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서가 왜 그럴까 1
(남자1) 대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 [강조되는 효과음]
부회장 된 후로 그룹 흑자를 두 배로 넘게 불렸다지?
(남자2) 덕분에 능력 있는 젊은 CEO 1위에 올랐고
(남자3) 몸이면 몸, 얼굴이면 얼굴 슈트발이면 슈트발
아, 다 가졌네
(여자1) 근데 소문에 여자들이 손도 못 대게 한다며?
(여자2) 맞아
(지란) [웃으며] 말도 안 돼
아, 사실 나 요즘 그 오빠랑 만나는 중이거든
[사람들의 코웃음]
물론 손은 못 대게 하지만
[문소리가 울린다] [흥미로운 음악]
[사람들의 웃음]
- (지란) 어, 오빠! - (남자4) 오, 부회장님
[영준의 한숨]
[한숨]
왜 그럴까?
뭐라고? [흥미진진한 음악]
김 비서가
왜 그럴까?
[잔잔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리드미컬한 음악]
오늘은 지적이고 모던한 이미지의 모노톤 타이로 준비해 봤습니다
- 괜찮군 - (미소) 감사합니다
눈부시지 않나?
햇빛이요?
아니 [흥미로운 음악]
(영준) 나한테서 나오는
[의미심장한 효과음]
아우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 눈부십니다
(미소) 여기 오늘 일정이고요
[영준의 옅은 신음]
[영준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김 이사입니다, 받을까요?
아니
(영준) 분명 베트남 계약 건 잘 안됐다는 얘기일 텐데
아침부터 죄인 전화 받고 기분 망치고 싶지 않아
죄인이라니요?
사람을 해치거나 물건을 훔치는 것만이 죄는 아니지
무능함
(영준) 그리고 그 무능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함 역시 죄야
- (영준) 김 비서는 혹시 아나? - (미소) 네?
사람이 어떻게 무능할 수가 있지?
[웃으며] 그러게요
(영준) 노력하고 쟁취한다, 간단하잖아
대체 왜 못 하는 거지?
(미소) 음…
모든 사람들이 다 부회장님 같지는 않으니까요
(영준) 씁, 그래?
그럼요, 저는 지금껏 살면서
부회장님처럼 완벽하신 분을 또 본 적이 없습니다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야?
(미소) 어, 이번에는 대역죄인입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도착했습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발소리가 울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문소리가 울린다]
(조 전무) 부회장님, 오해십니다, 오해
(영준) 업무 시간에 퇴폐업소나 들락거리는 게 말이 됩니까?
(조 전무) 죄송합니다
(영준) 전무씩이나 되시는 분이 요 기업 이미지 생각 안 하시냐고요
(조 전무)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미소의 한숨] (영준) 김 비서
[조 전무가 말한다] (미소) 네
- (조 전무)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 다음 스케줄
신사옥 관련 임원 회의가 있습니다
[라이터 뚜껑을 딸깍 연다]
(미소) 에이, 건물 내 금연인 거 아시면서
[포효하는 효과음]
[개구리 울음 효과음]
부회장님, 부회장님
(조 전무) 부회장님 [조 전무의 떨리는 숨소리]
부회장님!
부회장님
[낙담한 숨소리]
[조 전무의 등을 탁 짚으며] 조 전무님
[조 전무의 한숨]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미소) 프로젝트 무산에다 이번 퇴폐업소 기사까지
부회장님께서 기대가 크신 만큼 실망도 크셔서
저렇게까지 화내시는 거예요
사실 이번 기사에서 저희 그룹 이름 막느라
부회장님께서 엄청 애쓰셨거든요
김 비서, 내가 왜 그랬을까?
뭔가에 단단히 홀렸었나 봐
지금 이 반성하는 마음 잊지 마시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면 되죠
(미소) 전무님, 오늘은 일찍 들어가셔서 좀 쉬시는 게 어떨까요?
(조 전무) 그럴까? [조 전무의 웃음]
그래, 그럼
내가 내일부터 조심할게
임 비서
나 먼저 퇴근해
[임 비서의 한숨]
(임 비서) 저…
전무님 계속 일할 수 있는 거 맞죠?
[미소의 웃음]
[통화 연결음]
지금 당장 조 전무님 책상이랑 집기 다 빼 주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부회장님께서 두 번 기회 주시는 거 봤어요?
[밝은 효과음]
국내 업계 3위인 글로벌 항공사를 인수
(유식) 5년 내에 국내 1위, 세계 10위권 내로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항공사 인수 발표 나는 대로
항공 산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미국, 인도, 베트남에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사업 계획서의 현 재무 상태표를 보시면
유동 자산이 2조 240억 원 유동 부채가 9,400억 원이니까
유동 비율이 무려 약 275%입니다
215.319149
[흥미진진한 음악]
(유식) 예?
유동 자산이 2조 240억 원
(영준) 유동 부채가 9,400억 원이면
유동 비율이 215.319149% 아닙니까?
박 사장님
(유식) 그, 씁
그렇죠, 그렇죠, 이게 수치가 왜…
인수 추진하세요
회의 마칩시다
[문이 덜컥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유식의 한숨]
(임원1) 아유, 살벌해, 씨 [임원들이 웅성거린다]
(임원2) 부회장 너무하는 거 아니야, 이거?
아, 수명 단축되겠어
(임원3) 이거 무서워서 어디 살겠어, 이거?
(유식) 어, 부회장님 [임원들의 놀란 신음]
이 아니구나
[임원들이 저마다 불평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임원2의 한숨] (임원3) 아유, 놀라라
자기 친구니까 욕하지 말라 이거지? [문이 덜컥 여닫힌다]
[흥미로운 음악]
(미소) [영어] 부회장님은 오늘
스페인 대사관 파티에 참석하십니다
내일 다시 스케줄 조정해도 될까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영준이 피식 웃는다]
[한국어] - 많이 늘었군 - (미소) 네?
(영준) 영어 말이야
9년 전 처음 미국 갔을 때만 해도 외국인 상대하기 힘들어하더니
(미소) 그랬죠, 다 부회장님 덕분입니다
그래, 나의 아낌없는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겠지
그것보다는 발음이나 악센트 실수할 때마다
(미소) 꼬박꼬박 무안도 주시고 질책도 아끼지 않으셔서요
자극이 많이 됐습니다
(영준) 무안과 질책이라
그래, 김 비서 성장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아끼지 않겠어
- 감사합니다 - (영준) 그런데 말이야
방금 또 실수했어
네?
악센트가 아니라
[발음을 굴리며] 악센트야
[웃으며] 또 하나 배웠습니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미소의 어색한 웃음]
(미소)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드레스를 입어야 해서
부회장님께서도 회의 일정 때문에 다과 못 챙겨 드렸는데 괜찮으세요?
난 아무렇지도 않아
알잖아, 내 집중력
(영준) 난 일하는 동안은 배고픔조차 느끼지 못하지
[꼬르륵 소리가 난다]
(미소) 다과 준비하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문소리가 울린다] [리드미컬한 음악]
(미소) 이번에 새로 부임하신 스페인 대사입니다
(영준) [스페인어] 안녕하세요
새로 부임하시게 된 걸 축하드립니다
[스페인 대사가 호응한다] 이영준 부회장님 얘기는
(스페인 대사) 스페인에서도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영준) [한국어] 유명그룹은 최근 4년간
국내 컨슈머 리포트 기업 이미지 1위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영준) [영어] 바이오 사업도 최근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영준) [스페인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영준) [중국어]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난
중국과 협력하여
(영준) [독일어] 다양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스페인어로 대화한다]
[여자3의 탄성]
[한국어] - (여자3) 아, 너무 멋져 - (여자4) 훈훈하지 않니?
(여자5) 어, 멋있다 [여자3의 탄성]
- (여자3) 그렇지, 그렇지? - (여자5) 응
(여자4) 콧대 봐 [여자3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여자5) 진짜 귀티 잘잘
(여자3) 눈 마주쳤어
[영준이 스페인어로 말한다]
[강조되는 효과음]
- (여자3) 이쪽으로 오려나 봐 - (여자4) 말이 되니? 나지
[강조되는 효과음]
(여자3) [헛웃음 치며] 뭐야, 지나간 거야?
- (여자4) 나 두고? - (여자5) 야, 거울 보는데? [흥미로운 음악]
- (여자3) 아, 어이없어 - (여자4) 아, 창피해
(미소) 대사님이 기다리십니다
- 김 비서 - (미소) 네?
[강조되는 효과음] 나 지금 어때?
[밝은 효과음] 완벽하십니다
[밝은 효과음]
[영준이 숨을 하 내뱉는다] (미소) 가시죠
[반짝이는 효과음]
[영준의 옅은 신음]
스패니시는 언제 익혔지?
스패니시라니요?
아까 작업 걸던 스페인 녀석들하고 제법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던데
아, 그거요?
(미소) 부회장님 덕분에 영어랑 중국어도 겨우 익혔는데
그럴 시간이 있었겠어요?
그냥 눈치죠
- 눈치? - (미소) 네
(미소) 샴페인을 건네면서 눈짓하면 '잠깐 실례할까요?'일 테고
(영준) 으음
(미소) 부회장님 쪽을 보면서 하는 말은 아마도 칭찬일 테니까
그냥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면 되고
그렇지
(미소) 그리고 작업 거는 눈치면 전 왼손으로 귀걸이를 만져요
(영준) 왜 왼손이지?
반지 보여 주면 싹 정리되거든요
(미소) 이거 저번 체육 대회 때 경품으로 받은 반지
[미소의 웃음]
[피식 웃으며] 대단하군
살다 보니까 부회장님께 칭찬받는 날도 다 오네요?
- 축하해 - (미소) 감사합니다
(영준) 아무튼 오늘 수고했어 가방이든 옷이든 말만 해
이, 보상이 있어야 성과도 따르는 법이지
아, 부회장님
(영준) 거절은 거절할게
그게 아니라 드릴 말씀 있습니다
(영준) 고백은 하지 마, 일로 만난 사이에
그럴 생각입니다
할 말이 뭔데?
아…
부회장님 새 비서 구하셔야겠어요
저 이제 그만두려고요
[차분한 음악]
갑자기 왜?
그냥 뭐, 개인적인 이유죠
그럼 그러든지
[미소의 한숨]
[풀벌레 울음]
[시계 알람음]
왜 이렇게 잠이 안 오지?
[영준의 한숨]
[새가 지저귄다]
[치인의 가쁜 숨소리]
(세라) 아유, 왜 또 호들갑이에요?
(치인) 아니, 내가 음청난 소식을 하나 물어 왔거든
(세라) 음청난 소식은 무슨?
보나 마나 헛소문이겠죠, 뭐
자기야, 이번에는 진짜다, 어?
(치인) 후, 자,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모여 봐 봐
아, 빨리 와 봐 봐
아, 나 감당 못 해, 못 해, 못 해
[헛기침]
(치인) 느그 있제
김 비서가… [영옥의 놀란 신음]
(준환) 김 비서님 왜요?
(치인) 김 비서가
[치인이 숨을 들이켠다]
그만둔단다
[놀란 숨소리]
[직원들의 한숨]
[세라의 어이없는 숨소리] 뭐, 뭐고, 이 분위기, 이거?
자기들 지금 내 말 안 믿는 거가?
아유, 당연히 안 믿죠
(영옥) 아니, 김 비서님이 왜 그만두세요?
(세라) 부회장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
뭐가 부족해서 그만둬요? 말도 안 돼
- 아, 그… - (미소) 말 돼요
(미소) 저 정말 그만두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준환) 정말요?
(영옥) 김 비서님, 진짜 관두시는 거예요?
네, 그렇게 됐네요
(치인) 봐라, 봐라, 내 말 맞는다 아이가
아이, 근데 너무 쫌 갑작시롭구로, 이거 [미소의 웃음]
(준환) 왜요?
결혼? 이직? [영옥의 놀란 신음]
아니면 유학? [세라의 놀란 숨소리]
다 아닌데요?
(치인) 아, 그러면은 그, 혹시, 그
부회장님 횡포 때문에…
- 그것도 아니고요 - (치인) 아, 아니구나
(영옥) 그럼 왜?
그냥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죠, 뭐
(철) 부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세라) 아이고
오셨습니까
[작은 목소리로] 영옥 씨
(영옥) 흠…
부회장님 옆에 김 비서님 안 계신다는 거
진짜 상상이 안 된다, 그렇죠?
저도 아직 실감은 안 나요
- 너무 아쉬워요, 김 비서님 - (영옥) 그러니까
[미소가 피식 웃는다]
(세라) 그러니까
이 시간에 보통 이렇게 간식 내가면 되는 거죠?
다즐링티는 꼭 이 찻잔에
수제 쿠키는 H 호텔 제품으로 꼭 세 조각
[웃으며] 네, 뭐
아, 그걸 봉 과장님이 왜 챙겨요?
왜겠어?
김 비서님 나가시면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이라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영옥) 어, 왜요?
김 비서님 보면
(세라) 부회장님 비서 외모 꽤나 따지시는 거 같은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김 비서님 그만두시면 그 자리 대신해야 될 사람
나밖에 없잖아?
하, 나 이럴 때 진짜 우리 영옥 씨 너무 부럽다
나도 이렇게 평범하게 생겼으면 너무 좋을 텐데
[영옥의 헛웃음] [세라의 한숨]
그러니까 부회장님 7시 출근이니까 내가 6시 반까지 와야 되는 거잖아
하, 나 잠도 못 자고 내 꿀피부 어떡해?
아이씨, 아무튼 나 어떡해
[어색한 웃음]
아, 안녕하세요
(철) 안녕하세요
[영준의 한숨] [의자가 삐걱거린다]
[휴대전화 조작음]
회전의자 교체, 맞지?
대단하신데요?
김 비서 머릿속까지 꿰고 있지, 내가
[영준의 한숨]
진심 아니지? 그만두겠다는 말
이번에는 틀리셨는데요?
도대체 이유가 뭐지?
(영준) 지난달부터 계속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시켜서 그런가?
오전 중에 채용 공고 올리겠습니다
(미소) 저희 선에서 최대한 추려 낼 테니
부회장님께서는 최종 면접만 봐 주시면 됩니다
하, 알아서 해
[의자가 삐걱거린다]
[한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컴퓨터 알림음] 보냈다
[섬뜩한 효과음]
(미소) [놀라며] 어, 부회장님
뭐 필요하신 거라도…
나 박 사장 사무실에 갈 거야
콘퍼런스 콜 오후로 미뤄
- 네 - (영준) 아
나 본가에서 식사할 거니까 김 비서도 알아서 식사해
네
(세라) 김 비서님, 김 비서님
점심 아직이죠? 저랑 같이 먹어요
어, 봉 과장님, 죄송한데
제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나가 봐야 되는데
밥도 안 먹고? 조금이라도 먹고 가요
죄송해요, 다음에요
[익살스러운 음악]
하, 뭐야, 진짜
같이 밥 먹으면서 인수인계 좀 받으려고 했더니
참, 나도 바쁘거든요?
[헛웃음]
아, 씨
씁, 이유가 뭘까?
(유식) 뭐가?
갑자기 그만둔다는 진짜 이유
아, 미소 비서?
여태까지 내가 모르는 건 단 하나도 없었는데
이건 정말 알 수가 없군
답답해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야
[영준의 한숨] 그래?
(유식) 자
[버튼 조작음]
[금고 작동음] [유식이 손잡이를 탁 내린다]
자
[금고 작동음] 야, 이, 당 떨어졌을 때는 홍삼젤리가 최고지
자, 줄까?
지금 나더러 홍삼은 겨우 0.03% 정도나 들었을
설탕 덩어리를 먹으라는 건가?
됐고, 얘기나 해 봐
김 비서가 대체 왜 그러는지
[홍삼젤리가 툭 떨어진다]
씁, 어, 진짜 모르겠어?
(유식) 네 밑에서 9년이면 정말정말 많이 버틴 거야, 어?
그런 여자를 동양에서는 보살이라 그러고
서양에서는 성녀라고 불…
[날카로운 효과음] [숨을 들이켠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가 지금 뭐라 그랬어?
9년, 9…
9, 9, 이런 9년
올 게 왔어
3, 6, 9로 온다는 말이 딱 맞더라고
[코를 훌쩍인다]
3, 6, 9?
권태기 말이야
[익살스러운 음악]
(유식) 너 알지? 나
와이프 만난 지 한 달 되는 날 우리 결혼했을 정도로
서로 막 운명적인 사랑이었던 거
잘 알지, 결혼 10주년 기념일엔
선물 대신 이혼 서류 주고받은 건 더 잘 알고
음, 지금 짓궂었어, 너 짓궂었어, 어?
우리도 막 처음에는 막, 막, 막, 응?
불같았어
(유식) 근데 [유식이 말한다]
결혼 3주년 기념일에 한다는 말이 [유식의 장난스러운 신음]
[유식의 웃음]
자기야, 사랑해
(서진) 내가 대체 왜 자기 같은 남자랑 사랑에 빠졌을까?
(유식) 결혼 6주년 기념일에는 [밝은 효과음]
[웃음]
자, 웨이터
[거친 숨소리] (서진) 미안
당신 뒤통수만 봐도 한 대 갈기고 싶어
[겁먹은 숨소리]
[의자가 드르륵 끌린다]
(유식) 결혼 9주년 기념일에는
아…
(서진) 공기 아까우니까 숨도 쉬지 마, 이 자식아!
[한숨]
[코를 훌쩍인다]
설마
(영준) 지금 우는 건가?
- 나 울어도 되냐? - (영준) 아니
그러니까 돌이켜 보면
(유식) 3, 6, 9 때마다 권태기가 왔었던 거 같아
그, 마치
그, 멍 든 사과 같은 것처럼 [익살스러운 효과음]
[의아한 숨소리]
(유식) 응, 여기
요 멍 든 부분만 도려내고 먹으면 되는데 귀찮아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른 상태 좋은 과일을 먼저 먹지 [아삭거리는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근데 이렇게 멍 든 채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른 사과들하고 붙어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
그때는 다른 사과들까지 다 멍 드… [윙윙거리는 효과음]
[펑 터지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 멍 들어서 썩어 버리는 거야
[한숨 쉬며] 그게 뭔…
뭔 소리야?
더 썩기 전에,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대화를 통해서 돌파구를 찾으라고
돌파구라…
[손가락을 딱 튀긴다]
쉽네
(유식) 그 돌파구 만드는 조언 필요하면 찾아와
그 돌파구를 못 찾아서 이혼했잖아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헛기침하며] 아유, 답답해
[개운한 숨을 내뱉는다]
[밝은 음악]
대출 상환요, 오늘 마지막 맞죠?
(은행원) 네
김비서 씨 맞으세요?
어, 아니요, 아니요
김미소
(미소) 여기요, 예
[휴대전화 진동음]
네, 부회장님
지금요?
저도요?
[가쁜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거친 숨을 몰아쉰다]
- 본가로 이동하겠습니다 - (철) 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숨을 후 내뱉는다]
[차 문을 달칵 연다]
근데 본가에는 혼자 가실 것처럼 말씀하시더니 왜 갑자기 같이…
돌파구라…
네?
[영준의 한숨]
[한숨]
(영준) 난 기회를 두 번 주는 사람이 아니야, 절대
(미소) 네, 그렇죠
하지만 김 비서에게만큼은 특별히 한 번 더 기회를 주겠어
(미소) 네?
다시는 없을 기회니까 감사하게 생각해
(영준) 이사로 승진시켜 주지!
아니, 그게…
업무가 많다면 김 비서 전담 백업 비서 한 명을 더 붙여 주고
(영준) 차량은 회사에서 제공될 거야
원한다면 내 사비로 집도 마련해 줄 수 있어
집의 빚은 다 해결됐나?
[미소가 머뭇거린다] 그 빚 또한 내가 다 해결해 주지
그럼 앞으로 열심히 일하자고
- 아, 저, 부회장님? - (영준) 장담하건대
그 어딜 가도 이 정도 대우는 못 받아
[밝은 효과음] (영준) 그리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딜 가도
나같이 완벽한 상사는 모실 수가 없지 [반짝이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덥석 받아도 속물이라는 얘기 안 할 테니까
받고 일 계속해
- 아, 저기, 그게, 저… - (최 여사) 영준아
(최 여사) 어, 김 비서, 왔어?
[최 여사의 웃음]
- (영준) 잘 계셨습니까? - (최 여사) 응, 그래그래, 어이구
[최 여사의 웃음]
- (영준) 들어가시죠 - (최 여사) 응, 그래, 들어가자
[영준이 바지를 쓱쓱 매만진다]
[이 회장의 웃음]
(이 회장) 그, 자주 좀 오라니까
그,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서야, 원
(영준) 조 전무 일 때문에 좀 바빴습니다
그, 조 전무도 아까운 인재인데 꼭 그렇게 해야만…
기업 이미지 무너지는 거 한순간입니다
믿고 맡기셨으니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최 여사) 그래그래, 잘하고 있어, 영준아
이이는?
영준이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 봐요
[이 회장의 웃음]
(이 회장) 아, 그러게 이거, 내가 이게 경솔했네, 응?
[최 여사와 이 회장의 웃음]
아이고, 죄송합니다
[최 여사와 이 회장의 웃음]
(영준) 두 분은 그런 거 있으셨습니까?
권태기 [흥미로운 음악]
[이 회장이 물을 풉 뱉는다]
권태기?
[최 여사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최 여사) 권태기가 어디 있어?
그냥 대화하다 보면 풀리는 거지
우리 회장님 같은 사람도 없다?
[최 여사와 이 회장의 웃음]
(이 회장) 자, 자, 자, 자, 먹자고, 응, 응, 응? [최 여사의 웃음]
[이 회장의 웃음]
김 비서
- 많이 먹어 - (미소) 네
우리 영준이 요즘 더 훤칠해진 거 같지 않아?
[영준이 피식 웃는다]
(영준) 별말씀을요
다 어머니 작품인걸요
제가 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입니다
[최 여사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징이 울리는 효과음] (영준) 최근 바이오 사업도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글로벌 항공사도 인수 중입니다
아버지?
[헛기침]
무슨 하실 말씀 있으신가 봐요?
괜히 어색하게 헛기침하시는 거 보니
너 정말 결혼 안 할 셈이냐?
(영준)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 회장의 힘겨운 신음]
(이 회장)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 괜찮으세요? - (이 회장) 괜찮아 보이냐?
[이 회장의 거친 숨소리]
(이 회장) 나 아무래도 오래 못 갈 거 같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 회장의 힘겨운 신음]
건강 검진 결과 봤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준) 몹시 건강하시던데요?
자기들이, 자기들이 뭘 알아?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힘겨운 목소리로] 아이고, 아이고 내가, 죽기 전에 이 아비가
죽기 전에 손주 한번!
[이 회장의 힘겨운 신음]
[영준의 옅은 한숨]
(이 회장) 난 며느리 조건 같은 거 안 따지는데
김 비서 그만둔다며!
그럴 일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안 둡니다
[최 여사의 웃음]
(최 여사) 아유, 오늘
날씨가 참 좋네
[머뭇거리는 숨소리]
영준이 말이야
이런저런 모임에 여자들을 데리고는 다닌다는데
오래가지도 못하고
진지하게 만나지도 못하고
그냥 단지 남들 보여 주기 식일 뿐이라던데
그래? [미소의 어색한 웃음]
네, 뭐
여자들이 자기 몸에 손도 못 대게 한다던데
정말 그래?
[어색한 웃음]
네
[떨리는 목소리로] 그럼
우리 영준이는 [침을 꼴깍 삼킨다]
역시
(최 여사) 게…
[긴장되는 음악] 게, 게…
게, 게…
게…
[최 여사의 떨리는 숨소리]
게, 게…
게, 게이요?
[천둥소리 효과음]
[웃으며] 아, 아니에요, 그런 거
- 정말? - (미소) 그럼요
제가 오랫동안 옆에서 모셔 와서 누구보다 잘 알아요
[안도하는 신음]
[찻잔을 달그락 내려놓으며] 다행이네, 어유
[웃음]
사실 나랑 회장님 말은 못 해도 걱정 많이 했거든
[호응한다]
영준이가 김 비서를 제외한 여자들은 너무 경계하니
(최 여사) 소문이 사실인가 싶기도 했고
(미소) [웃으며] 아, 네
저기, 우리 영준이 말이야
여자들이 볼 때는 어떤 거 같아?
뭐, 최고시죠
뭐, 능력, 매력, 성격…
[익살스러운 음악]
[웃음] [밝은 효과음]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분입니다
그렇지?
김 비서가 역시 사람 볼 줄 아네
[최 여사의 웃음]
아유, 누가
우리 영준이 좀 데려가 주면 참 좋을 텐데
[최 여사의 웃음]
(최 여사) 이를테면
김 비서 같은?
[웃음]
농담, 농담
[최 여사의 웃음] [미소의 어색한 웃음]
아유
아유, 쯧
그냥 김 비서 같은 처자가 있으면 당장 보낼 텐데
[웃음]
농담, 농담
[최 여사의 웃음]
[미소의 어색한 웃음]
(영준) 김 비서, 그만 가지
(미소) 네
저, 그럼 사모님, 이만 [최 여사의 웃음]
(영준) 어머니가 김 비서 불편하게 만든 건가?
(미소) 아유, 네, 뭐
어쩐지 부회장님이랑 저를 엮으시려는 분위기 같던데요?
(영준) 그래서
내심 기대했나?
아니요
그런 오해 받기 전에 빨리 그만둬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뭐?
[흥미로운 음악]
[옅은 한숨] 그 얘기는 아까 끝났잖아
그 정도면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거 잘 알 텐데?
네, 물론 제시하신 조건이 엄청난 건 알지만
그래도 전 그만두겠습니다
(미소) 죄송해요
저도 이건 양보 못 해요
[영준의 한숨]
내 승부욕을 자극하지 마
[손님들이 시끌시끌하다]
[지글거린다]
[날렵한 효과음]
[웃음]
(말희) 아, 참, 아, 내가 한대도!
어, 직업병이야
내가 다 세팅을 해야 할 거 같은 강박이 있어
[말희의 한숨] (필남) 미소야, 너도 같이 먹자
(미소) [웃으며] 언니들 많이 먹어
하, 근데 우리 언니들 얼굴이 많이 상했다
병원 일 많이 힘들어?
(필남) 미소야, 너 이제 우리 일에 신경 쓰지 마
큰언니가 돼서 동생들 못 챙기고 내 욕심만 부리는 바람에
네가 그동안 너무 고생이 많았어
아유, 고생은 무슨
빚은 언니들도 중간부터 다 같이 일해서 갚은 거고
(미소) 그리고 언니들은 아빠처럼 사고는 안 쳤잖아
(필남) 사고?
(말희) 아빠가 또 사고 쳤어?
[집게를 탁 내려놓으며] 실은
올 초에 아빠 사채 빚 하나 터졌었어
[필남의 탄식] [말희의 놀란 숨소리]
한 3천쯤?
뭐, 3천?
[테이블을 탁 치며] 야, 왜 그걸 지금 얘기해, 미소야
아이, 말해 봤자 언니들 걱정밖에 더 해?
그래서 어떻게 됐어?
차 팔아서 막았어
너 차 있었어?
[미소가 살짝 웃는다]
(미소) 버스 놓쳐서 10분 지각했더니 우리 부회장님이 사 줬어
(말희) 어머머
한 일주일 타고 팔았지, 뭐
[웃음]
[집게를 탁 내려놓으며] 이제 빚도 다 갚고
나 이제 마음 편해
[웃음]
[유식의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 웃는 얼굴 굉장히 거슬려
아이, 아, 아니, 좀 웃겨서 그래
[유식의 웃음]
대체 뭐가 웃긴다는 거지?
다시 생각하니까 별로 안 웃기네, 응
(영준)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지?
(유식) 아니, 네 입으로 맨날 일로 만난 사이라며
대체 이유가 뭘까?
미소 비서가 파격 대우를 받자고 그랬겠어?
(유식) 어? 너 잘 생각해 봐
그만두겠다고 한 날 이, 뭔가 계기가 있었을 텐데
그날이라…
[빨리 감기 효과음] (영준) 아우라!
(영준) 악센트야 [꼬르륵 소리가 난다]
(미소) 저 이제 그만두려고요
영준 오빠!
오지란?
[재채기한다]
아유, 미치겠다
[힘겨운 신음]
(필남) 아휴, 알레르기 약 좀 잘 챙겨 먹으라니까
[미소가 숨을 하 내뱉는다] 아니, 왜 우리 중에 너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거야?
응
[미소의 고마운 신음]
필남 언니, 생큐
언니들 학바라지한 보람이 있다
[미소와 말희의 웃음]
(필남) [한숨 쉬며] 우리가 너한테 면목이 없지
[말희의 한숨] [칙 소리가 난다]
[말희의 놀란 신음]
[말희의 탄식]
[필남이 구시렁댄다] [말희의 아파하는 신음]
[미소가 풋 웃는다]
(말희) 어, 미안, 타길래
[웃음]
[말희와 미소의 웃음]
근데 너 꽃가루 알레르기 있으면서 꽃은 왜 또 만진 거야?
너희 부회장이 또 시킨 거야?
[흥미로운 음악]
[한숨]
(지란) 영준 오빠
[지란의 웃음]
[영준이 입소리를 씁 낸다]
(영준) 여긴 어떻게 왔지?
(지란) 음, 셀럽으로 초대받아 왔지
초대 리스트 확인했더니 오빠가 있잖아
그래서 내가 서프라이즈 해 주려고 몰래 온 거지
[지란의 웃음]
나 부르지
나 바쁠까 봐 김 비서랑 왔구나?
[헛기침하며] 근데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목걸이 잘 어울리는군
[밝은 효과음]
(지란) 오빠가 선물한 거 했지롱
[지란의 웃음]
참, 그리고
오늘은 바로 바로 무슨 날일까요?
[지란의 앙탈 부리는 신음]
내 생일!
흥
[애교스럽게] 지란이는 그냥
그냥 꽃이면 되는데
[흥미진진한 음악]
(점원) 어서 오세요 [미소의 가쁜 숨소리]
- 꽃 주세요 - (점원) 무슨 꽃으로 드릴까요?
그냥 꽃요, 꽃다발, 그냥 큰 거
[미소가 재채기한다]
[힘겨운 숨소리]
[미소가 재채기한다]
[미소의 힘겨운 신음]
[탄성]
오빠, 고마워, 오빠 역시 최고
[지란의 웃음]
[미소가 코를 훌쩍인다]
(지란) 너무 예쁘다
[지란의 탄성] [의미심장한 효과음]
[코를 훌쩍인다]
[힘겨운 숨소리] (유식) 아니, 김 비서가 울었다고?
그때는 잘못 봤나 했었는데
이, 김 비서 두 눈가가
촉촉했어
(유식) 눈이 모이스처라이징했다, 응?
그럼
'제가 다른 여자한테 줄 꽃 심부름까지 해야 합니까?' [피식 웃는다]
'아나, 이씨, 진짜 더럽고 치사해서 일 못 하겠습니다'
뭐, 라고 했든가
(영준) 아니, 아니지, 그게 아니지
[피식 웃는다]
이제야 알 것 같다 김 비서가 그만두는 이유
그, 이, 추측마저 불길한 이 느낌은 뭐야?
[영준이 숨을 씁 들이켠다]
내가 왜 그걸 몰랐을까?
[웃음]
음, 영준이 이 녀석
그래, 영준이 이 녀석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식의 웃음]
대체 뭔데?
[익살스러운 음악] 그 개인적인 이유
그 말 못 할 이유, 그 눈빛
김 비서가
김 비서가?
[유식의 놀란 신음] (영준) 김 비서가
[강조되는 효과음]
날 좋아해
[미소의 웃음]
좋아하긴, 개뿔
[웃음] [말희의 놀란 웃음]
(필남) 아니, 왜?
너 옷이며 신발이며 엄청 선물한다며?
[미소의 웃음] 야, 아무리 품위 유지를 위해서라지만 좀 과하지 않나?
- (말희) 그래 - (필남) 야
부회장이 너 좋아하는 거 맞는다니까
[풉 웃는다]
절대, 네버
(미소)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남은 눈에 차지도 않아
다른 사람을 좋아하거나 사랑에 빠진 적?
단 한 번도 없어
(필남) 에이, 그게 말이 돼?
아, 진짜라니까?
그 나이 돼서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다는 게?
(말희) 미소 있잖아, 미소
(필남) 그만 처먹어 [말희의 아파하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 (말희) 먹을래? - (미소) 먹어, 언니
[코를 훌쩍인다]
나한테 사심 가질까 봐 조심 또 조심했었는데
(유식) 어머, 배려 돋네
[유식의 헛기침]
하긴 9년간 곁에 있었는데 사심이 없었다면
김 비서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지
그, 저기 너무, 너무 확신은 갖지 말자
(영준) [피식 웃으며] 하, 김 비서도 참
그, 일로 만난 사이에, 참
그럼 그렇지
역시 날 좋아했던 거야
[웃음]
[호응한다]
[웃음]
[피식 웃는다]
(미소) 좋고 싫고가 어디 있어?
부회장님이랑 나 정말 그런 사이 아니야
일로 만난 사이에 무슨
[말희의 웃음]
그리고 나 이제 회사도 관두는데
- 회사를 관둬? - (필남) 갑자기 왜?
(필남) 또 부회장이 괴롭혔어?
아유, 내 이 자식을 진짜!
아니야, 그런 거
(미소) 아, 이제야 아빠도 언니들도 자리 잡았고
그리고 빚도 갚았고 그런 김에 관두려고
(필남) 그만두고 뭐 하려고?
(미소) 아직 잘 모르겠어
이 나이에 이 스펙에
어딜 가서 이런 대우 받겠냐 싶어서 좀 아깝긴 한데
너무 바쁘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 아니면 영영 못 나올 거 같아서
그리고… [휴대전화 진동음]
[미소가 살짝 웃는다]
또 부회장이지?
- (필남) 받지 마 - 받지 마, 너 받지 마
- (필남) 아, 받지 마, 받지 마 - (말희) 받지 마
(필남) 아, 진짜
[웃음]
- (미소) 네, 부회장님 - (말희) 으이구
나 어디 있는지 알지? 지금 이쪽으로 와
아, 부회장님 제가 오늘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오늘 딱 하루만 양 비서님이나
아니면 제가 대리 기사님 불러 드리면 어…
내가 그들을 어떻게 믿지?
[작은 목소리로] 지금 나오래?
(필남) 야, 바꿔 봐, 아, 놔, 아유 [말희가 만류한다]
(미소) 아, 그럼 지란 씨 부르세요
오늘 딱 하루만 지란 씨랑 주무시면…
당장 튀어 와
[통화 종료음]
부회장님? 여보세요? [뚜뚜 소리가 새어 나온다]
[옅은 웃음]
지금 오래? 와서 운전하라고? [말희의 한숨]
[한숨]
오늘 딱 하루만 외박해도 아무도 뭐랄 사람도 없는데
왜 그렇게 귀가에 집착하시는지 모르겠다
[미소의 웃음] (필남) 내 말이
진짜 그놈의 회사 그만둔다니까 다행이다, 다행
보조 키가 어디 있더라?
[의미심장한 효과음]
- (미소) 어머! - (말희) 왜, 왜 그래? [미소의 비명]
(필남) 어머! 어머머
[미소의 겁먹은 신음] 미소야, 언니가 할게
- (필남) 어머, 말희야, 죽여, 죽여! - (말희) 어디, 어디? 봐 봐
[발을 쿵쿵 구르며] 어, 씨, 죽었어, 죽었어
[미소의 거친 숨소리]
(필남) 미소야, 괜찮아?
너 아직도 거미 공포증 있어?
[미소의 거친 숨소리]
언니
[떨리는 목소리로] 나 진짜 어렸을 때 길 잃어버린 적 없어?
한 네 살이나 다섯 살 때쯤?
얘는 또 그 소리야
그런 거 진짜 없었다니까
[미소의 거친 숨소리] [필남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필남의 한숨]
[한숨]
[흥미로운 음악]
날 그렇게까지 좋아했다니
딴 여자에게 선물할 꽃 심부름 한 게
당연히 서러웠을 거야
(영준) 김 비서
오지란 정리할게, 그럼 됐지?
[피식 웃는다]
영준이 이 녀석
굉장히 날카롭게 들어갔어
[피식 웃는다]
뭐 하셔?
영준이가 영준이랑 대화하시는 건가?
[웃음]
(미소) [창문을 툭 치며] 부회장님, 저 왔습니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미소의 당황한 숨소리]
[피식 웃는다]
(영준) 또 운다, 또 사람 민망하게
그렇게 좋은 건가?
[미소가 재채기한다]
(미소) 어유, 어유, 어유, 죄송합니다
[미소의 당황한 신음]
(영준) 버려
(미소) 아, 죄송합니다
저, 그리고 이 꽃은 제가 트렁크에 넣겠습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피식 웃는다]
그렇게 감동적인가?
하여튼 못 말리겠군
[미소의 다급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피식 웃는다]
[코를 연신 훌쩍인다]
[트렁크를 탁 닫는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미소) 죄송합니다
[미소가 코를 훌쩍인다]
[피식 웃는다]
누구랑 있었지?
비밀이에요
[영준이 피식 웃는다]
(영준) 오지란하고는 조만간 정리하지, 됐지?
(미소) 또 다른 분 생기셨어요?
당분간 안 만날 거야, 됐지?
왜 자꾸 저한테 됐냐고 물으시는지…
- 안 잤어, 됐지? - (미소) 네?
오지란하고 안 잤다고
비즈니스 관계인 거 김 비서도 잘 알잖아
네, 잘 알죠
그동안 김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해
그래서 내일 하루 쉬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
특별 휴가야
정말요?
아, 맞는다, 근데 저 내일 후임 면접이 있어 가지고…
(영준) 그럼 면접 때만 잠깐 왔다 가
네, 감사합니다
(영준) 뭐, 그만두고 어디 갈 곳은 정했나?
(미소) 아직요
서울에는 계속 있을 거지?
그것도 아직 모르겠어요
아니, 그런 기본적인 계획도 없이 왜 그만두는 거지?
저도 이제 제 인생 찾아 가야죠
[잔잔한 음악] [영준의 헛웃음]
그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누군가의 비서도 누군가의 가장도 아닌
그냥 김미소 인생요
[피식 웃는다]
[풀벌레 울음]
[시계 알람음]
[무거운 효과음]
그럼 나랑 있었던 시간은
자기 인생이 아닌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쓸쓸한 음악] [샤워기 물이 쏴 쏟아진다]
[한숨]
[한숨]
[아파하는 신음]
[의아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뾰, 뾰루지?
[떨리는 숨소리]
감히 내 명품 이마에 겁도 없이
[아파하는 신음]
[한숨]
[한숨]
[새가 지저귄다]
[경쾌한 음악]
[미소의 옅은 신음]
[기분 좋은 신음]
아, 이렇게 늦잠 자는 게 대체 얼마 만이야?
(미소) 아, 너무 좋다!
[미소의 웃음]
[기분 좋은 신음]
일어나야지
[숨을 하 내뱉는다]
[한숨]
[피식 웃는다]
어, 너무 많이 잤는데? 어휴
(치인) 투자 계약서 이거 누가 한 거야? 자기야?
고맙습니다
(세라) 안녕하세요
[차분한 음악]
[한숨]
기분 전환이 필요해
[새가 지저귄다]
[도어 록 작동음]
(미소) 하, 한낮에 출근하는 게 대체 얼마 만이야?
좋다
[웃음]
여보세요?
(미소) 지연아, 오늘 저녁에 볼까?
나야, 누구긴, 김 비서…
[웃으며] 아니, 김미소
너 혹시 내 번호 지운 거 아니지?
[미소의 웃음]
[금고 작동음]
(유식) 아이, 뭐냐?
언제는 홍삼이 0.03% 들어갔을 설탕 덩어리라더니?
[한숨]
[한숨]
대체 자기 인생 찾는다는 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영준) 하루 표준 근무 시간 8시간을 9년이면 18,000시간인데
김 비서는 주말, 공휴일 없이 18시간을
9년이면 59,130시간
나랑 함께한 시간이 웬만한 부부보다 오래됐는데
어떻게 의미를 안 둘 수가 있지?
아, 의미를 안 둔대?
저런
날 너무 좋아해서 상처받았나?
아이, 김 비서가 아무리 일 잘하고 정들었다고 쳐도
(유식) 너 너무 신경을 쓴다?
아, 설마 김 비서 좋아하냐?
- 제정신이야? - (유식) 그러니까 왜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냐는 말이지
어, 저, 김 비서 아닌 다른 여자는 손도 못 대게 하고
(유식) 아, 솔직히 네 주변에 여자는 차고 넘치는데
스킨십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뭐, 여자한테 트라우마 같은 거라도 있나?
그냥 싫어, 여자는
- 김 비서는? - (영준) 김 비서는 다르지
같은 여자인데 뭐가 다르다는 거야?
김 비서는 그냥…
김 비서야
됐어, 나 간다
[문이 달칵 열린다]
뭐라는 거야?
(마음) 여기 주간 업무 보고서입니다 [유식이 호응한다]
어, 그냥 드시게요? 제가 데워다 드릴게요
- 아니, 괜찮아 - (마음) 에이
(마음) 홍삼은 따뜻하게 드셔야 더 몸에 좋은 법이에요
됐어, 그냥 먹을게
아이, 글쎄, 따뜻하게 드셔야 된대도요 이리 주세요
[마음의 놀란 비명] [익살스러운 음악]
(마음) 어, 어, 죄송합니다
아이, 저는 그냥 데워다 드리고 싶어서…
[쿨럭거린다]
어, 홍삼은 못 데웠어도
내 속은 충분히 달궈졌어
그, 혹시 설 비서는 관둘 생각 없나?
[웃음]
네, 전 언제까지나 사장님 곁을 지키겠습니다
언제까지나? [마음의 웃음]
- 나가 봐 - (마음) 네
[쿨럭거린다]
[코를 훌쩍인다]
[미소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잔잔한 음악]
(미소) 비서 지침 아시죠?
입은 무겁고 엉덩이는 가볍게
아무런 경력도 스펙도 없던 저도 해냈으니
분명 잘해 내실 거예요
그리고 후임 비서님께 마지막으로 당부드릴 말씀은
내가 이 일을 관두는 이유이자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한숨]
(미소) 어, 부회장님
어머, 안색이 안 좋으신데 어디 편찮으세요?
잠을 못 잤어
김 비서는 좋아 보이는군
[웃으며] 아, 저는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잤더니…
[헛웃음]
어머, 이마에 뾰루지 난 거예요?
피부과 윤 박사님 불러 드릴까요?
- 됐어 - (미소) 아니면 정 박사님께
수면 유도제라도 처방받아 드릴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지금 내 걱정 하는 건가?
네?
당연히 걱정되죠
그럼 지금은 김 비서야, 김미소야?
그게 무슨…
(준환) 부회장님
김 비서 후임 면접자 왔습니다
지금 바로 보실 건지…
들어오시라 그래요
김 비서도 같이 봐 김 비서 후임이니까
네 [문이 덜컥 열린다]
[웃음]
(미소) 부회장님, 질문지 뽑아 놨습니다
[영준의 한숨]
(영준) 김지아 씨는 김 비서가 되면 어떻게 살 생각이십니까?
김 비서? 아니면 김지아?
(지아) [웃으며] 그거야 김지아 비서죠
김지아기도 하고 김 비서기도 하니까
- 김 비서도 질문하지 - (미소) 네
(미소) 어, 비서의 덕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래요?
상사를 내 아이처럼 케어한다는 마음으로…
이미 100% 완벽함에
(영준) 숟가락 얹기만 하면 되는 상사랑 일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지아) [웃으며] 완전 두근두근할 거 같아요
[흥미로운 음악] (미소) 100% 완벽한 상사를
100% 맞춰 줄 수 있겠어요?
과연 그분이 만족해하실까요?
(지아) 아, 그건 좀 어렵긴 하겠네요
[미소의 웃음] (영준) 개인적인 이유 같은 추상적인 핑계로
관두지 않는 책임감, 있으십니까?
네, 전 여기에 완전 뼈를 묻을 거예요
일하다가 진짜 뼈를 묻게 되면요?
네? 그 정도로 힘들어요?
(영준) 업무 강도에 따른 보상은 국내 최고 수준이죠
(미소) 보상은 확실하지만 그럼 김지아는 없을 거예요
김 비서만 남고
그럼 여태까지 일한 시간은 자기 인생이 아닙니까, 김미소 씨?
뽑아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영준) 합격!
- 정말요? - (영준) 박 대리
- (준환) 네 - (영준) 김지아 비서 안내해 드려요
새로운 우리의 김 비서입니다
(영준) 김 비서가 인수인계해서
김 비서 복제 인간처럼 똑같이 만들어 놓고 나가
(미소) 네 [지아의 들뜬 숨소리]
(지아) 감사합니다!
[지아의 웃음]
(영준) 잠깐
자기 인생 찾는다고?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이지?
제가 너무 일에만 치여서 살다 보니까
이제 제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하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저도 벌써 스물아홉인데
이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야죠
[부드러운 음악]
뭐?
[친구들의 웃음] (친구1) 그때는 그랬었잖아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친구들의 웃음]
(친구2) 웬일이래? 우리의 김 비서가 모임을 다 나오고
(미소) 미안, 이제 나 빼고 만나지 마
나 이제 진짜 시간 많아 [친구들의 탄성]
(친구3) 너 뉴스에도 나왔더라?
그 부회장 옆에서 떡하니 서 있어 가지고
어유, 야, 멋지더라
(친구2) 그래, 미소 우리 중에 공부도 제일 잘하고
완전 치열하게 살았잖아
[멋쩍은 웃음] (친구1) 맞아, 완전 커리어 우먼
어유, 완전 부러워
[미소의 멋쩍은 신음] 난 이제 그냥 아줌마인데, 씨
아, 애 보느라 힘들어 죽겠어
(친구3) 넌 그래도 전업주부지, 나 봐라
일하랴, 애 보랴, 하
미소, 넌 시집가지 마
- (미소) 어, 왜, 왜? - (친구1) 완전, 완전
꼭 결혼한 것들 이런 소리 한다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친구들의 웃음]
- (친구2) 나 화장실 - (미소) 일단 한번 가 보고 얘기할게 [친구1의 웃음]
(친구2) 어,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뭐야? 남자 손수건에 넥타이에 라이터
[미소의 멋쩍은 웃음] 이거 누구 백이야?
(미소) 아, 이거 내 거
부회장님이 언제 필요하실지 모르니까
[미소가 물건을 부스럭 정리한다]
[옅은 신음]
아
커리어 우먼이 이렇게 삽니다
[미소의 멋쩍은 웃음] [친구들의 어색한 웃음]
[멋쩍은 웃음]
(아이) 와, 버스 왔다! [남자5의 탄성]
[남자5가 말한다]
[카드 인식음]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여자6) 아유, 귀여워 [여자6의 웃음]
[아련한 음악]
(아이) 엄마
[아이의 웃음]
(은행원) 김비서 씨 맞으세요?
(미소) 어, 아니요, 아니요
김미소
[종이를 사락 건네며] 여기요
[한숨]
[힘주는 숨소리]
[살짝 웃는다]
[숨을 하 내뱉는다]
[한숨]
[펜을 달칵 누른다]
(미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꼭 내 시간을 가지세요
인계자 김미소
[펜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하, 다 했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자기만의 시간
인생, 연애, 결혼?
[헛웃음]
어떻게 나한테 그런 소리를
남 얘기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지?
- 누가? - (영준) 나 어때?
(지란) 응?
나 어떠냐고
(지란) 음, 오빠, 새삼스럽게?
오빠 완전 완벽한 남자지
능력 있지, 잘생겼지 키 크지, 매너 좋지 [영준의 코웃음]
그리고
섹시하지
[웃음]
근데 김 비서는 왜 그럴까? [흥미진진한 음악]
(지란) 응?
김 비서가 뭐?
오빠 지금 내 앞에서 딴 여자 얘기 하는 거야?
[풀벌레 울음]
[숨을 카 내뱉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미소) 누구세요?
어머 [문을 달칵 연다]
[도어 록 작동음] [멀리서 개가 짖는다]
어, 부회장님, 이 시간에 왜…
아, 일단 들어오세요
명령하지 마, 밖에서 얘기할 거야
아, 네, 뭐, 그럼
(영준) 연애니 결혼이니 했던 소리 진심이었나?
(미소) 그거 물어보시려고 지금 이 시간에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갑자기 왜?
(영준) 뭐, 나 몰래 만나는 놈이라도 있었나?
부회장님
혹시 화나셨어요?
아니, 김 비서가 누굴 만나든 말든 알 바 아니야
내가 왜 화를 내?
[웃으며] 그러게요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몰래 만나는 놈 없는데요
당연히 그래야지
- 네? - (영준) 뭐?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미소) 부회장님 몰래 만날 이유 없고요
제가 그럴 시간이나 있었나요?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하고 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고
저 부회장님이 호출하시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뛰쳐나가요
그래서? 설득력이 부족해
부회장님 옆에서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결혼도 못 하고 늙어 버릴 거 같다고요
겨우 그런 이유로?
겨우 그런 이유요?
(미소) 저 나이 먹고 부회장님께 밉보여서 백수라도 되면
그땐 저 누가 책임져요?
[고양이 울음] (영준) 좋아, 평생 근로 보장하지
하, 그건 더 싫은데요?
(미소) 지금 저더러 평생 부회장님 옆에서 보필하면서
쓸쓸히 늙어 가라는 말씀이시잖아요
[영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영준) 그래서
그 결혼이라는 걸 하기 위해서
회사를 관둬야겠다?
네
그렇게까지 결혼이라는 게 하고 싶다?
네
[한숨]
그럼 일은 계속해
나 이영준이
결혼해 주지
[부드러운 음악]
(미소) 이제 연애할 거야, 나
(유식) 아니, 김 비서 잡는 게 거의 기업 합병 수준인 거야?
(미소) '호감 있는 이성이 생긴다면 가고 싶은 곳을 적으시오'
(미소) 돼지갈빗집 콜?
[직원들의 신난 탄성] (치인) 콜!
[치인이 말한다]
(영준) 우리 백화점 주류 수입 파트가 약세인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 회식 자리에선 일 얘기는 좀…
(영준) 김 비서, 이 노래방이라는 곳 말이야
[영준의 한숨] (미소) 그럼 그냥 돌아가시는 게 어떨까요?
알았어, 알았다고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전 그냥 물어보시는 거 대답했을 뿐인데…
이거 봐, 이거 봐, 또 말대꾸하는 거
- 김 비서! - (미소) 네
(영준) 오늘같이 로맨틱하고 행복한 날이
앞으로 김 비서의 일상이 되게 해 주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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