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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사생할 7

씨, 부정 타게

 

엄마, 점은 밤에 봐야지 새벽에 활동하는 귀신이 어디 있어?

 

모르는 소리

 

머리가 맑으실 때 1등으로 봐야 점발이 서지

 

[한숨]

 

프랑스에 여행을 갔다가 프랑스 귀신이 내렸대

 

공작부인 귀신

 

[헛웃음]

 

귀족이시라 입성을 따진대요

 

그, 뭐라더라?

 

- 드… - (은기) 드레스 코드?

 

어, 그거

 

(영숙) 접신하면 말도 프랑스 말로 한다니까

 

너 똑바로 들어

 

- 어머니 - (영숙) 어?

 

- 제가요? - (영숙) 그럼

 

프랑스어를?

 

[영숙의 긴장한 숨소리] 프랑스…

 

[은기의 한숨]

 

[프랑스어로 말한다]

 

[안내 음성] 너의 딸 결혼 의문

 

[흥미로운 음악]

 

[프랑스어로 말한다]

 

[안내 음성] 너의 딸 몹시 난잡

 

나, 난잡이라니?

 

[은기의 헛웃음] 평생 그게 소원이구먼

 

[무당이 프랑스어로 말한다]

 

[안내 음성] 딸의 남자 머리색 노랑, 파랑, 분홍

 

[무당의 탄성]

 

[놀란 신음]

 

[무당이 프랑스어로 말한다]

 

[안내 음성] 너의 딸 외국인 사랑해

 

온다, 연애, 행운

 

[무당이 프랑스어로 말한다]

 

[무당의 탄성]

 

[무당이 프랑스어로 계속 말한다]

 

[영숙의 한숨]

 

(영숙) 딸 집 비밀번호도 모르면서 반찬은 왜 갖다 바쳐?

 

아휴,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 (근호) 트렌드야 - 깜짝이야

 

아, 말할 때 기척 좀 하라니깐

 

자식들 사생활 지켜 주는 거 트렌드야

 

(근호) 우린 엄청 세련된 부모라고

 

[근호의 헛기침]

 

아이고

 

두 번만 세련됐다가는 자식하고 겸상도 못 하겠네

 

(영숙) 하기는 비밀번호 아는 엄마들 다 그 집 가서 식모살이하고 있더라

 

으이그

 

돼지우리 같은 집구석 안 보는 게 속 편하지

 

으이그

 

하, 성 큐레이터한테 화낼 일이 아니었는데

 

(라이언) 내가 좀 당황을 해서

 

[가쁜 숨소리]

 

미안합니다

 

[라이언의 가쁜 숨소리]

 

 

많이 났어요?

 

 

근데

 

저도 죄송해요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가서

 

[흥미진진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

 

효진 씨가 있었어요

 

성 큐레이터?

 

네?

 

(영숙) 성덕미!

 

네?

 

[무거운 효과음] 엄마!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라이언) 어? 어머님…

 

(영숙) 덕미야!

 

[영숙이 덕미를 퍽 친다] [덕미의 아파하는 신음]

 

장하다, 내 새끼, 장해

 

- 뭐가? - (라이언) 처음 뵙겠습니다

 

- 채움미술관 관장… - (영숙) 우리 덕미 사랑해요?

 

(덕미) 엄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관장님한테?

 

(영숙) 집까지 이렇게 바래다주고

 

이 사방 천지 뻥뻥 뚫린 데서 입 맞추고

 

(덕미) 맞추긴 뭘 맞춰

 

많이 사랑하나 보네

 

(라이언) 아니요, 그게 아니라

 

성덕미 큐레이터와 저는 미술관에서 같이 일하는…

 

같이 일하다가 눈 맞았어요?

 

(라이언) 아니요 그, 눈이 맞은 게 아니라

 

- 저녁은 먹었어요? - (라이언) 아니요, 그, 저, 저녁…

 

(영숙) 아이고, 굶고 다니면 쓰나

 

집에 밥 있니?

 

집? 내 집?

 

아, 없어, 없어

 

[당황한 신음]

 

어쩔 수 없지, 가요

 

- 어딜? - (덕미) 어딜 가게?

 

아, 집에 밥 없다며 사람 밥은 먹여 보내야 할 거 아니야

 

[헛웃음]

 

엄마, 이분하고 나하고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까

 

알았다니까, 가요

 

(영숙) 우리 집에 밥도 많고 반찬도 많아요, 가요 [라이언의 당황한 신음]

 

(덕미) 엄마, 어딜 가는데?

 

[덕미의 아파하는 신음] (영숙) 내가 오늘 갑자기 닭백숙을 하고 싶더라니

 

이렇게 관장님을 딱 만나네요

 

혹시 씨암탉 좋아해요?

 

닭 요리요?

 

네, 좋아합니다

 

가요

 

[라이언의 당황한 신음] - (덕미) 아니, 아, 무슨 닭 요리를… - (라이언) 성 큐레이터

 

(덕미) 엄마!

 

엄마, 미쳤나 봐 아, 그러지 말고, 엄마

 

[덕미가 그릇을 달칵 내려놓는다]

 

(라이언) 저기, 제가 뭐 도울 일이라도

 

(영숙) 아휴, 돕기는

 

손님은 그냥 앉아서 기다려요

 

불편하셔서 그러지

 

- 엄마, 그냥 우리 갈… - (영숙) 여보!

 

- 응? - (영숙) 당신 때문에 불편하신가 보네

 

- (영숙) 나갔다가 한 10분쯤 후에… - (라이언) 아닙니다

 

편합니다

 

[웃음]

 

조금만 기다려요

 

[근호의 헛기침]

 

수석을 수집하시나 봅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셨네요

 

(영숙) 아이고, 좋은 취미는요

 

그러다가 집 무너질까 봐 걱정입니다

 

[영숙의 웃음]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근호의 힘주는 신음]

 

이거는 이렇게 봐야

 

이 산해의 섭리를 잘 느낄 수가 있어요

 

직접 수집하시는 겁니까?

 

(근호) 아, 그럼요

 

전국에 좋은 돌 나온다는 산지는 다 다녀요 [영숙이 살짝 웃는다]

 

- (근호) 이거는 이제 산수경석인데… - 식사하세요

 

[근호의 웃음]

 

(근호) 요 산수경석은 산수의 경치를 응축해 놓은 건데

 

여기, 여기, 저 채석도 중요하지만은

 

요런, 요런 연출이 아주 중요해요

 

10년 치 할 말 오늘 다 하려고 저러시나

 

왜 갑자기 입이 터졌어?

 

아, 얼른 오세요

 

(근호) 그리고 이제 이런 거는 수반이라고 하고

 

에, 요거는 좌대, 학도 보고

 

그러니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그런 걸…

 

[영숙이 그릇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흥미로운 음악]

 

이름이 뭐랬더라?

 

라이언…

 

(라이언) 라이언 골드입니다

 

외국인?

 

엄마

 

(라이언) 네

 

[안내 음성] 너의 딸 외국인 사랑해

 

온다, 연애, 행운

 

[살짝 웃는다]

 

밥 더 줄까요?

 

초대를 받으면 많이 먹는 게 예의라고 들어서

 

진짜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요, 잘 먹어서…

 

(근호) 저기…

 

[근호의 힘주는 신음]

 

[근호가 그릇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잘 먹어서 예뻐요

 

[영숙의 웃음]

 

엄마, 그럼 우린 이제 가 볼게

 

밥만 먹고 일어나면 안 되지

 

(근호) 아이, 그, 그, 그럼요

 

내가 저, 보여 줄 수석이 아주 많아요

 

(근호) 무늬석도 보고 문양석도 보고 그러자

 

[익살스러운 효과음]

 

후식 드셔야지

 

아, 괜찮습니다 저, 디저트는 안 먹어도…

 

내가 먹고 싶어서 그래요

 

(영숙) 저기, 둘이 방에 들어가서 얘기 좀 하고 있어요

 

(덕미) 어디, 어디 가는데? 엄마

 

[덕미의 아파하는 신음]

 

(영숙) 다 되면 부를 테니까 나오지 말아요

 

(덕미) 엄마… [영숙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덕미의 난감한 신음]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죄송해요

 

[발랄한 음악]

 

세상 굼뜬 양반이 하필이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빠릿빠릿해, 눈치 없이?

 

(영숙) 아, 둘이 얘기 좀 오래 하게 두지

 

[근호가 코를 훌쩍인다]

 

[근호가 쟁반을 탁 내려놓는다]

 

미술은 왜 그만둔 겁니까?

 

 

우리 아빠가 지금은 저렇게 돌만 닦고 계시지만

 

(덕미) 옛날에는 사업가가 꿈이었거든요

 

그때 제가 유학 준비할 때였는데

 

사고를 크게 쳐서 집안 기둥뿌리를 뽑아 버렸어요

 

[새어 나오는 웃음]

 

[라이언의 헛기침]

 

엄마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 버리라는데 어떻게 그래요

 

(덕미) 제가 유학 가면 가족들 뿔뿔이 흩어질 게

 

눈에 보이는데

 

[잔잔한 음악]

 

그래서 포기했어요

 

아마 그때 유학을 갔으면

 

큐레이터로 관장님을 만나는 게 아니라 작가로 만났을걸요?

 

라이언 골드처럼 엄청 까칠한 작가

 

[웃음]

 

[피식 웃는다]

 

괜찮아요?

 

작가로 살지 못해도?

 

[생각하는 신음]

 

그냥 가끔씩 울면 돼요

 

(덕미) 미련이 막 밀려오면

 

그냥 술 엄청 먹고

 

그리고 울고, 그럼 괜찮아져요

 

그러다 보면 웃을 일 생기고

 

그러다 보면 행복해지기도 하고

 

[세연의 가쁜 숨소리]

 

[엘리베이터 버튼음]

 

(세연) 아유, 참

 

(은기) 하, 이놈의 성덕미 진짜

 

- (세연) 응? - (은기) 남 편?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덕미가 집에 왔는데

 

덕미? 덕미가 집에 와 있대?

 

(세연) 응

 

(은기) 이건 가면 간다 말을 하고 가야지, 씨

 

[세연의 헛웃음]

 

아, 근데 덕미 온 게 왜?

 

채움 관장을 데려왔대

 

사, 사자를 데려와?

 

- 우리 집에? - (세연) 응

 

미, 미쳤나, 이게, 씨

 

[도어 록 작동음]

 

[세연의 힘주는 신음]

 

[은기가 씩씩거린다] (세연) 비켜

 

언니, 저 왔어요

 

(영숙) 아유, 더 놀다 가지 아쉽네, 어?

 

[문이 탁 닫힌다]

 

어? 아니, 어떻게 둘이 같이 와? [근호의 웃음]

 

(세연) 1층에서 만났어요

 

아, 근데 손님 벌써 가시는 거예요?

 

(영숙) 어,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았어 [근호의 웃음]

 

[영숙의 웃음]

 

아이고, 참, 내 정신 좀 봐 가지 말고 잠깐만 기다려요

 

(근호) 응, 잠, 잠깐만

 

안녕하세요, 저는 아트 매거진 '모먼트' 편집장 남세연이라고 합니다

 

(라이언) 아

 

채움미술관 라이언 골드입니다

 

[살짝 웃는다]

 

편집장님, 인터뷰 요청하러 오셨구나

 

[세연의 어색한 웃음]

 

안 그래도 미술관으로 찾아뵐 생각이었는데

 

(세연) 여기 계시다 그래서

 

급하게 부탁 좀 드리러 왔습니다

 

제가 친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좋은 예술 잡지예요

 

(덕미) 한번 잘 검토해 주세요

 

그러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관장님

 

[근호의 웃음] (영숙) 저기, 이거

 

아까 잘 먹는 반찬 조금씩 쌌어요

 

(라이언) 아, 잘 먹…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잘, 잘 먹겠습니다

 

[함께 웃는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 볼게요

 

- 저희? - (라이언)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근호의 웃음] 저, 관장님, 또 와요

 

(라이언) 네 [영숙의 웃음]

 

(영숙) 가

 

- (세연) 연락드리겠습니다 - (라이언) 네

 

[문이 달칵 닫힌다]

 

(은기) 엄마, 밥 줘!

 

(영숙) 어? 여태 굶었어?

 

(세연) 언니, 걔 밥 그만 주라니까

 

잘 가요

 

꼭 또 와요

 

[근호의 웃음]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죄송해요 저도 부모님을 그렇게 뵐 줄은…

 

[라이언이 입소리를 쩝 낸다]

 

불편하셨죠?

 

불편했다기엔 너무 잘 먹지 않았나요?

 

그러게요, 엄청 드시더라고요

 

[라이언이 피식 웃는다] [덕미의 웃음]

 

다시 한번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진심으로

 

 

그리고

 

오늘 일 고마워요

 

[부드러운 음악]

 

조심히 들어가세요

 

[덕미가 가방을 부스럭 집는다]

 

[차 문이 달칵 닫힌다]

 

(은기) '관장님, 관장님', 참 나

 

누구는 관장 아니야? 어? 쳇

 

[잔잔한 음악]

 

[한숨]

 

 

(덕미) 여기서 뭐 해?

 

너 축하해 준다고 다들 집에서 기다리는데?

 

축하는 뭔 축하야 금메달 딴 것도 아니고

 

어쭈, 은메달은 하도 따서 이제 감흥이 없다?

 

아, 이번에 진짜 금 필이었는데

 

[은기의 한숨]

 

아, 이게 내 이름 때문이야

 

은기가 뭐야, 은기가! 금기로 짓든가

 

금기?

 

괜찮은데?

 

야, 내가 이제 너 남금기라고 불러 줄게

 

(덕미) 남금기, 어때?

 

야! 남금기

 

[흥미로운 음악] [웃음]

 

야, 성이랑 같이 부르지 마

 

좀 이상해

 

왜? 네 수준에 딱이구먼

 

남금기? 야, 남금기야

 

[덕미의 웃음] 이씨, 쯧

 

[한숨]

 

(덕미) 야

 

(은기) 금메달이라고 주는 거냐?

 

초콜릿이야, 먹어

 

(덕미) 너 그거 알아?

 

(은기) 몰라

 

[덕미의 힘주는 신음]

 

(덕미) [혀를 굴리며] 올림픽 골드 메달리스트

 

남금기

 

(은기) 미쳤나, 이게

 

네가 이걸 계속 따 오는 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유도 선수 1등은 너야 [은기의 어깨를 툭 친다]

 

(덕미) 네가 제일 제일 멋있고 제일 제일 강한 유도 선수야

 

잘했어

 

[덕미가 은기의 어깨를 툭 친다]

 

그러니까 이제 밥 먹으러 가자, 금기

 

- (덕미) 가자, 맘마, 가자 - (은기) 아, 진짜

 

(덕미) 남금기가 좋아하는 밥

 

(은기)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쯧

 

야, 너 은메달이 그렇게 지겨우면 나 하나만 갖다 팔아도 돼?

 

티켓값 부족한데

 

- 아니 - (덕미) 왜?

 

- (은기) 안 돼 - 왜?

 

- 내 거니까 - (덕미) 지겹다며

 

[어색한 웃음]

 

(덕미) 쪼잔한 새끼

 

많다며? 하나만 줘

 

[은기가 캐리어를 드르륵 끈다]

 

(덕미) 야, 남금기

 

번쩍 들어, 남자답게

 

그럼 저희는 이만 가 볼게요

 

- 저희? - (라이언) 오늘

 

(라이언) 정말 감사했습니다

 

[영숙과 근호의 웃음]

 

[힘겨운 숨소리]

 

(라이언) 아유, 씨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도대체 뭘 싸 주신 거야, 씨

 

[거친 숨소리]

 

(영숙)

 

[잔잔한 음악]

 

(영숙)

 

[살짝 웃는다]

 

[메모지를 찍 뜯는다]

 

[뚜껑을 달칵 닫는다]

 

(근호) 관통석은 만사형통 운수대통의 의미가 있어요

 

관장님 하시는 일 다 잘되길 바랍니다

 

돌처럼 무겁다 했더니

 

(라이언) 진짜 돌을 싸 주셨네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알림음]

 

(덕미) 시안은 나의 길 우수 회원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예스

 

[부드러운 음악]

 

뭐 하는 거야?

 

[한숨]

 

넌 이게 손이지 입술이냐?

 

[한숨 쉬며] 거기서 왜 느끼고 있어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했어야지

 

[한숨]

 

하, 하여튼 간 넌 본능에 너무 충실해

 

아, 창피해

 

[안마 의자 작동음]

 

[팬들의 환호성] (주혁) ♪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을까 ♪

 

♪ 얼마나 상처를 더 견뎌야 ♪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놀란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승민) 어? 아직 안 잤어?

 

(선주) 어, 오빠 기다렸지

 

아이, 뭘 기다려, 자기도 피곤한데

 

(선주) [살짝 웃으며] 맥주 줄까?

 

(승민) 그래

 

아유

 

[승민의 한숨] (선주) 아, 그, 예능 옮겨 준다는 건 어떻게 됐어?

 

(승민) 응

 

이번 달에 아이템 하나만 잘 끝내면 옮겨 주기로 약속했어

 

- 진짜? - (승민) 응

 

(선주) 아이템이 뭔데?

 

아, 그거?

 

[숨을 들이켠다]

 

[흥미로운 음악]

 

아…

 

그게

 

설마

 

사이비는 아니지?

 

어?

 

아유, 사이비는 아니고

 

이, 굉장히…

 

열심히 사는 분들을 취재하는 건데

 

아이, 그럼 됐어 사이비만 아니면 됐지, 뭐

 

그렇지, 그렇지, 응? 사이비만 아니면 되지

 

아유, 사이비는 진짜 아니야

 

아유, 사이비는 진짜, 아유, 진짜

 

[승민이 맥주 캔을 달칵 딴다] [놀란 신음]

 

(건우) 엄마

 

[익살스러운 음악]

 

건우야

 

(선주) 여긴 꿈나라야

 

잠에서 깬 게 아니야, 지금

 

가자, 나는 엄마를 닮은 천사야

 

[밝은 음악]

 

(라떼) 웃는 모습이 몹시 상큼합니다

 

날렵한 턱선이 눈에 뜁니다

 

초보 덕후인가?

 

(덕미)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조명의 양을'

 

'방사형 필터로 최대한으로 조절해 주고'

 

(라떼) 미디엄 숏으로 잡아낸 피사체의 순간 표정에

 

시선을 효과적으로 모아 스토리를 담아 낸 굉장히 좋은 사진입니다

 

라떼, 사진 볼 줄 아는 분이네

 

[안전벨트를 달칵 푼다]

 

[댓글 알림음]

 

(덕미) 라떼 님, 고맙습니다 칭찬, 조언 댓글 환영입니다

 

김효진 씨

 

왜요?

 

김효진 씨 이제 미술관에 나올 필요 없어요

 

당신 해고예요

 

해고요? 왜요?

 

해고가 싫으면 고소?

 

골라요, 해고인지 고소인지

 

[헛웃음 치며] 뭐로 고소해요?

 

스토킹

 

(라이언) 어제 나 봤죠? 성 큐레이터 집 앞에서

 

[흥미진진한 음악] (신디) 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음, 잘못 보신 거 같은데요?

 

내가 흥미로운 걸 찾아냈어요, SNS에서

 

CU패치

 

아, 그게 뭔데요?

 

내가 고소할 사람

 

아, 왜 나만 고소해요?

 

자백하는 겁니까?

 

아, 시나길은 왜 고소 안 해요? 시나길도 스토킹 한 건 똑같은데?

 

시나길하고 뭐 있죠?

 

고소하죠, 둘 다

 

[못마땅한 신음]

 

아, 지울게요

 

지켜볼 겁니다

 

[메시지 수신음]

 

(신디) [놀라며] 대박!

 

[흥미진진한 음악]

 

[덕미의 놀란 신음]

 

(함께) 대박

 

무슨 일 있습니까?

 

시안이 사인회 당첨됐어요

 

축하합니다

 

내가 가는 건 당연하고요, 시나길요

 

(덕미) 나 이번 사인회는 포기할 생각에

 

앨범 딱 한 장만 샀다고 SNS에도 올렸는데

 

- (선주) 당첨이라니 - 이건

 

운명이야, 운명

 

[덕미와 선주의 함성]

 

와, 난 여기 가려고 앨범을 박스로 샀는데

 

(신디) 달랑 한 장 사서 가?

 

또 시안이랑 운명이니 뭐니 엄청 나대겠네

 

그 사인회 언제입니까?

 

다음 주 휴관일요 미술관 빠지고 갈 거 아니거든요?

 

시나길이 온단 말이지?

 

[입바람을 하 분다]

 

(영숙) 공작부인이 참 용해

 

응? 덕미가 톰인지 잭인지를 데려온다더니 라이언이를 데려오고

 

아, 사돈 만날 텐데 우리도 기본적인 영어는 해야지

 

당신도 같이 해요

 

(근호) 응?

 

(영숙) 어

 

(영숙과 근호) '선 인 로'

 

우리 사위

 

(덕미) 시안아

 

[영숙과 근호가 영어를 읽는다]

 

시안아

 

(영숙과 근호) 우리 사위

 

'선 인 로'

 

우리 사위

 

[영숙과 근호가 계속 말한다] (선주) 너무 축하해, 덕미야

 

[흥미로운 음악] 너 덕분이야

 

[감격한 숨소리]

 

시안아

 

시안아

 

(영숙과 근호) 우리 사위

 

(은기)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하나, 둘, 셋

 

[은기의 기합]

 

일어서, 바로

 

(건우) 차렷, 관장님께 인사

 

[아이들이 소란스럽다]

 

(선주) 아, 신기해

 

애 낳기 전에는 애 안 예뻐했었는데

 

아, 내 새낀 너무 예쁘단 말이야

 

[헛웃음]

 

(선주) 아이돌 덕질이 아이 덕질이 된 건지

 

아이돌 덕질을 못 해 가지고 아이 덕질을 하는 건지

 

(은기) 선주야

 

- 넌 어쩌다 결혼했어? - (선주) 건우 생겨서

 

아니

 

어쩌다 형이랑 연애했냐고 아이돌이 아니라

 

[한숨]

 

정신 차리니까 좋아하고 있던데?

 

- 아이돌이 아니라? - (선주) 응

 

아이돌 좋아할 때는 아이돌이 내 남자 친구고

 

연애할 때는

 

남자 친구가 내 아이돌이지, 뭐

 

[잔잔한 음악] 그땐 그랬다

 

덕미도 그럴까?

 

(은기) 덕미도

 

어쩌다 좋아하게 될까?

 

- 아이돌이 아니라… - (선주) 사자를?

 

신경 쓰여?

 

덕미가 사자 좋아할까 봐?

 

얜 또 무슨 소리를 또, 아휴

 

얘들아, 야, 싸우면 안 돼, 어?

 

(은기) 싸우지 마, 싸우지 마 싸우지 마, 놀아, 놀아, 놀아!

 

[아이들이 소란스럽다] 치, 으이그, 은기 새끼

 

세상 둔한 둔탱이 새끼

 

건우야

 

엄마

 

(소혜) 오케이, 또 있어

 

그렇지, 생큐

 

[소혜가 살짝 웃는다]

 

(라이언) 김 비서님

 

앞으로 올 일 있을 때 최소 3시간 전에 저한테 보고하세요

 

오늘처럼 아무 연락 없이 들이닥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미스터 골드

 

(소혜) 나 엄소혜예요

 

내가 내 미술관에 오는데 허락 맡으란 얘기예요?

 

미술관의 사유화 자백하시는 겁니까?

 

오 마이 갓!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소혜) 나 자백, 취조, 검거 이런 말 너무 싫어하는데?

 

엄 관장님, 저희가 지금 회의 중이라서요

 

[소혜의 한숨]

 

나도 너무 바빠요

 

(소혜) 우리 효진 간식 일일이 챙겨야지

 

우리 신랑 무산이

 

날마다 입맛대로 사식 챙겨 넣어야지 [유섭이 풉 웃는다]

 

아, 너무 힘들어요

 

성 큐

 

다음 주 휴관일에 뭐 해요?

 

(덕미) 다음 주 휴관일이면

 

우리 시안이 사인회 하는 날인데

 

[흥미로운 음악]

 

휴관일은 왜…

 

(소혜) 내가 새로 사귄 친구들이 있어요

 

정경아라고

 

정의로운 경제 사범 아내들의 모임 정경아

 

그 친구들이 따로 조용히 관람하고 싶다고 해서요

 

우리 성 큐가 도슨트 좀 해 줘요

 

할 수 있지?

 

[한숨]

 

알겠습니다

 

(소혜) 오케이

 

- (소혜)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봐요 - 성 큐레이터

 

그날 시간 없습니다

 

(라이언) 조용히 관람하고 싶으시면 오픈 시간에 맞춰서 오시죠

 

[소혜의 못마땅한 신음]

 

둘이 데이트해요?

 

(소혜) 이래서 사내 커플은 안 된다니까

 

지금 분위기를 흐리는 거잖아

 

분위기 흐리는 건 아시네요

 

그게 누구 때문인지도 좀 아시면 좋을 텐데

 

화났구나?

 

둘이 데이트 못 할까 봐?

 

[웃음]

 

저, 그날 관장님 차시안 씨하고 미팅 있습니다

 

(경아) 개인적인 용무는 아니세요

 

아, 그래요?

 

저도 다양한 업무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신디) 그 미팅에 저도…

 

효진?

 

(라이언) 김효진 씨

 

그날 시간 있어요?

 

 

잘됐네요

 

다음 주 휴관일 김효진 씨가 도슨트 준비합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라이언) 우리 어머니와 정의로운 경제 사범 아내들을 위해

 

[신디가 책상을 쾅 친다]

 

- 관장님! - (소혜) 효진

 

도슨트 할 수 있어?

 

(소혜) 아, 그러면 엄마는 너무 좋지

 

엄마 어깨 으쓱하게 해 줘야 돼?

 

오, 너무 좋아

 

- 아, 어머니… - (소혜) 다들 수고, 바이

 

- (신디) 생각해 보니 그날 선약이… - (소혜) 생큐

 

- (신디) 어머니 - (소혜) 아, 너무 좋아, 잘했어

 

(경아) 아, 미쳐 [유섭의 웃음]

 

[작은 목소리로] 고마워요, 관장님

 

[작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성 큐레이터

 

(경아) 일단 차시안 이솔 작가님, 세 점

 

그다음에 노석 작가님 하면은 총 서른, 서른한 점

 

저, 사이즈 실측했어요?

 

아, 실측은 관장님께서

 

그, 계약 체결 후에 진행하라고 하셨어요

 

근데 아까 우리 관장님 좀 멋있지 않았어요?

 

아까?

 

- 뭐요? - (경아) 아까

 

회의 시간에 엄 관장 한 방 팍 먹인 거요 [유섭이 숨을 들이켠다]

 

그런 게 멋있어요?

 

난 잘 모르겠던데

 

관장님이랑 성 큐레이터님 평소에는 사귀는 티 하나도 안 내다가

 

그냥 대놓고 빡 티 내 버리니까 왜, 난 멋있던데?

 

잘? [살짝 웃는다]

 

(다인) 방금

 

방금 뭐라고 했어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참여 컬렉터는 다섯에서 일곱 분 정도

 

그리고 작품 수는 오십여 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품 분류, 전시 콘셉트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라이언) 컬렉터별로 할지 아니면 주제별로 할지… [덕미가 호응한다]

 

일찍 왔네?

 

화의는 여기까지 하죠

 

네, 말씀 나누세요

 

최다인이에요

 

(다인) 지난번에 인사를 제대로 못 했죠

 

채움미술관 성덕미입니다

 

(다인) 반가워요

 

(라이언) 작업실은? 잘 알아보고 결정한 거야?

 

[다인의 한숨]

 

연애해?

 

연애한다며? 성덕미 씨랑

 

진짜야?

 

대답할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아, 아니라고는 안 하네

 

[헛웃음]

 

저녁은 다음에 먹자

 

(다인) 간다

 

야, 최다인!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다인의 힘주는 신음]

 

보고 싶었어, 라이언

 

최다인

 

다인

 

왜 이름도 예뻐?

 

난 덕미인데, 씨

 

- 선주야 - (선주) 어

 

왜, 미국에서는 포옹 같은 건 그냥 인사지?

 

친구들 사이에서 막 편하게 하는?

 

포옹만 인사인가?

 

볼 부비는 것도 인사, 키스도 인사지

 

[웃으며] 그렇지?

 

[신비로운 효과음]

 

야, 키스가 어떻게 인사야? 그건 좀 특별하지!

 

[밝은 음악] [놀란 신음]

 

[주혁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주혁아

 

너 머리에 그건 왜 쓰고 있어?

 

왜 제가 이걸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주인님한테 한번 여쭤봐 주실래요?

 

주인님?

 

선주야, 네가 씌웠어?

 

너무 귀엽지? [선주가 풉 웃는다]

 

[헛웃음]

 

주혁

 

(선주) 목에 좋은 티 같은 것 좀 타서 마셔, 아무거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주혁) 아, 왜 저러시지, 진짜?

 

- 뭐? - (덕미) 너 이거 갑질이야

 

- 덕질이야 - (덕미) 갑질이야

 

- 건강한 덕질이야 - (덕미) 넌 저게 건강해 보이냐?

 

- (선주) 응 - 애 핏기 없어

 

- (선주) 그래? - 얼마나 당했으면…

 

[한숨]

 

[한숨]

 

(라이언) 최다인

 

최다인 나와

 

(다인) 어때? 한국에서의 첫 작품인데

 

[발랄한 음악]

 

확실하네, 슬럼프

 

넌 나한테 너무 솔직해

 

(다인) 가끔 거짓말 좀 하면 더 예뻐해 줄 텐데

 

(라이언) 이런 건 대체 어디서 사는 거야?

 

(다인) 라이언이 연애를 한다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선물

 

[헛웃음]

 

타, 태워 줄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밝은 음악] (덕미) 응, 왜?

 

(은기) 오늘 뭐 해?

 

나 오늘 시안이 사인회 가잖아

 

역시 성덕 네 인생에 아이돌밖에 없지?

 

- 덕질이 최고지? - (덕미) 그럼

 

아이돌 좋아할 때는 아이돌이 내 남자 친구고

 

연애할 때는

 

남자 친구가 내 아이돌이지, 뭐

 

- 야, 성덕미 - (덕미) 응?

 

사인회 끝나고

 

- 오랜만에 같이 영화나 볼까? - (덕미) 사인회 끝나고?

 

야, 사인회 끝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프리뷰 올려야 되지 사진 셀렉해야 되지, 보정해야 되지

 

영화는 무슨

 

아, 보정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

 

[한숨]

 

보정은 사랑이야

 

찍자마자 바로 하고 싶은 거라고

 

야, 넌 친구보다 차시안이 더 소중하냐?

 

[덕미의 웃음]

 

시안이 다음으로 소중한 우리 은기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텐트 안에만 있어요, 끊어 [립스틱 뚜껑을 달칵 닫는다]

 

덕미야, 성덕, 성덕미!

 

[통화 종료음]

 

이씨

 

아휴, 아

 

[밝은 음악]

 

[팬들의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팬들) 오빠!

 

[통화 종료음]

 

[한숨]

 

(여자) 딸이라며

 

[소혜의 어색한 웃음]

 

[경쾌한 음악]

 

[팬들의 환호성]

 

(팬들) 시안아!

 

[휴대전화 진동음]

 

(라떼) 차시안 씨 사인회에 가신다니 기쁩니다

 

(라이언) 언제나처럼 좋은 사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덕미) 시안이를 바로 코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모습 담아 가겠습니다

 

(팬들) 시안아!

 

[팬들의 환호성]

 

아, 분명히 뭔가 있어

 

시나길한테 직접 물어봐야지

 

[부드러운 음악]

 

(덕미) 어, 관장님?

 

미팅이 이 근처인가?

 

[카메라 조작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팬들의 환호성]

 

(진행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와! 여러분,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진행자의 환호성]

 

오래 기다리셨죠?

 

- (팬들) 네! - (진행자) 아, 저도요, 저도요

 

(진행자) 그럼 얼른 불러 볼까요?

 

(팬들) 네!

 

(진행자)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화이트오션의 차시안!

 

무대 위로 모셔 봅니다 [팬들의 환호성]

 

나와 주세요!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행자) 어머, 안녕하세요, 시안 씨

 

어머, 시안 씨, 어머, 어머, 어머 [팬들의 환호성]

 

어머, 덕후도 가끔 이렇게 계를 타네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반갑습니다, 와

 

여러분들, 먼저 우리 시안 씨 목소리 듣고 싶으시죠?

 

(팬들) 네!

 

(진행자) 하지만 그 전에 오늘 추첨 이벤트 있는 거 아시죠?

 

(팬들) 네!

 

(진행자) 맞습니다, 그러면

 

우리 시안 씨께 추첨 이벤트 부탁드리고요

 

그 전에 시안 씨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안이 대답한다]

 

네, 안녕하세요

 

[팬들의 환호성]

 

(시안) 어, 이렇게 가까이서 팬분들 보니까 저도 너무 떨리네요

 

이 자리가 저한테도 여러분들한테도 또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고요

 

아쉽게도 추첨을 해야 된대요

 

저도 선물 다 드리고 싶은데

 

- (팬1) 오빠가 선물이에요! - (팬2) 오빠!

 

[진행자의 웃음]

 

(시안) 고마워요

 

그러면 3등부터 뽑아 보겠습니다

 

(진행자) 좋습니다 자, 그럼 추첨함으로 이동해 주시고요

 

[팬들이 웅성거린다] 자, 한 분 한 분 한번 뽑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3등!

 

[진행자의 놀란 신음]

 

23번

 

(진행자) 23번 어디 계시죠? [팬들의 환호성]

 

예, 도서 상품권 드리겠습니다 축하드리고요

 

자, 이어지는 2등 선물은요, 바로!

 

포토 카드입니다

 

자, 포토 카드의 주인공 누가 될지

 

- (진행자) 또 뽑아 주시죠 - 네

 

(진행자) 아!

 

(시안) 8번입니다 [팬들의 함성]

 

(진행자) 8번, 오, 예, 축하드립니다

 

포토 카드의 주인공 아니, 아니요, 앉으세요, 예, 예

 

저, 2등, 3등은요

 

팬 사인회 끝나고 앞으로 나오셔서 선물 받아 가시면 됩니다, 네

 

자, 그러면 오늘 1등에게는요

 

무려 차시안 씨와의 셀카! [팬들의 환호성]

 

[진행자의 떨리는 숨소리]

 

나 이 추첨에 내 이름도 넣었다

 

자, 그러면

 

[진행자가 계속 말한다] (덕미) 카메라가 좋은 거야? 피사체가 좋은 거야?

 

(진행자) 뽑아 주시죠

 

(덕미) 아, 귀여워 [팬들의 기대하는 신음]

 

(진행자) 예? 잘 안 들렸습니다 다시 한번요

 

(시안) 아

 

예, 17번입니다

 

(진행자) 17번 분 어디 계시죠? [팬들이 웅성거린다]

 

17번 분? 십…

 

[신비로운 음악]

 

(팬3) 17번이래요, 17번, 17번이요!

 

(진행자) 축하드립니다

 

오늘 차시안 씨와의 셀카 당첨되셨습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 (진행자) 앞으로 나오세요 - (덕미) [놀라며] 대박!

 

(덕미) 셀카?

 

[팬들의 부러운 신음]

 

(진행자) 앞으로 나오세요

 

나오세요, 네

 

예, 시안 씨도 앞으로 자리해 주시고요, 예

 

아유 [팬들의 부러운 신음]

 

[팬들의 환호성]

 

저, 셀카 찍으려면 마스크, 마스크 벗으셔야죠?

 

벗으세요

 

(진행자) 저, 아니…

 

이, 촬영을 해 주셔야지 팬분들이 사인을 받으실 수 있거든요

 

(팬들) 뭐야? 뭐야?

 

(시안) 아, 제가 이렇게 찍을게요

 

[팬들의 환호성] [부드러운 음악]

 

차시안 멋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팬들의 환호성]

 

(진행자) 아유 어, 집에 걸어 놔야지, 아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준비한 콩이도 있어요

 

축하드립니다, 네

 

지금 막 눈물을 머금고 계세요 어머, 울지 마세요

 

예, 축하드립니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선주) 뭐?

 

시안이랑 셀카를 찍었다고?

 

(덕미) 어, 그렇다니까

 

(선주) 야, 그 공작부인 진짜 용하다

 

어? 연애 대운이 들어왔다더니 진짜 맞았네!

 

그럼 내 연애 운은 이걸로 끝인 거야?

 

뭐지? 이 호강에 겨워 요강 깨는 소리는?

 

덕후는 연애 운으로 덕질이나 하는 거야

 

(직원) 주문하신 민트초코 나왔습니다

 

(덕미) 네

 

감사합니다

 

(선주) 프리뷰나 보내, 홈에 올리게

 

- (덕미) 알았어 - (신디) 시나길 님? [흥미진진한 음악]

 

(선주) 왜 그래?

 

[강조되는 효과음] (덕미) 신디가

 

(선주) 신디가 왜?

 

(덕미) 날 불렀어

 

시나길 님, 물어볼 게 있는데요

 

(선주) 신디가 널 왜 불…

 

(신디) 시나길 님! 시나길 님! 아이씨

 

덕미야! 덕미야! [통화 종료음]

 

[놀라며] 어떡해?

 

[밝은 음악]

 

[손님들의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신디) 시나길 님!

 

아이씨

 

(덕미) 왜 쫓아오는 거야?

 

아, 물어볼 게 있다니까요!

 

[신디의 가쁜 숨소리]

 

[덕미의 놀란 신음]

 

[아기 울음]

 

아, 저, 저기, 시나길 님

 

(덕미) 아, 진짜 왜 저래

 

- (신디) 아니, 아, 저… - (라이언) 김효진 씨!

 

[라이언의 가쁜 숨소리] (신디) 어? 관장님, 저기 시나길…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아, 저 그게 아니고요, 저기 저…

 

아, 관장님 때문에 놓쳤잖아요!

 

놓쳐요? 누굴 놓쳐요?

 

아, 시나길요 관장님 파파라치 찍은 시나길!

 

 

저 사람이 시나길이었군요?

 

아, 내가 다 잡을 뻔했는데, 씨

 

[한숨]

 

[흥미로운 음악] [신디가 씩씩거린다]

 

(덕미) 아, 진짜 큰일 날 뻔했네

 

시작해 볼까?

 

[컴퓨터 연결음]

 

[웃음]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웃음]

 

[부드러운 음악] [전자 펜을 탁 떨어트린다]

 

[덕미의 놀란 숨소리]

 

나 뭐 하는 거야?

 

(덕미) 보정은 사랑이야

 

보정은 사랑이야

 

[놀란 숨소리]

 

나 어떡해

 

[마우스 클릭음]

 

[한숨]

 

[한숨]

 

[흥미로운 음악] [팬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팬4) 시나길 님 오늘 팬 사인회 안 가신 거 아니야?

 

(팬5) 아, 레전드급 당첨인데 아무리 바빠도 갔을걸?

 

(팬6) 근데 프리뷰도 안 올라오고

 

(팬5)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팬7) 진짜 뭔 일 난 거 아니야?

 

아니,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팬6) 야, 레전드 짤인가 봐

 

(팬4) 사진이 이렇게 안 올라올 수가 없잖아

 

[팬4의 울음] (팬5) 그러니까

 

(팬4) 사진 안 올라온다

 

[통화 연결음]

 

받아라, 받아, 받아, 받아, 받아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부드러운 음악]

 

[한숨]

 

사진도 안 올리고

 

전화도 안 받고

 

[흥얼거린다]

 

[한숨 쉬며] 아니야, 아니야

 

[키보드를 탁탁 친다]

 

[웃음]

 

[덕미의 다급한 숨소리]

 

아닌 게 아닌가?

 

(라이언) 성 큐레이터 [놀란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성 큐레이터?

 

관장님, 여기는 왜, 어쩐 일로

 

(라이언) 이거 돌려주러

 

 

어머!

 

어쩌죠?

 

씻어야겠죠?

 

욕실 좀 빌려도 됩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무거운 효과음]

 

아니요! 안 돼요

 

- 안 돼요? - (덕미) 안 돼요

 

왜냐면…

 

집이 되게 지저분해요 완전 돼지우리

 

(라이언) 어

 

뭐, 그럼 저는

 

이대로 집에 가죠, 뭐

 

[어색한 웃음]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거 같은데

 

괜찮으신지…

 

(라이언) 응?

 

[어색한 웃음]

 

[흥미로운 음악]

 

- (덕미) 자, 여기 문턱 있어요 - (라이언) 아, 예, 예

 

(덕미) 예, 올라오시면 돼요

 

문턱, 오케이

 

자, 이쪽으로

 

- 이쪽으로,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 (라이언) 예, 예

 

- (덕미) 예, 여기, 여기, 여기 - 예

 

네, 여기 [라이언의 불안한 신음]

 

- 여기 화장실이거든요 - (라이언) 예

 

(덕미) 이쪽으로 아, 아니, 이쪽, 이쪽, 이쪽!

 

- (덕미) 문턱 하나 더 있어요, 내려와 - (라이언) 예, 예

 

- (덕미) 예, 조심, 조심, 예 - (라이언) 예

 

(라이언) 저기, 성 큐레이터

 

[라이언의 헛웃음] (덕미) 예, 여기예요

 

거기가 세면대거든요? 씻고 나오세요 [라이언이 대답한다]

 

눈은 꼭 감고 계세요

 

(라이언) 저기, 근데 성 큐레이터

 

네?

 

(라이언) 이건 페인트라 물로 안 닦여요

 

혹시 아세톤 같은 거 있습니까?

 

(덕미) 있어요, 근데 잠깐만요

 

[다급한 숨소리]

 

저, 눈 아직 감고 있죠? 절대 뜨면 안 돼요!

 

- (라이언) 예 - 들어갈게요

 

[덕미의 어색한 웃음]

 

(덕미) 이게 좀 답답할 순 있는데 잠깐만 참으세요

 

[덕미의 힘주는 신음]

 

[웃음]

 

자, 이제 따라오세요

 

(덕미) 이쪽으로

 

아세톤으로 제가 닦아 드릴게요

 

여기 소파 있거든요? 이쪽으로 오시면…

 

(라이언) 근데 성 큐레이터

 

도대체 집이 얼마나 더러운 겁니까?

 

[익살스러운 효과음]

 

[종소리 효과음]

 

[덕미의 어색한 웃음]

 

(덕미) 보시면 아마 기절하실 수도 있어요

 

[어색한 웃음]

 

[흥미로운 음악]

 

잘 닦여요?

 

예, 다행히 잘 닦여요

 

방에서 물감 냄새 나던데

 

(라이언) 요즘에도 그림 그려요?

 

(덕미) 아, 가끔요

 

전부터 궁금했는데

 

뭐가요?

 

그림 못 그렸을 때요

 

팔 부러져서

 

그때 어떻게 버텼습니까?

 

[잔잔한 음악]

 

왼손으로 버텼어요

 

왼손?

 

저 오른손잡이거든요

 

근데 오른손을 아예 쓸 수가 없으니까 왼손으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오른손으로 그릴 때만큼 잘 그리게 됐어요?

 

아니요, 저 왼손으로 진짜 못 그리던데

 

[함께 웃는다]

 

근데 재미있었어요

 

왜, 그전에는 잘 그려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즐기지를 못했는데

 

왼손으로 그리니까

 

너무 재미있게 그렸어요

 

어릴 때 낙서하는 것처럼

 

[덕미가 살짝 웃는다]

 

(덕미) 다 됐다

 

고맙습니다

 

아, 제가 묻힌 건데요, 뭐

 

[덕미의 웃음]

 

근데 생각해 보니까

 

좀 불공평하네요

 

뭐가요?

 

성 큐레이터는 내 집 다 봐 놓고서

 

나는 왜 이 집 보면 안 됩니까?

 

공평하게

 

저도 보겠습니다

 

(덕미) 어, 어, 안 돼요 [라이언의 놀란 신음]

 

[강조되는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덕미) 난 되게 괜찮아

 

당당하라고

 

좋아한다

 

간택해 주마

 

성은을 내리마

 

내가

 

(선주) 너 가짜 연애를 계속하고 싶어?

 

(덕미)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면

 

친구로도 못 남게 될까 봐

 

(다인) 라이언 옆에서 라이언이랑 같이 일하려고 하는 거예요

 

나 라이언 좋아하거든요

 

(덕미) 실은요, 관장님, 제가…

 

성덕미!

 

(은기) 네가 뼛속까지 덕후인 거 솔직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남자 만나

 

(다인) 누가 보면 진짜로 질투하는 줄 알겠다

 

(라이언) 내가 언제 질투를 했다…

 

(덕미) 좋아해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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