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서가 왜 그럴까 15
저 지금 왜 이렇게 좋죠?
사실 이런 거 제 로망이었거든요
퇴근 후에 남편이랑 소소하게 음식 해 먹으면서 저녁 보내는 거
[웃음]
(미소) 아, 집이 왜 이렇게 덥지?
(영준) 그 로망 내가 이뤄 주지
[흥미로운 음악] 매일 같이 퇴근하고 매일 같이 라면 먹고
내 몸이 MSG로 가득 차도 좋아
[살짝 웃는다]
[영준이 살짝 웃는다]
나
미소 남편 할래
김미소랑 결혼하고 싶어
왜, 이의 있나?
[살짝 웃는다]
(미소 부) 이의 있네!
(미소) 아빠! [영준의 놀란 신음]
[미소의 놀란 신음] [영준이 콜록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영준) 장인어른!
두 사람 결혼하는 데
내가 이의가 있다고!
[미소의 놀란 숨소리]
[영준의 아파하는 신음]
(미소) 아빠가 왜 여기에…
병원에 있으셔야 하잖아요
(미소 부) 퇴원해도 된댔어, 그리고
우리 집의 수도가 고장 났길래 여기로 온 거고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미소) 그럼 미리 연락이라도 해 주시지
(미소 부) 문자 보냈어 답을 안 해 준 건 미소 너고
(미소) 아, 오늘 회사에 비상이 걸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흥미로운 음악] (미소 부) 자네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세
(미소) 아빠, 여기서 얘기하세요
남자들끼리 할 얘기가 있어, 넌 빠져
(미소 부) 가세 [영준의 당황한 숨소리]
[영준과 미소의 당황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걱정하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침을 꿀꺽 삼킨다]
[미소 부가 숨을 카 내뱉는다]
[휙 하는 효과음]
(영준) 아…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자넨 오늘 나에게 아주 큰 실망감을 안겨 줬어
(미소 부) 쯧, 뭐, 연인 사이에
집에 놀러 온 거야 뭐, 그럴 수 있다고 쳐
나도 뭐, 우리 미소 엄마랑 연애할 때
장모님 안 계신 틈만 타서 그냥 허구한 날 집으로 놀러 다니…
[개 짖는 효과음]
[고양이 울음 효과음] [한숨]
아무튼, 아니, 어떻게 몸이 MSG로 가득 찰 때까지
라면만 먹고 살자는 말로
프러포즈를 할 수 있나? 멋대가리 없이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평생 소소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로 한 얘기였는데…
(미소 부) 자네, 진짜 우리 미소랑 결혼할 생각인가?
예,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럼 프러포즈 다시 해
예?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낭만은 살아 있어야 돼, 낭만은
(미소 부) 난 이렇게 멋대가리 없고 성의 없는 놈한테 내 딸 못 줘
[숨을 들이켠다]
왜, 자신 없나?
아닙니다, 자신 있습니다
심지어 넘칩니다
[웃음]
기백은 마음에 드는군
(미소 부) 마시게
원샷
(영준) 원샷
[함께 숨을 카 내뱉는다]
(미소 부) 자네
내 딸에게 얼마나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할지
[박진감 넘치는 음악]
내가 이 카리스마 넘치는 두 눈으로
[날카로운 효과음] 지켜보겠네
[강조되는 효과음]
예, 한눈팔지 마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미소 부) 오케이
[흥미로운 음악]
원샷
(영준) 원샷
[함께 숨을 카 내뱉는다]
[웃음] [날카로운 효과음]
[숨을 카 내뱉는다]
오늘 죽도록 먹어 보는 거야
- (미소 부) 원샷 - (영준) 원샷
[강조되는 효과음]
[숨을 카 내뱉는다]
- (미소 부) 그렇지, 원샷 - (영준) 원샷
오케이, 원샷
[영준이 숨을 카 내뱉는다] [미소 부의 웃음]
[영준의 어색한 웃음] (미소 부) 자, 한 잔 더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한숨] [통화 종료음]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느라고 전화도 안 받는 거야?
[놀라는 숨소리]
설마 엄청 혼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익살스러운 음악]
[미소 부의 옅은 신음]
(영준) [술 취한 말투로] 아버님
미소를 이 세상에서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술 취한 말투로] 자네, 우리 미소한테 잘해야 되네
맛있는 거 많이 사 주고
(미소 부) 어, 그리고 자네 우리 미소 고등어 좋아하는 거 아나?
미소는 이제 고등어 안 먹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2년 전에 고등어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려 가지고
그 이후로는 무섭다고 안 먹습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미소 부) 그럼 이 닭발이라도 좀 많이 사 주게
이, 특히 스트레스받는 날
우리 미소는 스트레스받으면 매운 걸 먹어야 돼
미소 인제 스트레스받아도 매운 거 안 먹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버님 사채 빚 터졌을 때 스트레스받는다고
매운 닭발, 매운 떡볶이 [강조되는 효과음]
매운 곰장어 번갈아 가면서 먹다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위가 아파 가지고 아주 혼났습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익살스러운 음악]
(미소 부) 아니, 근데 자네, 그
내 사채 빚 그, 터진 거 어, 어떻게 아나?
낙원상가에서 사업하시다가 망하신 것도
보증 잘못 서신 것도 다 압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웃음]
수치스럽구먼
아…
우리 집이 자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에, 이게 더 없어
(미소 부) 거, 미소 사는 집 충격적이겠지만
자가가 아니라 전세일세
전세가 아니라 반전세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5천에 월세 20만 원입니다
- (미소 부) 그래? - (영준) 네
[웃음]
오늘 우리 미소에 대해서 많이 알아 가는구먼
[영준의 웃음] (미소 부) 어
거, 가진 거 없는데 좋나? 우리 미소가
(영준) 네
그 마음 안 변할 자신 있나?
(영준) 네!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저이지만
미소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웅장한 음악] (미소 부) 합격!
(영준) 네? 뭐가…
당신을 내 사위로 임명합니다
[반짝이는 효과음]
[영준의 기뻐하는 신음]
- (영준) 감사합니다! - (미소 부) 단
(미소 부) 프러포즈를 제대로 해야 하네
(영준) 명심하겠습니다!
(미소 부) [웃으며] 아이
아유, 이 자식…
아이고, 이뻐, 이뻐, 이뻐, 이쁜 자식
앉아, 어, 앉아 [영준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주 이뻐!
에이 [영준의 웃음]
에이, 똑바로 앉아야지, 에이
[걱정하는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미소 부) 사랑하네
[미소의 의아한 신음] 우리 사위 사랑하네
(영준) 저도 사랑합니다 [미소 부의 웃음]
[리드미컬한 음악]
[미소의 성난 숨소리] (미소 부) 우리 미소한테 잘해, 어?
내가 원하는 거는 돈 많은 사위가 아니라
우리 미소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위
[웃으며] 물론 돈도 좋고
(영준) 네, 아버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미소 부의 웃음]
(미소 부) 아이, 우리 딸!
[미소 부의 웃음]
(영준) 내 여자
[미소의 놀라는 숨소리]
아, 뭐예요 왜 이렇게 많이 드신 거예요?
(미소 부) 왜긴, 좋으니까 마셨지
[미소 부의 웃음] 내가 못 살아, 진짜
퇴원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많이 드세요
(미소) 아빠 내일모레 환갑이에요 이제 건강 관리 하셔야죠
(영준) 씁, 김미소!
[휙 하는 효과음] 너 이게 무슨, 장인어른한테 말버릇이 이게 뭐야, 응?
부회장님도 마찬가지예요
내일 오전에 임원 회의 있으신데 이렇게 많이 드시면 어떡해요?
안건들 숙지하셔도 모자랄 시간에
[깨갱 하는 효과음]
[멀리서 개가 짖는다]
비밀인데
난 가끔 우리 미소가 무섭네
[미소의 기가 찬 숨소리]
(영준) 저도 비밀인데
전 미소가
자주 무섭습니다 [영준과 미소 부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기가 찬 신음]
(미소) 하, 참
[날카로운 효과음]
[기가 찬 숨소리]
(미소 부) 아빠는 먼저 들어가 잘 테니까
우리 이 서방
택시 좀 잡아 주고 들어와
[미소 부의 웃음]
[미소의 당황한 신음] 이 서방은 무슨
(영준) 장인어른,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미소 부) 응, 우리 이 서방 [미소 부의 웃음]
바이 바이
- (영준) 들어가십시오! - (미소 부) 바이 바이
[미소 부의 웃음]
(미소) 부회장님까지 왜 이러세요
[입술을 푸르르 떤다]
아…
[영준의 웃음] 어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휙 하는 효과음]
부회장님
아, 진짜
내 여자
[미소의 놀라는 신음]
[영준의 웃음] (미소) 아휴
미치겠다, 진짜
아이, 좀, 좀
어어?
(미소) 네, 양 비서님
네, 장충동 사거리요
빨리 와 주세요
네
[통화 종료음]
[영준이 숨을 후 내뱉는다]
(미소) 아휴, 부회장님, 괜찮으세요?
그러게 왜 이기지도 못할 술을
다음부터는 주량껏 조절해 가면서 드세요
미소야
[영준의 한숨]
미소야
사랑해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나
너 진짜 많이 사랑한다
(영준) 사실
9년 전에 너 다시 만났을 때
너무 좋았다?
[미소가 살짝 웃는다]
너는 나를 못 알아봤지만
난 너무 좋았어
아마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내가
너 사랑하게 된 게
내가
너 평생 행복하게 해 줄 거야
나는
너 때문에 평생 행복할 거고
사랑한다
김미소
[한숨]
[미소의 놀란 숨소리]
[미소의 웃음]
[미소의 옅은 한숨]
[미소의 웃음]
[새가 짹짹 지저귄다]
[쿵 하는 효과음] [북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뭐지?
집에 어떻게 들어왔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놀라는 숨소리]
아버님 앞에서 뭐 실수한 거 없겠지?
[시스템 작동 효과음]
나의 빈틈없는 두뇌야 기억을 복구시켜 봐
[시스템 종료 효과음] 복구고 뭐고 그냥…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머릴 쓰니까 더 아픈 거 같군
[힘겨운 신음]
[영준이 숨을 후 내뱉는다]
[차가 덜컹거린다] [놀란 신음]
[발랄한 음악] [힘겨운 신음]
(영준) 오바이트할 거 같군
위장아, 어떻게든 버텨
33년 동안 지켜 온 이 품격을 망쳐 버리면
(영준) 가만두지 않겠어 [영준의 떨리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 어, 부회장님, 제가 무슨 실수라도…
아, 아니요
양 비서님한테 한 말이 아닙니다
제 위장한테 한 얘기입니다
[말을 더듬으며] 예? 위장한테요?
예
[힘겨운 숨소리]
[차가 덜컹거린다] [힘겨운 신음]
(미소) 좋은 아침입니다
왜들 그러세요?
(치인) 김 비서님께 저희가 드릴 게 있습니다
(귀남) 저희가 감사패를 준비했거든요
감사패요?
(직원들) ♪ 오랫동안 사귀었던 ♪
♪ 정든 김 비서님 ♪
♪ 작별이란 웬 말인가 ♪
♪ 가야만 하는가 ♪
[직원들의 허밍] [세라의 울음 섞인 허밍]
(지아) '감사패'
'김미소'
'당신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울먹이며]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준 열정과 꿈, 리더십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을 것입니다'
'9년간 고생하셨습니다'
'부속실 동료 일동'
[미소의 난감한 신음]
(미소) 저기…
저기…
[직원들이 훌쩍인다]
저 일 안 그만두는데
(세라) [울먹이며] 네, 안 그만두시겠죠
[직원들의 놀라는 신음] 네?
[미소의 멋쩍은 신음]
(미소) 아, 그게, 그렇게 됐어요
제가 생각보다 이 일을 더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한번 열심히 해 보기로 마음 바꿨어요
[직원들의 기뻐하는 숨소리]
[직원들이 환호한다] [밝은 음악]
(치인) 진짜입니까?
진짜로 안 가시는 거죠? 예?
(준환) 아, 대박, 김 비서님 그만두시면
부회장님 누가 케어하나 엄청 걱정했었거든요
(영옥) 정말 잘됐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직원들의 기뻐하는 신음]
그나저나 저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셔서 어떡해요
(미소) 미안해서 [직원들의 부정하는 신음]
(세라) 미안하면 다신 퇴사한다는 말 안 하기
약속
(직원들) 약속! [지아가 말한다]
(치인) 약속
[미소의 웃음]
[직원들의 환호성]
- (세라) 빨리 드려 - (지아) 감사패예요 [치인의 탄성]
[영옥과 준환의 환호성]
(지아) 아, 진짜 다행이다 저 진짜 걱정했잖아요
(미소) 아, 진짜 [지아의 웃음]
[지아의 기분 좋은 신음]
(지아) 가만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미소) 뭐가요?
저는 김 비서님 후임으로 뽑힌 건데
김 비서님께서 안 그만두시면…
[밝은 음악] (지아) 저 잘리는 거예요?
[미소의 당황한 숨소리]
[걱정하는 신음]
(미소) 그럴 리가요
지아 씨가 업무 분담 잘해 줘서
제 시간이 늘어난 것도 회사에 남기로 한 큰 이유예요
앞으로도 우리 계속 잘해 봐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 네
(지아) 저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
[지아의 신나는 신음]
여기 개발 팀 회의록입니다
(미소) 고생하셨어요 [지아가 안도의 숨을 내쉰다]
아, 김 비서님은 진짜 다 가진 여자다
일 잘하지, 멋진 남친 있지, 그리고
의리 있는 동료 있지
(지아) 아, 제가 무슨
왜, 지난번에 화장실에서
(세라) 김 비서님 욕했던 여자들이랑 맞서 싸웠잖아요
에이, 그때 먼저 걸레 들고 싸우신 건 봉 과장님이잖아요
[세라의 익살스러운 신음] [지아의 웃음]
(미소) 저기, 두 분,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오늘 저녁 어떠세요?
(세라) 어머, 갑자기 저녁에는 왜요?
듣다 보니까 너무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야 할 거 같아서
[세라의 감동하는 신음] (지아) 전 오늘 좋아요
저도 오늘 한가해요
맛있는 거 사 주세요! [함께 웃는다]
그럼 오늘 제대로 한번 뭉쳐 볼까요?
[세라와 지아의 환호성]
(지아) 뭐 맛있는 거 먹지, 우리? [미소의 생각하는 신음]
- (세라) 치맥, 치맥? - (미소) 어머 [세라의 웃음]
(세라) 오셨어요?
[당황한 숨소리]
[문이 쿵 닫힌다]
[힘겨운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쿵 여닫힌다]
[한숨] [고양이 울음 효과음]
[앙칼진 효과음] [한숨]
[휙 하는 효과음] [힘겨운 신음]
[영준이 목을 가다듬는다]
북엇국 좀 드세요
아빠 거 끓이면서 부회장님 것도 같이 끓였어요
[미소가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미소가 국을 조르르 따른다] 고맙군
아버님은 어떠신가?
[날카로운 효과음]
부회장님이랑 똑같이 숙취로 고생하고 계시죠, 뭐
[멋쩍은 숨소리]
일 있으시다고 집에 먼저 가셨고요
[미소가 달그락거린다]
아, 그렇군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깨갱 하는 효과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난 말이야
너무 완벽한 내 자신이 가끔은 부담스러웠어
빈틈없어 보이는 내 모습이 타인에게 위압감을 줄까 봐
(영준) 가끔은 실수도 하고 빈틈을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나도 인간이잖아
[기가 찬 웃음]
혹시 어제 술주정하신 것 때문에 이러시는 거라면…
술주정이라니 [목을 가다듬는다]
[헛웃음]
그건 말이야
미소에게 빈틈을 보여 주고 싶어서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어
[한숨]
그래도 자제하셨어야죠
(미소) 그렇게 다음 날 컨디션은 생각지도 않고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면 어떡해요
한 기업의 오너께서
(영준) 씁
한 기업의 오너이기 전에
한 여자의 예비 신랑이잖아
그러니까 아버님 말씀 듣는 게 맞지
그래도 요령껏 적당히 드셨어야죠
[영준의 헛기침]
근데 두 사람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한참을 안 들어오시던데?
[옅은 웃음]
시크릿
뭐예요
(유식) 뭐? 프러포즈?
[강조되는 효과음] 아이, 뭘 고민해
예비 장인어른 말씀대로 낭만적인 프러포즈 하면 되지, 어?
재벌이니까 돈 있겠다
그냥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서 최고급 샴페인으로…
이미 했어
뭐?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종업원) 말씀하신 돔 페리뇽 리미티드 샴페인입니다
조금 있다 케이크와 함께 가져다주시죠
역시 축하하는 자리엔 샴페인이 제격이지
게다가 심지어 실패했어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유식) 아…
[유식이 손가락을 딱 튀긴다]
유명랜드를 통째로 빌리는 건 어때?
드라마 보니까 놀이동산 있는 재벌들
- (유식) 다 그렇게 하던데 - (영준) 이미 했어
했다, 했다, 했다, 했다 참, 했다, 까먹었다, 내가
(미소) 아, 근데 여기 이미 폐장했는데
폐장? 그게 뭐가 문제지?
프리 패스가
[반짝이는 효과음] 여기 있는데
(유식) 그럼 스케일 크고 화려한 건 많이 했으니까
소소하고 아기자기하게 접근하는 건 어떨까?
씁, 그냥 일상적으로 톡 뱉어 봐
[숨을 후 내뱉는다]
(영준) 나 이영준이 결혼해 주지
(영준) 난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고 돈도 아주 많고 능력도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버티고 나한테 시집와
(영준) 김 비서, 전에도 얘기했지만
난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고 돈도 아주 많고 능력도 있어
그러니까 나한테 시집와
가능한 한 빨리
(영준) 나
미소 남편 할래
했네, 응, 했어, 했다
[한숨]
씁, 아니,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두 사람 결혼 안 한 걸 보면
김 비서가
너랑 결혼할 마음이 없는 거는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아닐 거야, 어, 아닐 거야
[입소리를 쩝 낸다]
그나저나 우리 오너 막 밀어붙이는 거 막 장난 아니다
김 비서가 괜히 불도저라 그런 게 아니네
이 섹시 불도저, 앙큼한
[웃으며] 웨딩피치 불도저, 웨딩 불도저
불도저로 확 밀어 버리기 전에 그만하지
내가 경솔했어, 응, 경솔했어, 미안해
(유식) 웨딩피치야 [유식의 새어 나오는 웃음]
[영준의 한숨]
박경솔 [익살스러운 효과음]
넌 프러포즈 어떻게 했어?
[당황한 숨소리]
나…
나 프러포즈만큼은 경솔하지 않고 낭만적이게
파리 에펠 탑 아래에서 했어 [웅장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게 낭만적인 건가?
철제 건축물 아래에서 프러포즈한 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유식) 애송이, 웨딩피치야 [휙 하는 효과음]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특유의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느낌 [반짝거리는 효과음]
[낭만적인 음악] 그, 막, 막 사랑을 하고 싶은 그런 느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반짝 빛나는 에펠 탑 아래서
그 분위기에 막 취해 있을 때
'서진아'
'넌 저 에펠 탑보다 더 빛나는 여자야'
'내 옆에서 영원히 빛나 줄 수 있겠니?'
'나랑 결혼하자'
했더니 막 바로 수락했어 전 와이프가, 응
[한숨]
그랬는데 결국 옆에서 영원히 빛나지 못한 거군
짓궂었어, 너 짓궂었…
너 후벼 팠어, 깐 데 또 깠어
뭐, 아무튼
프러포즈는 일상적이지 않고
로맨틱한 곳이 더 좋을 거…
아씨, 프러포즈 얘기 하니까 서진이 보고 싶네
[시계가 째깍거린다]
[유식이 입소리를 쩝 낸다]
[유식의 한숨]
[리드미컬한 음악]
에펠 탑이라…
너무 똑같이 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하고
콜로세움? 너무 전투적이야
만리장성은 너무 노골적이고
[밝은 효과음]
라스베이거스?
그래
찬란하고 치명적인 나를 닮은 도시
라스베이거스 확정
찬란하고 치명적인 프러포즈의 여운을 즐기려면
6박 7일 정도가 좋겠군
내가 호텔 예약을 직접 하다니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너무 스위트해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혹적인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심장 박동 효과음]
[철의 설레는 숨소리]
[세라가 작게 웃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세라가 콜록거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철의 헛기침]
[세라의 한숨]
[복합기 작동음]
[복합기 종료음]
[반짝이는 효과음]
[설레는 숨소리]
[세라의 새어 나오는 웃음]
(세라) 아유, 아유, 아유, 더워라
옥상, 옥상, 옥상에 바람 좀 쐬러 갔다 와야겠…
아유, 덥다
[세라의 탄성] (철) 어, 어…
[철의 헛기침]
씁, 어머니가 전화 달라고 했었는데
예
(치인) 와
야, 애쓴다, 애써, 진짜, 응?
저렇게 숨기고 싶어 하는데 모른 척해 주죠, 뭐
[지아와 영옥의 웃음]
(인턴) 뭐를요?
(준환) 아, 양 비서님이랑 봉 과장님이랑 사귀잖아
(인턴) 정말요?
(치인) 배현성이
야, 저래 티를 팍팍 내는데 눈치도 못 채고 지내?
회사 생활 하면서 말이야 가장 중요한 거는 바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눈치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응?
나도 말이야 [휙 하는 효과음]
이, 내 외모만 믿었으면 여기까지 몬 왔을 수도 있지
(준환) 암요, 암요
[영옥의 헛기침]
(치인) 아니, 뭐, 고귀남 씨는 그나저나 그, 관심 없나 보네?
누구랑 사귀든 말든
(준환) 그러게요
아니, 귀남 씨는 연애 안 해요?
[지아의 놀라는 숨소리]
전 이미 연애하고 있는데요
[치인의 놀라는 신음]
[지아의 기대하는 숨소리]
전 일과 연애 중입니다
(귀남) 일과 연애 말고는 생각 없으니까요
[귀남의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발랄한 음악] [준환이 중얼거린다]
(지아) [한숨 쉬며] 여기 법무 팀에서 온 계약서예요
틀린 부분 없는지 확인 마쳤어요
(미소) 고생했어요
(지아) 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쿵 열린다]
[지아의 속상한 신음] [문이 쿵 닫힌다]
(미소) 이건 계약서들이고요
이건 다음 주 스케줄표입니다 참고해 주세요
(영준) 다음 주 내 스케줄
다 취소해 줘
내가 다음 주에 김 비서를
라스베이거스에 데려갈 예정이거든
라스베이거스는 왜요?
왜긴, 휴가 가는 거지
미소와 나 단둘이서 말이야
이렇게 말을 잇지 못할 만큼 황홀한가?
나와 단둘이 휴가 가는 게?
하긴 좋기도 하겠지
야경도 보고 드라이브도 하고
안 됩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가 안 된다는 거지?
야경? 드라이브? [엔진 소리 효과음]
휴가 가는 거 자체가 말도 안 됩니다
부회장님 밀린 업무가 많아요
조율하지 못하는 일정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회장님
부회장님과 제 사이가 알려지고 난 후부터
보는 시선이 많아졌어요
(미소) 이럴 때일수록 일에 차질이 생겨선 안 됩니다
- (영준) 그래도… - (미소) 그럼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영준의 한숨] (미소) 아
부회장님 오늘 퇴근 후에 특별한 일정은 없으신데
저와 지아 씨 같이 밥 먹어도 될까요?
[살짝 웃으며] 어쩌면 술을 마실 수도 있고요
나랑은 휴가도 안 가면서
김지아 비서랑은 저녁 먹고 술도 마시겠다?
비교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기가 찬 신음]
그러든지, 술을 먹든지 말든지
감사합니다 [웃음]
(영준) '감사합니다'?
[문이 쿵 열린다] 이게 감사할 일인가?
[문이 쿵 닫힌다] [한숨]
그나저나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지?
라스베이거스를 안 가겠다니
그럼 프러포즈 계획을 다시 해야 되잖아
[난감한 신음]
[맥주를 조르르 따르는 효과음]
[세라의 탄성] [지아의 웃음]
(미소) 많이 드세요
아, 더 맛있는 거 사 드리고 싶었는데
(세라) 아유, 술이 제일 맛있는 거죠
[지아의 웃음] - (세라) 다 같이 짠 - (미소) 짠
(함께) 짠!
[미소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세라) 아유, 좋다
[지아의 탄성]
[세라가 숨을 카 내뱉는다]
아무튼 고마워요, 두 분 제 편 들어 주셔서
(지아) 에이, 이제 다른 사람들 얘기 신경도 쓰지 마세요
그러려고요
제일 가까이서 일하는 동료들한테 인정받으면 됐죠, 뭐
(세라) 아이고, 멋지다
[미소의 웃음]
근데 진짜 궁금했던 건데
두 사람 언제부터 사귄 거예요?
(지아) 누가 먼저 좋아했어요?
[미소의 멋쩍은 신음]
(세라) 아, 빨리 말해 봐요, 빨리
[멋쩍어하며]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함께) 부회장님이래!
(세라) 웬일이니, 웬일이니!
[웃음]
아이, 얼른 마셔요, 빨리
(지아) 누가 먼저 손잡았어요?
(세라)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멋쩍은 신음]
(세라) 그럼 누가 먼저 키스하자고 했어요?
아마도 부회장님?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세라) 아니, 그럼 누가 먼저…
그만하시죠
(세라) [목을 가다듬으며] 예, 미안합니다
[세라가 콜록거린다]
(미소) 아이, 자
(세라) 예 [지아의 웃음]
[미소가 숨을 후 내뱉는다]
[세라의 개운한 신음] (미소) 아참, 봉 과장님
그 슈퍼히어로 같은 남자랑은 어떻게 됐어요?
(세라) 아, 나 진짜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다
저는 묻기 전에 자진 납세 할게요
전 그 남자랑 손도 잡았고요
[음 소거 효과음] 그것도 했고
[음 소거 효과음] 그거는 좋았고
[음 소거 효과음] [세라가 말한다]
[지아의 놀란 웃음] [세라의 웃음]
(미소) 봉 과장님
아이, 그렇게 자세히는 얘기 안 하셔도 될 거 같은데
- (세라) 아, 너무 갔나? - (미소) 네
[함께 웃는다]
(미소) 아, 지아 씨는 누구 없어요? 썸 타는 남자라도?
(지아) 아, 저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기는 한데
[미소의 놀라는 신음] 그 남자가 연애할 생각이 없대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세라) 아이고, 참
아유, 그렇다고 뭘 그렇게 멍때리고 있어요?
일보다 지아 씨한테 몰두하게 하면 되잖아요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 봐요, 좀
그래도 될까요?
아이, 그럼요
(세라) 쯧, 자, 자, 자 우리 다 같이 건배해요, 건배
[술을 조르륵 따르며] 자
김 비서님의 행복한 사내 연애와
지아 씨의 커플 탄생 그리고
우리 커플의 화끈한… [음 소거 효과음]
위하여! [함께 웃는다]
[환호하며] 원샷!
[영준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터치 패드 조작음]
유치하군
대체 이런 건 누가 하는 거지?
가뜩이나 더운데 불구덩이를 자청해서 만든다라…
[의아한 숨소리]
[터치 패드 조작음]
[의아한 숨소리] [터치 패드 조작음]
큰 종이에 한 번에 쓰면 될 것을
굳이 한 장, 한 장 넘기는 이유가 뭐지?
1분 1초를 아껴서 사용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군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그나저나 미소는 왜 연락이 없는 거지?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미소의 웃음] (지아) 짠
(세라) [술 취한 말투로] 짜잔!
원샷! [미소와 지아의 웃음]
[세라의 사레들린 기침]
아이, 좋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지아의 웃음] 어유, 국물 먹어야 돼, 국물
[미소의 웃음]
(미소) 봉 과장님, 숟가락 거꾸로 드셨는데?
[지아의 웃음]
아, 우리 봉 과장님 취하셨나 보다
(지아) [술 취한 말투로] 안 취했어요
(세라) 어, 나 거꾸로 안 들었는데 똑바로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웃음]
취하셨나 보다
아유,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 (지아) 네 - (세라) 네, 빨리 오세요
- (미소) 네 - (세라) 보고 싶을 거예요
- (세라) 아이고 - (지아) 조심 [미소와 지아의 웃음]
- (세라) 아유 - (지아) 아, 아, 김 비서님!
(지아) 화장실 저쪽이에요
[지아의 웃음] (세라) 아, 취했네, 취했네, 취했다
[웃으며] 어머
(세라) 취했다
아, 취했네, 취했네! [세라의 웃음]
(지아) 저기인데! 저기…
[휴대전화 진동음] (세라) 아, 취했네, 취했네!
아, 못 살아
누군데?
[지아의 놀라는 신음]
[지아의 놀라는 신음]
(지아)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부회장님…
(세라) 받, 받, 받아 봐, 받아 봐 받아 보자, 받아 보자
[휴대전화 조작음]
(세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김 비서 [놀라는 신음]
김미소 씨 휴대폰 아닙니까?
(세라) 네, 이거 김 비서님 폰이고 전 봉 과장이에요
(지아) 저, 저는 김지아 비서예요
[직원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김 비서는 어디 있습니까?
(세라) 아, 미소 씨 화장실 갔는데
어, 부회장님 데리러 언제 오실 거예요?
(지아) 부회장님, 데리러 오세요
지금 우리 김 비서님 완전 꽐라 됐어요
- (세라) 완전, 완전 만취했어요 - (영준) 꽐…
- (영준) 만취? - (세라) 완전 만취, 만취했어요! [지아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세라) 짠, 먹고 죽자 [지아의 탄성]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아, 한 잔 더 먹자
[세라가 말한다] [지아의 술 취한 탄성]
[반가운 신음]
(미소) [술 취한 말투로] 부회장님!
여기 어떻게…
(세라) 부회장님, 여긴 어떻게? [지아의 탄성]
[지아의 웃음]
(미소) [의자를 탁탁 치며] 부회장님, 여기, 여기요, 여기
여기요, 여기
[미소의 웃음] (세라) 아, 여기 어떻게 오셨지?
(미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 엄청, 엄청, 엄청 사랑한다고
[지아와 세라의 환호성]
(지아) 좋겠다 [지아와 세라가 흥얼거린다]
아유, 진짜
(미소) 아이, 못 말려
[미소의 웃음]
(지아) 부회장님도 하나 드릴까요?
(영준) 전 괜찮습니다, 차를 가져와서
(지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또
- (지아) 죄송합니다 - (세라) 아, 지아 씨
(세라) 아, 뭘 쭈그리처럼 굴어요
여기는 부회장님으로 온 게 아니라
우리의 직장 동료
김 비서님의 남자 친구로 온 건데
안 그래요?
아, 예, 뭐
[미소의 웃음] (세라) 그럼 지금부터
직장 동료 남자 친구로 부를게요, 영준 씨
[흥미로운 음악] [지아의 웃음]
(지아) 좋아! 그러면
영준 씨
영준 씨는 우리 김 비서님 어디를 제일 좋아하나
[지아와 세라의 탄성]
빨리 말해 봐요, 영준 씨
아, 쩝, 뭐
(영준) 예뻐서?
- (세라) 와, 예쁘대, 예쁘대, 예쁘대 - (지아) 예쁘대!
- (지아) 예쁘대, 어떡해, 예쁘… - (세라) 예쁘대
[지아의 탄성] - (지아) 예쁘대, 예쁘대 - (세라) 예쁘대, 예뻐
[지아의 웃음]
(영준) 김 비서
이제 그만 마무리하고 들어가는 게 어때?
(미소) 네?
가긴 어딜 가요
이렇게, 어? 만나는 기회도 쉽지 않은데
(세라) 못 가요, 아니, 갈 거면
그, 엉덩이로 이렇게
[지아와 세라의 웃음] 이름 쓰고 가세요
(지아) [웃으며] 영준 씨, 영준 씨
어디로 뭘 쓰라고요?
(세라) 아니지
확실히 못 가게 잡아 둬야지 [지아가 호응한다]
지아 씨, 이거 받아
(지아) 아, 나이스 캐치!
[지아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의 웃음] [영준의 한숨]
그래도 불안한데
[놀란 숨소리]
(세라) 부회장님, 여기 뭐 묻은 거 같은데
잠깐만, 아, 이거 뭐지 아, 이거 뭐지?
잠깐만 [미소의 새어 나오는 웃음]
[지아와 세라의 웃음]
(지아) 잘했어, 잘했어
[미소의 새어 나오는 웃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세라) 이제 부회장님 집에 못 가요!
떼끼! 집에 갈 때 줄 건데
(영준) 김 비서, 어떻게 좀 말려 보지
[미소의 웃음]
(미소) 너무 웃겨요
(세라)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지아와 세라의 웃음]
근데
두 사람
결혼은 언제 할 거예요?
(지아) 저, 그, 재벌들은
프러포즈 어떻게 하는지 엄청 궁금한데
(세라) 야, 보나 마나 세기의 프러포즈겠지
전세기 탁 빌려 가지고
그 안에서 멋지게 이벤트해 가지고 프러포즈 탁 한다거나
[리드미컬한 음악] (영준) 아, 그 방법이 있었군
(지아) 섬을 통째로 사서
둘만의 프라이빗한 프러포즈를 한다거나!
(영준) 아, 그 방법도 있었군
(미소) 전세기 빌려서 섬 통째로?
[미소의 놀란 신음]
그건 돈지랄이죠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 아, 너무 갔다, 너무 갔다
- (지아) 돈지랄 - (세라) 미안
(세라) 아, 다음에 프러포즈하면
그, 꼭, 그, 인증 숏 요거 꼭 찍어 보내 주세요
(미소) 네, 그럴게요 [지아의 익살스러운 신음]
[미소의 웃음] (세라) 아유, 축하합니다
(미소) 자, 그러면
아, 못 마시지
[함께 웃는다] (세라) 한잔해
축하합니다, 아유
[미소의 웃음] (영준) 아니,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지?
오랜만에 술 마셔서 그런가?
(미소) 네
저 이렇게 취하도록 마셔 본 거 처음이잖아요
왜냐
[웃으며] 부회장님이 언제 부를지 모르니까 대기 타느라고
아, 근데 생각하니까 열받네
(영준) 뭐가?
(미소) 자기는 맨날 술 마시고 나는 술 안 주고
난 대리운전이나 시키고
[미소의 못마땅한 신음]
(영준) 그래서, 내가 싫어?
[밝은 음악] (미소) 아니, 좋아
[미소의 웃음]
오늘 나 데리러 와 줘서 감동받았어요
[함께 웃는다]
(영준) 정말 감동스러운 건 내 얼굴이지
(미소) 맞아요, 맞았어
얼굴은 잘생겼고 노래도 잘하고
[웃으며] 아, 이거 비밀인데
저번에 자장가 불러 줬을 때
엄청 감동받았어요
잠도 잘 오고
[미소의 웃음]
(영준) 아, 조심
(미소) 내 남자 친구 최고
[함께 웃는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드르릉거린다]
[힘겨운 신음]
[아파하는 신음]
(미소) 아유, 머리야, 아…
[놀라는 숨소리]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리드미컬한 음악]
[반가운 신음] 부회장님!
(미소) 진짜, 아이, 못 말려
[놀라는 숨소리]
[놀라는 신음]
[미소의 절망하는 신음]
(미소) 아, 어떡해
[미소의 괴로워하는 숨소리]
[미소의 한숨]
(세라) 김 비서님
아, 이제들 오세요?
속은 괜찮으세요?
(세라) 아휴, 속은 괜찮은데
제 앞날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저희 어떡해요?
어제 부회장님한테 큰 실수를 저질러서
무슨…
(지아) 기억 안 나세요?
아이, 어제 제가
아, 부회장님 지갑 가져온 거
[놀라는 숨소리]
(세라) 전 부회장님 시계를…
저 입사 한 달 만에 퇴사하는 거 아니겠죠?
[탄식]
[지아와 세라의 탄식] (지아) 어떡해
- (세라) 어떡해 - (지아) 미쳤어
[흥미진진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지아) 죄, 죄송, 죄송합니다
(세라) 저도 너무
죄송합니다
- (지아) 죄, 죄송합니다 - (세라) 죄송합니다
- (지아) 죄, 죄송합니다 - (세라)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재밌는 시간 보내셨다면 된 거죠
[지아의 놀라는 숨소리]
(영준) 단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런 모습은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세라) [떨리는 목소리로] 아, 예
(지아) 네
[세라의 지친 숨소리]
[지아가 숨을 후 내뱉는다]
(미소) 뭐라세요, 화 많이 나셨어요?
(세라) 하, 아니요, 근데
(미소) '근데'…
(세라) 김 비서님도 들어오시래요
네? 저도요?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난감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한숨]
[날카로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멋쩍은 숨소리]
거기 앉지
이게 뭐예요?
북엇국이야
오 여사님께 부탁해서 가져왔어
[어색한 웃음]
[날카로운 효과음]
[바람이 휭 부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저도 말이죠
너무 철두철미한 제 자신이 가끔은 부담스러웠어요
(미소) 그런 제 모습이
부회장님을 답답하게 만들까 봐
[영준의 코웃음] [미소가 살짝 웃는다]
부회장님 말씀처럼 가끔은 실수도 하고
빈틈을 보여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코웃음]
그래도 앞으로는 자제하도록 해
(미소) 네
오너의 비서니까요
(영준) 아니
내 여자니까
몸 상할까 봐 걱정돼
[영준이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웃음]
어서 먹지
뭐, 어제 먹어 보니까 속 푸는 덴 최고더라고
네, 감사합니다
[피식 웃는다]
[웃음]
[함께 웃는다]
아, 그리고 미소는
취한 모습도 상당히 귀여웠어
두고두고 잊지 못할 거야
[웃음]
[웃음]
[힘겨운 숨소리]
[놀란 숨소리]
[지아의 힘겨운 숨소리]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속은 좀 괜찮습니까?
어제 술 많이 마신 거 같은데
[놀란 숨소리]
저 어제 술 마신 거 어떻게 아셨어요?
(지아) [놀라며] 혹시 술 냄새 나요?
기억이 아예 없습니까?
아니, 제 폰으로 영상까지 찍어 놓고?
영상요?
[당황한 웃음]
아닙니다
기억 못 하면 됐습니다
(지아) 기억 못 하면 됐긴 뭐가 돼요
무슨 동영상이길래
- (귀남) 아, 이리 줘요 - (지아) 아, 있어 봐요
내가 찍은 거면 내가 좀 보게
[귀남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놀라는 숨소리] [영상 속 지아가 목을 가다듬는다]
(영상 속 지아) [술 취한 말투로] 자, 고귀남 대리님
진짜로 일만 할 건가요 연애는 안 하고?
그러면 지아랑도 연애 안 할 건가 대답해 봐요
아이, 지아 씨, 아, 왜 그러세요
(귀남) [어색하게 웃으며] 참, 네
아, 그냥 나랑 연애해요
나랑 연애하겠다고 여기 빨리 대답해 봐요
어? 빼박 증거 영상 남기게
[영상 속 지아의 웃음]
(영상 속 귀남) 많이 취했다, 아유, 지아 씨 [귀남이 살짝 웃는다]
들어가요, 아휴, 술 냄새 아휴, 술 냄새, 술 냄새 [당황한 신음]
[영상 속 지아의 웃음] [민망한 숨소리]
[영상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귀남의 웃음]
아니, 김지아 씨
(귀남) 어제 많이 취한 거 같더라고요 [휴대전화 조작음]
아, 정말, 농담이, 아휴
[귀남의 웃음]
농담은 아닌데
[잔잔한 음악]
(귀남) 네?
(지아) 저
고 대리님 좋아하는 거 같아요
방울토마토 다섯 알 갖다준 그때부터인지
파쇄된 문서 일일이 붙여 주시던 그때부터인지
[살짝 웃으며] 꿔바로우를
'꿔다 놓은'이라고 부르면서
착하게 웃던 그때부터인지 시작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저
고 대리님 좋아하는 거 같다고요
[귀남이 코를 훌쩍인다]
좀 있다 얘기 좀 할까요?
[떨리는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아, 뭐야, 왜 이따 얘기하재?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성격에 거절할 거면 바로 칼같이 잘랐을 텐데
아, 어떡해 나도 이제 커플 되려나 봐!
[쿵 소리가 난다] 어머
[웃음]
후, 잘했어
잘 먹겠습니다
[지아의 탄성]
(지아) 너무 맛있어요 [지아의 웃음]
지아 씨는 알면 알수록 좋은 사람인 게 느껴져요
다른 사람의 비밀도 끝까지 잘 지켜 주고
저한테도 잘해 준 게 많고요
[웃음]
그렇지만
김지아 씨의 마음
받아 줄 순 없어요
[차분한 음악]
네?
왜, 왜요?
[한숨]
나는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고 싶고
빨리 돈 모아서 집도 사고 싶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목표한 바를 이룰 때까진
이렇게 여유 없이 지내야 되고요
김지아 씨는 점심 먹고 나면 꼭 캐러멜마키아토 마시던데
저랑 만나면 계속 이렇게 믹스커피만 마셔야 돼요
그리고 지아 씨가 좋아하는 꿔바로우도
생일 때만 먹어야 돼요
저 괜찮아요, 그래도
아니요
(귀남) 그렇게 재미없고 치열하게 인생을 사는 건
저 하나만으로 족해요
지아 씨가 좋은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인생 같이하고 싶지가 않아요
미안해요
[힘겨운 숨소리]
[훌쩍인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이 회장의 헛기침]
(이 회장)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요? 팩 하는 거죠
(최 여사) 이게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엄청 비싼 팩인데
꾸준히 하면 20대 피부로 돌려 준대요, 글쎄
[이 회장의 어이없는 웃음]
(이 회장) 말이 돼, 그게?
[날카로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말이 왜 안 돼요?
[이 회장의 기가 찬 웃음]
20대면 말이야, 응?
당신 나이에서 40년을 앞당긴다는 거잖아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이 회장의 웃음]
당신 진짜 욕심 많네, 응?
[비장한 음악]
내가 욕심이 많았으면
당신 같은 남자 만나 결혼했겠어요?
(최 여사) 집안은 기본이고 얼굴 좋고 몸매 좋고
나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최 여사의 성난 숨소리]
(이 회장) 어, 어
어? [최 여사의 한숨]
뭐예요?
회사에 일이라도 생겼어요?
이, 회사 일 같기도 하고 집안일 같기도 하고
그게 무슨…
영준이랑 김 비서랑
연애한대
네?
(유식) 씁, 아직도 프러포즈 고민이야?
[한숨 쉬며] 아이디어는 없고
압박감은 넘쳐 나는군
압박감?
일생일대의 위기야, 정말
아무튼 당분간 내 앞에서 프러포즈 얘기는 꺼내지 마
[영준의 한숨]
어, 영준이야
프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니까 프로답게 알아서 잘해,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유식) 아참, 영준이야
너 프로
야구 좋아하나? 너 딱 구단주 상인데, 응
[유식의 웃음]
[웃음]
(영준) 재밌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너무 재밌어
[웃음]
아니, 웨딩피치는 재미없어?
[웃음] 나도 재밌어
[웃음]
그런데 말이야
유명그룹 사장 자리엔 재밌는 사람보단
눈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철컥 장전하는 효과음]
[총성 효과음]
[비장한 음악]
(유식) 제가 좀, 제가 경솔했습니다
제가 재미를 줄이고 눈치를 키우겠습니다
잠깐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새어 나오는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영준) 하여튼 경솔해, 경솔하기 짝이 없어
[휴대전화 조작음]
예, 어머니
(최 여사) 영준아
별일 없으면 집에 좀 들를 수 있을까?
그럴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최 여사) 영준이 너
김 비서랑 만나고 있니?
(영준) 아…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곧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
미소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랬구나
미소 좋아하시잖아요
(최 여사) 그랬지
누구보다 미소를 아끼고 믿었고
영준이 네 옆에 계속 있어 주기를 바랐어
근데 지금은
조금 걱정이 되는구나
성연이가
미소를 마음에 뒀던 거 같던데
너랑 성연이
그동안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다가
이제야 겨우 화해했잖니
그런데 다시
그 사이가 멀어질까 봐
엄마는 그게 두렵구나
(성연) 그러실 필요 없어요
미소한테 마음이 갔던 건
과거에 그곳에 함께 있었다는 애틋함 때문이었어요
그때 미소가 곁에 있어 준 건
제가 아니라 영준이였어요
뭐, 그러니까
영준이 사람이 맞아요, 미소는
[부드러운 음악]
[옅은 웃음]
(성연) 나 얼굴 좋아진 거 같지 않아?
(영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성연) 심리 치료 중이거든
처음에는 별 기대 안 했는데
뭐, 점점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아
(영준) 잘됐군
(성연) 너야말로 잘됐네
좋아하는 사람하고 결혼도 생각하고
아, 프러포즈는 했어?
[영준의 한숨]
아직 안 했나 보네
[성연의 웃음]
프러포즈는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해서는 안 되고
과시하려고 한다든지 그래서도 안 돼
그러면?
미소에게 집중해
(성연) 미소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그리고 네가 가장 해 주고 싶은 게 뭔지
뭐, 고민하다 보면 답은 나올 거야
[웃음]
[웃음]
[풀벌레 울음]
미소가 좋아하는 거
그리고
내가 가장 해 주고 싶은 거라…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김 비서
지금 우리 집에 와 줄 수 있나?
내가 오늘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감성적인 음악]
[살짝 웃는다]
(영준)
(영준)
(영준)
(영준)
(영준)
[웃음]
(영준)
(영준)
[웃음]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 별 헤는 밤이면 ♪
(영준) ♪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
♪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
♪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
♪ 밤하늘 보면서 ♪
♪ 느껴 보는 그대의 숨결 ♪
♪ 두둥실 떠가는 쪽배를 타고 ♪
♪ 그대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
♪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
♪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
♪ 내 사랑 ♪
♪ 그대 내 품에 ♪
♪ 안겨 ♪
♪ 눈을 감아요 ♪
♪ 그대 내 품에 ♪
♪ 안겨 ♪
♪ 사랑의 꿈 나눠요 ♪
뭐예요, 갑자기
내가 자장가 불러 줬을 때 엄청 감동받았다며
(영준) 잠도 잘 오고
그래서 이렇게 평생 내가 노래 불러 주려고
[감동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매일 밤
내 곁에서 잠들어 줘
(영준) 나는 원래 누구한테 허락을 구하는 사람이 아닌 거 알지?
그런 내가
매우 공손하고 로맨틱하게
허락을 구하는 거야
나랑 결혼해 줄래?
[웃음]
다섯 번째 프러포즈 만에 대답을 듣는군
다섯 살 때 첫 프러포즈는 제가 했거든요?
[웃음]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유식) 누구…
[비장한 음악] 영준이야
아니, 우리 집에는 웬일이야?
(영준) 왜 그럴까?
(유식) 뭐라고?
김미소가
[강조되는 효과음]
왜 그럴까?
저
이렇게는 결혼 못 하겠습니다
[강조되는 효과음] [밝은 음악]
(영준) 느려 터진 시간 같으니라고
달려! 빨리 지나가 버려!
(영준) 단둘이? 시월드는 용납 못 해, 내가
(최 여사) 이거 다 포장해 주세요 [미소의 한숨]
(영준) 여기 와 본 적 있었던 거 같은데
[강조되는 효과음] (영준) 김 비서!
- (영준) 소개팅? - (미소) 아니, 근데
(미소)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요? 어차피 과거 일인데
아주 마음에 안 들어
[미소의 멋쩍은 웃음]
남편
[미소의 웃음]
(영준) 유부녀
유부남
[함께 웃는다]
(영준) [손가락을 딱 튀기며] 축하해, 나를 솔드 아웃 시킨 걸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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