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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서가 왜 그럴까 13

 (미소) 왜 웃으세요?

 

(영준)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불편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개운해져서

 

솔직히 말하길 잘했구나 싶어

 

그럼요

 

솔직한 것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럼

 

지금 기분 솔직하게 얘기해도 되나?

 

[잔잔한 음악]

 

오늘 밤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아

 

[휴대전화 벨 소리]

 

[영준의 멋쩍은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벨 소리]

 

[영준의 한숨]

 

(미소) 받아 보세요 급한 전화일 수도 있으니까

 

급한 일 아니면

 

내일부터 회사에서 책상 빼게 될 거야

 

[웃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무슨 일이야?

 

어, 비상사태야, 오너야

 

(유식) 우리랑 단독 입점 계약 한 프랑스 신규 브랜드 말이야

 

UK백화점이 접촉하고 있나 봐

 

이미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지?

 

계약 파기 책임을 물어서 우리 백화점 면세점에 있는

 

그쪽 라인 브랜드 다 철수시키면 어떻게 되지?

 

아니, 그렇지 않아도 법무 팀하고 검토해 봤는데

 

우리 쪽 손실이 더 클 수도 있다더라고

 

(유식) 워낙 매출이 좋은 브랜드라

 

손실액 추정 자료 메일로 보내 줘

 

그리고 최근 3년간 우리 백화점 면세점에서

 

그쪽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경쟁사하고 비교한 자료도 같이 보내 주고

 

[통화 종료음]

 

무슨 일이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어머, 아유, 참

 

잠깐

 

다시 잠그는 건 좀 이상한가?

 

아, 그렇다고 이렇게 풀어 놓는 것도 이상한데

 

[흥미진진한 음악]

 

[옅은 웃음]

 

[부끄러운 신음]

 

아, 부끄러워, 어떡해

 

(미소) 아, 창피해

 

[미소의 부끄러운 숨소리]

 

[통화 연결음]

 

 

UK가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쪽에 입점된 매장들을 다 철수시키는 리스크까지는

 

감당할 수 없을 거야

 

직접 만나서 다시 한번 계약 조건을 조율해 봐야 될 것 같아

 

아무래도 그게 목적인 거 같으니까

 

[깊은 한숨]

 

우리가 프랑스로 가야겠지?

 

그래야겠지, 내일 바로 출발하지

 

가만

 

내일 파리에 가면 적어도 일주일은 김 비서를 못 볼 텐데

 

오늘 밤을 이대로 보낼 수 없지

 

[영준의 한숨]

 

분위기에 취해도 모자랄 마당에

 

(영준) 술에 취해 잠들다니

 

[영준의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내일 갑자기 출장을 가게 돼서 어떡하나

 

내일 출국하면

 

적어도 일주일은 못 볼 텐데

 

[속삭이며] 오늘을 그냥 보내면

 

두고두고 아쉬울 텐데

 

[미소의 피곤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영준이 연신 헛기침한다] [미소의 피곤한 신음]

 

[영준의 헛기침] [미소의 피곤한 신음]

 

[영준의 헛기침]

 

[픽 웃으며] 많이 피곤했나 보군

 

[부드러운 음악]

 

[옅은 웃음]

 

(음란 마귀) 예스

 

[휙 하는 효과음]

 

오케이

 

난 언제까지 이마에 뽀뽀만 해야 되는 거지?

 

이러다가 이마 뽀뽀 장인이 되겠군

 

[옅은 웃음]

 

[새가 지저귄다]

 

내가 왜 여기에 있…

 

[놀란 신음]

 

아, 나 술 먹고 뻗어서 여기서 잔 거야?

 

[탄식]

 

(영준) 일어났나?

 

[놀라며] 어머

 

(미소) [어색하게 웃으며] 이, 일어나 계셨네요?

 

잘 주무셨어요?

 

아니, 잘 못 주무셨어

 

김 비서가 먼저 잠드는 바람에

 

[어색한 웃음]

 

(미소) 참, 어제 무슨 일이었어요? 꽤 오래 통화하시는 거 같던데

 

나 출장 가야 돼

 

출장요?

 

[잔잔한 음악]

 

이거 입으시면 돼요 짐은 미리 챙겨 놨고요

 

비행기 시간 얼마 안 남아서 서두르셔야 돼요

 

(영준) 오늘 가면 적어도 일주일은 못 볼 텐데

 

1초라도 더 안고 있다 가고 싶어

 

미소도 데려갈까?

 

마음 같아선 캐리어에 담아 가고 싶군

 

부회장님은 퍼스트 클래스 타시고 저는 캐리어에 담아 가시겠다고요?

 

[살짝 웃는다]

 

저도 마음 같아선 따라가고 싶은데

 

부회장님 대신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요

 

그게 그렇게 되나?

 

[살짝 웃는다]

 

[밝은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영준) 좋았어

 

나 보고 싶을 때 이 사진 봐도 좋아

 

감사합니다

 

[함께 웃는다]

 

김 비서, 미소를 지어 봐

 

[카메라 셔터음] (영준) 난 이걸 보면 되겠군

 

부회장님도 저 보고 싶을 때 마음껏 보셔도 좋아요

 

- (영준) 대단히 고맙군 - (미소) 네

 

[함께 웃는다]

 

(영준) 이리 와 봐

 

[카메라 셔터음]

 

연락 자주 해

 

안 하면 혼내 줄 거야

 

어떻게 혼내 주실 건데요?

 

이렇게?

 

[메시지 발신음]

 

[휴대전화 알림음]

 

(영준)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 [발랄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감격하는 신음]

 

[휙 하는 효과음]

 

귀엽군

 

[익살스러운 효과음]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덩치는 좀 크지만 귀엽다는 소리 종종 듣습니다

 

아, 네, 축하합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휴대전화 벨 소리] [놀란 숨소리]

 

[조명 작동음]

 

부회장님

 

[새가 지저귄다] [영준의 옅은 웃음]

 

혹시 자고 있었는데 내가 깨운 건가?

 

아니요, 안 자고 있었어요 [웃음]

 

[영준이 살짝 웃는다]

 

오늘 하루 잘 보냈나?

 

(미소) 네, 부회장님 생각 100번 했습니다

 

아쉽군, 난 101번 했는데

 

다음엔 더 분발하도록 해

 

[옅은 웃음] 네

 

부럽군

 

뭐가요?

 

미소 옆자리에 누워 있는 수고했소가

 

그 자리가 내 자리였어야 하는데

 

나쁜 소 자식

 

어머 [웃음]

 

[탁 치는 효과음] [소 울음 효과음]

 

부회장님 자리 비워 뒀습니다

 

[웃음]

 

[웃음]

 

[소 울음 효과음]

 

(미소)

 

[웃음]

 

[밝은 음악]

 

[지퍼를 직 닫는다]

 

[살짝 웃는다]

 

(영준) [영어] 유명그룹에 브랜드를 론칭하면…

 

(관계자1) 우리는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합니다

 

작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든요

 

작년보다 10% 이상 매출을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관계자2) 맞습니다

 

[살짝 웃는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죠

 

(관계자1) 좋습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살짝 웃는다]

 

[통화 연결음]

 

[미소가 말한다]

 

(미소) [한국어] 그리고 다음 장을 보시면…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통화 종료음]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데

 

보고 싶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귀남)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부속실에서 근무하게 된 고귀남 대리입니다

 

[직원들이 환호한다]

 

(치인) 자기야, 여기 부속실에 오고 싶어서 지원한 사람이

 

억수로 많았는데

 

자기 오게 하려고 이 부속실 실세인 내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펌프 훅 해 준 거 알제?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 큰 거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설렁탕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귀남) 주재료처럼 주목받진 못해도

 

묵묵히 자기 할 일 해내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치인의 감탄]

 

(치인) 자기는 마인드가 됐다, 응?

 

[귀남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치인의 감탄하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딸랑거리는 효과음] [귀남의 웃음]

 

(준환) 근데 이 부속실로 발령 났단 얘긴 들었는데

 

[감탄하는 신음] 이렇게 빨리 오실 줄은 몰랐네요

 

어차피 오실 거 빨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아) 업무 익히시면 좋을 것 같다고 부회장님께서 내리신 결정이에요

 

[직원들이 호응한다]

 

(영옥) [달그락거리며] 참, 부회장님 언제 오신다 그랬었죠?

 

(미소) 이틀 후에 오세요

 

[미소의 웃음] (치인) 아이고야

 

부회장님 안 계시니까 진짜 좋던데 인제 좋은 시절 다 가뿟다, 인자

 

(세라) 내 말이요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비행기 딱 하루만 결항됐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왔으면 좋겠어요

 

[세라의 놀라는 신음] [휙 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업무 시작하시죠?

 

[미소의 어색한 웃음]

 

어, 향이 좋네요 [어색한 웃음]

 

(치인) 카, 그 커피 향이 그냥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미소) 네 [치인의 웃음]

 

- (치인) 자, 들어가서 일하자고 - (귀남) 네

 

[어색한 웃음] [치인이 말한다]

 

(영옥) 아, 망했어, 씨

 

아유, 손 아파

 

[옅은 웃음]

 

(유식) 아이, 같이 가, 영준이야, 어?

 

아, 다리도 긴 놈이 무지하게 빨리 가네, 씨

 

빨리 가야 빨리 김 비서 보니까

 

[흥미로운 음악] [캐리어가 쿵 넘어진다]

 

(유식) 아, 그래? 어, 그랬구나

 

그랬구나, 어?

 

[유식의 힘겨운 숨소리] 귀국 앞당기겠다고, 어?

 

강행군한 것도 그렇고 이렇게 경보 선수처럼 빨리 걷는 것도

 

김 비서 보겠다고 그런 거였구나, 그랬구나

 

아니, 너랑 빨리 헤어지고 싶어서야

 

뭐, 난 좋았겠냐?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너무 행복했지 [웃음]

 

아, 그나저나 김 비서 엄청 기다렸겠다, 어?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

 

당연하지

 

이 중독성 강한 페이스를 일주일 가까이 못 보여 주다니 [반짝이는 효과음]

 

김 비서에게 너무 가혹한 형벌을 내린 기분이야

 

[영준의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유식) 근데 마중은 안 나왔네?

 

내가 일찍 들어오는 거 모르거든

 

서프라이즈 이벤트 하려고 연락 안 했어

 

갑자기 등장한 내 얼굴을 보고 얼마나 활짝 웃을지 눈에 선하군

 

[옅은 웃음]

 

[웃음]

 

[미소의 감탄하는 신음]

 

벌써 자료 정리를 끝내신 거예요?

 

네, 저는 취미도 일 특기도 일이니까요

 

[함께 웃는다]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어유

 

(귀남) 여기만 에어컨이 세게 나오는 건가요?

 

왜 이렇게 싸하지?

 

[섬뜩한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귀남의 놀라는 신음]

 

(미소) 부회장님 [밝은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귀남의 당황한 신음]

 

(미소) 20일에 오신다더니 어떻게…

 

(귀남) 안녕하십니까, 저는 기획 팀에서 근무하다 부속실로 발령받은…

 

알고 있습니다

 

- (귀남) 네 - (인턴) 저는 인턴…

 

(영준) 인턴

 

배현성 씨?

 

앞으로 잘해 주세요 [미소가 살짝 웃는다]

 

(귀남) 저도 잘해 보겠습니다

 

저는 큰 거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설렁탕의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주재료처럼 주목받진 못하더라도

 

묵묵히 자기 할 일 해내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딸랑거리는 효과음]

 

설렁탕은 고기와 소금이 전부인 걸로 알고 있는데

 

소금이라니요? 욕심이 좀 과하시군요

 

[경쾌한 음악] [옅은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

 

앞으로 설렁탕의 소금과도 같은 활약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딸랑거리는 효과음] (영준) 김 비서는 잠깐 나 좀 보지

 

 

[문이 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귀남) 소금

 

[문이 쿵 닫힌다] (미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연락 주셨으면 공항에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

 

웃지 마!

 

그 예쁜 미소

 

나 말고 다른 남자들 앞에서 보여 주지 말라고

 

(영준) 난 김 비서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밥도 안 먹고 일만 했어

 

무려 12시간을 날아왔다고

 

갑자기 등장한 날 보며 활짝 웃어 주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근데 저 설렁탕의 소금 같은 놈이랑

 

병아리 같은 인턴 앞에서 활짝 웃어 주고 있다니

 

나 지금 몹시 기분 나빠

 

[웃음]

 

[부드러운 음악]

 

뭐 하시는 거예요? 회사에서

 

회사가 싫으면 지금 당장 퇴근할까?

 

그 말이 아니고

 

[영준의 떨리는 숨소리]

 

보고 싶었어

 

떨어져 있던 만큼 붙어 있자, 우리

 

(미소) 어디 가시는 거예요?

 

[살짝 웃는다]

 

날씨 좋군

 

(미소) 5일이나 자리 비우셔서 업무가 많이 밀려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나와 있어도 되나 모르겠어요

 

김 비서, 나 학교 다닐 때 그 흔한 땡땡이 한번 안 쳐 봤어

 

그렇게 착실하게 살았던 내가 생애 첫 땡땡이를 치는 거야, 지금

 

미소랑 놀고 싶어서

 

[웃음]

 

파리 시내를 걷는 연인들을 보면서 생각했지

 

'나도 빨리 한국 돌아가서 미소랑 데이트하고 싶다'

 

그 생각으로 버텼으니까 오늘은 좀 봐줘

 

그럼 오늘만요

 

나도 많이 보고 싶었으니까

 

[살짝 웃는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차분한 음악]

 

[한숨]

 

성현아, 성현아?

 

[들뜬 숨소리]

 

(젊은 최 여사) 성현아, 얼른 이리 와 봐

 

[젊은 최 여사의 웃음]

 

새로 오신 영어 과외 선생님이셔 인사드려

 

안녕하세요

 

(젊은 최 여사) 말씀드렸다시피 또래보다 학업 진행 속도가 빨라서

 

각별히 신경 좀…

 

(과외 선생) 그렇게 영특하다고요?

 

(어린 성연) 그럼 너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래?

 

가서 음료수 사 올게

 

같이 가

 

왜? 혼자 있기 무섭나 보지?

 

아니라고 했잖아!

 

갔다 와

 

꼭 여기 있어야 해 길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어린 영준) 빨리 갔다 와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정말 성현이가

 

여기 갇혀 있었던 거예요?

 

[울먹이며] 내가 거기에 그 애를 버리고 와서?

 

나 때문에?

 

[한숨]

 

(최 여사)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니?

 

[한숨]

 

어릴 때 생각요

 

저랑 영준이 어렸을 때

 

[차분한 음악]

 

또 도망갈 순 없으니까요

 

성연아

 

그때를 되짚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전 영준이를…

 

한 번도 진심으로 미워한 적이 없었다는 걸

 

뭐, 미웠다면 부족한 제 자신이었겠죠

 

(성연) 뭐든 잘하는 영준이가 부러워서

 

늘 그 녀석처럼 되고 싶었으니까요

 

미안하다, 성연아

 

우리가 무심했어

 

(최 여사) 우리 때문에 상처받았던 일이 있다면

 

많이 늦었지만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이 회장) 그래, 그, 본의 아니게 영준이랑 비교했던 것도

 

정말 미안했다

 

(최 여사) 네 마음

 

좀 더 헤아리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진심으로

 

너무 늦진 않았겠죠?

 

다른 길을 만들어 가기에

 

[살짝 웃는다]

 

[새가 지저귄다]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지아) 웬일이야

 

(미소) 별일 없었죠?

 

(지아) 별일 없긴요, 완전 별일 있었어요

 

(미소) 무슨 일인데요?

 

(지아) 아, 씁

 

이 얘기를 해 드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미소) 뭔데 그래요, 궁금하게

 

(지아) 그게…

 

(지아) 부회장님

 

- (지아) 여친 생겼어요 - (미소) 네?

 

[흥미진진한 음악] 지금 여친 만나고 들어오시는 거라고요, 부회장님

 

[지아의 웃음]

 

(지아) 이것 보세요

 

[강조되는 효과음]

 

이거 누가 찍은 거예요?

 

제 대학 동기가요

 

저희 그룹 인턴이라서 부회장님 얼굴 알거든요?

 

근데 걔가 방금 부회장님 '쪽' 요러고 계신 거 봤대요!

 

[미소의 어색한 웃음]

 

여자 사진은 없대요? 이게 다래요?

 

네, 아쉽게도요

 

세상에 [미소의 안도하는 한숨]

 

오늘 아무 일정 잡지 말라고 하시길래 많이 피곤하신가 보다 했는데

 

(지아) 이렇게 들어오시자마자 여친 만나러 가셨을 줄이야

 

부회장님 저희한테나 까칠하시지

 

또 여친한테는 완전 사랑꾼이신가 봐요

 

그, 그런가 봐요 [미소의 어색한 웃음]

 

근데 김 비서님은 모르셨어요? 같이 나가셔 놓고?

 

아…

 

아, 난 차에서 기다리느라고 누굴 만나시는지는 잘…

 

[지아와 미소의 웃음]

 

[휴대전화 알림음]

 

(지아) 어, 여기요

 

아, 고마워요

 

(영준) 땡땡이 즐거웠어

 

근데 방금 부회장님이 보내신 메시지 아니에요?

 

네?

 

아니, 분명히 부회장님이라고 뜬 거 같은데

 

왜 뒤에 하트가 있…

 

(미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아…

 

(지아) 서, 서, 설마 기, 김 비서님이 부회장님 여친?

 

[미소의 웃음]

 

(미소) 아유

 

부회장님이 꼭 우리 회사에만 있으란 법 있나요?

 

저 다니는 교회의 청년부 부회장님이세요

 

항상 사랑이 충만하셔서 이렇게 자주 하트를 보낸답니다, 아멘

 

(지아) 아, 아 [미소의 웃음]

 

[웃으며] 아, 진짜

 

아, 진짜, 아휴, 아휴, 저도 참

 

[미소의 힘겨운 숨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지아가 침을 꿀꺽 삼킨다]

 

[숨을 하 내뱉는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아찔했지만 잘 넘어갔어

 

아주 자연스러웠어

 

[문소리가 달칵 난다] [안도하는 한숨]

 

(지아) 김 비서님 [미소의 놀란 숨소리]

 

혹시 그, 그동안 제가 부회장님 나쁘게 얘기한 게 있다면 다 용서해 주세요

 

[당황한 신음] 갑자기 그런 소리를 왜…

 

남친 욕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은 없잖아요

 

[밝은 효과음] 네?

 

[흥미진진한 음악] 두 분 사귀시잖아요

 

(지아) 그 사진 속의 손등 뽀뽀 받던 여자 김 비서님 맞죠?

 

[웃으며] 아니에요, 아, 정말 아니에요, 저

 

이럴 땐 눈썰미 있는 저 자신이 정말 싫네요

 

(지아) 이 팔찌, 김 비서님이 지금 차고 계신 팔찌랑 똑같더라고요

 

아, 아, 난 또 뭐라고

 

이 팔찌 작년에 유행했던 거잖아요

 

어, 봉 과장님도 똑같은 거 있던데? 아닌가?

 

김 비서님

 

그냥 인정하세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 눈썰미 좋다고

 

[강조되는 효과음]

 

(지아) 이제 인정하시는 거죠?

 

부회장님이랑 사귀시는 거 저 다 알아요, 여기…

 

네, 맞아요, 사귀는 거 맞는데 비밀로 해 주세요

 

지아 씨만 알고 있어요, 제발,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당연하죠

 

(지아) 제가 눈썰미만 있는 게 아니라 의리도 있거든요

 

[미소의 안도하는 숨소리] 그러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딸랑거리는 효과음] 이쁜 사랑 하세요

 

[어색하게 웃으며] 네, 뭐

 

(지아) ♪ 컨그래출레이션 ♪

 

(미소) 알겠어요, 네, 뭐

 

(지아) ♪ 컨그래출… ♪

 

(미소) 알았어요, 고마워요

 

[지아의 장난스러운 웃음]

 

[미소의 한숨]

 

[놀라며] 어머, 어머, 어머

 

[발랄한 음악] 방금 김 비서님 보고 웃으신 거 맞죠?

 

[어색한 웃음]

 

[부러운 신음] 두 분 완전 꽁냥꽁냥 다정하시다

 

[미소의 어색한 웃음]

 

[키폰 알림음]

 

[지아의 웃음] (지아) 안 가세요?

 

남친분이 부르시는 거 같은데?

 

[어색하게 웃으며] 무슨, 아유, 참

 

(지아) 근데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듣던 키폰 소리가

 

두 분 사이 알고 나니까 좀 로맨틱하게 들리는 거 같아요 [미소의 어색한 웃음]

 

사랑의 시그널이잖아요, 이거

 

업무 시그널이거든요?

 

이제 그만 진정하시고 업무 보시죠, 지아 씨?

 

 

[지아의 웃음] [미소의 옅은 한숨]

 

(지아) 근데 궁금해서 진정이 잘 안돼요

 

부회장님이랑 언제부터 만나신 거예요?

 

부회장님이 잘해 주세요? 애칭도 있어요?

 

김 비서 말고 '미소'? '우리 미소'? '아기야'? '자기야'? '여보'?

 

어머, 어떡해!

 

[흥얼거린다] [문이 쿵 여닫힌다]

 

(미소) 부르셨어요?

 

창문은 왜…

 

김 비서랑 나란히 앉아서 같이 일하려고

 

여기 앉지

 

안 됩니다, 지아 씨가 이상하게 생각할 거예요

 

[한숨]

 

지아 씨가 우리 사이 알게 됐어요

 

그래? 근데 그게 뭐?

 

'그게 뭐'라니요?

 

아, 물론 지아 씨가 어디 가서 소문내고 다닐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식이라면 우리 사이 알려지는 거 시간문제예요

 

난 알려지는 게 더 좋은데

 

(영준) 그럼 더 편하게 다닐 수도 있고

 

그, 설렁탕의 소금 같은 놈들이 김 비서 넘보지도 않을 거고

 

[살짝 웃는다]

 

누가 절 넘본다 그래요

 

아무튼 공개 연애는 안 돼요

 

(미소) 이제부터 회사나 회사 근처에서

 

스킨십 같은 건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영준의 한숨]

 

(영준) 공개도 못 하게 하고 스킨십도 못 하게 하고

 

왜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못 하게 하는 거지?

 

연애는 서로 맞춰 가는 건데

 

왜 김 비서한테만 맞추라고 하는 거야?

 

그게 아니라…

 

(영준) 난 김 비서가 내 여자인 거 티 내고 싶어 죽겠는데

 

김 비서는 날 숨기고 싶어 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별로야

 

숨기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숨겨 드리는 거예요

 

왜?

 

부회장님은 일반인이 아니니까요

 

(미소) 부회장님이 미치는 영향력이나 파급력을 생각하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전

 

하, 몰라

 

일단 김 비서가 원하는 대로 해 주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내 인내심이 어디까지일지 그건 나도 장담 못 해

 

[문이 탁 닫힌다]

 

[지아의 장난스러운 웃음]

 

(세라) 부회장님 한동안 바쁘시겠다, 그렇죠?

 

(지아) 아, 네, 그동안 밀린 업무 하시느라 한동안 비상이실 듯요?

 

(세라) 와, 힘들어서 어떡해

 

(지아) 근데 갑자기 왜 부회장님 걱정을 하세요?

 

부회장님 좋아하면 상처받을 텐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고양이 울음 효과음]

 

(세라) 아, 예? 방금 뭐라 그랬어요?

 

아, 아니에요 [미소의 어색한 웃음]

 

아, 네, 뭐, 그럼 수고들 하세요 [세라의 웃음]

 

(미소) 네

 

[천둥소리 효과음] [지아의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전 이거 복사 좀 하고 올게요 [지아의 어색한 웃음]

 

[숨을 후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쪽 하는 효과음]

 

저기, 지아, 지아 씨

 

(세라) 유명전자 매출 현황 자료 정리 다 됐나요?

 

아직 못 했는데…

 

[못마땅한 숨소리]

 

(지아) 부회장님께서 출장 가시는 바람에

 

처리해야 될 다른 업무들이 좀 많았거든요

 

이번 주 안에 꼭 드릴게요

 

그래요

 

[반짝이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준환의 피곤한 신음]

 

(준환) 이야, 이거 벌써 퇴근 시간이네요

 

[반짝이는 효과음] 벌써?

 

(치인) 자기야

 

오늘 있잖아 그, 자기 환영회 겸 해 가지고

 

[입소리를 빡 내며] 한잔해 삐까, 응?

 

(귀남) 아니요, 저를 환영하는 건 음주가 아니라

 

여기 쌓여 있는 업무들이니까요

 

전 오늘 이 아이들과 함께 야근을 하며 환영회를 하겠습니다

 

그럼 [반짝이는 효과음]

 

(영옥) 와

 

워커홀릭이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옆에서 보니까 진짜 대단하네요

 

내 말이

 

대단하기는

 

(치인) 자, 자 그러면 주인공은 빠지더라도

 

우리끼리, 응? 고귀남 씨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입소리를 빡 내며] 한잔해 삐까? 어떻노? 응?

 

- (세라) 안녕히 계세요 - (치인) 응?

 

- (준환) 내일 뵙겠습니다 - (영옥) 수고하셨습니다

 

(치인) 응?

 

아, 김 비서님께서 뭐 찾아 달라고 하셨는데, 뭐였더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오늘 우리 집으로 가는 거지?

 

부회장님 댁으로요?

 

아, 저 이제 무서운 꿈도 안 꾸고 혼자 잘 수 있어요

 

그러니 굳이 부회장님 집으로 가서 안 자도 돼요, 이제

 

아니

 

우리 아직 할 일이 남았잖아

 

할 일요?

 

그때 못다 한 일

 

못다 한 일…

 

[미소의 놀란 숨소리]

 

[당황하는 숨소리]

 

퇴근하다가 갑자기 그렇게 야하고 노골적인 말을…

 

[미소의 당황한 신음] [영준의 기가 찬 신음]

 

아, 못다 한 일이 뭐가 야하고 노골적이라는 거지?

 

(영준) 난 그거보다 더 섹시하게 말할 수 있어

 

화끈한 밤 [익살스러운 효과음]

 

격정적인 밤 [익살스러운 효과음]

 

에로틱한 밤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 아, 그만하세요

 

[영준의 옅은 웃음] [미소의 난처한 신음]

 

그중에 가장 섹시한 말은

 

사랑한다는 말

 

[잔잔한 음악]

 

사랑해

 

[살짝 웃는다]

 

(지아) 아휴

 

라면도 똑 떨어지고

 

혼밥하기도 싫은데

 

[찌뿌둥한 신음]

 

[놀라는 신음]

 

어? 고 대리님, 오늘 야근하신다더니

 

(귀남) 아, 환영회 가면 저보고 쏘라고 할까 봐

 

거짓말한 겁니다

 

그런 소비는 불필요하니까요

 

(지아) 아…

 

그럼 혹시 저랑 둘이서 환영회 하실래요?

 

네?

 

지난번에 제 회의록 복구시켜 주신 것도 감사하고

 

제가 이웃사촌으로서 환영회도 해 드리고 싶고

 

제가 술 한잔 살게요!

 

[옅은 웃음] 괜찮습니다

 

한 번 얻어먹으면 한 번 사야 되고 저는 이런 악순환은 피하고 싶어서요

 

[귀남의 웃음]

 

(지아) 아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냥 좀 가요, 말이 많아 [귀남의 당황한 신음]

 

(귀남) 김, 김지아 씨, 어, 어디, 어디 가…

 

(지아) 환영회 해 준다고, 환영회

 

(귀남) 일단 놔 봐요, 놔 봐요

 

5분 정도 있으면 도착이군

 

[휴대전화 벨 소리] 아, 잠시만요

 

(미소) 어, 아빠

 

[영준의 들뜬 숨소리]

 

뭐라고요?

 

(미소 부) 나 괜찮다니까, 나 진짜 괜찮아

 

로커는 입원 같은 거 안 해

 

아빠, 좀!

 

[혀를 쯧 찬다]

 

(최 박사) [살짝 웃으며] 그렇게 길게 입원하진 않으실 겁니다

 

가벼운 인대 손상이라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거든요

 

감사합니다, 최 박사님

 

아, 그럼 부회장님께 안부 전해 주세요

 

(미소) 네

 

[문이 드르륵 닫힌다] [한숨]

 

[미소의 한숨]

 

근데 어쩌다 다친 거예요?

 

[깊은 한숨] 그게…

 

[강렬한 음악이 연주된다] (사회자) 자, 이번에 모실 분은

 

영등포가 낳은 마성의 밴드 불싸조입니다!

 

[강렬한 음악이 계속 연주된다] 타이틀곡 '이 개가 미쳤나'!

 

[가수가 노래한다]

 

(가수) ♪ 이 개가 미쳤나 봐 ♪

 

♪ 우리도 미쳤나 봐 ♪ [관객들의 환호]

 

♪ 이 개가 미쳤나 봐 ♪

 

♪ 너희들도 미쳤나 봐 ♪

 

[강조되는 효과음]

 

[미소 부가 쿵 떨어진다]

 

형, 형! 괜찮아?

 

[강렬한 음악이 계속 연주된다]

 

[가수의 추임새]

 

다이빙하다가 망쳤지 뭐야

 

평균 연령이 50대인 걸 망각했어

 

아이, 50대 되면 한창 몸 사릴 나이인데

 

아빠도 몸 좀 사리지

 

[한숨]

 

[미소의 옅은 웃음] (영준) 어

 

아버님은 괜찮으신가?

 

네, 가벼운 인대 손상이라 며칠만 쉬면 괜찮아지실 거래요

 

다행이군

 

근데 저 오늘 밤새 여기 있어야 될 거 같은데

 

밤새?

 

그럼 같이 있을까? 이참에 아버님께 인사도 드리고

 

아, 아니에요 경황이 없으셔서 인사는 좀

 

그래

 

그리고 부회장님 오늘 12시간 비행하고 오셔서 피곤하시잖아요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한숨 쉬며] 그러지, 할 수 없군

 

[영준의 한숨]

 

오늘 여기서 혼자 자게 될 줄이야

 

(음란 마귀) 예스, 베이비

 

이러려고 파리에서 미친 일정을 소화한 게 아닌데 [휙 하는 효과음]

 

(음란 마귀) 어머, 그러게? 너 오늘 되게 아쉽겠다

 

파리에서부터 잔뜩 기대하고 왔잖아?

 

- (영준)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 (음란 마귀) 예스 [흥미진진한 음악]

 

누구세요? [음란 마귀의 음흉한 웃음]

 

음란 마귀?

 

(음란 마귀) 어머, 나야, 나, 어머, 그냥…

 

- 여자였어? - (음란 마귀) 어머, 어떡해, 그럼

 

- (영준) 말도 해? - (음란 마귀) 웃장 까고 얘기나 하자

 

[음란 마귀의 음흉한 웃음] [영준의 질색하는 신음]

 

(음란 마귀) ♪ 오, 샹젤리제 ♪

 

- (영준) 가 - (음란 마귀) 파이팅 하는 거야, 그냥

 

- (영준) 가! - (음란 마귀) 어머, 어딜 가?

 

(영준) 가라고!

 

(음란 마귀) ♪ 오, 샹젤리제 ♪

 

여자였어?

 

(음란 마귀) ♪ 영준이 이 녀석 ♪

 

소름이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음란 마귀의 웃음]

 

[지아와 귀남의 감탄하는 신음]

 

[귀남의 감탄]

 

(지아) 어…

 

[지아와 귀남의 웃음]

 

[귀남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이제 그만 드세요 이러다 진짜 취하겠어요

 

[웃음]

 

아, 너무 맛있어서 그러죠

 

아니, 근데 이거 뭐라 그랬더라? 그…

 

'꿔다 놓은'? [지아의 어이없는 웃음]

 

아이, 꿔바로우

 

[웃으며] 맞는다, 꿔바로우!

 

[웃음]

 

나 이렇게 쫄깃한 탕수육 처음 먹어 봐요

 

[지아의 옅은 웃음] (귀남) 그리고

 

이렇게 향이 깊은 술도 처음 마시고

 

내 생일날 이것들 또 사 먹어야지

 

5월 17일이니까 얼마나 기다려야…

 

[어이없는 웃음]

 

아니, 무슨, 어? 꿔바로우랑 고량주 먹으려고 내년 5월까지 기다려요?

 

[웃음]

 

(지아) 근데 전부터 궁금한 게 있는데

 

고 대리님은 동기들 중에 제일 먼저 승진하시고

 

보너스도 제일 많이 받으신다던데

 

아, 이렇게까지 아끼시는 이유가 뭐예요?

 

[웃음]

 

그건 비밀입니다

 

[귀남의 웃음]

 

아니, 그, 정장 한 벌뿐인 것도 옥탑 사시는 것도

 

전혀 흉이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비밀로 하시는지

 

이해가 잘 안돼서요

 

흉이 되기도 하니까요

 

(귀남) 제가 어릴 때

 

가족들이랑 단칸방에 살았거든요?

 

[잔잔한 음악] 그때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요

 

단칸방에 오순도순

 

그래서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 없었죠

 

근데

 

점점 클수록…

 

나를 부끄럽게 만들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냥 공부를 잘하는 고귀남이라 하면 되는데

 

집이 어려운데 공부를 잘하는 고귀남이라 말하고

 

[귀남의 웃음]

 

나, 대학 동기들 중에 제일 먼저 취직했거든요?

 

근데 그럼 축하한다고 하면 되는데

 

형편이 어려운데 잘됐다고 말하고

 

아…

 

그래서 내 목표는

 

[피식 웃으며] 돈을 많이 모아서

 

집도 사고

 

훗날 내 아내와 내 자식들이

 

그런 말 안 듣고 살게 하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나 벌써 1억 모았어요

 

[귀남의 뿌듯한 웃음] (지아) 네?

 

1억요? 대박

 

[귀남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아니, 이제 4년 차인데 어떻게 1억을 모…

 

나 한 달에 10만 원 씁니다

 

(지아) 와…

 

모아 둔 1억으로는 주식 해서 또 돈 벌고요

 

[감탄하는 숨소리]

 

나는

 

쓰는 기쁨은

 

미래에 내 가족들과 함께할 겁니다

 

[귀남의 옅은 웃음]

 

[헛기침하며] 아유, 아무튼!

 

오늘 이 쫄깃한 맛도 알게 해 줬고

 

그러니까

 

내년에 내 생일에 이 꿔바로우 또 먹을 때

 

김지아 씨 초대하죠

 

[웃음]

 

[지아가 살짝 웃는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미소가 쟁반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자다 깨서 목마를까 봐

 

[미소 부와 미소의 옅은 웃음]

 

미소야

 

너 퇴사하기로 했다며

 

언니들이 그래요?

 

너 자신을 찾고 싶어서 퇴사한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아파서 밥이 잘 안 들어가더라고

 

(미소 부) 네가 너답게 살지 못한 거 그거 다 아빠 때문이잖아

 

[잔잔한 음악]

 

아빠가 하고 싶은 일 하겠다고

 

제대로 된 돈벌이도 못 하는 바람에

 

무슨

 

아빠 꿈이었잖아요 이렇게 음악하면서 사는 거

 

그거면 됐어요, 난

 

(미소 부) [한숨 쉬며] 꿈이라…

 

[살짝 웃으며] 이젠 그것도 잘 모르겠어

 

하다 보니까 그냥 할 줄 아는 일이 이거뿐인 거지

 

아…

 

아빠 꿈이 의사나 판사였다면

 

우리 딸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살았겠지

 

[속상한 숨소리]

 

아빤 무슨 그런 소리를 해요

 

나 그냥 좀 쉬고 싶어서 그만두겠다고 한 거예요

 

그러니까 괜히 마음 쓰지 말고 얼른 자요

 

미소야, 그, 비욘세도

 

데스티니스 차일드에서 탈퇴하면서

 

솔로로 독립해서 훨씬 더 잘됐어

 

(미소 부) 우리 미소도 이제 [살짝 웃는다]

 

부회장에게서 독립해서 훨씬 더 잘될 거야

 

우리 이런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노래 들으면서 잘까?

 

엄마가 좋아하던 그 노래

 

[웃음] 좋죠

 

(미소 부) 그래

 

[미소 부의 힘주는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웃음]

 

[숨을 깊게 내뱉는다]

 

[감성적인 음악]

 

[한숨]

 

(영준)

 

[휴대전화 알림음]

 

[미소의 옅은 신음]

 

자나 보군

 

자면 잔다고 말을 좀 해 주지

 

어떻게 파리에 있을 때보다 더 연락이 안 되나

 

[숨을 후 내뱉는다]

 

[새가 지저귄다]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밝은 음악]

 

영준이 이 녀석 오늘도 어김없이 멋있군

 

[밝은 효과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제 연락도 없이 잠드는 몹쓸 짓을 저질렀지만

 

아침 일찍 전화했으니 봐주겠어

 

그래, 김미소

 

(미소) 네, 부회장님

 

저 오늘 아무래도 반차 써야 할 것 같은데

 

반차?

 

(미소) 네, 필남 언니가 오후에나 나올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오전까진 병원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부회장님 급하신 일정도 없고

 

이제 웬만한 업무는 지아 씨가 곧잘 처리하니…

 

그래, 그럼 오후에 봐

 

네,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음]

 

[영준의 옅은 한숨]

 

(영준) 반차라는 제도가 이렇게 슬프게 다가오긴 처음이군

 

잠깐 얼굴이라도 보러 갈까?

 

양 비서님, 세연병원으로 가 주시죠

 

네, 알겠습니다

 

[살짝 웃는다]

 

(영준) 김 비서, 내가 지금 어딘지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거야

 

나 지금 세연병원 로비야

 

(미소) 네? 거긴 왜…

 

(영준) 상상하고 기대하는 그 이유 맞아 김 비서 보러 왔어

 

잠깐이라도 내 얼굴 보여 주려고

 

아, 어떡해요, 저 지금 밖인데

 

(영준) 뭐?

 

아빠 집에서 이것저것 챙겨 올 게 좀 있어서요

 

그럼 어쩔 수 없지

 

나 혼자라도 올라가서 예비 장인어른께 인사드리는 수밖에

 

(미소) 아, 안 돼요, 그건!

 

왜 안 된다는 거지?

 

아, 저희 만나는 것도 아직 모르시는데

 

저 없이 찾아가는 거는 좀…

 

아, 오전 10시에 항공사 신규 노선 관련 회의 있으시잖아요

 

(미소) 지금 얼른 들어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러지

 

[통화 종료음]

 

[영준의 옅은 신음]

 

[마우스 조작음]

 

[한숨 쉬며] 유명전자 매출 현황이라…

 

하, 이건 왜 해도 해도 끝이 없냐 [마우스 조작음]

 

(지아) 아, 김 비서님 오늘 반차 내셨습니다

 

아, 연락받았습니다

 

당연히 연락받으셨겠지 [문이 쿵 닫힌다]

 

여친인데 [부러운 신음]

 

근데 여친 없으니까 되게 슬퍼 보이신다

 

(지아) [피식 웃으며] 완전 멜로 눈빛이네

 

[지아의 한숨]

 

나도 누가 저런 눈빛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

 

[지아의 깊은 한숨]

 

[지아의 놀라는 신음]

 

(귀남) 그…

 

이거 받아요

 

이게 뭐예요?

 

유명전자 매출 현황 자료 정리한 거예요

 

어? 이거 제가 하기로 한 건데

 

아니, 뭐…

 

어제 쫄깃한 탕수육도 사 줬고 그것도 고맙고

 

(귀남) 부속실 업무도 파악할 겸

 

[어색한 웃음]

 

[밝은 음악]

 

아, 고맙습니다

 

이거 양이 많아서 정리하기 힘드셨을 텐데

 

김지아 씨

 

삼림욕을 하면 기분이 어떻죠?

 

네?

 

상쾌하고 힐링도 되겠죠?

 

저한텐 일이 그렇습니다

 

일을 끝내는 것만큼 상쾌하고 힐링되는 게 없죠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요

 

[옅은 웃음]

 

아, 힐링…

 

[옅은 웃음]

 

[설레는 신음] 나도 힐링

 

[심호흡]

 

[수줍은 웃음]

 

[미소 부의 개운한 숨소리]

 

- (미소) 여기요 - (미소 부) 응, 고마워

 

- (미소) 천천히 드세요 - (미소 부) 응

 

(필남) 아빠

 

어, 우리 큰딸

 

(필남) 네

 

식사 중이셨어요?

 

미소 이제 출근해야 되지?

 

나가서 언니랑 같이 밥 먹자

 

[휴대전화 알림음] 아빠, 미소 밥 먹이고 올게요

 

(미소 부) 어, 그래, 먹고 와, 응

 

(영준)

 

(필남) 나가자, 미소야, 뭐 먹고 싶어?

 

언니, 나 회사로 바로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

 

밥은 먹고 가야지

 

나 너한테 할 말도 있단 말이야

 

하, 할 말?

 

(영준)

 

[메시지 발신음]

 

[노크 소리가 난다] [문이 탁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지아) 부회장님, 점심 식사는 어떻게…

 

아,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아, 네

 

[문이 탁 닫힌다] 김 비서 오면 같이 먹어야지

 

[휴대전화 알림음]

 

(영준)

 

(미소)

 

[메시지 발신음]

 

나 빨리 가 봐야 되는데 할 얘기라는 게 뭐야?

 

[필남이 지퍼를 직 연다]

 

(필남) 자, 이거 받아

 

이게 뭐야?

 

언니 이번에 선배가 개업하는 병원의 페이 닥터로 일하기로 해서

 

(필남) 다니던 병원 그만뒀거든

 

그 퇴직금이야, 너 가지라고

 

[통장을 탁 밀며] 아, 아, 됐어, 이걸 왜 나한테 줘

 

왜겠어

 

[잔잔한 음악] (필남) 너 9년 동안 죽어라 일했어도

 

그 돈으로 빚 갚고 대출금 갚고 말희랑 나 학자금도 갚아 주고

 

지금 손에 쥔 돈 한 푼도 없잖아

 

[난처한 신음]

 

그래도 나 이거 못 받아

 

못 받긴, 얼른 넣어 둬

 

곧 시집갈지도 모르는데 개털이면 되겠어?

 

아유, 아, 시집은 무슨, 벌써부터

 

장담하지 말고

 

아무튼 난 줬으니까 버리든지 말든지 너 알아서 해

 

- (필남) 이모 - (종업원) 네 [미소의 당황한 신음]

 

(필남) 여기 얼마예요?

 

(종업원) 잠시만요

 

(필남) 야

 

어머, 저 원피스 너한테 진짜 잘 어울리겠다

 

언니가 저거 사 줄까?

 

아니야, 나 빨리 가야 돼

 

아유, 저거 사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응? 가

 

- (미소) 아, 됐다니까, 아… - (필남) 어? 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밝은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준이 이 녀석

 

배고픔을 무릅쓰고

 

연인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라니

 

아주 순애보적이고 스위트해

 

[감탄하는 신음]

 

왔다

 

뭐지, 저건?

 

 

내 선물 사 오느라 늦은 건가?

 

[문이 쿵 여닫힌다]

 

부회장님, 다녀왔습니다

 

아버님 좀 어떠시지?

 

덕분에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계세요

 

다행이군, 그럼 우리 점심 식사 하러 나갈까?

 

전 이미 먹고 왔는데

 

난 안 먹었는데

 

왜요?

 

왜긴? 김 비서랑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지

 

아…

 

[난감한 웃음]

 

전 필남 언니가 같이 먹자길래…

 

아, 그랬군

 

밥 먹고 오느라 늦었군

 

아, 그래서 미안해서 저렇게 선물까지 사 온 건가?

 

선물요?

 

아, 김 비서 들어올 때 쇼핑백 같은 거 들고 들어오던데?

 

아, 그거

 

제 옷인데

 

(영준) 밥 먹고 본인 옷 쇼핑하고 오느라…

 

늦었단 말인가?

 

(미소) 아, 그게…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 안 하나?

 

난 어떻게든 김 비서와 1분 1초라도 함께하고 싶은데

 

김 비서는 아닌 거 같아서 좀 실망이군

 

죄송합니다

 

그, 죄송하면…

 

지금 퇴근해서 우리 집으로 갈까?

 

[흥미진진한 음악]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저 어제부터 부회장님을 보면서 생각나는 단어가 있어요

 

(영준) 어, 잠깐만, 기다려 봐

 

세, 섹시? [익살스러운 효과음]

 

도발? [익살스러운 효과음]

 

치명적!

 

아니요

 

불도저요

 

[박진감 넘치는 음악] (영준) 뭐?

 

어제부터 거침없이 막 몰아붙이시는 게

 

꼭 불도저 같으세요

 

[미소의 옅은 웃음]

 

[영준의 당황한 숨소리]

 

(유식) 뭐? 불도저?

 

[민망한 웃음]

 

(유식) 뭐? 불도저?

 

아니, 뭘 그렇게 밀어붙였길래 이 섹시 불도저 앙큼한 오너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식의 익살스러운 신음]

 

영준이야!

 

비록 이혼하고

 

음, 후회하고 있는 처지긴 해도

 

내가 너보다 연애 선배로서 한마디 하자면

 

잠깐, 빤쓰 얘기처럼 격 떨어지는 조언이라면 사양하지

 

어휘가 저렴했을 뿐 내용은 하이 퀄리티였잖아?

 

(유식) 이번에도 잘 들어 봐, 오너야

 

어, 김 비서하고 연애에 있어서 네가 유념해야 될 부분은

 

김 비서도 첫 연애라는 거야

 

난 뭐, 두 번째야?

 

나도 첫 연애야

 

막 좋고 막 설레고 막 잘해 주고 싶다고

 

그렇다고 막!

 

무가내면 안 되지

 

[익살스러운 음악] 그럼?

 

(유식)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관계가 깊어지는 건 아니야

 

적당히, 느긋하게, 알겠어?

 

'적당히, 느긋하게'라?

 

(영준) 말만 들어도 답답하군

 

난 지금 이렇게 미칠 듯이 좋은데 그게 되나?

 

응, 뭐, 안 되면

 

너한테 질리겠지, 뭐

 

뭐? 질려?

 

[헛웃음] 이런 완벽한 비주얼에

 

항상 프레시한 매력이 샘솟는데 질리다니?

 

그건 이영준 사전에 등록시킬 수 없는 단어야

 

이성적으로 생각해, 영준이야!

 

(유식)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사람 옆에서

 

마치 우사인 볼트처럼 질주하면 어떻게 되겠어?

 

처음에는 어떻게든 쫓아와 보려다가

 

결국에는 질려서 나가떨어지게 돼 있어

 

연애에 있어서 속도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데

 

[옅은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마음) 어, 부회장님 오셨어요?

 

이거 점심 먹고 오는 길에 사 온 건데 진짜 맛있어요

 

- (마음) 한번 드셔 보세요 - (유식) 응

 

(마음) [당황하며]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 어머, 어떡해!

 

어, 어, 죄송해요!

 

아이…

 

아이, 뭐, 괜찮아 피 나는 것도 아닌데, 뭐

 

[웃음]

 

[한숨]

 

제가 가서 빨리 닦을 거 가지고 올게요

 

[흥미진진한 음악] (마음) 어떡해, 어머…

 

아이, 큰일 아니야, 큰일 아니야 아주 흔한 일이야

 

잠깐만

 

보살 납셨군

 

(유식) 음…

 

자, 거봐, 자주 있는 일이라 여벌 옷까지 준비해 뒀잖아

 

봤지?

 

속도 조절 못 하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나는지

 

너도 이렇게 만신창이 되고 싶지는 않을 거야

 

그렇지?

 

(세라) 어, 마이 히어로?

 

오늘 저녁? 아, 당연히 데이트해야죠

 

[세라의 웃음]

 

어, 그럼 이따 저녁에 봐요

 

그 썸남이랑 잘돼 가시나 봐요

 

[세라의 새어 나오는 웃음]

 

우리 사귀기로 했어요

 

[함께 웃는다]

 

(미소) 잘됐네요

 

(세라)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 어디서 뭐 하지?

 

씁, 같이 밥 먹고, 영화 보고

 

술 한잔 마시고, 한강 보고

 

그걸 하루에 다 한다고요?

 

씁, 뭐, 같이 밤새우죠, 뭐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은데

 

(세라) 너무 좋잖아요 [세라의 웃음]

 

오늘 하룻밤 길 테니까

 

우리 키스도 할 거예요

 

(미소) 어머

 

(세라) '어머'는 무슨, 내가 '어머'네요

 

어유, 진짜, 사귄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우리가 한창 확 불타오를 때잖아요?

 

우리가 성인이지 성인군자는 아니잖아요

 

수고 [미소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미소) 저…

 

속도 조절 못 해서 미안해

 

네?

 

생각해 보니까 내가 좀 성급했던 거 같더라고

 

지난 9년 동안 꾹꾹 눌러 왔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 버린 느낌이랄까?

 

부회장님

 

그때 그 일은 정말 끔찍했지만

 

(영준)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똑같은 일을 겪어야 된다면

 

난 그렇게 할 거야

 

미소 널 만날 수만 있다면

 

[잔잔한 음악]

 

그래도 천천히 할게, 네가 원하니까

 

이만 들어가도 좋아 난 선약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문이 쿵 여닫힌다]

 

[풀벌레 울음]

 

미소가 웬일이지?

 

부회장님 마음 생각하지 못하고 말한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그리고?

 

저 오늘

 

집에 안 들어갈 거예요

 

뭐?

 

집에 안 가고

 

밤새 부회장님이랑 같이 있을래요

 

(영준) 지금 이대로 우리 집으로 들어가면

 

나 오늘은 속도 조절 못 해

 

오늘은

 

절대 멈출 생각 없어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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