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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15

 

[여진] 난 악어들의 왕이야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내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은 즉시 날 물어뜯어 끌어내리려고 할 거야

 

그래서 그들은 두려움을 느껴야 해

 

나한테 감히 그런 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넌 절대로 날 이해 못 해

 

3년간 암흑의 감옥에 갇혀보지 않았으니까

 

[여진] 난 날 그 감옥에 가둔 인간들을

 

모조리 단죄할 거야

 

[케이윌의 '내게 와줘서']

 

♪ 그댄 줄 알았죠 ♪

 

♪ 처음 봤던 그 순간 ♪

 

♪ 숨이 멎을 듯 ♪

 

♪ 심장이 멈춰버렸죠 ♪

 

♪ 나 하나조차 ♪

 

♪ 버겁던 내가 그대를 ♪

 

- [달그락 - 핸드폰] - ♪ 그리워 ♪

 

♪ 늘 하루하루 ♪

 

♪ 바라봤었죠 ♪

 

[태현] 당신을 거기에 가둔 사람이 누구인데?

 

- [어두운 음악] - 당신을 거기에

 

재운 사람은 당신 아버지고

 

깨우지 않은 사람은 당신 오빠야

 

이 과장이 아니라고

 

[태현] 그 사람은 그저 당신들이 준 돈에

 

의사의 영혼까지 팔아버린

 

불쌍한 간수이자 사형 집행인에 불과해

 

나도

 

당신이 매수한 간수였잖아

 

[태현] 그래, 이 과장

 

당신한테 죽을 짓 했어

 

당신 원수 맞아

 

그래도 당신은 이 과장 죽여서는 안 돼

 

당신 아버지하고 오빠가 그 사람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죽일 수 없어

 

[여진/독백] 태현아

 

지금 내 방으로 와줘

 

여보세요?

 

[안내 음성] 통화 중이어서 삐 소리 후 소리샘 퀵 보이스…

 

[불길한 음악]

 

[채영] 닥터 김

 

나 좀 도와줘

 

[보안 요원/휴대 전화] 네, 회장님

 

방금 부군님한테 전화한 사람 누구야?

 

[보안 요원] 잠시만요

 

전임 회장님 사모님이십니다

 

[긴장되는 음악]

 

[한숨]

 

[보안 요원] 그리고 지금 부군님이 저택을 막 벗어나셨습니다

 

[휴대 전화 버튼 음]

 

사모님, 어떻게 된 거예요?

 

와줘서 고마워, 닥터 김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제발 우리 남편 좀 살려줘

 

"수술실"

 

사모님, 잠시만요

 

[심전도계 비프음]

 

[위잉 - 기계음]

 

[드르륵 - 기계음]

 

- 사모님 - [채영] 어

 

어떻게 됐어?

 

- 좀 앉으시죠 - 어

 

[태현] 시간이 조금 걸릴 거예요

 

집도의가 실력 있는 교수님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그렇지? 그런 거지?

 

그럼요, 잘될 거예요

 

닥터 김, 고마워요

 

[태현의 옅은 웃음]

 

[태현] 아, 사모님답지 않게 왜 이러세요

 

힘내세요

 

나답지 않게?

 

나다운 게 뭐지?

 

그걸

 

잊어버렸네

 

[무거운 음악]

 

가장 나다운 건

 

한신그룹 회장 한도준의

 

날라리 마누라였는데

 

그리고

 

그 사람을 괴롭히고 조롱하는 게

 

나다운 일이었는데

 

회장님

 

좋아지실 거예요

 

그런데 그 모든 일이

 

전구가 나가듯이 툭 끊어져 버렸어

 

이제 내가 바라던 대로 됐는데

 

왜 이 모든 게 어색하지?

 

그리고

 

왜 저 사람이 불쌍해 보이지?

 

그건 저하고 똑같네요

 

어색하고 불쌍하고

 

[채영의 들이켜는 숨소리]

 

저 사람 잘못되면

 

여진이 용서 못 할 것 같아

 

만약에 그렇게 되면

 

그 사람도 마음 아플 거예요

 

뭐?

 

'그 사람'?

 

한여진?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여진이가 한 일이야

 

[쿵 - 효과음]

 

예?

 

한도준이 검찰에서 나오는 걸 아는 사람은

 

나와 여진이뿐이었어

 

[강렬한 음악]

 

아, 그럴 리가요

 

방금 내가 확인했어

 

회장님은

 

길거리 취객이나 불량배가…

 

내가

 

직접 봤어

 

[새 울음소리]

 

수술 센터 앞에서 올케분을…

 

[긴장감 있는 음악]

 

죄송합니다

 

[의사] 어

 

[태현] 교수님 어떻게 됐어요?

 

[교수] 어, 뇌가 부어서 일단 뚜껑 열고 뇌압을 좀 내렸어

 

피떡도 제거했으니까…

 

살 수 있는 거죠?

 

걱정하지 마세요

 

뭐, 일단 경과를 봐야겠지마는 지금은 뇌압도 정상이고

 

거 보세요

 

환자는요?

 

회복실에서 ICU로 내려갔으니까 한번 가봐

 

[태현] 감사합니다

 

[채영] 감사합니다

 

아휴, 아이구

 

사모님께서 이러시니까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응

 

[태현] 가시죠

 

[어두운 음악]

 

한도준 회장님이요?

 

아니요, 안 오셨는데요

 

수술하셨어요?

 

하… 이상하네

 

회복실에서 ICU로 내려보냈다고 했거든요

 

시간도 꽤 됐고

 

병원 안에 수술한 중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데가

 

여기 말고 또 있어요?

 

아니요, 없죠

 

한 군데 있어요

 

[민희] 오셨어요, 선생님, 사모님

 

- [태현] 저기, 혹시… - 한도준 회장님이요?

 

- 왔어? - 네, 제한구역이요

 

[의미심장한 음악]

 

[들이켜는 숨소리]

 

[채영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비켜

 

내가 내 남편의 법적 보호자야 너희들이 뭔데 막아?

 

[보안 요원] 저희는 모릅니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입니다

 

뭐? 위가 누구야?

 

위가 누구냐고!

 

사모님

 

진정하시고요, 제가 들어갈게요

 

- 뭐 하는 거야? - 죄송합니다, 부군님

 

[보안 실장] 나오셨습니까, 부군님

 

과장님?

 

아… 오셨습니까, 부군님?

 

지금 뭣들 하는 거야?

 

내가 내 남편 만나겠다는데

 

당신들이 뭔데 막아?

 

사모님

 

한도준 전임 회장님께서

 

사모님의 접근을 금지시켜달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사모님을 뵙고 싶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뭐? 접근 금지?

 

그 사람이 날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원하시는 대로

 

이혼에는 합의해 주신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보안 실장] 변호사를 만나보시지요

 

이 악마, 이 악마들

 

[태현/당황하며] 어, 어, 어 사모님, 사모님

 

사모님!

 

- [다가오는 발소리] - [어두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투약을 반으로 줄이세요

 

네?

 

그래야 내 말을 들을 수 있지

 

네, 알겠습니다

 

[태현의 한숨]

 

어떻게 해요, 사모님, 불쌍해서

 

[심전도계 비프음]

 

이 정도면 의식이 돌아왔으려나?

 

[강렬한 음악]

 

오빠

 

나야, 여진이

 

수술은 잘 받았어?

 

그나저나

 

밖에는 오빠를 만나겠다며

 

채영이가 저렇게 난리를 치네?

 

오빠가 이렇게 되니까

 

없던 정도 생기나 보지?

 

너무 걱정 마

 

나처럼 기약 없이 잡아두진 않을게

 

그 속에서 딱 3년만 기다려

 

3년 후에는

 

- 경동맥을 잘라줄게 - [스산한 효과음]

 

나처럼

 

[계속되는 강렬한 음악]

 

죄송합니다, 회장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인사는

 

태현이한테 해

 

"VIP 병동"

 

[호준의 웃음]

 

[태현] 과장님

 

괜찮으신가요?

 

괜찮고 말고요

 

다 부군님 덕분입니다

 

이러지 마시고요

 

어떻게 된 건지 말씀 좀 해보세요

 

진심입니다, 부군님

 

부군님이 회장님께 말씀을 잘 해주셔서

 

제가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제 잘못을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부군님과 회장님께

 

견마지로를 다 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과장님

 

[한숨]

 

[긴장감 있는 음악]

 

"한신"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한신"

 

"호산"

 

[여진/속마음] 아빠

 

저 돌아왔어요

 

[의장] 자, 이상 경과보고에 이어

 

다음은 본 임시 주주총회의 주 안건인

 

현 한도준 대표이사의 해임과

 

한여진 님의 대표이사 취임에 대한 찬반투표입니다

 

아, 주주 여러분과 의결권을 위임받으신 분들은…

 

[남자] 거, 번거롭게 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주주들의 의견은 모아졌으며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냥

 

만장일치 박수로 한여진 대표이사님의 취임과

 

그룹 회장님으로 추대를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여러분!

 

재청이오!

 

[의장] 그럼 수락해 주시겠습니까 회장님

 

[긴장되는 음악]

 

수락하겠습니다

 

[강렬한 음악]

 

[의장] 아, 이로써 한여진 회장님을 저희 한신그룹의

 

제5대 회장님으로 추대하게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탕탕탕 - 의사봉]

 

[태현/감탄하며] 야…

 

[여진] 어때?

 

[태현] 좋네

 

내가 한신 병원 12층에 처음 올라갔을 때

 

그때 본 방도 좋았었는데

 

[여진] 그래? 방이 있었어?

 

[태현] 응

 

뭐, 내 방이 아니란 걸 금방 알았지

 

그 방은 사실 상담실 겸

 

고객님들 흡연실이었으니까

 

[여진] 실망했겠네

 

아니야, 오히려 안심했어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정말 나한테 그 방을 할애해 줬다면

 

난 아마

 

더 많은 범죄에 가담을 했겠지

 

'범죄'?

 

 

'범죄'

 

[어두운 음악]

 

[태현의 한숨]

 

당신도 알잖아?

 

한신 병원 12층은

 

사실 범죄 현장이야

 

당신 가두었던

 

거기서는

 

차세윤 같은 범죄자를 의인으로 둔갑시키고

 

범죄를 세탁시켜 줘

 

그리고 많은 경제사범들

 

가짜 진단서로 병보석을 받거나

 

형 집행 정지를 받도록 도와주지

 

그리고 자잘하게는

 

마약이나 음주 운전 하고 도망 온 젊은 애들

 

위세척을 해주고

 

피를 바꿔치기해서 도핑을 통과시켜 줬어

 

그게 내가 12층에서 하던 일이야

 

외과의사가 아닌

 

한신 병원 하수인으로서

 

그렇게 싫었으면

 

그만둘 수도 있었잖아

 

맞아

 

선택의 문제였던 것 같아

 

의사 면허를 날리고

 

동생을 죽게 놔두고

 

사채업자한테

 

계속 쫓기길 선택했다면 말이지

 

너랑 이 과장은 달라

 

그 사람은 본인이 잘 먹고 잘살기 위해…

 

[태현] 아니

 

다르지 않아

 

게다가 어쩌면

 

- 당신이 오늘날 살아있는데 - [멈추는 음악]

 

그 사람이 가장 큰 기여를 했을지도 몰라

 

[무거운 음악]

 

- 뭐? - 죽은

 

박 원장과 함께

 

[스피커] 코드 블루 제1 수술실

 

코드 블루 제1 수술실

 

[태현] 당신이 사고로 실려 온 날

 

모든 전 병원이 그랬지만

 

특히 외과 병동은 난리가 났었어

 

당신의 부상이 복합적인 내장 파열과 골절이었기 때문에

 

일반 외과는 물론

 

흉부, 정형, 호흡기 등

 

거의 모든 과 교수들이

 

수술실로 집결했지

 

[태현] 수술실에는 박 원장이

 

수술을 총지휘했고

 

오케이, 지금이야

 

- 유창선이 빨리 들어가 - [창선] 예

 

[박 원장] 유창선이 들어가면 진 과장은 빠져

 

옆에서 대기한다

 

[태현] 분명히 장담하지만

 

그때 박 원장이 아닌

 

다른 누가 수술 지휘를 맡았더라면

 

분명히 당신은 죽었어

 

[태현] 그리고 그 수술에서

 

단연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이 과장이야

 

이 과장은 당시

 

한창 간담췌 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이었지

 

[태현]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고

 

그래서일까 이 과장이

 

- [남자] 살려내, 살려내라고 - [태현] 의료과실 사고를 낸 거야

 

젊은 애 죽여서 어떻게 할 거야, 이놈아

 

살려내라고, 살려내, 이놈아!

 

[판사] 사건 번호 2012 고단 3250

 

- [어두운 음악] -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태현] 소송은 진행됐고

 

점차 사건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어

 

당연히 수술실에서는 불러주지 않았고

 

환자들도 기피했어

 

[강 교수] 야

 

넌 여기 있지 말고 3번 수술방으로 가봐

 

[강 교수] 너 지금 반항하는 거냐?

 

[호준] 아니, 과장님이 선배한테 시켰다면서요

 

[강 교수] 허, 이 새끼가 어디서

 

난 분명히 너한테 얘기했다

 

가봐

 

[태현] 그리고 그때 당신의 수술실에

 

- 박 원장이 불러준 거야 - [빨라진 비프음]

 

[박 원장] 아니 저거 왜 저래? 야!

 

거기 이호준 있지? 빨리 들어가

 

[호준] 예!

 

[태현] 평판이고 뭐고

 

이 과장이 실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박 원장은 알고 있었으니까

 

[태현] 역시 이 과장의 수술 실력을

 

알고 있던 선배들이

 

이 과장이 공을 세우지 못하도록 쫓아내려 했지만

 

그 사람은 버텼어

 

[호준] 포셉

 

[고조되는 음악]

 

[연신 빠르게 울리는 비프음]

 

[느려지는 비프음]

 

[호준] 예, 타이 끝냈습니다

 

[태현] 그다음 순간이 운명을 갈랐어

 

그… 시간이 좀 들 텐데

 

휘플까지 할 수 있겠어?

 

[호준] 예?

 

제가요?

 

해봤지?

 

[음악이 멈춘다]

 

[강 교수의 옅은 웃음]

 

- [강 교수] 이건 희생양 만들기야 - [어두운 음악]

 

누구인가 책임질 놈이 필요하잖아?

 

[의사] 저, 원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호준] 할 수 있습니다, 원장님 맡겨 주십시오!

 

좋아

 

이호준이, 오늘 내 인생 너한테 베팅한다

 

[호준] 감사합니다

 

[깊게 내뱉는 숨소리]

 

[긴장감 있는 음악]

 

[호준의 한숨]

 

수치는?

 

[호준의 내뱉는 숨소리]

 

[의사] 정상입니다

 

[호준] 끝냈습니다

 

[호준의 내뱉는 숨소리]

 

[태현] 그 짧은 시간에

 

간, 비장, 췌장 손상은 물론

 

휘플 수술까지 성공시킨 이 과장은

 

당신 수술로 스타가 된 거지

 

[호준의 한숨]

 

[태현] 못 믿겠어?

 

외과 학회지를 봐

 

그날의 기적 같은 수술은

 

역사로 남았으니까

 

[태현] 그런 이 과장이

 

다음날 무슨 일을 했을까?

 

[어두운 음악]

 

[태현] 그 사람은 다시 법정에 나가야 했어

 

초췌하고 초조한 모습으로

 

상대편 의료 사고 전문 변호사가 읊어대는

 

[판사] 검사

 

[태현] 낯선 법률 용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야

 

피고가 망인에 대한

 

응급 수술의 필요성을 감지하였다 치더라도

 

그러한 위험한 수술을 결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될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검사] 당시 망인의 수술 전 백혈구 수치는

 

정상치보다 지나치게 높았고

 

급성 담낭염에서는 높아지지 않는

 

젖산 탈수소 효소의 수치도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시행하여야 했을

 

FDP 검사나 기타 추가 검사는 빠트린 채

 

백혈병 환자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목소리가 울리며 작아진다] 응급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결국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목소리가 또렷해진다] 이에 본 검사는

 

의사로서의 주의 의무를 태만히 한

 

명백한 의사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태현] 그리고 그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

 

[철컥 - 문]

 

[태현] 그동안 이 과장의 사건을 개인의 과실로 돌리며

 

외면했던 병원에서

 

변호사를 보낸 거야

 

[태현] 그것도

 

그것도 한신 본사 법무팀 변호사들과 함께 말이야

 

판사님 새로운 변호사 선임계입니다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으음?

 

[헛기침]

 

허락합니다

 

[멈추는 음악]

 

[극적인 음악]

 

[철컥 - 문]

 

[태현] 지옥에 있는 사람에게

 

동아줄이 내려온 거지

 

[태현] 그때 이 과장은

 

법정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민망해할 만큼 울었대

 

너무 기뻐서

 

너무 무서웠다가 안도해서

 

그리고 그런 자신의 처지가 너무

 

슬퍼서

 

[태현] 나는

 

그 사람이 당신을 재울 때의 상황이

 

내가 당신 방에 들어갔을 때의 상황보다

 

결코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사람도 나만큼 절박했던 거야

 

그래서 그 사람은 내 약점을 이용해서

 

날 자신이 걸어온 길로 들어서게 한 걸 괴로워했어

 

[태현] 자기 자신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난 뭣도 모르고

 

12층에 올라오자마자

 

당신 방에 들어가려고 했으니

 

[태현의 코웃음]

 

당신이 지금 살아있는 건

 

물론

 

재력 있는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야

 

의사도 인간이니까 돈 벌고 싶고

 

공명심이나 출세욕 같은 것도 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의사들의 피나는 노력과

 

그들만의 자부심이 있어

 

그리고

 

그날 당신한테 몰려간 의사들 때문에

 

수술도 받지 못하고 죽은

 

다른 환자들의 목숨도 합쳐진 결과야

 

그래서 너 때문에

 

이 과장을 살려줬잖아

 

[태현] 여진아, 이 과장은

 

12층에 올라온 이후부터

 

써전으로서는 죽음보다 못한 감옥에 살고 있었어

 

[태현] 근데 당신이

 

이 과장의 영혼까지 죽이려고 하고 있어

 

이 과장은 이제

 

의사가 아니야

 

그 사람은 이미 의사가 아니었어

 

날 가둘 때부터

 

의료 과실이라는 약점 때문이야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야

 

그럼

 

당신이 저지르고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를 셈이야?

 

[애잔한 음악]

 

그 감옥을

 

무너뜨리겠다고 했잖아

 

- 뭐? - 나한테 말했잖아

 

그리고 그게

 

내가 당신을 왕좌로 돌려보내고 싶은 이유였어

 

[태현] 한신 병원 12층을 무너뜨리고

 

정상적인 병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

 

- 그럼 - [심전도계 비프음]

 

그러면 여기서 나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이곳을 무너뜨리는 거

 

날 가둔 인간들과 함께

 

이 감옥을 무너뜨릴 거야

 

난 오늘

 

널 왕좌로 돌려보낼

 

이유를 찾았어

 

[태현] 생각나?

 

그래

 

나한테도 역시 그곳은 감옥이었으니까

 

당신 오빠도

 

이제 감옥에서 풀어줘

 

당신은 한신의 회장이 됐어

 

그리고 그 사람은

 

이미 모든 걸 잃었어

 

[태현] 재기는 불가능하잖아

 

누가 그 사람 편에 서서

 

감히 당신한테 대항할 수 있겠어

 

그 사람은 어디에 살아도

 

그곳이 감옥이고

 

지옥일 거야

 

누가 그 사람의 재기 따위를 걱정할 것 같아?

 

그럼?

 

용서할 수 없어

 

날 그렇게 만든 인간을

 

여진아

 

복수를 멈춰

 

그리고 나한테 돌아와

 

내가 사랑하는 한여진으로

 

난 항상 네 옆에 있었어

 

그럼 당신의 분노가

 

나를 밀어내고 있는 거겠지

 

- [잦아드는 음악] - [여진의 한숨]

 

네가 양보해

 

[계속되는 애잔한 음악]

 

네가 조금만 더 나한테 다가와

 

양보는

 

힘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거야

 

힘이 없는 사람이 하는 건 굴복이야

 

[태현] 당신한테는 힘이 있어 그리고

 

난 당신을 믿어

 

응?

 

회장 취임

 

축하해

 

가볼게

 

[철컥 - 문]

 

[태현] 아유, 일들 하세요

 

[민 실장] 회장님에게만은 을이 되어달라는 제 부탁을

 

다시 한번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내가 누구한테든 - [어두운 음악]

 

갑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것처럼

 

그 누구한테도

 

을이 되지 않을 겁니다

 

[철컥 - 문]

 

안녕히 가십시오

 

부군님

 

[쿵 - 효과음]

 

[똑똑 - 노크]

 

잠시 후 한신 일렉트릭 노사 대타협

 

협정서 조인식이 있습니다

 

그런 건 일렉 사장이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며칠 전 김영미 씨 장례식 때문에

 

회장님이 그쪽에서는 워낙 스타셔서

 

참석해 주시면 빛이 날 것 같습니다

 

[민 실장] 물론 주가에도 도움이 되고요

 

그래

 

근데

 

네, 회장님

 

나 사고 나서 병원에 실려 온 날 말이야

 

- 그날 - [어두운 음악]

 

나 때문에 수술 못 받고 죽은 사람이 있나

 

한번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

 

[철컥 - 문]

 

[똑똑 - 노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여진이 만나고 왔어요

 

분명히 마음 돌릴 거예요

 

그럴까?

 

 

지금 너무 화가 나 있어서

 

- [감성적인 음악] - 시간을 좀 주고 기다리자고요

 

그러니까 사모님은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지금까지 그 사람이 한짓 생각하면

 

용서하기 힘들지만

 

이제는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해

 

그러니까

 

닥터 김이

 

용서해 주면 안 될까?

 

[내쉬는 숨소리]

 

"VIP 병동"

 

[무거운 음악]

 

[민 실장] 아무래도 흔들리는 거 같아

 

- 회장님 - [심전도계 비프음]

 

[보안 실장] 흔들린다 하면 무슨…

 

[민 실장] 여기 한도준이 말이에요

 

가뜩이나 3년 후에 죽인다고 해서 불안한데

 

김태현이까지 자꾸 풀어주라고 저러니

 

그렇다면 큰일 아닙니까

 

한도준이 깨어나면

 

혹시라도 실장님께…

 

그러니까 죽여야죠

 

3년은 무슨

 

그럼 지금이라도

 

아니

 

잘만 하면 남의 손을 빌려

 

한도준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자동차 소음]

 

저, 부군님 어디로 모실까요?

 

'어디'요?

 

하… 집에 가고 싶다

 

그럼 댁으로 모실까요?

 

 

'댁' 말고 집

 

[태현] 아오, 안 가요 내가 그런 데를 왜 가요

 

[여 집사] 꼭 가셔야 합니다

 

저는요 그, 파티 같은 거 딱 질색이에요

 

내가 학회 때문에 과장님들 따라 몇 번 가봤는데

 

너무 불편해

 

[태현] 편하게 삼겹살 구워 먹는 것도 아니고

 

그, 아는 사람도 없는데 뻘쭘하게 있어야 되잖아요

 

술 흘릴까 봐 조심조심하면서

 

그래도 가셔야 합니다

 

[여 집사] 오늘은 회장님 취임 축하연이기도 하지만

 

재계와 정계에 부군님을 알리는

 

결혼 축하연도 겸하는 겁니다

 

[여 집사] 그런데 주빈이신 부군님께서 안 가시면

 

회장님은 완전…

 

완전 뭐요?

 

개망신당하시는 겁니다

 

집사님 입에서 개망신이라는 말 들으니까, 뭐

 

실감이 좀 나네요

 

[헛기침]

 

죄송합니다, 격 없는 말을 해서

 

아, 그런데 뭐 어떻게 안 갈 방법 없어요?

 

돌아가시면요

 

아…

 

정 뻘쭘하시면 친구들을 부르시든가요

 

전 친구들이 없어요

 

친구 없는 사람은 없죠

 

[띵동 - 알림음]

 

- [민 신부] 자네 잘 지내고 있나? - [감성적인 음악]

 

[민 신부/웃으며] 소피아도 잘 지내는지 모르겠네

 

[민 신부] 알리도 소피아를 많이 보고 싶어 해

 

[민 신부] 언제 시간 되면 한번 들르게나

 

[철컥 - 차 문]

 

-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 [달그락 - 식기]

 

[또각또각 - 발소리]

 

[비서] 이분은…

 

어서 오세요, 수간호사님

 

축하드려요, 회장님

 

이분 잘 모셔요 특별히 귀한 분이니까

 

들어가세요

 

- [송 간호사] 그럼, 나 - [수간호사] 좀

 

[송 간호사의 웃음]

 

가자

 

[송 간호사] 죄송해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 [비서] 이분은… - 우리 누나예요

 

[백아연의 '이렇게 우리']

 

김 쌤, 진짜 멋있다

 

아, 그래요?

 

아니, 자기 팬을 불렀어요?

 

응?

 

팬, 맞아요

 

어서 오세요

 

[수간호사] 감사해요, 이따 봐요

 

웬만큼 오신 것 같은데 이제 가시죠

 

아, 잠깐만요

 

거진 다 왔다고 했는데

 

아, 저기 왔네요

 

- 누나 - 알리야

 

알리야, 어서 와

 

신부님, 수녀님, 어서 오세요

 

알리야, 엄마랑 아기는 잘 있어?

 

[알리] 네, 내 동생 엄청 예뻐요

 

[알리] 우리 집에 한번 놀러 와요

 

그래, 그럴게 [웃음]

 

[자동차 소음]

 

기사님

 

[삑 - 기계음]

 

[안내 음성] 정상 결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진] 너 참 머리도 잘 쓴다

 

무슨 머리?

 

네 친구들

 

확실한 압력이네

 

아닌데

 

나 혼자 뻘쭘할까 봐 친구들 부른 건데

 

이제 내 친구들이기도 하지

 

잘 불렀어

 

고마워

 

어떻게 지내셨어요?

 

[여진] 감사합니다

 

- 알리야, 많이 먹어 - [알리] 네

 

[수간호사] 침 좀 닦아요

 

그렇게 좋아요?

 

아주 그냥 정신을 놓네, 놨어

 

[수간호사] 그만해, 새신랑이잖아

 

반지는 줬어요?

 

음… 아직

 

[두철] 어이, 생명의 은인!

 

[태현] 아, 두목, 아, 회장님

 

회장은 무슨

 

 

- 이게 뭐예요? - [두철] 부조

 

아, 식은 안 혔어도

 

우린 줄 건 줘야지 마음이 편허지

 

아휴, 됐어요

 

[두철] 아니지, 그래도 경우가 이게 아니여, 자, 쯧

 

이미 부조하셨잖아요

 

섬물

 

'섬물'?

 

그거, 그거 뭐여?

 

[부두목] 아…'섬물'이요

 

모르세요, '섬물'?

 

모르세요?

 

그게 뭐여?

 

[남자1] 대정 최 회장 아니야?

 

[남자2] 어, 최 회장인데?

 

[남자3] 대정 그룹 최 회장이 여기 왜 왔지?

 

- [어두운 음악] - [웅성웅성]

 

[최 회장] 아이고, 아가! [웃음]

 

[최 회장] 아이지, 아이지

 

[최 회장] 이자는 회장님이지

 

[최 회장] 한 회장님

 

[최 회장] 축하합니다

 

손 한번 잡아보자!

 

어서 오세요

 

[무거운 효과음]

 

[낮게] 아가

 

우리 서로 할 얘기가 쪼매 있것제?

 

우리 부군님이십니다

 

회장님께서 아무도 들이시지 말라고…

 

[어두운 음악]

 

[한숨]

 

[최 회장] 하…

 

우리 성훈이가 살아있으면

 

오늘 같은 날

 

내가 더 좋았을 건데

 

마, 우야겠노

 

그야말로 죽은 자식 부랄만지기지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아가

 

아, 우째 그래 쌀쌀맞게 구노?

 

아드님 내세워서 절 농락하고

 

회사 기밀 빼가셨으면

 

[긴장감 있는 음악]

 

그만 만족하시죠

 

그걸 알았나?

 

미안타

 

내 그 회사 돌려줄게

 

느그 기밀로 만든 회사

 

그러니까네

 

내 아들 돌리도

 

[최 회장의 들이켜는 숨소리]

 

내가 어제 요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암만 생각해도

 

그게 뭔 말인지를 모르겠네?

 

[최 회장의 들이켜는 숨소리]

 

대체 한도준이가 한 짓 중에

 

내한테 알려지면

 

큰일 날 일이 뭔지 말이다

 

[최 회장의 웃음]

 

그런데

 

나는 그게 뭔지 알아야겠는데

 

[최 회장] 아가, 니가 뭐 아나?

 

알면 내한테 좀 가르쳐줄래?

 

[날카로운 효과음]

 

그래, 그래 니는 그동안 쭉 누워있었으니까

 

잘 모를끼고

 

내가 한도준이한테

 

직접 물어보면 안 될까, 으잉?

 

[뚝 멈추는 음악]

 

[내쉬는 숨]

 

[무거운 음악]

 

그라이끼네

 

한도준이

 

내한테 능가라

 

[긴장감 있는 음악]

 

와? 싫나?

 

[최 회장] 아, 그 원수 같은 인간을

 

뭐 할라고 끼고 있노?

 

내한테 넘기면

 

내가 잘 알아서 처리해 줄 낀데, 으이?

 

회장님은 저한테

 

그런 걸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 그래

 

그래서 내 니한테 미안하다고 안 했나

 

[최 회장] 니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

 

근데

 

니는 살았잖아

 

우리 성훈이는

 

[고조되는 음악]

 

- 죽고 - [음악이 멈춘춘다]

 

[최 회장의 한숨]

 

- 내가 - [무거운 음악]

 

남사스러워서

 

남들은 모르게 했지만

 

성훈이 그리된 날 성훈이 엄마가

 

실성을 했다

 

[탁]

 

미쳐뿠다고!

 

[쿵 - 효과음]

 

미안하지만 한도준은

 

못 넘겨줍니다

 

그래?

 

그라믄

 

- 전쟁인데? - [고조되는 음악]

 

마음대로 하세요

 

그래 니가 그동안 쭉 누워있어 갖고

 

잘 모르는 모양인데

 

너그 회사 옛날 같지 않다

 

한도준이가 맡고 나서 장사가 영판이데이

 

[최 회장] 줄도 없고 빽도 없다

 

장부가 없어서 그랬겠죠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그기

 

그리 갔나?

 

한도준은

 

제 손에 죽어야 합니다

 

[고조되는 음악]

 

그래

 

좋다

 

동생 손에 죽는 것도 괘안치

 

[최 회장] 그래, 알았다

 

내가 니한테 미안한 것도 있고

 

니도 복수는 해야 안 되겠나?

 

그래, 그리하자

 

[최 회장] 근데 내한테

 

한도준이

 

고기 한 점만 줬으면 싶다

 

[최 회장/낮게] 내가

 

잘근잘근 씹어 먹구로

 

[최 회장의 한숨]

 

그래, 인자 가봐야겠네

 

[최 회장] 회장 된 거 진심으로 축하한데이, 응?

 

[최 회장의 힘주는 소리]

 

[최 회장] 아, 참

 

부군은

 

사흘 안에 줘야 된데이

 

- [긴장감 있는 음악] - [최 회장] 응?

 

내가 있을 거는 다 있는데

 

참을성이 없거든

 

아가

 

[최 회장] 사흘이 지나믄

 

[낮게] 전쟁이데이

 

알지?

 

[최 회장] 배웅은 나오지 마라 몸도 성치 않을 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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