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14
- VIP 도착하셨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쾌한 음악]
아이, 뭐야
- 아, 지하 주차장 - 예?
아, 빨리 지하 주차장으로 가요
-VIP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 - 아이, 왜 그런 말…
- 아, 빨리빨리 - 알겠습니다
[태현의 깊은 한숨]
[보안실장] 어서 오십시오, 부군님
어서 오십시오, 부군님
임시로 원장 서리를 맡고 있는 김주영입니다
아, 예, 안녕하십니까, 원장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아… 예
저, 일단
제 방으로 들어가시죠
- 아, 제가 왜… - 아, 일단 가셔서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깊은 얘기를 좀 나누시는 게…
아, 저랑 무슨 깊은 얘기를…
자, 가시죠, 자
아이, 저…
원장님
[간호사/다급하게]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어우, 선생님, 우와
오늘 그 돈벌레가 출근을 했는데요
새로 오신 원장님하며
각 과 대표 과장님들이 전부 나와서 기다렸는데
그냥 그 앞을 쌩까고 지나갔대요
지하 주차장으로
우와,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죠?
아니
자기가 아무리, 치!
그, 회장 남편이라도 그렇지
일찍부터 나와서 기다리는 자기 스승의 과장님들한테
어떻게 쌩을 까냐고요, 쌩을 까길
어우, 진짜 개싸가지
그럼 너 같으면 거기서 내리겠냐?
그럼요
저 같으면 딱 내려서
이렇게, 크흠!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고, 참, 수고가 많으십니다
왜, 이러면서, 응? 격려도 좀 하고 말이죠
어후, 아니
어우, 개행복해
이런 개…
하, 아잇…
[태현] 아, 저기 원장님 진짜 이러지 마십시오
- 제가 나중에… - [주영] 아, 부군님
이러시면 저희 입장이 난처해집니다
아, 그러니까 그냥…
제가 나중에 따로 차 대접해드릴게요, 예?
아, 부, 부군님
부군님
하아… 그럼 나중에…
아후~ 난리 났네
불편하십니까? 접근하는 게
- 예? - 원장님 말입니다
- 조치할까요? - 뭐, 뭐요?
[띵동 - 엘리베이터]
[과장] 어서 오십시오, 부군님
[함께] 어서 오십시오, 부군님
아이 씨! 미치겠네, 진짜
아이, 부군님, 부군님!
부군님, 부군님, 부군님!
어후, 씨…
[경호원] 저분들 중에 혹시
누구 불편하신 분 있으십니까?
- 있으면요? - 조치하겠습니다
아, 조치하긴 뭘 조치해요?
참…
- [태현] 아, 좀 떨어지세요 - 규정상 불가합니다
[태현] 후…
아휴
쌤, 안녕하세요
- 식사는요? - 했지요
아, 표정이 왜 이래요?
[저벅저벅 - 발걸음]
아휴, 과장님, 안녕하십니까?
어? 어, 어, 김태현 선생
저번에는 죄송했어요
제가 경황이 없어서 무례를…
아닙니다, 부군님 무례라니요
아… 저도 들었습니다
그간 부군님께서 심기도 여간 불편하지 않으셨을 텐데
이, 제가 제대로 헤아리질 못하고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아유, 과장님
아, 왜 이러세요
니들 뭐하고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수간호사] 깨 좀 볶았어요?
[수간호사, 태현 웃음소리]
아이, 깨는 무슨…
정말 잘됐어요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아이, 고맙습니다 다 쌤 덕분이에요
내 덕은요, 무슨
그나저나 소현이는 괜찮아요?
네, 아침에 전화했는데 쌩쌩하더라고
벌써 치료 효과가 있나 봐요
잘됐어요
다 선생님 복이에요
복은 복인데
좀… 걱정이네요
왜요?
윗사람들이 저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뭐, 가뜩이나
돈 좋아하고 빽 좋아하는 놈으로 소문났는데
그런 사람하고 혼인한
그 사람 우습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남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나만 떳떳하면 되지
어쨌든 레지던트 마치고 전문의는 따야 할 것 아니에요
평생 마누라 밥 얻어먹지 않으려면
당연하죠
그러니까 남 의식하지 말아요
근데
저런 사람 달고 다니는데
어떻게 남 의식 안 해요
[포근한 음악]
[수간호사] 김 쌤! 어머?
이거, 왜 이래요?
아이, 거, 좀 그러지 마요
[수간호사] 흐흥~
고마워, 새신랑 오셨네
아~ 제발, 목소리 좀 낮춰요
뭐 어때요, 새신랑보고 새신랑이라는데
어땠어요?
- 뭐가요? - 음~ 알면서
이 다크서클 좀 봐
[태현, 수간호사 웃음소리]
수간호사님 이거 성희롱인 거 아시죠?
둘이서 막~ 코 골고며 잤냐고요 피곤해서
나 이제 높은 사람 됐어요
나 놀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알죠?
뭐? 잘리기밖에 더하겠어요?
참…
아휴, 나도 빨리 잘리고 어디 좋은 데 시집가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밥 좀 먹고 싶네
아하… 참 누나가 편해, 좋아
누나?
아니, 내가 무슨 복이 있어가지고
없던 남동생이
재벌이 돼서 나타났네?
아니, 그나저나 진짜 어땠어요? 첫날밤에?
참 집요하다, 너도
아유, 첫날밤은 무슨 식도 못 올렸는데
혼인신고도 했잖아요
예, 뭐… 작전상?
아니, 이게 무슨 말이에요?
요즘은 결혼식 전에 애가 생겨도 혼수라는 판에
아후, 아, 왜요?
프러포즈는 했죠?
프러포즈요?
이봐, 이봐
아, 왜, 그런 거 꼭 해야 되나?
아휴…
의사 되는 공부만 했지 아는 게 뭐냐?
참, 답답하네요, 어?
하다못해 구리 반지라도 싸~악 끼워주면서
이렇게 싸~악, 슬~쩍, 응? 분위기도 막 잡고, 어?
그래야 하지, 막 들이댄다고 하나?
하! 하긴 뭘 해요?
[다 함께 웃는 소리]
- [수간호사] 아이, 낭만이 없어 - [태현] 하아, 이 누나 미치겠네
[다 같이 웃는 소리]
[남자] 으흠…
- [똑똑똑 - 노크] - [달칵 - 문]
[태현]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아이고, 부군님 오셨습니까?
아이, 선생님, 하, 진짜 이러시면
이러시면 나, 응?
아, 진짜 이러지 마세요, 예?
앉으세요, MRI 찍으셨어요?
[의사/뜸 들이며] 이게 진짜
큰~일 날뻔했어요
큰일 날뻔했어
하, 이 김태현 선생님이 진짜 용하시네
조금만 늦어서도 이거 완전히 눈이 아주 멀 뻔했어요
- 아니면 죽든가 - 예?
아이, 또 뭘 그렇게까지나
아니야, 진짜야
이거 다행히 양성에다가
위치도 그렇고 사이즈도 그렇고
수술만 하면 잘되겠습니다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휴, 감사는
저기, 김태현 선생님한테 하십시오
이게 수술보다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선생님
왜 이렇게 띄워주세요
아잇…
높은 사람 됐잖아, 그리고 너 덕 좀 볼라고 그래, 인마
암튼 뭐 다행이네요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예
고생하셨어요
그 수술 날짜 잡히면 말씀드릴게요
- 들어가세요 - 네
감사합니다
[태현/망설이며] 잠깐만요
저, 혹시 여진이가…
음…
[경쾌한 음악]
[태현] 하…
뭐가 진짜 많네
으흠…
흠…
어, 이거 이쁜 거 같은데
여진이가 좋아하겠죠?
아~
우리 남편이랑 고 사장 쪽에 줄 섰던 사장님들이시구나
[채영의 코웃음]
아빠
어, 너 왔냐?
왜 아빠가 여기 있어요?
[거친 숨소리]
[또각또각 - 발소리]
전임 회장님 사모님 오셨습니다 들여보낼까요?
[달그락 - 찻잔]
들여보내
비켜
야, 한여진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할 수가 있어?
니가 어떻게 우리 아빠를 밖에 세워 놓을 수가 있냐고!
아…
시끄러워서 안 되겠네
- [서늘한 음악] - 도로 내보내
나와요
- 채영아 - 나오라니까요
죽이면 그냥 죽자고요
나와요
하, 채영아, 너 왜 이러냐?
이러지 마라
하
[분에 찬 울먹이는 소리]
[거친 숨소리]
[똑똑 - 노크]
누, 누구야?
태현아
태현아, 어서 와
[불안한 음악]
태현아,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응?
- [겁에 질린 숨소리] - 과장님
[울먹이며] 태현아
[호준의 거친 숨소리]
[뚜벅뚜벅 - 발소리]
지금 이 과장을 만나고 계신답니다
이 과장은 어떻게 할까요?
[코웃음]
하, 그런 걸 나한테 왜 묻지?
죄송합니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호준의 떨리는 숨소리]
[태현] 걱정 마세요
한도준은 잡혀 있고 고 사장은 죽었어요
과장님 해칠 사람 아무도 없어요
뭐? 고 사장이?
왜? 어떻게?
자살이래요, 경찰서에서
자살?
고 사장이?
아니야
그런 인간이 자살할 리가 없어
여진이야!
분명 여진이가 자살하게 만든 거야
- 과장님, 진정하세요 - [호준의 비명]
태현아
나는 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만 한 거야
태현아
니가 영애님한테 제발 말 좀 잘해줘
난 정말 영애님한테
아무 악감정 없었다고, 그냥
그냥,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한 거라고, 그냥, 그냥
진정하세요, 과장님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너 왜 그러는 거야?
너 혹시 날 안심시켜 놓고 갑자기 죽이려는 거지?
- [버럭] 그게 니들 계획이지! - 과장님
저 김태현이에요
제가 과장님 죽일 거면 왜 힘들게 수술해 드렸겠어요?
그렇지
그렇지만
내가 여진이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여진이는
[긴장되는 음악]
분명히 날 죽일 거야
난 알아
그 눈빛
[서늘한 효과음]
으악
살인자
[거친 신음]
과장님, 과장님이 저지른 일은
모두 한도준이 시켜서 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나중에 조사받을 때 그대로만 얘기하세요
그리고 다행히 여진이가 죽지 않았으니까
살인죄로 처벌받지는…
[호준]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조사, 처벌?
한도준이는 곧 나와, 모르겠어?
저들은
처벌을
절대 법에 맡기지 않아
[띠리링 - 전화벨]
[비서] 검찰총장님 전화입니다
네, 한여진입니다
아이고, 회장 취임하시는 거 축하합니다
글쎄요
아직 그런 인사 받기는 조금 이른 거 같은데
내일 주총 결과를 봐야 알겠죠
김영미 씨라는 신의 한 수를 두셔 놓고
너무 엄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우리사주 20%가 모두 돌아섰다면서요?
그래요?
저도 모르는 회사 사정을 총장님이 다 아시네요
[흥미로운 음악]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검찰총장] 별말씀을요
그나저나 관심거리가
저희 청사 안에 또 하나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좀 더 계시다 가라 할까요
아님 그냥 내놓을까요?
하…
글쎄요
놔둬 봐야 총장님 호주머니에서
설렁탕값이나 더 나가지 않겠어요?
그죠?
근데 어째
어린애 물가에 내놓는 것 같아서
영 찜찜하단 말이에요
기다리던 친구도 먼저 갔는데
대신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도 있으니까요
다행이네요
마중 나올 사람이 있다니
임기 얼마 안 남으셨죠?
개업하시면 사무실로 화분 하나 보내겠습니다
네
이왕이면 큰 놈으로다가 기대하겠습니다
[호준의 웃음소리]
처음부터
여진이 수술방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어
그냥
니 엄마한테 갔어야 했는데
[서늘한 효과음]
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으…
[격정적인 음악]
지금
뭐라고 하셨냐고요
태현아…
[경찰차 사이렌 소리]
[박진감 있는 음악]
으윽! 저거 뭐야, 저, 씨!
[끼익 - 급브레이크 소리]
[부하] 안녕하십니까, 형님
아유, 훌륭해, 응?
- 자, 열어, 빨리 끌러 봐 - 네
[경호원] 괜찮으십니까?
[서늘한 음악]
[호준] 여진이가 성훈이하고 병원에 실려 온 날이
바로 니 엄마도 실려 온 날이야
[긴박한 음악]
다들 어떻게 하면 여진이 수술방에 얼굴 한번 비칠까
신경전이 난리도 아니었어
오케이, 지금이야
유창석이 빨리 들어가
예
[병원장] 유창석이 들어가면 진 과장은 빠져
옆에서 대기한다
[호준] 당시 과장님이
강 교수 보고 니 엄마한테 가라고 했는데
강 교수 그 인간이
후배인 나한테 또 미루는 거야
[강 교수] 야
넌 여기 있지 말고 3번 수술방으로 가봐
너 지금 반항하는 거냐?
아니, 과장님이 선배한테 시켰다면서요
하, 이 새끼가 어디서
난 분명히 너한테 얘기했다, 가봐
[호준] 그렇게 서로 미루는 사이에
[삐삐삐 - 경고음]
[병원장] 아잇, 쟤 왜 저래? 야!
거기 이호준 있지? 빨리 들어가
예
난 여진이 수술방에 투입됐어
[삐 - 심박기]
하… 어레스트다
[호준] 미안하다
- 엄마 - [호준] 태현아
[태현/오열하며] 엄마, 엄마
[호준] 그리고 나중에야
니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어
[호준/울먹이며] 태현아
난 가려고 그랬어
그런데 갑자기 여진이 수술방에 투입돼서…
하아, 나도 최근에야 그 사실을 알았어
[처연한 음악]
그분이 니 엄마였다는 걸
그래, 난 죽어 마땅한 놈이야
[떨리는 목소리] 하지만
하지만 태현아
[울음을 토하며] 제발 나 좀 살려다오
태현아…
태현아…
태현아…
[이 형사] 아주 미치겠네, 진짜, 씨!
호송 경관이 그러는데 이놈들 일당이랍니다
그것도 아주 순식간에 끝내 버렸더라고요
하, 아주 영화네, 영화, 어?
뭐야
살인 교사한 놈은 자살을 하고
살인한 놈은 일당이 와서 구출을 해 가?
하, 대체 뭐냐, 이거, 이 씨!
- 도로 방범 카메라들은? - 아, 예
[바스락 - 수첩 넘기며] 아, 그것도 제가 확인을 해봤는데
이 범행에 사용된 SUV 차량이
3킬로 떨어진 외곽에서 발견됐더라고요
하아… 씨!
게다가 중간에 차를 바꿔?
[어두운 음악]
[조직원] 뭐, 이 정도면 되겠습니다
앞으로 종종 부탁 좀 합시다
[조직원] 저희가 감사하죠
단골이 가고 나니 이렇게 또
새 손님이 찾아주시고
[긴장되는 음악]
형님
미안합니다
너, 이 새끼, 야!
야, 너 이 새끼!
[겁에 질린 비명]
[여 집사] 어서 오십시오, 부군님
예
[흥미로운 음악]
투항자들입니다
전임 회장님과 고 사장 편에 섰던 사람들이죠
들어가 보세요
[한 사장/간절한 말투로] 회장님, 진짜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저 정말 고 사장이 그런 계획을 세운 줄 몰랐습니다
전 오직 영애님을
한도준의 손에서 구해내서
회장으로 모실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정말입니다, 믿어주십시오!
믿어달라…
그런데 회색 넥타이를 매고
맨 처음 내 빈소에 가서 분향을 하셨어요?
그, 그건…
고 사장이 시켜서
할 수 없이 그랬습니다 정말입니다
고 사장이 시켰다?
하긴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서늘한 효과음]
너무 일찍 입을 막았나?
어? 회장님
한 사장님도 말씀이 너무 많으시네요
예?
그냥 신변 정리하시죠
살려 주십시오, 회장님
[오열하며] 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달라고요?
난 죽여달라고 기도했어요
마지막 기회를 드리죠
내 아버지 때부터 고 사장까지
금고 장부 가져오세요, 내일까지
결정은 그걸 보고 내리죠
아, 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나지막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
[놀라는 탄성]
[거친 숨소리]
좀 걷고 싶어요
[케이윌 '내게 와줘서']
♪ 그댄 줄 알았죠 처음 봤던 그 순간 ♪
♪ 숨이 멎을 듯 심장이 멈춰버렸죠 ♪
♪ 나 하나조차 버겁던 내가 그대를 ♪
♪ 그리워 늘 하루하루 바라봤었죠 ♪
♪ 고마워요, 그대 내게 와줘서 ♪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내겐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뚜벅뚜벅 - 발소리]
[긴장감 있는 음악]
하아…
보도자료 제대로 보낸 거 맞아?
[여자] 네
하…
'한신 그룹의 추악한 진실을 고발한다'
[민 실장의 비웃음]
이거 제목 사모님이 붙였어요?
아이, 진짜 유치하다
근데 여기서 뭐 하세요? 여기 아무도 안 오는데
저 인간 내보내
- 이제 그만 나가… - [민 실장] 아니요!
이채영 씨가
한신 그룹의 호텔에서 나가주셔야겠는데요
뭐?
이채영 씨?
그럼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한도준 씨 와이프?
난 그동안 당신이 백치 흉내를 내는 줄 알았지
진짜 백치인 줄은 몰랐네
당신 옛날 애인처럼
집안 망하고
아버지 자살하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나가
[거친 숨소리]
한도준이 없으면
당신도 없어
하…
[흥미로운 음악]
너 라벤더구나
이름이 뭐예요?
이상철이라고 합니다
상철이 형…
여기 전에
무슨 꽃이 피었었는지 알아요?
글쎄요
[여 집사] 전에는
라벤더 꽃밭이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됐어요?
전임 회장님께서 싫어하셔서
없앴습니다
그렇구나
[여 집사] 상철아
어디서 또 남의 집 개가 들어온 것 같은데?
또요?
조치하겠습니다
[상철] 내가 오늘 널 잡고 만다!
- [감성적인 음악] - 아휴, 씨
[개를 쫓으며 소리를 지른다]
이야, 씨, 나가, 나가, 나가!
- [왈왈 - 개] - 야, 들어오지 말라니까, 좀!
[여 집사] 쟤는 왜
개 얘기만 나오면 저렇게 미친 듯이 쫓아다닐까요?
개를 싫어하는 거 아닐까요?
아니요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 거 아닐까요?
쫓아내는 시늉을 하면서라도
개하고 놀고 싶으니까요
그러니까 부군님도 내팽개치고 쫓아갔잖아요
그렇네요
하… 그럼 여 집사님은
여진이 어린 시절 다 보셨겠네요
네
어떤 아이였어요?
무서운 아이였죠
한번은 테니스를 치다가
공에 눈을 맞았는데
그것 때문에 오빠가 선대 회장님한테
엄청 야단을 맞았어요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고
그러자 다음 날
[한숨 소리]
그 라켓은
테니스광이셨던 선대 회장님이
영애님의 손 사이즈와 체중에 맞춰
외국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아주 귀중한 라켓이었거든요
그리고 아가씨는
그 이후에
그렇게 좋아하는 테니스를 두 번 다시 치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오빠를 야단친 아빠에 대한 벌로요
귀엽네요
[옅은 웃음] 왜요? 귀엽지 않아요?
지금도 엄청 귀여운데
하여튼 우린 어린 여진이를 모두 두려워했어요
상벌이 너무나 분명했으니까요
게다가 어린아이가 어른을
그것도 감히 선대 회장님을
벌준다는 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외로웠겠어요
여진이가요
재벌 집이라는 엄청난 무게감에
어린아이의 투정도 두려워하는
어른들 속에 살아야 했으니까
부군님께서는
어제오늘 회장님의 행보를 보시고도
회장님이 두렵지 않으세요?
두려운 게 아니라
안쓰러워서요
정말 회장님을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예
[태현의 한숨 소리]
[태현/웃으며] 아휴, 배고파
어서 와, 얼른 앉아
아니, 거긴 내 자리고
여기 앉아
[옅은 웃음]
거기는
회장님 자리 아니야?
아니
여긴
가장의 자리야
[정인 '사실은 내가']
- 가장? - 응
자기가 우리 집 가장이잖아
쓰읍
이런 조선 시대 여인네 같으니라고
뭐?
얼른 앉아
영 어색한데
[태현의 옅은 웃음]
그리고 여긴 아빠의 자리야
나중에 아이들이 태어나도
아빠가 여기 앉아 있는 걸 보는 게 좋지 않겠어?
왜? 아이들 싫어해?
[콧소리로] 으응
좋아
좋아서
이것도 좀 먹어봐, 고구마 줄기
이거 좋아하는 거라며
[코웃음]
어떻게 알았어?
미국에 있는 소현이랑 통화했지
소, 소현이랑?
응
[태현의 한숨]
고마워
뭘 그 정도 가지고
[장난스럽게] 앞으로 놀랄 일 많을 거다
참, 소현이 몸이 엄청 좋아졌대
우리 뉴욕 법인 사장이 그러는데
병원에서도 아주 고무적이라고 한다는 거야
잘하면 한 달 안에 수술 스케줄을 잡을 수도 있다는데?
내 말 듣고 있어?
나
당신한테 부탁이 있어
뭔데?
뭐든지 말해
복수를
멈춰줘
[불안한 음악]
이 과장
건드리지 마
응?
이 과장을 건드리다니
다 알아
당신이 이 과장 죽이려 한다는 거
우릴 위해서야
아니야
그건 우릴 위해서가 아니야
그러지 마
[한숨 소리]
[서늘한 효과음]
[여진] 후우…
[탁 - 컵 놓는 소리]
하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과장은 죽을만하잖아
소위 의사라는 인간이
생사람을 3년간 어둠 속에 가뒀어
그리고 마지막엔
저항할 수 없는 그 여자의 경동맥을 잘랐어
그런 인간을 용서하라고?
알아
당신 마음 이해해
그래도 이건 아니야
당신이 하려는 건
정의가 아니야
그냥 살인이라고
그럼 이 과장 같은 사람이 벌을 받지 않는 게 정의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
왜
왜 당신이 벌을 내려
하!
그럼
법에 맡겨?
의료법 위반
아님, 살인미수?
CCTV도 없는 비밀의 방에서 이뤄진 일이야
그걸 가지고 내가 공개적 법정에서
자살을 시도했느니 안 했느니 다툼을 해야 해?
소위 말하는
한신 그룹의 추악한 진실을 세상에 공개하면서
[코웃음]
복수가 없으면
정의도 없어
난 악어들의 왕이야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내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은 즉시 날 물어뜯어 끌어내리려고 할 거야
그래서 그들은 두려움을 느껴야 해
나한테 감히 그런 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언젠가 또다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나타날 거야
그리고
자기도 이제 나랑 같은 운명이야
자기가 내 상속자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태현아
내 말을 들어
내가 이러지 않으면
너도 위험해져
회사 일은 나한테 맡겨
이것도 좀 먹어봐
이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거다
아니야
당신은 바꿀 수 있어
지금 당신은 그럴 힘이 있어
당신이 용서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함부로 얕볼 수 없어
오히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 용서해 줘
제발
태현아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그래서 난 널 좋아해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이해 못 해
3년간 암흑에, 감옥에 갇혀보지 않았으니까
- [처연한 음악] - 아무리 애를 써도
손가락 하나
눈꺼풀 하나 움직일 수 없는
몸속에 갇혀보지 않았으니까
차라리 죽게 해달라고
기도해 보지 않았으니까
난
날 그 감옥에 가둔 인간들을
모조리 단죄할 거야
원장과 황 간호사도
내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야
무슨 일이시죠?
예, 이 과장님을 일반 병동으로 옮기려고요
[수간호사] 아니 그걸 왜 보안과에서
마음대로 하시는 건데요
오더 났어요, 확인해 보세요
야, 니들 뭐야, 어?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저희 아무것도 연락받은 거 없어요
잠깐만요
정신과?
[띵동 - 휴대폰 알림음]
[수간호사/다급하게] 사람들이 이 과장님을 끌고 가요
당신을 가둔 자들을
모두 단죄하겠다고?
당신을 거기에 가둔 사람이 누군데?
- 뭐? - 당신을 거기에
재운 사람은 당신 아버지고
깨우지 않은 사람은 당신 오빠야
이 과장이 아니라고
그 사람은
그저 당신들이 준 돈에
의사의 영혼까지 팔아버린
불쌍한 간수이자 사형집행인에 불과해
당신은 당신들의 하수인한테 분풀이를 하고 있는 거야
나도
당신이 매수한 간수였잖아
[흥미로운 음악]
그래, 이 과장
당신한테 죽을 짓 했어
당신 원수 맞아
그래도 당신은 이 과장 죽여서는 안 돼
당신 아버지하고 오빠가 그 사람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죽일 수 없어
죽일 수
있어
난 그 인간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그럼 난?
[의미심장한 음악]
난 당신들을
어떻게 용서해야 되는데
난 너한테 용서받을 짓 한 적 없어
과연 그럴까?
복수를 멈춰줘
마지막 부탁이야
[쨍그랑 - 유리 깨지는 소리]
[무거운 음악]
[호준의 신음]
[서늘한 효과음]
[호준] 아, 아, 아악, 으악!
[처절한 비명]
[휴대폰 진동음]
[민 실장] 일단 멈추세요
잠깐
[거친 숨소리]
이 과장님, 오늘 운이 참 좋으신 것 같네요
[보안실장 웃음소리]
다시 올려놔
[힘주는 소리]
무슨 일이에요?
이제 그만 귀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기자들이 없는 시간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고 사장은, 고 사장은 넘어왔어요?
아니요
하, 뭐야
벌써 경찰서에서 해결한 거야?
예, 잘 해결했습니다
하!
그럽시다
[도준] 뭐 이렇게 오버할 필요는 없다는데
나 앞문으로 나가도 상관없어요
참…
암튼
총장님께 잘 쉬었다 간다고 전해주세요
하… 네, 그럼
하
- [검사] 안녕히 가십시오 - [도준] 우리 검사 양반도
내가 나중에…
하
싸가지 하고는, 씨…
[자동차 소음]
다들 어디 있는 거야?
하…
하! 아, 참, 참…
이 새끼는 배신자지
너 두고 보자
[휴대폰 조작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하… 대체 뭐 하느라고
아…
[휴대폰 벨 소리]
고 사장님 대체 뭐 하느라고 사람을 쪽팔리게
[남자] 누구십니까?
누구? 비서?
나 한도준이야, 고 사장 바꿔
[남자] 고성훈 사장님 아들입니다
아들?
나 아버지 회사 사람이야
아버지 계셔?
[아들]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쿵 - 강조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뭐?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다시 말해봐
[극적인 효과음]
[휴대폰 조작음]
-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 하아…
- [휴대폰 조작음] - 이, 씨…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기가 찬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휴대폰 벨 소리]
당신이 웬일이야?
오늘 나왔다며?
그럼, 나왔지
제까짓 것들이 날 잡아둘 수가 있나?
근데
어떻게 알았어?
그래도 가족이라고
나한테 연락이 오더라
그래?
[처량한 음악]
가족…
그래, 마중은 나왔고?
[도준/힘 있게] 그럼, 당연하지
지금 마중 나온 사장들하고
술 한잔하러 가는 길이야
택시 타려고?
어
어?
지갑이나 가지고 다녀?
하…
[깊은 한숨]
그래, 이제 속이 좀 시원해?
어
아주 시원해
미안하다, 채영아
하
미안한 줄은 알아?
어
밥은 먹었어?
어
그럼
어디 가서 술이나 한잔할까?
좋지
거기서 기다려 내가 그쪽으로 갈게
아니야, 내가 건너갈게
아니
이번에는
내가 당신한테 갈게
하아…
그래
- 고마워 - [째깍째깍 시계 효과음]
[째깍째깍 효과음이 커진다]
- [극적인 음악] - [가속하는 엔진음]
[급브레이크 효과음]
- [쾅] - [채영의 놀란 숨소리]
[남자] 아이고, 괜찮으세요?
[연신 울리는 자동차 경적]
아니,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 [도준의 거친 숨소리]
- 별로 다치진 않은 것 같아요 - [남자] 그래요?
[안도하며 내뱉는 숨소리]
괜찮으면 안 되는데
- [퍽] - 으악!
헉!
[털썩]
죽지는 마슈
- [차 문 여닫는 소리] - 하, 여보
[급가속하는 엔진 소리]
여보, 여보!
[다급하게] 여보, 여보
하아, 어떡해, 여보
여보!
[끼익 - 급브레이크]
[채영/울먹이며] 아, 어떡해
[남자] 저리 비켜요
하나, 둘, 셋!
[채영/작게] 감사합니다
지금 어,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지금 어디, 어디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네?
저, 아저씨, 어…
[다급하게] 지,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탁 - 차 문 닫는 소리]
[극적인 효과음]
[작게 웅얼대며] 안 돼…
.용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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