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13
- 부원장님 - [부원장] 네
그거 드리세요
[도준] 이건 한신병원 정신과 의사의 소견입니다
보시죠
정신 착란 등에 의한 피해망상 발작이 다발하여
이로 인한 자살 기도의 우려가 크므로
즉시 격리 및 보호와 치료가 필요하다
- 맞죠? - [경찰청장] 네
[도준] 그리고 제가 이 아이의 유일한 법적 보호자
- 맞죠? - [경찰청장] 네
[도준] 저는 앞으로도 공권력과 변호사 등이
이 아이를 만나는 것을 막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의사의 소견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니 청장님도 이 아이의 피해망상에
동조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덧붙여
청장님과 우리 아버지와의 돈독한 신의도
잊지 않으시길 바랄게요
[한숨]
[계속되는 어두운 음악]
[끼익 - 타이어]
[경호원1] 이 차 뭐야?
- [경호원2] 막아 - 나와
[김 형사] 나와, 나와, 나와
뭣들 해? 얘 빨리 데려가
[도준] 아픈 애는 입원을 해야지
[경호원]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 이거 놔 - [김 형사] 경찰이야
잠깐!
- [김 형사] 놔 - [잦아드는 음악]
- 경찰이라고 - [경호원] 안 됩니다
뭐야, 이건 또?
[도준] 청장님 이 친구 체포해 주십시오
이 친구가 거짓 사망 선고를 하고
제 동생을 빼돌린 의사입니다
당신은 이제
한여진의 법적 보호자가 아니야
[의미심장한 음악]
뭐?
제가
한여진의 법적 보호자입니다
[놀란 숨소리]
[성훈/속마음] 여권
혼인 신고였어
이제 알겠어?
[여진] 이제부터 이 사람이
내 법적 보호자야
안 돼
이건 무효야
제정신이 아닌 애가 헛짓거리 한 거야
그럼 혼인 무효 소송이라도 해 보시든가
[경찰청장] 맞는 말씀이네요
한 회장님, 소송을 하시죠
두 분의 신변 보호 요청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회장님,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성훈] 우리에겐 비밀 장부가 있습니다
일단 한 발짝 빼시죠
[여진/속마음] 안 돼, 한도준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도준/속마음] 여진아, 경찰?
결국 내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어
그래요, 청장님
청장님이 이 아이를 잘 좀 돌봐 주세요
아픈 아이니까
[한숨]
나는
미국에 전화 좀 해 봐야겠네
아픈 아이가 또 있다 그래서
걔도 잘 좀 돌봐 달라고 해야겠어
[고조되다 멎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왜 그랬어?
그냥 소현이만이라도 미국 가게 놔두지
- [무거운 음악] - [여진] 그랬더라면 어쩜
이 사람도 나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았을 텐데
아니지, 그 이전에 차라리
오빠한테 회사를 맡겨 달라고 했었더라면
그렇게 해 줬을 텐데
진짜?
그런데 네가 여태 나한테 맡겨 왔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럼 아빠 유언도 보지 않았을 거고
[여진] 아빠가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몰랐을 거고
그리고
성훈 씨와 오빠의 밀약도
몰랐을 텐데
[도준의 헛웃음]
[도준] 얘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여진] 왜
그 사실이 대정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당신
당장 이것들 잡아넣어
한 회장님
당장 잡아넣지 않으면
[도준] 당신들 모두 모가지 날아가는 수가 있어
내게
당신들의 약점이 고스란히 담긴
비밀 장부가 있다는 사실
잊지 마
회장님
[여진/속마음] 됐어
다들 오라고 해
아, 총장님
역시 경찰이 말이 안 통하네
검찰 쪽에서 지휘 좀 해 주시죠
[검찰 총장] 그러죠
근데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네요 한 회장님
여기 있는 사람들은
회장님의 비밀 장부에 발목이 잡힌 사람들이 아닙니다
뭐?
[도준] 어디서 오리발을 내미실까?
장부에 다 있는데
[경호원1] 어떻게들 오셨습니까?
- [검사] 검찰입니다 - [경호원2] 안 됩니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검찰 총장] 여기 있는 분들은
정부와 국회 비리 조사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십니다
어젯밤 회장님 명의의 핸드폰으로
검은돈 폭로 협박과 함께
조문 압력 문자를 받고
현장 조사차 이곳에 온 거죠
이봐요
난 그런 문자 보낸 적이 없어
야, 비서실장!
[검사] 그럼 뭐 회장님 핸드폰이나 좀 보여 주시죠
[비서실장] 핸드폰
여기 있습니다
[휴대폰 조작음]
[쿵 - 효과음]
뒤져
[긴장되는 음악]
이거 놔!
[도준] 안 돼 그거 내 거야, 손대지 마
놔!
놔!
너희들이 이러고도 살아남을 것 같아?
고맙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이게 저희가 찾던
과거 정권의 비리 증거라서요
[당황한 숨소리]
너 일부러…
이 개자식이…
여진이랑 짜고 날?
체포해
뭐야? 영장도 없이 날 체포하겠다고?
[도준] 이건 무고야!
[검찰 총장] 저, 판사님
어떻게 할까요?
영장이 없다는데요
데려가세요
영장 도착해 있을 겁니다
뭐 해?
[검사] 당신을 협박 비자금 조성 및 수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 합니다
수갑 채워
[달칵 - 수갑]
[도준] 고 사장님
변호사 부르세요
예
[어두운 음악]
어, 여기 서울인데
어, 거기 뉴욕에서 특별히 엄중 경호 들어갈
VIP 한 분이 생겼어
[보안실장] 이름은 김소현이고
어, 지금 병원에 계시대
- [통화 연결음] - [작게] 아, 네
[이 형사] 고성훈 사장님
당신을 살인 교사 혐의로 긴급 체포 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고
청장님 어떻게, 체포해도 되겠습니까?
살인 교사?
증거는?
증인, 증거 다 있습니다
근데 뭘 물어!
아이, 죄송합니다
충성!
자, 후딱 가십시다
[이 형사] 김 형사
- 자 - [김 형사] 가시죠
[요란한 카메라 셔터음]
네, 네, 알겠습니다
보안 2팀! 다 따라와!
[무거운 음악]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경호원] 막아 봐!
[저마다 소리친다]
[태섭] 귀환을 경하드립니다, 영애님
아니, 회장님
[사장들] 경하드립니다, 회장님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 [경호원1] 막아! - [경호원2] 네
[요란한 카메라 셔터음]
- 길을 내주세요 - [사장] 네, 회장님
야, 다들 비켜!
[비장한 음악]
[계속되는 카메라 셔터음]
제가 오늘 이렇게 무사히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이 사진 속의 인물
부당하게 해고당한 한신일렉트릭의 사우
김영미 씨의 희생 덕분입니다
[여진] 그동안 사우 김영미 씨의 행세를 하면서
목숨을 지킨 저는
깊은 감사와 함께
용서를 구합니다
저와 한신그룹은
유족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와 모든 한신 식구들은
깊은 슬픔으로
사우 김영미 씨를 떠나보내는 장례식을 거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김영미 씨는 정직원으로 신원이 복권될 것이며
충분할 수는 없겠지만 제 마음을 담은 보상이
유족들에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울러 억울하게 해고당한
다른 사우들도 복직될 것이며
한신일렉트릭의 매각은
철회될 것입니다
[직원들이 환호한다]
[여진/속마음] 김영미 씨
당신의 제단에 저들의 피가 바쳐질 거야
[검찰 총장] 부디 신임 회장님께선
오라버니 같은 우를 범하진 않으시길…
[여진] 그렇죠
핵무기라는 게
터트리려고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
[검찰 총장의 옅은 웃음]
왜 갑자기 그지가 된 기분이 들지?
말 좀 골라 가며 쓰지
그렇잖아
부자 친구 차에 꼽사리 탄 기분?
죄송합니다, 사모님
어쨌든 축하해, 승리한 거
근데 그 결혼은 가짜지?
좋아, 알았어
좀 있다 얘기하지, 뭐
[무겁고 흥미로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그동안 잘 있었니?
오라비가 자주 찾아와 보지도 못하고
미안하다
[현숙] 앙큼한 년
네가 먼저 꼬리 쳤지!
[떨리는 숨소리]
[현숙의 거친 숨소리]
삐졌어?
알았어
내가 예쁘게 만들어 줄게
어떻게 됐습니까?
계획대로 내일 정오에 실행하라는
비서실장의 지시야
[병원장] 이 과장, 마음 굳게 먹어
어차피 얘는 이렇게 죽을 운명이었어
[부스럭 - 장갑]
[한숨]
걱정 마
아무런 고통도 없을 테니까
[달그랑 - 의료 도구]
[심전도계 비프음]
[수민의 한숨]
나 살았다
- 네? - [수민의 옅은 웃음]
아니, 그럼
우리 영애님이 회장님 되신 거예요?
그렇다니깐
회장은 쫓겨나고
- [호준/속마음] 뭐? 영애? - [어두운 음악]
여진이가 살아 있었어?
아, 안 돼, 안 돼
- [호준] 안 돼 - 이 과장님
- 안 돼, 아, 저… - [수민] 이 과장님
이 과장님
나 잠깐만 나 여기서 나가야 해요, 비켜요
- 이러시면 안 돼요! - 잠…
- 사람 좀 불러 와 - 네
- [호준의 신음] - [수민] 과장님
[수간호사] 남자 간호사 없어요?
- 나가야… - [수민] 이 과장님
[힘겨운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직원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탁 - 차 문]
[채영] 와우, 소문 빠르다
야, 근데 허리 아프겠다 그만들 펴
야, 니네 이제 벌써 내 말은 안 들어?
[채영의 헛웃음]
[어두운 음악]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무슨 용건이라도 남았어?
뭐?
나한테 무슨 용건 남았냐고
가 있어
필요하면 내가 부를 테니까
짐은 싸서 보내
네, 회장님
그러니까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라는 거야?
[헛웃음]
[사이렌]
[김 형사] 고성훈 사장님?
그 친구가 이미 자백을 다 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인정을 하시지
요
성이 김씨라고 했죠?
김 형사님
이제 그만
내 사건은 검찰로 송치하시죠
[헛웃음]
여기서 이래 봤자
서로 피곤하기만 할 텐데
저래 봤자
결국 다 불게 돼 있어요
그 황 간호사하고 원장?
그 두 사람도
저 양반이 죽이라고 시켰더라고
[이 형사] 왜 그랬는지 뭐 아는 거 없습니까?
범행 동기가 있어야 아구를 맞추는데
[긴장이 감도는 음악]
원하시는 게 뭡니까?
원하는 거라…
난 이제 늙었고
[성훈] 가질 만큼 가져 봤고 누릴 만큼 누려 봤어
내가 원하는 게 더 이상 뭐가 있겠어?
글쎄요, 왜 그랬을까요?
[이 형사] 어쨌거나 우리 용팔…
아니, 김태현 선생님
참 천만다행이지, 어?
아니, 나 아니었으면은
이미 어젯밤에 요단강 건넜을 테니까
[팀장] 야, 이 형사야
여기 김태현 선생 아니었음 당신도 건너셨거든?
[어이없는 숨소리]
아, 그렇지만
일의 선후를 보더라도
내가 먼저 목숨 구해 줬으니까…
저…
자백을 안 하게 되면 어떻게 되죠?
뭐, 그렇다면 그냥 저 상태로 검찰로 넘길 건데
살인 교사라는 게 사실 입증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이 형사] 그래도 핸드폰 문자로
살해를 지시한 의도가 분명하니까
[태현] 그래도 계속 저렇게 자백을 안 하면
결국 나오겠네요
뭐 [한숨]
돈도 있겠다
빽도 있으니까
[한숨]
걱정하지 마세요, 어?
아직 상부에서
수사 지침 그거 없잖아요
그러게
[한숨]
[태현] 잘 부탁드릴게요
[이 형사] 걱정하시지 말고
[성호] 한신그룹 법무 팀 김성호 변호사입니다
부군님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군님'요?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진술은 법정에서…
[이 형사] 알았어요, 알았어
그러니까 데려가시라고
쓰읍, 근데 어떡하지?
이미 조서 다 꾸몄는데
죄는 인정하시죠?
네
안 됩니다, 부군님
[이 형사] 어쩔 수 없어요
뭐, 억울하면은 법정에서 따지시든가
그러니까 이제 그만 집에 가시라고
그럼 귀가 조치…
예
그럼 수고하세요, 나오지 마시고요
에이,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그럴 수야 있나요?
[이 형사] 가시죠
[잔잔한 음악]
[태현의 한숨]
[이 형사] 뭐 벌금은 좀 나올 겁니다
- 한 300만 원? - [태현의 웃음]
아이, 좀 깎아 주세요
레지던트 월급 얼마나 된다고
이제 왕진도 못 나가는데
왕진이요?
왜 못 나가요?
[이 형사] 나가세요, 어?
조폭들하고 저, 도망만 다니지 말고
[태현의 웃음]
[태현의 한숨]
그럼 수고하십시오
[이 형사] 네, 그럽시다
용팔아!
[태현] 실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죄송합니다
이런 험한 일 당하시지 않도록 했어야 했는데
용서해 주십시오
아, 왜 이러세요
자, 타시죠, 댁으로 모시겠습니다
댁이면 어디…
어디긴요? 회장님 댁이 부군님 댁이죠
[한숨]
[태현] 실장님
[비서실장] 네, 부군님
[멋쩍은 웃음]
근데 부군이 뭐예요?
그렇게 안 부르면 안 돼요?
죄송합니다
이미 부군님에 대한 호칭은
오늘 오후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
제가 감히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이사회요? - 네
그룹 내 주요 인사에 대한 호칭은
서열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
'그룹 내 주요 인사'
제가요?
당연히 부군님은 한신그룹 내에서
극히 중요한 인사이십니다
아니, 내가 뭐
한신그룹 직원도 아니고
부군님은 한신그룹 최대 주주의
상속자시니까요
그리고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군은 여자로 따지면
사모님 정도의 존칭이니까요
아
[기현] 차라도 좀 더 드릴까요?
됐어요, 더 마시면 잠이 안 와서
[탁 - 문]
[도준] 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가지고 계시던 비자금 장부라는 건
가짜더군요
아, 그래요? 그렇게들 덮으시려고?
그럽시다
하긴 그래야 내 범죄가 성립이 안 될 테니
자네는 좀 나가 있지
예, 알겠습니다
[달칵 - 문]
- 제 말씀을 안 믿으시네 - [탁 - 문]
장부가 가짜라는 말
당연히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의미심장한 음악]
그럼 이제 그 장부는
총장님 금고에 보관되는 건가요?
보험용으로?
쓰읍, 고 사장은 아직 안 왔어요?
뭐, 곧 넘어오겠죠
근데 고 사장이 오면 진짜
동생분을 당해 낼 수 있으시겠습니까?
걔가 머리가 좀 좋긴 하죠
덕분에
졸지에 이런 검사실까지 구경을 다 했으니
근데 조직이라는 게
한 사람의 머리로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걔가 1인으로서는 주식이 좀 많긴 하죠
[도준] 근데 우리나라 재벌이
주식이 많다고 해서 경영권을 가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구경하시다가
나중에 술이나 한잔하시죠
[이 형사] 자, 이제 본게임 시작해 봅시다
됐어요
본게임은 검찰에 가서 할게
[부스럭 - 서류]
그러려면 좀 집에 가서 쉬어야겠는데
[성훈의 피곤한 신음]
집에 가고 싶으십니까?
내 변호사들은 아직 안 왔소?
변호사요?
쓰읍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요
그래요?
하긴 뭐, 이번엔
땅이 좀 크게 흔들렸으니까
[성훈의 웃음]
근데 실장님
[태현] 실장님은 언제 여진…
아
영애 편으로 돌아섰어요?
지난밤에
회장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어, 그렇구나
저, 근데 오늘은 병원으로 가면 안 될까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태현/한숨] 보시다시피 행색도 좀 그렇고
좀 피곤해서
그럴 때 가는 곳이 집 아니겠습니까?
[비서실장] 곧 익숙해지실 겁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아주 편안해지실 겁니다
그리고 나중엔
절대 포기하실 수 없는 곳이
되실 겁니다
[한숨]
[탁 - 차 문]
[한숨]
[비서실장] 이 친구는 앞으로 부군님을 전담할
회장님 경호 팀 소속 경호원입니다
[태현의 당황한 숨소리]
[태현] 저를 전담한다고요?
네
아이고, 저는 경호원 필요 없는데
자네는 잠시 통화 보안 거리를 유지해 주겠나?
이게 통화 보안 거리군요
그렇습니다, 선생
[긴장되는 음악]
부군이라는 호칭에 벌써 익숙해지셨나?
지금 저 현관문으로 들어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군님이 아닌
김태현 선생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좋죠
축하드립니다
이제 선생도 갑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갑도
누군가에게는 필연적으로
을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서실장] 부디 선생께서는
회장님에게만은
을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선생은 우리 모두에게
갑이 되실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제 누구한테도 갑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비서실장]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부군님
아이, 이게 더 기분 나빠요
원하지도 않는 용서를 구하고
죄송합니다
이제 안으로 드실까요? 부군님
[어이없는 숨소리]
[태현] 집이 조용하네요
원래 조용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부군님께서 불편하실까 봐
[비서실장] 일하는 사람들을 모두 물리라 하셨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은 주방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달그락]
[여진] 그러니까 끓는 물에
- 멸치 팩부터 넣고 - [백아연 '이렇게 우리']
좀 기다렸다가 된장을 넣으면 된다는 말이죠?
네
[달그락 - 식기]
[여진] 그리고 나서 나머지 재료들은
여기 순서대로 넣으면 되고
음, 간단하네
♪ 믿을 수 없어요 ♪
♪ 햇살 좋은 날 그대와… ♪
그렇게 만만치 않을걸?
만만치 않은 내 실력 봤잖아
그래, 인정
어서 와
♪ 나를 안아 주세요 ♪
♪ 그대를 사랑해요 ♪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툭 - 잔]
- [와르르] - [채영, 남자의 놀란 신음]
쏘리
'쏘리'? 이봐, 아줌마
뭐? 아줌마?
그래, 아줌마
[남자] 아줌마, 남한테 실수를…
얻다 대고, 씨
아,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손님, 좀만 참으시죠
세탁비는 저희가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남자의 어이없는 신음]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누군데, 네가? - 내가 …
[남자/한숨] 그러니까 누구냐고, 네가!
아, 진짜 별 꼴 같지도 않은 게, 씨, 아이
[쓸쓸한 음악]
[한숨]
내가
누굴까?
[잔잔한 음악]
[여진] 아, 내가 할 수 있다니까
좀만 기다려
내가 우리 엄마표 된장찌개 맛을 보여 줄게
[태현] 기대해
[한숨]
내가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 [툭 - 도구] - 재활 훈련 끝나면
그때 해 줘, 알았지?
[태현] 아
뭐 찾아?
뭐 필요한 거 있어?
음…
엄마 손맛
엄마 손맛?
MSG
- 뭐야 - [태현] 아이, 없나 보다
그게 있어야 제맛이 나는데
구해 오라고 할까?
[부정하는 신음]
지금 이 시간에 누구를 불러서 심부름시켜?
[성훈] 토목 공사를 하다 보면 말이지
발파 작업이라는 걸 하지 않겠소?
그런데
다이너마이트로 발파를 하다 보면은
땅이 한 번씩 크게 흔들리지
그러면
이 쥐새끼들은
다 자기 굴로 숨어 들어가는 법이라우
[어두운 음악]
[이 형사의 한숨]
[성훈의 웃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늘이 뒤집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쥐새끼라는 놈들
결국은
다시 다 기어 나오게 되죠
왜인지 아시오?
자기들이 어디를 가야 먹을 걸 구할 수 있는지
그걸 기억하거든
[한숨]
형사 양반
나
건설업에만 40년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우
짓던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죽어도
다 지은 다리가 무너져도
여태까지 아무 일 없이
이렇게 건재한 사람이우
[성훈의 웃음]
[똑똑 - 문]
[한숨]
변호사 왔어요
아, 그래요?
어이구, 생각보다 일찍 왔네
[성훈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탁 - 주걱]
[달칵 - 밥솥]
[입바람을 후 분다]
[달그락 - 숟가락]
아니, 진짜 식탁에 앉아서 먹지, 이게 뭐야
이렇게 먹어야 더 맛있는 거야
반찬도 없이 어떻게 먹으려고
[태현] 이 시간에 사람 불러서
반찬 찾고 밥상 차리라 그러잖아?
다들 싫어해, 뒤에서 욕해
오
왜?
이제 보니까 교양 있었네
- 나? - [여진] 그거
우리 어릴 때 교양 가정 교사한테 다 배우는 내용이거든
참 별걸 다 배운다
이거 당연한 거야
배워 놓고도 다들 그렇게 안 하니까
[태현] 자, 먹어 봐
- 아 - 먼저 먹어
먼저 먹어
[여진] 아니야, 먼저 먹으라니까
- [태현] 쓰읍 - 응?
[태현] 아
아
음 [놀란 숨소리]
맛있다
맛있지, 그렇지?
아, 맛있다
[여진] 됐어, 그냥 놔둬
다 했어
일하는 사람들 아침에 나왔는데 설거짓거리 있잖아?
[태현] 기분 안 좋아
근데
우리 결혼식은 언제 할까?
결혼식?
에이, 뭐 이미 혼인 신고도 했는데
그리고 결혼식 한 번 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
잠깐만, 내가 누구한테 들었지?
아니, 그럼, 나는 평생
웨딩드레스 한번 못 입어 보라는 얘기야?
그러네, 말이 그렇게 되네
아, 진짜
남자들이 아는 게 뭐가 있겠어
알았어, 당신 마음대로 해
당신 원하는 대로 할게
진짜?
[잔잔한 음악]
근데 당신이라는 말
전에도 들은 말인데
왜 좀 새삼스럽게 들리지?
그러게, 그럼
음…
여보?
- 아, 징그러워, 그러지 마 - [태현의 웃음]
[함께 웃는다]
[여진] 아유
아휴, 요리에 설거지까지
피곤하겠다
그만 들어가 쉬자
당신도 피곤하지?
[태현] 근데 우리 방은 어디야?
우리 방?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무슨 생각?
안 돼
뭐가?
결혼식을 안 올렸으니까 신방은…
에이, 알아, 알아
당신 몸도 성치 않은데 내가 뭐
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여진의 웃음]
내가 말했잖아
당신이
당신의 아픈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고마워
근데 그 때문은 아니야
이미 내 아픈 과거는 다 사라졌어
갈까?
[케이윌의 '내게 와줘서']
♪ 고마워요 그대 내게 와 줘서 ♪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내겐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 줄게 ♪
♪ 이런 내 맘… ♪
그럼 잘 자
집사는 방 안내해 드리고
네
그럼 내일 봐
잘 자
가시죠
[탁]
[풀벌레 울음]
[태현] 아 아직도 퇴근 안 했어요?
타시죠
아, 어디 가는데요?
부군님의 숙소는 동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 다른 건물요?
네
본래 손님들은 동관에 머무십니다
손님?
[어두운 음악]
[변호사] 가족들이 걱정이 많으신 거 같습니다
[부스럭 - 종이]
특히 아드님께서 말입니다
내가 어떡하면 되겠소?
판단은 알아서 하셔야죠
작전 타임 끝입니다
어쩌시렵니까?
이제 그만하면
남들도 다 수고했다고 할 테니까
그만 검찰로 넘기슈
저는 영장이 나오는 대로 구속 적부심 진행하겠습니다
어, 그러슈
윗분들한테 말씀 좀 잘 전해 주시오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겠습니다
[달칵 - 문]
- [성훈] 아참 - [탁 - 문]
설렁탕 안 주슈?
가기 전에 설렁탕 한 그릇 먹어야지
원래 경찰서에서 먹는 설렁탕이 맛있잖아
[한숨]
[팀장] 아, 저 인간, 저거 완전히 능구렁이네 [헛웃음]
어떡하죠, 팀장님?
위에서도 이제 그만 넘기라는데요
뭐, 어쩌겠냐
설렁탕이나 한 그릇 먹여서 넘겨야지
네
[함께 한숨 쉰다]
[태현] 이야
조반은 내려오시기 30분 전에 콜해 주시면
미리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저, 집사님
네
여기 잠깐 앉아 보실래요?
- 네? - [태현] 아이
잠깐 앉아 보세요
[태현의 힘주는 소리]
저, 손으로 한쪽 눈 가리고요
제 코를 한번 봐 보세요
네?
해 보세요, 눈 가리고
[태현] 제 손 보이시죠?
이거 손가락 몇 개예요?
[헛기침]
이게 무슨…
뇌하수체 이상이에요
[태현]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 시신경을 압박해서 - [차분한 음악]
좌우 시야각이 좁아져요
그래서 옆에 있는 사물 잘 못 보고 부딪히곤 하죠
다리의 멍도 그래서 생긴 거 같고
걱정하지 마시고요 병원으로 오세요
양성이면 수술해서 떼어 내면 되니까
아셨죠? 꼭 오셔야 돼요
이미 시야각이 많이 좁아졌어요
네
[김 형사] 아, 이거 안 드세요?
그게 목구녕으로 들어가냐? 쯧
아이, 저 또라이 새끼, 저…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왜 저래?
[팀장] 먹어
[팀장이 우물거린다]
[후루룩]
[의미심장한 음악]
[껄껄 웃는다]
[한숨]
[툭]
- [팀장] 뭐야? - 일단 좀 먹고, 먹고 나서
뭐 하는 거야?
[팀장] 야, 야, 야, 야, 빨리빨리!
[이 형사, 팀장의 다급한 탄성]
빨리 뛰어가! 아이, 씨
- [이 형사] 야, 야, 119 불러 - [김 형사의 다급한 탄성]
고성훈 씨!
아오, 씨
[신음]
아이, 씨
[힘겨운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직원] 코 고시는 소리가 복도까지 들렸다고 합니다
그래요?
가만
베개가 안 좋았나?
왜 코를 골았지?
[옅은 신음]
[똑똑 - 문]
네
식사하시죠
아, 저는 아침 안 먹어요 이따 병원에서 봬요
실망할 텐데요
- 누가요? - 주방 식구들이요
예?
[흥미로운 음악]
우와
[태현의 후 입바람]
저, 이것도 좀 드셔 보시죠
아, 제가 배가 너무 불러 가지고
그리고 시간이…
[멋쩍은 탄성]
잘 잤어?
어, 잘 잤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좀 더 자지
남편이 출근하는데 아내가 배웅을 해야지
남편?
아니, 근데 이게 다 뭐야?
[한숨] 그러게
아, 나 일어나 봐야 돼
잘 먹었습니다
[태현] 아, 배불러
- 나 갔다 올게 - [여진] 응
잘 다녀와
[달칵 - 문]
[옅은 웃음] 요즘은 아침 이렇게 먹어?
저, 부군님 아무래도 뒤로 타시는 게…
아휴, 앞자리가 더 편해요
알겠습니다, 내일부턴 더 큰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쓰읍, 아이, 무슨 말을 못 해
됐어요
[헛기침]
[무거운 음악]
[숨을 후 내뱉는다]
비서실장
네
앞으로 내 자리는 저 문간에 놔야겠어
[여진] 아, 여기까지 걸어오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려서
아님 좀 작은 방에서 하든가
[함께 웃는다]
회장님, 강건한 모습 뵙게 되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함께] 경하드립니다
말도 마세요
3년을 누워 있었더니 근육이 다 퇴화됐어요
[여진]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팔 들기도 힘들고
곧 좋아지실 겁니다
[남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천천히 재활하시면서
뭐, 업무야 저희들에게 맡겨 주시면…
몸이 그렇게 되도록 3년을 누웠는데
누구 하나 깨우는 사람이 없는 거야
[긴장이 감도는 음악]
[여진의 코웃음]
자살을 하려고 해도
팔에 힘이 없어서 목을 그을 수가 있어야죠
[여진의 웃음]
[여진의 한숨]
어젯밤에 한도준 쪽에
구조 조정안을 좀 살펴봤는데
일견 수긍이 가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보니
여러분들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도 짐작이 가고요
[헛기침] 회장님
네, 말씀하세요, 부회장님
[부회장] 네, 외람되지만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오늘 이 방에 모인 사장들은
그나마 회장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직 한도준 회장과
고 사장의 연합 세력이 건재하고
회장님은
정식 총회에 아직 거치지도 않은 상태인데
- 그렇죠 - [부회장] 그런데
저희들을 이렇게 압박하시면
앞으로 한도준 회장과
고성훈 사장 세력 쪽의 반격을 방어해야 할 회장님의 행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합니다만
그도 그렇겠네요
뭐, 그러니 과거사는 조용히 덮어 주시고
저희와 함께
앞으로 발전적인 미래를 도모하시는 것이
[부회장] 좋지 않겠습니까까?
[사장들의 웃음]
[휴대폰 진동음]
[사방에서 울리는 휴대폰 진동음]
[어두운 음악]
[사장1] 고 사장이 죽었어
죽었답니다
[사장2의 헛기침]
아니, 근데 다들 표정이 왜 그러세요?
간밤에 누가 죽기라도 했어요?
그럼 아까 하던 얘기 계속해도 될까요, 부회장님?
아, 네, 아, 그래야죠
말씀하십시오
[여진] 자, 그럼 이제
어떻게 발전적으로 미래를 도모해 볼까?
[잘그랑]
아, 아니, 그건 설마…
네, 우리 아빠가 주신 건데
이제 누가 다음 고 사장이 될지 한번
볼까요?
.용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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