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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걸 3

[경자] 나가 김경자여

 

주오남이 엄마

 

김경자

 

[어두운 음악]

 

[경자] 나가 암것도 없이 자라갖고

 

- [쓸쓸한 음악] - 연애는 사치라 생각했제

 

남편허고는 중매로 만났어

 

얼굴이고 나발이고 나한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었고

 

자격증이 있다 해갖고

 

그거 믿고 그놈이랑 결혼해 뿌렀지

 

뭐, 기집질 안 할 거 같기도 허고

 

근디 그 씨발 놈이

 

- 돈도 거지같이 벌믄서 - [화르르 불붙는 소리]

 

결혼 초장부터 딴 년이랑 살림을 차려뿌렀네

 

그래갖고 3년 만에 결혼이 쫑 나불었어

 

[아기의 울음]

 

그래도 괜찮앴어야

 

내 아들 오남이가 있었응께

 

오남이가 있어갖고 뭐든지 할 수 있었제

 

[구성진 음악으로 변주된다]

 

[싹싹 솔질 소리]

 

[경자] 바짝 좀 붙어 싸쇼잉

 

흘리지 말고

 

[힘겨운 숨소리]

 

- [경자] 참아! - [남자] 욱

 

[경자] 참아잉, 참아, 참아!

 

- 내리쇼, 내려, 내려, 내, 내려 - [남자의 구역질 소리]

 

내려

 

- [남자의 구토 소리] - [구토 쏟아지는 소리]

 

아유

 

- [남자의 구토 소리] - 도대체 뭘 처먹은 거여

 

- [툭툭 치는 소리] - [남자의 괴로워하는 소리]

 

[경자] 그라고 허벌나게 일해갖고

 

쥐알이 밤톨만 한 째깐한 가게 하나 할 수 있었제

 

[경자] 앉으쇼, 자리 있어 이리 오쇼

 

- 청국장? 어, 잘해주께 - [남자] 청국장?

 

- [여자] 오메 - [경자] 청국장, 다 되제

 

[여자] 야, 야, 야

 

하이고, 참

 

야! 니 장사 니 혼자 처하고 앉았나, 어?

 

아니, 니… 아유

 

[경자] 나가 느그 집 손님 끌고 왔냐?

 

- 어? - [여자] 옴마

 

느그 집 거 못 먹겄으면 우리 집에 와서 묵고

 

우리 집 것이 맛없으면 느그 집 가서 묵는 것이제

 

아, 뭣 헌다고 지랄을 해쌓냐, 지랄을, 참말로

 

- [여자] 이년이, 야, 이년아 - 쪼금만 기다…

 

[여자] 니가 지금 이게 하루 이틀이냐 말이여

 

[경자] 묵고 살랑께 그랄 수밖에 없었어

 

내 새끼 하나 잘 키와볼라고

 

- [경자] 내가 먼저 봤다, 이년아 - [여자] 아유, 이거

 

- [경자] 나와봐, 이년이 그냥 - [여자의 아파하는 소리]

 

- 털 다 뽑아 버리기 전에, 어? - [여자] 야, 이거 안 놓나? 이거

 

[경자] 근디 애 키우는 게 영 내 맘 같지가 않더만

 

우리 오남이가 째깐했을 때

 

가끔 소지품이 없어져 불었어

 

며칠 전에 사준 걸 잊어불었다는 것이

 

말이여, 똥이여?

 

[경자] 팔에 멍이 들어갖고 집에 온 적도 있고

 

[경자] 이거 왜 이러냐?

 

[어린 오남] 놀다가 자빠졌는디…

 

아휴, 어째 이렇게 덤벙댈꺼나잉?

 

[경자] 머리에 껌딱지까지 붙여불고 온 날도 있었어야

 

어메, 이거이 뭣이여?

 

[어린 오남] 이것이 언제 붙었는지 모르겠는디…

 

참말로, 씨

 

아, 따라와! 아유

 

[경자] 그랄 때마다

 

나가 못 챙겨서 그런갑다 하고 생각했제

 

[남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경자] 주여

 

[남자] 세상의 어떤 시련 속에서도

 

당신의 밝은 빛을 찾을 수 있고

 

당신의 권능 안에서

 

당신의 복음을 전파하고 찬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김경자 자매님의 아들 주오남 군을

 

주님의 사랑과 주님이 뜻하신 길로

 

온전히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 [경자] 아버지 - [여자] 아멘

 

[경자] 그래도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 덕분인지

 

벤벤찮은 학원 하나 못 보내줬어도

 

우리 아들내미는 성적이 좋은 편이었어

 

우리 오남이 공부허냐?

 

[학생 오남] 야

 

[경자] 그려, 우리 아들 의대 갈라면 열심히 해야제

 

[강조하는 효과음]

 

[학생 오남] 아따, 엄마 내가 해도 되는디

 

아따, 인자 챙피해 부냐? 챙피해 불어?

 

[경자의 웃음]

 

우리 아들 다 커불었네 다 커불었어

 

[경자의 웃음]

 

[경자] 우리 오남이가 서울의 4년제 대학에 딱 들어갔제

 

나가 원하는 의대는 못 가불었지만

 

[경자] 어메, 내 새끼

 

뒤져불구마잉!

 

으메

 

완전 원빈이구마, 원빈, 응? 그려, 안 그려?

 

- [오남] 아, 엄마… - [여자] 네, 너무 멋지세요

 

[경자의 웃음]

 

[경자] 생때같은 내 새끼가 개때같이 되아분 것은

 

취직하고 나서부터였제

 

- [탁 치는 소리] - [경자] 지금이 일제 시대냐?

 

뭔 독립 염병이여?

 

니, 돈 쪼까 벌었다고

 

고따구로 돈 쓰면 절대 안 된다잉

 

니 나가 살믄 돈 허벌나게 드는 거

 

아냐, 모르냐?

 

[숨을 들이쉬며] 아니, 니가 결혼을 헐라고 헌 것도 아니고

 

뭣 헌다고 나가 산다 그냐?

 

[옅은 숨을 내쉬며] 그냥 호, 혼자 살고 싶어서요

 

[후룩 먹는 소리]

 

니 지금

 

나랑 안 살라 그라냐?

 

아이, 그게 아니고

 

회사가 너무 멀기도 하고

 

[경자] 염병, 멀기는 뭣이 멀어!

 

[오남] 여기서 회사까지 왕복하면 네 시간 걸려요

 

[경자] 네 시…

 

나가 니 키울 적에는

 

폭설이 와불고 태풍이 와불어도

 

언덕을 넘나댕기면서 댕겨불었어야

 

아이, 근디 뭐, 뭐 네 시간이 어쩌고 어째야?

 

[기가 찬 숨을 내쉬며] 어메

 

이, 씨

 

[꿀꺽꿀꺽 마시는 소리]

 

[울적한 음악]

 

- [탁 내려놓는 소리] - [경자의 한숨]

 

[경자] 나가 그렇게꺼정 얘기하믄 지도 그만헐 줄 알았는디

 

기언시 나가불데

 

그것도 모자라갖고

 

즈그 집에도 얼씬도 못 하게 했제

 

[가쁜 숨소리]

 

[지친 숨소리]

 

[경자] 어, 아들! 나 반찬 쪼까 해 왔는디

 

집에 없냐?

 

[오남] 아, 엄마 저 반찬 필요 없다니깐요

 

저 요즘에 집에서 밥해 먹을 시간이 없어요

 

염병할 놈이…

 

나한테 어째 이래쌓냐, 어?

 

나가 반찬 해다 줌시롱 니한테 사정까지 해야 쓰겄냐?

 

- [울적한 음악] - 나가 니를 어떻게 키웠는디!

 

염병허고, 씨

 

[오남] 아, 엄마, 저, 그게 아니라 저 잘 먹고 다니니까…

 

아, 자그만치 해야 느자구없는 새끼야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나도 드러와서 느그 집 다시는 안 올란다

 

이번 참에 니랑 나랑 아주 인연을 끊어불자!

 

전화도 끊어!

 

염병할 것이…

 

[상기된 숨을 몰아쉰다]

 

아이고, 시방, 아유

 

아이, 씨

 

[한숨]

 

[경자의 힘주는 숨소리]

 

[경자의 한숨]

 

[찬송가 휴대전화 벨 소리]

 

[콧방귀]

 

[경자의 한숨]

 

[경자] 전화는 한 번 오고 말아불데

 

[경자] 아무리 해도 그라제

 

인자 연락도 안 해불구마?

 

못 받아분 거제!

 

그라믄 니라도 연락을 좀 허믄 안 되냐?

 

아휴, 됐다, 됐어

 

[경자의 한숨]

 

오늘은 이것만 자쇼잉

 

[탁 놓는 소리]

 

[옅은 한숨]

 

[덜그럭거리는 소리]

 

아따, 징해분다, 징해불어

 

[한숨] 이놈의 자슥

 

이래갖고 장개는 어쩧게 갈라고

 

[경자] 염병떼병을 해도

 

내 새끼가 다시 착한 아들로 돌아올 거라 생각했제

 

[덜그럭거리는 소리]

 

없어져 불지도 모르고

 

- [윙윙거리는 소리] - [달그락거리는 소리]

 

[철컹거리는 소리]

 

[남자의 힘주는 숨소리]

 

- [남자] 예, 다 됐습니다 - [경자] 예

 

[경찰1] 아유, 감사합니다

 

[경자] 오남아, 오남아!

 

[경찰1] 어유

 

- 뭔 냄새야, 이게? - [경자] 아이고

 

아이고, 뭔

 

- 하수구 썩는 내가 이라고 난다냐 - [경찰1] 아휴

 

[경자] 오메

 

- [경찰1] 어유, 여긴 화장실이고 - [경자] 야가 어디로 가불었으까

 

[경찰1] 후유

 

[경자] 시상에

 

집 꼬라지 좀 봐라

 

세상에

 

[놀란 숨을 들이쉬며] 오메! 오메, 식겁해야

 

오메, 누구냐!

 

아야, 너 누구여!

 

[경찰1이 숨을 하 내쉰다]

 

여자 리얼 돌이에요

 

[경자] 뭐…

 

뭐, 저것이 돌이라고?

 

[경찰1] 인형이에요, 인형

 

[경자] 인형?

 

[경찰1] 예

 

[경찰1의 한숨]

 

오메, 염병, 씨

 

[거친 숨을 내쉰다]

 

뭔 인형이 요러고 사람맹키로…

 

[놀란 숨을 들이쉰다]

 

아따, 요놈 새끼를

 

요런 요상스러운 것을 덮어놓…

 

염병하고 앉았네, 씨

 

- 어휴, 씨 - [덜그럭]

 

- [경찰2의 놀라는 소리] - [철퍼덕거리는 소리]

 

- [경찰1] 아, 왜 그래? - [경자] 뭔디?

 

- [부스럭] - [경찰2의 겁먹은 숨소리]

 

- [경찰1] 어? - [경찰2의 놀란 소리]

 

- [경찰2의 구토 소리] - [경찰1의 놀라는 소리]

 

[경자] 뭔디 그러고 놀라요? 어?

 

어메!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아, 우리…

 

아, 우, 우리…

 

아, 우리 오남이

 

- 오남이… - [경찰1] 만지지 마세요

 

[경자의 꺽꺽대는 숨소리]

 

어유

 

어머니,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어머니

 

- 야, 박 순경! - [끼익 문소리]

 

- [박 순경] 예? - [경찰1] 빨리 지원 요청 좀 해

 

- 어? - [박 순경] 예, 알겠습니다

 

[경찰1] 어머니, 어머니 괜찮으세요?

 

- 정신 차리세요, 어머니 - [남자1] 최근 실종된 회사원

 

주 모씨의 집에서 토막 난 시체가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하여

 

현재 국과수에서 부검 중에 있으며

 

현재 경찰은 지난 10월

 

회사에서 퇴근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된 주 씨의 행방을 파악하는 한편

 

주 씨가 해당 시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확인 중에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DNA 분석과 시신 부검이…

 

[남자2] 저, 실례합니다 그, 김경자 씨가 누구신지…

 

[영상 속 기자]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자] 시방 그게 뭔 말이여?

 

[놀란 숨소리]

 

- 우리 아들이 아니여? - [종훈] 예

 

[탁 치는 소리]

 

오메, 주님, 오메, 주님

 

오메, 우리 아들 아녀, 아니래네

 

- 우리 아들 아니래 - [여자] 잘됐네, 잘됐어, 아휴

 

[경자가 놀란 숨을 쉬며] 그라믄

 

저 꺼먼 봉다리 안에 있는 그놈, 그놈은 누구요?

 

- [경자의 가쁜 숨소리] - 뭐, 남자인 거 빼고는

 

그, 신원을 밝힐 만한 단서가 아직 없어가지고

 

[떨리는 숨을 쉬며] 뭐, 누구든 간에

 

내 아들이 살아있으믄 되아불지

 

오메, 주님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메

 

나 저, 저, 물 좀 주쇼

 

- [종훈] 물 - [경자의 힘겨운 숨소리]

 

[경자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저기, 어머니

 

그, 혹시 최근에 아드님하고 연락을 주고받았던 때가

 

언제였나요?

 

[경자가 숨을 몰아쉬며] 그것이

 

2주 전에

 

[경자의 웃음]

 

[종훈이 작은 목소리로] 2주 전

 

[경자] 나 생일날에

 

[용진] 아, 생일…

 

[종훈] 그, 혹시

 

아드님하고, 뭐 문제가 있었던 사람은 없었나요?

 

[경자의 훌쩍임]

 

[경자] 문제는 뭔 문제?

 

갸가 회사 사람들하고도 얼마나 잘 지냈는디

 

[거친 숨을 몰아쉰다]

 

[힘겨운 숨을 내쉬며] 아이, 근디

 

뭐 땀시 그런 걸 물어본다요?

 

아, 뭐… [멋쩍은 숨소리]

 

뭐여?

 

느그들 설마

 

우리 아들이 사람 죽였다고 생각하는 거여?

 

[종훈] 아이, 어머니

 

이게 여러 가능성들 중의 하나일 수 있어서…

 

[큰 소리로] 지랄 염병하고 자빠졌네!

 

갸는 벌레 새끼 한 마리 못 죽이는 애여!

 

피만 보믄 무사와갖고 벌벌 떠는 아가

 

뭔 사람을 죽였다고 지랄 염병들이여?

 

꺼져, 이 새끼들아! [분한 숨소리]

 

[경자] 경찰 놈들은 우리 오남이 직장까지 찾아갔제

 

- [미심쩍은 음악] - 회사에서

 

주 과장하고 친하게 지낸 사람은

 

뭐, 딱히 없었어요

 

[옅은 숨을 들이쉬며] 사실은 인제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은

 

[숨을 씁 들이쉬며] 이 친구가 이, 뭔가 핀트가 안 맞으면은

 

갑자기 욱! 하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응?

 

가끔 깜짝깜짝 놀라고 그랬죠

 

[직원] 마지막으로 본 건

 

김모미 대리 짐 부쳐주겠다고 찾아왔을 때였어요

 

[용진] 김모미 씨는 왜 그만둔 거예요?

 

[직원] 그건 저도 잘…

 

갑자기 퇴사 통보를 했거든요

 

주 과장님이 모미를 좋아했냐고요?

 

아, 그거는 잘 모르겠어요

 

워낙 말이 없으셨던 분이라서

 

아, 모미 걔가 그런 소리를 한 적은 있어요

 

자꾸 뭐, 주 과장님이 자기를 감시하는 것 같다고

 

[살짝 웃으며] 그때는 뭐 오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걔가 좀, 오버를 좀 자주 하거든요

 

[종훈의 웃음]

 

[여자] 별일을 다 겪네 내가 정말, 아유, 들어와요

 

[경자] 경찰 놈들은 그년 집에도 찾아갔어

 

[옅은 숨을 내쉬며] 짐도 다 버리고 떠났어

 

뭐, 외국을 간다나 뭐라나

 

나갈 때 뭐 특별히 이상한 점 없었어요?

 

- [여자] 이상한 점? - 네

 

[여자] 아

 

그, 성형을 한 거 같더라고?

 

[용진] 성형이요?

 

[여자] 아, 왜, 그, 있잖아

 

성형한 여자들 얼굴에 이렇게 흰 붕대 같은 거

 

이렇게 칭칭 감고 있는 거

 

아이, 그러고 있더라고

 

난 처음에 어디서 처맞고 온 줄 알고

 

아주 깜짝 놀랐잖아?

 

[종훈] 혹시

 

남자하고 같이 있지 않았어요?

 

[여자] 남자?

 

아니, 혼자였는데?

 

[종훈] 아니, 집에 남자랑 같이 오거나 한 적은 없었고요?

 

[여자] 어유, 없었어, 그런 거는 [옅은 숨을 들이쉰다]

 

그냥 가끔 음악 크게 틀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난리 부루스 춘 적은 있어도 아유, 없었어

 

- [종훈] 예, 알겠습니다 - [여자의 한숨]

 

- [여자] 이게 다 본 거예요? - [종훈] 예예, 다 봤어요

 

[경자] 경찰 놈들은 우리 오남이랑 그 가이내가

 

[여자] 빨리 좀 잡아줘

 

[경자] 둘이 어디로 같이 가분 것이라고 생각했제

 

[여자] 집값 떨어질까 걱정이야

 

- [미스터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주 씨가 실종될 무렵

 

그가 다니던 직장의 여직원 한 명도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산시에 위치한 그녀의 본가를 찾아갔습니다

 

[진행자] 사체가 처음 발견된 곳은

 

용천구 일대의 한 자취방

 

사라진 주 씨의 집입니다

 

컴퓨터에는 2천여 개의

 

불법 성인 동영상들이 저장돼 있었고

 

리얼 돌과 성인용품들이

 

현장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 [지지직거리는 소리] - [경자의 분한 숨소리]

 

[경자] 야, 이 호로새끼야

 

시방 내 새끼 찾아내라 했드만

 

뭐, 변태 스토커에 살인자를 만들어불어?

 

[끼익 문 열리는 소리]

 

이 새끼들이 싹 다 자근자근 씹어 묵어불까나, 어찌까나

 

[악에 받친 목소리로] 내 새끼가 얼마나 착하고 순한 애인디!

 

내 새끼가 참말로 그랬으면

 

나가 니 새끼다, 이 씨방할 놈들아

 

- 이 개새끼들아! - [와르르 물건 떨어지는 소리]

 

- [경자의 성난 숨소리] - [경자] 그때 마음묵었제

 

내 새끼 나가 찾아야 쓰겄다고

 

[컴퓨터 부팅음]

 

[쓸쓸한 음악]

 

[경자] 이제 되는 거여?

 

아, 네

 

[경자] 욕봤소잉

 

[남자] 예

 

- [경자] 이거… 뭐여? - [탁 타자 치는 소리]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당황한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뭐… 이건 또 뭐여?

 

어디 가불었이야?

 

어?

 

[달칵달칵 마우스 클릭음]

 

으, 씨, 염병

 

이것이 다 뭣이다냐, 씨

 

[경자] 아들을 찾을라믄 아들을 잘 알아야 쓸 거인디

 

[강의하는 소리]

 

그럴라믄 컴퓨터 수업부터 들어야 했제

 

[강사] 사용할 때는 타자를 치는 게 가장 기본이에요

 

- [흥미로운 음악] - 한 번에 양손으로 치기는

 

너무 어려우니까

 

오른손, 왼손 따로 연습하실게요

 

좀 어려우시면 집에 가셔서

 

집에 있는 컴퓨터로 꾸준히 연습하시면 많이 늘 거예요

 

자, 오늘은 컴퓨터 기초

 

인터넷 들어가기를 할 건데요

 

- [빨라진 타자 치는 소리] - 바탕 화면에 보시면 요렇게…

 

오늘은 메일 보내기를 한번 해볼게요

 

- 이 메일이라는 건 뭐냐면 - [더 빨라진 타자 치는 소리]

 

집 주소 같은 거예요 집 주소를 인터넷에서…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경자] 내 새끼를 찾을라믄

 

고년에 대해서 더 캐봐야 했어

 

[마우스 클릭음]

 

[경자] '김모미'

 

꼴에 4년제 나왔네

 

'극혐'?

 

'레알 오크다', '오크다'?

 

옷이 크다는 얘기여, 뭐여?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겄네, 씨

 

[마우스 클릭음]

 

[경자] 여기서 뭐이라도 얻어 갈라믄

 

어쩔 수 없이 애기들이 쓰는 말을 배워야 했제

 

[탁 타자 치는 소리]

 

'노답'

 

'답이 없다'잉

 

'갑툭튀'?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

 

옘병

 

지랄들 헌다, 씨

 

[남자] 뭐야, 문 닫아?

 

아유, 깜짝이야

 

왜 갑툭튀 하고 지랄이여?

 

[남자] 갑 뭐?

 

[경자] 아니, 아, 됐어요

 

[남자] 샤따 닫고 뭐 할라고?

 

- 뭣 허긴 뭣 해? - [직 지퍼 소리]

 

아들내미 찾아야제

 

- [자동차 시동음] - [흥미로운 음악]

 

[경자] 그래도 몇십 년 동안 쟁겨놓은 돈이 꽤 있었어

 

이걸 다 빼시겠다고요?

 

왜? 은행에 돈이 모지라야?

 

아, 아니요, 저…

 

[경자] 나 말고 고년을 애타게 찾고 있는 사람이

 

또 하나 있드라고

 

- 여그 카페지기 - [마우스 클릭음]

 

[경자] 어, 곰돌이

 

[경자] 곰돌이라고

 

방가루 방가, 곰돌 님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출첵요

 

곰돌 님

 

허벌나게 애쓰시네요잉

 

오메, 안 되제

 

[경자]

 

[메시지 수신음]

 

뭔디, 뭔디?

 

[경자]

 

[메시지 수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한 숨을 내쉰다]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마우스 클릭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여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오늘

 

[불분명하게] …천 플러스 마트…

 

[영상 속 여자의 안내가 계속된다]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되는 빅 이벤트!

 

- [탁탁 타자 치는 소리] - 이 여자가

 

- [탁탁 타자 치는 소리] - 마스크걸이라고요?

 

난 잘 모르겄는데?

 

얼굴도 너무 다르고?

 

[메시지 수신음]

 

- [메시지 수신음] - 성형?

 

[메시지 수신음]

 

[경자의 떨리는 숨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긴장한 숨소리]

 

[옅은 한숨]

 

[메시지 수신음]

 

씨, 망할 놈의 새끼들, 씨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가슴?

 

- [익살스러운 음악] - [메시지 수신음]

 

[옅은 숨소리]

 

[메시지 수신음]

 

오메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어휴, 변태 새끼

 

니를 믿은 나가 미친년이제

 

[한숨]

 

[후두두 빗소리]

 

[콰르릉 천둥소리]

 

[오남] 엄마

 

[무서운 음악]

 

엄마, 일어나

 

[놀라 떠는 숨소리]

 

[식겁한 숨소리]

 

오메

 

우리 아들 왔냐?

 

어디 있냐?

 

[경자의 거친 숨소리]

 

[경자가 숨을 후 내쉰다]

 

- [오남] 엄마 - [경자의 놀란 숨소리]

 

- [애잔한 음악] - [떨리는 숨을 내쉬며] 오메

 

[오남] 엄마

 

엄마, 나 너무 추워

 

[경자] 오야, 오야, 내 새끼

 

언능 오니라

 

어?

 

오니라, 엄마한테

 

[질척이는 물소리]

 

[떨리는 숨을 들이쉰다]

 

내 새끼

 

니 어디 갔던 거여?

 

[훌쩍임]

 

대체 어디 갔다 온 거여?

 

[훌쩍이며] 이 엄마가 니 보고 잪아 죽었당께

 

[경자의 훌쩍임]

 

어디, 내 새끼

 

얼굴 함 보자

 

- 잉? - [파사삭]

 

[놀란 숨을 들이쉰다]

 

- [식겁한 숨소리] - [무서운 효과음]

 

- [오싹한 효과음] - [경자의 놀란 숨소리]

 

[거친 숨을 몰아쉰다]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쉰다]

 

- [찬송가 휴대전화 벨 소리] - [경자의 놀란 숨소리]

 

[찬송가 벨 소리가 잦아든다]

 

[떨리는 목소리로] 아, 아부지

 

[차분한 찬송가 연주 음악]

 

[떨리는 숨소리]

 

[숨이 막히는 듯한 소리]

 

[오열하며] 오메!

 

[숨이 막히는 목소리로] 아부지

 

오메, 내 새끼, 오메…

 

[거친 숨을 들이쉬며] 오메, 내 새끼! 오메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아, 내 새끼…

 

[오열]

 

그년 때문이여

 

어? 그년이 내 새끼를 요로코롬…

 

[비통한 숨을 들이쉰다]

 

개잡년이 내 새끼를 요로코롬…

 

[괴로운 숨을 들이쉬며]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종훈] 어머니

 

[괴로운 숨을 들이쉬며]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거친 숨을 들이쉬며] 오메, 아부지요, 아이고, 주여

 

[영상 속 기자] 어제 아침 8시쯤 한 등산객이 발견한 트렁크에서

 

남성의 토막 시체가 나왔습니다

 

피해자는 5개월 전

 

냉장고 속 토막 시체가 발견된 집에서 살던

 

실종자 주 모 씨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건에 깊이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김 모 양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오르간 연주 음악]

 

[경자] 우리 아들은

 

지금까지 누구한테 해 끼친 적도 없고

 

벌레 새끼 한 마리 죽이는 것도 벌벌 떨었던

 

세상에 둘도 없이 착한 애였어라

 

[비통한 목소리로] 아버지

 

나가 뭔 잘못을 했다고

 

이런 큰 벌을 주오

 

왜 나가 감당도 못 할 슬픔을 나한테 주냐 이 말이오

 

[어두운 음악]

 

이것이 아버지 당신 뜻이오?

 

난중에 나를 얼마나 웃게 해줄라고

 

지금 이라고 슬프게 만드요

 

[기묘한 오르간 연주 음악]

 

나가 당신의 이름으로

 

이 땅에서 뭔 일을 하기를 바라요?

 

그제서야

 

아부지의 음성이 들리더만요

 

'딸아'

 

[음산한 음악]

 

'사랑하는 내 딸아'

 

[기묘한 오르간 연주 음악]

 

'너의 길을 가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가 너를 지키고 너와 영원히 함께할지니'

 

'아무도 너의 앞길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다'!

 

'너는 나의 군사로다'!

 

[교인들] 아멘! [환호성]

 

[새소리]

 

[타이어 마찰음]

 

[사이드 브레이크 조작음]

 

[딩동 초인종 소리]

 

[요란한 딩동 초인종 소리]

 

- [달칵 인터폰 수화기 소리] - [여자] 누구신데요?

 

여그가 김모미 그년 집 맞지?

 

[여자] 예?

 

어디서 오셨는데예?

 

이 집 딸내미가 죽인 피해자 엄마여

 

문 열어

 

[달칵 인터폰 수화기 소리]

 

뭐여?

 

여보쇼

 

뭐, 이 개잡것들이! 씨

 

문 열어

 

안 열어?

 

느그들이 그라고도 사람 새끼들이여?

 

- [탁 문 닫는 소리] - 어? 이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

 

- [쾅쾅 차는 소리] - 문 열어, 문 안 열어!

 

[흥분한 숨소리] 너, 이, 씨

 

여서 일하는 사람인데예

 

사모님이 당장 떠나지 않으면

 

경찰 부른다 카네예

 

[어이없는 숨소리]

 

이것들이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무릎이 없어져라 빌지는 못할망정…

 

아지매, 쫌!

 

[경자] 이것들

 

즈그들이 살인자 부모라는 건 아요?

 

아직 밝혀진 거 아이잖아요

 

그라고

 

사모님, 자기 딸하고 연 끊은 지 오래됐심더

 

딸에 대해 암것도 모르고

 

꿈쩍도 안 할 분이라고예

 

내도 사모님한테 딸이 있다는 거는

 

이 사건 터지고 알았다니깐요

 

[경자] 거짓갈 틀지 마쇼

 

그년 어디 있는지만 알려주믄

 

나 그냥 물러날라요

 

[여자] 아이고 알면 내가 경찰에 얘기해 뿠죠

 

[성난 숨을 내뱉으며] 아이, 씨

 

뭐여, 저년?

 

저, 씨…

 

[분주한 발소리]

 

[큰 소리로] 야, 이 씨방할 부엉이 같은 년아!

 

안 내려와?

 

오메, 저 싸나운 년 좀 보소

 

내 앞에서 개처럼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여유가 양반이여, 저 개년이

 

[모미 모] 추잡구로

 

[경자] 어딜 겨들어 가냐, 이년아!

 

- [덜컹 문소리] - [여자] 아지매!

 

진짜로 여서 자꾸 이카면 경찰 불러뿌예

 

- 아이고, 아이고 - [경자] 안즉 안 불렀냐?

 

- 나가 부를꺼나? - [여자] 아이고, 와 이카노?

 

언능 안 나오냐, 이 씨방할 년아!

 

[경자의 외침이 울린다]

 

[경찰] 아지매 먼 길 오셨는데, 여…

 

커피나 한잔하이소, 자

 

그 집 사모님이 이번 한 번만 봐준다 카데요

 

한 번만 더 찾아오마

 

이렇게는 끝내지 않겠다고 얘기했심데이

 

[경자] 근디…

 

그 집 애비는 집에 없소?

 

그 집 양반

 

오래전에 자살했심다

 

[코웃음]

 

[탁탁 타자 치는 소리]

 

[경자의 한숨]

 

[마우스 클릭음]

 

[어두운 음악]

 

[메시지 수신 알림음]

 

[마우스 클릭음]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한숨]

 

-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 [여자들] ♪ 영광의 ♪

 

♪ 주와 함께 ♪

 

♪ 왕 노릇 하리라 ♪

 

♪ 아멘 ♪

 

아멘

 

[경자가 살짝 웃으며] 우리 아들 위해서

 

이라고 기도도 해주고

 

[여자1] 아휴

 

[쓱쓱 과일 깎는 소리]

 

알제? 우리 아들 겁나게 공부 잘했던 거

 

- [과일 깎는 소리가 계속된다] - 의과 대학 가고도 남았는디

 

지가 피 보는 것이 무섭다고

 

- 안 가겄다고 발악을 해갖고 - [여자1] 응

 

[여자2의 옅은 웃음]

 

[경자] 효자, 효자 세상 그런 효자가 없었는디

 

나가 어디 여행 갈라 그면 꼬박꼬박 용돈 챙겨주제

 

반찬 해다 주믄 그라고

 

- 고마워라 했는디 - [여자3] 아유

 

- 요새 그런 아들 별로 없죠 - [여자1이 살짝 웃으며] 맞아요

 

[경자] 이…

 

그라고 착하고 똑똑항께

 

가이내들이 지지고 볶고 얼마나 쫓아댕겼다고

 

다 내 성에 안 차서 그라제

 

이라고 돼불 줄 알았으믄

 

연애라도 지 하고 잪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을…

 

- [여자1] 아유 - [여자3] 아유, 참

 

- [경자의 우는 숨소리] 아이고 - [여자2] 아유, 아유

 

- [여자3] 아유 - [여자1] 아휴

 

- [여자3의 한숨] - [쓱쓱 문지르는 소리]

 

[툭 내려놓는 소리]

 

[경자의 훌쩍이는 숨소리]

 

- 아유, 묵소잉, 묵어, 묵어 - [여자1의 옅은 숨소리]

 

아이고, 참

 

- 혹시 그 얘기 들었어요? - [경자의 훌쩍임]

 

- [여자3] 응? - [여자2] 그, 왜

 

제일상가 이사랑 치과 의사 있잖아요

 

- [여자1, 여자3] 응 - [여자2의 숨 들이켜는 소리]

 

- 이번에 간호사랑 바람이 났대요 - [여자1의 놀란 숨소리]

 

아이고, 하루 종일 허벅지 벌렁거리는 연놈들은

 

싹 때려죽여 불어야 돼

 

- [여자3] 맞아 - [여자1] 맞아요

 

[여자2] 아, 근데 그거 어떻게 발각됐는 줄 알아요?

 

어쩧게?

 

예전에 박 집사님이 말한 그 점집 있잖아?

 

그 점쟁이가

 

- [탁 치는 소리] - 딱 알려준 거야

 

- [여자1, 여자3] 어? - 그 집 남편이

 

요거, 요게 있다고

 

- [여자3] 세상에 - [경자] 아이고, 숭한 거

 

뭔 교인이 점집이여?

 

아니, 거기는 좀 다르다니까?

 

[들뜬 숨을 내쉬며] 나도 사실 좀 가봤었거든?

 

- [경자] 어유 - [여자2의 탄성]

 

근데 용하더라고

 

- [여자3] 그래? - [여자2] 어!

 

- [여자1] 거기, 어디야? - [여자2] 어?

 

- [여자1] 나도 좀 알려줘 - [여자3] 그래, 같이 가보자

 

- [경자] 아이고! 쓸데없는 소리 - [여자3] 깜짝이야

 

- 주님이 보고 계신디! - [여자2의 웃음]

 

[여자1] 아유, 깜짝이야 [혀 차는 소리]

 

- 놀라라 - [여자2의 웃음]

 

[여자1의 헛기침]

 

[미스터리한 음악]

 

음…

 

[쓱쓱 쌀알 흐트러트리는 소리]

 

[한숨]

 

음…

 

[좌르륵 쌀알 퍼트리는 소리]

 

[경자] 어메, 속타게시로 [숨 들이켜는 소리]

 

고년 어디 있는지 안 뵈요?

 

[무당] 기다려봐

 

서쪽

 

서쪽에 있어

 

서쪽 찾다가 늙어 뒤져불겄네 참말로, 씨

 

딱 찝어서 어디 있는지 얘길 해주시오

 

나가 돈은 달라는 대로 줄랑께

 

[한숨]

 

- [흥미로운 음악] - [무령 딸랑이는 소리]

 

[무당] 어이

 

[중얼거림]

 

[무당] 어이

 

- [무당의 옅은 한숨] - [긴장되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여기여

 

저그가 뭔디요?

 

강이 보이고

 

천이 보이네?

 

강천

 

[의미심장한 음악]

 

강천?

 

진짜로 강천이라고, 시방?

 

[경자] 여기가 맞네, 맞어

 

[결연한 숨소리]

 

옆에서 막 춤추고 그러는 아가씨인디

 

여기

 

[여자] 잘 모르겠는데?

 

저기 안쪽에 가서 한번 물어보세요

 

[경자] 아이고, 고생이 많소잉

 

- [남자] 아, 예, 안녕하세요 - [경자] 혹시

 

이 아가씨 알까라우?

 

[남자] 네, 저기, 원주 씨, 봐봐

 

[원주] 아, 이 아가씨?

 

그, 행사 때 가끔 왔어요

 

- [반가운 숨소리] 참말이오? - [남자의 수긍하는 소리]

 

근데 여기 안 온 지는 꽤 됐는데

 

[경자] 아이, 저기, 저, 어쩧게

 

알아볼 방법이 없을까라우? 연락처라도

 

아이, 야가 내 딸내미인디

 

고등학교 때 집 나간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어라

 

[남자] 아, 그 행사 업체 연락처 있지 않아?

 

거기 연락처라도 알려드려

 

[경자] 아이고, 아이고, 시상에

 

- 아이고, 시상에 - [남자의 웃음]

 

[경자의 기뻐하는 웃음]

 

아이고, 인자 발 뻗고 자겄네잉

 

[남자] 예

 

[여자] 감사합니다

 

- [남자1] 야, 플러시에 밟히네 -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 이 새끼한테 오늘 히든에서 계속 밟히네, 씨, 쯧

 

[남자2가 웃으며] 그러게요 아유, 오늘 잘 붙네요

 

[남자1] 아줌마, 뭐예요?

 

[경자] 사람 하나 찾으러 왔는디

 

[남자1] 사람요?

 

[옅은 숨을 들이켜며] 여기는 사람 찾는 데가 아닌데?

 

야가 여기서 일을 했었단디

 

아 [옅은 코웃음]

 

유미?

 

유미?

 

얘 그만뒀어요

 

그만뒀다고?

 

[남자1] 돈 많이 버는 일 하겠다고

 

그만뒀어요

 

아이, 씨

 

뭔 일 한다고 나갔소?

 

얘처럼 뭐 얼굴, 몸매 사이즈 나오고

 

돈 많이 버는 일이 뭐가 있겠어요?

 

아이, 씨, 죽어, 씨, 쯧

 

- [남자1이 옅은 숨을 들이켠다] - [의미심장한 음악]

 

[거리 소음]

 

[남자가 숨을 씁 들이켜며] 아니요, 처음 보는데요?

 

아이, 똑땍이 좀 봐보시오, 좀

 

[노래 부르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입바람을 푸 분다]

 

[지친 숨소리]

 

[상인] 아이고, 맛있게 드세요

 

- [손님] 감사합니다 - [상인] 네

 

어서 오세요, 뭐 드릴까요?

 

순대 하나만 썰어주쇼잉

 

[상인] 예

 

배고파서 사람도 잡아묵겄네

 

[여자] 네, 실장님

 

저 이제 곧 들어가요

 

 

[강조하는 효과음]

 

[성스러운 오르간 연주 음악]

 

[상인] 아이고, 또 오세요

 

- 잘 먹었어요 - [상인] 네, 안녕히 가세요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가빠지는 숨소리]

 

놔두쇼잉

 

[자동차 경적]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탁 차 문 열리는 소리]

 

- [여자들이 대화하는 소리] -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남자1] 양주 두 짝이랑

 

예, 맥주

 

맥주, 맥주 세 짝

 

예, 마른안주, 네, 예

 

- 야, 이거 정리해 - [남자2] 네

 

[남자1] 야, 춘자, 아, 씨 너 팬티 보인다, 야

 

- [여자1] 빨리 와 - [춘자] 좋은 거 아니야?

 

- [여자2] 아, 짜증 나 - [남자1] 너 어제 또 술 먹었지?

 

술 먹지 말라니까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줌마 뭐예요?

 

여기 들어가시면 안 돼

 

아, 그거이, 저…

 

우리 딸내미가 여그로 들어가는 걸 봤는디

 

딸이요?

 

아이, 저, 그, 금방 들어갔는디

 

저, 청치마 입고

 

이, 요만치 오는 긴 신발 신고, 응?

 

청…

 

아, 미애요?

 

- 미애? - [남자1] 응

 

나중에 엄마 찾아왔다고 말해줄게요

 

어, 지금은 안 돼, 응

 

안 돼, 안 돼, 안 돼 들어가세요, 예

 

- 아이, 저, 그라믄 - [남자1] 어?

 

나 여기 온 거는

 

- 절대로 비밀로 해주쇼잉 - [남자1] 아이

 

[숨을 들이쉬며] 나 여기 온 거 알믄

 

우리 딸내미가 막

 

- 막, 막 진저리를 칠 것이오 - [남자1] 아이

 

- [탁] - 알잖애

 

- [남자1] 그렇지 - 이런 데서 일하는 거

 

즈그 엄마한테 들키고 싶겄능가?

 

엄마, 알겠으니까 응, 일단 들어가세요

 

응, 응, 들어가

 

- 딱, 잉? - [남자1] 아, 딱!

 

[남자1의 지친 한숨]

 

- [경자] 미애 - [남자1] 어, 미애, 미애, 응

 

엄마, 들어가세요, 응? 들어가

 

[억지로 웃으며] 응, 응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강조하는 효과음]

 

[오가는 자동차 엔진음]

 

[강조하는 효과음]

 

[오가는 자동차 엔진음]

 

[화면 전환 효과음]

 

- [무서운 음악] - [남자의 겁에 질린 숨소리]

 

[놀라는 소리]

 

엄마, 엄마! 나 좀 살려줘, 엄마! [외침이 울린다]

 

- [절박한 비명] - [푹 찌르는 소리]

 

- 오남아! - [오싹한 효과음]

 

- [푹 찌르는 소리] - [오남의 외마디 신음]

 

- [푹 찌르는 소리] - [오남의 비명]

 

- [경자] 오남아! - [오남의 비명]

 

[오싹한 효과음]

 

[다급한 숨소리]

 

- [푹 찌르는 소리] - [오남의 비명]

 

[힘주는 소리]

 

[절박한 숨소리]

 

[다급해하는 소리]

 

[경자의 애쓰는 소리]

 

오남아!

 

- [삐] - [놀라 깨는 소리]

 

[가쁜 숨을 내쉰다]

 

- [가쁜 숨을 몰아쉰다] - [으스스한 음악]

 

[오남] 엄마

 

[떨리는 숨소리]

 

[겁에 질려 떠는 숨소리]

 

- [오싹한 효과음] - [경자의 놀란 소리]

 

왜 날 구해주지 않았어요?

 

미안하다

 

엄마도 내가 창피했죠?

 

[떨리는 숨소리]

 

뭐, 뭔 소리여?

 

[경자의 벌벌 떠는 숨소리]

 

의대도 못 가고

 

여자한테 인기도 없는 내가 창피했잖아요 [거친 숨소리]

 

실은 엄마도 내가 죽기를 바랬잖아 [목소리가 기괴하게 울린다]

 

[숨 막히는 목소리로] 아니여, 아, 아…

 

아니랑께…

 

내가 죽어서 좋잖아! [목소리가 기괴하게 울린다]

 

[울먹이며] 미안하다

 

[숨 막히는 목소리로] 미안해

 

[쿵쿵 울리는 소리]

 

- [쿵쿵 울리는 소리] - [요란한 자동차 경적]

 

[남자] 저기요

 

- [똑똑 노크 소리] - [경자의 떨리는 숨소리]

 

괜찮으세요?

 

[경자의 울먹임]

 

- [똑똑 노크 소리] - 아주머니!

 

[경자의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을 몰아쉰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긴장되는 음악]

 

[탁 차 문 열리는 소리]

 

[탁 열쇠 꽂는 소리]

 

[자동차 시동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요란한 컴퓨터 작동음]

 

- [음악이 잦아든다] - [요란한 게임 소리]

 

[긴장감 도는 음악]

 

[다가오는 발소리]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 [불안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직원들의 대화 소리]

 

- [직원1] 응? 안녕하세요 - [직원2] 어서 오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어떻게 오기는, 머리하러 왔제

 

[직원2] 아, 찾으시는 선생님은 있으세요?

 

[경자] 선생을 왜 찾아?

 

머리하러 왔당께

 

[손님1] 어, 그래서 집에 그냥 갔다니까?

 

[직원3] 진짜 미친, 아니… [웃음]

 

[손님1] 아, 진짜 진상이었어

 

- [직원3] 미친 거 아니에요? - [손님1의 웃음]

 

[직원3, 손님1의 웃음]

 

[손님2] 야, 그 새끼 진작에 잠수 탔어

 

[손님3] 아, 내가 미쳤지 진짜 짜증 나, 씨

 

[직원4] 언니, 샴푸 하러 가실게요

 

[고조되는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직원5] 안녕하세요, 어머님

 

어떻게 해드릴까요?

 

나도 머리부터 깜아부제

 

[직원5] 음, 네

 

[솨 물소리]

 

어머니, 앉으시겠어요?

 

잠시만요

 

네, 누우실게요

 

[경자] 저 목걸이

 

어디서 봤는디

 

어디서 봤더라?

 

[시스템 알림음]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마우스 클릭음]

 

- [마우스 클릭음] - [강조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되았다

 

되아불었어

 

[메시지 수신 알림음]

 

[마우스 클릭음]

 

잘 계시겄냐?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놀란 숨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탁탁 타자 치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수신음]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아주 형사 났네, 형사 났어

 

[남자] 와, 이거 자격증 딴 지 오래되셨네

 

나이도 좀 있으시고

 

괜찮으시겠어요?

 

걱정 마쇼

 

악셀이랑 브레이크는 구분항께

 

[긴장감 도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총 구하러 왔는디

 

아주마이가 연락했소?

 

에이, 씨, 재수 없게, 씨

 

[자동차 시동음]

 

[경자] 300이면 산담서?

 

천만 원 들었어

 

[고조되는 음악]

 

이건

 

오스트리아제 글록이라는 총이고, 잉?

 

아주마이가 끼고 다니기에는 이게…

 

[경자] 됐고

 

제일 센 놈으로 주쇼

 

[남자가 힘주며] 제일 센 놈이라면…

 

이게지

 

 

쓰겄구만

 

[오가는 자동차 엔진음]

 

[탁 차 문 열리는 소리]

 

- [남자] 으쌰 - [여자가 취한 목소리로] 뭐야

 

[남자의 한숨]

 

- [여자의 지친 한숨] - 오늘 영업 안 하요

 

뒤차 타시오

 

- [여자] 아… - [남자] 아, 씨

 

- 뭐야, 진짜, 씨, 쯧 - [여자의 힘겨워하는 소리]

 

- 내려, 아이 -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빈 차 표시등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아이고, 이 시간까지 일하느라 고생이 많소잉

 

아, 네

 

[경자] 우리 딸내미랑 나이가 비슷헐 거 겉은디

 

나이가 어쩧게 돼요?

 

- 어, 스물여덟이요 - [경자] 오메

 

우리 딸이랑 같네, 동갑이여

 

[경자의 웃음]

 

아, 그래요?

 

[타이어 마찰음]

 

[경자] 저그, 손님

 

[힘주며] 요기 앞자리 밑에 핸드폰이 떨어져 불었는디

 

쪼까 주워줄 수 있을랑가?

 

[옅은 한숨]

 

 

아, 안 잡히는데?

 

- [경자] 없는가? - [여자] 어디 있어요?

 

- 안 보이는데 - [경자] 잉

 

- 여기 있네, 여기 있어 - [여자] 네?

 

- [찌릿 전기 충격기 작동음] - [여자의 외마디 비명]

 

[긴장되는 음악이 계속된다]

 

[사이드 브레이크 조작음]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소리]

 

[여자의 놀라 겁먹은 숨소리]

 

[여자의 겁에 질린 숨소리]

 

깼나 벼?

 

[여자의 비명]

 

[여자의 겁먹은 숨소리]

 

[여자의 안간힘 쓰는 소리]

 

[아파하는 신음]

 

[가쁜 숨을 몰아쉰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 [경자가 큰 소리로] 사람 살려! - [여자] 살려 주세요!

 

[경자] 사람 살려!

 

[경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코웃음]

 

아줌마 뭐예요?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여자의 아파하는 신음]

 

[여자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

 

시방도 모르겄냐?

 

모르겠어요

 

모른다고요! 왜 이러냐고, 대체!

 

[여자의 외마디 비명]

 

[여자의 아파하는 신음]

 

[여자의 외마디 비명]

 

[괴로운 신음]

 

- [여자의 신음] - [경자가 숨을 씁 들이켠다]

 

[울먹이며] 아,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잠깐만요

 

[떨리는 숨소리]

 

[흐느끼며] 잘못했어요

 

[여자의 울음]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흐느끼며]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여자의 흐느낌]

 

[여자의 울음]

 

- [여자의 훌쩍임] - 인자 쪼까 정신이 든갑네잉?

 

[여자의 울음]

 

이 사람 누구예요?

 

모른다고?

 

- 이런, 씨 - [여자가 겁에 질려] 아, 아줌마!

 

아, 아줌마, 저 진짜 몰라요!

 

[흐느끼며] 저 진짜 이런 사람 처음 봐요

 

[여자의 거친 숨소리]

 

[경자] 나는 니를 아는디

 

니 본명은

 

김모미여

 

[거친 숨을 들이마신다]

 

김모미요?

 

아줌마!

 

저 김춘애예요!

 

[콧방귀를 뀌며] 김춘애?

 

아, 촌시라

 

니는 도대체 이름이 몇 개냐?

 

- [답답해하는 소리] - [직 지퍼 소리]

 

- [경자] 그라믄… - [울부짖음]

 

이것도 니 아니여?

 

최유미

 

[놀란 숨소리]

 

이건 또 어떻게…

 

이라고도 계속 거짓갈 틀래?

 

[춘애가 울먹이며] 아, 진짜예요

 

- [경자] 썩을 년아 - [춘애의 비명]

 

[춘애의 겁에 질려 우는 소리]

 

[경자] 가만있어, 밟아불기 전에

 

[춘애의 울부짖음이 뚝 멈춘다]

 

[끅끅대는 숨소리]

 

[춘애] 뭐예요, 이 가면은?

 

[어두운 음악]

 

- [부스럭거리는 소리] - [떨리는 목소리로] 아줌마

 

진짜 왜 그러세요?

 

저 진짜 아니에요 [흐느낌]

 

제발 이러지 마세요

 

[춘애의 흐느낌]

 

저 정말 김모미라는 이름 처음 들어요

 

[경자] 니년은 입만 열면 거짓갈이여

 

- [춘애의 흐느낌] - 이라고 봉께 딱 나오네

 

[춘애] 아줌마 저 진짜 아니에요

 

[경자] 너여, 너 맞네

 

[춘애의 흐느낌]

 

[춘애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아, 아줌마, 저 아니라니깐요!

 

[춘애의 겁먹은 비명]

 

[춘애의 벌벌 떠는 숨소리]

 

왜 이러세요, 진짜!

 

그 꼴을 하고

 

[춘애의 겁먹은 숨소리]

 

내 아들을 죽였겄제

 

[춘애의 흐느낌]

 

[춘애] 아줌마 제가 아줌마 아들 왜 죽여요?

 

아니에요, 저 진짜 아니에요!

 

저 진짜 아줌마 아들 죽어도 본 적 없어요

 

나가 니년 사진을

 

내 아들 사진맹키로 자주 봤제

 

[춘애의 흐느낌]

 

[춘애의 겁에 질린 비명]

 

- 니년이 허고 있는 이 목걸이 - [춘애의 가쁜 숨소리]

 

사진 속의 목걸이랑 똑같잖애

 

[춘애] 목걸이요? [거친 숨소리]

 

[춘애의 킥킥대는 웃음]

 

[춘애의 웃음]

 

[춘애의 자지러지는 웃음]

 

이년이 약을 처먹었나

 

[춘애의 웃음]

 

[춘애] 저, 이년이 누군지 알 것 같아요

 

뭐여?

 

[의미심장한 음악]

 

이년 이름이 김모미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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