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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거신 전화는 3

 

선배님?

 

- [사공육] 여보세… - [음악이 멈춘다]

 

[의미심장한 음악]

 

[기계 조작음]

 

[볼펜 딸깍이는 소리]

 

오늘 자꾸 끊기는데요?

 

일단 대기들 해

 

[어두운 음악]

 

[노크 소리]

 

[팀원1] 응? 뭐지?

 

[팀원2] 아, 왜, 왜, 왜?

 

[팀원1] 누가 온 거 같은데?

 

[팀원2] 누가? 올 사람이 어디 있다고

 

[노크 소리]

 

- [팀원1] 거봐, 맞잖아 - [기계 신호음]

 

[손가락을 튕기며] 연결됐어

 

잘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네 발 꿇고 기다리십시오

 

혹시 압니까?

 

내가 주둥이에 개껌이라도 물려 줄지?

 

응?

 

[사공육] 뭐, 이 자식아?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거야

 

나 진짜 가만 안 있어

 

누가 피자 시켰어요?

 

[팀원1] 근데 이거 왜 이렇게 무겁지?

 

[사공육] 후회나 하지 마

 

- [도재] 열지 마! - [폭발음]

 

[이명 소리]

 

[도재] 선배님

 

선배님

 

선배님?

 

선배님!

 

선배님

 

괜찮으십니까?

 

일어나시면 안 됩니다

 

[사언의 힘겨운 숨소리]

 

어떻게 된 거야?

 

[도재] 구급차 부르지 않고 김 원장님 병원으로 바로 왔습니다

 

팀원들은?

 

[도재] 응급실에서 처치 중인데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안도의 한숨]

 

[사언의 힘겨운 숨소리]

 

폭발이었나?

 

 

[도재] 현재 경찰이 CCTV 분석 중입니다

 

그런데 확인해 보셔야 할 게

 

보안실에서 떠 온 화면인데요

 

그놈인 거 같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사언의 힘주는 소리]

 

[현진] 10시 49분 홍희주 님 안전 귀가 확인하였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도재] 어쩌시려고요

 

경찰은 대변인님 연관된 거 모릅니다

 

그래서? 그냥 손 놓고 있으라고?

 

[사언] 그놈이 내 개인 오피스를 털고

 

내 팀원들한테 폭탄까지 던지고

 

지금 나한테 해보자고 하지 않습니까

 

- [도재] 그렇지만 지금 나서시면 - [사언의 한숨]

 

기자들이 금방 냄새 맡고…

 

그걸 노리는 건지도 모르지

 

[사언] 내가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상황

 

그런데

 

응답을 해 줘야죠

 

날 드러내지 않고도 그놈 엿 먹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불안한 음악]

 

[석현] 이처럼 지속적인 협박을 해 오던 범인은

 

어젯밤 피해자의 사무실에 방화를 저질렀고

 

- 소방 당국의 진화 작업 끝에 - [희주] 방화라니…

 

[석현] 불은 20여 분 만에 꺼졌습니다

 

[도어 록 조작음]

 

- 내가 언제? - [석현] 하마터면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참사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소방 국립 과학 수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이는 한편

 

수사 전담 팀을 꾸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HBC 뉴스 장석현입니다

 

[TV 속 유리] 다음 뉴스입니다

 

[계속되는 뉴스 소리]

 

요즘

 

이해 안 가는 일투성이야

 

내가 모르는 홍희주는 있을 리 없는데

 

어느 쪽이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어

 

현재로선 실마리가

 

[사언] 너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협조해

 

[희주의 놀란 숨소리]

 

[희주의 다급한 숨소리]

 

[희주] 다쳤어요?

 

어떤 미친놈이

 

내 개인 사무실에 폭탄을 선물해 주고 갔거든

 

- [희주] 혹시 그 납치범이… - [사언] 맞아

 

질문은 이제부터 내가 해

 

[사언] 그놈 누군지 모른다고 했지?

 

짐작 가는 놈도 없어?

 

모른다?

 

그런데 왜

 

그놈은 너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거 같지?

 

[흥미로운 음악]

 

아주 은밀하고

 

[희주] 사진 찍혔냐 하면 뭐라고 하지?

 

[사언] 내밀한 속사정까지

 

[희주] 여기서 일이 더 복잡해져도 되는 거야?

 

뭐 하는 거야?

 

[희주]

 

[희주의 떨리는 숨소리]

 

[희주] 그놈이 나에 대해서 뭘 안다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뭘 확인하려는 거예요?

 

[한숨]

 

그놈한테 납치당한 건 나고 그놈 때문에 다친 건 당신인데

 

[화난 목소리로] 지금 우리끼리 뭘 하는 거냐고요

 

그러니까

 

넌 진짜 내가 뭘 하려는 건지

 

[사언] 뭘 보려는 건지 모른다 이거지?

 

[휴대폰 진동음]

 

불쾌했다면 사과하지

 

- [문소리] - 어떻게 됐어?

 

[한숨]

 

[희주가 한숨 쉬며] 일단 넘겼어

 

연쇄 방화범?

 

[도재] 네

 

최근 6개월 사이

 

인근에서 방화가 몇 건 더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번 일도 연장선상에 두고 수사 중이고요

 

[헛웃음]

 

연쇄 방화라…

 

운이 좋은 놈이거나 노렸거나 둘 중 하나겠군요

 

[도재] 네?

 

인근에서 방화가 일어나는 줄 모르고 얻어걸렸거나

 

애초에 연쇄 방화에 묻어가려고 노렸거나

 

그런데 노린 쪽이 더 맞겠죠

 

우린 경찰 쪽 수사와 별개로 갑니다

 

- 그리고 하나 이상한 게 있는데 - [도재] 말씀하십시오

 

통화 중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건

 

공범이 있는 게 아닐까

 

가능성이 있을 거 같습니다

 

[사언] 그래요, 충분히 있지

 

나에 대한 정보가 이 정도로 많다는 건

 

아주 가까이에 있단 얘기일 테고

 

경찰에서 협박 녹취 파일 요청하는데 어떡할까요?

 

유출은 안 됩니다

 

아깐 방송용으로 내가 짜깁기한 거고

 

[사언] 그냥 그게 전부라고 하세요

 

[희주] 백사언이 짜깁기해서 넘긴 거였어?

 

[문소리]

 

핸드폰 가져와, 확인할 게 있어

 

해킹 흔적 없는지 걸리는 게 몇 가지 있어서

 

[잔잔한 음악]

 

[사언의 한숨]

 

직업의식이 없네

 

손으로 밥벌이하는 사람이

 

[쟁반 내려놓는 소리]

 

오래는 안 걸려

 

오늘 센터 출근은?

 

집에 붙어 있어

 

난 씻고 바로 나가야 돼

 

[희주] 해킹은 왜?

 

[놀란 숨소리] 그 사진 때문에?

 

[휴대폰 종료음]

 

[음악이 잦아든다]

 

[남자1] 나이스

 

고!

 

[연희의 한숨]

 

곧 예비 후보 등록이네요

 

[남자2] 여론 조사에서 1등을 한 번도 안 놓치시니

 

이대로 쭉 가시면 되겠습니다

 

[남자1] 다 덕분입니다

 

[웃음]

 

이번 우리 대선 캠프 공보 라인이 아주 든든합니다

 

마음에 들어요

 

좋은 인재들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별말씀을요 [웃음]

 

[남자2] 근데 인재라면은 사실

 

제일 가까이 두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 사위

 

백 대변인 말이에요 [웃음]

 

얼마나 대단한 히든카드로 쓰시려고

 

숨겨만 두시는지 내심 궁금합니다

 

고!

 

[총성]

 

[웃음]

 

백 총재님 따라 사냥 다니던 때가 생각나네요

 

[홍 회장] 본능적인 감각이 아주 뛰어나셨죠

 

- [사언 부] 이 운동 신경은 - [장전 소리]

 

제가 아버지 못 따라가죠

 

[웃음]

 

과감하고 판단력 빠르고

 

[홍 회장] 그런 점은 우리 백 대변인이 물려받은 거 같습니다

 

[홍 회장의 웃음]

 

고!

 

[총성]

 

[한숨]

 

[하품] 아우, 재미없어

 

[연희] 아, 공 치러 갈 때 말고는 우리 부르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그쵸?

 

[한숨]

 

쯧, 나만 지루한가?

 

[옅은 웃음]

 

재밌는 거 있으면 저랑 같이…

 

[연희의 놀란 소리] 아, 뜨거워!

 

- [사언 부] 뭐야, 무슨 일이야? - [홍 회장] 왜 그래, 왜?

 

- [연희] 뜨거워, 뜨거워 - [사언 부의 당황한 소리]

 

- [연희] 얼음, 얼음! - [사언 부] 얼음, 얼음, 얼음

 

[실장] 얼음 가져오겠습니다

 

아니, 혹시 당신이 실수한 거야?

 

실수?

 

[사언 모] 남의 핸드폰 막 함부로 쳐다보는 건

 

실수일까요, 고의일까요?

 

[사언 부] 아, 이 사람 참…

 

[사언 모의 한숨]

 

[사언 모] 저, 회장님

 

죄송하지만 먼저 가 보겠습니다

 

제가 소음에 좀 예민해서요

 

[사언 부] 야, 얼음, 빨리 가져와

 

[실장] 여기 있습니다

 

예, 앉으시죠, 예, 앉으세요

 

[사언 부] 이거 어떡해, 이거 이거 어떡해, 응?

 

- 이거… - [의미심장한 음악]

 

이거 흉 졌으면 이거 어떡할 뻔했어, 이거?

 

[사언 부의 입바람 소리]

 

[연희] 아, 내가 대표님 아니었으면 안 참았어요

 

- 아, 예 - [연희의 멋쩍은 웃음]

 

[연희] 아, 너무 차갑다

 

[음산한 음악]

 

[휘파람 소리]

 

[휴대폰 알림음]

 

[공포스러운 음악]

 

[납치범] 봤어? 내 솜씨 어때?

 

[비웃음]

 

그러게 왜 나를 안 끼워 줘?

 

나도 재밌는 거 하고 싶어

 

오, 할 일?

 

[휴대폰 알림음]

 

[비밀스러운 음악]

 

[사언] 대학 선배?

 

친했어?

 

[상우] 희주야,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옛날 생각 나서 찾아 봤어 기억나?

 

[피디] 자 이번 '크라임 리포트' 시즌 2는

 

미제 사건 위주로 풀어 볼 거거든?

 

아이, 그, 개인 채널에서 아직 안 푼 거 뭐 없어요?

 

피디님, 그런 걸 여기서 풀겠어요?

 

하나?

 

있죠

 

뭔데요?

 

'그게 뭐냐'보다 중요한 건

 

'왜 지금껏 안 풀었느냐' 아닐까요?

 

그러니까 뭐고 왜 안 풀었는데요?

 

지금은 누리꿈마을이라는 이름의 보육원, 제가

 

거기 출신인데요

 

왜요?

 

고아 처음 봐요?

 

아니요

 

계속하세요 [웃음]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상우] 그 보육 시설이 있던 마을에…

 

[미스터리한 음악]

 

어마어마한 부잣집 별장이 하나 있었어요

 

[톡 떨어지는 소리]

 

[또르르 구르는 소리]

 

그때 처음 만났어요

 

별장에 놀러 온

 

서울 도련님

 

온갖 장난감이 가득한 그 방에서

 

우리는 매일 신나게 놀았어요

 

그날

 

[쾅 문 열리는 소리]

 

[천둥소리]

 

거기서 그 끔찍한 걸 보기 전까지는

 

- [음산한 음악] - [천둥소리]

 

[천둥소리]

 

뭔데요?

 

뭘 봤는데?

 

[한숨] 아, 그게…

 

[음산한 음악]

 

- [휴대폰 알람음] - [유리의 비명]

 

[작가] 어머, 깜짝이야

 

어, 회의 시간 끝났네요?

 

전 점심 약속이 있어서

 

- [피디] 응? - [상우] 이만

 

- [문 열리는 소리] - 엥?

 

[유리의 한숨]

 

[피디] 지금 이러고 가는 거야?

 

이렇게 간다고?

 

[상우] 토요일에 시간 되면 여기서 12시에 같이 점심 먹자

 

[다가오는 발소리]

 

[노크 소리]

 

[휴대폰 진동음]

 

[영우] 속 쓰린 아침 산뜻한 차 한 잔…

 

- [사언] 지금 갑니다 - [영우] 다녀오십시오

 

[우아한 음악]

 

음, 산뜻해

 

[도재] 사용된 폭발 장치는 TATP

 

고성능 액체 폭발물입니다

 

제조 방법이 간단한 거에 비해 폭발력이 어마어마한데

 

다행히 이번 사고에선

 

기폭 장치가 완전히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재료가 아세톤이랑 과산화수소 아닌가?

 

[도재] 맞습니다, 그래서 경찰에선 인근 약국을 탐문 중이고요

 

[한숨]

 

음성 변조 벗기는 작업은 아직입니까?

 

[도재] 그게 기존 소프트웨어로는 분석이 불가능해서

 

다른 버전으로 다시 시도 중입니다, 죄송합니다

 

[사언이 한숨 쉬며] 내가 미안하지

 

사적인 일로 너무 많은 일을 맡기게 돼서

 

아닙니다, 저는

 

믿고 맡겨 주셨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대변인님을 위협하는 존재가 있다면

 

알아내는 게 제 일이기도 하고요

 

[문소리]

 

[휴대폰 진동음]

 

[유리]

 

-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상우] 여기가 해산물을 잘해서

 

화이트로 시켰어, 괜찮지?

 

[엘리베이터 알림음]

 

나유리로 2명 예약했거든요

 

아, 안내해 드릴게요

 

여기 혹시 룸 있어요?

 

[직원] 아, 다 찼는데요

 

[유리] 아, 어쩌지?

 

트인 자리 좀 불편한데

 

어머, 쌤!

 

[놀라며] 통역사님!

 

통역사님이랑 점심 약속이었어요?

 

아, 네, 저희 대학 선후배예요

 

[유리] 아, 정말요?

 

저도 여기서 급약속이 생겼지 뭐예요?

 

[유리의 웃음]

 

[직원]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유리] 네

 

 

저기, 두 분

 

그, 이따가 제 손님 오시면

 

너무 티 나게 쳐다보지 말아 주시겠어용?

 

좀 불편해하실 수도 있거든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 [웃음]

 

[상우] 뭐야?

 

뭐, 연예인이라도 오나?

 

좀 부었나, 오늘?

 

어, 선배님!

 

[극적인 음악]

 

[기침]

 

[상우] 어, 저 사람

 

[희주] 뭐야? 왜 여기 있어?

 

설마 아는 척하진 않겠지?

 

하지 마

 

하지 마, 제발…

 

[사언] 홍희주 통역사님?

 

[도재] 지문이 안 나와요?

 

[형사1] 폭발물 감식해 봤는데 없어요

 

주변 탐문은요?

 

[형사1] 하는 중인데…

 

[의아한 숨소리] 근데

 

대통령실 어떤 높은 분 오피스길래

 

계속 이렇게 수사 공유를 요청하시는지?

 

- [폭발음] - [사람들의 비명]

 

[무거운 음악]

 

[화르륵 불길 소리]

 

[여자] 어머머머!

 

- 빨리 119 전화해 봐, 119! - [사람들의 다급한 소리]

 

- [형사1] 119 부르고 - [형사2] 네

 

- [형사1] 대피시켜 - [형사2] 예, 알겠습니다

 

[형사1] 소화기 가져오고

 

[어두운 효과음]

 

[긴박한 음악]

 

[사람들의 놀란 소리]

 

[타이어 마찰음]

 

[요란한 경적]

 

[남자의 아파하는 소리]

 

[남자] 아! 아, 알았어, 알았어 [신음]

 

아우, 씨!

 

[상우] 먹어 봐

 

제철이라 먹을 만할 거야

 

[희주]

 

그치? 맛있지?

 

좋아하세요?

 

[유리] 아, 희주 씨랑 상우 쌤은

 

대학 선후배

 

생선을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상우] 네, 좋아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유리] 그런데 선배님은

 

우리 통역사님하고 어떻게…

 

아, 얼마 전 영국 대사관에서

 

[사언] 통역 도와주셨어

 

안 그래도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뵌 김에

 

실례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어, 어, 아닙니다

 

뭐, 희주 덕분에 대변인님과 식사도 하고

 

[상우] 영광이죠

 

한 잔…

 

[사언] 낮술은 안 합니다

 

- [흥미로운 음악] - [상우] 아…

 

수어를 잘하시네요?

 

아, 네

 

- 통역 일 하시나요? - [상우] 음, 아니요

 

그럼 무슨 일 하시는데요?

 

[옅은 한숨]

 

아, 지상우 선생님은…

 

선생님? 교사?

 

- 의… - [상우] 의사요

 

- [사언] 무슨 과? - [상우] 정신 의학과입니다만

 

[옅은 웃음]

 

결혼은요?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괜찮아?

 

[희주]

 

어, 다녀와

 

[휴대폰 진동음]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상우의 옅은 웃음]

 

[상우] 재밌는 사람이네

 

[의아한 숨소리]

 

내가 자기 취향인가 본데요?

 

아, 그럴 리가…

 

백 선배 유부남이거든요?

 

잡았다고요?

 

[도재] 네,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곧바로 거주지를 수색했는데 사제 폭탄이 잔뜩 나왔고요

 

그놈이 아니라 그 동네 방화범인 거 같은데

 

네?

 

불이 난 현장에서 구경 중이었다면

 

불을 지르고 불타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일명 파이로매니악 연쇄 방화범일 확률이 높습니다

 

[사언] 그래서 지금 취조 중입니까?

 

 

[형사] 이 새끼 이거 간 큰 놈이네?

 

어제 지르고 불을 또 질러?

 

어제 나 아니라니까!

 

이 자식이 근데

 

아, 미치겠네, 진짜

 

아, 어제 그놈은 안 잡고 왜 나한테 그래요?

 

[방화범] 아, 이 상도덕 없는 놈

 

남의 구역 와서 지랄이야, 씨

 

젊은 놈이 밥 처먹고 할 일이 없나, 씨

 

젊은 놈?

 

일단 알겠습니다, 지금 들어가죠

 

[통화 종료음]

 

[희주] 여긴 왜 왔어요? 어떻게 알고 왔어요?

 

핸드폰 해킹 검사 한다더니 염탐한 거예요?

 

왜?

 

나한테 들키면 안 되는 거라도 있어?

 

[희주] 그게 무슨 소리예요?

 

상우 선배하고 나 설마 의심해요?

 

의심?

 

뭘로?

 

[희주] 뭐든!

 

상우 선배 그런 사람 아니에요 그러니까 쓸…

 

[사언] 그렇게 잘 알아?

 

- [무거운 음악] - 대학 선배라고 했나?

 

좋은 사람이라고도 했고

 

[헛웃음] 글쎄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나한텐 그냥

 

니 주변에 갑자기 나타난 잡놈일 뿐이야

 

그리고

 

저놈을 그렇게 잘 알면

 

나는?

 

나에 대해선 얼마나 알아?

 

우리가 알고 지낸 지

 

20년쯤 됐나?

 

홍희주

 

 

잘 알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나도 널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니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스마트워치 알림음]

 

[센터장]

 

실례지만 먼저 들어가 봐야 될 거 같습니다

 

- 계산은 제가 하죠 - [상우] 아니요, 내가 하겠습니다

 

[사언] 명함이나 한 장 주시죠

 

[상우] 그럴까요?

 

언제든 상담이 필요하거나 불편한 데가 있으면 오세요

 

[서늘한 음악]

 

- 또 보자 - [유리] 네, 선배님

 

잘 먹었습니당

 

[희주]

 

어, 그래, 가 봐

 

[나팔 소리]

 

파이팅, 홍희주

 

할 수 있다, 홍희주

 

[센터장] 아자 아자, 홍희주

 

으짜, 으짜, 으짜, 으짜

 

역시

 

좋아할 줄 알았어

 

[희주]

 

왜?

 

허구한 날 백사언 영상 보면서

 

수어 연습한 거 다 아는데

 

막상 성공한 덕후가 되려니까

 

떨려?

 

[한숨]

 

[희주]

 

뭐? 이혼?

 

왜? 왜?

 

자기 남편도 바람났어?

 

[희주]

 

뭐?

 

[흥미로운 음악]

 

[헛웃음] 난 또 뭐라고

 

자기야

 

남편이 너보고 죽었으면 좋겠대?

 

그건 말이다

 

아직도 너를 정말, 응?

 

[센터장] 정말 뜨겁게 사랑한다는 소리란다

 

 

부부가 진짜 갈라설 때는

 

'죽어' 하고 막 이러고 악다구니할 때가 아니라, 응?

 

'너 아직 안 죽었니?' 하고 이렇게

 

그냥 이렇게 무관심해질 때야

 

[사언] 시체가 나오거든 그때 연락해

 

[희주]

 

- [도재] 선배님이 맞았습니다 - [의미심장한 음악]

 

아까 잡은 놈은 동네 연쇄 방화범이었어요

 

그런데 그 근방에서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작은 화재가 있었는데요

 

[폭발음]

 

[도재] 그 폭발로 길고양이들이 죽었는데

 

이런, 씨

 

[어두운 음악]

 

[헛웃음]

 

시험용으로 해 본 것 같다?

 

 

방화범 말로는 자기가 안 한 짓이 딱 그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

 

[도재] 공원이랑 우리 오피스텔

 

동물 대상으로 그런 짓을 했다면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놈일 수도 있습니다

 

아, 오늘 밤 통화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사언] 미끼를 던졌으니 반응을 봐야죠

 

준비해 주신 사무실에 장비 다시 세팅해 놨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 한번 파 보세요

 

[도재] 지상우?

 

[흥미로운 음악]

 

알아요?

 

[상우] 낙원이들, 안녕하세요

 

차 한 잔 마시면서 오늘 방송 시작할게요

 

[헛웃음]

 

낙원이들이 뭐야, 참

 

아, 이름이 지상우잖습니까

 

그래서 채널 이름이 '지상낙원'

 

구독자들 애칭이 '낙원이들'

 

[사언] 별 참…

 

구독자가 20만이 넘어요

 

주로 미스터리한 미제 사건들이나 범죄 심리 다루는데

 

특히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고요

 

- 왜? - [도재] 네?

 

아니, 대체 여자들한테 왜 인기가 많은 거냐고

 

제 생각엔

 

몸 때문인 거 같습니다

 

몸?

 

[매혹적인 효과음]

 

[도재] 일단 운동에 진심이고요

 

특히 이 어깨

 

삼각근이 예술이고요

 

[사언의 헛웃음]

 

의사가 시간이 남아도나 봅니다

 

우리 박 행정관도

 

남아도는 거 같고

 

근데 뭘 파 볼까요?

 

걸리는 점이라도 있으십니까?

 

지금은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의심해도 모자랍니다

 

샅샅이 훑어보세요

 

 

[한숨]

 

[센터장] 너 진짜 이혼할 생각이면

 

이거 무조건 합격해라

 

여자 혼자 밥벌이하기 쉬운 줄 알아?

 

'대통령실 수어 통역사 경력' 이거 딱 한 줄이면

 

어디서든 먹고살아

 

[한숨]

 

[조작음]

 

[관리인] 차 나왔습니다

 

[버튼 누르는 소리]

 

[공포스러운 음악]

 

[손잡이 덜컹이는 소리]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지지직 소리]

 

[디제이] 자, 방금 송현주 님의 신청곡 들려드렸고요

 

다음은 아이디 406-000-1290 님께서

 

[덜컹 소리]

 

신청해 주신 노래입니다

 

콜린 소프의 'Call me now'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가쁜 숨소리]

 

♪ Call me baby call me now ♪

 

♪ Call me before it's too late ♪

 

♪ Tell me now ♪

 

♪ Whisper me now ♪

 

- [계속되는 노랫소리] - [가쁜 숨소리]

 

[노랫소리가 멈춘다]

 

[긴박한 음악]

 

[가쁜 숨소리]

 

아이고, 괜찮으세요? 나오신 줄 알았는데

 

[시동음]

 

"로딩 중"

 

[휴대폰 전원음]

 

[희주] 전화하라는 건가?

 

이 폰이 나한테 있는 걸 아는 거야?

 

[도어 록 조작음]

 

벌써?

 

[음악이 잦아든다]

 

이 시간에 어딜 가?

 

여기, 해킹 흔적은 없었어

 

어디 가냐니까?

 

[희주] 편의점에

 

뭐 사러?

 

[희주]

 

[한숨] 더 필요한 건?

 

[긴장되는 음악]

 

- [문 열리는 소리] - [도어 록 작동음]

 

- [문 닫히는 소리] - [도어 록 작동음]

 

[통화 연결음]

 

[휴대폰 진동음]

 

[사언] 제대로 사고 친 소감이 어떻습니까?

 

사공육

 

[희주] 그러게 왜 미적거려?

 

내 협박을 우습게 본 니 잘못이야

 

형아, 빨리 끝내자

 

어느 쪽이야? 결정해

 

[사언]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내가 홍희주를 정리하면 사공육이 얻는 건 뭡니까?

 

내가 얻는 거?

 

[희주] 홍희주 말고 사공육이 얻을 수 있는 거?

 

홍희주를 이혼시켜서 뭘 어쩌려는 거야?

 

어쩌긴 [한숨]

 

어차피 사랑해서 한 결혼도 아니잖아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둘 바에야 차라리 버리란 말이야

 

[음악이 잦아든다]

 

여보세요?

 

[사언] 넌 그 말이 어떻게 들리나 전혀 모르나 본데

 

[격정적인 음악]

 

당신 협박이

 

꼭 누구를 위한 것처럼 느껴져서 말입니다

 

너 홍희주랑 대체 무슨 관계야?

 

잘 들어, 사공육

 

난 절대 니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아

 

그래 봤자 납치범에 공갈 협박

 

이젠 폭탄 테러까지 서슴지 않는 미친놈한테

 

내가 희주를 내줄 것 같습니까?

 

난 그 애를 내놓을 생각이

 

조금도 없어

 

아니, 잠깐만 도대체 왜 홍희주를…

 

[사언] 미안합니다 오늘 통화는 여기까지 하죠

 

희주가 기다리고 있는 게 있어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게 무슨…

 

도대체 뭔 생각인 거야, 백사언?

 

[캔 따는 소리]

 

[사언] 난 너랑 이혼 안 한다

 

[옅은 기침]

 

혹시나 누가 너한테 헛바람 넣을까 봐 하는 소리야

 

나한테 이혼은 없어

 

추문이든 루머든

 

내 이름 지저분해지는 꼴은 용납 못 해

 

[희주] 하, 그거구나?

 

[사언] 넌

 

[몽환적인 음악]

 

뭘 해도 어설퍼

 

센터에 공문 간 거 알지?

 

내 옆자리에 서려면 죽을힘을 다해야 될 거야

 

[희주] 왜 날 옆자리에 세우려는 건데요?

 

내가 대통령실 수어 통역사가 되면

 

감당할 수 있겠어요?

 

내 얼굴, 내 이름 세상에 다 알려질 텐데?

 

꽤나 자신 있는 모양이야

 

[희주] 장담하는데 나보다 잘할 사람은 없을걸요?

 

[헛웃음]

 

무슨 근거 없는 자신감이야?

 

경력도 별로 없으면서

 

[희주] 경력이 다는 아니죠 난 표정만 봐도 다 알거든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래?

 

[사언] 그럼 한번 맞혀 봐

 

지금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널 납치하고 내 사무실에 폭탄 던진 그놈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했지?

 

그래

 

남보다 못한 사이인 거 맞아, 근데

 

그게 난 싫어

 

그놈 말이 사실인 게 마음에 안 들어

 

그놈한테

 

'아니, 니 말이 틀렸는데?'

 

'너 따위가 우리에 대해 뭘 알아'

 

그렇게 만들 거야

 

[문 닫히는 소리]

 

누워

 

누우라고

 

안 잡아먹으니까

 

[사언의 힘주는 소리]

 

맘대로 해

 

[리모컨 조작음]

 

[리모컨 조작음]

 

[스위치 조작음]

 

왜? 내가 뭐 덮치기라도 할까 봐?

 

[사언의 헛웃음]

 

[사언] 꿈 깨

 

그런 일 있었으면 벌써 있었겠지

 

함께 산 지가 몇 년인데

 

아님 혹시 니가 날 덮칠까 봐?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자신 없으면 들어오지 말든가

 

[힘주는 숨소리]

 

[리모컨 조작음]

 

등 돌리지 마

 

옆 사람한테 무슨 매너야

 

[희주의 한숨]

 

[묘한 음악]

 

내 개인 사무실까지 털렸다면

 

집도 안전하지 않다 싶지만

 

오늘 밤은

 

안심하고 자

 

그리고 납치됐던 날 있었던 일은

 

나쁜 꿈 꿨다고 생각해

 

그때 들었던 말도

 

[희주] 시체가 나오면 그때 연락하라던 말?

 

[사언] 다 잊어

 

의미 두지 말고

 

[여자가 흐느끼며]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흐느끼는 소리]

 

엄마

 

[놀란 숨소리]

 

[연희] 왜…

 

왜 너만 살았어?

 

왜 너만 멀쩡해! 너도 다쳤어야지!

 

[엉엉 운다]

 

[무거운 음악]

 

조용히 해, 찍소리도 내지 마

 

친딸은 귀가 멀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죽었는데

 

너만 멀쩡한 꼴로 회장님 심기 건드렸다간

 

우린 쫓겨나!

 

[연희의 떨리는 숨소리]

 

그래, 희주야

 

아무 말도 하지 말자

 

넌 너무 충격받아서

 

말을 못 하게 된 거야, 어?

 

[흐느끼며] 엄마, 아파

 

[연희] 입 다물어!

 

그깟 목소리 하나 못 내줘?

 

다 같은 목숨값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야, 희주야

 

우린

 

회장님이 불쌍하게 여겨야 살 수 있어

 

알아들어?

 

언제까지 말을 못 하는 거야, 나는?

 

물거품이 될 때까지

 

[연희] 너도 인어 공주가 되는 거야

 

[거친 숨소리]

 

[경쾌한 음악]

 

[사언, 혁진의 힘주는 소리]

 

[혁진의 괴성]

 

[혁진의 웃음]

 

[혁진의 환호]

 

[혁진의 힘주는 소리]

 

- [사언의 힘주는 소리] - [혁진] 아이씨

 

아, 아유

 

아이씨, 아!

 

[아파하는 소리]

 

야, 진짜!

 

이걸 어떻게 받아!

 

[가쁜 숨소리]

 

아참

 

저번에 그 사람 어떻게 됐냐?

 

누구?

 

그, 왜

 

그, 어떤 미친놈한테 자기 와이프 벗은 사진 받았다던

 

불륜 맞지?

 

- 몰라 - [혁진] 아, 불륜 맞다니까

 

와이프 털어 봤음 바로 나왔겠지

 

안 털었대

 

왜?

 

- [가쁜 숨소리] - [혁진] 아

 

덮어 놨다가 증거 잡게?

 

[사언] 싫은가 보지

 

뭐가?

 

[무거운 음악]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게

 

[탄식]

 

변태네

 

[기침]

 

[혁진] 야, 보통 같았으면 눈 뒤집혀서 바로 털었겠지, 어?

 

언 놈이냐, 누구랑 붙어먹었냐

 

[한숨]

 

근데 차마 확인을 못 한다는 건

 

뭐겠냐?

 

찐사랑이지

 

지 와이프한테 진심이라니, 어?

 

변태 아니면 뭐야?

 

[요양사] 아이고

 

이제사 좀 한풀 꺾여서 살 만하네

 

[웃으며] 괜찮으시죠?

 

아유, 아유, 내 정신 좀 봐

 

담요를 안 가지고 왔네

 

아, 얼른 갔다 올게요, 예?

 

아이고

 

[옅은 기침]

 

[불길한 음악]

 

[펑 터지는 소리]

 

[경건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진행자] 이어서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리겠습니다

 

일동 묵념

 

[묵념곡이 흘러나온다]

 

[어두운 음악]

 

[남자의 휘파람 소리]

 

[휘파람]

 

[휴대폰 진동음]

 

영상 통화?

 

아빠?

 

- [납치범이 흥얼대며] 언니야 - [긴장되는 음악]

 

[더듬대며] 잘 지냈어?

 

내 폰은?

 

잘 쓰고 있어? [비웃음]

 

[비웃음]

 

그래, 나 알아

 

언, 언니야가 가져간 거

 

어젠 잘했어

 

언니야가 눈치 하나는 빨라서 좋아

 

잠, 잠깐만요

 

우, 우리 아빠…

 

[납치범]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똑바로 답해

 

언니야

 

그 폰을 쓴다는 건

 

백사언을 협박하고 있다는 얘, 얘기겠지?

 

뭘로?

 

응?

 

뭘 요구 중인 거야?

 

대답해

 

안 그러면 그 전화기 당장

 

[웃음]

 

뺏으러 간다

 

이혼

 

[납치범] 뭐?

 

[기괴한 웃음]

 

맞아

 

그날 언, 언니야

 

열받을 만했지

 

아, 그, 백사언 그거

 

[더듬대며] 개새끼야

 

그러니까 언니야

 

전화 걸어

 

계속

 

 

언니야가 맘, 맘에 들어, 왜?

 

우리랑 목표가 같거든

 

그러니까

 

핸드폰 계속

 

언, 언니야가 써 [웃음]

 

그런데

 

나랑 약속하자

 

[놀란 숨소리]

 

중간에 이…

 

이탈은 없어

 

한번 시작을 했으면

 

[울먹이는 숨소리]

 

끝장을 보는 거야

 

알겠어?

 

[납치범이 흥얼대며] 언니야

 

[납치범의 기괴한 웃음]

 

[통화 종료음]

 

[희주] 여보세요, 아빠, 아빠!

 

갑시다

 

[휴대폰 진동음]

 

[긴박한 음악]

 

[간호사] 괜찮으셔야 될 텐데

 

- [경찰1] 서로 연락 주세요 - [간호사] 그럼요

 

어, 희주 씨!

 

저분이 따님이세요, 나진철 환자…

 

[희주의 다급한 숨소리]

 

다행히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진정제 맞고 잠드셨어요

 

정말 죄송해요

 

아, 제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갑자기 사라지셔서…

 

[거친 숨소리]

 

요양사분이 아버님을 발견했을 때는 혼자 계셨고

 

이런 게 있었다고 하는데요

 

[불안한 음악]

 

근데 아버님은 다치신 곳이 없는 걸로 봐서

 

[경찰2] 다른 사람 것일 수도 있고

 

일단은 조사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예, 우선 저희랑 같이 가셔서 사건 접수를 하시죠

 

어, 정신이 드세요?

 

[힘겨운 숨소리]

 

[작은 소리로] 걸어

 

걸어

 

[희미하게] 전화 걸어

 

언니야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놀란 소리]

 

괜찮으세요? 아휴

 

[떨리는 숨소리]

 

[진철] 전화 걸어

 

언니야

 

[라디오 지지직 소리]

 

- [경찰2] 뭐야? - [경찰1] 어?

 

제가 한번 해 볼게요

 

왜 이래, 이거?

 

[경찰2] 이건 또 왜 이래, 이거? 어?

 

[라디오 지지직 소리]

 

왜 이래?

 

- [무전기 지지직 소리] - [경찰2] 응? 이것도

 

[경찰1] 이건 또 왜 이래?

 

[불길한 음악]

 

[계속되는 지지직 소리]

 

[경찰2] 이게, 이게, 이게 뭔…

 

[납치범] 나랑 약속하자

 

중간에 이탈은 없어

 

한번 시작을 했으면

 

끝장을 보는 거야, 알겠어?

 

[흥얼대며] 언니야

 

[납치범의 기괴한 웃음]

 

[진철] 걸어, 전화

 

언니야

 

[헛구역질]

 

[경찰2] 왜, 왜 그러세요?

 

[손잡이 덜컹이는 소리]

 

[경찰1] 속이 안 좋으세요?

 

[희주의 기침 소리]

 

- [헛구역질] - [경찰2] 아이고

 

- [희주의 기침] - 괜찮으세요?

 

[힘겨운 숨소리]

 

[애잔한 음악]

 

[희주] 뭘 기대했어, 홍희주?

 

바보처럼

 

[흐느낀다]

 

니 인생이

 

쉬웠던 적이 있긴 해?

 

[연희] 결혼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친정 엄마가 이런 거 싸 들고 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돼?

 

[희주] 어차피 넌 안 돼

 

이 세상에 니 편은 하나도 없잖아

 

[흐느낀다]

 

[사이렌 소리]

 

어?

 

[극적인 음악]

 

어? 저게 다 뭡니까?

 

[경찰2] 왜, 왜, 왜 왜, 왜 이짝으로 와?

 

우리 뭐 잘못했냐?

 

어우, 아니요 뭐, 그런 거 없는데?

 

[고조되는 음악]

 

[음악이 멈춘다]

 

아!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제 가 보셔도 됩니다

 

예?

 

[사언] 사건 접수는 제가 방문해서 하겠습니다

 

[경찰2] 그, 실례지만 두 분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지?

 

가족입니다

 

네?

 

[감성적인 음악]

 

이 사람

 

제 아내입니다

 

[희주] 더 이상은 못 하겠어

 

- [센터장] 가자! - [사람들] 대통령실로!

 

[사언] 니 이름 걸고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야

 

[희주] 내가 붙으면 뒷수습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고민하는 게 좋을 거예요

 

[사언] 마지막으로 테스트해 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을 전혀 못 하는 겁니까?

 

[연희]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희주] 언니가 돌아온 걸 당신은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사언] 지금이라도 숨기는 게 있으면 다 말해

 

[사언] 홍희주가

 

소리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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