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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거신 전화는 6

 

[사언] 어떻게 된 거야?

 

뭐야, 그다음은?

 

- [의미심장한 음악] - [떨리는 숨소리]

 

[도재] 누군지 짐작하시겠습니까?

 

대변인님과 가까운 곳에 있고

 

누구보다 속사정을 잘 아는…

 

[한숨]

 

파형 분석 결과 20대 중후반의 여자

 

[사언] 사공육과 대조해 보세요

 

정확히 몇 퍼센트 일치하는지

 

소수점 두 자리까지

 

[노크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병 내려놓는 소리]

 

[사언] 어제

 

우리가 왜 저기 같이 있었던 거지?

 

뭐야, 왜 그래?

 

[헛웃음]

 

뭔데?

 

무슨 일 있었으면 있었다고 말을 해야지

 

[희주]

 

- [흥미로운 음악] - [당황한 소리]

 

솔직하게 다?

 

[음악이 잦아든다]

 

[휴대폰 벨 소리]

 

[문소리]

 

 

대변인님

 

어떻게 되신 겁니까?

 

[도재] 전화가 계속 꺼져 있어서 걱정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렇게 됐어요

 

그보다 내가 어제 부탁한 건…

 

못 보셨습니까?

 

어젯밤에 문자로 보내 드렸는데

 

[도재] 안 그래도 답이 없으셔서

 

[어두운 음악]

 

[한숨]

 

[도재]

 

[도재] 그동안의 사건들을 총정리해 봤는데요

 

첫 번째 협박 전화 시점부터

 

최근 요양병원 사건까지 싹 다 분석한 결과

 

한 가지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사공육이라는 협박범과

 

납치, 폭발, 요양병원 사건을 일으킨 놈이랑은

 

별개라는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둘이 공범은 아니지만

 

대변인님은 사공육이 누군지 짐작하고 계시죠?

 

미안합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습니다

 

[사언] 우선은 사공육과 그놈의 연결 고리를 찾아서 끊어 놓고

 

차후에…

 

[도재] 괜찮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괜찮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시면…

 

[사언] 아니

 

[음악이 뚝 끊긴다]

 

안 괜찮아

 

[헛웃음]

 

[무거운 음악]

 

나는 말입니다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상황을 통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그 어떤 함정에도 빠지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언] 왜 몰랐을까요

 

[헛웃음] 생각해 보면

 

힌트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경찰1의 당황한 소리]

 

- 어쩌면 나는 - [경찰2] 속이 안 좋으세요?

 

[사언] 외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아닐 거라고 굳게 믿으면서 - [희주의 힘겨운 소리]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런데 그러지 말걸

 

마음의 준비라도 할 걸 그랬습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지경은 아니었을 텐데

 

내일까지 결정해

 

다 귀찮으면 20억으로 퉁치든지

 

[희주] 내일까지다

 

어차피 사랑해서 한 결혼도 아니잖아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둘 바에야 차라리

 

버리란 말이야

 

[음악이 잦아든다]

 

근데 왜 홍희주를 투명 인간 취급 했어?

 

[한숨]

 

[한숨]

 

[고조되는 음악]

 

홍희주

 

허벅지잖아

 

남편이란 작자가

 

홍희주 허벅지에 특이한 점 있는 거 몰랐어?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관심이 없던 거야? 아니면

 

벗겨 본 적이 없는 거야?

 

[희주의 비웃음]

 

- [탁 내려치는 소리] - [음악이 뚝 끊긴다]

 

그만

 

[헛웃음]

 

[무거운 음악]

 

[헛웃음]

 

[희주의 심호흡]

 

쓰다 보니 많아졌네요

 

[사언] 아, 하나를 빠트렸네요

 

[펜 내려놓는 소리]

 

수어로 뭐죠?

 

용서

 

'내가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는?

 

[무거운 음악]

 

[한숨]

 

역시 어렵네

 

용서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죠

 

[음악이 잦아든다]

 

[휴대폰 진동음]

 

[고조되는 음악]

 

[TV 속 유리]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예비 후보 등록이 다음 주부터 시작됩니다

 

- [계속되는 뉴스 소리] - 저, 대표님

 

[실장] 상시 체크 하라고 하셨던 일 말씀인데요

 

홍일경 회장 첫째

 

홍인아 양 관련해서요

 

[의미심장한 음악]

 

- [문소리] - [의용] 여보, 여보

 

홍 회장네 첫째

 

한국 들어온 모양이야

 

그래서요?

 

아,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의용] 당신이 빨리 만나 봐야지

 

그때 왜 그 사달을 낸 건지, 어?

 

아니야, 그보다 앞으로는 우리가 컨트롤…

 

웬 술이야?

 

당신 취했어?

 

취하면 안 돼요?

 

오늘 같은 날?

 

오늘이 왜

 

뭔데?

 

아무도 기억 못 하는 날

 

[사언 모] 기억해서는 안 되는 날

 

당신 아버지가 그렇게 정한 날이잖아

 

그래서

 

왜?

 

마음 쓰이는 척이라도 해야겠어?

 

그래야 죄책감이 좀 덜어지는 기분인가?

 

[의용] 웃기지 마

 

20년 전 오늘

 

우리 마음이 어땠는지 당신도 알고 나도 잘 알잖아!

 

무슨…

 

해방감

 

[고조되는 음악]

 

[문소리]

 

[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

 

[아이의 흐느끼는 소리]

 

[아이의 흐느끼는 소리]

 

[쾅 문 두드리는 소리]

 

[음악이 뚝 끊긴다]

 

[신비로운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의미심장한 음악]

 

[연희] 어머, 니가 인아구나?

 

재떨이 시중 들던 손을 얻다 대?

 

[연희의 당황한 숨소리]

 

희주야

 

[인아의 옅은 웃음]

 

잘 지냈어?

 

[음악이 잦아든다]

 

[인아] 기억나?

 

어릴 때 아쿠아리움 종종 왔던 거

 

이렇게 가만히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 소리가 다 사라진 거 같아서

 

마음이 편안해졌었어

 

너 좋아하는 인어 공주 공연 보러 가자

 

곧 시작이야

 

신기하지?

 

나 이렇게 조잘조잘 떠드는 거

 

운이 좋았나 봐

 

수술이 잘됐어

 

어릴 땐 그 어떤 수술로도 안 됐었는데

 

근데 희주야

 

넌 왜 아직도 그대로야?

 

이제 말해도 돼

 

입 다물고 있을 필요 없어

 

[휴대폰 두드리는 소리]

 

[희주] 다 알고 있었어?

 

[인아] 응

 

니가 말 안 했던 거

 

나 때문이었잖아

 

[무거운 음악]

 

[인아의 가쁜 숨소리]

 

알아

 

너한테 못 할 짓 했다는 거

 

[인아] 못된 마음이라는 거 알지만

 

나만 망가지고 싶지 않았거든

 

나랑 같이 불행해질 사람이

 

필요했어

 

희주야

 

[거친 숨소리]

 

[헛웃음]

 

[한숨]

 

[휴대폰 진동음]

 

[휴대폰 진동음]

 

[음악이 잦아든다]

 

[인아] 희주야, 사실 오늘 너한테 꼭 할 말이 있었어

 

백사언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해?

 

[불안한 음악]

 

[인아] 결혼식 전날

 

내가 널 떠넘긴 게 아니야

 

그 사람이 널 요구했어

 

날 자유롭게 해 주는 대신

 

우리 집안하고 연결 고리는 필요하니까

 

널 인질로 잡은 거야

 

[차 가속음]

 

[도재] 한 가지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사공육이라는 협박범과

 

납치, 폭발, 요양병원 사건을 일으킨 놈이랑은

 

별개라는 겁니다

 

- [한숨] - [엘리베이터 알림음]

 

[긴장되는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다급한 숨소리]

 

[음악이 뚝 끊긴다]

 

아…

 

내 핸드폰이 없어져서

 

[희주] 그걸 왜 여기서 찾아?

 

- [통화 연결음] - [사언의 한숨]

 

[휴대폰 벨 소리]

 

[멋쩍은 숨소리]

 

[사언] 이게

 

뭐야?

 

[헛웃음]

 

홍희주가

 

이런 취향이었나?

 

[사언의 놀란 소리]

 

[묘한 음악]

 

내, 내가…

 

아니

 

우리가

 

혹시

 

[음악이 잦아든다]

 

[달려가는 발소리]

 

[문 열리는 소리]

 

[다급한 숨소리]

 

[안도의 한숨]

 

- [문소리] - [도어 록 작동음]

 

[잔잔한 음악]

 

[한숨]

 

백사언, 이런 미친…

 

[한숨]

 

[사언의 가쁜 숨소리]

 

[휴대폰 진동음]

 

- [음악이 잦아든다] - [통화 연결음]

 

[사언] 어떻게 알았습니까?

 

뭐가?

 

[사언] 내가 하루 종일 사공육 생각만 한 거

 

그동안 매일같이 통화를 했는데

 

난 아직도 사공육에 대해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되레 알고 싶어졌고

 

[사공육] 그럼

 

서로 궁금한 걸 하나씩 묻고 답하는 건 어때?

 

좋아

 

단, 지금 이 순간부터

 

진짜 진실만 말하는 겁니다

 

바라는 바야

 

시작하세요

 

[희주] 결혼식 전날 밤에

 

홍인아를 만나서 거래를 했다고 했잖아

 

홍희주를 걸고 한 거래였어?

 

[사언] 네

 

내 차례입니다

 

뭐야, 내 질문 아직 안 끝났어

 

답하면 끝입니다

 

다음번엔 신중하게 생각하고 질문하세요

 

[사언] 묻겠습니다

 

홍희주는 지금 협박받고 있는 겁니까?

 

왜 협박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언] 사공육이 희주를 납치도 하고

 

아버님도 공격하고

 

보통 미친놈이 아닌데

 

희주가 그런 놈한테 동조할 리 없으니까요

 

협박받고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됐지?

 

이제 내 차례야

 

[사공육] 홍인아를 정략결혼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대신

 

홍희주를 인질로 잡았던 거야?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누구한테 들었나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

 

맞습니다

 

- [무거운 음악] - [사언] 난

 

종종 악몽을 꾸곤 합니다

 

어릴 땐 더 자주 그랬죠

 

[긴장되는 효과음]

 

[거친 숨소리]

 

[어린 희주] 내가 널 도울게

 

내가 너와 함께 있을게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떨리는 숨소리]

 

[어린 사언] 괜찮아

 

[사언] 그때마다 날 진정시켜 준 건

 

매일 밤 수어 연습을 하던

 

옆집 소녀의 손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녀는

 

누구한테도

 

어디에도 기댈 데가 없었어

 

홍 회장 집 거기가

 

그 아이의 지독한 감옥이었으니까

 

그 아이를 탈출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꿈에도 몰랐죠

 

내가 희주의

 

새로운 감옥이 될 줄은

 

[사공육] 감옥?

 

그 집을 나와서

 

나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희주한텐 감옥이나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사언] 웬 미친놈하고 얽히는 한이 있어도

 

나랑 이혼하고 싶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제 내 차례입니다

 

홍희주가 원하는 건

 

여전히 이혼입니까?

 

답하세요, 사공육

 

그동안 늘 말하지 않았습니까

 

희주를 놓으라고 원래대로 돌리라고

 

그만 놔주라고

 

더는 기대하기 싫었으니까

 

언젠가는

 

달라지겠지

 

나아지겠지

 

3년을 기대하고 기다리다가

 

[사공육] 다 놔 버리면

 

더는 상처받을 일도

 

실망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생각했었대, 홍희주가

 

그럼 혹시

 

희주가 원하는 건

 

진심

 

관심

 

이해

 

애정

 

그런 거였습니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내 말은…

 

[사언] 해 줄 수 있습니다

 

[감성적인 음악]

 

다 줄 수 있습니다

 

희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왜 갑자기 그러겠다는 건데?

 

그동안은 내가 죽든 말든

 

옆에 있든 말든 상관도 안 했으면서

 

이건 애초에

 

희주가 원한 결혼이 아니었으니까

 

[사언] 인질이란 핑계로 내 옆에 뒀다가

 

언젠간 보내 줘야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야박하게 굴었던 거야?

 

정 안 주려고?

 

하지만 희주가 원한다면

 

얘긴 달라지지

 

[사언] 대신 약속해

 

내가 노력해서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면

 

다시는 이 전화 하지 않는다고

 

너 하는 거 봐서

 

[음악이 잦아든다]

 

- [연희의 웃음] - 아이고, 사부인

 

오늘도 그냥 아주 영하십니다, 예? [웃음]

 

[연희] 아이, 그럼요

 

나잇살은 늘어도 치마 길이는 늘면 안 되죠

 

[의용] 아, 그럼요 [웃음]

 

당신도 좀 젊게 입어 보지 그래?

 

내가 왜 젊게 보이려고 발악을 해야 돼요?

 

[일경의 웃음]

 

맞습니다

 

우리 사부인에겐 안 어울리죠

 

워낙 고저스한 매력이 있으신 분이라

 

[헛기침]

 

[의용의 웃음]

 

아이, 자, 자, 자, 자, 사부인

 

[의용] 타시죠 오늘 파이팅입니다 [웃음]

 

가시죠, 예

 

- [박수 소리] - [의용의 웃음]

 

[헛기침]

 

백 대변인이 얼마 부릅니까?

 

예?

 

몸값 말이에요

 

[일경] 흥정 잘해 보세요

 

부모 자식 간에도

 

밀당하는 재미가 있어야죠

 

글쎄요

 

저 못지않게 잘 아시면서 그러십니다

 

[의용] 말 안 듣는 자식 어르고 달래는 게

 

- 도 닦는 거보다 어렵다는 거 - [일경의 웃음]

 

회장님 댁 첫째

 

근황 알고 계십니까?

 

걔는 왜 갑자기…

 

요즘 문득 생각이 나서요

 

[의용]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한숨]

 

[영우] 준비했어요, 이런 거?

 

[원빈] 저는 워크숍 같은 거 처음 가 봐 가지고

 

[영우] 아이, 제대로 준비를 해야지, 그럼

 

[원빈] 되게 떨리는 거 같아요

 

[직원1] 이건 과장님 애착템인가요?

 

[직원들의 대화 소리]

 

[영우] 근데 대변인님이랑 박 행정관만 아직인 건가요?

 

- [직원2] 전화해 볼까요? - [영우] 아이, 됐어요

 

[원빈] 어? 근데 저게 뭐예요?

 

[직원2] 뭐예요?

 

[익살스러운 음악]

 

가, 가 보죠

 

대변인실 직원분들 맞으시죠?

 

- [직원들] 예 - 도시락 배달 왔습니다

 

- [영우] 아, 감사합니다 - [남자] 여기 있습니다

 

- [원빈] 어유… - [영우] 아, 이거, 이거 나눠…

 

[영우] 이렇게 해 봐요

 

[직원2의 어색한 웃음]

 

[직원2] 감사합니다

 

[직원들의 감탄]

 

[영우] 제 거…

 

[직원2] 어머어머, 어머

 

- [직원2] 하트하트하네 - [직원1의 웃음]

 

[직원1] 어 사랑이 넘치는 대변인실

 

뭐, 그런 건가요, 과장님?

 

나 아니야 나, 나 주문한 적 없는데

 

이거, 이거 누가…

 

저야 모르죠

 

[음악이 잦아든다]

 

[사언] 다들 도착했습니까?

 

[영우] 아, 안녕하세요 오셨습니까

 

[직원들] 오셨습니까

 

[사언] 도시락도 잘 도착했고

 

[영우] 아, 혹시 대변인님께서 주문하셨어요?

 

[당황한 숨소리]

 

출발하죠

 

- [영우] 저, 저… - [직원1의 웃음]

 

[직원들의 의아한 소리]

 

[영우] 가, 가… 가죠, 가죠

 

- [흥미로운 음악] - [직원1] 오, 하트 [웃음]

 

[직원들의 대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원빈] 여기 자리 있어요?

 

드실래요?

 

[다가오는 발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사언] 내가

 

멀미를 좀 하는데

 

보통 뒤에 앉으면 멀미가 더 심해지지 않나?

 

아, 그럼 여기 앉으시면 되겠…

 

여긴 짐을 두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원빈] 아…

 

그럼 여기 앉으시겠…

 

고맙군요

 

[원빈의 어색한 웃음]

 

커피는

 

빈속에 안 좋습니다, 통역사님

 

[음악이 잦아든다]

 

[유리] 증거요?

 

우리가 무슨 경찰이에요? 증거 찾게

 

증인?

 

증거도 없는데 무슨 증인?

 

더구나 가족도 없는 애들이잖아요

 

아직 개발 단계니까 좀 더 파 보면…

 

[통화 종료음]

 

여, 여보세요?

 

한 피디님!

 

헐, 지 할 말만 하고 끊네?

 

[상우] 엎으래요?

 

그게…

 

심증뿐인 너튜버 썰 따위 주작이면 너가 책임질 거냐?

 

내가 책임을 왜 져요? 쌤이 져야지

 

[헛웃음]

 

그런데 왜 그렇게 열심히 도와주는데요?

 

그거는…

 

[놀란 숨소리]

 

[유리] 뭐 이렇게 많아요?

 

[상우] 안 많아요

 

먹어도 먹어도 그 허기진 짱구들 배 채우려면

 

- [아이1] 저 진짜 팬이었어요 - [아이들의 들뜬 소리]

 

와, 대박

 

우와,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 [유리] 안녕

 

[아이2] 와, 대박!

 

감사합니다

 

[아이2] 와…

 

혹시 상우 쌤 여친이에요?

 

- [유리] 뭐? 어? - [아이3의 웃음]

 

[아이3] 상우 쌤 흑역사 보실래요?

 

그래도 좋아하면 찐 인정

 

[유리] 아니, 얘야

 

- 나는, 그, 상우 쌤 여친 아니고… - [아이4] 우와

 

[아이들의 웃음]

 

- [상우] 얘들아, 짜장면 먹자! - [아이들의 환호]

 

- 조심, 조심 - [아이들] 짜장면, 짜장면

 

- [아이2] 우와 - [아이들의 웃음]

 

[아이들의 비명]

 

- 안 돼! 안 돼, 보면 안 돼! - [상우] 짜장면 드실게요

 

[유리] 안 돼, 이거 보면 안 돼!

 

- [상우] 아니, 야! - [유리의 다급한 소리]

 

[상우] 야! 이건 아니지

 

[유리의 웃음]

 

[상우의 웃음]

 

어, 이 사진

 

[상우] 이때쯤부터 친구들 몇 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유리] 이땐 부임하시기 전이라

 

아는 게 없으시죠?

 

[여자] 네, 없어요

 

늦게라도 친부모가 찾아온 경우는 없었나요?

 

[유리] 그럼 실종된 아이들은

 

이제껏 자기를 찾아 주는 가족도

 

기억해 주는 사람도 없었던 거네요

 

[상우] 신영석

 

구슬치기를 좋아했어요 승부욕이 대단했죠

 

이진영, 자동차를 좋아했고

 

박민우, 얘는 뭐 완전

 

장난꾸러기

 

- [한숨] - 내가 기억해요

 

이 세 명

 

이상하다?

 

[여자] 내가 듣기로는

 

사라진 애들이 네 명이었는데

 

한 명이 더 있었어요?

 

[여자] 네, 여기

 

[불길한 음악]

 

쌍둥이 형제 중 한 명

 

[휴대폰 알림음]

 

[음악이 잦아든다]

 

[카메라 셔터음]

 

[직원] 사진 찍자, 사진

 

남는 건 사진

 

- 하나, 둘, 셋 - [카메라 셔터음]

 

[부드러운 음악]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요란한 휴대폰 벨 소리]

 

[영우] 어, 여보

 

아니야, 안 잤어

 

혼자 힘들지? 같이 못 가서 미안해

 

어?

 

 

사랑해, 우주 최강 내 사랑 박은영 알러뷰 쏘 머치

 

[애교스러운 소리]

 

- [통화 종료음] -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죄송합니다

 

[사언의 옅은 웃음]

 

어, 그런 건 어떻게 하는 겁니까?

 

예?

 

방금 그거요, 그…

 

'사랑해, 우주 최강'

 

어, 잘하시는데요?

 

아, 이게요

 

[영우] 처음만 어렵지 계속하다 보면 괜찮습니다

 

평소 하시던 애정 표현에다가 살짝 MSG를 친다고 생각하고

 

'사랑해' 하면서 [쪽 소리]

 

대변인님 설마…

 

애정 표현 하시죠?

 

[의아한 숨소리] 결혼하신 지가…

 

3년?

 

한창 신혼이신데, 왜…

 

[음악이 잦아든다]

 

살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더라고요

 

[영우] 엊그제 결혼한 거 같은데 벌써 10년 차

 

세월은 쏜살같이 빠른데

 

아껴서 뭐 하겠습니까

 

옆에 있을 때

 

'사랑한다', '고맙다'

 

많이 해 줘야죠

 

[영우가 크게 목 가다듬는 소리]

 

[영우] 자, 몸도 짐도 풀었고

 

우리 대변인님께서 준비해 주신 도시락 잘 먹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든든하게 먹었으니까 바로 체육 대회 시작해 볼까요?

 

[직원1의 탄식]

 

누가 강 과장님 좀 말려 줘요, 아휴

 

[직원2] 그러니까요

 

이렇게 행사에 진심인 분이었나

 

[영우] 자, 모든 종목은 2인 1조로 진행될 예정인데요

 

팀은 편의상 대변인 팀 통역사 팀 이렇게 나눠서…

 

[원빈] 저랑 한 팀 해요, 희주 님

 

[사언] 아니요

 

그, 통역사님과 단합을 위해서 온 건데

 

강 과장님, 팀을 그렇게 짜면은

 

워크숍에 온 의의가 없지 않습니까?

 

[영우] 어, 그러면 섞을까요?

 

그럼 대변인님부터 통역사님 중 한 분과 팀을…

 

 

[익살스러운 음악]

 

같이 합시다, 홍희주 통역사

 

그럼 두 분 한 팀!

 

- [영우] 와… - [도재] 파이팅

 

[영우] 예, 나머지 분들도 그러면 팀을 이렇게…

 

[사언] 저, 부상은 뭡니까?

 

[웃으며] 아, 최종 우승 팀에게는

 

- 원하는 걸로 하죠 - [영우] 예?

 

우승 팀이 원하는 걸로, 음

 

시작합시다

 

원하는 거!

 

몸 푸세요, 예

 

[음악이 잦아든다]

 

[영우] 아, 아 첫 번째 경기는 몸풀기로

 

2인 1조 줄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직원3의 환호]

 

자, 어, 이게

 

실수가 많이 나오는 종목이라 각각 두 번씩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그럼 박도재 행정관과 김태경 통역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영우] 자, 돌려 주세요 - [직원들] 파이팅

 

[도재] 자, 갑니다

 

- [영우] 오, 좋아요, 오, 좋아요 - [직원들의 탄성]

 

좋아요, 오, 좋아요, 둘

 

내가 먼저 들어갈 테니까 타이밍 맞춰서 잘 들어와

 

[사언] 속도, 순발력 박자, 집중도, 다 중요해

 

[영우] 박 행정관 표정이 없습니다

 

[직원들] 일곱, 여덟

 

[직원들의 탄식]

 

[영우] 몇 개죠?

 

[직원3] 이렇게 되면 여덟 개 아니고 일곱 개

 

- [영우] 자, 다음, 자, 그럼 다음 - [직원2] 잘했다

 

다음으로 대변인 팀

 

- [익살스러운 음악] - [직원3] 오셔야 돼요

 

- [사언의 힘주는 소리] - 와, 하나…

 

- [직원들의 탄식] - 아, 괜찮으세요?

 

- 살살, 살살 - [직원3] 이렇게 되면

 

빵 개입니다

 

대변인님 탈락!

 

[영우] 저…

 

죄, 죄송합니다

 

[영우] 자, 다, 다시, 다음 [헛기침]

 

- 오, 이번엔 부드러워요 - [직원들의 탄성]

 

- 자, 이제부터 하나 - [직원들] 하나, 둘

 

내가 요령을 알았어 이번엔 진짜 잘할 수 있어

 

내가 서너 번 넘고 박자 타기 시작하면

 

그때 들어…

 

내 말 듣고 있어?

 

[희주]

 

[직원들] 열둘, 열…

 

- [영우] 아, 몇 개죠? - [직원들의 탄식]

 

[직원3] 열두 개입니다

 

[영우] 자, 그럼 자, 백 팀, 백 팀

 

[음악이 잦아든다]

 

[영우] 지금!

 

[직원3] 와, 그렇지! 오케이, 오케이!

 

[직원들의 탄성]

 

- [직원3] 다 들어가야 돼요 - [영우] 자, 대변인님

 

[영우] 대변인님 들어와야 시작합니다, 자!

 

[부드러운 음악]

 

[손뼉 치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우리가 드디어 찾아냈네요

 

[유리] 피해자 가족

 

동생이 어딘가에 살아 있다면

 

그리고 형을 찾고 있었다면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요

 

아, 근데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겠죠?

 

뭐, 운영 재단 바뀌면서

 

옛날 서류들 유실되거나

 

[유리] 폐기됐다고 하셨잖아요, 원장님이

 

[상우] 뭐, 일단 연락 닿는 보육원 동기 애들한테 한번 물어볼게요

 

[유리] 오

 

짱 좋은 생각이에요

 

[상우, 유리의 웃음]

 

[밝은 음악]

 

[영우] 자 이인삼각 달리기 결승전

 

백 대변인님과 홍희주 통역사

 

정원빈 통역사와 안진희 행정관의 대결인데요

 

과연 우승 팀은 누가 될 것인가

 

[총성]

 

출발했습니다, 자, 백 팀!

 

오, 두 팀 속도 비슷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데요!

 

- [영우] 오! 오, 돕니다 - [직원] 대변인님!

 

[영우] 백 팀, 환상의 호흡입니다

 

[직원] 누구든지 파이팅!

 

이게 바로 진짜 이인삼각이죠

 

[영우] 정 팀 속도가 늦어집니다

 

결승점이 얼마 안 남았는데요

 

어! 넘어졌습니다

 

백 팀!

 

골인! 백 팀의 승리입니다

 

- 백사언! 홍희주! - [직원들의 환호]

 

[직원들] 백사언!

 

홍희주! 백사언!

 

[사언의 웃음]

 

[사언의 웃음]

 

[음악이 잦아든다]

 

[잔잔한 음악]

 

[사언] 아…

 

미안합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영우] 예

 

아무튼 축하드리고요

 

어, 그럼 우승 팀 부상은 뭘로 준비를 할까요?

 

원하는 게 있으시면 말씀을

 

있습니다, 원하는 거

 

[영우] 아, 날씨 좋고 각도 좋고

 

모델…

 

두 분 그새 싸우기라도 하셨어요?

 

좀 더 가까이, 친하게

 

아, 예예, 예, 좋아요

 

아, 근데 정말 사진 한 장으로 괜찮으시겠어요?

 

그래도 우승 기념 부상인데

 

고기도 있고 쌀도 있는데

 

필요 없습니다

 

기념사진이면 됩니다

 

[영우] 예, 예, 그럼

 

자, 웃으세요

 

더 활짝!

 

예, 좋아요 [웃음]

 

아… 고개도 이렇게

 

네, 고개를, 아이, 가운데로 대변인님, 가운데로

 

옳지, 아, 좋아요 지금 좋아, 아이, 좋다, 자

 

자, 좋아요, 이대로

 

손 하트

 

진짜 좋아요

 

자, 갑니다

 

좋아요, 스마일

 

- [카메라 셔터음] - [음악이 잦아든다]

 

[직원들의 힘겨운 숨소리]

 

[영우] 저기, 저…

 

조, 조금만…

 

조, 조금만 쉬었다 갑시다

 

폼은 히말라야 가실 기세인데

 

[진희] 아, 그러게

 

오르지도 못할 산을 왜 가자고 하셔 가지고

 

내가 가자고 했어요? 내가?

 

저기, 저 날아가시는 분이 가자고 했지

 

와, 근데

 

홍희주 통역사님 체력 무슨 일이지?

 

의외인데요?

 

아, 체력도 체력인데

 

[직원] 저 두 사람 케미가 좀 있지 않아요?

 

오, 저도 느꼈어요

 

아까 이인삼각할 때

 

- 호흡이… - [직원1] 어

 

[영우가 버럭 하며] 유부남한테 케미를 왜 찾습니까!

 

아, 깜짝이야!

 

아니, 저번에 과장님도 그러셨잖아요

 

면접 날 대변인님이랑 홍희주 통역사

 

[직원1] 스파크 장난 아니었다고

 

- 내가 언제! - [직원1의 짜증 난 소리]

 

[영우] 그, 헛소리들 작작 하시고

 

나 좀 일으켜 봐요

 

- [직원1] 어휴! - [영우의 재촉하는 소리]

 

[영우] 하나, 둘

 

[영우의 힘주는 소리]

 

[영우의 지친 숨소리]

 

[잔잔한 음악]

 

[가쁜 숨소리]

 

[사언의 가쁜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반팔이 다야?

 

[잔잔한 음악]

 

[사언] 땀 식으면 추워

 

나중에 껴입어

 

[직원들의 대화 소리]

 

[영우] 아, 등산복이 문제가 아니야, 지금

 

[원빈] 가자, 가자, 가자

 

[직원] 제일 화려하게 입고 와 가지고

 

[영우] 우리 중에 막내가 누구야?

 

- [원빈] 아, 제가 막내입니다 - [직원들의 웃음]

 

[사언의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직원1] 아, 다 왔습니다

 

[영우의 힘겨운 숨소리]

 

[카메라 셔터음]

 

[음악이 잦아든다]

 

[태경] 희주 씨

 

[원빈] 저희 사진 다 같이 하나 찍을까요?

 

[직원들] 좋아요

 

- [원빈] 하나, 둘, 셋 - [카메라 셔터음]

 

- [원빈의 웃음] - [직원들의 지친 한숨]

 

자, 모두 수고 많으셨고요

 

[영우] 모입시다, 기념사진 한 장 한 장 찍어야죠

 

이거 현수막

 

들어 주시고요

 

두 줄로 서 볼까요?

 

예, 뒤에…

 

뒤에 밀지 마시고요

 

떨어지면 저세상 갑니다, 아시죠?

 

자, 예, 좋습니다

 

자, 모여 보세요

 

[영우의 거친 숨소리]

 

[직원들의 웃음]

 

자, 붙으세요

 

- [원빈] 모일까요? - [영우] 자, 아, 예, 좋습니다

 

[여자1] 어머나, 세상에 어, 웬일이야

 

- 와, 백사언 대변인 아니에요? - [영우의 난감한 소리]

 

[영우] 맞아요, 맞아요

 

- 맞네, 맞네! - [여자1] 어머, 멋있다

 

- [영우] 저희 한번 찍어 보고… - [여자2] 잘생겼다!

 

[영우] 예, 맞아요, 예

 

[남자] 잠시만요

 

저희 사진 한 장 같이 찍어도 되죠?

 

[영우] 아, 저희 찍고 난 다음에…

 

잠시만요, 잠시만요

 

- 잠시만요, 시민분들 - [소란스럽다]

 

밀지 마시고 질서를 지켜 주시고요

 

- 잠시만요 - [카메라 셔터음]

 

박 행정관!

 

시민분들, 이렇게 막 밀지 마시고 질서를 좀 지켜 주세요

 

박, 박 행! 대변인님

 

- [소란스럽다] -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여자1] 사진 좀 찍자고

 

[직원2의 비명]

 

- [무거운 음악] - [직원1] 아, 아, 어떡해!

 

- 어떡해 - [사언] 무슨 일입니까?

 

사람이 떨어졌어요

 

- 누가요? - [원빈] 홍희주 통역사님이요

 

여기, 눈 깜짝할 사이에 여기 절벽 아래로…

 

[영우] 좀 물러, 물러나 주세요 잠시만요

 

홍희주

 

홍희주!

 

[거친 숨소리]

 

[영우] 이제 저희가 막

 

단체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웬 등, 등산객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갖고 저희를 막 밀치고

 

- [영우] 막… - 일단 구조대 빨리 투입하시죠

 

이제 곧 6시인데 해 지면 큰일입니다

 

대변인님!

 

[구조대원] 저분 어떻게 저기서…

 

구조대 오는 사이에 직접 내려가셨어요

 

- 예, 저기를요? - [영우] 괜찮으세요?

 

어디 뭐 안 다치셨어요?

 

[울컥하며] 거길 그냥 막 내려가시면 어떡해요!

 

나무 한 그루가 꺾여 있는 걸로 봐서

 

거기 한번 부딪히고 떨어진 거 같습니다

 

[사언] 구조견 투입 바로 가능합니까?

 

예, 가능은 한데

 

아직 실종자 물건을 전달 못 받아서

 

이거 냄새 맡게 하세요

 

[사언] 제 옷을 허리에 두르고 있습니다

 

빨리요

 

연락은 아직이야?

 

예, 연결이 안 됩니다

 

[사언의 한숨]

 

[불안한 음악]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 [한숨] - [통화 종료음]

 

- [한숨] -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 [사언의 한숨] -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음악이 잦아든다]

 

[새 울음]

 

[희주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신음]

 

[거친 숨소리]

 

- [영우] 대변인님, 저기, 저기… - [카메라 셔터음]

 

시민분들, 이렇게 막 밀지 마시고 질서를 좀 지켜 주세요

 

누가…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소리]

 

[떨리는 숨소리]

 

[아파하는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거친 숨소리]

 

[가쁜 숨소리]

 

- [통화 연결음] - [통화 종료음]

 

[의미심장한 음악]

 

- [통화 연결음] - [통화 종료음]

 

- [납치범] 언니야 - [통화 연결음]

 

이 폰이 어떤 폰인지 알아?

 

이거

 

백사언한테만 걸게 돼 있다

 

[희주] 진짜였어?

 

뭐가 이렇게 철저해

 

[가쁜 숨소리]

 

[큰 소리로] 홍희주!

 

- 홍희주! - [휴대폰 진동음]

 

어떻게 됐습니까?

 

[도재] 아직 수색 중입니다

 

절벽 아래 계곡 하류 300미터 지점까지

 

- 샅샅이 뒤지고 있긴 한데 - [휴대폰 알림음]

 

[사언의 한숨]

 

기자들 전화가 계속 들어오는데

 

벌써 언론에 퍼진 겁니까?

 

[도재] 단속하겠습니다

 

수색 반경도 더 넓히고요

 

폐쇄 회로 영상은 어떻게 됐습니까?

 

[도재] 경찰에서 등산로 입구와 정상 부근 CCTV 확인 중입니다

 

저희 팀원들은 물론

 

사고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 대상으로

 

- 목격자 탐문도 하고 있고요 - [사언] 뭐라도 나오면

 

바로 연락하세요

 

[통화 종료음]

 

[휴대폰 진동음]

 

[구조대원] 안 받으십니까?

 

안 받습니다

 

기다리는 전화가 있거든요

 

[희주의 고통스러운 신음]

 

[거친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희주가 힘겹게] 수색은 하고 있는 거야?

 

왜 아무 소리도 안 들려

 

헬기도 뜨고 드론도 뜨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잔잔한 음악]

 

[한숨]

 

이렇게 들키는 건가

 

벌받은 거야

 

진작 고백했어야 하는 건데

 

그래, 차라리 잘됐어

 

이제야말로 말하는 거야

 

[힘겹게] 그래

 

그래

 

안 받을 수도 있잖아

 

아니야

 

안 받으면 끝이야 홍희주 정신 차려

 

정신 차려

 

[거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받아

 

아니야, 받지 마

 

받아, 제발

 

홍희주!

 

홍희주!

 

홍희주!

 

[휴대폰 진동음]

 

[음악이 잦아든다]

 

희주야

 

[사언] 아니

 

사공육

 

희주는

 

희주는 어떻습니까?

 

[희주] 같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언] 사공육, 내 말 들립니까?

 

[힘겹게] 시체가 나오면 연락하라며

 

그래서 전화한 거야

 

데려가라고

 

[잔잔한 음악]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연락해 줘서

 

희주가 떨어진 곳이 어디입니까

 

위치만 알려 주십시오

 

[거친 숨소리]

 

몰라

 

사공육!

 

내 말 똑바로 들어

 

내가 희주 배낭에

 

구급 키트를 넣어 놨습니다

 

키트 맨 밑에 휴대용 구명탄이 있고

 

상단 뚜껑을 마찰해서 점화하면 됩니다

 

[사언] 희주가 그걸 찾아서 쓰면 좋겠는데

 

사공육 생각은 어떻습니까

 

희주가 정신을 차렸다면

 

뭐라도 뒤져 보지 않을까요?

 

[고통스러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 [사언] 많이 무섭습니까? - [의미심장한 음악]

 

내가…

 

내가 무서울 게 뭐가 있어

 

[사공육의 거친 숨소리]

 

나는

 

죽도록 무섭습니다

 

[흐느낀다]

 

[힘겨운 소리]

 

[사언] 사공육! 사공육!

 

거기 있습니까?

 

[절규하며] 답하세요!

 

[힘겨운 숨소리] 들려

 

[안도의 한숨]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데

 

희주가 많이 춥진 않을까요?

 

[사언] 내 바람막이를 입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배낭에 물이 있는데

 

탈수 증상이 생기면 안 되니까

 

- 목을 좀 축여야 되는데 - [음악이 잦아든다]

 

[흐느낀다]

 

[펑 터지는 소리]

 

[고조되는 음악]

 

됐습니다

 

보입니다

 

빨리 와…

 

[사언] 가고 있으니깐 전화 끊지 마!

 

그리고 만약 방법이 있다면

 

희주한테 전해 주십시오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금방 가겠다고!

 

[힘겨운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 말해 줘 - [잔잔한 음악]

 

[사언] 한 번만 얘기할 테니까 잘 들으십시오, 사공육

 

희주에 대한 내 진심은

 

그때 말했던 진심이란 게

 

뭐야?

 

안 들려

 

[사언이 희미하게] 홍희주

 

좋아해

 

[애틋한 음악]

 

[사언] 지금부터 묻는 말에 하나씩 답하십시오

 

제일 중요한 그놈 얼굴 봤습니까?

 

[사언] 좋아서 니 심장 박동 느껴지는 게

 

씻는 거야?

 

[희주] 왜?

 

[사언] 이미 우리 같이 잤어

 

[유리] 이거 진짜예요?

 

[사언] 아쉽고 후회스러웠어

 

너한테 너무 해 준 게 없는 거 같아서

 

아니, 나만!

 

[납치범] 이제 내 폰은 돌려줘야겠어

 

지금 갈게, 문 열어 줘

 

[철컥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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