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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비서가 왜 그럴까 7

 

(영준) 내가 그때 왜 김 비서를 채용했는지

 

궁금해?

 

네?

 

 

[잔잔한 음악]

 

미소였으니까

 

김미소였으니까

 

그게 무슨…

 

혹시 저를 전부터 아셨던 거예요?

 

그럴 리가

 

항상 궁금했어요

 

(미소) 임시 파견직으로 총무 팀에서 일할 때

 

선배가 해외 수행 비서직을 추천해 줬는데

 

당연히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뽑혀서 의아했어요

 

알고 싶어요, 무슨 뜻인지

 

별 뜻 없어

 

말 그대로 김미소라서 채용한 거야

 

김미소가

 

[숨을 들이켠다]

 

스펙이 가장 별로였거든

 

네?

 

미국까지 같이 가서 힘든 여정을 함께할 사람을 뽑는 거였는데

 

너무 잘난 사람은 못 버틸 거 같더군

 

(영준) 그래서 스펙이 가장 부족한 사람을 뽑은 거야

 

다른 곳으로 스카우트될 일도 그만둘 일도 없는 사람으로

 

[옅은 탄성]

 

전 또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줄 알았네요

 

[헛기침]

 

[풀벌레 울음]

 

(미소) 그럼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영준) 형이랑

 

옛날얘긴 잘했나?

 

아까 봤어, 둘이 만나고 있는 거

 

아…

 

애타게 찾던 오빠를 만난 기분이 어때?

 

반갑기도 하고

 

사실은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요

 

(영준) 씁, 그렇군

 

당연히 내 얘기도 들었겠지?

 

내가 그곳에 놓고 와서

 

형이 그런 일을 당했다는 얘기

 

 

부회장님께서 그때의 기억은 다 잃으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잔잔한 음악]

 

기억을 잃었다는 건

 

잊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는 거 아닐까요?

 

그러니 자책하지 마세요

 

그럼 진짜 가 볼게요, 내일 뵙겠습니다

 

[한숨]

 

[한숨]

 

[잔잔한 음악]

 

(미소) 혹시 저를 전부터 아셨던 거예요?

 

[직원들이 시끌시끌하다]

 

- (직원1) 미소 씨, 술 잘해요? - (미소) 아니요, 저는…

 

(직원2) 아이, 막 먹여, 그냥

 

[미소가 호응한다]

 

(직원2) 신참을 위하여!

 

(직원들) 위하여!

 

(직원2) 앞으로 잘 부탁해요

 

(미소) 네,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

 

(직원3) 전무님?

 

전무님?

 

아, 네, 무슨 하, 하실 말씀이라도

 

(직원3) 그게…

 

굳이 직원들 회식 자리까지 참석하지 않으셔도…

 

아닙니다, 이런 자리도 실무 경험이니까요

 

[직원3의 탄성]

 

오길 잘한 거 같네요

 

[피식 웃는다] [술잔이 쨍 부딪는다]

 

[직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이름이 뭡니까?

 

아, 김미소입니다

 

- 김미소 씨 - (미소) 네

 

내가 누군지 압니까?

 

네, 회장님 아들요

 

혹시 아니신가요?

 

아니, 맞습니다

 

[미소의 옅은 탄성]

 

- (직원2) 미소 씨, 짠 해 - (미소) 네, 네

 

[술잔이 쨍 부딪는다] (미소) 열심히 하겠습니다

 

(직원1) 제가 따라 드릴게요

 

네, 좋습니다

 

(영준) 아, 이번에 제 해외 수행 비서 채용 건 말입니다

 

총무부에 임시로 파견된 여직원 하나가 있는 걸로 아는데

 

그 직원도 한번 응시해 보라고 하시죠

 

(직원4) 아, 네, 알겠습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미소) 안녕하십니까, 전무님

 

[미소의 당황한 신음]

 

오늘부터 수행 비서로 정식 출근 하게 된 김미소라고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김미소 씨, 나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개는 이제 들어도 되고요

 

(미소) 네?

 

아, 네

 

[영준의 한숨]

 

(유식) 영준이가 아니고 형이라고?

 

네, 형 쪽이었대요, 제가 찾던 오빠는

 

그래서 서운해?

 

네? 그게 무슨…

 

아니, 그토록 찾던 사람이 영준이가 아니고 형이라니까

 

어쩐지 좀 서운해 보여서

 

제가요?

 

[피식 웃는다]

 

아니에요, 그런 거

 

아무튼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거니까

 

부회장님께는 계속 모르는 척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문이 달칵 열린다]

 

[숨을 씁 들이켠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아, 영준이가 아니고 형이다?

 

어쩐지 우리 오너가 좀 밀리는 상황 같은데?

 

[숨을 씁 들이켠다] [휴대전화 진동음]

 

(유식) 예, 최 이사님

 

오늘 점심요?

 

안 돼요

 

예, 오전에 회의가 좀 길어질 거 같아서요

 

예,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씁, 잠깐, 회의 자료가 어디…

 

설 비서

 

설 비서

 

설 비서!

 

[냄새를 씁 맡는다]

 

[탄성]

 

(영옥) 아, 피곤해

 

내일 좀 푹 쉬고 싶은데

 

(세라) [하품하며] 맞아요, 주말에 무슨 워크숍이에요?

 

야, 그래도 1년에 한 번씩은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 워크숍 가 줘야지

 

(치인) 게다가 아트 센터

 

부회장님께서 신경 쓰시는 프로젝트인데

 

거기 가서 그거까지 생각한다 그러면

 

부회장님 얼마나 좋아하시겠노?

 

말도 몬 한다,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마음의 웃음]

 

아, 일단은 그냥 일정표에 그냥 뭐, 그런 거 한다고 대충 적어 놓고

 

가 가지고 공기 좋은 데서 있제? [익살스러운 음악]

 

술 한잔 빡 마시고 있제?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냥 푹 쉬고 놀고 온다

 

- (치인) 이래 생각하자, 응? - (마음) 우아 [세라의 탄성]

 

공기 좋은 데서 술 마시면 진짜 맛있겠다

 

[세라의 탄성] (준환) 그렇지

 

저도 가고 싶어요

 

뭐가 어렵겠노? 설 비서

 

같이 가자 [직원들의 탄성]

 

- 정말요? - (치인) 응

 

그러면 장도 제가 봐 올게요 술도 사고 고기도 사고

 

[직원들의 탄성]

 

나는 설 비서 이렇게 적극적인 거 처음 본다

 

[직원들의 웃음]

 

(유식) 저기, 혹시 여기 설 비서… 있네?

 

[익살스러운 음악]

 

한참 찾았잖아 [마음의 당황한 숨소리]

 

(마음) 아, 전화를 하시죠

 

전화를 놓고 갔으니까

 

(마음) 아… [마음의 멋쩍은 웃음]

 

근데 무슨 일로…

 

저기, 이따 회의 들어갈

 

유명백화점 회계 감사 보고서 좀 찾아 줘, 빨리

 

아이, 사장님, 그건 금요일이잖아요

 

오늘이!

 

금요일이잖아요, 그렇죠?

 

[저마다 호응한다] [마음의 놀란 신음]

 

(마음) 어머, 오늘 금요일이에요?

 

[마음의 다급한 숨소리]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 (세라) 아이고 - (마음) 아, 예

 

(치인) 아이고, 황당하시겠습니다

 

아니요

 

1일 1실수를 실천 중이라서 뭐,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럼 이만

 

[직원들의 웃음]

 

- (세라) 1일 1실수래 - (준환) 1일 1실수

 

[치인의 탄성]

 

[새가 짹짹 지저귄다]

 

(최 여사) 아들, 대체 엄마랑은 언제 놀아 줄 거야?

 

어제도 종일 나가 있었지?

 

[잔을 툭 내려놓는다]

 

죄송해요, 중요한 사람 좀 만나느라

 

아니, 중요한 사람?

 

[이 회장의 웃음]

 

여자 친구?

 

뭐, 그렇게 될 수도 있고요

 

또야? 이 바람둥이 녀석

 

이번엔 다른 거 같아요

 

돌고 돌아 겨우 만나게 된 인연 같거든요

 

[최 여사가 숨을 들이켠다]

 

어쩜, 소설가라 그런가 하는 말도 주옥같네

 

[이 회장의 웃음]

 

나도 당신과 인연 같은 느낌이야

 

돌고 돌아 겨우 만나게 된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냥 더 돌고 돌았으면 좋았을 텐데

 

[익살스러운 음악] [최 여사의 한숨]

 

[이 회장의 헛기침]

 

[이 회장이 코를 훌쩍인다]

 

[이 회장의 탄성]

 

[키보드를 탁탁 친다]

 

[휴대전화 진동음]

 

네, 작가님

 

네? 점심요?

 

어젠 너무 갑작스러워서 많은 얘기 못 나눈 거 같은데

 

우리 할 얘기가 많을 거 같아서요

 

[난처한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주간 업무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미소) UK그룹 바이어 미팅 때는 지아 씨가 수행하기로 했고

 

그 외엔 특별한 일정이 없으신데

 

전 따로 식사해도 될까요?

 

무슨 약속이라도…

 

아, 이성연 작가님께서 같이 점심 먹자고 하셔서요

 

[잔잔한 음악]

 

그렇게 해

 

네, 알겠습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연) 어제 잘 잤어요?

 

난 못 잤는데

 

(미소) 네?

 

잠이 안 오더라고요

 

(성연) 그때 무섭고 어두운 곳에 혼자가 아니었다는 게

 

만감이 교차했어요

 

저도 신기했어요

 

제가 오랫동안 찾던 오빠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살짝 웃는다]

 

(성연) 나 만나면 뭐가 제일 하고 싶었어요?

 

나 오랫동안 찾았다면서요

 

어, 글쎄요

 

그냥 막연하게 찾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거 같은데

 

첫사랑 같은 건가?

 

[당황한 웃음]

 

아, 뭐, 그렇다기보다는…

 

첫사랑은 아니어도 나 기억 찾는 건 도와줄 거죠?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문이 달칵 닫힌다]

 

(미소) 부회장님, 여긴 어떻게…

 

(영준) 김 비서야말로 여기서 뭐 하는 거지?

 

UK그룹 바이어하고 미팅 잊었나?

 

그 건은 지아 씨가 수행하기로 했다고 아까 말씀드렸…

 

(영준) 계속 김 비서가 같이 갔으니까 이번에도 같이 가야지

 

그쪽 사람들 보안 유지에 신경 써서

 

쭉 같이 미팅해 왔던 사람들만 선호하는 거 알고 있잖아

 

그랬던가요?

 

그랬지

 

[미소의 의아한 신음]

 

전 그럼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성연) 네, 미소 씨, 그럼 이따 봐요

 

김 비서는 잠깐 차에서 기다리지

 

(미소) 네

 

[살짝 웃는다]

 

[영준의 한숨]

 

(영준) 김 비서 만나지 마, 이제

 

(성연) 너야말로 끼어들지 마, 우리 일에

 

'우리'?

 

'우리'라는 말은 나랑 김 비서 같은 사이에나 쓰는 말이야

 

9년이란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맞춰 지낸 사이

 

[코웃음]

 

[무거운 음악] 그거 알아?

 

9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미소 씨가 나 찾았던 거

 

(성연) 오랫동안 바라 왔대, 나 만나기를

 

간절히 원했기에 결국은 만나게 된 운명 같은 사이야, 우리

 

[헛웃음]

 

소설 쓰나? 이번 신작 내용인가?

 

그렇다면 너무 뻔해서 흥행은 어렵겠군

 

글쎄?

 

소설인지 현실인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아까 이따 보자고 하는 거 같던데

 

무슨 말이지?

 

아, 퇴근 후에 작가님과 만나서 재개발 지구에 가 보려고요

 

재개발 지구?

 

 

(미소) 진짜 살던 동네는 이미 유명랜드가 돼 버려서

 

가 볼 수가 없거든요

 

최대한 비슷한 곳으로 가 보면 어떨까 해서요

 

그럼 뭔가 떠오르는 기억이 있지 않을까

 

작가님도 그렇고 저도 예전 기억을 찾고 싶어서…

 

안 돼, 가지 마

 

가지 말라고

 

가고 싶어요

 

알고 싶은 것도 많고요

 

[한숨]

 

[세라의 힘겨운 신음]

 

(세라) 그나저나, 아, 나 진짜 배부르다

 

청국장이 너무 맛있어서 두 그릇이나 먹었더니

 

[지아의 웃음] 너무 맛있다

 

[세라의 힘겨운 신음]

 

- (지아) 많이 먹었죠? - (세라) 어

 

[지아의 웃음]

 

(귀남) 안녕하세요

 

(세라) 어머, 오셨어요?

 

(귀남) 네, 식사들 하고 오시나 봐요?

 

(세라) 네, 간단하게 샐러드 먹고 오는 길이에요

 

[세라가 살짝 웃는다]

 

[지퍼를 직 잠그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머, 그걸로 점심 때우시는 거예요?

 

그럼 못써요, 속이 든든해야죠

 

[웃음]

 

전 속이 든든한 것보다 머릿속이 든든한 게 더 좋습니다

 

(귀남) 밥 먹을 시간에 업무 파악해 놓는 편이 낫다는 얘기죠

 

[강조되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지아의 헛웃음]

 

(세라) 그럼 업무 파악할 겸

 

저희 내일 워크숍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아니, 무슨 그런…

 

전 괜찮습니다

 

저는 그럼 바빠서 이만

 

[세라의 아쉬운 신음]

 

(치인) 야, 고귀남 씨

 

[치인이 입소리를 쩝쩝 낸다]

 

내 있잖아, 그 소식 들어 뿟대이, 응?

 

(귀남) 무슨…

 

(치인) 우리 귀남 씨

 

그거 하나로 일주일을 버틴다면서?

 

[치인의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 결국 말했습니까, 내 비밀을?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아) 네?

 

지아 씨가 말한 거 아인데?

 

(치인) [웃으며] 그리고 그게 뭣이라고 비밀이고,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설마 내가 뺏아 묵을까 봐 그라는 기가? 응?

 

[웃으며] 나는 몸에 열이 많아가 줘도 못 묵는다, 응?

 

그, 묵다니, 뭘…

 

아니, 우리 귀남 씨, 응?

 

(치인) 주야장천 야근하면서도 잘 버티는 게 용타 했더만

 

고향에서 어머니가 보내 주신 인삼즙 덕분이라면서? 응?

 

[웃으며] 그거 하나로 일주일 버틴다던데?

 

(지아) 인삼즙…

 

[귀남과 치인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인삼즙? 인삼즙 말씀하신 거였구나

 

[날카로운 효과음] (귀남) 예, 아이참, 아이고

 

[헛웃음]

 

그라모 뭐, 설마 다른 비밀이라도 있나, 지금?

 

아닙니다, 인삼즙 얘기 맞습니다

 

(치인) 맞제? [치인과 귀남의 웃음]

 

집에 전화 자주 해라

 

(귀남) 아무래도 업무 파악을 위해서

 

저도 워크숍에 참여하는 게 낫겠습니다, 네

 

(세라) 좋아요! [세라의 당황한 신음]

 

[헛기침]

 

[어색한 웃음]

 

[구시렁거린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미소) 부회장님, 오늘 저녁 모임 잊지 않으셨죠?

 

[한숨]

 

양 비서가 수행할 겁니다

 

김 비서는 애타게 찾던 오빠와 기억 찾으러 가고?

 

네?

 

아, 뭐…

 

[긴장되는 효과음] (영준) 가,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살짝 웃는다]

 

전 그럼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어딜 들어가?

 

뭐, 추억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건가?

 

기억 찾는 노력 대신 나하고 추억 쌓는 노력이나 할 것이지

 

[한숨]

 

네, 작가님, 저 이제 마쳤어요 곧 택시 타고…

 

[자동차 경적]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살짝 웃는다]

 

[한숨]

 

(유식) 씁, 아, 웬일이야?

 

사교 모임까지 취소해 가면서 운동을 가자니?

 

오늘은 시답잖은 얘기 듣고 있을 기분이 아니라서

 

뭔 일 있어?

 

글쎄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식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날렵한 효과음]

 

[박진감 넘치는 음악] [영준의 놀란 신음]

 

(유식) 누구게?

 

(영준) 지금 뭐 하는 짓이지?

 

손 치워

 

(유식) 누구게? 맞혀 봐

 

[유식이 입바람을 후 분다] [영준의 성난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준) 지금 당장 치우지 않으면 사장실에서 책상 치우게 될 거야

 

싫은데? 싫은데?

 

(유식) 안 알려 줄 건데? 맞혀 봐라

 

[영준의 성난 신음] [유식의 힘주는 신음]

 

[영준의 힘주는 신음] [유식의 놀란 신음]

 

[영준의 가쁜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유식의 안도하는 숨소리] (영준) '누구게'라니?

 

내가 설마 박 사장이 누군지 모를까 봐?

 

나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잘 모를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영준) 뭐?

 

나 그냥 친구 아니다

 

나 진정한 친구다, 오너야

 

네가 다치는 게 싫은

 

[영준의 거친 숨소리]

 

[까마귀 울음]

 

(미소) 최대한 비슷한 곳으로 와 본 건데

 

어때요? 뭐 기억나는 거라도…

 

글쎄요?

 

우리를 납치했던 그 여잔 유부남의 정부였대요

 

(성연) 그 남자의 아이를 지운 후 이별 통보를 받고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다고…

 

아…

 

맞아요, 듣고 보니까 그때 우리 말고 또 누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성연) 그런데 혹시 우리가 그 집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기억해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 둘이 손을 꼭 잡고 빠져나와서

 

작가님이 저를 집까지 데려다줬던 기억이 나요

 

내가 데려다줬다고요?

 

[성연의 한숨]

 

[한숨]

 

(성연) 아, 근데

 

예전에 나 뭐라고 불렀어요?

 

오빠라고…

 

그럼 다시 그렇게 부르면 안 되나?

 

나도 편하게 말 놓고

 

[당황한 웃음]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거친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유식의 힘주는 신음]

 

[유식이 기합을 넣는다]

 

[유식의 힘주는 신음] [날렵한 효과음]

 

[유식이 날렵한 입소리를 낸다]

 

하, 영준이 이 녀석 킥이 그게 뭐야, 응?

 

엣지가 없잖아 [힘주는 신음]

 

엣지를 살려야지, 뻗어야지, 뻗어야지 [날렵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레슨 좀 받아야겠어

 

[한숨]

 

[숨을 들이켠다]

 

[거친 숨소리]

 

스파링 어때?

 

[피식 웃는다]

 

[헛기침]

 

[기합]

 

[유식이 숨을 후 내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안해

 

[한숨]

 

(유식) 아,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어?

 

[유식이 병을 툭 내려놓는다]

 

뺏기기 싫은 게 있어서

 

그럼, 뺏기면 안 되지

 

김 비서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무슨 소리야? 이건 김 비서 얘기가 아니라…

 

(유식) 그만해! 이 앙큼한 오너야, 응?

 

언제까지 이종사촌의 대학 동기 얘기하면서

 

빙빙빙 돌려 댈 거냐고, 어?

 

이제 나 믿고 속 시원하게 털어놔 봐

 

남자답게 쫑알 쫑알 쫑알 털어놔 보라고, 남자답게 [새가 지저귀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아니, 그… - (유식) 또, 또, 또, 또, 또, 또, 또 [새가 지저귀는 효과음]

 

(유식) 또, 또 변명하려고, 또, 또, 응?

 

지금 당장 가서 김 비서 잡아, 어?

 

김 비서하고 너 언제까지 썸만 탈 수는 없잖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썸이라니?

 

그럼 너희들이 무슨 사이인데?

 

서로 마음은 있으면서 사귀지 않는 단계

 

뭐, 뭐, 썸 말고 대체할 단어가 있나?

 

[한숨]

 

어서 가

 

어서 가서 네 마음 전하고 쟁취하라고

 

(유식) 너 이영준이야!

 

물건이든 사업이든 원하는 건 놓쳐 본 적 없는

 

독종 중의 독종이라고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 독종? - (유식) 그 말은 취소하지

 

오너, 파이팅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소) 부탁하신 일기장이에요

 

기억을 찾는 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성연) 사실은 나 그동안 영준이를 많이 원망하며 살았어

 

'그 녀석만 아니었어도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하고

 

근데 그런 감정이 좀 사라지네

 

미소 네가 그날 같이 있었다니까

 

네?

 

그때 일을 이렇게 공유할 수 있잖아

 

이젠 영준이한테 고맙기까지 해

 

[휴대전화 진동음]

 

잠시만요

 

네, 부회장님

 

네? 비상요?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차 문이 탁 닫힌다]

 

직접 바래다주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럴 수 없지

 

내가 매너가 좀 좋거든

 

그럼 매너 좋게 가 줬으면 좋겠는데

 

우리가 좀 바쁘거든 회사에 비상이 걸려서

 

오늘 비상이 자주 걸리네?

 

부회장이 능력이 없어선가?

 

(영준) 그 반대야

 

부회장 능력이 뛰어나서 늘 견제받거든

 

아, 너무 잘나서 견제받는 기분 잘 모르나?

 

[당황한 숨소리]

 

바쁘실 텐데 얼른 들어가세요

 

그래, 전화할게, 미소야

 

미소? [흥미로운 음악]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성연 오빠

 

성연 오빠?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영준) 오빠? 그 소리가 쉽게 나오나?

 

네, 언니는 아니니까요

 

[기가 찬 숨소리]

 

뭐?

 

(미소) 얼른 들어가시죠

 

(영준) 아니

 

[한숨]

 

들어갈 필요 없어

 

네?

 

나 배고파, 라면 끓여 줘

 

내가 배고픈 게 비상이야

 

하, 그게 무슨…

 

내가 누구지?

 

난 유명그룹의 모든 일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야

 

수만 명의 직원들

 

나아가 그 가족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런데요?

 

그런 내가 라면 때문에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고

 

회사에 이것보다 더 큰 비상이 있나?

 

[헛웃음]

 

그러니까 라면 달라고, 당장

 

[한숨]

 

[가게 안이 시끌시끌하다]

 

내가 원한 라면은 이게 아닐 텐데?

 

제가 원한 상황도 이게 아니에요

 

(미소) 왜 자꾸 방해하시는 거예요?

 

(영준) 방해?

 

오늘 저랑 작가님 만나는 자리마다 나타나셨잖아요

 

그게 방해 아니면 뭔가요?

 

부회장님과 작가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는 꼭 알고 싶은 옛 기억…

 

옛 기억은 묻어

 

네?

 

사람이 미래를 보고 살아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옛 기억에 얽매여 살 건가?

 

(영준) 이미 지난 옛날 일이 그렇게 중요한가?

 

썸 타고 있는 남자 기분 상하게 할 만큼?

 

[흥미진진한 음악]

 

[말을 더듬거리며] 썸요?

 

그래, 썸

 

단어 자체는 가볍기 짝이 없지만

 

다른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미묘한 감정, 썸

 

(영준) 나는 김 비서 좋아하고 김 비서 나 좋아하고

 

우리 지금 썸 타는 사이 맞잖아 아니야?

 

아니, 뭐…

 

[당황한 신음]

 

김 비서도 인정하지? 우리 지금 썸 타는 사이인 거

 

근데 뭐? 애타게 찾던 오빠?

 

알고 싶은 옛 기억?

 

그게 썸남에 대한 예의인가?

 

(종업원) 만두 나왔습니다

 

[미소의 당황한 숨소리]

 

(손님) 여기 라면 추가 하나 더 할게요

 

[흥미진진한 음악]

 

[헛기침]

 

이런 데서 하실 말씀은 아닌 거 같네요

 

이런 데로 데리고 온 건 김 비서야

 

[풀벌레 울음]

 

(영준) 김 비서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

 

난 머리도 좋고 외모도 훌륭하고 돈도 아주 많고 능력도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버티고 나한테 시집와

 

[잔잔한 음악]

 

그간 김 비서한테

 

결혼하자, 연애하자 했던 것과는 다른 거야, 이건

 

그때는

 

[숨을 들이켠다]

 

그래, 퇴사하는 김 비서 붙잡고 싶어서 그랬어

 

하지만 이젠 아니야

 

진심이야, 나

 

그러니까 우리

 

썸 청산하고 연애해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왜지?

 

[익살스러운 음악]

 

(영준) 우리 지금 썸 타는 사이 아닌가?

 

맞아요, 썸 타는 사이

 

근데 왜 연애는 안 한다는 거지?

 

질투와 승부욕에 사로잡혀서

 

몰아붙이듯이 내뱉는 말로 연애를 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미소) 이런 분위기, 이런 상황 별로예요, 저

 

[코를 훌쩍인다]

 

하, 뭐?

 

아무튼

 

지금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럼

 

(영준) 아니, 난 지금이야, 지금이라고!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도어 록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지금 나 한 여자한테 몇 번을 차이는 거야?

 

[코를 훌쩍인다]

 

[늑대 울음 효과음]

 

[한숨]

 

아니, 무슨 고백을 매번 저런 식으로…

 

[기가 찬 숨소리]

 

[직원들의 힘겨운 신음] [저마다 말한다]

 

(준환) [힘주며] 아이고

 

[준환과 세라의 힘겨운 신음]

 

설 비서님 오늘 1등으로 오셨다면서요?

 

(마음) [웃으며] 네

 

저 원래 학교 다닐 때도 맨날 지각하다가

 

소풍 때만 전교에서 1등으로 등교했었거든요

 

[직원들의 웃음] (준환) 자랑은 아닌 거 같은데?

 

(치인) 설 비서, 뭐, 장은 좀 제대로 봐 왔제?

 

(세라) 고, 고기, 고기는 절대 빠지면 안 되는데?

 

[살짝 웃는다] [흥미로운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짜잔

 

[직원들의 탄성]

 

(마음) 아니,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제가 취향껏 골라 드시라고

 

제가 국내산으로다가 [반짝이는 효과음]

 

삼겹살, 목살, 항정살, 갈매기살

 

제가 종류별로 다 사 왔어요

 

채소도 사 오셨어요?

 

[강조되는 효과음]

 

짜잔 [직원들의 탄성]

 

술은요? [강조되는 효과음]

 

짜잔

 

(준환) 오, 좋다, 대박 [직원들의 환호성]

 

(세라) 카 [마개가 뽕 열리는 효과음]

 

아, 완벽하시네요 [딸랑거리는 효과음]

 

(세라) 와, 설 비서, 놀 때는 프로 중의 상프로네요?

 

[직원들의 웃음]

 

(치인) 그러니까, 일을 이 정도로 했으면

 

진작에 김 비서님 주니어 정도는 됐을 거 아이가

 

[직원들의 웃음]

 

그러게요

 

(세라) 아유, 진짜, 왜 이렇게 너무 맞는 말만 똑…

 

(귀남) 안녕하세요

 

[세라가 콜록거린다]

 

[미소의 헛기침] [강조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치인) 귀남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니, 워크숍에 왜 양복 입어?

 

(귀남) 아, 저는 워크숍도 일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세라의 옅은 탄성] [귀남이 살짝 웃는다]

 

그래요, 나 옷 한 벌뿐입니다

 

근데 뭐, 보태 준 거 있습니까?

 

(미소) 자, 그럼 이제 다들 모인 거 같으니까 슬슬 출발해 볼까요?

 

(치인) 좋습니다! [직원들의 환호성]

 

짐을 싣자!

 

[익살스러운 효과음] [직원들이 분주하다]

 

(귀남) 김지아 씨

 

[흥미로운 음악] 내가 왜 워크숍에 가는 줄 알아요?

 

(지아) 예?

 

아, 뭐, 올라오는 길에 아트 센터도 볼 겸…

 

(귀남) 아니요, 김지아 씨 감시하러 가는 거예요

 

네?

 

나 정장 한 벌뿐이고

 

옥탑에서 막 궁상맞게…

 

아니, 검소하게 사는 거 퍼뜨릴까 봐요

 

아니, 근데 그게 밝혀지는 게 막 그렇게 큰일인가요?

 

큰일이죠

 

(귀남) 킹카, 워커홀릭 [한숨]

 

유명그룹에서 갖고 싶은 남자 인기투표 1위인 내 이미지

 

절대 망가뜨리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지퍼를 직 잠그는 효과음]

 

(세라) 안 타고 뭐 해요, 두 사람?

 

예, 갑니다

 

[못마땅한 신음]

 

- (귀남) 아유, 네 - (세라) 오셨어요? 네

 

[지퍼를 직 잠그는 효과음]

 

[직원들의 웃음]

 

[답답한 숨소리]

 

[짜증 섞인 신음]

 

아, 왜 저래?

 

[자동차 경적]

 

[지아의 탄성] (세라) 너무 맛있다

 

(지아) 역시 휴게소에서는 요런 것들을 먹어 줘야 된다니까요

 

[직원들의 웃음]

 

(영옥) 근데 고 대리님은 왜 안 드세요? 다이어트?

 

맞아요, 일 그만하시고 좀 드세요 진짜 맛있어요

 

- 아, 괜, 괜찮습니다 - (세라) 아이, 먹어 봐, 드세요

 

- (세라) 아, 진짜, 먹으라니까 - (귀남) 괜찮…

 

[직원들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세라) 어떡해!

 

(귀남) 으아! 야, 이게… [세라의 다급한 신음]

 

이, 이게, 이게 어떤 옷인데

 

이거 한 벌밖에 없는 거, 이거, 아이씨

 

아, 예? 한 벌밖에 없어요?

 

(세라) 열 벌 있는 거 아니었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당황한 웃음]

 

열 벌 있지만

 

한 벌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입는다는 거죠

 

(세라) 아하, 그렇구나 [직원들의 웃음]

 

일단 벗어 보세요, 내가 해 줄게요 [귀남의 당황한 신음]

 

아, 죄송합… 아, 미안합니다

 

아, 예

 

(준환) 아이고, 오래 걸리셨네요?

 

(치인) 아, 우동 묵을까, 라면 묵을까

 

우동? 라면? 이거 고민하다 늦었다 아이가

 

[직원들의 웃음]

 

다들 한 젓가락씩 해 보세요 [직원들의 환호성]

 

자, 자, 자, 자

 

'라면 묵고 가실래요?'

 

[직원들의 웃음]

 

아유, 그거 여자가 남자 유혹할 때 쓰는 말이잖아요

 

[익살스러운 음악] (치인) 어, 어, 맞는다

 

- 이거 완전히 유혹의 대명사지, 어? - (마음) 그렇죠

 

[치인과 마음의 웃음]

 

(미소) 저, 라면 먹고 가실래요?

 

라면?

 

언제부터 라면 먹고 가라는 말이 그런 식으로 변질된 거죠?

 

정말 말 그대로 라면만 먹고 가란 뜻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 그냥 장난한 건데

 

아, 왜 이렇게 정색이세요, 김 비서님?

 

[미소의 당황한 웃음]

 

아, 제가 지금 정색이라는 걸 했나요?

 

(미소) [웃으며] 아니에요

 

[준환의 탄성]

 

[직원들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지아) 놀랐잖아요

 

- (세라) 깜짝 놀랐어 - (치인) 나도, 아이참

 

[직원들이 시끌시끌하다] 자, 잘 먹겠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준) 뭐?

 

질투와 승부욕에 사로잡혀 몰아세우듯이 내뱉어?

 

[숨을 들이켠다]

 

나의 진심 어린 고백을 그렇게 들었단 말이지?

 

[새가 짹짹 지저귄다]

 

[흥미로운 음악]

 

[지아의 웃음] (세라) 뭔데, 이게?

 

- (지아) 이거를 이렇게 해서 - (세라) 어

 

(지아) 찍어서 [카메라 셔터음]

 

이렇게 해서 이걸 고르고, 여기서…

 

됐다 [세라의 탄성]

 

음, 찍어서 이렇게

 

[세라와 마음의 탄성] 어, 이렇게 해서 봐 봐요

 

 

안녕, 난 지아예요

 

[지아의 신난 탄성] [세라가 풋 웃는다]

 

[함께 웃는다]

 

- (지아) 보내면 - (마음) 다 보냈어요?

 

[휴대전화 알림음] - (지아) 네 - (세라) 보자, 보자, 보자, 보자

 

(지아) 가요

 

(영상 속 캐릭터) 안녕, 난 지아예요

 

- (마음) 우아 - (세라) 우아! 대박 사건 [지아의 웃음]

 

(마음) 와, 진짜 지아 씨랑 똑같네요? [세라의 웃음]

 

오, 신기해

 

- (지아) 그렇죠, 재밌죠? - (마음) 네

 

[지아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지아) 아, 근데 진짜 이렇게 놀아도 돼요?

 

아니, 일정표대로면 이제 비전 선언문 발표할 시간인데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영옥) 아, 그건 회사 제출용이라니까, 그냥

 

그렇죠, 김 비서님?

 

(미소) 맞아요, 그냥 놀러 왔다 생각하고 그냥 푹 쉬어요

 

[세라와 지아의 웃음]

 

(마음) 아, 이렇게 맨날 놀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세라) 아, 나도 노는 게 제일 좋아 [지아의 웃음]

 

(마음) 저도요, 저도요

 

[함께 웃는다]

 

[치인과 준환의 시원한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 뭐예요? 두 분은 벌써 낮술 시작하신 거예요?

 

예, 술 중의 술은 낮술 아입니까?

 

[치인의 웃음] (세라) 아, 그럼 둘만 마시지 말고

 

아예 판 확 벌여요

 

오다 보니까 요 앞에 계곡 있던데

 

가서 대화도 나누고 술도 나누고 [지아의 신난 탄성]

 

어때요?

 

아니요, 전 아트 센터 정보를 나누는 게 더 좋을 거 같아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날렵한 효과음] (치인) 가자, 가자, 계곡으로!

 

[직원들의 환호성]

 

(세라)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고고씽

 

[익살스러운 효과음] [직원들의 신난 탄성]

 

(준환) 고, 고, 고, 고

 

- 진짜요? - (치인) 아이스박스 어디 있나?

 

(준환) 아이스박스 어디 있지?

 

[한숨] (치인) 어이구, 맛있겠다

 

[직원들의 웃음]

 

(세라) 아, 너무 공기 좋다 [지아의 탄성]

 

(준환) 그러니까, 나오니까 힐링되고 좋네요, 응?

 

(치인) 자기들 안 왔으면 우짤 뻔했노?

 

[직원들의 웃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미소) 와, 소독차 진짜 오랜만이다 [치인의 탄성]

 

(치인) 야, 김 비서님 세대도 저걸 압니까?

 

예전에는 저 차 지나가면은 그냥

 

와, 온 동네 애들 다 튀어나와 가지고 [직원들의 웃음]

 

막 입 벌리고 냄새 맡고 일부러 막 그랬는데, 응?

 

[긴장되는 음악]

 

[오싹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 (여자) 아이고, 매워 - (남자) 아이, 따가워

 

(여자) 아이고, 매워, 매워, 눈이 매워, 아유 [긴장되는 음악]

 

(남자) 빨리 가, 빨리 가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미소) 부회장님이 여긴 어떻게…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바로

 

[날렵한 효과음] (영준) 양 비서 때문입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양 비서도 부속실 직원인데 당연히 부속실 워크숍에 참여해야죠

 

[직원들의 탄성]

 

(미소) 그럼 양 비서님만 오셨어도 됐을 텐데

 

(영준) 그럴까도 싶었지만

 

저를 위해 직접적으로 애써 주시는 분들이 모인 자리인데

 

제가 직접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그럼 부회장님께서도 1박 2일

 

[날렵한 효과음]

 

저희랑 함께하신다는…

 

[날렵한 효과음]

 

 

부속실 멤버십의 완성은 바로

 

[강조되는 효과음]

 

저 이영준이니까요 [반짝이는 효과음]

 

[산새 울음 효과음]

 

[직원들의 어색한 웃음] (준환) 와, 영광입니다!

 

- (치인) 아, 영광입니다, 영광입니다 - (준환) 그럼요

 

(세라) 당연하죠, 당연하죠

 

- (치인) 영광입니다 - (세라) 당연하죠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었습니까?

 

(마음) 아, 저희 지금 계곡에 낮술 먹…

 

(치인) 아닙니다, 지금 방금 수박 사 가지고 펜션으로 들어가던 길이었습니다

 

[저마다 호응한다] 들어가서

 

[세라의 당황한 신음] 그, 비전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저마다 호응한다]

 

유명인으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려고 하는 중이었습니다

 

[직원들의 어색한 웃음]

 

좋습니다, 들어가서 얘기들 나누시죠

 

[저마다 대답한다] (치인) 네, 알겠습니다

 

[직원들의 어색한 웃음] - (치인) 가자! - (준환) 가시죠, 예

 

[익살스러운 음악] (귀남) 비전

 

- (마음) 아, 가요, 빨리빨리 - (치인) 어, 가자! [저마다 호응한다]

 

(준환) 네, 가시죠, 예

 

[치인의 초조한 숨소리]

 

[세라의 한숨]

 

(세라) 아, 어떡해요?

 

비전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대체 뭘 발표를 하라는 건지

 

(치인) 야, 자기야, 좀 구시렁댈 시간에

 

[노트를 탁탁 치며] 좀 적어라, 어?

 

[세라의 못마땅한 숨소리] 과거에 대한 성찰과

 

현재의 노력과 미래에 대한 포부까지, 어?

 

그리고 이상은 높되 현실감 있게

 

꿈은 크되 허황스럽지 않게

 

어? 그런 식으로 [세라의 한숨]

 

- (귀남) 부장님 - (치인) 응?

 

(귀남) 적으셨어요? [치인이 코를 훌쩍인다]

 

[치인의 멋쩍은 숨소리] - (세라) 아, 진짜, 씨 - (준환) 부장님, 빨리…

 

[치인의 한숨]

 

[치인이 구시렁거린다] (마음)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따라오는 건데, 씨, 괜히 왔어요

 

(세라) 아, 그러니까

 

보여 주기 식 일정이었는데 이걸 진짜 하게 될 줄이야

 

[세라의 답답한 숨소리] (준환) 그러게요

 

이거 단합하러 온 게 아니라 무슨 기합받으러 온 거 같아요

 

아, 내 말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가 구시렁댄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내가 여기 왜 온 줄 아나, 김 비서?

 

아까 양 비서님 때문이라고…

 

아니, 양 비서 때문이 아니라 김 비서 때문에 왔어, 나 [흥미진진한 음악]

 

자꾸만 날 거절하는 김 비서 생각하니까

 

분해서 도저히 가만히 못 있겠더군

 

(영준) 그리고 내가 옆에 없다고 틈틈이 옛 오빠 생각할까 봐

 

머릿속에 내 생각만 가득 차게 해 주려고 온 거지

 

이런 축복받은 뇌 같으니라고 [딸랑거리는 효과음]

 

[당황한 웃음]

 

김 비서, 이번 워크숍의 목적이 뭔 줄 아나?

 

(미소) 어…

 

협동과 단결? [미소의 웃음]

 

아니, 우리들의 썸 청산 연애 시작이야

 

네?

 

두고 봐, 이번 워크숍이 끝났을 때

 

김 비서와 난 연인이 돼 있을 테니까

 

[산새 울음 효과음]

 

뭐가 돼 있을 거라고요?

 

[미소의 당황한 신음] [흥미로운 음악]

 

(지아) 아니, 방금 뭐가 돼 있을 거다 하시던데?

 

(미소) 아, 아니, 그게…

 

단합이 돼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미소의 옅은 탄성]

 

저까지 참석한 워크숍이 끝나면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있지 않겠습니까?

 

네, 맞습니다

 

얼른 가시죠, 다들 기다릴 거 같은데

 

[지아의 웃음]

 

[한숨] [까마귀 울음 효과음]

 

[한숨]

 

자, 그러면 지금부터 비전 발표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세라의 초조한 숨소리]

 

(치인) 자, 그러면 누가 먼저…

 

씁, 아, 누가 먼저 해야 되나?

 

알았다, 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봉 과장이 먼저 한답니다 [세라의 놀란 신음]

 

(세라) 네? [직원들의 환호성]

 

아, 그게 아니…

 

[세라의 난처한 숨소리]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떨리는 숨소리]

 

그, 그, 그러니까 저는 [헛기침]

 

초심을 막, 막 지키면 성…

 

성취감도 막, 막 오르고 [떨리는 숨소리]

 

여, 여, 여, 연, 연 연봉도 막, 막 오르고…

 

막막하시면 제자리로 그냥 돌아오시죠

 

(세라) 네, 네, 죄송합니다, 예

 

[세라의 못마땅한 숨소리]

 

(귀남) 그럼 제가 한번 발표해 보겠습니다

 

[날카로운 효과음]

 

[직원들의 환호성]

 

[흥미로운 음악]

 

(귀남) 미국의 심리학자 맥크릴랜드는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서

 

자기 자신이 희열을 느끼거나 보상을 받았을 경우

 

성취 욕구는 더욱 강해진다

 

[날렵한 효과음]

 

저는 이런 성취동기 이론을 바탕으로

 

PPM은 줄이고 CSI는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저, 2PM은 아는데 PPM은 뭐예요?

 

그러게, CSI는 과학 수사대 아닌가?

 

(귀남) 그러므로 저는 업무 차별화를 통해

 

희소성 있는 기획력을 선보이는 인재가 될 것입니다

 

[아르릉거리는 효과음]

 

[직원들의 환호성]

 

이러려고 온 워크숍이 아닌데

 

(치인) 예?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준환) 그럼 이번에는 이 서울대 나온 비전 있는 제가

 

비전 있는 발표를…

 

- (영준) 잠깐만요 - (준환) 네?

 

(영준) 비전은 구구절절 긴말들로 표현하는 게 아닙니다

 

어? 그러면…

 

바로

 

눈빛이죠 [날카로운 효과음]

 

(영준) 긴말할 필요 없이 각자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2초간 눈빛으로 보여 주시죠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숨을 들이켠다]

 

[익살스러운 음악]

 

[지직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당황한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르릉거리는 효과음]

 

[으르렁거리는 효과음]

 

[숨을 들이켠다]

 

[딸랑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준의 의아한 숨소리]

 

[딸꾹거리는 효과음]

 

[천둥이 콰르릉 치는 효과음]

 

[피식 웃는다]

 

지금 이 눈빛이 김 비서의 비전인가?

 

[살짝 웃으며] 아

 

이 고난과 역경을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가야겠다는 뜻의 눈빛입니다

 

훌륭하군

 

[익살스러운 효과음]

 

[피식 웃는다]

 

(영준) 자, 그럼 비전 발표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

 

지금부터는 자유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직원들의 환호성]

 

(지아) 아닙니다 [날카로운 효과음]

 

지금부터는 리본 찾기 할 시간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영준) 리본 찾기요?

 

네 [지아가 살짝 웃는다]

 

리본에다 저희 회사 사훈을 적어서 산 곳곳에 숨겨 두고

 

(지아) 2인 1조로 조를 짜서

 

[흥미로운 효과음] 제일 많이 찾는 팀이 1등을 하는

 

보물찾기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지아가 살짝 웃는다]

 

(영준) 2인 1조라고요?

 

[영준이 피식 웃는다]

 

좋습니다, 당장 시작하시죠

 

그럼 저는, 씁 [날렵한 효과음]

 

김 비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삐걱거리는 효과음]

 

왜 하필 저랑…

 

저는 산행을 하면서

 

정치, 사회, 경제, 세계 무역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김 비서 말고 저와 함께 하고 싶으신 분 계십니까?

 

[미소의 헛웃음]

 

어머, 김 비서님이 딱이시네요

 

[저마다 호응한다] (치인) 네, 그러면

 

어, 그러면 [어색한 웃음]

 

김 비서하고 부회장님하고 한 팀을 하고

 

그다음 이렇게 한 팀, 요렇게 한 팀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렇게 한 팀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다음에 저랑 박 대리랑 산에 가서 리본 묶고 오겠습니다

 

(영준) 네, 그렇게 하시죠

 

(치인) 네, 이야

 

[치인의 박수] [헛웃음]

 

[직원들의 환호성]

 

[피식 웃는다]

 

[저마다 말한다]

 

(지아) 나오니까 기분은 좋죠?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옥) 봉 과장님 갑자기 옷을 갈아입으셨네요?

 

엄청 도발적으로 변신하셨네요?

 

오늘 고귀남 님 오셨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오늘은 뽕 세 장 [익살스러운 효과음]

 

[직원들의 웃음]

 

그래도 엉뽕은 안 했어요

 

(세라) 워낙 히프 쪽이 이렇게 타고나 가지고

 

[세라의 웃음]

 

이것들이 어디 갔어? 진짜, 씨

 

야, 같이 가! 씨

 

[직원들의 비명] 야!

 

(치인) 어, 저기

 

꼴이 와 저렇노? [세라의 힘겨운 신음]

 

[직원들의 웃음] 자, 자, 자, 일단은

 

그, 아까 그, 팀 짠 대로

 

요래, 요래, 요래 또 빨리 서세요, 빨리 지금 [준환이 호응한다]

 

예, 자, 김 비서님, 일로 오시고

 

자, 봉 과장님, 일로 오고 요래, 요래, 자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부회장님

 

[딸랑거리는 효과음]

 

제 마음을 담은 초콜릿입니다

 

혹시라도 산행하시다가 당 떨어지면 섭취하십시오

 

(영준) 아,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오늘 1등 상품은

 

기존에 준비된 문화 상품권에다가

 

태블릿 PC까지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직원들의 환호성] [흥미진진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자, 자, 그러면

 

(치인) 준비하시고!

 

[침을 꿀꺽 삼키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출… [날렵한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 (마음) 뭐야? - (지아) 고…

 

(지아) 아, 고, 아, 뭐야? 고귀…

 

(마음) 가자 [영옥의 다급한 비명]

 

- (지아) 고귀남 씨, 같이 가요! - (세라) 빨리 가요, 빨리!

 

[소란스럽다] - (치인) 출발, 출발, 출발! - (준환) 파이팅, 파이팅!

 

- (치인) 부회장님, 파이팅, 파이팅 - (준환) 부회장님, 파이팅

 

- (준환) 파이팅입니다 - (치인) 파이팅!

 

(준환) 쉽지 않을 건데?

 

[지아의 가쁜 숨소리]

 

(귀남) 아, 이거 어디 있어? [지아의 짜증 섞인 신음]

 

아, 뭐 해요, 빨리 오지 않고?

 

1등 해서 태블릿 PC 받아야죠

 

[지아가 구시렁거린다]

 

뭡니까, 그 표정은?

 

설마 지금 궁상스럽다 생각한 거예요?

 

'1등 상품에 연연하고 있네' 뭐, 그런?

 

아니에요, 그런 거

 

[귀남의 기가 찬 숨소리]

 

(귀남) 잘 들어요 [지아의 한숨]

 

난 1등 상품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1등에 연연하는 거예요 [지아의 한숨]

 

승자가 되는 기분은 언제나 짜릿하니까요

 

[지아의 어이없는 숨소리] 자, 그럼 무브, 무브

 

하, 또 뭘…

 

[지아의 지친 신음] [귀남이 중얼거린다]

 

어! 리본이다, 저기

 

[강조되는 효과음]

 

[귀남의 다급한 숨소리] 어? 어, 리본이다

 

[지아의 기뻐하는 숨소리] (지아) 찾았다, 찾았다

 

[귀남의 힘주는 신음] [통통 튀는 효과음]

 

- (귀남) 아유, 아유 - 아, 좀 더…

 

(귀남) 저기다 어떻게 묶어 놓은 거야?

 

[귀남의 가쁜 숨소리]

 

[결연한 숨소리]

 

(지아) 아, 찾았다

 

[귀남이 숨을 후 내쉰다]

 

[흥미로운 음악]

 

[귀남의 결연한 숨소리]

 

뭐 하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심호흡]

 

올라가시려고요?

 

그럼요, 1등 해서 태블릿 PC를 받…

 

받든지 말든지 승자가 돼야죠

 

[숨을 후 내쉰다]

 

[귀남의 힘주는 신음] (지아) 어? 조심하세요

 

[힘주는 신음]

 

[가쁜 숨소리]

 

[힘주는 신음]

 

- 찾았다, 리본! - (지아) 아, 찾았다!

 

- 리본 찾았다! - (귀남) 리본!

 

[귀남의 신난 탄성]

 

자, 이제…

 

[놀란 신음]

 

[강조되는 효과음] [산새 울음 효과음]

 

(귀남) 아니, 이, 이, 이렇게 높았나?

 

아, 그…

 

[익살스러운 효과음] [겁먹은 신음]

 

야, 잠깐만, 그, 그…

 

- 기, 기, 김지아 씨, 그… - (지아) 네

 

도와주시죠 모, 모, 모, 못 내려가겠어요

 

네?

 

좀 엎드려 봐요 밟고라도 내려가게, 빨리

 

저, 저를 밟겠다고…

 

(귀남) 아, 진짜 빨리요

 

[못마땅한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 어, 엄마, 어, 안 들려 - (귀남) 김지아 씨?

 

- (귀남) 김지아 씨, 김지아 씨 - 여기 산이라서 폰이 잘 안 터지나 봐

 

- (지아) 어, 어, 나 - 어? 김지아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아) 어, 내려가서 전화할게

 

재킷을 거기다, 재킷을 거기다…

 

(귀남) 김지아 씨, 재킷을 거기다 놓으면… [지아가 계속 말한다]

 

김지아 씨, 김지아 씨

 

김지아 씨!

 

[울먹이며] 아, 진짜

 

재킷을 저기다 두면 어떡해, 진짜

 

아, 진짜 미치겠다, 진짜, 씨

 

아, 진짜, 아이씨

 

김지아 씨… [가쁜 숨소리]

 

아, 살려 주세요!

 

사람 살려요!

 

(귀남) 사람 살려!

 

도와주세요, 누가

 

[울먹이며] 엄마! 이씨

 

[산새 울음 효과음]

 

[잔잔한 음악]

 

(어린 미소) 오늘은 아빠가 캐러멜 사 왔어

 

오빠 거 많이 남겨 놨어

 

언니들이 다 뺏어 먹으려 했는데

 

미소가 오빠 거 다 지켰어

 

오빠, 미소 보러 안 와?

 

미소 까먹은 거 아니지?

 

오빠가 미소 보러 얼른 왔으면 좋겠다

 

오빠, 나 오빠 이름 까먹었어 기억이 안 나

 

미소 이제 글자도 잘 쓰는데

 

생각이 안 나서 못 써

 

빨리 와서 이름 가르쳐 줘

 

[일기장을 탁 덮는다]

 

미소는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산새 울음] [영준이 숨을 후 내쉰다]

 

(영준) 김 비서, 그럼 이제 아까 못다 한 얘기를 좀 나눠 볼까?

 

네?

 

난 질투와 승부욕에 사로잡혀 고백을 한 게 아니야, 절대

 

그건 오해… [휴대전화 벨 소리]

 

[영준의 한숨]

 

[옅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무슨 일이지?

 

네가 왜 미소 전화를 받지?

 

같이 있으니까

 

뭐?

 

급한 일 아닌 거 같으니까 이만 끊지

 

우리 지금 중요한 얘기 하고 있는 중이거든

 

[통화 종료음]

 

(미소)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말했잖아 지금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라고

 

저도 말씀드렸을 텐데요 제가 꼭 찾고 싶은 기억이라고요

 

그래서 계속 형을 만나면서 과거 기억을 찾으려고 애써야겠다?

 

 

내가 이렇게 싫다는데도?

 

네 [영준의 기가 찬 숨소리]

 

[한숨]

 

[한숨]

 

[한숨]

 

(마음) 와, 와, 저기 있다, 와! [철의 다급한 신음]

 

(세라) 양 비서님, 파이팅!

 

[영옥의 힘주는 신음] 양 비서님, 파이팅!

 

[철의 아파하는 신음] - (영옥) 잡았다, 잡았다! 잡았다 - (마음) 와! 잡았다, 잡았다

 

[영옥과 마음의 환호성]

 

[세라의 못마땅한 신음]

 

(세라) 아, 뭐예요? 불곰도 다 때려눕히게 생겨 가지고

 

[철의 힘겨운 신음]

 

(철) 의외로 제가 좀 허약해서…

 

(세라) 자랑이네요, 쯧

 

뭘 봐요?

 

산에서 보니까 새삼 내가 더 이뻐 보여요?

 

벌레…

 

뭐요?

 

내가 지금 벌레처럼 생겼단 거예요?

 

그게 아니고 여기 벌레 있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라의 비명]

 

(세라) 벌레, 어떡해!

 

으악, 내, 내 옷에 벌레가 들어갔어, 지금!

 

으악, 어떡해! [세라의 괴로운 신음]

 

(세라) 어떡해, 내 몸에 벌레가 들어갔어! [귀남의 당황한 신음]

 

[세라가 기겁한다] (귀남) 어어? 왜, 왜, 왜 그러세요?

 

(세라) 내 옷에 벌레가 들어갔어요!

 

아, 어떡해, 아! [철과 귀남의 당황한 신음]

 

(귀남) 어유, 저, 저는… [귀남의 다급한 신음]

 

(세라) 아, 어떡해, 아이씨!

 

[세라의 비명]

 

[긴장되는 효과음]

 

[비장한 음악]

 

(귀남) 아, 저기…

 

김지아 씨 못 봤습니까?

 

(세라) 예? 아, 예

 

- (귀남) 아유, 진짜 - (세라) 예, 예

 

(귀남) 아씨, 어디 있는 거야, 진짜?

 

[비장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까마귀 울음 효과음]

 

[떨리는 숨소리]

 

[빗방울이 후두두 떨어진다]

 

[놀란 신음]

 

[다급한 숨소리]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아련한 음악]

 

부회장님

 

그냥 써

 

이럴 때 아니면 김 비서가 언제 900만 원짜리 우산을 써 보겠나

 

이 재킷 리미티드 에디션이거든

 

일단 비부터 피하지

 

감기 걸리면 어떡하지?

 

저 괜찮아요, 저 의외로 튼튼해요

 

김 비서 말고 나 말이야

 

나 감기 걸리면 어떡하냐고

 

아, 추위 많이 타시죠?

 

[미소가 피식 웃는다]

 

아, 비가 언제 그치려나?

 

[긴장되는 효과음]

 

[미소의 비명] [미소의 다급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영준) 김 비서, 이제 괜찮아

 

무서워할 거 없어

 

[미소의 겁먹은 숨소리]

 

괜찮아

 

김 비서, 이거 받아

 

이거 먹고 진정해

 

[잔잔한 음악]

 

(어린 미소) [울먹이며] 오빠, 나 집에 갈래

 

(소년) 미소야, 그만 울어

 

뚝 하면 맛있는 거 줄게

 

맛있는 거?

 

(소년) 자, 여기 캐러멜

 

먹고 울지 않기다?

 

약속해

 

맛있게 먹어

 

[떨리는 숨소리]

 

[당황한 신음]

 

감사합니다

 

(영준) 좀 괜찮나?

 

네, 많이 괜찮아졌어요

 

(영준) 이제 비가 그친 거 같군

 

이제 슬슬 내려갈까요?

 

[피식 웃으며] 가지

 

(영준) 조심

 

(미소) 그 사건 이후로 거미 공포증이 생긴 거 같아요

 

어렸을 때 당했던 유괴 사건 말이에요

 

그때 방문 밖에

 

엄청 커다란 거미가 있었거든요

 

어렸을 때 갔던 곳을

 

성인이 돼서 다시 찾았을 때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 알아?

 

'여기가 이렇게 좁았나?'

 

'이렇게 작았나?' 하는

 

네?

 

몸이 작은 어린 시절엔

 

상대적으로 모든 사물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지

 

그래서 어릴 때 봤던 거미가 크게 느껴졌을 테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그런 걸까요?

 

개 키워 봤나?

 

아니요

 

난 오래전 최고 혈통의 골든레트리버 한 마리를 키웠었지

 

이름은 빅뱅 안드로메다 슈퍼노바 소닉

 

[피식 웃는다] [헛기침]

 

그 개 이름 어렸을 때 부회장님께서 직접 지으신 거죠?

 

당연하지

 

빅뱅 안드로메다 슈퍼노바 소닉은 무척 순했어

 

잘 짖지도 않고 영리하고

 

씁, 그랬던 빅뱅 안드로메다 슈퍼노바 소닉이…

 

(미소) 그냥 줄여서 빅뱅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요?

 

(영준) 안 되지

 

어쨌든 그 녀석은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있었어

 

개껌을 주면 꼭 땅에다 묻더라고

 

그것도 묻어 뒀다가 다시 꺼내지도 않고

 

묻어 둔 채로 잊어버리면서

 

씁, 사람으로 치자면 건망증 같은 거였을까요?

 

그럴지도

 

빅뱅은 오래전 죽고 없지만

 

아직도 우리 집 마당 어딘가엔

 

그 녀석이 묻어 둔 개껌이 남아 있겠지?

 

근데 그걸 굳이 파헤쳐서 찾아낼 필요가 있을까?

 

애써서 파냈는데 군데군데 썩어서 흉측한 모습일 수도 있잖아

 

 

김 비서가 아픈 기억을 굳이 찾아내는 게 싫었을 뿐이야

 

[잔잔한 음악]

 

(영준) 그 일로 우리 가족도 형도

 

오랜 시간 힘들어했었거든

 

김 비서가 같은 시간을 겪게 될까 봐

 

걱정됐다고

 

[입소리를 쯧 낸다]

 

물론 김 비서 말대로 질투가 났던 것도 맞고

 

부회장님 마음 잘 알겠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저보다는 가족들을 위해서 살아왔어요

 

직업마저도 저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고요

 

그래서 전 살면서 배려라는 걸 별로 받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그날

 

무서웠을 수도 있는 그 순간에

 

오빠가 저를 지켜 줬어요

 

제가 살면서 받은 가장 큰 배려였고요

 

제게 그런 배려를 처음으로 해 준 성연 오빠와의 만남을

 

너무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영준) 김 비서가 원하는 거, 알고 싶은 거

 

다 받아들일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내가 다 감당하지

 

김 비서의 모든 거

 

감당할 자신 있어, 나

 

[잔잔한 음악]

 

(마음) 분위기가 좀 이상한데요?

 

(영준) 내 꿈 꿔도 좋다고 허락해 주지

 

그럼 오늘 밤 달콤한 키스를…

 

난 뭐,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나?

 

나도 하고 싶어, 하고 싶다고

 

(치인) 키스하는 연인들의 이미지를…

 

죄송합니다 다시 만들라고 전달하겠습니다

 

너 김 비서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최 여사)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인데

 

(성연) 난 겨울이 좋거든

 

(영준) 눈을 감으면 가끔씩 귀신이 나타나

 

극복할 거야

 

나 이영준이 극복 못 할 일 따위는 없으니까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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