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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서가 왜 그럴까 5

 

부회장님이 뭘 아시겠어요? 사랑도 모르시면서

 

[코웃음]

 

그러는 김 비서는 사랑을 아나?

 

모태 솔로면서

 

전 책으로 많이 읽었거든요?

 

대단하군

 

아, 물 끓겠다 [미소의 멋쩍은 신음]

 

[피식한다]

 

[소 울음 효과음]

 

(영준) 아, 이 녀석은 왜 코를 박고 있는 거야?

 

[휙 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안 돼요, 그쪽은, 그쪽은 안 돼요!

 

[미소의 목소리가 울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감미로운 음악]

 

조금만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이제부터 너무 사랑해 보려고

 

내가 너를

 

라고

 

저 유치한 책에 적혀 있더군

 

이런 게 로망이라는 건가?

 

[당황한 신음]

 

[미소와 영준의 옅은 신음] [미소의 헛기침]

 

(미소) 그새 책을 다 암기하시다니

 

부회장님 암기력은 볼수록 놀랍습니다

 

[멋쩍은 신음]

 

[잔잔한 음악]

 

(미소) 어, 물이 아직도 끓고 있나?

 

[옅은 헛기침]

 

[미소의 옅은 한숨]

 

드셔 보세요

 

응 [영준이 숨을 들이켠다]

 

(영준) 내가 원래 이런 화학 첨가물 덩어리는 안 먹는 주의지만

 

김 비서의 정성을 생각해서 특별히 먹어 주지

 

네, 영광입니다

 

[유쾌한 음악]

 

어떠세요?

 

먹을 만하군

 

아, 정말요?

 

[웃음]

 

[영준이 라면을 후후 분다]

 

아, 라면은 원래 김치하고 같이 먹어야지 더 맛있거든요

 

염분에 염분을 더하다니

 

이게 영양학적으로 말이 되는 건가?

 

[옅은 한숨]

 

[강조되는 효과음]

 

[경쾌한 음악]

 

오늘 라면 잘 먹었어

 

그러게요

 

첨가물 덩어리라고 하셔 놓곤 엄청 잘 드시던데요?

 

김 비서가 직접 해 준 음식은 처음 먹어 본 거였으니까

 

그런가요?

 

아, 자기 전에

 

여기 상처 소독 꼭 하고 연고도 꼭 바르고 주무셔야 돼요

 

[옅은 웃음] 알았어

 

오늘

 

정말 고마웠어

 

[잔잔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엔진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옅은 한숨]

 

[그릇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옅은 한숨]

 

그러고 보니까 처음이네 부회장님 집까지 들어오신 거

 

[초인종이 울린다]

 

부회장님? [초인종이 울린다]

 

놓고 가신 거 없는데?

 

[도어 록 작동음] [놀란 신음]

 

(필남) 짠

 

(미소) 언니 [미소의 어색한 웃음]

 

언니, 갑자기 웬일이야? [도어 록 작동음]

 

(필남) 그럼 뭐, 갑자기 오지 뭐, 예약이라도 하고 와야 되니?

 

[미소의 어색한 웃음]

 

- (필남) 자, 맥주 있지? - (미소) 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뭐야? 누구 왔었어?

 

어? 뭐가?

 

아, 부회장님 [어색한 웃음]

 

어머, 어머, 어머, 어머, 미쳤나 봐 [미소의 아파하는 신음]

 

어디서 다 큰 계집애가 집에 남자를 들여?

 

아니, 그냥 라면 먹고 가신 거야

 

뭐? 라면?

 

쫄면도 아니고 짜장면도 아니고 라면? [강조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영준) 라면이 그렇게 대단한 음식인가?

 

(유식) 아, 대단하지

 

여자가

 

'오빠, 라면 먹고 갈래?' 이랬다는 거는

 

'이 라면 먹으면 나랑 사귀는 거다?'

 

이런 거라고

 

'나 당신을 좋아해요' 이런 거

 

(영준) 아니, 캐비어도 아니고 트러플도 아니고

 

그깟 화학 첨가물 가득한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가라는 게

 

그렇게 심오한 뜻을 가졌다?

 

아나, 이 순진한 오너를 봤나 라면을 핑계일 뿐

 

(유식) 남녀가 밀폐된 공간에 있다 보면

 

[나지막한 신음] 깍지도 막 끼고 싶고

 

(유식) 그리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막 포옹도 하고 싶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왜 그래?

 

어, 아니야, 뭐 [헛기침]

 

이거 설마 오너하고 김 비서 얘기야?

 

무슨 그런 말을!

 

우리가 그렇게 한가해 보이나?

 

[리드미컬한 음악]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얘기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나는 그럼 한가해 보여?

 

이 밤에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얘기를 내가 들어야 돼?

 

[유식이 봉지를 바스락거린다]

 

(필남) 너, 너희 부회장 좋아하지?

 

무슨…

 

아, 맨날 좋아한대

 

[어색한 한숨]

 

미소야, 사람은 말이야

 

비슷한 부류끼리 만나야 행복한 거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지구 만물이 다 그래요, 어?

 

너 '세상에 요런 일이'에 나온 그…

 

커플처럼 붙어 다니는 개랑 새 봤어?

 

개, 새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새가 지저귀는 효과음]

 

아, 욕하려는 거 아니고, 그러니까

 

개랑 새랑 커플이라는 거잖아

 

어, 네가 들어도 신기하지?

 

[감탄하며] '세상에 요런 일이' 이 소리가 절로 나오지?

 

그런 거야

 

서로 다른 부류가 커플이 된다는 거

 

[어이없는 신음] 뭐야, 그러면

 

우리 부회장님은 개고 나는 새라는 말이야?

 

비슷하지

 

(필남) 너희 부회장은 재벌이고 우리는 평범하니까

 

완전 다른 부류지

 

[차분한 음악]

 

우리가, 어?

 

요 닭 다리를 서로 먹겠다고 싸우면서 컸단 얘기를 하면

 

너희 부회장이 이해나 할 수 있겠니, 어?

 

회사 지분도 아니고

 

고작 요 닭 다리 하나 때문에 싸웠다는 걸 말이야

 

그만큼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노력으로는 좁힐 수 없는 아주 먼 세계

 

언니가 너 걱정돼서 하는 말인 거 알지?

 

혹시라도 나중에 너 상처받을 일 생길까 봐

 

알아

 

근데

 

내 문제야

 

[옅은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조심해서 들어가, 들어가서 톡 하고

 

그래, 언니 간다

 

- (필남) 얼른 쉬어 - (미소) 가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필남의 한숨]

 

[한숨] 어째 불안하다, 우리 미소

 

[깊은 한숨]

 

[로션을 쓱쓱 문지른다]

 

[음산한 음악] [성연의 옅은 신음]

 

(소년)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엄마, 아빠

 

[소년의 겁먹은 신음]

 

(소년) 어디야

 

무서워

 

[울먹이며] 무서워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

 

[숨을 내뱉는다]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네, 부회장님

 

(영준) 김 비서 어디지?

 

아직 집인데, 뭐 시키실 거라도

 

(영준) 출근 준비는 다 했나?

 

네, 지금 막 나가려던 참이었어요

 

(영준) 그래, 얼른 나오지

 

네, 네?

 

[경쾌한 음악]

 

네?

 

[딸랑거리는 효과음]

 

[놀란 숨소리]

 

아, 어머, 여긴 왜?

 

아, 얼른 나갈게요, 네

 

[옅은 웃음]

 

(미소) 아, 아침부터 웬일이세요?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어머 [긴장되는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미소) 죄송합니다

 

[영준의 옅은 웃음]

 

죄송할 거 없어

 

네?

 

- (영준) 뭐? - (미소)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아, 네

 

[밝은 음악]

 

[미소의 난처한 숨소리]

 

(영준) 김 비서, 어디 가는 거지?

 

운전해야죠, 양 비서님도 안 계신데

 

아니, 운전은 내가 하지

 

네?

 

타, 김 비서

 

(영준) 머리 조심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김 비서 오늘 예쁘…

 

[익살스러운 효과음]

 

…다는 말을 듣고 싶으면 패션에 신경 좀 쓰지

 

- (미소) 네? - (영준) 이 블라우스

 

지난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입었던 거잖아

 

누가 보면 유명그룹 유니폼인 줄 알겠어

 

[발랄한 음악] [기가 찬 웃음]

 

수요일, 그, 금요일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세요?

 

나도 부담스러워 나의 비상한 기억력이 말이야

 

가끔은 모르는 척 잊고 살고 싶은 것도 있는데 말이야

 

(영준) [숨을 들이마시며] 자

 

이게 뭐예요?

 

우리 집 셰프가 만든 크로크무슈야 아침 안 먹었으면 먹어도 좋아

 

아, 네

 

그 커피도 마셔도 좋아

 

 

- (영준) 이 쇼핑백 또한 가져도 좋아 - (미소) 네?

 

[어색한 신음]

 

감사합니다

 

지금요?

 

[흡족한 웃음]

 

(영준) 가지 [미소의 어색한 웃음]

 

[깜빡거리는 효과음]

 

저 먼저?

 

 

[세라의 간드러진 신음]

 

(세라) 옥 사원, 나 오늘 어때?

 

비비 크림 바꿨는데

 

(치인) 아이고, 자기야, 비비 바르기 전에

 

눈이나 좀 비벼, 눈곱 낐다

 

[놀라는 신음] 아니, 이게 언제부터

 

[음산한 효과음] (세라) 아, 깜짝이야

 

10분 전부터

 

아이, 그걸 왜 이제야 얘기해요?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 오셨습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밝은 음악]

 

좋은 아침?

 

아니, 부회장님께서 이렇게 다정하게 인사해 주신 거

 

처음 아이가?

 

아닌데, 저한텐 늘 다정하셨는데요?

 

아, 맞나?

 

난 왜 금시초… 야, 봉 과장, 꿈꾼 거 아이고?

 

(세라) 아, 진짜, 아유 [치인의 웃음]

 

(준환) 아, 근데 부회장님 오늘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글쎄요?

 

(세라) '글쎄요'

 

(치인) 자, 업무 시작합시다

 

- (세라) 그래요 - (준환) 잘 먹겠습니다

 

(치인) 봉 과장, 이거 묵고 정신 차려라, 빨리

 

(세라) 알았습니다, 마, 고마하이소

 

(준환) 잘 먹겠습니다

 

(세라) 아이, 먹던 걸 주면 어떡해?

 

영준이, 이 페르펙토한 녀석

 

완벽한 비주얼로도 모자라 [반짝이는 효과음]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심장까지 가지고 있다니

 

[딸랑거리는 효과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부회장님, 상처 난 부위에 연고 한 번 더 바르시죠?

 

[감미로운 음악]

 

[심장 박동 효과음]

 

(미소) 직접 바르시겠어요?

 

김 비서가 그냥 해 줘도 되는데…

 

아, 이거 하반기 사업 기획서 다 보신 거죠?

 

이거 정리… [미소의 아파하는 신음]

 

[미소의 아파하는 신음]

 

(영준) 괜찮나?

 

(미소) 괜찮아요

 

제가 해도 되는데

 

어제 치료해 준 거에 대한 보답이야

 

난 기브 앤드 테이크가 확실한 사람이거든

 

이제부터 서류 확인은 태블릿으로 해야겠어

 

- (미소) 네? - (영준) 종이는 위험하군

 

아, 네

 

[영준의 옅은 헛기침]

 

[옅은 한숨]

 

나 진짜 왜 이러지?

 

[깊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김 비서님, 뭐 하세요?

 

네? 뭐…

 

(지아) 그거…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머, 이게 왜 여기 들어…

 

[미소의 당황한 웃음] [지아의 유쾌한 웃음]

 

김 비서님도 실수하실 때가 있네요

 

[미소와 지아의 웃음]

 

- (지아) 여기요 - (미소) 아, 고마워요

 

[미소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숨을 후 내뱉는다]

 

[헛기침]

 

[새가 지저귄다]

 

[깊은 한숨]

 

(이 회장) 아, 당신 괜찮아?

 

괜찮겠어요?

 

(최 여사) 둘밖에 없는 아들들이 남보다 못한 사이인데

 

내가 정말 속상해서 못 살겠어

 

[숨을 씁 들이마신다]

 

아, 이러고 있지 말고 나가서 그, 쇼핑이라도 좀 해

 

(이 회장) 그, 뭐더라, 그 당신 좋아하는 가방 있댔잖아, 그

 

한정판 백, 어?

 

그거, 그거, 그거 사

 

됐어요

 

아, 왜, 돈이 없어, 기품이 없어?

 

당장 사라고, 그 가방

 

- (최 여사) 됐다고요 - (이 회장) 아, 사람, 참

 

[이 회장이 목을 가다듬는다]

 

[통화 연결음] 아, 그, 최 비서 지금 당장 백화점 가서…

 

글쎄, 됐다니까요

 

되긴 뭐가 돼, 당장 사, 그 가방!

 

이미 샀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이미 나오자마자 샀다고요, 지난주에

 

[익살스러운 음악] [민망한 숨소리]

 

아, 그래?

 

[멋쩍은 신음]

 

 

[이 회장의 헛기침]

 

(이 회장) 너 영준이한텐 언제 사과할 거니?

 

(성연) 네? 아…

 

뭐…

 

야, 네 엄마 속상해서 잠을 못 주무셔

 

(이 회장) 얼른 화해해서 엄마 마음 좀 편하게 해 드려

 

네, 알겠습니다

 

응 [헛기침]

 

(이 회장) 아, 그리고

 

앞으론 영준이 마음 쓰이게 하지 말고

 

요즘 중요한 프로젝트도 많은데

 

영준이가 흔들리면 우리 회사, 그 밑에 딸린 식구들

 

그, 모두 흔들리는 거야

 

[이 회장의 헛기침]

 

[이 회장의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지아) 네, 알겠습니다

 

김 비서님, 로비에 손님 오셨다는데요?

 

제 손님요? 이름은요?

 

아, 그건 못 물어봤는데

 

다음부터는 인적 사항도 꼭 체크해 주세요

 

네, 죄송해요

 

[어이없는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제 손님이 그쪽이었어요?

 

네, 김미소 씨

 

제 이름이랑 소속은 어떻게 아셨어요?

 

별로 안 반기네?

 

안 반갑죠, 반가울 이유가 없으니까

 

저번에 전화번호 달라고 그렇게 끈질기게 붙잡을 때부터

 

좀 무례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회사까지 불쑥 찾아오시는 건 좀 아닌 거 같네요

 

그럼 저 그냥 가요?

 

네, 가세요

 

너무하시네

 

만나 달라고 메일 보낼 때는 언제고

 

제가 언제요?

 

유명 아트 센터에서 북 콘서트 해 달라면서요?

 

제가 언제…

 

[익살스러운 효과음]

 

설마, 모르페우스 작가님이세요?

 

[놀라는 신음]

 

[감격한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소) [한숨 쉬며] 죄송해요

 

저 작가님 소설 완전 팬인데

 

얼굴을 몰라서 이런 큰 실수를 저질렀네요

 

사과는 그만하고 식사하시죠

 

(성연) 아까부터 제 반응 살피느라 잘 먹지도 못하던데

 

[성연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네

 

[성연이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뽀득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킁킁거린다]

 

[힘겨운 숨소리] [헛기침]

 

[미소가 콧숨을 내쉰다]

 

- (성연) 저기요 - (종업원1) 네

 

(종업원1) 뭐 필요하신 거라도

 

(성연) 죄송한데, 꽃병 좀 치워 주시겠어요?

 

이분이 꽃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종업원1) 네, 바로 치워 드리겠습니다

 

저 꽃 알레르기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성연) 어떻게 몰라요?

 

훌쩍이며 주위를 둘러보고

 

그러다 꽃에 시선이 딱 꽂히면서

 

'아, 저거 때문이구나' 싶은 표정이던데?

 

[감탄하며] 확실히 글 쓰시는 분이라서 엄청 섬세하시네요

 

[목을 가다듬는다] 그래서, 제안서는 읽어 보셨나요?

 

[옅은 웃음]

 

뭐, 대충요

 

그럼 대답은?

 

- (성연) 지금 바로 해야 돼요? - (미소) 네?

 

[긴장되는 음악]

 

[휙 하는 효과음]

 

왜 그래, 오너야?

 

돌 씹었어

 

(유식) 아, 그래? 이 사람들이 진짜…

 

(영준) 됐어, 괜찮아

 

[숨을 들이켜며] 우리 오너가 이렇게 관대한 사람이었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옅은 웃음]

 

[웃음]

 

아이, 뭐, 기분도 좋아 보이고 좋은 일 있나 봐?

 

좋은 일?

 

[익살스러운 음악]

 

뭐, 사귀기라도 했나 보지?

 

뭐?

 

아니, 그, 그, 라면 먹은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말이야

 

그 여자랑 사귀기로 했대?

 

아니, 아직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직?

 

와, 그 남자 어쩜 추진력이 1도 없냐? 어?

 

(유식) 아니, 딱 봐도…

 

[익살스러운 효과음]

 

연애 고자네

 

뭐? 연애… [천둥 효과음]

 

말 다 했어?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얘기 하는데 왜 이렇게 정색해, 오너야?

 

나랑 친해!

 

어디서 연애 고자… [분한 숨소리]

 

[영준의 헛기침] 아, 답답해서 그러지

 

그럴 거 없어, 곧 고백할 거니까

 

이왕 맘먹은 거 빨리하라고 전해 줘

 

여자들 고백 뜸 들이는 거 딱 싫어하거든

 

[휘파람 효과음] 정말?

 

[익살스러운 효과음]

 

[헛기침]

 

관심 없는 얘기 그만하고 식사나 하지

 

그러지

 

그럼 생각해 보시고 연락 부탁드립니다

 

(성연) 이번엔 진짜 번호 주실 거죠?

 

[멋쩍은 웃음]

 

아, 그럼요

 

여기요

 

[함께 웃는다]

 

[미소의 멋쩍은 신음]

 

[고민하는 숨소리] 고백이라…

 

(미소)

 

그럼 고백도 평범한 걸 원하는 건가?

 

[고민하는 숨소리] [반짝이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일평생 특별하게 살아온 나로선

 

평범한 게 어떤 건지 전혀 감이 안 오는군

 

[고민하는 숨소리]

 

[휙 하는 효과음]

 

(영준) 김지아 비서

 

(지아) 네, 뭐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세요?

 

아니, 뭐…

 

내가 물어볼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미소) 어, 부회장님, 뭐 시키실 일이라도…

 

- (영준) 뭐? - (지아) 뭐 물어보실 게 있으시대요

 

말씀하세요

 

음, 그게… [숨을 씁 들이마신다]

 

아트 센터 오픈 준비는 잘되고 있습니까?

 

(지아) 네, 이따 기획 팀 회의 들어갈 예정입니다

 

네, 수고하세요

 

[지아의 안도하는 한숨]

 

찾아오신 손님은 잘 만나셨어요?

 

네, 뭐

 

누구예요? 혹시 썸남?

 

아, 무슨!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지아 씨도 보면 엄청 좋아할 사람

 

저도 아는 사람이에요?

 

좀 더 확실해지면 얘기해 줄게요

 

[웃음]

 

(영준) 정 부장님, 뭐 물어볼 게 하나 있는데 말입니다

 

네, 무엇이든 물어보십시오

 

[숨을 씁 들이마신다] 그, 요즘 평범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 (영준) 핫한 음식점이 어디입니까? - (치인) 네?

 

중요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음식점

 

아… [다급한 숨소리]

 

합정동에 [날렵한 효과음]

 

엄청 핫한 곱창집이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곱창?

 

네! 이 지글지글 곱창에

 

(치인) 소주 한잔 빡 마시면 진솔한 얘기 하기 참 좋습니다

 

아, 그리고 이 깍두기 국물에 밥을 볶아 주는데

 

이게 진짜 예술이고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난처한 웃음]

 

그런 데 말고 평범은 하되

 

좀 특별한 곳 없습니까?

 

평, 평범하고 특별한 평, 평범한, 특…

 

(치인) 아! 강남역 근처에 있는 [밝은 효과음]

 

특수 구잇집이 어떻습니까? [익살스러운 효과음]

 

막창, 염통, 오소리감투까지 싹 세트로 나오는데

 

이게 다른 곳에서는 팔지 않는 특수한 고기만을 파는 그런 곳입니다

 

[코를 훌쩍인다]

 

짐승 내장 말고는 뭐 없습니까?

 

네? 뭐, 다른 데가…

 

- (영준) 하, 아닙니다 - (치인) 네, 아…

 

[자책하는 한숨]

 

[마우스 클릭음]

 

(마음) 오셨습니까? 부회장님

 

박 사장 안에 있습니까?

 

- 네, 안에 계세요 - (영준) 네

 

안에 없는데?

 

어디 가셨는데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아… 어디 가셨지?

 

어휴

 

[익살스러운 음악] [딸랑거리는 효과음]

 

저…

 

뭐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네, 말씀하세요

 

요즘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핫한 레스토랑이 어디입니까?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곳

 

젊은 여성요?

 

혹시 여친 생기셨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 중인데

 

2030 젊은 여성들이 주 타깃층이라…

 

오…

 

[손가락을 탁 튕긴다] 아, 좋은 데 생각났어요 제가 사진 보여 드릴게요

 

제가 어제 거기 가서 인증 숏도 찍었거든요

 

(마음) 2030 여성들이 좋아하는 거는 바로

 

불닭발입니다

 

[닭 울음 효과음] (영준) 아이

 

불닭발 별로시면…

 

불족발? [돼지 울음 효과음]

 

됐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맛있는데, 여기

 

(영준) 아, 양 비서 혹시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 아나?

 

아, 알 리가 없지

 

[익살스러운 음악]

 

신사동 레이먼 셰프 레스토랑

 

청담동 김원석 셰프 레스토랑

 

거기가 유명한데

 

(세라) 지아 씨

 

- (세라) 기획 팀 회의 가요 - (지아) 아, 네

 

와, 우리 부회장님

 

원래도 멋지시지만 [세라가 숨을 들이켠다]

 

(세라) 일할 땐 정말 섹시하셔

 

[익살스러운 효과음]

 

김 비서님이 봐도 부회장님 완전 섹시하죠?

 

글쎄요, 전 맨날 봐서 그런가, 잘…

 

[옅은 웃음]

 

- (세라) 예, 가요 - (지아) 다녀오겠습니다

 

[밝은 음악]

 

[헛기침한다] [휙 하는 효과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고민하는 한숨]

 

[휙 하는 효과음] 퍼펙트

 

[휙 하는 효과음] [딸랑거리는 효과음]

 

(세라) 어휴, 빨리 아트 센터가 오픈해야 한시름 덜 텐데

 

[반가운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 안녕하세요?

 

아, 네

 

[귀남의 깊은 한숨]

 

[옅은 탄성]

 

[세라의 떨리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리드미컬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거기 밥풀…

 

그럼

 

[강조되는 효과음]

 

(세라) 고귀남 씨, 슈트도 똑같은 거 열 벌 사서 돌려 입는다더라고요

 

옷 뭐 입을지 고민할 시간에 일 하나 더 하겠다고

 

(지아) 대박

 

(귀남) 자

 

(지아) 저건 분명 밥풀 붙은 흔적인데

 

옷이 열 벌 있으면 갈아입을 법도 하잖아?

 

이 사람 같은 옷 열 벌 있는 거 맞아?

 

[휙 하는 효과음] [세라의 당황한 신음]

 

아, 미안합니다

 

[세라의 새어 나오는 웃음] (세라) 아이

 

(직원1) 회의 시작할까요?

 

아, 예, 그러시죠, 네

 

(세라) 네

 

(세라) 그럴까요? 그럴까요?

 

[휴대전화 진동음]

 

어, 엄마

 

(세라) 아, 뭘 또 선을 보라는 거야?

 

아이참, 뭐 하는 사람인데? 사진 있어?

 

빨리 보내 봐, 응

 

- (세라) 아, 수고하셨습니다 - (직원1) 네

 

- (세라) 수고하셨습니다 - (직원2) 수고하셨습니다

 

[강조되는 효과음]

 

- (세라) 그거 뭐예요? - (지아) 아

 

고귀남 씨 옷에서 떨어진 단추인데…

 

앗싸, 득템, 다음에 돌려주면서 밥 먹자고 해야지

 

그냥 지금 바로 줘요 단추 없으면 곤란하실 텐데

 

보아 하니까 옷도 한 벌뿐이신 거 같더라고요

 

또 그 소리야?

 

왜 자꾸 우리 고귀남 씨를 단벌 신사로 모함해요?

 

모함이 아니라 팩트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이틀 연속 같은 곳에 밥풀이 붙어 있었고

 

(지아) 그리고 아까 보니 밥풀은 뗐지만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한 벌을 빨지도 않고 계속 입는 거 같다고요

 

[날카로운 효과음]

 

셜록 나셨네

 

(세라) 아이고, 열 벌이래도

 

(지아) 한 벌이래도요!

 

(세라) 열 벌이라니까?

 

(지아) 한 벌밖에 없어요

 

(미소) 그만들 하세요

 

열 벌이면 어떻고 한 벌이면 어때요? 옷이 뭐 중요한가?

 

하긴, 김 비서님 보면 그럴 만도 하죠

 

이렇게 옷 몇 벌 없는데도 일만 잘하잖아

 

- (미소) 네? - (세라) 이 블라우스

 

지난주 수요일이랑 금요일에도 입으신 거 맞죠?

 

[새 울음 효과음]

 

[유쾌한 음악] (영준) 이 블라우스

 

지난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입었던 거잖아

 

누가 보면 유명그룹 유니폼인 줄 알겠어

 

(지아) 아, 이 옷 지지난 주 목요일에도 입으셨어요

 

[새 울음 효과음] (세라) 아이, 지지지난 주 화요일에도 입으…

 

그만들 하세요

 

옷이 뭐 중요한가요?

 

다들 옷만 보고 사시네

 

지아 씨, 빨리 물 따라요

 

 

[세라의 탄성]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UK그룹 회장님과의 디너 오늘이라고 했나?

 

네, 6시입니다

 

회장님이 긴히 하실 말씀이 있으신 거 같으니까

 

김 비서는 동석하지 않아도 돼

 

네, 그럼 전 퇴근하겠습…

 

8시 어때?

 

네?

 

같이 와인 한잔하지

 

[잔잔한 음악]

 

할 말 있어

 

할 말요?

 

그럼 이번에 새로 인수한

 

일루전 호텔 라운지로 예약해 놓겠습니다

 

(미소) 아, 분위기도 살필 겸 해서요

 

(영준) 아니, 장소는 이미 내가 예약해 뒀어

 

네?

 

직접 예약하셨다고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밝은 음악]

 

[놀란 숨소리]

 

저기요

 

아, 네

 

이거 입어 봐도 될까요?

 

(점원) 아, 어떡하죠?

 

그거 44사이즈 품절인데

 

주문은 가능하세요

 

그럼 됐어요 전 지금 입고 나가야 해서

 

아, 지금 바로요?

 

(점원) 아, 데이트 가시는구나

 

데이트요?

 

[쑥스러운 웃음] 아니에요, 그런 거

 

고를게요, 제가 [멋쩍은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네, 작가님

 

(성연) 퇴근했죠? 뭐 해요?

 

전 약속이 있어서

 

그래요? 어디서요?

 

M 호텔 라운지에서요

 

와, 나 M 호텔 근처인데

 

잠깐 볼 수 있어요?

 

지금은 좀…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약속이 있어서요

 

제안서에 대해 답해 주려고 보자고 한 건데

 

(성연) 지금 이 마음 변해도 난 몰라요

 

잠깐만요

 

근데 제가 시간이 많진 않아요

 

10분만 내 주면 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2) 말씀하신 돔 페리뇽 리미티드 샴페인입니다

 

조금 있다 케이크와 함께 가져다주시죠

 

[옅은 웃음]

 

역시 축하하는 자리엔 샴페인이 제격이지

 

김 비서

 

미리 축하해

 

나의 평범하고 진솔한 고백을 받는 유일한 여자가 된 걸

 

[옅은 웃음]

 

[한숨] 곧 도착하겠군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미소) 어? 작가님

 

[옅은 웃음]

 

(성연) 와, 아까도 예뻤는데 지금은 더 예쁘네요

 

오늘 중요한 약속인가 봐요?

 

네?

 

아, 뭐

 

(미소) 이렇게 서서 할 얘기는 좀 아닌 거 같지만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그래서 결정은 하셨나요?

 

네, 미소 씨 믿고 그 일 한번 해 보려고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아할 거 같아서 빨리 보자고 한 거예요

 

[감격하는 숨소리]

 

(성연) 아

 

(미소) 어? 이거 다음 주에 발매될 작가님 신작이잖아요

 

(성연) 받아요

 

같이 일하게 된 기념으로 주는 선물

 

와, 감사합니다

 

펼쳐 보면 더 감사할 거예요

 

내 사인도 해 놨거든요

 

[감격하는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미소의 겸연쩍은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부회장님

 

[미소의 놀라는 숨소리]

 

(미소) 아, 부회장님, 왜 이러세요?

 

대체 왜 이러시는지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김 비서야말로 설명해 보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저분은 모르페우스 작가님이십니다

 

저희 아트 센터에서 북 콘서트를 해 주겠다

 

확답을 주러 오신 거고요

 

언제부터 진행된 일이지?

 

(미소) 일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아트 센터 도서관 개관 이벤트로

 

유명 작가를 초청하면 좋을 거 같다고요

 

김 비서가 말한 그 유명 작가가

 

- (영준) 저 사람이야? - (미소) 네

 

근데 왜 진작 보고하지 않았지?

 

확실해지기 전에 보고를 드리는 건 의미가 없다 생각했습니다

 

하지 마

 

네?

 

- (미소) 왜… - (영준) 그냥 하지 마

 

혹시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내가 김 비서한테 모든 걸 다 이해시켜야 되나?

 

그냥 싫다면 싫은 거야

 

[떨리는 숨소리]

 

오늘 하실 말씀 급한 거 아니면 다음에 들어도 될까요?

 

그래,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니었어

 

[차분한 음악]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옅은 한숨]

 

[숨을 깊게 내뱉는다]

 

[종업원3의 놀라는 신음]

 

- (종업원3) 괜찮으세요? - (종업원4)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미소가 신발을 탁 떨군다]

 

[쓸쓸한 음악]

 

[한숨]

 

괜히 기대해서 나만 상처받았네

 

[헛웃음]

 

(성연) 웬일이야? 네가 먼저 날 보자고 하고?

 

뭐 하자는 거지?

 

그냥, 나도 그룹에 보탬 좀 돼 보려고

 

뭐?

 

내가 나서는 게 그룹에 큰 도움이 될 거라던데, 미소 씨가?

 

[무거운 음악]

 

(성연) 표정이 왜 그래?

 

혹시 겁나?

 

나한테 미소 씨 뺏길까 봐?

 

그럴 리가

 

(성연) 아닌 거 같은데

 

그렇게 두려우면 하지 말까, 이 일?

 

아니, 해, 그 일

 

뭐?

 

상관없어, 그 일을 하든 말든

 

그룹에나 김 비서에게나 뭔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면

 

스스로 과대평가한 거야

 

넌 아무것도 못 해

 

[깊은 한숨]

 

[한숨]

 

[영준의 한숨]

 

(영준) 김 비서, 어제 화낸 건 내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

 

김 비서, 나한테 화낸 거 사과하면 용서해 줄 의향은 있어

 

김 비서, 내가 미안…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기왕이면 에스코트도 해 주는 게 좋겠지?

 

미리 나가서 기다려야겠군

 

영준이, 이 녀석

 

(성연) 같이 일하게 된 기념으로 주는 선물

 

(미소) 와, 감사합니다

 

(성연) 펼쳐 보면 더 감사할 거예요

 

내 사인도 해 놨거든요 [미소의 감격하는 숨소리]

 

[한숨]

 

[답답한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철) 부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세라) 부회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니, 어제는 좋은 아침이라더니

 

(세라) 오늘은 나쁜 아침이야, 뭐야?

 

(준환) 그러게요, 어제랑 좀 다르신데요?

 

(세라) 오랜만에 보네요, 이 호들갑

 

왜 또 그러세요?

 

[치인의 다급한 숨소리]

 

내가 또 엄청난 소식을 하나 물어 왔거든?

 

(치인) 하, 이거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빨리 모여 봐 봐

 

[직원들의 귀찮은 신음] 아, 빨리 모여 봐 봐!

 

(준환) 뭔데요?

 

있지, 우리 아트 센터 도서관 개관 이벤트로

 

[침을 꿀꺽 삼킨다]

 

모르페우스 작가 북 콘서트 한단다!

 

(세라) 예?

 

- (준환) 말도 안 돼! - (영옥) 또 헛소문이죠?

 

왜 내 말은 못 믿노? [준환의 못마땅한 신음]

 

- (치인) 아이, 내 방금… - (미소) 정 부장님

 

예?

 

그 소문 어디서 들으셨어요?

 

아, 홍보 팀한테 들었습니다

 

부회장님께서 직접 지시하셨답니다

 

조만간에 보도 자료 뿌리라고요

 

네?

 

[기가 찬 한숨]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모르페우스 북 콘서트 진행하라고 지시하신 게 사실인가요?

 

[옅은 한숨]

 

사실이야

 

어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셨던 일이

 

오늘 갑자기 가능해진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아!

 

이런 이유 일일이 저한테 설명하실 필요 없는 분이시죠, 부회장님은

 

이제는 선을 지켜 주세요

 

솔직히 저, 착각했어요

 

결혼하자, 연애하자 하더니 느닷없이 잘해 주시길래 어쩌면…

 

진심이 아닌가 하고

 

김 비서

 

다시는 저, 흔들지 말아 주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세라와 지아의 웃음]

 

(세라) 내 말이, 내 말이

 

[놀라며] 어? 고귀남 씨다!

 

아, 어떡해

 

나 어제 그 단추 깜빡하고 안 갖고 왔네

 

[놀란 신음] 빨리 돌려드려야 되는데

 

(지아) 저거 한 벌뿐이신데 불편하시겠어요

 

아, 진짜 지아 씨 고집 있다

 

왜 자꾸 한 벌뿐이라고 우겨요?

 

우기는 게 아니라 타당한 증거들이 있으니까…

 

내기하실래요?

 

[흥미진진한 음악] [헛기침]

 

어제 단추가 떨어졌으니까

 

분명 오늘 입은 재킷에 단추가 하나가 없을 거예요

 

왜냐? 슈트는 한 벌뿐이니까

 

- (귀남)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네요? - (세라) 깜짝이야

 

[지아의 놀라는 신음] (세라) 안녕하세요

 

찾아 보시죠

 

이 재킷에 단추가 없는 곳이 있는지

 

- (지아) 아, 그게… - (귀남) 자, 여기 4개

 

(귀남) 여기 4개, 여기 2개 [익살스러운 효과음]

 

안주머니 각 하나씩

 

그리고 [휙 하는 효과음]

 

스페어 단추까지 있네요? [세라의 옅은 신음]

 

모든 단추가 다 있어요

 

죄, 죄송합니다, 제가 큰 실수…

 

(세라) 후배를 대신하여 제가 술 한잔 살…

 

괜찮고요 [세라의 아쉬운 신음]

 

앞으로는 유언비어는 자제하시죠

 

죄, 죄송합니다

 

(세라) 유언비어 말고 그냥 비어 어때요?

 

비어가 싫으면 소주, 아니면 맥주?

 

아니, 아니, 뭐야, 막걸리… 에이, 씨! [세라가 불평한다]

 

[박진감 있는 음악]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요 탐정놀이 작작 좀 하랬지!

 

[발걸음이 쿵쿵 울린다]

 

화가 많이 난 거 같은데 어떡하지?

 

[골치 아픈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헛기침한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아, 머리야

 

아, 아, 두통, 두, 두통이…

 

(미소) 네, 최 박사님, 부회장님께서 두통이 있으시답니다

 

내일 오전 10시쯤 진료받으러…

 

그 정도는 아니야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십니다, 네

 

[미소가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미소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키보드를 연신 탁탁 두드린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열린다]

 

다음 주 복지 센터 출범식에서 읽으실 개회사

 

메일로 보내 놨습니다

 

(미소) 확인해 주세요

 

(영준) 넥타이가 좀 느슨해진 거 같기도 하고…

 

[문이 탁 열린다]

 

[깊은 한숨] [문이 탁 닫힌다]

 

[깊은 한숨]

 

김 비서님

 

[문이 달칵 닫힌다]

 

제가 또 엄청난 소식을 물어 왔습니다

 

(미소) 네?

 

제가 방금 모르페우스 작가님 북 콘서트 건 때문에

 

홍보 팀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 비서님

 

감당하실 수 있을는지요?

 

노력해 볼게요

 

놀라지 마십시오

 

모르페우스 작가님이 부회장님 헹님이랍니다

 

[숟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네? 그게 정말이에요?

 

진짜입니다, 사실입니다 정말이다마다요!

 

(치인) 모르페우스 작가님이 유명그룹 장남이라…

 

[놀라는 신음]

 

이거야말로 이거, 이거 진짜 빅뉴스 아입니까, 이거? 예?

 

[치인의 뿌듯한 웃음]

 

아니, 저번에 김 비서님께서 헹님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그거 생각나서 바로 와 가지고 말씀드리는 거 아입니까, 지금

 

[치인의 웃음]

 

그동안 안 나타났던 장남이 나타났다는 거

 

이거, 이거, 좀 뭐, 후계 구도에, 뭐

 

지각 변동, 변화 이런 거 아닐까요, 지금?

 

[자책하는 한숨]

 

[차분한 음악]

 

(영준) 형 친구들하고 많이 싸웠어

 

어린게 건방지다고 툭툭 건드리고 시비 걸고

 

그래도 형이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었겠네요

 

아니, 그놈이 더했어

 

순 거지 같은 놈이야

 

(미소) 형이랑 사이가 안 좋았던 거 같은데…

 

[한숨]

 

(유식) 뭐? 미안하다는 얘기를 어떻게 하면 되냐고?

 

그게 뭐가 어려워? 그냥 '미안해' 하면 되지

 

스페인어로 '미안하다'가 뭔 줄 아나?

 

'로시엔토'야, 한번 해 봐

 

로스에스, 로스…

 

아이, 됐어, 됐어

 

어색해서 안 나오지? 써 본 적이 없으니까

 

나한텐 '미안하다'가 그래

 

그런 말을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유식) 아…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고 관계가 회복될 방법은 없을까?

 

없지

 

그럼 그 말을 하지 않으면?

 

[고민하는 숨소리] 그 사람을 잃게 되는 거지, 뭐

 

[잔잔한 음악]

 

[한숨]

 

김 비서

 

하실 말씀이…

 

내가

 

사과할게

 

네?

 

미안해

 

아, 아닙니다, 제가 죄송해요

 

(미소) 부회장님이 그냥 이유 없이 화내실 분이 아닌데

 

제가 무턱대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알아주세요

 

부회장님을 위하는 마음 하나로 한 일이라는 거

 

그 정도는 나도 알아

 

[옅은 웃음]

 

[키보드를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화해 기념으로 분위기 좋은 데서 식사라도 하고 싶을 텐데

 

처리해야 될 일이 산더미군

 

괜찮습니다

 

괜찮아야지, 김 비서 때문에 심란해서 일을 못 했던 거니까

 

네?

 

[미소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어색한 웃음] 커피 가져다드릴까요?

 

- (영준) 여기 있잖아 - (미소) 아

 

좀 더운데 창문 좀 열까요?

 

열려 있는데?

 

그러네요 [거리 소음이 들려온다]

 

김 비서

 

네?

 

아까

 

다시는 흔들지 말라 그랬지?

 

네, 그게… [당황한 신음]

 

 

김 비서 흔들고 싶어

 

[감미로운 음악]

 

네? 아, 그게…

 

[심장 박동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발랄한 음악]

 

김 비서!

 

[날카로운 효과음]

 

(말희) 성욕 장애 같은데, 그거?

 

(미소) 서, 성? 뭐? [익살스러운 효과음]

 

오해야, 그런 거 절대 아니라고

 

- (미소) 아, 진짜, 부회장! - (영준) 나 불렀나?

 

[반짝이는 효과음] (영준) 나한테 만회할 기회를 줘

 

[영준의 아쉬운 신음] [미소의 웃음]

 

(영준) 이 기계 얼마야?

 

[타이어 마찰음] [강조되는 효과음]

 

(미소) 제가 하루 동안 어떤 빈집에 갇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때 제 옆에 어떤 오빠가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도 모르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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