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5
전화하지 말랬지
뭐?
얼만데?
도둑놈들
내가 그동안 벌어다 준 게 얼만데
[어두운 음악]
[여진] 간수가 하나 더 늘었다
야, 미친놈아 지금 그걸 어떻게 갚아?
요즘 알바도 못 하는데
이거 니가 준 핸드폰 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
[여진] 그리고 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영혼을 가졌다
산 넘어 산이네
[여진] 그 돈 내가 줄까?
[강렬한 음악]
[여진] 이제
나의 시간이 다가온다
[고 사장] 법원에 면회금지취소 가처분 신청을 내세요
- [어두운 음악] - 그럼 전면전이 될 텐데
어차피 겪을 전쟁이라면
선공으로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고 사장의 웃음]
[심전도계 비프음]
[다가오는 발소리]
- [호준] 간밤에 별일 없었죠? - 네
다행이네, 요새는 얌전해서
아, 영애님이 가끔 경련을 일으키곤 해
아, 예
[태현] 내성 반응이다
[긴장감 도는 음악]
[여진] 그 돈
내가 줄까?
[여진] 아니지
동생, 내가 살려줄까?
그렇게 묻는 게 낫겠네
[고조되는 음악]
한여진 씨
[여진] 그 버튼 누르면
돈도 동생도 구할 수 없어
잘 생각해 보고
날 깨워
[태현] 안 돼, 너무 위험해
[긴장감 넘치는 음악]
거부하지 마
결국 넌 날 깨울 거야
왜? 무슨 일이야?
- 아무것도 아닙니다 - 이런, 싱겁긴
[모니터 화면 전환음]
[조직원의 헛기침]
[익살스러운 음악]
[두철] 아, 저기, 괜찮혀 저, 천천히 혀, 응?
[두철의 아픈 신음]
- 다 되었는가? - 죄송해요
혈관이 안 보여서
저, 괜찮응게
그리고 뭐, 살다 보면
주사 뭐, 한 일곱 방씩 헛찌를 수도 있는 거고
따지고 보면은 주사기가 떨릴 만큼
섹시한 몸매를 가진 내가 잘못이지
긍께, 천천히 혀, 천천히
네
근디 천천히 하기는 하는디
저, 설마 여덟 방째는 좀…
아, 따가, 아따 따가
근데 이 아가씨가, 집중해!
됐다, 됐어요
[두철] 어, 진짜?
아따, 징하게 고맙네 아홉 방째 안 찔러서
죄송합니다, 고객님
[두철] 응, 아이고 괜찮혀, 괜찮혀
난 암시랑도 안 혀
야, 이 무식한 놈아
넌 어따 대고 그렇게 큰 소리여!
의료인이 신성하게 주사를 주는 게
무신 건달들 사시미 쓰듯이
아무 데나 막 푹푹 찔러 대는 줄 알아, 인마? 쯧
[일동] 죄송합니다, 형님
[간호사] 아, 아니에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펴, 편히 쉬세요, 고객님
[두철] 응, 응, 수고했어, 쯧
오매, 오매
내가 여그 살라고 들어왔다가
아무래도 쟈 땜시 죽어 나가지 싶다
아휴
[두철] 야, 노크 좀 하고 들어와 문화인답게
[태현] 방금 나간 간호사한테 뭔 짓을 한 거유? 응?
야, 그 얼굴이 시퍼레졌잖유
[두철] 오매 야가 거시기는 비뚤어졌어도
오줌은 똑바로 싸라는 말도 모르는갑네
링겔을 한 번 맞는디, 어?
주사를 여덟 방을 그냥 빠바바바박 찔러대면
너는 좋겄냐?
그러고 설마 천하의 두철이가
저런 어린 각시한테 소리를 질렀겄냐?
아님 내가 겁을 줬겄냐?
치, 근데 왜 저래?
[두철] 뭐, 인자 뭐 젊은 처자들이야
나의 섹시한 몸매를 봐불면은
그 조금은 거시기하기도 허겄지
그러니까 두목
멀쩡한 사람이 링거를 왜 맞고 앉았냐고
언제 나갈 거예요? 아픈 데도 없는디
아, 내가 왜 아픈 데가 없어?
온몸이 쑤시고
지금 내 맴이 얼마나 아픈 줄 아냐?
우리 애기들 뿔뿔이 흩어지고 잽혀가고
시방 내가 맴이 맴이 아니여
아휴, 미치겄네, 진짜, 아유
야, 야, 너 내가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거나?
- 응? - [두철] 야, 야, 갖고 와봐
[부두목] 아, 예, 형님
[두철] 짠
- [익살스러운 음악] - [두철의 웃음]
야, 이거 이 새끼 도박까지
- 쌤통이네 - [두철] 글지, 글지, 응?
이거, 이거 신문 오려 갖고 내가 액자 하라고 했다
이걸? 왜?
설마 두목이?
- [두철의 웃음] - [밝은 효과음]
[딩동 - 엘리베이터]
오빠
[감성적인 음악]
얼마나
나빠졌습니까?
[의사] 원래라면 요독증이 올 뻔했던 건데
다행히 아버님이 늦지 않게 발견해서
병원으로 데려오는 바람에 위험한 일은 면했지만
문제는 면역 억제제도 소용이 없는
소현이의 특이한 면역 항체야
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글쎄, 뭐
투석을 잘하면은 한두 달?
마르스 달고 버틴다고 해도
[한숨] 힘들지
아이고, 거 동생은 다 죽어가는데
오래비는 아주 신수가 훤하십니다
아빠
보호자분은 잠깐 나가 주시죠
이런 싸가지없는…
[태현 부의 헛기침]
너 그러다 사람 치겄다
[태현 부의 헛기침] 에이
[문이 열렸다 쾅 닫힌다]
- [감성적인 음악] - [태현] 야, 인마
거 봐
오빠가 재깍재깍 투석받으라고 했잖아
말 안 들으니까 이러지
오빠, 아빠하고 이제 풀어
나 죽고 나면 가족이라곤 이제 아빠밖에 없는데
[태현] 야, 이 자식이 진짜, 쯧
알았어, 화내지 마
그치만 아빠도 불쌍한 사람이야
너 자꾸 쓸데없는 말 하면 나 간다
오빠도 내 말 좀 들어
죽는 사람 소원은 들어주는 거잖아
뭐?
너 계속 이럴 거야?
[소현이 훌쩍이며] 이번 생은
오빠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
다음번엔 내가 누나로 태어날게
그땐 내가 오빠 잘 돌봐 줄게
[계속되는 소현의 훌쩍임] 이번엔 미안해
오빤 이제 할 만큼 했어
이제 그만해
인명은 제천이다
하늘이 정한 목숨
사람이 어쩔 수 없다, 이 말이여
그 말은
내 어머니 죽음에
당신은 책임이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
난 말이야
당신과 달라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
소현이
절대 못 보내
[소현] 오빠는 이제 할 만큼 했어
이제 그만해
[문이 쾅 닫힌다]
무슨 일 있어요?
쩝, 아, 신씨아
미국에서 연락 왔어요?
미국이요?
아, 때 되면 연락 오겠죠
대체 그 환자 누군데
일주일 내내 그렇게 아침저녁으로 달달 볶아요?
아침에도 확인해 봤어요?
[태현] 뭐야, 왔죠? 그쵸?
- 얍 - [태현] 진짜 왔어요?
가능성이 있대요?
[신씨아가 웃으며] 아, 일단 좀 읽어보고요
이 환자
가능성 있대요
- [밝은 음악] - 진짜요? 정말이에요?
얍, '이뮨 시스템 트랜스포밍'
그러니까 면역 항체 트랜스폼 시술 가능하고
유전자 일치하는 간도 있대요
뭐, 미국엔 워낙 도너가 많으니까
내가 누구예요? 나 신씨아라고요
고마워요
[떨리는 숨소리] 진짜 고마워요, 신씨아
근데 이게 누군데요?
대체 얼마짜리 고객인데 그렇게 좋아해요?
얼마짜리는…
근데
가격은?
뭐 대충 '원 앤 어 하프' 정도라는데
하나 반이면…
'밀리언', 150만 불 정도라고요 시술만
거기다 이것저것 붙으면 우리 돈으로 한 20억?
내 수수료 빼고
[어두운 음악으로 변주]
[신씨아] 왜요? 이거 비싼 거 아닌데?
이거보다 쉬운 시술도 훨씬 비싼 거 많아요
[달그락 - 식기]
아유
물, 물, 가져와
[채영] 음
- [탁 - 물잔] - [채영의 한숨]
[놀라는 숨소리]
누구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뭔데?
[비서실장이 작은 소리로] 저…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긴장감 도는 음악]
뭐? 가처분 신청?
에이
'면회 방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
[비서실장] 고정하십시오, 회장님
[웃음] 고정?
이런 일 없을 거라며?
죄송합니다
[탁 - 물잔]
[한숨]
그래, 고정했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건데?
담당 판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일은 없도록 할 겁니다
그리고 저희 법무팀을 병원에 내려보냈습니다
고 사장 쪽에서 여진 아가씨를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탁 내리치는 소리]
내가 그런 대답 듣자고 묻는 게 아니잖아!
죄송합니다
이것들이 분명히 여진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거야
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여진이를 만나겠다고
가처분 신청을 해 올 리가 없어
아무래도
죽여야겠어
- [긴장감 도는 음악] - [한 회장] 원장한테 전해
여진이를 당장 죽이라고
안 됩니다, 회장님
그러면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됩니다
그리고 신청서 내용을 봐도
아직까지 저들이 아가씨의 상태를 안다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비서실장의 신음]
[한 회장] 혼자 똑똑한 척하지 말고
죽이라면 빨리 죽이란 말이야, 이 새끼야!
[묵직한 효과음]
[긴박한 음악]
지금부터 딱 48시간 준다
가처분인지 개뿔인지 빨리 해결해
아님 너도 여진이하고 같이 묻을 줄 알아
알겠습니다, 회장님
[날카로운 효과음]
48시간?
[멀리 자동차 소리]
[긴장감 넘치는 음악]
[달그락 - 쇳소리]
[연이은 사이렌 소리]
[두철의 신음]
[태현] 그래
그래 봐야 껌값도 안 되는 거였어
이 모든 미친 짓들이
[고조되는 음악]
[소현] 오빠는 이제 할 만큼 했어
이제 그만해
[여진] 그 돈
내가 줄까?
아니지
동생
내가 살려줄까?
그렇게 묻는 게 낫겠네
잘 생각해 보고
날 깨워
[음악이 잦아든다]
[긴장감 도는 음악]
[물소리]
[여진] 그다
[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
[커튼 치는 효과음]
호리병 속에 갇힌 지 1,172일째
이제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온다
그래, 난 지금
꿈을 꾸는 꿈을 꾸고 있는 거다
[고조되는 음악]
[경고음]
[휴대전화 알림음]
나 영애님한테 좀 다녀올게
네, 아…
좀 전에 김 선생님이 들어가셨는데요?
[삑삑 - 경고음]
[태현] 저기요, 한여진 씨 눈 떠 봐요, 네?
한여진 씨, 눈 좀 떠보라고, 제발!
[여진의 놀란 신음]
[고조되던 음악이 뚝 끊긴다]
[어두운 음악]
[문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상담원] 사랑합니다, 고객님
한국 카드 상담원 김혜영입니다 잠시 통화 괜찮으실까요?
제발 날 좀 그만 사랑하란 말이야! 쯧
[현숙의 씩씩대는 호흡]
[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
이봐, 일어나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빨리 일어나!
쩝, 나 좀 놔두지
어젯밤에도 왕진 나갔다 왔단 말이야
- 피곤해 죽겠어 - 뭐?
돌았어? 어디서 감히
지금 뭐 하는 거야?
[태현의 힘주는 신음]
왜?
난 여기서 눈 좀 붙이고 있으면 안 돼?
조용하고 좋구만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여기가 어딘데?
아
생사람 재워서 가둬 놓고 있는
범죄 현장?
[어두운 음악]
뭘 그렇게 놀래?
[현숙의 연신 씩씩대는 숨소리]
왜? 보고하시게?
원장님?
어, 더 위?
회장님? 좋지
그럼 보고할 때
지난주에 당신 과실로
영애님 깨어났던 것도 보고하지?
손목 긋고 수술방까지 갔던
자살 미수 사건 말이야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휴
나갈 때 불 좀 끄고
나 함부로 건드리지 마
조폭하고 살다 보면 말이야
반은 조폭이 되니까
알아들었으면 나가, 잠 좀 자게
[한숨]
이게 뭐 하는 거냐
[여진] 제법이네
눈을 감고 있느라
저 여자 표정을 못 본 게 아쉽네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그건 아니지
일주일간 고민하다
나 몰래 날 깨웠다면
그 질문은 내가 먼저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원하는 걸 말해 봐
[어두운 음악]
동생의 치료비라
좋아
핸드폰
핸드폰은 왜?
치료비 달라며
[긴장감 도는 음악]
어떻게 거는 거야?
아, 이거
이거 누르면 돼요
앞으론 내가 말로 물어봤으면
말로 대답을 해
[전화벨 소리]
[프랑스어] 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프랑스어] 제…
계좌 코드를 확인해주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키보드 조작음]
네, 말씀하세요
DW207BC301
[키보드 조작음]
"데이터 분석"
네, 마담,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비밀번호를 말씀해주세요
'프로방스엔'
'라벤더가 피었나요?'
[프로그램 작동음]
"승인"
[웃음] 아이고, 그 녀석이 그런 재주가 다 있었어?
좀 바꿔봐
자? 지금 몇 신데?
- 아, 그랬구나 - [다가오는 발소리]
당신은? 뭐 해요?
확인해 봐
이메일
[어두운 음악]
무기명 양도성 예금 증서야
너무 좋아하지는 마
비밀번호가 없으면
아직 돈이 아니니까
비밀번호는 물론
내가 여기서 나가는 날 줄 거야
어때?
페어하지?
명심해
내가 이 안에서 계속 잠들어 있는 한
동생은 치료를 받을 수 없어
[미스터리한 음악]
그럼 제가
제가 뭘 하면 될까요?
[휴대전화 벨 소리]
예, 과장님
[묵직한 효과음]
너 여진이가 아티라는 건 언제부터 알고 있었냐?
으흠, 12층에 올라오기 전날 밤에
수술방에서 뵀었습니다
그랬구나
어, 근데 모른 척하고 있었어?
아이고, 예의도 바르지
우리 약아빠진 태현 씨
황 간호사는 [한숨]
잘했어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그 여자
한 회장 직보 라인이라고
눈꼴시게 구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
니가 내 대신 한 번 잘 쏴줬다
그런데 너무 자극하진 마
위험한 여자야
[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
- [현숙] 앙큼한 년 - [어두운 음악]
니가 먼저 꼬리 쳤지? [씩씩대는 소리]
[현숙의 거친 숨소리]
삐졌어?
기지배, 알았어
[속삭이며] 내가 예쁘게 만들어 줄게
[고 사장] 어이구, 아이
보는 눈도 많을 텐데
-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 어떻게 여기까지 직접…
[채영] 누구 아이디어예요? 가처분 신청은
[한 사장] 주주들의 공통된 의견을 취합해서…
당장 취소하세요
- 예? - 안 그럼
한도준이 여진이를 죽일 거예요
[한 사장] 예?
[한 사장] 사모님, 이번 일은
외국인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압력에 따른 결정입니다
저희가 그걸 외면하면 배임이 됩니다
[고 사장의 웃음]
설마 오빠가 동생을 죽이기까지 하겠어요?
[고 사장의 웃음]
그럼 설마 와이프인 내가
이렇게 남편 뒤통수를 칠 일도 없겠네요?
[고 사장의 헛기침]
영애님을 죽이다니요?
만에 하나 회장님께서 그랬다가는
영애님의 지분 태반을 세금으로 날리실 텐데
그걸 감수하고라도 면회를 막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요?
그게 뭔지
사모님은 알고 계십니까?
글쎄요
[채영] 고 사장님 저랑 잠깐 얘기 좀 하시죠
잠깐 자리 좀 비켜주세요
어, 그래
[헛기침]
채영아, 너무 걱정하지…
[채영] 지금은 사석이 아닙니다
네, 말씀하시죠, 사모님
고 사장님
아버지가 고 사장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계시는지
잘 아시죠?
그럼요, 잘 알죠
하지만 전 아니에요
- 배임이요? - [긴장감 도는 음악]
고 사장님 계획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더 이상 독단적으로 나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를 위해서도 여진이를 위해서도
위험해질 일은 만들지 마세요
영애님을 위험에 빠뜨리다니요
그럴 일은 절대 없습니다
제 손에는 양날의 검이 들려있어요
그게 고 사장님을 벨지 한도준을 벨지
나도 잘 몰라요
저 너무 믿지 마세요
제가 고 사장님을 안 믿는 것처럼요
- [날카로운 효과음] - [심전도계 비프음]
[태현] 원하는 대로 약을 반으로 줄였으니까
의식은 전보다 또렷할 거예요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긴장감 도는 음악]
[휴대전화 알림음]
영애님한테 다녀올게
네
[현숙의 숨찬 호흡]
[휴대전화 알림음]
[의아한 숨소리]
영애님 어디 불편하세요?
아니
[계속되는 휴대전화 알림음]
[간호사의 한숨]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야겠어요
뭐? 선수를 치다니?
저 사람들은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의향이 전혀 없어요
- 어쩌면 - [채영 부] 채영아
아빠는 불안해
고 사장 같은 사람하고 척을 지는 건…
아빠, 오히려 우리한테는 기회예요
여진이만 우리 수중에 들어온다면…
수중이라니, 물건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해도
여진이가 왜 우리한테 협조를 하겠냐?
한도준이 여태 여진이를 이용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요
아빤 아직 모르셔도 돼요
[고 사장] 딸이 애비보단 낫군
그래서 명을 재촉하겠지만 말이야
- [긴장감 도는 음악] - [고 사장] 얼굴 잘 익혀 둬
첫 번째 타겟이야
[심전도계 비프음]
[묵직한 효과음]
[긴장감 도는 효과음]
[휴대전화 알림음]
이 씨
이 씨!
[긴장감 도는 효과음]
이 씨!
[긴박한 음악으로 변주]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나 괴롭히려고
일부러 이러는 거잖아 이 나쁜 기지배야
[계속되는 현숙의 고함]
- [태현] 왜 이러세요? - [현숙]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진정 좀 하세요
[현숙이 절규하며] 이거 놔, 이거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이거 놔!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이거 놔!
[호준] 이제 좀 진정이 됐어요?
[현숙] 죄송합니다
제 호출기에 이상이 있어서
[휴대전화 알림음]
별문제 없는데
[한숨] 황 선생 당분간 나이트 오프예요
- 태현이랑 교대하고 - 전 괜찮습니다
[호준] 황 선생 좋으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과로가 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호준] 어쨌든 들어가서 쉬어!
상부에 보고하기 전에
[어두운 음악]
멀쩡한 사람 하나 미친 사람 만들기 쉽네요
멀쩡?
저 여잔 진짜 미쳤어
[태현의 웃음]
한여진 씨가 3년을 누워 있었는데
욕창 하나 안 생기고 몸이 깨끗한 이유가 왠지 알아요?
황 간호사 저 여자가
당신 몸을 자기 몸보다 더 극진하게 돌봤기 때문이에요
자기 인형처럼
저 여자가 나한테 무슨 짓들을 했는지 알면
기절할걸
에이, 아이, 그럴 리가
난 거짓말 안 해
그리고
여태까지 아무도 나한테 그런 말투로 말하는 사람 없었어
음, 그래요?
그럼 이제 익숙해지셔야겠네 난 원래 이렇게 말하는데
- 교양이 없구나 - 위선이 없지
위악도 악이야
내가 니 동생을 살려줄 유일한 사람이란 사실
잊지 마
쩝, 맞아요
근데
당신 역시
내가 당신을 저 바깥세상까지 데려다줄
유일한 배라는 사실 잊지 마
그리고 이 배는
유람선이 아니야
[무거운 음악]
[태현] 그리고 회장 사모님이 만나고 싶어 해요
채영이가?
용건은?
모르죠
[여진] 알았어
일단 계속 접촉해 봐
네
[한숨] 가볼게요
[여진] 가지 마
왜요? 무슨 용건 남았어요?
[프로그램 작동음]
안 돼, 불 끄지 마
[감성적인 음악]
끄지 마
답답해
[긴장감 도는 음악]
[태현] 근데 그 사모님은 맘에 안 들어요?
[여진]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야
[태현] 그럼요?
채영이 아버지는 내 아버지의 가신이었어
한도준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면
굳이 날 찾을 필요도 없었겠지
그 점은 믿을 수 있어
다만…
다만?
약해
그 아저씨는 혼자서 한도준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못 돼
따라서 채영이가 날 보고 싶은 이유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살고 있는
채영이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이겠지
[어두운 음악]
[한 회장] 그동안 잘 있었니?
오라비가 자주 찾아와 보지도 못하고 미안하다
그나저나
밖에는 아직도 너 한 번 알현해 보려는 것들이
줄줄이네
날 면회하려던 사람들이 있을 거야
한도준에게 맞서기 위해 내 힘이 필요한 사람들
우선 그들을 접촉해야 해
[태현의 씁 입소리] 아…
아, 그, 얼마 전에
당신을 만나려고 시도했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한 구역 앞에서 당신 오빠가 돌려보내기는 했지만
누군지 알아?
- 모르죠 - 혹시…
핸드폰 줘 봐
이 사람도 있었어?
니가 들고 봐
[탁 손 내리는 소리]
핸드폰 뺏으면 화내잖아요
[긴장감 도는 음악]
[태현] 아, 맞아요, 이 사람
[여진] 건설회 고 사장이야
이분은 우리 외가 쪽 가신이야
오빠하고는 앙숙이고
분명
그동안 날 만나려고 노력을 했을 거야
전에 그 양반들이 엘리베이터에서 하는 말을 들었는데
면… 면회 금지 취소?
- 뭐더라? - 가처분 신청?
[손가락을 탁 튕기며] 맞아요, 가처분 신청
그걸 할까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했나?
그런 짓은 안 했을 거야
만일 그랬다면
지금 내가 살아있지 못했을 테니까
이 사람은
강해요?
강해
[태현의 쩝 입소리]
아, 이런 사람들 말고
만나고 싶은 사람 없어요?
- 없어 - 아이고, 왜?
그, 3년 동안 갇혀 있었는데
보고 싶은 사람 없어요?
다 죽었어
-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 [감성적인 음악]
날 사랑했기 때문에
그럼 여기서 나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이곳을 무너뜨리는 거
날 가둔 인간들과 함께
이 감옥을 무너뜨릴 거야
예
알았어요 [웃음]
알았고요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을 거 아니에요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
- [부드러운 음악] - [쩝 입소리]
아유, 젠장
왜 하필 된장찌개냐고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그 많은 찌개 중에 왜 하필 된장찌개냐고?
꼭 이렇게 티를 내요
엄마 없는 애들은
너도 지금 티 내고 있거든
아, 티 나요?
친구는 있어요?
[여진] 친구?
친구란 나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야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데
그런 관계가 성립될 리가 없잖아
없네
내가 왜 친구가 없어?
동창들도 많고
날 따르는 계열사 사장들도 많아
그런 게 없는 거예요
그럼, 그러면 친구 많아?
아니요
나도 없어요, 친구
나는 어릴 때 가난해서
줄 건 없고 받을 건 동정뿐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없어요, 친구
소원 추가요
- 뭐? - 원래 지니도
그, 호리병에서 꺼내주면
소원 세 개 들어주잖아요 그러니까
안 돼, 딜은 끝났어
아유, 아, 소원이 뭔지는 들어보고
들어주고 싶으면 들어주고 싫음 말고, 예?
좋아
들어나 보자
쩝, 두 번째 소원은
우리
친구 합시다
뭐? 친구?
예, 친구
우리 둘 다 친구 없잖아요
근데
- 너 몇 살이니? - [태현] 아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몰라요 ?
그리고 원래 나는 돈 많고 빽 있는 사람 완전 좋아해요
그래, 그러니까 친구 해요
뻔뻔하긴, 너 땡잡았다
너 같은 가난뱅이가 나 같은 부자를 친구로 두게 돼서
오케이, 그럼 우리 이제 친구예요
뭐, 친구란 게 아니다 싶음
절교란 것도 있으니까
- [긴장감 도는 음악] - [현숙의 놀란 신음]
자, 그럼 우리 당장 내일부터
재활 훈련 합시다
재활 훈련?
여기서?
싫어
내 자리로 돌아간 다음에 할 거야
왕좌까지 걸어갈 수 없으면
왕좌에 앉을 수도 없어
[감성적인 음악]
난 오늘
널 왕좌로 돌려보낼
이유를 찾았어
.용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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