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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거신 전화는 8

 

[사언]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사공육

 

 

알고 있었어?

 

[희주] 언제, 아니…

 

다 알면서 왜 나를…

 

너를 뭐?

 

[울먹이며] 안 미워했어?

 

알려 줘

 

홍희주

 

널 미워할 수 있는 방법

 

[사언]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음악이 잦아든다]

 

[부드러운 음악]

 

천천히 먹어

 

맛있어

 

[옅은 웃음]

 

[희주] 나 전부터 느낀 건데 왜 이렇게 요리를 잘해요?

 

[생각하는 숨소리]

 

요리는 정성인 거 몰라?

 

[사언의 옅은 웃음]

 

[사언] 사실 김치볶음밥은

 

이 김치가 맛있으면 성공이야

 

진짜 맛있어요

 

앞으로는

 

자주 밥 먹자

 

집에서

 

[사언] 그래야 더 사람 사는 집 같고

 

감옥같이 안 느끼지

 

내가 언제 감옥 같다 그랬어요?

 

자기가 그랬지

 

내가?

 

괜히 자기가 찔리니까

 

치, 찔리다니?

 

우리가 같이 산 3년이 정상이었어요?

 

[희주] 한 집에서 찬바람만 쌩쌩

 

말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밥은커녕 잠도 같이 안 자…

 

[음악이 뚝 끊긴다]

 

원해?

 

[옅은 웃음]

 

[사언] 각방 쓰는 거 싫으면

 

진작 말을 하지

 

아,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나한테 이 집은

 

따뜻했어

 

[잔잔한 음악]

 

[사언] 집에 돌아올 때

 

창밖에 불빛이 보이면

 

너가 있다는 게

 

새삼 좋았어

 

널 보고 있으면

 

종일 시끄럽던 세상이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졌어

 

진작 말을 하지

 

[사언] 내가 전에

 

너한테 했던 말 기억나?

 

너랑 나 사이에

 

감정 섞지 말라고 했던 거

 

[사언] 너랑 나 사이에 감정 섞지 마

 

다 비워

 

내 앞에서까지 꼭두각시 노릇 할 필요 없어

 

그걸 어떻게 잊어요

 

[희주]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요

 

두려웠어

 

[사언] 그렇게라도 선 긋지 않으면

 

너한테 정 주고 마음 주고

 

그러다 이대로

 

너랑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

 

다 포기하고 주저앉게 될까 봐

 

[사언] 분명히 말하는데

 

넌 내 계획에 없었어 그러니까 앞으로

 

방해하거나 거슬리게 하는 일 있으면

 

가만 안 둬

 

그때 말했던

 

계획이라는 게 뭐예요?

 

때가 되면 다 얘기할게

 

[희주] 실은

 

- 나도 할 얘기가 있어요 - [음악이 잦아든다]

 

[사언] 안심해

 

이제 걱정 안 해도 돼

 

그놈 위치 곧 알아낼 거야

 

그리고 이 폰에 관한 건

 

너하고 나만 아는 거야

 

경찰에 갖다주는 일은 절대 없어

 

나도 가담되어 있다는 게 밝혀질까 봐서요?

 

[희주] 각오하고 있어요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다 밝히고…

 

[사언] 앞으로 내가 하나씩 다 정리할 거니까

 

넌 일단 기다려

 

아무것도 할 생각 하지 말고

 

그리고 당분간은

 

나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지 마

 

왜요?

 

공범은 분명 우리 가까이에 있어

 

[사언] 누군지 명확해지기 전까진

 

조심해야 돼

 

알겠어요

 

[생각하는 숨소리]

 

[사언] 막상 통화 끝내려니

 

[휴대폰 닫히는 소리]

 

좀 아쉽긴 하네

 

재밌었거든

 

사공육일 때만 보여 주는

 

홍희주의 화끈함이

 

아, 어디 있지, 그 속옷?

 

[희주가 당황하며] 아니, 왜

 

[잔잔한 음악]

 

왜?

 

그냥

 

[희주] 믿기지가 않아서

 

당신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용서해 준다는 게

 

[고조되는 음악]

 

[사언] 너도 그럴 수 있을까?

 

나를 다 알게 돼도

 

[음악이 잦아든다]

 

[휴대폰 진동음]

 

[납치범] 아니

 

[긴장되는 음악]

 

[납치범] 아, 뭐야, 이씨!

 

아이씨…

 

[한숨]

 

[남자] 아, 잠깐만요!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 [남자의 힘겨운 숨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아이고, 아휴

 

- [남자] 아따 - 몇 층 가십니까?

 

예, 지하 4층이요

 

[사언] 아…

 

- [남자] 고맙습니다 -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

 

아이고

 

백사언 대변인님 아니십니까?

 

아, 네

 

아, 이렇게 뵙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남자] 뉴스 봤는데 괜찮으세요?

 

세상이 흉흉해서 별 이상한 놈들이 판을 치네요

 

- 우리 대변인님한테 - [불길한 음악]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자] 몸조심하십시오

 

그런 나쁜 놈은 빨리 잡아야 되는데

 

[납치범] 그거 알아?

 

백사언 그놈한테서

 

진짜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거

 

[한숨]

 

[한숨]

 

[납치범] 내가 회수하고 싶은 건 그깟 폰 하나가 아니야

 

다 빼앗을 거야

 

백사언한테서 나던 그 냄새까지

 

[음악이 뚝 끊긴다]

 

- [의미심장한 음악] - 지금 제 옆에 있는 화면이

 

현재 공개된 용의자의 몽타주입니다

 

[TV 속 아나운서]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키 185cm가량의 건장한 체격

 

30대 초중반의 남자며

 

빛에 따라 한쪽 눈이 밝은 갈색으로 보이는

 

오드 아이가 특징입니다

 

또한 화를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분노 조절 장애 증상 역시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계속되는 뉴스 소리] - [실장] 대표님, 교수님

 

HBC 쪽에서 인터뷰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연락이 왔는데요

 

- [의용] 일단 취소 - [사언 모] 한다고 해요

 

[실장] 알겠습니다

 

- 민 실장 - [민 실장] 예, 대표님

 

[음악이 뚝 끊긴다]

 

[기지개 켜는 소리]

 

[놀란 소리]

 

[쓸쓸한 음악]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 [떨리는 숨소리] - 다시 확인하신 후 걸어 주십시오

 

- [통화 종료음] -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 다시 확인하신 후… -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

 

[음악이 뚝 끊긴다]

 

[떨리는 숨소리]

 

[조용한 음악]

 

[희주의 떨리는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잘 잤어?

 

출근 안 해요?

 

나 오늘 안 나가

 

한 발짝도 안 나갈 거야

 

쉰다고 했어

 

쉰다고?

 

알다시피

 

지난 3년 동안

 

[사언] 공휴일이고 주말이고

 

쉬는 날 없이 일했어

 

하루 정도 휴가 내도 돼

 

그럼 오늘 뭐 할 건데요?

 

하고 싶은 거 있어?

 

[희주] 음…

 

[편안한 음악]

 

있어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던 것들

 

[희주] 말 안 되지만

 

아주 가끔 상상해 본 적 있거든요

 

[사언, 희주의 대화 소리]

 

[사언, 희주의 웃음]

 

남들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우리 모습

 

[음악이 잦아든다]

 

[애틋한 음악]

 

[희주] 웃기죠?

 

매일 이혼하고 싶다

 

이 집에서 탈출하고 싶다 그랬으면서

 

언제부터?

 

뭐가?

 

언제부터 그런 상상을 했냐고

 

글쎄

 

아마

 

[사언] 이 사람

 

제 아내입니다

 

[사언] 그때 반했나 보지?

 

[웃으며] 반하긴, 누가

 

아니, 안 그럴 거 같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까

 

 

훨씬 더 전부터였는데

 

아주 훨씬 전에

 

언제?

 

[사언] 음…

 

- [휴대폰 진동음] - [음악이 잦아든다]

 

[사언의 한숨]

 

[한숨]

 

[헛기침]

 

- 네 - [영우] 대변인님?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 무슨 일입니까? - [영우] 예, 정말 죄송하지만

 

지금 빨리 나와 보셔야 될 거 같은데요

 

[어두운 음악]

 

[한숨]

 

- [기자1] 어? 차 온다 - [기자2] 어, 왔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 [보좌진1] 나오세요 - [기자2] 잠깐만요, 아, 잠깐만요

 

[보좌진2] 나오실게요, 잠시만요

 

- [보좌진2] 나오실게요 - [보좌진3] 나와 주세요

 

[보좌진2, 3] 나와 주세요

 

[기자3] 백 대변인이 협박당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4] 대변인 협박

 

폭발 테러 사건에서 짚이는 배후 세력은요?

 

[혁진] 어제 백사언 대변인이 밝힌 입장은

 

백의용 후보님의 주장과는 전혀 달랐는데요

 

이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시죠

 

왜 다르겠습니까

 

우리 백 대변인이

 

아버지 앞날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칼같이 선을 그은 것이죠

 

[의용] 정치적인 이슈로 시끄럽게 만들지 않으려고요

 

[혁진] 그렇다면 백 후보님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세력이

 

백 대변인을 공격한다는 입장 여전하십니까?

 

[기자3] 어? 저건 또 뭐지?

 

[보좌진1] 나오세요 나오세요, 나오세요

 

[보좌진2] 사람 막아

 

[보좌진3]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들어오시면 안 돼요

 

[시끌벅적하다]

 

[고조되는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서프라이즈!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영우] 대변인님께 어떤 위로와 응원을 드릴까 고민하다가

 

소소하게 준비해 봤는데

 

마음에 드십니까?

 

강 과장님

 

 

[사언] 이거 하려고

 

급하게 나오라고 한 겁니까?

 

3년 만에 처음 휴가 쓴 사람한테?

 

 

[영우] 3년 만에 처음 휴가까지 내신

 

대변인님 마음이 어떤 걸까

 

얼마나 힘드실까

 

저희끼리 헤아리다…

 

[한숨]

 

기왕 준비한 김에 기념사진이라도 하나 찍을까요?

 

[음악이 잦아든다]

 

근데 박도재 행정관은 왜 안 보입니까?

 

[달려오는 발소리]

 

대변인님

 

[사언] 그놈 위치가 나왔다고?

 

[도재] 네 역추적 분석이 끝났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사언] 경기도 하정?

 

[도재] 짚이는 데가 있으십니까?

 

지금 바로 가 보시게요?

 

- 그럼 제가 같이… - [사언] 혼자 가겠습니다

 

경찰에 알리지 마세요

 

대변인님

 

몸조심하십시오

 

수고했습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원장] 맛있게들 먹어

 

[아이들] 네!

 

[아이들의 대화 소리]

 

[원장] 지난번에 사 온 것도 아직 많은데

 

매번 고마워요

 

아참

 

전에 물어봤던 일은 알아낸 게 더 있어요?

 

아, 아니요

 

[상우] 뭐 동기들 수소문해 가지고

 

쌍둥이 동생 찾고는 있는데

 

쓰읍, 아는 사람이 없어요

 

[원장] 근데 그때 같이 왔던 아나운서님은

 

오늘은 안 왔네?

 

[상우] 아

 

뭐, 일하고 있겠죠

 

여친 아니고?

 

전혀요, 그냥 같이 일하는 동료일 뿐입니다

 

하긴

 

상우 쌤 첫사랑은 내가 기억하는데

 

좀 다른 스타일이긴 하지?

 

첫사랑이요?

 

이름이

 

홍희주였나?

 

- [부드러운 음악] - [상우] 아

 

그, 뭐…

 

뭐, 기억력이 상당히 좋으시네요

 

[원장이 웃으며] 그럼요

 

몇 년이나 꼬박꼬박 우리 원에 와서 봉사해 주고

 

애들 수어도 가르쳐 주고 했는데

 

못 본 지가 꽤 됐네

 

어떻게 지내나

 

[음악이 잦아든다]

 

- [쾅 문 닫히는 소리] - [도어 록 작동음]

 

[연희] 회장님이 당분간 집에 데려와 있으라는데

 

안 돼, 버텨

 

이 집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는 순간 너 못 돌아와

 

그리고

 

나 그 범인 누군지 알아

 

백 서방 협박하고

 

너네 결혼 갖고 떠들 사람 누구겠니?

 

홍인아, 걔 말고 더 있어?

 

[코웃음] 그 기집애

 

너랑 백 서방 갈라놓을 심산 딱 보이더라

 

이제 와서 후회하는 거지

 

타이밍 기가 막히지 않아?

 

대선 얼마 안 남고 분위기 좋았는데

 

찬물 끼얹는 꼬라지

 

 

인아 들어온 거 알고 있었어?

 

뭐래? 지 자리 내놓으래?

 

어림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지?

 

[연희의 한숨]

 

다신 만나지 마

 

걔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마 알았어?

 

[휴대폰 진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납치범] 언니야 내가 전에 말했지?

 

언니야는 백사언을 백분의 일도 모를 거라고

 

다 된 밥 떠먹여 줘도 못 받아먹는 년

 

- [납치범] 알고 싶지 않아? - [연희] 어쩜 그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날 안 닮고

 

- [납치범] 안 궁금해? - [연희] 니 아빠를 닮았니?

 

정신 똑바로 챙겨 니 아빠 꼴 나고 싶지 않으면

 

얘, 나 간다

 

뭐지?

 

[고조되는 음악]

 

[휴대폰 진동음]

 

- 여보세요 - [혁진] 야, 방금 이런 거 떴다

 

지금 내가 보낸 거 봐 봐

 

[휴대폰 진동음]

 

[혁진] 야, 이것도 그놈이 보낸 거겠지?

 

아, 이 새끼 왜 이러냐?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 지랄이야?

 

[사언] 알아보러 가는 중이야

 

뭐? 어디를?

 

[영상 소리]

 

[긴장되는 음악]

 

- [휴대폰 진동음] - [음악이 뚝 끊긴다]

 

[의미심장한 음악]

 

[상우] 희주야, 잘 지내지?

 

[아이들의 노는 소리]

 

[희주] 오랜만이에요, 선배

 

[상우]

 

[희주]

 

지금?

 

[음악이 뚝 끊긴다]

 

[한숨]

 

[일경] 이거 어떻게 수습하실 겁니까?

 

제가 막아 드릴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수습할 사람은 저나 백 대변인이 아니라

 

[의용] 회장님입니다

 

책임지고 바로잡으세요

 

그건 또…

 

무슨 황당무계한 말입니까?

 

이게 다 회장님 따님들 때문에 꼬인 거 아니에요!

 

[의용] 순리대로 진행했으면 탈 날 일 없었을 텐데!

 

왜 책잡힐 빌미를 주냔 말입니다

 

[일경] 다 지나간 일을 먼저 꺼내시니

 

저도 하나 묻겠습니다

 

[서늘하게] 그 댁 아킬레스건

 

확실히 처리하신 거죠?

 

백 총재께서

 

[서늘한 음악]

 

아니에요?

 

치워지지 않고

 

남은 게 있는 겁니까?

 

그게 무슨…

 

[일경] 만일 이제 와서

 

후보님이나 내 발목 잡을 미꾸라지가 튀어나온다면

 

이번엔 내 손으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잘게

 

잘게 토막을 내서

 

그 댁 마당에 곱게 뿌려 드릴 테니

 

기대를 하시든가 대비를 하시든가

 

뭐라도 하세요, 후보님

 

[의용] 회장님부터 내놓으시죠

 

3년 전에 저한테 진 빚

 

갚는 시늉이라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 댁 첫째 따님 얘기입니다

 

[음악이 뚝 끊긴다]

 

[상우] 별일이 없었다니 그래도 다행이다

 

너 대통령실 들어가고서 별 사건 사고가 다 있어 가지고

 

좀 심란하더라고

 

[희주]

 

근데 무슨 일이야?

 

여기까지 다 오고?

 

[희주]

 

[희주]

 

응, 맞아

 

[희주]

 

[스산한 음악]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 [음악이 뚝 끊긴다] - [여자의 말소리]

 

[시끌시끌한 소리]

 

[남자] 식기 전에 빨리

 

[여자] 아, 만두, 만두

 

- [남자의 탄식] - 아, 만두도 맛있었지

 

[영상 속 남자1] 안에 다진 고기가 터져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소시지, 햄 느낌이 아니지

 

[여자] 그렇지, 그게 맞는데

 

[영상 속 남자2] 뭐에 가깝다?

 

우리나라 음식의 뭐에 가깝다?

 

[영상 속 사람들의 웃음]

 

[영상 속 남자3] 아, 설명도 이렇게 못할 거면…

 

아, 세미나 붙이기만 해 봐

 

[어두운 음악]

 

[서늘한 효과음]

 

[남자1] 안에 다진 고기가 터져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소시지, 햄 느낌이 아니지

 

[여자] 그렇지, 그게 맞는데

 

[남자2] 뭐에 가깝다?

 

우리나라 음식의 뭐에 가깝다?

 

- [남자1] 없어! - [사람들의 웃음]

 

[고조되는 음악]

 

- [음악이 잦아든다] - [음산한 음악]

 

[상우] 여기야, 보육원 친구들이 들어갔다가 못 돌아왔다는

 

별장

 

문이 어떻게 열려 있는 거지?

 

[희주]

 

아, 아닌 거 같아

 

[희주]

 

[상우] 응, 지난번에

 

근데 희주야

 

그 사건 왜?

 

혹시 뭐 아는 거라도 있어?

 

너도 그렇고, 전에

 

백사언 대변인도 그렇고

 

관심이 많네

 

[의미심장한 음악]

 

[상우] 프로그램 취재 다녀오는 길이라서요

 

아, 잘 아시죠?

 

같이 프로그램 하는 거

 

유리 씨한테 나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던데

 

[당황한 숨소리]

 

무슨 취재를 하는데요?

 

[까마귀 울음]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날 밝으면 다시 한번 와 보자

 

[어두운 음악]

 

[휴대폰 진동음]

 

[상우] 너한테 전화하는 사람이 있네?

 

받아

 

받아도 돼

 

[희주]

 

[옅은 웃음]

 

나 말고도 또 아는 사람이 있나 보다

 

[희주]

 

희주 니가 말할 수 있다는 거

 

[고조되는 음악]

 

[요란한 경적]

 

뭐지?

 

[통화 연결음]

 

[통화 종료음]

 

[차 경적]

 

- 뭐 하는 거야? - [요란한 경적]

 

[차 경적]

 

[급정거 소리]

 

[음악이 뚝 끊긴다]

 

미친 거 아니야?

 

[상우] 내리지 마

 

[손잡이 덜컹이는 소리]

 

- 열어 - [상우] 안 돼

 

저 사람 왜 갑자기 나타나서 저러는지 모르잖아

 

희주야

 

희주야!

 

뭐 하는 겁니까?

 

 

[어두운 음악]

 

경고하는데

 

이 시간 이후로 다시는 홍희주 옆에 얼씬도 하지 마

 

당신이 뭔데?

 

[상우] 전부터 이상하다 싶었는데 도대체 희주하고 무슨 관계야?

 

너부터 답해

 

[사언] 신일애육원 사건 어디까지 알고 있어?

 

범인은 찾았나?

 

그걸 왜 당신이…

 

찾았으면 수사가 시작됐겠지

 

이미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는 건가?

 

그래서 사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고

 

[헛웃음] 복수?

 

[사언] 지상우 당신에 대해서

 

내가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건지

 

불필요한 오해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여기서 멈춰

 

이 사건 더 이상 들쑤시지 마

 

당신이야말로 이 일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건데?

 

- [음악이 잦아든다] - 대체 무슨 상관인데?

 

[고조되는 음악]

 

[사언] 내가 거슬리는 건 그 사건이 아니라 바로 너야

 

니가 갑자기 나타난 그 시점부터

 

협박, 납치, 폭발 그 모든 게 시작됐거든

 

그게 과연 우연일까?

 

뭐?

 

- [차 문 닫히는 소리] - [차 시동음]

 

[음악이 잦아든다]

 

여긴 왜 왔어

 

- 이런 걸 받았어요 - [영상 소리]

 

[여자] 그렇지, 그게 맞는데

 

[남자1] 우리나라 음식의 뭐에 가깝다?

 

[남자2] 없어!

 

[차 문 닫히는 소리]

 

그래서 지상우한테

 

물어보기라도 했어?

 

이 사건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왜 나한테 안 물어보고

 

[사언] 물어보기가 겁났나?

 

대답해, 홍희주

 

맞아요

 

[희주] 무서웠어요

 

- [무거운 음악] - [한숨]

 

[한숨]

 

왜?

 

[사언] 니가 모르는 백사언이

 

어떤 모습일지

 

어떤 게 튀어나올지

 

무섭고 불안해?

 

[음악이 잦아든다]

 

[잔잔한 음악]

 

무섭고

 

[희주] 불안하고

 

도망치고 싶었던 적 많아요

 

내가 사공육인 거 들킬까 봐

 

당신이 날 용서하지 않을까 봐

 

다신 날 안 보겠다고 할까 봐

 

[한숨]

 

차라리 들키기 전에

 

당신이 다 알기 전에 도망가고 싶었다고요

 

그래서 무섭고 불안해요

 

당신도 나처럼

 

들키기 싫은 걸 내가 알게 되면

 

도망쳐 버릴까 봐

 

그래서 물어볼 수가 없었어요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아니까

 

두려운 건 그것만이 아니에요

 

나는 오늘

 

눈 떴을 때부터 불안했어

 

[희주] 어젯밤 일이 전부 다

 

[울먹이며] 꿈일 거 같아서

 

일어나면

 

너무 허무하고 슬퍼서

 

엉엉 울어 버릴 거 같은 그런 꿈

 

[흐느낀다]

 

내가 이렇게 쉽게

 

행복해질 리가 없잖아

 

[흐느끼며] 이렇게 쉽게 사랑받을 리가 없잖아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음악이 잦아든다]

 

[감성적인 음악]

 

어떻게 해야 믿을래?

 

[흐느끼는 숨소리]

 

어떻게 해야

 

안 불안할까

 

[떨리는 숨소리]

 

감추지 말고

 

[희주] 다 보여 줘요

 

나는 뭐든 감당할 수 있어

 

그렇게 쉽게 장담하지 마

 

왜 못 해

 

당신도 나 사공육인 거 알면서 안 버렸잖아

 

우리 서로

 

밑바닥까지 다 보여 주고 공평해져요

 

홍희주

 

[사언] 만약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니가 지금까지 알던 백사언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백장호 손주, 백의용 아들

 

대통령 대변인을

 

내가 내 손으로 다 날려 버린다고 해도

 

이거 하나만 기억해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남기고 싶은 백사언은

 

홍희주의 백사언이라는 거

 

[고조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일경이 호통치며] 홍인아 니가 나 모르게 왜 들어와 있어!

 

결혼 못 하겠다 했을 때

 

[인아] 난 아빠가 닥치고 하랄 줄 알았어요

 

근데 순순히 보내 줘서

 

감사하면서도 좀 의아했거든요?

 

다 아빠 계획이었죠?

 

혹시 그때 그 서류도 아버지가 보낸 거였어요?

 

[어두운 음악]

 

[인아] 생각해 보면 별로 안 놀랐어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아니지

 

아빠가 굳이 익명으로 보낼 이유가 없지

 

나한테 바로 말하면 되는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인아] 뭐였어요?

 

날 그 결혼에서 도망치게 한 이유

 

백장호 총재님이랑 썼다는 계약서는 뭐예요?

 

[의용] 방금 뭐라셨습니까?

 

둘째요?

 

[사언 모] 회장님

 

인아 그 애 이름으로 나간 청첩장이 수백 장입니다

 

백의용 아들이 청운일보 첫째랑 약혼한 걸

 

온 세상이 다 아는데

 

이제 와서 둘째랑 식장에 들어간다고요?

 

[의용의 헛웃음]

 

[의용] 막장이구먼

 

아이, 첫째가 야반도주하니까

 

뭐, 실성이라도 하셨습니까?

 

더구나 왜 우리가 그 댁 둘째를 받아야 하죠?

 

[사언 모] 사언이하고 급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아, 뭐, 더 얘기할 것도 없어

 

[의용] 입장문이나 준비하자고

 

[일경] 아무도 모르게

 

빈자리에 채워 넣기만 하자는 겁니다

 

한 번 해 보셔서 아시지 않습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서랍 여닫히는 소리]

 

우리 두 집안의

 

오랜 약속 때문입니다

 

백장호 총재님께서 제게 무릎 꿇고 약속하신 겁니다

 

언제든

 

어느 때든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인아] 그 여자한테 들었어요

 

귀는 밝고 입은 가벼운

 

근데 순순히 말 안 해 주시겠죠

 

그래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봤거든요?

 

어릴 때 그 교통사고

 

그날 이후로

 

아버지 한동안 미쳐 계셨잖아요

 

경찰이고 검찰이고

 

인맥 총동원해서 수사하고 파헤치고

 

없는 범인이라도 잡아서 처넣을 것처럼

 

근데

 

왜 멈추셨어요?

 

아니

 

누가 아버지를 멈추게 한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천둥소리]

 

[한숨]

 

썩어 빠진 옛날 일 말고

 

지금 당장 관심 가져야 할 일이 뭔지 알려 줄까?

 

백사언이 협박당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

 

협박하는 놈이

 

희주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더구나

 

희주를요?

 

그 얘긴

 

너랑 백사언

 

그리고 희주 관계까지

 

다 안다는 거겠지

 

[음악이 뚝 끊긴다]

 

[유리] 어우, 어쩜 그렇게 다정하세요 [웃음]

 

이렇게 한결같이

 

좋은 부부 사이를 유지하시는 비결 있으신가요?

 

뭐, 특별할 게 있겠습니까?

 

서로 부족한 부분은 채워 주고

 

넘치는 부분은 나눠 주고 그러다 보니까

 

[의용] 이젠 한 몸 같습니다

 

이 사람 없이는 이제 못 살아요

 

[의용의 웃음]

 

[유리] 이렇게 화목한 가정에

 

요즘 조금 불미스럽고 걱정스러운 일 있으셨죠?

 

아드님이신 백사언 대변인한테 생긴 이슈인데요

 

예, 뭐, 그거는…

 

이번 협박 테러 사건에 대해서

 

[사언 모] 원한에 의한 범죄다

 

협박할 만한 빌미를 제공했다

 

여러 얘기들이 분분한 걸로 아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그럴 리 없다

 

무분별한 억측은 삼가자 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는 지지자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사언 모]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고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약속 드리고요

 

다만 저는

 

지금 이 시각

 

누구보다 마음고생하고 있을 우리 아들 사언이에게

 

엄마로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어머나, 너무 좋죠

 

[유리] 자, 여기 카메라 보시고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언 모가 훌쩍인다]

 

[어두운 음악]

 

사언아

 

[사언 모] 기억나니?

 

엄마가

 

항상 너한테 했던 말

 

- [잘그랑대는 소리] - [아이의 흐느끼는 소리]

 

[아이의 흐느끼는 소리]

 

[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

 

[아이의 절규]

 

[아이의 흐느끼는 숨소리]

 

[아이가 엉엉 운다]

 

 

가두는 게 아니야

 

[떨며] 널 지키는 거야

 

엄마는

 

여전히 널 지킬 거야

 

지켜 줄 거야

 

사언아

 

[음악이 잦아든다]

 

[희주]

 

[태경] 죄송은 무슨

 

고생했어요

 

아, 근데 살이 더 빠졌네?

 

[통역사] 아, 이제 몸은 좀 괜찮은 거예요?

 

[희주]

 

[원빈] 자

 

희주 님 복귀를 환영하며

 

기념으로 우리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희주]

 

이번 환경기후의 날 행사에서

 

[원빈] 백사언 대변인님 기념사 수어 통역

 

[옅은 웃음]

 

봐요, 좋아할 거라고 했잖아요

 

그러네요

 

아니, 괜히 오자마자 고생시킬까 봐 걱정이었는데

 

[태경] 표정이 싹 달라지네?

 

[원빈] 혹시라도 무리다 싶으면 얘기하시고

 

[희주]

 

[사언] 우리 정부는 이번 프랑스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신뢰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

 

협력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교두보를 마련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 방문이 우리 외교의 외연 확대와

 

다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영우] 예

 

그럼 지금부터 질의응답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1] 대변인님 - [기자2] 이쪽, 이쪽

 

[기자3] 질문 있습니다

 

[기자4] 여기요

 

취재 열기가 상당히 뜨거운데요

 

다만 기자님들

 

오늘 현안에 관련된 질문만 하셔야 된다는 거

 

오랜만에 백 브리핑 가죠

 

[기자들이 술렁인다]

 

주제 상관없이 질문받겠습니다

 

- [흥미로운 음악] - 저기, 대변인님?

 

[기자3] 질문 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 세례]

 

말씀하십시오

 

협박범의 요구 사항이 뭡니까?

 

첫 번째 협박 이후 바로 신고하지 않으신 이유는요?

 

[사언] 어…

 

질문 조금 더 받겠습니다

 

[기자5] '백사언 대변인이 한 짓을 알고 있다'

 

이게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십니까?

 

네, 또요?

 

말씀하세요

 

[기자6] 정치적 테러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셨는데요

 

확신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생각보다

 

기자님들이 제 눈치를 많이 보시네요

 

화끈하게 물어봐도 됩니다

 

[사언] 사실

 

다들 제일 궁금해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탈탈 털어도 나온 적 없었던

 

백사언의 치명적인 약점

 

뭘까

 

여자?

 

도박?

 

마약

 

아우, 씨, 저 또라이 저거

 

저기, 대변인님…

 

제가 뭐 하나를 보여 드릴 건데

 

지금 여기 계신 기자님들의

 

[사언] 정보력과 취재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 퀴즈를 풀어 봐 주십시오 - [음악이 잦아든다]

 

다진 고기가 터져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소시지 햄 느낌이 아니지

 

[여자] 그렇지, 그게 맞는데

 

[남자1] 뭐에 가깝다?

 

우리나라 음식의 뭐에 가깝다?

 

- [남자2] 없어! - [영상 속 사람들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사언] 방금 보여 드린 영상은

 

제가 바로 어제 협박범으로부터 받은 겁니다

 

근데 봐도 잘 모르시겠죠?

 

도대체 뭘 원하는지

 

뭘 가지고 협박을 하는 건지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뭔지 알아내면요?

 

정답 맞히시는 분께

 

단독 인터뷰 가겠습니다

 

[기자들이 술렁인다]

 

[음악이 잦아든다]

 

[센터장] 이리 내

 

합격 턱도 니가 내고 고기도 니가 굽니?

 

[희주]

 

[직원들] 잘 먹겠습니다

 

음! 진짜 맛있는데요?

 

[희주]

 

- 센터장님, 안 드세요? - [센터장] 응, 먹어, 먹어

 

뭐야, 우세요?

 

아이, 울긴 누가 울어

 

[센터장이 훌쩍인다]

 

눈에 연기가 들어가 가지고

 

여기 연기 안 나요

 

아니

 

[센터장]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막

 

이렇게 저렇게 수어 연습하던 때가

 

[흐느끼며] 엊그제 같은데

 

근데 언제 이렇게 커서, 응?

 

대통령실 수어 통역사도 되고

 

- 우리한테 갈비도 사 주고! - [직원들의 웃음]

 

어우, 감동이긴 진짜 감동이다, 야

 

어우, 정신 차려야지

 

[놀라며]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맛있어?

 

[직원들의 탄성]

 

대통령실 회식 맛집이라더니

 

단골 할 만하다

 

[희주]

 

고맙다

 

역시 내 생각 해 주는 건 희주 너밖에 없다

 

근데 희주 너

 

못 본 새 엄청 예뻐졌어

 

[직원1] 나도 그 생각 했는데

 

- [직원2] 저도요, 저도요 - [센터장] 그치?

 

얼굴이 좀, 쓰읍

 

화사해졌다고 해야 되나? 확실히 뭔가 달라졌어

 

너 혹시

 

시술했니? 레이저? 필러?

 

- [직원1] 아휴, 진짜 - [직원들의 웃음]

 

[희주]

 

- [센터장] 농담이야 - [직원2의 웃음]

 

 

그, 대통령실에 떡하니 들어가 가지고, 응?

 

그 존경하는 대변인님 옆에 쫙 붙어서 일하는데

 

얼굴이 안 좋아지고 배겨?

 

근데

 

요즘 대통령실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더라

 

대변인님은 괜찮으신 거야?

 

[직원1] 그러게요

 

그 협박, 그거 진짜예요?

 

워크숍 때 사고도 있었잖아요

 

아, 희주가 뭘 알겠어?

 

여보세요

 

여기 갈비나 좀 드세요

 

[직원1] 음! 이거 뭐예요? 너무 맛있는데?

 

[센터장] 이거 깻잎페스토…

 

[영우] 퀴즈?

 

[어이없어하며] 퀴즈?

 

아니, 우리…

 

요즘 우리 대변인님 왜 이렇게 손 많이 가는 스타일이 되셨지?

 

우리한테 상의도 없이 자, 자꾸

 

일 저지르시기야? 어?

 

- [전화벨 소리] - 봐 봐, 봐 봐

 

바로 오잖아

 

또 '퀴즈 정답!' 하면서

 

대변인실입니다

 

- [남자가 쉰 소리로] 거기가 - [어두운 음악]

 

대통령 대변인실 맞습니까?

 

[영우] 예, 맞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남자] 내가

 

백사언 대변인한테 꼭

 

전할 말이 있는데

 

[음악이 잦아든다]

 

[엘리베이터 알림음]

 

- [엘리베이터 안내음] - [안내 음성] 2층입니다

 

[엘리베이터 알림음]

 

내릴게요

 

어? 안녕하세요

 

[직원] 안녕하십니까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

 

[사언]

 

[희주]

 

[사언]

 

[희주]

 

[사언]

 

[희주]

 

[사언]

 

[엘리베이터 알림음]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영우] 대변인님

 

좀 전에 전화가 한 통 왔는데요

 

이…

 

들어오세요

 

[문 열리는 소리]

 

대변인님께 전해 달라고 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게 다입니까?

 

예, 이 말만 하고 전화는 바로 끊어졌고요

 

[영우] 대신 제가 발신자 번호를 바로 찾아봤더니

 

상호가 나왔습니다

 

[어두운 음악]

 

상호?

 

[공포스러운 효과음]

 

- [음악이 뚝 끊긴다] - [휴대폰 진동음]

 

[원빈] 어?

 

지난번 워크숍 사진 올라왔어요

 

[태경] 어? 봐야겠다

 

[통역사] 잘 나왔어요?

 

- [태경] 보자, 보자 - [원빈] 와

 

다들 너무 잘 나왔는데요?

 

[태경] 정 통역사님 진짜 잘 나왔는데요?

 

[의미심장한 음악]

 

[어린 사언] 아이, 같이 가요

 

[쓸쓸한 음악]

 

[음산한 음악]

 

[남자]

 

[사언] 살아 있다고?

 

설마 그놈이?

 

[풍덩 빠지는 소리]

 

[거친 숨소리]

 

- [첨벙대는 소리] - [거친 숨소리]

 

- [아이] 살려 주… - [첨벙대는 소리]

 

[첨벙대는 소리]

 

[아이가 힘겹게] 살려 주세요! 살려…

 

[고조되는 음악]

 

[아이의 힘겨운 소리]

 

[떨리는 숨소리]

 

- [놀란 숨소리] - [남자] 나오지 말랬지

 

[남자] 들어가

 

[희주] 늦어요?

 

[음악이 뚝 끊긴다]

 

[초인종 소리]

 

기분이 좀 묘하다

 

[인아] 여기

 

원래 내가 살게 될 신혼집이었잖아

 

[희주] 언니한테 물어볼 게 있어

 

얘기해

 

[희주] 왜 돌아온 거야?

 

만약에 원래 자리로 돌아오려는 거라면

 

[인아] '왜 돌아왔는지'보다

 

'왜 떠났었는지'가 먼저 아닐까?

 

[스산한 음악]

 

[인아] 아버지한테 들었어

 

백사언 협박범이

 

너에 대해서

 

이 결혼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그럼 이제 너도 알아야지

 

내가 이 결혼을 마다했던 이유

 

니가 나 대신

 

이 결혼을 해야 했던 이유

 

[고조되는 음악]

 

[사언의 거친 숨소리]

 

[기침]

 

[사언]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리세요!

 

[사언의 거친 숨소리]

 

[인아] 니가 아는 백사언이

 

전부가 아니야

 

[사언의 힘주는 소리]

 

[사언의 놀란 소리]

 

[무거운 음악]

 

혹시 알고 있었어?

 

상관없어?

 

[사언] 홍희주

 

만약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니가 지금까지 알던 백사언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백장호 손주, 백의용 아들

 

대통령 대변인을

 

내가 내 손으로 다 날려 버린다고 해도

 

이거 하나만 기억해

 

[사언]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남기고 싶은 백사언은

 

홍희주의 백사언이라는 거

 

- [형섭] 잘 나왔어요? - [태경] 맞아, 맞아, 맞아

 

[감성적인 음악]

 

[희주] 이게 다 뭐예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상우]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더라

 

그 사람 널 숨기는 게 아니라

 

지키는 거라는 거

 

[인아]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백 대변인은 누굴 닮은 거예요?

 

[희주] 그 사람 진짜 이름은 뭘까?

 

[사언] 너는 내가 니가 알던 백사언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희주] 당신도 상관 안 했잖아

 

이제 내 차례야

 

내가 백사언을 지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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