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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걸 5

- [소란스러운 소리] - [여자] 사형하라! 사형하라!

 

희대의 연쇄 살인마 마스크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성형 중독에 빠졌다는 말들이 많은 가운데

 

현재 경찰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명 마스크걸로 불리는 김 씨가

 

오늘 오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가 - [다가오는 엔진음이 흘러나온다]

 

모든 살인 혐의에 대해서 인정했다고 합니다

 

[영상 속 기자1] 왔다, 왔다, 왔다

 

- 빨리… - [타이어 마찰음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기자2] 마스크걸 점심인가요?

 

[영상 속 기자3] 한식인가요? 중식인가요?

 

[영상 속 기자4] 여기 한번 봐주세요

 

[영상 속 기자2] 메뉴 말씀해 주세요, 뭐 시켰나요?

 

[영상 속 기자3] 메뉴가 뭔가요?

 

[영상 속 기자4] 여기 한번 봐주세요

 

고, 곰탕인데요

 

[의미심장한 음악]

 

[영상 속 기자2] 무슨 곰탕인가요?

 

[영상 속 기자3] 몇 인분 시켰나요?

 

[영상 속 기자5] 공깃밥 추가했나요?

 

[영상 속 기자2] 말씀해 주세요

 

[계속되는 질문 세례]

 

[영상 속 현봉]

 

최근 큰 파문을 일으켰던 마스크걸이 입었던 옷들이

 

현재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 [시위자들] 사형하라! - 마스크걸의 재판이

 

- [시위자] 마스크걸을! - [시위자들] 지옥으로!

 

오늘 오전에 열리는 가운데

 

- [계속 구호 외치는 소리] -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걸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남자] 피고인은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핍박을 받아왔습니다

 

피해자 이준모 씨는 그런 그녀에게

 

외모를 비하하는 인신공격성의 발언들과 함께

 

그녀를 겁탈하려고 했습니다

 

[방청객들의 술렁거리는 소리]

 

SNS에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피해자 이준모 씨가 어떤 목적으로

 

피고인을 만났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SNS에는

 

순전히 마스크걸을

 

성적 호기심으로…

 

[여자가 소리치며] 닥쳐!

 

[방청객들의 술렁거리는 소리]

 

내 아들 내 아들을 죽인 주제에 뭐?

 

이거 놔!

 

얼굴 못생겼다고 사람 죽일 거 같으면

 

우리나라에 살 사람이 어디 있어!

 

- 정숙하세요 - [준모 모의 성난 숨소리]

 

- 이러시면 퇴장합니다 - [준모 모] 이거 놔!

 

- 이 죽일 년 - [판사] 퇴장시키세요

 

[절규하며] 이 악마 같은 년아!

 

[방청객들의 술렁거리는 소리]

 

[판사] 이 사건 범행은

 

가장 중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의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인 범행으로 인하여

 

사회에 큰 충격과 경악을 준 점

 

- [쓸쓸한 음악] - 및 형벌의 균형이나

 

범죄의 일반 예방적인 견지에서도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피고인을

 

무기 징역에 처한다

 

- [의미심장한 음악] - [술렁거리는 소리]

 

[땅땅땅 법봉 내리치는 소리]

 

[어두운 음악]

 

[음울한 음악]

 

[휭 바람 소리]

 

[미모] 내 이름은 김미모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모미] 제발요 곧 데리러 올 거예요

 

[성난 숨소리]

 

내는

 

이 얼라 절대 못 키운다잉

 

[떨리는 목소리로] 누가 계속 키워달랬어요?

 

조금만 맡아달라고요 그것도 못 해줘요?

 

몬 한다

 

[모미] 잠깐만요!

 

저 해외로 뜰 거예요

 

그러려면 위조 여권도 필요하고 준비할 게 많아요

 

애 데리고 다니면서 준비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일 마치면 바로 데리러 올게요

 

네?

 

제발요 [간절한 숨소리]

 

[미모]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에게서는 엄마라는 존재는

 

점점 희미해졌다

 

어렸을 때 나는 꾸미는 걸 좋아했다

 

[덜컥 문 열리는 소리]

 

[모미 모] 니 뭐 하노?

 

아이고

 

누구 딸내미 아니랄까 봐

 

하이고 [못마땅한 소리]

 

[미모] 할머니는 내가 엄마랑 닮았다면서도

 

엄마에 대해서는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

 

- [무거운 음악] - [쩝쩝거리며 먹는 소리]

 

[모미 모] 팔꿈치 내리라

 

[쩝쩝거리는 소리]

 

조용히 무라

 

[미모] 할머니가 해주던 음식은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

 

- [왁자지껄한 소리] - 내가 제일 좋아하던 음식은

 

학교 앞 떡볶이 차에서 먹던 컵 떡이었다

 

와, 진짜 맛있어요

 

[여자의 웃음]

 

[미모] 그러던 어느 날

 

[미모] 우리 떡볶이 먹고 갈래?

 

[미모] 엄마에 대해 알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저기 떡볶이 진짜 맛있어

 

[아이] 그래, 좋아

 

- [아이] 엄마, 어? - [아이 모] 가자

 

[아이] 왜? 나 미모랑 떡볶이 먹고 갈 건데?

 

- [아이 모] 이제 쟤랑 놀지 마 - [아이] 아, 싫어

 

[아이 모] 쟤 엄마 마스크걸이래

 

[아이] 마스크걸이 뭔데?

 

[아이 모] 아휴, 있어, 그런 게

 

[마우스 클릭음]

 

[음악이 고조되다 잦아든다]

 

[의미심장한 음악]

 

[미모] 살인자

 

살인자의 딸

 

죽어!

 

죽어, 마스크걸, 죽어!

 

[옅은 탄성]

 

[괴로운 척하다 잦아드는 신음]

 

- [흥미로운 음악] - 안녕하세요

 

저는 김미모 기자입니다

 

마스크걸, 왜 사람을 죽였나요?

 

여러분, 반가워요! 정말 많이 오셨네요?

 

[힘주는 소리]

 

사진은 지금 찍으시면 돼요

 

여러분 제가 바로 마스크걸이에요!

 

[기가 찬 목소리로] 저게

 

미칬나 [성난 숨소리]

 

- [미모] 할머니, 잘못했어요 - [모미 모] 나가라

 

- [미모] 할머니, 할머니 - [모미 모] 나가라

 

- [음울한 음악] - [미모] 할머니, 할머니

 

- 할머니, 잘못했어요 - [모미 모] 내는

 

니를 키울 자신이 없다

 

나가 뿌라!

 

- [미모] 할머니, 제발요 - [모미 모의 한숨]

 

할머니, 잘못했어요! 할머니

 

[후두두 빗소리]

 

[찰랑이는 물소리]

 

[미모] 할머니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그건 와 묻노?

 

그냥 궁금해서요

 

갸는

 

처음부터 글러 머은 아이였다

 

- [떠들썩한 소리] - [미모] 엄마에 관한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아이들] 괴물 딸이다, 괴물 딸!

 

[불안한 음악]

 

[미모] 소문의 근원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다

 

네가 소문냈지?

 

[아이] 응?

 

- [퍽 미는 소리] - [덜커덩]

 

- [씩씩대는 숨소리] - [아이의 울음]

 

[남자] 아무래도 학부모님들 민원이 많아서요

 

[상기된 숨을 내뱉는다]

 

어차피 이사 갈라 캤구만요

 

[거친 숨소리]

 

[시끌시끌한 소리]

 

[미모] 할머니

 

[울먹이며] 저 이사 가요

 

이제 여기 못 와요

 

[미모] 하지만 소문은 어디를 가도

 

- 계속 따라다녔다 - [화면 전환 효과음]

 

- [영상 속 아이1의 아픈 신음] -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영상 속 아이2] 왜 그래? 싸우지 마

 

아, 야, 그만해

 

[화면 전환 효과음]

 

- [영상 속 학생1의 아픈 신음] - [영상 속 학생2] 미친 거야?

 

[영상 속 학생3] 어떡해

 

[영상 속 학생1의 신음]

 

[화면 전환 효과음]

 

[요란한 메시지 수신음]

 

[계속되는 메시지 수신음]

 

- [메시지 수신음이 울린다] - [불안한 음악이 고조된다]

 

[음악이 잦아든다]

 

[탁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모미 모] 또 문제 일으키마

 

인제 아무도 못 막는다잉

 

지난번에도 소년원에 갈 뻔한 거

 

겨우 막은 기다

 

[멀어지는 발소리]

 

[달그락 신발 소리]

 

니 진짜로 니 엄마처럼 되고 싶은 거 아이제?

 

[달그락 신발 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미모]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년을 엄마라 부르지 마세요

 

끔찍하니까

 

[깊은숨을 내쉬며] 하이고

 

[중얼거리며] 아이고

 

[여자] 자기소개

 

[미모] 김미모라고 해

 

[학생들의 폭소]

 

- [학생1] 김미모 - [학생2] 미모가 뭐야?

 

[교사] 자, 조용

 

자리는, 어, 저 진홍이 자리 옆자리에 앉아라

 

[옅은 숨을 들이쉬며] 남자 옆에 앉기 싫은데요

 

여자 짝으로 해주세요

 

- [학생3] 쟤 뭐라는 거야? - [학생4] 뭐야

 

[학생5] 뭐야, 존나 어이없게

 

그럼, 어, 저기 예춘이 옆으로 가서 앉아

 

선생님

 

전 싫은데요?

 

저 혼자 앉게 해주세요

 

이것들이 장난하나 [혀 차는 소리]

 

가, 앉아, 앉아

 

너희들, 기말고사가 코앞인 거 알고 있지?

 

수업 시간에 집중들 잘하고 알았어?

 

- [학생들] 네 - [교사] 응

 

[소란스러운 소리]

 

[학생5] 야, 졸라 끼리끼리 앉았어

 

[학생4] 그러니까

 

- 뭐야, 난 남자랑 앉고 싶거든? - [학생5의 비아냥대는 소리]

 

[학생4가 웃으며] 그러니까

 

[학생5] 야 우리 반 1호 커플 아니냐?

 

[학생4가 웃으며] 미친 거 아니야?

 

[학생4의 웃음]

 

[예춘이 어색하게 웃으며] 얘들아

 

아, 오늘 급식 왜 이래? 동그랑땡 세 개가 뭐냐?

 

[음미하는 소리]

 

너희 어제 '엠카' 봤어?

 

아, 나 NCT 오빠들 때문에 심장 떨려 죽는 줄!

 

너무 멋있지 않아?

 

[학생1] 야

 

이 자리 임자 있어

 

여기 네 자리, 내 자리가 어디 있어?

 

- [탁탁 두드리는 소리] - [학생2] 야

 

꺼져

 

[한숨 쉬며] 거기 내 자리야

 

[예춘의 어색한 웃음]

 

개어이없네

 

[잘그락 내려놓는 소리]

 

[예춘] 혼자 먹어?

 

같이 먹어줄게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가까이 와봐

 

가까이 와봐

 

 

왕따당하고 있는 거 알아?

 

뭐?

 

내가 친구 해줄게

 

됐어

 

어?

 

그딴 거 필요 없다고

 

[예춘] 야!

 

- [매미 울음] - [학생1] 야, 왜 늦게 와?

 

- [예춘] 야! - [왁자지껄한 소리]

 

야!

 

아이, 잠깐만

 

너 혹시

 

아이돌 누구 좋아해?

 

혹시 이거 살 생각 있나?

 

이거 내가 존나 대기 타서 사인받은 건데

 

- 이게 뭐냐면… - 저기

 

좀 꺼져줄래?

 

저년 존나 재수 없네?

 

[학생2] 야, 너 빨리 가 늦은 거 아니야?

 

[댓글 등록음]

 

[메시지 수신음]

 

[메시지 전송음]

 

[교사] 내일 지각하지 말고

 

당번들 청소 잘하고

 

- [학생들] 네 - [교사] 응

 

이상

 

[학생들] 감사합니다!

 

[덜그럭거리는 소리]

 

[메시지 수신음]

 

[덜그럭 대걸레 쓰러지는 소리]

 

[미모] 야, 너 어디 가?

 

저게, 씨

 

[예춘] 어, 왔어?

 

저기, 너 혹시 뭐 살 거야?

 

멤버들 많아가지고 너 한번 봐볼래?

 

[학생1의 웃음]

 

[학생1] 야 우리도 같이 봐도 되냐?

 

[학생2] 와, 개궁금

 

[학생들의 웃음]

 

[예춘] 아, 내 거라고

 

- [계속되는 학생들의 웃음] - 아, 줘, 아, 줘!

 

아, 줘

 

- 아, 줘 - [학생3] 잡아봐

 

- [예춘] 아, 줘! 아, 내 거라고 - [학생3] 잡아, 잡아

 

- [예춘] 내 거라고 - [학생3] 야

 

- 아, 놔! - [예춘] 아, 내 거라…

 

[우수수 카드 떨어지는 소리]

 

[학생3] 뭐야?

 

[예춘의 울먹임]

 

[예춘의 아파하는 신음]

 

[학생들의 웃음]

 

[분한 숨소리]

 

[학생1] 이 연예인 사인 다 지가 위조한 거임

 

아니야!

 

이거 내가 직접 다 사인받은 거야

 

[학생1] 뭐래, 사기꾼 년이

 

- [학생3의 웃음] - [학생1의 쯧쯧 혀 차는 소리]

 

- 이년은 입만 열면 구라야 - [절그럭거리는 소리]

 

[우당탕거리는 소리]

 

 

[계속되는 우당탕 소리]

 

야!

 

빨리 꺼져

 

야, 내 말 안 들려?

 

- [탁 내려놓는 소리] - [비닐 부스럭거리는 소리]

 

[성난 숨을 내뱉는다]

 

[미모] 병신들

 

[학생1] 뭐?

 

너 방금 뭐라 그랬냐?

 

병신들이라고

 

[학생2] 쟤 뭐야?

 

- 미친년 아니야 - 이 씨발 년이 뒈지려고…

 

[미모의 거친 숨소리]

 

죽여버린다

 

[미모의 성난 숨소리]

 

야, 야, 야, 가자

 

씨발, 저년 존나 또라이야

 

[학생들의 수군거림]

 

[툭 떨어지는 소리]

 

- [예춘] 야, 너 괜찮아? - [다가오는 발소리]

 

너 그 유리를 그냥 만져버리면 어떡해

 

줘봐

 

너 이거 자해 자국이야?

 

[미모] 내가 청소했으니까 네가 가서 뒷정리해

 

알았어

 

[흥미로운 음악]

 

[드르륵거리는 소리]

 

[깊은 심호흡]

 

[드르륵거리는 소리]

 

[긴장한 숨소리]

 

[드르륵거리는 소리]

 

[한숨]

 

못 하겠다

 

[예춘의 한숨]

 

[예춘의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시끌시끌한 소리]

 

[학생] 하이!

 

[덜그럭거리는 소리]

 

[드르륵 의자 끄는 소리]

 

야, 야, 야, 야, 야, 야 일어나 봐

 

뭐야, 이건

 

이제 너랑 조금 비슷해졌지?

 

뭐래

 

어디 가?

 

[미모] 화장실 간다

 

나도 같이 가

 

야, 아, 같이 가

 

[미모] 너 왜 들어와?

 

[탁 걸쇠 잠그는 소리]

 

친구끼리인데 뭐 어때?

 

[어이없는 숨소리] 초딩이냐?

 

뭐야, 씨, 변태 같아

 

그래, 나 변태다

 

[음흉한 웃음 흉내]

 

[웃음]

 

[흥미로운 음악]

 

[예춘, 미모] 감사합니다

 

- [예춘] 안녕히 계세요 - [상인] 응

 

- [학생] 떡볶이 주세요 - [예춘] 어때? 완전 맛있지?

 

[미모] 뭐, 그냥

 

나 예전 살던 데 컵 떡이 진짜 맛있었는데

 

[예춘] 있잖아

 

나 비밀 얘기 하나 있는데

 

해도 돼?

 

[미모] 뭔데?

 

나 솔직히 엄마 죽여버리고 싶어

 

[미모] 뭐?

 

왜?

 

[한숨]

 

내가 얼마 전에 길냥이 한 마리 구조해 줬거든?

 

졸라 위험한 상황이었어

 

근데 못 키우게 하는 거야 원래 자리에 놓고 오라고

 

[예춘의 한숨]

 

걔 아마 죽었을걸?

 

솔직히 그 고양이

 

엄마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겨우 그것 때문에?

 

'겨우 그것 때문에'라니?

 

[불안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됐어, 나 간다

 

[예춘] 야

 

야!

 

뭐야, 어디 가?

 

야, 잠깐만, 야!

 

뭐야? 너 왜 그러는데?

 

친구끼리 그런 말도 못 해?

 

난 친구 필요 없어

 

그냥 조용히 지내다가 졸업할 거야

 

너 왜 그렇게 화내는데?

 

넌 네 얘기 하나도 안 들려주잖아

 

내 얘기가 듣고 싶어?

 

[예춘] 응

 

됐어

 

넌 말해도 몰라

 

야, 야!

 

모른다고?

 

진짜 지긋지긋한 게 뭔지 알아?

 

아빠가 술 먹고 들어와서 엄마랑 날 팰 때야

 

나 그래서 칼 들고 아빠 찌를 뻔한 적도 있어

 

너 알아?

 

너만 비극의 주인공 같지?

 

[큰 소리로] 자해 좀 하고 그러니까

 

아주 혼자만 비극의 주인공이지!

 

[똑똑 빗소리]

 

어? 비 온다

 

야, 야, 뛰어

 

야, 빨리 뛰어

 

[분주한 발소리가 멀어진다]

 

[후두두 빗소리]

 

[예춘의 탄성]

 

- [탁탁 발소리] - [예춘, 미모의 가쁜 숨소리]

 

[예춘의 콜록거리는 소리]

 

[예춘의 가쁜 숨소리]

 

[예춘, 미모의 웃음]

 

[후두두 빗소리]

 

[미모] 아빠가 술 자주 마셔?

 

[예춘] 응

 

아빠가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엄마도 마찬가지고

 

우리 엄마는 사실 친엄마가 아니야

 

새엄마야

 

넌 나보다 낫네

 

뭐?

 

 

이 얘기 아무한테도 안 할 거지?

 

어, 어, 어

 

[의미심장한 음악]

 

[미모] 난 사실

 

아빠는 누군지 모르고

 

엄마는 감옥에 있어

 

감옥?

 

엄마는 나한테 한 번도 연락한 적도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한 적도 없어

 

너 그럼 누구랑 살아?

 

할머니

 

[예춘] 할머니는 엄마 얘기 해준 적 없어?

 

[미모] 할머니도

 

엄마 얘기 하는 걸 엄청 싫어해

 

아마 나 때문이겠지

 

넌 정말 특별한 거 같아

 

[미모의 황당한 숨소리]

 

너 무슨 영화 찍냐?

 

[예춘의 옅은 웃음]

 

[미모의 웃음]

 

[예춘의 웃음]

 

[남자] 아, 아

 

- [도어 록 조작음] -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 [도어 록 작동음] - [철컹 문 열리는 소리]

 

- [철컹 문 닫히는 소리] - [여자] 왔어?

 

오늘 고기 먹기로 한 날인데 왜 이렇게 늦었어?

 

손 씻고 와

 

나 안 먹어

 

[남자] 야, 네가 먹자 그랬잖아

 

안 먹는다고!

 

[남자] 아, 뭐야 고기 많이 사 왔는데

 

- [여자] 야 - [탁 문 열리는 소리]

 

너 무슨 일 있어?

 

- [예춘] 없어! - [탁 문 닫히는 소리]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

 

- [아기의 울음] - [여자] 아이고, 참

 

쟤가 또 왜 저러나 몰라

 

[계속되는 아기의 울음]

 

- [메시지 발신음] - [남자] 사춘기잖아, 내버려 둬

 

- [메시지 발신음] - 어, 그래그래

 

[아이] 언니 안 먹으면 내가 먹는다!

 

- [예춘 모] 우리가 다 먹는다 - [메시지 발신음]

 

[메시지 수신음]

 

맛있어?

 

- [예춘 모의 웃음] - [메시지 발신음]

 

- 먹어, 먹어 - [예춘 부가 웃으며] 맛있지, 응?

 

- [메시지 발신음] - 쌈 싸줄게, 어?

 

[예춘 모] 아, 좋겠네?

 

[메시지 발신음]

 

- [예춘 부] 어, 뜨겁다, 뜨겁다 - [예춘 모] 꼭꼭 씹어

 

- 꼭꼭 씹어야지 - [메시지 발신음]

 

- [메시지 수신음] - [예춘 부] 씹고 삼켜

 

- [부드러운 음악] - [왁자지껄한 소리]

 

[학생] 아주 영혼의 단짝이네 천생연분이야?

 

[예춘] 오줌싸개, 안녕

 

[학생] 뭐?

 

[예춘] 가자

 

[학생] 저 씨발 년이, 씨

 

[예춘] 쟤 원래 왕따였어

 

초등학교 다닐 때 교실에서 오줌 쌌거든

 

- [미모의 코웃음] - 그래서 애들이

 

다 오줌싸개라고 놀렸어

 

- 진짜? - 응

 

근데 중학교 오더니 교복 줄이고 화장하고

 

싹 달라졌어

 

그리고 일진 애들 존나 따라다녔어

 

어휴, 그렇게 왕따에서 해방됐고

 

쟤가 너 제일 괴롭히잖아

 

그러니까, 졸라 어이없지?

 

[미모] 응

 

졸라 웃긴다, 진짜

 

- [교사] 자, 서원은 - [예춘이 키득댄다]

 

과거 조선 시대의 덕망 있는 유학자들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 [예춘의 숨죽인 웃음] - 어, 선비들이 함께 모여서

 

공부하는 사립 기관이었어

 

[예춘의 웃음기 어린 숨소리]

 

- [예춘의 킥킥대는 웃음] - 야, 맨 뒤에 너희 둘

 

복도로 나가

 

인재를 길러 자신들의 학통을 이어 나가거나…

 

야, 쟤네 존나 꼴사납지 않냐?

 

- [학생1] 내가 걔한테 들었어 - [학생2] 진짜?

 

- [학생1] 어 - [교사] …활용하기도 했어

 

- 조선 시대 왕으로부터 - [학생2] 개오버 아니야?

 

- [교사] 인정받은 서원을… - [학생2] 진짜로?

 

[미모] 너

 

졸라 못생겼어

 

[코웃음 치며] 웃기고 있네

 

네가 더 졸라 못생겼거든?

 

아니, 네가 존나 더더 못생겼어

 

지랄, 넌 세상에서 하늘만큼 땅만큼 제일 못생겼어

 

[웃음]

 

- [밝은 음악] - [예춘, 미모의 웃음]

 

[계속되는 예춘, 미모의 웃음]

 

[예춘, 미모의 가쁜 숨소리]

 

- [차분한 음악] - [예춘] 근데

 

너희 엄마는 왜 교도소 간 거야?

 

[미모] 그건 왜 물어봐?

 

[예춘] 아니, 그냥

 

[미모] 사람을 죽였어

 

[예춘] 뭐?

 

왜?

 

너도 이제 내가 괴물처럼 보여?

 

[예춘의 한숨]

 

[예춘] 아니

 

[잔잔한 음악]

 

[예춘의 한숨]

 

어제 아빠가 또 깽판 쳤어

 

그릇이고 뭐고 다 깨졌어

 

[미모] 진짜?

 

어휴, 엄마는 또 울면서 집 나가고

 

난리 부루스다, 정말

 

[예춘이 깊은숨을 내쉰다]

 

[미모] 우리, 집 나갈래?

 

[예춘] 집?

 

[미모] 응

 

[예춘] 좋은데?

 

그럼 우리 둘이 살 집 한번 찾아보는 거야, 어때?

 

[미모] 그럼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나?

 

너 돈 있어?

 

[예춘] 나 돈 없는데?

 

[미모] 뭐야 돈도 없는데 집은 무슨…

 

[예춘] 아, 그래도

 

우리 둘이 같이 살면 진짜 재미있을 거 같은데

 

그렇지?

 

[옅은 숨을 들이쉰다]

 

[흥미로운 음악]

 

[예춘의 옅은 한숨]

 

[숨 들이켜는 소리]

 

[놀란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아기의 찢어질 듯한 울음]

 

[예춘 모] 예춘아!

 

- 예춘아! - [덜컥 문 열리는 소리]

 

[예춘] 아, 왜!

 

[예춘 모] 저, 막내 이유식 좀 먹여라

 

아, 나 바빠!

 

[예춘 모] 너 그럼 용돈 없다?

 

- [계속되는 아기의 울음] - [탁 문 닫히는 소리]

 

[예춘] 어디 있는데?

 

- 아, 진짜 - [예춘 부] 여기

 

[불평하는 소리]

 

- [예춘] 아 - [예춘 모] 다 입었다

 

- [예춘의 옅은 웃음] - [예춘 부] 여보, 옷 다 입혔으면

 

자기도 와서 먹어

 

우리 빨리빨리, 빨리 먹자, 어?

 

- 빨리빨리 먹고 나가야지 - 맛있냐?

 

- [달그락거리는 소리] - [예춘 부] 자, 먹자

 

아, 뭐야 저, 그거, 안내문은 다 챙겼지?

 

- 그거 알아? - [예춘 모] 챙겼지

 

내 친구가 마스크걸 딸이래

 

대단하지?

 

[한숨 쉬며] 난 미모가 너무 불쌍해

 

난 미모 곁에서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야

 

오히려 내가 도와줘야지

 

[깊은 한숨]

 

그러려면 돈이 조금 필요하긴 한데

 

- [버튼 조작음] - [양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장난감 음성] '시프'

 

[옹알거리는 소리]

 

[계속 대화 나누는 소리]

 

[닭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치킨'

 

[말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호스'

 

- [예춘 모] 맛있게 먹겠습니다 - [흥미로운 음악]

 

 

- [매미 울음] - [아이들의 노는 소리]

 

[남자] 어, 잘 굴러가네

 

소리?

 

- [탁탁 버튼 누르는 소리] - [동물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어, 잘 나와

 

[동물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 어? - [버튼 조작음]

 

어?

 

[남자의 씁 들이쉬는 숨소리]

 

사자가 소리가 안 나네?

 

- 어, 어 - 그게

 

- [남자] 어, 사자가 - 소리가 왜 잘 안 나지?

 

알았어, 어

 

[예춘] 아, 이게 그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소리가 잘 났는데

 

[한숨]

 

그럼 3만 원에 해드릴까요?

 

감사합니다

 

- [남자] 들어가세요 - [예춘] 네

 

[미모] 근데 저거 팔아도 진짜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이제 걸음마 떼야 할 때거든

 

[예춘] 너랑 나랑 합쳐서 13만 8,000원이네?

 

이걸로는 턱도 없는데

 

[예춘의 한숨]

 

이제 뭐 더 팔 것도 없는데

 

우리 어떡하냐?

 

 

떡볶이 할머니한테 부탁해 볼까?

 

떡볶이 할머니?

 

[미모] 응, 예전에 나 살던 곳에

 

진짜 맛있는 떡볶이 차 있었다고 했잖아

 

나한테는 진짜 할머니 같은 분인데

 

고민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했었거든

 

한번 찾아가 볼까?

 

그래도 난 우리 힘으로 한번 해보고 싶은데

 

미모야, 쪼끔만 기다려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아니야, 같이 해야지

 

나도 방법을 찾아볼게

 

 

[다가오는 발소리]

 

[예춘] 얘

 

너 잠깐 이리 와볼래?

 

왜요?

 

[흥미로운 음악]

 

[아이가 들뜬 숨을 내쉬며] 이거 진짜예요?

 

[예춘] 야, 당연히 진짜지

 

마음에 들어?

 

너 그럼 이거 만 원에 살래?

 

[숨을 씁 들이마시며] 원래 2만 원인데

 

넌 귀엽게 생겼으니까 언니가 특별히 만 원에 팔게

 

저 돈 없는데요?

 

지금 얼마 있는데?

 

[아이] 500원요

 

[예춘] 일단은 이거라도 받을게

 

대신 친구들한테 홍보 좀 잘해줘, 응?

 

 

[여자1이 웃으며] 아, 존나 웃겨

 

[여자2] 존나 어이없네?

 

요즘에도 이런 애들이 있어?

 

[여자3] 개어이없어, 진짜

 

친구야, 너 여기서 뭐 하니?

 

[학생1] 중딩 새끼가 초딩 삥 뜯는 거야?

 

좆만 한 게

 

아가야, 여기서 애들 삥 뜯고 그러면 안 돼요

 

아기야, 너 500원 챙겨서 빨리 집에 가

 

- [학생2] 이게 어딜 가려고 - [예춘] 아!

 

야, 얘 잡아

 

[학생들과 예춘의 실랑이 소리]

 

[예춘의 아파하는 신음]

 

- [예춘의 앓는 신음] - [다가오는 발소리]

 

[학생3의 비웃음]

 

[학생3] 꼴 좋네?

 

[옅은 웃음]

 

네가 언니들한테 꼰질렀지?

 

씨, 오줌싸개 주제에

 

- [학생3] 뭐? - [예춘] 아!

 

- [어두운 음악] - 이게 진짜 뒈지려고, 씨

 

[예춘] 너

 

너 자꾸 이러면 네 목숨이 위험해지는 수가 있어

 

목숨?

 

- [기가 찬 숨소리] 야 - [예춘] 아!

 

[학생3] 너 또 구라 치면 한 대씩 맞는다고 했지?

 

[예춘] 너

 

너 미모가 누구 딸인지 모르지?

 

[학생3] 미모?

 

김미모?

 

뭐, 그년이 뭐 재벌 집 딸이라도 돼?

 

[성난 숨소리]

 

[징징 진동 벨 소리]

 

[미모의 떨리는 숨소리]

 

[남자] 저기, 학생

 

[남자1] 네, 어떻게 오셨어요?

 

- [짝 때리는 소리] - [남자2] 어유

 

- [모미 모] 내가 캤제? - [남자2] 어유, 저기

 

- 마지막이라꼬 - 아유, 할머니, 할머니

 

-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요 - [모미 모]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뿌라, 응?

 

- [모미 모의 성난 숨소리] - [미모의 코웃음]

 

[미모] 어차피

 

들어갈 생각 없었어

 

[모미 모] 뭐라꼬?

 

[어두운 음악이 고조된다]

 

[거친 숨소리]

 

[경찰] 야, 야!

 

- [모미 모의 거친 숨소리] - 아휴

 

[모미 모] 아휴

 

[가쁜 숨소리]

 

[울음 섞인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예춘 모] 야, 너 어디 갔다 이렇게 늦게 들어와?

 

[탁 문 열리는 소리]

 

[예춘] 친구 집에서 조금 놀다 왔어

 

그럼 전화를 했었어야지, 전화를!

 

[탁 문 닫히는 소리]

 

[예춘] 아, 나가!

 

혹시 보행기 못 봤니?

 

[예춘] 몰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 나가!

 

[예춘 모] 못 봤대?

 

- [예춘 부] 못 봤대 - [예춘의 옅은 숨소리]

 

[예춘 모] 아니, 도대체 이게

 

- 어디 간 거야? - [휴대전화 진동음]

 

[예춘의 힘주는 소리]

 

어?

 

여보세요?

 

- [미모] 뭐 해? - [예춘] 나?

 

나 그냥 집에 있지

 

오늘 나 너희 집 가도 되냐?

 

[놀란 목소리로] 우리 집?

 

우리 집에는 왜?

 

그냥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아…

 

안 돼?

 

- 오늘 하루만 자고 나갈게 - [한숨]

 

아, 나도 나도 진짜 그러고 싶은데

 

아빠가 지금 또 깽판 쳤거든

 

진짜?

 

야, 괜찮아?

 

[예춘] 야, 우리 집 지금 진짜 난리야

 

[옅은 숨을 들이쉬며] 나야말로 집 나가고 싶어

 

[미모의 한숨]

 

미모야, 일단 오늘은 너 집에 들어가고

 

우리 준비되면 그때 나가자

 

그래

 

[예춘] 어

 

그래, 내일 학교에서 봐

 

- [통화 종료음] - [탁 내려놓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아, 씨

 

- [어두운 음악] - [풀벌레 울음]

 

[탁 떨어지는 소리]

 

[시끌시끌한 소리]

 

- [솨 물소리] - [학생1] 야, 너 그 얘기 들었어?

 

2반의 김미모라는 애?

 

[학생2] 김미모? 걔가 누군데?

 

[학생1] 그, 얼마 전에 전학 온 애인데

 

걔가 마스크걸 딸이래

 

[학생2] 마스크걸?

 

그게 뭔데?

 

[학생1] 팡TV 사이코 연쇄 살인마

 

- [무거운 음악] - 방송에도 나왔었어

 

[학생2] 헐, 대박

 

[학생1] 존나 놀랍지?

 

그리고 걔 전학 온 이유가 뭔지 알아?

 

[학생2] 뭔데?

 

[학생1] 지 욕하는 애 연필로 찍어가지고 온 거래

 

[학생2] 미친, 아, 너무 싫어

 

사이코 살인자 딸이랑 같은 학교 다니는 거잖아

 

[학생1] 그래서 우리 엄마가 교육청에다가 항의할 거랬어

 

왜 그런 애가 아직도 여기 남아있냐고

 

[고조되는 음악]

 

- [교사] 강정국 - [정국] 네

 

- [교사] 김나래 - [나래] 네

 

[교사] 김미모

 

예춘아, 미모 안 왔니?

 

저도 잘 모르겠어요

 

[교사의 옅은 한숨]

 

- [교사] 김진홍 - [진홍] 네

 

- [교사] 김하은 - [하은] 네

 

[똑똑 노크 소리]

 

[드르륵, 탁 문 열리는 소리]

 

[한숨]

 

[교사가 작은 소리로] 잠시만요

 

예춘아

 

- [예춘] 네? - [교사] 잠깐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할까?

 

[교사] 미모 할머니 말씀이

 

미모가 어제부터 집에 안 들어왔다고 하시던데

 

너 혹시 아는 거 없니?

 

네가 미모랑 제일 친하게 지내잖아

 

그렇긴 한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왁자지껄한 소리] - [의미심장한 음악]

 

[예춘의 다급한 숨소리]

 

- [탁탁 발소리] - [예춘의 가쁜 숨소리]

 

[매미 울음]

 

[통화 연결음]

 

-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 [예춘의 한숨]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 [예춘의 쯧 혀 차는 소리] - [통화 연결음]

 

- [계속되는 통화 연결음] - [한숨]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냐

 

[한숨]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예춘 부] 예춘아!

 

- [아이1] 언니! - [예춘 부의 웃음]

 

- [예춘] 어… - [예춘 모] 뭐야

 

너 표정이 왜 그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야

 

[예춘 부] 네가 좋아하는 치킨 샀어

 

- 가자 - [아이2] 가자

 

- 닭고기 - [예춘 모] 두 마리나 샀다

 

- [아이2] 다 샀다 - [예춘 모] 가자

 

- [예춘 부] 치킨 파티다! - [예춘 모, 아이1] 예!

 

[예춘 모가 웃으며] 그저께도 했잖아

 

[예춘 부] 에이

 

우리 딸이 좋아하는데 매일 할 수 있지!

 

[예춘 부, 예춘 모의 웃음]

 

- [예춘 모] 그럼 매일 하자 - [예춘 부] 가자

 

[예춘 모] 매일 해, 내일도 먹자!

 

[예춘 모의 웃음]

 

[달그락거리는 소리]

 

[예춘 모] 너 왜 이렇게 못 먹어?

 

[예춘 부] 응 닭 다리 오늘 너 줄게

 

- 원래 내기해서 주는 건데 - [휴대전화 진동음]

 

오늘은 특별히 너 준다

 

아니야, 아니야, 나 배불러 더 이상은 못 먹겠어

 

[예춘 부] 벌써? 야, 그러면 내가 먹는다!

 

야, 김미모, 너 어디야?

 

[미모] 너 잠깐 좀 나올 수 있어?

 

어, 그럼, 너 어디인데?

 

아, 거기, 굴다리? 야, 알았어, 너 딱 기다려

 

[예춘] 야, 김미모!

 

[예춘의 가쁜 숨소리]

 

 

[숨을 헐떡이며] 야, 너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전화기는 대체 왜 꺼놓은 거야?

 

[예춘의 콜록대는 소리]

 

[예춘이 가쁜 숨을 몰아쉰다]

 

뭐야?

 

너 왜 그렇게 쳐다봐?

 

[예춘의 헐떡이는 숨소리]

 

미모야

 

- [불안한 음악] - 야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야, 뭐가?

 

소문 퍼트린 거 너지?

 

[예춘] 소문?

 

야, 무슨 소리야?

 

- 네가 내 소문 퍼트렸잖아! - [예춘] 무슨 소문?

 

- [미모의 성난 숨소리] - [예춘의 아파하는 소리]

 

[예춘의 아파하는 신음]

 

[미모]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한테!

 

[예춘] 아, 잠깐만 아, 미모야, 왜 이래!

 

- [고조되는 음악] - 아, 그만해, 아!

 

[미모] 그리고 너는 거짓말했잖아 이 나쁜 년아!

 

[예춘] 미모야, 잠깐만 내 얘기 좀 들어봐

 

- 나 네 소문 안 냈어 - [미모] 닥쳐, 이 배신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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