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8
여친 맞죠?
아니요
그래요?
아깝네
저 남자 여태 내가 본 남자 중에 최고인데
좀 나이브한 게 흠이긴 하지만
그게 또 매력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기회가 되면 꼭 잡아요
한여진 씨
[무거운 음악]
앞으로 꼭꼭 숨어 사시려면
저런 남자가 최고죠
커피는 두 분이 함께 드세요
[태현] 아니…
여기 있던 여자 어디 갔어요?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나…
무슨 짓을 한 거니?
[심전도계 비프음]
[수간호사1] 그만해
[수간호사2/웃으며] 왜요 재밌잖아요
그러다가 재채기해서 수술 자리 터지면 죽어요
수술 자리 터져 죽기는커녕
아주 좋아 죽네
네?
벤더가 그렇게 좋아요?
- 벤더요? - 라벤더?
- [태현] 아니, 그 라벤더가 - [부드러운 음악]
그, 신경 안정에 엄청 효과가 있대요
[수간호사2] 아아, 라벤더가 ICU 신경 안정제보다
효과가 훨씬 좋은 거였구나
이거 학회에 발표해야겠는데요, 그죠?
- [전공의] 음… 그러게요? - [수간호사1] 아니, 근데
김 쌤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지지? 열이 있나?
- 체온 좀 재봐? - 아이!
- 아, 왜 그래요, 진짜 - [수간호사2, 전공의의 웃음]
[전공의] 내가 의대 생활까지 통틀어서
그렇게 CPR 열심히 하는 장면은
[또박또박 끊어서] 본 적이 없네요
[태현] 아, 씨, 죽을래? 아우, 아우…
[아득한 웃음]
아, 진짜 눈꼴시어 가지고 못 보겠는데요?
[코웃음 치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어차피
- 우리랑 갈 길이 달라 - [전공의의 헛웃음]
아, 갈 길이 다르다니요 이 좁은 병원 안에서
그것도 같은 외과 안에서요?
그만해라
또?
[사람들의 웃음]
[채영] 닥터 김 인기 좋네?
이제 좀 살만해?
배신자
아, 죄송해요
- 어쩔 수 없었어요 - [채영] 알아
날 살리려고 그랬다는 거
뭐, 조금 감동을 먹긴 했는데
그래도 괘씸한 건 마찬가지야
죄송합니다
좋아, 내 목숨 살린 걸로
퉁치자
네, 감사합니다
대신
내가 살린 값은 앞으로 갚아야 돼
- 살려준 값이요? - [채영] 헐…
검은 머리 짐승은 이렇다니까 혼자 살아난 거 같아?
내가 이 병원 의사 몽땅 동원해서 살려낸 거야
예, 아, 그 값은 꼭 갚을게요
어또케 갚을 건데?
저기요, 어떻게 갚든
이건 진짜 아닌 거 같아요, 예?
- 이쁘게 나온 거 같아 - [흥미로운 음악]
[채영, 태현의 웃음]
[삐삐 - 조작음]
[보안 장치 해제음]
[보안 장치 작동음]
- [놀라며] 뭐 하는 거예요? - 쉿!
작게 얘기해요 다른 간호사들은 모르니까
옆으로 눕히는 거예요
의식이 없는 환자들은
욕창 방지를 위해서
이렇게 2시간에 한 번씩은 자세를 바꿔줘야 돼요
따라서
내가 2시간에 한 번씩은 들어올 거예요
필요한 게 있으면 그때 얘기해요
그리고 이거는 미음이에요
콧줄 안 끼워도 이 정도는 먹을 수 있겠죠?
김영미 씨
두고 나가세요
[보안 장치 해제음]
[똑똑]
왜 저러는 거예요?
- 네? - [수간호사] 벤더 말이에요
김 쌤 뭐 잘못한 거 있어?
뭐 하는 거예요?
멀쩡한데 누워 있으면 뭐 해요?
진짜 괜찮겠어요?
수술 자리만 안 터지면 아무 문제 없어요
[수간호사] 그래요
의사 쌤이니까 어련하시겠어요
음…
- [여진/울리는 소리로] 살인자 - [강조 효과음]
[어두운 음악]
[속삭이며] 너도 곧 죽게 될 거야
너도 곧…
[아득하게] 살인자
너는 살인자야, 살인자…
살인자, 너도 곧…
살인자 너도 죽게 될 거야, 살인자
너도 곧… 살인자
너도 곧 죽게 될 거야 살인자, 너도 곧
너도 곧 죽게 될 거야 살인자, 너도 곧
살인자, 너도 곧 죽게 될 거야 살인자
- 살인자, 살인자… - [극적인 음악]
[호준의 비명]
[잦아드는 음악]
[탁 - 안경]
두목
- [익살스러운 음악] - [두철] 음…
[웅얼대며] 잉, 왔냐?
- 예 - 너 시방 '예'라고 했냐?
고맙습니다, 두목
말어, 말어
남사스럽게
나 인자 퇴원 못 한다, 잉
알지, 응?
그럼
환자가 가긴 어딜 가
[밝게] 안녕하세요
아유, 주사?
아부지…
[부두목의 질색하는 소리]
[웅얼대며] 형님 그냥 퇴원합시다요
주사…
[이 형사] 수고하십니다
아, 경찰입니다
[이 형사] 그, 누구를 좀 찾는데요
누굴 찾으세요?
예, 여기
[수간호사] 글쎄요
이런 분은 본 적이 없는데요
원무과 가보시죠
쓰읍, 그, 원무과 갔다 오는 길인데
입원 기록에는 안 나온다네요
그, 가명으로 입원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수간호사] 아, 글쎄요 그럼 저희도 어쩔 수 없겠네요
[이 형사] 아, 쓰읍, 저, 그럼
이, 외과 말고
총상이나 외상 환자가
입원 치료할 수 있는 데가
- 또 있나요? - [긴장되는 음악]
글쎄요, 중환자실?
아니면 흉부외과나 정형외과 쪽도 확인을 해보셔야지요
[이 형사] 아, 예
쓰읍, 저, 그럼 혹시
그, 의사 선생님들 중에
그, 밖으로 왕진 나가는 분도 있나요?
[송 간호사] 네?
[웃으며] 왕진이…
아니,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왕진을 다녀요? 치…
그쵸?
말도 안 되죠?
[의국장] 꼭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죠
[고조되는 음악]
실례지만 선생님께서는…
아, 저, 일반외과 의국장님이십니다
아, 예
저, 혹시
시간 좀 잠깐 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 [잔잔한 피아노곡이 흐른다] - 혹시
용팔이라고, 거, 들어보셨습니까?
용팔이요?
[이 형사/웃으며] 아, 이게 용한 돌팔이란 뜻인데
쓰읍, 근데 이 새끼가 아, 죄송합니다
근데 이 자식이
범죄자들 왕진을 다니지 뭡니까?
[의국장] 아, 네
근데 아시다시피
범죄자들이 응급실에 와야 우리가 잡을 수가 있는 건데
병원 밖에서 치료를 받으니까 잡기 어렵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아니, 그럼 병원 밖에서 찾아보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 형사] 그쵸?
쓰읍, 근데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이 새끼가 진짜 의사 같단 말입니다
- 그것도 이 병원에 - [긴장되는 음악]
[전공의] 네? 아, 우리 병원 의사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이 형사] 아, 그러게요
쓰읍, 사실 이게 또 알고 보면
이, 수입이 이게 아주 짭짤하거든요, 이게
[흥미로운 음악]
뭔가 좀 생각이 나시는 거 같은데?
아, 아뇨
[숨 들이켜며] 저희 병원에는 그런 사람 없는 거 같습니다
지금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은
나중에 소환될 수도 있습니다
- 네 - [다가오는 발소리]
[보안실장] 선생님들은 더 이상 아무 말씀도 하셔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이분과 나눈 대화는
보고서 작성해서 보안실로 올리시고요
네
어, 잠깐만요
뉘신지 모르겠는데
이, 공무집행 방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아, 후배?
응, 그 친구 지금 여기 와 있어
알았어, 바꿔 줄게
자…
여보세요?
[팀장] 야, 이 또라이 새끼야!
- 네, 팀장님 - [팀장] 야, 옷 벗고 싶으면
너 혼자 벗어
왜 나까지 끌어들이고 지랄이야, 지랄이!
- 네? - 너 지금 거기가 어딘 줄 알아?
죄송합니다
네
네
곧 철수하겠습니다
- 네 - [휴대전화 조작음]
[이 형사의 기가 찬 호흡]
[웃으며] 아, 이거, 뭐
아, 이거, 뭐, 얘기를 좀 해주시지
뭐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하하하
입 아프니까
말 많이 하면 입 아프지
[의국장] 저…
도움이 못 돼드려 죄송합니다
저희는 바빠서 이만
[이 형사] 저, 혹시 주변에
그런 짓 할 만한 의사 생각나시면은
- 저희한테 꼭 좀 - [이어지는 피아노 음악]
제보 좀 해주십시오
네
- 알겠습니다 - 네
[사락 - 종이]
[형사] 아, 그, 선배님도 참 정말
그러니까 이런 데 함부로 쑤시는 거 아니라고
- 제가 몇 번을 말씀드려요 - 으라차차! 씨…
이 새끼 틀림없이 이 병원에 있어
[형사] 예, 예, 그래요, 그래서요?
지금 선배님 모가지가 간당간당하는 판국에
앞으로 뭐 어쩌시려고 그래요, 진짜!
어쩌긴 뭘 어째?
토끼굴에 불 피웠으니 기다려 봐야지
[소리치며] 용팔아, 씨!
[탁 - 자동차 문]
[자동차 시동음]
[차 엔진음]
[보안실장] 선생님?
상처는 좀 괜찮으십니까?
- 예 - [보안실장] 다행입니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이만…
[보안실장] 아마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예? - [무거운 음악]
저 형사 말입니다
아, 전할 말씀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회장님께서 선생님과 이 과장님
두 분 식사 초대하셨습니다
괜찮으시죠?
- [잔잔한 음악] - 안 괜찮으면 안 가도 됩니까?
5시까지 차 대기시켜 놓겠습니다, 그럼
[심전도계 비프음]
[옅은 한숨]
[태현/힘주는 호흡]
이야…
[감탄하며] 아, 이게
이래 봬도 은근 중독성 있는 맛이야
그, 수술방에서 한, 7~8시간 스트레이트로 있잖아
그럼 이게 그렇게 땅기거든
수술방에서 서서 먹는 이 맛
아… 그때 완전 꿀이지, 응?
그, 3년 동안 굶었으면 또 얼마나 맛있겠어
자, 이거
한 입만 먹어봐요
[옅은 한숨]
아, 내가 미안해요, 잘못했어
아, 이 과장이 그런 꼼수를 쓸 줄 누가 알았겠어
아, 그래도 이렇게 살았잖아요
사람이 살고 봐야지
나 좀 피곤해
혼자 있고 싶어
아직 병원 밖으로 탈출 못 해서 그래요?
- 실망했어? - [여진/단호하게] 아니야
그냥 좀 피곤해서
몸 상태 좋아지면 그때 나갑시다
- 근데 일단은… - [짜증 내며] 혼자 있고 싶다니까
[여진의 한숨]
[여진의 한숨]
나도 니가
12층에서 날 목숨 걸고 빼낸 줄 알고 있는데
- [잔잔한 음악] - 그러면 안 되는 줄도
알고 있는데
니가 자꾸 미워져
이제 난…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고 사장 쪽이랑
손을 안 잡아서 그래요?
- 그게 누구든 - [태현] 이제 건강 회복만 하면
그때 다시 세상…
진짜 나이브하구나
권력이란
정의가 아니야
난 이제 죽은 사람이고
권력은 다시 재편될 거야
한도준과 고 사장이 합작을 한 이상
내가 끼어들 틈은 없어
난 이제 그들의 공동의 적이니까
내가 다시 살아서 나타난다 하더라도
난 그저
힘없는 자연인에 불과한 거야
언론은 통제되고
공권력은 날 다시 한도준의 손에 인계하겠지
그리고 업무 착오라는 명목으로
병원 실무자들 몇 명만 다치고
아마 그 중엔 니가 제일 다칠 거야
그리고 난
다시 갇히거나
죽게 될 거야
그럼 고 사장한테 당신을…
정말 넘기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말이야?
- 아마도 - [태현] 보고도 모르겠어?
그들은 둘 다 악어야
당신을 찢어발기려던
나도 악어야
악어는 원래
악어들 틈에서 사는 거야
그리고 너 때문에 난
이제 물 밖으로 밀려난 거야
[자동차 소음]
[작게] 아, 예
[탁 - 차 문]
[묵직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다가오는 발소리]
어서들 오세요
[어색하게] 아, 예
안녕하십니까, 사모님 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뭘
이런 호출 별로 편치 않으실 텐데
[채영] 아, 저, 실장님
실장님은 과장님 태우고 가세요
난 우리 닥터 김 태우고 가야지
- 그러시죠, 자, 타시죠 - 네
이렇게 집으로 사람을 부르는 경우는 두 가지야
매수를 하거나 협박을 하거나
아님 그 둘 다거나
쫄지 마
쫄긴요, 제가 쫄 일이 있어야죠
뭐, 매수면 감사하고
쓰읍, 하여튼 귀엽단 말이야
[채영의 웃음]
[도준] 어서 와요
[호준] 아이고, 회장님 이렇게 불러 주시니 영광입니다
[도준] 아이, 영광은 무슨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는 건데
- 와서 앉아요 - 예
[우아한 피아노 음악]
[도준] 아, 자…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래, 몸은 좀 괜찮아?
예, 뭐, 회장님 덕분에 괜찮습니다
'덕분'?
내 덕분이 아니고
내 마누라 덕분이겠지
[태현] 아, 그, 사모님 덕분이 회장님 덕분 아니겠습니까?
조폭들이랑 놀아서 그런가 반죽이 좋네?
수고했어
- 감사합니다 - [채영] 조폭?
어머머, 닥터 김 그렇게 안 봤는데
무서운 사람인가 봐요
[도준의 웃음]
그치? 이 친구 아주 무서운 친구야
특히 동생 생각은
아주 끔찍이 무섭게 하지
[도준의 웃음]
빨리 미국 보내, 동생
예?
- 치료해야지, 시간 없다며 - [묵직한 음악]
감사합니다, 회장님
[태현/독백] 매수구나
아휴, 뭘 또 그렇게나
어차피 내가 아니었어도 고 사장이 보내주기로 했었다며?
아,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도준] 그래, 생각 잘했다
줄 잘 섰어
그 양반 겉하고 속이 다른 사람이야
그지, 여보?
어머, 그래요, 고 사장님이?
그랬구나
[도준] 아, 원장은 좀 괜찮아요?
네, 많이 회복하셨습니다
아, 이 친구는 총 맞고도 금방 일어났는데
그깟 조그만한 칼에 하나 찔렸다고 그렇게나 누워있나?
아무래도 연세가 좀 있으시다 보니까
그럼 은퇴를 하고 아예 푹 쉬시라고 하지?
그, 원장은 이 과장이 하고?
예?
아유,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도준] 에이, 뭘 겸손을 그렇게
어차피 원장 할 생각이었잖아
[호준] 아니, 그게…
뭐, 나중에 어떻게…
아, 하지만 아직 원장님이 정정하시니까
알았어요, 알았어 원장한테 안 이를게
- [탁] - 자…
[탁탁]
자, 먹읍시다
여보
생각나?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난 곳도 바비큐 파티였었는데
뉴욕에서
어머, 그랬어요?
아마 당신은 기억도 못 할 거야
여진이가 가자고 해서 따라간 자리였으니까
아…
그 자리에 성훈이도 있었다
[도준/숨 들이켜며] 당신이야
유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으니까
나같이 심부름이나 하러 잠시 들른
여진이의 배다른 오빠 따위는
관심도 없었잖아?
안 그래?
내가 인기가 좀 있었죠?
[채영의 웃음]
[도준] 거, 아버지는 나도 유학 좀 보내주시지
돈도 몇 푼 안 드는 걸 그걸 그렇게 반대하시데?
뭐, 아무래도 난
여진이의 아랫것으로 살아야 될 팔자니까
그런 윗대가리 재벌 자식들 자리에는 끼지도 마라
뭐, 그러신 거였겠지
[도준의 웃음]
거, 사실 내가
- 우리 아버지한테는 장자지만 - [무거운 음악]
이 한신 그룹에서는
그냥 어디서 굴러들어 온 서자 새끼거든, 내가
[도준의 취한 듯한 웃음]
그러니
이런 별 볼 일 없는 가신 집 딸내미 눈에조차
내가 들어오기나 했겠어?
[비서실장/작게] 저…
회장님, 오늘은
- 약주를 그만하시는 게… - [달그락 - 나이프]
- 그나저나 여진이가 참 안됐어 - [무거운 음악]
고생만 하다가
하긴 뭐
잘됐지, 뭐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성훈이 곁으로 갔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 두 녀석 다
내 손으로 보냈네?
[묵직한 효과음]
회장님, 약주가 좀 과하신 것 같습니다
[도진] '약주'?
[취한 말투로] 야, 야, 나 괜찮아
야, 이런 날 마셔야지, 언제 마셔?
안 그래? 그리고
[크게] 마시면 좀 어때?
- 여기 있는 사람들은… - [어두운 음악]
당신들은 나하고 공범이잖아
그리고 솔직히 뭐?
내가
직접 사람을 죽였나?
아님
이상한 주사를 한 방 놔보기를 했나
안 그래?
예, 그렇습니다
[호준] 아, 그럼요
[도준] 하, 거 봐
그러니까
여차하면 이 사람들도
- 다 죽여! - [묵직한 효과음]
그럼 되는 거잖아
농담이야, 농담
뭘 그렇게 쫄고 그래
[여진/울먹이며] 너도 결국…
한도준의 손에 죽게 될 거야
- 이 과장님 - 예
[도준] 너무 걱정하지 마
여진이 장례식은 곧 치를 거야 화장할 거고
그럼 깨끗해지는 거잖아
[작게] 예, 감사합니다
- [태현/독백] 곧? 시간이 없어 - [의미심장한 음악]
화장해서
그래서 성훈이 유골이 안치된 성당으로 보내줘야지
그것들이 거기서 결혼하려고 했었잖아
[웃으며] 성훈이 옆에다가 묻어줘야지
오빠로서 그 정도는 해줘야 되지 않겠어?
그럼요
[도준/한숨 쉬며] 아, 성훈이 그 자식도
나하고 한 약속만 지켰어도
그렇게 죽진 않았을 텐데
회장님, 그만 들어가시죠
취하셨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들 가세요
[뛰어오는 발소리]
[도준] 야, 야, 나 안 취했어
하, 아이, 나…
아, 이 자식, 그…
[도준의 헛웃음]
[호준] 아, 예 저희는 그럼 이만…
[채영] 과장님 먼저 가시죠
전 닥터 김이랑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예, 그러시죠, 네
하…
어때, 내 말이 맞지?
[장난스럽게] 매수와 협박
근데
그, 사모님은 회장님한테 좀 잘해주지 그러세요
내가 보기엔 회장님
애정 결핍 같은데
뭐? '애정 결핍'?
어머!
아, 맞다, 애정 결핍
야, 의사는 의사다?
근데 어떡하냐
저 사람한테 나눠줄 애정 같은 게 남아 있질 않아서
실은 나도 애정 결핍이거든
어때? 닥터 김이 좀 나눠줄래?
쯧…
처음으로 사모님이 좀…
측은해 보이네요
아, 근데, 그, 성훈이란 사람 어떤 사람이었어요?
최성훈이라?
멋진 놈이었지
키 크고 잘생기고 머리도 좋고
하, 근데 그런 놈이
게다가 대정 그룹의 장남이야
[웃으며] 말 다했지, 뭐
대정만 아니었음
딱 여진이 짝이었는데 말이야
우리 같은 시녀들은 넘보지도 못할
[숨 들이켜며] 아, 근데 그런 것들끼리는
이렇게 서로 알아보고 사랑을 하더라?
누구도 넘보지 못할 진짜 사랑을 말이야
[쓸쓸한 음악]
여진아
정신이 드니?
여진아
그 사람은요?
[한숨]
[떨며] 그 사람 어딨어요?
미안하다
[여진/독백] 아빠는 내게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빼앗아 간 거야
잘 봐
[극적인 음악]
[여진/독백] 나도 당신한테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빼앗겠어
야! 안 된다, 여진아
여진아!
[여진 부] 이렇게 자고 있는 모습은
예전의 사랑스러운 내 딸 모습 그대로인데
병원장
- 예 - 내가 죽을 때까지
이 아이 깨우지 마
- [어두운 음악] - [놀라며] 예?
그렇게 할 수 있지?
아…
그렇게 할 수야 있지만…
부탁하네
내가 죽을 때까지
- 그냥 예쁜 내 딸로 - [차분한 음악]
자고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보기 싫어 죽으려는 아이니까
보기 싫은 내가 없어지고 나면
죽으려고 하진 않겠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풀벌레 울음]
[태현] 아, 근데
이해가 안 되네요
선대 회장님이 얼마나 사실 줄 알고
그때 아버님은 이미 최장암 말기셨어
아…
[채영] 그리고 아버님은
여진이가 잠들어 있을 제한 구역을…
아니지
공주가 잠들어 있을 엄청난 성을 쌓아놓고
6개월 뒤에 돌아가셨어
여진이는
영영 깨어나지 못했고
[숨 들이켜며] 물론 한도준의 농간으로, 쯧
그래, 어쩜 우리 남편 말이 옳을지도 몰라
그렇게 성훈이 곁으로 가고 싶어 했으니까
차라리 잘된 걸지도
[한숨]
- [태현/독백] 그래 - [부드러운 음악]
따라 죽을 만큼
사랑했었구나
근데 얼굴이…
[놀라며] 어머, 저런, 저런
여진이 좋아했었구나?
- [강하게] 에이, 아니에요 - [탁 - 술잔]
[채영] 어쩐지
하긴 그렇게 돈 많고 예쁘기까지 한 공주를
독점하고 있었는데 왜 아니겠어?
그러니까
그, 사모님도 돈 많고 잘생긴 회장님
사랑도 좀 해주고 그러세요
사랑이란 게
- 뭐, 그래봤자 사랑 아니겠어요? - [채영의 한숨]
[태현] 내가 12층에 올라왔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게 뭔 줄 알아요?
12층 사람들은
아래층 사람보다
엄살이 심해요
[태현] 쯧
가볼게요
[탁탁 - 손 터는 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잔잔한 음악]
여기 어디야?
지금 뭐 하는 거야?
탈출하는 거지
당신이 원하던 거잖아
어디로 가는 거야?
가보면 알아
[차/엔진 가속음]
[떨며] 여, 여긴…
[무거운 음악]
[엔진 가속음]
- [남자1] 차 세워! - [남자2] 차 세우란 말이야!
- [남자1] 차 세워요, 차 세워! - [남자2] 차 세워!
[강렬한 음악]
[엔진 가속음]
[엔진 가속음]
[끼익 - 타이어]
[와장창]
[잦아드는 음악]
[잔잔한 음악]
[여진의 울음]
[놀란 숨소리]
말도 안 돼
[태현] 내려
뭐야?
[The One (더원) '사랑하는 그대에게']
[태현] 그래
여기는 당신과 최성훈이
결혼을 하려고 했던 곳이야
내가 데려다주긴
이곳이 제일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
당신이 잃어버린
시간의 끝
이제 당신은 자유야
여기서 몸을 추스르다가
악어들의 세계로 돌아가
내 동생은
한 회장이 치료해 주기로 했어
나쁜 놈
쯧, 그래
나 나빠
동생 치료비 해결되니까
내가 부담스러워졌니?
맞아
당신이 부담스러워
몹시
당신을 계속 병원에 데리고 있다간
나까지 위험해질까 봐 안 되겠어
[태현] 자…
이걸로 고 사장한테 걸든
스위스 은행에 걸든
당신 마음대로 해
난 갈 거니까
알았어
고마워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번호지만
누구한테든 전화를 하는 순간
위치 추적이 시작될 거야
단 한 번의 기회라 생각하고
신중하게 사용해
그럴게
[여진] 너…
이러는 이유가 뭐야?
당신은
나와 다른 세계 사람이야
잠시 그걸 착각했어
그리고 난…
죽은 사람 질투하기 싫어
♪ you are my everything ♪
♪ 내 목소리 들리시나요 ♪
♪ you are my everything ♪
♪ 간절한 마음을 ♪
♪ 하나만 기억해요 ♪
♪ 세상에 그댈 사랑할 한 사람 ♪
♪ 바로 나라는걸 ♪
♪ 운명이라는걸 ♪
[잔잔한 음악]
[여진/회상] 어떻게 거는 거야?
[태현] 아, 이거
이거 누르면 돼요
[신부] 수녀님
저 입구에 차는 어디 온 차인데
아까 나갈 때부터 성당 앞에 종일 서 있는 거예요?
[수녀] 불법 주차인가요?
[신부] 안에 기사는 있는 거 같더라고요
[수녀] 그럼 제가 한번 가서 볼까요?
[신부] 네, 그러죠
- ♪ 내 손끝을 스치는 ♪ - [정인 '사실은 내가']
♪ 그대의 온기 ♪
- ♪ 내 귓가에 맴도는 ♪ - [휴대전화 조작음]
♪ 그대의 목소리 ♪
♪ 난… ♪
- [휴대전화 진동음] - ♪ 그댈 알고 있었죠 ♪
♪ 아주 오래전부터 ♪
♪ 내 안에 살고 있었죠 ♪
♪ 수많은 밤을 지나… ♪
너
전화를 받았으면 말을 해
30초 내로 뛰어오지 않으면
[울먹이며] 다신 안 볼 줄 알아
♪ 매일 꿈속에서 혼자 하는 말 ♪
♪ 사실은 내가 ♪
♪ 조금 겁이 나요 ♪
♪ 자꾸만 눈치 없이 ♪
♪ 커져 가는 내 맘이 ♪
[태현/소리치며] 여진아!
- ♪ 그댈 아프게 할까봐 ♪ - 여진아!
♪ 또 다치게 할까봐 ♪
♪ 눈물로 삼켜보아도 ♪
♪ 막을 수가 없네요 ♪
♪ 난 마음이 좁아서 ♪
♪ 그대 한 사람 들어오니 ♪
♪ 빈 곳이 없네요 ♪
♪ 이런 내 맘을 안다면 제발… ♪
'여진아'?
너 어디서 건방지게 '여진아'야?
♪ 사랑해요 ♪
우리가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돌아올까요?
글쎄
[신부] 아휴…
사정이 딱하니 피정을 허락하긴 했지만
거, 우리 교회는 이게 피정 시설이 신통치 않아서
아니에요, 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 그냥 인근에 방을 잡아줄까?
둘이 같이 살게
아, 신부님
[신부/웃으며] 뭘 딱 봐도 둘이…
[웃으며] 허긴
남들 눈을 피해야 한다니 그럴 수도 없고
오래 있지 않을 겁니다 몸 추스르고 바로 떠날게요
[신부] 알았어, 알았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당신은 따라와, 이 옆방이야
근데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 예? - [작게] 밤에 둘이…
아, 그럼요
아, 스탠드는 켜주세요 어두우니까
그럴게요
좋은 사람 같아요
네
좋은 사람이에요
[수녀] 빌려온 옷인데 잘 맞을지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전화기 조작음]
[통화 연결음]
[통화 수신음]
[비서실장] 황 간호사님
자꾸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현숙] 물론 곤란하시겠죠
벌써 이틀이 지났어요
더 이상은 못 기다려요
당장 날 여진이 옆…
내 자리로 돌려놓지 않으면
- [어두운 음악] - 더 곤란해지실 거예요
'여진이 옆'?
지금 어디세요? 만나서 얘기합시다
'만나서'?
[강하게] 누굴 바보로 알아?
[한숨]
- 자꾸 이러면 - [차/엔진 가속음]
당신들이 지금까지 했던 모든 짓들을…
[긴장감 도는 음악]
여보세요?
여보세요?
[성훈] 세상에는 말로 되는 사람이 있고
-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죠? - [묵직한 음악]
[도준] 아이고, 고 사장님
오셨습니까?
- [성훈의 웃음] - 앉으세요
[비서실장] 고 사장님
제 휴대폰을 추적하신 겁니까?
난 실장님이 난처해하시는 거 같아서
대신 해결해 드린 거뿐인데
회장님의 수족인 제 휴대폰을 추적하는 건
회장님의 휴대폰을 추적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 안 하십니까?
그만해, 내가 허락했어
[비서실장] 회장님, 황 간호사는
그동안 저희 일에 충실하게 협조해 온 사람입니다
-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 [성훈] 원래 피라밋이
- 완성되면 - [무거운 음악]
피라밋의 미로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묻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성훈의 웃음]
피라밋이요?
그렇죠, 피라밋
그래요
묻어야죠, 모두?
[계속되는 도준의 웃음]
- [여진의 옅은 한숨] - [부드러운 음악]
[태현의 한숨]
[여진의 옅은 한숨]
[똑똑똑]
[똑똑똑]
태현아
죽은 사람 미워하지 마
음, 내가?
에이, 내가 뭐…
그 사람
나 때문에 죽었어
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난 아직도
그 기억이 너무 생생해
남들한테 3년은
상처가 아물 수 있는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지난 3년은
매일 같이
똑같은 기억이 반복되는 시간이었어
아…
쯧, 그랬구나
기다려줄 수 있겠어?
내 상처가 조금은 아물 때까지
아, 나…
너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어
경찰이 한신 병원까지 날 추적해 왔어
그리고 한도준이
곧 니 장례식을 치를 거야
그때까지 니가 죽었다고 속일 수 없어
들킬 거라고
그래서
날 억지로 병원 밖으로 내보내려던 거였어?
[태현] 응
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나?
난 의사잖아
날 간절히 기다리는
조폭 고객님들도 있고
[태현의 웃음]
근데
너 내가 전화 안 했으면 진짜로 가버리려고 했어?
으음…
그럼
넌 나한테 왜 전화했어?
악어들 다 어떡하고?
몰라
잘못 눌렀어
우리는 이런 얘기 하지 말자, 서로
한 번밖에 걸 수 없다며
세상에서 단 한 번밖에 걸 수 없는 전화
그게 너야
[The One (더원) '사랑하는 그대에게']
♪ 사랑하는 그대에게 고백합니다 ♪
♪ 사랑하는 그대에게 약속합니다 ♪
♪ 위태롭던 나를 다시 구해준 사람 ♪
♪ 그댈 위해 살아갑니다 ♪
♪ 가슴이 메어와 ♪
♪ 나의 심장이 멈춰도 ♪
♪ 눈물에 가려져 ♪
♪ 보이지 않아도 ♪
♪ 기나긴 시간 속에 ♪
♪ 멈춰버린 내 가슴을 이젠 깨워줘 ♪
♪ 빛으로 다가와… ♪
.용팔이 ↲
No comments:
Post a Comment