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6
[여자] 다음 들어옵니다
입 벌립니다
다음 들어옵니다
입 벌립니다
고개 듭니다
혀 올립니다
뒤돌아 다리 벌리고 숙입니다
숙입니다
[매서운 바람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수군거리는 소리]
[철커덕, 철컹 문 열리는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한숨]
[삐거덕거리는 소리]
[동기] 오!
아, 깜짝아
자기가 마스크걸이야? TV에 나왔던?
TV보다 실물이 낫네?
[힘주며] 아유, 근데 생각보다 성형한 티가 많이 안 나네
성괴라는 소문도 많았는데
뭐, 그렇지도 않네
그래서, 얼마 들었어?
어?
3천 들었어요
3천?
[큰 소리로] 3천 들었대!
[재소자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재소자1] 어디 어디 했는데?
[동기] 눈, 코는 기본이고
광대?
이마?
돌려 깎기도 했어?
와, 또 어디?
가슴도 한 거야?
[모미가 힘없는 목소리로] 이건 제 거예요
[큰 소리로] 가슴 빼고 다 했대!
- [떠들썩한 소리] - [재소자2] 정말?
[동기의 웃음]
- [재소자들의 웃음] - [재소자1] 진짜
[재소자2가 연변 억양으로] 성형해서 이뻐짐 나도 해보고 싶다
[재소자3] 아, 성형은 맞아? 아, 진짜 자연스럽다
- [재소자4의 훌쩍임] - [재소자들의 탄성]
[모미] 언니는 턱 처진 거
- 리프팅 하시고 - [재소자들의 탄성]
눈 밑의 지방 살짝 빼면 훨씬 젊어 보이실 거 같아요
- [재소자3의 신난 탄성과 웃음] - [재소자들의 탄성]
코도 살짝 만지면 괜찮을 거 같은데
[놀란 숨소리] 그럼 싹 다 갈아 엎으라는 거네?
[재소자들의 깔깔거리는 웃음]
[재소자5] 완전 전문이네
어디 잘하는 데 있으면
- 나 좀 소개해 봐 - [재소자6] 어?
나도 나가서 싹 갈아 엎게
[재소자6] 아유 또 누구를 벗겨 먹으려고
- 싹 다 갈아 엎어? 응? - [재소자7의 웃음]
[재소자2] 남자 하나 콱 물어가지고
인생 좀 펴볼라 그러는 모양이네
- [재소자5의 으르렁 흉내] - [재소자들의 웃음]
[재소자2] 아 진짜 지랄이다, 진짜
[재소자6] 지랄들을 한다
- 아주 그냥 - [덜컹거리는 소리]
- [웃음이 잦아든다] - [재소자5의 후후 입바람 소리]
[재소자6] 어유, 추워라, 가시죠
[재소자8] 비키세요
[덜컹거리는 소리]
[동기] 야, 보지 마, 보지 마
누구예요, 저 여자?
[동기가 옅은 숨을 내쉬며] 안은숙이야
안은숙이요?
[은숙 부하1] 옷 좀 새거 없을까요?
[동기] 아이 저 여자가 여기 왕이야
교도소장도 저 여자 밑이고
[동기의 몸서리치는 소리]
정치인, 재벌, 뭐, 다 연이 있어서
잘만 보이면 석방되고 한자리 꿰찰 수도 있어
정말요?
그래, 저쪽 봐, 저쪽 봐 보지 마 [쯧 혀 차는 소리]
야, 저 여자 여기서 피부 관리도 받고
심지어 무당 들여서 굿도 한대
어휴, 추워
저 여자는 어쩌다가 여기 들어왔는데요?
[동기의 한숨]
[동기] 살인 교사죄
바람난 남편이랑 그 애인
사람 시켜서 둘 다 토막 살인 했대, 대박이지?
[동기의 웃다 놀란 숨소리]
아, 너도 했구나
- [툭 치는 소리] - 야, 안은숙이 부른다
[멀어지는 발소리]
[후 입바람 소리]
다리가
불편해?
네?
걸어오길래
네가 마스크걸이야?
네
[모미의 외마디 신음]
[놀란 숨소리]
[황당한 숨소리]
존나 닮았어
내 남편 꼬신 년이랑 존나 닮았다고
그러니까 내 눈앞에서 얼쩡거리지 마
뒈지기 싫으면
[멀어지는 발소리]
[두런두런 대화 소리]
[간절한 숨을 내쉬며] 제, 제발…
왜 안 주는 거예요?
간통으로 들어왔거든
간통녀들은
3일간 굶기는 게 안은숙이 만든 룰이야
야, 뭐 하는 거야?
배고프잖아요
[동기] 너 그러면 피곤해져
괜찮아요
[웃음]
[동기] 그럴 것 같지 않은데
많이 먹어라
[요란한 기계 작동음]
[탁 건조기 문 열리는 소리]
[탁 문소리]
[딱 입소리]
[은숙 부하1] ♪ 사과 같은 내 얼굴 ♪
[은숙 부하2] ♪ 이쁘기도 하지요 ♪
[은숙 부하3] ♪ 눈도 고쳐, 코도 고쳐 ♪
[화음을 넣으며] ♪ 얼굴 죄다 고쳐 ♪
[낄낄대는 웃음]
[은숙 부하2] 아이, 씨
뭘 꼬나봐? 이, 씨
[은숙 부하1] 야
어이
[기가 찬 듯 웃으며] 아, 이 이 씨발 년이 진짜…
- [모미의 아파하는 신음] - 너도 세탁기에 넣어갖고
- 빨아줄까? 깨끗하게? - [어두운 음악]
[은숙 부하들의 웃음]
괜히 깝치지 말고 잘 찌그러져 있어
뒈지기 싫으면
[긴장되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왜?
얼굴 다시 삐뚤삐뚤하게 만들어 줄까?
어?
[음악이 잦아든다]
[모미의 한숨]
뭐?
눈 깔아
깔은 건데?
이 씨발 년이…
- [긴장되는 음악] - [은숙 부하1의 외마디 신음]
[은숙 부하2] 씨발 년아, 씨발 년아, 나와!
어떻게 좀 해봐!
- [은숙 부하2의 비명] - [은숙 부하1의 신음]
이거 놓으라고!
아, 안 놔?
아이! 아이, 씨
- [은숙 부하2] 아이, 씨 - 아이, 씨
[은숙 부하2] 야, 이! 씨
- [은숙 부하2의 비명] - [은숙 부하1의 괴로운 비명]
아, 이거 놓으라고! 야!
[은숙 부하들의 비명]
- [은숙 부하1] 떨어져, 떨어져! - [은숙 부하2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철커덕 문 열리는 소리]
[끼익 문소리]
[외마디 신음]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힘주는 소리]
[쾅쾅 두드리는 소리]
[모미] 왜 나만 여기 가두는 거지?
먼저 때렸지 않습니까
[모미] 쟤네들이 먼저 시비 걸었다고
몰라?
안은숙 애들은 건드리면 안 돼
- [의미심장한 음악] - [찰카닥 잠기는 소리]
[교도관] 1047번
징벌 종료
[끼익 문소리]
[철컹 문 닫히는 소리]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지친 한숨]
[깊은숨을 내쉰다]
거봐
내가 피곤해질 거라고 했잖아
여기서는 그냥 쥐 죽은 듯이 지내다가
모범수로 가석방받고 나가는 게 장땡이야
튀어나온 못이 두들겨 맞는 거라고
[하품하며] 아이고
[재소자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재소자의 외마디 신음]
- [긴박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웅성거리는 소리]
[은숙 부하1의 비명]
[은숙 부하3] 언니!
- [은숙 부하1의 놀란 외침]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퍽퍽 때리는 소리] - [은숙 부하2] 야! 야, 이 쌍년아
- [은숙 부하3] 야, 잡아! - [은숙 부하2의 비명]
[은숙 부하2] 야! 이 쌍년아
[은숙 부하1의 허둥지둥하는 소리]
[은숙 부하2] 미친년이! 야, 야! 하지 마, 야!
- [은숙 부하2, 3의 힘주는 소리] - [퍽퍽 차는 소리]
- [삑삑 호루라기 소리] - 야, 이 씨발 년아!
[은숙 부하들의 외침]
- [삑 호루라기 소리] - 이거 안 놔!
[교도관] 1047번
징벌방 15일 수감
[철커덕]
[철컹]
[시끌시끌한 소리]
- [긴박감 넘치는 음악] - [모미의 힘주는 소리]
[은숙 부하3] 어? 언니, 언니!
[재소자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은숙 부하2] 야, 이 미친년이!
[모미의 힘주며 버티는 소리]
[끼익 문소리]
[철컹]
[비장한 음악]
[긴박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모미의 힘주는 소리] - [은숙 부하2] 야! 씨
[모미의 거친 숨소리]
- 씨발 것! - [은숙 부하3의 허둥대는 소리]
교도관! 우리 좀 도와줘!
- [은숙 부하들의 절박한 소리] - [삑삑 호루라기 소리]
[은숙 부하1] 살려줘, 살려줘
[은숙 부하2가 비명을 지르며] 아, 교도관!
교도관, 빨리 와!
- [모미의 악에 받친 숨소리] - [퍽퍽 내려치는 소리]
[음악이 뚝 끊긴다]
-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여자] 김모미 걔 때문에
아주 피곤해 죽겠어
[은숙] 독방에 계속 가두면 안 돼?
[여자] 지금도 규정보다 오래 가둬놓고 있는 거야
조만간 감사 내려오는데
[씁 숨을 들이쉬며]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네?
이거 감사에서 걸리면 언니까지 피곤해질 수 있거든
- [은숙이 옅은 숨을 내쉰다] - [씁 들이마시는 숨소리]
아, 그나저나 나 주름 너무 늘었지?
어디 봐봐
더…
[놀란 숨을 들이쉬며] 어, 그렇네
필러 주사 한두 방 맞아야겠다
필러?
그거 한 방 맞으면 여기 쫙 펴지거든, 알아봐 줘?
[교도소장] 그럼 좋지
[교도소장의 가뿐한 한숨]
[철컹]
[교도관] 1047번, 징벌 종료
[웃으며 떠드는 소리]
[은숙 부하1] 아, 배부르다
[은숙 부하2] 어유, 나도 너무 많이 먹었어
- [은숙 부하1] 그러니까 - [은숙 부하3의 웃음]
[은숙 부하2] 아 나 다이어트 좀 해야 될 거 같아
아, 너무, 너무 힘들어
[은숙 부하1] 지랄 네가 뺄 데가 어디 있어?
[은숙 부하3] 아, 씨 저 또라이 년 또 왔네?
[은숙 부하2] 저년 왜 벌써 나왔지?
[은숙 부하3] 그러게, 씨
[은숙 부하1의 멋쩍은 웃음]
[은숙 부하3] 언니, 어디 가?
언니!
아, 씨
[차츰 빨라지는 발소리]
[긴박감 넘치는 음악]
[은숙 부하2의 놀란 소리]
[은숙 부하3] 야, 이거 뭐 하는 짓이야?
[은숙 부하3의 불안한 소리]
- 야, 씨발 - [은숙 부하2의 겁먹은 비명]
비켜, 비켜
- [툭] - [놀라 당황한 소리]
[은숙 부하3] 아유, 씨
[다급한 목소리로] 같이 가, 같이 가, 같이, 같이
[두려운 숨소리]
- 어? 아, 잠깐, 잠깐만 - [모미의 힘주는 소리]
제가 잘못했어요 잘못했어, 살려줘 [겁먹은 소리]
살려줘, 살려줘
[여자] 그만해!
- [음악이 뚝 끊긴다] -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서로 건들지 말자고
'돈트 터치'
'오케이?'
[은숙 부하1] '오케이, 오케이'
-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응? - [모미의 성난 숨소리]
[옅은 한숨]
[은숙 부하1의 겁먹은 소리]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은숙 부하3] 언니, 언니
- 언니, 괜찮아? - [은숙 부하2] 괜찮아?
[은숙 부하1] 아, 씨
하, 씨
아유, 저 미친년, 저거
[솨 물소리]
[어두운 음악]
[고조되는 음악]
[안내 방송 속 교도관] 재소자분들께 알립니다
새로 부임하신 교도소장의 재소자들과의 간담회가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오니
모든 재소자들은 강당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교도관] 좌향좌
앞으로 갑니다
[여자] 전 여러분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상관 안 해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이니까요
[씁 숨을 들이마시며] 저의 가장 큰 의무는
여러분이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새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에요
여러분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시고
구원받으세요
그러면
이곳도
천국같이 느껴질 겁니다
알겠습니까?
[재소자들] 네
노, 노
이제부터 '네'라는 대답은 쓰지 않습니다
무조건 '사랑합니다'로 대답하는 거예요
알겠습니까?
[재소자들의 술렁거리는 소리]
자, 따라 합니다
사랑합니다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좋아요, 더 크게!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애자] 좋아요, 한 번 더
-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 [애자] 좋아요
옆의 동료 보면서
눈 맞추고 얘기해 주세요 뭐라고요?
- [재소자들] 사랑합니다 - 교도소장 같지 않고
- 무슨 사이비 교주 같지 않아? - [애자의 열띤 말소리]
- [애자] 여러분! 다시 한번 더! - 왜 저래?
- [동기의 미심쩍은 한숨] - [애자] 사랑합니다, 여러분!
[애자] 사랑합니다
[재소자] 사랑합니다
[교도관] 오늘 들어온 신입입니다
[애자] 아, 오늘 새로 왔다고요?
2058번은 나이도 어린데
여기 왜 왔어요?
남자 자지를 잘랐거든요
아…
사람의 신체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겁니다
우리는 이러한 창조를 인위적으로 파괴해서는 안 돼요
가도 돼요?
좋습니다
사랑합니다
[교도관] 마스크걸입니다
오, 마스크걸
얘기 많이 들었어요
교도소 생활을 아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애자의 웃음]
저는 말이죠
당신이 밖에서 뭔 짓을 했건 중요치 않아요
이곳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니까요
알죠?
좋아요, 사랑합니다
[찬송가 연주 음악이 흘러나온다]
[애자의 옅은 웃음]
캐러멜 마키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준비했어요
[은숙] 아이고
- [옅은 숨소리] 자기밖에 없어 - [애자의 웃음]
[애자의 웃음]
- 고마워 - [애자] 네
이전 교도소장님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잘 부탁해요, 언니
아니야, 내가 잘 부탁하지
짠!
[은숙] 짠
[애자의 옅은 웃음]
[호로록 마시는 소리]
아유, 벚꽃 참 이쁘다
[두런두런 대화 소리]
[신입 재소자] 언니
언니가 진짜 마스크걸이에요?
응, 맞아
아, 씨발, 대박
여기서 마스크걸을 영접할 줄이야
그거 알아요?
언니는 제 영웅이에요
제 친구들도 언니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존경?
그 쓰레기 같은 남자 새끼들
다 토막 내버렸잖아요
난 쫄아가지고 남자 자지밖에 못 잘라봤는데
아, 씨발, 여기서 나가면 졸라 자랑해야지, 씨
[쿵쿵 발 구르는 소리]
[동기] 아까 걔
조금 맛이 간 거 같지 않아?
[동기의 혀 차는 소리]
요즘 보면
갈수록 정신 나간 애들이 많아지는 거 같아
[동기의 어이없는 코웃음]
[똑똑 노크 소리]
1047번, 편지
편지…
오, 자기 여기 와서 처음 받는 편지 아니야?
누구한테 왔는데?
[교도관] '마걸 사랑'이라고 적혀있는데요?
[동기] '마걸 사랑'?
[탄성] 진짜로 밖에 자기 팬이 있기는 있나 보네
아이, 대체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자기 생각 하는 사람이 있대?
[웃으며] 나, 참
- [어두운 음악] - 뭐야, 이거는?
편지가 아니네?
무슨 기사 같은데?
'폭력성은 유전인가?' 뭐야?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이건 또 뭐래?
[고조되는 음악]
'니년도 느껴 봐 자식이 망가지는 기분을'?
어, 대체 누가 이런 걸 보냈대?
[무거운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동기] 그 기사 또 보는 거야?
자꾸 본다고 뭐가 달라져?
자기만 괴롭지
아휴
아니, 근데
자기 자식이 있었으면서
어쩜 그동안 한마디도 안 했대 서운하게?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가 무슨 죄가 있다고 애한테 그래?
참, 나, 씨
언니
[동기] 응?
왜?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
[동기가 놀란 목소리로] 뭐?
진심?
어머머, 얘 진짜네?
[동기의 놀란 숨소리]
아휴, 난 몰라, 씨
아, 여기서 나가는 게, 뭐
뭐, 마음먹으면, 뭐 다 되는 건 줄 알아?
난 못 들은 거야
난 못 들었어
[고조되는 음악]
- [요란한 재봉틀 작동음] - [긴장되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삭 자르는 소리]
[교도관1] 이거 이렇게 한꺼번에 작업하는 거예요?
네
난 이렇게 하는 게 더 편해서요
이렇게 하면 속도가 느려요
하나씩 하세요
빨리빨리 합니다!
[재봉틀 작동음]
[강조하는 효과음]
[계속되는 재봉틀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뭐죠?
화장실 좀…
빨리 다녀옵니다
[교도관2] 뭡니까?
화장실 좀…
지나갑니다
다녀오세요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긴장한 숨소리]
[여자] 지금 여러분께서 심고 있는 것이 바로 딸기예요
딸기는 냉량한 곳을 좋아해서 추위에는 강하지만
저기 중부 지방 같은 경우에는
잘 덮어주지 않을 시에는
잎이나 다 자란 꽃이 동해될 수 있습니다
네, 거기는 적상추
여기는 청상추
[동기] 아, 따가워!
- 아, 따가워! - [교도관] 왜 그러십니까?
[동기] 벌레야, 벌레야, 벌레! 아유, 어디 있어!
아유, 야! 아, 있어, 있어, 아이!
저, 여기 모종이 조금 부족한데요
- 창고에 있으니까 가져오세요 - [동기의 비명]
- [재소자들] 없어 - [동기] 없어, 없어?
어디, 여기 없어?
없어, 없어?
아, 따가웠는데, 아유
- [재소자] 괜찮아? - 어유, 큰일 날 뻔했네
[모미의 가쁜 숨소리]
[모미의 다급한 숨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모미의 다급한 숨소리]
- [휙휙 바람 가르는 소리] - [힘주는 소리]
[잘그락 소리]
[한숨]
[긴장한 숨을 내뱉는다]
[심호흡]
[휙휙 바람 가르는 소리]
[떨리는 숨소리]
- [긴장되는 음악이 고조된다] - [모미의 힘주는 숨소리]
[안간힘 쓰는 소리]
[사이렌 소리]
- [절박한 숨소리] - [교도관] 야, 중지!
당장 내려와!
내려와!
- 야, 야, 내려와! - [삑삑 호루라기 소리]
- 당장 내려와! - [버티는 숨소리]
[외마디 신음]
[모미의 아파하는 신음]
내가…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우리 교도소에서 탈옥을 해?
우리 교도소에서?
도대체 상황실에서 뭘 보고 있었던 거야?
죄송합니다
[못마땅한 한숨]
마스크걸 그년은
독방에 최대한 오래 가둬
최소 한 달
[교도관] 저…
금치 기간은 최대 2주입니다
[짜증 난 숨소리]
그래, 2주
그래, 2주다, 2주
- 2주! - [교도관의 외마디 신음]
꼬투리 잡아서 계속 늘리면 되잖아!
난동 피우거나 교도관 위협하거나 하는 걸로
계속 기간 늘리면 되잖아
이런 거
일일이 내가 얘기해 줘야 돼?
- [교도관] 아닙니다 - [애자의 한숨]
죄송합니다
나가
나가!
[탁 문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쾅쾅 두드리는 소리]
[찰캉 열리는 소리]
[교도관] 1047번
[모미의 힘겨운 숨소리]
[끼익, 쾅 닫히는 소리]
[찰카닥 잠기는 소리]
[쿵쿵 두드리는 소리]
[끼익, 찰캉 열리는 소리]
[모미] 이거 뭐야?
[교도관] 성경책인 거 보면 모릅니까?
[모미] 이거 왜?
[교도관] 소장님께서
사탄에 홀려서 그런 행동을 한 거랍니다
[쾅]
- [찰카닥 잠기는 소리] - [옅은 숨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떨리는 숨소리]
[한숨]
[무거운 음악]
- 가봐 - [교도관] 소장님
지금 징벌 사동에 있는
1047번 한번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누구지?
그, 마스크걸…
그년이 왜?
또 사고 쳤어?
[교도관] 아니, 그게…
[애자] 1047번 금치시킨 지 얼마나 됐지?
[교도관] 한 달 조금 넘었습니다
[애자] 한 달?
- 벌써 그렇게 됐어? - 예
[옅은 한숨]
여기입니다
[애자의 옅은 헛기침]
[찰카닥]
[의미심장한 음악]
[속삭이며] 쟤 뭐 하는 거야?
[교도관] 기도 중입니다
하루 종일 저러고 있어요
[중얼거리는 소리]
[철커덕, 끼익 문 열리는 소리]
[동기가 놀란 숨을 들이쉬며] 어머머머
괜찮아?
아, 입술도 다 터지고
- 이 미친 것들이… - [철컹 문 닫히는 소리]
- [철커덕 문 잠기는 소리]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한 달 넘게 그런 데 가두고
이거 불법 아니야?
확 고발할까?
- 괜찮아, 언니 - [솨 물소리]
나한테는 뜻깊은 시간이었어
[물소리가 멈춘다]
너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그래?
응
아마 내가
주님의 자녀가 돼서 그런가?
뭐? 뭔 소리야?
주님이 나한테 직접 말씀하셨거든
[말소리가 울리며] 너를 구원해 주겠다고
[경건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저는 절대
구원받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주님은
그런 저에게도
찾아와 주셨습니다
주님과 함께하고부터는
모든 게
[떨리는 목소리로] 달라졌습니다
[애자] 아멘!
[여자] 아멘!
[음악이 잦아든다]
[신입 재소자] 언니
언니 일부러 예수 믿는 척하는 거죠?
소장한테 잘 보이려고
혹시 또 뭔가 꾸미고 있는 거예요?
아, 할 거면 나도 데려 나가줘요
[안내 방송 속 교도관] 개인 활동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재소자들은 속히
- 각 수감 동으로 - [신입 재소자의 혀 차는 소리]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동기] 근데
나도 수상하기는 해
진짜 진심인 거야?
[여자의 흐느낌]
- [동기의 미심쩍은 숨소리] - [여자의 우는 소리]
[모미] 왜 저래?
- [은숙의 흐느낌] - 딸 때문에 저래
딸?
[동기] 딸이 신장 이식 받아야 되는데
- 자기 신장을 줄 수가 없다네? - [은숙의 계속되는 흐느낌]
[옅은 숨을 내쉬며] 참
저 언니도 눈물이 있기는 있네
[한숨 쉬며] 하긴 자식 앞에는 장사 없는 거지
[다가오는 발소리]
[모미] 언니
꺼져라
언니
죽고 싶지 않으면
꺼지라고
딸 혈액형이 어떻게 돼요?
가능만 하면
제 신장을 언니 딸에게 주고 싶어서요
뭐?
어떻게 돼요? 혈액형
AB형
다행이네요, 저도 AB형이에요
진짜로?
[은숙의 울먹임]
[흥미로운 음악]
[은숙] 모미야!
3차 결과까지 나왔어
우리 딸한테 신장 이식 할 수 있대!
- 정말요? - [은숙] 어
[기쁜 숨을 들이마시며] 완전 기적이야
너무 고마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지?
아니에요, 정말 좋네요
다행이에요
[은숙] 고마워, 진짜 고마워
- [어깨 토닥이는 소리] - [은숙의 훌쩍임]
[여자1] 오늘은 특별히 외부에서
봉사 활동 나와주신 분들과 함께
인성 교육을 진행할 거예요
한분 한분 여러분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시고
또 성경 공부도 같이 할 거예요
궁금한 것들 있으면 물어보시고
또 하고 싶은 말들도 충분히 하시길 바랍니다
[두런두런 대화 소리]
저는 정말 죄를 많이 짓고 살았어요
그리고 단 하루도 행복한 적이 없었죠
근데 이제 정말로
조금
마음이 정리가 되었어요
주님에게
용서를 구했거든요
[여자2] 그렇죠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큰 죄를 지었더라도 용서하고
회개하면 구원을 주시죠
김모미 자매님도
구원받으실 겁니다
[여자2] 제가 기도할게요 반가웠어요
[모미] 네, 감사합니다
[여자3] 또 보네잉
[긴장되는 음악]
나여
주오남이 엄마
[고조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내 편지는 잘 받았제?
답장도 없고
겁나게 서운하더마
나 어쩧게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는갑네?
[꾸르륵 물소리]
[강조하는 효과음]
[경자의 당황한 소리]
[경자의 힘주는 소리]
[가쁜 숨소리]
[힘겨워하며 콜록대는 소리]
[콜록대는 소리]
[계속되는 콜록 소리]
[힘겨운 숨을 몰아쉰다]
[가쁜 숨을 몰아쉰다]
[경자] 그날 나는
[가쁜 숨소리]
새로 태어난 것이나 다름읎어
[분노한 숨소리]
아부지가 나한테
또 다른 삶을 허락하신 거여
그 마귀 같은 년을 벌하라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남자] 저수지 밑에서 발견된 소형 차량에
토막 난 시신이 실려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어제 오후 4시쯤
철현군의 한 저수지에
소형 승용차 한 대가 빠져있는 것을
해당 지역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발견된 소형 승용차의
차 소유주를 확인 중에 있습니다
[고조되는 음악]
[경자] 겡찰 놈들 눈을 피해갖고 고년을 찾을라믄
나도 고년맹키로
얼굴을 바꿔야 했제
[탄성]
아이, 그때 그 아주마이 맞소?
[부스럭거리는 소리]
이, 완전히 달라졌소, 응?
[남자의 웃음]
어, 응
[부스럭거리는 소리]
[남자의 웃음]
- 욕봤소잉 - [남자] 응
[경자] 살 곳도 새로 구해야 했어
[여자] 사람이 살지는 않았고요
장 담그고 젓갈 만들고 공장처럼 쓰던 곳이에요
[경자] 아이고, 이거…
[여자가 웃으며] 신기하죠?
여기서 젓갈도 보관하고 그랬어요
- [경자] 아 - 궁금하시면 한번 들어가 보세요
[경자의 옅은 웃음]
[경자] 오메
[경자] 고년을 찾을라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댕겼어
근디 고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제
[무거운 음악]
[영상 속 기자] 희대의 연쇄 살인마 마스크걸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성형 중독에 빠졌다던 말들이 많은 가운데
이제 경찰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 속 기자들의 질문 세례]
[놀란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경자의 흐느낌]
[경자] 이것이 정녕…
당신의 뜻이어라?
[울음]
[흐느끼며] 아버지, 이를…
[울음 섞인 숨소리]
[경자] 처음에는
[아이] 어, 미모야!
[경자] 이것이 다 주님 뜻인가 싶어갖고
잊어뿔자 했는디
가자
시간이 지나도
- [아이, 미모의 대화 소리] - 고것이 영 안 돼뿔더라고
[미모] 너는?
[경자] 갸 얼굴을 보는디
갸 얼굴에서 [떨리는 숨소리]
고년 얼굴이 보이더라고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 [아이들] 잘 먹었습니다 - [경자] 오야
- 가라잉 - [비닐 부스럭거리는 소리]
- 아야, 아야 - [보글보글 끓는 소리]
이리 와봐라
괜찮애, 와봐, 응
[어두운 음악]
요거 [웃음]
요거 잠 먹어봐야
저 돈 없는데요?
괜찮애, 이건 할미가
꽁짜로 주는 거여, 그냥 먹어도 돼
저희 할머니가 공짜로 주는 거 먹지 말라고 하셨어요
아따, 잘 배왔다잉
안녕히 계세요
[꼬르륵거리는 소리]
[경자의 웃음]
[경자] 배고픈갑네
어여 묵어
괜찮애, 괜찮애, 묵어, 묵어
[경자의 힘주는 탄성]
와, 진짜 맛있어요
그냐? 많이 먹거라잉 모질라면 또 주께잉
요거, 요것도 같이 묵어라
어? 할머니!
오메, 미모 아니냐!
아유
할머니, 이 할머니가 떡볶이 차 할머니세요
안녕하세요
예
[모미 모] 어 이 교회 다니시나 봐요?
[경자] 아, 요번에 이 동네로 이사를 와갖고
다니게 됐어라우
[경자의 옅은 웃음]
- [모미 모] 어… - [여자] 아유, 권사님
- 안녕하세요 - [모미 모] 아유, 안녕하세요
- [여자] 안녕 - [미모] 안녕하세요
아, 그럼 다음에 또…
- [경자] 아, 예 - [미모] 할머니, 갈게요
[경자] 또 떡볶이 먹으러 오니라잉!
- [미모] 네! - [경자] 응
[경자] 그년 에미를 다시 봉께
내 속이
막 끓어오르드라고
[경자] 자, 많이 줘불어
- [여자들의 웃음] - 맛있게 드쇼잉
[여자들] 감사합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
아이, 그런 말이 있던디
참말인가 모르겄네?
뭔데요?
요 학교에
마스크걸 딸이 댕긴다고
마스크걸이요?
[경자] 잉
옛날에 마스크 쓰고
토막 살인 해갖고 깜빵 간 여자
저 알아요, 마스크걸
두 명인가 살해했었잖아요
싯!
- 셋? - 잉
- [여자1의 놀란 숨소리] - 근데 지금 그 여자 딸이
여기 다닌다고요?
[씁 숨을 들이쉬며] 1학년이라던디?
이름이
요상하더만?
뭐, 김…
미모?
- [여자2] 미모? - [여자1] 미모?
- 우리 반 아니야? - [여자2] 아, 어떡해
[아이들] 괴물 딸이다, 괴물 딸!
[시끌시끌한 소리]
[미모가 울먹이며] 할머니
[미모의 흐느낌]
아야, 왜?
어째 울어쌓냐?
애들이 자꾸 놀려서요
[미모의 울음]
똑똑히 들어라잉
시방부터 니를 괴롭히는 놈이 있으믄
어쩧게 해서든 더 크게 벌줘야 써
[울먹이며] 네? 어떻게요?
[옅은 숨을 들이쉬며] 다시는 그라고 못 하게 맹글어 줘야제
- [퍽 미는 소리] - [덜커덩]
[아이의 울음]
[경자] 이사 가분다고?
- [미모의 울음] - 서운해서 어찌까잉
이 할미가 니 얼굴 보러 자주 가께잉
진짜요?
[경자] 니 이사 가는 데 주소나 냄겨놓고 가라잉
꼭 오셔야 돼요
[경자] 암만
[미모의 울음]
[경자] 아, 예
잡지사죠?
제가 제보를 하나 할라고 그러는데요
마스크걸
딸에 관해서 할 얘기가 있어서요
[풀벌레 울음]
[예춘] 너
너 미모가 누구 딸인지 모르지?
[학생] 그년이 뭐 재벌 집 딸이라도 돼?
[힘주는 소리]
[힘주는 소리]
미모가 누구 딸이냐고?
걔가 뭔데?
[떨리는 숨소리]
아니야, 됐어
이, 씨, 장난하나!
- [예춘의 힘주는 소리] - [학생의 아파하는 비명]
아이, 씨!
[소리 지르며] 야! 씨
[소리 지르며] 잡히면 죽여버린다!
[학생의 분한 탄성]
[경자] 아가
괜잖냐?
니 요 앞에 중학교 댕기제?
네, 그런데요?
거그
김미모라는 애기 안 댕기냐?
[의미심장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 [미모] 나한테! - [예춘] 아, 잠깐만
아, 미모야, 왜 이래!
그만해! 아!
[미모] 거짓말했잖아, 나쁜 년아!
[예춘] 미모야, 잠깐만 내 얘기 좀 들어봐
- 나 네 소문 안 냈어 - [미모] 닥쳐, 이 배신자야!
[철컹, 끼익 문 열리는 소리]
오메, 미모야
뭔 일이여?
할머니
언능 들어오니라, 언능
시상에, 여기가 어디라고 혼자서…
시상에
[탁 문 닫히는 소리]
[벌벌 떠는 숨소리]
마귀 같은 년
니년도 내 맴을 느껴봐야 써
[모미의 떨리는 숨소리]
니 새끼가
사라지는 그 맴을
[모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씨
기도 많이 허께요잉
[모미의 떨리는 숨소리]
[모미의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이 고조된다]
- [모미] 잠깐만 - [큰 소리로]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오메
- [교도관1] 1047, 떨어져! - [모미] 비켜
- 비켜, 비켜 - [교도관2] 움직이지 않습니다
- [교도관3] 잡아! - [모미] 저 여자 잡아야 돼
- [교도관2] 움직이지 않습니다 - [모미] 이거 놔
- 저 여자 잡아야 돼 - [경자] 사람을 잘못 봤는갑네
- [교도관1] 1047! - [모미] 놔봐! 저 여자가 사람을
- 죽인다고 했다고, 나한테! - [경자] 아이고, 아부지
- [모미] 이거 놔, 놔! - [교도관2] 경고했습니다!
- 가만있어! - [모미] 이거 놔요
저 여자 잡아야 된다고!
저 여자, 주오남이 엄마야
저 여자 잡아야 돼
이거 놔, 좀 놔!
저 여자 잡아야 돼!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니까
이거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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