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7
(도쿄) 한반도가 아직 냉전의 와중이던 시절
차무혁이라는 이름은
[컵을 탁 내려놓는다] 이중간첩들에겐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였다
중국대사관 쪽으로 이동한다
(무혁) 길목 막아라
"주한 중국대사관"
[불안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당황한 숨소리]
[거친 숨소리]
[남자의 다급한 숨소리]
(남자) 씨
(무혁) 여기 지키라우 내래 처리한다
- (부하1) 네 - (부하2) 네
[남자의 놀란 숨소리] [남자의 당황한 신음]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
[남자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의 괴로운 신음]
[무거운 음악] [괴로워하는 신음]
[쇠사슬이 절그럭거린다]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
[남자가 연신 고통스러워한다]
(남자) [괴로워하며] 동지, 동지…
(무혁) 내래 기케 가르쳤네?
배때기에 기름기가 끼었는지 움직임이 영 둔해졌구먼
[괴로운 숨을 내쉬며] 동지
살려주시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고작 기건가?
[힘주는 신음]
[힘겨운 숨을 몰아쉰다]
분단 시대는 이제 끝났소
[남자의 힘겨운 신음]
다시 말해보라
윗선에서 이미 이야기가 끝났다고 들었소
(남자) 우리 같은 이 종자들은
기냥 쓰다 버려지는 거란 말이오! [무혁의 힘주는 신음]
[쾅] [남자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의 힘겨운 숨소리] [남자의 공격하는 신음]
[칼이 챙그랑 나뒹군다]
[무혁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숨이 턱 막히는 신음]
(무혁) [힘주며] 옛정을 생각해서리
고통 없이 보내주려고 했는데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
[남자의 안간힘 쓰는 신음] [쇠사슬이 절그럭거린다]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
[기계 작동음] [남자가 연신 고통스러워한다]
(남자) 야, 이 새끼야!
[남자의 안간힘 쓰는 신음]
[남자가 계속 고통스러워한다]
[쇠사슬이 절그럭거린다]
[기계 작동음이 턱 멈춘다]
(도쿄)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 이중간첩의 말은 사실이었다
(간부) 우리 부서는 애초에 없었던 조직이 될 기야
[드럼통에서 탁탁 소리가 난다]
(무혁) 앞으로 제가 맡을 임무는 뭡니까?
(간부) 임무?
보안원 노릇이나 하갔디
[무거운 음악]
일없습니다
(도쿄) 무혁이 바라보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불길이었다
그 속에서
그가 평생을 바쳐온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무혁의 깊은 한숨]
[주제곡]
[풀벌레 울음]
[도어 록 조작음]
(무혁) 안녕하십니까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흥미로운 음악]
누구…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무혁) 그 지난번에 조폐국 대응팀 캠프에 오셨더랬죠?
아, 그…
우진 씨 동료분이시군요?
차무혁이라고 합니다
[긴장한 숨소리]
[교수가 무혁의 손을 탁 잡는다]
[옅은 웃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우진이 차 문을 탁 연다]
[우진이 차 문을 탁 닫는다]
- (기자1) 온다, 온다, 온다 - (기자2)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3) 한마디만 부탁드립니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들이 연신 질문한다]
[우진이 천막을 홱 걷는다] [우진의 다급한 한숨]
(우진) 차 대위는?
(동철) 북측 요원 말로는 어젯밤에 뭐 조사할 게 있다고
어디 좀 다녀오신다고 했답니다
(우진) 밤늦게 무슨 조사?
(동철) 그거까지는…
(서장) 아, 이 새벽에 모이라고 하는 건 뭔데?
무슨 일이야?
(우진) 이게 뭐 같아 보여요?
(서장) 내 요새 눈이 침침해서…
뭐야, 이게?
- (서장) 이거? - (동철) 지폐네요?
십만 원권
(우진) 그래, 돈이야
놈들은 저 안에서 돈을 찍어내고 있었던 거라고요
[커피 머신 작동음]
선 팀장님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교수가 잔을 달그락거린다] (교수) [웃으며] 아
우진 씨한테요?
네, 여기 자주 들르신다고 [교수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무혁)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교수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퇴근하는 길에
마침 가게로 들어가시는 게 딱 보이디 뭡니까
아, 예, 뭐 아직 정식 오픈 안 했습니다
[어색한 웃음]
[교수의 옅은 웃음] 제가 실례를 했나요?
(무혁) [멋쩍게 웃으며] 너무 출출해서 그만
(교수) 아, 아닙니다, 저…
우진 씨 동료분이신데 저한테 스페셜 게스트죠
그러면, 음…
[휴대전화 진동음]
(교수) 뭘 해드릴까? [교수의 고민하는 한숨]
[가스레인지 점화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교수의 고민하는 신음]
[교수가 달그락거린다]
[통화 연결음] [긴장되는 음악]
(서장) 안 받아?
(우진) 네
[의아한 숨을 들이켜며] 그러니까…
안에서 강도들이 돈 찍는 거를 알리려고
(서장) 인질이 몰래 건네준 거다?
근데 어떻게 그게 가능해?
돈이 그냥 저 안에 들어가면 막 찍어내고 그럴 수 있는 거야?
일련번호는요?
(동철) 이게 설령 찍어낸다 쳐도 추적이 될 게 뻔한데?
해킹 전문가도 껴있는 판국에
지폐 관련 전문가가 껴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우진) 방법은 나도 모르겠어
그렇지만 놈들이 왜 시간을 버는 것처럼 보였는지
한 큐에 설명이 되잖아?
우리한테 중요한 건 놈들 목적이 진짜 그거라면
대응 방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거야
선 경감, 잠깐만
만에 하나 자기 말이 맞는다면
(서장) 이게 우리 선에서 알아서 처리할 문제가 아니야
일단 위에다 보고하고
그리고 저 새끼들이 진짜 돈 찍어서 유통할 수 있는지
조폐 당국에 확인부터 하자, 어?
(우진) 우선 조폐국 전기 사용량부터 확인해 볼게요
(서장) [손가락을 튕기며] 오케이
일단 내가 최대한 빨리 보고하고 확인해 볼 테니까
지시 떨어지면 바로 움직일 수 있게 준비해 둬
(우진) 네
진짜 신박한 새끼들이네
지금까지 새 돈 냄새 맡으면서 아주 신났겠어요
(우진) 그러라고 해
그 짓거리도 얼마 못 갈 테니까
[음료를 꿀꺽 삼킨다]
[무혁의 만족하는 신음] [교수의 웃음]
아휴, 진짜 배가 고프셨나 보네
[교수의 웃음] 아, 이거 너무 맛있는데요?
[쩝쩝거리며] 근데 왜
두 달 넘게 가게 문을 제대로 안 열고 있는 겁니까?
(무혁) [쩝쩝거리며] 장사 잘될 것 같은데
[멋쩍은 웃음]
[무혁이 식기를 살짝 내려놓는다]
[무혁이 음료를 호로록 마신다]
[옅은 헛기침]
(교수) 제가 시장조사를 대충 했는지
저희 집 커피 맛이
북한 주민들이 먹는 커피 맛보다 좀 쓰다고들 하더라고요
아, 삼복 커피? [교수의 웃음]
그 남한 믹스커피랑 맛이 비슷하디요
[웃으며] 네
저, 가게 콘셉트나 메뉴를 다시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쩝쩝거리며] 근데 여기 위생실이 어디입니까?
아, 화장실이요? 네,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교수가 식기들을 달그락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무혁의 옅은 숨소리]
[무혁의 옅은 숨소리]
(교수) 화장실은 이쪽이 아닌데요
(무혁) [멋쩍게 웃으며] 아, 기래요?
긴데 여기는 뭡니까?
(교수) 개인 공간입니다
[불편한 신음]
(무혁) 긴데 이건 뭡니까?
[교수의 멋쩍은 웃음]
마흔 넘은 아저씨 취미로는 좀 창피해서 말이죠
[어색한 웃음]
내려가시죠
예
[교수의 헛기침]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통화 연결음]
(경찰1) JEA 경찰서 과학수사대입니다
조폐국 사건 북측 담당 보위부 차무혁 대위입니다
혹시 지금 지문 감식 가능합니까?
[교수의 긴장한 숨소리]
(도청 속 경찰1) 접수된 사건이면 가능은 한데…
(도청 속 무혁) 고저 급한 건이라 부탁 좀 드리갔소
[옅은 숨을 내쉰다]
[교수의 한숨]
[자동차 시동음]
[옅은 한숨]
[확대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차분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나이로비) 손주? 귀엽다 [청명의 놀란 신음]
이제 막 백일 지났겠네?
어찌 그리 잘 아오?
혹시… 자식이 있소?
[기가 찬 숨소리] [어이없는 웃음]
어딜 봐서?
(나이로비) 이 몸매 보세요
이런 셰이프는 애 엄마한테서 나올 수 없다니까
[웃음]
[사진을 탁 내려놓는다]
(나이로비) 걱정 마요
곧 무사히 나가서 만나게 될 테니까
정말이오?
그런 걸로는 거짓말 안 해요
[옅은 한숨]
['행복의 나라로'가 흘러나온다] (모스크바) [힘주며] ♪ 행복의 ♪
아이고, 아이고
[힘겨워하며] ♪ 나라로 갑시다 ♪
♪ 다들 ♪
[모스크바의 거친 숨소리] [곡괭이질 소리가 난다]
[힘주며] ♪ 다들 ♪ [모스크바의 힘겨운 신음]
(헬싱키) 너 술 가득 마시고
어마이 보고 싶다고 질질 짜지 않았니?
[헬싱키의 웃음] (오슬로) 내가 언제 그랬니?
미치개 같은 소리 하지 말라
(헬싱키) [웃으며] 야 빨리빨리 들어가라
(오슬로) 어이
경비 용역 신입이랬나?
지낼 만하니?
[오슬로와 헬싱키의 웃음]
[식기들이 덜그럭거린다]
[식기들이 연신 덜그럭거린다]
[어두운 음악]
[심란한 숨을 내뱉는다]
[약병을 탁 내려놓는다]
[리우의 즐거운 웃음]
[문이 탁 닫힌다] (리우) 넌 또 거기서 뭐 해?
뭐, 독서 중이야?
감시조가 노닥거리느라 자리를 비워서리
(베를린) 내가 대신하고 있었디
[기가 찬 웃음]
거, 대장 자리가 그리워서 와 있었던 건 아니고?
이 자리가 편하긴 하지
내래 실은
돌바닥 체질이야
[픽 웃는다] [문이 탁 닫힌다]
[도쿄와 리우의 웃음]
[불안한 음악]
(교사) 대피를 해서 망정이지
경찰들, 우린 뭐 어찌 되든 상관없다 이거예요?
치
(최 과장) 모르디, 뭐
구하러 올 생각 같은 게 애시당초 있었갔니?
[다가오는 발걸음]
(최 과장) 긴데 말입니다
국장 동지야 그렇다 치고 저 에미나이는 어케 알았답니까?
뭘?
아, 그 박철우인가 뭔가 하는 특작 부대원이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데
어드렇게 저 아새끼가 제일로 먼저 알았냐
(최 과장) 이 말입니다 [현호의 한숨]
(영민) 미리 쟤한테만 알려줬겠지
쟤가 보통 애야?
미국 대사 딸이야
VVIP라고
(현호) 근거 있는 소리요?
인질들 대피시켜야 한다고 나한테 알린 게 저 아이요
제 딴에는 찔려서 그랬었나 보지
(최 과장) 우린 썩어나가도
귀하신 몸들은 뭐, 살아 나가야 된다
이런 거 아니갔소잉?
거, 적당히들 좀 하시오
[옅은 한숨]
[영어] 한반도 통일 조폐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질 강도 사건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TV 속 앵커) 남북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부 외신들은 '현재까지 양국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 하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상만의 한숨]
[상만이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한국어] 씁, 그, 대사님 지금 상황이…
(마샬) [버럭 하며] 지금 내 딸이 며칠째 저 안에 있다고!
(상만) 대사님, 일단 진정하시고
(마샬) 당신도 딸이 있잖아
지금 내 입장이면 진정하겠소?
(상만) 백번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경찰들이 제멋대로 못 하게 하려고 이렇게…
입에 발린 소리 집어치우고
우리 앤!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당신네 경협 회담 못 열 줄 아시오!
(상만) 아, 대사님
저, 그거하고 조폐국 사건하고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김 의원
(마샬) CIA 정보국장이 내 브라운 대학 동기였어
그 친구한테 듣기론
미스터 오랑 당신이 이번 경협을 빌미로
한몫 단단히 챙길 속셈이라던데?
- 아니, 무슨 그런… - 됐고!
(마샬) 미스터 오한테 전해요
앤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한 푼도 못 챙길 거라고
저 친구 화가 단단히 났네
아무래도 강제 진압은 무리겠죠?
[입을 쩝 떼며] 그런데
(재윤) 저도 발이 좀 넓다 보니까 좀 아까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데
저 쓰레기 같은 강도 새끼들이
조폐국에서 돈을 찍어내고 있다네요?
[어두운 음악] 네?
아니, 어떻게 그런…
내가…
(재윤) 이북 땅 한번 개발해 보겠다고
민둥산 허허벌판에 꼬라박은 게 얼만데
의원님 대통령 만들겠다고 쓴 돈이 얼마냐 이거예요
(재윤) 그 돈 날리잖아요?
그럼 우리 비즈니스 망가지는 겁니다
[상만의 한숨]
아, 그렇지만 마샬 저 인간이 저렇게 나오는데
함부로 밀어붙일 수도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도대체 뭐가 어렵냐고
(재윤) 저 친구 딸 문제만 해결해 주면 되는 거잖아요
[서장이 천막을 홱 걷는다]
(우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해 보니
역시 조폐기 돌리고 있는 게 분명해요
그쪽에선 뭐래요?
(서장) 어, 보고는 올렸는데
일단 대책을 논의 중이래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뭐요?
일련번호는요?
(우진) 가능한지 확인하셨어요?
뭐, 그것도 알아보는 중이라고만
[우진의 짜증 섞인 한숨]
(우진)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정말
(서장) 저기, 그보다…
그 조폐국 통신 감청 말이야 잠정 중단하라는 지시야
[우진의 어이없는 숨소리]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갑자기 감청은 왜?
아, 그게 민원이 많대
뭐, 아무튼 그렇게 알아
(우진) 아니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요
사안이 사안인데 왜 우리 손발을 묶어요?
[의자가 스르륵 미끄러진다]
(동철) 팀장님, 밖에…
[경찰들이 웅성거린다]
[우진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영상 속 상만) 조폐국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항의한다] 강도들에게 전합니다
저 김상만은 한 명의 시민이자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당신들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화합과 성장을 도모하는 이 시기에
[카메라 셔터음] 더 이상의 폭력과
갈등을 조장하는 테러 행위는
역사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상 속 상만) 인질로 잡고 있는 선량한 시민들을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십시오
만일 당신들 중 한 명이라도
여기에 모인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행동하십시오
용기를 내서
(상만) 사태 해결에 협조한 강도에게는
전폭적인 면책을 보장할 것을
(영상 속 상만) 당 대표로서 대통령께 직접 건의드리겠습니다
만일 그러한 의사가 있다면
- 저에게 연락하십시오 - (기자4) 빨리 찍어!
(영상 속 상만) 당신을 돕겠습니다
(경찰2) 못 들어갑니다
(우진) 차 대위 어디예요?
김상만 의원이 감청 중단시키고
[시스템 알림음] 강도들한테 회유 방송을 내보내고 있어요
빨리 돌아와요
(덴버) [웃으며] 아따, 나, 이, 씨
아, 저런 말에 누가 넘어가노?
(덴버) 아니, 뭐, 번호라도 주고 연락을 하라 하든가 [나이로비가 픽 웃는다]
그러게 [베를린이 숨을 씁 들이마신다]
그 인질들 전화에 뭔가 심어놓은 거 아니네?
(덴버) 오, 그럴듯한데?
잔머리 존나 잘 굴리네 이 개새끼들, 이거, 어?
[덴버의 호탕한 웃음]
(오슬로) 저것들 바보 아이니?
[오슬로의 웃음]
(덴버) 바보는 니가 바보지
[전화벨이 울린다] [덴버와 오슬로의 웃음]
(리우) [훌쩍이며] 어
뭐, 하도 밖이 시끄러워서 보긴 했는데
뭐, 다들 신경도 안 쓰지, 뭐
(리우) 그것 때문에 전화했어?
(교수) 차무혁 핸드폰 통화나 문자 가로채고 있지?
응, 그렇게 하라고 했잖아
(교수) 당장 해 줄 일이 있어
[시스템 작동음]
[문이 덜컥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숨을 들이켠다]
[리우의 옅은 웃음]
[차분한 음악]
[리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도쿄) 괜찮아?
[리우가 숨을 씁 들이켠다]
뭐가?
아까 TV에 나온 거
너희 부모님 아니야?
- 너 교수한테 들었어? - (도쿄) 아니
너 표정 보고 알았지
왜? 내가 배신할까 봐 걱정되냐?
아니
너 돈 벌어서 섬 살 거라며
[훌쩍인다]
[리우의 헛기침]
- 어디 가? - 아, 물 좀 빼러
[문이 탁 닫힌다]
[리우의 멋쩍은 숨소리]
[리우가 훌쩍인다]
[학생1의 비웃음]
(학생1) '난 여기 남을게요' [학생2가 비웃는다]
아주 아카데미상감이고요
(학생2) 그러니까
쌤이 딴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거 들었는데
그 경찰이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쟤부터 찾았대
(학생1) [코웃음 치며] 따지고 보면
우리 다 쟤랑 한 반이라서 여기 붙잡혀 있는 거 아니야?
내 말이
(학생2) 아빠 백이 어지간하셔야지
[어이없는 웃음]
(반장) 신경 쓰지 마
[반장의 옅은 숨소리]
고마워
근데 앤, 있잖아
(반장) 그래도 나랑은 좀 친한 거 맞지?
[망설이며] 저기 혹시 경찰에서 너만 빼내거나 그럴 때
나도 같이 데려가 주면 안 돼?
(반장) 나 집에 너무 가고 싶어
[한숨]
[긴장되는 음악]
[발걸음 소리가 난다]
[휴대전화 진동음]
[재윤이 잔을 살짝 내려놓는다]
그럼, 그건 내가 약속하지
대신 우릴 위해 해줘야 될 일이 있어
[재윤이 잔을 살짝 내려놓는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멀어지는 발걸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앤의 놀란 숨소리]
(서장) '경찰이 무능하니 직접 나선 김상만 의원'
'역시 차기 대선 후보감'?
[서장의 헛웃음]
갑자기 웬 무리수를 두나 했더니
다 계산이 있었네
아니요
저 인간이 저렇게까지 나서는 건
분명히 뭔가가 있어요
- 기재부 회신은 왔어? - (동철) 예
방금 오긴 했는데 이게…
왜?
조폐국 돈은 연간 발주 계획에 따라서
일련번호가 정해져 있대요
(동철) 강도들이 제멋대로 찍어내거나
유통할 수가 없다는 거죠
통상적인 경우라면
(우진) 통상적?
예외적인 경우는?
이번 경협 회담
(동철) 경과에 따라 추가 발주 예정이던 금액이 있어요
근데 그 액수가 자그마치…
(서장) 이게 동그라미가 몇 개야?
[한숨]
(영민) 그러니까 경찰도 믿을 수 없어
[식기들이 달그락거린다] 우리 살길은 우리가 찾아야 된다니까?
(박 대리) 예, 뭐
근데 우리끼리 뭐 어쩔 방법이 없잖아요 [영민이 숨을 씁 들이켠다]
(최 과장) 기런데 가만 보니까
국장 동지도 이 난리 날 걸 미리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우찌 알면서 아니 막았습니까?
나도 말렸어, 위험하다고
근데 들어 처먹어야지
[최 과장의 코웃음]
(영민) 그 경찰 놈한테, 어?
물어봐, 내 말이 사실인가 아닌가
어디 가둬놨는지도 모르는데
내 어찌 물어보니?
(영민) 뭐? 어이, 최 과장
(영민) 너 말이 짧다, 이 새끼야?
어이!
너희들 지금 뭐 하니?
[최 과장의 짜증 섞인 한숨]
[식기들이 달그락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앤이 식판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우진) 한두 푼도 아니고
자그마치 4조나 되는 일련번호 미상의 금액이
시중 유통이 아닌 통일 자금 명목으로
(우진) 이미 배정돼 있다네?
놈들이 돈을 마음대로 찍어 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지
(우진) 알고 있었지?
그러니까 자꾸 개입하려는 거고
뭐, 이혼도 그렇고
질질 끄는 게 취미인가?
[어이없는 웃음]
(상만) 내 덕에 빨리 끝나면 그냥 고마운 줄이나 아세요
혹시 그 방송 보고 강도 중에 누가 연락한 거야?
(상만) [힘주며] 알 거 없고
얼른 가서 뒷수습이나 해
(상만) 아, 진작 밀어버렸으면 될 걸
나라에 큰일 앞두고 이게 뭔 난리야, 이게? 쯧
뒷수습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우진) 무력 진압 안 되는 거 몰라?
왜, 또 뭐, 왜?
(상만) 또 뭐, 그 인질들 안전?
결국 다 그 미국 대사 딸년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우진) 강도한테 앤을 빼내라고 한 거야?
글쎄
뭐, 그런다고
그 물러빠진 경찰들이 바로 움직이겠어?
(우진) 그게 아니면
설마
[우진의 분노에 찬 숨소리] (우진) 미쳤어?
당장 그만둬!
[떨리는 숨소리]
민아 양육권 포기하면
한번 생각해 보고
[우진의 분에 찬 숨소리]
[우진의 성난 숨소리]
[결연한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숨을 고른다] [휴대전화 조작음]
이 전화 그대로 교수한테 연결해
지금 당장
[전화벨이 울린다]
[긴장한 숨소리]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갑자기 어쩐 일이야?
(우진) 그간 몇몇 사건이 있었지만
우리 사이에 최소한의 공감대는 공유했다고 믿어
뭐?
아무도 죽어선 안 된다는 거?
(우진) 그래
내가 하는 이야기 잘 들어
너희 강도 중에 배신자가 있어
(우진) 누군진 몰라도 그놈이
앤을 죽이려고 할 거야
(도쿄) 씨 [베를린의 성난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버튼 조작음]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시스템 조작음]
(도쿄) 앤 어디 있어? [다급한 숨을 내쉰다]
앤 본 사람 없어?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헬싱키) 씨
(도쿄) 찾아봐
아이, 씨, 쪼그만 게 어디로 사라진 거야 [리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뭐?
(덴버) 아, 그딴 방송에 누가 넘어갔단 말이가?
(모스크바) 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이고
앤인가 그 뭐시긴가부터 찾아야 되는 거 아이가?
니, 자들 똑디 지켜라, 알았제?
가자
(덴버) 와, 씨
(박 대리) 뭔 일 났나 본데요?
(영민) 야, 그 계집애 빼내려고
밖에서 또 무슨 수 쓴 거 아니야?
[헬싱키의 다급한 숨소리]
[뛰어오는 발걸음]
(헬싱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앤이 없어졌다, 빨리 나오라
(나이로비) 어디 갔어?
(모스크바) 씨
[성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도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이
"출구"
(오슬로) 얌전히들 있어라 알았니? [앤의 놀란 숨소리]
[앤의 초조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도쿄의 다급한 숨소리]
(도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없어
CCTV에도 안 보여?
[장면 강조 효과음] (리우) 이거 봐봐
[리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이게 한 20분 전에 찍힌 건데
(리우) 비품실에 있던 폭탄을 들고 나갔어
(도쿄) 폭탄?
도대체 누구야?
어디로 움직이는지 동선 따봐
[리우의 초조한 숨소리] [리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시스템 작동음]
(도쿄) 잠깐, 여기
여기 방향이 이상한데?
[리우의 호응하는 신음] 뒤로 돌려봐
금고 안에 폭탄을 설치했어
씨!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폭탄이 삐삐 울린다]
(경찰3) 오셨습니까?
- (우진) 무슨 소식 없어? - (동철) 네, 아직은
(서장) 지금 제정신이야? 놈들한테 그걸 왜 알려줘?
(우진) 그럼 죽게 놔둘까요?
일 터지면 서장님은 책임 없을 것 같으세요?
[가쁜 숨소리]
(리우) 안 돼!
[폭탄이 펑 폭발한다] [리우의 외마디 비명]
[도쿄의 옅은 기침]
젠장
[전기가 지지직거린다]
(최 과장) 뭐이가 터진 것 같은데?
(덴버) [버럭 하며] 아이 거, 조용히 안 하나!
[최 과장의 놀란 신음]
[인질들이 웅성거린다] (교사) 무슨 소리 안 들렸어요?
[인질들이 연신 웅성거린다]
[도쿄와 리우가 콜록거린다]
(베를린) 앤은?
[도쿄와 리우의 거친 숨소리]
- (현호)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 (교사) 앤 어떻게 된 거 아니죠?
[시끌벅적하다] (오슬로) 나도 모르겠으니까 자리로 가 있어라!
[소리치며] 빨리빨리 안 가니!
[인질들이 불평한다]
[인질들의 걱정하는 숨소리]
- 앤! - (현호) 어?
[미선의 안도하는 신음] (인질1) 아휴
[인질들의 놀란 신음] [인질들이 안도한다]
(미선) 괜찮아, 응?
[교사의 걱정하는 숨소리] (교사) 앤, 어디 갔었어?
- (교사) 어? 괜찮아? - (미선) 다친 건 아니지? 괜찮아?
- (교사) 어떻게 된 거야? - (학생3) 괜찮아?
(도쿄) 탈출시켜 주겠으니 금고로 오라고
누군가가 쪽지를 줬대
그리고 이건 전시관 앞에서 헬싱키가 주운 거야
(헬싱키) 계속 감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
하필이면 그때…
CCTV는?
다 뒤져봐도 누군지 안 나와?
교묘하게 사각지대로 빠져나간 건지
(리우) 동선이 이어지질 않아
(베를린) 거, 어차피 우리 중 하나라믄
카메라 위치 정도는 꿰고 있었갔디
(덴버) [버럭 하며] 아이! 씨팔, 진짜, 이거, 씨!
이거 어떤 새끼고? 이거 진짜, 어?
(나이로비) 원래 발끈하는 놈이 제일 의심스러운 거 몰라?
뭐고? 이거
(덴버) 니 아이가, 어?
(모스크바) 고마 됐다!
아무도 안 죽었으면 된 거 아이가
[모스크바가 혀를 쯧 찬다]
(덴버) 아이, 씨
(도쿄) 우리 중 누군가는 배신자라는 게 분명해졌다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는 사이
인질들은 돌아온 앤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영민) 호, 혼자 탈출시켜 준대도 안 갔다고?
(앤) 가긴 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단 1분도 못 버티겠다 싶었으니까
근데 막상 나만 도망치려니까
기분이 좀 그렇더라고요
(영민) 아니, 그 중간에
그 함정인 거 눈치챈 건 아니고?
[현호의 못마땅한 숨소리] 그만 좀 해요
나 혼자 나가면 여기 있는 사람들
더 위험해지는 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고
아, 몰라, 그냥 쪽팔렸어요
[앤이 혀를 쯧 찬다]
(현호) 이 아이 말대로
나도 부끄럽습니다
다 같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국에
(현호) 남한, 북한 출신 가지고 편 가르기나 하고
이럴 때가 아니지 않소
보아하니 경찰은 우리 안전보다
상황을 빨리 끝내는 데만 관심 있는 것 같고
(현호) 협조만 하면 지켜주갔다던 강도들도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상황 아닙니까?
(영민) 아니, 뭐… [영민이 숨을 들이켠다]
그, 뭐, 맞, 맞는 말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뭐, 우리가 힘을 합쳐서 뭐, 어, 반란이라도 일으켜?
(영민) 어? 맨손으로 그 총 든 새끼들한테
대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교사) 하긴
그래도 다친 사람 없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죠
(인질2) 가자
(미선) 고생했어
(앤) 사실 저 돌아온 이유 또 하나 있어요
그 경비원들이랑 그 북한 경찰
어디 갇혀있는지 봤거든요
[의미심장한 음악] [영민의 솔깃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우진의 초조한 한숨]
[전화가 달칵 연결된다]
(우진) 교수?
안에서 진동이 감지됐는데 어떻게 된 거야?
별거 아니야
앤은 무사해
[우진의 안도하는 숨소리]
(우진) 다행이야
정말로 문제없는 거지?
당신이 제때 알려준 덕분이야 고마워
[우진의 한숨]
이제 믿을 수 있는 사이가 된 건가?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그래
진심이야
그럼 말해줄 때도 된 거 아니야?
당신들 진짜 목적 말이야
(우진) 얼굴도 본 적 없고
제대로 된 목소리도 들은 적 없지만
(우진) 개인적으로 교수
당신이 마음에 들어
(우진) 아마 다르게 만났다면 친구가 됐을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부탁하는 거야
솔직히 말해준다면
우리도 더는 뒷공작 같은 거 하지 않을게
(우진) 진짜 협상이 시작되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거야
[입을 쩝 떼며 숨을 들이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실망한 숨소리]
[입을 쩝 뗀다]
끝까지 그렇게 나오시겠다?
당신이 조폐국 안에 없다는 건
우리도 알아
(우진) 밖에서 여기 돌아가는 상황 다 지켜보면서 협상하는 척
뒤로는 우리 경찰 뒤통수칠 궁리만 했겠지
그동안 아주 재밌으셨겠어?
괜한 트집 잡지 말고
그 김상만이라는 작자나 어떻게 좀 해봐
(교수) [변조된 목소리로] 난 우리 둘 사이에 딴 놈이 끼는 게 싫거든
그 인간이 왜 자꾸 끼어드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우진) 다시 한번 물을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까
잘 생각해 보고 대답해야 할 거야
당신
진짜 원하는 게 뭐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떼돈을 벌려는 것뿐이야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말이지
[입을 쩝 뗀다]
알았어 [통화 종료음]
[헤드폰을 탁 내려놓는다]
자, 일들 하죠
(우진) 실시간 감청 재개해
(동철) 네, 알겠습니다
(서장) 잠깐만, 그거는 상부 지시가 있어야지…
(우진) 이젠 그딴 지시 안 받아요
- 뭐? - 경협인지 뭔지 때문에
사람이 죽건 말건 빨리 끝내려고만 하잖아요
(우진) 놈들은 지금 돈을 찍어내고 있어요
무려 4조나 되는 돈을 말이에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느냐?
곧 벌어질 경협에서 통일 자금 명목으로
(우진) 발행을 준비했기 때문이죠
놈들이 이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놈들한테 모종의 정치적 목적이 있는 건가?
(우진) 우린 몰라요, 확실한 건
우리가 할 일은 놈들이 저기서 한 푼도 못 가져가게 하고
(우진) 사람들을 무사히 구하는 겁니다
이걸 방해하는 어떤 외부 개입도
더 이상 용납 못 해요
[한숨 쉬며] 그래서, 방법이 뭐야?
사람들을 무사히 구하는 건 어려워도
돈을 못 찍게 하는 건 쉽죠
전기를…
끊는 거예요
[개운한 숨을 내뱉는다]
[옅은 숨소리] [물을 탁 끈다]
[지친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베를린이 찍찍이를 찍 뜯는다]
[물소리가 솨 난다]
(베를린) 진짜 꼼꼼하게 찾아본 거 확실하네?
뭐, CCTV? [물소리가 멈춘다]
못 믿겠으면 직접 뒤져보든지
김상만인지 뭔지가 헛소리 지껄일 때
(베를린) 인질 가족이라고 서 있던 인간들, 기중에
너희 부모도 있었디?
(베를린) 너 언제까지 숨길 생각이었네?
[깊은 한숨]
[베를린이 총을 덜컥 든다]
저, 그…
그, 그건 그냥…
(도쿄) 내가 말하지 말라 그랬어
쓸데없는 의심 때문에
이런 좆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안 되니까
[총을 총집에 넣는다]
배신자가 나오기 전이었다면 모를까
(베를린) 지금으로선 아주 합리적인 의심인 거 같디 않아?
[경찰들이 웅성거린다] (서장) 괜찮은 방법이긴 한데
그게 국가 주요 시설이라 허가를 받아야 할 텐데
그러다 또 김상만이나 교수한테 정보가 새면요?
(동철) 팀장님
감청 중지된 사이에 통신 기록 살펴봤는데
외부에서 인질 폰으로 연락한 기록이 있습니다
(우진) 김상만이랑 배신한 강도가 한 거겠지
통화 기록이야?
(동철) 아니요
[시스템 작동음] 문자인데 좀 이상한 거 같아서요
[시스템 작동음] [불안한 음악]
(우진) 이거…
발신자가 누구야?
(동철) 그게…
차무혁 대위입니다
[경찰들이 웅성거린다] - 뭐? - 뭐야, 이게?
(서장) 아, 그럼 차무혁 대위가 강도들 첩자란 소리야?
(우진) 현재 위치는?
[동철이 키보드를 두드린다] [시스템 알림음]
(동철) JEA 서 안인 것 같습니다
(서장) TF에서 아웃될 거 같으니까
아예 서에 가서 정보를 캐겠다?
[휴대전화 작동음]
[통화 연결음]
나는 종일 차무혁이 폰 조작하느라 바빴다니까
(베를린) 그래서?
(리우) 교수가 시킨 대로 가짜 문자 심느라고 바빴다고 [시스템 작동음]
야, 거기다가 경감이랑 연락 못 하게 막아야 돼서
어? 이거 봐봐
[통화 연결음]
[긴장한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아까 감식 맡긴 거이 어케 됐습니까?
뭐, 채취는 다 했고
지금 패턴 분석 중인데 이게 시간이 좀 걸립니다
좀 빨리는 안 됩니까? 급한 건인데
(경찰1) 남한 드라마 좀 보신 모양인데 이게…
데이터베이스에 넣는다고 그냥 툭 하고 튀어나오는 게 아니에요
유사 패턴 수십 개 중에서
- (경찰1) 육안으로… - 내가 용의자 얼굴을 압니다
기놈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믄 되니께니…
(경찰1) 아, 정말
절차가 있는데…
그렇게 안 됩니다
(무혁) [팔을 탁 잡으며] 이보시오 부탁 좀 드리갔소
(경찰1) 죄송합니다, 안 됩니다
(성민)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저, 보위부 소속 차무혁 대위님 맞으십니까?
(무혁) 무신 일입니까?
(성민) 아, 저는 JEA 서 보안과 이성민 형사라고 합니다
[긴박한 음악] [성민의 아파하는 신음]
[저마다 괴로운 신음을 내뱉는다]
[성민의 겁먹은 신음] [무혁이 칼을 탁 들이댄다]
[성민의 거친 숨소리] (무혁) 무슨 짓들이오?
(성민) [거친 숨을 내쉬며] 당신이 수사 정보를 강도들한테 유출했었다는
그 증거를 입수했어
(무혁) 뭐요?
[성민의 거친 숨소리]
[성민의 불안한 숨소리]
[형사의 외마디 비명]
[성민의 다급한 신음]
(성민) 문 열어!
차무혁, 문 열어!
문 열어!
빨리 문 열어, 새끼야!
[형사들이 씩씩댄다] 문 열어!
- (성민) 문 열어! - (형사) 야, 차무혁!
[형사의 힘주는 신음]
(성민) [문을 두드리며] 문 열어, 새끼야!
[형사들의 힘주는 신음]
(성민) [문을 쾅 치며] 빨리 문 열어! [무혁의 거친 숨소리]
[형사들과 무혁의 힘주는 신음]
(성민) 빨리 문 열어!
[옅은 숨소리]
너희 중에 배신자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은밀하게 일을 맡긴 거야
(베를린) 배신자한테
배신자 만드는 일을 시켰다?
[형사가 문을 쾅쾅 친다] [성민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교수) 리우 말대로 차무혁이 날 의심하기 시작했어 [형사들이 씩씩댄다]
(베를린) 야 그거이 참 재밌네, 응
(리우) 너 진짜 개소리할래, 자꾸?
(베를린) 이 꼬맹이 새끼래
원래 의사 짓 하기 싫어서 도망치다 여까지 온 거 아니네?
긴데 막상 강도 짓을 하려다 보니까
이 장난이 아닌 거야
기나마 마음에 드는 도쿄는 어케 해보려 그래도
[웃으며] 이 콧방귀도 안 뀌디
방송에는 니 부모 얼굴도 다 까이고
(베를린) 야
또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었갔디
안 기래?
[의자가 덜그럭 미끄러진다] 너 진짜 안 닥치냐?
(도쿄) 왜 그래?
내가 금고 열려고 할 때 도와준 것도 리우잖아
[리우의 분한 숨소리] (베를린) 꼴에 사내새끼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꼴은 보기 싫었나 보디
(리우) 아, 씨발 진짜 돌아버리겠네
야, 너는 뭐 의심 안 가는 줄 알아?
다들 알리바이 한번 까볼까? [베를린의 코웃음]
그만하자
(교수) 잘 들어
우리 중에 배신자가 있는 건 사실이야
(교수) 가능한 한 빨리 찾아야겠지
하지만 그 배신자 하나 때문에 서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야
[시스템 작동음] 일단 도쿄한테 맡길 테니까 다들 따라줘
난 차무혁 쪽을 마무리 지어야겠어
[사이렌이 울린다]
[성민과 형사들의 다급한 숨소리]
(성민) 아, 아, 잠깐, 잠깐
[안내 음성] 음성사서함으로 연결 중입니다
삐 소리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 소리가 흘러나온다]
[사이렌이 계속 울린다] (무혁) 박선호, 기놈이 교수였소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드리갔소
지금 당신 집으로 가갔소
[우진의 초조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우진의 답답한 한숨]
(서장) 안 받지? 거, 빼박이라니까?
(우진) 미치겠네
[동철이 천막을 홱 걷는다]
(동철) 팀장님
차 대위, 도주했답니다
뭐라고?
(서장) 간첩 출신이라더니
[동철의 한숨] 처음부터 낌새가 이상했어
(우진) 자, 자, 자, 잠깐만요
아무래도 이상해요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교수로 의심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저한테…
(서장) 왜 그런 말을 했겠어?
괜히 의심 피하려고 그런 거 아니야
딱 답 나왔네
[우진의 답답한 한숨]
[한숨]
(무혁) 교수 기놈을 찾을 생각입니다
기 박선호라는 남자 언제 만난 겁니까?
[깨닫는 숨소리]
저…
잠깐 뭐 좀 확인하고 올게요
- (우진) 그동안 작전 준비해 줘 - (동철) 네, 알겠습니다
[다가오는 발걸음]
(오슬로) 석식 취사조 인원
신속하게 집합!
(앤) 저기…
(오슬로) 뭐니? 너는 취사조 아이잖니
당번 언니가 몸이 안 좋다고 한 번만 대신해 달라고 해서요
(앤) 아니, 가만히 있으니까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요
[헛기침]
뭐, 그래
(오슬로) 이동!
[긴박한 음악]
[권총이 철컥 장전된다] [무혁의 놀란 숨소리]
쌍간나 새끼
[교수의 신음]
[떨리는 숨소리]
[무혁의 옅은 신음]
[긴장한 숨소리]
[교수의 떨리는 숨소리]
[트렁크 문이 탁 닫힌다]
[겁먹은 숨소리]
(도쿄) 그녀가 목격한 사실을 자기 딸에게 알린다면
모든 것은 끝이었다
[필순의 겁먹은 신음]
아무리 고민해도 결국 해결책은 하나뿐이었다 [교수의 놀란 숨소리]
[문이 삐걱 열린다]
[통화 연결음이 들려온다]
[통화 연결음이 계속된다]
여보세요, 우진이니?
(우진) 엄마, 왜?
엄마
엄마
[교수의 떨리는 숨소리]
(필순) 네
누구시라고요?
(우진) 엄마!
(필순) 어, 우진이니?
내가 전화한 거야?
아휴
약은 먹었는데 [교수의 깨닫는 신음]
(교수) 어머니가 아프신 줄은… 무슨 병이세요?
노환이죠, 그냥
(필순) 그래도 내가 오락가락하는 덕에 [교수의 옅은 한숨]
바쁜 우리 딸 목소리라도 한 번 더 듣는 거지
[떨리는 숨소리]
엄마는 괜찮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짝 웃는다] [통화 종료음]
[필순의 의아한 신음]
(도쿄) 천운이었다
[차분한 음악]
하지만 경감의 어머니를 끝내 쏘지 못한 교수는
그녀에 대한 감정이
작전을 완전히 망쳐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모스크바) 와 또 멍 때리고 있노?
(덴버) 아, 그기…
아빠, 아빠, 아빠
아빠 니는 [삽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중에 배신자가 있다믄
누구일 것 같은데?
(모스크바) 니 아까 그 일 때문에 그라나?
(덴버) 나이로비는 공장 돌리느라 바빴을 기고
헬싱키, 오슬로 근마들은 좀 뚱뚱해가… [덴버의 미심쩍은 숨소리]
그라고 또 이 인질들 지키느라 정신없었을 낀데
아이, 씨, 누구지?
(모스크바) 니는 헛소리 그만하고 자들이나 감시 잘해라
[영민의 힘겨운 숨소리]
뭔지 몰라도 놈들이 딴 데 정신 팔렸을 때
지금이 기회야
(미선) 그냥 쉬지
(앤) 아니에요
근데 이건 어디로 가는 거예요?
경비원들 거니까 좀 많이 담아야 돼
(미선) 오슬로가 가져갈 거야
[앤이 식기를 달그락거린다]
(현호) 앤 덕분에 위치를 알아냈으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도박을 걸어볼 수 있을 거요
(영민) 경찰이나 경비한테 연락이 갔다 쳐
그다음은?
[불편한 숨소리]
(덴버) 니 진짜 똥 마려운 거 맞나?
또 농땡이 치는 거면
니 이번엔 진짜 뒤진다잉
아, 제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어서 그래요
(영민) 진, 진짜입니다
[방귀 소리가 요란하다]
아이, 더러운 새끼
[긴장한 숨소리]
(현호) 국장님이 이번엔 제대로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긴장한 숨소리]
아이, 씨
간 떨려 죽겠네, 진짜
[영민의 힘주는 숨소리] [영민의 아파하는 신음]
[영민의 긴장한 숨소리]
(베를린) 배신자가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게 이때인데
리우, 넌 기때 국장실에 없었어
(리우) 니는 똥오줌도 안 싸냐?
야, 봐봐
오슬로도 전시관이랑 지하실 왔다 갔다 하면서 자리 비우지?
어, 씨발, 덴버는? 나이로비?
우리 기계 아니고 다 인간이잖아
어? 잠깐씩은 자리 비울 수도 있는 거 아니야?
(도쿄) 리우 말이 맞아
그러니까 일단 진정하고…
(베를린) 반대로 생각해 볼까?
이 새끼가 여기서 전부 지켜보다가
몇몇이 틈을 보인 사이에 쥐새끼처럼 움직인 거 아니네? [리우의 답답한 한숨]
(베를린) 게다가
카메라 사각지대를 제일 잘 아는 거이 누구갔어?
(리우) 아이, 진짜 [의자가 덜그럭 미끄러진다]
[차 문을 달칵 연다]
[풀벌레 울음]
[차 문이 탁 닫힌다]
[교수의 반가운 숨소리]
(교수) 아니
어쩐 일이에요? 연락도 없이
갑자기 보고 싶어서요
가게도 문 닫고 어디 갔다 와요?
[당황한 듯 웃으며] 아이, 뭐 갑자기 급한 일이 있어 가지고
급한 일이라
뭔데요?
[당황한 신음]
왜 그래요? 무슨 일…
무슨 일 있어요?
그냥 생각해 보니까
(우진) 선호 씨는 나에 대해서 꽤 많이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난 그만큼 선호 씨를 모르는 것 같아서요
원래 자기 얘기 잘 안 해요?
[난감한 신음]
아, 일단 들어와요, 네?
[도어 록 조작음]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불안한 음악]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 (교수) 저, 우진 씨 - (우진) 움직이지 말아요
아무것도 묻지 말고
2층으로 올라가요
(교수) 저…
- 갑자기 이러시는 이유라도… - 두 달 전
왜 나한테 접근했어요?
(교수) 왜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됐으니까 올라가요
(우진) 어서!
[교수의 당황한 숨소리]
[교수의 떨리는 숨소리]
[교수의 불안한 숨소리]
[우진의 긴장한 숨소리]
(우진) 열어요
[교수의 한숨]
(교수) [한숨 쉬며] 아 이렇게까지 해야 되겠어요?
(우진)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게 뭔지 알아야겠어
빨리 열어 [교수의 당황한 숨소리]
[깊은숨을 내뱉는다]
[떨리는 숨소리]
[긴장한 숨소리]
[우진의 당황한 숨소리]
(교수) 이제 됐습니까?
[당황한 숨소리]
미안해요
(우진) 사실은…
[난감한 숨을 내뱉는다]
(우진) 저랑 같이 일하는 사람 하나가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로 수배됐는데
(우진) 믿을 만한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이 마지막에 했던 얘기가
선호 씨에 대한 얘기라 나도…
전 이래도 되는 사람이에요?
[분한 숨소리] 이래도 되는 사람입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우진 씨, 우리 인연…
여기까지 하시죠
[허탈한 숨소리]
- 선호 씨 - 가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가세요!
(교수) 배웅은 안 할게요
[무거운 음악] [교수의 옅은 한숨]
(도쿄) 사실 교수는 그녀가 찾아오기 전에
이미 이 관계를 끝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가슴이 아플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차무혁을 제거한 이상
[풀벌레 울음] 그녀는 우리 작전에 더없이 중요한 존재가 되었지만
오히려 교수는 그녀가 점점 더 자신의 약점이 될 거라고
결론지었다 [휴대전화 진동음]
그리고 그 결과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했다
어
(동철) 팀장님 준비 다 끝났습니다
알았어
[통화 종료음]
(리우) 진짜 개짜증 나네, 씨 나 아니라고!
(도쿄) [다급한 숨을 내뱉으며] 리우
(리우) 왜? 너도 나 못 믿겠어?
(도쿄) 난 너 믿어
(리우) 근데 저 미친 새끼가 배신자 몰이 하는 거
왜 그냥 두고 봐?
(도쿄) 너도 좀 진정해
이러면 놈들한테 놀아나는 거야
(리우) [답답한 숨을 내뱉으며] 진정?
[리우의 짜증 섞인 숨소리] 진정은 개뿔, 씨
(도쿄) 리우
(리우) 놔
(베를린) [손뼉을 짝짝 치며] 이야, 똥 싼 놈이 성낸다더니
- 냄새도 참 지독하다, 야 - (리우) 아이, 씨
[리우의 분한 숨소리]
(베를린) 어, 나이로비 마침 잘 왔어
[리우의 답답한 신음] (나이로비) 어, 무슨 일이야?
(베를린) 우리가 나이로비네 가정사는 못 들어봤디만 말이야
만약에 니 아부지나 어마이가 [리우의 한숨]
저 테레비전에 나왔다고 생각해 보라우
(베를린) 응? 기분이 어땠을 것 같네?
(나이로비) 뭐…
나야 돈이 더 중요하지
애초에 날 찾을 가족 같은 게 있지도 않고 [리우의 한숨]
- (베를린) 기렇디 - (리우) 씨
(베를린) 우리 돈 벌자고 목숨 걸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니네
응?
(리우) 아주 쌍으로 좆을 까세요들
(베를린) 이 아새끼래 이거 입질하는 거 보면, 쌍
생각해 보라우
여기서 돈 급하디 않은 동무가 너 말고 어디 있어?
돌아갈 가족이 있는 것도 너밖에 없디
(리우) 야, 그래, 솔직히
내가 아버지 면상 보고 살짝 울컥했다
(리우) 내가 알던 아버지는
그딴 거 시켜도 절대 안 할 양반이었으니까
근데 뭐?
그렇다고 동료들을 배신하고 앤을 죽여?
[가슴을 탁 치며] 차라리 내가 죽고 말지, 씨
[베를린의 웃음] (리우) 나 안 해, 안 한다고! 이거
(베를린) 기럼 헛가다 부리디 말고 그냥 죽으라우
[리우의 분한 숨소리]
그만해, 베를린
[성난 신음]
[떨리는 숨소리]
(오슬로) 어휴, 참, 나
윗동네 또 시끌시끌하니 새삣하문 저런다야
조만간 결론이 나겠지, 뭐 [옅은 한숨]
우리는 우리 할 일 하믄 된다
그러겠지?
아랫동네 갇힌 동무들 물 좀 주고 올게
그새 떨어진 모양이야
야, 야
기냥 내일 하라
그거 처마시고 똥오줌 못 가리면 니 어찌할 거니? [오슬로의 웃음]
그래도 꽁꽁 묶여서
좁은 데 갇혀 지내는 꼴이 불쌍하지 않니
[웃으며] 치 [오슬로의 웃음]
(오슬로) 금방 갔다 올게
[물통을 바스락 든다] [힘주는 신음]
[오슬로의 호탕한 웃음]
(헬싱키) 치
[오슬로의 헛기침] (헬싱키) 아휴
[도어 록 조작음] [헬싱키의 한숨]
[문이 철컥 열린다] [오슬로의 힘주는 신음]
아휴
저리 물러 가지고 뭔 강도 짓을 한다 하니, 씨
[흥얼거린다]
[힘주는 신음] [도어 록 조작음]
[오슬로의 힘주는 숨소리]
[인질3의 긴장한 숨소리]
[오슬로의 힘주는 숨소리] [긴박감 넘치는 음악]
[짜증 섞인 신음]
또 무슨…
(교수) 안 돼, 안 돼
[전화벨이 울린다]
총 내려놔
(베를린) 리우 지금이라도 실토하라
안 기러면 너 대신 도쿄가 죽는 거야
[도쿄와 리우의 놀란 숨소리]
(동철) 준비 끝났습니다
[무전기 조작음]
전 대응팀에 알린다
(우진) 현 시간부로
조폐국 전체의 전기를
차단한다
[전화벨이 연신 울린다] (리우) 에이, 씨!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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