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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걸 6

 

[여자] 다음 들어옵니다

 

입 벌립니다

 

다음 들어옵니다

 

입 벌립니다

 

고개 듭니다

 

혀 올립니다

 

뒤돌아 다리 벌리고 숙입니다

 

숙입니다

 

[매서운 바람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수군거리는 소리]

 

[철커덕, 철컹 문 열리는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한숨]

 

[삐거덕거리는 소리]

 

[동기] 오!

 

아, 깜짝아

 

자기가 마스크걸이야? TV에 나왔던?

 

TV보다 실물이 낫네?

 

[힘주며] 아유, 근데 생각보다 성형한 티가 많이 안 나네

 

성괴라는 소문도 많았는데

 

뭐, 그렇지도 않네

 

그래서, 얼마 들었어?

 

어?

 

3천 들었어요

 

3천?

 

[큰 소리로] 3천 들었대!

 

[재소자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재소자1] 어디 어디 했는데?

 

[동기] 눈, 코는 기본이고

 

광대?

 

이마?

 

돌려 깎기도 했어?

 

와, 또 어디?

 

가슴도 한 거야?

 

[모미가 힘없는 목소리로] 이건 제 거예요

 

[큰 소리로] 가슴 빼고 다 했대!

 

- [떠들썩한 소리] - [재소자2] 정말?

 

[동기의 웃음]

 

- [재소자들의 웃음] - [재소자1] 진짜

 

[재소자2가 연변 억양으로] 성형해서 이뻐짐 나도 해보고 싶다

 

[재소자3] 아, 성형은 맞아? 아, 진짜 자연스럽다

 

- [재소자4의 훌쩍임] - [재소자들의 탄성]

 

[모미] 언니는 턱 처진 거

 

- 리프팅 하시고 - [재소자들의 탄성]

 

눈 밑의 지방 살짝 빼면 훨씬 젊어 보이실 거 같아요

 

- [재소자3의 신난 탄성과 웃음] - [재소자들의 탄성]

 

코도 살짝 만지면 괜찮을 거 같은데

 

[놀란 숨소리] 그럼 싹 다 갈아 엎으라는 거네?

 

[재소자들의 깔깔거리는 웃음]

 

[재소자5] 완전 전문이네

 

어디 잘하는 데 있으면

 

- 나 좀 소개해 봐 - [재소자6] 어?

 

나도 나가서 싹 갈아 엎게

 

[재소자6] 아유 또 누구를 벗겨 먹으려고

 

- 싹 다 갈아 엎어? 응? - [재소자7의 웃음]

 

[재소자2] 남자 하나 콱 물어가지고

 

인생 좀 펴볼라 그러는 모양이네

 

- [재소자5의 으르렁 흉내] - [재소자들의 웃음]

 

[재소자2] 아 진짜 지랄이다, 진짜

 

[재소자6] 지랄들을 한다

 

- 아주 그냥 - [덜컹거리는 소리]

 

- [웃음이 잦아든다] - [재소자5의 후후 입바람 소리]

 

[재소자6] 어유, 추워라, 가시죠

 

[재소자8] 비키세요

 

[덜컹거리는 소리]

 

[동기] 야, 보지 마, 보지 마

 

누구예요, 저 여자?

 

[동기가 옅은 숨을 내쉬며] 안은숙이야

 

안은숙이요?

 

[은숙 부하1] 옷 좀 새거 없을까요?

 

[동기] 아이 저 여자가 여기 왕이야

 

교도소장도 저 여자 밑이고

 

[동기의 몸서리치는 소리]

 

정치인, 재벌, 뭐, 다 연이 있어서

 

잘만 보이면 석방되고 한자리 꿰찰 수도 있어

 

정말요?

 

그래, 저쪽 봐, 저쪽 봐 보지 마 [쯧 혀 차는 소리]

 

야, 저 여자 여기서 피부 관리도 받고

 

심지어 무당 들여서 굿도 한대

 

어휴, 추워

 

저 여자는 어쩌다가 여기 들어왔는데요?

 

[동기의 한숨]

 

[동기] 살인 교사죄

 

바람난 남편이랑 그 애인

 

사람 시켜서 둘 다 토막 살인 했대, 대박이지?

 

[동기의 웃다 놀란 숨소리]

 

아, 너도 했구나

 

- [툭 치는 소리] - 야, 안은숙이 부른다

 

[멀어지는 발소리]

 

[후 입바람 소리]

 

다리가

 

불편해?

 

네?

 

걸어오길래

 

네가 마스크걸이야?

 

 

[모미의 외마디 신음]

 

[놀란 숨소리]

 

[황당한 숨소리]

 

존나 닮았어

 

내 남편 꼬신 년이랑 존나 닮았다고

 

그러니까 내 눈앞에서 얼쩡거리지 마

 

뒈지기 싫으면

 

[멀어지는 발소리]

 

[두런두런 대화 소리]

 

[간절한 숨을 내쉬며] 제, 제발…

 

왜 안 주는 거예요?

 

간통으로 들어왔거든

 

간통녀들은

 

3일간 굶기는 게 안은숙이 만든 룰이야

 

야, 뭐 하는 거야?

 

배고프잖아요

 

[동기] 너 그러면 피곤해져

 

괜찮아요

 

[웃음]

 

[동기] 그럴 것 같지 않은데

 

많이 먹어라

 

[요란한 기계 작동음]

 

[탁 건조기 문 열리는 소리]

 

[탁 문소리]

 

[딱 입소리]

 

[은숙 부하1] ♪ 사과 같은 내 얼굴 ♪

 

[은숙 부하2] ♪ 이쁘기도 하지요 ♪

 

[은숙 부하3] ♪ 눈도 고쳐, 코도 고쳐 ♪

 

[화음을 넣으며] ♪ 얼굴 죄다 고쳐 ♪

 

[낄낄대는 웃음]

 

[은숙 부하2] 아이, 씨

 

뭘 꼬나봐? 이, 씨

 

[은숙 부하1] 야

 

어이

 

[기가 찬 듯 웃으며] 아, 이 이 씨발 년이 진짜…

 

- [모미의 아파하는 신음] - 너도 세탁기에 넣어갖고

 

- 빨아줄까? 깨끗하게? - [어두운 음악]

 

[은숙 부하들의 웃음]

 

괜히 깝치지 말고 잘 찌그러져 있어

 

뒈지기 싫으면

 

[긴장되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왜?

 

얼굴 다시 삐뚤삐뚤하게 만들어 줄까?

 

어?

 

[음악이 잦아든다]

 

[모미의 한숨]

 

뭐?

 

눈 깔아

 

깔은 건데?

 

이 씨발 년이…

 

- [긴장되는 음악] - [은숙 부하1의 외마디 신음]

 

[은숙 부하2] 씨발 년아, 씨발 년아, 나와!

 

어떻게 좀 해봐!

 

- [은숙 부하2의 비명] - [은숙 부하1의 신음]

 

이거 놓으라고!

 

아, 안 놔?

 

아이! 아이, 씨

 

- [은숙 부하2] 아이, 씨 - 아이, 씨

 

[은숙 부하2] 야, 이! 씨

 

- [은숙 부하2의 비명] - [은숙 부하1의 괴로운 비명]

 

아, 이거 놓으라고! 야!

 

[은숙 부하들의 비명]

 

- [은숙 부하1] 떨어져, 떨어져! - [은숙 부하2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철커덕 문 열리는 소리]

 

[끼익 문소리]

 

[외마디 신음]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힘주는 소리]

 

[쾅쾅 두드리는 소리]

 

[모미] 왜 나만 여기 가두는 거지?

 

먼저 때렸지 않습니까

 

[모미] 쟤네들이 먼저 시비 걸었다고

 

몰라?

 

안은숙 애들은 건드리면 안 돼

 

- [의미심장한 음악] - [찰카닥 잠기는 소리]

 

[교도관] 1047번

 

징벌 종료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지친 한숨]

 

[깊은숨을 내쉰다]

 

거봐

 

내가 피곤해질 거라고 했잖아

 

여기서는 그냥 쥐 죽은 듯이 지내다가

 

모범수로 가석방받고 나가는 게 장땡이야

 

튀어나온 못이 두들겨 맞는 거라고

 

[하품하며] 아이고

 

[재소자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재소자의 외마디 신음]

 

- [긴박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웅성거리는 소리]

 

[은숙 부하1의 비명]

 

[은숙 부하3] 언니!

 

- [은숙 부하1의 놀란 외침]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퍽퍽 때리는 소리] - [은숙 부하2] 야! 야, 이 쌍년아

 

- [은숙 부하3] 야, 잡아! - [은숙 부하2의 비명]

 

[은숙 부하2] 야! 이 쌍년아

 

[은숙 부하1의 허둥지둥하는 소리]

 

[은숙 부하2] 미친년이! 야, 야! 하지 마, 야!

 

- [은숙 부하2, 3의 힘주는 소리] - [퍽퍽 차는 소리]

 

- [삑삑 호루라기 소리] - 야, 이 씨발 년아!

 

[은숙 부하들의 외침]

 

- [삑 호루라기 소리] - 이거 안 놔!

 

[교도관] 1047번

 

징벌방 15일 수감

 

[철커덕]

 

[철컹]

 

[시끌시끌한 소리]

 

- [긴박감 넘치는 음악] - [모미의 힘주는 소리]

 

[은숙 부하3] 어? 언니, 언니!

 

[재소자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은숙 부하2] 야, 이 미친년이!

 

[모미의 힘주며 버티는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컹]

 

[비장한 음악]

 

[긴박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은숙 부하2] 야! 씨

 

[모미의 거친 숨소리]

 

- 씨발 것! - [은숙 부하3의 허둥대는 소리]

 

교도관! 우리 좀 도와줘!

 

- [은숙 부하들의 절박한 소리] - [삑삑 호루라기 소리]

 

[은숙 부하1] 살려줘, 살려줘

 

[은숙 부하2가 비명을 지르며] 아, 교도관!

 

교도관, 빨리 와!

 

- [모미의 악에 받친 숨소리] - [퍽퍽 내려치는 소리]

 

[음악이 뚝 끊긴다]

 

-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여자] 김모미 걔 때문에

 

아주 피곤해 죽겠어

 

[은숙] 독방에 계속 가두면 안 돼?

 

[여자] 지금도 규정보다 오래 가둬놓고 있는 거야

 

조만간 감사 내려오는데

 

[씁 숨을 들이쉬며]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이거 감사에서 걸리면 언니까지 피곤해질 수 있거든

 

- [은숙이 옅은 숨을 내쉰다] - [씁 들이마시는 숨소리]

 

아, 그나저나 나 주름 너무 늘었지?

 

어디 봐봐

 

더…

 

[놀란 숨을 들이쉬며] 어, 그렇네

 

필러 주사 한두 방 맞아야겠다

 

필러?

 

그거 한 방 맞으면 여기 쫙 펴지거든, 알아봐 줘?

 

[교도소장] 그럼 좋지

 

[교도소장의 가뿐한 한숨]

 

[철컹]

 

[교도관] 1047번, 징벌 종료

 

[웃으며 떠드는 소리]

 

[은숙 부하1] 아, 배부르다

 

[은숙 부하2] 어유, 나도 너무 많이 먹었어

 

- [은숙 부하1] 그러니까 - [은숙 부하3의 웃음]

 

[은숙 부하2] 아 나 다이어트 좀 해야 될 거 같아

 

아, 너무, 너무 힘들어

 

[은숙 부하1] 지랄 네가 뺄 데가 어디 있어?

 

[은숙 부하3] 아, 씨 저 또라이 년 또 왔네?

 

[은숙 부하2] 저년 왜 벌써 나왔지?

 

[은숙 부하3] 그러게, 씨

 

[은숙 부하1의 멋쩍은 웃음]

 

[은숙 부하3] 언니, 어디 가?

 

언니!

 

아, 씨

 

[차츰 빨라지는 발소리]

 

[긴박감 넘치는 음악]

 

[은숙 부하2의 놀란 소리]

 

[은숙 부하3] 야, 이거 뭐 하는 짓이야?

 

[은숙 부하3의 불안한 소리]

 

- 야, 씨발 - [은숙 부하2의 겁먹은 비명]

 

비켜, 비켜

 

- [툭] - [놀라 당황한 소리]

 

[은숙 부하3] 아유, 씨

 

[다급한 목소리로] 같이 가, 같이 가, 같이, 같이

 

[두려운 숨소리]

 

- 어? 아, 잠깐, 잠깐만 - [모미의 힘주는 소리]

 

제가 잘못했어요 잘못했어, 살려줘 [겁먹은 소리]

 

살려줘, 살려줘

 

[여자] 그만해!

 

- [음악이 뚝 끊긴다] -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서로 건들지 말자고

 

'돈트 터치'

 

'오케이?'

 

[은숙 부하1] '오케이, 오케이'

 

-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응? - [모미의 성난 숨소리]

 

[옅은 한숨]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은숙 부하3] 언니, 언니

 

- 언니, 괜찮아? - [은숙 부하2] 괜찮아?

 

[은숙 부하1] 아, 씨

 

하, 씨

 

아유, 저 미친년, 저거

 

[솨 물소리]

 

[어두운 음악]

 

[고조되는 음악]

 

[안내 방송 속 교도관] 재소자분들께 알립니다

 

새로 부임하신 교도소장의 재소자들과의 간담회가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오니

 

모든 재소자들은 강당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교도관] 좌향좌

 

앞으로 갑니다

 

[여자] 전 여러분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상관 안 해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이니까요

 

[씁 숨을 들이마시며] 저의 가장 큰 의무는

 

여러분이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새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에요

 

여러분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시고

 

구원받으세요

 

그러면

 

이곳도

 

천국같이 느껴질 겁니다

 

알겠습니까?

 

[재소자들] 네

 

노, 노

 

이제부터 '네'라는 대답은 쓰지 않습니다

 

무조건 '사랑합니다'로 대답하는 거예요

 

알겠습니까?

 

[재소자들의 술렁거리는 소리]

 

자, 따라 합니다

 

사랑합니다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좋아요, 더 크게!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애자] 좋아요, 한 번 더

 

-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 [애자] 좋아요

 

옆의 동료 보면서

 

눈 맞추고 얘기해 주세요 뭐라고요?

 

-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 교도소장 같지 않고

 

- 무슨 사이비 교주 같지 않아? - [애자의 열띤 말소리]

 

- [애자] 여러분! 다시 한번 더! - 왜 저래?

 

- [동기의 미심쩍은 한숨] - [애자] 사랑합니다, 여러분!

 

[애자] 사랑합니다

 

[재소자] 사랑합니다

 

[교도관] 오늘 들어온 신입입니다

 

[애자] 아, 오늘 새로 왔다고요?

 

2058번은 나이도 어린데

 

여기 왜 왔어요?

 

남자 자지를 잘랐거든요

 

아…

 

사람의 신체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겁니다

 

우리는 이러한 창조를 인위적으로 파괴해서는 안 돼요

 

가도 돼요?

 

좋습니다

 

사랑합니다

 

[교도관] 마스크걸입니다

 

오, 마스크걸

 

얘기 많이 들었어요

 

교도소 생활을 아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애자의 웃음]

 

저는 말이죠

 

당신이 밖에서 뭔 짓을 했건 중요치 않아요

 

이곳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니까요

 

알죠?

 

좋아요, 사랑합니다

 

[찬송가 연주 음악이 흘러나온다]

 

[애자의 옅은 웃음]

 

캐러멜 마키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준비했어요

 

[은숙] 아이고

 

- [옅은 숨소리] 자기밖에 없어 - [애자의 웃음]

 

[애자의 웃음]

 

- 고마워 - [애자] 네

 

이전 교도소장님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잘 부탁해요, 언니

 

아니야, 내가 잘 부탁하지

 

짠!

 

[은숙] 짠

 

[애자의 옅은 웃음]

 

[호로록 마시는 소리]

 

아유, 벚꽃 참 이쁘다

 

[두런두런 대화 소리]

 

[신입 재소자] 언니

 

언니가 진짜 마스크걸이에요?

 

응, 맞아

 

아, 씨발, 대박

 

여기서 마스크걸을 영접할 줄이야

 

그거 알아요?

 

언니는 제 영웅이에요

 

제 친구들도 언니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존경?

 

그 쓰레기 같은 남자 새끼들

 

다 토막 내버렸잖아요

 

난 쫄아가지고 남자 자지밖에 못 잘라봤는데

 

아, 씨발, 여기서 나가면 졸라 자랑해야지, 씨

 

[쿵쿵 발 구르는 소리]

 

[동기] 아까 걔

 

조금 맛이 간 거 같지 않아?

 

[동기의 혀 차는 소리]

 

요즘 보면

 

갈수록 정신 나간 애들이 많아지는 거 같아

 

[동기의 어이없는 코웃음]

 

[똑똑 노크 소리]

 

1047번, 편지

 

편지…

 

오, 자기 여기 와서 처음 받는 편지 아니야?

 

누구한테 왔는데?

 

[교도관] '마걸 사랑'이라고 적혀있는데요?

 

[동기] '마걸 사랑'?

 

[탄성] 진짜로 밖에 자기 팬이 있기는 있나 보네

 

아이, 대체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자기 생각 하는 사람이 있대?

 

[웃으며] 나, 참

 

- [어두운 음악] - 뭐야, 이거는?

 

편지가 아니네?

 

무슨 기사 같은데?

 

'폭력성은 유전인가?' 뭐야?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이건 또 뭐래?

 

[고조되는 음악]

 

'니년도 느껴 봐 자식이 망가지는 기분을'?

 

어, 대체 누가 이런 걸 보냈대?

 

[무거운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동기] 그 기사 또 보는 거야?

 

자꾸 본다고 뭐가 달라져?

 

자기만 괴롭지

 

아휴

 

아니, 근데

 

자기 자식이 있었으면서

 

어쩜 그동안 한마디도 안 했대 서운하게?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가 무슨 죄가 있다고 애한테 그래?

 

참, 나, 씨

 

언니

 

[동기] 응?

 

왜?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

 

[동기가 놀란 목소리로] 뭐?

 

진심?

 

어머머, 얘 진짜네?

 

[동기의 놀란 숨소리]

 

아휴, 난 몰라, 씨

 

아, 여기서 나가는 게, 뭐

 

뭐, 마음먹으면, 뭐 다 되는 건 줄 알아?

 

난 못 들은 거야

 

난 못 들었어

 

[고조되는 음악]

 

- [요란한 재봉틀 작동음] - [긴장되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삭 자르는 소리]

 

[교도관1] 이거 이렇게 한꺼번에 작업하는 거예요?

 

 

난 이렇게 하는 게 더 편해서요

 

이렇게 하면 속도가 느려요

 

하나씩 하세요

 

빨리빨리 합니다!

 

[재봉틀 작동음]

 

[강조하는 효과음]

 

[계속되는 재봉틀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뭐죠?

 

화장실 좀…

 

빨리 다녀옵니다

 

[교도관2] 뭡니까?

 

화장실 좀…

 

지나갑니다

 

다녀오세요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긴장한 숨소리]

 

[여자] 지금 여러분께서 심고 있는 것이 바로 딸기예요

 

딸기는 냉량한 곳을 좋아해서 추위에는 강하지만

 

저기 중부 지방 같은 경우에는

 

잘 덮어주지 않을 시에는

 

잎이나 다 자란 꽃이 동해될 수 있습니다

 

네, 거기는 적상추

 

여기는 청상추

 

[동기] 아, 따가워!

 

- 아, 따가워! - [교도관] 왜 그러십니까?

 

[동기] 벌레야, 벌레야, 벌레! 아유, 어디 있어!

 

아유, 야! 아, 있어, 있어, 아이!

 

저, 여기 모종이 조금 부족한데요

 

- 창고에 있으니까 가져오세요 - [동기의 비명]

 

- [재소자들] 없어 - [동기] 없어, 없어?

 

어디, 여기 없어?

 

없어, 없어?

 

아, 따가웠는데, 아유

 

- [재소자] 괜찮아? - 어유, 큰일 날 뻔했네

 

[모미의 가쁜 숨소리]

 

[모미의 다급한 숨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모미의 다급한 숨소리]

 

- [휙휙 바람 가르는 소리] - [힘주는 소리]

 

[잘그락 소리]

 

[한숨]

 

[긴장한 숨을 내뱉는다]

 

[심호흡]

 

[휙휙 바람 가르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안간힘 쓰는 소리]

 

[사이렌 소리]

 

- [절박한 숨소리] - [교도관] 야, 중지!

 

당장 내려와!

 

내려와!

 

- 야, 야, 내려와! - [삑삑 호루라기 소리]

 

- 당장 내려와! - [버티는 숨소리]

 

[외마디 신음]

 

[모미의 아파하는 신음]

 

내가…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우리 교도소에서 탈옥을 해?

 

우리 교도소에서?

 

도대체 상황실에서 뭘 보고 있었던 거야?

 

죄송합니다

 

[못마땅한 한숨]

 

마스크걸 그년은

 

독방에 최대한 오래 가둬

 

최소 한 달

 

[교도관] 저…

 

금치 기간은 최대 2주입니다

 

[짜증 난 숨소리]

 

그래, 2주

 

그래, 2주다, 2주

 

- 2주! - [교도관의 외마디 신음]

 

꼬투리 잡아서 계속 늘리면 되잖아!

 

난동 피우거나 교도관 위협하거나 하는 걸로

 

계속 기간 늘리면 되잖아

 

이런 거

 

일일이 내가 얘기해 줘야 돼?

 

- [교도관] 아닙니다 - [애자의 한숨]

 

죄송합니다

 

나가

 

나가!

 

[탁 문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쾅쾅 두드리는 소리]

 

[찰캉 열리는 소리]

 

[교도관] 1047번

 

[모미의 힘겨운 숨소리]

 

[끼익, 쾅 닫히는 소리]

 

[찰카닥 잠기는 소리]

 

[쿵쿵 두드리는 소리]

 

[끼익, 찰캉 열리는 소리]

 

[모미] 이거 뭐야?

 

[교도관] 성경책인 거 보면 모릅니까?

 

[모미] 이거 왜?

 

[교도관] 소장님께서

 

사탄에 홀려서 그런 행동을 한 거랍니다

 

[쾅]

 

- [찰카닥 잠기는 소리] - [옅은 숨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떨리는 숨소리]

 

[한숨]

 

[무거운 음악]

 

- 가봐 - [교도관] 소장님

 

지금 징벌 사동에 있는

 

1047번 한번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누구지?

 

그, 마스크걸…

 

그년이 왜?

 

또 사고 쳤어?

 

[교도관] 아니, 그게…

 

[애자] 1047번 금치시킨 지 얼마나 됐지?

 

[교도관] 한 달 조금 넘었습니다

 

[애자] 한 달?

 

- 벌써 그렇게 됐어? - 예

 

[옅은 한숨]

 

여기입니다

 

[애자의 옅은 헛기침]

 

[찰카닥]

 

[의미심장한 음악]

 

[속삭이며] 쟤 뭐 하는 거야?

 

[교도관] 기도 중입니다

 

하루 종일 저러고 있어요

 

[중얼거리는 소리]

 

[철커덕, 끼익 문 열리는 소리]

 

[동기가 놀란 숨을 들이쉬며] 어머머머

 

괜찮아?

 

아, 입술도 다 터지고

 

- 이 미친 것들이… - [철컹 문 닫히는 소리]

 

-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한 달 넘게 그런 데 가두고

 

이거 불법 아니야?

 

확 고발할까?

 

- 괜찮아, 언니 - [솨 물소리]

 

나한테는 뜻깊은 시간이었어

 

[물소리가 멈춘다]

 

너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그래?

 

 

아마 내가

 

주님의 자녀가 돼서 그런가?

 

뭐? 뭔 소리야?

 

주님이 나한테 직접 말씀하셨거든

 

[말소리가 울리며] 너를 구원해 주겠다고

 

[경건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저는 절대

 

구원받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주님은

 

그런 저에게도

 

찾아와 주셨습니다

 

주님과 함께하고부터는

 

모든 게

 

[떨리는 목소리로] 달라졌습니다

 

[애자] 아멘!

 

[여자] 아멘!

 

[음악이 잦아든다]

 

[신입 재소자] 언니

 

언니 일부러 예수 믿는 척하는 거죠?

 

소장한테 잘 보이려고

 

혹시 또 뭔가 꾸미고 있는 거예요?

 

아, 할 거면 나도 데려 나가줘요

 

[안내 방송 속 교도관] 개인 활동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재소자들은 속히

 

- 각 수감 동으로 - [신입 재소자의 혀 차는 소리]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동기] 근데

 

나도 수상하기는 해

 

진짜 진심인 거야?

 

[여자의 흐느낌]

 

- [동기의 미심쩍은 숨소리] - [여자의 우는 소리]

 

[모미] 왜 저래?

 

- [은숙의 흐느낌] - 딸 때문에 저래

 

딸?

 

[동기] 딸이 신장 이식 받아야 되는데

 

- 자기 신장을 줄 수가 없다네? - [은숙의 계속되는 흐느낌]

 

[옅은 숨을 내쉬며] 참

 

저 언니도 눈물이 있기는 있네

 

[한숨 쉬며] 하긴 자식 앞에는 장사 없는 거지

 

[다가오는 발소리]

 

[모미] 언니

 

꺼져라

 

언니

 

죽고 싶지 않으면

 

꺼지라고

 

딸 혈액형이 어떻게 돼요?

 

가능만 하면

 

제 신장을 언니 딸에게 주고 싶어서요

 

뭐?

 

어떻게 돼요? 혈액형

 

AB형

 

다행이네요, 저도 AB형이에요

 

진짜로?

 

[은숙의 울먹임]

 

[흥미로운 음악]

 

[은숙] 모미야!

 

3차 결과까지 나왔어

 

우리 딸한테 신장 이식 할 수 있대!

 

- 정말요? - [은숙] 어

 

[기쁜 숨을 들이마시며] 완전 기적이야

 

너무 고마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지?

 

아니에요, 정말 좋네요

 

다행이에요

 

[은숙] 고마워, 진짜 고마워

 

- [어깨 토닥이는 소리] - [은숙의 훌쩍임]

 

[여자1] 오늘은 특별히 외부에서

 

봉사 활동 나와주신 분들과 함께

 

인성 교육을 진행할 거예요

 

한분 한분 여러분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시고

 

또 성경 공부도 같이 할 거예요

 

궁금한 것들 있으면 물어보시고

 

또 하고 싶은 말들도 충분히 하시길 바랍니다

 

[두런두런 대화 소리]

 

저는 정말 죄를 많이 짓고 살았어요

 

그리고 단 하루도 행복한 적이 없었죠

 

근데 이제 정말로

 

조금

 

마음이 정리가 되었어요

 

주님에게

 

용서를 구했거든요

 

[여자2] 그렇죠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큰 죄를 지었더라도 용서하고

 

회개하면 구원을 주시죠

 

김모미 자매님도

 

구원받으실 겁니다

 

[여자2] 제가 기도할게요 반가웠어요

 

[모미] 네, 감사합니다

 

[여자3] 또 보네잉

 

[긴장되는 음악]

 

나여

 

주오남이 엄마

 

[고조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내 편지는 잘 받았제?

 

답장도 없고

 

겁나게 서운하더마

 

나 어쩧게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는갑네?

 

[꾸르륵 물소리]

 

[강조하는 효과음]

 

[경자의 당황한 소리]

 

[경자의 힘주는 소리]

 

[가쁜 숨소리]

 

[힘겨워하며 콜록대는 소리]

 

[콜록대는 소리]

 

[계속되는 콜록 소리]

 

[힘겨운 숨을 몰아쉰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경자] 그날 나는

 

[가쁜 숨소리]

 

새로 태어난 것이나 다름읎어

 

[분노한 숨소리]

 

아부지가 나한테

 

또 다른 삶을 허락하신 거여

 

그 마귀 같은 년을 벌하라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남자] 저수지 밑에서 발견된 소형 차량에

 

토막 난 시신이 실려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어제 오후 4시쯤

 

철현군의 한 저수지에

 

소형 승용차 한 대가 빠져있는 것을

 

해당 지역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발견된 소형 승용차의

 

차 소유주를 확인 중에 있습니다

 

[고조되는 음악]

 

[경자] 겡찰 놈들 눈을 피해갖고 고년을 찾을라믄

 

나도 고년맹키로

 

얼굴을 바꿔야 했제

 

[탄성]

 

아이, 그때 그 아주마이 맞소?

 

[부스럭거리는 소리]

 

이, 완전히 달라졌소, 응?

 

[남자의 웃음]

 

어, 응

 

[부스럭거리는 소리]

 

[남자의 웃음]

 

- 욕봤소잉 - [남자] 응

 

[경자] 살 곳도 새로 구해야 했어

 

[여자] 사람이 살지는 않았고요

 

장 담그고 젓갈 만들고 공장처럼 쓰던 곳이에요

 

[경자] 아이고, 이거…

 

[여자가 웃으며] 신기하죠?

 

여기서 젓갈도 보관하고 그랬어요

 

- [경자] 아 - 궁금하시면 한번 들어가 보세요

 

[경자의 옅은 웃음]

 

[경자] 오메

 

[경자] 고년을 찾을라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댕겼어

 

근디 고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제

 

[무거운 음악]

 

[영상 속 기자] 희대의 연쇄 살인마 마스크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성형 중독에 빠졌다던 말들이 많은 가운데

 

이제 경찰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 속 기자들의 질문 세례]

 

[놀란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경자의 흐느낌]

 

[경자] 이것이 정녕…

 

당신의 뜻이어라?

 

[울음]

 

[흐느끼며] 아버지, 이를…

 

[울음 섞인 숨소리]

 

[경자] 처음에는

 

[아이] 어, 미모야!

 

[경자] 이것이 다 주님 뜻인가 싶어갖고

 

잊어뿔자 했는디

 

가자

 

시간이 지나도

 

- [아이, 미모의 대화 소리] - 고것이 영 안 돼뿔더라고

 

[미모] 너는?

 

[경자] 갸 얼굴을 보는디

 

갸 얼굴에서 [떨리는 숨소리]

 

고년 얼굴이 보이더라고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 [아이들] 잘 먹었습니다 - [경자] 오야

 

- 가라잉 - [비닐 부스럭거리는 소리]

 

- 아야, 아야 - [보글보글 끓는 소리]

 

이리 와봐라

 

괜찮애, 와봐, 응

 

[어두운 음악]

 

요거 [웃음]

 

요거 잠 먹어봐야

 

저 돈 없는데요?

 

괜찮애, 이건 할미가

 

꽁짜로 주는 거여, 그냥 먹어도 돼

 

저희 할머니가 공짜로 주는 거 먹지 말라고 하셨어요

 

아따, 잘 배왔다잉

 

안녕히 계세요

 

[꼬르륵거리는 소리]

 

[경자의 웃음]

 

[경자] 배고픈갑네

 

어여 묵어

 

괜찮애, 괜찮애, 묵어, 묵어

 

[경자의 힘주는 탄성]

 

와, 진짜 맛있어요

 

그냐? 많이 먹거라잉 모질라면 또 주께잉

 

요거, 요것도 같이 묵어라

 

어? 할머니!

 

오메, 미모 아니냐!

 

아유

 

할머니, 이 할머니가 떡볶이 차 할머니세요

 

안녕하세요

 

 

[모미 모] 어 이 교회 다니시나 봐요?

 

[경자] 아, 요번에 이 동네로 이사를 와갖고

 

다니게 됐어라우

 

[경자의 옅은 웃음]

 

- [모미 모] 어… - [여자] 아유, 권사님

 

- 안녕하세요 - [모미 모] 아유, 안녕하세요

 

- [여자] 안녕 - [미모] 안녕하세요

 

아, 그럼 다음에 또…

 

- [경자] 아, 예 - [미모] 할머니, 갈게요

 

[경자] 또 떡볶이 먹으러 오니라잉!

 

- [미모] 네! - [경자] 응

 

[경자] 그년 에미를 다시 봉께

 

내 속이

 

막 끓어오르드라고

 

[경자] 자, 많이 줘불어

 

- [여자들의 웃음] - 맛있게 드쇼잉

 

[여자들] 감사합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

 

아이, 그런 말이 있던디

 

참말인가 모르겄네?

 

뭔데요?

 

요 학교에

 

마스크걸 딸이 댕긴다고

 

마스크걸이요?

 

[경자] 잉

 

옛날에 마스크 쓰고

 

토막 살인 해갖고 깜빵 간 여자

 

저 알아요, 마스크걸

 

두 명인가 살해했었잖아요

 

싯!

 

- 셋? - 잉

 

- [여자1의 놀란 숨소리] - 근데 지금 그 여자 딸이

 

여기 다닌다고요?

 

[씁 숨을 들이쉬며] 1학년이라던디?

 

이름이

 

요상하더만?

 

뭐, 김…

 

미모?

 

- [여자2] 미모? - [여자1] 미모?

 

- 우리 반 아니야? - [여자2] 아, 어떡해

 

[아이들] 괴물 딸이다, 괴물 딸!

 

[시끌시끌한 소리]

 

[미모가 울먹이며] 할머니

 

[미모의 흐느낌]

 

아야, 왜?

 

어째 울어쌓냐?

 

애들이 자꾸 놀려서요

 

[미모의 울음]

 

똑똑히 들어라잉

 

시방부터 니를 괴롭히는 놈이 있으믄

 

어쩧게 해서든 더 크게 벌줘야 써

 

[울먹이며] 네? 어떻게요?

 

[옅은 숨을 들이쉬며] 다시는 그라고 못 하게 맹글어 줘야제

 

- [퍽 미는 소리] - [덜커덩]

 

[아이의 울음]

 

[경자] 이사 가분다고?

 

- [미모의 울음] - 서운해서 어찌까잉

 

이 할미가 니 얼굴 보러 자주 가께잉

 

진짜요?

 

[경자] 니 이사 가는 데 주소나 냄겨놓고 가라잉

 

꼭 오셔야 돼요

 

[경자] 암만

 

[미모의 울음]

 

[경자] 아, 예

 

잡지사죠?

 

제가 제보를 하나 할라고 그러는데요

 

마스크걸

 

딸에 관해서 할 얘기가 있어서요

 

[풀벌레 울음]

 

[예춘] 너

 

너 미모가 누구 딸인지 모르지?

 

[학생] 그년이 뭐 재벌 집 딸이라도 돼?

 

[힘주는 소리]

 

[힘주는 소리]

 

미모가 누구 딸이냐고?

 

걔가 뭔데?

 

[떨리는 숨소리]

 

아니야, 됐어

 

이, 씨, 장난하나!

 

- [예춘의 힘주는 소리] - [학생의 아파하는 비명]

 

아이, 씨!

 

[소리 지르며] 야! 씨

 

[소리 지르며] 잡히면 죽여버린다!

 

[학생의 분한 탄성]

 

[경자] 아가

 

괜잖냐?

 

니 요 앞에 중학교 댕기제?

 

네, 그런데요?

 

거그

 

김미모라는 애기 안 댕기냐?

 

[의미심장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미모] 나한테! - [예춘] 아, 잠깐만

 

아, 미모야, 왜 이래!

 

그만해! 아!

 

[미모] 거짓말했잖아, 나쁜 년아!

 

[예춘] 미모야, 잠깐만 내 얘기 좀 들어봐

 

- 나 네 소문 안 냈어 - [미모] 닥쳐, 이 배신자야!

 

[철컹, 끼익 문 열리는 소리]

 

오메, 미모야

 

뭔 일이여?

 

할머니

 

언능 들어오니라, 언능

 

시상에, 여기가 어디라고 혼자서…

 

시상에

 

[탁 문 닫히는 소리]

 

[벌벌 떠는 숨소리]

 

마귀 같은 년

 

니년도 내 맴을 느껴봐야 써

 

[모미의 떨리는 숨소리]

 

니 새끼가

 

사라지는 그 맴을

 

[모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씨

 

기도 많이 허께요잉

 

[모미의 떨리는 숨소리]

 

[모미의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이 고조된다]

 

- [모미] 잠깐만 - [큰 소리로]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 [교도관1] 1047, 떨어져! - [모미] 비켜

 

- 비켜, 비켜 - [교도관2] 움직이지 않습니다

 

- [교도관3] 잡아! - [모미] 저 여자 잡아야 돼

 

- [교도관2] 움직이지 않습니다 - [모미] 이거 놔

 

- 저 여자 잡아야 돼 - [경자] 사람을 잘못 봤는갑네

 

- [교도관1] 1047! - [모미] 놔봐! 저 여자가 사람을

 

- 죽인다고 했다고, 나한테! - [경자] 아이고, 아부지

 

- [모미] 이거 놔, 놔! - [교도관2] 경고했습니다!

 

- 가만있어! - [모미] 이거 놔요

 

저 여자 잡아야 된다고!

 

저 여자, 주오남이 엄마야

 

저 여자 잡아야 돼

 

이거 놔, 좀 놔!

 

저 여자 잡아야 돼!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니까

 

이거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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