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1
[여자] 모미야, 준비됐지?
[아이들] 감사합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
[사회자] 와, 너무 멋진 무대였죠?
- [관객들] 네 - [사회자] 네, 다음은
사랑 유치원 김모미 양의 단독 무대입니다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
['리듬 속의 그 춤을'이 흐른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잦아든다]
[모미] 내 이름은 김모미
어렸을 적 내 꿈은 연예인이었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
나는 사람들의 박수와 함성을 듣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
- ['난 멈추지 않는다'가 흐른다] - [화면 전환 효과음]
하지만 내 외모는
내 꿈과는 점점 멀어지는 길을 걸었다
[경쾌한 추임새]
[여자] 니 뭐 하노?
[한숨]
[탁 문 닫히는 소리]
[옅은 한숨]
니 그 얼굴로 가수를 한다고?
꿈 깨라
[알쏭달쏭한 음악]
[모미] 늘 궁금했다
엄마는 예쁜데 왜 나는 예쁘지 않은 건지
[어린 모미의 한숨]
[화면 전환 효과음]
['배반의 장미'가 흐른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아니, 더 나빠졌다
[학생] 와, 못생겼다!
[학생들의 웃음]
[사회자] 네 다음 무대는 2학년 5반
- 큐티 걸스의 무대입니다 - [학생들의 환호성]
뜨거운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 [화면 전환 효과음] - ['영원한 사랑'이 흐른다]
[학생1] 이쁘다!
[학생들] ♪ 약속해 줘 ♪
[환호성]
[학생들] ♪ 있어 줘 ♪
[학생2] 야, 안 보여
숙여봐, 좀
[학생2] 더
어
[모미] 시간이 갈수록 내 꿈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화면 전환 효과음]
- [알쏭달쏭한 음악] - [복사기 작동음]
어느덧 내 나이 스물일곱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는데
[복사기 작동음]
이제는 누구와도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됐다
['토요일 밤에'가 흘러나온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점점 커진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선명해진다]
[TV 속 박수와 환호성]
- 그러나 여전히 나는 - [계속되는 박수와 환호성]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좋다
- [음악이 뚝 끊긴다] - [환호성이 잦아든다]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 여러분 오늘 방송 시작할게요
['토요일 밤에'가 흘러나온다]
[요란한 선물 알림음]
- [흘러나오는 음악이 고조된다] -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모미] 그렇다
난 마스크걸이다
[어두운 음악]
[어렴풋한 도시 소음과 새소리]
[뽀도독거리는 소리]
[찰랑이는 물소리]
[알쏭달쏭한 음악]
[여자] 야, 김모미
[모미] 어, 상순아
야, 너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그래?
완전 푸석해 보여
요즘 들어서 자주 그러네?
뭐, 회사 끝나고 뭐 다른 거 하는 거 있어?
아니, 없는데?
그래?
[여자] 차장님, 커피 드세요
- [차장] 아, 땡큐, 땡큐 - [여자의 옅은 웃음]
[여자] 부장님
- 커피 드세요 - [부장] 어
[살짝 발음을 굴리며] 생큐!
[옅은 숨을 들이쉬며] 어유, 야
나는 아름 씨가 타준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아유, 그냥 믹스 탄 건데요, 뭘
에이, 아니야, 아니야, 달라, 달라
커피는 누가 타주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거든
[옅은 숨을 들이쉬며] 완전 다르지
[차장] 예, 그렇죠, 다르죠
- [메시지 수신음] - [상순]
- [흥미로운 음악] - [모미]
[상순]
[모미]
[상순]
[모미]
[상순]
[모미]
[상순]
[남자] 안녕하십니까
- [모미] - [여자1] 팀장님, 안녕하세요
[팀장] 아, 안녕
좋은 아침
[상순]
[박 팀장] 굿 모닝
- [여자2] 안녕하세요 - 응, 안녕
[화면 강조 효과음]
[설레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음악이 고조되다 뚝 끊긴다]
- 팀장님 - 어
- 커피 드세요 - 어유, 난 괜찮은데
아, 여하튼
잘 마실게요
[아름의 옅은 웃음]
아, 그리고 아름 씨?
다음부터 이런 거 안 해도 돼요
회사에 커피 타러 온 거 아니잖아요
- [설레는 음악] - [아름] 네, 알겠습니다
[모미] 역시 우리 팀장님
저분은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다
[박 팀장] 뒤늦게 스마트 모바일 시스템 사업에 뛰어든
- 타 경쟁사들과 - [의미심장한 음악]
2007년, 2008년 순이익을 비교해 봤을 때…
[모미]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면
- [풋풋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새로운 우주가 열린다고 했던가?
[박 팀장] 볼 수 있습니다
[모미] 내가 알던 어제까지의 세상이 사라지는
그 느낌 말이다
[박 팀장]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 온 시스템 개발로
업계에서도
아주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아득해지는 박 팀장의 말소리]
[모미] 모델 뺨치는 기럭지에
완벽한 슈트 핏
떡 벌어진 어깨에
지성미가 느껴지는 저 얼굴
차가워 보이면서도
안녕
[모미] 알고 보면 다정한 저 남자
게다가 초고속 승진 할 만큼 능력까지 좋고
모든 게 완벽한 그한테 딱 한 가지 단점은
- 그가 유부남이라는 거 - [의미심장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반짝이는 효과음]
이러면 안 되는 건 알지만
일에 열중하는 저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을 뗄 수가 없다
[알쏭달쏭한 음악]
[풀벌레 울음]
"성형 전"
"성형 후"
[모미] 와, 여기 뭐야?
완전 잘됐네
[흥미로운 음악]
[관능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아득해지는 음악]
[모미의 나른한 신음]
- [모미] 뭐가 나오려나? - [감각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어머
[옅은 숨소리]
젓가락이네?
[메시지 수신음]
짠!
[옅은 웃음]
- [팡 터지는 효과음] - [애교 어린 소리]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아, 이거 어떡하지?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 [야릇한 신음] - [팡 터지는 효과음]
[팡 터지는 효과음]
[놀란 숨을 들이쉬며] 어머, 전생에원빈 님!
5,000개, 땡큐 [쪽쪽]
저 완전 젖어서
다시 준비하고 올게요
[부드러운 음악으로 변주된다]
[옅은 숨을 내쉬며]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헤어스타일 바꿔봤는데 어때요?
[모미] 예뻐요?
- 어? 예뻐요? - [메시지 수신음]
[모미의 웃음]
[메시지 수신음]
제 얼굴이 궁금해요?
[메시지 수신음]
[옅은 숨소리]
[메시지 수신음]
여러분
저 상처 안 받아요
[웃음]
그래도 이 가슴은
- 진짜인 거 아시죠? - [요란한 선물 수신음]
- [메시지 수신음] - 전 여러분이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여러분, 사랑해요!
최악이에요, 최악!
아, 김모미 씨
회계 안 배웠어요?
이렇게 기본적인
- [서류 치는 소리] - 회계마저 틀리면
뭐 어떡하라는 말이에요?
죄송합니다
[박 팀장의 한숨]
- [도시 소음] - [휭 바람 소리]
[음울한 음악]
- [상순] 뭐 해? - [음악이 뚝 끊긴다]
[흥미로운 음악]
야,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사람들 많은 데서 쪽팔리게
하여튼 지 잘났다고 생각하는 인간치고
인간에 대해 배려가 있는 새끼들이 없어
이런 게 직장 내 갑질이라고
너 박 팀장 싸이 들어가 봤어?
난 일촌이 아니어서
박 팀장 병 걸렸더라
뭐?
중2병 말기
아니, 그
복근 사진은 거기 왜 올리는 거야? 징그럽게
복근 사진이 있어?
나도 보여줘
얘도 병이 심각하네
어유
어떻게 된 게 이 회사에서는 나만 정상이야
[모미] 야, 아, 어디 가?
아유, 복근 보여줘야지!
그, 곰돌이 푸가
[부장] 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뭔지 아나?
- [부장] 그게… - [차장] 떨푸? 떨푸…
- [차장] 떨… - [박 팀장] 쿵푸
- [차장] 쿵? - [부장] 쿵?
- 아, 이거, 쿵! - [차장이 웃으며] 아, 쿵?
[부장] 아유, 쿵!
- [차장의 웃음] - [부장] 이야, 대단하십니다
- 한잔, 어? 없으시네 - [차장] 잔이 없으시네
[아름] 팀장님!
한잔 받으세요
[박 팀장] 아, 아니야, 괜찮아 내가 따라 마실게, 응
[차장] 아유, 팀장님
이렇게 이쁜 아름 씨가 따라 준다는데 한잔 받으셔야죠
- [박 팀장] 괜찮아, 괜찮아 - [차장] 아름 씨, 그럼
- [차장] 나 따라 줘, 나 - [아름] 아, 네
차장님
여자한테 술 따르라는 거 그거 명백한 성희롱이에요
아, 이게 왜 성희롱이야?
아이, 내가 내 부하 직원한테
술 한잔 받아먹겠다는데 이게 어떻게 성희롱이야?
- 저기 - [상순] 그게 아니라
- 원래 팀장님은 - [상순] 여자한테 술 따르라는 거
- 여직원이 술 따라 주는 거 - [상순] 자체가 문제라고요
불편해하셔
- [차장] 여자건 남자건 간에 - [아름] 아
- [차장] 나한텐 그냥 다 똑같은 - [아름] 네
[차장] 부하 직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아, 남자가 여자 가슴 만지는 거랑
여자가 남자 가슴 만지는 게 같아요?
[차장] 유 대리 내가 뭐, 지금, 뭐
가, 가슴 만지자 그랬어, 내가?
내가 술 한잔 달라 그랬는데 이게, 이게 가슴이야, 이게?
- [상순] 아이 - [박 팀장] 자, 자, 자
- [상순] 말이 그렇다는 거죠 - [박 팀장] 아하
그만들 하고, 응?
[부장] 저기, 팀장님
요거, 요거 보셨습니까?
[박 팀장] 아, 이게 뭐예요?
[부장] 요즘 애들 이거 장난 아닙니다, 어?
-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 [알쏭달쏭한 음악]
하트팡 막 그냥 팡팡 쏴주고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박 팀장] 하, 하트팡이 뭐예요?
[부장] 이게 다 돈이죠
요즘에 이거로 돈 벌려고 하는 애들
이거, 깔렸습니다 [웃음]
[박 팀장] 이야
아유, 이거 아주 요즘 정신 나간 애들이 많네
[부장] 요기 제일 요기서 핫한 애가
얘, 마스크걸이라고…
[잔 덜그럭거리는 소리]
[모미의 기침]
- [모미] 아유, 죄송해요, 죄송… - [남자] 아, 아닙니다
- [아름] 이거 - [남자] 아니, 괜찮아요
[박 팀장] 뭐야?
[모미] 죄송해요
[상순] 아유, 부장님 진짜 그런 거나 보시고
정말 실망이에요
[부장] 뭘 '그런 거'야, 이게?
이 세상 돌아가는
트렌드 알려고 그러는 거야 트렌드!
'트렌드' 같은 개소리 하고 자빠졌네
맨날 저런 저질 방송 보면서 혼자 즐기는 주제에
그거 그렇게 저질 방송 아니야
뭐?
어?
아니, 무슨 기사에서 봤는데
[머뭇대며] 뉴 미디어라고 들었던 거 같아서
요즘은 저런 식으로 소통한다고 하더라고
[기가 찬 웃음] 야 뉴 미디어는 무슨…
[박 팀장] 자
2차 가실 분들은 따로 가시고
전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부장] 아, 무슨 말씀이세요? 팀장님 가셔야죠!
[박 팀장의 옅은 웃음]
[박 팀장] 아, 저도 그러고 싶은데
오늘 와이프가 몸이 좀 안 좋다 그래 가지고
[부장] 아, 그러시구나, 그러면 저
- 들어가 보셔야죠 - [박 팀장] 어
- [부장] 예, 들어가십쇼 - [차장] 들어가세요
[박 팀장] 어, 잠깐, 잠깐 핸드폰, 핸드폰
- [부장] 아 - [차장] 아
- [아름의 웃음] - [부장] 뭐 놓고 또 오셨구나
어? 야 [들이켜는 숨소리]
그러면 우리들끼리, 저, 2차 콜?
- [차장] 콜! 좋죠 - [아름의 웃음]
[모미] 저, 죄송한데
저도 들어가 봐야 될 거 같아요
어, 그, 집에 엄마가 온다고 하셔서
[웃으며] 야, 너 어머니랑 연락 끊은 지 오래됐다며?
어머, 뭔 소리야? 엄마랑 연락을 왜 끊어
[부장] 그러게, 들어가 들어가 봐, 어
모미 씨, 저 어머니 멀리서 오셨다는데
저, 들어가 봐, 어
- 아름 씨 - [아름] 예?
[부장] 아름 씨는 2차 갈 거지?
[아름] 어…
그럼요! [웃음]
- [부장] 오케이! - [차장] 오케이!
[부장] 유 대리는? 뭐, 일 없어?
없는데요?
[차장] 아, 뭐야?
유 대리, 유 대리는 뭐 집에 일도 없어?
[상순] 차장님
[부장이 숨을 들이켜며] 오 차장!
[오 차장] 예
[부장]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거를, 어?
대놓고 얘기를 하나?
[오 차장] 아이, 죄송합니다
[상순] 부장님!
[박 팀장] 아이고
-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 [부장] 아, 예
[박 팀장] 조금만 마시고 들어가요
[부장] 예, 들어가십시오!
[오 차장] 예, 들어가세요
- [아름] 가세요 - [박 팀장] 택시! 어!
저, 팀장님
천포구청 쪽이시면
중간에 저 좀 내려주시면 안 돼요?
응?
저 오산 고개 쪽으로 이사 가서…
아, 그래?
어, 그러면 타
[박 팀장의 옅은 한숨]
[박 팀장의 힘주는 소리]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감사합니다
[살짝 웃으며] 아니야 가는 길인데, 뭐
[박 팀장의 피곤한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박 팀장의 헛기침]
[박 팀장] 아, 예, 여보세요? 어
아, 지금 가고 있어요
예, 아니야, 아니야 별로 안 마셨어, 응
한 30분 뒤면 도착할 거 같은데?
응, 지금?
어, 혼자 가고 있는데?
[비밀스러운 음악]
아, 팀원들은 2차 갔지
[박 팀장의 웃음]
알겠어요, 예, 이따 봐요
예
아, 우리 와이프
아, 예
[박 팀장의 옅은 웃음]
[박 팀장의 깊은 심호흡]
"택시"
[모미] 감사합니다, 내일 뵐게요
[박 팀장] 어, 들어가
[모미] 아까 왜 팀장님은 혼자라고 얘기했을까?
왜 나랑 같이 있는 걸 숨기려고 한 거지?
내가 신경 쓰였나?
왜?
혹시…
[모미의 폭소]
[흥미로운 음악으로 변주된다]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모미] 저기 나 궁금한 거 하나 있는데
- 물어봐도 되나요? - [메시지 수신음]
오늘 내가 유부남 상사랑 같이 택시를 탔거든요?
아, 뭐, 일부러 그런 건 절대 아니고
그냥 집이 같은 방향이라서 그런 건데
아, 뭐, 아무튼
가는 도중에 상사 사모님한테 전화가 왔거든요?
근데 그 상사가 나랑 같이 가고 있는데
사모님한테는 혼자 있다고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음, 왜 그런 걸까요?
아이, 그럼 그냥
회사 직원이랑 가는 방향이 같아서
같이 탔다고 하면 되잖아요
그렇죠? 그런 거 같죠?
[모미의 옅은 웃음]
[못마땅한 숨소리]
[묵직한 효과음]
그럼, 그럼 이건 어때요?
내가 예전에 그분
'아, 향수 냄새가 너무 좋다' 막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그분이 그 향수만 뿌리고 다니더라고요
- [묵직한 효과음] - 근데 여러분
아시겠지만 저는 그분한테 감정 하나도 없거든요
[메시지 수신음]
맞네, 맞아
내가 태도를 분명히 해야겠어요
[모미의 감동한 신음]
나 완전 감동
여러분, 알죠?
- 난 언제나 여러분의 것이에요 - [팡 터지는 효과음]
절대 떠나지 않을게요!
[뿅뿅 선물 알림음]
- 여러분, 사랑해요! - [팡 터지는 효과음]
'아이 러브 유!'
- [애교 어린 뽀뽀 소리] - [화면 전환 효과음]
[모미] 오늘은 왜 이렇게 심각한 걸까?
[깊은 한숨]
[알쏭달쏭한 음악]
[옅은 숨소리]
- [탁탁 타자 치는 소리] - [메시지 수신음]
[상순]
[탁탁 타자 치는 소리]
[상순] 와, 이 정도면 진짜 강제 입원 해야 되는데
중증이야, 중증
- [탁 서류철 소리] - [박 팀장] 몇 번째예요, 이게?
[아름] 죄송합니다
[박 팀장] 다시 해 오세요
[박 팀장의 한숨]
[부장의 헛기침]
- [상순] - [알쏭달쏭한 음악]
[모미]
[스위치 조작음]
[탁탁 타자 치는 소리]
일 많이 남았어?
아, 아니요, 저도 이제 곧 끝나요
[살짝 웃으며] 그렇구나
아
오늘 팀장님한테 한 소리 들은 거
너무 마음 쓰지 마
원래 우리 팀장님
평소에는 젠틀하셔도 일할 때는
좀 매몰차시거든
[옅은 숨을 내쉬며] 아, 네
그럼 먼저 갈게
- [아름] 네 - [모미] 수고해
[카드 인식음]
[카드 인식음]
[카드 인식음]
[카드 인식음]
[카드 인식음]
- [엘리베이터 도착음] -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
[묵직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으로 변주된다]
[묵직한 효과음]
[묵직한 효과음]
[묵직한 효과음]
[발소리]
[묵직한 효과음]
- [묵직한 효과음] - [박 팀장] 아이, 화 풀어
[옅은 숨을 들이켜며] 아까는 괜히
사람들이 자기만 이뻐한다고 그럴까 봐 그랬지
[아름] 그래도 아까는 너무했어
사람들 앞에서 그러는 거 싫어
[박 팀장] 아휴, 알겠어 화내니까 더 이쁘네
[묵직한 효과음]
[고조되는 음악]
- [구슬픈 음악] - [모미의 흐느낌]
[모미의 오열]
[불안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아! 씨 - [술병 달그락대는 소리]
- [웃음] - [고조되는 음악]
- [술병 달그락대는 소리] - [모미] 아이…
- [구토 소리] - [찰랑이는 물소리]
[콜록거리는 소리]
- [계속 고조되는 음악] - [구토 소리]
[힘겨운 숨소리]
[술에 취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불안한 음악]
[묵직한 효과음]
['리듬 속의 그 춤을'이 흐른다]
[박수와 환호성]
- [강렬한 효과음] - [고조되는 박수와 환호성]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시스템 알림음]
['리듬 속의 그 춤을'이 잦아든다]
[어렴풋한 도시 소음과 새소리]
[휴대전화 알람음]
[계속되는 휴대전화 알람음]
[잠에 취한 숨소리]
[옅은 숨을 들이켠다]
- [지친 소리] - [알람음이 멈춘다]
[힘주는 소리]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죽어
죽어, 김모미
죽어, 넌 죽어야 돼
[훌쩍이며] 이, 씨…
[모미] 이 모든 건 이아름
그 불여시 같은 년 때문이다
그년만 없었어도…
[상순] 어, 여기야, 모미야
- 아, 빨리빨리 와 - [여자1] 아, 뭐야?
- [여자2] 지금 몇 시야? 배고파 - [모미] 미안, 미안
- [여자1] 지각쟁이 - [여자3] 맨날 늦어
[상순] 야
[웃으며] 아, 이거 뭐야?
- 아이폰 뭐야? - [여자2] 뭐야?
[모미]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이는 입사 동기들이다
[모미] 스트레스받아서 하나 샀어
[모미] 이들의 입방아에 한번 올랐다 하면
[동기들의 감탄]
소문이 퍼지는 건 순식간이다
[상순] 김모미 님 부자야
근데 있잖아
나 최근에 이상한 거 본 적 있는데
[상순] 이상한 거? 뭔데?
[모미] 그게…
아니다
[동기들] 아
[상순] 나 이런 거 진짜 싫어 딱 싫어
- [동기1] 아유, 짜증 나, 진짜 - [동기2] 왜 말을 하다 말아?
- [동기3] 뭐야, 사람 궁금하게 - [동기4] 뭐야
아, 이거 진짜 비밀인데
절대 말하면 안 돼
- [동기들] 당연하지 - [흥미로운 음악]
우리 못 믿어?
[동기1의 놀란 숨소리]
- [동기1] 진짜? 대박 - [동기2] 대박
- [상순] 헐 - [동기3] 아니, 대박
- [여자1] 진짜? - [여자2] 와, 소름
[여자3] 난 왠지 그럴 것 같았어
박 팀장 애도 있잖아
그렇네
[박 팀장] 어, 좋은 아침
- [여자3] 아, 안녕하세요 - [여자1] 안녕하세요
[박 팀장] 응, 어유
- 아침에는 커피 - [여자들의 어색한 웃음]
[남자1의 한숨]
[남자1] 이아름 귀여운데
[남자2의 한숨]
[남자3] 하여튼 박 팀장 이 개새끼
있는 새끼들이 더해, 아주, 씨
- [남자3의 한숨] - [여자4]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여자5] 내 말이
박 팀장님 사모님한테 미안하지도 않나?
남의 가정 파탄 내놓고 지는 잘 살 줄 아는 거지
[조르륵 물소리]
[탁 문 열리는 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여자6] 와
아름이 걔 지금 임신해 가지고
완전 배불러서 회사 다닌대
- 대박 - 그렇지?
야, 아니야, 이미 애는 낳았고
두 집 살림 한 지 꽤 됐대
- [여자7] 어머 - [여자8] 대박이지?
[여자9] 진짜?
- [엘리베이터 도착음] - 그건 아니거든요?
두 집 살림이라니요?
애를 낳았다니
말도 안 돼, 씨
[멀어지는 발소리]
[흥미로운 음악]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상순]
[모미]
[상순]
[모미]
[상순]
[옅은 한숨]
[남자] 저, 저기…
- 네? -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남자의 떨리는 숨소리]
[남자] 아, 아니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박 팀장] 어유!
어유, 죄송합니다
어, 택시!
택시! 택시!
아이, 씨
너도 내가 싫으냐?
[박 팀장] 다 가
어우, 아파, 어우, 머리야
[박 팀장의 지친 소리]
[박 팀장의 힘겨운 소리]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소리]
[박 팀장의 하 내뱉는 소리]
팀장님
어, 뭐야?
전봇대가 말을 하네?
[흥미로운 음악]
가만있어 봐
[박 팀장의 힘주는 소리]
[모미] 어우, 팀장님, 괜찮으세요?
[박 팀장이 옅은 숨을 내뱉는다]
[박 팀장의 혀 차는 소리]
- [박 팀장] 에라이, 씨, 야 - [모미의 어색한 웃음]
[모미가 당황한 듯 웃으며] 어, 팀장님, 많이 취하셨네
[박 팀장] 아, 이거 왜 이래? 놔봐
어유, 놔봐
- [힘주며] 놔, 놔봐 - [모미] 아휴
[박 팀장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 [박 팀장] 나 죽을 거야! - [모미] 어, 어
- [박 팀장] 죽을 거야! - [모미] 왜 이러세요, 팀장님
- [박 팀장] 어, 어, 어유 - [모미] 어, 왜 이러세요
[박 팀장이 당황하며] 어유 와, 진짜 죽을 뻔했어
[박 팀장의 놀란 한숨]
[모미] 어, 택시!
[박 팀장] 죽으면 안 돼
- [모미의 힘겨운 소리] - [박 팀장의 흐느낌]
다 나한테만…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옅은 코골이]
[리드미컬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박 팀장이 숨을 푸 내쉰다]
[박 팀장의 잠에 취한 소리]
[모미] 어유, 팀장님, 어유
정신 좀 차려 보세요, 네?
여기 그, 천포구청 앞이거든요?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숨소리]
어유, 집이 어디신 거예요? 네?
어, 팀장님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숨소리]
- [똑똑 빗소리] -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숨소리]
[모미] 아
미치겠네
[박 팀장의 힘겨운 숨소리]
[후두두 비 떨어지는 소리]
[박 팀장이 술에 취한 목소리로] 곰돌이 푸가…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숨소리]
[모미의 힘겨운 숨소리]
- [모미의 지친 숨소리] - [박 팀장의 옅은 숨소리]
[모미의 힘겨운 숨소리]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모미의 거친 숨소리]
[박 팀장의 코골이]
[박 팀장의 코골이]
[박 팀장의 코골이]
어?
[흥미로운 음악]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아휴
[한숨]
옷도 다 젖으셨네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모미의 힘주는 소리]
[박 팀장의 옅은 신음]
- [모미] 어? - [박 팀장의 술에 취한 숨소리]
[모미의 당황한 소리]
팀장님
어, 그래도 이러시면
아, 안 되지 않을까요?
- [음악이 뚝 끊긴다] - [박 팀장의 코골이]
[흥미로운 음악]
[어렴풋한 새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놀란 숨을 들이켠다]
[작은 발소리]
[끼익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오 차장] 야, 뭐, 이제 아주 팀장님 없다고
대놓고 지각하네?
왜? 또 지하철이 밀렸어?
- [전화벨 소리] - 그래, 지하철이 밀릴 수도 있지
박 팀장, 그만뒀대
이아름도 다른 부서로 전출
[드르륵 의자 바퀴 소리]
- [부장] 김 대리 - [모미] 네?
매출 자료 정리한 거 이거, 어제 안 보냈데?
아, 지금 보낼게요
[부장의 한숨]
[마우스 클릭음]
- [오싹한 효과음] - [놀란 숨소리]
- [부장] 뭐야, 뭐야, 왜 그래? - [음산한 효과음]
아니에요
[불안한 음악]
[고조되는 음악]
[오싹한 효과음]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고조되는 음악]
[괴로운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지하철 정차 안내 음악]
- [안내 음성] 이번 역은 합정 - [툭]
합정역입니다…
[모미] 저기요
지금 뭐 하세요?
[남자] 예?
[모미] 저를 왜 만지세요?
[남자] 아니, 뭘 만져요?
[모미] 지금 제 엉덩이 만지셨잖아요!
[남자] 제가요?
[다른 승객의 의아한 숨소리]
아니, 꿈꿨어요?
내가 그쪽 엉덩이를 왜 만져요?
[모미] 지금 정확하게 제 엉덩이를 만지셨거든요?
[작게 웅성거리는 소리]
[지하철 문 열리는 소리]
내려요
[남자] 아이, 내가 왜 내려요?
- [모미] 내리시라고요 - [남자] 아이, 내가 왜 내리냐고
[모미] 아, 내려요, 빨리!
- [남자] 아이! - [모미] 아이, 씨!
[경찰1] 진짜 만진 거 맞죠?
그럼 제가 이런 거로 거짓말하겠어요?
아니, 내가 만졌다는 증거 있어?
이 여자가 진짜 생사람 잡고 난리야
당신 거울을 좀 봐봐
내가 왜 당신같이 생긴 사람 엉덩이를 만져?
[경찰1] 아이, 아저씨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
[모미] 이런, 씨 똥자루 새끼가, 씨
- [남자] 아, 아이, 씨, 진짜 - [모미] 지가 만져놓고
- [모미] 어? - [경찰1] 이거 놓으세요, 빨리
- [경찰1] 그만, 그만! - [남자] 아, 이 여자 미쳤나 봐!
[모미] 메일도 네가 보냈지? 너지!
- [남자의 아파하는 소리] - [모미의 비명]
- [경찰1] 그만, 그만, 그만! - [모미] 씨발, 너…
그러니까
이분이 이상한 메일도 보냈고
그쪽을 따라와서, 뭐 추행도 했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드리는 말씀은
어,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그런 얘기죠
[경찰2] 아이, 저기, 일단
여기서 오늘은 정리하시죠
아유, 서로 직장도 있고 한데
괜히 일 커지는 거보다
여기서 그냥 합의하시는 게…
아, 어떻게 이렇게 합의를 해요?
아, 이 새끼가 저 분명히 만졌다니까요
아, 저 합의 못 해요
[경찰2] 아가씨
아, 아가씨도 폭행하셨잖아요
아, 씨
[남자] 아이, 씨발, 진짜
오늘 일진 좆같네, 씨
[메시지 수신 진동음]
[잔잔한 음악]
[한숨]
[옅은 한숨]
[옅은 숨소리]
[비명]
[답답한 숨소리]
[알쏭달쏭한 음악]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한숨]
그래도 너는 날 반겨주네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마우스 클릭음]
[메시지 수신음]
[옅은 한숨]
[탁탁 타자 치는 소리]
[경쾌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탁탁 타자 치는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음악이 잦아든다]
그러니까, 누나
그놈은 잊어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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