운 신음]

 

 (모스크바) 어, 와 이라노?  [덴버와 모스크바가 걱정한다]

 

 (모스크바) 왜, 와 이라지?

 

 리우!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도쿄) 너 아니면 저 여자 죽어

 

 [리우의 긴장한 숨소리]

 

 (리우) 아, 야, 그, 그렇지만

 

 [도쿄의 실망한 숨소리]

 

 내가 할게, 저 여자 수술

 

 (덴버) 아빠, 아빠  이거 어떻게 좀 해봐라, 이거

 

 정신 좀 차려 봐라, 어?

 

 (리우) 너 자꾸  나 어린애 취급 하지 마

 

 그럼 그때 도망치지 그랬어, 그냥

 

 네가 잡아 왔잖아

 

 (도쿄) 다들, 심지어는  저 베를린 새끼까지도

 

 목숨 걸고 여기에 있는 거야

 

 돈이든 뭐든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여기에 있는 거라고

 

 그런데 너는

 

 못 도망가서 여기에 있는다고?  그런 걸 어린애라고 하는 거야

 

 내가 할게!

 

 [놀란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리우의 안도하는 숨소리]

 

 [리우의 힘겨운 숨소리]

 

 [리우가 구역질을 한다]

 

 [리우의 힘겨운 숨소리]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너 피 무서워하지?

 

 [힘겨운 숨소리]

 

 (리우)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  피만 보면 토하고 기절하고

 

 (도쿄) 의대는 어떻게 갔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거였어

 

 대대로 의사 집안이거든

 

 (도쿄) 아버지는 몰라?

 

 네가 이런 거

 

 (리우) [웃으며] 우리 꼰대?  다 알고 집어넣은 거야

 

 의지가 박약하다

 

 뭐,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리우) 내가 실망시키려고

 

 진짜 존나게 애썼는데

 

 이 기대를 안 접는 거지

 

 (도쿄) 이번에  제대로 실망시킬 수 있겠네

 

 [웃음]

 

 [부드러운 음악]

 

 그러게?

 

 (리우) 야, 이거  신상까지 까발려졌으니

 

 꼰대가 보면 아주…

 

 [웃음]

 

 근데, 나…

 

 애들 장난 같은 거  이제 그만하려고

 

 생각해 보니까

 

 지금까지 꼰대 얼굴에  먹칠할 생각만 했지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건 없었거든

 

 이제는 아닌가 보네?

 

 (리우) 난 이번 작전 성공하면

 

 아주 근사한 섬을 하나 사고 싶어

 

 그거 괜찮네

 

 (리우) 그렇지?

 

 [리우의 웃음]

 

 거기서 살려고

 

 너랑

 

 간다

 

 (리우) 야, 나 진지하거든?

 

 그 섬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단둘이 살고 싶다

 

 왜, 난 이런 건 안 되냐?

 

 [도쿄의 한숨]

 

 (도쿄) 꿈이야 꾸는 사람 자유니까

 

 [리우의 한숨]

 

 [피식 웃는다]

 

 [감성적인 음악]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미선의 힘겨운 신음]

 

 [미선의 옅은 한숨]

 

 (덴버) 아, 아, 깼나?

 

 아, 이게 혈액형이 달라도

 

 O형이면, 어?

 

 나 O형이거든  이 피를 줄 수가 있다대? 어?

 

 (덴버) 세상 많이 좋아졌제?

 

 (미선) 아까 그 얘기

 

 거짓말이죠?

 

 (덴버) 어? 뭐가?

 

 [깨닫는 신음]

 

 아인데?

 

 (미선) 그 사람

 

 나 만날 때  절대 그 단어 안 썼거든요

 

 뭐…

 

 사랑?

 

 [픽 웃는다]

 

 (덴버) [웃으며] 아이, 씨, 쯧

 

 아, 마, 미안하다, 쯧

 

 아, 그게

 

 아까 내 쪽지를 딱 줄라 하는데

 

 아, 마, 중간에  일이 존나 꼬이 가지고

 

 됐어요

 

 어차피 이렇게 살았는데요, 뭐

 

 [한숨]

 

 글마 그거 수술 직전에  막 마누라랑 자식 찾고

 

 마, 난리였거든

 

 솔직히 존나게 꼴 보기 싫었는데

 

 한편으로는 또, 마, 쯧  이해가 좀 되더라

 

 (덴버) 저래 죽음을 눈앞에 두면

 

 저래 누군가가 막 떠오르고

 

 보고 싶은 거구나

 

 근데

 

 (덴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데?

 

 내가 만약에 저런 상황이 되면

 

 나는 누굴 찾지?

 

 뭐…

 

 우리 아빠?

 

 [웃음]

 

 [웃으며] 아이, 씨

 

 (덴버) 내가 그 양반보다  먼저 가면, 어?

 

 나는 아마 처맞을까 봐 무서워서

 

 [웃으며] 마, 얼굴도 안 보고  마, 그냥 가지 싶다

 

 [덴버가 해맑게 웃는다]

 

 우리 꼰대 아빠 진짜  힘 존나 세거든

 

 고마워요

 

 살려줘서

 

 아이, 마…

 

 됐다, 마

 

 [멋쩍게 웃으며] 아이, 참

 

 [멋쩍은 신음]

 

 (교수) 윤미선이 살아있다고?

 

 (도쿄) 휴게실 화면 확인해 봐

 

 [어두운 음악]

 

 (교수) 잘했어, 정말 잘했어!

 

 (교수) 앞으로 현장 지휘  도쿄 네가 맡아

 

 베를린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바꿔줘

 

 (베를린) 내가 와 그랬는지

 

 너는 이해할 거야

 

 (교수) 그래, 이해해

 

 인정할 수 없을 뿐이지

 

 (교수) 너라면 원칙을 깨는 순간

 

 응분의 대가를 치를 걸  알고 있었을 텐데

 

 통제를 위해서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법이디

 

 (교수) 이해할 거라고 믿는다

 

 기래서 처분은?

 

 [거친 숨소리]

 

 (교수)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총을 압수하고 구금해 둘 거야

 

 (도쿄) 사기꾼이라고 한 건 미안

 

 (나이로비) 뭐가?

 

 나 사기꾼 맞아

 

 [피식 웃는다]

 

 (베를린) 즐길 수 있을 때  실컷들 즐기라우

 

 조폐국 인질 농성 사건이

 

 극단적인 유혈 사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TV 속 앵커) 저희 취재진이  직접 조사한 결과

 

 오늘 오후 경찰이 피격한 인물은

 

 강도가 아닌 조폐국장 조영민 씨로  밝혀졌습니다

 

 강도와 시민을  구분하지 못해 벌어진 사건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요

 

 외신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국제적인 망신으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TF의 실질적인 지휘를 맡고 있는  남측 협상 담당

 

 선우진 경감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선 경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맡기에

 

 적임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인질범들의 조폐국 점거 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데에는

 

 선 경감의  안일한 대처가 발단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합동 TF의 인적 구성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

 

 [도어 록 조작음]  경찰 내부에서도  선 경감의 위기 협상팀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수위 높은 강경 대응으로…  [문이 여닫힌다]

 

 (우진) 엄마

 

 다녀왔어요  [도어 록 작동음]

 

 어, 우진이 왔니?  [문이 탁 닫힌다]

 

 [가방을 탁 내려놓으며]  아, 배고파, 밥 있어?

 

 어, 그래, 내가 금방 차려줄게

 

 [힘겨운 숨소리]

 

 (필순) [작은 목소리로] 사람을  살려보겠다는데

 

 저놈들은 그냥  사람을 못 죽여서 안달이야

 

 어, 그래, 너 신경 쓰지 마라

 

 [픽 웃는다]

 

 민아는?

 

 어, 조금 전에 잠들었어

 

 [호응하는 신음]

 

 (필순) 아휴, 내 정신 좀 봐

 

 그릇을 집어넣는다는 게

 

 [필순의 힘겨운 숨소리]  [울음을 터뜨린다]

 

 [무거운 음악]

 

 (필순) 아니, 너 왜 그러니?  괜찮아?

 

 (우진) 잠깐만, 미안해

 

 [울먹이며] 중요한 전화야

 

 여보세요?

 

 [도어 록 작동음]

 

 [한숨]

 

 [흐느낀다]

 

 [계속 흐느낀다]

 

 [흐느끼는 숨소리]

 

 (도청 속 서장) 기자들 막으라니까  저런 뉴스까지 나오게 해!

 

 (도청 속 동철) 아무리  엠바고를 쳐도

 

 외신까지 달려들어서  역부족이랍니다

 

 (도청 속 무혁)  선우진 경감이 걱정입니다  아까부터 안 보이는데

 

 (도청 속 서장) 어차피  여기 있어 봤자 난리 통인데

 

 집에나 좀 들렀다 오라고 했어

 

 그 난리가 났는데  선 경감도 좀 추슬러야지

 

 아이, 참, 쯧

 

 [도청 속 서장의 한숨]

 

 [분주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한숨]

 

 [센서 작동음]

 

 [문이 벌컥 열린다]

 

 (교수) 우진 씨?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우진의 옅은 한숨]

 

 (우진) 미안해요

 

 제가…

 

 사과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안타까운 숨을 내쉰다]

 

 오늘 일

 

 뉴스에서 봤어요

 

 뭐…

 

 별일 아니에요

 

 (우진) 일하다 보면  꼬일 때도 있고 그런 거죠

 

 그럼

 

 갈게요

 

 [교수의 안타까운 숨소리]

 

 (교수) 힘들지 않아요?

 

 그렇게 사는 거?

 

 [교수가 옅은 숨을 내뱉는다]

 

 (교수) 마초적인 경찰들한테도

 

 자기만 바라보는 가족들한테도

 

 힘든 티도 못 내고  약한 소리도 못 하고, 그저…

 

 센 척만 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우진) 뒤에서 뭐라고 수군대든

 

 쓰레기 같은 전남편이

 

 대통령이 아니라 뭐가 되더라도

 

 내 가족 지키려면

 

 난 누구보다 똑똑하고

 

 강한 사람이어야만 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교수) 그래서 오늘 같은 날

 

 하소연할 데도 없는 거 아니에요?

 

 [멋쩍은 숨소리]

 

 - 선호 씨…  - (교수) 내 눈에는 지치고

 

 하소연할 사람이 필요한 거 같은데

 

 나한테는 그래도 돼요

 

 들어가서 커피 한잔할래요?

 

 술은 없어요?

 

 (도쿄) 모든 것이  교수의 예측대로였다

 

 조폐국 안팎의 상황과

 

 그 끝에  경감이 다시 찾아온 것까지

 

 [힘주는 신음]

 

 [놀란 숨소리]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도쿄) 하지만 교수는 미처 몰랐다

 

 그의 예측 범위를 넘어선 일들이  벌어질 줄은

 

 [떨리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하품한다]

 

 [픽 웃는다]

 

 (헬싱키) 요령들 피우지 말고  빨리빨리 따라와라

 

 [연신 버튼을 누른다]

 

 [감성적인 음악]

 

 (도쿄) 심지어  그의 마음속에서조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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