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신 전화는 9
[인아] 혹시 알고 있었어?
상관없어?
[사언] 만약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니가 지금까지 알던 백사언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이거 하나만 기억해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남기고 싶은 백사언은
홍희주의 백사언이라는 거
[인아] 이런 말 할 자격 없는 거 아는데
희주야
난 이제 니가 그만 속았으면 좋겠다
엄마가 시켜서, 나 대신에 대타로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지만
백씨 집안에서 처음부터 작정하고 속인 거면
유지할 이유 없어
우리가 모르는 백씨 가문 비밀이 뭔지 알아볼게
백사언을 직접 만나서라도
- [희주] 내 선택이야 - [음악이 잦아든다]
언니 대신에 대타로
엄마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이젠 홍희주가 백사언을 선택한 거야
희주야
그리고 그 사람만 비밀 있는 거 아니야
[희주] 나도 그 사람 많이 속였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까지 다
니 목소리가 이렇구나
예쁘다
[잔잔한 음악]
[인아]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 사실 어릴 때
니가 부르는 '언니' 소리가 좋았어
니 엄마가 밉고
갑자기 생긴 동생이 낯설면서도
'언니'
하고 부르는 귀여운 니 목소리가
그렇게 불러 주는 동생이 생겼다는 게
사실은 좋았어
이 서류는
누가 보낸 거야?
몰라
[인아] 익명으로 받았고
아버지도 너희 엄마도 아니었어
- [어두운 음악] - 한 가지 확실한 건
이걸 받으면
내가 백사언과 결혼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고
그 결혼이 성사되지 않길 바란 누군가가 있다는 거지
[사언의 힘겨운 숨소리]
[사언의 힘주는 소리]
[사언의 힘주는 소리]
[남자] 니가 여길 어떻게…
빨리 나가야 돼요
[남자] 그놈이 널 노리고 있어
가라, 얼른
[사언이 힘주며] 안 돼
가, 빨리!
[음악이 멈춘다]
[통화 연결음]
[한숨]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저 실종 신고 하려고요
[경찰] 실종이요?
네, 남편이 연락이 안 돼요 집에도 안 들어왔고요
[경찰] 연락 안 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6시간이요
[경찰이 한숨 쉬며] 혹시 남편분이 조금 늦으시는 거 아닐까요?
이런 정도로 실종 신고를 접수해 드리진 않습니다
그러면요?
[경찰] 아, 일단 병력이 없는 18세 이상 성인은
범죄 혐의점이 없으면
실종이 아니라 가출인으로 분류가 되거든요
범죄 혐의점 있어요 저희 남편 협박받고 있거든요
[경찰] 협박이요?
네, 보통 미친놈이 아니라서 또 무슨 짓을 했을지 몰라요
막 불도 지르고 폭탄도 던지고
산에서 사람도 막 밀고 하는 놈이라…
[경찰] 협박에 폭탄에 산에서 밀었다고요?
혹시 남편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여보세요
남편분과 신고자분 성함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 [무거운 음악] - [통화 종료음]
[한숨]
[희주] 그 사람 진짜 이름은 뭘까?
원래 이름은 뭐였고
어쩌다 백사언으로 살게 된 걸까?
내가 백사언 처음 봤을 때
그 사람 열다섯 살이었어
그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인아] 그래
그게 좀 이상했어
나보다 두 살 많은 백의용 아들이 있다는데
옆집 살면서 한 번도 못 봤다는 게
난 이제 좀 이해가 돼
[희주] 그 사람 부모님이
왜 아들을 남처럼 대했는지
따뜻함이라고는 조금도 없었거든
친아들이 따로 있는 걸까?
[인아] 지금의 백사언이
열다섯부터 그 집 아들이 된 거라면
그 이전의 백사언은 누구고
왜 감췄을까?
[음악이 잦아든다]
[문 닫히는 소리]
니가 이 시간에 무슨 일이냐?
[사언 모] 너 혼자 온 거야?
사언이는?
신고해 주세요
[무거운 음악]
그 사람이 집에 안 들어왔습니다 연락도 안 되고요
아니, 니가 어떻게 말을…
[사언 모] 민 실장
[문소리]
백장호 총재께서는
[희주] 손자를 무척이나 아끼는 걸로 유명하셨죠
근데 왜
열다섯 살까지 그 아끼는 손자를 꽁꽁 감춰 두셨을까요?
원래 친손자는 세상에 내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하자 없는 가짜 손자를 내세웠던 건가요?
[호통치며] 가짜라니!
저
3년을 백사언 아내로 살았습니다
근데 이제야 알았어요
그 사람이 대표님 친자가 아니라는 거
이게 어디서 그런 소리를 해! 쯧
[사언 모] 니가 착각을 하는구나
넌 사언이의 진짜 아내가 아니야
대타일 뿐이지
그래, 니 말도 맞다
사언이도 대타일 뿐이야
여보
같은 대타라도 그 사람은 다릅니다
[희주] 두 분한테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 아닌가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알아내세요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음악이 잦아든다]
[민 실장] 예, 알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현재 이 시각까지 대변인 이름으로 사건 접수된 건 없다고 합니다
너도 들었지? 들어가 있어
그래
사언이가 우리한테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라는 거 인정하마
그러니 우리도 마냥 손 놓고 있진 않겠지?
아니, 쟤가 언제 저렇게 입을 튼 거야?
[문소리]
당신 알고 있었어?
[음악이 잦아든다]
[달려오는 발소리]
[민 실장] 저…
그 협박범에 관해선
대변인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얼마나라니요?
경찰에 알려 준 정도인데요
오드 아이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고요?
뭘
알아야 하는데요?
[어두운 음악]
[한숨]
[민 실장] 백 대표님 젊은 시절에
눈 수술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죠
그 후로는 그분 눈에서
다른 색을 본 적이 없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불안한 음악]
[납치범] 언니야는 백사언을 잘 알아?
잘 들어
이 세상에서
백사언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나야
[떨리는 숨소리]
[민 실장] 처음 백 대변인이 이 집에 왔을 때
꼭 겁에 질린 길고양이 같았습니다
한 번도 이 집에서
편하게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어요
늘 안쓰럽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울먹이는 숨소리]
[휴대폰 진동음]
[한숨]
[훌쩍인다]
여보세요
[음악이 잦아든다]
그 사람은요? 수술 중이에요?
응, 2시간 정도 됐어
많이 다쳤어요? 어, 어디를 어떻게…
희주야, 일단 진정하고 좀 앉아
[희주] 아니, 나…
[불길한 음악]
이게 다 뭐예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음악이 잦아든다]
정진석 씨?
아, 물어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경찰이오?
지상우라고 합니다
제가 출연 중인 프로에서
신일애육원 아동 실종 사건을 취재 중인데요
[문 잠기는 소리]
[휴대폰 벨 소리]
여보세요
[유리] 민 작가님한테 들었어요
그, 정진석 씨 거주지 파악됐다면서요?
만났어요?
만나긴 했는데 별 성과는 없어요
[상우] 음, 별장 얘기 꺼내자마자 겁부터 먹더라고요
후환이 두려운 사람처럼
[의미심장한 음악]
[유리] 그래서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상우 쌤
[상우] 백사언 씨
정진석 씨, 정진석 씨!
[상우의 힘주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상우] 어쩌다 불이 난 건지
누가 지른 건지 백사언 씨가 왜 거기 있었는지
그리고 너하고 백사언 씨가 어떤 관계인지
나는 아무것도 몰라
그런데
죽도록 울리는 이 전화를 무시할 수가 없었어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선배
말 못 한 게 많아서
- [상우] 끝났습니까? - 어, 그래
일단은 의식 돌아올 때까지 좀 지켜보자고
[의사] 그래
[침울한 음악]
[희주의 떨리는 숨소리]
아팠겠다
무서웠겠다
외로웠겠다
[희주] 내가 아프고 무섭고 외로울 때
당신은 날 지켜봐 주고
달려와 줬는데
[사언] 하지만 정작 소녀는
누구한테도
어디에도 기댈 데가 없었어
그 아이를 탈출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사언이 절규하며] 그리고 만약 방법이 있다면
희주한테 전해 주십시오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금방 가겠다고!
알려 줘
[사언] 널 미워할 수 있는 방법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훌쩍인다]
이제 내 차례야
[희주] 내가 백사언을 지킬 차례
그러니까 빨리 눈떠, 제발
[음악이 잦아든다]
- [통화 연결음] - [한숨]
[통화 종료음]
치…
[혁진]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웃으며] 먹어, 먹어, 먹어
어이구, '크라임 리포트'
뭐, 신일애육원 제보 같은 거 들어온 거 없어?
선배가 왜 관심이에요?
어?
안 그래도 속상해 죽겠는데
아, 왜 하필이면 입맛 없는 날 쏘고 그래요, 어?
- [유리] 응? - [혁진] 어유, 자, 이것도 먹어
아, 뭔데, 그냥 얘기 좀 해 봐
그게…
선배가 한번 캐 볼래요?
내가?
어, 천천히, 먹어, 먹어, 천천히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그런 건지
소스는 드릴게
소스?
- 뭐? - [유리] 아…
[헛웃음]
- [큰 소리로] 쌍둥이? - 아이!
[어두운 음악]
[휴대폰 진동음]
[서늘한 효과음]
[헛웃음 치며] 백사언?
[헛웃음]
[납치범] 난 몰랐는데
- 넌 어떻게 알아? - [문자 전송음]
마지막이라… [헛웃음]
사고는 니놈이 칠 거 같은데?
[음악이 잦아든다]
[무거운 음악]
[어린 사언] 아버지
그 할아버지 또 왔네요?
아까 그 애는 누구예요?
아버지라 부르지 말랬지!
오늘은 여기서 일찍 자고
절대 나오지 마라, 알았지?
[음악이 뚝 끊긴다]
[첨벙대는 소리]
[거친 숨소리]
[아이가 힙겹게] 살려…
[긴장되는 음악]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소리]
- [놀란 숨소리] - [진석] 나오지 말랬지
들어가
- [아이] 살려 주… - [첨벙대는 소리]
- [첨벙대는 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다가오는 발소리]
[음산한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괴물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저 태어나기도 해
[장호] 운이 없었지
감히 내 집안에 저런 게
처음엔 금붕어, 고양이
그다음엔 저보다 어린 아이들이었다
늘어 가는 건
죽은 것들을 담은 검은 가방뿐이었지
하지만 이제 괜찮다
저놈도 그 가방에 담기는 신세가 됐으니
[겁먹은 숨소리]
그리고 이제 내 손주 자리는
내 마음대로 채우면 그만이니
[불길한 음악]
- [놀란 숨소리] - 얘야
[장호] 내가 너에게 이름을 지어 주지 않은 이유를 알겠느냐?
[음악이 뚝 끊긴다]
[어린 사언] 괜찮아
괜찮아
[희주] 괜찮아
괜찮아
- [사언의 거친 숨소리] - [희주] 괜찮아
[희주의 놀란 숨소리]
[희주] 괜찮아요?
정신이 좀 들어요?
희주야
응, 나예요
보여요?
선생님 불러올게요
니 목소리가 들렸어
[사언] 괜찮다고
니가 말해 줬어
[희주] 응
이제 정말 괜찮아요
선생님 불러올게요
[상우] 희주야
방금 의식 돌아왔어요
[상우] 아, 그래?
[노크 소리]
- [힘주는 소리] - [문 열리는 소리]
[상우] 좀 어때요?
- 괜찮습니다 - [상우] 괜찮을 리가
여기 우리 아버지 병원이에요
외부에 안 알려지게 신경 써 놨으니까
맘 놓고 잘 치료받아요
저랑
같이 있던 분은요?
살아 있습니까?
[침울한 음악]
[희주의 흐느끼는 소리]
[흐느낀다]
[떨리는 숨소리]
일단 이거부터 묻겠습니다
정진석 씨랑 무슨 사이예요?
날 키워 준 분입니다
원래 이름은 정상훈이고
개명한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찾았네요
저분이 키워 줬다고요?
말하자면
길고 복잡한 개인사라
그 개인사에 희주도 포함입니까?
희주는
내 유일한 가족이고 보호자입니다
[사언] 부적절한 관계
뭐, 그런 거 아니니까
염려 안 해도 돼요
그렇게 떳떳하면 왜 숨기는데요?
왜 내가 희주를 세상에 내놔야 합니까?
내 복잡한 개인사
곧 다 밝혀질 겁니다
[사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비난할 때
희주도 같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길
바랍니까?
[음악이 잦아든다]
고맙습니다
그간 불필요한 오해를 한 거 같은데
미안합니다
[사언] 부탁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부탁이요?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 주세요
신일애육원 사건의
중요한 증인입니다
[사언] 결정적 제보자이기도 하고요
제보?
[의미심장한 음악]
'그놈이 살아 있다'
[사언] 그 사건의 진범
지금 날 협박하고 살해 위협 하는 바로 그놈
다 같은 놈이라고요?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놈이
기어이 살아 있었습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문 닫히는 소리]
카메라 세팅 끝났습니다
근데 저…
그, 백 대변인 출연은 어떻게 되는 건지
한 번 더 물어보는데요
촬영 곧 시작이라며
되겠어?
죄송합니다
[문소리]
사언이는 아직이야?
예
그래도 별다른 사고 접수는 없는 걸로
그럼 됐지, 뭐
[툭 내려놓는 소리]
[낮은 소리로] 살펴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교수님 동선을 계속 체크 중입니다만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휴대폰 진동음]
[어두운 음악]
[희주]
[희주] 11시 넘었는데 왜 안 들어와요?
[한숨] 전화도 계속 안 받고
지금 어디예요?
[사언의 한숨]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음성 메시지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희주] 왜 안 와요 무슨 일 있어요?
[희주의 떨리는 숨소리]
한 번도 이런 적 없잖아
연락 없이 안 들어온 적 없었고
아무리 늦어도 잠은 집에서 잤고 그리고
[사언] 집에서 봐
일찍 갈게
[울먹이며] 일찍 온다고 했잖아
[희주] 근데 왜 안 와
- [한숨] - [노크 소리]
[간호사] 혈압 체크하겠습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혹시 밖에 제 보호자 있습니까?
아니요, 아무도 없던데요
[고조되는 음악]
[휴대폰 진동음]
[서랍 열리는 소리]
[통화 연결음]
[통화 종료음]
[사언] 어디 갔어?
[문자 전송음]
[음악이 잦아든다]
[의용] 자, 오늘 서산에서
새벽에 이 꽃게가 올라왔어요
우리 안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게 꽃게탕이라
이, 내가 종종 해요, 예
자, 그러면
얼마나 싱싱한 꽃게가 우리 집에 왔나
구경 한번 해 볼까요?
[부스럭 소리]
이야, 이…
요거 봐요
살아 있어, 이거 봐 [웃음]
자, 자
- [아파하는 소리] - [스태프들의 웃음]
- 아이! - [스태프들의 놀란 소리]
[스태프들의 웃음]
[호탕한 웃음]
이거…
원래 이 활꽃게 손질이 쉽지가 않아요, 예? [웃음]
여보
그동안 내가 이 어려운 거를 당신한테 해다 바친 거야
[웃음]
[피디] 자, 사모님께는 꽃게탕을 해 주셨고
아드님이신 백사언 대변인한테는 주로 뭘 해 주시나요?
음, 우리 아들?
[피디] 네, 백 대변인은 뭘 좋아하나요?
아이, 날 닮아 가지고 생선 요리를 좋아해요
[의용] 이, 생선이라면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죠
[초인종 소리]
자, 오늘 우리 아들이 못 와서
여러분들이 좀 서운해할까 봐
제가 특별 게스트를 초대했어요
기대해도 좋아요
[의용의 웃음]
[불안한 음악]
어서 와라, 우리 며느리
[타이어 마찰음]
여길 왜…
[음악이 잦아든다]
여길 왜 와요, 그 몸으로?
넌 왜 왔는데?
- [한숨] - [희주] 이리 줘요
[희주] 그러니까 왜 속여?
나 이제 다 알아
당신이 백사언 아니라는 거
진짜 백사언이 누군지까지도 다
나보다 더해
내가 당신을 속인 것보다 훨씬 더 독하게
더 오랫동안 날 속였어
[울컥하며]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이 망가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그놈이랑 한편을 먹고
당신을 협박하고 괴롭혔어
[희주의 거친 숨소리]
앞으로 그놈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그래서 절대 그냥 둘 수가 없어
희주야
나도 한 번은
[한숨]
[울먹이며] 한 번은
당신을 지키고 싶어
[애절한 음악]
다시는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그거 알아?
너도 또 다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어
계속 내 옆에 있으면
[사언] 근데 그냥 내 옆에 있으라잖아
내가 너 못 보내겠다잖아
아직도 모르겠어, 홍희주?
너 때문에 내가 산 거야 너 때문에 내가 버틴 거야
[훌쩍인다]
홍희주
너는 내가
니가 알던 백사언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당신도 상관 안 했잖아
[희주] 말할 수 없는 홍희주
말할 수 있는 홍희주
사공육 홍희주 다 알면서
나는 이제라도 당신을 알아서 기뻐
아니
너무 늦게 알아서 미안해
[음악이 잦아든다]
[칼질 소리]
[사언 모] 알고 있었어요?
몰랐습니다
대표님이랑 인아 양은 사전에 연락이 됐던 거 같습니다
[헛웃음]
그런데 저 애가
[사언 모] 말을 하고 또 듣네?
[의용] 땡큐
[인아]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백 대변인은 누굴 닮은 거예요?
아무리 봐도 두 분이랑은
하나도 안 닮은 거 같은데요?
[의용] 에이, 무슨 소리야
나 한창일 때 우리 사언이처럼
눈 부리부리하고 턱선 날렵하고 그랬어요
- 그래요? - [의용] 그럼
그럼 옛날 사진 좀 보여 주세요
[인아] 앨범 같은 거
우리 백사언 대변인 어릴 때 어땠는지
다들 궁금하지 않으세요?
엄청 귀여웠을 거 같은데
- 보여 주세요 - 한 번만 보여 주세요
- [스태프1] 그래요, 보여 주세요 - 예예, 귀여웠어요
[피디] 저기…
저도 궁금한 게 있는데요
결혼하신 후로 백 대변인과
공식 석상에 함께하신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불안한 음악]
내가 결혼 전에 알던 백사언이라는 사람이랑
결혼 이후 알게 된 백사언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피디] 네?
아니, 다르다면 어떻게…
[인아] 결혼 전에 내가 알던 백사언은
이 사람이 맞아요
근데 그 이후 알고 보니까
두 분의 아들은…
- [초인종 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호통치며] 얘, 인아야!
[의용] 이래서 이, 낮술이 위험하다니까
술도 약한 애가 대낮부터 이게 무슨, 쯧
[민 실장] 대표님
저, 퀵 서비스가 왔습니다
[의용이 환호하며] 오, 야!
자, 완도에서 전복이 올라왔습니다
이, 싱싱하고 아주 큰 전복이에요, 예? [웃음]
- 야, 열어 봐, 열어 봐 - [민 실장] 아, 예
[쿵 떨어지는 소리]
- [스태프들의 비명] - [스태프2] 아, 뭐야? 징그러워
[불길한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어두운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휴대폰 진동음]
[유리] 누구예요?
지상우 선생님이라는 분?
[놀란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유리] 상우 쌤!
조심, 조심
[유리의 비명]
- 아, 괜찮아요? - [유리의 아파하는 소리]
[유리] 어? 뭐야?
왜 이래요?
아, 이게, 좀 다쳤어요
좀? 좀이 아닌데?
[유리] 어?
여긴 뭐고
이건 또 왜 이래요?
아, 그게, 뭐…
[상우의 헛웃음]
저, 잠깐 눈 좀 감아 봐요
누, 눈?
[상우] 됐어요, 떠요
[놀란 소리]
아니, 한쪽 눈만 낙타길래
- 낙타요? - [상우] 기린인가?
아이, 뭐, 그런 거밖에 없어요?
공작새 이런 거 많구먼
그럽시다
공작새 합시다, 공작새
[상우, 유리의 웃음]
아, 잠깐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거, 이거, 이거
어? 누가 이랬어요?
쓰읍, 얘기하자면 좀 긴데
그래요?
- 그러면 일단 따라와 봐 봐요 - [툭툭 치는 소리]
가자
[상우] 그냥, 뭐, 작은 사고였는데
불이 좀 나 가지고
[유리] 불이요?
괜찮아요
- [유리가 웃으며] 죄송해요 - 아, 별로 안 튀었어요
그래도 뭐
이만하면 좀 다행이랄까
누가 왜 지른 건데요?
미안한데 그…
아직은 말 못 해요
뭐, 다른 사람 개인사도 있고 내가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뭐, 나도 비밀 이런 걸 안 좋아하는데
쌤
이 사건
계속 파야겠어요?
[유리] 윗선에서 방송 중단하라고 압박 내려왔어요
누가 이 일 덮으려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나 동의한 적 없으니까 내 얼굴 내보낼 생각 하지 마요
[의용] 인아
[한숨]
이게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냐니요?
[인아] 응당 해야 할 질문을 하러 온 겁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한숨]
[사언의 힘겨운 숨소리]
[희주] 필요한 건 없어요?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 줘
[희주] 여기 있을게요
잠이 잘 안 와
[사언] 눈 감으면
계속 불나는 악몽만 꿔
[희주] 아까는 나 어떻게 찾았어요?
내 폰 줘 봐
[희주] 언제…
산에서 사고 난 직후에
불안해서
[내려놓는 소리]
내 폰에도 깔아 줘요
나도 불안해
홍희주
만약에
앞으로도 또 한 번
[사언] 나랑 연락이 안 되거나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해도
나 찾지 마
약속해
싫어
[애틋한 음악]
나 찾지 말고 기다려
내가 널 찾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놈이 누군지 알았으니까
빨리 해결할 거야
그놈이 원하는 게 뭘까?
[희주] 원래 자기 거였던 백사언이라는 이름?
자기 자리?
그놈이 원하는 게 뭐든
내가 원하는 건 분명해
[사언] 백사언이라는 이름 버리고
너랑 새로 시작하는 거
행복해지자, 우리
자요
나쁜 꿈 꾸지 말고 푹 자요
내가 옆에 있을게
[휴대폰 진동음]
[음악이 잦아든다]
정진석, 아, 아니
정상훈 씨 의식 돌아왔습니다
눈뜨자마자 백사언 씨 찾고 있어요
고생하셨어요
미안하다
[상훈] 그때
그놈을 살리지 말았어야 했어
[상훈의 당황한 소리]
[어두운 음악]
처리해
네, 알겠습니다
[지퍼 여는 소리]
[쿨럭거린다]
[기침 소리]
[힘겨운 숨소리]
[상훈] 죽다 살아난 아이를
차마 어쩌지 못했지
기억도 다 잃어버리고
지능도 떨어져서
조용히 데리고 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타고난 본성은
그대로였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저를
거두고 키워 줬듯이
같은 마음으로 내치지 못하셨겠죠
어디 있습니까
백장호가 처리하라고 했던
그 검은 가방들
찾아야 합니다
[사언] 찾아서 그놈이 한 짓
다 밝힐 겁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음산한 음악]
[고조되는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수영] 입원이요?
[한숨]
예, 좀 다치신 모양입니다
[영우] 오늘 행사는 꼭 참석하시겠다고 하는데
걱정이에요
[진희가 한숨 쉬며] 또 무슨 일이야
많이 다치셨대요?
그건 모르겠고
우리가 가 봐야 하지 않을까요?
- 어디를요? - [영우] 병문안이요
[진희] 대변인님이 반가워하실까요?
병원이 어딘지도 모르잖아요
알죠?
[익살스러운 음악]
모릅니다
응? 또, 또
또, 또, 또, 또, 또
[영우] 저 입에서 또 모른다 소리 또 나오면
절대 우리가 원하는 정보는 나오지 않지
하지만 걱정 마세요, 여러분
어느 병원에 계시는지 알아낼 방법이 있습니다
[어색한 웃음]
[수영이 작게] 아니 꼭 알아내야 하는 걸까?
- [수영의 한숨] - [진희가 작게] 그러게
다 들린다고요
- [상우] 마셔 - [희주] 고마워요
얼마 전에 누리꿈 원장님한테 들었어
우리 대학 때
니가 봉사 왔다가
엄청 우는 갓난아이 안고 어르면서
자장가 불러 주는 거를 들어 본 적 있다고 하시더라고
[편안한 음악]
[희주] ♪ 잘 자라 내 아기 ♪
- ♪ 나의 귀여운 아기 ♪ - [아기의 칭얼대는 소리]
♪ 아름다운 장미꽃 ♪
♪ 너를 둘러 피었네 ♪
♪ 잘 자라… ♪
[희주] 맞아요
그랬던 적 있었던 거 같아요
미안해요, 선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미안하긴
그래서 너 목소리 들을 수 있으니까, 뭐
됐지, 뭐
백사언 대변인하고는…
설명 안 해도 돼
처음에는 물론 놀랐고 걱정도 했는데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더라
[상우] 그 사람 널 숨기는 게 아니라
지키는 거라는 거
[사언] 전 사방에서 공격을 많이 받는 사람입니다
어찌 보면 정부의 공식 총알받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 저에게 제 아내는
무차별한 공격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네, 약점 맞습니다
벌써 준비 다 했어요?
[사언] 응
내가 할게요
맬 줄 알아?
어떻게 하면 돼요?
자, 양쪽으로 잡고
[사언] 크로스
그다음에 여기로 돌려서 빼고
[애틋한 음악]
됐죠?
잘했어 [웃음]
[희주, 사언의 웃음]
오늘 행사 준비는 잘됐어?
당연하죠
근데 정말 괜찮겠어요?
난 괜찮으니까
팀원들이랑 같이 이동하고
몸조심해, 알았지?
내 걱정 말고
몸조심해요
[사언] 응
- [휴대폰 진동음] - [음악이 잦아든다]
네, 과장님
- [엘리베이터 알림음] - 저희 도착했습니다
- [흥미로운 음악] - 도착이요?
[사언] 퀵으로 보낸다고 하지 않았나요?
정 없게 퀵이라니요 저희가 직접 와야죠
[영우] 아, 죄송합니다
오늘 읽으실 기념사 페이퍼랑 모닝커피랑
배달 왔습니다
[노크 소리]
[영우의 당황한 소리]
- 페이퍼 - [영우] 아, 여기
- [음악이 잦아든다] - [사언] 모닝커피는?
몸은 괜찮으십니까?
아, 괜찮습니다, 이따 봅시다
아, 저기, 잠시 안에 들어가서…
지금 퇴원 수속 하려던 참입니다
- [영우] 아, 아… - [사언] 먼저들 가 보세요
네, 그럼 행사장에서 뵙겠습니다
[영우] 저기…
제가 오늘 진행을 맡아서
대변인님이랑 합을 맞춰 보고 가겠습니다
어, 대변인님 수속 보시고 그다음에 저랑 이렇게…
- [사언] 강 과장님? - 예
우리가 아직도
맞춰 봐야 하는 사이입니까?
- [부드러운 효과음] - 아… 니죠
저랑 대변인님이랑은 척하면 척
환상의 호흡, 최고의 콤비
- [흥미로운 음악] - [영우의 웃음]
- 박도재 행정관 - [도재] 네
잠깐 봅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음악이 잦아든다]
[시끌벅적한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 [남자] 안녕하세요 - [손님] 우와, 너무 예쁘다
[손님들의 탄성]
[희주의 긴장한 숨소리]
준비 다 됐습니까 홍희주 통역사님?
[희주]
[사언]
[희주]
나도 기대가 됩니다
[사언] 홍희주 통역사와 함께
나란히 서는 그 순간이
[밝은 음악]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언] 내외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입니다
- [이어지는 사언의 기념사] - [센터장] 크, 멋지다
우리 홍희주 통역사
역시 우리 센터 에이스
- [사언] 과거 우리는 - [직원] 진짜 잘하신다
[사언] 극심한 기후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얘기를
- 많이 들었습니다 - [진철] 멋지다
- [사언] 하지만 지금 세계는 - [진철] 우리 딸
- [사언] 단순한 변화가 아닌 - [진철] 우리 사위
[사언] 기후 위기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모쪼록 이번 행사에서
기후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멈추지 않는다면
더 나은 미래가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통화 연결음]
- [사언] 여보세요 - 바쁘냐?
어, 바빠
[혁진] 하, 새끼
- 야, 그 신일애육원 사건 있잖아 - [차 키 조작음]
야, 싹 다 뒤졌는데 나오는 게 하나도 없어
야, 이게 말이 돼?
그 얘기 하려고 전화했냐?
[혁진] 근데 말이야
너 그 실종된 애들 중에
쌍둥이 있는 거 알고 있었어?
[의미심장한 음악]
- 쌍둥이? - [혁진] 어
그 말인즉슨
그 실종자 가족이 있을 수도 있단 얘기지
그 쌍둥이 형제 중 나머지 한 명
그래서?
[혁진] 이 사건이 난항이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애들이 다 고아라서
피해자 가족이 없기 때문인 건데
이 쌍둥이 형제를 찾으면
증언이나 진술이 나올 수도 있다?
[혁진] 그렇지
야, 너 뭐 나오면
내가 단독 인터뷰 따는 거다
너 알았지?
[통화 종료음]
[상훈] 예동면 신적산
거기 가면 찾을 수 있을 거다
늘 생각해 왔다
언젠가 내 업보를
청산해야 하는 날이 올 거라고
[차 가속음]
[음악이 잦아든다]
대변인님께서 대통령실까지 이동 부탁하셨습니다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무거운 음악]
[한숨]
[고조되는 음악]
[휴대폰 진동음]
- 여보세요 - [음악이 잦아든다]
[혁진] 어, 난데
경찰에 협조받아서
실종자 가족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다 훑었거든
2000년 경기 하정 지역 신일애육원 출신 쌍둥이 키워드로
그래서?
[혁진] 그 쌍둥이 동생 신원 정보가 나왔는데
[긴장되는 음악]
일단 보낼 테니까
니가 직접 확인해 봐
[휴대폰 진동음]
[휴대폰 진동음]
[진동이 멈춘다]
[고조되는 음악]
[휴대폰 진동음]
[진동이 멈춘다]
[휴대폰 진동음]
[통화 연결음]
[통화 종료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삐 소리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음악이 잦아든다]
[극적인 음악]
[사언이 소리치며] 희주야!
[사언이 울부짖으며] 니 이름, 니 자리
다 돌려줘?
[납치범] 그럼 홍희주도 나 주는 거야?
- [거친 숨소리] - [퍽 때리는 소리]
[사언]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사언이 소리치며] 박도재!
[희주] 빨리 추도식장으로 오는 게 좋겠어요
예감이 안 좋아요
[납치범] 백, 백사언
진짜 죽여 버리려고
당신 아내
[희주가 떨며] 오지 마
나도 한 번은
당신을 지키고 싶다고
사랑해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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