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그녀의 사생할 6

 

(덕미) 내일 오전 11시 특별전 회의 있습니다

 

[서랍을 달그락 연다]

 

[서랍을 달그락 닫는다]

 

(경아) 근데 일만 하러 오신 거 맞아요?

 

그러기엔 너무나 데이트 룩인데?

 

(덕미) [살짝 웃으며] 뭐, 겸사겸사

 

(유섭) 아, 공개하시더니 거침없으십니다 [덕미의 멋쩍은 웃음]

 

(라이언) 시나길 님 수첩 어떻게 돌려드릴까요?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덕미) 제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팬들의 환호성]

 

[무거운 효과음] [덕미의 놀란 신음]

 

[옷이 북 찢긴다]

 

[덕미가 쿵 떨어진다]

 

그게 다 한 사람이었다?

 

[한숨]

 

[흥미로운 음악]

 

가입해 주지

 

라이언 골드

 

라이언 골드, 라이언, 라이언…

 

[라이언의 고민하는 신음]

 

희연이니까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닉네임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닉…

 

라떼

 

[늑대 울음 효과음] (라이언) 라떼

 

덕통사고?

 

사고?

 

[팬들의 환호성]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나를 깔고 앉았습니다'

 

대박, 좋겠다

 

[웃음]

 

[안도의 한숨]

 

(덕미) 어머! 어머! 어머!

 

[한숨]

 

아, 아니지, 그건 덕통사고가 아니고 그냥 사고지, 사고, 사고

 

[부드러운 음악]

 

(덕미) 아, 단추에 머리카락이 걸…

 

[헛기침]

 

[한숨]

 

'난 언제나 이렇게 널 바라보고 있어'

 

'안녕'

 

안녕

 

아이씨!

 

아유, 더워, 아

 

아, 벌써 열대야가 왔나?

 

[어색한 웃음]

 

사라져 버려

 

[한숨]

 

아, 미치겠네

 

[덕미의 하품]

 

아, 출장 괜히 따라갔어

 

늦잠이나 자고

 

[놀란 신음]

 

[신호등 알림음] (덕미) 어?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성 큐레이터

 

관장님, 안녕하세요

 

[밝은 음악]

 

[살짝 웃는다]

 

[타이어 마찰음] [쿵 소리가 난다]

 

[놀란 신음]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커피 머신 작동음]

 

[흥얼거린다]

 

[만족하는 신음]

 

(선주) 음

 

떫어

 

습도가 높은가? [문이 달칵 열린다]

 

[못마땅한 신음] [문이 탁 닫힌다]

 

주혁아, 밖에 비 와?

 

(은기) 비 안 오고 난 아이스카페모카 [은기가 의자를 달그락거린다]

 

(선주) 이씨, 기다려

 

덕미는?

 

(선주) 아직

 

어제 출장 갔다 와서 지금 늦잠 자나 본데?

 

출장이 당일이 아니었어?

 

어?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덕미) 안녕, 선주, 안녕, 은기

 

나 아아

 

뭐?

 

사자랑 간 출장이 1박 2일이었다며?

 

근데?

 

[은기의 못마땅한 숨소리]

 

별일 없었어?

 

별일?

 

(은기) 아니, 여자, 남자가, 어? 어디서 같이 1박 2일을…

 

야!

 

너 우리 관장님을 뭐로 보고

 

(덕미) 우리 관장님은 그런 분 아니셔

 

방금 전에도 오토바이가 관장님 차 뒤로 와 가지고 빵 박았거든?

 

- 어머! - (덕미) 근데

 

다음부턴 운전 조심히 하라고 병원부터 가자고 데려가셨어

 

(은기) 언제부터 사자를 그렇게 높게 평가하셨대?

 

아니, 그래서

 

진짜로 둘이 아무 일도 없었어?

 

(덕미) 응

 

안타깝네

 

아, 주혁이는 왜 안 와?

 

주혁이 병원 갔다니까?

 

- (은기) 어? - (선주) 어?

 

얘기했잖아 오토바이가 관장님 차 박았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아, 내가 그거 주혁이 오토바이라곤 얘기 안 했나?

 

뭐라고?

 

[어색한 웃음]

 

(덕미) 라이언

 

라이언 골드

 

라이언은 왜 이름도 라이언이지?

 

(유섭) 게슈탈트 붕괴 현상!

 

[놀라며] 아, 깜짝이야

 

(유섭) 맞죠?

 

게슈탈트 붕괴 현상 [경아가 호응한다]

 

어떤 단어를

 

그러니까 '라이언, 라이언은 왜 라이언일까' 반복하다 보면

 

그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지금 라이언이라는 이름

 

굉장히 낯설죠?

 

아, 그게 아니라

 

[살짝 웃는다]

 

근데 꼴들이 왜 이래? 밤샘했어?

 

국제 표준 관리 시스템 기준으로 소장품 정리하라셔서요

 

(경아) 이름이 그 라이언인 분께서 시키신 거죠

 

전시 준비로 정신없이 바쁠 때

 

아, 그거 우리도 언제 한번 날 잡고 하자고 했었잖아

 

(덕미) 관장님이 문제 파악을 정확히 하셨네

 

아, 할 때는 좀 힘들어도 아마 우리 앞으로 좀 편할걸?

 

편하긴 뭐가 편해요!

 

(경아) 성 큐레이터님이 관장님이랑 사귀니까

 

우리끼리 뒷담화도 못 하고 [유섭이 호응한다]

 

인턴은 엄 관장님 딸이라서 일도 마음대로 못 시키고

 

(유섭) 저흰 요즘 엄 관장님일 때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

 

[유섭의 한숨] 그랬구나

 

의식하지 마 나한테 뒷담화도 막 하고

 

효진 씨 일도 그냥 팍팍 시켜 버리자, 그냥

 

와야 시키죠, 와야! [유섭의 한숨]

 

안 왔어? [다가오는 발걸음]

 

(신디) 굿 모닝

 

- 효진 씨 - (신디) 네

 

지금이 몇 신데 이제야 출근해요?

 

우리 회식 안 해요? 환영회 같은 거? [익살스러운 효과음]

 

김효진 씨

 

(경아) 지금 회식 얘기할 때가…

 

(신디) 엄마 카드로 고기 콜?

 

(유섭) 콜! 무조건 콜!

 

[익살스러운 음악] [유섭의 아파하는 신음]

 

(신디) 그럼 오늘 저녁 회식해요 엄카로

 

아, 저 엄소혜 관장님 딸인 거 다들 아시죠?

 

(함께) 네

 

엄마가 비밀로 하랬는데

 

(신디)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어요

 

안 그래요, 성 큐레이터님?

 

[덕미의 헛웃음]

 

[성난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주)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나왔습니다

 

(손님) 감사합니다

 

[강조되는 효과음]

 

주혁, 들어가

 

병원에서 이상 없다 그랬어도

 

오토바이 타다 넘어졌는데 아플 거 아니야

 

(선주) 나 악덕 사장 만들지 말고 들어가서 쉬어

 

주혁?

 

[주혁의 떨리는 숨소리]

 

사장님

 

어?

 

사장님 돈 많아요?

 

너보단?

 

저 사장님의 노예가 될게요

 

[흥미로운 음악]

 

그럴래?

 

얼마면 되니?

 

75만 원이요

 

75만 원?

 

[익살스러운 효과음]

 

(선주) 75만 원이 뭐니, 75만 원이!

 

야, 나 청소기도 75만 원짜리는 안 사

 

그럼 76만 원?

 

76만 원은!

 

(선주) 아, 관장님이 차 수리비 안 받는다 그랬다며

 

병원비도 내 주시고

 

근데 그 돈이 왜 필요해?

 

[애절한 음악]

 

[헛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마우스 조작음]

 

(덕미) 이 게시판은 우수 회원 이상 읽기 가능합니다

 

등업 테스트를 통과해 주세요

 

(라이언) 테스트? [휴대전화 알림음]

 

(덕미) 수첩은 우체국 사서함 주소로 보내 주세요

 

[밝은 음악]

 

[마우스 조작음]

 

[덕미가 서류를 사락거린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라이언)

 

(라이언)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노크한다]

 

김유섭 씨

 

(덕미) 관장님

 

많이 바쁘세요?

 

갑자기요?

 

아, 오늘 하루 많이 바쁘시죠?

 

(덕미) 아침부터 교통사고에 병원까지 다녀오시고

 

그러게요, 오늘따라 유난히 바쁘네요

 

(덕미)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 있으면 바로바로 말씀하세요

 

예를 들면 은행 업무라든가

 

아니면 개인적인 심부름이라든가 아니면

 

우체국 업무라든가

 

아, 그래요

 

안 그래도 우체국에 좀 갈 일이 있는데

 

그래요? 제가 다녀올게요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차시안 씨

 

차, 차시안이요?

 

네, 차시안 씨가 오늘 미술관에 온다고 해서

 

[밝은 음악]

 

지금요?

 

그런가 본데요?

 

성 큐레이터 우체국은 언제…

 

아, 이거 하던 거는 마무리해야 되겠죠, 그렇죠?

 

[웃으며] 다음에

 

네, 차시안 씨

 

[신디의 비명]

 

(시안) 형

 

(라이언) 미술관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혹시 수석 큐레이터가 참석해야 하는 회의인가 해서요

 

[덕미가 살짝 웃는다]

 

[반짝이는 효과음]

 

[발랄한 음악]

 

[멋쩍은 웃음]

 

그럼

 

[문이 달칵 닫힌다]

 

미술관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신디) 커피 드릴까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살짝 웃는다]

 

- 잠시만요 - (시안) 네

 

[사자 울음 효과음]

 

[멋쩍은 웃음]

 

- 죄송합니다 - (시안) 네

 

말씀하시죠, 이제

 

음, 전체 참여하는 다른 셀럽들 누군지 궁금해서요

 

물어봐도 되죠?

 

지금까지 확정된 건 차시안 씨 소설가 노석 작가님

 

영화감독 문석천 감독님 발레리나 오영희 씨, 아시죠?

 

그리고 해외 셀럽 세 분을 포함해서 조율 중입니다

 

[시안의 생각하는 신음]

 

제가 마케팅용은 아니죠?

 

들러리는 싫은데

 

절대 아닙니다

 

그럼 전시회 욕심 좀 내도 되겠죠?

 

아무래도 작품만 전시하는 건 좀 심심할 거 같아서요

 

(시안) 비주얼 아티스트와 컬래버를 하면 어떨까요?

 

생각하고 있는 아티스트 있습니까?

 

(시안) 지금 같이 일하는 비주얼 아티스트요

 

싱글 앨범부터 전시까지

 

좀 하나의 세계관을 보여 주고 싶거든요

 

이상한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신선한 전시가 될 거 같아서 더 기대되는데요?

 

(라이언) 그럼 앞으로 전시 콘셉트에 대한 회의는

 

그분과 함께 하도록 하죠

 

아티스트 연락처 알려 주세요

 

프로필과 함께 전달해 드리죠

 

(시안) 어, 그럼 온 김에

 

사전 답사나 할까요?

 

- 가시죠 - (시안) 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팬1) 오빠 팬이에요 - (팬2) 진짜 잘생겼어요

 

(시안) 감사합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우연인 줄 알았지만 필연이었고'

 

(시안) '필연이라고 믿었지만 우연에 불과했던 것들'

 

와, 이거 느낌이 너무 좋은데요?

 

이런 건 누가 쓴 거예요?

 

- (덕미) 제가… - (신디) 저의 어머니의 취향이

 

(신디) 구석구석 배어 있네요

 

 

제가 전임 관장님 딸인 건 비밀인데

 

[신디의 웃음]

 

[팬3의 놀란 탄성]

 

- (팬3) 혹시 차시안 씨? - (시안) 네

 

(팬3) 어, 저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시면 안 돼요?

 

- (덕미) 전시실 안에선 사진 촬영은… - (시안) 네, 좋아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제가 찍어 드릴게요

 

[흥미로운 음악]

 

(덕미) 망원 렌즈 없이 이렇게 널 가까이 찍을 수 있다니

 

시안아, 시안아

 

(팬3) 잘 찍어 주세요

 

네 [웃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경아) 아까 차시안 씨가 관장님한테 형이라고 한 거 맞죠?

 

(유섭) 저렇게까지 친한 거 성 큐레이터님은 알고 계셨어요?

 

- (시안) 그러면 조만간 또 봐요 - (경아) 저희 회식하러 가는데

 

(경아) 차시안 씨 혹시 시간 되세요?

 

[살짝 웃는다]

 

저도 같이 갈까요?

 

안 됩니다

 

(시안) 집에서도 냉정하더니

 

미술관에선 더 냉정하네요

 

그럼 오늘 재밌게 노세요

 

(유섭)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채움미술관에 와 주신

 

라이언 골드 관장님 그리고 김효진 씨

 

환영합니다!

 

- (라이언) 감사합니다 - (경아) 환영합니다 [유섭의 환호성]

 

[유섭의 개운한 숨소리]

 

(유섭) 아, 관장님하고 차시안 씨는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아까 보니까 형이라고 부르던데

 

(경아) 그, 그, 그 스캔들 때문에 친해지게 된 거예요?

 

딱히 친한 건…

 

(신디) 근데

 

두 분 언제부터 사귄 거예요?

 

(덕미) 어?

 

(유섭) 오, 저도 그게 진짜 궁금했습니다

 

(경아) 누가, 누가 먼저 좋아하게 된 거예요?

 

(덕미) 저기, 우리 회식도 근무의 연장이니까

 

- 공과 사는 구분하는… - (경아) 아, 성 큐레이터님

 

(경아) 진짜 술맛 떨어지게

 

(유섭) 관장님, 아, 그러지 말고 사내 연애 비법 좀 알려 주세요

 

성 큐레이터가 얘기할래요? 내가 얘기할까요?

 

우리가 처음 만난 게 아마 그 중국 경매장이었었죠?

 

[직원들의 탄성]

 

(경아) 부임하고 처음 본 게 아니셨구나

 

그때 내가…

 

- (라이언)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 (유섭) 네? [경아의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성 큐레이터가

 

섬세한 선과 조화로운 이목구비

 

(덕미) 완벽한 비율이 인상적인 작품이네요

 

갖고 싶어요

 

제, 제가요?

 

아닙니까?

 

[덕미의 헛웃음]

 

맞네요, 제가, 제가 그랬죠 [경아의 놀란 숨소리]

 

[덕미의 헛웃음] (유섭) 와, 성 큐레이터님

 

완전 대담하시구나

 

그다음에 한국에 와서 만난 게 호텔이었나?

 

씁, 제 방을 탐내더라고요

 

[익살스러운 음악] [유섭의 놀란 신음]

 

관장님

 

거절은 했는데 미술관에서 또 마주치고

 

(경아) 그래서 해고를 하신 거였구나 [유섭의 탄성]

 

[경아의 탄성]

 

그러더니 후회가 너무 됐는지 카페로 찾아왔더라고

 

'미안하다, 보고 싶다 다 용서해 달라'

 

이러는 건

 

끝까지 안 돌아오겠다?

 

끝까지 안 돌아가겠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나한테 사과하는데, 뭐

 

그랬더니!

 

성 큐레이터가 나를 집에 안 보내더라고요, 밤새

 

[경아가 발을 탁탁 구른다]

 

(유섭) 밤새요?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관장님

 

그날 밤 나 집에 못 가게 했잖아요

 

손만 잡고 잔다고

 

[아파하는 신음]

 

(신디) 진짜예요?

 

어, 내가 좀 그래

 

[덕미의 어색한 웃음]

 

(신디) 차시안하고 스캔들은요?

 

왜 바로 말 안 했어요?

 

- 그건… - (경아) 부임하자마자

 

(경아) 직원이랑 사귄다는 말을 어떻게 해

 

- (유섭) 맞아요 - 하지만 우리는 다 이해합니다

 

고맙다

 

[술잔을 짠 부딪는다]

 

[덕미의 헛웃음]

 

(덕미) 허, 참

 

(경아) 오케이, 짠

 

(덕미) 관장님, 안 드셔도 돼요

 

마실 건데요?

 

(경아) 뭐예요, 관리하시는 거예요?

 

[유섭의 탄성]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니, 관장님이 커피를 잘 못 드시니까

 

술은 좀 합니다

 

[경아의 탄성]

 

[유섭이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유섭) 카

 

저 친구들한테 술 게임 배워 왔는데 [경아가 호응한다]

 

- (경아) 뭐? - (유섭) 지인들한테 문자 보내서

 

(유섭) 답장 제일 늦게 오는 사람이 벌주 마시는 거예요

 

- (경아) 오, 재밌겠다 - (유섭) 콜?

 

(경아) 빨리, 빨리 꺼내세요, 핸드폰

 

어? 근데 나는 핸드폰이 꺼졌는데 배터리가 없어서

 

관장님!

 

(유섭) 아,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여자 친구분이 핸드폰이

 

배터리가 없다는데

 

(라이언) 아

 

(경아) 사랑하는 만큼 충전해 주세요

 

(유섭) 충전! [경아의 웃음]

 

(신디) 그럼 충전하는 동안 애정도 테스트 하나 할까요? [휴대전화 알림음]

 

애정도 테스트?

 

질문에 동시에 대답하기

 

(신디) 대답이 다르면 벌주 나눠 마시기

 

[경아의 환호성] 저기, 효진 씨

 

아까 말했다시피 회식도 근무의 연장으로 생각…

 

- (신디) 짜장, 짬뽕? - (유섭과 경아) 하나, 둘, 셋!

 

짜장

 

관장님!

 

[경아의 웃음] [유섭의 신난 신음]

 

아, 아

 

네, 알겠습니다

 

[경아가 말한다] [발랄한 음악]

 

(유섭) 오, 오

 

(경아) 그렇지, 그렇지

 

[경아의 탄성]

 

[개운한 숨소리]

 

(유섭) 잘 드시는구나

 

첫 키스 장소는?

 

(직원들) 하나, 둘, 셋!

 

- (라이언) 자동차 - 관장실

 

[경아의 놀란 신음]

 

- (유섭) 관장실에서요? - 관장실?

 

[덕미의 헛웃음]

 

자동차에선 누구랑 하셨어요?

 

관장실에서 하다가

 

(덕미) 그러니까 어, 자동차까지 이어진 거지 [유섭의 놀란 숨소리]

 

키스가… [덕미의 어색한 웃음]

 

[유섭의 웃음]

 

그럼 마지막 키스는 언제?

 

- 하나, 둘, 셋! - (유섭) 둘, 셋!

 

- (덕미) 어제! - (라이언) 좀 전!

 

[덕미의 한숨]

 

아, 좀 전 거는 키스가 아니라 그냥 뽀뽀였죠, 뽀뽀

 

(덕미) 아, 답답해라

 

다음

 

다음

 

[신디가 주전자를 탁 내려놓는다]

 

반가워요

 

[신디의 놀란 신음]

 

[덕미의 웃음]

 

(유섭과 경아) 원샷, 원샷 원샷, 원샷!

 

[덕미의 웃음] [신디의 힘겨운 신음]

 

(덕미) 관장님

 

라이언 관장님!

 

네, 성 큐레이터님

 

[어색한 웃음]

 

(경아) 이럴 줄 알았어

 

외국 친구들이 꼭 막걸리로 가더라고요

 

(신디) 다시는 막걸리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응? 씨

 

(유섭) 그러면 3차는 노래방?

 

(경아) 아니, 아니

 

관장님!

 

관장님 들어가셔야죠

 

저희는, 저희는 효진 씨를 데려다주러 다 같이 갈게요

 

(덕미) 응

 

(경아) 자, 가, 가

 

가시죠, 인턴 선생님, 가시죠

 

애정도 테스트 빵점!

 

수상해

 

제대로 수상해

 

관장님!

 

저기 있는데 걸어갈 수 있겠어요?

 

[덕미의 놀란 신음]

 

[덕미의 힘주는 신음]

 

(덕미) 아유, 저기

 

[덕미의 힘주는 신음]

 

[부드러운 음악]

 

(라이언) 나는 손을 잡는 게 싫은 게 아니라

 

잡았다가 놓는 그 순간이 싫은 거거든요

 

따스함은 사라지고 세상에 나 혼자 남는 기분이라

 

(팬4) 그땐 몰라요 지나고 나서야 알지

 

그게 덕통사고인지

 

(승민) 덕통사고라면 그 누군가를 발견하고

 

자꾸 생각나는 단계다?

 

그렇죠

 

사람들마다 덕통사고 당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팬5의 웃음] (팬4) 저는 시나길 님 사진

 

진짜 나랑 아이 콘택트 하는 기분이었는데

 

그 후로 괜히 막 설레더라고요

 

[팬들의 들뜬 신음]

 

(승민) 예, 수고 많으셨습니다

 

[스태프들이 인사한다]

 

'21세기 초능력자 덕후' 방송 기대할게요

 

(팬5) 저도 기대할게요, 시청률 대박!

 

(팬4) 대박!

 

- 들어가세요 - (팬5) 피디님, 기대할게요 [팬4가 인사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우리도 수고 많았어요

 

피디님, 근데 우리 방송 '덕후, 빗나간 애정' 아니었어요?

 

(스태프) 이거 방송 나가면 난리 날 텐데

 

[종이컵을 탁 내려놓는다] [스태프의 한숨]

 

어차피 이거 나가면은, 하

 

난 죽은 목숨이야

 

(주혁) 주인님

 

여기

 

여기까지 같이 오실 필요 없는데

 

널 뭘 믿고 카드를 맡기냐?

 

믿으세요, 주인님 저 이제 주인님 거니까

 

[작은 목소리로] 주인님이라고 하지 말라고

 

근데 기타는 왜 쳐?

 

프로가 꿈이야? 아니면 그냥 취미?

 

일단은 취미?

 

(주혁) 아, 그리고 이거 이자요

 

(선주) 공연 티켓?

 

네가 하는 거야?

 

그냥 취미라며

 

인생 모르잖아요

 

인생은 몰라도

 

돈 무서운 줄은 알겠네?

 

이 돈 갚으려면?

 

[선주의 웃음]

 

[기타가 징 울린다]

 

어, 그거 진짜 예쁘게 생겼죠?

 

(주혁) 이게 생긴 거랑 다르게 톤이 두꺼워서

 

좀 록이나 메탈에 많이 쓰여요

 

(선주) 음 [발랄한 음악]

 

그럼 이건?

 

아! 그리고 이건 울림이 짧은 편인데 그게 이 기타의 특징이에요

 

씁, 약간 좀 펑키한 톤이나 사이키델릭한 톤 만드는?

 

너 진짜 좋아하는구나?

 

반짝반짝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 할 때는 그랬었는데

 

반짝반짝

 

그 친구분이랑 덕질할 때요?

 

 

덕질할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밤을 새워도 힘든 줄도 몰랐었거든

 

지금도 반짝반짝해요, 주인님

 

[멋쩍은 웃음]

 

이건 뭐야?

 

- 아, 이건 통기타인데 - (선주) 이거는?

 

- (주혁) 이것도 통기타인데 - 이건 뭔데?

 

- (주혁) 그건 기타 아닌데요 - 그럼 저건 뭐야

 

[덕미의 힘겨운 신음]

 

[덕미의 힘주는 신음]

 

[라이언의 술 취한 신음]

 

[부드러운 음악]

 

취할 거면 가볍기라도 하든가 더럽게…

 

예뻐 가지고

 

[물을 달그락 꺼낸다]

 

[피곤한 숨소리]

 

(덕미)

 

[밝은 음악]

 

(덕미) 관장님

 

라이언 관장님!

 

미친 거지?

 

뭐야, 이건 또?

 

[덕미의 힘겨운 숨소리]

 

관장님, 관장님?

 

(덕미) 똑똑

 

비밀번호

 

(라이언) 비밀번호?

 

비밀번호는…

 

비밀인데?

 

[덕미의 한숨]

 

그럼 와서 직접 누르시든가요

 

(라이언) 지금 나한테 화내는 겁니까?

 

화는요, 무슨

 

엄청 정중하게 여쭤보는 거예요

 

비밀번호를 말씀해 주시든가 아니면 와서 직접 누르시든가

 

[라이언의 고민하는 신음]

 

좋아요

 

가르쳐 줄게요

 

노래해 주면

 

노래요?

 

[덕미의 놀란 신음]

 

여기서요?

 

[덕미의 난감한 신음]

 

(덕미) 저…

 

그럼 노래 부를 테니까

 

비밀번호 알려 주는 거예요

 

(라이언) 응

 

진짜로

 

- 진짜로 - (덕미) 딴말하기 없기

 

[덕미의 한숨]

 

(덕미) ♪ 펼쳐지는 Runway 내게 열린 Highway 걸어가지 ♪

 

♪ 찰칵찰칵 Snapshot 찰칵찰칵 Snapshot ♪

 

[부드러운 음악]

 

미쳤구나, 너?

 

[한숨]

 

[탁자를 탁 짚는다]

 

좋은 꿈 꾸세요

 

[피식 웃는다]

 

[밝은 효과음]

 

(성우) 시안은 나의 길 등업 테스트에 응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흥미로운 음악] 이름, 성별, 나이를 작성해 주세요

 

"시안은 나의 길 등업 테스트"

 

(성우)

 

(성우) 시안의 데뷔일을 년, 월, 일 순서대로 작성해 주세요

 

(성우)

 

(성우)

 

(성우) 차시안을 언급한 멤버의 생년월일과 메시지를

 

정확히 작성해 주세요

 

뭐?

 

[라이언의 한숨]

 

(라이언) '다음은 화이트오션의 콘텐츠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

 

'Y Live에 출연한 시안이 입었던'

 

'바지 색'?

 

'바지 색을 회차 순으로 작성'?

 

[한숨]

 

오케이, Y Live [마우스 클릭음]

 

[고풍스러운 음악]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를 탁탁 치며] 화이트오션

 

708개?

 

[비장한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한숨]

 

[피곤한 숨소리]

 

[숨을 후 내뱉는다]

 

[마우스 조작음]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성우) 마지막 문제입니다

 

시안이가 콤플렉스라 [익살스러운 음악]

 

항상 컨실러로 가리고 다니는 입술 주변 점의 위치를 [라이언이 중얼거린다]

 

사진 위에 정확하게 그려 주세요

 

어디 있어? 어디 있냐고

 

왜 아무 데도 없는 거야?

 

왜 없냐고, 내가 지금 사진을…

 

찾아본 사진만 수천 장인데 [엘리베이터 도착음]

 

- (라이언) 어디 있어 - (시안) 어, 형!

 

[흥미로운 음악]

 

(라이언) 어디 있어, 어디 있냐고

 

어디 있냐고

 

[라이언이 중얼거린다]

 

(시안) 형?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 그림자였나 봅니다

 

뭐가 묻은 줄 알고

 

아, 그런 오해 많이 받았어요 점 있을 때

 

있을 때?

 

[흥미로운 음악] 지금은 없습니까?

 

- 지금은 뺐죠 - (라이언) 빼요?

 

그걸 누구 마음대로 빼요! 팬들이 그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시안) 그래서 팬들 몰래 뺐어요 콤플렉스여 가지고

 

아, 근데 여기 자세히 보면 아직 좀 보일 텐데?

 

어디? 어디? 어디?

 

(시안) 아, 여기

 

[휴대전화 조작음]

 

오른쪽…

 

[놀란 신음] (주혁) 맛있게 드세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덕미) 생큐

 

[선주의 놀란 신음]

 

(선주) 이 사람 뭐야? [덕미의 힘주는 신음]

 

(덕미)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어제 등록한 회원인데

 

오늘 등업 테스트 제출해 가지고 다 통과했어

 

그래? 누군데?

 

(선주) 라떼

 

이거 최단 시간 아니야?

 

[놀란 숨소리]

 

우리 테스트 유출된 거 아니야 이 정도면?

 

에이

 

시안이 찐팬인가 보지, 우리처럼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 (시안) 아, 맞는다, 형 - 네?

 

오늘 퇴근하고 봐요

 

이솔 그림 한 점 더 찾았어요

 

[신비로운 음악]

 

(시안) 이솔 그림 한 점 더 찾았어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엄마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경아) 쯧, 우리 인턴님 어제 술 드셔서 오늘은 제치시려나?

 

직장 취미로 다니면 행복하겠죠?

 

[한숨]

 

내가 오늘은 정말 확실하게 따끔하게 얘기할게

 

(경아) [한숨 쉬며] 진짜 [유섭의 어색한 웃음]

 

[유섭이 입소리를 쩝 낸다]

 

(소혜) 인턴님, 왼쪽 좀 봐 주세요 [카메라 셔터음]

 

[경아의 의아한 신음] - 뭐야? - (소혜) 아, 예쁘다, 우리 인턴님

 

(소혜) 오늘도 파이팅 우리 인턴님 너무 예뻐요

 

세상에, 나비 같아!

 

[카메라 셔터음]

 

따끔하게요? [덕미의 한숨]

 

엄 관장님?

 

하이

 

[흥미로운 음악] [경아의 어색한 웃음]

 

(소혜) 내가 티 내긴 싫었는데

 

우리 신랑 무산이가 너무 보고 싶대서

 

우리 효진 일하는 모습 우리 효진 출근하는 모습

 

우리 신랑 무산이가 좀 심하게 우리 효진을 애지중지하긴 해

 

그렇다고 여러분들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알았죠?

 

네, 부담 하나도 안 갖겠습니다

 

(소혜) 아, 그리고

 

우리 신랑 무산이 사무실의 그림 좀 바꿔야 될 것 같아

 

[볼펜을 달칵거리며] 어, 생각하시는 그림 있으세요?

 

(소혜) 우리 신랑 무산이가 올해 살이 낀 것 같아

 

망신살

 

액운을 막아 주는 어떤 그런 그림을 걸어야 될 것 같은데

 

아, 사자나…

 

[노크 소리가 들린다]

 

[사자 울음 효과음]

 

전 오늘 차시안 씨와 미팅 있어서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성 큐레이터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연락하지 마세요

 

(소혜) 나 왔어요

 

[문이 탁 닫힌다]

 

나는

 

[한숨 쉬며] 사자가 너무 싫어

 

아이 헤이트 라이언

 

호랑이로 해 줘, 호랑이

 

바이

 

(경아) 성 큐레이터님

 

관장님이랑 싸우셨어요? 분위기가 좀 싸한데

 

어제 관장님 술 많이 마셨다고 잔소리하셨구나

 

잔소리? 싸워?

 

그럴 리가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잔잔한 음악]

 

(라이언) 이솔 그림이 세 점이네요

 

(시안) 네

 

방송엔 한 점만 나왔고요

 

이게 이번에 찾은 거

 

내가 세 점 관장님이 의뢰받아서 산 그림 한 점

 

그럼 다섯 점만 더 찾으면 다 모으는 건데

 

다섯 점?

 

총 아홉 점이라는 겁니까?

 

그걸 어떻게 알죠? 이솔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는데

 

(시안) 아

 

그, 어디서 들었어요

 

뭐, 이 정도면 전시 전까지

 

이솔의 전 작품을 다 모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의뢰인하고 연락하시죠?

 

 

그럼 그분한테 대여를 부탁드리는 건 어떨까요?

 

뭐, 저한테 팔아 주면 더 좋고

 

[라이언이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아, 보고 계세요

 

어, 엄마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한숨]

 

[붓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한숨]

 

[유섭의 시원한 숨소리]

 

(유섭) 관장님은 식사 안 하신대요?

 

(덕미) 어, 입맛이 없으신가 봐

 

혹시 헤어졌어요?

 

(경아) 아이,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헤어져요?

 

[어색한 웃음]

 

[어색한 웃음]

 

[경아가 인사한다] (유섭) 잘 먹었습니다

 

잠깐만

 

(경아) 아유, 참

 

(유섭) 밥 잘 드시고 웬 샌드위치?

 

(경아) 관장님 생각해서 사는 거죠

 

[유섭의 탄성] 아유, 좋을 때다

 

(덕미) 어? 관장님

 

[덕미의 웃음]

 

(다인) 라이언!

 

(라이언)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진짜는 아니겠지?

 

여전히 우유만 마시지?

 

[라이언의 헛웃음]

 

(다인) 아, 성덕미 큐레이터님

 

미안해요, 얘 것만 사 와 가지고

 

아, 아닙니다

 

[덕미가 살짝 웃는다]

 

나 이것 좀 잠깐만

 

[흥미로운 음악] [다인의 힘주는 신음]

 

(다인) 보고 싶었어, 라이언

 

(라이언) 3초 줄게

 

(다인) 왜? 너도 나 보고 싶다고 했잖아

 

(라이언) 3, 2…

 

2초면 되거든?

 

어떻게 된 거야, 진짜? 연락도 없이

 

아, 내가 아직 핸드폰이 없어 가지고

 

(다인) 일단 자세한 건 걸어가면서 얘기할까?

 

- 어디를 가? - (다인) 내 작업실

 

작업실?

 

한국에?

 

궁금하지? 가자

 

(다인) 차는 어디 있어?

 

이쪽인가?

 

[힘주는 신음]

 

(다인) 보고 싶었어, 라이언

 

[펜을 달칵거린다]

 

(경아) 성 큐레이터님

 

왜?

 

죄송해요

 

(덕미) 아, 미안 나 잠깐 딴생각 좀 하느라고

 

왜?

 

아, 그, 관장님 사시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금 전에 연락이 왔는데요

 

근데?

 

위층에 누수가 생겨서

 

(경아) 관장님 댁에도 피해가 없는지 지금 당장 확인을 좀 해 봐야 된대요

 

누수?

 

집에 그림들도 있을 텐데

 

관장님한테 연락해 봤어?

 

쯧, 그게, 관장님이 핸드폰을 안 받으신다고

 

핸드폰을 안 받아?

 

왜?

 

(다인) 네, 네, 알겠습니다, 네

 

일단 평창동?

 

거기부터 먼저 보러 가자

 

작업실 가는 거 아니었어?

 

이제부터 구하면 되지

 

좀 더 쓸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경아) 씁, 성 큐레이터님

 

그, 성 큐레이터님께서 관장님 댁에 한번 가 보셔야 되지 않을까요?

 

난 집주인도 아닌데?

 

그 집주인 여자 친구시잖아요

 

여자 친구는 개…

 

[흥미로운 음악]

 

여자 친구지

 

[어색한 웃음]

 

(경아) 상황이 좀 급한 거 같으니까

 

성 큐레이터님이 가 보셔도 될 거 같아요

 

제가 관리실에는 연락하고 관장님한테 문자 보내 놓을게요

 

저기, 집 비밀번호는 아시죠?

 

(덕미) 어? 어, 그럼, 물론

 

[덕미의 어색한 웃음]

 

그럼 내가 가 봐야겠다, 그렇지? [펜을 탁 내려놓는다]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해

 

[어색한 웃음] (경아) 네

 

[덕미가 가방을 달그락 집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경아의 한숨]

 

심장 떨리는 건 자기들이 다 하고

 

멘탈 털리는 건 내가 다 하고

 

[발을 쿵쿵 구른다]

 

(중개인) 전에 계시던 분도 유명한 작가님이셨는데

 

더 잘돼서 외국으로 나가셨어요

 

터가 좋아요, 터가

 

[휴대전화 벨 소리]

 

전화 좀, 잠깐 둘러보세요

 

(다인) 음, 난 마음에 드는데

 

네가 보기엔 어때?

 

(라이언) 한국엔 언제까지 있으려고 작업실까지 구해?

 

넌 얼마나 있을 건데? 한국에

 

내가 너 헷갈리게 한 적 있나?

 

내 기억엔 없는데?

 

헷갈리게 안 하는데 설레게는 좀 하지

 

최다인

 

그냥

 

요즘 좀 혼란스러워

 

[잔잔한 음악] (다인) 뭐, '좋다, 최고다' 칭찬하는 사람 반

 

덮어놓고 까는 사람 반

 

내가 예술가인지 사기꾼인지 나도 의심이 드네

 

- 그건… - (다인) 알아

 

다 개소리인 거

 

(다인) '악평도 걸러 듣고 호평도 걸러 들어라'

 

그랬지, 네가?

 

아니, 근데 그게 되니? 사람인데

 

기준이 돼 줄 사람이 필요해

 

솔직하고 정확하게 평가해 줄 사람

 

나랑 내 작품을 위해서 진심으로 충고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티스트 최다인한테는 너무 간절하다고

 

너 같은

 

물론

 

여자로서도 아주 간절하고

 

기준은 돼 줄게, 딱 거기까지만 [휴대전화 진동음]

 

(다인) 치사해

 

아, 그거 나한테 있어

 

누수?

 

간다

 

(다인) 라이언!

 

무슨 일이지?

 

(관리인) 다행히 아무 문제 없습니다

 

(덕미) 감사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탄성]

 

전에 왔을 땐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덕미) 집이 전시장이 따로 없네

 

예쁘다

 

좋다

 

[신비로운 음악]

 

관장님!

 

뭐 하는 겁니까, 여기서?

 

아, 저는 위층에 누수가 생겼다고 해서 확인하러…

 

확인은 다 끝난 거 같은데

 

주인도 없는 빈집에서 뭐 하는 거냐고 묻고 있잖아

 

아, 저는

 

집이 너무 예뻐서…

 

내 집이 예쁘다고 마음대로 구경해도 되나?

 

혹시 진짜 연애 중이라고 착각이라도 하는 건가?

 

[잔잔한 음악]

 

애인 집에 놀러 온 행세라도 하고 싶은 거냐고

 

- 그게 아니라 저는… - (라이언) 그만 나가 주시죠

 

성덕미 큐레이터

 

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한숨]

 

[훌쩍인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시안) 어? 큐레이터님 맞죠?

 

시, 시안…

 

차시안 씨 [시안의 웃음]

 

[덕미의 놀란 숨소리]

 

오늘은 엘리베이터에서 다 뵙네요

 

근데 무슨 일 있어요?

 

관장님이랑 싸웠어요?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관장님이 뭐 잘못했구나?

 

거짓말이라도 했어요?

 

(시안) 이솔을 아세요?

 

아니요

 

의뢰를 받아서 구입했던 겁니다

 

관장님도 후회하고 계실 거예요

 

기분 풀고 들어가세요

 

(시안) 네?

 

[살짝 웃는다]

 

[차분한 음악]

 

[한숨]

 

[물병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한숨]

 

[쇼핑백을 부스럭 집어 든다]

 

(덕미) 관장님, 빈손으로 올 수 없어서 선물을 사 왔습니다

 

관장님 마음에 드는 향이었으면 좋겠어요

 

- 그게 아니라 저는… - (라이언) 그만 나가 주시죠

 

성덕미 큐레이터

 

죄송합니다

 

[쇼핑백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덕미)

 

좋은 꿈 꾸세요

 

(덕미) 누군가의 손이 잡고 싶다거나

 

아니면 잡고 놓고 싶지 않을 때

 

빌려드린다고요, 제 손

 

[기어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선주) 와, 시안이는 어쩜 그렇게 말도 행동도 예쁘게 할까?

 

그렇지, 덕미야?

 

(은기) 소리를 질러?

 

고맙다는 인사는 못 할망정

 

또, 또, 또, 시안이가 또 뭐래?

 

아니, 그게 화낼 일이냐고

 

(은기) '귀찮아질까 봐 구라 쳤다' 그럼 끝날 일을

 

시안이는 공감 능력도 되게 뛰어난가 보다, 그렇지?

 

야, 네 공감 능력은 엿 바꿔 먹었냐?

 

아이, 진짜! 씨

 

그냥 털어 내, 어?

 

개자식, 소자식, 어? 사자 새끼 욕이나 하면서

 

내가 진짜 싫은 게 뭔지 알아?

 

그 와중에도

 

사자가 나한테 막 소리치는 와중에도

 

'이 사람이 나한테 실망하면 어쩌지?'

 

'나 미워하면 어쩌지?'

 

그게 더 무서웠다

 

쭈구리 같아

 

그러니까 덕미야

 

아이돌이나 보면서 살아

 

현실 남자한테는 절대 입덕하지 마

 

[잔잔한 음악이 연주된다]

 

[팬들의 환호성]

 

[주혁이 노래한다]

 

(주혁) ♪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을까 ♪

 

(덕미) 야, 쟤가 주혁이라고?

 

(주혁) ♪ 얼마나 상처를 더 견뎌야 ♪

 

♪ 이런 나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

 

♪ 나를 더 외롭게 만든다 ♪

 

야, 현실 남자한테 입덕하지 말라는 쟤 아니었냐?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냐? [주혁이 계속 노래한다]

 

(주혁) ♪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을까 ♪

 

♪ 얼마나 상처를 더 견뎌야 ♪

 

♪ 이런 나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

 

♪ 나를 더 외롭게… ♪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경비) 아이고, 관장님

 

아이, 이 시간엔 어쩐 일로

 

혹시 성 큐레이터 못 봤습니까?

 

그, 낮에 외근 나가셨다가 바로 퇴근하신 거 같던데요?

 

알겠습니다

 

[한숨]

 

(신디) R의 집에서 나온 S

 

곧바로 다른 남자와 홍대 UG클럽에서 공연 데이트

 

[부드러운 음악]

 

"UG클럽"

 

(라이언) 저기요

 

공연 끝났습니까?

 

- (여자1) 네, 끝났어요 - (여자2) 네

 

[라이언의 한숨]

 

(라이언) 내 집이 예쁘다고 마음대로 구경해도 되나?

 

혹시 진짜 연애 중이라고 착각이라도 하는 건가?

 

애인 집에 놀러 온 행세라도 하고 싶은 거냐고

 

그만 나가 주시죠

 

성덕미 큐레이터

 

(라이언) 성 큐레이터!

 

[라이언의 가쁜 숨소리]

 

관장님

 

내가 말이 지나쳤어요

 

[가쁜 숨소리]

 

성 큐레이터한테 화낼 일이 아니었는데

 

내가 좀 당황을 해서

 

[가쁜 숨소리]

 

미안합니다

 

[라이언의 가쁜 숨소리]

 

 

많이 났어요?

 

 

근데

 

저도 죄송해요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가서

 

[부드러운 음악]

 

- (영숙) 우리 덕미 사랑해요? - (라이언) 네

 

(영숙) 나오지 말아요

 

(다인) 연애한다며, 성덕미 씨랑 진짜야?

 

(라이언) 대답할 필요 없을 거 같은데

 

(세연) 언니, 언니 혼주 한복 준비해야 되겠다

 

(소혜) 이래서 사내 커플은 안 된다니까

 

(라이언) 성 큐레이터가 들으면 좋아할 만한 얘기가 있어서

 

- 뭔데요? - (라이언) 사실은 내가

 

(덕미) 이날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속이는 기분은 아니었을 텐데

 

(라이언) 나는 왜 보면 안 됩니까?

 

(덕미) 어, 어, 안 돼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