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6
(도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교수는 몇 년 전까지 진짜 교수였다
그의 주된 연구 분야는 통일의 경제 효과였다
(교수) 우리는 왜 분단국가에 살고 있을까?
왜 70년 넘게
통일을 못 하고 있는 걸까?
(교수) 정치, 문화, 경제 문제가 복잡하지
이걸 해결해 보려고 고안된 기존의 나선형 모델은
한계가 분명히 있어
내 주장은 이거야
남과 북, 모두가 하나의 꿈을 꾼다면
통일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교수) 그럼 어떤 꿈을 꿔야 될까?
한반도의 평화? 문화적 공감대?
욕망이야, 욕망
남과 북, 모두가 부유해질 수 있다는
욕망
(상만) 욕망이라…
아주 인상 깊은 강의였습니다
[차분한 음악]
(교수) 저,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교수님의 이상을 실현시켜 줄 사람을 소개하려고요
[새가 지저귄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오재윤입니다
(교수) 회장님이 누구신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상만) 그럼 두 분 말씀 나누시죠
(재윤) 여기 와본 적 있으세요?
(교수) [헛기침하며] 처음입니다
(재윤) 어때요? 비극적이라기보다는
비효율적이지 않습니까?
근데 어쩐 일로 절 보자고 하신 겁니까?
아직은 극비입니다만
북은 조만간 전면적인 개방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재윤) 하지만 경제 개발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죠
자본과 계획
우리 그룹에서 자본을 댈 테니 교수님은
경제 협력 모델을 만들어 주시죠
(재윤) 교수님 연구는 한반도 통일의 열쇠가 될 겁니다
어때요? 함께하시겠습니까?
(도쿄) 교수는 말했다
그와 손잡는 순간 자신은 스스로
오펜하이머가 되는 길을 택한 거라고
그게 누구냐고?
최초로 원자 폭탄을 개발한 과학자의 이름이다
[타이어 마찰음]
(무전 속 경찰1) 코란도 흰색 도주 차량
파주 사거리 방향으로 빠르게 도주 중
지원 요청 바랍니다, 지원 요청
[긴박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우진의 힘주는 신음]
[다급한 숨소리]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거친 숨소리]
[자동차 경적]
[사이렌이 연신 울린다]
[교수의 다급한 탄성]
[동철과 우진의 힘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사이렌이 연신 울린다]
[교수의 다급한 숨소리]
(무전 속 경찰2) 흰색 SUV 차량 추격 중
전방 교차로 방향으로 몰아가겠다
(무전 속 경찰1) 앞질러 가서 도주로 차단하겠습니다
[교수의 힘주는 신음]
[동철의 힘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교수가 놀란다]
[자동차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동철의 다급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교수) 어, 어, 비켜, 비켜!
[자동차 경적]
[우진의 힘주는 신음]
비켜! [다급한 숨소리]
[교수의 힘주는 신음]
[교수의 힘주는 신음]
[우진의 힘주는 신음]
- (우진) 꽉 잡아! - (동철) 네
[긴장한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주제곡]
[도쿄의 긴장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다급한 신음]
(덴버) [큰 목소리로] 도쿄!
- 덴버! - 여기 침입자가 있다!
(덴버) 빨리 교수한테 연락해야 된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긴장한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교수의 겁먹은 신음]
[자동차 경적]
(교수) 비켜! 비키세요, 비키세요! [사람들이 놀란다]
[총성] [인질들의 놀란 탄성]
[사이렌이 연신 울린다]
[교수의 다급한 신음]
[교수의 다급한 신음]
[교수의 힘겨운 신음]
[우진과 동철의 거친 숨소리]
[교수의 거친 숨소리]
[기어 조작음] [자동차 엔진음]
[우진의 다급한 숨소리]
(무전 속 철우) 교수는 안에 없습니다
박철우, 응답하라
박철우!
응답하라!
박철우!
[사이렌이 울린다] [거친 숨소리]
(경찰2) 남성으로 보이는 운전자 1인 확인!
(경찰3) 너는 포위됐다!
저항하지 말고 차에서 내려! [교수의 고민하는 숨소리]
(경찰2) 지시 사항에 순순히 따라!
[긴장되는 음악] 지금 안 나오면 격발하겠다!
(경찰3) 다시 한번 반복한다! 너는 포위됐다! [긴장한 숨소리]
저항하지 말고 차에서 내려!
(경찰2) 너는 포위됐다! 순순히 투항해!
[총성이 탕탕 울린다]
[자동차 엔진음]
[경찰들이 다급히 소리친다]
[타이어 마찰음]
[총성]
[베를린의 거친 숨소리] [방아쇠가 연신 딸깍거린다]
(도쿄) 그만해! [도쿄의 거친 숨소리]
[덴버가 놀란다]
(베를린) 이래도 내가 필요하지 않네? [도쿄의 성난 숨소리]
[놀란 숨소리]
[기자들이 시끌시끌하다]
(기자1) 서장님! 안에서 들린 총격 소리는 뭡니까?
아휴, 씨
[사이렌이 울린다]
[타이어 마찰음]
[우진의 한숨]
(경찰1) 없습니다!
(동철) 팀장님, 어떡하죠?
멀리는 못 갔을 거야
- 주변 수색하고 증원 요청해 - (동철) 예
(경찰4) 팀장님! [우진의 허탈한 한숨]
본부 연락입니다
[무전기 작동음] (우진) 역시 외부 인물이 있었어요
차를 폭파하고 도주를 했어요
그놈 분명 교수 일당이거나 어쩌면…
(무혁) 기놈이 교수인 것 같소
[놀란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우진의 긴장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교수가 숨을 내뱉는다]
[교수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기자2) 방금 조폐국 안에서 여러 차례 총성이 이어졌습니다
[총성] [사람들이 놀란다]
(기자3) 인질들의 생사가 불확실한 가운데
[카메라 셔터음] 경찰 측은 사태를 파악 중이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폐국 인근에서는
인질의 가족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흐느끼며]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거 하나만이라도… [계속 흐느낀다]
한편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당장 무력 진압을 하라는 게시글이 20만 개의 서명을 얻는 등
TF 팀은 물론 경찰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놈들은 더 이상 강도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 테러리스트입니다
(상만)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합니다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 해야 합니다!
[시끌시끌하다] [카메라 셔터음]
(우진) 나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그런 일을 만들어요?
당신 잘못된 판단 때문에 요원 하나가 죽었어요!
할 말이 없습니다
사과는 나한테 말고 박철우 요원 유족한테나 하세요
[우진의 답답한 한숨]
(우진) 왜 그랬어요? 우리 원 팀이잖아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거운 음악]
[놀란 숨소리]
놈들이 날 선택했다고…
[놀란 숨소리]
그래서 아직 나 의심해요?
당신이 첩자였다믄
기렇게 눈에 쌍심지 켜고 놈을 쫓딘 않았갔죠
[어이없는 한숨]
대위님도 상황이 그러니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알겠어요
(우진) 그렇지만 지금부턴
적어도 우리 둘은 서로를 믿어야 해요
알갔소
(서장) 말년에 꽃길만 걸어도 부족할 판…
어, 복귀했어?
대충 상황 보고는 받았어요
- (서장) 아, 그게… - 일단 닥친 문제부터 해결하죠
[서장의 한숨]
(우진) 놈들이 박철우 요원의 죽음을
왜 숨길까요?
(서장) 거, 당연한 거 아니야? 죽였다고 하면
자기들이 살인자라는 걸 인정하는 꼴인데
경찰이라는 걸 밝힐 수도 있잖습니까?
(무혁) 근데 몇 시간째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우진)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거예요
보통의 무장 강도들이라면
인질극 와중에 몇 명 정도 죽는 건
감수하기 마련이에요
게다가 그게 몰래 침투한 경찰이면 더더욱 거리낄 게 없겠죠
(무혁) 수틀리면 갈 데까지 간다 보여줄 수 있으니까
(우진) 게다가 지금 동네 은행도 아니고
조폐국을 털었어요 국가 중요 시설을요
그런데 결과는?
며칠이 지나도 사상자 하나 없었어요
(우진) 심지어 국장이 총에 맞았을 땐 어땠어요?
의료진 투입시켜 구하려고까지 했잖아요
자기들이 뭐, 의적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
어쩌면요
(우진) 확실한 건
놈들이 여론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거예요
(우진) 우리한텐 두 장의 카드가 있어요
하나는 여론전의 가능성
(서장) 다른 하나는?
(우진) 교수가 저 안에 없다는 걸
우리가 알고 있단 거죠
(우진) 이제부터 이 카드들을 이용해서
다시 주도권을 빼앗아 올 거예요
어케 말이오?
내가 직접 저 안에 들어갈 거예요
(도청 속 서장) 그나저나 밖의 기자들은 어떡하지?
계속 버티고 있는데 [교수의 지친 숨소리]
(도청 속 우진) 두 시간 후에 브리핑하겠다고 하세요
그리고 앞으론 하루에 세 번
정해진 시간에 브리핑하시죠
(도청 속 서장) 아, 뭐 그렇게까지…
(도청 속 우진) 제때 제대로 된 정보를 준다
[교수의 지친 숨소리] 원칙대로만 하면 여론도 깨달을 거예요
그들이 화낼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
놈들이라는 걸
[성난 숨소리]
[덴버의 비명] - (리우) 아, 사내놈이 엄살은 - (덴버) 아이, 씨
[웃음] (덴버) 아이, 씨! 됐, 됐다, 됐다!
[덴버가 아파한다] (리우) 아, 근데 너 싸움 좀 잘한다 그러지 않았냐?
(덴버) 마, 기습 아이가, 기습 [리우의 웃음]
아, 그라고 니가 감시를 잘했으믄 내가 당했겠나, 이 새끼야
[멋쩍게 웃으며] 아, 미안
아, 다 됐어 [코를 훌쩍인다]
(덴버) 아휴, 아, 마, 됐다, 쯧
근데 니는 이거, 이마에 이거, 뭐
- 깨진 거가, 어? - (리우) 응?
[리우의 아파하는 신음]
(리우) 아, 깜짝이야, 씨 [덴버의 웃음]
나야말로, 어? 기습당한 거거든? 에이, 씨
- [웃으며] 아, 누가 뭐래? - (리우) 아이, 씨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나이로비) 어이, 대장 나리
[차분한 음악]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얘 아주 쭈구리가 됐네?
도쿄
네 잘못 아니야
그 경찰 새끼가 인질들 다 위험하게 만들 뻔했잖아
그런가?
잘 모르겠어
[나이로비의 한숨]
(나이로비) 언니가 위로를 해주는데
좀 받는 척이라도 해줘, 응?
아, 여기 있었구나
(리우) 교수 연락이야
차는? 잘 처리하고 왔대?
(리우) 응, 도쿄가 말해준 대로였대
거봐
(나이로비) 네가 그 차팔이들 꾼인 거 알고 있었으니까 망정이지
야, 너 아니었으면 우리 완전 좆 될 뻔했잖아
안 그래?
윤미선 때도 그렇고
교수가 널 믿는 이유가 있다니까?
빨리 가봐
[나이로비를 툭 친다]
[나이로비가 살짝 웃는다]
(나이로비) 어깨 펴
[리우가 피식 웃는다]
[살짝 웃는다]
(베를린) 내래 안 나섰으믄
도쿄가 죽는 걸로 끝나진 않았을 거이야
(도쿄) 맞아, 그래서 말인데
리더 자리는 다시 베를린이 맡는 게 좋을 거 같아
(리우) 뭐? 그랬다가 또 무슨 사달이라도 나면…
(도쿄) 이 사건이 일어난 거 자체가
모두 내 책임이니까
(도쿄) 어쩌면 베를린 말대로
인질을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포일지도 몰라
베를린, 네 생각은?
[베를린의 한숨]
글쎄, 내 생각은 좀 달라
(베를린) 전쟁에서 장수를 바꾸지 말라는 말도 있디 않네
그리고 그 정도 실수로 목을 칠 거였다믄
내 목은 벌써 남아나딜 않았어
- 진심이야? - (베를린) 교수
내가 원하는 건 딱 하나야
우리 계획이 성공하는 거
허울뿐인 평화든 피가 마르는 공포든
과정은 상관없어
돈다발 두둑하게 챙겨서리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나간다
그거 하나면 돼
[긴장되는 음악]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리우) 교수
일단 연결해
(우진) 총소리 뭐였어?
사격 연습을 좀 했어
뭐야, 왜 숨겨? 야, 우리 정당방위였잖아
쉿
(우진) 설마 누굴 죽인 건 아니겠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말했잖아
우린 인질을 해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우진) 그런데 생각대로 안 됐나 보지?
밖은 지금 난리가 났어
(우진) 인질의 생사 확인해 달라는 가족들부터
당장 무력 진압을 하라는 여론까지
뉴스 못 봤어?
심심해서 연습을 좀 했다니까?
이 안에 있으면 답답해서 말이지
[코웃음]
(우진) 그래? 아무도 안 죽였다 이거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뭐, 어떻게
국장 때처럼 일일이 통화라도 시켜줄까?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아니면, 뭐, 영상 편지라도?
내가 직접 들어가서 확인할게
(우진) 그 편이 확실하니까
[교수의 코웃음]
[교수의 거친 숨소리]
들어줄 수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안 그러면 성날 대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없을 거야
이대로 가면 서로 곤란한 상황이 될걸?
(우진) 지금 상황에선 약속한 식료품 제공도 보장 못 해
어쩔 수 없지
단…
지난번처럼 수작질은 안 통해
알고 있어, 나 혼자 들어갈게
대신 카메라 대동해서 중계할 수 있게 해줘
(우진) 당신들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면
대중들도 알아야지
만약 거절하면
우린 바깥에 진 치고 있는 기자들한테
(우진) 발표할 수밖에 없어
강도들이 인질의 생사 확인을 거절했다고
내일 정오, 식료품이 들어오면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들어오게 해주지 [통화 종료음]
(도쿄) 선우진 경감은 이미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토록 인질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 이유는 단 하나
여론 때문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궁지에 몰린 순간
그녀는 여론이라는 칼을 들어 우릴 찌르기로 결심했다
[한숨]
[한숨] [혀를 쯧 찬다]
(덴버) 까짓거 한꺼번에 줄 딱 세아 놓고
얼른 비주고 내보내믄 되는 거 아이가?
(교수) 아니, 가능하면 인질은 한 명씩
개별적으로 확인시켜
(교수) 돌발 상황도 대비해야 되니까
어차피 시간은 우리 편이야
(리우) 아, 그냥 쌩까지 왜 받았어?
내가 누구도 죽어선 안 된다고 했던 건
여론 때문이었어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게
우리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니까
(베를린) 기리고 인민들이 우리를 진짜 살인광이나
반동분자로 믿기 시작하믄…
- 무력 진압 - (헬싱키) 쫄 거 없지 않니?
인질들은 어차피 모두 다 무사하지 않니?
인질 확인하다가 우리가 돈 찍고 있는 거
(나이로비) 들통나면 어떡해?
입단속을 철저히 해야디
[한숨] (교수) 우리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박철우가 어떻게 됐는지
[심란한 한숨] 그 어떤 정보도 새어 나가선 안 돼
그러니까 인질 확인 철저히 준비해
[카메라 셔터음] (서장) 저희 대응팀은
[긴장되는 음악] 인질이 된 시민들의 가족들과
(서장) 일반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강도들은
오늘 오후에 발생한 총격 사태에 대해
인질들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했던 자신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기자4) 그래서 사상자는 없다는 겁니까?
기 말 어케 믿습니까?
(서장) 이에 저희 대응팀은
인질들의 안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협상 끝에 강도들도 이를 수용
대응팀의 선우진 팀장이
방송 카메라를 대동하고 들어갈 것이며
(서장) 이를 라이브로 중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새가 지저귄다]
[잠에 취한 신음]
[피곤한 숨소리]
(리우) 밤새웠나 보구나
걱정 마
(리우)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싹 정리할게
[도쿄와 리우의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리우의 멋쩍은 웃음]
믿음이 좀 안 가지?
(리우) 그러니까 잘해
난 너 믿으니까
(도쿄) 나도 언제까지 좌절해 있을 수만은 없었다
(도쿄) 헬싱키, 오슬로
[헬싱키가 코를 훌쩍인다]
인질들 로비로 불러 모아
[헬싱키가 코를 훌쩍인다]
(헬싱키) 자,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빨리 일어나라
아이, 씨, 저리 꺼져
다들 모이랍니다, 일어나시오
(영민) 반역자들 모아 놓고 인민재판이라도 하겠대? 어?
나 안 가!
그럴 분위기는 아닌데…
뭐, 알아서 하시오
[탁 잡으며] 야, 그때
인질들 대피시킨다 뭐다 나서지만 않았어도
(영민) 지금쯤 집에서 발 뻗고 자고 있을걸?
나도 후회하고 있소
(현호) 기전에 못 하게 막았다믄
기 경찰은 살았을 텐데
(현호) 아마 저 애도 같은 생각일 거요
[무거운 음악]
[영민의 기가 찬 숨소리]
[영민의 짜증 섞인 숨소리] [미선이 아파한다]
[거친 숨소리]
[짜증 섞인 숨소리]
- 이거 놔요 - 왜?
얼른 그 새끼 보러 가게?
(영민) 너 여기서 운 좋게 풀려 나가도
강도랑 붙어먹은 배신자라고
평생 꼬리표 달고 살게 해줄 거야, 내가
[영민의 성난 신음] [미선의 힘겨운 신음]
[미선의 힘주는 신음] [놀란 탄성]
[놀란 숨소리]
[성난 숨소리]
이, 씨!
[영민이 아파한다]
[고통스러운 신음]
[영민이 연신 아파한다] 창고에서 우리 셋 아무 일도 없었던 기다
맞나, 안 맞나? [영민의 비명]
[영민의 아파하는 신음]
예, 예, 예, 예, 예 [덴버의 힘주는 신음]
(덴버)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닌 걸로
괜히 엉겨 붙지 마래이
[겁먹은 숨소리]
(영민) 예, 예
[영민의 겁먹은 숨소리]
[한숨]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이따 정오에 인질들이 안전한지 확인하러
경찰 책임자 한 명이 들어올 거야
(도쿄) 총소리 때문에 밖에 가족들이 다들 걱정한다니까
특별히 허락했어
(도쿄) 그러니까 다들 협조 부탁해
죽은 경찰 아저씨는 어떡하고요?
(미선) 앤아
[앤의 성난 숨소리]
시신이라도 넘겨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베를린) 시신이라니?
무슨 일 있었니?
우린 그저 사격 연습을 좀 했을 뿐이야
- (베를린) 국장 동지 - (영민) 예
뭐 아는 거 있어?
아, 아, 아니요
(베를린) 기렇지
내래 잠시 한마디 해도 되갔어?
좀 늦었지만
내래 자기소개를 하갔어
(베를린) 본명 송중호 나이는 마흔하나
평안도 태천에서 태어났고
9살 때 탈북을 해서 붙잡혀서리
(베를린과 나이로비) - 수용소에서 25년을 썩었더랬지 - 뭐야?
(베를린) 뭐, 어드렇게 나왔는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갔어
여기 있는 동무들이 내 신상을 정확하게 알게 된 이상
내가 여기서 만약 나가게 되더라도
붙잡힐 확률이 훨씬 높갔디
(베를린) 이건 그간 동무들을 겁박해 온
나 자신에 대한 벌인 동시에
경고야
우리 동지들은
여전히 동무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갔디만
(베를린) 내래 이제는 뒤가 없다 이 말이야
기러니까 쓸데없는 행동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이야
(도쿄) 카메라도 한 대 들어올 테니까
오랜만에 가족들 얼굴 보는 거니
말끔한 편이 좋겠지?
(덴버) 야, 일로 와라
그, 남자 화장실 쪽은 줄이 길디 않으니까
(현호) 끝에 선 분들은 이짝으로 오시오
부국장 아저씨, 얘기 좀 해요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앤) 어떡할 거예요?
뭘 말이가?
[긴장되는 음악] (앤) 경찰이 들어온다잖아요 뭐라도 해야죠
[현호의 한숨] 사람이 죽었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요?
알려야죠!
[현호가 팔을 탁 뿌리친다]
놈들이 경고했잖아
괜한히 강도들 자극했다간 상황이 더 나빠질걸?
[한숨 쉬며] 그래도…
(영민) [작은 목소리로] 안 걸리면 되지
(현호) 무슨 소리요?
[영민의 가쁜 숨소리]
몰래 쪽지를 전해주는 거야
(영민) 경찰 죽은 거랑
이 새끼들 몇 놈인지 신상 다 적어 내고
여기서 돈 찍어 내고 있다는 거 다 써서
기러다가 걸리면?
(현호) 강도들도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을 거요
(영민) 누가 걸리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 않겠어?
[한숨 쉬며] 당신 설마…
(영민) 자, 너라면 만에 하나 걸려도 해코지 못 할걸?
미국 대사님 따님이신데
(현호) 아무리 기래도 애한테 기런 일을…
[숨을 들이켜며] 할게요
(앤) 경찰 아저씨 죽은 거 제 책임도 있으니까
(영민) 그럼 종이에다가 말고
새로 찍어 낸 지폐에다가 써서 주자
아, 부국장 나는 요주의 인물이니까
자네가 조폐조에 말해서 요령껏 지폐 한 장만 빼 달라고 해
(앤) 그렇게 해요
들켜도 저 혼자 뒤집어쓸 테니까
[영민의 기분 좋은 숨소리]
대신 도중에라도 무리일 것 같으믄 기냥 포기하라우
[카메라 셔터음] (서장) 예, 안전상의 문제로
[긴장되는 음악] 카메라 스태프 1인 외에
취재 기자를 대동하지 못하는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대신 현장 영상은
전 방송사에 골고루 배포하도록 하겠습니다
(상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갇혀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카메라 셔터음] 그들의 안전과 조속한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인질이 된 조폐국 직원들의 가족들과 학부모 여러분
그리고
(상만) 앤 킴 양의 아버지이신
마샬 킴 주한 미 대사 부부께서도
참석해 주셨습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우진) 자, 준비됐어?
영상 송출 테스트는?
(동철) 문제없습니다
가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시간 됐어
(리우) 괜찮겠지?
나는 믿어
우린 바로 가고 있어
[새가 지저귄다]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음]
(여자) 어, 저기 문 열린다
[문이 열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남자1) 아무도 없는데? - (남자2) 인질들 다 어디 있어?
(남자3) 뭐야, 왜 비어 있어?
(베를린) 반갑소
[다가오는 발소리]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카메라 셔터음]
[시끌시끌하다]
[웅성거린다]
(남자4) 저 얼굴 봐 봐 [계속 웅성댄다]
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소
인질은?
따라오시오
[웅성거린다]
카메라는 이쪽에 설치하세요
(남자5) 인질들은 다 어디 있는 거야?
(남자6) 왜 안 보여?
(베를린) 자, 지금부터 인질들 생사 여부를 확인시켜 주갔어
1번 선수, 조폐국장 조영민이
한 사람씩 보여줄 거예요?
질서 유지를 위해서요 [문이 철컥 열린다]
(도쿄) 한 명씩 확인이 끝나면
나머지는 반대쪽 전시관으로 이동해서 쉬면 돼
(덴버) 어이, 니
애먼 짓 하면… [긴장되는 효과음]
알제?
[작은 목소리로] 예
[다가오는 발소리]
자
(우진) 우선 오인 사격에 대해서 사과드릴게요
치료한 상처는 어때요?
괜찮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조폐국장 조영민입니다
(영민 처) 아빠
[카메라 셔터음] (TV 속 영민) [울먹이며] 여보 우리 희찬이, 희주 잘 있지?
[영민 처가 흐느낀다] 나는 괜찮아, 조금만 더 기다려줘
[흐느끼며] 희찬아
(영민) 희주야! [흐느낀다]
(청명) 강도들은 다 잘해줍니다
(우진) 어제 총소리는 뭐였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기게 저도 잘…
총에 맞은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침을 꼴깍 삼킨다]
[한숨]
신상 정보 확보했습니다
(무혁) 어째 낯이 익다 했더니…
(도쿄) 야, 앤
나가자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앤 모가 울먹인다]
[앤 모가 흐느낀다]
[우진의 한숨]
(우진) 반갑다, 잘 지내고 있지?
네
(우진) 아빠랑 가족들한테 할 얘기가 있으면 해도 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영어] 엄마, 아빠
저는…
[울먹인다]
[흐느낀다]
[카메라 셔터음] [앤 모가 흐느낀다]
(TV 속 앤) 저는…
[TV 속 앤이 흐느낀다]
[연신 흐느낀다]
[한국어] 죄송해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앤이 훌쩍인다]
(우진) 괜찮아
[앤이 연신 흐느낀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앤의 놀란 숨소리]
(도쿄) 감정이 격해진 모양인데 들어가서 쉬게 하는 게 좋겠어
(베를린) 기래, 수고했어
(도쿄) [작은 목소리로] 가자 [앤의 울먹이는 숨소리]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음]
안 돼
[헛기침]
(도쿄) 눈물 연기가 아주 일품이었어
[못마땅한 숨소리]
내놔 봐, 뭐야?
[앤의 저항하는 숨소리] [베를린의 힘주는 숨소리]
[앤의 아파하는 신음]
(베를린) 아주 깜찍한 짓을 하고 있었구만기래
누구 생각이야?
나 혼자 한 짓이야 당신들 다 좆 되라고!
[앤의 아파하는 신음]
(베를린) 누가 시켰어?
[긴장되는 음악]
시도는 좋았지만 여기까지 해
(도쿄) 헬싱키, 얘 데려가
선 경감 계획이 뭐야?
- (서장) 이거 이대로 가면… - (우진) 카메라 빼시죠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웅성거린다] [카메라 셔터음]
(베를린) 거, 지금 뭐 하는 거이가?
이렇게 확인하다간 날 새겠어요
(우진) 인질들 전원 불러 모아주시죠
[기가 찬 웃음]
그거는 곤란한데?
왜요? 시간도 절약하고 좋지 않나?
(우진) 당신들 분명 인질들 전원 안전하다고 했고
확인시켜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한 번에 보여주면 확인하고 나가겠다는데
무슨 문제 있어요?
[숨을 들이켠다]
좋소
(우진) 세팅 다시 하시죠
[사람들이 술렁인다] [카메라 셔터음]
[사람들이 저마다 놀란다] [카메라 셔터음]
인질 리스트예요
(우진) 한 사람씩 대조하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조영민 국장님은 아까 확인했고
[시끌시끌하다] [카메라 셔터음]
[저마다 안도한다]
(TV 속 베를린) 자 다들 무사하지?
그럼 이제 배웅해 드리지
[긴장되는 음악] (TV 속 우진) 한 사람이 빠졌는데?
계약직 보안 요원
박철우, 33세 남자
강도 당일 첫 근무였어요
인질 중에 그런 사람은 없어
(우진) 아니 우리 자료엔 분명 있어요
이 사람 보신 분?
(우진) 보신 분?
(서장) 아니, 그러니까
죽은 박철우 요원을 인질 명단에 넣었다는 거야?
원래 특작대원 신분은 기밀 사항이라
들킬 염려는 없습니다
아, 이걸 왜 이제 얘기하는 거야?
밖에 있는 교수가 미리 대응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시끌시끌하다] (무혁) 만에 하나 여기서 정보가 샜더라면
애초에 놈들은 인질 확인에 응하지도 않았갔죠
(무혁)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지금
선 경감은 여론을 이용해서리
인질들을 데리고 나올 겁니다
(우진) 어제 총소리가 났을 때 역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거, 아무 일 없었다니까
(베를린) 그래 뭐 아는 거 있소? 국장 동지
[긴장되는 음악] (영민) 그, 그, 그게…
- (영민) 사, 사격 연습… - (우진) 입단속으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우진) 이 사람 어디 있어요?
내래 그걸 어드렇게 알아?
(베를린) 애초에 이 안에서 본 적도 없는 인간인데 말이야
(우진) 진짜 이 사람 보신 적 없어요? 아무도?
[우진의 답답한 숨소리]
정말 본 적 없니?
[우진의 한숨]
(앤) 저 어제 그 사람 봤어요!
- 어제 그 사람한테 총… - (우진) 뭐?
[술렁인다]
나도 봤어!
[베를린의 못마땅한 숨소리]
(TV 속 우진) 이 사람 어디 있어요?
설마…
당신들이 죽였어?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TV 속 우진) 죽인 게 아니라면 데리고 와봐요
[앤의 힘겨운 숨소리]
이따우 개수작이 통할 것 같으네?
이 아새끼래 경찰이었어!
지금 죽였다는 거 인정한 건가?
(TV 속 베를린) 몰래 경찰을 잠입시킨 건 당신들이야!
우린 정당방위였다고!
그건 당신들 주장일 뿐이야!
(우진) 중요한 건
당신들이 약속을 어기고 여기서 사람을 죽였다는 거지!
(우진) 지금도 당신들을 강제 진압하라는 여론이
엄청나게 우세한 상황이야!
우리도 인질들의 안전을 위해서
최대한 협상에 응하고는 있지만
[앤이 저항한다] 이렇게 된 이상
대화로 더 이상 이 상황을
풀어 나갈 수가 없을 거 같아 [카메라 셔터음]
그러니까 최악의 상황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어린 학생들만이라도 풀어줘
[저마다 재촉한다] - (남자7) 그렇지! - (남자8) 풀어줘!
협상을 지속할 명분을 달라는 말이야
[헛웃음]
(베를린) 명분? 솔직해지자우
사실은 이 미국 대사놈 딸을 빼내려는 거 아니네?
(베를린) 여기 싹 다 밀어 버리기 좋게 말이야!
강제 진압이 두렵긴 한가 보네
[앤의 힘주는 신음] (앤) 저 여기 남을게요!
[앤의 힘겨운 신음]
들었지?
그럼 앤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이라도
집에 돌려보내는 게 어때?
[베를린의 난감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못마땅한 숨소리]
[시끌시끌하다] - (남자9) 풀어줘, 풀어줘! - (남자10) 학생들이라도 풀어줘!
- 뭐야? - (스태프) 퀵이 주고 가던데요?
기럼 뭐, 할 수 없디
(베를린) 그, 누구 말이 맞는지
직접 들어보믄 되갔네
[앤의 짜증 섞인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서장) 뭐야, 죽인 게 아니었어?
(도쿄) 우리가 철저히 감췄던 것은
사실 박철우의 죽음이 아니라
그의 생존이었다
(도청 속 우진) 제때 제대로 된 정보를 준다
원칙대로만 하면 여론도 깨달을 거예요
그들이 화낼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
[교수의 힘주는 신음] 놈들이라는 걸
(베를린) 기래서 차는 어드래 잘 해결된 거네?
그것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쥐새끼 한 마리가 나와서 잡았디
설마 죽였니?
[총성이 탕탕 울린다] (도쿄) 물론 베를린의 총알은 정확히 경찰의 심장을 향했다
[방아쇠가 딸깍거린다] 베를린은 당장이라도
[도쿄가 소리친다] 놈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지독한 화풀이로 대신했다
[베를린의 거친 숨소리]
하지만 그는 살아 있었다 [덴버의 놀란 숨소리]
교수가 그렇게도 강조했던 원칙을 지킨 것이었다
(교수) 베를린이 원칙을 지켜준 덕분에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거야
경찰은 박철우가 죽었다고 확신하고 있어
우린 그 점을 역이용한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시끌시끌하다] (남자11) 이게 무슨 소리야!
[어두운 음악]
(TV 속 앵커1) 속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방금 저희 방송사 중계차에
익명의 제보 영상이 배달됐는데요
놀랍게도 영상엔 어제 총성이 울렸던
조폐국 내부 상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베를린) 특작대원 박철우는 인질들과 같은 옷을 입고
조폐국에 잠입해서리 [화재경보기가 울린다]
소요를 일으키고 그 틈을 이용해서 우리 지휘관을 죽이려고까지 했어
뭐,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치자 경찰이니까 [인질들이 아우성친다]
그런데 그 뒤에는?
박철우 요원! 다음 작전은 뭐였네?
그, 내래 얘기해 줄까?
우리가 지휘관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무력 진압이 들어오기로 돼 있었디
[저마다 놀란다] [카메라 셔터음]
[사람들이 술렁인다]
(베를린) 인질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내가 박철우를 제압하지 않았다믄
무력 진압이 실제로 여기 들어왔다믄
인질들은 어케 됐을 거 같네?
뭐라고 답하든 사람들이 믿어주갔어?
(베를린) 인질들을 위하는 척 총알받이로 쓰려던 주제에
뻔뻔하게 거짓말이나 일삼는 니들 경찰 얘기를 말이야!
[저마다 항의한다]
(남자12) 그게 사람이야?
[저마다 연신 항의한다]
아니, 나중에…
(TV 속 베를린) 다들 알다시피 우린 돈을 훔치러 온 범죄자요
다만 사람 목숨이 귀한 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여기 있는 이 경찰들보단 말이야
(TV 속 베를린) 이 조폐국 안에서
누군가 목숨을 잃어야 한다면
그 첫 번째는 내가 될 거이니
그 전에는 아무도 죽게 놔두지 않갔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강도들의 리더로 보이는
(TV 속 앵커2) 남성이 밝힌 바와 같이 [함께 감탄한다]
현재까지 인질극에서
한 건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도쿄) [한숨 쉬며] 뭐 하는 거야? [TV 속 뉴스가 계속된다]
교수가 TV 보지 말랬잖아
(리우) 에이, 또 그놈의 교수
(나이로비) 아, 기분 좀 내는 거야 딱딱하게 굴기는
(덴버) 마! 짭새들 제대로 한 방 멕인 거 아이가, 어?
완전히 난리 났다, 지금
특히 막판에 베를린!
니 완전히 찢어불었다, 어? [덴버와 리우의 웃음]
[베를린의 헛기침]
(베를린) 대장님이 끄라면 꺼야디
(덴버) 어? [나이로비의 아쉬운 탄성]
뭐고, 이거, 어?
지도 좋다고 보고 앉아 있었으면서, 저거, 어?
어쨌든 이 정도믄
교수가 기렇게 강조하던 여론도 어느 정도 우리 편이 됐갔디?
잘해줬어, 베를린
[덴버의 웃음] [나이로비의 탄성와 웃음]
[함께 웃는다]
[모스크바의 가쁜 숨소리]
(덴버) 아, 와, 와, 와, 와?
또 뭔 일 생겼나? 어?
아, 그기…
[모스크바의 가쁜 숨소리]
[나이로비의 놀란 탄성] [잔잔한 음악]
고마 흙이 나왔다! [저마다 탄성을 지른다]
(덴버) 아, 그라믄 땅 다 판 거가, 이제, 어?
[함께 환호한다]
[덴버의 웃음] (나이로비) 돈도 거의 다 찍어 가
3일이면 이 좆같은 조폐국에서 나갈 수 있다고!
[저마다 웃으며 환호한다]
드디어 끝이 보인다, 그렇지?
[함께 웃는다]
[나이로비의 감격한 숨소리] (모스크바) [웃으며] 돈 가지고…
[벅찬 숨소리]
[함께 웃는다] (도쿄) 우린 잠시 희망에 부풀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미선의 놀란 숨소리] (덴버) 쉿
(미선) 붕대 갈아주겠다고 온 거예요?
(덴버) 아, 보면 모르나?
- 이 밤에? - (덴버) 니 나가면
여기서 있었던 일 고마 싹 다 잊어뿌라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덴버의 한숨]
(덴버) 쩝, 하기사
씁, 뭐, 보통 일 아니었지
미안하다
[답답한 숨소리]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덴버) 니, 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회사 잘 댕기고
또 좀 제대로 된 놈 좀 만나고, 어?
[한숨]
조폐국
관둘 거예요
와?
아이, 씨
국장?
(덴버) 그 새끼 때문에? 개새끼를 그냥
그거 아주 찍소리 못 하게 내가…
[감미로운 음악]
[미선의 떨리는 숨소리]
[베를린의 힘겨운 숨소리]
[지친 숨소리]
[덴버와 미선의 가쁜 숨소리]
[덴버의 힘겨운 신음] [미선의 놀란 숨소리]
[덴버가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웅성거린다]
(우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책임을 지라면 제가 져야죠
(서장) 아, 어쩌겠어
여론도 너무 안 좋고
아, 내가 힘이 있어야지
나름 윗선에서 생각해서 그냥 이 정도로 끝나는 게…
절 자르면
대신할 사람이 없어서는 아니고요?
[난감한 한숨]
그 윗선에 전해주세요
(도청 속 우진) 차무혁 대위 갈아 치우면 저도 관두겠다고
[도청 속 우진의 성난 숨소리] [멀어지는 발소리가 흘러나온다]
[풀벌레 울음] [카메라 셔터음]
[한숨]
(무혁) 팀장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동의했습니다
저한테 책임이 있는 게 사실이니까네
저보단 팀장님이 남는 게 맞습니다
(우진) 이대로 포기할 거예요?
누가 포기한다고 했습니까?
(무혁) 교수 기놈을 찾을 생각입니다
(도청 속 우진) 찾을 방법이 있어요?
이런 상황에 말씀드리긴 뭣하지만
(도청 속 무혁) 그 박선호라는 남자
언제 만난 겁니까?
(도청 속 우진) 선호 씨요?
(도청 속 무혁) 그 지난번에
TF 텐트에 난입한 적이 있었디랬죠?
차 대위님
그 사람…
솔직히 오래 알아 온 건 아니지만 누구 해치고 그럴 사람 아니에요
(도청 속 우진)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도청 속 무혁) 기래도 그…
(도청 속 우진) 쓸데없는 소리 말고
푹 자고 내일 아침에 봐요
둘 다 자를 순 없을 테니까 아마 없던 일이 될 거예요
(무혁) 팀장님!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시끌벅적하다] (상인1) 어, 그래 따뜻하게 데워줄게, 기다려
(상인2) 맛있게 드시라요
- (손님1) 아, 이거 얼마예요? - (손님2) 맛집인가 보네, 여기
- (상인3) 우리 거 아주 맛있어 - (손님3) 이거 너무 좋아하지
- (손님4) 이것도 주세요 - (손님5) 하나 더 주세요
[연신 시끌벅적하다]
(상인4) 여기서 먹고 가! 일로 와, 들어와!
(손님6) 하나에 얼마예요, 하나에?
- (상인5) 떡꼬치 줄까? 떡꼬치 - (손님7) 야, 여기야, 일로 와
(우진) 여기예요!
(손님8) 야, 맛있어 보인다, 야
[리드미컬한 음악] [우진의 웃음]
[우진이 숨을 하 내뱉는다]
(우진) [박수 치며] 와!
(교수) 많이 마셨어요?
(우진) 조금요
[교수의 한숨]
[한숨 쉬며] 괜찮겠어요 그렇게 마셔도?
다 털어 버려야
다시 싸우러 나가죠
[우진의 힘찬 탄성]
[깊은 한숨]
[살짝 웃는다]
[코를 훌쩍인다]
자기한테 기대라 그랬죠?
딱 기다려요
이따가 취해서 펑펑 울지도 모르니까
[교수의 한숨]
[한숨 쉬며] 모르겠다
내가 먼저 취해야겠다
[우진이 코를 훌쩍인다]
쉽지 않을걸요?
[웃음]
[웃음]
(도쿄) 우진은 교수와 함께 있으면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교수도 그랬다
강도들의 리더가 아닌 평범한 카페의 주인으로
그녀를 마주한 동안은 어떤 혼란이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우진) 우리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무슨 연인 같지 않아요?
[웃으며] 응?
[우진이 살짝 웃는다]
[우진의 한숨]
취하긴 했나 보다
어디서 막 음악 소리가 들리네?
어?
[교수가 숨을 들이켠다]
(교수) 우진 씨
그 조폐국 사건 말이에요
이제 그만 손 떼면 안 되는 거예요?
무슨 말이에요?
그냥 좀…
힘들어 보여서
(도쿄) 교수는 자기도 모르게 뱉은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작전을 위해서 선우진 경감이 그만두는 일은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으니까
[잔잔한 음악] (우진) 진짜 그럴까요?
근데 참 이상해요
(우진) 진짜 정말 힘들었거든요
내심 그냥 잘라줬으면 했는데
왜 힘이 나죠?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
어? 엄마, 잠깐만요
(우진) 어, 어, 엄마
아, 저기, 오늘
나 좀 늦을 거 같은데?
아니, 그게…
(도쿄) 그 순간 교수는 웃을 수 없었다
자신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통화 종료음]
그리고 경감도
사건의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사실을
막 깨닫게 될 참이었다
[라이터 뚜껑 여는 소리]
(우진) 정말 본 적 없니?
(앤) 저 어제 그 사람 봤어요!
- (앤) 어제 그 사람한테… - (우진) 뭐?
[우진의 놀란 숨소리]
저… [다급한 숨소리]
당장 가봐야 돼요
미안해요, 나중에 얘기해요
미안해요!
[카드 인식음] [도어 록 조작음]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무혁) 안녕하십니까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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