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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16

 

회장님은 지금 회사로 가십니다

 

[여진] 그래

 

자긴 집에 가 있어

 

난 당분간

 

회사에서 할 일이 있어

 

당분간?

 

무슨 일인데?

 

전쟁

 

[웅장한 음악]

 

부회장급하고 주요 계열별 사장단

 

지금 본사 내 방으로 소집해

 

지금 모두 향하고 있습니다

 

기조실, 비서실, 비상기획실은

 

대정 분석 자료들 가지고 지금 워룸으로 모이고

 

- 대기 중입니다 - [여진] 행정 책임자들은 빼고

 

실무선 엘리트 대표 선수들로 구성해

 

알겠습니다

 

- [태현] 상철이 형 - 예

 

대정도 세죠?

 

 

[한숨 쉬며] 한신보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있는데

 

- [익살스러운 음악] - 예?

 

[상철] 걔들은

 

제 한주먹거리도 안 됩니다

 

제가 합해서

 

20단이 조금 넘습니다

 

아, 예

 

저…

 

근데요, 부군님

 

 

사실은 제가…

 

부군님보다

 

한 살이 어립니다, 죄송합니다

 

죽을래?

 

[작게] 조치하겠습니다

 

[최 대표/숨 들이켜며] 그, 진짜로 전쟁을 벌이실 건지…

 

아직 회사 현황 파악도 안 되셨을 텐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이제 겨우 경영 일선에 데뷔한

 

그, 젊은, 그것도 여자 회장이

 

그, 산전수전 다 겪은 최 회장 같은 인간을 상대하기엔

 

그,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맞아요

 

- 말려야 합니다 - [최 대표] 아유, 게다가

 

최 회장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 한도준 회장을 넘겨… - [달칵 - 문]

 

'아직 회사 경영 상태 파악도'

 

'끝내지 못한 어린 여자애가'

 

'대정의 최 회장 같은 사람을 상대로'

 

'전쟁을 하긴 힘들 것이다'

 

뭐, 그런 얘기들 하고 계셨나요?

 

[임원] 아, 그럴 리가 있습니까 회장님

 

- [사장단의 어색한 웃음] - [태섭의 헛기침]

 

그러니까 싸움은 말리자?

 

한도준이도 넘겨주고?

 

내 슬리퍼 가져와

 

[임원/헛기침하며] 저, 이왕 말씀하셨으니 드리는 말인데요

 

그럼 부회장님은 지금 여기서 나가세요

 

- 예, 예? - [흥미로운 음악]

 

[여진] 내 바지하고 셔츠도 가져와

 

또 누구 이 전쟁 반대하는 사람은

 

지금 일어나세요

 

- [사장단의 당황한 호흡] - [부회장] 회장님

 

반대라니요, 제가 드리려던 말씀은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힘을 회장님께 실어드리자'

 

뭐, 이런 취지의 말씀을 올리려던 참입니다

 

[함께] 그렇습니다, 회장님

 

[여진] 아, 그런 거였어요?

 

내가 너무 성급했네

 

여기서 밀리면

 

끝입니다

 

그깟 한도준의 시체 따위 넘겨주는 게 뭐 그리 어렵겠어요?

 

하지만 진짜 내가 그랬다간

 

우리가 대정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고

 

우린 재계, 정계, 언론 금융 쪽에서

 

완전히 무시당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재계 순위는 뒤집히겠죠

 

그래서 우리 밑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그룹들까지

 

업종별로 연합해서 달려들면

 

우린 순식간에 분해될 거고요

 

한 번 뒤집히면

 

끝이에요

 

[태섭] 네, 회장님!

 

자…

 

이제부터 딱 사흘 남았습니다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시간이죠?

 

[박자감 있는 음악]

 

[여진] 앞으로 내가 와도 일어나지 마

 

넥타이?

 

넥타이 안 불편해?

 

넥타이 모두 풀어

 

구두 신고 밤샐래? 구두 벗고 슬리퍼 신어

 

양말까지 벗어도 돼

 

책상에 발 올려도 돼

 

먹고 싶은 건 뭐든 시켜 먹어도 돼

 

말할 때 욕 섞어도 돼

 

아…

 

나한테 욕하는 건 좀 그런가?

 

내가 그래도 회장인데

 

[다 함께 웃음]

 

아무튼 뭐든 다 해도 돼 쓸데없는 격식 다 필요 없어

 

- 단… - [의미심장한 음악]

 

대정의 약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전부 공기 좋은 데서 일하게 될 거야

 

- 알겠어? - [함께] 네

 

"DJ 모터스 상품 및 서비스 수입"

 

[실무자] 대정의 핵심 계열사인

 

대정 모터스를 집중 공략해야 됩니다

 

대정 모터스는 중국의 내수 둔화와

 

러시아 브라질의 통화 가치 하락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자산 성장세"

 

대정의 인사이동의 폭이 빠르고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 회장은 현재 전반적인 M&A와…

 

[풀벌레 울음]

 

[부드러운 음악]

 

[태현] 어우, 아침 식사가 아주 단출해졌네요?

 

쌀 떨어졌어요?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요, 다들?

 

밖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안에서는 자숙하고 웃음이 담을 넘지 않는 게

 

병가의 상식입니다

 

음, 그렇구나

 

'병가'라 하면 누가 아파요?

 

- 병가라 함은요… - [웃으며] 알아요, 알아

 

농담한 거예요

 

- [잔잔한 피아노 음악] - [태현] 쯧…

 

그럼 우리도 손 놓고 있지 말고

 

전투를 합시다

 

다들 밥 먹고

 

온실로 집합하세요

 

네?

 

[태현] 빨리빨리, 빨리

 

자…

 

심으세요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꽃 심자고요

 

[여 집사] 부군님

 

회장님께서는 지금 밖에서 전쟁 중이신데 저희가 이런…

 

[태현] 그러니까 심자고요, 예?

 

자, 이거 두 개씩 받으시고

 

여기, 그리고

 

어, 그 뒤에 분들

 

여기

 

우선은 여기 잡풀들 있죠? 이거 다 제거하자고요

 

[사락사락 - 종이]

 

[옅은 한숨]

 

[타닥타닥 - 키보드]

 

이젠 자네도 뭔가 제안을 해봐야 하지 않겠어?

 

저요?

 

아, 저는 뭐, 아직 딱히 뭐…

 

[하 - 입바람]

 

근데 이게

 

도움이 될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는데…

 

그래, 뭐든 말해 봐

 

아, 예, 그

 

빅데이터 출원 방법으로

 

대정의 전 IP 주소에서 일어나는

 

이메일 트래픽을 분석해 봤는데요

 

잠깐, 그거

 

그거 해킹이잖아

 

아, 아, 근데 전쟁 아닌가요?

 

당연하지, 잘했어

 

계속해

 

예, 이해하시기 쉽게 얘기하면

 

걔네들이 이메일에 암호를 쓰고 있다는 건데요

 

- 암호? - [해커] 예

 

그니까 틀림없이 일부러 이름을 바꿔 쓰지 않는 한

 

그니까 특정 문자열의 배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그러니까 뭔가 중요한 걸

 

일부로 숨겨서 교신을 하고 있다?

 

- 네 - 그 암호로 쓰이는 단어가 뭐지?

 

네, '라벤더'라는 단어인데요

 

- 근데 그게 아직 - [긴장되는 음악]

 

왜 그런 단어를 썼는…

 

[여진/독백] 분명 성훈이가 빼낸 기밀에서 파생된 사업이야

 

그 단어가 포함된 메일이

 

가장 빈번하게 교신된 곳이 어디야?

 

네, 뉴욕 모건입니다

 

모건?

 

최근 모건에서 M&A를 추진 중인 회사 중에

 

대정 바이오와 연관된 회사를 찾아

 

빨리, 시간 없어

 

"M&A 대정 바이오"

 

[해커] 그게 그, 알렉슨 바이오텍이라는 회사인데요

 

벌써 찾아냈어?

 

아, 예

 

너 천재구나?

 

네, 여기 있는 애들 천재 맞습니다

 

[함께/피식 웃음]

 

인정

 

자, 됐어

 

지금 당장 대정 바이오와 알렉슨 바이오텍을 뒤진다

 

샅샅이 털어

 

[함께] 네!

 

[여진/회상] 한도준은 제 손에 죽어야 합니다

 

왜 그러십니까?

 

상철아

 

너 나 좀 도와줘야겠다

 

안 됩니다

 

니가 도와줘야 돼

 

그래도 안 됩니다

 

한신이 큰일 나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도준 탈출시켜야 돼

 

[긴장감 도는 음악]

 

걱정 마

 

이건 회장님을 위한 거니까

 

그게 어떻게 회장님을…

 

한도준을 대정에 넘길 수도

 

죽일 수도 없는 회장님의 부담을 덜어주는 거야

 

걱정 마

 

내가 책임질게

 

[태현]

 

[부회장] 아, 아니 이 사람들 이거

 

[소리치며] 회장님 계신 데서 이게 무슨 결례인가?

 

[여진] 그냥 두세요

 

이 친구들이 오늘 회사를 살린 건지도 모르니까

 

[부회장] 예?

 

- [딱 - 손가락] - [비장한 음악]

 

회장님, 시장 열렸습니다

 

[여진]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타깃은 알렉슨 바이오텍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사야 돼

 

- [부회장] 네? - [최 대표] 바이오요?

 

[여진] 저 회사는 대정이 오래전부터

 

야금야금 먹어 들어간 회사입니다

 

대정 바이오가 개발한 신약의 원천 특허를 보유한 회사죠

 

오늘 우린 저 회사를 잡습니다

 

한신의 모든 계열사들은

 

회사가 보유한 모든 돈을 이번 딜에 쏟아붓습니다

 

즉, 회사 보유금 전체만큼의 지급 보증서를

 

지금 딜하는 뉴욕 모건에 보내세요

 

[사장단의 놀란 숨소리]

 

[최 대표] 아, 아니, 회장님

 

저 회사 시가 총액이 대체 얼만데

 

그렇게나 많은 돈이…

 

뭐, 대정이랑 붙을 거니까 오늘 아마 한, 열 배쯤?

 

아니, 20배쯤 뛰지 않겠어요?

 

비서실장?

 

사장님들 핸드폰 모두 회수하고

 

이 방에서 못 나가게 해

 

밖에 경호원들 있지?

 

네, 이미 배치했습니다

 

- [최 대표] 아유, 저… - [태섭] 회, 회장님

 

너무 걱정들 마세요

 

오늘 안으로 끝나니까

 

자, 그럼 매수를 시작해 볼까?

 

일단 쟤네들 눈치 못 채게

 

살살 한, 10프로쯤 올려서 시작해 보자

 

- 주문 넣어 - [인수 담당] 네

 

[최 회장의 시원한 탄성]

 

부고는 아직도 없드나?

 

예, 회장님

 

[숨 들이켜며] 갸가, 그 한번 해보겠다는 거가, 뭐고?

 

[비서실장]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고민하고 있겠죠

 

[최 회장] 그래, 고민 좀 많이 하고 있을끼다

 

원래 머리 좋은 것들이 고민이 많거든

 

갸가 원체 똑똑해

 

아, 그기 내 며느리로 들어왔으면…

 

아이구야, 골치 아프데이, 응?

 

[최 회장] 근데, 그 배신자 새끼

 

글마한테는 아직 아무 연락도 없나?

 

연락 왔었습니다

 

- 뭐라꼬? - 곧 좋은 소식 있을 거라고요

 

아이구야…

 

머리 좋으면 뭐 하노

 

그런 배신자 새끼가

 

- 옆에 딱 달라붙어가 있는데 - [휴대전화 진동음]

 

 

[놀라며] 뭐?

 

됐다

 

[최 회장] 아, 와?

 

[긴박한 음악]

 

[최 회장] 이게 뭔 소리고?

 

누가 대체 알렉슨에 침을 발라, 어?

 

글쎄요, 저, 누군가가 장외에서

 

매집을 하고 있습니다

 

[짜증 섞인 탄성]

 

[최 회장] 음…

 

아무도 관심 없는 회사를

 

이, 누가 집적대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덴지 빨리 알아내!

 

알겠습니다

 

[임원] 어떻게 할까요?

 

우야긴 뭘 우째?

 

빨리 우리도 사 모아야지

 

예, 알겠습니다

 

[타닥타닥 - 키보드]

 

[인수 담당] 아, 우리가 누군지 알아내려는 거 같습니다

 

그래?

 

그럼 알려줘

 

[부회장, 태섭] 아, 회장님

 

뭐 어차피 알게 될 거

 

시원하게 붙죠

 

알아냈습니다

 

- 어데고? - 한신입니다

 

뭐?

 

한신?

 

"알렉슨 바이오텍"

 

오야…

 

니 오늘

 

함 같이 죽어 보자

 

회장님

 

와?

 

어린 게 함 해보자카는데

 

그럼 내가 피하나?

 

장부 다 털어

 

그라고 우리 계열사 살라고 했던 아들 있지?

 

다 연락해

 

[비서실장] 아, 어쩌시려고요?

 

뭘 어째?

 

헐가라도 팔아!

 

[비서실장] 예? 회장님

 

내 주식 모두

 

은행에 담보로 다 걸어

 

- 그라고 돈 가와! - [비서실장] 아…

 

- 아직 은행 문도 안 열… - [최 회장] 쓰읏!

 

행장 깨워!

 

저쪽에서 우릴 알아챈 거 같습니다

 

매입 주문이 폭증하는데요?

 

판을 키워보자

 

- 30프로 올려 - [임원들의 놀란 호흡]

 

- [최 대표] 저, 저, 회장님 - [태섭] 아니, 회장님

 

[부회장] 아유, 이걸 어쩌나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

 

좀 있으면

 

고래가 나타날 거니까

 

[심전도계 비프음]

 

- [무거운 음악] - [태현] 과장님, 걱정 마세요

 

이건 여진이를 위한 일이에요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

 

[타닥타닥 - 키보드]

 

[임원] 나타났습니다

 

[긴박한 음악]

 

회장님

 

나타났습니다

 

"알렉슨 바이오텍"

 

[부회장] 아니, 고래가 뭐야?

 

알렉슨 주식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는 기관들이죠

 

뭐야?

 

아니, 장외 기관까지 붙었다고?

 

이제는 워낙 판이 커졌으니까요

 

뭐라꼬? 기관?

 

잘됐네, 응?

 

후딱 한 방에 가자, 더 올려!

 

[인수 담당] 고래가 입장은 했는데

 

매도가를 부르질 않네요

 

그래?

 

비딩을 붙이려는 거네

 

[최 회장] 뭐? 비딩?

 

- 입찰? - 네

 

더 많이 부른 쪽 제안에 전체를 넘기겠다는 뜻입니다

 

따블!

 

예?

 

귀 막혔나?

 

따블!

 

[띵동띵동 - 심전도계]

 

"동작 감지"

 

[띠링띠링 - 알림음]

 

이 과장님 콜해

 

아, 네

 

[띵동띵동 - 심전도계]

 

뭐야, 어떻게 된 거야?

 

[간호사]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호준] 근데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요?

 

빨리 신경외과 김 선생 콜해요

 

네?

 

신경외과를요? 여기로요?

 

그럼 이대로 죽게 놔둘 거예요?

 

맥박이 180이야 이러다 우리도 다 죽어!

 

아…

 

그럼 수술실로 옮기시는 게

 

아, 아…

 

그럴 수밖에 없겠네

 

빨리 옮깁시다 밖에 경호원들 대기시켜요

 

- 빨리요! - [간호사] 네

 

대정에서 더블을 불렀는데요

 

[임원] 아무래도 꼬리를 내릴 거 같은데요

 

글제? 음…

 

회, 회장님

 

저쪽에서 받고 10프로 더 올렸습니다

 

뭐?

 

뭐라꼬?

 

콜에 10프로?

 

 

- 어떻게 할까요? - 우짜기는 뭘 어츠게?

 

받고, 20프로 더 불러!

 

안 됩니다, 회장님!

 

[고조되는 긴박한 음악]

 

[보안 요원] 뭐야, 당신?

 

[통화 연결음]

 

받고, 20프로 더랍니다

 

- [사장단/웅성웅성] -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인수 담당] 후, 어떻게 할까요?

 

콜, 받고 10프로 더

 

[사장단] 아, 회장님!

 

안 돼, 잡지 마

 

- 놔둬요 - [보안실장] 네?

 

예, 알겠습니다

 

[휴대전화 작동음]

 

- 그냥 내버려둬 - [보안 요원] 예?

 

아, 진짜요?

 

이 독사가 엄한 데 베팅하는 거 봤어?

 

[최 회장] 오야…

 

받고, 40프로 더!

 

[사락사락 - 종이]

 

[휴대전화 진동음]

 

네, 실장님, 접니다

 

한창 바쁘실 텐데

 

더 바쁘게 해드려야겠네요

 

[인수 담당] 저쪽에서

 

또 콜이 왔습니다

 

이번엔

 

40프로입니다

 

- [사장단의 놀란 탄성] - [최 대표] 아, 40프로?

 

[사장단] 어휴…

 

[긴장되는 음악]

 

그래?

 

그럼 너무 비싸지

 

이제 주문 취소해

 

- [태섭, 최 대표] 예에? - [부회장] 아니, 회장님

 

주문

 

취소하라고

 

[긴장하며] 예

 

- [타닥 - 키보드] - [인수 담당의 긴장한 호흡]

 

뭐?

 

한도준이가 탈출을?

 

하!

 

아, 그라먼 이게 뭐꼬?

 

양동 작전?

 

[임원] 회장님, 한신에서 꼬리를 내린 거 같습니다

 

주문을 뺐는데요?

 

그래?

 

글면 우리도 당장 취소해!

 

- 예 - [최 회장의 웃음]

 

[타닥타닥 - 키보드]

 

[최 회장] 와? 와 말이 없노?

 

저희 최종 콜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 [묵직한 음악] - 뭐? 체결?

 

아이고야

 

한도준이 몸값 참 비싸네

 

성훈아

 

니 때문에

 

이 아부지 돈 많이 썼데이

 

원래 대정의 매수 희망가보다 얼마를 더 쓴 거지?

 

[재무 담당] 약 2조 5천억쯤 됩니다

 

- [사장단의 놀란 탄성] - [부회장] 아니

 

- 2조 5천억이라고? - [태섭, 최 대표] 아, 2조 5천?

 

그 정도 수업료면

 

최 회장도 뭘 좀 배웠겠지

 

아니, 그럼…

 

회장님 원래 계획이…

 

그럼 내가 저런 회사를 그 가격에 사겠어요?

 

보유한 건 모두 팔아 아직 가격 따뜻할 때

 

[인수 담당, 재무 담당] 네

 

최 회장도 군자금을 2조 5천억쯤 잃었으면

 

- 한동안은 잠잠하겠네 - [사장단의 웃음]

 

- [계속되는 박수 소리] - [무거운 음악]

 

[사이렌]

 

- [휴대전화 조작음] - [통화 연결음]

 

예, 사모님

 

거의 다 왔어요

 

그, 시동 걸고 있으세요

 

응, 알았어

 

고마워, 닥터 김

 

네, 아빠

 

- 일단 여수로 보낼 테니까 - [묵직한 음악]

 

배는 거기에 준비시켜 주세요

 

 

[사이렌]

 

정신이 좀 들어요?

 

그, 머리 좀 아플 거예요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탈출시켜 드리는 겁니다

 

12층에서

 

뭐? 탈출?

 

지금 날 어디로 끌고 가려는 거야?

 

걱정하지 마세요

 

헬기장에서 사모님이 기다리고 있어요

 

채영이가?

 

아마 해외로 모시고 갈 겁니다

 

해외?

 

하…

 

내가 왜 해외를 가?

 

[비서실장] 저, 회장님

 

방금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낮게] 한도준이 탈출했겠지

 

[긴장되는 음악]

 

태현이가 데리고

 

그, 그걸 어떻게…

 

지금쯤

 

대정에서 쫓고 있을 것이고

 

차라리 잘된 거 아닐까요?

 

부군님께서 모양새를 아주 좋게…

 

[단호하게] 그 입 닥쳐

 

니가 대정 비서실장한테 정보 흘리는 거

 

내가 정말 모르고 놔둔 거 같아?

 

난 그저

 

한신을 지킨 거야

 

내 남편을

 

배신하고

 

[사이렌]

 

[도준] 차 세워

 

빨리 차 세우란 말이야 이 새끼야!

 

정신 차려, 한도준!

 

당신 하나 살리려고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알아?

 

뭐? '한도준'?

 

이런 건방진 새끼가

 

나 한도준이야

 

지금 대정에서

 

당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돼 있어

 

대정?

 

그럼 잘됐네

 

대정하고 딜하면 되겠네

 

난 걔네들이 원하는 한신의 정보를

 

엄청 많이 가지고 있거든

 

[긴박한 음악]

 

[아득한 사이렌 소리]

 

[타이어 마찰음]

 

[태현] 멍청한 것, 대정에서

 

당신이 성훈 씨를 죽인 걸 안다고

 

알긴 뭘 알아?

 

증거가 있어, 증인이 있어?

 

내가 싹 다 청소했는데!

 

[쾅!]

 

[퍽!]

 

[상철] 부군님!

 

[끼익! - 타이어]

 

[도준] 아!

 

- [쾅!] - [상철] 악!

 

[고조되는 긴박한 음악]

 

[잦아드는 음악]

 

[용준형, 허가윤 '악몽']

 

[쿵쾅 - 심장 박동 효과음]

 

[끼익 - 타이어]

 

[묵직한 효과음]

 

♪ 너무 어두워 여긴 나 불 좀 비춰 줘 ♪

 

♪ 칠흑 같은 고요함에 난 계속 숨죽여 ♪

 

♪ 흐릿하게나마 보이던 것들도 이젠 더 이상 ♪

 

♪ 잔상조차 남지 않은 체 내게 등 돌려 ♪

 

♪ 괜찮을 거야 나아지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

 

♪돌아오는 건 침묵을 동반한 ♪

 

- ♪ 나약한 내 모습뿐인걸 ♪ - [도준의 신음]

 

♪ uh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자꾸 날 몰아붙여도 ♪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너를 기다리는 거… ♪

 

[최 회장의 웃음]

 

[계속되는 최 회장의 웃음]

 

- [푹! - 칼] - [묵직한 효과음]

 

[칼 뽑는 소리]

 

♪ 영원한 시간 속에 우린 ♪

 

♪ 마치 멈춘 것만 같아 ♪

 

♪ 내 번진 눈물 위로 ♪

 

♪ 이제 그대 손길 닿지 않아 ♪

 

♪ 차갑게 얼어붙은 내 심장에 ♪

 

♪ 비를 내려 다시 ♪

 

♪ 숨 쉴 수 있게 악몽 속에서 ♪

 

♪ 날 깨워줘 ♪

 

♪ 내 모든 상처가 다 아물거나 애초에 없었던 것이거나 ♪

 

♪ 검은 기억이 빛을 만나 너무 눈이 부셔 지워지거나 ♪

 

♪ 포근하게 날 감싸안아 주던 너의 품이 천국 같아 ♪

 

♪ 지금 너를 찾을 수조차 없는 여기는 지옥 같아 ♪

 

♪ 묻어두고 살아가기엔 너무 크게 자리 잡은 너라 ♪

 

♪ 내 모든 걸 다 빼앗기고서라도 되돌리고 싶은 거야 ♪

 

♪ 세상 가장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난 길이 너에게 뻗는데도 ♪

 

♪ 그 끝에 웃고 있을 우릴 상상하며 맨발로 디딜 거야 ♪

 

♪ 영원한 시간 속에 ♪

 

♪ 우린 마치 멈춘 것만 같아 ♪

 

♪ 날 숨 쉴 수 있게 ♪

 

♪ 악몽 속에서 ♪

 

♪ 날 깨워줘… ♪

 

[풀벌레 울음]

 

[경호원] 부군님, 흥분을 가라앉히신 다음에 들어가시죠

 

[태현/조용히] 비켜

 

비키라고!

 

시끄러워서 안 되겠네

 

들여보내

 

아니지?

 

- 당신이 시킨 거 - [탁 - 컵]

 

아, 말해 봐

 

- [쓸쓸한 음악] - 당신이 시킨 거 아니라고

 

맞아

 

내가 시킨 거

 

거짓말하지 마

 

 

거짓말 안 하잖아

 

당신이 한도준을 구출하려고 하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럼 비서실장이

 

대정에 알릴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시킨 거

 

맞아

 

그럼

 

날 이용한 거야?

 

이용이라기보단

 

모양새가 필요했어

 

내 손으로 하지 않고도

 

누군가 한도준을 대정에 넘겨줄 모양새

 

거기엔 당신이 딱이잖아

 

나이브한 정의파 휴머니스트

 

누구도 그의 선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그런 사람

 

그래서

 

내가 한도준을 대정에 넘겼다고는

 

대정 자신도 모를

 

그런 사람 말이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후회돼?

 

날 12층에서 살린 게?

 

 

후회돼

 

그렇겠지

 

내가

 

자기 엄마를 죽게 한 사람이니까

 

[탁 - 문]

 

[옅은 한숨]

 

[정인 '사실은 내가']

 

"웨스트라이프 'Angel'"

 

♪ 내 손끝을 스치는 그대의 온기 ♪

 

♪ 내 귓가에 맴도는 그대의 목소리 ♪

 

♪ 난 그댈 알고 있었죠 ♪

 

♪ 아주 오래전부터 ♪

 

♪ 내 안에 살고 있었죠 ♪

 

♪ 수많은 밤을 지나 그대에게 왔죠 ♪

 

♪ 자꾸 입술 끝에서 내 맘이 새어 나와 ♪

 

♪ 더 멀어질까 봐 ♪

 

♪ 매일 꿈속에서 혼자 하는 말 ♪

 

♪ 사실은 내가 조금 겁이 나요 ♪

 

- ♪ 자꾸만… ♪ - [삐! - 심전도계]

 

- [전공의] 형! - [마취의] 야, 뭐 해, 끌어내

 

[전공의] 형, 정신 차려요

 

이러다 형도 죽어요!

 

[태현] 이거 놔

 

♪ … 그댈 아프게 할까봐 ♪

 

♪ 또 다치게 할까봐 ♪

 

♪ 눈물로 삼켜보아도 ♪

 

♪ 막을 수가 없네요 ♪

 

♪ 그대는 나에게 빛이 돼 준 사람 ♪

 

♪ 어두운 꿈속에서도 그댈 찾아가죠 ♪

 

♪ 이러면 안 된다고 ♪

 

♪ 내 가슴을 붙잡아보아도 ♪

 

♪ 사실은 내가 조금 겁이 나요 ♪

 

♪ 자꾸만 눈치 없이 ♪

 

♪ 커져가는 내 맘이 ♪

 

♪ 그댈… ♪

 

[여진] 발이 엄청 간질간질해

 

물이 엄청 차가워

 

- 나갈까? - 아니

 

아, 지금 너무 행복해

 

[태현] 아, 여긴가 보다

 

[여진의 탄성]

 

아, 아름다워

 

[태현] 여기가

 

바람의 언덕이래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키스하면…

 

♪ …지나쳐줘요 ♪

 

♪ 보내줄 수 있게 ♪

 

♪ 사실은 내가 그댈 사랑해요 ♪

 

[여진] 나랑 결혼해 줄래?

 

나와 결혼해 줘

 

그리고 나의 상속자이자 법적 보호자가 되어 줘

 

그래, 그럴게

 

그렇게 쉽게 대답하지 마

 

이건 너도 잘 생각해 봐야 할…

 

♪ …단 한 번만 ♪

 

♪ 그댈 단 한 번만 ♪

 

♪ 다시 안아볼 수만 있다면… ♪

 

이게

 

잘 생각해 본 나의 대답이야

 

♪ 참고 참았던 그 말♪

 

♪ 사랑해요 ♪

 

[새 지저귀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

 

아직도

 

화 많이 났어?

 

글쎄

 

이게 화일까?

 

아마도 실망이겠지

 

그것보다는

 

서글픔 아닐까?

 

미안해

 

더 이상 니가 그런 거 느끼지 않게 해줄게

 

아니, 나 말고

 

당신이 서글퍼 보여서

 

그럼…

 

가지 마

 

니가 가고 나면

 

난 다시 어둠 속에 남겨질 거야

 

그러니까

 

가지 마

 

나 원망하는 거 다 알아

 

- 하지만… - 아니야

 

당신 원망하지 않아

 

내 엄마가 죽은 건…

 

당신 때문이 아니니까

 

그리고 난 더 이상

 

내 무능함 때문에 내 엄마가 죽었다고

 

내 자신을 책망하지 않아

 

그건

 

모두가 갑이 되고 싶어 하는 욕망으로 지어진

 

12층이 만들어낸 비극일 뿐이야

 

이제 나…

 

내 자리로 돌아갈래

 

아, 아니야

 

이제 여기가 니 자리야

 

넌 이곳에서 뭐든지 할 수 있어

 

12층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한신 병원을 개혁할 수도 있어

 

미안해

 

근데

 

여긴 13층이야

 

12층을 무너뜨리면

 

여기도 무너져

 

[잔잔한 음악]

 

난 그냥

 

여기서 내려가고 싶어

 

당신은 여기서

 

편하게 좋은 뷰를 감상할 수 있지만

 

저 아래에는 사람들도 있고

 

냇물도 있고 숲길도 있고

 

그리고

 

바람의 언덕도 있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건

 

뭐든 다 있어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갈래?

 

역시

 

힘들겠지?

 

회장 자리 버리고

 

나랑 도망가자는 거

 

내가 미친 거지

 

미친 거 아니야

 

냇물, 아이들, 숲길

 

바람의 언덕

 

당연히 재벌 회장 자리 따위하고는

 

바꿀 수 없는 것들이야

 

근데 태현아

 

미안해

 

난 그냥

 

내 자리로 돌아온 거야

 

늪으로

 

악어들이 사는…

 

소풍이 끝나서

 

그래

 

뭐, 살다 보면

 

또 소풍이 그리울 때가 있겠지

 

그때가 되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언제 갈 거야?

 

음…

 

세수하고

 

밥이라도 먹고 가

 

 

원래 아침 잘 안 먹어

 

여기서 아침 먹느라고 죽을 뻔했어

 

그래, 그럼

 

잘 가

 

[케이윌 '내게 와줘서']

 

그래

 

♪ 그댄 줄 알았죠 ♪

 

잘 있어

 

♪ 처음 봤던 그 순간 ♪

 

♪ 숨이 멎을 듯 심장이 멈춰버렸죠 ♪

 

♪ 나 하나조차 버겁던 내가 그대를 ♪

 

♪ 그리워 ♪

 

♪ 늘 하루하루 바라봤었죠 ♪

 

♪ 고마워요 그대 내게 와줘서 ♪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내게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 아닌 줄 알았죠 처음 봤던 그 순간 ♪

 

♪ 어떻게 그대 내게로 다가왔을까 ♪

 

♪ 수많은 날을 힘들게 버텨왔는데 ♪

 

♪그대가 다가올 줄은 ♪

 

♪ 나 몰랐던 거죠 ♪

 

♪ 고마워요 그대 내게 와줘서 ♪

 

-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 - 부군님께서 회장님을 위해서…

 

♪ 내게 ♪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알아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 돌아보면 항상 거기 있을 꺼야 내가 ♪

 

♪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

 

♪ 많은 사람들 그중에 ♪

 

♪ 서로를 찾은 우리처럼 ♪

 

♪ 행복할 수 있게 함께 할 수 있게 ♪

 

♪ 약속해요 눈물 흘리지 않게 ♪

 

♪ 그대 아프지 않게 할게 매일 ♪

 

♪ 이 모든 게 내겐 기적이죠 ♪

 

♪ 늘 그대 곁에서 지켜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이젠 내 손 내 손을 잡아줘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똑똑 - 노크]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그 사람

 

잘 지켜줘

 

예, 회장님

 

[탁 - 문]

 

[빵빵]

 

형!

 

- '형'? - 타요

 

- 아니야, 내려가면 택시 있어 - [상철의 짜증 섞인 탄성]

 

타라고요 형 때문에 나도 짤렸다고요

 

에?

 

집은 있어요?

 

- 있으면 왜? - 왜긴 왜예요

 

난 당장 먹고 잘 데도 없어요

 

[웃으며] 참…

 

[상철의 밝은 웃음]

 

[엄숙한 음악]

 

♪ 가슴이 메어와… ♪

 


.용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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