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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서가 왜 그럴까 15

저 지금 왜 이렇게 좋죠?

 

사실 이런 거 제 로망이었거든요

 

퇴근 후에 남편이랑 소소하게 음식 해 먹으면서 저녁 보내는 거

 

[웃음]

 

(미소) 아, 집이 왜 이렇게 덥지?

 

(영준) 그 로망 내가 이뤄 주지

 

[흥미로운 음악] 매일 같이 퇴근하고 매일 같이 라면 먹고

 

내 몸이 MSG로 가득 차도 좋아

 

[살짝 웃는다]

 

[영준이 살짝 웃는다]

 

 

미소 남편 할래

 

김미소랑 결혼하고 싶어

 

왜, 이의 있나?

 

[살짝 웃는다]

 

(미소 부) 이의 있네!

 

(미소) 아빠! [영준의 놀란 신음]

 

[미소의 놀란 신음] [영준이 콜록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영준) 장인어른!

 

두 사람 결혼하는 데

 

내가 이의가 있다고!

 

[미소의 놀란 숨소리]

 

[영준의 아파하는 신음]

 

(미소) 아빠가 왜 여기에…

 

병원에 있으셔야 하잖아요

 

(미소 부) 퇴원해도 된댔어, 그리고

 

우리 집의 수도가 고장 났길래 여기로 온 거고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미소) 그럼 미리 연락이라도 해 주시지

 

(미소 부) 문자 보냈어 답을 안 해 준 건 미소 너고

 

(미소) 아, 오늘 회사에 비상이 걸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미소 부) 자네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세

 

(미소) 아빠, 여기서 얘기하세요

 

남자들끼리 할 얘기가 있어, 넌 빠져

 

(미소 부) 가세 [영준의 당황한 숨소리]

 

[영준과 미소의 당황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걱정하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침을 꿀꺽 삼킨다]

 

[미소 부가 숨을 카 내뱉는다]

 

[휙 하는 효과음]

 

(영준) 아…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자넨 오늘 나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안겨 줬어

 

(미소 부) 쯧, 뭐, 연인 사이에

 

집에 놀러 온 거야 뭐, 그럴 수 있다고 쳐

 

나도 뭐, 우리 미소 엄마랑 연애할 때

 

장모님 안 계신 틈만 타서 그냥 허구한 날 집으로 놀러 다니…

 

[개 짖는 효과음]

 

[고양이 울음 효과음] [한숨]

 

아무튼, 아니, 어떻게 몸이 MSG로 가득 찰 때까지

 

라면만 먹고 살자는 말로

 

프러포즈를 할 수 있나? 멋대가리 없이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평생 소소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로 한 얘기였는데…

 

(미소 부) 자네, 진짜 우리 미소랑 결혼할 생각인가?

 

예,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럼 프러포즈 다시 해

 

예?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낭만은 살아 있어야 돼, 낭만은

 

(미소 부) 난 이렇게 멋대가리 없고 성의 없는 놈한테 내 딸 못 줘

 

[숨을 들이켠다]

 

왜, 자신 없나?

 

아닙니다, 자신 있습니다

 

심지어 넘칩니다

 

[웃음]

 

기백은 마음에 드는군

 

(미소 부) 마시게

 

원샷

 

(영준) 원샷

 

[함께 숨을 카 내뱉는다]

 

(미소 부) 자네

 

내 딸에게 얼마나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할지

 

[박진감 넘치는 음악]

 

내가 이 카리스마 넘치는 두 눈으로

 

[날카로운 효과음] 지켜보겠네

 

[강조되는 효과음]

 

예, 한눈팔지 마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미소 부) 오케이

 

[흥미로운 음악]

 

원샷

 

(영준) 원샷

 

[함께 숨을 카 내뱉는다]

 

[웃음] [날카로운 효과음]

 

[숨을 카 내뱉는다]

 

오늘 죽도록 먹어 보는 거야

 

- (미소 부) 원샷 - (영준) 원샷

 

[강조되는 효과음]

 

[숨을 카 내뱉는다]

 

- (미소 부) 그렇지, 원샷 - (영준) 원샷

 

오케이, 원샷

 

[영준이 숨을 카 내뱉는다] [미소 부의 웃음]

 

[영준의 어색한 웃음] (미소 부) 자, 한 잔 더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한숨] [통화 종료음]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느라고 전화도 안 받는 거야?

 

[놀라는 숨소리]

 

설마 엄청 혼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익살스러운 음악]

 

[미소 부의 옅은 신음]

 

(영준) [술 취한 말투로] 아버님

 

미소를 이 세상에서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술 취한 말투로] 자네, 우리 미소한테 잘해야 되네

 

맛있는 거 많이 사 주고

 

(미소 부) 어, 그리고 자네 우리 미소 고등어 좋아하는 거 아나?

 

미소는 이제 고등어 안 먹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2년 전에 고등어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려 가지고

 

그 이후로는 무섭다고 안 먹습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미소 부) 그럼 이 닭발이라도 좀 많이 사 주게

 

이, 특히 스트레스받는 날

 

우리 미소는 스트레스받으면 매운 걸 먹어야 돼

 

미소 인제 스트레스받아도 매운 거 안 먹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버님 사채 빚 터졌을 때 스트레스받는다고

 

매운 닭발, 매운 떡볶이 [강조되는 효과음]

 

매운 곰장어 번갈아 가면서 먹다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위가 아파 가지고 아주 혼났습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익살스러운 음악]

 

(미소 부) 아니, 근데 자네, 그

 

내 사채 빚 그, 터진 거 어, 어떻게 아나?

 

낙원상가에서 사업하시다가 망하신 것도

 

보증 잘못 서신 것도 다 압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웃음]

 

수치스럽구먼

 

아…

 

우리 집이 자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에, 이게 더 없어

 

(미소 부) 거, 미소 사는 집 충격적이겠지만

 

자가가 아니라 전세일세

 

전세가 아니라 반전세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5천에 월세 20만 원입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웃음]

 

오늘 우리 미소에 대해서 많이 알아 가는구먼

 

[영준의 웃음] (미소 부) 어

 

거, 가진 거 없는데 좋나? 우리 미소가

 

(영준) 네

 

그 마음 안 변할 자신 있나?

 

(영준) 네!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저이지만

 

미소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웅장한 음악] (미소 부) 합격!

 

(영준) 네? 뭐가…

 

당신을 내 사위로 임명합니다

 

[반짝이는 효과음]

 

[영준의 기뻐하는 신음]

 

- (영준) 감사합니다! - (미소 부) 단

 

(미소 부) 프러포즈를 제대로 해야 하네

 

(영준) 명심하겠습니다!

 

(미소 부) [웃으며] 아이

 

아유, 이 자식…

 

아이고, 이뻐, 이뻐, 이뻐, 이쁜 자식

 

앉아, 어, 앉아 [영준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주 이뻐!

 

에이 [영준의 웃음]

 

에이, 똑바로 앉아야지, 에이

 

[걱정하는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미소 부) 사랑하네

 

[미소의 의아한 신음] 우리 사위 사랑하네

 

(영준) 저도 사랑합니다 [미소 부의 웃음]

 

[리드미컬한 음악]

 

[미소의 성난 숨소리] (미소 부) 우리 미소한테 잘해, 어?

 

내가 원하는 거는 돈 많은 사위가 아니라

 

우리 미소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위

 

[웃으며] 물론 돈도 좋고

 

(영준) 네, 아버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미소 부의 웃음]

 

(미소 부) 아이, 우리 딸!

 

[미소 부의 웃음]

 

(영준) 내 여자

 

[미소의 놀라는 숨소리]

 

아, 뭐예요 왜 이렇게 많이 드신 거예요?

 

(미소 부) 왜긴, 좋으니까 마셨지

 

[미소 부의 웃음] 내가 못 살아, 진짜

 

퇴원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많이 드세요

 

(미소) 아빠 내일모레 환갑이에요 이제 건강 관리 하셔야죠

 

(영준) 씁, 김미소!

 

[휙 하는 효과음] 너 이게 무슨, 장인어른한테 말버릇이 이게 뭐야, 응?

 

부회장님도 마찬가지예요

 

내일 오전에 임원 회의 있으신데 이렇게 많이 드시면 어떡해요?

 

안건들 숙지하셔도 모자랄 시간에

 

[깨갱 하는 효과음]

 

[멀리서 개가 짖는다]

 

비밀인데

 

난 가끔 우리 미소가 무섭네

 

[미소의 기가 찬 숨소리]

 

(영준) 저도 비밀인데

 

전 미소가

 

자주 무섭습니다 [영준과 미소 부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기가 찬 신음]

 

(미소) 하, 참

 

[날카로운 효과음]

 

[기가 찬 숨소리]

 

(미소 부) 아빠는 먼저 들어가 잘 테니까

 

우리 이 서방

 

택시 좀 잡아 주고 들어와

 

[미소 부의 웃음]

 

[미소의 당황한 신음] 이 서방은 무슨

 

(영준) 장인어른,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미소 부) 응, 우리 이 서방 [미소 부의 웃음]

 

바이 바이

 

- (영준) 들어가십시오! - (미소 부) 바이 바이

 

[미소 부의 웃음]

 

(미소) 부회장님까지 왜 이러세요

 

[입술을 푸르르 떤다]

 

아…

 

[영준의 웃음] 어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휙 하는 효과음]

 

부회장님

 

아, 진짜

 

내 여자

 

[미소의 놀라는 신음]

 

[영준의 웃음] (미소) 아휴

 

미치겠다, 진짜

 

아이, 좀, 좀

 

어어?

 

(미소) 네, 양 비서님

 

네, 장충동 사거리요

 

빨리 와 주세요

 

 

[통화 종료음]

 

[영준이 숨을 후 내뱉는다]

 

(미소) 아휴, 부회장님, 괜찮으세요?

 

그러게 왜 이기지도 못할 술을

 

다음부터는 주량껏 조절해 가면서 드세요

 

미소야

 

[영준의 한숨]

 

미소야

 

사랑해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너 진짜 많이 사랑한다

 

(영준) 사실

 

9년 전에 너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좋았다?

 

[미소가 살짝 웃는다]

 

너는 나를 못 알아봤지만

 

난 너무 좋았어

 

아마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내가

 

너 사랑하게 된 게

 

내가

 

너 평생 행복하게 해 줄 거야

 

나는

 

너 때문에 평생 행복할 거고

 

사랑한다

 

김미소

 

[한숨]

 

[미소의 놀란 숨소리]

 

[미소의 웃음]

 

[미소의 옅은 한숨]

 

[미소의 웃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쿵 하는 효과음] [북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뭐지?

 

집에 어떻게 들어왔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놀라는 숨소리]

 

아버님 앞에서 뭐 실수한 거 없겠지?

 

[시스템 작동 효과음]

 

나의 빈틈없는 두뇌야 기억을 복구시켜 봐

 

[시스템 종료 효과음] 복구고 뭐고 그냥…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머릴 쓰니까 더 아픈 거 같군

 

[힘겨운 신음]

 

[영준이 숨을 후 내뱉는다]

 

[차가 덜컹거린다] [놀란 신음]

 

[발랄한 음악] [힘겨운 신음]

 

(영준) 오바이트할 거 같군

 

위장아, 어떻게든 버텨

 

33년 동안 지켜 온 이 품격을 망쳐 버리면

 

(영준) 가만두지 않겠어 [영준의 떨리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 어, 부회장님, 제가 무슨 실수라도…

 

아, 아니요

 

양 비서님한테 한 말이 아닙니다

 

제 위장한테 한 얘기입니다

 

[말을 더듬으며] 예? 위장한테요?

 

 

[힘겨운 숨소리]

 

[차가 덜컹거린다] [힘겨운 신음]

 

(미소) 좋은 아침입니다

 

왜들 그러세요?

 

(치인) 김 비서님께 저희가 드릴 게 있습니다

 

(귀남) 저희가 감사패를 준비했거든요

 

감사패요?

 

(직원들) ♪ 오랫동안 사귀었던 ♪

 

♪ 정든 김 비서님 ♪

 

♪ 작별이란 웬 말인가 ♪

 

♪ 가야만 하는가 ♪

 

[직원들의 허밍] [세라의 울음 섞인 허밍]

 

(지아) '감사패'

 

'김미소'

 

'당신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울먹이며]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준 열정과 꿈, 리더십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을 것입니다'

 

'9년간 고생하셨습니다'

 

'부속실 동료 일동'

 

[미소의 난감한 신음]

 

(미소) 저기…

 

저기…

 

[직원들이 훌쩍인다]

 

저 일 안 그만두는데

 

(세라) [울먹이며] 네, 안 그만두시겠죠

 

[직원들의 놀라는 신음] 네?

 

[미소의 멋쩍은 신음]

 

(미소) 아, 그게, 그렇게 됐어요

 

제가 생각보다 이 일을 더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한번 열심히 해 보기로 마음 바꿨어요

 

[직원들의 기뻐하는 숨소리]

 

[직원들이 환호한다] [밝은 음악]

 

(치인) 진짜입니까?

 

진짜로 안 가시는 거죠? 예?

 

(준환) 아, 대박, 김 비서님 그만두시면

 

부회장님 누가 케어하나 엄청 걱정했었거든요

 

(영옥) 정말 잘됐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직원들의 기뻐하는 신음]

 

그나저나 저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셔서 어떡해요

 

(미소) 미안해서 [직원들의 부정하는 신음]

 

(세라) 미안하면 다신 퇴사한다는 말 안 하기

 

약속

 

(직원들) 약속! [지아가 말한다]

 

(치인) 약속

 

[미소의 웃음]

 

[직원들의 환호성]

 

- (세라) 빨리 드려 - (지아) 감사패예요 [치인의 탄성]

 

[영옥과 준환의 환호성]

 

(지아) 아, 진짜 다행이다 저 진짜 걱정했잖아요

 

(미소) 아, 진짜 [지아의 웃음]

 

[지아의 기분 좋은 신음]

 

(지아) 가만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미소) 뭐가요?

 

저는 김 비서님 후임으로 뽑힌 건데

 

김 비서님께서 안 그만두시면…

 

[밝은 음악] (지아) 저 잘리는 거예요?

 

[미소의 당황한 숨소리]

 

[걱정하는 신음]

 

(미소) 그럴 리가요

 

지아 씨가 업무 분담 잘해 줘서

 

제 시간이 늘어난 것도 회사에 남기로 한 큰 이유예요

 

앞으로도 우리 계속 잘해 봐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 네

 

(지아) 저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

 

[지아의 신나는 신음]

 

여기 개발 팀 회의록입니다

 

(미소) 고생하셨어요 [지아가 안도의 숨을 내쉰다]

 

아, 김 비서님은 진짜 다 가진 여자다

 

일 잘하지, 멋진 남친 있지, 그리고

 

의리 있는 동료 있지

 

(지아) 아, 제가 무슨

 

왜, 지난번에 화장실에서

 

(세라) 김 비서님 욕했던 여자들이랑 맞서 싸웠잖아요

 

에이, 그때 먼저 걸레 들고 싸우신 건 봉 과장님이잖아요

 

[세라의 익살스러운 신음] [지아의 웃음]

 

(미소) 저기, 두 분,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오늘 저녁 어떠세요?

 

(세라) 어머, 갑자기 저녁에는 왜요?

 

듣다 보니까 너무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야 할 거 같아서

 

[세라의 감동하는 신음] (지아) 전 오늘 좋아요

 

저도 오늘 한가해요

 

맛있는 거 사 주세요! [함께 웃는다]

 

그럼 오늘 제대로 한번 뭉쳐 볼까요?

 

[세라와 지아의 환호성]

 

(지아) 뭐 맛있는 거 먹지, 우리? [미소의 생각하는 신음]

 

- (세라) 치맥, 치맥? - (미소) 어머 [세라의 웃음]

 

(세라) 오셨어요?

 

[당황한 숨소리]

 

[문이 쿵 닫힌다]

 

[힘겨운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쿵 여닫힌다]

 

[한숨] [고양이 울음 효과음]

 

[앙칼진 효과음] [한숨]

 

[휙 하는 효과음] [힘겨운 신음]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북엇국 좀 드세요

 

아빠 거 끓이면서 부회장님 것도 같이 끓였어요

 

[미소가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미소가 국을 조르르 따른다] 고맙군

 

아버님은 어떠신가?

 

[날카로운 효과음]

 

부회장님이랑 똑같이 숙취로 고생하고 계시죠, 뭐

 

[멋쩍은 숨소리]

 

일 있으시다고 집에 먼저 가셨고요

 

[미소가 달그락거린다]

 

아, 그렇군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깨갱 하는 효과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난 말이야

 

너무 완벽한 내 자신이 가끔은 부담스러웠어

 

빈틈없어 보이는 내 모습이 타인에게 위압감을 줄까 봐

 

(영준) 가끔은 실수도 하고 빈틈을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나도 인간이잖아

 

[기가 찬 웃음]

 

혹시 어제 술주정하신 것 때문에 이러시는 거라면…

 

술주정이라니 [목을 가다듬는다]

 

[헛웃음]

 

그건 말이야

 

미소에게 빈틈을 보여 주고 싶어서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어

 

[한숨]

 

그래도 자제하셨어야죠

 

(미소) 그렇게 다음 날 컨디션은 생각지도 않고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면 어떡해요

 

한 기업의 오너께서

 

(영준) 씁

 

한 기업의 오너이기 전에

 

한 여자의 예비 신랑이잖아

 

그러니까 아버님 말씀 듣는 게 맞지

 

그래도 요령껏 적당히 드셨어야죠

 

[영준의 헛기침]

 

근데 두 사람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한참을 안 들어오시던데?

 

[옅은 웃음]

 

시크릿

 

뭐예요

 

(유식) 뭐? 프러포즈?

 

[강조되는 효과음] 아이, 뭘 고민해

 

예비 장인어른 말씀대로 낭만적인 프러포즈 하면 되지, 어?

 

재벌이니까 돈 있겠다

 

그냥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서 최고급 샴페인으로…

 

이미 했어

 

뭐?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종업원) 말씀하신 돔 페리뇽 리미티드 샴페인입니다

 

조금 있다 케이크와 함께 가져다주시죠

 

역시 축하하는 자리엔 샴페인이 제격이지

 

게다가 심지어 실패했어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유식) 아…

 

[유식이 손가락을 딱 튀긴다]

 

유명랜드를 통째로 빌리는 건 어때?

 

드라마 보니까 놀이동산 있는 재벌들

 

- (유식) 다 그렇게 하던데 - (영준) 이미 했어

 

했다, 했다, 했다, 했다 참, 했다, 까먹었다, 내가

 

(미소) 아, 근데 여기 이미 폐장했는데

 

폐장? 그게 뭐가 문제지?

 

프리 패스가

 

[반짝이는 효과음] 여기 있는데

 

(유식) 그럼 스케일 크고 화려한 건 많이 했으니까

 

소소하고 아기자기하게 접근하는 건 어떨까?

 

씁, 그냥 일상적으로 톡 뱉어 봐

 

[숨을 후 내뱉는다]

 

(영준) 나 이영준이 결혼해 주지

 

(영준) 난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고 돈도 아주 많고 능력도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버티고 나한테 시집와

 

(영준) 김 비서, 전에도 얘기했지만

 

난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고 돈도 아주 많고 능력도 있어

 

그러니까 나한테 시집와

 

가능한 한 빨리

 

(영준) 나

 

미소 남편 할래

 

했네, 응, 했어, 했다

 

[한숨]

 

씁, 아니,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두 사람 결혼 안 한 걸 보면

 

김 비서가

 

너랑 결혼할 마음이 없는 거는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아닐 거야, 어, 아닐 거야

 

[입소리를 쩝 낸다]

 

그나저나 우리 오너 막 밀어붙이는 거 막 장난 아니다

 

김 비서가 괜히 불도저라 그런 게 아니네

 

이 섹시 불도저, 앙큼한

 

[웃으며] 웨딩피치 불도저, 웨딩 불도저

 

불도저로 확 밀어 버리기 전에 그만하지

 

내가 경솔했어, 응, 경솔했어, 미안해

 

(유식) 웨딩피치야 [유식의 새어 나오는 웃음]

 

[영준의 한숨]

 

박경솔 [익살스러운 효과음]

 

넌 프러포즈 어떻게 했어?

 

[당황한 숨소리]

 

나…

 

나 프러포즈만큼은 경솔하지 않고 낭만적이게

 

파리 에펠 탑 아래에서 했어 [웅장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게 낭만적인 건가?

 

철제 건축물 아래에서 프러포즈한 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유식) 애송이, 웨딩피치야 [휙 하는 효과음]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특유의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느낌 [반짝거리는 효과음]

 

[낭만적인 음악] 그, 막, 막 사랑을 하고 싶은 그런 느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반짝 빛나는 에펠 탑 아래서

 

그 분위기에 막 취해 있을 때

 

'서진아'

 

'넌 저 에펠 탑보다 더 빛나는 여자야'

 

'내 옆에서 영원히 빛나 줄 수 있겠니?'

 

'나랑 결혼하자'

 

했더니 막 바로 수락했어 전 와이프가, 응

 

[한숨]

 

그랬는데 결국 옆에서 영원히 빛나지 못한 거군

 

짓궂었어, 너 짓궂었…

 

너 후벼 팠어, 깐 데 또 깠어

 

뭐, 아무튼

 

프러포즈는 일상적이지 않고

 

로맨틱한 곳이 더 좋을 거…

 

아씨, 프러포즈 얘기 하니까 서진이 보고 싶네

 

[시계가 째깍거린다]

 

[유식이 입소리를 쩝 낸다]

 

[유식의 한숨]

 

[리드미컬한 음악]

 

에펠 탑이라…

 

너무 똑같이 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하고

 

콜로세움? 너무 전투적이야

 

만리장성은 너무 노골적이고

 

[밝은 효과음]

 

라스베이거스?

 

그래

 

찬란하고 치명적인 나를 닮은 도시

 

라스베이거스 확정

 

찬란하고 치명적인 프러포즈의 여운을 즐기려면

 

6박 7일 정도가 좋겠군

 

내가 호텔 예약을 직접 하다니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너무 스위트해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혹적인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심장 박동 효과음]

 

[철의 설레는 숨소리]

 

[세라가 작게 웃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세라가 콜록거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의 헛기침]

 

[세라의 한숨]

 

[복합기 작동음]

 

[복합기 종료음]

 

[반짝이는 효과음]

 

[설레는 숨소리]

 

[세라의 새어 나오는 웃음]

 

(세라) 아유, 아유, 아유, 더워라

 

옥상, 옥상, 옥상에 바람 좀 쐬러 갔다 와야겠…

 

아유, 덥다

 

[세라의 탄성] (철) 어, 어…

 

[철의 헛기침]

 

씁, 어머니가 전화 달라고 했었는데

 

 

(치인) 와

 

야, 애쓴다, 애써, 진짜, 응?

 

저렇게 숨기고 싶어 하는데 모른 척해 주죠, 뭐

 

[지아와 영옥의 웃음]

 

(인턴) 뭐를요?

 

(준환) 아, 양 비서님이랑 봉 과장님이랑 사귀잖아

 

(인턴) 정말요?

 

(치인) 배현성이

 

야, 저래 티를 팍팍 내는데 눈치도 못 채고 지내?

 

회사 생활 하면서 말이야 가장 중요한 거는 바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눈치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응?

 

나도 말이야 [휙 하는 효과음]

 

이, 내 외모만 믿었으면 여기까지 몬 왔을 수도 있지

 

(준환) 암요, 암요

 

[영옥의 헛기침]

 

(치인) 아니, 뭐, 고귀남 씨는 그나저나 그, 관심 없나 보네?

 

누구랑 사귀든 말든

 

(준환) 그러게요

 

아니, 귀남 씨는 연애 안 해요?

 

[지아의 놀라는 숨소리]

 

전 이미 연애하고 있는데요

 

[치인의 놀라는 신음]

 

[지아의 기대하는 숨소리]

 

전 일과 연애 중입니다

 

(귀남) 일과 연애 말고는 생각 없으니까요

 

[귀남의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발랄한 음악] [준환이 중얼거린다]

 

(지아) [한숨 쉬며] 여기 법무 팀에서 온 계약서예요

 

틀린 부분 없는지 확인 마쳤어요

 

(미소) 고생했어요

 

(지아) 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쿵 열린다]

 

[지아의 속상한 신음] [문이 쿵 닫힌다]

 

(미소) 이건 계약서들이고요

 

이건 다음 주 스케줄표입니다 참고해 주세요

 

(영준) 다음 주 내 스케줄

 

다 취소해 줘

 

내가 다음 주에 김 비서를

 

라스베이거스에 데려갈 예정이거든

 

라스베이거스는 왜요?

 

왜긴, 휴가 가는 거지

 

미소와 나 단둘이서 말이야

 

이렇게 말을 잇지 못할 만큼 황홀한가?

 

나와 단둘이 휴가 가는 게?

 

하긴 좋기도 하겠지

 

야경도 보고 드라이브도 하고

 

안 됩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가 안 된다는 거지?

 

야경? 드라이브? [엔진 소리 효과음]

 

휴가 가는 거 자체가 말도 안 됩니다

 

부회장님 밀린 업무가 많아요

 

조율하지 못하는 일정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회장님

 

부회장님과 제 사이가 알려지고 난 후부터

 

보는 시선이 많아졌어요

 

(미소) 이럴 때일수록 일에 차질이 생겨선 안 됩니다

 

- (영준) 그래도… - (미소) 그럼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영준의 한숨] (미소) 아

 

부회장님 오늘 퇴근 후에 특별한 일정은 없으신데

 

저와 지아 씨 같이 밥 먹어도 될까요?

 

[살짝 웃으며] 어쩌면 술을 마실 수도 있고요

 

나랑은 휴가도 안 가면서

 

김지아 비서랑은 저녁 먹고 술도 마시겠다?

 

비교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기가 찬 신음]

 

그러든지, 술을 먹든지 말든지

 

감사합니다 [웃음]

 

(영준) '감사합니다'?

 

[문이 쿵 열린다] 이게 감사할 일인가?

 

[문이 쿵 닫힌다] [한숨]

 

그나저나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지?

 

라스베이거스를 안 가겠다니

 

그럼 프러포즈 계획을 다시 해야 되잖아

 

[난감한 신음]

 

[맥주를 조르르 따르는 효과음]

 

[세라의 탄성] [지아의 웃음]

 

(미소) 많이 드세요

 

아, 더 맛있는 거 사 드리고 싶었는데

 

(세라) 아유, 술이 제일 맛있는 거죠

 

[지아의 웃음] - (세라) 다 같이 짠 - (미소) 짠

 

(함께) 짠!

 

[미소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세라) 아유, 좋다

 

[지아의 탄성]

 

[세라가 숨을 카 내뱉는다]

 

아무튼 고마워요, 두 분 제 편 들어 주셔서

 

(지아) 에이, 이제 다른 사람들 얘기 신경도 쓰지 마세요

 

그러려고요

 

제일 가까이서 일하는 동료들한테 인정받으면 됐죠, 뭐

 

(세라) 아이고, 멋지다

 

[미소의 웃음]

 

근데 진짜 궁금했던 건데

 

두 사람 언제부터 사귄 거예요?

 

(지아) 누가 먼저 좋아했어요?

 

[미소의 멋쩍은 신음]

 

(세라) 아, 빨리 말해 봐요, 빨리

 

[멋쩍어하며]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함께) 부회장님이래!

 

(세라) 웬일이니, 웬일이니!

 

[웃음]

 

아이, 얼른 마셔요, 빨리

 

(지아) 누가 먼저 손잡았어요?

 

(세라)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멋쩍은 신음]

 

(세라) 그럼 누가 먼저 키스하자고 했어요?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세라) 아니, 그럼 누가 먼저…

 

그만하시죠

 

(세라) [목을 가다듬으며] 예, 미안합니다

 

[세라가 콜록거린다]

 

(미소) 아이, 자

 

(세라) 예 [지아의 웃음]

 

[미소가 숨을 후 내뱉는다]

 

[세라의 개운한 신음] (미소) 아참, 봉 과장님

 

그 슈퍼히어로 같은 남자랑은 어떻게 됐어요?

 

(세라) 아, 나 진짜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다

 

저는 묻기 전에 자진 납세 할게요

 

전 그 남자랑 손도 잡았고요

 

[음 소거 효과음] 그것도 했고

 

[음 소거 효과음] 그거는 좋았고

 

[음 소거 효과음] [세라가 말한다]

 

[지아의 놀란 웃음] [세라의 웃음]

 

(미소) 봉 과장님

 

아이, 그렇게 자세히는 얘기 안 하셔도 될 거 같은데

 

- (세라) 아, 너무 갔나? - (미소) 네

 

[함께 웃는다]

 

(미소) 아, 지아 씨는 누구 없어요? 썸 타는 남자라도?

 

(지아) 아, 저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기는 한데

 

[미소의 놀라는 신음] 그 남자가 연애할 생각이 없대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세라) 아이고, 참

 

아유, 그렇다고 뭘 그렇게 멍때리고 있어요?

 

일보다 지아 씨한테 몰두하게 하면 되잖아요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 봐요, 좀

 

그래도 될까요?

 

아이, 그럼요

 

(세라) 쯧, 자, 자, 자 우리 다 같이 건배해요, 건배

 

[술을 조르륵 따르며] 자

 

김 비서님의 행복한 사내 연애와

 

지아 씨의 커플 탄생 그리고

 

우리 커플의 화끈한… [음 소거 효과음]

 

위하여! [함께 웃는다]

 

[환호하며] 원샷!

 

[영준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터치 패드 조작음]

 

유치하군

 

대체 이런 건 누가 하는 거지?

 

가뜩이나 더운데 불구덩이를 자청해서 만든다라…

 

[의아한 숨소리]

 

[터치 패드 조작음]

 

[의아한 숨소리] [터치 패드 조작음]

 

큰 종이에 한 번에 쓰면 될 것을

 

굳이 한 장, 한 장 넘기는 이유가 뭐지?

 

1분 1초를 아껴서 사용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군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그나저나 미소는 왜 연락이 없는 거지?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미소의 웃음] (지아) 짠

 

(세라) [술 취한 말투로] 짜잔!

 

원샷! [미소와 지아의 웃음]

 

[세라의 사레들린 기침]

 

아이, 좋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지아의 웃음] 어유, 국물 먹어야 돼, 국물

 

[미소의 웃음]

 

(미소) 봉 과장님, 숟가락 거꾸로 드셨는데?

 

[지아의 웃음]

 

아, 우리 봉 과장님 취하셨나 보다

 

(지아) [술 취한 말투로] 안 취했어요

 

(세라) 어, 나 거꾸로 안 들었는데 똑바로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웃음]

 

취하셨나 보다

 

아유,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 (지아) 네 - (세라) 네, 빨리 오세요

 

- (미소) 네 - (세라) 보고 싶을 거예요

 

- (세라) 아이고 - (지아) 조심 [미소와 지아의 웃음]

 

- (세라) 아유 - (지아) 아, 아, 김 비서님!

 

(지아) 화장실 저쪽이에요

 

[지아의 웃음] (세라) 아, 취했네, 취했네, 취했다

 

[웃으며] 어머

 

(세라) 취했다

 

아, 취했네, 취했네! [세라의 웃음]

 

(지아) 저기인데! 저기…

 

[휴대전화 진동음] (세라) 아, 취했네, 취했네!

 

아, 못 살아

 

누군데?

 

[지아의 놀라는 신음]

 

[지아의 놀라는 신음]

 

(지아)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세라) 받, 받, 받아 봐, 받아 봐 받아 보자, 받아 보자

 

[휴대전화 조작음]

 

(세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김 비서 [놀라는 신음]

 

김미소 씨 휴대폰 아닙니까?

 

(세라) 네, 이거 김 비서님 폰이고 전 봉 과장이에요

 

(지아) 저, 저는 김지아 비서예요

 

[직원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김 비서는 어디 있습니까?

 

(세라) 아, 미소 씨 화장실 갔는데

 

어, 부회장님 데리러 언제 오실 거예요?

 

(지아) 부회장님, 데리러 오세요

 

지금 우리 김 비서님 완전 꽐라 됐어요

 

- (세라) 완전, 완전 만취했어요 - (영준) 꽐…

 

- (영준) 만취? - (세라) 완전 만취, 만취했어요! [지아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세라) 짠, 먹고 죽자 [지아의 탄성]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아, 한 잔 더 먹자

 

[세라가 말한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반가운 신음]

 

(미소) [술 취한 말투로] 부회장님!

 

여기 어떻게…

 

(세라) 부회장님, 여긴 어떻게? [지아의 탄성]

 

[지아의 웃음]

 

(미소) [의자를 탁탁 치며] 부회장님, 여기, 여기요, 여기

 

여기요, 여기

 

[미소의 웃음] (세라) 아, 여기 어떻게 오셨지?

 

(미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 엄청, 엄청, 엄청 사랑한다고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지아) 좋겠다 [지아와 세라가 흥얼거린다]

 

아유, 진짜

 

(미소) 아이, 못 말려

 

[미소의 웃음]

 

(지아) 부회장님도 하나 드릴까요?

 

(영준) 전 괜찮습니다, 차를 가져와서

 

(지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또

 

- (지아) 죄송합니다 - (세라) 아, 지아 씨

 

(세라) 아, 뭘 쭈그리처럼 굴어요

 

여기는 부회장님으로 온 게 아니라

 

우리의 직장 동료

 

김 비서님의 남자 친구로 온 건데

 

안 그래요?

 

아, 예, 뭐

 

[미소의 웃음] (세라) 그럼 지금부터

 

직장 동료 남자 친구로 부를게요, 영준 씨

 

[흥미로운 음악] [지아의 웃음]

 

(지아) 좋아! 그러면

 

영준 씨

 

영준 씨는 우리 김 비서님 어디를 제일 좋아하나

 

[지아와 세라의 탄성]

 

빨리 말해 봐요, 영준 씨

 

아, 쩝, 뭐

 

(영준) 예뻐서?

 

- (세라) 와, 예쁘대, 예쁘대, 예쁘대 - (지아) 예쁘대!

 

- (지아) 예쁘대, 어떡해, 예쁘… - (세라) 예쁘대

 

[지아의 탄성] - (지아) 예쁘대, 예쁘대 - (세라) 예쁘대, 예뻐

 

[지아의 웃음]

 

(영준) 김 비서

 

이제 그만 마무리하고 들어가는 게 어때?

 

(미소) 네?

 

가긴 어딜 가요

 

이렇게, 어? 만나는 기회도 쉽지 않은데

 

(세라) 못 가요, 아니, 갈 거면

 

그, 엉덩이로 이렇게

 

[지아와 세라의 웃음] 이름 쓰고 가세요

 

(지아) [웃으며] 영준 씨, 영준 씨

 

어디로 뭘 쓰라고요?

 

(세라) 아니지

 

확실히 못 가게 잡아 둬야지 [지아가 호응한다]

 

지아 씨, 이거 받아

 

(지아) 아, 나이스 캐치!

 

[지아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의 웃음] [영준의 한숨]

 

그래도 불안한데

 

[놀란 숨소리]

 

(세라) 부회장님, 여기 뭐 묻은 거 같은데

 

잠깐만, 아, 이거 뭐지 아, 이거 뭐지?

 

잠깐만 [미소의 새어 나오는 웃음]

 

[지아와 세라의 웃음]

 

(지아) 잘했어, 잘했어

 

[미소의 새어 나오는 웃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세라) 이제 부회장님 집에 못 가요!

 

떼끼! 집에 갈 때 줄 건데

 

(영준) 김 비서, 어떻게 좀 말려 보지

 

[미소의 웃음]

 

(미소) 너무 웃겨요

 

(세라)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지아와 세라의 웃음]

 

근데

 

두 사람

 

결혼은 언제 할 거예요?

 

(지아) 저, 그, 재벌들은

 

프러포즈 어떻게 하는지 엄청 궁금한데

 

(세라) 야, 보나 마나 세기의 프러포즈겠지

 

전세기 탁 빌려 가지고

 

그 안에서 멋지게 이벤트해 가지고 프러포즈 탁 한다거나

 

[리드미컬한 음악] (영준) 아, 그 방법이 있었군

 

(지아) 섬을 통째로 사서

 

둘만의 프라이빗한 프러포즈를 한다거나!

 

(영준) 아, 그 방법도 있었군

 

(미소) 전세기 빌려서 섬 통째로?

 

[미소의 놀란 신음]

 

그건 돈지랄이죠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 아, 너무 갔다, 너무 갔다

 

- (지아) 돈지랄 - (세라) 미안

 

(세라) 아, 다음에 프러포즈하면

 

그, 꼭, 그, 인증 숏 요거 꼭 찍어 보내 주세요

 

(미소) 네, 그럴게요 [지아의 익살스러운 신음]

 

[미소의 웃음] (세라) 아유, 축하합니다

 

(미소) 자, 그러면

 

아, 못 마시지

 

[함께 웃는다] (세라) 한잔해

 

축하합니다, 아유

 

[미소의 웃음] (영준) 아니,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지?

 

오랜만에 술 마셔서 그런가?

 

(미소) 네

 

저 이렇게 취하도록 마셔 본 거 처음이잖아요

 

왜냐

 

[웃으며] 부회장님이 언제 부를지 모르니까 대기 타느라고

 

아, 근데 생각하니까 열받네

 

(영준) 뭐가?

 

(미소) 자기는 맨날 술 마시고 나는 술 안 주고

 

난 대리운전이나 시키고

 

[미소의 못마땅한 신음]

 

(영준) 그래서, 내가 싫어?

 

[밝은 음악] (미소) 아니, 좋아

 

[미소의 웃음]

 

오늘 나 데리러 와 줘서 감동받았어요

 

[함께 웃는다]

 

(영준) 정말 감동스러운 건 내 얼굴이지

 

(미소) 맞아요, 맞았어

 

얼굴은 잘생겼고 노래도 잘하고

 

[웃으며] 아, 이거 비밀인데

 

저번에 자장가 불러 줬을 때

 

엄청 감동받았어요

 

잠도 잘 오고

 

[미소의 웃음]

 

(영준) 아, 조심

 

(미소) 내 남자 친구 최고

 

[함께 웃는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드르릉거린다]

 

[힘겨운 신음]

 

[아파하는 신음]

 

(미소) 아유, 머리야, 아…

 

[놀라는 숨소리]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리드미컬한 음악]

 

[반가운 신음] 부회장님!

 

(미소) 진짜, 아이, 못 말려

 

[놀라는 숨소리]

 

[놀라는 신음]

 

[미소의 절망하는 신음]

 

(미소) 아, 어떡해

 

[미소의 괴로워하는 숨소리]

 

[미소의 한숨]

 

(세라) 김 비서님

 

아, 이제들 오세요?

 

속은 괜찮으세요?

 

(세라) 아휴, 속은 괜찮은데

 

제 앞날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저희 어떡해요?

 

어제 부회장님한테 큰 실수를 저질러서

 

무슨…

 

(지아) 기억 안 나세요?

 

아이, 어제 제가

 

아, 부회장님 지갑 가져온 거

 

[놀라는 숨소리]

 

(세라) 전 부회장님 시계를…

 

저 입사 한 달 만에 퇴사하는 거 아니겠죠?

 

[탄식]

 

[지아와 세라의 탄식] (지아) 어떡해

 

- (세라) 어떡해 - (지아) 미쳤어

 

[흥미진진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지아) 죄, 죄송, 죄송합니다

 

(세라) 저도 너무

 

죄송합니다

 

- (지아) 죄, 죄송합니다 - (세라) 죄송합니다

 

- (지아) 죄, 죄송합니다 - (세라)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재밌는 시간 보내셨다면 된 거죠

 

[지아의 놀라는 숨소리]

 

(영준) 단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런 모습은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세라) [떨리는 목소리로] 아, 예

 

(지아) 네

 

[세라의 지친 숨소리]

 

[지아가 숨을 후 내뱉는다]

 

(미소) 뭐라세요, 화 많이 나셨어요?

 

(세라) 하, 아니요, 근데

 

(미소) '근데'…

 

(세라) 김 비서님도 들어오시래요

 

네? 저도요?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난감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멋쩍은 숨소리]

 

거기 앉지

 

이게 뭐예요?

 

북엇국이야

 

오 여사님께 부탁해서 가져왔어

 

[어색한 웃음]

 

[날카로운 효과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저도 말이죠

 

너무 철두철미한 제 자신이 가끔은 부담스러웠어요

 

(미소) 그런 제 모습이

 

부회장님을 답답하게 만들까 봐

 

[영준의 코웃음] [미소가 살짝 웃는다]

 

부회장님 말씀처럼 가끔은 실수도 하고

 

빈틈을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코웃음]

 

그래도 앞으로는 자제하도록 해

 

(미소) 네

 

오너의 비서니까요

 

(영준) 아니

 

내 여자니까

 

몸 상할까 봐 걱정돼

 

[영준이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웃음]

 

어서 먹지

 

뭐, 어제 먹어 보니까 속 푸는 덴 최고더라고

 

네, 감사합니다

 

[피식 웃는다]

 

[웃음]

 

[함께 웃는다]

 

아, 그리고 미소는

 

취한 모습도 상당히 귀여웠어

 

두고두고 잊지 못할 거야

 

[웃음]

 

[웃음]

 

[힘겨운 숨소리]

 

[놀란 숨소리]

 

[지아의 힘겨운 숨소리]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속은 좀 괜찮습니까?

 

어제 술 많이 마신 거 같은데

 

[놀란 숨소리]

 

저 어제 술 마신 거 어떻게 아셨어요?

 

(지아) [놀라며] 혹시 술 냄새 나요?

 

기억이 아예 없습니까?

 

아니, 제 폰으로 영상까지 찍어 놓고?

 

영상요?

 

[당황한 웃음]

 

아닙니다

 

기억 못 하면 됐습니다

 

(지아) 기억 못 하면 됐긴 뭐가 돼요

 

무슨 동영상이길래

 

- (귀남) 아, 이리 줘요 - (지아) 아, 있어 봐요

 

내가 찍은 거면 내가 좀 보게

 

[귀남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놀라는 숨소리] [영상 속 지아가 목을 가다듬는다]

 

(영상 속 지아) [술 취한 말투로] 자, 고귀남 대리님

 

진짜로 일만 할 건가요 연애는 안 하고?

 

그러면 지아랑도 연애 안 할 건가 대답해 봐요

 

아이, 지아 씨, 아, 왜 그러세요

 

(귀남) [어색하게 웃으며] 참, 네

 

아, 그냥 나랑 연애해요

 

나랑 연애하겠다고 여기 빨리 대답해 봐요

 

어? 빼박 증거 영상 남기게

 

[영상 속 지아의 웃음]

 

(영상 속 귀남) 많이 취했다, 아유, 지아 씨 [귀남이 살짝 웃는다]

 

들어가요, 아휴, 술 냄새 아휴, 술 냄새, 술 냄새 [당황한 신음]

 

[영상 속 지아의 웃음] [민망한 숨소리]

 

[영상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귀남의 웃음]

 

아니, 김지아 씨

 

(귀남) 어제 많이 취한 거 같더라고요 [휴대전화 조작음]

 

아, 정말, 농담이, 아휴

 

[귀남의 웃음]

 

농담은 아닌데

 

[잔잔한 음악]

 

(귀남) 네?

 

(지아) 저

 

고 대리님 좋아하는 거 같아요

 

방울토마토 다섯 알 갖다준 그때부터인지

 

파쇄된 문서 일일이 붙여 주시던 그때부터인지

 

[살짝 웃으며] 꿔바로우를

 

'꿔다 놓은'이라고 부르면서

 

착하게 웃던 그때부터인지 시작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저

 

고 대리님 좋아하는 거 같다고요

 

[귀남이 코를 훌쩍인다]

 

좀 있다 얘기 좀 할까요?

 

[떨리는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아, 뭐야, 왜 이따 얘기하재?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성격에 거절할 거면 바로 칼같이 잘랐을 텐데

 

아, 어떡해 나도 이제 커플 되려나 봐!

 

[쿵 소리가 난다] 어머

 

[웃음]

 

후, 잘했어

 

잘 먹겠습니다

 

[지아의 탄성]

 

(지아) 너무 맛있어요 [지아의 웃음]

 

지아 씨는 알면 알수록 좋은 사람인 게 느껴져요

 

다른 사람의 비밀도 끝까지 잘 지켜 주고

 

저한테도 잘해 준 게 많고요

 

[웃음]

 

그렇지만

 

김지아 씨의 마음

 

받아 줄 순 없어요

 

[차분한 음악]

 

네?

 

왜, 왜요?

 

[한숨]

 

나는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고 싶고

 

빨리 돈 모아서 집도 사고 싶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목표한 바를 이룰 때까진

 

이렇게 여유 없이 지내야 되고요

 

김지아 씨는 점심 먹고 나면 꼭 캐러멜마키아토 마시던데

 

저랑 만나면 계속 이렇게 믹스커피만 마셔야 돼요

 

그리고 지아 씨가 좋아하는 꿔바로우도

 

생일 때만 먹어야 돼요

 

저 괜찮아요, 그래도

 

아니요

 

(귀남) 그렇게 재미없고 치열하게 인생을 사는 건

 

저 하나만으로 족해요

 

지아 씨가 좋은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인생 같이하고 싶지가 않아요

 

미안해요

 

[힘겨운 숨소리]

 

[훌쩍인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이 회장의 헛기침]

 

(이 회장)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요? 팩 하는 거죠

 

(최 여사) 이게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엄청 비싼 팩인데

 

꾸준히 하면 20대 피부로 돌려 준대요, 글쎄

 

[이 회장의 어이없는 웃음]

 

(이 회장) 말이 돼, 그게?

 

[날카로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말이 왜 안 돼요?

 

[이 회장의 기가 찬 웃음]

 

20대면 말이야, 응?

 

당신 나이에서 40년을 앞당긴다는 거잖아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이 회장의 웃음]

 

당신 진짜 욕심 많네, 응?

 

[비장한 음악]

 

내가 욕심이 많았으면

 

당신 같은 남자 만나 결혼했겠어요?

 

(최 여사) 집안은 기본이고 얼굴 좋고 몸매 좋고

 

나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최 여사의 성난 숨소리]

 

(이 회장) 어, 어

 

어? [최 여사의 한숨]

 

뭐예요?

 

회사에 일이라도 생겼어요?

 

이, 회사 일 같기도 하고 집안일 같기도 하고

 

그게 무슨…

 

영준이랑 김 비서랑

 

연애한대

 

네?

 

(유식) 씁, 아직도 프러포즈 고민이야?

 

[한숨 쉬며] 아이디어는 없고

 

압박감은 넘쳐 나는군

 

압박감?

 

일생일대의 위기야, 정말

 

아무튼 당분간 내 앞에서 프러포즈 얘기는 꺼내지 마

 

[영준의 한숨]

 

어, 영준이야

 

프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니까 프로답게 알아서 잘해,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유식) 아참, 영준이야

 

너 프로

 

야구 좋아하나? 너 딱 구단주 상인데, 응

 

[유식의 웃음]

 

[웃음]

 

(영준) 재밌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너무 재밌어

 

[웃음]

 

아니, 웨딩피치는 재미없어?

 

[웃음] 나도 재밌어

 

[웃음]

 

그런데 말이야

 

유명그룹 사장 자리엔 재밌는 사람보단

 

눈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철컥 장전하는 효과음]

 

[총성 효과음]

 

[비장한 음악]

 

(유식) 제가 좀, 제가 경솔했습니다

 

제가 재미를 줄이고 눈치를 키우겠습니다

 

잠깐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새어 나오는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영준) 하여튼 경솔해, 경솔하기 짝이 없어

 

[휴대전화 조작음]

 

예, 어머니

 

(최 여사) 영준아

 

별일 없으면 집에 좀 들를 수 있을까?

 

그럴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최 여사) 영준이 너

 

김 비서랑 만나고 있니?

 

(영준) 아…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곧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

 

미소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랬구나

 

미소 좋아하시잖아요

 

(최 여사) 그랬지

 

누구보다 미소를 아끼고 믿었고

 

영준이 네 옆에 계속 있어 주기를 바랐어

 

근데 지금은

 

조금 걱정이 되는구나

 

성연이가

 

미소를 마음에 뒀던 거 같던데

 

너랑 성연이

 

그동안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다가

 

이제야 겨우 화해했잖니

 

그런데 다시

 

그 사이가 멀어질까 봐

 

엄마는 그게 두렵구나

 

(성연) 그러실 필요 없어요

 

미소한테 마음이 갔던 건

 

과거에 그곳에 함께 있었다는 애틋함 때문이었어요

 

그때 미소가 곁에 있어 준 건

 

제가 아니라 영준이였어요

 

뭐, 그러니까

 

영준이 사람이 맞아요, 미소는

 

[부드러운 음악]

 

[옅은 웃음]

 

(성연) 나 얼굴 좋아진 거 같지 않아?

 

(영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성연) 심리 치료 중이거든

 

처음에는 별 기대 안 했는데

 

뭐, 점점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아

 

(영준) 잘됐군

 

(성연) 너야말로 잘됐네

 

좋아하는 사람하고 결혼도 생각하고

 

아, 프러포즈는 했어?

 

[영준의 한숨]

 

아직 안 했나 보네

 

[성연의 웃음]

 

프러포즈는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해서는 안 되고

 

과시하려고 한다든지 그래서도 안 돼

 

그러면?

 

미소에게 집중해

 

(성연) 미소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그리고 네가 가장 해 주고 싶은 게 뭔지

 

뭐, 고민하다 보면 답은 나올 거야

 

[웃음]

 

[웃음]

 

[풀벌레 울음]

 

미소가 좋아하는 거

 

그리고

 

내가 가장 해 주고 싶은 거라…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김 비서

 

지금 우리 집에 와 줄 수 있나?

 

내가 오늘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감성적인 음악]

 

[살짝 웃는다]

 

(영준)

 

(영준)

 

(영준)

 

(영준)

 

(영준)

 

[웃음]

 

(영준)

 

(영준)

 

[웃음]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 별 헤는 밤이면 ♪

 

(영준) ♪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

 

♪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

 

♪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

 

♪ 밤하늘 보면서 ♪

 

♪ 느껴 보는 그대의 숨결 ♪

 

♪ 두둥실 떠가는 쪽배를 타고 ♪

 

♪ 그대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

 

♪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

 

♪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

 

♪ 내 사랑 ♪

 

♪ 그대 내 품에 ♪

 

♪ 안겨 ♪

 

♪ 눈을 감아요 ♪

 

♪ 그대 내 품에 ♪

 

♪ 안겨 ♪

 

♪ 사랑의 꿈 나눠요 ♪

 

뭐예요, 갑자기

 

내가 자장가 불러 줬을 때 엄청 감동받았다며

 

(영준) 잠도 잘 오고

 

그래서 이렇게 평생 내가 노래 불러 주려고

 

[감동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매일 밤

 

내 곁에서 잠들어 줘

 

(영준) 나는 원래 누구한테 허락을 구하는 사람이 아닌 거 알지?

 

그런 내가

 

매우 공손하고 로맨틱하게

 

허락을 구하는 거야

 

나랑 결혼해 줄래?

 

[웃음]

 

다섯 번째 프러포즈 만에 대답을 듣는군

 

다섯 살 때 첫 프러포즈는 제가 했거든요?

 

[웃음]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유식) 누구…

 

[비장한 음악] 영준이야

 

아니, 우리 집에는 웬일이야?

 

(영준) 왜 그럴까?

 

(유식) 뭐라고?

 

김미소가

 

[강조되는 효과음]

 

왜 그럴까?

 

 

이렇게는 결혼 못 하겠습니다

 

[강조되는 효과음] [밝은 음악]

 

(영준) 느려 터진 시간 같으니라고

 

달려! 빨리 지나가 버려!

 

(영준) 단둘이? 시월드는 용납 못 해, 내가

 

(최 여사) 이거 다 포장해 주세요 [미소의 한숨]

 

(영준) 여기 와 본 적 있었던 거 같은데

 

[강조되는 효과음] (영준) 김 비서!

 

- (영준) 소개팅? - (미소) 아니, 근데

 

(미소)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요? 어차피 과거 일인데

 

아주 마음에 안 들어

 

[미소의 멋쩍은 웃음]

 

남편

 

[미소의 웃음]

 

(영준) 유부녀

 

유부남

 

[함께 웃는다]

 

(영준) [손가락을 딱 튀기며] 축하해, 나를 솔드 아웃 시킨 걸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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