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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 1

[남자1] 차 세우세요 차 세우세요!

 

- 세워요 - [남자2] 차 세우세요!

 

[남자1] 차 세워 차 세우란 말이야!

 

[남자2] 세워, 차 세워!

 

[남자1] 차 세워!

 

- [엔진 가속음] - [고조되는 음악]

 

[끼익 - 타이어]

 

- [빵 - 눌린 경적] - [끼익 - 타이어]

 

[빠앙! - 트럭]

 

[쾅쾅!]

 

- [엔진 가속음] - [끼익 - 타이어]

 

[여자/독백] 나쁜 꿈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잠에서 깨는 것이다

 

[무거운 음악]

 

하지만 잠에서 깰 수 없다면

 

악몽은 계속된다

 

[신부]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의 한 가족인

 

안드레아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는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므로

 

주님 안에서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가집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난 안드레아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합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신부/계속되는 아득한 강론]

 

[강조 효과음]

 

[남자의 옅은 한숨]

 

[묵직한 효과음]

 

[강렬한 음악]

 

여진아!

 

여… 안 된다, 여진아

 

여진아!

 

[여진/독백] 그리하여 그 악몽은 또 하나의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그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까지

 

[날카로운 효과음]

 

[요란한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남자1] 어디?

 

[남자2] 아, 나 참, 새 신인디, 쯧

 

- 아따, 씨… - [남자1] 아, 드러워, 진짜, 쯧

 

네고는 제대로 된 거지?

 

[남자2] 그럼, 내 만식이다, 잉?

 

자, 기본요금 100에 바늘 한 코당 만원

 

약은 별도, 나 잘했지?

 

아, 이런 데인 줄 알았으면 좀 더 불렀어야지

 

야, 나도 뭐, 이런 곳인 줄 알았냐, 인마, 어? 쯧

 

야, 걱정 말고

 

- 오늘은 짭짤할 거야, 어? - [남자] 아, 씨…

 

듣자 하니 대차게 붙었었다 하더라고

 

애들도 솔찬히 이리, 이리, 이리 상하고, 잉?

 

[만식의 웃음]

 

아, 다 왔네, 가자

 

- [경찰1] 야, 빨리빨리 들어가 - [경찰2] 이리 와!

 

- 야, 발! - [경찰1] 빨리빨리 타, 인마

 

빨리빨리 태워!

 

아니, 근데

 

달린 놈들은 전부 다 쳐들어온 쪽 애들뿐인데요?

 

- 전부? - 예

 

아이고, 씨

 

이런 영양가 없는 것들 잡아서 뭐 하냐, 씨, 응?

 

여기 업장 차리고 장사하던 놈들 잡아야지, 씨

 

아이, 거, 씨

 

[쿵!]

 

[남자의 기합]

 

[시끌시끌]

 

[여자의 탄성]

 

이야!

 

[흥미로운 음악]

 

"베팅"

 

[사회자] 자, 느낌 좋아요, 느낌 분위기도 좋고!

 

자, 인생 역전할 수 있는 기회

 

자, 돈 베팅 시작! 예!

 

- 자, 거세요, 걸어! - [시끌시끌]

 

자, 자, 걸어, 걸어

 

아, 김 여사님 사이즈 있게 좀 걸어줘야지

 

자, 걸어

 

- [사람들의 비명] - [강렬한 음악]

 

[남자] 저 새끼 잡아!

 

아, 아!

 

[형사1] 빨리 가, 인마

 

- [형사2] 가, 가, 가, 타, 타, 타 - [형사1] 야, 빨리빨리…

 

이런 전쟁에서 걔들이라고 뭐, 멀쩡할 리 없고

 

인근 병원 응급실 전부 알아봤어?

 

아, 예

 

아직까지 응급실에 문신, 사시미 자상, 파이프 타박상

 

기타 깍두기 의심 환자가 들어왔다는 제보는

 

아직 없습니다

 

요것들이 이거

 

용빼는 재주 없으면은 지금쯤 병원에

 

기어들어 올 텐데

 

- 이거 혹시… - 혹시요?

 

아…

 

[함께] 용팔이?

 

- [시끌시끌] - 아, 씨…

 

[흥미로운 음악]

 

[남자] 아, 씨

 

[북적북적]

 

[조직원1] 괜찮나, 이거

 

이, 씨…

 

- [조직원2] 형님! - [조직원1] 괜찮나, 이거?

 

[만식] 용팔아 이게 다 얼마치냐, 응?

 

너 오늘 고생 좀 하겠다, 하하!

 

[조직원1] 아, 다리!

 

아, 다리야…

 

아, 아, 으…

 

- 아, 살살, 살살해 - [만식] 아따, 야야…

 

- [조직원1] 아, 살살, 진통제 - [용팔] 식염수

 

- [만식] 자, 식염수, 자 - [조직원1] 그래?

 

[조직원1의 비명]

 

[만식] 아아아, 난 괜찮다 난 괜찮다, 외치면 돼, 어

 

[조직원1] 으으, 악!

 

오케이!

 

- 얘는 그, 중상 - [만식] 중상? 응

 

야, 너 중상이래, 응? 너 살았다, 너

 

뭐야, 이거, 응?

 

[조직원2] 아, 아!

 

아, 씨…

 

[용팔] 식염수

 

[조직원2] 아아…

 

야, 살살해!

 

아…

 

[용팔] 식염수

 

[조직원3] 아, 으…

 

[용팔] 거즈

 

[조직원3의 신음]

 

정상

 

[만식] 아, 누가 봐도 정상이야, 너는

 

[뚝 멎는 음악]

 

어이

 

- 괜찮아? - 나?

 

나 괜찮여 어디 전쟁이 한두 번인가?

 

아따, 어찌서 그려?

 

난 암시롱도 안 혀

 

나 건강해, 튼튼해 아이 엠 스트롱

 

- [강조 효과음] - [조직원] 으아!

 

[탁!]

 

[긴박한 음악]

 

- 스플린 럽쳐 - 뭔 럽쳐?

 

격투 중에 비장이 파열된 거야

 

이러다가 과다 출혈로 죽을 수도 있어

 

얘 빨리 옮겨, 응급이야

 

아니, 누구보다 멀쩡한디?

 

곧 의식 없어진다고 빨리 옮겨, 씨…

 

[조직원1] 뭐, 뭐라고라? 내가?

 

야!

 

느그들이 아무리 돌팔이라도

 

사람 갖고 너무 심하게 장사하는 거, 허…

 

- [만식] 어어! - [조직원2] 형님!

 

[드르륵]

 

[직 - 지퍼]

 

[계속되는 긴박한 음악]

 

[웅장한 음악]

 

마취는?

 

어, 됐어

 

하…

 

[형사1] 아후…

 

[형사2] 아직도 의심스러운 환자 없대?

 

아, 없다는데요?

 

[형사2] 하아, 하하 요고, 요고, 요고

 

분명히 용팔이야, 요고, 응?

 

아, 그렇지 않고서야 사건 발생 6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응급실에서 한 놈도 보고가 안 될 수가 없어

 

근데 용팔이가 누구야?

 

[형사3] 용팔이? 용한 돌팔이

 

아, 돌팔이면 돌팔이지

 

돌팔이가 용한 건 또 뭐야?

 

그러게 말이야

 

이놈이 조폭들만 왕진을 몰래 다니면서

 

돈을 받아 가는 돌팔이인데

 

걔네들 말로는 '병원에 가면 죽을 수 있어도'

 

'일단 용팔이한테 치료를 받으면 죽는 일은 없다'

 

이거야

 

- 어어? - 응

 

[형사2] 허, 씨…

 

아이고…

 

[용팔] 아…

 

- [만식의 휘파람] - [용팔] 아휴…

 

- [만식의 휘파람] - [용팔] 아…

 

- [만식] 피곤하재? 응? - [용팔] 아…

 

- [만식] 자, 아유, 나도 죽겄다 - [용팔] 휴…

 

- 아이… - [달그락 - 휴지통]

 

이제 몇 명 남았어?

 

꼬매기만 하면 되는 애들 한… 셋?

 

쯧, 그럼 빨리하고 가자

 

야야, 나도 뭐 할 거 있어, 인마, 어?

 

너만 쉬냐? 쯧

 

[용팔] 또 삥 치면 알지?

 

나 오버로크 숫자 다 세놨어

 

아, 그, 옛날옛적에 계산 실수 한 번 한 거 가지고, 뭐

 

치, 실수?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만식] 어허, 이거 참말로 실수였다니까, 응?

 

야, 우리한테도 직업 윤리가 있어, 이 사람아, 쯧

 

사채업자가 윤리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근데

 

나 얼마나 갚았어?

 

아휴, 가뜩이나 피곤할 텐데, 응?

 

야, 그런 거 그거 나중에 신경 써라

 

계산서는 내가 정리해서 줄게

 

한, 반은 갚았나?

 

용팔아

 

너 그,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제, 응?

 

사채의 복리여

 

많이 줄었다는 거만 알아둬라

 

아따, 너 때문에 다 까묵었다잉

 

야, 근디 나가, 응?

 

그, 이 바닥에서 여러 인간들을 봤을 거 아녀?

 

아, 솔직히 사채 쓰고 거, 진짜로 벌어서 갚는 인간은

 

살다 살다 니가 처음이다잉, 응?

 

- 너 대단해 - 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쯧…

 

빨리 끝내자

 

해 뜨겄다

 

누워

 

- [조직원] 잉, 그려 - [똘마니] 형님, 앉으시죠

 

[조직원의 기합]

 

[똘마니] 힘줘 봐유, 자

 

[조직원] 뜨아, 씨, 아…

 

리도카인?

 

- [만식의 휘파람] - [바스락바스락]

 

[바스락바스락]

 

아, 용팔아, 어쩌냐 다 떨어진 거 같은디?

 

- [익살스러운 음악] - 뭐, 뭣이 떨어져?

 

쯧, 그냥 해야지, 뭐

 

[조직원] 뭐, 뭔디, 뭘 그냥 해?

 

마취제가 떨어졌어, 미안해

 

뭣이? 마취제가? 아!

 

[만식] 야, 너 어쩔래, 응? 야, 그냥 꼬맬래 아님, 너, 어…

 

이거, 30분 동안 잘래?

 

니들 오늘 나한테 와 그라는디?

 

[만식] 누워, 누워, 응?

 

미안해, 응?

 

환자가 그게 좀 많았잖애

 

긍께 나가 아까 수술 좀 땡겨 돌라고 그라고 부탁을 했는디

 

아니, 무슨 용감한 조폭이 이런 거 가지고 또 울고 그란데?

 

야, 씨, 울긴 누가 울었다그래, 씨

 

얀마

 

안 죽어, 어?

 

이 악물어, 어?

 

자, 자, 잠깐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잠깐, 아!

 

- [남자] 하나 - [사람들] 환자는

 

- [남자] 둘 - [수련의들] 섬기자

 

- [남자] 하나 - [수련의들] 환자는

 

- [남자] 둘 - [수련의들] 섬기자

 

[전공의1] 목소리 크게 해라 하나!

 

[수련의들] 환자를!

 

- [전공의1] 둘 - [수련의들] 섬기자!

 

[전공의1] 하나

 

- [의사] 자, 자… - [수련의들] 환자를

 

[의사] 그만들 하고 이제 시작하자

 

음…

 

- 다들 왔니? - [전공의1] 저…

 

3년 차 김태현 선생님이 아직…

 

어, 태현이?

 

빨리 데려와

 

[전공의1] 아, 그렇지 않아도 방금 모시러 갔습니다

 

어, 저, 저, 저기 오십니다

 

[태현] 아이…

 

- [의사] 흠… - [태현] 아휴…

 

이렇게 늦으면 어떡하니?

 

아, 시작 전에 왔으면 됐잖아요

 

- 너 또 새벽에 들어왔지? - 뭔 소리유, 병원에서 잤는디

 

내가 니 빈 침대 다 봤는데 어디서 지금…

 

화장실 갔었겠지

 

[의사] 허…

 

병원에서 잤다니까?

 

니가 아무리 3년 차 레지던트라고 해도

 

외부 알바는 징계 대상이야, 알지?

 

알죠, 잘 아니까

 

여태 짤리지 않고 있는 거겠죠?

 

[전공의1] 야야야, 똑바로 서 똑바로 서

 

차렷, 야, 뭘 봐, 뭘 봐?

 

아우, 이 병아리 새끼들 내, 이것들을

 

기름에 튀겨 가지고 프라이드를 해 먹을까

 

아님 고추장 팍팍 튀어가지고 닭도리탕을 해 먹을까

 

[태현] 야!

 

아우, 그만해, 어?

 

어떻게 이 유치한 레퍼토리는 해마다 그대로냐, 어? 쯧…

 

야, 쓸데없는 짓거리 그만하고

 

지금부터 내가 간단한 호구 조사 할 거야

 

아, 내가 하는 얘기 잘 듣고

 

해당 사항 있는 사람은 손을 든다

 

- 알았지? - [인턴들] 네

 

[태현] 쯧, 아, 잘 들어

 

첫 번째

 

여기 말이야, 아버지, 어머니 고모, 이모, 삼촌 등

 

아무튼 가족 중에

 

'우리 병원에 의료진으로 재직 중인 분이 있다'

 

손들어

 

에이… 쯧

 

아, 있는 거 다 아는데

 

나중에 밝혀지면 엄청 후회할 텐데

 

- 저 - 좋아, 관계, 뭐 하는 분이야?

 

저, 작은아버지시고요

 

이 병원 성형외과 과장님

 

뭐?

 

- 이신우 선생님? - 예

 

[태현] 이야… 니가 이신우 선생님 조카야?

 

아니, 그런 훌륭한 작은아버지를 가지고

 

왜 그렇게 쭈뼛거리고 있었어?

 

아… 역시

 

훌륭한 집안의 자제는 뭐가 달라도 달라, 어?

 

뭐야?

 

왜 그래?

 

다리 아파?

 

야, 이씨, 쯧

 

넌 애를 왜 이렇게 빡세게 굴려가지고, 쯧

 

그럼 안 되지, 응?

 

앉아서 좀 쉬어

 

네,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앉아서 쉬어

 

왜?

 

아, 신경 쓰여? 얘들 때문에?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세상 다 그런 거야 야, 누가 얘들 보고

 

그, 이 과장님 같은 작은아버지 가지지 말랬나, 응?

 

앉아서 쉬어 의사의 처방이다, 응?

 

쯧, 빨리 앉아

 

- 다리 조심하고, 아유 - [인턴] 아, 예

 

- 빨리 부축해 줘 - [전공의2] 네, 내려와, 내려와

 

자, 다음

 

너네도 우리 병원이

 

한신그룹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야

 

둘째, '우리 가족이 한신그룹의 로열패밀리다'

 

- 손들어 - [의사] 김태현 선생?

 

표현이 좀…

 

[짝짝짝 - 손뼉]

 

자, 자, 야, 부끄러워하지 말고

 

빽이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좀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게 힘 좀 있고 빽 있다고 차별을 하시고…

 

[태현] 뭐라고? 잘 안 들리거든?

 

말 좀 똑바로 해!

 

그래서

 

- 니네 아버지 뭐 하시는데? - 공무원이십니다

 

공무원? 어디, 몇 급?

 

기재부 차관이십니다

 

- 차관? - [흥미로운 음악]

 

야, 씨, 장관 밑에 차관?

 

허? 헐… 야, 너 엄청 기분 나빴겠구나, 어?

 

안 그래도 세 번째는 고위 공무원 자녀 하려고 했어

 

좀만 기다리지, 응? 미안하다

 

너도 가서 좀 앉아, 응?

 

[인턴] 아, 됐습니다

 

됐기는, 이 자식아

 

남자 새끼가 이런 걸로 삐지고 그래

 

쯧, 의자에 앉아서 좀 쉬고

 

나중에 부모님 건강 검진 한번 오시라 그래, 알았지, 응?

 

어, 고위 공무원 자녀 또 있어?

 

[의사] 자, 자, 됐고

 

앉혀라

 

- [전공의1] 들어가, 들어가 - [전공의2] 들어가, 앉아

 

으흠…

 

자, 주목, 지금까지 김태현 선생이

 

조금은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한 이유는

 

혹시라도 미래에 발생할 수 있을 부정을 막기 위함이다

 

전공의들 수련 과정에 있어서의 성적 평가

 

그리고 수련 과정이 끝난 뒤 전공 선택함에 있어서

 

혹시라도 개입할 수 있는 외부의 압력 요소를 미리 점검하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하기 위함이야

 

[태현] 아휴…

 

근데 얘들아, 걱정하지 마

 

결국 빽 있는 애들이 좋은 점수 받고

 

원하는 전공 잡는다

 

이거 매년 해온 짓인데 다 필요 없어

 

결국 빽 있는 사람이 이겨 빽, 응?

 

야, 김태현, 지금 뭔 소리야!

 

왜요, 그잖아요

 

뭐, 언제 결과가 다르게 나온 적 있어요?

 

- 아, 이 자식이… - [휴대전화 벨 소리]

 

누구야, 벨 소리?

 

어, 당직 폰입니다, 당직 여보세요?

 

 

김태현 선생님이요?

 

예, 그, OR입니다, OR

 

 

예, 알겠습니다

 

그, 긴급이라는데요

 

수술방에 누구 계시지?

 

[심전도계 비프음]

 

[쉬리릭 쉬리릭]

 

[집도의] 이리게이션

 

- 석션, 똑바로 잡아! - [긴장되는 음악]

 

저리 치워

 

[태현] 과장님, 안녕하십니까

 

[집도의] 어, 자네가 김태현이군

 

[태현] 아, 죄송합니다 진작에 인사드렸어야 되는데

 

[집도의] 출혈점이 멀티고

 

내가 대부분 잡긴 했는데 이리게이션!

 

석션!

 

이리게이션

 

- 석션 - [마취의] 혈압 60이에요

 

[집도의] 내가 시간 있으면 수술을 마치겠는데

 

마침 중요한 점심 약속 있어서

 

[태현] 예, 과장님께서 다 해놓으셨으니까

 

제가 마무리만 하겠습니다

 

- [집도의] 그럼 좀 부탁해 - 네

 

[태현] 아유…

 

[삐삐 - 경고음]

 

[마취과] 아, 놀고들 있네 지금 혈압이 50이야

 

다 죽게 생겼어 빨리 출혈부터 잡아

 

[전공의] 형, 큰일 났어요 혈압이 안 잡혀요

 

- [태현] 코다벌룬은? - [전공의] 했죠

 

근데 너무 오래 걸려서 다시 풀었어요

 

아, 이 환자 잘못되면 난리 나는데

 

- 이 환자 VIP예요 - [삐삐 - 경고음]

 

[마취의] 야, 이씨… 죽고 사는 문제에

 

VIP가 뭔 소용이야?

 

[태현] 그래? 그럼 안 되지, 죽으면

 

내가 VIP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더욱 긴장되는 음악]

 

[간호사] 피, 더 오더할까요?

 

[마취의] 이젠 필요도 없겠다

 

처음부터 이 과장님이 혈관을 너무 짧게 끊었어

 

그러면 절대로 못 찾아

 

태현이 들어오면 혹시나 했는데

 

[태현/독백] 하… 이상하다

 

이 과장님은 분명 오른손잡이였는데

 

[태현] 야

 

과장님 원래 이쪽에서 집도하셨어?

 

- [전공의] 예? - [태현] 야, 정신 안 차려?

 

과장님 처음부터 이쪽에서 집도하셨냐고

 

[마취의] 아니야, 이쪽에 계시다가 출혈점 찾는다고

 

그쪽으로 옮기셨어

 

[태현] 씨, 바꿔

 

[삐삐 - 경고음]

 

롱 포셉

 

석션

 

[삐삐삐삐 - 경고음]

 

[안정되는 심전도계 비프음]

 

[태현] 라이트 앵글

 

피 더 오더하세요

 

출혈 잡았어

 

석션, 타이

 

[마취의] 야아, 이 자식, 정말…

 

[심전도계 비프음]

 

[의사] 어, 이 과장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어, 아니, 좀 피곤해서

 

그냥 피곤한 게 아닌 거 같은데?

 

옳거니, 태현이가 불펜 뛰는구만

 

환자는 살았어?

 

 

아, 그럼 됐네

 

아, 근데 왜 그렇게 죽상이야?

 

죽상은 누가 죽상이야!

 

좀 피곤해서 그러지

 

피곤은 얼어 죽을

 

괜찮아, 이 친구야

 

그게 뭐 쪽팔릴 일이나 돼?

 

자네가 12층에만 붙어 있느라 수술을 안 해서 그렇지

 

솔직히 우리 병원에서 외상 수술 중에

 

태현이 불펜 도움 안 받는 교수가 어딨어?

 

뭐?

 

- 그게 왜 안 쪽팔… - [묵직한 음악]

 

아, 자넨 자존심도 없어?

 

교수가 레지던트한테 도움이나 받고?

 

참 나

 

아, 뭔 소리야?

 

아니, 선발하고 구원 투수하고 같아?

 

쟨 그냥 구원 투수라고

 

우리가 힘 빠지면 활용하는 마무리

 

어차피 승률은 우리한테 쌓이는 거고

 

그나저나

 

저 자식은 어떻게 저렇게 귀신같이 출혈을 잡아내나 몰라

 

희한하지?

 

[태현] 컷

 

자, 됐지? 닫는 거 니가 할 수 있지?

 

[전공의] 예, 형, 고맙습니다

 

[태현] 이 환자 입원실이 몇 호예요?

 

[간호사] 1213호인데요

 

- [태현] 아… 12층 13호? - [간호사] 네, 왜요?

 

[태현] 아, 아뇨 뭐 그런 게 있어요

 

- [마취의] 수고했어, 김태현 선생 - [태현] 아, 아니요, 수고는요

 

- 수고하셨습니다 - [마취의] 응, 그래, 가봐

 

[태현] 너 이따 나 좀 보고, 응?

 

[보호자1] 무슨 문제가 있어요?

 

수술은 잘 된 거죠?

 

- [밝은 음악] - [전공의] 아, 아, 예

 

아직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기셨습니다

 

[태현] 아… 천운이셨습니다

 

다행히 제가 원내에 있었길래 망정이지, 하마터면…

 

어머머머, 어떻게 하면 좋아…

 

다행히 제가 다른 수술 스케줄이 없어서

 

이 과장님과 호흡 맞출 수 있었습니다

 

참 다행이었죠

 

아, 정말 감사합니다

 

세상에, 고마우셔라

 

이게 다 주님이 도우신 거다

 

[태현] 네, 맞습니다

 

주님의 뜻이 아니었다면

 

환자분께서 이렇게 가족분들과 함께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번 주일에 교회에 가시면

 

감사 헌금 꼭 하십시오

 

[보호자2] 어쩐지… 우리 선생님도 벌써

 

첫눈에 믿는 분 같았어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아, 그냥, 쯧 교회 가시고 기도하실 때

 

그, 저희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서전들 잊지 마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아, 네, 그럼요, 꼭 기도할게요

 

아, 그리고 특히 감사 헌금 하시는 거

 

- 잊지 마시고요 - 네?

 

[태현] 성경에도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니 보물이 있는 곳에 니 마음이 있느니라

 

- 아, 네 - 아…

 

 

아… 이거 보기보다는 예의가 부족한 사람들이네, 이거

 

아, 형,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빨리 가자고요

 

야, 내가 무슨 죄졌냐, 응?

 

아휴, 그래도 혹시 과장님이라도 보시면…

 

보시면, 뭐? 쯧!

 

자…

 

이건 니가 바람 잡은 값

 

가격은 전과 동일

 

예, 고맙습니다

 

니들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너 완전 상습범이구나?

 

- '상습범'이요? - [호준] 환자 보호자들 협박해서

 

금품 갈취해 온 상습범 아니냔 말이야

 

왜, 내 말이 틀렸어?

 

[태현] 아…

 

전 도무지 과장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자식이 현장을 잡히고서 어디서 오리발이야?

 

아, 그럼 이 돈은 뭐야?

 

너 정말 보호자들하고 대질 한번 해볼래?

 

뭐, 원하시면 그러시든가요

 

- 뭐? - 과장님이 출혈점 못 찾아서

 

그 환자 죽을 뻔했던 거 사실이고요

 

과장님이 급하게 불러서 제가 그 환자 살린 거 사실이고요

 

그리고 회진 갔더니

 

그, 보호자가 고맙다고 촌지 몇 푼 준 거 사실이고요

 

근데

 

뭐가 잘못됐습니까?

 

뭐라고, 인마?

 

아, 혹시 이 돈을 과장님께 안 드려…

 

아, 그리고 솔직히

 

과장님은 그 환자 퇴원할 때 훨씬 많이 받으시잖아요

 

- 뭐? - [의미심장한 음악]

 

- 아니, 뭐 이런 새끼가 다.. - [태현] 사실이잖아요

 

우리 병원 VIP 플로어 입원할 정도면

 

퇴원할 때 금일봉 주고 나가는 건 상식이고요

 

아무튼

 

과장님이 정말

 

뭐 때문에 그렇게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너 정말 몰라서 이러는… -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왜?

 

어, 어, 그래?

 

알았어, 지금 나갈게, 어

 

나가 봐

 

아,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내가 지금 바빠

 

[태현] 예, 그러시죠 근데 이 돈은…

 

지금 주시죠

 

제가 돈이 좀 필요해서

 

허…

 

[바스락바스락]

 

[호준] 아, 오셨습니까 회장님, 원장님

 

[회장] 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 [태현/독백] 회장님? - [병원장] 이쪽은

 

영애님의 주치의이신 이 과장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어떻게 연락도 안 주시고

 

제 방에서 차라도 한잔…

 

아, 좀 전에 원장실에서 마셨어요

 

그리고 오늘은 제 동생하고 급히 좀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이분들도 여진이를 꼭 좀 만나고 싶어 하기도 하고요

 

영애님을요?

 

- [태현/독백] '영애'? - [호준] 아, 네, 그러시죠

 

근데 먼저 제가 영애님께

 

손님들을 만나실 의향이 있는지 확인을 한 후에야 가능합니다

 

[남자] 뭐라고요? 아니, 환자의 직계 가족이신

 

여기 회장님께서 허락하신 일을

 

선생께서 막겠다는 말입니까?

 

아, 박사님

 

너무 그렇게 빡빡하게 그러지 마세요

 

이분들도 원래 전부터 걔를 잘 아는 분들이에요

 

죄송합니다, 회장님

 

하지만 잘 아시겠지만

 

외부인과의 면회를 극히 제한하는 것은

 

환자 본인의 뜻이기도 하지만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주치의로서

 

저의 의학적 소견이기도 합니다

 

박사님 말씀처럼 그것이 환자 본인의 뜻인지

 

저희가 확인을 해야 되겠단 말씀입니다

 

이거 어쩌죠?

 

이거, 내 병원 안에서도

 

내 말발이 안 통하는데요?

 

[호준]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먼저 영애님을 만나보고

 

여러분들을 만나실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오겠습니다

 

명함을 주십시오

 

뭐, 할 수 없잖아요

 

주치의가 그렇다는데, 그쵸?

 

[남자1] 음…

 

[남자2] 어험…

 

[묵직한 음악]

 

여진이는 좀 어떻습니까?

 

[병원장] 아, 예 뭐 큰 차이는 없으시고

 

그 요전에 새 간호사가 잘못 들어갔다가

 

큰 소동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럼 또 자해를?

 

- [태현/독백] 자해? - [병원장] 송구스럽습니다만

 

네, 그렇습니다

 

아니, 애가 왜 자꾸 그러는지 모르겠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호준] 아, 역시 무리입니다

 

강력하게 면회를 거부하십니다

 

저, 그럼

 

이 서류라도 전달해 주시겠습니까?

 

주주들의 공공 질의서인데

 

네, 뭐, 서류를 보시는데 별문제가 없으니까

 

- 제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남자2] 아, 잠깐

 

사람을 만나는 것도 예민해하시는데

 

이렇게 피곤한 서류를…

 

아니, 뭐, 정 그러시면

 

제가 대신 여진이한테 읽어줄까요?

 

아닙니다, 됐습니다

 

뭐, 그러시던지요

 

그럼 전 온 김에

 

애 좀 만나고 가겠습니다

 

먼저들 가시죠

 

[남자1] 거기서 질문서를 전달해 달라고 하면 어떡합니까?

 

그럼 아예 한 회장한테 갖다 바치는 거나 다름없는 건데

 

아, 죄송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제가…

 

저, 그럼

 

법원에 면회 금지 취소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볼까요?

 

돌았어요?

 

그럼 전면전인데, 주가는?

 

[남자2] 그보다

 

영애님이 불편해지지 않겠어요?

 

대단히?

 

"VIP 병동"

 

[띠릭 - 조작음]

 

[무거운 음악]

 

[위잉 - 터치음]

 

[삑삑 - 작동음]

 

[심전도계 비프음]

 

상태는 좀 어때요?

 

[호준] 네 보시다시피 여전하십니다

 

관리 잘해줘야 돼

 

잘못되면

 

- 알죠? - 아이, 그럼요

 

[잔잔한 음악]

 

그동안 잘 있었니?

 

오라비가 자주 찾아봐 보지도 못하고

 

미안하다

 

그나저나

 

밖에는 아직도 너 한번 알현해 보려는 것들이

 

줄줄이네?

 

[여진/독백] 악마

 

[태현의 휘파람]

 

음!

 

한턱 쏘셔야겠네요

 

[유쾌한 음악]

 

누구요? 아, 나요?

 

- 아, 지금 저한테 얘기한 거예요? - [간호사] 네

 

김 선생님 아니면 누구겠어요?

 

몰라서 그러세요?

 

내가 왜…

 

내가 왜 송 쌤한테 한턱을 쏴요?

 

그래요

 

하긴, 보나 마나 뻔한데

 

쓸데없는 소리를 한 제가 미친년이죠

 

잘 아시네요

 

뭐라고요?

 

지금 뭐라 그랬어요?

 

[수간호사] 뭐야? 왜 또 큰 소리가 나?

 

왜긴 왜겠어요?

 

병원에 웬 벌레 한 마리가 기어다녀서 그렇죠

 

돈벌레

 

송 선생

 

김 선생은 가만있는데 왜 송 선생이 큰 소리야?

 

아, 아우, 아우…

 

아우, 선생님은 자꾸 저한테만 그러세요!

 

- 김 선생님? - 네

 

[간호사] 투석실 가봐야죠 동생 벌써 왔다던데?

 

아, 맞다

 

아, 큰일 날 뻔했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 돈벌레랑 사귀세요?

 

- [경쾌한 음악] - 뭐라고?

 

너 진짜 아무 소리나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막 할래?

 

아니, 그렇잖아요

 

아, 그렇지 않고서야 왜 번번이 저 돈벌레 편만 드시냐고요

 

니가 잘못했잖아

 

제가 뭘요?

 

쟤가 나한테 미친년이라고 한 소리 못 들으셨어요?

 

못 들었는데?

 

내가 들은 거는 니가 미친년이라고 한 거밖에 없는데?

 

아, 그러니까요

 

내가 미친년이라고 하니까

 

쟤가 '잘 아시네' 그랬잖아요

 

그게 바로 나한테 미친년이라고 한 소리잖아요

 

그걸 모르시겠어요?

 

그러니깐

 

집에 가서 잘 생각해 봐

 

누가 너한테 미친년이라고 했는지

 

이 미친년아?

 

허? 선생님!

 

[잔잔한 음악]

 

아, 오빠, 배고파 죽겠어 아직 멀었어?

 

아, 기다려 왜 성질은 급해 가지고

 

으챠…

 

짠…

 

[태현 동생] 와, 냄새 죽이는데?

 

진짜 맛있겠다

 

[태현] 쯧, 넌 이거 먹으면 안 되는 거 알지?

 

니 건 여기 따로 있어

 

[태현 동생] 알아, 알아 누가 먹는데?

 

그냥 맛있겠다는 말이지

 

소현아

 

힘들어도 조금만 기다려

 

오빠가 너 꼭 치료해서 이까짓 거 얼마든지 먹게 해줄게

 

아유, 그래, 알았어

 

이까짓 거 안 먹어도 돼, 걱정 마

 

- [태현 모] 소현아 - [소현] 엄마다

 

엄마, 오빠 왔어

 

[태현] 엄마, 이제 와?

 

왜 왔어? 무슨 일 있어?

 

아냐, 일은 무슨

 

[소현] 엄마, 엄마, 오빠 오늘 인턴 첫 출근했대

 

인제 오빠 진짜 의사야

 

야, 의사는 무슨, 인턴이라니까

 

의사고 인턴이고 니가 왜 난리야?

 

난리는 무슨

 

그냥

 

- 약은 먹었어? - 어

 

엄마 빨리 앉아 오빠가 찌개 끓였어

 

- [태현 모] 앉아 - [태현] 엄마 밥 먹었어?

 

- 먹었어 - [소현] 이 밥 엄마가 먹어

 

- 얼른 먹어, 너나 - [소현] 아, 내 건 내가 떠올게

 

저녁 약 먹어야지, 빨리 먹어

 

[태현] 잘 먹겠습니다

 

[풀벌레 소리]

 

[바스락바스락 소리]

 

[부드러운 음악]

 

[태현] 쯧, 엄마

 

좀만 기다려

 

내가 금방 호강시켜 줄게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니?

 

니가 왜 날 호강시켜 주니?

 

니 부모가 너한테 해준 게 뭐 있다고

 

- 우리가 남들처럼… - 알아요, 알아

 

'그 흔한 과외 공부 한번 시켜줬니'

 

'그 비싼 의대 등록금 한번 내줬니'

 

레퍼토리 그거잖아

 

다 아는 놈이…

 

엄마

 

조금만, 응?

 

좀만 더 기다려 이제 곧 알바도 뛸 수 있고

 

이제부터

 

엄마 고생 진짜 끝났어

 

이 얼빠진 놈아

 

소현이도

 

내가 꼭 고칠 거야

 

엄마 고생?

 

이젠 거진 다 끝났어

 

미친놈

 

이거 놔, 마늘 냄새나

 

[소현] 어?

 

오빠 왔어?

 

깜빡 잠이 들었네

 

오면 전화부터 하랬지?

 

오빠 바쁜 줄 아는데, 뭐

 

쯧, 어디 봐봐

 

너 안색이 왜 이래?

 

왜? 뭐가 이상해?

 

투석 느낌이 안 좋아?

 

[소현] 투석받으면 몸이 좀 까부라지는 거 당연하지

 

좋을 턱이 있어?

 

그리고 안 좋은 투석 느낌은 또 뭐야?

 

너 환자 맞냐? 이렇게 펄펄한 애가?

 

미안해

 

그래, 쯧

 

미안한 줄은 아는구나?

 

더 자주 오라니까 왜 자꾸 꿇어, 어?

 

그래도

 

견딜 수 있을 만큼은 견디다 와야지

 

나도 양심이 있지

 

오빠가 무슨 죄로

 

번 돈 몽땅 내 치료비로 써야 돼?

 

[태현] 까불지 말고

 

병원에서 지정해 준 날 딱딱 와

 

일주일에 세 번, 알았지?

 

참…

 

나 의사야, 돈 많이 벌어

 

니 하나쯤 치료비 대는 거 별거 아냐

 

그래서 아직도 학자금 대출도 못 갚아서

 

맨날 쩔쩔매냐?

 

[태현] 아, 그거는 원래 의대 등록금이 좀 비싸고

 

또 금리도 낮아서 오래 둘수록 이익이야, 인마

 

누가 그걸 빨리 갚냐, 이 바보야

 

오빠

 

오빠 눈에는 내가 아직도 애로 보이지?

 

그럼

 

니가 아직 애지

 

[소현] 오빠, 나

 

이제 그만 살아도

 

별로 억울할 거 없을 거 같아

 

이렇게 좋은 오빠 만난 덕에

 

나 이만큼이나 더 살았잖아

 

[태현] 병원만 아니었으면

 

오빠한테 한 대 맞았어

 

나도 사실

 

어렸을 때부터 막…

 

오빠한테 맞아보고 싶었는데

 

오빠, 미안해

 

[태현의 뒤척이는 호흡]

 

[요란한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작동음]

 

아…

 

 

어디?

 

[태현] 야, 씨…

 

- 내 발로 간다고, 뭔데 그래? - [긴장되는 음악]

 

- [조직원] 얼른 들어가 - [태현] 아이, 씨…

 

[조직원] 성님, 잡아 왔습니다

 

성님, 괜찮으신게라?

 

[만식] 용팔아, 왔냐? 어, 언능 와라, 언능, 어?

 

[태현] 비켜

 

[작게] 총상?

 

경찰?

 

- 이, 미쳤나, 씨 - 그럼 어쩌냐, 인마

 

와보니 이런 걸

 

[부두목] 뭐 해, 빨리해, 인마!

 

도저히 여기선 안 돼

 

둘 중의 하나 선택해

 

병원 가서 살든지 아님 여기서 죽든지

 

아니

 

니가 선택해

 

우리 형님 살리고 너도 살아 나가든지 아니면

 

우리 형님이랑 같이 죽든지

 

[두목] 그려, 너 말 참 잘했다

 

[부두목] 형님, 좀 괜찮으십니까?

 

[두목] 잘 들어라

 

 

인자는 죽어도 빵에 안 간다

 

야들이 뭐라고 꼬셔도

 

절대 병원은 가지 마라, 잉?

 

이 새끼들

 

내가 시방 경찰에 총 맞았다고 쫀 거여

 

지들도 달려갈까비

 

형님, 그, 그, 그게 아니라

 

[두목] 나 죽으면 야들도 꼭 같이 묻어줘라

 

[강하게] 약속헐 수 있지?

 

[조직원들] 예, 형님!

 

지랄들 났네, 씨

 

오늘 여기서 아무도 안 죽어

 

테이블 치워

 

- [긴박한 음악] - [두목의 신음]

 

[태현] A형이야 가서 혈액형 A인 놈들 다 데려와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가?

 

나한테 치료받은 애들 목덜미에 흉터로 다 표시돼 있어

 

A는 산처럼 생긴 거야

 

아, O형도 괜찮아 O형은 동그란 점이야

 

- [조직원1] 그런 게 있어? - 난 B형인디?

 

- 내거, 내거… - [조직원1] 너 B형이야

 

- [조직원2] 나, 나, 나, 나 - [조직원3] 어, B형

 

[조직원4] 아, 뭐 죄다 다 B형이야, 씨…

 

뭣들 하냐?

 

시방 성님이 위독하신데?

 

싸게싸게 가서 A형 다 쳐잡아 와!

 

[조직원들] 예!

 

니가 A형인디?

 

주먹 꽉꽉 쥐어, 피 빨리 나오게

 

[조직원] 알아쓰 꽉꽉 쥐고 있자네

 

어따 대고 반말이여?

 

안테나 떴습니다

 

천호동 룸방이라는데요?

 

- 확실해? - [형사] 아, 거, 확실한진 몰라도

 

완전 벌집을 쑤셔 놓은 거 같답니다

 

다들 그리로 모이라 그래

 

출동허자

 

- [형사1] 예썰! - [형사2] 자, 가자!

 

[강렬한 음악]

 

- 잘됐어? - [만식] 아, 그럼, 잘됐지

 

우리 용팔이가 누군데

 

[경찰] 문 막고 있지?

 

- [두목의 옅은 신음] -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여보세요?

 

뭐?

 

밖에?

 

[낮게] 확실해?

 

알았어

 

[달그락]

 

- 뭐 해? 꼬매다 말고 - 걱정하지 마, 이제 안 죽어

 

지금 몇 바늘 더 꼬매는 거 보다 빨리 튀는 게 니네 형님한테 좋아

 

- 뭐 해, 빨리 짐 꾸려! - [만식] 어, 그래, 어

 

[긴장감 도는 음악]

 

형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조직원의 비명]

 

[형사] 아이고, 이 새끼들 아주 살판났네, 살판났어

 

야, 쉽게 가자, 쉽게 가

 

- 연행해! - 뚫어!

 

- 뚫어! - [조직원] 아, 씨

 

[손님들의 비명]

 

꼼짝 마, 개새끼야, 거기 서!

 

[조직원] 형님, 빨리요

 

[부두목] 형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힘내세요

 

[부두목] 형님!

 

괜찮으십니까?

 

- 똑바로 못 모셔, 이 새끼야! - [조직원1] 죄송합니다

 

[형사] 그러다 느그 형님 잡겄다

 

[무거운 음악]

 

[철컥 - 권총]

 

다들 꼼짝 말고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형사] 이 형사님, 이 형사…

 

누가 뒤로 돌래, 이 새끼야 앞에 봐!

 

왜?

 

돌아보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보지?

 

아, 쪽수가 모자르신다?

 

용팔아, 형님 모시고 계속 가

 

'용팔이'?

 

야, 마스크?

 

마스크 너 용팔이 맞지?

 

너 움직이면 쏜다!

 

- [긴장되는 음악] - [두목의 힘겨운 호흡]

 

[부두목] 자… 나 이제 무장 해제했으니까

 

 

용팔아, 빨리 가

 

[태현의 긴장된 호흡]

 

- 빨리 가! - [이 형사] 이런

 

겁대가리 없는 새끼들, 씨

 

- 용팔아, 거기 안 서? - 선배님!

 

- [속삭이며] 안 돼요 - [조직원1] 형님!

 

- 빨리빨리 들어와, 새끼들아! - [조직원2] 형님!

 

[형사] 아이, 씨…

 

[부두목] 거, 어른들 얘기하는데 연장은 뭐야?

 

여러모로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 요 새끼들, 씨…

 

- 뭐 해, 안 타고 - 아, 저, 용팔아

 

그, 난 아무래도, 응?

 

우리가 왜 이 양반을 데, 데리고 도망을 쳐야되는지 나는…

 

- 뭐? - 아니, 긍게, 저…

 

알았어

 

[만식] 저…

 

괜히 미안하네, 아, 쯧

 

용의 차량이 도주 중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인마 시동 걸어

 

- [형사] 시동 걸어, 시동 걸어 - [차량 시동음]

 

출발, 출발

 

[사이렌]

 

[이 형사] 전 경찰차는 들으세요

 

지금 용의 차량은

 

천호동 로데오거리에서 북동 방향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 지금부터 토끼몰이 시작합니다 - [삐삐 - 알림음]

 

자, 덫은 삼평사거리 덫은 삼평사거리입니다

 

동면가 정면, 경광등 켜주세요

 

- [계속되는 사이렌] - [엔진 가속음]

 

[끼익 - 타이어]

 

[형사] 아, 건널목 쪽으로 가는데요?

 

- 옳지 - [땡땡땡 - 건널목 경고음]

 

[아득한 건널목 경고음]

 

[빵빵 - 열차]

 

[띠링 - 무전음]

 

[열차 운행 소음]

 

[고조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빨리 신호 제껴, 지금 제껴!

 

신호 막았습니다

 

[끼익 - 타이어]

 

[긴박한 음악]

 

[삐삐 - 알림음]

 

[사이렌]

 

오케이! 됐어!

 

자, 전 병력 삼평사거리로 집결시켜!

 

이 새끼들

 

[계속되는 요란한 사이렌]

 

[강조 효과음]

 

와!

 

[두목] 야!

 

[끼익 - 타이어]

 

[엔진 가속음]

 

[태현의 긴장된 호흡]

 

[두목] 용팔아 인자, 운이 다했는갑다

 

- 고만허자, 응? - [요란한 사이렌]

 

[태현] 안 돼

 

- 그럼 내 동생 죽어 - 어?

 

- [태현] 안 내려? - 왜 이려, 인마, 아악!

 

아, 씨, 선배님

 

저 새끼들 저거 어떻게 할까요?

 

서두를 거 없잖아 천천히 걸어가서 그냥 잡아

 

예썰!

 

어, 아, 저 새끼들 저거 설마 저거!

 

[태현]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말라고, 씨!

 

[이 형사] 어이, 용팔아!

 

이제 그만하자!

 

아따, 피곤하다, 씨

 

너 거기서 뛰면 뒈진다!

 

[두목] 야, 야, 인마!

 

너 그거 뭐여 그 주사기 뭐여, 인마?

 

[태현] 에피네프린, 이거 없이 여기서 뛰면 100 프로 사망이야

 

- 자… - [두목] 뭐? 야…

 

아, 여기서 뛰려고?

 

[태현] 그럼 어쩌자고? 그냥 잡히자고?

 

그럼 이 주사 맞고 뛰면?

 

[긴장된 호흡]

 

한, 50 프로?

 

아니, 안 죽어

 

절대 못 죽어

 

싫어? 싫으면 이거 잘 잡고 있어

 

난 간다

 

[두목] 야, 잠깐만

 

[혼잣말]

 

[이 형사] 에헤이, 헤이, 용팔아

 

지랄하지 말고 그냥 일루와, 어?

 

니가 뭔 죄가 있겠어?

 

내가 정상 참작 해줄게

 

너 기껏해야 의료법 위반이야

 

집행유예, 알지?

 

[빵빵 - 기차]

 

[태현] 아, 빨리 결정해, 씨…

 

시간 끌면 경찰 곧 더 올 거야

 

그땐 뛰어봤자 소용없어

 

알았어, 알았어

 

참말로 그 주사기 맞고…

 

아악!

 

악!

 

아악…

 

- 아아… - [태현의 기합]

 

[태현의 거친 호흡]

 

[두목] 아악…

 

[태현] 하, 간다…

 

- ♪ 가슴이 메어와 ♪

 

♪ 나의 심장이 멈춰도 ♪

 

♪ 눈물에 가려져… ♪

 


.용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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